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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귀공자 아베의 몰락, 그 여진은/ 박홍기 도쿄 특파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퇴장은 초라했다. 출범 때 ‘전후세대의 첫 총리’로서 갈채를 한몸에 받으며 ‘아름다운 나라로’를 외치던 패기는 전혀 찾을 볼 수 없었다. 사임을 밝힐 때는 눈물이 비칠 만큼 궁상스러웠다. 또 “무책임하다.”,“왜 이제서야”라며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야 했다. 아베 총리의 사의는 확실히 느닷없다.“정권을 운영하는 게 더이상 곤란하다. 국면 전환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11월1일 만료되는 테러특별법을 연장할 수 없는 벽을 사임의 이유로 내세웠다. 일본 국민들은 사임의 시기와 명분에 어리둥절했다. 참의원 선거에 패배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하고도 국민들이 명확하게 ‘노’라고 했을 땐 총리직을 위해 안감힘을 썼다. 지난 10일 임시국회의 연설에서도 선거의 참패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국정 방향을 제시했던 터였다. 따져보면 국민의 지지가 없는 정국의 현실을 뒤늦게 깨달은 꼴이다. 자신의 몰락에 대한 자인이다. 아베 총리의 등장은 좀처럼 변화가 없는 일본 사회에 신선한 바람으로 다가왔다. 정치적 경륜은 일천한 ‘풋내기’였지만 개혁에 대한 확실한 소신이 내세웠던 까닭에서다. 취임하자 곧바로 미국에 앞서 중국과 한국을 방문, 관계 개선을 모색했던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지지율은 60%대를 웃돌았다. 지난해 10월9일 한·일 정상회담 뒤 청와대의 만찬장에서 한국어로 ‘한·일 우호협력관계의 발전을 기원하며’라는 등 만찬사를 읽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적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데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전후체제의 탈피’라는 기치 아래 내세운 ‘아름다운 나라 만들기’는 추상적인 탓에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끼리끼리의 ‘친근 정치’에다 ‘관저 정치’는 당과 내각을 무력화시켰다. 더욱이 각료들의 비리 의혹을 무턱대고 “문제없다.”는 식으로 감싸고 나섰다. 관리능력과 내각통솔력의 부재다. 결국 ‘자신들을 위한 정치’에 국민들은 질렸다. 정치에서 멀어졌다. 반면 아베 총리의 허점을 꿰뚫은 민주당은 ‘생활이 제일’이라는 모토로 반사이익을 얻었다. 아베 총리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도련님이라는 뜻의 일본어인 ‘봇짱’이라는 별칭을 가졌듯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에 앞섰다. 과반수가 넘는 여당을 활용,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정대로 법안을 밀어붙였다.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법과 교육기본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들의 눈에는 개혁 강박증이자 독선과 오기정치로 비쳐졌다. 아베 총리는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의 말로를 보여줬다. 일본 국민들도 깨달은 듯싶다. 국민들의 30%가 최근 총리로서의 자질로 정책실행력을,28%는 판단력을,18%는 예측력을 꼽았다. 국민적 인기, 윤리관, 인품, 국제적 감각 등은 6∼1%에 그쳤다. 일본의 외교 전문가는 “아베 총리는 ‘샌드위치’ 신세였다.”면서 “기득권의 힘에 눌려 개혁은 물론 국제관계에서도 어설플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강했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민당은 23일 총재 선거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주변국과의 관계에 개선에도 적극적인 데다 협애한 역사인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총리를 뽑기를 기대한다. 엄정한 시선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도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일본과의 정치제도는 분명 다르다. 그렇지만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줬다. 한국의 대선 후보들도 다소 욕심이겠지만 좀더 똑바로 민심을 들여다 봤으면 한다. 국민을 위한 각오도 새롭게 다지길 바란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호주에서도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이민자들의 ‘자녀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백수를 경험할 정도로 일자리가 적은 나라에서 자녀들이 명문대학을 나와야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맹모삼천지교’형 부모들이 늘면서 명문 대학에 보내려면 명문 초등학교부터 나와야 한다는 신념으로 불법적인 일도 마다않는다. 위장전입도 불사하는 것이다. 명문 학교가 있는 지역은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뛰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전업주부 황효진(42)씨는 “두 딸의 교육을 위해 교민들이 없는 곳으로 이사했다.”면서 “딸들은 호주교사로부터 영어 개인과외를 받는다.”고 말했다. 교육을 위해 교민사회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 교민들도 다른 아시아 출신의 이민자들처럼 대부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다. 