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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건發 정계개편 태풍 시작되나

    고건發 정계개편 태풍 시작되나

    ‘기다림의 달인’, 고건 전 총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5·31 지방선거’에서 최악의 여권 참패를 지켜본 뒤 드디어 ‘정치 세력화’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7월 중 중도 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폭넓은 연대를 목표로 ‘희망한국 국민연대’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이른바 고건발 ‘중도 통합론’의 기치를 내건 셈이다. 고 전 총리가 사실상의 정치 조직화를 선언함에 따라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로 촉발되고 있는 정계개편 논의가 보다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앞으로 중도실용주의 개혁세력의 폭넓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기 위해 사회 각분야의 일반 국민을 중심으로 시민운동 성격의 연대모임을 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덕봉 전 총리공보수석이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중 한사람으로 꼽혔던 고 전 총리가 마음 속의 ‘대권 청사진’의 첫 단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느슨한 연대·연합체 성격을 유지하며 정치권 분열 양상을 지켜보면서 빠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쯤 신당 창당으로 옮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 전 총리는 여당의 참패로 자신의 정치적 주가가 상승하는 시점에서 ‘중도 실용주의 개혁연대’ 카드를 던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중도세력’의 광범위한 기치 아래 열린우리당 내 일부 ‘반노·비노’ 세력과 호남 출신 의원들, 민주당, 그리고 한나라당의 일부 세력이 주요 연대 목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자칫 ‘고건발’ 정계개편이 여당내 친노·반노 그룹의 핵분열로 작용하고 장기적으로 ‘보수와 진보’라는 커다란 그림으로 정치지형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야 등 기존 정치권은 고 전 총리의 사실상의 대권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복잡한 반응이다. 고 전총리를 중심으로 여권발 정계개편의 구심점과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는 의미를 주시한다. 반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의미를 축소하며 “남의 ‘불행’을 틈타 무임 승차를 노리는 ‘고건 정치’는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반감도 적지 않다. 한 핵심 당직자는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1년 반이나 남은 상황에서 의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고 전총리의 거품이 꺼지지 않을 경우 수도권 일부와 호남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 동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대연합’을 고리로 정동영계와 김근태계는 고 전 총리와의 연대나 민주당 통합론에 다소 긍정적이다. 반면 친노그룹은 ‘지역구도의 복원’으로 반발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고건 변수’는 여당을 맴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전 총리와의 연대·연합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재로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고건 고리’를 통해 향후 정계개편의 ‘캐스팅 보트’를 쥐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당선자들 낮은 곳을 향하라/강지원 변호사

    뜨거웠던 지방선거 열풍이 지나고 당선자들의 면모가 드러났다. 지금쯤 기쁨에 들떠 있을 당선자들에게 따끔한 몇 마디를 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지난 60여년의 선거역사를 통해서 잘못된 전례를 답습하는 희한한 꼴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첫째, 우쭐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체로 당선된 자는 자신이 잘나고 특별한 인물이어서 이겼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례의 말이지만 그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많다. 상대가 있는 게임에서 상대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과 사람에 대한 이성적 평가에서 우위였는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선거란 그때마다 특유의 바람의 영향도 있고 투표 경향도 춤춘다. 대결구조에 따라 다르고 투표율 영향도 받고 심지어는 날씨의 영향까지 받는다. 그러니 차라리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교만하지 않는다. 겸손을 안다. 그래서 상대에게 미안한 생각도 하고 무엇보다 국민을 향해 낮은 자세를 가지게 된다. 공직자란 근본적으로 심부름꾼이다. 이제부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먹고 공무를 처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찌 한 자리 차지했다고 교만하고 우쭐할 수 있는가. 선거운동 때 그토록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히고 다니던 모습,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세를 견지하는지 계속 지켜보아 줄 참이다. 둘째, 낮은 곳을 향하라는 것이다. 우리네 세상에는 늘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기 마련이다. 돈을 많이 가진 쪽과 덜 가진 쪽만이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해 학식을 가진 쪽과 덜 배운 쪽도 있고, 건강을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해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쪽도 있다. 사회적 지위나 감투를 얻은 쪽, 명성이나 인기를 얻은 쪽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쪽도 있다. 숫자적으로 다수에 속해 유리한 쪽이 있는가 하면 소수에 속해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는 쪽도 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기득권논쟁으로 끌고 가고자 하나, 이는 부질없이 이념적 갈등만을 부추기는 악습일 뿐이다. 문제는 이같은 얻은 자와 덜 얻은 자의 관계는 다양성 차원에서 서로 존중해야 하는 관계라는 점이다. 얻은 쪽은 덜 얻은 쪽을 배려하고 돕는 길을 모색하고 덜 얻은 쪽은 얻은 쪽을 인정하고 참여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선자들은 일단 감투를 얻은 자들이므로 일단 이번에 자신에게 표를 던져주지 않았던 쪽을 향해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간혹 정파적 이욕의 노예가 되어 반대자들에게 각종 보복을 가하거나 못살게 구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말한다. 보복은 반드시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름지기 지역사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서게 되었다면 우리 사회의 균형과 통합을 위해 ‘덜 얻은 자’에게 뜨거운 가슴을 보이라는 점이다. 돈, 학식, 건강, 지위, 명성, 인기 등 그 어떤 것이 되었든 조금 덜 가진 탓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서도 최선의 배려를 다하라는 것이다. 셋째,‘뻥’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얼마나 ‘뻥’치는 공약들이 난무했는지, 그래서 선거가 끝난 후 그 선택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우리 국민들은 다 경험했다. 잘사는 고장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뻥뻥 쳤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좀 심하게 말해서 그것은 ‘사기’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운동으로 후보자들의 상당수가 정책공약을 실현가능한 방식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매니페스토평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계속된다. 당선자들은 부디 ‘사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책공약의 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 [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10)정치 경제적 효과

