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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새재 ‘꽃밭서덜’을 아시나요

    문경새재 ‘꽃밭서덜’을 아시나요

    경북 문경의 옛 지명은 ‘기쁜 소식을 듣게 된다’는 문희(聞喜)다. 영남의 관문격인 고을인 탓에 항상 한양쪽 소식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던 데서 유래된 지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 조령천을 따라 뚫린 새재(조령·鳥嶺)는 문경에서 한양으로 향하던 유일한 길이었다. 과거길에 올랐던 수많은 선비들이 장원급제의 소망을 안고 걸었던 길이자 고향에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희망의 길이기도 했다. 선비들뿐이랴. 보부상 등 민초들도 이런저런 소망을 품고 새재를 넘나들었을 터. 길모퉁이 돌부리 하나에도 그들의 소망이 깃들어 있는 듯하다. 최근 한반도대운하의 낙동강 구간 관문이 문경시 마성면 일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땅값이 상승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희망도 생겼으니, 과연 지명대로 된 것일까. 계절은 우수를 지나, 긴 겨울의 끝이자 새봄의 시작인 정월대보름까지 와있다. 이번 주말엔 문경새재 트레킹 길을 자박자박 걸으며 소망을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 길에 돌을 세워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꽃밭서덜과 장원급제를 빌었던 책바위가 동행한다. # 새도 구름도 쉬어 가는 곳…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문경새재는 예로부터 조령산 마루를 넘는 가장 높고 험했던 고개다. 조선 태종 때 이후 근 500여년간 한양과 영남을 잇는 제1의 대로이기도 했다. 추풍령이나 죽령 등의 길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선비들은 유독 문경새재를 선호했다고 전해진다. 죽령길은 너무 멀었고, 추풍령길은 과거시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호남의 선비들조차 멀고 먼 이 길을 휘휘 돌아갔다고 하니, 새재는 곧 소망의 길이란 믿음이 조선 팔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던 모양이다. 문경새재의 총길이는 6.5㎞. 흙길이어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제1관문 주흘관에서 제2관문 조곡관, 제3관문 조령관에 이르기까지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넓어 겨울철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 맞춤하다. 새재가 소망이 이루어지는 길임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 ‘꽃밭서덜’(서덜은 ‘너덜’의 사투리)과 ‘책바위’다. 먼저 꽃밭서덜을 찾아나섰다. 새재가 시작되는 제1관문 주흘관을 지나 1.2㎞ 정도 오르면 조령원터가 나온다. 거대한 자연석으로 돌담을 쌓은 조선시대 국영 여관이다. 원터에서 주막과 팔왕폭포, 조곡폭포 등을 줄줄이 지나면 제2관문 조곡관에 닿는다. 꽃밭서덜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이곳에서 조령산을 버리고 주흘산 등반로로 갈아탔다. 꽃밭서덜까지는 40분 거리. 양지바른 새재길과 달리 등산로 대부분이 음지여서 군데군데 눈길이 이어졌다. 험하지는 않은 편. 얼음 아래로 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계곡물 소리가 상쾌하기 그지없다. # 뭇사람들 소망이 차곡차곡 쌓인 ‘꽃밭서덜´ 오르기 시작한 지 30분쯤 지나자 조곡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곡 양옆으로 드문드문 쌓여 있는 돌탑이 꽃밭서덜에 가까워졌다고 전하는 듯하다. 몇 개의 돌탑을 지나 급경사를 오르자 잔뜩 눈을 이고 선 돌탑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대단한 규모다.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정성스레 돌을 쌓고 소원을 빌었을까. 등산로 오른편 50여m 위쪽에서부터 쌓아 내려온 돌탑은 길을 벗어나 계곡까지 이어져 있다. 들쑥날쑥 같은 모양은 하나도 없다. 인위적으로 조성하지 않았으니 조형미가 빼어나다고는 볼 수 없지만, 하나하나 공들여 쌓았을 사람들의 진정성이 오롯이 느껴졌다. 누가 언제부터 이곳에 돌탑을 쌓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다만 근대사 이전에 형성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경새재박물관 안태현 학예사는 “10여년 전 지역명에 관한 조사를 하던 중 70∼80대 노인들에게서 예전부터 꽃밭서덜이란 이름이 있었다고 확인했다.”며 “근대사 훨씬 이전부터 형성됐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정했다. 주변이 너덜지대(암석들이 절편모양으로 조각난 지역)여서 쌓기 좋은 돌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을 게다. 수십년 된 물박달나무가 진달래 등 야생화와 어우러지면서 ‘꽃밭서덜’이라는 예쁜 이름도 얻었다. 돌탑 사이사이 소복하게 쌓인 새하얀 눈이 운치를 더해 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눈덮인 조령산 모습도 일품. # 장원급제길에 묵묵히 자리잡은 ‘책바위´ 다시 조곡관으로 내려와 솔숲 뒤편의 조곡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제3관문 조령관으로 향했다. 조곡관에서 600m쯤 오르면 도로변에 자연석을 깎아 새겨놓은 문경새재민요비를 만난다. 이곳을 지나 이진터 장원급제길에 오르면 마지막 관문인 조령관이다.‘책바위’는 3관문 500m 아래 장원급제길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쯤에서 책바위에 얽힌 옛이야기 한 자락. 옛날 새재 인근에 살던 부자가 천신만고 끝에 아들 하나를 얻었다. 귀한 아들이 까닭없이 시름시름 앓게 되자 부자는 용한 도사를 찾아가 물었다.‘담장을 헐어 책바위 뒤에 쌓아 놓고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라.’는 도사의 말을 들은 아들은 집의 돌담을 헐어 3년 동안 책바위까지 날랐다. 돌을 지고 나르느라 많은 운동을 한 덕에 절로 몸이 튼튼해졌고, 공부를 열심히 해 장원급제까지 했다고 한다. 이후 새재를 넘어 과거를 보러 가던 선비들이 하나둘 찾아와 장원급제의 소원을 빌었고, 오늘날에도 해마다 입시철이면 학부모 등 하루 평균 400명 정도가 이곳을 찾아 합격을 기원한다. 돌을 책처럼 쌓아놓은 책바위는 지름 2m, 높이 2m 크기의 돌탑이다. 전설을 토대로 10년 전쯤 조성됐다. 뒤편 장대 위에 기러기 모양의 새를 나무로 깎아 만든 20여점의 솟대는 희망과 경사를 상징한다. 내친걸음 새재약수터까지는 가봐야 한다. 책바위에서 5분 거리. 조령관 좌측 길가에 자리 잡은 약수터는 ‘한국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예전엔 한양길을 재촉하던 선비와 길손들의 갈증을 풀어줬던 약수다. 한 바가지 퍼 마시니 산행으로 쌓인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4월부터 매주 보름달이 뜨는 주말이면 ‘문경새재 달빛사랑 걷기대회’가 열린다. 쏟아지는 달빛 속에 자박자박 걸음을 옮기다 보면 희망이 절로 샘솟을 듯하다. 글 사진 문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문경나들목→문경새재. ▶맛집 새재할매집(571-5600)은 40년 가까이 새재를 지킨 맛집이다. 더덕정식, 약돌돼지석쇠구이 등이 주메뉴.1만원. 소문난식당(572-2255)은 묵조밥 잘하기로 소문났다. 도토리묵조밥 6000원, 청포묵조밥 8000원. ▶머물 곳 문경관광호텔 571-8001 문경새재파크 571-6069 문경새재관광호텔 553-8000 ▶유용한 전화번호 문경시 문화관광과 550-6394 문경새재관리사무소 571-0709 문경새재박물관 550-6423 문경시문화원 553-2571.
  • 가수 김흥국 “지금은 출마 계획 없다”

