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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38주년 기념식] “80년 5월 광주는 참혹함 그 자체… 의혹 없이 진실 밝혀져야”

    [5·18 38주년 기념식] “80년 5월 광주는 참혹함 그 자체… 의혹 없이 진실 밝혀져야”

    희생자 가족·항쟁 유공자 무대 올라 눈길 5·18 해외에 알린 외국인 유족들도 참석 이낙연 총리 “9월부터 진상규명위 가동…책임져야 할 사람들 진실의 심판 받을 것”5·18 민주화운동 38주년 기념식이 18일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오월광주, 정의를 세우다!’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은 항쟁 유공자와 희생자 가족이 추모·기념 공연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기념사에서 진실 규명을 강조했다.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기념식은 추모공연과 헌화·분향, 경과보고, 국민의례,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의 순으로 50분간 진행됐다. 5·18을 주제로 제작된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주인공 김꽃비와 김채희씨가 기념식 진행을 맡았다. 추모공연에는 5·18 당시 시민 참여 독려를 위해 길거리방송을 진행했던 전옥주(본명 전춘심)씨가 출연해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또 5·18 때 행방불명된 이창현(당시 8세)군과 창현군을 찾아 헤맨 아버지 귀복씨 사연을 영화 ‘택시운전사’와 ‘화려한 휴가’의 명장면을 모아 현장뮤지컬로 각색한 ‘씨네라마’에 담아 5·18의 과정과 의미를 재조명했다. 광주 서구 양동에 살았던 창현군은 1980년 5월 19일 집을 나간 뒤 사라져 1994년 5·18 행방불명자로 등록됐다. 이 총리는 기념사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부터 38년이 흘렀다. 그러나 아직도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며 “첫째는 진실규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는 “요즘 들어 5·18의 숨겨졌던 진실들이 새로운 증거와 증언으로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들어 제정된 5·18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위원회가 9월부터 가동되면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아무런 의혹도 남기지 않고, 진실을 완전히 밝혀 줄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역설했다. 그는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며 “진실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역사의 복원과 보전’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옛 전남도청이 5·18의 상징적 장소로 복원되고 보존되도록 광주시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자료를 더 보완하도록 광주시 및 유관단체들과 협력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이날 기념식에는 5·18 진실을 해외에 알린 외국인 유족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통해 알려진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 5·18 당시 광주 기독병원 원목으로 지난해 별세한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의 부인 마사 헌틀리도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주에서 선교사로 목회 활동을 했던 아널드 피터슨 목사의 부인 바버라 피터슨과 ‘2018광주인권상’ 수상자인 난다나 마나퉁가 신부 등도 초대됐다. 마사 헌틀리는 기념식에 직접 출연해 우리말과 영어를 섞어 가며 자신의 남편과 우리나라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제가 본 5월 광주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함 그 자체였지만 광주 시민의 인간애는 뜨거웠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기념식은 참석자 모두 손을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은 마지막으로 희생자 묘역을 참배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이낙연, 전두환 겨냥 “책임져야 할 사람이 사실 왜곡…진실의 심판 피하지 못할 것”

    이낙연, 전두환 겨냥 “책임져야 할 사람이 사실 왜곡…진실의 심판 피하지 못할 것”

    이낙연 국무총리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부정하고 희생자와 유가족 명예를 훼손한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책임져야 할 사람이 사실을 왜곡하고 광주의 명예를 훼손했다. 진실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총리는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5·18 희생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출간한 회고록에서 희생자와 유가족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 들어 제정된 5·18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위원회가 9월부터 가동되면 어떠한 제약도 받지 않고, 아무런 의혹도 남기지 않고, 진실을 완전히 밝혀줄 것”이라며 “당시 국방부가 진실의 왜곡을 주도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정부의 범죄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정부의 정리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역사의 복원과 보전’도 약속하면서 “정부는 옛 전남도청이 5·18의 상징적 장소로 복원되고 보존되도록 광주시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자료를 더 보완하도록 광주시 및 유관단체들과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민주 영령을 추모하고, 유가족과 부상자를 위로하는 한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와 찰스베츠 헌틀리·아놀드 피터슨 목사 및 난다나 마나퉁가 신부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표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년째 변함없는 ‘달빛동맹’… 5·18에 더 빛난다

    대구 대표단 5·18 6년째 참석 광주 대표단 2·28 참석 화답 SOC 등 30개 공동협력 점검도 ‘달빛동맹’이 영호남 화합을 이끄는 모델로 흔들림 없이 정착하고 있다. 달빛동맹이란 대구의 옛 명칭인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의 앞글자를 따 만들어진 말이다. 2009년 서울에서 열린 두 도시의 의료산업 발전 업무협약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대구시는 김승수 대구시장 권한대행 일행이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다고 17일 밝혔다. 6년째 참석하는 것이다. 대구시와 광주시 대표단은 2013년부터 매년 2·28민주운동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교차 참석하며 달빛동맹의 우의를 다져왔다. 2015년엔 ‘대구·광주 달빛동맹 민관 협력 추진 조례’도 제정했다. 영호남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정치적·사회적 풍파에도 아랑곳없이 꿋꿋하게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2월 28일 대구 두류공원에서 열린 대구 2·28민주운동 기념식에는 윤장현 광주시장 등 광주 대표단 40명이 참석했다. 이번 5·18 기념식 방문단은 김 권한대행을 비롯해 2·28민주운동 공동의장단, 달빛동맹 민관협력위원회 위원 등 30명이다. 대구시 대표단은 이번 기념식에 참석한 뒤 달빛동맹 민관협력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SOC, 경제산업, 문화·체육·관광, 환경, 일반 등 5개 분야 30개 공동협력 과제의 추진 상황을 점검한다. 달빛동맹은 그동안 다양한 성과를 냈다. 대구~광주 간 고속도로 조기 확장 등 3건의 SOC 분야와 3D 융합산업 육성 등 9건의 경제산업 분야에서 결실을 거뒀다. 또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위한 보고회와 국회포럼 등도 함께 개최했다. 대구 시민숲 조성, 시립예술단 교류 공연, 야구·축구·마라톤 등 문화체육 분야에서도 활발한 교류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달빛오작교를 통한 청년들의 만남과 청소년 역사·문화 교류 체험 등의 사업은 두 지역의 젊은 세대들에게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6년 1월에는 광주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대구의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세계기록유산 달빛 학술토론회’를 개최해 광주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의 경험과 지혜를 나눴다. 이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록물이 2017년 10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김 권한대행은 “달빛동맹은 상생 발전은 물론 국민 대통합의 선도 모델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면서 “민간 부문으로 더욱 확대해 공존과 번영의 대표적이고 모범적인 지역 협력·상생 모델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안네의 일기의 감춰진 두 쪽 풀었더니, 야한 농담도