    국내 기업인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요구해 왔다. 세계 최대의 내수시장을 가진 미국에 관세를 물지 않고 수출할 수 있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이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스크린쿼터나 농산물 시장개방 등에 대한 한국 내부의 반발이 워낙 거셌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들어 미국이 바라던 이같은 선결요건을 모두 들어줬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라는 선물까지 더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까. ●“국내 투자 늘면 한·미동맹 견고” 노무현 정부는 동북아 중심전략을 국정과제의 핵심으로 정했다. 하지만 북핵 문제와 대외신인도, 의료·법률·금융 서비스 시장의 낙후성 등은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게다가 대북정책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은 한·미 동맹의 틀에 균열을 가져왔다. 경제자유구역과 금융허브 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국 금융기관들의 참여가 절실한데 지금까지는 미미한 형편이다. 국제금융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북한 문제를 빌미삼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저평가하고 있다. 지금 같은 한·미간 외교적 기조나 경제정책 방향으로는 한국이 동북아 허브의 중심이 되기보다는 중국과 일본의 틈새에서 희생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됐다. 하지만 FTA라는 경제적 고리로 미국과 손을 잡는다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국내로의 직·간접 투자가 늘면 싫건 좋건 한·미 동맹은 견고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 역시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훼손되는 것은 국익 관점에서 바라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예상되는 한·일, 한·중 FTA 체결에서 우리나라가 기득권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흐트러진 긴장감을 조여, 경쟁력을 제고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중국 팽창 견제하려는 미국의 노림수 미국이 일본을 제쳐두고 지난해 한국을 FT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자 혈맹을 자처하던 일본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한국과의 FTA를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중국 때문이다. 사실 미국이 FTA를 통해 한국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은 우리보다 적다. 그 대신 미국은 한국과의 FTA로 한국과 중국의 접근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해 아시아에서의 영향력 증대에 힘썼으나 ‘아세안+한·중·일’의 동아시아 공동체 논의에서는 배제되고 있다. 특히 역사인식 문제로 한국과 중국이 일본에 똑같은 반감을 나타내자 미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이 경제원조를 통해 북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듯 한국 경제가 중국권에 포함될 경우 한·중 협력은 정치·외교 등으로 강화될 수 있다. 미 조야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유현석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유연성을 둘러싼 한·미 갈등을 봉합할 필요가 있는 미 행정부가 해결의 실마리를 FTA에서 찾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반대세력과의 협상이 더 큰 문제 한·칠레 FTA 체결과 쌀 협상 반대 등을 겪으면서 국내 시민단체와 농민들의 협상력과 조직력은 크게 강화됐다. 여기에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의 시위는 대중적 인기도와 맞물려 국민들로부터 적지 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으로 불거진 외국계 자본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과 한국내 반미감정 등은 한·미 FTA를 경제·통상 문제가 아닌 ‘친미 대 반미’ 또는 ‘신자유주의 대 반신자유주의’의 이념적 문제로 몰고갈 가능성을 안고 있다. 또한 미국과 FTA 협상을 맺고도 국내 이해관계 때문에 국회에서 비준되지 않을 경우 한·미 동맹은 물론 국내에서의 정치적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게 뻔하다. 이 때문에 한·미 FTA 협상은 국가간 협상보다 국내 협상이 더욱 힘들 것으로 점쳐진다. 유 교수는 “한·미 FTA의 잠재적 피해 집단과의 협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기적 대책을 병행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간 이해 관계자들의 압력을 지나치게 의식, 자국의 이익만 추구하면 FTA도 놓치고 한·미 동맹도 붕괴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통상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책임론’ 기로에 선 정동영

    “민심을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 크든 작든 모든 책임을 질 것이다.” 31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밝힌 선거 결과에 대한 소감이다.‘참패’ 앞에 할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정 의장은 침통한 얼굴로 “향후 대책은 1일 당 공식기구를 통해 밝히겠다.”며 서둘러 당사를 떠났다. 이제 당 안팎의 초점은 정 의장의 거취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출구조사를 지켜보기 위해 당사로 나오기 전 정 의장은 측근들과 함께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긴 회동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있었던 한 측근은 “선거 상황을 지켜봤다. 고독해보였다.”고 전했다. 거취 문제와 당의 진로까지 거론한 무거운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직후 “나름대로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데 실패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의장 취임 3개월, 정치 인생 10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은 것이다. 정 의장의 소회를 거취 문제에만 국한시킨다면 일단 당 의장 사퇴로 좁혀진다. 의원과 당직자 등 핵심 측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다.‘조건없는’ 사퇴만이 국민을 보고 정치했다는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입장이 한 축이다. 한 관계자는 “사퇴하는 것이 맞다. 거취 문제는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주장해온 만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사퇴 쪽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사퇴 불가론’도 만만치않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지난 30일 긴급회동을 갖고 “당 의장이 물러난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 전략적인 잘못이 있다면 책임져야 하지만 이번 결과가 지난 2년에 대한 종합평가라면 의장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많이 고민했고 결정은 내가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정 의장이 7월 재보선에서 서울 성북을에 출마해 정치 재개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은 듯하다. 핵심 측근은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마당에 개인의 재생을 위해 출마한다는 것은 몰상식한 일”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향후 정치적 입지를 세우려면 모든 프리미엄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당내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라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미래세력 연대’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1일 정 의장이 어떤 수습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가슴 속 그림 한폭] 막스 에른스트 ‘신부의 옷차림’

    [가슴 속 그림 한폭] 막스 에른스트 ‘신부의 옷차림’

