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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난징, 위안부 합의/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난징, 위안부 합의/황성기 논설위원

    1937년 12월 13일은 중일전쟁 전선이 상하이에서 옮겨 와 장제스가 이끄는 중화민국(국민당)의 수도 난징이 일본군에 함락된 날이다. 그로부터 2개월간 중국군 패잔병과 포로, 민간인 30만명이 일본군 총칼에 희생됐다는 게 중국 주장이다. 2015년에는 ‘난징 대학살 문서’가 유네스코 기록유산에도 등재됐다. 하필 ‘난징 80주년’인 이날 중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80주년 추모식에 참가하느라 난징으로 이동해 문 대통령의 뻘쭘하고도 주인 없는 ‘베이징 입성’이 됐다.문 대통령은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서 제국주의의 고난, 항일투쟁을 함께 겪은 중·일 공통의 체험을 언급한 뒤 “깊은 동질감과 동병상련의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중일전쟁의 당사국도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 언급이라 이례적이었다. 방중 외교 준비팀은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국가 제삿날에 국빈으로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게 불편했을 수 있다. 난징 추모식은 인상적이었다. 시 주석이 지켜보고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정성 주석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중·일 인민의 근본이익에서 출발해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며, 친성혜용(親誠惠容·친밀·성의·호혜·포용) 원칙에 따라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심화해 나가겠다.” 1972년의 국교정상화 때 저우언라이 총리가 다나카 가쿠에이 총리에게 우호를 위해 중일전쟁 배상 청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연장선이다. 청일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3억엔의 배상금과 랴오둥반도, 대만을 받아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3억엔은 당시 일본 정부 한 해 예산의 3배 정도였다. 올해 일본 예산 97조엔을 감안하면 300조엔의 거금이다. 같은 날 도쿄에서는 방위상이었던 자민당의 이나다 도모미 의원이 참가한 ‘난징전투의 진실을 추구하는 모임’이 열렸다. 극우세력은 난징대학살이 중국의 정치선전에 불과하며 허구라는 입장을 취한다. 일본에서는 난징대학살을 ‘난징사건’으로 부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검증팀이 곧 결과를 발표한다. 잘못된 합의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한 검증인 만큼 결과는 뻔하다. 문제는 다음이다. 대선 전 위안부 문제 재교섭을 공약한 문 대통령이다. 재교섭은 양국 관계 파국을 의미한다. 대통령이 난징대학살에 동병상련을 느꼈다고 했으니, 중국처럼 미래지향적일 수 있을까. 어려운 선택이 남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자살예방 ‘생명 지킴이’ 50만명 양성…위안부 기록물 지원

    자살예방 ‘생명 지킴이’ 50만명 양성…위안부 기록물 지원

    유공자 위한 보훈요양원 건립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 2배로 일자리 관련 예산 3035억 늘어 5인 미만 사업장 고용보험 유도 장애인 보조인 일자리 1700개사회문제로 대두된 자살을 예방하고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대거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내년도 예산안 세부 내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자살예방 생명사랑 지킴이’(게이트 키퍼)를 50만명 양성하는 등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3배 늘린 12억원을 편성했다. 생명사랑 지킴이는 자살예방 교육을 통해 자살 고위험자를 조기 발견하는 방법을 익히고 전문기관 상담과 치료를 연계해 주는 역할을 한다. 소수 전문인력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웃이 직접 자살예방 활동에 동참하게 해 효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복지부는 2012년 자살예방법 제정 후 2013년부터 교육 예산을 투입해 지난해까지 4년 동안 41만 2000명의 관련 인력을 양성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을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도록 지원하고 국외 전시 등 기념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1억원 늘어난 39억원으로 확정했다. 국가유공자 의료서비스 확대를 위한 보훈요양원(전주) 신규 건립 지원비로 이번에 21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2020년까지 총 360억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도 대폭 늘어났다. 신재생에너지 금융 지원 예산은 올해 860억원에서 내년에는 1760억원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예산은 1000억원에서 19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 개발사업도 올해 예산(2038억원)보다 41억원 늘어난 2079억원이 편성됐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연구개발(R&D) 예산도 눈에 띈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가상화폐 등에 활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의 기반 조성에 42억원을 추가 반영했고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 부품소재사업도 정부안(50억 9000만원)보다 16억원 늘었다. 울산과학기술원 연구운영비(정부안 703억 2000만원) 중에서는 에너지4.0 해수자원화 전력시스템 연구센터 몫이 12억 8000만원 추가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정부안 482억 6000만원) 중에서는 스마트시티 항목에 33억 5000만원을 증액했다. 일자리 관련 예산은 정부안보다 3035억원 늘어났다.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은 5인 미만 사업주에 대한 지원(신규 90%)을 늘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확대를 유도하는 등 사회보험의 혜택을 늘리기 위해 정부안(7021억원)보다 1911억원 늘려 8932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에 따라 고용보험 지원 기준 임금이 160만원 미만에서 190만원 미만으로 높아지고 지원 수준이 신규 기준 70%에서 80∼90%로 확대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장애인 활동 지원 예산은 정부안보다 190억원 늘어난 6907억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장애인 활동 지원 이용자 수를 늘려 장애인 활동 보조인 일자리를 약 1700개 늘릴 계획이다. 지역아동센터 한 달 기본운영비 지원은 올해 473만원에서 내년에 516만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정부 “군함도 등 세계유산 日 후속조치 이행경과 유감” 한·일 외교관계 변수되나