    가수 김흥국이 한나라당 공천 및 국회의원 출마설과 관련해 “출마 계획 없다.”고 밝혔다. 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대한가수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지인들의 정치 참여 권유에 그동안 많이 고민했다.”며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니기 때문에 가수,방송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최근 국회의원 출마설에 대해 “93년부터 인연을 맺어온 정몽준 대표와의 친분에서 비롯된 거 같다.”며 “주위의 출마에 대한 권유와 질타도 많았지만 아무도 없는 산사에 찾아가 백팔배를 올리며 마음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흥국은 “정치에 대한 야망은 있었지만 그동안 기회가 없었다.”며 “내 이름 흥국(興國)처럼 나라를 위해 일하는 꿈을 많이 꿔 왔었던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또 “지금 제일 부러운 사람이 유인촌”이라면서 4~5년후에 기회가 오면 멋있게 할 것이다.”라고 정치참여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 기자회견 마지막에 “기러기 아빠 5년차”라며 눈시울을 붉힌 김흥국은 “아직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가수협회 회장 남진과 부회장 정훈희씨가 배석했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파원 칼럼] 일본에도 잉글리시는 있지만… /박홍기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에도 잉글리시는 있지만… /박홍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전 총리 때 발족된 ‘교육재생회의’가 31일 활동을 끝냈다.1년5개월만에 해산됐다. 아베 전 총리가 추진한 강력한 교육개혁의 드라이브를 뒷받침했던 조직이다. 교육을 통해 21세기에 걸맞은 ‘아름다운 일본’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명칭도 ‘교육재생’, 즉 공교육을 되살리는 데 무게를 뒀다. 교육재생회의는 활동을 마감하면서 ‘최종보고서’를 후쿠다 야스오 총리에게 건넸다. 핵심은 지·덕·체의 균형을 갖춘 교육환경 조성이다. 그러면서 학력 향상을 위한 초·중학교의 수업시간 확대와 함께 초·중학교의 영어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초등학교 5·6학년의 교육과정에는 1주에 1시간씩의 영어교육 도입을, 중학교는 영어시간을 현행보다 좀 더 늘리자는 제안이다. 일본의 초등학교에는 영어교육이 따로 없다. 한국에 견주면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진 셈이다. 한국은 1996년 ‘세계화’라는 구호 아래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했다. 일본은 ‘유토리(여유)교육’체제 아래 재량시간을 활용, 희망 학생들에 한해 1주일에 1시간씩 영어를 가르칠 뿐이다. 물론 영어학원을 다니는 초등학생도 적잖다. 또 부모들의 관심도 만만찮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눈에는 ‘마뜩잖은’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일본 초등학생의 영어수준에 대해 “한국에서 초등학교 영어수업을 도입하기 이전의 상태”라는 ‘농담’도 있다. 일본도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교육재생회의가 교육개혁 차원에서 포함시켰을 정도이니 말이다. 관건은 재원과 교원의 확보다. 때문인지 초등학교의 영어교육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유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같다. 일본의 사회적 분위기는 한국과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교육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얘기다. 영어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불어나 중국어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영어를 잘해야 나라가 발전한다.’,‘영어가 국가경쟁력이다.’라는 검증되지 않는 논리도 없다. 필요한 사람만 공부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게 현실이다. 영어 자체에 목매기보다는 해당 전공에 전념하는 게 더 실속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전인교육 체제인 초등학교의 경우, 영어는 지·덕·체의 기초를 닦기 위한 다양한 교육 체험학습의 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니 한국의 ‘기러기 아빠’와 같은 엇나간 가족상은 일본에 없다. 오히려 영어의 스트레스보다 책읽기와 쓰기·말하기에 대한 모국어의 부담이 큰 편이다. 이른바 ‘스스로 학습하는 힘’,‘선택하는 힘’,‘살아가는 힘’을 기르기 위한 첫걸음에 비중을 둔 까닭에서다. 단적인 사례지만 일본의 7개현은 고교 입시 때 ‘일본어듣기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설명문이나 회화문을 들려준 뒤 올바르게 내용을 파악하고, 생각을 정리·기술하게 하는 ‘경청 평가’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추세다. 생소한 시험이지만 곱씹어볼 만한 사안이다. 기업의 입사시험이나 공무원시험에서도 영어의 비중이 당락을 좌우할 만큼 중요 변수가 아니다. 공무원시험의 경우, 교양과목의 일부로만 다뤄지고 있다. 당연히 영어를 필요로 하는 부서에서야 검증은 엄격하다. 중요한 건 영어가 아니라 능력이고, 기술력이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라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냉정하리만큼 실리적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의 깊이는 실제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영어광풍’은 일본에서 느낄 만큼 세다. 하지만 영어 공부에 대한 명확한 요구 수준도, 기준도 없는 듯싶다. 꼭 ‘영어만을 공부하라.’는 일방적인 ‘명령’처럼 들린다. 때문에 부모를 따라 일정기간 일본에서 생활하는 한국의 초·중·고교생들이 일본어가 아닌 영어를 좇아 값비싼 국제학교를 찾는 씁쓸한 현실도 한번쯤 직시해봄직하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문화마당] 초중고 영어수업,누가 맡을 것인가?/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ㆍ문학평론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초·중·고 수업 일부를 영어로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수위는 기러기 가족을 양산하고 있는 영어문제가 이제는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었다며 영어교육 혁신을 주장하고 있고, 교육단체들은 어린아이들의 정체성 혼란과, 영어과외 사교육 붐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아이들의 영어교육을 위해 우리사회가 쏟아 붓는 천문학적인 사교육비와 시간을 생각하면 인수위의 발표는 오히려 만시지탄의 감이 있다. 외국어는 어릴 때 배울수록 효과가 크고, 영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 또한 공교육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능시험만을 위한 ‘죽은 영어’ 대신, 살아있는 생활영어교육을 시켜야만 한다. 영어수업으로 인한 아이들의 정체성 혼란 문제 역시 크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 지금은 하나의 고정된 정체성보다는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시대가 되었으며, 민족주의자보다는 ‘세계의 시민’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지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진화(共進化) 이론’에 의하면, 외국어나 외국문화는 민족주의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자국어나 자국문화를 풍요롭게 해주며 우리의 정신과 시야를 크게 넓혀준다.“외국어를 아는 것은 또 하나의 정신을 갖는 것이다.”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더구나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이미 문화적, 언어적 정체성이 확립된 후여서, 영어수업으로 인해 민족혼을 빼앗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영어수업을 잘 듣기 위한 또 다른 과외가 생겨날 수는 있다. 과외를 없애기 위한 제도를 시행하는 순간, 거기에 대비하는 또 다른 과외가 생겨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계획대로, 영어 말하기와 듣기 시험을 대학입시에 도입하면 한국인의 영어실력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다만 그 경우에도, 새로 시행되는 시험 대비를 위한 또 다른 조기유학과 학원과외가 극성을 부릴 것이다. 그래서 기러기 가족을 없애려면 비단 영어교육뿐 아니라 국민 인식의 변화, 입시지옥, 그리고 글로벌 인재 양성과는 거리가 먼 우리의 척박한 교육환경 문제도 같이 해결해야만 한다. 그러나 보다 더 절박한 문제는 “과연 누가 영어수업을 담당할 것인가?”이다. 당국은 또다시 2000명의 현직 교사들을 단기연수와 해외시찰을 통해 양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하다. 외국어는 결코 단기연수나 해외시찰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권 대학의 학위도 영어강의 능력과는 무관하다. 영어가 서투른 교사의 투입은 학생들의 영어를 망치는 첩경이다.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틀린 발음이나 부자연스러운 억양, 또는 브로큰 잉글리시로 말하는 교사에게 배우는 것은 가히 치명적이다. 초등학교 때 한 번 잘못 굳어진 영어는 평생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정부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전폭적인 ‘재원´을 마련해 영어가 모국어인 원어민이나,‘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교사들을 대거 신규 채용하는 것이다. 만일 형식적인 연수를 거쳐 기존의 교사들을 재투입하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한다면, 영어교육의 실패는 필연적이다.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현재 영어강의가 가능한 교사가 49.8%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설문조사에 응한 교사들의 자천일 뿐, 실제로는 4.98%도 채 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물론 영어강의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영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학생들을 모아놓고, 영어가 잘 안 되는 교사가 가르치는 영어강의는 어느 외교관 자녀의 말대로, 피차가 “괴로울 뿐”이다. 강의의 수준과 질 또한 모국어강의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초·중·고 영어수업, 과연 누가 가르칠 것인가? 지금 우리는 바로 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만 한다.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 교수ㆍ문학평론가
  • “영어교육 늘리면 ‘기러기’ 줄까” “새 입시제도선 과외비만 늘 것”

    “외국어를 배우는 첫 번째 목적은 의사소통이다. 학교에서 영어로 아이들을 가르쳐야 영어로 말문이 트인다.” “누구나 영어전문가가 될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필요한 사람만 배우면 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30일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 실천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본지는 토론회에 앞서 29일 전문가들로부터 찬반 의견을 들어봤다. 찬반 양론은 팽팽했다. 특히 기러기 아빠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인수위의 의도에 대해 기러기 아빠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수준별 수업… 학생 줄어야” 최인철 경북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29일 “몰입교육은 반대하지만 영어는 영어로 배우는 게 맞다.”면서 “하지만 모든 국민이 영어를 잘해야 하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10∼15년 사이 임용교사를 치른 젊은 교사들은 100% 영어로 수업이 가능하다.”면서 “수준별 수업을 하고 학생 수를 줄이는 등의 전제조건만 충족된다면 초기에 다소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영어로 하는 영어수업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운찬 “영어수업은 원어민이” 하지만 정운찬 서울대 교수는 이날 부산 센텀호텔에서 열린 중고교 사회과 교사 대상 강연에서 “몰입식 교육이라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영어시간에 영어로 하는 것은 일리가 있지만 한국인이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국식 영어’ 가능성을 우려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본지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게 뻔하다.”면서 “국민 모두가 영어를 잘하면 잘살 수 있다는 식의 논리도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학자 진중권씨는 지난 28일 한 라디오방송에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은 충실하게 가르치면 되고 나머지 다른 사람들은 영어 배우는 시간에 자기 전공 더 열심히 하는 게 경쟁력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 잘하는 게 경쟁력 강화” ‘기러기 아빠’를 없애기 위해 영어를 공교육에서 책임지겠다는 말에 대해서도 정작 당사자들은 크게 믿지 않는 분위기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유학중인 중학생 딸과 뒷바라지를 위해 함께 있는 부인 등 가족과 3년째 떨어져 사는 회사원 이모(46)씨는 “영어도 영어지만,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실망해 일찍 유학을 보냈다.”면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가만히 들어보면 결국 사교육비는 더 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봉의 절반이 훨씬 넘는 돈을 매년 딸 유학비로 쏟아붓고 있지만, 올해 중3이 되는 딸이 한국에 있었더라면 급격한 대입제도 변화의 희생양이 됐을 것이라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기러기 아빠인 회사원 장모(45)씨도 영어 때문에 아이를 외국에 보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김성수 이경원기자 sskim@seoul.co.kr
  • 李 “영어과외 안받아도 대입 걱정없게”

