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기득권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승부차기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대기업 수사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최고령자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 규제 철폐
    2026-04-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684
  • ‘이문열 소설’ 해석 아전인수

    소설가 이문열씨의 장편소설 ‘호모 엑세쿠탄스(처형하는 자)’가 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이 소설은 이달 초 출간된 계간지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문제가 된 마지막 4회분이 실렸다.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 언론들은 소설을 통해 이씨가 현 정부와 386세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을 비난했다는 점 등을 부각했다. 반면 한겨레는 대선과 연결시켜 이씨의 ‘의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두 갈래 접근과 관련, 언론계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언론간 세(勢)대결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를 친 곳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은 소설 내용 중 현실정치 비판 부분을 발췌해 발빠르게 보도했다. 곧바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비슷한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반면 한겨레는 ‘또 선거철인가…이문열씨 활동 개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앞두고 또 시작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씨가 참여정부 출범에 불만을 품은 기득권 세력의 입을 빌려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199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초원복집’ 사건이 터졌을 때 이씨가 당시 조선일보에 연재하던 소설(오디세이아 서울)을 통해 도청의 배후를 문제삼는 식으로 본질을 흐리기도 했다며 현실정치에 개입한 이씨의 ‘전력’도 소개했다. 정작 이씨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학적인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극단화된 일부를 갖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제일 먼저 쓴 조선일보는 구미에만 맞게 썼다는 점에서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탈당 도움안돼… 책임 다할것”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6일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제안 이후 국정 표류와 정계재편 문제에 대해 줄곧 발언의 강도를 높여 왔다. ‘이제 할 말을 하겠다. 더 이상 여의도 정치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라는 의중을 표현하기 위해서다.4일 청와대 브리핑에 띄운 노 대통령의 ‘우리 모두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라는 A4용지 5장 분량의 글은 잇단 발언의 ‘결정판’에 가깝다. 최근 거론된 임기 및 당적 문제에서부터 열린우리당의 진로, 국정운영의 난맥상 해법 등에 이르기까지 총망라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편지의 주요내용이다. ●“직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한나라당이 흔들지 않는 일이 없다. 지난해 사학법 개정 이후 1년여 동안 중요한 법안의 대부분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정상적인 국정수행이 어려웠다. 여야에서 모두 관리내각, 중립내각, 거국내각 등 여러 가지 제안이 무성하다. 그러나 합의가 없는 한 실행이 불가능한 제안들이다. 인사권마저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면 대통령의 직무수행은 참으로 어렵다. 가끔 여당도 야당과 같은 주장할 때 답답하다. ●국정표류, 여소야대 정치구도 역대 정부 후반기마다 대선을 앞둔 야당의 정치공세와 여당의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국정이 어려웠다. 단지 대통령 개인의 능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소야대, 그것도 지역구도하의 다당제와 결합된 여소야대라는 최악의 정치구도가 그 원인이다. 정책보다 지역간의 정치적 대립과 불신에 바탕한 지역구도는 대화와 타협을 불가능하게 한다. ●“차별화와 탈당, 해답될 수 없다” 지금 열린우리당이 처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책임을 통감한다. 대통령에게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 차별화와 정부·여당의 균열은 당의 지지도나 대통령 후보들의 지지도를 올리는 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참여정부는 역대 정부와 다른 조건이 많다. 권력형 비리는 없을 것이다. 또 당정분리 원칙을 세우고 당무에 개입하거나 여당을 통제하지 않았기에, 과거처럼 대통령에 대한 여당의 권력투쟁이 발생할 이유도 없다. ●“지역당은 안 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고자 기득권을 포기하고 결단했던 열린우리당이 다시 지역구도에 기대려 한다면, 이는 역사와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당의 정체성은 더욱 중요하다. 당의 진로와 방향은 정책과 노선을 어떻게 변화·발전시킬 것인지를 중심으로 논의돼야 한다. 또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보여준 지도력의 훼손과 조직윤리의 실종을 바로잡는 노력부터 선행돼야 한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女談餘談] 여성의원들의 ‘소신’과 ‘현실’ 사이/구혜영 정치부 기자

    ‘정치의 계절’을 실감케 하는 서울 여의도.‘정계개편’을 앞두고 여권에서는 당 사수파니 통합신당파니 벌써부터 편가르기 싸움이 한창이다. 이쯤되면 ‘정점’에 있는 권력을 따라 움직여야 하는 현실 속에 냉가슴을 앓는 의원들이 많다. 여성 의원들은 더더욱 그렇다. 남성 의원들에 비해 비례대표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여성의원들은 일찌감치 ‘다음 번’을 위해 지역구를 정해 놓고 텃밭을 다져왔다. 그러나 중앙정치판이 하루가 다르게 팽팽 돌아가는 통에 지역정치에만 올인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게다가 여권 새판짜기의 화두는 ‘기득권 포기’다. 지역구를 정해 두고 활동해온 게 기득권이라면 기득권인데, 만에 하나 여당의 개편 결과가 통합신당이 될 경우 그간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여성의원들의 정보 소외도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당의 한 여성의원은 “다들 불안하고 초조해한다. 중앙정치의 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시기인데 그러자니 소신껏 의정활동 하겠다던 의지가 사그라드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누구는 어느 지역모임에, 누구는 어느 계파모임에 갔다는 말만 무성하다고 한다. 다른 여성의원은 “개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면 상황을 부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어느새 ‘이합집산’과 ‘줄서기’로 상징되는 기존 정치권의 구태에 젖었다는 고백으로 들린다. 최근 의원회관에서 ‘여성 의제’가 사라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한 여성의원실 관계자는 “성희롱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남성의원이 다시 돌아왔는데도 ‘공공의 적’을 향한 여성의원들의 압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KTX 여승무원 사건만 해도 여성의원들이 나서서 해결하려 했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안타깝다.17대 초반 여성 의원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던가. 깨끗한 정치로 승부하겠다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 이럴 때일수록 당장의 이익만을 좇지 않고 소신껏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여성의원의 살길이자 빅뱅의 소용돌이를 헤쳐 나가는 해답이 아닐까?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특수성·민족주의에 갇힌 한국사 재해석