    한국의 처음이자 마지막 히피? ‘물 좀 주소’ 와 ‘행복의 나라’의 싱어송라이터? 영화배우? 문화비평가? 혹은 사진가? 광풍에 비까지 추적이는데 벤치에 앉아 큰소리로 대답에 열중하는 그는 오히려 기인에 가깝다. 게다가 이건 또 무슨 괴이한 그림인가. “막스 에른스트의 ‘신부의 옷차림´이란 그림이죠. 1966년 봄에 미국의 한 미술관에서 우연히 보았는데 잔인한 표현에 충격을 받았죠. 상상도 못하는 어두운 부분을 순결한 신부로 표현하다니….” 여자란 보통 구원을 주는 존재로 표현되지 않는가. “여자는 구원을 주는 동시에 상처도 줍니다. 이중적이죠. 그림처럼 관능적인 몸매로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독수리같이 매서운 존재이기도 하죠. 그 양면성은 남성에게 근원적인 두려움을 품고 살게 합니다. 전 아내와 이혼했을 때 그걸 깨달았죠.” 하지만 양면성은 모든 사람이 가진 특질이 아닐까. “맞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르죠. 모두가 선악을 품고 있는데…. 일단 자신의 양면성을 인정하면 최소한 양호한 삶을 살려고 노력할 수 있어요.” 인터뷰 동안 ‘양호하다’는 단어가 많았다. 내 젊은 나이도, 금연도, 음악이나 그림을 좋아하는 것도, 권력욕을 경계하는 것도 그는 ‘양호한데∼’라고 대답했다. “그림을 보면 뒤에 거울이 있는데 거울이 여인의 뒷모습이 아니라 앞모습을 그대로 비추죠. 저 관능적이지만 무서운 여인은 그 자체로 솔직한 거죠. 뒤에 아무것도 숨긴 것이 없어요. 착한 척하며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고 앞에선 웃으며 권력욕에 사람을 학살하지도 않죠. 문제는 나쁜 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악의를 뒤에 숨기고 다른 이를 속이는 겁니다.” 비단 사람만 양면성이 있을까. 손톱에 바른 은색 에나멜과 해골 목걸이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사회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예전엔 기득권이 폭력으로 대중을 억압하더니 지금은 신용카드로 대중을 속이더군요. 앞에선 도와주는 척 돈을 빌려주고, 뒤로는 3%의 부자에게 15%의 이자가 고스란히 가죠. 쉽게 번 돈으로 비싼 바그너 축제를 즐기러 가고.”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도 계층은 존재하고 물건의 희소성 때문에 모두가 즐기지는 못할 텐데. “같이 노력해야죠. 난 우선 누드사진을 하려고. 범람하는 포르노 덕에 대중은 진짜 누드의 아름다움을 접할 기회가 없잖아요. 내 노래가 인정받는데 30년이 걸린 것처럼 세상은 점점 나아질 거요. 우선 사회가 착한 편, 나쁜 편 가르는 데만 열중하지 않고 선악이 공존하는 모습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그 다음은 같이 노력해야죠.”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2020년 중국이 우리만큼 車를 탄다면/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만약 2020년 중국이 자동차를 지금 우리만큼 탄다면 어떻게 될까? 2020년 중국의 인구는 15억명, 그리고 그중 60%인 9억명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년간의 성장추세를 감안하면 2020년 중국 도시지역의 소득과 자동차 소비는 지금 한국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이 10명당 3대씩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으니 2020년 중국 도시만의 자동차 보유량은 얼추 계산해도 최소 2억 5000만대는 된다는 뜻이다. 지금의 미국 수준이다. 최근 중국의 자동차 판매 추이를 감안해도 2020년 2억 5000만대는 충분히 가능한 수치이다. 지난 5년간 중국의 자가용 보유량이 3배나 증가하였다.2005년 베이징시의 자가용 보유량은 154만대를 기록했다. 인구 10명당 1대꼴이다. 이미 중국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자가용 대중화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판매실적이 576만대를 기록해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소비시장으로 부상했다. 그런데 세계의 석유사정이나 환경을 고려할 때 중국의 2억 5000만대라는 자동차 보유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존의 휘발유나 디젤 엔진 차량으로는 힘들다는 답이 나온다. 최근 중국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석유 소비량도 폭증하고 있다. 원유 수요량이 지난 4년간 매년 1500만t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입량도 매년 동일한 규모로 늘어나고 있다.2005년에는 3억t 소비에 1억 2000만t을 수입하였으며 소비량 중 20%인 약 6000만t이 자동차용 연료로 사용됐다. 따라서 2020년에 중국 자동차가 지금처럼 휘발유나 디젤엔진을 장착한다면 자동차에만 최소 2억 5000만t 이상의 석유가 필요할 것이다. 물론 엔진의 연비가 향상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감안한 수치이다.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중국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매년 40만명이 호흡질환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이미 중국의 공기오염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그 주범이 석탄과 자동차이다. 베이징시의 이산화황 배출물은 WHO 기준을 크게 초과해 뉴욕시의 3배 이상이다. 따라서 석유와 환경문제를 고려하면 2020년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더 이상 휘발유나 디젤엔진 장착 차량 위주로 발전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이브리드카나 연료전지 자동차와 같은 에너지 절약적·환경친화적 미래형 자동차만이 향후 대안으로 가능할 것이다. 중국은 이미 유선전화와 VTR를 건너뛰어 곧바로 무선전화와 DVD로 도약했던 경험이 있다. 자동차엔진에서도 또 한번의 도약이 중국에서 시도될 전망이다. 중국은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차세대 엔진 개발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자국 기업들을 다그치고 있다. 중국정부는 하이브리드카 자체 개발에 1000억원 이상을 지원했으며 그 결과 2010년부터는 상해자동차를 필두로 양산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도요타자동차와 미국 GM사도 중국과 하이브리드카 합작생산에 적극성을 내비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에도 중국 정부는 매년 우리보다 훨씬 많은 수백억원씩을 투입해 선진국 수준의 엔진을 이미 개발하였다고 한다.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중국으로서는 수소연료의 기초기술에 있어서 상당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엔진개발에 있어 한국보다 오히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고유가와 환경문제는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적극적 유인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미래형 자동차의 상업화에 많은 문제가 있고 한국이 홀로 추진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시장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가 우위를 갖고자 하는 특정 분야에서 최소한 중국보다는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지금처럼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중국보다도 연구개발비가 덜 투입된다면 중국시장에서 우리의 미래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처럼 결코 자만한 토끼가 되어서는 안된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20년 뒤에는 중국이 모든 산업에서 한국을 대체할 수 있다고 충고한 바 있다. 결코 한 귀로 흘릴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선거후 민주세력 연대” “법 어기지 말고 최선을”

    “선거후 민주세력 연대” “법 어기지 말고 최선을”

    여야는 5·31 지방선거를 7일 앞둔 24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의 후폭풍에 따른 상황을 재점검하고 그에 걸맞은 선거 전략을 세우느라 분주했다. 열린우리당은 24일 ‘민주개혁세력 연대’를 급반전 카드로 삼기 위해 내놓았다. 입원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소속 후보와 당원들에게 친필 서신을 보내 ‘병상(病床) 지원’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광양 지원유세에서 “선거후 민주당과 당 대 당 연합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민주개혁세력 연대’를 제안한 것은 ‘부패 지방권력 심판론’이 한나라당의 참여정부 심판론에 밀리는 양상을 보인 데다 최근 박 대표 피습사건 이후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위기 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이 민주개혁 세력의 정치적 대변자임을 자처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기득권을 포기하고 반(反) 한나라당 연대를 위한 구조와 틀을 만드는 것이 올바른 집권여당의 자세라고 본다.”며 전략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상 ‘포스트 5·31’까지 고려한 셈법으로 이해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뒤 “통합에 뜻이 있다면 분당에 대한 사과부터 하고 민주당에 원대 복귀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피습 사건 이후 잇단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승기를 이어가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박 대표의 지원유세 공백을 메우려 이재오 원내대표, 원희룡·김영선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권역별로 나눠 유세에 집중하고 전여옥·한선교 등 ‘스타 의원’을 내세워 ‘파견’에 나섰다. 특히 박 대표 피습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대전 지역의 막판 역전에 ‘올인’하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지난 23,24일 잇따라 대전에서 선거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박 대표는 ‘지방선거 후보자와 당원 여러분께’라는 친필 편지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얼마 남지 않은 선거를 함께하지 못하고 병원에 있어 죄송하다.”며 “마음은 여러분과 순간순간을 함께하고 있다.”고 독려했다. 이어 “투표일까지 법을 어기지 마시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박 대표 피습의 여파로 호남에서 민주당쪽에 더욱 유리한 판세가 형성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우세한 광주·전남 분위기를 전북으로 끌어 올리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종수 구혜영기자 vielee@seoul.co.kr
  • 교육부·전교조 ‘FTA 대립’

    정부가 추진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내는 등 교육시장 개방을 놓고 교육계 안팎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교육부 등 정부 관계부처는 지난 23일 “초·중등 교육을 시장 개방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못박으면서 “교육개방은 대학과 성인교육 중심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이계영 국제교육협력과장은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 놀라운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고 유학수지 적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개방할 부분을 세부 검토한 뒤 향후 FTA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는 세계 50위권 대학이 없으며 지난해 유학수지 적자폭은 34억달러에 달했다. 교육부는 대학과 성인교육 분야를 개방하면 유학 수요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외국 영리법인이 들어오면 등록금이 치솟아 소수를 위한 ‘귀족학교’가 되고 학교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다고 교육시장 개방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25일 전교조 등의 주최로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노동자와 수급자가 바라본 한·미 FTA와 사회공공성’ 토론회에서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이철호 소장은 “외국교육기관과 같은 특별한 학교들은 경제적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소수 기득권층에 교육으로 인한 차별과 불평등을 대물림하는 기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성이 취약한 우리 교육 현실에서 교육의 시장화·영리산업화는 학문의 기반 자체를 무너뜨리며, 대학서열체제의 강화, 고교 평준화 해체, 한국 공교육의 골간 붕괴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외국 교육자본은 자국에서 일정기간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학위를 제공해 국내 분교가 유학생을 유치하는 통로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노정통 “통신위 기능 강화할 것”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정책은) 예측 가능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통신위원회의 기능 강화와 산하 기관의 기능 재정비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유효경쟁 등 통신분야와 정보보호분야에 대한 정책을 중점 제시한 데 반해 참여정부의 최대 치적으로 불리는 ‘IT839(먹을거리 정책)’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추가 질문에 ‘큰 틀은 그대로 간다.”고만 밝혔다.전체 정책이 통신·정보화를 중시했던 3년 전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통신위 기능 강화와 관련,“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기능과 역량을 갖춘 전문기관이 IT쪽에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방송 융합건에 대해서도 “방송위와의 인적교류 필요성이 있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혀 한발 물러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노 장관은 특히 “의료, 금융 등 분야의 정보화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개인정보 보호”라며 “개인정보보호 정책에도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한명숙총리 취임식 격식파괴