    안네의 일기의 감춰진 두 쪽 풀었더니, 야한 농담도

    나치 홀로코스트에 희생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일기책 가운데 갈색 종이를 붙여 사람들이 못 읽게 만든 두 쪽의 내용이 마침내 드러났다. 야한 농담과 성에 대한 생각이 가감 없이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안네 프랑크 하우스 뮤지엄의 로날드 레오폴드 등은 이미지 촬영 기법을 통해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 남아 딸이 숨진 2년 뒤 일기를 세상에 내놓은 아빠가 애써 감추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 두 쪽 내용을 파악했다고 영국 BBC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안네는 13번째 생일 선물로 일기책을 받은 한달 뒤인 1942년 7월 5일 아빠의 사무실 다락방에 가족들, 친구 판펠스 등과 은신 생활을 시작해 2년 뒤에 나치에 발각됐다. 그렇게 오래 숨어 지낼 수 있었던 이유나 어떻게 발각됐는지는 아직까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녀는 종전되던 1945년 나치 죽음의 수용소에서 병으로 죽었다. 문제의 두 쪽은 은신 생활에 들어간 지 두달 정도 뒤인 1942년 9월 28일 작성됐다. 그녀는 “이 망친 쪽을 야한 농담으로 채울 것”이라고 적었다. 수십 군데 줄을 그은 문장들이 있었고, 그녀가 알고 있는 네 가지 야한 농담을 휘갈겨 적었다. 그렇다고 시쳇말로 음담패설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너, 독일 국방군 소녀들이 왜 네덜란드에 온 줄 아니? 병사들의 매트레스로 쓰려고”, 이런 수준이었다. 성교육에 대한 내용도 12줄 정도 포함됐는데 마치 자신이 다른 이에게 말을 건네는 식으로 적었고, 일기의 다른 곳에서 아빠가 자신에게 들려줬다고 소개했던 창녀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분명 여느 또래 소녀들을 뛰어넘는 조숙함과 문학에 대한 자질을 조금은 드러내 보였던 것이다.성매매에 관한 것도 있었다. 안네 프랑크는 “정상적인 남성이라면 누구나 거리에서 말을 걸어오는 여성들과 관계를 맺는다”며 “파리에는 그걸 위한 커다란 집들이 있고, 아빠도 거기에 간 적이 있다”고 적어 놓았다. 다른 한 편에는 “추한 아내를 둔 남자가 아내와 관계를 기피한다고 하자. 그가 저녁에 돌아와 자기 친구와 아내가 침대에 있는 것을 본거야. 그러면 그 남자는 ‘저 사람에게는 기회이고 나에게는 의무이구나’ 그러겠지”라고 적었다. 레오폴드는 “안네 프랑크는 애교스럽게 성에 대해 일기를 썼다”며 “모든 또래처럼 그녀도 이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에 새로 입수한 사진들을 제공해 이번에 감춰진 내용들을 해독하는 데 도움을 준 프랑크 판브리 니오드 재단 국장은 “이번에 드러난 쪽들을 읽은 이라면 누구나 미소 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엄도 이 내용을 공개할지 여부를 적잖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안네도 비밀을 간직하고 싶어 했을 것이란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어 상당한 학문적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으며 이 내용이 공개되더라도 그녀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엄은 성명을 통해 “수십년 넘게 안네는 홀로코스트의 세계적 상징으로 성장했다. 그러면서 소녀로서의 안네는 갈수록 뒷배경으로 물러나고 있었다”며 “글자 그대로 커버를 벗은 텍스트들은 호기심 많고 조숙한 소녀의 이미지를 다시 전면에 드러내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3·1운동 100주년’ 독립운동 산실 안동 임청각 복원