    지난 2월 발간돼 화제를 모았던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전면적으로 비판해 ‘해방전후사의 재재인식’이라 불릴 만한 책이 20일 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신문 15일자 1면 보도> 역사비평사가 내놓은 이 책은 ‘한국 근현대사의 새로운 흐름’에서 ‘근대를 다시 읽는다’(이하 ‘다시 읽는다’)로 제목이 바뀌었다. 28명의 젊은 연구자들이 ‘해방전후사의 인식’(이하 ‘인식’)과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을 동시에 뛰어넘겠다는 기획 아래 1·2권 각각 3부씩 구성했다. 편집진은 근현대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윤해동(성균관대)·천정환(성균관대)·허수(동덕여대)·황병주(국사편찬위원회)·이용기(역사문제연구소)·윤대석(인하대)씨 등 6명으로 구성됐다. 왜 재재인식이 필요할까. 편집진이 밝힌 머리말 ‘한국 근대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하여’의 주요부분을 요약해 재구성했다. ●‘재인식’은 시대착오적 좌우대립 ‘인식’의 마지막 6권이 출간된 이래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실사회주의가 붕괴됐고 신자유주의가 들어섰다. 이런 변화는 ‘인식’류의 민족주의나 민중주의 관점을 낡은 것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재인식’이 나온다 했을 때 기대했지만, 막상 책을 보고는 크게 실망했다. 좋은 글도 있지만 ‘재인식’이 한국에 끼친 영향은 명백히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다. 결과적으로 ‘재인식’은 한국 학계와 사회를 냉전적인 진영의 논리로 되돌렸다. 보수·기득권 세력이 오독해서가 아니라 ‘재인식’ 스스로 시대착오적인 좌우대립에 편승했다. ●‘재인식’ 문명론은 저열한 변종 두 책은 대립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대립되지 않는다.‘인식’의 민족주의 대신 ‘재인식’은 애국주의를 내세우지만, 결국 새로운 우익적 대한민국 국가주의를 강화할 뿐이다. ‘인식’과 ‘재인식’은 민족과 국가를 공유한 채 근대를 특권화했다. 또 ‘재인식’은 논리적으로도 민족과 근대를 전혀 극복하지 못했다. 특히 ‘재인식’이 운운하는 ‘문명론’은 근대주의를 극복하기는커녕 한발도 더 못나간, 또는 그보다 훨씬 저열한 변종에 불과하다. 문명론은 서구중심주의와 국가주의를 벗어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렇다면 재재인식이란? 한국사는 그동안 ‘특수성’과 ‘민족주의’를 지나치게 강조했다. 지정학적 위치, 제국주의로 인한 식민지 피해 때문이다. 그러나 식민지는 ‘근대 미달’이거나 ‘왜곡된 근대’가 아니라 근대내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사는 특수한 민족사가 아니라 보편적인 근대안에서 해명될 수 있다. 서구의 보편-특수 구도에 휘말려도 안되겠지만, 한국의 특수주의에 매몰돼서도 안된다. 이들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의 소장학자들이 전개한 근현대사의 논지가 과연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지 주목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돈 때문에…” 美민주 벌써 분열 조짐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미국 민주당이 벌써부터 당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보혁갈등이 아니다. 말 그대로 ‘돈줄’이 걸린 문제다. 민주당이 정경유착과 부패 방지를 위한 정치개혁 법안 마련을 두고 고질적인 분열상을 재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로비스트 활동을 어느 수위까지 제한할 것이며, 의정활동을 감시할 독립기구를 의회 안에 설치할 것인지 등이다. 민주당은 아브라모프 스캔들 등 공화당의 잇따른 추문이 정계를 강타한 올해 초 강력한 ‘반(反)로비스트 법안’을 내놓았다. 여기엔 의원들이 로비스트로부터 접대·선물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로비스트에겐 의원과 접촉사실 공개를 의무화하는 한편 의원 출신 로비스트가 의원회관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도 선거승리가 확정된 직후 “역사상 가장 정직하고, 투명하며, 가장 윤리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하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로비그룹들과 친분이 두터운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에 대한 저항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주 존 머서 하원의원이 한 모임에서 지도부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부패는 공화당의 문제였고 선거에서 심판을 받은 만큼 법제화는 불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상원에서는 차기 법사위원장이 유력시 되는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독립 감시기구 설치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초선들이 중심이 된 소장파의 법안 수호 의지는 완강하다. 개혁 법안의 지지자이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뉴욕타임스는 “막대한 선거자금이 소요되는 지금의 정치시스템 아래선 민주·공화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로비스트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의회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와 기득권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30] 이태백 끝 또다른 절규 시작

