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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신년사 “3대개혁 미룰수 없어…가장 먼저 노동개혁”

    尹 신년사 “3대개혁 미룰수 없어…가장 먼저 노동개혁”

    윤석열 대통령은 1일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한 윤 대통령은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신년사는 TV로 생중계됐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관련, ▲노사 및 노노 관계 공정성 확립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사 법치주의 등 주요 과제를 밝혔다. 특히 노사 법치주의에 대해 “불필요한 쟁의와 갈등을 예방하고 진정으로 노동의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개혁에 대해 “세계 각국은 변화하는 기술, 폭발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고자 교육개혁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고등 교육에 대한 권한을 지역으로 과감하게 넘기고, 그 지역의 산업과 연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연금개혁과 관련, “연금재정에 관한 과학적 조사 연구, 국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회에 개혁안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득권의 집착은 집요하고, 기득권과의 타협은 쉽고 편한 길이지만 우리는 결코 작은 바다에 만족한 적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 위기 상황과 관련, “복합 위기를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며 “수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고 일자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연대는 지금의 외교적 현실에서 가장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놓고, 수출 전략을 직접 챙길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기업가 정신’을 가진 미래세대가 새로운 기술과 산업에 도전하고 그 도전이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IT(정보통신)와 바이오산업뿐 아니라 방산과 원자력, 탄소 중립과 엔터테인먼트까지 ‘스타트업 코리아’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미래 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역시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 ‘푸틴의 요리사’ vs 러군 수뇌부…프리고진, ‘지휘관 모욕’ 용병들 두둔