    ‘3·1운동 100주년’ 독립운동 산실 안동 임청각 복원

    경북 독립운동 으뜸마을 선정 충북 임정 대통령 기념관 건립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 구축 # 경북 안동시 법흥동에 있는 ‘임청각’은 항일독립운동의 산실로 꼽힌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의 생가로도 유명한 이곳은 임진왜란보다 앞선 1519년 지어졌다. 현존하는 민가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이상룡의 아들 이준형(1875~1942), 손자 이병화(1906~1952)까지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경북도는 일제강점기 때 강제로 훼손된 임청각의 원형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지·사당 배수로를 다듬고 창호나 구들, 기단, 마루 등을 보수할 예정이다. 오는 10월까지 종합정비계획 용역을 마무리하고 전문가와 함께 복원시점·범위 등을 확정한다. # 1894년 청·일전쟁 당시부터 일본은 조선에 대한 적극적인 차관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한국의 재정을 일본에 예속시켜 궁극적으로는 식민지로 삼으려는 것이었다. 이를 막고자 1907년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났다. 대구시도 이런 민족적 운동을 기념하고자 오는 6월부터 ‘국채보상운동 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구시립 중앙도서관에 관련된 디지털 자료를 전시한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도 만든다.3·1운동 100주년이 1년 앞으로 다가오자 전국 시도 자치단체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행정안전부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위원회’가 제30회 중앙·지방 정책협의회를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을 주제로 26일 열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임청각 복원사업 외에도 독립유공자를 많이 배출한 전통마을을 ‘독립운동 으뜸마을’로 선정해 육성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경북도가 2016년 시행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독립유공자를 11명 이상 배출한 마을이 9개 시군에 21곳이나 됐다. 영덕군 창수면 일대 마을에선 독립유공자가 27명이 나왔다. 충북도는 내년부터 2020년까지 임시정부 대통령 기념관을 건립한다. 백범 김구(1876~1949) 등 임시정부 국가수반을 지낸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임시정부 활동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기록화하고, 독립운동 당시 상황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하는 공간도 마련한다. 위원회는 앞으로 3·1운동에 대한 각계각층의 참여를 이끌어 국민적인 축제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작업도 해 나갈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기고]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최영록 한국고전번역원 홍보전문위원

    [기고] ‘기록의 나라’ 대한민국/최영록 한국고전번역원 홍보전문위원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는 ‘기록의 나라’다. 우리의 선조들은 5000년 역사를 이어 오면서 소중한 기록물들을 엄청나게 많이 남겼다. 우리나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지난해 3건이 더 등재돼 모두 16건으로 아ㆍ태 지역(중국 13건, 일본 7건)에서는 가장 많다. 또한 독일 23건, 영국 22건, 폴란드 17건에 이어 네덜란드와 세계 공동 4위다. 세계적으로는 128개국과 8개 기구의 427건이 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려면 한 나라의 문화 경계를 뛰어넘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쳤거나 인류 역사의 특정한 시점에서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현저히 이바지한 기록물이 돼야 한다. 또한 전 세계 역사와 문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나 그 인물들의 삶과 업적에 관련된 기록물일 수도 있다. 이는 해당 기록유산이 소멸되거나 훼손되면 인류 발전에 심각한 손해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세계기록유산 16건은 어떤 것들일까? 우선 1997년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이 처음 등재됐다. 이어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2001년) △고려대장경판 및 제경판 △조선왕조 의궤(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 △난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2013년)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유교책판(2015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조선통신사에 관한 기록(2017년ㆍ일본과 공동 등재) 등이 차례로 등재됐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필리핀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가 등재를 신청한 위안부 관련 기록물이 일본 정부의 ‘방해’로 보류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직지’의 고향 충북 청주에 ‘국제기록유산센터’를 유치한 것은 우리나라가 기록의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 하겠다. 국제기록유산센터는 기록유산 등재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260억원을 들여 내년 말에 완공되면 세계기록유산 정책 전반에 걸쳐 우리나라의 발언권이 예전보다 훨씬 세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경북 안동시는 한국국학진흥원 일원에 세계기록유산 전시체험관을 국내 최초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내년 말 완공될 이 체험관에는 개방형 수장고를 비롯해 세계기록유산지식센터 사무실 등이 들어설 것이라 한다. 우리는 ‘기록의 나라’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 얼마든지 긍지를 가져도 좋으리라.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만든 ‘직지심체요절’,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인 ‘훈민정음’, 단일 문건으로 2억 4000만자나 되는 최대 분량의 ‘승정원일기’ 등 자랑할 기록물이 어디 한두 가지랴. 다만, 그동안 우리가 그동안 선조들이 남긴 기록유산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데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자.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의 기록물들에 대해 보다 애정을 가지고 최소한의 지식들도 공유하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그전과 다르다는 것은 진리일 것이다.
  • 가장 오래된 애국가 영문 악보 뉴욕서 첫 공개

    가장 오래된 애국가 영문 악보 뉴욕서 첫 공개

    현존하는 애국가 영문 악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악보가 11일(현지시간) 뉴욕한인회 이민사박물관에서 처음 공개됐다.1944년 미국에서 제작·발간된 악보는 뉴욕 롱아일랜드의 김근영 목사 가족이 보관했던 것으로, 김 목사가 이민사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뉴욕한인회는 설명했다. 악보 표지에는 ‘한국 국가’(Korean National Anthem)라는 제목과 작곡가 안익태 선생과 발행인 ‘존 스타 김’(John Starr Kim)의 이름이 표기돼 있다. 존 스타 김은 당시 뉴욕 한인교회 김준성 목사로 알려졌다. 가사는 애국가를 영어로 의역한 것으로 2절까지 표기돼 있다. 김근영 목사는 “당시 안 선생과 친분이 있던 매형이 보관해 오던 것”이라면서 “애국가 영문 악보는 국가적 자산이라는 취지에서 기증했다”고 말했다. 또 이민사박물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로 인쇄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영인본’(이하 직지)도 영구 전시한다고 밝혔다. 뉴욕 유엔본부가 소장하던 것으로, 2016년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이민사박물관에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뉴욕총영사관에 기탁됐다가 이번에 이민사박물관에 전달됐다. 직지는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되살아난 ‘그날의 함성’ 4·19혁명 국민문화제