    첫 여성 국무총리 체제가 20일 출범했다. 한명숙 총리는 “민생 현장을 찾아 지친 이의 손을 감싸드리는 민생 총리가 되겠다.”며 ‘민생총리론’을 취임일성으로 내놓았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자리에서는 “사회적 갈등을 잘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총리의 역할”이라면서 “소외됐다고 느끼는 계층을 많이 만나 보는 등 국민과 대통령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볍씨를 담그는 절기인 곡우에 임명장을 줘 잘된 것 같다.”면서 “나라 정치도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또 총리직 수행에 있어 중요한 핵심은 상식과 균형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오후에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말로만 하는 행정, 책상에서만 하는 궁리가 아니라 현장으로 내려가 국민이 겪는 어려움을 실제로 체험해 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교육 및 저출산·고령화 문제, 부동산 안정대책, 국민연금 개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추진 등은 발등의 불”이라면서 “수많은 개혁과제들이 기득권과 부딪쳐 파열음이 나기도 했고,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좀더 친절해야 하고 반성하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취임식을 ‘격식 파괴의 장’으로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참석대상인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 공직자 400여명을 서열과 직급에 관계없이 자리에 앉도록 한 것. 예컨대 외교통상부는 강경화 국제기구정책관이 맨 앞줄에 앉은 반면 반기문 장관은 세번째 줄에 자리를 잡았다. 과거 취임식은 맨 앞줄에 장관, 다음줄은 차관 등의 순서로 정렬한 뒤 선 채로 진행됐다. 한 총리는 “간부들을 부동자세로 세우는 것은 관료적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이래 가지고서 어떻게 창의력이 나오겠나 싶어 이런 방식을 시도했다.”면서 “또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이렇게 해봤다.”고 설명했다.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총리는 “5·31 선거기간에 긴급한 현안은 당정협의를 하겠지만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은 면밀히 검토해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의 권익을 신장시키는 방안을 묻자 한 총리는 “국가의 책임있는 위치에 좋은 여성들을 많이 천거하고, 그런 여성들과 같이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홍기 장세훈기자 hkpark@seoul.co.kr
  • ‘한국 벤치마킹’ 중국의 신농촌운동