    [20&30] 이태백 끝 또다른 절규 시작

    고시(考試)가 따로 없는 시대다. 어느 회사에 들어가든 학교 나와 직장을 잡기만 한다면 그 자체로 옛날 장원급제라도 한 듯한 축하와 찬사를 받는다. 거기다 한참 나이 먹은 뒤까지 안정적으로 몸 담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원하는 일자리를 잡은 2030, 그들이 전하는 입사 전후의 얘기를 들어보자.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여전… 인생 로드맵 스스로 짜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지원서를 쓰고, 왜 떨어졌는지조차 알 수 없어 답답했었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영어시험 토익 900점대, 스페인어 모국어 수준, 대안학교 어린이 경제교육 강의…. 완벽해 보이는 경쟁력의 소유자 최지희(여·24)씨에게도 대기업 입사가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여러 차례 탈락의 쓴 맛을 본 끝에 결국 취업문을 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맺었던 ‘지독한 인연’ 때문이었다. “KTF와 2000년 여름 고객으로 처음 만나,2004년 소비자 모니터 개념의 ‘모바일 퓨처리스트’로 활동하고,2005년 인턴으로 또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안에서 KTF가 어떤 일터인지, 어떤 사람들이 일하는 곳인지 배웠던 경험은 막상 취업이 닥쳤을 때 이 회사, 저 회사를 뒤져 내미는 평범한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산이었죠.” 그는 “평소 ‘좋은 기업’을 선정해 꾸준히 특별한 인연을 만들어 보는 게 좋은 전략”이라면서 “요즘 기업들은 20대 젊은이들과 다방면으로 끊임 없이 소통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입사원 채용전형에 면접 진행요원으로 나간 최씨는 ‘구직자’일 때 보지 못했던 점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지나치게 튀려 하기보다는 더불어 함께 할 때 빛이 나는 지원자들이 눈에 띈다는 것.“면접에서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개성 강한 요즘 젊은이들은 튀는 부분은 대개 하나씩 갖고 있게 마련이죠. 혼자서 지나치게 튀려는 사람보다 면접장 밖에서 자기 조원들을 챙기거나, 조원들의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먼저 말을 건네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게 되더라고요.” 구직자들이 범하기 쉬운 또 하나의 오류는 원하는 회사에 들어와도 사회 생활에 대한 로드맵이 자동적으로 그려질 줄 안다는 것이라고 최씨는 덧붙였다.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취업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회사는 가야할 길까지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내년부터는 저의 소속인 인재교육 분야에서 활동하는 선배님들을 다양하게 만나 제가 나아가야 할 길을 좀 더 진지하게 궁리해 볼 계획입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눈앞의 취직턱보다 적성궁합 우선 고려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선 ‘행복한 선생님’이 될 수는 없겠죠.”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에게는 당장 눈 앞에 가로놓인 ‘임용시험’의 벽은 까마득히 높아 보인다. 비교적 취직이 잘 되는 전자공학을 포기하고 대학에 다시 들어가 선생님의 꿈을 이룬 박성섭(30)씨는 선생님으로서 행복을 결정지은 요인은 적성이라고 강조한다. “군대에서 야학 선생님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제대하자마자 야학에서 아주머니들을 가르쳤는데 ‘선생님처럼 잘 가르치는 분 처음 봤다.’는 말을 듣고 이거다 싶었죠.” 적성에 맞는 길을 찾은 박씨는 앞뒤 재지 않고 달려 들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봐 같은 학교 물리교육과로 재입학했다.3학년 때 결혼하고,4학년 때 아빠가 된 뒤 하루 빨리 교사가 돼야겠다는 절실함이 더욱 강해졌다. 박씨는 같은 과 11명 중에서 6등으로 졸업했을 만큼 성적이 뛰어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과에서 1등을 해도 붙기 어렵다는 서울지역 중등 임용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합격의 기쁨보다 더욱 컸던 것은 이제 드디어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됐다는 성취감이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때가 점심시간에 아이들과 농구하는 시간이라는 박씨는 “놀면서 돈 버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선생님들은 딱 두 부류로 갈립니다.‘어이구, 또 수업이야.’라면서 괴로워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즐거운 표정을 짓는 분들이 있죠. 임용시험은 적성을 테스트하지 않지만 정작 교사로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인 것 같아요.” 박씨는 “공부는 오히려 잘못하던 사람이 오히려 선생님을 더 잘 할 것 같다.”면서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별로 잘하는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른다고 하면 ‘나도 몰랐다.’면서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그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시합격=부와 명예? 새로운 도전 기회일 뿐 이준석(31)씨는 법무법인 광장의 새내기 변호사다.200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을 거쳐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1년쯤 됐다. 갓 변호사 세계에 뛰어든 그에게 이 직업은 ‘위기이자 기회’로 보인다.“사법시험에 합격해도 예전처럼 부와 권력이 저절로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위기이고, 개인이 좀 더 노력하면 과거보다 더 큰 부와 권력,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라 할 수 있죠.” 2000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변호사는 부와 명예가 보장된 의사의 길을 버리고 사법시험 도전을 결심했다. 인생의 큰 방향 전환에 대해 뭔가 거창한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그는 “적성 때문”이라고 간단히 말했다.6년 동안 누군가 시켜서 어려운 공부를 했지만 적성이 맞지 않아 끊임 없이 방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한 3년 동안은 단 한 차례의 흔들림이나 망설임도 없었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한번쯤 법과 자신의 적성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법시험 합격 1000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법조인의 희소가치가 많이 떨어졌어요. 예전처럼 법조인이 무조건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자신이 법률과 얼마나 궁합이 맞는지 반드시 따져봐야 합니다.”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이 가진 법률적 지식을 활용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굳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변호사들에게는 큰 힘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도 변호사 배지를 달기 전에는 변호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몰랐다고 한다. 그저 서민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최상급 기득권층으로만 어렴풋이 인식해 왔다고 하는 게 옳을 것이다. 당연히 변호사에 대해서도 ‘사법시험=부와 명예’라는 공식을 막연하게 떠올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주변에서 퇴출되는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끊임 없는 자기계발과 자기혁신 없이는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도태된다는 사실을 두 눈으로 지켜봤다. “사법시험 합격은 절대 결승점이 아닙니다. 자기와 사회를 향한 새로운 도전의 발판일 뿐입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톱니바퀴 같은 공무원 생활 자기계발로 극복 “공무원이 거대한 톱니바퀴의 한 조각일 뿐이란 생각이 들면 실망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한 조각이 없으면 톱니가 돌아가지 않게 되죠.” 지난해 100대1의 경쟁률을 훌쩍 넘은 서울시 지방공무원(9급) 시험에 합격해 현재 용산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지영(28·여)씨는 ‘톱니론(論)’이 공무원 생활의 핵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만 보면 초라해지지만 전체로 생각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엔 단순 반복적인 일이 전부입니다. 공무원은 그런 과정이 더 길고요. 그런데 시험에 붙기 전 공무원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인지 그런 일들이 주어지면 실망하고 곧잘 회의에 빠지게 됩니다.” 입사 초기 이런 슬럼프를 겪은 최씨는 주변의 유능한 선배들을 보면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한다. 물론 ‘복지부동’이나 ‘철밥통’이란 별명이 어울릴만한 공무원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 선배 공무원들은 자기 계발에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세상에 멋있는 직업은 없다. 다만 그 일을 멋있게 만드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라는 문구가 공무원에게 딱 맞는 것 같아요. 공무원의 자기계발은 곧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 되잖아요. 자신을 위한 노력이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된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멋진 공무원이 될 수 있겠죠.” 지금 이렇게 생각하는 최씨도 사실 처음엔 공무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에 도전하게 된 것은 현실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했다고 솔직히 말한다.“한번쯤은 ‘청렴’과 ‘봉사’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해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잣대는 가혹할 정도로 엄격하거든요.”최씨는 요즘처럼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다양한 욕구를 쏟아내는 민원인들을 상대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시험 공부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이런 자질이 자기에게 있는지 곰곰이 새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시론]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가 갈 길/정진영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시론]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가 갈 길/정진영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나라당의 정당지지율은 40%를 넘어섰다.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등 세 명의 대권주자들에 대한 지지율을 산술적으로 합치면 60%가 넘는다. 반면 여당의 정당지지율은 한나라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여당내 유력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빅3’ 지지율의 4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에 의한 정권교체는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1년 후의 대선이 지금과 같은 형국으로 치러지고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우선 범여권의 정계개편으로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탈색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북핵으로 안보가 위태롭고, 정책실패로 빈곤층이 확대되고, 부동산 값이 폭등해도, 이에 대한 불만이 한나라당 후보의 표로 직결되지 않을 것이다. 반(反) 한나라당 후보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이 나고, 기득권층의 특권이 강화되고, 미약한 사회복지체제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주장할 터이기 때문이다. 변수는 한나라당 내부에도 있다. 우선 후보선출의 방식과 관련된 일이다. 게임의 룰을 둘러싼 논란은 종종 게임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빨리 해소돼야 한다. 후보들간의 조기 과열경쟁도 문제다. 세 후보는 손을 맞잡고 자신의 당선보다 현 정권의 책임을 묻는 게 더 중요한 목표임을 국민앞에 선언해야 한다. 한나라당 승리는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빅3’ 중 누구도 이탈하지 않고 경선만 잘 치르면 정권을 찾아올 수 있을 것이란 인식은 너무 안이하다. 남의 잘못에 의존해 승리하려는 자세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상대방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국민들이 자신을 선택하도록 자신의 매력을 키워야 한다. 한나라당의 콘텐츠와 이미지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가지 핵심과제가 있다. 첫째, 북핵문제의 해법을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시해야 한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안보위기는 일단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실패를 의미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을 원망하고 포용정책의 변화를 희망하지만, 그 방향이 전쟁불사론은 아니다. 둘째, 경제를 살리는 방안을 국민의 피부에 와 닿게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경제문제가 다음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는 점은 일단 한나라당에 유리하다. 한국 경제의 성공적 근대화를 이룩한 세력이 한나라당의 근간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한나라당은 이제 민주주의 하에서도 경제선진화를 이룩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사회통합의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현 정부는 사회통합을 외쳤지만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고, 이념적 대립은 격심해졌으며, 지역감정은 완화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빈곤계층과 낙후지역을 실질적으로 돕는 경제정책과 복지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기득권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여당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한나라당의 매력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될 때 한나라당은 비로소 집권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변화를 원하는 국민에 대한 서비스이고, 북핵위기와 세계화의 도전 속에서 대한민국을 선진강국으로 이끌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기도 하다. 정진영 경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盧 “임기 끝나도 언론개혁 계속”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8월말 한 모임에서 “참여정부 집권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특권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특권을 행사하는 집단이 남아 있다.”면서 “남을 한대 때려놓고선 ‘왜 때립니까.’ 항의하면 ‘어따 대고 대꾸야.’하는 데가 딱 한군데 있는데, 바로 우리나라의 ‘정치언론들’”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 8월27일 오후 청와대에서 가진 광주 전남지역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초청 다과회에서 일부 언론의 행태를 ‘정치언론’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언론이 선진국 수준이 되도록 지금도 열심히 모색하고 있고, 또 임기 끝나고도 손놓지 않을 것”이라며 “마치 80년대 저항하던 시대에 하던 심정으로 하고 있는 것이 한가지 있다.”며 ‘정치언론’에 대한 개혁 의지를 표명했다.노 대통령은 또 “지난번 대선 때는 우리가 그 엄청난 포격에도 견뎌냈는데 제가 지금 그걸 다시 끌고 나가볼까 한다.”면서 “기회를 놓쳤는지 아니면 그때와 같은 동력과 영감이 없는지, 잘 못하고 있지만 지금 머리를 짜내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도 ‘386 세대’와 ‘노사모’가 우리 사회에서 박해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힘이 없고 미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386세대에 대해 “87년 6월 항쟁을 조직하고 싸우고 성공해낸 세대의 주류를 흔히들 386이라고 한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교묘하게 국민들을 분열시켜 기득권을 유지해온 사람들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바로 ‘386’”이라고 평가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與 ‘2人의 영남잠룡’들 ‘盧心전파’ 본격 기지개