    정부가 5일 일본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제출한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관련 이행경과 보고서’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등재 당시 약속했던 조선인 강제 노역 피해자 등을 기리기 위한 조치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셔틀외교 복원 등 관계 발전을 모색하던 가운데 세계유산으로 촉발된 과거사 문제가 외교 관계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정부, 강제노역 희생자 조치 촉구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일본이 제출한 이행경과 보고서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그리고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센터에 대한 보전 상황 보고서’에서 조선인 강제 노역 피해자들이 일본 산업을 ‘지원’(support)했다고 표현했다. 이는 2015년 7월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이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될 당시 일본 정부가 밝힌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당시 일본은 “1940년대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의사에 반(反)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노역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산업유산정보센터를 해당시설이 있는 규슈 지역이 아닌 도쿄에 설치하기로 했다. 등재 당시 유네스코가 일본 근대산업시설의 긍정적·부정적 역사를 모두 안내하라고 권고했지만 시설에서 1000㎞ 이상 떨어진 곳에 정보센터를 설치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달 위안부TF 조사 결과도 발표 정부는 대일(對日) 외교에서 과거사 문제와 안보·경제 협력 등 여타 이슈를 분리해 접근하는 ‘투 트랙’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보류에 이어 강제 징용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한·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달 중 예정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과거사 문제는 다시 한·일 관계의 전면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TF 조사 결과에는) 위안부 합의가 나오기까지 피해자가 배제된 전반적인 과정의 경위와 외교협상 과정에 대한 평가가 포함될 것”이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외교적인 정책을 선택할 건지는 차후에 외교부나 청와대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군함도는 되고 위안부 기록은 안 되고… 세계유산 ‘錢의 전쟁’

    [글로벌 인사이트] 군함도는 되고 위안부 기록은 안 되고… 세계유산 ‘錢의 전쟁’

    “일본 정부가 신청한 군함도는 세계유산으로 실어 주고 일본 측이 싫어하는 위안부 기록물은 내치는 작태를 볼 때 유네스코에 공정성을 기대하는 건 무리.” 지난달 31일 유네스코(UNESCO)가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 8개국의 14개 민간단체가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최종적으로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자 격분한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유네스코는 보류 결정에 대해 일본과 주변국의 관계를 해칠 수 있는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는 좀더 관련 당사자의 토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결정하자 이스라엘도 동반 탈퇴를 밝혔고, 이에 질세라 중국은 유네스코에 대한 기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2019년부터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교육과 과학, 문화 교류를 맡은 국제기구인 유네스코가 왜 세계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는지 짚어 보았다.지난해 서울의 한양도성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르는 데 실패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물론 문화재청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서울시는 2012년 문화본부에 한양도성도감과를 설치하고 매년 60억원씩 그동안 약 300억원의 예산을 한양도성 복원에 쏟아부었다. 박원순 시장은 재작년 서울시 출입 기자들과 함께 한양도성을 직접 걸으며 세계유산 등재를 자신했다. “최대한 빨리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재신청을 하고 싶은데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어요. 세계유산 등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전문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미국의 탈퇴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와 같은 내부 정치의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서울시 한양도성도감과 관계자의 말이다. 세계유산이 됐다고 해서 유네스코로부터 유산 보존과 관련한 재정 지원을 받지는 못한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내는 분담금은 위기에 처한 유산에 먼저 사용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제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뜻이기 때문에 국가 예산을 받는 데도 유리하고, 관광객을 모으는 효과도 크다. 한양도성처럼 역사적으로 중립적인 문화유산이 아니라 위안부 기록물이나 난징대학살 문건처럼 역사적으로 첨예한 기록유산의 등재 여부를 심사할 때는 관련국가들이 치열한 외교전쟁을 펼치게 된다.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한 이유도 다분히 정치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두 차례 유네스코를 탈퇴했는데 1984년 표면적으로는 사무국의 방만한 운영을 들었지만 소련의 영향이 커지자 영국, 싱가포르와 동반 탈퇴했다. 소련 붕괴 이후 18년 만인 2002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유네스코에 재가입했다. 미국은 이번에도 다시 팔레스타인 친화적이란 정치적 이유를 들어 이스라엘과 같이 탈퇴했다. 문화적 다양성을 강조하는 유네스코는 2011년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였고, 팔레스타인과 오랜 분쟁 관계에 있는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의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네스코의 팔레스타인 정회원 승인에 반발해 연간 7000만 달러가 넘는 분담금 납부를 끊어버렸다. 납부를 중단한 분담금은 체납금이 되었고 미국은 5억 5000만 달러의 체납금에 대한 책임을 남겨 두고 유네스코를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은 분담금 미납으로 2013년부터 총회 투표권을 상실했다. 미국의 탈퇴에 대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다자외교의 상실’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각지의 충돌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사회를 찢어 놓고 있으며 미국이 이런 시점에 교육을 보급하고 평화를 촉진하며 문화를 보호하는 유엔 기구에서 탈퇴하는 것은 깊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1984년 미국의 탈퇴로 닥친 재정 위기를 당시에는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이겨냈다. 6년 전부터 미국이 분담금 납부를 중단하자 유네스코가 다른 회원국에 분담금을 빨리 내 달라는 독촉이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유네스코로부터 분담금 협조를 요청받은 나라는 알려지지 않았다. 1999년에는 동양인 최초로 일본인 마쓰우라 고이치로가 유네스코 사무총장직에 오른다. 이후 10년간 고이치로는 사무총장직을 수행했고, 이 기간에 일본은 미국을 대신해 유네스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가였다. 유네스코 분담금은 유엔과 똑같은 기준으로 각 나라에 배분되는데 한 국가가 최대한 분담할 수 있는 비율은 22%다. 미국의 재가입 이후 일본의 분담금 비율은 줄어들어 세계 2위 수준이 됐다. BBC는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와 중국의 반응에 대해 “점점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방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중국의 유적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잇따라 선정됐다. 유엔, 유네스코와 같은 국제기구는 미국의 주도로 세워졌고 미국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뒷받침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국제기구가 자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때는 탈퇴를 불사했다. 20세기 이후 미국의 자리였던 세계 최강국 지위를 넘보는 중국은 지난달 끝난 제19차 당 대회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유네스코 결정이 일본의 뜻대로 이뤄진 것은 한·중·일 3개국의 치열한 외교전이 결국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강력한 무기는 탈퇴를 선언한 미국(22%)의 절반가량인 분담금이었다. 유네스코 전체 분담금의 10% 수준으로 일본 정부는 거액의 자금줄을 틀어쥔 ‘유네스코의 큰손’이다. 일본은 매년 4~5월에 내는 분담금 38억 5000엔(약 376억원)을 아직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국제기구에 내는 모든 분담금과 기부금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유네스코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2015년 난징대학살 관련 기록물이 중국의 신청으로 세계기록유산이 되자 항의 차원에서 분담금 지급을 미뤄 연말에야 겨우 냈다.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시점에서 일본이 쥔 분담금을 유네스코가 더욱 무시할 수 없게 되면서 일본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가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정이 약해져 만약 일본이 분담금을 내지 않으면 빈사 상태에 놓이는 것을 일본 측은 뻔히 알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위안부 기록물 심사 과정에서 일본은 분담금을 강력한 무기로 활용했다는 이야기다. 분담금과 회원국 탈퇴는 미국, 일본과 같은 강대국이 국제기구에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단골로 써먹는 카드이기도 하다. 국제기구가 강대국의 입김에 휘둘리는 것은 유네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정국가의 분담금에 의지하는 현재의 국제기구 체제로는 강대국의 의사에 따라 결국 국제기구 운영이 좌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미국을 넘어선 세계 최고의 강국으로 굴기(?起)하면서 분담금을 최대 비율만큼 내겠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한국 유네스코 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하자 중국 측 대표가 2019년부터 중국이 분담금을 22%씩 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중국 푸단대의 장궈홍 교수는 “중국은 힘이 커질수록 유네스코를 포함한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네스코의 분담금은 유엔과 마찬가지로 각국의 국민소득, 외채 등 객관적 경제지표에 근거하여 산정된다. 어떤 국가의 분담률도 22%를 넘지 않으며 최빈국의 분담률도 0.001%보다 낮지 않다. 결국 국제기구 분담금은 그 나라의 국력을 보여 주는 지표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유네스코도 태생적으로 상당한 정치적 배경 속에서 만들어졌고 미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며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현재의 국제기구 시스템으로는 결국 강대국의 목소리가 중요한 결정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ICDH 2019년 운영… 한국 유네스코 영향력 커질 것