    ‘푸틴의 요리사’ vs 러군 수뇌부…프리고진, ‘지휘관 모욕’ 용병들 두둔

    러시아 용병 기업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러시아군 수뇌부와의 불화설이 다시 불거졌다. 프리고진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만찬 행사를 도맡아 ‘푸틴의 요리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10월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와그너 설립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29일(현지시간) BBC 러시아판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도네츠크 지역 바흐무드 근처에서 와그너 용병들은 포탄이 없다는 이유로 러시아군 최고 지휘관인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을 모욕해 논란이 일었다.지난 26일 불가리아 국적 탐사보도 전문기자 크리스토 그로제프가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에는 와그너 용병 2명이 “총참모장! 당신은 XX(동성애자를 모욕하는 명칭)이고 XX(러시아 악마 명칭)다!”고 욕하면서 “우리에게는 (지금) 포탄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 용병들은 또 “그곳(최전선)에서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여기 앉아 있을 뿐”이라면서 “우리는 여기 바흐무트 근처에 있고 포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 우크라이나 군대와 싸우고 있다. 당신은 대체 어디에 있느냐?”면서 “우리를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이후 러시아에서 논란이 일자 국영 언론은 영상 속 병사들이 와그너 용병으로 위장한 우크라이나인들로 보인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다음 날인 27일 자신이 운영하는 케이터링 기업 ‘콩코드’의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해당 영상에 우크라이나인들은 나오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 용병들은 사람들(러시아군 수뇌부)이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전선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듣기 어렵다며 내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가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외에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도 자주 의견 충돌을 빚고 있다. MEI는 이들의 불화가 쇼이구 장관이 프리고진에게 유리한 방위 계약을 해주던 부장관을 해임한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하면서도 프리고진에게 두 사람은 모두 적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 정보부도 푸틴 대통령이 와그너 그룹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러시아군 수뇌부의 힘이 약해지기 시작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프리고진은 자신의 용병 수를 늘리고자 자국 교도소를 순회하며 죄수들을 모집하고 있다.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지난 10월 초 프리고진과 체첸 군벌 람잔 카디로프가 한쪽에,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쇼이구 장관을 포함한 기존 기득권층 인사들이 다른 한쪽에 포진한 가운데 두 진영 사이 균열이 생겼다. 이후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이 양측의 불화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러나 익명의 미군 고위 관계자는 이달 중순 러시아의 무기 비축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고 알려졌다면서 이 사실이 확인되면 와그너그룹의 불만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더뉴보이스오브우크레인도 “러시아군은 152㎜와 122㎜ 포탄이 정말 부족하다. 그들은 재고가 고갈된 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포탄으로만 싸우기 시작했고, 전면전을 하기에는 물량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포탄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한데, 러시아군 총참모부는 포탄을 와그너그룹이나 예비군이 아닌 정규군에 우선 배정한다”고 지적했다.
  • [서울광장] 86%를 위한 노동개혁이 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86%를 위한 노동개혁이 되려면/임창용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강한 노동개혁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지난 15일 첫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노동개혁을 못 하면 정치도, 경제도 망한다”고 발언한 데 이어 26일엔 “국내 노조가 약자를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노노 간 착취구조 타파가 시급하다”고 했다. 향후 노동개혁 추진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깨기와 노동 약자 보호에 집중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그로 인한 양극화 현상은 심각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임금노동자 2058만여명 가운데 노조 조합원은 14.2%(293만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86%인 1750만여명이 노조의 보호 없이 각자도생하는 셈이다. 현재 노조는 대부분 대기업과 정규직을 중심으로 조직돼 있다. 노조 조직률이 300인 이상 회사는 46.3%에 달하는 반면 99인 이하 사업장은 2%에도 못 미친다. 우리나라에서 노조가 노동 약자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기업 규모와 정규직·비정규직, 원청과 하청, 성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기업, 정규직 중심의 노조는 호봉제와 강한 교섭력을 바탕으로 이중구조의 하층인 중소기업·비정규직과의 격차를 벌려 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86% 노동 약자 소외현상은 갈수록 깊어진다. 이런 구조에선 정부가 아무리 노동 취약층에 대한 금전적 지원과 복지를 강화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노동개혁 핵심이 이중적 노동구조 깨기에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역대 정부들도 여러 차례 노동개혁을 시도했다. 하지만 국내 양대 노총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을 중심으로 한 14%의 ‘이권 카르텔’을 뚫지 못해 좌절을 거듭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조선·자동차업 등 기간산업 노조와 교직원노조, 공무원노조 등 초대형 강성 노조들을 이끌면서 정부와 맞서고 있다. 기득권 수호를 위해 사업장 점거와 운송 방해 등 불법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일단 윤 대통령의 노동개혁 의지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강한 듯하다. 그래도 기성 노조의 이권 카르텔을 깨는 건 결코 간단하지 않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하나씩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우선 개혁에 대한 국민 공감을 얻어야 한다. 얼마 전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사태에서 정부가 파업 철회를 이끌어 낸 것도 ‘불법은 안 된다’는 원칙에 국민이 공감했기에 가능했다. 아무리 법치와 원칙이 중요해도 국민 공감이 없으면 개혁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야 협치도 필수 요소다. 노동시간이나 임금, 노조와 관련한 개혁은 대부분 관련 법을 손질해야 가능하다. 야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야당의 협조 없이는 개혁을 향해 한 발짝도 내딛기 어렵다. 붕괴 직전인 야당과의 정치 복원을 위해 윤 대통령과 여당이 먼저 손을 내밀고 대화해야 하는 이유다. 노사정 간 신뢰를 쌓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현 임금체계의 근간인 호봉제 등을 손보려면 노정, 노사 간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급하다고 우격다짐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이미 혜택을 보고 있는 입장에선 포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노동계를 상대로 호봉제 등이 글로벌 기준에 맞지 않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며, 노노 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점을 차근차근 이해시켜야 한다. 얼마 전 이채필 전 고용부 장관이 친윤 의원 모임에서 “정부 주도로 노동개혁을 일방 추진했다가 실패한 사례들을 잘 알고 있다”며 너무 성급하면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늦더라도 각계 의견 수렴과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란 의미다. 윤석열 정부가 정말 86%의 노동 약자를 위한 노동개혁에 성공하고 싶다면 깊이 새겨야 할 말이 아닌가 싶다.
  • ‘대통령의 정당’만 남은 정치… ‘정도’ 걸을 의회주의자 어디 있나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대통령의 정당’만 남은 정치… ‘정도’ 걸을 의회주의자 어디 있나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민주주의는 이익 정치, 정당정치, 의회정치로 작동한다. 사회 속의 다양한 집단 이익이 자유롭게 조직·표출·교섭될 수 있어야 민주사회다. 다원화된 이익과 요구를 공공정책으로 집약해 내는 것은 정당의 역할이다. 이를 입법과 예산으로 숙의·조정해 내는 일은 의회에서 이루어진다. 이익 정치, 정당정치, 의회정치의 긴 과정을 거쳐 적법한 공적 합의가 형성되고 이 기초 위에서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가 집행 및 산출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그런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을까.1 이익 표출의 자율적 기반이 대통령의 ‘법치 명령’에 위축되고 있다. ‘정당의 대통령’은 사라지고 ‘대통령의 정당’이 남았다. 국회는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다투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다.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정부 수반이지만 대내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 대통령이 됐다고 입법부를 해산하거나 사법부를 자의적으로 재편할 수 없다. 대통령이 권력을 제한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권위주의라고 하지 민주주의라고 하지 않는다.2 2017년 1월 9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는 좋은 공약을 했다. “정당이 생산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가 받아서 집행하고 인사에 관해서도 당으로부터 추천받거나 당과 협의해 결정하는, 그렇게 해서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 3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언도 좋았다.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가 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공약이나 선언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누구도 ‘민주당 정부’이자 ‘문재인 행정부’, ‘국민의힘 정부’이자 ‘윤석열 행정부’가 되고자 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통령’, ‘국민의힘 대통령’이 되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반대와 갈등을 무릅써서라도 ‘문재인의 정당’, ‘윤석열의 정당’을 만들고자 했다. 3 기업 이익을 대표하는 집단이든 노동자의 권익을 대표하는 집단이든 모두 대통령(실)과 직접 연결되기를 원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는 일상화됐다. 그렇게 해서 양산된 그간의 대통령 직속 위원회들은 ‘대통령 권력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라고 하는, 한국의 이익 정치가 가진 특징을 명징한 거울처럼 보여 줬다. 한국 시민운동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촛불집회도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을 향한 운동이었다. 실제로 집회의 장소나 진행은 대통령 집무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싸움으로 전개될 때가 많았다. 2016년부터는 현직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하는 집회와 전직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괴로워하는 집회가 교차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19년에는 대통령을 둘러싸고 지키겠다는 시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동시에 벌어졌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시민운동과 언론, 지식사회를 특징짓는 시대도 지났다.4 집권당 내 지배 분파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친윤(친윤석열)으로 불리는 대통령 분파들이다. 이들은 당내에서 대통령의 ‘확장된 팔’처럼 기능했다. 야당 역시 집권당이 아닌 대통령과 다투는 것을 최고 전략으로 삼는다. 야당의 대통령 집무실 앞 시위는 빈번해졌고, 급기야 2019년에는 야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장기간 단식농성을 벌이는 일까지 있었다. 정당 사이에 정치는 없다. 그보다는 대통령에 대한 환호와 적대가 정치를 지배한다. 당내 파벌 구조는 진보와 보수, 노동과 자본, 성장과 복지, 환경과 경제 발전 같은 가치를 매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대통령이나 당대표와의 사적 거리감으로 나뉜 파벌이 짧은 주기로 명멸한다.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이름에 친(親)·비(非)·반(反)을 붙여 온 관행은 늘 새롭게 만들어진다. 5 혹자는 ‘3김 정치’가 그런 정치 아니었느냐며 이 모든 게 3김 정치에서 비롯됐다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다르다. 기본적으로 3김 정치는 정당이 중심이 된 정치였다. 3김은 정당에서 성장했다. 당내에서 경력을 쌓고 당내에서 세력을 형성해 온 정치인이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정당 정치인이었다. 정당의 경력만큼이나 그들이 운영해 온 당내 파벌의 역사도 길다. 지역이 중심이 된 지지 기반도 안정적이었다. 대통령이 된 다음 그들은 ‘당정분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당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제했다. 대통령제 폐지와 의회중심제로의 개헌을 주장한 3김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의회주의자였고 정당주의자였다. 그들이 정치할 때는 정당도 국회도 자율성을 상실하지 않았다. 정당과 정당 파벌이 대통령을 만들었지, 대통령이 돼 정당을 만들고 파벌을 만든 게 아니었다. 이제는 그런 정도의 정당정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6 우리 국회에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은 정당의 의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의제다. 국회법의 ‘교섭단체(정당) 간 협의’ 조항은 이 지점에서 기능을 멈춘다. 모두가 대통령 의제를 두고 필사적으로 싸운다. 이런 현상은 2007년 말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당이 2008년 총선에서 압승해 18대 국회를 주도하면서 본격화됐다. ‘입법 100일 작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통령의 관심 사안을 두고 여야 모두 힘으로 돌파하고 힘으로 막는 것이 일상이 됐다. 대통령이 국회나 정당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나 정당을 압박하고 제압해 행정부를 운영하고자 하면서 동원된 담론은 ‘국민 직접소통’과 ‘직접민주주의’였다.7 대통령들은 정당정치와 의회정치를 우회해 대중 여론을 직접 동원하고자 할 때마다 이를 국민의 뜻이고 직접민주주의의 한 방식이라며 정당화했다. 2015년 10월 어버이연합, 자유총연맹, 재향경우회 등 190여개의 보수 시민단체는 현직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국회의 기득권 세력이 방해한다며 ‘국회개혁범국민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국회의원 국민소환, 국민에 의한 국회 해산과 같은 직접민주주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들이 주도한 2016년 1월 18일 ‘민생구하기입법촉구천만인서명운동’에는 대통령도 참여했다. 국민을 앞세우는 청원과 직접민주주의를 문 전 대통령만큼 애용한 대통령도 없다. 국회 해산이 공공연히 주장될 정도로 정당·의회 정치의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빠진 것은 이때였다. 그때마다 국민주권, 민심, 국민 직접 소통이 강조됐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을 넘어 국민 참여예산제 도입도 주창됐다. 민심을 반영한다며 국민선거인단과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중요 결정이 이루어졌고, 아예 정당을 직접민주주의 기구로 개혁하고자 했다. 정당 스스로 정당이 필요 없는 민주주의의 길을 열었다. 8 정당과 의회, 노동조합과 기업가단체, 언론과 지식인의 자율적 역할을 부정하거나 만들 수 있는 국민의 직접 의지가 있다 해도 그것이 민주주의의 건강한 기반은 될 수 없다. 이익 정치, 정당정치, 의회정치에 의해 매개되지 않는 국민의 직접 의지는 필연적으로 대통령이라고 하는 최고 권력자로 몰릴 수밖에 없다. 흥분한 소수 지지자 집단들이 편을 나눠 적폐와 국민의 적을 찾아다니는 일도 피할 수 없다. 시민단체를 대통령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팬덤 정치의 대행자로 만들고, 의원들을 여론조사 수치가 높은 권력자를 따르도록 계통도 없이 분해시키는 일도 필연적이다. 정당 안에서 신망을 얻는 정치인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도 없고, 국회에서 여야 협상과 조정을 통해 정치력을 발휘한 의원들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일도 불가능하다. 여론을 양분시켜 한쪽에서는 적대의 대상이 되고 다른 쪽에서는 복수 의식을 자극하는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도 된다. 9 이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은 정당과 의회에서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당 밖에서 자신만의 열혈 지지 집단을 만들어 당에 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 됐다. 자신만을 위해 헌신하는 팬덤이 없으면 정당을 장악하기도, 대통령이 되기도 어렵고 대통령이 돼서도 국회와 여론을 지배할 수 없다. 4000만 유권자 모두를 위한 정치 같은 것은 없다. 그보다는 4000만명의 1%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40만명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이들만 있으면 정당의 후보 경선은 물론 당내 권력 통제도 쉽게 할 수 있다. 모든 열정이 대통령직을 향해 분출하는 현상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익 정치의 자율성을 위협하는 것도 문제고, 정당과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대의 기능과 갈등 조정 및 사회 통합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하는 것도 문제다. 대통령 중심의 정치 양극화 현상이 대통령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여당 안에서 자신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빠지는 것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정치와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임기 말이 되면 퇴임 후의 안전장치를 고심해야 한다. 10 팬덤이 주도하는 양극화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여야 사이에서 합의의 기반을 제도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절대로 공존할 의사가 없는 양극단의 상호 반대는 정당정치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정당론의 교과서를 만든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의 개념을 빌면 양극단의 팬덤은 “쌍무적 반대파(bilateral oppositions)”다. 이들은 거울 이미지로 상대를 본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집단으로 상대를 정의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서로에 대해 “양립 불가능한 대항적 반대파(counter-oppositions that are incompatible)”다. 이들이 정치를 정당 사이뿐만 아니라 정당 내부를 적대 상황으로 몰고 간다. 11 정당이나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념적이든 정책적이든 차이가 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차이와 이견, 갈등, 협상, 조정, 타협은 인간 정치의 본질이자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행위 규범이다. 정당들이 다르다고 양극화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의견이 형성되는 방법이 어떠하냐에 따라 민주주의에서 차이는 사회를 더 넓은 통합의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고 통합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를 분열시킬 수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옳고 그름의 전선(戰線)’으로 치환해 상대를 배제하려는 양극화 정치냐, 좀더 나은 것 내지 좀더 바람직한 것을 두고 경쟁하는 다원적 정치냐의 차이에 있을 뿐 갈등과 차이 그 자체가 문제인 적은 없다. 12 한국의 정당정치는 이념적 분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당일 때는 여당스럽기만 하고 야당일 때는 야당스럽기만 해서 문제이지, 이념적 헌신성이나 가치에 대한 신념 때문에 정치가 나빴던 적은 없었다. 유권자들도 다르지 않다. 중도 성향이랄까 중산층 지향적이랄까 하는 성향에서 한국 정치를 능가할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이는 한국의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급격한 자본주의 산업화를 하는 과정에서 중산층 중심 사회를 만든 것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80년대 들어와 대학 교육이 보편화됨에 따라 교육받은 고학력 중산층이 다수인 사회가 됐다. 중산층의 주거 형태를 상징하는 ‘아파트 공화국’이나 대기업과 공기업 노동자가 중심이 된 ‘중산층 노조 운동’이라는 용어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국의 유권자는 적어도 사회경제적 이슈에선 지극히 현상유지적이다. 그들은 늘 발전하고 성장하는 경제를 원한다. 이념적으로는 스스로 중도라는 것을 과도할 정도로 떳떳하게 표방한다. 13 한국 정치는 다원주의의 부족 때문에 고통받지, 이념적 분화가 심해져서 고통받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 정치에 있는 것은 반이념적 양극화에 가깝다. 누군가를 ‘종북 좌파’, ‘보수 꼴통’, ‘반미’, ‘친일’로 규정하는 것은 이념적 차이를 합리적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상대를 ‘이념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존재’로 규정해 부당한 권력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극단적 여론 동원 정치에 가깝다. 사태를 이렇게 보면 팬덤 정치나 정치 양극화는 권력 자원의 독점화를 지향하는 것에서 비롯되고, 이는 가치나 이념의 다원화보다는 그 결핍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념적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이념이 정당정치의 특징을 유형화하는 기능을 하지 못해서 문제고, 공론장에서의 논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 신념의 다원적 표출을 어렵게 해서 문제다. 14 이념이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와 관련해 바람직한 가치판단을 이끄는 비전이자 세계관이다. 정당을 가치나 이념, 비전과 세계관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 그 결과 남은 것은 선거 승리와 권력 쟁취에 대한 적나라한 도구로서의 파당뿐이다. 사회 균열을 대표하고 표출함으로써 갈등을 완화하고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권력의 지위를 둘러싸고 배타적인 경쟁만 남게 되면 상대의 존재와 인식의 모든 것을 불온시하는 반다원적 열정이 정치를 지배하게 된다.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팬덤 정치는 선거 승리에 모든 것을 거는 무이념의 정당정치가 만든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기득권 노조 ‘적폐’로 규정한 尹 “노동개혁 최우선, 회계 투명해야”