    ‘노심(盧心)의 향배는’ 여권내 친노세력의 보폭이 넓어지면서 영남후보론의 당사자인 김혁규·김두관 전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 본격 활동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들은 여권내 다른 후보군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을 안고 가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고 있어 이들의 동선이 노심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당내 통합신당파에 ‘전당대회에서 선택받자.’고 경고를 보낸 것도 노심이 두 영남후보를 중심으로 작동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김혁규,“당 해체…통합 주도세력이 문제” 김혁규 의원은 1일 기자와 만나 김근태 당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의원 등의 통합신당론과 친노진영의 ‘당 개조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의원은 통합신당을 위한 주도세력의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의 불신을 받는 정치인들이 통합신당을 주도하면 결과적으로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소리를 들을 것이고, 정계개편의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민주당’ 중심의 통합 논의를 거세게 비판하며 “정치권뿐 아니라 정당 밖의 유능한 인사를 대거 영입해 새 틀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득권을 버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할수 없다.”면서 “‘정동영+김근태+민주당’과 같은 형태로 해서는 외부인이 들어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진행해야 한다는 친노계의 ‘당 개조론’도 도마에 올렸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이미 여러 차례 선거에서 국민에게 파산 선고를 받았다.”고 잘라 말한 뒤 “당을 해체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는 친노계의 주장에는 동의했다. 당의 진로는 일찍 결론을 내는 게 좋기 때문에 정기국회가 끝나면 1월에라도 전대를 실시,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당 일각의 ‘노무현 배제론’에는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하고, 대통령이 중심축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며 쐐기를 박았다. 대통령이 탈당한다고 해서 지지기반이 복원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다. ●김두관,“창당정신 강화…참여정부 정신 살려야” 또다른 ‘영남 잠룡’인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개혁당과 자치연대를 전신으로 한 참정연 출신으로 노사모 등 참여정부의 정통 지지세력과 가깝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띤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당내 정계개편 논란과 관련,“창당정신인 전국·정책 정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내 통합신당론에 “호남정신과의 통합이 아니라 지역주의 회귀로 가자는 것”이라며 단호히 반대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노 대통령과도 당연히 같이 가야 한다. 참여정부가 정책에서 실패한 면은 있어도 정신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창당원칙을 지키면서, 예정된 일정대로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 선출된 지도부가 정계개편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며 조기전대론이나 통합신당을 위한 수임기구 구성론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여당의 정체성에 방점을 찍는 신기남 전 당의장과 장영달 의원 등과 회동, 공통분모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민주개혁세력 진화론’과 ‘민부강국(民富强國)론’을 정계개편과 대권도전의 메시지로 내걸었다.‘개혁진화론’은 탈지역주의와 사회경제 민주화가 이론적 배경이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이지훈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두 얼굴의 ‘물권법’