    李 “영어과외 안받아도 대입 걱정없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5일 “영어 과외를 받지 않더라도 대학 가는 데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 16개 시·도 교육감 간담회에 참석, 전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과 관련해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웬만한 생활영어를 거침없이 할 정도로 하고 과외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청회를 통해 (정책을)자세히 알려주면 국민들도 ‘아 그렇구나. 영어 때문에 사교육비 쓰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유학 가는 아이들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정책이 영어과외를 부추길 것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어설프게, 갑작스럽게 만든 게 아니다. 오랫동안 시험해 보고 결과를 내놓고 지금 발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앞서 한국교총 대표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자칫 입시생 과외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차기정부 교육개혁의 가장 큰 목표는 공교육을 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감들은 오는 2010년부터 고교에서 영어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도록 한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방침과 관련, 영어교사의 ‘영어능력인증제’ 도입과 초등 영어교사 자격증제 도입을 건의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이날 인수위 간사단회의에서 “영어교육으로 인해 오는 문제점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해야 할 시점”이라며 “소위 ‘기러기 아빠’라든지,‘펭귄 아빠’라든지 하는 별칭이 있는 이산가족 현상을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인식”이라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안도현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

    갱죽·진흙메기·예천 태평추·물외냉국·무밥·건진국수…. 우리의 희미한 기억속 전통 음식들이야말로 훌륭한 시적 재료가 될 수 있다. 시인 안도현(47)의 신작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창비 펴냄)는 이를 유감없이 보여 준다.2004년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이후 4년 만에 펴냈다. 시인은 아스라히 잊혀져 가는 기억속의 전통 먹을거리를 들고 나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려 낸다.“짚불을 피우고 배를 딴 메기를 몇마리 던져넣었다/ 메기들은 내장도 없이 불꽃속으로 맹렬히 헤엄쳐 갔다/ 가문 방둑 잿빛 진흙에 대가리를 들이밀듯 꼬리지느러미로 땅을 쳤다/ (중략)/ 진흙이 다 된 메기들은 그때서야 안심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달려들어 쫄깃한 진흙의 살을 뜯어먹으며/ 어쩌면 코밑에 메기 수염이 돋아날지 모른다고 생각하였다”(‘진흙메기’ 중에서) 경북 예천의 외갓집에서 겨울에만 먹던 태평추는 어린 시절의감성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태평추는 채로 썬 묵에다 뜨끈한 멸치국물 육수를 붓고 볶은 돼지고기와 묵은지와 김가루와 깨소금을 얹어 숟가락으로 훌훌 떠먹는 음식인데 눈 많이 오는 추운 날 점심때쯤 먹으면 더할 수 없이 맛이 좋았다”(‘예천 태평추’ 중에서) 요즘은 ‘돼지죽’으로만 치부되는 갱죽도 그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다.“하늘에 걸린 쇠기러기/ 벽에 걸린 시래기/ 시래기에 묻은 햇볕을 데쳐/ 처마 낮은 집에서/ 갱죽을 쑨다/밥알보다 나물이 많아서 슬픈 죽/ 훌쩍이며/ 떠먹는/밥상모서리/쇠기러기 그림자가/ 간을 치고 간다”(‘갱죽’ 전문) 안 시인은 “음식은 모든 감각의 총결집체”라며 음식 시편을 쓰게 된 동기를 털어놨다.6000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만화가 이원복 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국민만화가 이원복 교수

    ‘사이(間)의 예술’이라고 한다. 미국의 스콧 매클루드(48)는 만화계 천재이자 만화이론을 체계화한 학자로 유명하다.1993년 출간된 그의 저서 ‘만화의 이해’는 전세계 15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지금도 각국에서 스테디셀러로 읽히고 있다. ●‘먼나라 이웃나라´ 1300만부 이상 팔려 그는 2003년 한국을 방문, 만화산업의 미래를 진단한 바 있다. 이때 만화가 형편없는 상업주의의 소산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을 의식하면서 21세기 문화산업의 축이라고 여겨지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파했다. “위대한 글과 그림이 결합하면 이야기를 서술하는 데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게 가능한 것이 바로 만화다. 장면을 명확하게 묘사하는 역할을 그림이 맡아주면 글은 보다 넓은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만화의 강점이다.” 그러면서 칸과 칸 사이의 공간이야말로 마술과 미스터리가 일어나는 원천이라고 역설했다. 만화를 그저 오락물이나 심심풀이로 여기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매클루드의 말처럼 만화는 분명 무한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함을 던져주기에 인류역사와 함께 꾸준히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오늘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여전히 즐기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으로, 어른들은 옛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생각나게 한다. 이쯤해서 문득 떠올려지는 인물이 있다. 다름 아닌 국민만화가로 유명한 이원복(62) 덕성여대 교수.‘먼나라 이웃나라’‘가로세로 세계사’‘부자국민 일등경제’‘신의 나라 인간나라’ 등 그가 펴내는 만화마다 대부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특히 ‘먼나라 이웃나라’는 1987년 초판 이래 현재까지 무려 1300만부 이상 팔리는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다. 또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등으로 번역출간돼 해외에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이 교수는 천대받던 만화시장에서 어른들도 즐기는 교양만화의 장르를 개척해냈음은 물론, 글로벌시대의 문화통역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한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림 속에 그만의 해박한 지식을 담아 많은 학생들의 세계사 공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 강남의 집필실에서 이 교수를 만났다. 캐나다에 막 다녀온 직후였다. 이유를 묻자 “8년 전 하나 밖에 없는 아들과 아내를 캐나다에 보내고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기러기 아빠”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신의 물방울´보고 편견 바로잡고자 집필 그는 요즘 와인에 푹 빠져 있다. 최근 ‘와인의 세계’(1권·김영사)라는 만화책을 펴낸 데 이어 ‘세계의 와인’(2권)을 집필 중이다. 지금까지 역사나 경제 등 무거운 주제를 다뤄왔던 그가 다소 생뚱맞게 ‘와인만화’를 펴낸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일본만화 ‘신의 물방울’을 보고나서였다고 한다. 한마디로 ‘뻥이 심한’책이라는 것. 예를 들어 와인 한 모금 마시고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것 등이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이제 막 와인 붐이 생겨나는 마당에 왜곡된 이미지를 만들기 십상이라는 생각에서 와인만화를 그리게 됐다. “우리나라 최고 경영자 가운데 80%가량이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합니다. 돈 주고 사먹는 와인인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죠. 그저 입맛에 맞는 와인을 내 방식대로 즐기면 그만입니다.” 와인 이름을 외우는 광경을 종종 목격한다는 그는 어느 프랑스 와인업자의 말처럼 “한국인들은 와인을 입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마신다.”고 했다. 특히 와인열풍과 함께 관련 책이 봇물처럼 나오지만 대부분 보고 나면 머리가 더 복잡해진다는 것. 때문에 이번에 펴낸 ‘와인만화’도 와인에 얽힌 역사·문화적 에피소드 위주로 쉽게 꾸몄다고 했다. 그가 와인에 관심을 가진 것은 8년 전 미국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때였다. 당시나 지금도 칠레와인을 즐겨 마신다고 한다. “저는 결코 와인전문가가 아니며 단지 애호가일 뿐입니다. 와인을 즐기다보니 흥에 겨워 책을 내게 됐지만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차례 와이너리에 직접 가보기도 했지요. 오는 4월에 나올 두번째 책에는 와인에 대한 편견을 다룰 예정입니다.” 아울러 ‘세계의 와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먼나라 이웃나라’의 스페인편(완간편)을 집필할 계획을 밝혔다.“이제 독자들은 멋있는 정보를 원한다.”면서 “와인만화는 너무나 즐겁고 행복한 외도”라고 했다. 화제를 바꿨다. 알다시피 그는 ‘현대문명진단’이란 주제로 13년간 만화칼럼을 연재하면서 ‘현대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문명은 어떻게 변화할까. 지체없이 그는 “첫째는 여성중심으로 변하는, 즉 여성문명이 점차 확대되는 특징을 이룬다.”고 했다. 일부일처의 결혼관이 붕괴되면서 혼자 사는 여성이 늘어나는 것도 한 예라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생활패턴의 변화라고 했다. 즉, 어떤 목적을 위해 서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같으면 20세에 대학 들어가 군복무를 마치고 27세에 취직을 한다는 생각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런 패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성공이 목적이었으나 이제는 행복추구를 우선시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등 나름대로 현대문명을 진단한다. ●만화는 영구적 발전… 교육소재는 무조건 대박 만화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은 만화책을 어른들은 신문으로 만화를 즐기고 있다. 만화의 독자는 무궁무진하고 영구적으로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만화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는 “인류판타지의 최초 스케치”라고 전제한 뒤,“만화는 돈이 안든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내 생각을 얼마든지 펼쳐보일 수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학습만화는 단군 이래 매년 호황을 이뤘다. 교육을 전제로 한 것은 뭐든지 잘 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만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서울대 건축학과를 다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1960년대 중반 공과대학이 인기를 끌었을 때 건축학도가 그저 멋있게 보여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그가 만화가로 소질을 발휘한 것은 1962년 경기고 1학년 때였다. 소년한국일보에 아르바이트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야망의 그라운드’‘미니 바람 꽃구름’‘치티치티 뱅뱅’‘사랑의 학교’ 등을 그렸다. 이 교수의 어릴 적 꿈은 만화가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을 살려낼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날 ‘만화는 나를 표현하는 무한한 놀이터’라는 생각에 진로 수정을 하게 됐고 ‘세계문학전집’과 만화를 닥치는 대로 읽으며 소양을 쌓았다. 아울러 틈만 나면 외국만화를 보고 그렸다. 대학 때 독일 유학을 떠났고 유학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새소년 잡지에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연재하면서 본격적인 ‘프로 만화가’의 길을 걸었다. 이 만화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에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를 보는 눈을 뜨게 했다. 그의 유학시절은 나중에 만화이면서 인문서로 인정받은 ‘먼나라 이웃나라’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연재를 펑크내지 않았는데 이는 신용을 생명처럼 여기는 습관 덕분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도대체 선생님의 만화가 인기를 끄는 비결이 뭔가요.”라고 질문했다.“자료와 현장이다. 한권 한권 낼 때마다 자료와의 전쟁을 치른다.”며 껄껄 웃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6년 충남 대전 출생. ▲65년 경기고등학교 졸업. ▲66년 서울대 공과대학 건축공학과 수료. ▲75년 독일 뮌스터 대학 디자인 학부 유학. ▲81년 동대학원 졸업,Diplom Designer 학위취득. ▲81∼86년 동교 철학부에서 서양미술사 전공(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85년 독일 뮌스터시 초청 개인전. ▲88년 한국 도서 잡지 윤리위원회 금상 수상(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89년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금상 수상(학습만화세계사 계몽사). ▲93년 한국색동회제정 눈솔상 수상. ▲94년 한국 간행물 윤리위원회 간행물, 윤리상(저작부문:현대 문명진단). ▲98년 한국 애니메이션 학회 회장. ▲84∼현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주요작품 먼나라 이웃나라(87년), 자본주의 공산주의(90년), 세계의 만화 만화의 세계(91년),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93년), 국제화 시대의 세계경제(94년), 현대 문명 진단(94년), 세계로 가는 우리 경영(95년), 사랑의 학교(95년), 펜 끝으로 여는 세상(96년),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97년),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2003년), 와인의 세계(07년)
  • [씨줄날줄] 봉황휘장/육철수 논설위원