    ICDH 2019년 운영… 한국 유네스코 영향력 커질 것

    한국이 유네스코 산하 기구로 신설되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 유치에 성공하면서 세계 기록유산 정책 전반에 걸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분담금을 ‘무기’로 한 일본의 공세로 ‘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가로막힌 경험에 비춰 볼 때 ICDH 유치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7일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ICDH는 유네스코가 기록유산 등재 뒤 사후관리와 보존, 정책연구,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해 설립하는 기구로 ‘카테고리2’에 속한다. ‘카테고리2’는 유네스코가 직접 예산을 지원해 운영하는 ‘카테고리1’과 달리 기구를 유치한 국가가 인적·물적자원을 지원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카테고리2에 속하는 기구 4곳을 두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과 아시아태평양 무형문화유산 국제정보네트워킹센터, 국제무예센터, 국제 물안보 연구교육센터가 이에 속한다. ICDH는 한국에 설립되는 다섯 번째 카테고리2 기구인 셈이다. 지난달 한국은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고 했지만 막대한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한 일본의 공세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ICDH가 설립돼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 유네스코 기록유산 업무 전반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기록원 관계자는 “ICDH 유치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기록유산 관련 연구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며 “(등재 여부를 놓고) 일본처럼 분담금으로 압박하는 일차원적 방법과 달리 실질적인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은 2019년부터 ICDH를 본격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국을 비롯해 연면적 8300㎡ 규모의 ICDH 건립 비용(약 260억원)은 충북 청주시가 부담하고 운영 자금(연 10억원 안팎)은 우리 정부가 맡는다. 건립 부지로는 청주고인쇄박물관 일원인 직지 특구와 옛 국가정보원 충북지부 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네스코 관계자가 청주를 방문했을 때 예정지 2곳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CDH 유치가 확정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 직지심체요절(직지)과 직지의 고향 청주가 거듭 주목받고 있다. 직지가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이나 앞선 1377년 청주 흥덕사지에서 발간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이라는 사실이 공인되자 유네스코는 이를 기념해 2004년 ‘유네스코 직지상’을 만들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국제기록유산센터 세계 첫 청주 유치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산하에 새로 생기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ICDH를 충북 청주에 설립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ICDH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기록물을 관리하고 관련 정책을 연구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가기록원은 ICDH 유치로 한국이 세계기록유산 등재 및 정책 설정 분야에서 주도권을 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10월 제202차 집행이사회에서 이사국 만장일치로 ICDH의 한국 설립안을 합의한 데 이어 이날 총회에서 이를 확정했다. 앞으로 ICDH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을 지원하고, 인류 기록유산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일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기록유산 보존 및 접근 정책 연구개발과 국가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개발, 세계기록유산 사업 및 성과 홍보, 세계기록유산 등재 뒤 관리 등을 하게 된다. ICDH가 들어설 청주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탄생한 도시다. 국가기록원은 지난해 세계기록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협력해 ICDH 한국 유치를 추진해 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국,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 성공…‘직지’의 고장 청주에 둥지

    한국,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유치 성공…‘직지’의 고장 청주에 둥지

    우리나라에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들어선다.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유네스코 산하기관인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를 한국 청주에 유치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발표했다. ICDH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효과적인 이행을 지원하고, 인류 기록유산의 안전한 보존과 보편적 접근에 대한 국제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주요 기능으로는 ▲기록 유산의 보존 및 접근 정책 연구 개발 ▲개발도상국 중심 국가별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수행 ▲ 세계기록유산 사업 및 성과 홍보 ▲세계기록유산 등재 후 관리 등 세계기록유산사업 지원 등이다. 국가기록원은 2016년 세계기록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과 긴밀히 협조해 ICDH 한국 유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인 ‘직지’가 탄생한 도시인 청주시도 국가기록원과 협조해 ICDH 국내 유치에 큰 힘을 보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보류…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우리 정부는 뭐했나”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보류…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 “우리 정부는 뭐했나”