    [이지훈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두 얼굴의 ‘물권법’

    중국 소유제도의 틀을 재규정하는 ‘물권법(物權法)’이 모습을 갖춰 가고 있다. 최근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물권법 초안 심의를 마무리, 내년 3월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 물권법은 사회주의냐 자본주의냐의 논란에 휩싸여 통과가 불투명했다. 그러다 이달 초순에 열린 16기 6중전회에서 ‘조화로운 사회’가 당 강령에 포함되면서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화로운 사회는 형식논리상 ‘분배-평등-사회주의’를 축으로 하는 데 반해 ‘물권법’은 근본적으로 이에 배치되는 개념으로 간주됐다. 이번 심의에선 주택용지 사용권을 연장할 때 추가 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조항을 넣지 않았다. 때문에 사유화를 완전 보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본주의식 간판은 내걸리지만 내용은 ‘중국식 소유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즉 분배에 초점이 맞춰진 법이 만들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지난 31일 한 경제 전문가는 “기본법인 물권법에 따로 조항을 두지 않아도 추후 다른 일반 법률 및 규정, 세부 조례 등을 통해 ‘부의 평등’을 구현할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주택 사용권을 연장할 때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고 부유층·외국인 등에게만 엄청난 비율의 양도소득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부과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물권법이 시장경제를 위한 것이 아니라 농민, 도시빈민 등 저소득층을 위한 법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물권법은 향후 ‘분배’에 초점이 맞춰질 중국의 많은 법률과 정책의 근간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유제’를 시장경제의 개념 그대로 도입하지 않을 것이며, 소유 개념은 상당히 희석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공유재산과 사유재산을 동등하게 보호’하되 ‘사유재산에서는 무산계급의 재산이 우선’되는 셈이다. 지난 20여년 성장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이 그 대상이다. 성장기에 부를 축적한 ‘기득권’에는 일정한 희생이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가들은 “최근의 ‘상하이방’ 축출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만약 이번에 상하이방을 건드리지 않았다면 이념 논쟁은 계속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jj@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재선 성공한 룰라 브라질 대통령

    “오늘의 승리는 브라질 국민의 승리다.2기 국정운영의 초점은 지금껏 소외받아온 자들에게 맞춰질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재선에 성공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61)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과 집권당을 둘러싸고 전개돼 온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지지해 준 국민들에게 강력한 성장위주의 정책과 함께 사회의 뿌리깊은 빈부격차 해소에 주력할 것을 약속했다. 집권 노동자당(PT)을 이끄는 룰라 대통령은 이날 결선투표에서 60.8%의 득표율을 올려 39.2%에 그친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제랄도 알키민(53)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2000만표 이상 차이로 여유있게 제치고 제3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임기는 4년. 이번 승리로 그는 전임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1995∼2002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연임에 성공한 기록을 남기게 됐다. 룰라 대통령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코주에서 태어난 그는 5세 때 부모를 따라 최대 경제도시 상파울루 근교로 이주한 뒤 구두닦이로 가족의 생계를 돕는 등 어릴 때부터 가난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초등학교 5년 중퇴가 공식 학력의 전부인 탓에 다른 직업을 구할 수 없었던 룰라는 14세 때부터 상파울루시 인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 지역의 한 금속업체에서 공장 근로자로 일을 시작했다. 근로자로 일하며 기술학교 야간과정을 이수해 18세 때인 1963년 선반공 자격을 취득했으나 이듬해 사고로 왼쪽 손가락을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1969년에는 같은 공장 근로자였던 첫 부인이 산업재해의 하나인 결핵으로 사망하면서 노조활동에 본격적으로 눈을 뜨는 계기를 맞았다. 1975년 10만명의 노조원을 가진 금속노조 위원장에 선출된 룰라는 이후 잇따른 파업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개혁 성향의 지도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1980년 상파울루시 인근 3개 지역 노조가 참여한 브라질 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브라질 사회를 진정으로 개혁할 수 있는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는 1989년 이후 대선에 세차례 도전했으나 번번이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보수 기득권층의 두꺼운 벽에 부딪쳐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난 2002년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마침내 3전4기의 신화를 이룩했다. 룰라 대통령은 앞으로 국내적으로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 대한 강력한 개혁작업을 주도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중남미 최대국으로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남남(南南) 협력, 중남미 통합 등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흥 경제대국을 상징하는 브릭스(BRICs) 국가이면서도 저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할 뚜렷한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점은 상당한 고심거리가 될 전망이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 與 ‘신당 추진 특위’ 일단 보류