    기득권 노조 ‘적폐’로 규정한 尹 “노동개혁 최우선, 회계 투명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2023년을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기존 제도를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 의지를 강조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국정 전면에 내세웠던 ‘적폐 청산’이라는 용어가 윤 대통령의 공식 발언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 가운데 노동개혁이 최우선 과제로 재차 강조되며 ‘신(新)적폐청산’의 주요 대상으로 기득권 노조가 지목됐다. 화물연대 파업 사태에 대한 엄정 대응 과정에서 국민적 지지 여론을 확인한 만큼 거대·기성 노조의 기득권을 겨냥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귀족 강성 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행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미래 세대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문제 인식도 엿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직·기업·노조 부패를 우리 사회의 ‘3대 부패’로 규정한 뒤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회계 투명성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며 “우리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귀족 노조라는 이들도 노조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라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겠느냐”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반대할 노조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3대 개혁은 더이상 늦출 수 없고, 피해서는 안 될 과제”라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 미래 세대의 명운이 달린 이 개혁을 추진하는 데 더이상 머뭇거려선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복합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의 활로를 수출과 미래 먹거리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하며 “2023년에는 더 적극적으로, 더 공격적으로 뛰자”고 주문했다. 더불어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처해 있지만 자원 부국이나 신흥 시장 등에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신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 육성의 중요성이 함께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수출 드라이브로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정면 돌파하려는데 여기에 ‘스타트업 코리아’라는 강력한 기치를 갖고 뛰어야 한다”며 “스타트업은 신기술에 대한 도전이고, 신기술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다. 새로운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통령실·부처 관계자들과 더불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업무보고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규제 개혁과 연구개발(R&D) 혁신, 민생경제 회복, 취약계층 보호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노조 겨냥하며 ‘적폐청산’ 언급한 尹...수출·스타트업서 경제활로

    노조 겨냥하며 ‘적폐청산’ 언급한 尹...수출·스타트업서 경제활로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2023년을 개혁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기존 제도를 ‘적폐’로 규정하고 청산 의지를 강조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국정 전면에 내세웠던 ‘적폐 청산’이라는 용어가 윤 대통령의 공식 발언에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는 노동·교육·연금의 3대 개혁 가운데 노동개혁이 최우선 과제로 재차 강조되며 ‘신(新)적폐청산’의 주요 대상으로 기득권 노조가 지목됐다. 화물연대 파업 사태에 대한 엄정 대응 과정에서 국민적 지지 여론을 확인한 만큼 거대·기성 노조의 기득권을 겨냥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귀족 강성 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행태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미래세대에게로 돌아가고 있다고 문제인식도 엿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어 공직·기업·노조 부패를 우리 사회의 ‘3대 부패’로 규정한 뒤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회계 투명성 강화를 통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며 “우리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귀족 노조라는 이들도 노조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라고 스스로 판단하지 않겠느냐”며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반대할 노조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3대 개혁은 더 이상 늦출 수 없고, 피해서는 안될 과제”라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 미래세대의 명운이 달린 이 개혁을 추진하는데 더이상 머뭇거려선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복합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의 활로를 수출과 미래먹거리에서 찾아야한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하며 “2023년에는 더 적극적으로, 더 공격적으로 뛰자”고 주문했다. 더불어 전세계가 경제위기에 처해있지만, 자원부국이나 신흥시장 등에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신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 육성의 중요성이 함께 언급됐다. 윤 대통령은 “수출 드라이브로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정면 돌파하려는데 여기에 얹혀서 ‘스타트업 코리아’라는 강력한 기치를 갖고 뛰어야 한다”면서 “스타트업은 신기술에 대한 도전이고, 신기술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다. 새로운 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통령실·부처 관계자들과 더불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업무보고에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규제 개혁과 연구개발(R&D) 혁신, 민생경제 회복, 취약계층 보호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 [황성기 칼럼]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논설고문