    “일본군 성노예는 전쟁범죄이자 인권유린 사건입니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계실 때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17년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하고 있는 안신권 소장. 지난 2일 그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만났다. 안 소장과 나눔의 집의 인연은 2000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과정 중이던 그에게 아내가 나눔의 집 방문을 권유했다. 안 소장이 찾은 나눔의 집은 언론에 비춰지는 것처럼 화려하지도, 후원자가 많지도 않았다. 열악한 환경을 눈으로 확인한 안 소장은 “우리가 올바른 역사를 정립하자, 과거사 청산, 여성인권 회복 이런 구호만 외쳤지, 막상 할머니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는 관심 밖이었다”며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안 소장은 2001년 1월부터 나눔의 집 살림을 책임지기 시작했다. 그게 벌써 17년째다. 그는 할머니들 곁에서 일본의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오랜 시간 함께 고군분투했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달 31일,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실패했다. 등재 보류 결정을 내린 유네스코가 ‘당사국 간 대화’를 권고한 것이다. 안 소장은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에 대해 “성폭력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는데, 피해자와 가해자가 합의하라는 꼴이다. 대화가 안 되는 거다. 말이 당사국 간의 대화지, 이건 결국 등재를 하지 말라는 뜻이다”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안 소장은 정치권에도 쓴소리를 했다. “성과 위주로 가려고 욕심을 내는 정권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불필요한 합의로 인해 재정 지원을 안 하니 돈도 없고, 두 번째로는 외교적인 노력을 안했다”며 “일본은 일본 정부 차원에서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방해하는데 우리 정부는 뭐했느냐”는 것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할머니들이 원하는 공식적인 사과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해 안 소장 역시 심적 부담이 매우 크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좌절하지 말고 일본의 만행을 더욱 강하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국 대통령이, 장관이, 이야기를 해도 꼼짝 안 하는 게 일본이지만, 소녀상 건립만큼은 그들이 격하게 반응한다”며 소녀상 추진 이유를 덧붙였다. 안 소장은 할머니들 연세를 생각했을 때, 당장 일본 정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방법이 해외 소녀상 건립이라는 것이다. 안 소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해외 소녀상 건립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소녀상 추진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했다. 지난달 31일 또 한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9명 가운데 생존자는 34명이다. 한 분 한 분 떠난 나눔의 집에는 이제 9분의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다. 김정분(88) 할머니가 막내고, 정복수(102) 할머니가 최고령이다. 이에 안 소장은 “9분의 할머니 중 4분은 병상에 누워계시고 5분은 활동이 가능하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증언하실 수 있는 분은 2분밖에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문제는 우리의 역사이고, 해결해야 할 인권문제다.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한다”며 “끝까지 할머니들과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시론] 위안부 기록물 등재 실패 이후 할 일/서경호 서울대 명예교수·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위원

    [시론] 위안부 기록물 등재 실패 이후 할 일/서경호 서울대 명예교수·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 위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고 있다. 원래 위안부 관련 기록물은 2015년에 중국이 단독으로 등재 신청했다가 실패한 것을 2017년에 한국을 비롯한 8개국 15개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신청한 것이었다. 예비심사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가 특별한 보완을 요청하지 않아 기대감이 높아졌다가 마지막에 등재가 보류됐기 때문에 더 아쉬운 면도 있다. 또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취지인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을 배제하고 기록물의 순수성을 평가하는’ 원칙이 상당히 훼손됐다는 점에서 개운치 않은 결과였다. 이번 등재 보류는 유네스코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전개되는 외교전쟁의 결과다. 2015년에 중국이 난징대학살 관련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자 일본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유네스코에 제도 개선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이에 유네스코는 제도 개선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해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었다. 개선 방안이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그 방안에 들어 있는 “논란이 있는 기록물에 대해서는 4년간 이해 당사자의 대화를 거쳐 심사에 회부한다”는 조항을 이번 심사부터 적용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 운영을 위한 분담금 납부를 보류하는 강수를 두었다. 소급입법에 해당하는 이 압력을 유네스코가 견디지 못했다. 예전 같으면 무난히 등재됐을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등재 보류는 이런 맥락의 결과였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전개 과정을 보면 애초에는 난징대학살 기록물 등재로 인한 중국과 일본의 갈등으로 시작된 외교전쟁의 불똥이 엉뚱하게 한국을 비롯한 8개국 국제 연대의 신청 기록물을 첫 번째 희생양으로 삼은 꼴이 돼 버렸다. 이를 두고 외교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한국이 패배했다는 시각이 있지만, 꼭 그렇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기록물을 순수한 문화유산으로 간주하던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정신과 취지가 국가 간 이해의 개입으로 인해 훼손되고 퇴보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이번 사건은 전문가 집단을 신뢰할 수 없으므로 정부가 판단에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이것은 1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의 위상을 크게 흔들어 놓았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정부가 여기에서 그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과거사에 대한 논의를 봉쇄하려는 일본 정부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각에서 유네스코의 다른 사업에서 적용되는 규정, 즉 논쟁의 여지가 있을 때에는 이해 당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규정을 세계기록유산 사업에도 적용하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 간 협상에 의해 등재가 결정된다면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는 한층 위축되고 기록물에 대한 학술적 접근보다 정치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사업의 의미가 더욱 퇴색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세계기록유산 사업의 의미를 과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다. 어떤 기록이든 등재되면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며, 여러 기관과 단체가 기록물의 보존과 활용보다는 등재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각은 앞으로의 상황 변화에 따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등재 보류가 시각의 변화를 촉구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등재 보류가 이 기록물의 세계적 중요성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일본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갈 여지가 있으며, 대화가 합의에 이르지 않더라도 재심사를 신청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태평양전쟁 시기에 일본군이 여성을 소모품에 가까운 전략물자로 간주했고, 그 결과로 여성의 인권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실패했다고 해서 사실이 지워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화와 재심사를 통해 더 많은 사실을 부각시켜야 한다.
  • 한국 전통 산사 집대성한 학술총서 나왔다