    ‘한국 벤치마킹’ 중국의 신농촌운동

    새마을운동에 대한 중국의 벤치마킹이 뜨겁다.‘신농촌운동’을 전개중인 중국 당국은 농촌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으면서 시찰단파견 확대 등 한국 배우기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이 신농촌운동을 주도하면서 한국관련 자료를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채 읽고 있을 정도로 최고지도부의 한국배우기 열기가 뜨겁다. |난징·양저우·구이양 이석우특파원|“중국 중앙 및 각 지방정부는 한국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한 각급 정부 시찰단을 보내고 있다. 이미 150여개 지역 및 기관에서 관계자들을 한국 각 지방자치단체와 관련 단체들에 보냈다. 앞으로 중국 전역에서 3만여명의 각급 지도자들을 한국에 보내 경험을 전수받을 방침이다.” 지난 12일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 구이저우호텔 대회의실. 스슈스(石秀詩) 성장(省長)을 비롯한 구이저우성 지도자들은 이수성 새마을운동중앙회장(전 총리)과 김한규 21세기 한·중 교류협회장(전 총무처장관) 등 한·중 교류협회 대표단을 맞이한 자리에서 중국측 입장을 소개했다. 새마을운동에 관한 한국측의 협조를 부탁했다. 앞서 장쑤(江蘇)성 량바오화(梁保華) 성장은 지난 9일, 양저우시 지젠예(季建業) 당 서기는 10일 각각 한·중 교류협회 대표단을 정부 청사로 초청한 자리에서 “한국의 새마을운동 배우기는 중국의 11차 5개년 계획 가운데 가장 중요한 국정목표”라면서 “장쑤성에서도 한국의 경험을 배우려고 대표단을 보냈으며 5월부터 계속 각 지역별 대표단을 보내 한국을 배우겠다.”고 열성을 보였다. 구이저우성 스슈스 성장이나 장쑤성 량바오화 성장 등 지방 최고지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들도 새마을운동과 한국관련 자료를 읽고 보고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농민 불만세력화 막겠다. 중국 도시와 농촌의 소득차가 3.5대1로 벌어지면서 농민 소요와 농촌인구의 도시유입 확대로 사회적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또 잘사는 연해지역과 못사는 내륙지방의 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국가통합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한국의 새마을운동에 중국 지도자들은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 구이저우성 성장은 “농촌·농민·농업 등 소위 3농 문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라면서 “중앙정부의 주도 아래 각 지방정부가 지역 실정에 맞는 신농촌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구의 3분의2쯤 되는 9억명의 농민들이 소외계층으로, 사회불만세력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자는 뜻이다. 중국 정부는 올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통해 ‘사회주의 신농촌건설’을 올해부터 시작된 11차 경제사회 5개년 규획(11·5)의 핵심 과제로 확정하고 대대적인 농촌 잘살기운동을 추진중이다. ‘조화로운 사회’와 ‘균형발전’을 정책목표로 추진하는 후진타오 주석은 지난해 말부터 공산당 정치국 회의 등을 통해 농촌의 빈곤타파와 도·농간의 격차 해소 등을 강조하면서 전국적인 신농촌운동을 주도해왔다. 일부에선 엘리트와 기득권층에 권력기반이 약한 후 주석이 신농촌운동이란 새로운 대중운동을 통해 권력기반도 강화하고 국가적 당면 과제인 농촌문제도 해결하겠다는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한국경험이 가장 적합 지젠예 양저우시 공산당 서기는 “한국은 유럽 등과 비교할 때 비교적 최근인 몇 십년 전에 ‘농촌 혁명’을, 그것도 매우 짧은 시간내에 이뤄냈다.”고 말했다. 중국 실정에서 미국식 대단위 농업보다는 한국식 소농방식이 적합하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중국 정부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신농촌운동의 전개를 위해 덴마크 등 유럽에도 파견됐으나 한국을 벤치마킹 최종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딩장화(丁章華) 양저우시 외사국장도 “한국정부가 새마을운동을 주도했지만 농민들의 자발적인 근로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중국정부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jun88@seoul.co.kr ■ 지춘밍 장쑤성 양저우시 부시장 “농민 자신감 심어준 한국정신 닮고싶다” |양저우 이석우특파원|장쑤성은 저장·광둥·푸젠성 등과 함께 중국내에서 부유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런 곳에서도 성장(省長)과 공산당 조직이 직접 나서서 신농촌운동을 밀어붙이고 있다. 빈곤지역은 주민들의 배를 곯지 않게 하는 단계인 원바오(溫飽)단계로 끌어올리려고 애쓰지만 장쑤성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한 샤오캉(小康)을 달성했다고 선언하고 있다. 신농촌운동의 진전 방향과 새마을운동 배우기 등을 장쑤성 양저우시 지춘밍(紀春明) 부시장으로부터 들어봤다. ▶잘사는 장쑤성에서도 신농촌운동이 필요한가. -농업 효율이 너무 낮다. 고소득 영농, 효율적인 영농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국가적인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저우 볶음밥 등 다양한 먹거리들을 인스턴트로 포장해 파는 방법, 통조림공장 등 식품가공업 확대 등도 진전되고 있다. 수출중심 농업으로 탈바꿈시켜 나가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도·농간의 격차를 해소하지 않고선 사회적 안정유지가 어렵다. 그동안 농촌과 농민은 도시와 비교할 때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 농민들이 도시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던 호구제도와 농업세 등을 폐지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농민들의 도시빈민화가 가속화되지 않겠나. -농민의 도시빈민화는 이미 사회불안의 요소가 되고 있다. 기술교육, 창업 교육 등을 통해 농민들의 자연스러운 이농을 정부가 도와주자는 것도 신농촌운동의 중요한 목표다. ▶신농촌운동의 핵심은. -농촌 소득의 향상을 통한 도·농 격차 해소다. 기술·과학영농을 도입하고 영농지도자들을 양성해 농업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초기단계에선 젊고 우수한 당·정 간부들이 농촌으로 투입되고 있다.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환경과 의식 측면에서의 한 단계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 ▶추진 상황은.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지도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중앙의 입장을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실천하는 것은 지방지도자들이 할 일이다. 황리신(黃莉新) 부성장 등 대표단이 지난달 말 한국을 방문, 새마을운동을 학습했다. 이수성 새마을중앙회 회장, 김한규 21세기 한·중 교류협회 회장 등을 만나 조언도 듣고 자료도 수집했다. 농촌문제 해결은 중국이 넘어야 할 당면과제다. 이제는 그간의 경제적 축적을 농민에게 돌려줘야 할 때다. ▶새마을운동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나. -도·농간, 민·관간의 협력, 영농 효율성 제고방안 등 여러측면이 있지만 무엇보다 농민들의 의지에 불을 붙이고 자신감을 심어준 ‘한국의 정신’을 배우고 싶다. 농민들의 자발성과 적극성을 어떻게 이끌어 낼지도 관심이다. ▶선부론(先富論)의 부정인가. -개혁개방을 설계하고 이끌었던 덩샤오핑(鄧小平)은 “똑같이 못사는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라면서 “능력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주의 신농촌운동이나 선부론이나 모두 대동사회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모순되지 않는다. 다만 지금단계에서는 농촌살리기와 도·농간 균형 등은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급한 과제다. jun88@seoul.co.kr ■ ‘소득수준 꼴찌’ 구이저우성 개발 물결 소수민족 문화 관광자원화로 수익창출 |구이양 이석우특파원|중국 25개 성 가운데 소득수준 꼴찌로 가장 낙후된 지역인 구이저우성이 서부대개발, 신농촌운동의 물결을 타고 꿈틀거리고 있다. 중국 서남부에 위치, 한반도보다 조금 작은 17.6㎢ 면적의 93%가 산지인 산골지역. 묘족, 동족, 포의족 등 소수민족 인구가 전체 인구 3904만명 가운데 37.8%인 1475만명을 차지한다. 소수민족과 수려하고 오염되지 않은 자연. 구이저우성이 ‘관광 입국’을 내세운 배경이다. 왕푸위(王富玉) 구이저우성 부서기는 “중앙정부의 집중 지원 아래 신농촌운동의 시동을 걸었다.”고 지난 15일 김한규 회장 등 21세기 한·중교류협회 방문단을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산업시설이 빈약한 상황에서 자연환경을 최대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성도인 구이양(貴陽)에서 동양최대라는 황과수 폭포까지 130km, 주요 관광지인 묘족 자치지역 카이리(凱里)까지 150km가 고속도로로 연결돼 있다. 왕 부서기는 “성 전체에 골프장이 단 한 개뿐”이라며 “관광 인프라에 대한 외국 투자에 특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수민족들은 구이저우의 중요한 관광자원.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개막식에 소수민족인 동족의 민속합창 등 구이저우성 소수민족들의 다양한 민속이 선보이게 된다는 설명이다. 성 여행국의 장펑화(張鵬華)처장은 “최근 그동안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세계에 구이저우를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면서 “2008년 올림픽과 연계한 각종 행사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jun88@seoul.co.kr
  • [책꽃이]

    ●양주팔괴(저우스펀 지음, 서은숙 옮김, 창해 펴냄) 양주팔괴는 강희제에서 건륭제에 이르는 청대 번영기에 양주를 무대로 활동한 8인의 직업적 문인화가를 가리킨다. 그 구성원에 대해선 약간씩 견해가 다르지만 대체로 왕사신, 이선, 김농, 황신, 고상, 이방응, 정판교, 나빙을 꼽는다. 이들은 당시 중국 최대의 서화시장을 형성했던 양주에서 그림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자유인으로 지냈다. 자유분방한 필치로 보수적인 청대 화단에 생기를 불어넣은 이들의 예술생애와 ‘기괴한’ 작품세계를 다룬다.1만 9000원.●호남명촌 구림(김삼웅 지음, 시대의창 펴냄) 구림지편찬위원회 지음, 리북 펴냄) 전라남도 영암 구림은 나주 금성산 금안동, 태인 정토산 수금마을과 함께 호남 3대 명촌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자연마을이다. 남도 땅에서 달이 가장 예쁘게 뜬다는 월출산 무릎 아래 있는 구림은 왕인박사와 도선국사의 탄생지로 유명하며, 천년고찰 도갑사 등 역사문화 유적도 풍성하다. 이 책에는 구림마을 사람들이 손수 쓴 마을 공동체의 역사와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2만 8000원.●발칙한 신조어와 문화현상(김다은 지음, 작가 펴냄) “신조어는 폭력이나 권력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문화적인 작동에 은밀하게 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칙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추계예대 교수)의 말대로 오늘날 유행하는 신조어들은 더없이 반문화적이고, 그 뒤엔 ‘숨어있는’ 권력이 있다. 예컨대 ‘찌질이’는 일진회에서 폭력을 당하는 허약한 학생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디지털권력과 예술권력에 의해 그 의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한다.9000원.●거미박사 김주필의 거미이야기(김주필 지음, 쿠키 펴냄) 거미의 세계에선 동물세계의 일반법칙과 달리 ‘성에 대한 권한’을 암컷이 장악하고 있다. 거미는 보통 암컷이 수컷보다 덩치가 훨씬 크고 힘도 세다. 암컷이 발정하지 않는 한 수컷이 아무리 적극적으로 달려들어도 결혼은 성립되지 않는다. 짝짓기를 앞두고 신경이 예민해진 암컷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달려온 연인을 먹어치우기도 한다. 수컷은 암컷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구혼춤을 추거나 먹이를 갖다 바치기도 한다. 짝짓기를 마친 암컷은 한번에 보통 수백개의 알을 낳는다.‘인간의 숨은 벗’ 거미에 관한 이야기.9500원.●불교, 이웃종교로 읽다(오강남 지음, 현암사 펴냄) 부처님은 태어나자마자 북쪽으로 길게 일곱 발자국을 걸어 오른손은 하늘을, 왼손은 땅을 가리키며 사자와 같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천상천하 유아독존”. 종교다원주의자인 저자는 이 말을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는 예수의 말에 견준다. 또 불교와 그리스도교를 깨침과 메타노이아(회개), 자비와 사랑 등으로 비교하기도 한다. 기독교와 불교의 양경반조(兩鏡反照)적 관계, 즉 불교와 기독교의 진리가 하나의 사물이 양쪽에 놓인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닮은꼴임을 강조.1만 5000원.●맥루언을 읽는다(김균·정연교 지음, 궁리 펴냄) 미디어이론가 맥루언은 1964년 ‘미디어의 이해’의 출간과 함께 대중들에겐 유명인사가 됐지만 많은 학자들에겐 혼란스럽고 무책임하며 경박스러운 인물로 인식됐다. 인류의 역사를 매체에 따라 구어시대-필사시대-인쇄시대-전자시대로 4등분해 얘기하는 것 자체가 학문적으로 무리라는 지적도 따른다. 맥루언은 1960년대라는 문화격동기에 잠시 반짝했던 ‘지적 사기꾼’에 불과한가, 아니면 동시대인들이 이해하기엔 지나치게 시대를 앞질러간 예언자적 존재인가. 그의 생애와 사상을 다룬다.1만 3000원.
  • [이경형칼럼] 실패한 신문시장