    [황성기 칼럼]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논설고문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여러 가지 지표들을 보면 대한민국은 영락없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 있다.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 세계 8위가 된 건 2021년 일이다. 빈부격차가 커진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1950~60년대에 비해선 풍요해졌다. 문재인 정권은 선진국 진입이 그들의 치적인 양 자랑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박정희 시대부터 민간과 기업, 정부의 피와 땀과 눈물이 거둔 결실이다. 가리키는 지표는 분명히 선진국 같지만 어딘가 찜찜하다. 과연 그럴까. 서울신문은 올 1월부터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기초과학, 원천기술, 경제체력, 금융, 외교, 정치, 언론 등 총 12개 분야의 전문가에게 이 화두의 해답을 구했다. 결과는 양적으로, 그리고 수치로는 선진국에 들었지만 질적으로, 내용상으로는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친다는 게 그들의 의견이었다. 기초과학 성장은 눈부시다. 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는 2020년 기준 94조원이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위다. 인구 1인당 연구개발비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논문 발표량도 세계 12위 수준이다. 하지만 과학연구의 질적 수준과 인류 기여 관점의 간접적 척도인 논문의 피인용 수는 7.57회다. 세계 34위다.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세계 수준이지만 이렇다 할 원천기술이 없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과학 역사가 짧고, 단축 성장 속에 남의 연구를 따라간 결과다. 인터넷, 리보핵산백신을 개발한 미국 고등국방연구소(DARPA) 같은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산실이 우리에겐 없다. 인구 5000만명을 넘고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인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뿐이다. 하지만 고성장 시대를 보내고 내년 1% 성장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는 한국의 경제체력 미래는 밝지 않다. 금융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좋아졌다고들 하나 여전히 관치금융이다. 신용을 남발하고 부실을 양산하며 자산시장의 거품을 야기하는 체질은 여전히 후진적이다. 화물연대의 정치 파업에서 겪었듯 노동법, 노동시장, 노사관계는 한참 뒤처져 있다. 단 한번도 노동개혁에 성공한 적 없는 노동 후진국이다. 외교 역량 또한 성장했다. 무역규범 수립, 기후변화 대응, 국제평화 유지, 개발도상국 지원 같은 분야에서 선진 외교 패턴에 접근하고 있다. 연성국력(Soft Power)은 세계 13위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비슷한 호주, 캐나다와 비교하면 대한민국은 외교 소국으로 분류된다. 정치는 국민 체감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세계 167개국 민주주의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16위다. 21개국만 포함된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정치학과 조사에서는 180개국 중 상위 10%에 속하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 속한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진영 논리가 판치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양당의 기득권 세력이 아니면 정치판에 끼지 못한다. 역동성을 잃고 저질 정치의 수렁에 빠진 한국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선거 과정의 다원주의, 시민 자유, 정치 문화 등은 개선됐다. 그러나 기득권 양당 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에 발목이 잡혀 정치 발전은 정체됐다. ‘87년 체제’에 빠져 갈등이 점점 커지는 대한민국이다. 한강의 기적도, 민주화도 선진국의 밑거름이 됐다. 이제는 겸허해졌으면 한다. 이태원 참사에서 경험했듯 안전조차 선진국에 크게 미달한다. 그렇지만 많은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갈 기반은 갖춘 우리다. 전통적인 경제·사회·문화 선진국에 도달하는 건 시간문제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이 일상화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 동력은 정치에 있다. 정치 수준을 높이고 저질 정치인을 가려 내는 역할은 투표권을 쥔 국민의 몫이다.
  • [유정훈의 간 맞추기] 미스터 옐런/변호사

    [유정훈의 간 맞추기] 미스터 옐런/변호사

    재닛 옐런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재무장관 모두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지난 7월 19일 방한 당시 핀테크 기업 여성 대표들과 오찬을, 한국은행 여성 직원들과는 ‘경제학계 여성들’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미국의 현직 재무장관이 1박 2일의 짧은 방한 기간 중에 잡은 행사는 그 자체가 메시지다. 옐런은 간담회에서 “내가 성공하길 바라며 가사를 분담할 의지가 있는 배우자를 만난 것이 내가 커리어를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은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다. 옐런과 애컬로프는 1978년 결혼했고 1980년대에는 둘 다 캘리포니아버클리대 교수로 재직했다. 옐런이 클린턴 정부에서 연방준비제도 이사와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맡자 애컬로프는 휴직하고 아내의 근무지 워싱턴DC로 함께 이사했다. 옐런이 공직을 그만두며 둘은 캘리포니아로 돌아갔지만, 그녀가 2010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이 되자 애컬로프는 버클리를 떠나 워싱턴DC 소재 국제통화기금에서 조지타운대로 옮긴다. 둘 다 경제학자로서 탁월한 업적을 이루었지만 학계에만 머문 애컬로프가 고위 공직자인 옐런의 유명세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옐런은 남편의 성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성을 유지했는데, 사람들은 점점 애컬로프를 ‘미스터 옐런’이라 불렀다. 2014년 그의 이직을 알린 경제지의 헤드라인은 ‘미스터 옐런으로 알려진 애컬로프, 조지타운 합류’였다. ‘미즈 애컬로프’가 아니라 ‘미스터 옐런’이라는 성 역할의 전복, 그도 이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개인사의 가장 큰 결정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조건의 제약을 받는 일이다. 하지만 사회 통념이 개인의 결혼과 가정 생활을 결정해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생계 부양자 남편과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아내라는 모델이 누구에게나 정답일 리 없다. 가사를 어떻게 분담할지, 배우자 중 한 사람이 직장을 옮길 때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할지, 배우자 중 한 사람의 커리어를 위해 자원을 집중해야 할 때 다른 배우자는 무엇을 해야 할지는 두 사람이 합의해 정할 문제다. 이것을 사회 통념에 따라 결정해 버리면 이득을 보는 것은 언제나 기득권을 가진 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남편. 옐런은 말한다. 남편은 결혼 생활의 온전한 파트너가 되기 위해 헌신한 사람이라고. 물론 그녀가 남편과 같은 선택을 했다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기에, 이런 이야기가 화제인 것 자체가 성차별적이다. 하지만 기존의 젠더 규범과 다른 선택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현실에서 늘어나야 세상은 바뀐다. 누군가 비슷한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이런 생각을 해 보면 어떨까 한다. ‘조지 애컬로프 아니 미스터 옐런도 저런 삶을 살았는데.’
  • 황철규 의원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산 지원 위해 노사가 합심해 환골탈태의 모습 보여야”

    황철규 의원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산 지원 위해 노사가 합심해 환골탈태의 모습 보여야”