한국의 사교육 광풍이 싫어 이민 온 교민들조차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모순된 일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마스든고교 부설 IEC(영어집중교육센터)의 강연희(56) 교사는 “교민 자녀들은 영어와 수학 과외를 많이 받는다.”며 “영어는 모자라는 것을 채우려고, 수학은 전략 과목으로 만들려고 시킨다.”고 설명했다. 교민들은 아이들이 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는 예능과 스포츠 관련 과외와 학습지를 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초등 3∼4학년이 되면 5학년의 우수반 시험과 6학년 3월의 셀렉티브고교 시험에 대비해 사교육을 시킨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은 사립고교의 장학생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다.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유학생이나 최근 이민자 가운데 ‘맹모삼천지교형’이 많고 특히 젊은 엄마들은 친구들의 자녀와 비교해 경쟁하는 심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불법 위장전입 성행… 고교 시험문제 유출도 사교육 비용은 학습지가 대체로 과목당 호주 돈으로 월 100달러(약7만 700원·이하 호주달러)선. 학원은 초등학교의 셀렉티브 준비반이 주중 1∼2회 또는 주말에 4∼5시간씩 집중반을 운영한다. 한 학기에 1000달러선 7학년(우리의 중1) 이상은 주로 영어, 수학, 과학을 배우며 과목당 350∼450달러. 수업은 90분씩 주 1회가 일반적이다. 예체능이나 학과목 개인 과외는 시간당 40∼100달러. 한국인 교사는 50달러선이 대부분이고 호주인 교사는 60∼70달러, 입시생은 100달러가 넘는다. 수영, 골프, 스케이트 등의 그룹과외는 시간당 20달러로 입장료는 따로 내야 한다. 승마의 경우 레슨 받는 동안에 말을 빌려야 하는데 그 비용은 최저 1000달러가 넘으며 돌보는 가격도 내야 한다. 교민 자녀들의 사교육 동선을 살펴보자.B자매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은 학습지로 영어와 수학을 매달 95달러에 배운다. 또한 피아노는 시간당 50달러, 수영은 그룹과외로 시간당 20달러, 스피치와 기계체조는 교내 특별과외로 30분에 12달러에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에 한글학교에서 한국어(10주 140달러)교육도 받고 있다.10주동안 발레와 영어 개인과외도 받았다. 명문 사립고교 1학년생인 언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동생과 같은 레슨들을 이미 받은 결과 6학년 때 사립고교 장학생이 되었다. 지금은 시간당 50달러에 영어 에세이 작문, 시간당 60달러에 수학, 시간당 50달러에 플루트, 시간당 40달러에 테니스를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엔 한 달 50달러에 네트볼도 배운다. 이 자매는 방학(1년에 네번) 때마다 학원의 종합반 특강에 다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주에 5일간,3시간 연속 수업해서 230∼250달러를 낸다. 다음은 C남매의 경우. 명문 사립고교 1학년인 누나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 사립고교 장학생이 됐다. 시간당 100달러에 바이올린을, 시간당 50달러에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는다. 집안이 넉넉지 못해 그녀는 다른 아이를 가르쳐서 과외비에 보탠다. 유치원생에게 시간당 20달러를 받고 바이올린을, 초등교 2학년생에게 시간당 30달러를 받고 영어를 가르친다. 공립초등교 6학년인 동생은 셀렉티브고교나 사립고교 장학생을 목표로 누나가 다녔던 학원을 거쳤다. 하지만 두 곳 시험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사교육 열기로 학원들이 잘나가다 보니 권리금은 장난이 아니다. 평균 20만달러선. 학원의 위치나 명성에 따라 매출은 차이가 있지만 연간 30만∼50만달러가 보통이다.‘제임스 안 아카데미학원’과 ‘뉴칼리지’가 교민 운영학원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을 갖고 있으며 시드니 시내 20여곳에서 성업 중이다. 현재 호주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연 10억달러로 추정되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영재반과 셀렉티브고교 시험문제가 사설 학원들에 불법 유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수백명이 유출된 시험문제를 똑같이 암기해 영재반 시험문제를 새로 낸 일도 있다. 작년 셀렉티브고교 입학시험에서 중국계 학생 10명의 표절이 적발됐다. ●백인 주민들 “아시아계가 교육풍토 망쳐” 성토 아시아계 이민자의 사교육 열풍에 대해 백인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현지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으며 많은 백인 부모들이 아시아계들이 교육풍토를 망친다고 성토했다. 토요일까지 학생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상은 공교육이 살아 있는 호주에서는 ‘꼴불견’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계 중산층은 자녀들을 사립이나 가톨릭고교로 보낸다. 사립고교 학비가 버거운 계층은 일반 공립고교로 자녀들을 보낸다. 아시아계 학생들로 넘쳐나는 셀렉티브고교를 기피한 결과다. 