    [이경형칼럼] 실패한 신문시장

    지난 6일 저녁 제50회 ‘신문의 날’ 기념 행사장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쓸쓸했다. 노 대통령은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참여정부와 일부 신문 사이에 비정상적인 대립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은 심히 걱정스럽다.”며 소회의 일단을 피력했다. 같은 날 오후 헌법재판소에서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제기한 신문법 등에 대한 헌법소원과 관련하여 공개 변론이 진행됐다. 특히 신문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규정과 관련하여 청구인측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특정 신문사의 점유율을 규제하기 위한 표적입법”이라고 주장한 반면, 문화부측은 “공익 성격이 강한 신문 시장에서 여론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했다. 최근 신문산업의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7∼8년 전만 해도 가구당 구독률이 6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40%로 뚝 떨어졌다. 이는 뉴미디어의 등장과 같은 급격한 언론 환경 변화 탓도 있겠지만, 메이저 신문사들의 무차별 경품 공세로 신문시장을 황폐화시킨 데도 원인이 있다. 일부 신문들의 이전투구식 판촉 경쟁은 절대 독자 수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신문의 독자를 빼앗는 악순환만 불러왔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다양한 여론의 자양분을 먹고 자라는 나무와 같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계층을 대변하는 여론 형성이 필수적이고, 그 역할의 일부를 신문시장이 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신문이든 기업으로서 신문사는 해당 ‘상품’이 겨냥하는 ‘주독자 타깃’을 설정하고 있다. 특정 신문의 시장 지배는 그 신문사, 구체적으로는 신문사 소유주·광고주가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를 수용자에게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전파하기 마련이다. 이는 결국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이데올로기가 여론 시장도 지배함으로써 민주주의의 전제가 되는 여론의 다양성을 크게 위축시킨다는 뜻이다.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할 수 있는 대안의 하나도 여론의 다양성 촉진에서 찾을 수 있다. 가진 사람, 기득권자, 현상 유지를 갈망하는 계층의 목소리만 증폭해서는 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 덜 가진 사람, 사회적 약자, 현상을 타파하려는 계층의 작은 소리도 공론의 장에서 걸러 어떤 형태로든 국가 의사결정에 반영시켜야 한다. 이른바 조·중·동이라는 메이저 신문이 과점하고 있는 한국의 신문 시장은 여론 다양성이나, 새 독자 증대라는 면에서 이미 실패한 시장이다. 마이너 신문들은 취약한 재무 구조로 생존한계선을 넘나들고 있거나, 종교 자본의 뒷받침으로 겨우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군사정권의 강압과 회유로 언론이 정권의 하위 기구로 전락했던 시절과는 달리, 지금은 언론의 권력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문민정부 이후 국가 권력이 정당, 자본가, 시민사회로 분산되면서 언론사, 특히 메이저 신문들도 신문 시장의 과점을 바탕으로 사회적 의제 설정의 선점을 통해 권력화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메이저 신문들은 마이너 신문들도 신문시장의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절제해야 하며, 신문이 공산품과는 다른 ‘공익적 상품’임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마이너 신문들은 변화된 신문 환경을 정면으로 받아들여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구조조정의 고통을 감내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khlee@seoul.co.kr
  • [생각나눔뉴스] 10억 아파트 보유세 535만원 15억 골프회원권은 0원

    [생각나눔뉴스] 10억 아파트 보유세 535만원 15억 골프회원권은 0원

    #1 골프장 회원권도 부동산과 관련된 고가의 재산인 만큼 당연히 재산세를 부과해야 한다. #2 다른 재산은 놔두고 골프장 회원권에만 재산세를 물리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며 ‘부유세’와 다름없다.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세금폭탄을 피한 ‘대체 투기처’로 골프장 회원권에 관심이 쏠리면서 회원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10억원을 넘는 골프장 회원권도 연일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자금의 ‘왜곡현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지방세법을 고쳐 골프장 회원권에도 재산세 등의 보유세를 물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정부도 내부적으로는 찬성하면서도 기득권층의 반발을 우려해 여론의 동향만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골프장 회원권 자고 나면 폭등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11일 현재 가평베네스트의 회원권 거래가격은 13억 5000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평균 가격은 10억 65만원으로 ‘3·30대책’ 이후 3억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8·31대책’ 이전인 지난해 8월 6억 4790만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남부 15억원, 남촌 14억원, 렉스필드 13억원, 레이크사이드 12억원 등 경기 남부 지역의 골프장 회원권은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다. 지난해 1월 이후 전국 골프장 회원권의 평균 상승률은 70.3%에 이른다. 이 가운데 17.6%포인트는 ‘3·30대책’ 이후에 올랐다. 특히 4억원 이상 호가하는 골프장은 15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골프장 회원권을 살 때에는 취득세와 농어촌특별세, 팔 때에는 매각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내지만 재산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공시가격 9억 8000만원인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56평형은 올해 535만원의 보유세(재산세와 종부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10억원을 넘는 골프장 회원권 소유자는 한 푼의 보유세도 내지 않는다. ●‘고가의 재산이므로 과세’ vs ‘다른 회원권과의 형평성’ 보유세 부과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골프장 회원권이 부동산 못지않은 고가의 재산인 데다 사실상 투자 목적으로도 활용되고 있어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명근 강남대 석좌교수는 “원칙적으로 재산세는 모든 재산에 부과할 수 있음에도 행정력이 미치지 않거나 조세정책상 판단에 따라 부과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골프장 회원권은 고가의 재산이므로 재산세를 부과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조세연구원 관계자는 “골프장 소유주가 골프장 부지에 대해 재산세를 내는데 회원권까지 재산세를 부과하면 이중과세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가의 서화나 골동품, 경주용 말 등에도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는 만큼 골프장 회원권에만 재산세를 물리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태 회계사는 “골프장 회원권을 골프장에 대한 간접적인 소유권으로 보면 재산세를 과세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골프장 소유주가 재산세를 내는 것과 상충되지 않도록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중립적 의견을 피력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유시민 복지 “공무원 연금등 가입자 희생자세 필요”