    서울특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철규 의원(국민의힘·성동4)는 지난 2일 진행된 제315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10대 의회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되어온 서울시향의 방만한 경영논란에 대해 재차 지적하고, 2023년도 편성 예산의 일부 삭감을 촉구하는 한편 노사가 합심해 자구책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민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한다는 목적에 따라 2005년에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은 방만한 경영 논란 등으로 10대와 11대 의회에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2022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 서울시향 대표이사의 업무용 차랑 사적이용, ▲ 8년째 악장의 공석 및 부악장 체제 운영, ▲ 비합리적인 노동조합 단체협약(조합원 자격과 가입, 인사원칙, 인사위원회 조항 등), ▲ 예산비중은 높으나, 실적이 낮은 협찬 사업 등이 시정요구 사항으로 지적됐다. 또한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2022년 보고한 ‘투출기관 일상감사 운영실태 특정감사 조치예정사항 보고’에 의하면, 서울시향은 ▲ 악기운송 용역계약 부적정, ▲ 공용악기 관리 소홀, 악기전문위원 업무분장 등 소홀, ▲ 제안서 평가위원회 심사자료 관리 부적정, ▲ 협조결재로 일상감사를 실시하는 등의 업무처리 부적정의 내용이 처분이 요구되는 사항으로 지적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황 의원은 “서울시향의 2022년 예산은 약 148억원이었으며, 2023년에는 약 153억원으로서 큰폭으로 인상된 시민 혈세를 서울시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결과나 서울시 감사위원회 보고서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서울시향의 경영상의 문제점이 이렇게 많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민의 귀중한 세금을 의미 없이 지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특히 불합리한 단체협약 체결을 통해 인사권과 경영권을 노동조합에 넘기고, 노사 모두 도덕적 해이로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채 재단의 발전을 위한 노력은 아무도 하지 않는 작금의 사태는 서울시민의 한 사람으로 용인할 수가 없다”고 강하게 질타하고 “이에 서울시향이 2023년도 시 출연금으로 신청한 153억 중 20억을 감액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황 의원은 “이번 예산삭감 표명은 서울시향의 지난 과거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닌, 서울시향이 다시 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지원하는 방법을 찾기 위함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서울시향 노사가 함께 향후 노사문제에 대한 해결책, 단체협약 변경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음 추경 예산 편성 시기에는 더 많은 예산지원 기회를 부여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 경영진, 노동조합, 구성원 모두 합심하여 환골탈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 [사설] 당장 힘들더라도 미래 위해 3대 개혁 속도 높여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는 150분간 TV 생중계로 국민에 공개됐다. 윤 대통령 주재 회의가 생중계된 것은 지난 10월 27일 제11차 비상민생경제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두 달도 채 안 돼 이런 자리가 또 마련된 것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주요 정책의 속도를 내겠다는 강력한 정부 의지가 투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당초 장관들한테 업무보고를 받는 형식으로 진행될 회의가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국민 패널 100명과 함께하는 자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회의에서는 장바구니 물가부터 부동산, 국가균형발전, 노동·교육·연금 개혁까지 최근 다양한 국정 현안들이 질의응답 방식으로 논의됐다. 특히 최근 정부가 강력히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교육ㆍ연금 등 3대 개혁 정책에 대한 비전이 자세히 소개됐다. 윤 대통령은 “3대 개혁은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 선택 아닌 필수”라면서 “회피하지 않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1970년대 만들어진 우리 노동시장의 법제도가 혁신을 가로막는다”면서 “이런 제도가 청년 취업을 막고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법 사각지대로 내몬다”고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근로시간을 업장 사정에 맞춰 유연하게 조정하되 노동자 휴식시간을 보장하는 관련 법을 내년 상반기 입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교육개혁에선 획일적 평등 이념을 벗어나 기초학력을 키워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교원 양성기관을 혁신하고 유보통합을 완수하겠다는 로드맵도 나왔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공적연금 개혁의 시급성도 강조됐다. 재정건전성과 세대 간 공정성이 확보된 연금개혁안을 내년 10월까지 내놓겠다고도 했다. 예정 시간을 50분이나 넘겨 150여분간 진행된 회의는 3대 개혁안을 설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할 만했다. 그만큼 개혁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결연함을 말해 준다. 역대 정부들도 모두 필요성을 인식하고도 실패한 개혁을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특단의 의지를 국민은 충분히 읽었을 것이다. 기득권의 강력한 저항에다 거대 야당의 완력에 가로막히는 현실에서는 결코 쉬울 수 없는 국가적 난제들이다. 윤 대통령의 말대로 “개혁은 인기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지금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국가적 사업들이다. 정부가 할 일은 좌고우면 말고 약속한 청사진대로 개혁을 실행하는 것뿐이다.
  • 조정훈 “이태원 국조, 이재명 사법리스크 희석용…‘참사 정치’ 반대”

    조정훈 “이태원 국조, 이재명 사법리스크 희석용…‘참사 정치’ 반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14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와 관련해 “어떻게 보면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희석용, 물타기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에서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얘기가 있지 않냐. 지금 (사법리스크) 얘기가 쏙 들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진상 규명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참사 정치는 절대로 반대한다”며 “국회는 수사 기관이 아니다. 우리가 국정조사, 국정감사를 해봤지만 특별한 것을 밝혀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히려 정쟁의 수단으로 빠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경찰이 수사하고, 그 다음에 검찰이 추가 수사하고, 감사원도 곧 감찰을 한다고 한다”며 “여기에서 하나라도 숨기는 게 있으면 국회에서 특검하자. 동의하겠다. 김건희 특검에 반대하고 숨겨놨던 도장을 찍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태원 참사 특검과 함께 대장동 특검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저는 지난 대선이 대장동 게이트였다고 생각한다. 기득권 카르텔이기 때문에 누가 무엇을 했는지, 얼마를 남용하고 사익을 취했는지 알아야겠고 환수해야겠다”며 “지금 이 대표가 너무 깊게 연루돼 있고 특검을 하더라도 그 결과를 이 대표가 안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라는 아픈 사건에 대해 제일 중요한 건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인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 않냐”며 “지난 대선은 대장동 대선인데, 사실 확인하고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걸림돌 두 개를 제거하자”며 “이 대표도 사퇴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동시에 사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상민 장관도 책임을 밝히고 나서 사실 확인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 정부가 저는 숨기려고 하는 게 있다고 보진 않는다”며 “이걸 다 드러낸 다음에 정치적 책임 이후에 제도 개선으로 가자고 해야 이 산을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대장동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싶으면 당 대표를 내려 놓으라”고 촉구했다.
  • [책꽂이]

    [책꽂이]

    우리와 그들의 정치(제이슨 스탠리 지음, 김정훈 옮김, 솔 펴냄) 제이슨 스탠리 예일대 철학과 교수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권위주의적 정치체제의 행태와 공통적 패턴, 수행 전략을 10가지로 분석한다. 이런 정치 전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파시스트 정치’라 규정한다. 308쪽. 1만 7000원.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고통(마쓰모토 도시히코 지음, 김영현 옮김, 다다서재 펴냄) 약물 의존증 최고 권위자인 마쓰모토 도시히코 정신과 전문의사가 의존증 전문병원에 발령받은 뒤 겪었던 25년간의 사례를 담았다. 저자는 약물 의존증은 범죄가 아닌 병이며, 약물 의존증 환자에게 처벌이 아니라 치료와 연결을 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264쪽. 1만 5000원.읽었다는 착각(조병영·이형래·조재윤 등 지음, EBS BOOKS 펴냄) 우리는 거의 매일 일상에서 각종 청구서, 계약서, 약관, 뉴스, 업무 및 광고 메일, 공공기관 안내 공고 등 형식이 까다롭고 난해하며 낯선 용어로 가득 찬 텍스트를 마주한다. 이를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읽기 위한 각각의 전략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퀴즈를 통해 확인한다. 468쪽. 1만 9000원.AI 지도책(케이트 크로퍼드 지음, 노승영 옮김, 소소의책 펴냄) 많은 이들이 인공지능(AI)을 인간이 풀지 못한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놀라운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미국 뉴욕대 AI나우연구소 설립자 케이트 크로퍼드는 맹목적인 신뢰가 빚어낸 환상이라 지적한다. AI가 만들어진 과정을 살피고, 이 시스템이 기득권에 유리하게 설계됐다고 주장한다. 392쪽. 2만 1000원.남겨진 이름들(안윤 지음, 문학동네 펴냄) 키르기스스탄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윤은 한국으로 돌아온 지 8년이 지난 어느 날 하숙집 주인 라리사의 부고를 듣는다. 그는 윤에게 수양딸 나지라의 공책을 유품으로 남긴다. 한 부부의 입주 간병인으로 일하는 나지라를 통해 발화와 물리적 행동만이 사랑을 표현하는 수단은 아님을 일깨운다. 제3회 박상륭상 수상작. 216쪽. 1만 4000원.마지막 섬(쥴퓌 리바넬리 지음, 오진혁 옮김, 호밀밭 펴냄) 자급자족이 가능한 평화로운 외딴섬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전 대통령이 온다. 그는 손녀가 과자를 먹다가 갈매기의 공격을 받고 다치자 갈매기와의 전쟁을 선언한다. 튀르키예의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정치 활동가인 작가가 튀르키예의 상황을 꼬집은 소설. 300쪽. 1만 6000원.
  • 청년 도의원들 만난 김동연 지사 “도정에 유쾌한 반란 일으켜달라”

    청년 도의원들 만난 김동연 지사 “도정에 유쾌한 반란 일으켜달라”

    김동연 경기지사는 6일 경기도의회 청년 도의원들과 만나 “도정 전반에 신선한 아이디어로 유쾌한 반란을 일으켜 달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청년지원단 소속 도의원 17명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기득권을 깨는 면에서 청년정책뿐만 아니고 모든 정책에 있어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청년은 연령 측면도 있지만,나이 먹어도 청년인 사람도 있다”며 “그런 면에서 도전,시도,창의와 같은 청년의 힘이 경기도를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것이다.여러분들이 그 중심에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참석한 의원은 24~46세의 도의회 민주당 청년지원단으로, 김태희·장민수·최민 의원 등 17명이다. 이에 김태희 민주당 청년지원단장은 “청년 도의원들은 당을 떠나서 함께 하는 부분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의회에서도 청년 도의원들의 연구단체 활동이 예정돼 있는데 청년이라는 사명감으로 활동하겠다. 많은 관심을 갖고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석 의원들은 청년 일자리 문제와 경기도 조직개편안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만남을 정례화하자고 요청했으며, 김 지사는 분기별로 만나자고 화답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달 14일과 18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5분 발언을 한 도의원 34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협치를 위한 소통을 강조하면서 청년 도의원들과도 자리를 갖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다음 달에 국민의힘 청년특별위원회 소속 도의원들과도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 美 최초 흑인 원내사령탑 탄생…인종 벽 뚫고 세대교체