    되살아난 ‘그날의 함성’ 4·19혁명 국민문화제

    서울 강북구가 4·19혁명 제58주년을 기념해 13일부터 일주일간 ‘4·19혁명 국민문화제 2018’을 개최한다.오는 8월 4·19혁명기록물 1449점을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신청하기 전 열리는 문화제라 여느 때보다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문화제는 1960년 독재정권에 항거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1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4·19혁명기록물을 유네스코에 신청해 내년에 기록유산으로 확정됐으면 한다. 이번 문화제가 그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문화제를 통해 많은 주민이 민주혁명 국가의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민주주의 전도사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4·19혁명 연극제가 처음으로 열린다. 장소는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이다. 구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를 소재로 한 연극 ‘화’를 공개하고, 창작희곡 공모전 시상식도 함께 펼친다. 올해 당선작으로 선정된 희곡 작품은 내년 4·19혁명 연극제에서 극으로 구성돼 공연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연극은 세계인들에게 4·19혁명을 알리는 좋은 매개체가 될 것이고 올해 첫 단추를 끼운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4·19혁명의 가치를 지구촌 곳곳에 알리기 위한 다른 노력들도 계속된다. 올해 구는 지난해에 이어 제2회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국민문화제 첫날인 13일 4·19혁명 국제학술회의가 ‘세계사의 흐름에서 바라본 4·19혁명과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학술회의 발제는 미국 한반도문제센터 연구원인 프레드릭 케리어 시라큐스대 교수와 마리오란주 리베라산 파리7대학 교수가 맡는다. 구는 이 외에도 전국 학생 그림 그리기 및 글짓기 대회,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순례길 트레킹, 4·19혁명 국민문화제 2018 전야제 공식행사 등을 마련했다. 박 구청장은 “이번 문화제를 계기로 4·19혁명이 재평가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죄하라, 사죄하라… 소리없는 외침 ‘소녀들의 기억’

    사죄하라, 사죄하라… 소리없는 외침 ‘소녀들의 기억’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직접 자신의 삶을 화폭에 담은 그림 전시회가 열린다.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은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성동구청에서 ‘소녀들의 기억’ 그림 전시회와 영화 ‘에움길’ 상영회를 연다고 4일 밝혔다. 2006년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여가 프로그램과 미술 심리치료 과정 중에 그린 그림을 ‘고향-고통-바람’의 순서로 7일부터 전시하게 된다. 이번에 전시하는 그림들은 2016년 5월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록을 신청한 300점 중 26점이다. 전시되는 작품들엔 할머니들의 되돌릴 수 없는 아픔과 상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린아이처럼 삐뚤삐뚤하게 그려진 그림이지만 어릴 적 고향 전경, 단란했던 가족 얼굴, 엄마와 헤어져 울면서 끌려가던 모습, 일본군에 당한 치욕적인 기억들을 담았다. 이들의 그림은 곧 아픔의 증거이자 역사의 한 장면이다. 할머니들은 기억 속 잔상들을 힘겹게 끄집어내어 한 폭의 그림으로 완성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할머니들이 처음 미술치료를 위해서 미술재료와 도구를 접할 땐 낯설고 어색해하며 부담스러워했지만 꾸준히 시도해 보면서 자신의 속마음과 생각을 드러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을 아물지 않은 상처의 증거이자 법적 효력을 지닌 역사적 기록으로 널리 알림으로써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했다”면서 “이번 전시회가 올바른 역사의식과 인권의식을 함양하는 교육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91) 할머니의 삶을 다룬 이승현 감독의 영화 ‘에움길’도 6일 오후 7시 성동구청 3층 대강당과 7일 오후 3시 2층 온마을체험학습센터에서 2차례 상영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열린세상] 올림픽 시리즈로 평화공동체를 구축하자/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올림픽 시리즈로 평화공동체를 구축하자/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끝났다. 남북한 당국은 공동입장과 여자하키 단일팀을 성사시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었다. 올림픽을 계기로 엄혹했던 한반도에 봄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9일부터 개최되는 패럴림픽에서도 남북한 공동입장이 실현돼 남북 대화의 모멘텀은 패럴림픽이 끝날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정부는 당장 5일부터 6일까지 대북 특사를 파견했다. 정부는 당분간 대북 특사와 북ㆍ미 대화 성사에 모든 노력을 쏟아붓게 될 것이다. 올림픽 휴전의 유엔 결의 시한이 3월 말로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초점은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확인하고 북ㆍ미 대화의 길을 열 수 있는가 여부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3월 한 달을 골든타임으로 보고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일을 그르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는 땅을 고르고 길을 다지면서 길게 보고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올림픽의 평화 정신을 패럴림픽 이후에도 이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평창 다음에 2020년에는 도쿄에서 하계올림픽이, 그리고 2022년에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이 잇달아 열리는 것은 우연이기는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모처럼의 행운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햇수로 5년, 만으로 4년 동안 평창, 도쿄,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 개의 올림픽을 동북아시아 올림픽 시리즈(NEAOSㆍNortheast Asian Olympic Series)로 엮어 이 기간을 동아시아 평화공동체 구축의 원년으로 만들어 보자. NEAOS를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시아 플러스 책임공동체를 가시화하기 위한 도구상자가 만들어질 수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는 지금은 스러져 가는 꿈이지만 돌이켜 보면 20년 전에 기회가 없지 않았다. 그 시작이 1998년 10월의 한ㆍ일 공동선언이었다.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 준 데 대해 반성 사죄하고, 한국이 전후 일본의 평화적 발전과 기여를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었다. 그해 말 김대중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아세안+3에서 ‘동아시아 경제협력비전 그룹’을 제창해 동아시아공동체 논의를 처음으로 정치 일정에 올렸다. 동아시아 공동체 구축과 동북아시아 역사 화해를 연계하는 구상이었다. 이러한 동력을 배경으로 2000년에는 남북 간에, 2002년에는 북ㆍ일 간에 공동선언이 발표됐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21세기 진입을 앞두고 햇수로 5년, 만으로 4년 동안 진행된 일이다. 20년 만에 찾아온 기회가 다시 한ㆍ일 관계에서 열리게 됐다. 평창과 도쿄를 잇는 일이 평화의 계기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1993년의 고노 담화, 1995년의 무라야마 담화, 1998년의 한ㆍ일 공동선언 등 일본의 역사 인식이 한 걸음씩이라도 진전할 때, 동아시아의 평화 구축을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이 있었다. 이 경위를 복기하면 한국이 동아시아의 평화 구상에서 일본을 파트너로 삼을 때 일본의 역사 인식도 진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보류했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패럴림픽 폐회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만일 온다면 그녀가 일본주의의 좁은 틀에서 빠져나오도록 동아시아 평화의 큰 품으로 보듬어 안아야 한다. 평창의 평화를 도쿄에 전해 시들어 가는 일본의 평화주의를 되살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혹자는 묻는다. 우경화하는 일본을 상대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냐고. 그러나 한ㆍ일의 신세대 젊은 선수들은 평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나오(小平奈?) 선수가 서로의 건투를 치하하고, 한ㆍ일의 여자 컬링 선수들이 격전을 펼치면서도 서로 예의를 다하는 모습에서 자신을 믿고 자신을 최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존중의 정신이 고일 수 있다는 것을. 평창패럴림픽의 성화가 꺼질 때 평창에서 새로운 평화의 불을 채화해 시민들의 힘으로 도쿄에 전하자.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록된 조선통신사의 길을 따라 평화의 성화를 봉송하며, 한ㆍ일 시민사회가 선도해 동아시아 평화의 새 길을 만들어 보자.
  • ‘조선 어보’ 기념메달