    한국 전통 산사 집대성한 학술총서 나왔다

    불교계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적극 추진 중인 한국 전통 산사의 기초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학술총서가 발간됐다.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등재추진위)가 펴낸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그것. 등재 대상인 7개 산사의 다양한 유산에 대한 조사 및 연구 결과물을 ‘무형유산’ 편과 ‘도면집’ 등 두 권으로 나눠 엮었다.제1권 ‘무형유산’은 등재 대상 산사의 의례와 축제 등 무형유산을 담고 있다. 각 산사의 무형유산을 유형별로 분류해 각각의 특성과 가치를 기술했다. 특히 대표적 의례에 대한 조사보고서도 첨부해, 산사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의례와 축제로 ‘살아 있는 유산’임을 증명하고 있다. 제2권인 ‘도면집’은 등재 대상 산사의 가람 배치도와 가람 배치 특징, 주요 건축물의 도면을 수록했다. 등재추진위는 향후 총 7종의 ‘학술총서’를 발간할 예정이며, 현재 기록유산·자연환경(식생)·유형유산 등의 발간이 진행 중이다. 한편 등재추진위는 지난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한국의 7개 산사에 대한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제출했으며, 등재 여부는 내년 7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조선통신사와 문화 교류/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조선통신사와 문화 교류/서동철 논설위원

    통신사(通信使)는 조선 국왕이 일본 막부의 수장인 쇼군(將軍)에게 보낸 외교 사절을 말한다. 이런 이름의 사절단이 꾸려진 것은 모두 20차례로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이전이 8차례, 이후가 12차례였다. 임란 이전에는 조선 해안에 출몰하던 왜구 문제의 해결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임진왜란 직전 서로 다른 일본의 분위기를 전해 조정을 혼란스럽게 했던 황윤길과 김성일도 통신사의 일원이었다.통신사 왕래가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인 1607년부터 재개될 수 있었던 것은 조선과 일본이 서로 다른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학계는 설명한다. 조선은 300~5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문화 사절단을 보내 ‘문화 선진국’이자 ‘임진왜란의 실질적 승자’라는 것을 과시하고자 했다. 반면 일본은 새로운 쇼군이 등장할 때마다 조선이 ‘조공 사절단’을 보내는 것으로 선전하는 효과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엊그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임진왜란 이후 것에 국한됐다고 한다. 조선통신사의 성격을 두 나라가 서로 다르게 해석하면서도 기록물은 공동으로 등재를 신청했다니 흥미롭다. 오늘날의 해석 역시 자국중심주의적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정치적 의도는 서로 달랐지만, 통신사를 문화 교류의 기회로 삼으려는 생각은 조선과 일본이 일치했다. 통신사 파견이 결정될 때마다 일본은 표현은 조금씩 다르지만 ‘능서화지인대래’(能書畵之人帶來)를 강조했다. 서화에 뛰어난 사람을 수행원에 포함시켜 달라는 뜻이다. 연암 박지원도 통신사 수행원의 구성을 언급하면서 ‘천문·지리·산수·의술·관상·무력(武力)의 인재부터 퉁소와 거문고의 달인·만담꾼·해학꾼·소리꾼·술꾼에다가 장기와 바둑의 능수, 말타기와 활쏘기의 선수에 이르기까지 나라 안의 내로라하는 자들이었다. 그런데 그중에서 사장(詞章)과 서화(書畵)를 가장 중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조선은 전후 통신사 행차에 화원(畵員)을 빠짐없이 동행시켰다. 특히 ‘달마도’로 유명한 연담 김명국은 두 차례나 일본에 갔다. 연담이 1636년 사행길에 선풍적 인기를 얻자 1643년에도 일본은 그의 참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에서 조선 그림의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이 때문에 기행(奇行) 화가로 이름을 남긴 호생관 최북과 ‘동래부순절도’를 그린 변박은 수행 화원 아닌 다른 직책으로 동행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청나라 연경에는 사행이 훨씬 잦았지만, 문인과 화원의 역할은 강조되지 않았다. 당대 동아시아의 문화 전파 방향을 알 수 있게 한다.
  • [씨줄날줄] 세계유산 좌절된 위안부 기록/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세계유산 좌절된 위안부 기록/이순녀 논설위원

    한국, 중국, 네덜란드 등 9개국 15개 시민단체·기관이 공동으로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사실상 실패했다. 30일(현지시간)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이해 당사국 간 역사 인식에 차이가 있을 경우 대화 절차가 필요하다’는 새 규정을 적용해 ‘등재 보류 권고’ 판정을 내렸다. 등재 저지를 위해 유네스코 안팎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벌여 온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2년 뒤 재도전한다고 해도 일본이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유네스코 탈퇴를 선언한 미국(22%)에 이어 두 번째로 분담금을 많이 내는 일본(10%)은 거액의 후원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지난해 5월 국제연대위원회 등이 위안부 관련 자료 2744건을 모아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란 이름으로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자 분담금 납부를 미루며 등재 저지에 나섰고, 올해도 분담금 납입을 보류한 채 IAC 회의 결과를 기다렸다.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기록물로 세계기록유산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등재심사소위원회의 전문가 평가도 일본의 외교력과 자금줄 앞에선 무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일사불란하고 집요한 일본 정부의 방해 공세와 달리 우리 정부는 낯부끄러울 정도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2014년 1월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위안부 기록물 등재 문제를 논의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 뒤를 이은 김희정 전 장관도 틈날 때마다 유네스코 등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전후로 정부의 태도는 돌변했다. 문화재청 등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던 신청 사업은 갑자기 민간으로 이양됐고,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이런 행보 때문에 위안부 협상 당시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의 첫 여가부 수장인 정현백 장관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중단한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했고,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방문해서도 정부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유네스코 결정을 불과 3개월 앞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교부와 여가부는 31일 “IAC 권고와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결정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유감 표명보다 자성이 더 급해 보인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日 ‘분담금 로비’ 압박에 막혀… 위안부 기록물은 등재 보류