    美 최초 흑인 원내사령탑 탄생…인종 벽 뚫고 세대교체

    미국에서 사상 최초의 ‘흑인’ 원내사령탑이 탄생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하원 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하킴 제프리스 의원(52)이 그 주인공이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민주당 하원의장으로서 우뚝 선 낸시 펠로시 의장(82)이 20년간 맡았던 직책을 물려받은 제프리스 의원은 정치 세대교체를 이룬 민주당의 새로운 간판으로 주목받고 있다. 1970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제프리스 의원은 뉴욕주립대학을 거쳐 조지타운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뉴욕 대학교 법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6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서 정치권에 첫발을 들인 뒤 2012년 뉴욕 제8선거구에서 선출돼 내리 6차례 당선됐다. 제프리스 신임 원내대표 선출은 민주당 내에서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정치권의 남성 위주 기득권 문화를 뚫고 2003년부터 거의 20년 동안 민주당을 이끌어온 펠로시 의장에 이어 이번에는 흑인인 제프리스 의원이 인종 차별의 장벽을 깨고 민주당의 새 역사를 열었다. 펠로시 의장도 제프리스 의원을 두고 ‘또 다른 벽’에 도전하는 차기 적임자로 지목하며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표현해왔다. 제프리스 신임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춰 민주당을 이끌 최고 지도자로는 원내총무에 캐서린 클라크 의원(59),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에 피트 아길라 의원(43)이 각각 선출됐다. 이로써 그간 민주당을 주름잡던 80대 지도부가 일제히 2선으로 후퇴하고 40~50대 신예가 전면에 등장했다. 펠로시 의장도 지난달 “이제 우리는 담대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하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시간이 왔다”며 당내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하원 2인자인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와 3인자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도 모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제프리스 의원은 내년 1월 1일 소집되는 제118차 의회에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로 취임할 예정이다. 미국 정계는 펠로시 의장이 계속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봤지만, 펠로시 의장은 ‘부엌 시어머니’처럼 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2023년도 예산안, 서울시민의 기대 채우고 희망 더 하는데 집중한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2023년도 예산안, 서울시민의 기대 채우고 희망 더 하는데 집중한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최호정 대표의원이 2023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해 전문을 발표했다. 다음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관련한 전문 내용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2023년도 예산안에 대한 상임위별 예비 심사에 이어, 서울시의회는 오늘부터 15일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사에 돌입한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상임위별 예비 심사를 바탕으로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 심사 기조로서‘안전체계 재정비, 약자와의 동행, 비정상과의 결별’을 목표로 한다. 첫째,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시민의 행복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서울의 안전 체계를 재정비하겠다. 올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8월 폭우 피해로 서울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코로나19 엔데믹 여파는 여전히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도로교통, 주거환경 등 시민의 생활에 밀접한 분야에서부터 간과해왔던 위험 요인을 발굴해 제거해 나가며, 과거 집행부가 외면했던 대심도 터널 등의 재난 대응시설 구축, 노후 시설물 개량 및 교체, 공공의료 확충에 과감히 투자해 최악의 상황도 감당할 수 있는 안전한 서울로 회복시킬 것이다. 둘째, 소득의 양극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 취약계층과 소수의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에 진심을 다하겠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여건은 서민의 생활부터 옥죄기 마련이다. 개인이 견뎌낼 수 없는 위기에 포기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고, 위기를 넘어 자립할 수 있도록, 격차를 줄여 소외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복지예산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겠다. 셋째, 서울시민이 납득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재편하고, 서울시민의 이익에 반하는 그들만의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 더 이상의 관용은 없다. 시민의 세금으로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유사 언론을 일소하고, 자신을 주인으로 착각하는 정치노조의 악습을 끊고, 시민에게 봉사하기보단 제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한 단체와의 결별을 이뤄낼 것이다. 또한 경도된 이념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교육환경을 바로잡고, 불필요한 사업으로 곳간을 낭비하고 대계(大計)를 허무는 서울시 교육청의 방만한 예산운영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제11대 서울시의회 임기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하게되는 본 예산안 심사의 엄중함과 무게감을 깊이 절감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힘은 시민의 귀한 세금이 서울시민의 기대를 채우고, 희망을 더 하는 데 쓰이도록 하여, 천만 서울시민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할 것이다. 2022. 12. 1.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 최호정
  • 박지현, 유시민 비판에 “586, 아름다운 퇴장 준비하라” 응수

    박지현, 유시민 비판에 “586, 아름다운 퇴장 준비하라” 응수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공개 비판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고마운 충고로 새기기엔 정도가 심각하다”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라”고 맞받았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히틀러와 스탈린이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대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같이 요구했다. 그는 “유 전 이사장이 저와 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조금박해’)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에 해가 되는 발언을 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 한다고 비판했다”며 “유 전 이사장은 제가 참 좋아하는 정치인이다. 응원 말씀이 아직 생생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 박지현 “비판적 토론, 이적행위? 민주주의 아냐” 박 전 위원장은 이 글을 통해 네 가지 항목을 나열하며 유 전 이사장의 말을 반박했다. 그가 적은 주장은 ▲비판적 토론이 이적행위라는 사고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당은 박지현이 아니라 강성 팬덤이 망치고 있다 ▲가장 진실해야 할 대변인이 거짓 의혹을 퍼트렸다 ▲민주당을 팬덤 정치의 노예로 만들 수 없다 등 네 가지다. 박 전 위원장은 “비판적 토론이 이적행위라는 사고방식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며 “저는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강성 팬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비판하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 전 이사장은 젊은 시절 독재에 맞서 자유를 위해 싸웠지만, 이제는 자신의 의견과 다른 분들을 이적행위자로 몰고 있다. 자신이 싸웠던 독재자와 닮아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일침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유 전 이사장은 제가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해가 되는 발언을 했다고 했다. 아니다. 저는 민주당과 이 대표를 망치고 있는 강성 팬덤과 사이버 렉카(견인차), 그리고 이들에게 포섭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민주당에 이익이 되는 발언이다”라며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해가 되는 것은 국민들로부터 민주당을 고립시키는 강성 팬덤과 그들을 업고 설치는 김의겸 대변인과 장경태 최고위원 같은 분들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거짓말을 하고도 사과도, 반성도 없는 것이 바로 혐오를 숙주로 자라는 팬덤 정치다“라며 ”제가 존경했던 유 전 이사장만은 팬덤 정치의 노예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유 전 이사장께서도 잘못 뱉은 말을 거두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을 보면서 다시 확신했다“며 ”이제 민주당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30여 년 이상 기득권을 누려온 586세대는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 ‘역사의 역사’ 저자이시기도 한 유 전 이사장이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 글 말미에는 유 전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주장을 마무리했다. 박 전 위원장이 인용한 유 전 이사장의 발언은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같이 공존해야 한다(2017년 노유진의 정치카페) ▲청년들은 자기들이 답을 찾고 부딪쳐야 바뀌지 기성세대한테 물어봤자 이용만 당한다(2022년 3월 4일 100분 토론) ▲제 소신 중 하나는 가능하면 60세가 넘으면 책임있는 자리에 있지 말자. 65세가 넘으면 때려 죽여도 책임있는 자리에는 가지 말자다(2004년 11월 3일 중앙대 초청 강연) ▲김어준이 쓴소리를 많이 한다고 교통방송의 돈줄을 끊었다. 우리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태도다. 히틀러와 스탈린이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대했다(2022년 11월 28일 민들레)다.● 유시민 ”박지현과 조금박해, 마이크 파워 키우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유족 동의 없이 온라인에 공개해 논란이 된 인터넷 매체 ‘민들레’를 통해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과 이른바 조금박해가 유명세를 타기 위해 자당을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박지현과 조금박해는 왜 그럴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지적했다. 유 전 이사장은 박 전 위원장이 지난 7월 KBS 라디오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 발언을 인용하며 비판했다. 당시 박 전 위원장은 ‘박지현이 본인을 이준석이나 김동연 급으로 오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김남국 의원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언론에서의 마이크 파워나 유명세로 따진다면 제가 그 두 분께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에 대해 “오늘의 박지현에게 대중은 관심이 없다”며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정치인의 말은 힘을 가질 수 없다. 그저 언론에서 시끄러운 정치인일 뿐이다”라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어 “그런 의미의 마이크 파워를 키우는 게 목표라면, 그 목표를 손쉽게 이루는 방법을 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와 민주당에 해가 될 말을 하는 것이다”라고 썼다. 유 전 이사장은 “조금박해의 언행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며 “박 전 위원장과 비슷한 착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조정훈 “이재명 대표, 당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용기 보여달라”