    ‘조선 어보’ 기념메달

    2일 서울 중구 덕수궁 석조전에서 한 모델이 조선 태조의 어보(의례용 도장)인 ‘태조가상시호금보’ 기념메달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 왕실의 어보를 주제로 한 기념메달 시리즈를 내놓을 계획이다. 뉴스1
  • ‘청렴 1등 구 ’ 달성한 강북… “올핸 역사문화 관광도시 온 힘”

    ‘청렴 1등 구 ’ 달성한 강북… “올핸 역사문화 관광도시 온 힘”

    “올해는 역사문화 관광도시에 한 발 더 다가가겠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2016년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를 망라한 근현대사기념관이 개관했고, 지난해 9월에는 우이~신설 도시철도가 운영을 시작했다. 공약 사업들이 하나씩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주요 사업으로 예술인들이 거주하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관광객에게 체험 기회를 마련해 주는 ‘예술인촌’과 ‘우이동 가족캠핑장’ 조성, ‘우이동 먹거리마을 도로확장 공사’ 등을 내걸었다.2018년 새해 각오는.  -강북구를 ‘주민이 살기 좋은 고장’, ‘주민이 살고 싶은 고장’으로 만들겠다. 제가 그동안 추진했던 역사문화 관광도시, 희망복지도시, 젊은 강북 만들기, 으뜸교육도시 등 일련의 사업들 모두 주민 삶의 질 개선과 직결돼 있다. 구는 자연녹지 지역 60% 이상, 여유 재원 부족 등의 여건 속에도 많은 어려움을 이겨냈다. 새해에도 강북구는 주민의 의견을 오롯이 반영한 정책들을 펼치며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가치를 구의 정책에 반영할 거다. 새해 주요 사업은.  -올해를 역사문화 관광의 도시에 한 발 더 다가가는 특별한 해로 만들고 싶다. ‘북한산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 사업’에 보다 힘쓰겠다. 2016년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를 망라한 근현대사기념관이 개관했고 지난해 9월에는 우이~신설 도시철도가 운영을 시작했다. 공약 사업들이 하나씩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고 나머지 관광벨트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예술인들이 거주하면서 창작 활동을 하고 관광객에게 체험 기회를 마련해 주는 예술인촌과 우이동 가족캠핑장, 우이동 먹거리마을 도로확장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세부 사업들이 완료되면 1박 2일 코스로 하루는 캠핑을 즐기고 다음날은 생생한 근현대 역사를 탐방하는 스토리텔링 관광 코스가 생긴다. 또한 지난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대상으로 선정된 4·19혁명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계속 뛰겠다. 흔들림 없이 가다 보면 구가 간직한 자원에 특별함이 더해지고, 동시에 대한민국 역사문화가 세계로 널리 퍼져나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지난해 수상 실적이 많았는데.  -2010년 민선 5기 구청장에 취임하고 주민과의 약속 실천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자치구의 핵심 원동력인 주민의 관심과 참여는 구정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주관한 ‘전국 시·군·구청장 민선6기 공약 이행 및 정보 공개 평가’에서 전국 최고 수준인 SA 등급을 받은 게 가장 뜻깊고 자랑스럽다. 2015년, 2016년 각각 SA 등급을 받은 데 이어 3년 연속 최우수 평가다. 매년 공약 사업 추진 보고회 및 매니페스토 실천 교육을 실시한 게 효과를 본 듯 하다. 앞으로도 사인여천(事人如天·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라)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기고 구민을 하늘처럼 모시겠다. 민선 6기 4년간 가장 큰 성과는.  -강북구가 청렴 1등 구로 거듭난 일이다. 민선 5기 시절을 포함해 구청장 재직 중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 2010년 우리 구는 자치구 종합 청렴도 평가에서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4위, 전국 65위로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곧바로 클린 행정 프로젝트를 수립하고 실천에 들어갔다. 전 직원에게 청렴 실천 서약을 받았고 청렴 교육을 실시했다. 또 민원 부서 직원들이 업무 처리 후 민원인에게 전화 만족도 조사를 하는 ‘클린 콜’ 제도도 운영했다. 주민, 통반장이 건설·토목공사를 사전 점검하고 불편 사항이나 문제점을 제기하는 ‘이용자 중심 건설사업 사전점검제’도 실시 중이다. 2013년 마침내 강북구는 서울시 자치구 청렴 활동 평가에서 1등급 최우수구로 올라섰고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청렴 1등 강북구의 이미지가 대내외에 더 많이 알려지도록 노력하겠다. 현대 공직 사회에서 청렴은 국가경쟁력을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이자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생존 가치다. 2015년 5월부터 지역 내 유해업소 170곳 중 84%에 해당하는 140곳을 폐업시킨 것도 큰 성과라 생각한다. 업소가 세가 저렴한 학교 주변 일반 주택가 골목까지 침투해 학부모들의 걱정이 컸었다. 민선 6기 가장 아쉬운 점은.  -현재 우이동 계곡 아홉 굽이 절경인 ‘우이구곡’(牛耳九曲)의 원형을 복원하려 한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강북구의 역사문화 자원을 발굴하고 관광 명소화 할 생각이다. 문화·예술인들이 거주하는 예술인촌, 가족캠핑장 조성도 진행 중이다. 근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더라. 도시재생 활성화 구역 내 토지가 다세대·다중주택 건설 등으로 부족한 측면이 있어 예술인촌을 조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속도감 있게 사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도시계획 절차, 기관 협의, 주민 소통이 필요하다. 지난 임기 동안 큰 틀에서 ‘역사문화 관광도시’라는 어젠다를 잡고 계획대로 진행 중이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도시는 하나씩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지려 한다. 지방분권 논의가 활발한데 지방자치 발전에 대한 제안이 있다면.  -결국은 예산 문제다. 자치구의 재정 자립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강북구처럼 재정 자립도가 낮은 구는 지방재정 분권이 절실하다. 개헌 가운데 정당 간 이견이 큰 권력 구조 개편, 선거구제 개편은 별도로 하더라도 지방분권만은 꼭 해야 한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모두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가 ‘지방분권 개헌 천만인 서명 운동’을 벌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일각에서 ‘지방분권 아직 멀었다’는 말도 나온다.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30여년이 흘렀다. 혹시 지자체에 문제가 있더라도 차츰 바꿔 나가면 된다. 지방분권의 시작이 곧 주민들의 권리 향상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겠다. 서울시에 바라는 점은.  -우이동 북한산 자락에 파인트리 콘도가 5년 넘게 방치돼 있다. 시행사가 부도를 맞고 시공사인 쌍용건설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12년 공사가 멈췄다. 공정률은 45% 수준이다. 현재까지 6차례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유찰됐다. 지난해 9월 박원순 시장께서 강북구를 방문했을 때 파인트리 현장도 갔다. 제가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구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서울시가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치며 층수 완화를 해 준 건축물이기 때문에 시와 구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민들이 지난 8년간의 구정을 평가할 때 ‘괜찮네’라고 한다. 구청장 박겸수에 대한 신뢰가 느껴진다. 물론 ‘모든 걸 잘했다’ 말할 수는 없다. 앞으로 남은 기간 주민들과 계속 소통하겠다. 평소처럼 매일 새벽 북한산, 우이천, 공원 등 주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고, 구청장실 문도 항상 열어 놓겠다. 주민들과의 소통은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일 중 하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박겸수 구청장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민주당 서울시당 공교육정상화특별위원장, 제4~5대 서울시의원, 시의회 교통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평소 소통, 청렴, 약속 실천을 강조하는 그는 “구정 운영의 핵심 동력은 주민의 신뢰”라고 되뇌며 매일 하루 2시간씩 주민들을 직접 만난다. 청렴 1등 구 강북 실현, 공약 실천 최우수 구 달성 등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들도 이어 왔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과반 득표율인 52.34%를 달성했다.
  • 사라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고국의 품으로