    유시민 복지 “공무원 연금등 가입자 희생자세 필요”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국민연금 개혁 방향과 관련,“정부안에 굳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여야와 개방적인 자세로 연금법 개정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날 연금개혁과 관련한 기자단과의 토론회에서 “장기적으로는 재정안정이 가능한 조건 하에서 수급 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연금 수급 사각지대 해소책의 하나로 제시한 기초연금제 안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 뒤 “연금의 재정 안정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균형잡힌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이어 “연금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겠지만 이를 감수하겠다.”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올해 안에 연금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그는 이어 “공직사회가 자기개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연금 개혁이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특수직역연금 가입자는 발전적 차원에서 희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해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의 개혁을 연계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장관의 발언은 특수직역연금도 국민연금 개혁 방향에 맞춰 앞으로는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 장관은 그러나 “신규 임용자와 젊은 공무원 등은 개정 법안의 적용을 받되 기존 가입자들의 기득권은 인정해야 한다.”고 밝혀 특수직역연금 개혁에 따른 기존 가입자 소급에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독자의 소리] 출산율 올릴 국가지원책 마련을/박정호 (전남 고흥군 서문리)

    정부는 최근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시험관 아기 시술비를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한다. 우리나라에는 약 70만쌍의 불임부부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험관아기 불임치료 시술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늦었지만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와 더불어 금년부터는 건강보험에서 6세미만 유아의 입원비도 지원키로 했다니 출산율 향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것 같아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된다. 요즘 의료산업화 관련 찬반 논쟁이 뜨겁다. 찬성쪽 주장을 보면 호텔식 영리병원을 설립하여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하나 이는 일부 기득권층과 극소수 가진자들을 위한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보다는 대다수 국민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정책에 우선하여야 함은 물론이며,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출산율 향상에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 본다. 박정호 (전남 고흥군 서문리)
  • [씨줄날줄] 카지노경제/우득정 논설위원

    양극화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신년연설과 취임 3주년 ‘국민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양극화 해소 의지를 천명한 데 이어 청와대가 ‘비정한 사회, 따뜻한 사회’라는 주제로 양극화 관련 특별 기고문을 쏟아내고 있다.‘기적과 절망, 두 개의 대한민국’ ‘압축성장, 그 신화는 끝났다’…‘교육 양극화, 그리고 게임의 법칙’에 이르기까지 20일도 채 안돼 6편의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웠다. 오는 23일 노 대통령이 ‘국민과의 인터넷대화’를 통해 양극화문제에 대한 견해를 내놓으면 논쟁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양극화가 박정희식 압축성장이 낳은 결과이며, 서강학파가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한다.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횡행하면서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카지노경제’가 당연한 게임의 법칙인 양 통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기득권층은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낡은 이념에 함몰돼 희망 잃은 80%의 고통과 좌절에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보수논객들은 청와대가 양극화 심화의 논거로 제시한 각종 지표를 도리어 정책 실패의 산물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분배를 중시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하면서 불황이 장기화된 결과, 못 사는 사람들만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양극화 진단은 못 가진 80%를 정서적으로 자극해 정치적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꼼수’라고 비난한다. 최근 특급호텔에 외국인 전용카지노의 설립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에 빗대어 “운동권정권이 카지노경제로 대한민국을 박살내려 한다.”고 꼬집는다. 집권층과 보수층이 양극화라는 동전의 서로 다른 면만 보며 상대편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양극화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논쟁이라고 볼 수 있다. 성장 둔화와 분배 악화는 부인할 수 없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다. 따라서 성장을 통한 분배 선순환이니,‘증세냐, 감세냐’하는 논란은 파이 배분에서 소외된 80%에게는 무의미하다. 빈곤자살 위기에 몰린 가정에 내미는 따뜻한 손길, 내 자식은 100m 출발선상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카지노경제를 극복하는 첫걸음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월드컵 대륙별 순회 개최 유럽세 입김에 갈팡질팡