    여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천정배 의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2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에 참석한 뒤 29일엔 ‘대통합 신당 추진’의 화두를 던졌다. 천 의원은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당 창당 논의와 활동을 담당할 특별기구 설치를 당 지도부에 건의한다.”며 “신당 창당에 관해 우리당 안에서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핵심인물인 천 의원이 신당 추진을 공개적으로 촉구, 정계개편을 둘러싼 당내 논란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천 의원은 “결코 무원칙한 세력연합이거나 특정세력을 배제하는 신당이어서는 안 된다.”며 통합의 원칙을 밝힌 뒤 “신당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정당과 세력은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모두 평등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4시간 동안 정계개편 방법에 대해 난상토론을 했다. 비대위는 정계개편을 체제적으로 질서있게 논의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지만,‘통합신당’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 등에 대해서는 일단 보류키로 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3월신당·속도조절·與유지’ 세 기류

    ‘3월신당·속도조절·與유지’ 세 기류

    10·25 재·보선으로 촉발된 정계개편 논의가 여당 내 계파간 샅바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당내 일부의 자제론 속에서도 한번 터진 봇물은 쉽사리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오히려 그동안 각 계파와 의원모임 등이 갈고 닦았던 ‘대선 복안’의 밑그림들이 수면 위에서 격렬히 충돌하며 당내 핵분열을 재촉하는 양상이다. ●12월 전대론에 속도조절론까지 27일 쟁점의 불씨는 당 홍보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이 던졌다. 민 의원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죽는 길이 사는 길이다’라는 글에서 ‘12월 조기 전당대회-3월 신당창당-6∼9월 경선’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민 의원은 “현재의 비상대책위원회는 1월까지 당을 끌고 갈 힘이 없다.”면서 “당의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우리당·민주당·고건 전 총리·한나라당 내 개혁세력·시민사회세력이 망라해 평화복지세력을 아우르는 신당을 창당, 모든 후보가 평등한 조건에서 국민참여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민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통합신당 구상에 긍정적인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재·보선 이후 ‘무질서한’ 정계개편 논의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도 이날 공식화됐다. 문희상·오영식 의원 등 무계파 중진·소장 모임인 ‘광장’과 김영춘·유기홍 의원 등 국회 교육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이날 “정치적 논란과 자해행위를 자제하고 정기국회 이후 체계 있고 질서 있는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 등 실용주의 모임인 ‘실사구시’, 전병헌 의원 등 중도성향 모임인 ‘국민의 길’도 신중론에 가세했다. ●헤쳐모이기냐, 리모델링이냐 당내 정계개편론의 최대 쟁점은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안고 갈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친노세력은 정동영·김근태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당 해체 후 범민주세력의 신당 창당’이라는 시나리오에 난색을 표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지역구도 타파로 상징되는 창당정신을 부정해선 안 된다는 친노세력의 주장은 ‘도로 민주당’을 경계한 전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기류와 같은 맥락이다. 재창당 형식의 당 개조와 리모델링을 통해 우리당 중심으로 정계개편을 이끌자는 것이다. 이는 정계개편 과정의 ‘노무현 배제’ 찬반 논란과도 무관치 않아 향후 적잖은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근태,‘북핵과 통합’사이 김근태 당의장도 딜레마를 맞기는 마찬가지다. 김 의장이 ‘평화번영세력 결집’을 위해 ‘통합’을 시도하기에는 고건 전 총리든, 한화갑 민주당 대표든 ‘북핵’의 시각차가 김 의장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통합신당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고 전 총리나 한 대표의 북핵해법이 김 의장과 달라 의중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적어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정도의 확답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며 갈길 바쁜 마음을 드러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10·25 참패 與 새판짜기 ‘내홍’

    열린우리당이 ‘10·25 참패’ 이후 급속하게 정계개편의 ‘블랙홀’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생존을 위해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는 인식 속에서 조기 전당대회론·재창당론·헤쳐모여 신당론·통합수임기구론 등이 백가쟁명식으로 나돌고, 계파별 연쇄 모임이 잇따르는 등 내홍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 비대위 만들어야 하나” 26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한 참석자는 “침통, 절망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일부 비대위원이 책임론을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제의하자 문희상 의원이 “지금 어느 누가 그만두고 싶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만두는 게 방법은 아니지 않으냐.”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새로 비대위를 꾸리는 것보다 원내대표가 당의장을 겸하면서 내년 초 전대까지 끌고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당내 고문단의 의견을 수렴한 뒤 29일 다시 회의를 열어 향후 방향 설정을 시도하고,30일이나 31일 의원총회를 갖기로 했다.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은 이날 의원 23명 이름으로 성명을 내어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대를 ‘늦어도 1월까지’로 앞당겨야 한다.”며 조기 전대를 제안했다. 하지만 또 다른 초선모임인 ‘국민의 길’ 운영위원인 전병헌 의원은 “기득권에 집착하려는 의도”라며 조기전대론에 반대했다. 통합론자인 염동연 전 사무총장은 “철저히 새 집을 짓기 위한 장이 돼야 하고, 전대 이후 통합 수임기구가 결정돼야 한다.”며 기존 정치결사체와 호남 중심의 정통민주세력, 경제전문가 등을 주축으로 한 ‘제3지대론’을 거듭 역설했다. 전날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의 ‘재창당’언급도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날 비대위에서 일부 참석자는 “도대체 재창당이 무슨 뜻이냐.”,“왜 비대위와 상의도 없이 그런 얘기를 했느냐.”고 문제 삼았다. 김근태 의장은 “우리당은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겠다. 평화번영세력 결집을 추진하겠다.”며 논란 확산을 차단했다. ●김근태측, 책임론에 “차라리 홀가분할 수도…” 당내 일각에서는 인천 남동을 선거의 ‘치욕스러운 3위’ 성적표와 개성공단 방문 논란 등을 이유로 김 의장 사퇴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동영 전 의장 등은 “지금 지도부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밝혀 내주 초 의원총회 등이 김 의장 거취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의장측은 “이 참에 집권여당 의장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벗어버리고 평화·번영 세력의 결집에 본격 나서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면서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노 “도로 민주당은 안 돼”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역적인 분할구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는 데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역구도로의 통합론 반대를 분명히 했다. 여권 관계자는 “‘도로 민주당’으로 가는 것은 지역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므로 해답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구혜영 황장석기자 koohy@seoul.co.kr
  • ‘추의 귀환’