    사라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고국의 품으로

    화마로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프랑스에서 국내로 환수됐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은 “조선왕실의 소중한 문화재인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것을 발견해 매입을 추진한 결과 지난 20일 국내로 안전하게 들여왔다”고 31일 밝혔다. 죽책은 1857년까지 강화도 외규장각에 소장돼 있다가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프랑스 경매에 출품된 이 죽책은 과거 파리의 고미술 시장에서 한 보석상에 거래된 뒤 그의 집안에서 상속되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65세인 그의 손녀가 집안에 대대로 전해오는 이 유물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경매에 물품을 내놓으면서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김동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차장은 “국외 경매에 나온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던 중 죽책을 발견했다”며 “고화질 사진을 입수해 죽책문의 내용을 판독하고 이를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에 기록된 내용과 대조한 결과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효명세자빈 죽책은 1819년(순조 19년) 헌종의 어머니인 신정왕후가 효명세자빈으로 책봉될 때 수여된 것으로 조선왕실의 중요한 의례 상징물이다. 높이 25cm, 각 폭 너비 17.5cm, 전체 너비 102cm에 이른다. 크기, 재질, 죽책문의 서풍과 인각 상태 등 면에서 전형적인 조선 왕실 죽책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왕실 공예품의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죽책이란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 등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쪽에 새겨서 수여하는 문서로, 착한 일은 권하고 나쁜 일은 하지 말라는 내용을 주로 담는다. 죽책은 조선왕실의 어책과 어보와 아울러 조선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의 시대적 변천을 반영한다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에 지난해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에 환수된 효명세자빈 죽책은 왕실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 전문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된다. 박물관은 조사, 연구, 전시 등을 통해 이 죽책을 조선의 높은 문화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네스코 기록유산 추진하는 제주 4ㆍ3

    제주도는 2021년을 목표로 제주 4·3사건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제주 4·3사건 4·3희생자 재판기록물과 군·경 기록, 미군정 기록, 무장대 기록 등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4·3 기록물은 문서류 1196점, 사진류 63점, 영상·녹음기록물 1677점 등 2936점이다. 도는 2019년 상반기에 문화재청에 신청서류를 제출하고, 국제학술심포지엄 등도 열 계획이다. 유네스코는 기록물의 진정성·독창성·비대체성·세계적 영향성·희귀성·원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유산 등재 결정은 격년제로 홀수 해에 하며, 국가마다 2건 이내로 신청할 수 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기록유산의 보존 필요성이 커졌고, 세계 각국 기록유산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992년부터 시작됐다. 외국의 세계기록유산은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기록물’, ‘안네의 일기’,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 영국의 ‘노예기록물’, 이집트의 ‘수에즈운하 기록물’, 덴마크 ‘안데르센 원고’, 콜롬비아 ‘흑인과 노예 기록물’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동의보감’, ‘난중일기’, ‘새마을운동 기록물’, ‘KBS이산가족찾기 기록물’,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등 16건이 등재돼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문체부 “8월 아시안게임도 남북 공동입장 추진”