    봉황은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상서롭고 고귀한 상상의 새다. 봉(鳳)은 수컷이고 황(凰)은 암컷인데, 옛 문헌에 묘사된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아마 직접 본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그렇지 않나 싶다. 가장 그럴듯하고 마음에 드는 묘사는 열 가지 동물을 닮았다는 기록이다. 앞은 기러기(신의), 뒤는 기린(슬기), 턱은 제비(부귀), 부리는 닭(성실), 목은 뱀(풍년), 꼬리는 물고기(兵權), 이마는 황새(고귀), 뺨은 원앙(원만), 몸은 용(인재), 등은 거북(예지력)과 유사하다고 한다. 깃털은 5색이고 5음을 내서 운단다. 오동나무에 깃들고 대나무 열매와 감천수를 마시며, 덕치(德治)가 이루어지는 나라만 골라 날아든다고 전해진다. 예로부터 봉황이 덕·의·예·인·신(德義禮仁信)을 두루 겸비한 성군(聖君)을 상징한 연유일 것이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서 1967년 1월31일 대통령의 지위와 권위를 상징하는 표장(標章)으로 봉황휘장을 만들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장소, 대통령이 이용하는 항공기·차량·열차, 그리고 대통령이 주는 임명장과 표창장 등에는 어김없이 황금색 봉황휘장이 장식돼 있다. 여기에는 나라의 태평과 훌륭한 국가지도자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담겼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이렇게 멋있는 휘장을 쓰지 말자고 했다고 한다. 봉황이 너무 권위적이라는 게 이유다.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거리를 좁히려는 차원이라니 달리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하기야 역대 대통령들은 독재와 쿠데타, 비리 구속, 친인척 관리소홀, 탄핵과 실정 등으로 숭고한 봉황휘장의 의미를 수시로 훼손했다. 이 당선인은 전임자들이 인격과 통치는 국민의 기대에 한참 못 미쳤으면서 봉황휘장을 달고 위세를 부리던 모습이 못마땅했을지도 모른다. 봉황휘장을 쓰고 안 쓰고는 이 당선인이 선택할 문제다. 낡은 권위를 털어내고 낮은 데로 임하려는 그의 충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휘장에는 국가와 국민의 자긍심도 들어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개인적 결단을 굳이 말릴 수는 없으나, 새 국가지도자로서 봉황휘장 본연의 상징에 걸맞은 품성과 통치력을 발휘해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중랑천은 ‘철새천국’

    올해도 어김없이 중랑천에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하천 둔치에 겨울 보리밭이 조성돼 운치를 더하고 있다. 18일 광진구에 따르면 요즘 중랑천의 군자교와 서울 숲 근처에서는 수백마리의 철새들이 군무를 춘다. 고방오리, 쇠오리 등 겨울철새가 중랑천에 머리를 박고 먹이를 먹거나 둔치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가끔 청동오리, 큰기러기, 비오리 등 희귀 철새들의 모습도 보인다. 철새 주변에 비둘기, 참새 등이 함께 노닐며 먹이를 찾기도 한다. 새들은 1만 4500㎡ 규모의 자연학습장과 미니공원 안에 조성된 보리밭 주변에도 많이 날아든다. 지난 10월 보리밭을 파종하기 전까지 중랑천 둔치를 지키던 메밀밭의 알갱이가 수없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구청은 메밀이 실하게 열리자 메밀을 베어 그 자리에 덮어 두었다. 새들에겐 풍성한 잔칫상이다. 잔디를 연상시키는 보리밭과 철새들의 군무가 조화를 이루면서 군자교를 지나는 출근길 주민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오후에는 다리 중간에 서서 망원경으로 철새를 감상하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중랑천에는 총 45종의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체 수는 서울시 전체 개체 수의 14.3%다. 광진구 관계자는 “군자교 위가 철새 조망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부산 을숙도 인근에 조류생태공원

    부산 사하구 하단동 낙동강 하구에 전 세계 오리와 기러기류 등 각종 조류들을 한눈에 보고 습지 체험도 할 수 있는 조류생태공원이 조성된다. 부산시는 30일 을숙도 인근 일웅도에 총 1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6만㎡ 규모의 조류생태공원을 만드는 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내년에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에 들어가 2010년 완공할 예정이다. 일웅도 중앙부분 24만㎡에는 세계지도 모양의 습지를 만들어 각 대륙에서 서식하는 140여종의 오리와 기러기들을 인공 사육하면서 사람들이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도록 꾸민다. 조류생태공원 바로 옆에는 방문객들이 습지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습지공원’(1만 6000㎡)과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야외 카페 등을 갖춘 ‘비지터센터’(2만㎡)가 들어선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해질무렵 금강하구·을숙도·천수만