    ‘추의 귀환’

    추미애 전 의원이 향후 정계개편을 통한 정치재개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추 전 의원은 16일 법무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취임 행사에 참석,“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유리조각을 이어붙이는 게 아니라 용광로에 뛰어들어가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저도 마찬가지이며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또 “(정치를 하더라도)방향과 원칙이 맞아야 하고 그것에서 일탈해선 안되는 것”이라고 말해 평소 주장해온 평화민주세력 통합을 강조하면서 기득권을 버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열린우리당 정동영(오른쪽) 전 의장이 참석해 옛 민주당 분당 사태 이후 3년반 만에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與정책토론 의원·학자 의견 갈려

    與정책토론 의원·학자 의견 갈려

    “열린우리당이 주도하되 대선 후보 경쟁에서의 기득권은 포기하는 연대가 현실적이다.(민병두 의원)” “문제는 정책실패 탓이다. 해답은 정책 선회다.(정상호 한양대 교수)” 여당의 초선의원 모임 ‘처음처럼’이 진보성향 학자들로 구성된 ‘좋은 정책포럼’과 함께 28일 국회에서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세력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선 ‘세력연대’ 문제를 놓고 뜨거운 공방이 이어졌다. ●“친노세력 제외한 헤쳐모여 안돼” 당의 전략가로 꼽히는 민병두 의원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과 한나라당 개혁파, 장외 범개혁세력을 끌어안는 ‘중도개혁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 의원은 “지지율 높은 특정후보를 매개로 하는 헤쳐모여식 연대나, 특정 지역기반을 복원하는 민주당과의 통합 등은 퇴행적으로 보여 국민 동의를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당이 주도하되, 대선후보 경쟁에서 기득권은 포기하고 같은 조건에서 출발하는 세력연대가 현실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을 제외하는 연대엔 반대했다. ●“연대가 아닌 정책 고민할 때” 반면 학자들은 대체로 세력연대 방안에 부정적이었다. 제대로 된 개혁정책을 펴라는 주문이 많았다. 발제자로 나선 정상호(한양대 제3섹터연구소) 교수는 “여권의 곤란은 교육·부동산·고용·환경 등의 영역에서 참여정부의 정책실패에 기인한다.”면서 “해답은 정책선회”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든 새로운 바람이든, 아니면 무슨 연대이든 대중 신뢰를 얻기에는 불신이 너무 깊다.”는 지적도 했다. 그는 “다수 대중은 진보적 중도”라고 전제,“아파트 원가 전면 공개와 같은 진보적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혁재(성공회대) 교수는 토론에서 “현재 여당 내 논의를 보면 퇴행적인 정당·정파의 통합 움직임이 보인다.”면서 “민심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않으면서 상층부만의 통합으로 가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희상·천정배·신기남 의원 등 중진들도 축사를 통해 메시지를 던졌다. 문희상 의원은 “2007년 대선은 ‘민주 대 반민주’,‘보수 대 혁신’ 등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중도실용주의로 가야 하며, 그런 틀이 없으면 연대나 통합이 아닌 야합이 된다.”고 주장했다. 창당주역으로 불리는 ‘천(정배)·신(기남)·정(동영)’은 ‘창당초심’을 언급하며 연대에 있어서의 ‘여당 중심론’을 강조했다. 다음달 1일 독일에서 귀국할 예정인 정동영 전 의장은 축하메시지를 보내 “창당 초심을 잃지 않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열린세상]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은 독(毒)이다/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분출되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는 범여권이 정계개편론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최근 “수구보수대연합에 대응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 개혁진보세력이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기존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연말에 정치권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중도실용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폈다. 한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을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쳐질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는 “내년초 다른 보수세력과 연대한 뒤 3,4월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정치권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한국 대선에서는 국민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 깜짝 놀랄 만한 역발상의 정계개편을 주도한 세력에 선거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 주었다.92년 대선에서는 정통 야당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후보(PK)가 군부독재세력의 뿌리라고 할 공화당의 김종필(충청)과 민정당의 노태우(TK)와 함께 정계개편을 통해 반DJ(김대중), 반호남 연대를 지향하는 3당 합당을 이끌어 냄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97년 대선에서는 유신저항세력이었던 김대중 후보(호남)가 유신 본류세력인 김종필(충청)과 내각제를 매개로 반한나라당, 반영남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승리했다.2002년 대선에서는 재벌개혁 세력인 노무현 후보가 재벌본류인 정몽준과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룩함으로써 승리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철학과 뿌리가 다른 이질적인 정치세력간에 추진된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최대 비극은 이것이 통치 실패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90년 3당 합당이나 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는 결과적으로 개혁 세력과 개혁 대상이 뒤범벅되어 함께 국정운영에 참여함으로써 한국 정치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정의를 실종시켜 버렸다. 개혁은 용두사미식으로 변질되었으며, 대통령의 지지도는 끝없이 추락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그렇다면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건 투쟁으로 한때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민주화운동 출신 대통령들이 통치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정도정치를 벗어나 독(毒)이 든 정계개편의 열매를 두려움 없이 따 먹었기 때문이다. 정권창출을 준비하는 세력과 유력 대권후보들은 이러한 통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여야 정치권이 앞장서서 취할 행보는 정계개편 논의가 아니라 자기 성찰과 반성이다. 민생을 챙기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민생 파탄에 대한 자신들의 무능과 오만에 대해 진솔하게 참회해야 한다.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는 비장함과 용기도 필요하다. 한나라당도 보수대연합을 운운하기 전에 차떼기 부패정당, 기회주의적 잡탕 정당, 기득권 옹호 수구꼴통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제대로 된 개혁 논쟁을 전개해서 한나라당판 과거사 정리를 한번쯤은 실시해야 한다. 철학과 정체성이 없는 정당들이 추진하는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권의 현란함에 현혹되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누가 독이 든 정계개편의 칼춤을 또 다시 추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선별해서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김종면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談何容易 담하용이