    8개국·14개 단체 연대위원회 “기본적인 사실 증명하는 문건…유네스코 이념 내팽개치는 것”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보류됐다. 31일 문화재청과 NHK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가 이날 공개한 신규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13차 회의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가치를 심사했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관한 공문서 사료, 피해자가 1990년대 육성으로 이야기한 증언 등 2744건으로 이뤄져 있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등 10개국 34개 기관, 2명의 개인이 신청해 역사상 최다 규모의 신청이라는 이유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2월 등재소위원회(RSC)도 ‘대체 불가하고 유일한 자료’라며 호평했다. 그러나 일본의 집요한 로비에 밀려 등재가 좌절되고 말았다. 일본은 지난 2015년 10월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가 등재된 뒤 지난해 5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도 등재 신청되자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했다. 일본의 분담금은 최근 탈퇴를 선언한 미국(22%)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0%다. 이에 유네스코는 지난 18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나 역사인식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경우 의견을 조율해 공동신청을 하거나 정리될 때까지 심사를 보류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바뀐 규정은 다음 심사인 2019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번 심사에 앞당겨 적용됐다. 정부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발목이 잡혀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 지원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민간단체 주도로 등재가 추진되자 2014년 여성가족부를 주무 부처로 관련 단체에 대한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2015년 12·28 합의 이후 이미 편성해뒀던 이듬해 지원 예산 4억 4000만원을 다른 사업에 투입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외교부도 “민간단체가 추진한 일”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이는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분담금을 빌미로 압박을 가하면서 결국 위안부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보류를 이끌어낸 것과 대조적이다. 외교부는 이미 일본 매체에서 등재 보류 보도가 나오던 시기에도 “절차에 따라 객관적이고 정당하게 심사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란 입장만 반복했다. 이날 유네스코의 결정에 대해 한국을 비롯해 8개국 14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위한 국제연대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군이 전쟁을 하면서 여성 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기본적으로 사실을 증명하는 문건의 등재를 보류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 바뀐 ‘당사자 간의 대화’ 조항이 추가되면 지금까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견지해 온 ‘소실 가능성이 있는 기록물을 보존한다’는 이념을 내팽개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어보·국채보상운동·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됐다

    어보·국채보상운동·조선통신사, 세계기록유산 됐다

    의례용 인장·옥에 새긴 어책 등 인류 문화사서 갖는 가치 인정 일제 항거해 비녀까지 판 국민…나랏빚 갚기 운동도 높게 평가조선 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31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이 보유한 세계기록유산은 16개로 늘어났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지난 24~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3차 회의에서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조선통신사 기록물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이를 추인하며 등재가 확정됐다.조선왕실의 유물인 어보와 어책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존호, 시호, 휘호 등을 수여할 때 만든 의례용 인장과 책이다. 금이나 은, 옥에 아름다운 명칭을 새긴 어보 331점, 옥이나 대나무, 금동판에 책봉을 하거나 지위를 하사하는 글을 새긴 옥책과 죽책, 금책 등 어책 338점으로 이뤄져 있다. 이 유물들은 왕조의 지속성을 상징하고 왕에게 정통성과 권위를 부여해 신성한 성물로 숭배돼 왔다. 조선이 세워진 초기부터 근대까지 570여년간 줄곧 제작·봉헌된 점, 시대별로 다른 내용과 문장 형식, 서체, 재료, 장식물 등이 사회의 변화를 오롯이 반영한다는 점 등에서 인류 문화사에서 갖는 가치가 인정됐다.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일제의 차관 공세에 맞서 국가적 위기에 힘을 모은 시민들의 책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물로 평가받으며 세계기록유산에 추가됐다. 1907~1910년 나랏빚을 갚기 위해 남성들은 술과 담배를 끊고 여성들은 반지와 비녀를 파는 등 전 국민의 25%가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한 과정이 낱낱이 기록된 수기와 언론 보도 2472건으로 구성돼 있다.부산문화재단과 일본의 조선통신사 연지연락협의회가 공동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전쟁을 치른 양국이 사절단을 통해 문화 교류를 이어갔고 평화적인 관계를 이뤄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조선이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200여년간 일본에 12차례 파견한 외교사절의 외교·여정·문화 교류에 관한 기록 111건 333점을 아우른다. 문화재청은 “한국은 훈민정음 해례본, 조선왕조실록 등 기존의 세계기록유산 13건에 이번에 등재된 3건을 더하며 기록 문화 강국으로 위상을 높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세계적으로 보존해야 할 기록 유산을 적극 발굴해 우리의 우수한 기록 문화를 국내외에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이번 회의에서 125건을 심사해 78건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새로 등재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가 1992년부터 시작해 온 세계기록유산의 목록은 427건이 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일본 압박에 밀려 세계기록유산 등재 실패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일본 압박에 밀려 세계기록유산 등재 실패