    해질무렵 금강하구·을숙도·천수만

    늦가을 해질 무렵 금강 하구. 사람들의 시선이 붉은 낙조가 드리운 금강호를 응시한다. 먼 갈대숲에서 갑자기 ‘푸드덕’ 소리와 함께 가창오리떼가 날아오른다.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한꺼번에 비상해 장엄한 군무를 시작한다. 수십만마리의 오리떼는 원형과 타원형으로 뭉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 장관에 보는 이들은 넋을 잃고 탄성을 토해낸다. 이곳 저곳에서는 셔터 누르는 소리가 이어 들린다.30여분간 아름다운 비행을 선보인 ‘겨울의 진객(珍客)’은 땅거미와 함께 이내 산등성이 너머로 자취를 감춘다. ●인기 만점 탐조여행 철새의 계절이 왔다.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주범으로 지목되지만 자연을 만끽하려는 탐조 인구는 해마다 늘고 있다. 금강 하구둑을 막아 생긴 금강호는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 중의 한 곳이다.50여종 70여만마리의 각종 철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쇠기러기,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가창오리 등 오리류가 많다. 먹이가 풍부하고 갈대밭이 우거져 있다. 이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326호인 검은머리물떼의 새 서식지로 조류학계의 주목을 받는 곳이다. 인근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촬영 무대가 될 만큼 경관이 뛰어나다. 특히 나포면 십자들녘은 ‘인간과 철새가 아름다운 동거’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민들은 추수를 하지 않고 벼를 논에 남겨 놓아 또다른 볼거리다. ●체험행사 풍성 전북 군산시는 ‘군산세계철새축제’ 기간을 맞아 다양한 관광상품을 마련했다. 지난 21일 시작돼 25일까지 열린다. 올해로 4회째. 올해 축제는 ‘자유와 꿈을 향한 비상, 가족과 함께 떠나는 철새여행’을 주제로 열린다. 철새와의 만남, 체험의 장, 이해의 장 등으로 구성됐다. 해마다 60만∼7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만큼 유명 철새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탐조회랑에서는 철새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올해 축제는 탐조투어, 생태체험 등을 더 늘렸다. 군산시가 200억원을 들여 만든 철새조망대는 새 명소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11층 56m의 조망대에 오르면 사방이 탁 트인 장관을 볼 수 있다. 금강과 서해, 인근 평야지대, 철새들의 비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조망대 10층에 자리잡은 회전식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하면서 금강주변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생태체험관에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철새들이 날아가거나 모여드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여 준다. 새를 테마로 한 사진, 보드게임, 퍼즐을 할 수 있는 ‘플레이존’은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체험학습관에서는 알공예, 새모양 쿠기와 초콜릿 만들기, 새모형 만들기를 할 수 있다. 알모양의 건물도 눈길을 끈다. 새들이 알에서 깨어나는 부화 과정을 단계별로 볼 수 있는 관찰관이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인간문화재의 매 사냥, 앵무새 말 흉내내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무료 탐조투어도 운영된다. 탐조투어 코스는 철새조망대와 새만금방조제, 신시도 배수갑문까지 다녀오는 4시간짜리와 나포십자들, 금강하구둑 주변을 살펴 보는 2시간짜리로 나뉜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동양화 펼쳐진 낙동강 낙동강 하구 을숙도 일대에는 이맘때이면 시베리아 등지에서 온 청둥오리 등 수십여종, 수만마리의 철새가 장관을 이룬다. 이곳 철새도래지는 1966년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됐다. 최근 사진작가, 탐조가가 많이 찾고 있다. 이곳 철새는 11월초에 찾아와 이듬해 3월초쯤 시베리아로 떠난다. 을숙도 남쪽 끝과 서쪽에 있는 탐조대에서 새를 감상할 수 있다. 갈대밭 사이나 부표 위에서도 탐조가 가능하다. 배를 타고 하구의 모래톱에 나가서도 철새를 구경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흰꼬리수리나 솔개가 모래밭에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이곳엔 겨울철 진객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청둥오리, 기러기, 검은목논병아리 등 148여종 7만∼8만여마리의 철새가 찾아온다. 청둥오리가 17%를 차지한다. 부산시가 최근 을숙도 철새공원을 새로 단장하고 지난 6월 을숙도에 에코센터를 건립해 찾는 발길이 많아졌다. 이곳에서는 철새 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철새생태 및 연구를 한다. 에코센터 이원호(32) 연구사는 “올해는 큰고니 등 40여종 2만∼3만여마리의 철새가 왔다.”며 “연말에는 7만∼8만마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4일에는 녹색도시부산21 추진협의회 주최로 ‘제4회 낙동강 하구 겨울철새 탐조대회’가 열린다. 에코센터는 내년 2월말까지 탐조행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 연말까지 무료이며 내년 1월부터 참가비를 받는다. 다음달 초부터 2개월간 철새먹이주기 행사도 진행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막바지 다다른 서산 충 남 서산 천수만 철새기행전이 막바지다.25일로 행사 일정은 끝난다. 탐조투어 버스를 타고 볼 수 있는 철새는 10여만마리 정도다.11월 초에는 40만마리가 찾는다. 탐조투어 버스는 서산AB지구 가운데에 있는 간월도에서 떠난다. 길이 35㎞,1시간30분 걸린다.A지구 담수호 간월호를 돌면서 높이 3m, 길이 30m 정도 되는 볏짚 탐조대에 잠깐 서 철새를 구경한다. 탐조대는 중간에 3개가 설치돼 있다. 요즘 많이 보이는 철새는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황오리,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 등이다. 평일에 1000명, 주말에는 1만명의 탐조객이 찾고 있다. 투어 요금은 1인당 5000원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말똥가리 등 맹금류가 많이 찾는다. 이곳을 찾는 철새는 300여종 40만여마리. 뜸부기, 호사도요, 황새, 말똥가리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2급 49종이 포함돼 있다. 김현태(38) 서산농공고 교사는 “천수만은 세계 가창오리의 99%가 찾는 곳”이라고 말했다. 많을 때는 가창오리만 30만여마리에 이른다. 천연기념물도 황조롱이, 노랑부리저어새, 원앙, 재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 등 37종이 있다. 서산AB지구는 1980년대 간척사업으로 생긴 농지로,4700만평에 이른다.A지구에는 간월도,B지구에는 부남호가 있다. 간월호는 800만평 규모다. 주변에는 서산마애삼존불, 수덕사, 안면도 등 좋은 관광지가 있다. 어리굴젓과 6쪽마늘 등 특산물도 유명하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빠져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간월도에는 회와 굴밥 등이 있다.(041)669-7744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군산 먹거리·볼거리 전북 군산시는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항구도시다. 군산시 해망동 내항 주변에는 크고 작은 생선 횟집이 즐비하다. 어느 집에 가나 신선한 회뿐 아니라 기본으로 주는 해산물이 풍성해 훈훈한 전라도 인심을 맛볼 수 있다. 군산 횟집 등 대형 횟집은 군산항을 조망하면서 광어, 도미, 우럭 등 싱싱한 횟감을 골라 먹을 수 있다. 서해안에서 잡아올린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은 군산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계곡가든, 유성가든 등 꽃게장 백반으로 유명한 식당이 많다. 가볼 만한 곳으로 새만금방조제를 꼽는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방조제를 달려 보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된다. 월명공원에 오르면 군산항과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멀리 충남 장항까지 내다 보인다. 월명산 끝자락에는 은파시민공원이 자리잡고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배를 타고 고군산군도를 여행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예로부터 ‘선유8경’이라 해 자연이 창조해 낸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금강변에 있는 소설 ‘탁류’의 작가 백릉 채만식문학관도 한번 둘러볼 만한 곳이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탐조 여행 주의 사항 조류 도감과 필기 도구를 챙겨가면 탐조에 도움이 된다. 망원경이나 쌍안경, 방한복과 장갑, 모자는 필수다. 철새는 경계심이 많아 200m 정도만 접근해도 날아가기 때문에 자세히 보고 싶다면 이같은 탐조 장비를 갖춰야 한다. 을숙도 에코센터의 이원호 연구사는 “화려한 색깔의 옷을 입거나 향이 진한 화장은 감각이 예민한 철새들을 자극할 수 있다.”며 피할 것을 조언했다.
  • [재테크 칼럼] 외화투자 적립식 보험이 안전