    조정훈 “이재명 대표, 당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용기 보여달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겨냥해 “소속 정당을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용기도 보여줘야 한다”며 당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지난 29일 오후 CBS 라디오 프로그램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장동 사건은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이었기 때문에 있는 사실을 샅샅이 밝혀야 된다”며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특검에 찬성할 수 있다. 캐스팅보트가 필요하면 제가 도장 찍겠다. 단 하나의 조건이 있다. 패스트트랙에 도장 찍기 전에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기를 요청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인 조 의원은 안건을 법사위에서 곧장 국회 본회의로 넘기는 패스트트랙(신속법안처리· 법사위원 3/5인 11명 동의 필요· 민주당 법사위원 10명)처리에 필요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조 의원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처벌해야 하고, 이익 환수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장동 게이트는 모든 국민이 알아야 한다. 지난 대선은 솔직히 대장동 대선이었다. 알 권리는 충분하다. 다만 이 대표가 당대표인 상태로 특검을 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민주당이 특검 결과를 부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는 “이 대표는 지금까지 당대표가 된 이후에 ‘나를 따르라’라는 리더십보다는 ‘나를 지켜달라’, ‘나를 막아달라’ 이 같은 리더십을 보였다”며 “대장동 특검이 본인을 방패막이 하기 위한 게 아니라 정말 기득권 카르텔을 부수기 위한 것이라면 일단 멋있게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무혐의가 드러나면 국민들이 이 대표를 더 높이, 다시 볼 것이다”라고 했다. 조 의원은 “물론 범죄 사실이 드러나면 처벌받아야 한다”며 “자꾸 ‘대장동 특검하자’ 하시는데 하자. 제가 법사위에서 패스트트랙에 도장 찍으면 국민의힘 의지와 관계 없이 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표도 당대표직을 내려놓고 진실성을 보여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그 제안은 민주당이 받지 않을 것 같다’는 사회자의 말에는 “저는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당대표면 받을 수 있다. 제가 당대표면 저는 받는다. 정치인은 말로 평가받는 게 아니라 자기의 발로 평가받는 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조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당대표의 방탄벽을 치기 위해서 자신들의 169석을 활용하고 정의당은 민주당의 독재와 부패를 방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진보 정치가 우리의 정치 균형을 위해 꼭 살아나야 한다. 민주당의 정치적 사법리스크에 정의당이 같이 함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같은 뜻을 이정미 정의당 대표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억울함이 나에게만 있다’고 얘기하는 건 정치인이 국민보다 위에 있다는 오만한 생각이다”라며 “이 같은 생각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민주당은 아직 우리나라 정치에 필요한 정당이다”라며 “이 대표가 민주당을 사랑하신다고 저는 생각한다. 그래서 자당을 위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용기도 한 번 보여주시면 박수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다”고 재차 당대표직 사퇴를 주문했다. 조 의원은 또한 “진보 정치가 옛날에는 굉장히 재미있고 박수받았다”며 “지금은 진보 정치가 오히려 ‘자기 지키기’, ‘기득권 지키기’, ‘우리끼리 도와주기’로 작아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철도노조 파업에 강경기조…원희룡 국토부 장관 “국민에 용납받지 못할 것”

    철도노조 파업에 강경기조…원희룡 국토부 장관 “국민에 용납받지 못할 것”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총파업을 두고 “국민에게 용납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원 장관은 27일 부산 동구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에서 철도노조 파업 대비 점검회의에 참석해 “철도는 철도공사, 노조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이라며 이같이 발언했다. 노조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불편을 외면하면서 집단의 힘을 내세우고 있다는 게 원 장관의 지적이다. 그러면서 원 장관은 “철도노조의 파업이 불법의 영역으로 넘아가면 타협 없이 철저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원 장관은 파업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군인을 향한 철도노조의 경고문도 언급했다. 철도노조 측이 코레일 서울 구로사업소에 있는 임시 군인 휴게실 문에 ‘군인들에게 경고한다’는 제목의 경고문을 부착했는데, 이 경고문에는 ‘기관사의 휴양 공간을 뺏지 말고 야영을 해라. 방 이용시 일어날 불상사에 대한 책임은 너희에게 있다’는 내용이 써져있다. 이를 두고 원 장관은 “이기주의를 넘어 기득권과 협박으로 일관하는 모습은 스스로 도려내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군인을 협박한 사람을 받드시 찾아내 합당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재난 시에나 투입 될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항의하고자 했던 것이나, 표현과 방식이 잘못됐다. 군 관계자와 시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해당 공지문은 철거했다”고 밝혔다.
  • 언론 자유 맨 앞줄, 신뢰도는 맨 뒷줄… 다시 창을 들 때다, 괴물 ‘진영논리’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언론 자유 맨 앞줄, 신뢰도는 맨 뒷줄… 다시 창을 들 때다, 괴물 ‘진영논리’에 [대한민국은 선진국인가]