    문체부 “8월 아시안게임도 남북 공동입장 추진”

    오늘 IOC 본부서 ‘남북 올림픽 회의’ 北 선수단 규모·참가종목 최종 결정 대회 개막을 20일 남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관계의 물꼬를 튼 문화체육관광부가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 공동 입장을 추진한다. 2030년 남북한과 중국, 일본이 참여하는 동북아 월드컵 공동 유치도 벌이기로 했다.문체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합동 업무보고에서 “남북 교류 행사를 계속 이어 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체육 분야에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2019 동·하계 유니버시아드 등에서 추가로 공동 입장과 응원을 추진하고, 국내 대회에 북한 팀을 초청하거나 종목별 교류를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다만 문체부 측은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과 응원은 추진하겠다는 방향만 세웠다”며 북한과 합의된 것은 아님을 덧붙였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제안한 2030년 남북한, 중국, 일본의 동북아 월드컵 공동 개최도 추진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겨레말 큰사전 공동 편찬과 황해북도 개성시 만월대 공동 발굴조사, 민족 기록유산 공동 전시 등 남북 교류를 이어 갈 방침이다. 한편 20일(이하 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열리는 ‘남북한 올림픽 회의’에 참석하는 남북 대표단이 18일 오후 10시 스위스에 도착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과 실무진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19일 숙소에서 사전 회의를 열어 남북이 합의한 세부 내용을 점검한다.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민족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장웅 북한 IOC 위원은 우리보다 3시간 빠른 18일 오후 7시쯤 도착해 로잔으로 먼저 이동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0일 남북 대표단 핵심 멤버를 아우르는 4자 회의를 주재한 뒤 북한 선수단 규모와 참가 종목,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국기·국가 게양·연주, 공동입장, 단복 제작 등에 대해 밝힌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4월 3일 오전 10시…제주는 1분간 묵념합니다

    제주도는 올해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일에 추념 분위기 확산 등을 위해 처음으로 묵념 사이렌을 울린다고 15일 밝혔다. 제주 전 지역에 설치된 경보사이렌 46곳을 활용해 4월 3일 오전 10시 정각에 1분간 실시된다. 도는 묵념 사이렌은 4·3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 미래 세대와의 공유를 통해 평화와 인권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로부터 4월 3일 제주 전 지역 취명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 제주 4·3사건 희생자를 위령하는 4·3희생자 추념일은 2014년 국가기념일로 공식 지정됐고 제66주년 4·3희생자 추념일부터 행안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다. 도 관계자는 “4·3 추모일 묵념 사이렌은 도민 모두가 동참해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며 “올해를 시작으로 해마다 4·3 묵념 사이렌을 울리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는 4·3 70주년을 맞아 올해를 ‘제주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국비와 지방비 등 100억여원을 들여 추모위령, 문화예술, 학술, 교류협력, 세대전승 등 분야에서 100여개의 다채로운 사업을 펼친다. 올해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4·3 당시 암매장된 유해를 발굴하는 작업도 재개한다. 제주 4·3 관련 기록물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하고 4·3사건 희생자 및 유족 신고도 추가 접수한다. 4·3희생자 및 유족은 현재 정부의 심의 등을 거쳐 사망 1만 244명, 행방불명 3576명, 후유장애 164명, 수형자 248명, 유족 5만 9426명이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맨부커 수상 플래너건 ‘인간의 영혼 ’ 풀어놓다

    맨부커 수상 플래너건 ‘인간의 영혼 ’ 풀어놓다

    “몇 해간 좋은 작품들이 맨부커상을 받았지만 올해 수상작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리처드 플래너건은 이 책을 쓰려고 태어난 게 아닐까. 이 책은 세계문학의 캐논(정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영국 맨부커상의 2014년 심사위원단이 호주 작가 리처드 플래너건(57)을 수상자로 선정하며 한 말이다. “사랑도 잃고 전우도 잃은 전장에서 삶을 짓누르는 경험을 떠안고 살아야만 하는 자의 트라우마를 담아낸, 그야말로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은 장편소설 ‘먼 북으로 가는 길’과 2002년 영연방 작가상 수상작인 ‘굴드의 물고기 책’(이상 문학동네)이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돼 나왔다.작가가 12년간 집필에 매달려 5개의 다른 판본을 쓴 끝에 완성한 ‘먼 북으로 가는 길’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태국·미얀마 간 철도건설 현장에서 살아남은 외과의사 도리고 에번스의 이야기다. 전쟁포로에서 전쟁영웅으로 부활한 그의 기억과 경험을 중심으로 사랑과 죽음, 전쟁과 진실의 세계를 그렸다. ‘죽음의 철도’라고 불리는 미얀마 철도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를 점령하기 위해 만든 415㎞의 철도로 군인과 전쟁물자 수송을 위해 건설됐다. 지옥과도 같았던 철도건설 현장의 풍경과, 여기서 살아남은 생존자와 전범이 무감각하게 영위해 나가는 일상의 풍경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며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여 준다. 작가는 일본군 전쟁포로로 이곳 현장에 동원됐던 아버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역사학을 전공한 작가는 전작에서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영혼을 탐색하는 깊이 있는 작품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함께 출간된 ‘굴드의 물고기 책’ 역시 19세기 영국의 식민지이자 유형지였던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가혹한 현실에 몽환적 기억을 더한 환상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인 윌리엄 뷜로 굴드(1801~1853)는 영국에서 태어나 위조를 일삼다 태즈메이니아에 유배된 화가다. 그가 태즈메이니아에 갇혀 사는 동안 그곳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을 그림으로 남겼는데 물고기 화첩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작가는 사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표정을 담고 있는 물고기의 그림에서 얻은 착상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허구의 세계를 창조했다. 거리낌 없고 제멋대로인 굴드의 성격을 제외한 나머지를 작가가 새롭게 지어냈다. 소설 속 굴드는 밤마다 물이 차오르는 동굴 감옥에서 물고기를 그리면서 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써내려 간다. 영국 관리의 눈을 피해 나라를 세우려 하는 사기꾼 사령관, 죄수의 재능과 노역을 착취해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고자 하는 의사, 유형지의 실제 모습을 왜곡해 역사를 날조하는 서기 등 굴드가 만들어낸 인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역사와 환상의 경계를 능수능란하게 허물었다가 다시 포개는 작가의 솜씨가 돋보인다. 이 작품은 2001년 출간 당시 “독창적이고 도발적이며 수상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듬해 앨리스 먼로의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이언 매큐언의 ‘속죄’ 등 쟁쟁한 후보작을 제치고 영연방 작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4대 이순신 연구소장에 충무공 전문가