    약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800원대까지 떨어졌고,900원선 지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요즘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유학과 연수 목적으로 해외에 가족을 보낸 기러기 아빠들이 고민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환율하락으로 한꺼번에 바꿔 놓은 달러 가치가 떨어져 하루 만에 상당한 돈을 날리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시대가 되면서 환율은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투자 대상으로서의 외화는 낯설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녀 유학이나 해외여행 등 막상 외화가 필요할 때 환전을 해 환차손을 보기도 한다. 글로벌 시대에는 이런 손실을 막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외화 투자 상품을 선택, 미리미리 외화자금을 마련해 둬야 한다. 외화 투자는 재테크 차원을 떠나 실수요 대비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최근처럼 등락이 심한 환율시장에서 어느 시점에 외환을 사느냐는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한테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충분히 준비기간을 갖고 나눠 산 뒤 입출금을 관리해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인기 있는 적립식 외화보험은 미리 정한 금액의 외화를 매월 혹은 일정 기간마다 사는 방법으로 ‘코스트 애버리지(cost average)’ 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적금 붓듯이 외화를 조금씩 사서 매입단가와 이자율을 평균화시켜 환율 변동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장기적으로 자녀 유학이나 이민 등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적립식 외화보험을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예컨대 5년 뒤 자녀의 유학에 필요한 돈이 5만달러라고 하자. 외화보험을 통해 1년에 1만달러씩, 매달 830달러 정도 외화를 산다.5년 뒤에 뒤돌아보면 지난 5년 동안의 평균치에 가까운 환율이 적용된다. 무엇보다도 수시로 바뀌는 환율 움직임에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된다. 외화보험은 10년 이상 유지시 연 4∼5%대가 넘는 금리를 제공하며 비과세 혜택도 볼 수 있다. 요즘같이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을 때에는 유니버셜 기능을 가미, 추가납입을 통해 더 많은 외화를 모을 수도 있다. 실제로 필요가 없더라도 외화 자체를 통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고려해볼 만하다. 외화보험은 가입기간이 5∼10년 이상 되는 장기상품이다. 환차익을 위해 단기적 재테크 차원에서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도에 해약하면 손실을 볼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분산투자를 한다지만 환율이 오르내리면 이에 따라 사고팔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진정한 통화분산은 장기적 관점에서 운용해야 한다. 최근 환율이 계속 떨어지자 외화보험 가입자들 중에서도 혹시 손해를 보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녀의 유학자금이나 이민·노후생활 자금을 준비하기 위해 외화보험에 가입했다면 현재 환율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환율은 내가 모은 달러가 원화와 비교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가의 상대적 비교일 뿐이다. 달러 그 자체를 나중에 소비할 목적이라면 현재 환율은 크게 의미가 없다. 노재천 알리안츠생명 신채널실장
  • [씨줄날줄] 강소(强小)조직/육철수 논설위원

    조직 유형을 판단할 때 재미있는 분류법 하나가 있다.‘들소형’과 ‘게형’, 그리고 ‘기러기형’이 그것이다. 들소형 조직은 우두머리 소가 있고, 우두머리의 결정에 따라 다른 소들의 운명이 좌우되는 형태다. 게형은 바구니 안에서 서로 먼저 올라가려고 밟고 밟히는 무한경쟁 스타일이다. 기러기형은 V자 편대를 이뤄 상호협조 하에 목적지까지 다 함께 날아가는 유형이다. 세 유형 가운데 가장 효율적이고 강한 조직은 당연히 기러기형이다. 기러기들은 우선 공기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V자 대형을 이룬다. 맨앞의 기러기는 공기저항이 세서 가장 힘든 자리다. 그래서 선두 기러기가 지치면 곧바로 다른 기러기가 앞자리로 나선다. 뒤쪽 기러기들도 선두를 그냥 쫓아가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울어대 선두 기러기를 격려한다. 여기까지는 그저 본능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낙오하는 기러기에 대한 보호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비행중 아픈 기러기가 생기면 동료 두 마리가 대열을 이탈해서 같이 지상으로 내려가 원기회복을 도와준 뒤 다시 무리에 합류한다는 것이다. 미물 치고는 참으로 영리하고 탄탄한 조직력이다. 서울시가 지난주 ‘강소(强小)조직’을 선언했다. 몸집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한다.2010년까지 시 전체 공무원의 12.5%인 1300명을 줄이고, 조직을 기동성 있게 바꿔 ‘시민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무원 수를 늘려 국민의 눈총을 받고 있는 터라 일단 신선해 보인다. 기대도 크다. 그러나 강소조직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공무원 감소를 보완할 질적 향상에 성패가 달렸음은 물론이다. 공무원을 6만 7000명 늘리고, 이름조차 생소한 위원회를 남발한 정부가 서울시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비율과, 인구 대비 공무원 수를 들이대며 “아직도 작은 정부”라고 우길 게 아니다. 공무원의 자질과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부패·무능·방만 이미지라면 증원이 곱게 보일 리 만무하다. 사람이 자원이고 자본인 시대에 정부조직이 기러기만도 못하단 소리를 들을 수야 없지 않은가.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45) 사육사를 어미로 여기는 새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45) 사육사를 어미로 여기는 새들

    가금사에 근무하는 이영미(26) 사육사는 얼마 전부터 꽁지(?)가 생겼다. 출근 후면 생기는 꽁지가 행여 끼이고 치일까 문을 여닫는 것도, 도로를 건너는 것도 조심스럽다. 꽁지 길이만 3∼4m. 화장실까지 따라붙은 것이 귀찮기도 하련만 이 사육사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사육사따라 조류 6마리 졸졸졸 이 사육사에게 붙은 꽁지는 최근 2∼3개월 사이에 태어난 새끼 오리와 공작, 닭 등 6마리. 나름의 순서도 있다. 가장 먼저 태어난 인도청공작 ‘향이’‘단이’‘숙이’를 선두로, 오리 ‘땜빵이’와 ‘째깐이’가 뒤뚱대며 따라온다. 맨 뒤는 다리가 짧아 늘 종종걸음을 걷는 병아리 ‘까망이’ 차지다. 저마다 색깔과 모양, 종류가 다르지만 6마리 모두 이 사육사를 생모(生母)로 생각한다. 녀석들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처음 본 것도, 먹이 등을 주며 늘 곁에 있어준 것도 이 사육사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오리, 기러기 등 대부분의 조류는 자신이 태어나는 순간에 처음 보게 되는 ‘움직이는 사물’을 어미로 생각한다. 최근 동물원은 조류의 인공부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사육사들이 알을 깨는 과정을 일일이 점검한다. 제때 부화하지 못하는 새끼들은 알 깨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을 가장 먼저 보게 된 새끼들이 사육사를 부모로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 6마리는 이 사육사의 도움으로 인공부화장에서 태어났다. ●부모자식은 서로를 각인하는 것 이는 동물행동학(ethology)의 대부 콘라드 로렌츠(1903∼1989)가 확립한 임프린팅(imprinting)이론의 대표적인 예다. 이런 습성은 태어난 직후 일정 기간만 나타나는데 오리는 생후 17시간, 다른 새들은 생후 50일 동안 경험한 대상을 부모로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이 사람을 잘 따르는 것과 어미로 여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인공포육장 김권식 사육사는 “조류 이외의 대부분의 다른 동물들은 사람 손에 자라더라도 사람을 부모로 여기지는 않는다.”면서 “굳이 표현하면 먹을 것을 주는 다른 동물이나 친구 정도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6마리 새끼들은 매일 이 사육사를 따라 산책하며 흙목욕도, 일광욕도 한다. 쪼르록 어미를 따라다니는 모습은 영락없는 한 가족이다. 신기하긴 사육사도 마찬가지. 이영미 사육사는 “새끼들이 어미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탈 없이 더 건강하게 키워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미소지었다. 임프린팅 이론을 우리식으로 번역하면 새길 각(刻) 도장 인(印)을 써 ‘각인이론’이라 부른다. 그것이 본능이든 오해로 인한 해프닝이든 부모와 자식의 연은 제 몸에 서로를 깊게 새기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Let’s Go] ‘철새들의 낙원’ 충남 서산 천수만