    한국과 중국, 일본, 타이완 등 9개국이 공동으로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이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저지 활동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실패했다.유네스코가 31일 공개한 신규 세계기록유산 목록에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네스코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 등을 통해 위안부 기록물과 일본 정부가 단독 신청한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을 심사해 ‘대화를 위해 등재 보류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위안부와 일본군 군율에 관한 기록’은 위안부가 합법적으로 운영됐다는 내용을 담은 자료다. 앞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는 지난 24일부터 나흘 간 프랑스 파리에서 제13차 회의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가치를 심사했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상세히 알려주는 피해자의 증언 기록을 비롯해 위안부 운영 사실을 증명할 사료와 위안부 피해자 조사 자료, 피해자 치료 기록, 피해자 지원 운동 자료 등 2744건으로 구성됐다. 인권 유린을 당한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발언하고 이를 바탕으로 진상 규명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분담금을 무기로 유네스코를 압박한 일본 정부의 저지를 이겨내지 못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막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고, IAC와 유네스코는 이해 당사국 간 역사 인식이 다를 경우 심사를 보류한다는 내년도 제도 개혁안을 앞당겨 적용해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앞서 중국은 2015년 단독으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등재를 신청했다가 유네스코로부터 다른 피해국과의 공동 등재를 권고받았다. 이에 따라 8개국 14개 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와 영국 런던 임페리얼 전쟁박물관이 ‘일본군 위안부의 목소리’라는 명칭으로 지난해 등재를 재신청했다. 이렇게 일본 정부의 저지로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지 못한 반면 한국과 일본의 민간단체가 등재를 공동으로 추진한 ‘조선통신사 기록물’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조선이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약 200년 동안 바쿠후(무사정권)의 요청으로 일본에 12차례 파견한 외교사절에 관한 기록을 가리킨다. 외교 기록, 여정 기록, 문화교류 기록 등으로 나뉘며 기록물 수는 111건, 333점이다. 1783년 변박이 초량왜관을 그린 ‘왜관도’와 신유한이 1719년 통신사로 다녀온 뒤 쓴 ‘해유록’(海游錄) 등이 포함됐다.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전쟁을 치른 양국이 사절단을 통해 문화교류를 이어갔고 평화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조선왕실의 어보(御寶)와 어책(御冊)은 의례용 도장인 어보 331점과 세자 책봉이나 직위 하사 시에 대나무나 옥에 교서를 새긴 어책 338점으로 이뤄졌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일제 항거의 역사가 오롯이 남아 있는 문건 2472건으로 구성됐다. 1907년부터 1910년까지 나랏빚을 갚기 위해 남성들은 술과 담배를 끊고, 여성들은 반지를 팔아 돈을 모으는 과정을 쓴 수기와 언론 보도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조선통신사 기록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 3건이 등재되면서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16건으로 늘어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세계기록유산에 처음 등재시켰고 2001년에는 승정원일기와 직지심체요절, 2007년에는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과 조선왕조 의궤, 2009년에는 동의보감을 각각 유산 목록에 추가했다. 이어 2011년에는 일성록과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 2013년에는 난중일기와 새마을운동 기록물, 2015년에는 한국의 유교책판과 이산가족찾기 생방송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는 성과를 올렸다. 유네스코는 이번에 125건을 심사해 78건을 세계기록유산에 신규 등재했다. 세계기록유산은 모두 427건이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일 우호 상징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임박

    한·일 우호의 상징인 ‘조선통신사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전체회의에서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가 조선통신사 기록물을 등재 대상으로 결정할 것을 권고하는 안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30일 밝혔다.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부산문화재단과 일본 조선통신사연지연락협의회가 공동으로 지난해 3월 30일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했다.이후 유네스코 소위원회 심사와 국제자문위원회 최종심사를 거쳐 이번 회의에서 권고안을 채택했다. 유네스코 전체회의에서 세계유산 등재 권고가 나면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르면 3일, 늦어도 1주일 안에 등재 결정을 승인하고 공식 발표한다. 부산문화재단 등이 등재를 신청한 조선통신사 기록물은 각종 서책과 외교문서, 여정기록물, 문화기록 등 111건 333점(한국 63건 124점, 일본 48건 209점)이다. 조선통신사는 일본 에도막부가 임진왜란 이후 단절된 조선과의 국교 회복을 위해 조선에 요청한 외교사절단으로 1607년부터 1811년까지 모두 12회에 걸쳐 일본을 방문했다. ‘신의로 통한다’는 의미의 조선통신사는 신뢰를 기반으로 한 조선과 일본의 평화, 선린우호의 상징이다. 한·일 두 나라가 단절된 국교를 회복하며 다양한 문화교류로 평화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일본 ‘분담금 지연 압박’ 통했나…위안부 기록 세계유산 등재 보류

    심사제도 변경…향후 5년간 채택 불가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올해 무산되면서 앞으로 최소 5년 동안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가 한국과 중국 등 8개국 시민단체가 신청한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 결정을 보류하기로 해 올해 등재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내년부터 새로운 제도가 적용되게 됨에 따라 내년 10월 말을 기점으로 최소 4년 동안 등재가 어렵게 된다. 27일 NHK,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IAC는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뤄진 비공개 회의에서 한·중 등이 신청한 위안부 자료 2건에 대해 논의한 결과, “관계국들 간 대화가 필요하다”며 결정을 미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보류 여부에 대한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안부 자료의 등재 결정 보류가 거의 확실하다. 유네스코는 내년부터 세계기록유산의 등재와 관련, 관계국들 간 이견이 있을 경우 심사를 보류하기로 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새 제도는 “당사국들 간 대화를 촉구하며, 그래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심사를 최장 4년 동안 보류한다”는 내용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새 제도가 적용되는 내년에 위안부 자료의 등재 신청을 하더라도, 일본의 반대가 있다면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내년부터 4년 동안 불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등재 무산이 최종 결정되면, 올해를 포함해 내년부터 새로 5년 동안은 등재가 불가능한 셈이다. IAC는 “전문가의 심사가 나오지 않았다”, “정치적 대립이 있다” 등의 이유로 심사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은 일본 정부가 펼친 외교 노력의 승리에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중 등의 시민단체들이 지난해 5월 신청한 위안부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채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교력을 기울여 왔다. 일본은 유네스코 분담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세계기록유산의 새 심사제도가 통과되도록 압력을 넣어 왔다. 일본이 추진한 ‘개혁안’은 유네스코에서 결국 채택됐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대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지급하는 국가로, 그동안 유네스코가 자국에 불리한 결정을 할 때마다 분담금 지급을 연기하며 압력을 가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위안부 기록물 ‘마지막 기회’… 유네스코, 진실을 등재하라