    월드컵의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Rotation System)은 지난 1998년 제프 블래터 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집권하기 이전 내세운 선거 공약이었다. 94년 미국대회 이전까지는 유럽과 남미가 번갈아가며 월드컵을 개최,FIFA가 나머지 4개 대륙연맹으로부터 성토의 대상이 됐던 게 사실. 한·일월드컵 확정으로 순환 개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했지만 유럽세에 밀려 곧 흐지부지됐다. ‘뜨거운 감자’로 본격 부상한 건 제18회 대회(2006년) 개최지 선정을 앞둔 지난 2000년 8월. 당시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의 대표주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개최 기회를 각 대륙이 균등하게 갖자.”며 개최 경쟁에 뛰어들었다.“94년 북미의 미국,2002년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에 이어 2006년 대회도 그동안 월드컵을 개최하지 못한 아프리카의 몫이 당연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남아공은 독일과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12로 패했다. 대신 남아공은 4년 뒤 차기(2010년) 대회를 쟁취했다. 여기엔 FIFA 내부의 정치 논리도 한몫 했다. 사실 2006년 개최지 투표 당시 블래터는 남아공과 한 목소리를 냈다. 차기 집권을 위해 거대 세력의 지원이 필요했던 때문. 투표 직전까지도 그는 “월드컵을 아프리카로, 새 역사를 만들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쓴 잔을 든 남아공과 함께 그는 “베켄바워의 승리는 곧 블래터의 패배”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한·일월드컵 직후 우여곡절 끝에 재선에 성공한 블래터의 입김이 다시 살아났고, 그의 강경한 주장 끝에 결국 남아공은 아프리카의 첫 월드컵 개최지로 결정됐다.‘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은 힘겹게 첫 발을 내딛게 되지만 이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기득권을 주장하고 있는 유럽이 ‘3개 대륙 개최 뒤 한 번꼴로’ 개최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신봉자’나 다름없던 블래터의 2차 임기도 끝나가고 있기 때문. 결국 각 대륙의 축구 시장 규모와 개최 능력, 여기에 FIFA 내부의 세력 판도가 새 잣대가 될 전망이다.최병규기자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3년,그리고 2년/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참여정부 3년을 맞아 국정평가 토론회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잘했다는 평가는 없고 2년차의 평점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까지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교육 분야는 2년째 평가 때보다 평점이 올라갔다. 대입제도의 혼란 속에서도 부적격교사 퇴출제와 교원평가제 도입 등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평균을 밑돌기는 마찬가진데 이는 정부가 특정이념 세력과의 애매한 관계설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을 국민의 정부와 비교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은 직전 정부이자 지지 세력, 국정 방향이 역대 정부들 중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 교육정책은 문민정부의 ‘5·31교육개혁’ 정책의 방향과 틀을 계승했다. 최초의 여·야 정권교체로 탄생한 국민의 정부지만 교육정책은 백년대계로 일관성이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국민의 정부는 IMF로 인한 예산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중학교 과정을 의무교육에 포함시켰고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교실당 학생 수를 30여명 수준으로 낮췄다. 고교평준화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문민정부 때 제안된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을 확정했고, 교육청 반대로 시행하지는 못했지만 서울지역의 자립형 사립고 설립도 적극 권고했다. 반면 대선 공약과 출범 당시의 국정과제에서도 밝혔듯이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기조와 방향은 ‘자율성과 다양성’이다. 정부 개입을 최소로 줄이고, 학교 현장의 교육주체들이 각각의 의무와 권리 범주 내에서 상호 협력과 견제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소질과 적성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현재 ‘자율성과 다양성’은 후퇴했거나 역행했고 평등이념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거기에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정책협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정책수립 과정에서 정부와 교원단체들 간의 담합은 더욱 견고해졌고 대표성 없는 일부 학부모단체의 ‘들러리 놀음’으로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와 목소리는 더욱 방치되고 소외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평등 이념을 내세운 단체·집단이 정치적 압력이나 물리적 투쟁으로 정부를 몰아세웠고 교육에 대한 다양한 욕구, 수월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기득권·몰염치로 매도하면서 갈등과 대립을 심화했다. 남보다 뛰어나려는 노력이나 욕구가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적대감의 표적이 되고 학벌타파라는 이름으로 억압되는 현상을 정부가 부추기지 않았던가? 교육에서 평등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수월성 또한 중요하다. 교육기회의 균등이 확보된 시점에는 책무성이 강조되는 수월성 추구가 세계적 추세이자 학부모들의 최대 관심사다. 정부의 역할은 평등성과 수월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교육 기회·조건에서는 평등성이 보장되고 교육결과에서는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정부는 올해를 ‘교육격차 해소 원년’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는 계층·지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적 욕구를 소홀히 하거나 억압한다면 정부의 의도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이념을 근간으로 한 하향평준화에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일반 학부모들의 권리 침해는 물론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해야 할 일이 또 있다. 학교 급에 따라 평등성과 수월성의 비중을 달리하는 것이다. 초ㆍ중학교에서는 교육내용의 균등성과 교육기회 평등성이 강조되고, 고교ㆍ대학에서는 다양한 학교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수월성이 강조돼야 한다. 교육개혁은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적 지원에서 시작되고 완성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더 하자. 진정 평등교육이념을 실현코자 한다면 교육 격차가 발생하기 시작하는 유아교육을 의무교육 체제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한다. 유아교육비 지원만으로는 안 된다. 유치원 1년만이라도 의무교육체제로 편입해 교육기회는 물론 교육의 질을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가 중학교를 의무교육화했다면 참여정부는 ‘유치원 의무교육화’로 역사에 기록되는 일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교육은 백년대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자. 남은 시간은 이제 2년이다. 남승희 명지전문대 교수·바른교육권실천행동 공동대표
  • [문화마당] 우리 안의 미국화/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타이완에는 ‘클럽51’이라는 상류층 엘리트 사교모임이 있다.1994년에 결성된 이 클럽은 타이완을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시키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타이완을 미국의 한 주로 만들면 구차하게 이민을 가지 않아도 되고 소수민족으로 멸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여기가 바로 아메리카”라는 ‘클럽51’ 슬로건은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에서 벗어나 타이완의 분리 독립을 꿈꾸는 기득권 세력들의 극단적인 상상력을 대변한다. 타이완에서 미국화는 냉전의 산물이 아니라 동시대 국가적 생존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다. 본토 중국에 대한 공포가 클수록 미국에 대한 내면화는 절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화는 비단 타이완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아래 있는 모든 아시아 국가들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미국화는 어디까지 왔을까? 미국시민권을 얻기 위한 원정출산 바람, 영어발음을 원어민처럼 하기 위해 아이의 혀를 늘리는 수술붐, 청년들의 모자와 티셔츠에 새겨진 미국 명문대학 로고, 정·관·학계를 주름잡는 미국유학파들…. 한국의 미국화는 제도에서 일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신체 안에 각인되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의 초대형매장들은 모두 한국에 있다. 캘리포니아 ‘피트니스클럽’은 캘리포니아에만 있지 않고 바로 압구정동과 명동에도 원형 그대로 있다. 미국의 외식 업체인 ‘아웃백스테이크’의 한국 지점들은 미국을 제외하고는 세계에서 장사가 가장 잘된다. 이쯤 되면 한국의 미국화는 타이완이나 일본보다 더 강렬해 보인다. 한국의 미국화는 욕구라기보다는 욕망에 가깝다.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영어를 배우는 욕구보다는 영어를 통해 미국다움을 느끼고 싶어하는 욕망, 하버드대학에 가고 싶은 욕구보다는 하버드라는 상징기호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 이것이 신체 안에 각인된 내면화된 미국화이다. 한국전쟁 당시 ‘기브 미 초콜릿’을 외치며 미군 군용차를 따라다녔던 아이들의 추억,‘미8군부대’에서 미국의 컨트리송을 부르고, 미국 번안곡들이 최고 인기를 얻던 시절보다 지금이 더 미국화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령 1960∼70년대 미국 번안곡은 미국의 노래를 있는 그대로 차용하지만, 그 문화정서에는 한국적인 냄새가 배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가수들이 부르고 있는 힙합이나 알앤비 음악은 거의 자작곡이지만, 문화적 정서는 미국지향적이다. 번악곡의 시대는 미국적인 형식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만 자작곡의 시대에는 의도적으로 미국적인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동시대 힙합과 알앤비 음악의 정서에서 미국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의 구분은 사실상 모호하게 된다. 미국적인 리듬과 멜로디는 이미 우리의 신체 안에 내면화된 것이다. 일본의 문화연구자 요시미 순야는 일본이 미국화된 절정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것이 1984년 도쿄디즈니랜드 개장으로 분석한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일상 속에서 미국적인 것과 미국적이지 않은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월26일 한·미무역투자협정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한국 내 미국화가 가속화되고 그 경계가 마침내 사라지고 있음을 선언한 것이다. 스크린쿼터의 폐지는 바로 우리 안의 미국화가 임계점에 다다르는 순간이 될 것이다.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영화관계자가 미국의 할리우드 관계자에게 지금 세계영화시장의 70%가 미국영화인데 어느 정도면 성이 차겠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그는 “물론 100%죠.”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만일 스크린쿼터가 미국의 주장대로 축소되거나 이후 완전 폐지되어 한국영화의 배급망이 붕괴된다면, 미국화는 영화소비를 통해서 가시화될 것이다. ‘쌀과 영화’, 즉 ‘신체와 감성’을 미국의 요구대로 내주었을 때, 이보다 더 강력한 미국화가 있을 수 있을까? 한국에도 타이완의 ‘클럽51’과 같은 완전한 미국화를 주장하는 그룹들의 출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아니 정부 스스로가 ‘클럽51’인지도 모르겠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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