    [Let’s Go] ‘철새들의 낙원’ 충남 서산 천수만

    해거름. 노을이 만든 붉은 하늘과 한낮의 기운이 여전한 파란 하늘이 팽팽히 대립하는 시간. 그 경이로운 하늘위로 먹물 번지듯 검은 물체들이 퍼져 간다. 가창오리 수십만마리가 펼치는 화려한 군무다. 전 세계적으로 이 계절에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철새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창오리뿐 아니라 기러기, 두루미 등 내나라 땅을 찾은 겨울 진객들이 벌이는 춤사위와 만나는 것은 초겨울 여행의 백미. 철새들이 찾아왔다는 소식에 서둘러 탐조길에 나섰다. 장소는 ‘물 반 철새 반’이라는 충남 서산의 천수만. # 초겨울 여행의 백미 탐조여행 천수만은 충남 서산시를 중심으로 태안군 안면읍과 보령시 사이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철새 도래지다. 면적이 자그마치 여의도의 18배에 달한다. 천수만 A,B지구에서 가을걷이 후 남은 많은 양의 낙곡이 풍부한 먹잇감을 제공하는 데다, 모래톱과 갈대밭 등 은신처가 많은 천수만이 천혜의 쉼터를 만들어 놓았다. 철새들에게는 낙원인 셈이다. 천수만습지연구센터 한종현 교육간사에 따르면 이곳을 찾은 철새들은 가창오리 30만마리, 기러기 6만∼7만마리 등으로 추산된다. 이들을 먹잇감 삼아 10여종의 맹금류도 곧이어 들이 닥친다. 여기에 천수만 상류 해미천에서 주로 관찰되는 세계적인 희귀종 노랑부리저어새 등을 합쳐 40여만마리의 철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 하루 두 번 열리는 철새들의 에어쇼 탐조여행의 으뜸가는 볼거리는 역시 군무. 동틀 무렵과 일몰을 전후해 하루 두 차례 수면을 박차고 하늘로 치솟는 가창오리의 ‘에어 쇼’는 감동적이다. 합치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다양한 모양의 그림을 그려낸다. 군산시 금강철새 생태관리과 한성우 학예연구사에 따르면 가창오리들이 에어쇼를 벌이는 동안 비행 간격이 최소 30㎝에 이를 때도 있다고 한다. 순식간에 선회 곡예를 벌이면서도 서로 부닥치는 일이 없는 민첩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 한 학예연구사는 “시베리아 등이 고향인 가창오리는 야행성입니다. 겁도 많죠. 낮에는 포식자를 피해 호수 한가운데서 쉬다가 해질 녘에 먹이를 찾아 나서며 이처럼 군무를 펼치는 겁니다. 산란 장소인 시베리아 등에서는 이런 장관을 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껏 재주를 부린 가창오리가 천수만 인근의 논에 사뿐히 내려앉는 것과 동시에 이번엔 수만마리의 기러기들이 저 유명한 ‘V‘자형 편대비행으로 천수만 하늘을 수놓는다. 가창오리와는 반대로 호수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밤을 보내려는 것. 철새들의 군무는 천수만에 완전한 어둠이 깔릴 때쯤 비로소 막을 내린다. # 기본적인 탐조장비는 갖춰야 한종현 교육간사는 “탐조는 눈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15만∼20만원대의 텔레스코프 가격이 부담스럽다면,1만∼2만원이면 살 수 있는 쌍안경 등 최소한의 장비는 갖춰야 합니다.”라고 주문했다. 두꺼운 방한복과 장갑, 모자는 필수. 조류도감 한 권쯤 들고 간다면 금상첨화다.‘기다림의 미학’도 절실하다. 한 간사는 “철새는 경계심이 많아 100∼200m만 접근해도 날아가 버려요. 탐조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겠다는 욕심에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새들을 날리는 탐조객들을 종종 봅니다. 새는 인간보다 체온이 높은 동물입니다. 한겨울을 보내기 위해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탐조객들 때문에 낙곡을 제대로 주워 먹지 못하면 밤새 추위를 이기지 못해 죽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 철새맞이 행사 풍성 천수만과 간월도 일원에서 25일까지 ‘2007 서산천수만 세계 철새기행전´이 개최된다. 행사 기간 중 천수만 A,B 지구의 차량출입이 통제된다.seosanbird.com, 천수만철새기행전위원회 사무국 041)669-7744. 부석사에서는 철새 탐조와 템플스테이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busuksa.com,041)662-3824. 전북 군산시 금강호 일대에서는 21∼25일 제4회 군산세계철새축제(www.gunsanbirdfestival.net)가 열린다. 가창오리를 비롯해 100여종 70여만마리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철새조망대∼나포십자들녘∼조류관찰소∼금강하구를 돌아보는 겨울철새 탐조여행과 철새조망대∼비응도 관광어항∼야미도를 둘러보는 새만금 관광투어도 펼쳐진다.063)453-7213∼4.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는 9∼13일 제1회 철새축제가 열린다. 조류보호협회 창원시지회 회원 15명으로 구성된 탐조가이드가 탐조포인트 10여곳에서 철새 이름과 생태를 설명해 준다. 창원시는 내달부터 주남 저수지 전용 홈페이지(junam.kr, 주남저수지.kr)에 철새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올릴 예정이다. 강원도 철원군 또한 수많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기러기는 물론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호), 흰꼬리수리 등 희귀 맹금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철원군청에서는 11월 중순경 철새탐조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철원군 동송읍 고석정국민관광지에서 현장 접수한다. 인솔자는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어른 1500원. 주차료 4000원.033)450-5558. 철원자연생태학교에서도 탐조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초등학생 1만원. 강사료는 별도. 반드시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011)368-2484. 글 사진 서산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서산 천수만은 기러기 천국

    세계 최대 철새도래지 충남 서산 천수만에는 기러기류의 철새가 가장 많이 찾아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올 2∼6월 천수만 철새도래지를 모니터링한 결과 14목ㆍ33과ㆍ90속ㆍ172종의 조류 16만 2000여마리가 관찰됐다. 매월 2차례씩 천수만 서산A지구 5개 지점과 B지구 3개 지점에서 관찰한 것으로, 천수만 철새들을 전수조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 기러기류 조류가 12만 2000여마리로 압도적으로 많고, 종류는 참새류가 60종으로 가장 많았다. 간월호를 중심으로 한 A지구에서 12만 7000여마리가 관찰됐다. 이 가운데 가창오리가 3만 75마리로 23.6%, 큰기러기가 1만 5424마리로 12.1%를 각각 차지했다.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백로는 1마리, 황새 15마리, 노랑부리저어새 146마리, 저어새 4마리, 호사도요 2마리 등 법적 보호종도 28종이 발견됐다. 맹금류인 붉은배새매와 잿빗개구리매도 각각 3마리와 2마리가 관찰됐다. 부남호가 중심인 B지구에선 3만 5000여마리가 관찰됐다. 이 가운데 큰기러기가 9041마리로 25.5%, 쇠기러기는 7208마리로 20.3%의 높은 서식분포를 보였다. 법적 보호종도 노랑부리저어새 13마리, 매 12마리, 참매 5마리, 큰덤불해오라기 2마리, 큰고니 16마리, 조롱이 및 흑두루미 등 19종이 있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8) 전주 원동 ~ 익산 여산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8) 전주 원동 ~ 익산 여산