    지난 5월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4만 5000여명의 군중이 모였다. 교황의 집전 아래 시성식이 열리는 자리. 이날 새롭게 성인으로 추대된 10인 중 한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네덜란드의 티투스 브란즈마 신부다. 신부이기에 앞서 신문기자로 더 유명하다. 나치에 저항하는 글을 썼고, 결국 1942년 독일 다하우 수용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처형됐다. 사후 80년 만에 가톨릭 성인의 명단에 오른 이 위대한 언론인을 보며 한국 언론의 지난날을 떠올린다. 편집국, 보도국에 기관원이 버젓이 버티고 앉아 있던 험악했던 한 시대는 갔다. 민주주의의 성숙과 함께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는 나라가 됐다. 인터넷 인프라와 각종 미디어 환경 등 한국 언론의 하드웨어 시스템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서도 맨 앞줄에 와 있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무형의, 질적인 성장이 동반됐는지는 의문이다. ‘기레기’라는 모욕적인 수식어 속에 표류하는 한국 언론, 어디쯤 와 있는 것일까. 메타버스 게임의 대표작 마인크래프트의 가상공간에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2020년 개관한 ‘검열 없는 도서관’(The Uncensored Library)이다. 이곳에는 이집트, 러시아 등의 국가에서 금지된 기록물들이 소장돼 있다. 정치적 이유로 살해, 투옥, 추방된 기자들의 삭제된 기사를 마인크래프트 유저라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도서관은 층마다 각국 국기들로 장식돼 있다. 태극기는 1층에 있다. 1층은 언론 자유가 잘 보장되고 있는 나라들의 자리다. 이 도서관은 매년 언론 자유지수(PFI·Press Freedom Index)를 발표하는 ‘국경 없는 기자회’(RSF)가 세운 것이다. 올해 PFI는 노르웨이가 1위, 북한이 180위로 최하위이다. 일본은 71위, 중국은 175위, 한국은 43위다. 순위는 6개 지표에 의한 설문으로 정해진다. 다원주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자기검열 수준, 제도 장치, 뉴스생산 구조, 취재 및 보도의 투명성이다. 한국은 위로부터 두 번째 단계인 ‘양호한, 납득되는(Satisfactory)’으로 분류됐다.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한국 언론은 과연 납득할 만한, 만족한 수준인가? 권력이라는 괴물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는 것은 한국 언론의 오랜 숙명이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 괴물의 정체가 다르게 보인다. 이제 한국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건 권력이 아니라 정파성 혹은 진영 논리라는 이름의 괴물이다. 언론이 고유의 정치적 견해를 갖고 특정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것은 뭐라 할 수 없다. 정파성은 그 자체는 표현의 자유 범주 속에 보호돼야 한다. 건강한 의미의 정파성은 언론의 외형적 다원주의(external pluralism)로 이해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언론의 다원주의를 언론 정책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프랑스는 미디어의 다원주의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정파성이 정작 문제가 되는 건 이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선동할 때다. 불리한 뉴스는 의도적으로 누락 또는 축소하고 가짜뉴스를 진실인 양 보도한다. 또 상대 진영의 실수나 해프닝을 꼬투리 삼아 집중 기사화하는 ‘가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의 행태를 보일 때이다. 작금의 한국 언론은 정파성을 지닌 정치적 행위자로 작동하면서 편향된 독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한 언론사는 대통령 부인 존칭을 그동안 써오던 ‘씨’에서 ‘여사’로 변경했다. 진보 성향의 이 언론사는 언어의 탈권위화, 성차별적 표현의 배제, 위계질서를 강화하는 언어 추방 등을 목표로 창간 후 29년간 ‘여사’ 대신 ‘씨’라는 호칭을 유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지지자들의 거센 요구에 굴복했다. 김정숙‘씨’는 김정숙 ‘여사’가 됐다. 그때의 그 사람들이 김건희 ‘여사’란 표현에 여전히 동의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진영 논리에 거슬리는 기사를 쓴 언론인이 독자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은 예는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외부 논객도 마찬가지다.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찬물효과(chilling effect)다. 자기편 지지층을 지키기 위한 정치적 편향성이 심화되게 된다. 권력으로부터 고통스럽게 쟁취한 언론 자유는 진영 논리와 정파성이라는 새로운 괴물 앞에서 무너지기 직전이다. 뉴미디어의 범람은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한다. 플랫폼 중심으로 뉴스유통이 재편되면서 언제부터인가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골라 보고 읽는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내가 검색한 키워드와 좋아요를 누른 콘텐츠를 기억한 후, 같은 카테고리 내에서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찾아 유혹한다. 채널 간 치열한 경쟁 속에 정파적 저널리즘은 극단으로 치닫고, 편향된 정보만 찾는 사람들 사이에 분열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진실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이 곧 진실이 되는 시대다. 탈진실(Post-truth)의 시대. 객관적 진실보다 개인적인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조작된 정보, 가짜뉴스가 진실의 자리를 꿰찬다. 예일대 교수 티머시 스나이더는 “탈진실은 파시즘의 전조나 다름없다”(Post-truth is pre-fascism)고 경고했다. 이쯤에서 다시 물어보자. 2022년 한국 언론은 탈진실과 가짜뉴스에서 자유로운가? 앞서 우리는 한국의 언론 자유지수가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런데 여기 전혀 다른 시각도 있다. 옥스퍼드대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의 언론신뢰도 조사다. 2022년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이용자 67%가 뉴스를 의도적으로 회피한 경험이 있다. 이유는 ‘뉴스가 신뢰할 수 없거나 편향적이다’가 4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뉴스 전반에 대한 신뢰도는 조사 대상 46개국 중 40위로 참혹한 수준이다. 언론 자유는 아시아권 최고이지만 신뢰도는 바닥이다. 이유가 뭘까. 정파성, 진영 논리, 탈진리와 가짜뉴스, 4개의 키워드가 무겁게 맴돈다. 2013년 한겨레와 중앙일보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사설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두 언론사의 같은 사안, 다른 관점의 사설을 나란히 배치해 비교, 분석하는 지면을 마련한 것이다. 진영 간 갈등을 떠나 의견 차를 차분하게 비교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 기획이었다. 실험은 5년 3개월 만에 끝났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시도조차 엄두를 내기 어려울 만큼 진영 간의 골이 깊어졌다. 한국 언론은 엄청난 위기다.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신뢰받는 언론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독자와 대중의 역할도 중요하다. 맑은 눈으로 언론을 감시하고, 내 안의 뿌리깊은 아집을 들어내야 한다. 홉스는 국가라는 거대한 창조물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는 바다괴물로 상징하고 그에게 절대 권력을 부여했다. 한국 언론은 모진 고난과 희생을 감내하며 오랜 세월 이 괴물에 맞서 창을 갈고닦았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언론 자유는 여기에 기인한다. 그런데 더 무서운 괴물이 나타났다. 좌와 우, 양 진영이 각자 충성스럽게 모시고 있는 진영 논리라는 괴물이다. 이들은 정파적 언론과 독자의 맹목적인 과보호 속에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커가고 있다. 언론은 이 괴물이 우리 사회를 둘로 가르고 공동체적인 가치를 무너뜨리는 걸 지켜보면서도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다. 험악한 시절을 고통스럽게 극복한 자랑스러운 한국 언론은 이제 이 새로운 괴물들을 향해 다시 한번 날카롭게 창을 벼릴 때가 왔다.■ 김동률 서강대 교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박사. 경향신문 기자, EBS 이사. KDI 연구위원, 공기업 경영평가위원. 영화진흥위원, KBS·MBC·YTN·SBS 시청자위원을 역임했다. 주요 일간지에 기명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MBN, YTN, 채널A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신문경영론: MBA 저널리즘과 한국언론’, ‘철학자들의 언론강의’ 등 다수가 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재난을 극복하는 법/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재난을 극복하는 법/우석대 명예교수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은 번창하던 항구였다. 1755년 11월 1일 만성절(萬聖節) 아침 리스본 시민들은 상비센트드포라 성당을 찾았다. 교회 앞 광장까지 사람들이 꽉 찼다. 예배 시작 직후 교회 건물이 폭풍을 만난 배처럼 흔들렸다. 스테인드글라스가 박살 나고 대리석이 비 오듯 쏟아졌다. 도시 곳곳에서 비명이 울렸다. 첫 지진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두 번째 지진이 도시를 흔들었다. 이미 지반이 약해진 터라 첫 지진을 견딘 건물들도 힘없이 무너졌다. 지진은 서곡에 불과했다. 교회를 밝히던 촛불과 주택의 난롯불이 곳곳에 화재를 일으켰다. 다음은 물이었다. 갑자기 바닷물이 부풀어 올랐다. 이날 세 차례의 쓰나미가 리스본 해안을 강타했다. 이날의 대지진은 25분 만에 도시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바닷가로 도망간 사람들을 해일로 쓸어 버렸다. 궁전도 무너졌다. 간신히 살아남은 왕은 신하들 앞에서 울부짖었다. “신께서 내리신 이 형벌에 어떻게 대처해야겠는가.” 아무도 말을 못 하고 있을 때 한 남자가 대답했다. “죽은 사람은 묻고 산 자에게 먹을 것을 주어야 합니다.” 바로 이 남자가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개혁자인 폼발 총리다. 왕은 그에게 재난 수습 전권을 줬다. 지진으로 부서진 감옥에서 범죄자 수백명이 탈출해 약탈·방화·살인을 저질렀다. 종말론적 혼돈이었다. 폼발은 이들을 엄벌했다. 식량 보급소를 세우고 무장 군인들의 감시 아래 식품을 공정하게 분배했다. 굶주림의 공포가 사라졌다. 거리에 시체들이 쌓였고 도시에 악취가 진동했다. 폼발은 시신을 즉시 수장하도록 했다. 폼발을 가장 괴롭힌 것은 종말론을 들먹이며 선동을 일삼는 광신적 사제들이었다. 미신에 빠진 종교 기득권 세력은 저주받은 도시를 탈출하라고 설교했고, 그 결과 도시 복구에 필요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결과가 나타났다. 폼발은 1759년 예수회를 포르투갈에서 추방해 버렸다. 총리 폼발은 강력하고 효과적인 재해 대책으로 근대적 재난 관리의 모범을 보였다. 그는 노예제 철폐, 군대 개혁, 교육 개혁 등 후세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긴 유능한 행정가이기도 했다. 정적들이 그를 제거하려 했으나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었다. 그는 청렴했고 정직했고 부지런했으며 자신의 안위를 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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