    위안부 기록물 ‘마지막 기회’… 유네스코, 진실을 등재하라

    피해자 증언 등 기록 2774건 ‘분담금 2위’ 日, 저지 총력전 2019년부터 의견 갈리면 보류이번에 실패땐 원천 좌절 우려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놓고 동아시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열린 제13차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회의에서 등재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가 끝나고 결과 발표만 남아 ‘한·중·일 역사전쟁’이 다시 가열될지 주목된다. 세계기록유산은 한 국가를 넘어 세계사와 세계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자료, 인류 역사의 특정한 시점에서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조선통신사 기록물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 4건에 대해 심사를 받는다. 이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위안부 기록물이다. 한국·중국·일본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가 연대해 지난해 5월 신청한 위안부 기록물은 피해자 증언 기록, 일본의 위안부 운영을 증명하는 사료, 피해자 조사 자료 등 2774건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은 위안부 기록물 등재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10월 중국의 난징(南京)대학살 관련 자료에 이어 위안부 기록물까지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면 국가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최근 탈퇴한 미국(22%) 다음으로 많은 유네스코 분담금을 내는 일본(10%)은 유네스코를 강하게 압박하는 모양새다. 일본은 2015년 당시에도 “난징대학살은 중국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진실성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하며 2016년 말까지 39억엔(약 390억원)에 달하는 분담금 지원을 연기했다. 또 당시 중국이 제출한 서류는 공개되지 않고 일본에 의견 표명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제도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에 유네스코는 지난 18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제도 변경을 결정했다. 사실관계나 역사 인식에서 의견이 갈리는 안건은 의견을 조율해 공동신청을 하거나 정리될 때까지 심사를 보류하도록 했다. 유네스코는 또 난징대학살 등록을 결정한 이리나 보코바 사무국장 대신 프랑스 문화부 장관 출신의 오드레 아줄레 총장을 새롭게 뽑았다. 유네스코 관계자는 “차기 사무국장이 어떤 형태로든 관여를 하고 새로운 심사제도가 영향을 준다면 정치적 안건의 등록은 보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지난 24일 보도했다. 유네스코의 새로운 심사제도는 2019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일본이 이번에 위안부 기록물 등재를 막는 데 성공한다면 다음 심사에서는 아예 원천봉쇄될 가능성도 있다. 산케이신문은 위안군 기록물이 등재될 경우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탈퇴를 검토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왕실의 어보와 어책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존호, 시호, 휘호 등을 수여할 때 만든 의례용 인장과 책이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은 을사늑약 이후 일본으로부터 도입된 차관을 국민 모금을 통해 갚고자 한 국채보상운동 관련 수기, 언론, 정부 기록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는 2년에 한 번씩 열린다. 우리나라는 2015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와 ‘유교책판’이 등재되면서 지금까지 13개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문화재 따라 거니는 성북

    문화재 따라 거니는 성북

    조선 고종의 아들 의친왕이 살던 별궁의 정원, 성락원이 민간에 개방된다. ‘2017 성북동 문화재 야행’(포스터)을 통해서다. 서울 성북구는 성북동의 매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2017 성북동 문화재 야행’이 27~ 28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개최된다고 26일 밝혔다. 5월에 이어 두 번째다.성북동에는 시진핑 등 각국 정상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한국가구박물관, 시인 백석과 자야 김영한의 러브스토리와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깃든 길상사, 독립 운동가이자 시인인 만해 한용운이 북향으로 지은 집 심우장,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해 고려청자,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 등을 소장한 간송미술관이 있다. 이런 이유로 성북동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이번 야행은 이런 성북동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관람과 체험이 준비됐다. 이육사 시인의 시를 소재로 연극과 음악을 결합한 플레이 콘서트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만해 한용운의 작품을 통해 그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그림자 음악극 ‘님의 책상 밑’ 등이 준비됐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돌도깨비가 들려주는 이야기 공연 ‘깨비깨비 돌도깨비’와 다양한 체험부스와 판매부스도 마련했다. 특히 이번 야행의 백미는 성락원과 한국가구박물관의 참여다. 성락원은 지난 5월 10여년 만에 민간에 개방된 바 있다. 한국가구박물관은 평소 소수 예약제 관람을 고집하는 곳이다. 방문객의 이동 편의를 고려해 정기적으로 각 행사장과 문화재들을 버스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이동식체험관 ‘뛰뛰야행’을 운행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씨줄날줄] 위기의 유네스코/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위기의 유네스코/이순녀 논설위원

    “위기의 시기에 우리가 할 일은 유네스코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유네스코를 개혁하고 지지하는 것이다.”지난 13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이사회의 사무총장 결선투표에서 새 수장에 선출된 오드레 아줄레(45)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의 일성은 비장했다. 유력한 상대 후보였던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전 카타르 문화부 장관을 단 2표 차로 누르고 승리한 기쁨을 앞세우기엔 당장 유네스코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투표 전날 최대 후원국인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공식 발표했고, 이스라엘도 동반 탈퇴 의사를 밝혔다. 현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수장인 그는 다음달 10일 취임하자마자 조직의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유네스코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설립된 유엔 산하 교육문화기구다. 인종, 성별, 언어, 종교의 구분 없이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보장된 기본적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교육, 과학, 문화를 통한 국가 간 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인류 평화와 보편 가치 제고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각국의 역사 해석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사례가 늘면서 협력은 뒷전으로 밀린 채 치열한 외교 각축의 장이 돼버렸다. 유네스코는 195개 회원국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데 미국이 22%로 가장 많고, 일본 9%, 중국 7.9% 순이다. 분담금이 많은 나라들은 이를 빌미 삼아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벌이고, 이게 여의치 않으면 실력 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미국은 1984년 유네스코가 소련 친화적이고, 운영이 방만하다는 이유로 탈퇴했다가 2002년 재가입한 전례가 있다. 오바마 행정부도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는 것으로 분풀이를 했다. 일본은 중국 난징 대학살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자 지난해 분담금 납부를 끝까지 미뤘다. 올해도 한국과 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담금 카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이 탈퇴하고, 일본의 불만이 커지면서 3위 분담국인 중국이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이 소프트 파워를 확장하기 위해 역할을 늘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래저래 강대국에 휘둘리는 유네스코의 불안한 위상을 새 사무총장이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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