    전한(前漢)때 사람 동방삭은 현하구변(懸河口辯)의 문인으로 무제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측근이었다. 그러나 무제는 그의 간언을 좀처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자 동박삭은 비유 선생과 오왕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문답을 나누는 ‘비유선생지론’이란 글을 지어 무제에게 간했다. 담하용이는 바로 이 글에 나오는 말이다. 이야기인즉슨 이렇다. 비유가 오왕을 섬긴 지 3년이 넘도록 제 의견을 말하지 않자 오왕은 애가 달아 뭐든 좋으니 제발 말 좀 해보라고 했다. 이에 비유는 “좋습니다. 입을 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라며 역사 이래 임금에게 바른말 하다 죽은 충신들의 이름과 행적을 열거했다. 그리고 “입을 열기가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라고 했다. 그 말의 참뜻을 깨달은 오왕은 그후 비유의 충언을 받아들여 정치를 개혁해 오나라를 융성하게 했다. 최근 이용훈 대법원장의 잇단 발언이 파문을 낳고 있다. 사법부 수장으로서 그의 표현이 좀 거친 건 사실이지만 검찰과 변호사의 ‘아픈 곳’을 지적한 진의까지 대중영합주의 심지어 ‘코드성’ 발언으로 매도하는 것은 또 다른 집단이기주의라 아니할 수 없다.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말은 물론 가려서 해야 한다. 담하용이라는 말처럼 입으로야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그 같은 자극적인 ‘사고(事故)발언’이나 해야 언론의 이슈가 되고 기득권 집단들이 그나마 꿈쩍이라도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jmkim@seoul.co.kr
  • [2007대선과 시대정신] ‘시대정신’의 역사적 흐름

    87년 6월 민주화 항쟁 이후 4번의 대선을 치러 노태우·김영삼·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4명으로 대통령을 배출했다. 대권을 거머쥔 4명의 대통령들은 저마다 당시의 ‘시대 정신’을 반영하며 승리를 낚았다. 16년만에 국민의 직접선거로 치러진 87년 대선은 ‘직접 민주주의의 복원’이란 성격이 강했다.87년 이후 봇물처럼 터졌던 민주화 요구를 동력으로 ‘민주 대 반민주’의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화가 시대정신으로 떠올랐고 DJ(김대중)와 YS(김영삼)의 분열로 대선에서는 패했지만 이후 20년간 우리 사회를 지배한 ‘87년 체제’를 탄생시켰다. 1992년 대선은 ‘군정종식과 문민정부 탄생’이 화두였다. YS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충청이 손잡은 3당 합당을 발판으로 승리를 거머쥐었고 ‘민간인이 주도하는 정부의 출범’이란 의미를 지녔다.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킨 97년 대선은 선거를 통한 첫 정권교체라는 의미가 강하다. IMF 금융위기 속에서 DJ는 ‘정권교체와 경제민주화’의 시대정신을 국민들에게 설파했다. 반(反)한나라당 전선인 ‘DJP(김대중, 김종필)연합’을 성사시켜 DJ를 괴롭혔던 ‘색깔론’의 덫을 통과했다.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2002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구시대 정치와의 단절과 ‘개혁’을 외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시기적으로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시대’의 종언과 일치했고, 노 후보는 ‘낡은 정치의 단절, 선명한 개혁’이란 시대정신을 최대한 활용했다. 노 후보는 대세론으로 기세를 올렸던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를 ‘권위주의와 3김 정치의 아류’로 몰아치며 기득권 유지의 표상으로 부각시켜 승리를 낚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고건 ‘중도개혁 연합’ 원칙만 동의”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최근 고건 전 국무총리를 만나 정계개편 방안을 논의,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동에서 고 전 총리는 여당이 추진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에 대해 “대선후보 선정을 위한 ‘진일보’된 방안”이라고 평가했지만 “(여당이)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며 ‘가시 돋친’ 지적을 한 뒤 참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대선 구도와 관련,‘중도개혁 연합세력’을 구하는 데 협조를 부탁했지만 고 전 총리는 ‘원칙적’인 동의 의사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총리의 입장을 요약하면 여당 주도의 정계개편 구도에 ‘승차할 수 없음’을 강조한 셈이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지인의 주선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예상되는 정치 상황에 대해 이해를 나눈 자리일 뿐, 고 전 총리에게 정치적 제안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당이 추진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가 당내 대선주자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고 전 총리 등 유력 대권주자의 경선 참여에 길을 터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진일보한 개선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기득권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제도”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고 전 총리측의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은 “특정 정당이나 정파와 연대하지 않을 것이며 열린우리당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고 전 총리에게 내년 대선에서 ‘중도개혁 연합세력’을 구축하는 데 동참해달라는 요청을 하자 고 전 총리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만 언급했다고 한다. 김 전 수석은 좀더 구체적으로 “여당의 중도개혁세력 통합이나 고 전 총리가 말하는 중도개혁 실용주의 통합이 같은 길이라는 뜻으로 큰 틀에서 동의한다는 정도”라고 부연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헌과 관련,“대선과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는 최소한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 고 전 총리와 생각이 같았다.”고 소개했다. 여당의 영입대상으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박원순 변호사를 면담한 사실도 공개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