    옛길은 이야기속으로 사라진 길이다. 한때 민족 이동의 대동맥이었던 호남대로는 이제 역사로만 기억되는 잊혀진 길이다. 하지만 옛길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한 보고이다. 길을 다니던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옛길의 생명력은 또한 끈질기다. 국토의 개발이라는 거대한 밀물에 사라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원형이 보존된 곳이 적지 않다. 개발에서 소외된 호남지역은 그런 의미에서 옛길을 가장 많이 보존하고 있는 지역일 수 있다. 원(院)과 주막(酒幕), 객주(客主)는 사라지고 없지만 기쁨, 슬픔, 절망, 한의 역사를 간직한 옛길의 흔적을 좇을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주의 뒤안길이 된 옛길 전북 지방의 옛길은 전북의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의 서쪽 변두리를 지난다. 호남대로란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나지막한 구릉지대를 지나는 옛길은 한적한 2차선 도로로 변했다. 옛날 원이 있었다 해 붙여진 전주시 원동을 지난 옛길은 전주∼군산간 국도 26호선과 교차한다. 국도 26호선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길이다. 봄이면 전국에서 가장 긴 일백리 벚꽃터널을 이룬다. 벚나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재일교포들이 전해준 것이다. 일제가 수탈을 위해 만든 길에 재일교포들이 일본의 나라꽃을 심은 길은 이제 전주와 익산, 군산을 연결하는 산업도로로 변했다. 옛길이 국도 26호선과 교차하기 직전 오른쪽에는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1970년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남은 땅에 다양한 수목과 희귀식물을 심어 꾸민 수목원이다.33만 9380㎡의 부지에 178과 3010종의 수목을 재배하고 있다. 인터체인지 부근은 일제 시대에 미쓰비시 재벌이 운영하던 동산농장을 비롯한 일본인들의 대규모 농장이 있었던 곳이다. 전라선 철도도 동산농장에서 생산되는 쌀을 반출하기 위해 부설된 사설 협궤 철도였다. 그러나 동산농장이 있던 곳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섰다. 옛길은 용덕·용정·구정마을을 지나면서 호남고속도로와 교차해 완주군 삼례읍을 향한다. 호남고속도로를 왼편에 끼고 삼례까지 펼쳐지는 평야지대를 나란히 달린다. 옛길은 아련한 모습으로 논밭 사이를 지나다 만경강 상류인 삼례 한내 천변에서 끊겼다. 강을 건너던 다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내를 건너면 완산팔경(完山八景)의 하나인 비비정(飛飛亭)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비비정은 1573년(조선 선조 6년) 무관이었던 최영길에 의해 건립됐다. 이곳에 오르면 전주시내와 호남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앞으로는 한내가 흐르고 주변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풍광이 대단히 아름답다. 유유히 흐르는 물위로 기러기들이 내려앉는 풍경을 볼 수 있어 옛 조상들은 이곳을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 했다. 양반들은 이 정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시를 지어 주고 받으며 정취를 달랬다고 한다. 깊고 천이 넓어 군산, 부안에서 온 소금배와 젓거리배가 쉴새 없이 오르내렸다. 백사장 한쪽에는 큰 시장이 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은 조선시대 9대로 가운데 전주·남원·통영 방면으로 가는 ‘6대로’가 분기하는 곳이다. 호남대로는 비비정 옆 언덕을 지난다. ●동학농민군 2차 집결지 삼례 비비정 마을을 지난 옛길은 삼례읍 중심지에 들어선다. 삼례초등학교 앞을 지나 원삼례마을을 향하면서 헤어졌던 국도 1호선과 다시 교차한다. 국도 1호선은 익산쪽을 향하지만 옛길은 호남고속도로와 나란히 삼례중앙초등학교 옆을 지난다. 삼례는 동학농민혁명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1894년 9월(음력) 10만여 농민군이 항일 투쟁의 깃발을 앞세우고 재집결한 2차 봉기 장소이다. 일본군이 경복궁을 침범하고 청일전쟁을 일으키자 일본군과 탐관오리를 아내기로 결의한 농민군들은 삼례뜰에서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 삼례봉기는 근대 민족·민중운동의 출발이요 새로운 한국사회를 밝히는 위대한 횃불이었다. 이에 앞서 1892년 11월(음력)에는 동학교도 수천명이 교조 최제우의 억울함을 탄원하기 위해 모인 장소다. 이른바 교조신원운동(敎祖伸寃運動)이다. 삼례집회는 전라감영의 무력진압을 각오한 것으로 실은 탐관오리에 대한 투쟁이었다. 이들은 삼례역에 모여 두차례 전라감영에 의송(議送)을 보내 동학 교조의 신원(伸寃)을 할 것과 동학도에 대한 수탈 중지를 요구했다. 삼례집회는 본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동학도에 대한 부당 주구금지 조치를 얻어냈다. ●백제 도읍지 익산 호남고속도로 삼례인터체인지를 지나면 행정구역이 변한다. 옛길 남쪽은 완주군 삼례읍, 북쪽은 익산시 왕궁면이다. 왕궁은 백제문화제가 널리 분포되고 있는 지역이다. 제석사지(사적 제405호),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 함벽정(전북도 유형문화제 제127호) 등이 있다. 왕궁리 유적은 1989년부터 학술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마한의 도읍지설, 백제 무왕의 천도설, 안승의 보덕국설, 후백제 견훤의 도읍지설이 전해지고 있다. 왕궁리 유적지에는 백제계 석탑 형식에 신라탑 형식이 가미된 고려 초 작품으로 추정되는 5층 석탑(국보 제289호)이 남아있다. 옛길은 왕궁면 남촌마을과 삼례읍 농원마을 사이를 지나 봉광동을 스친다. 통정·역기·신기마을을 지날 때까지 왼쪽으로는 호남고속도로가 계속해 달린다. 전광리에서 호남고속도와 교차한 옛길은 왕궁저수지를 향한다. 왕궁저수지는 1931년 일제시대에 준공됐다. 옛길은 왕궁저수지 건설로 일정 부분이 수몰됐다. 대동여지도에 옛길은 왕궁저수지 중앙을 통과하는 것으로 기록돼있다. 저수지를 지나 연봉정 마을을 지난 옛길은 탄현고개를 넘는다. 연봉정 마을은 주막촌이었으나 현재는 초라한 농촌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탄현고개를 넘으면 익산시 여산면이다. 이곳부터 옛길은 국도 1호선과 다시 한몸이 된다. ●천주교 성지 여산 여산은 한양에서 내려올 때 호남의 초입 고을로 위세를 떨쳤던 지역이다. 호남에 들어가기 전 중요한 길목이어서 주막과 객주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장급 여관 하나 볼 수 없는 전형적인 농촌 면소재지다.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는 여산은 한때 학문과 행정의 중심지였다. 천주교의 전래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빨랐다. 그만큼 박해도 많이 받았다. 여산성당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여산부의 속읍지였던 금산·진산·고산 등지의 심산유곡에 숨어있던 신자들이 여산관아로 잡혀와 모진 형별과 굶주림의 고통을 당하고 1868년 처형돼 순교한 성지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철거된 동헌이 남아 있다. 동헌은 사또가 있었던 관아다. 여산동헌(전북도 유형문화재 제93호)은 조선 후기 관아 건물 가운데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된 몇 안되는 귀중한 문화재다. 동헌 앞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얼굴에 물을 뿜고 그 위에 백지를 여러 붙여 질식사시킨 ‘백지사(白紙死)터 성지’가 남아 있다. 옛길은 여산 동헌을 지난 뒤 1번 국도와 다시 만나 충청남도 논산시를 향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대표 “옛길 복원해 보행권 되찾아야” “역사 속에서 실재했던 옛길을 복원해 국민들의 보행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53) 대표는 “옛길을 복원해 보행권이 확보되면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우리 국토의 재발견과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땅 걷기 모임은 차를 타는 것 보다 느리게 걸으며 우리 국토를 다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족했다.‘보행권 되찾기 운동’과 ‘옛길 문화재 지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두발로 우리 땅을 걷자는 뜻으로 11월11일을 ‘길의 날’로 정했다. “우리 산, 우리 강, 우리 국토가 너무 아름다워 걷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답사하며 얻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책으로 쓰고 있다. ‘다시 쓰는 택리지’를 비롯해 그가 펴낸 책은 무려 32권이나 된다. 모두 그가 발로 뛰며 몸으로 느끼고 본 것을 엮은 것이다. 영남대로, 삼남대로는 물론 한강, 낙동강, 금강, 만경강 등 8개 강을 걸었고 400개의 산을 올랐다.25년 동안 전국을 답사하며 걸은 거리만 해도 지구를 몇바퀴 돌 정도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현대판 김정호’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옛날 만경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주로 배를 탔지요. 비비정이 완산팔경으로 꼽히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는 “현재 왕궁리 근처에 가면 축산 폐수가 악취를 풍기지만 옛 백제의 숨결을 느끼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의미 깊은 곳”이라며 “호남대로는 걸으면 걸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수 있다.”고 강조한다. “옛 선비들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은 좋은 책을 읽는 것과 같고 책을 읽는 것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답사를 하다 지치면 책을 읽거나 쓰고, 이 역시 지치면 다시 답사를 떠나지요.” 그는 이처럼 요즘도 일주일에 3일은 답사를 위해 걷고 4일은 책을 쓴다. 신 대표는 “걷는 것은 곧 자연 사랑이고 자연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하나의 첩경”이라며 옛길 복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Local] 주남저수지에 토종 물고기 방류

    경남 창원시는 다음달 1일 철새 도래지인 동읍 주남저수지에 토종 물고기를 방류하기로 했다. 방류하는 토종 물고기는 잉어 2만 8000마리와 붕어 10만마리 등 12만 8000마리다. 주남저수지는 창원시 동읍·대산면 일대 주남·동판·산남 3개 저수지 총 602㏊에 이른다. 매년 겨울철 가창오리, 고니, 쇠기러기,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 수만 마리의 철새가 이곳으로 날아온다. 시 관계자는 “어민들의 주 소득원인 잉어·붕어의 자원도 보전돼 소득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한강 5년만에 생태조사 해보니

    한강 5년만에 생태조사 해보니

    1급수에만 산다는 버들치가 한강에서 발견됐다. 물속 생태환경이 건강해지고 있는 증거로 보여진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올 7월까지 한강 본류(팔당댐 하류∼신곡수중보)와 탄천·안양천·중랑천·홍제천·불광천 등 5대 지천, 청계천, 서울숲을 대상으로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주관한 조사에는 서울대 등 15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한강의 생태계 조사는 2002년 이후 5년 만이다. ●5년 전보다 151종 증가 한강에 사는 동·식물은 모두 1601종으로 5년 전(1450종)보다 151종이 늘어났다. 종류별로 ▲물억새 등 식물이 902종 ▲누치 등 어류 71종 ▲황조롱이 등 조류 98종 ▲참개구리 등 양서파충류 19종 ▲왕잠자리 등 곤충류 498종 ▲고라니 등 포유류 13종 등이다. 어류는 2002년 조사 때보다 14종이 늘어 71종으로 확대됐다. 특히 1급수에서만 사는 ‘생태계 지표종’ 버들치와 2급수 이상에만 사는 은어·빙어 등이 새로 발견돼 조사원들을 놀라게 했다. 가시납지리 등 우리나라 고유종 10종과 다른 하천에서는 보기 힘든 강주걱앙태, 황복, 꺽정이, 경모치 등 희귀 4종도 서식하고 있다. 방생탓인지 비단잉어, 이스라엘잉어, 중국붕어 등 외래종도 처음 발견됐다. ●말썽꾸러기 황소개구리는 도태 한강의 지천들도 주변 여건에 맞는 특징을 갖고 생태환경이 나아졌다. 중랑천에는 가을·겨울 철새가 많았다. 청둥오리, 큰기러기, 비오리 등 월동 철새는 서울시 개체 수의 14.3%나 된다. 주변에 서울숲이 있고, 모래톱이 조성돼 먹이가 많은 덕분이다. 탄천에는 어류 19종, 조류 46종, 양서파충류 12종 등 지천 중에서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했다. 탄천 하류에 넓은 습지와 초지대가 있고, 근처의 양재천이 빠르게 복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양천에는 육상곤충 220종, 수서곤충 24종 등 곤충류의 서식지로 돋보였다. 반면 홍제천은 하천 부지가 좁고, 수량도 적어 생물종(461종)이 가장 빈약했다. 밤섬과 연계한 서식지 보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강 본류와 지천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맹꽁이와 금개구리 등 2종의 양서파충류가 발견됐다. 국내 생태계를 위협하던 황소개구리는 발견되지 않아 도태된 것으로 추정된다. 붉은귀거북이는 여전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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