    14대 이순신 연구소장에 충무공 전문가

    순천향대는 제장명(사진ㆍ58) 전 해군사관학교 충무공연구부 교수가 제14대 이순신연구소장으로 부임했다고 4일 밝혔다. 제 신임 소장은 “올해는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지 7주갑(420년)이 되는 해”라며 “안보, 경제 등 어려운 국가 상황에서 ‘이순신의 리더십’을 전파해 난관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국내에서 손꼽히는 충무공 전문가로 1983년 해사를 졸업하고 부산대에서 한국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난중일기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시 집필위원이다. 저서는 ‘이순신파워인맥’, ‘이순신 백의종군’ 등이 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이순신 종가 ‘난중일기’ 전시 중단 “박정희 현판 내려달라”

    이순신 종가 ‘난중일기’ 전시 중단 “박정희 현판 내려달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전쟁 상황을 직접 기록한 ‘난중일기’의 전시가 내년부터 중단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보 76호인 난중일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도 지정된 기록물이다.29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난중일기의 소유주인 이순신 종가는 앞서 충무공을 기리는 현충사 본전에 걸려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철거하고 조선 숙종임금의 사액현판으로 원상복구해줄 것을 문화재청에 요구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난중일기 원본 소유주인 이순신 종가는 “현충사 현판 교체를 비롯해 여러가지 적폐청산에 대해 2017년 12월 31일까지 개선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문화재청에 간곡히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고 노컷뉴스에 밝혔다. 결국 이순신 종가는 이같은 내용과 함께 “난중일기를 비롯한 충무공 유물 일체는 내년 1월 1일부터 현충사에 전시될 수 없음을 엄중히 통지한다”면서 전시불허서류를 문화재청에 전날 제출했다. 앞서 지난 9월 이순신 종가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현충사 본전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을 내리고 조선 숙종임금의 사액현판으로 원상복구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초임 군 장교, 경찰공무원이 임관 전 충무공을 참배하러 오는 의미 깊은 공간인 현충사 본전에 있던 숙종 사액현판이었지만, 1966년 박 전 대통령이 ‘현충사 성역화작업’을 진행하면서 그 자리를 박 전 대통령의 친필현판에 내줘야했다. 15대 종부 최순선씨는 “3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숙종 현판을 복구해 현충사가 올바른 역사의 의미를 생각해야할 때”라면서 “여러차례 문제제기했으나 상응하는 어떠한 답변조차 못 받았다”고 토로했다. 현재까지도 문화재청은 박 전 대통령 현판에 대해선 어떠한 계획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달 초 ‘현충사 숙종 사액현판 교체 관련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다는 것이 노컷뉴스의 설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해 폭넓게 의견을 받으려는 상황”이라면서 “금송 이전은 현재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며 현판도 국정감사에서 언급된 만큼 후속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가 측은 “여러차례 문제제기에 지난 9월 진정 이후로도 어떠한 답변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성토했다. 난중일기 원본 전시가 중단되면서 결국 문화재청은 복사본으로 현충사 내 전시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올해 부산시정 최고 성과는 종합복지 브랜드 ‘다복동 사업’

    마을 중심의 종합복지 프로그램인 ‘다복동 사업’이 올해 부산시정 최고의 성과로 꼽혔다. 부산시는 시민, 공무원, 언론인 등 5000명을 대상으로 ‘2017년 시정 베스트 10’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올해 최고의 성과로 뽑힌 ‘다복동 사업’은 마을재생, 건강, 문화 등 다양한 복지정책을 단일 브랜드로 묶어 복지 사각지대 발굴과 복지서비스 향상 등에 효과를 거뒀다. 다음으로는 청년취업수당 등 청년디딤돌플랜과 청년두드림센터, 부산 케이무브 센터 등 ‘부산형 청년맞춤 일자리복지정책 추진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남권 관문공항 ‘김해신공항’ 건설 본궤도, 도시철도 1호선 다대구간 개통, 서부산개발, 조선통신사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등도 올해 우수한 시정 성과에 뽑혔다. 이와 함께 클린에너지 도시원년 선포, 역대 최대 관람객이 참가한 ‘지스타’, 한국해양진흥공사 유치, 2030 등록엑스포 유치 국가 사업화 첫 관문 통과, 부산형 출산장려정책 ‘아이·맘 부산’ 플랜 등도 시정 베스트에 선정됐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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