이런 대결구도는 학력경쟁에서 뒤진 백인들의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공부에만 매달리는 책벌레인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이런 백인들의 시샘은 어느 날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를 넘겨줄 수 없다는 백인들의 우려는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특별 조치’로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모는 자식의 길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데 반해 호주 백인들은 자식이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어느 교민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할 것 같다. siinjc@seoul.co.kr ■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 기술습득이 사회진출 유리” “과외는 학교에서 뒤처진 과목이 있을 때 필요하지만 학생 자신이 부족함을 깨닫고 지도를 요구할 때 시작해서 그 부분이 충족되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호주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단체활동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전문가인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6일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조언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이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호주 주류사회로 진입하기가 불가능함을 깨달은 이민 1세대들이 자식을 잘 키워 이민생활의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호주 수업방식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부모들이 인식한다. 학습방법이나 리포트 작성방식 등 숙제방법을 지도받으면 그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고 생각해 사교육을 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은 관할지역 공립학교보다 셀렉티브와 명문 사립고를 선호한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들은 명문 사립고 입학 후보자 명단에 예약을 해두고 장학생 시험을 아울러서 준비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중국인과 동남아인, 인도인들의 교육열도 대단하다. 하지만 현지 백인들은 이민자의 특별한 삶으로 여기는 편이어서 3분의1은 무관심하고 3분의1은 백안시하며 나머지는 주시하다가 따라하기도 한다. 특히 소수의 극성파 호주사람들은 일대일 과외도 하고 이민자들이 추천하는 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교민들처럼 계속하지는 않는다. 백인들은 특기교육과 예체능, 주말의 스포츠클럽 등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열광적이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사교육으로 인해 가족간의 갈등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외를 해보고 효력이 없으면 바로 끊기도 한다.”며 “과외를 못 시켜서가 아니라 과외를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불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박 원장은 “이민사회에서는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는 확실한 기술 보유가 안정된 생활기반을 잡는 데 유용하다.”면서 “다양한 사회진출 방법이 있으므로 한국에서처럼 졸업장에 연연하거나 자녀에게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기보다 자녀의 특기를 살펴 기술적으로 장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iinjc@seoul.co.kr
  • 호문혁 서울대 법대학장 - 김영철 건대 법대학장 로스쿨 시행령 쟁점별 논쟁

    호문혁 서울대 법대학장 - 김영철 건대 법대학장 로스쿨 시행령 쟁점별 논쟁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 시행령 공포를 한 달여 앞두고 서울대와 고려대 등 이른바 ‘사법고시 명문대’와 나머지 대학들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로스쿨법 시행령에 대한 반기를 든 대학의 선두에 선 서울대의 호문혁(사진 왼쪽) 법대학장과 이를 반박하는 로스쿨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김영철 건국대 법대학장의 인터뷰를 통해 쟁점별 입장 차이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쟁점별로 재구성한 것이다. ●대학별 입학정원 상한제는 경쟁력 있는 로스쿨 걸림돌인가? ▶김영철 국제경쟁력 있는 로스쿨을 만드는 길은 분야별로 특성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는 국제거래, 건국대는 부동산법, 성균관대는 기업법무 분야, 중앙대는 예술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많다. 그것을 특정대학들이 혼자 다 하겠다면 1000명도 모자란 수치다.150명 정도면 각 대학이 특성화에 맞춰서 운영하기에 적절하다. 서울대와 동등한 경쟁을 위해서 인원수를 맞추는 것이 기본조건 아닌가. 과거의 기득권 구조를 몇 개 대학이 잠식하겠다는 것은 안 된다. ▶호문혁 서울대가 다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서울대는 로스쿨의 총 정원을 미리 제한하지 않고 인가 기준에 맞으면 교육부가 다 허가를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 대학의 목표와 형편에 따라 정원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대에 정원을 많이 준다고 해서 다른 대학에 불이익을 끼치는 게 아니다. 또 한국에 경쟁력 있는 ‘간판 로스쿨’이 적어도 3∼4개는 되어야 하고, 이 때문에 150명으로는 부족하다. ●타대학 출신 쿼터를 법률로 강제할 수 없나? ▶김영철 하버드 대학에 하버드 출신이 얼마나 있나.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인재들이다. 진정한 국제경쟁력을 위해서는 타대생을 자유롭게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결국 이를 위해 로스쿨 초창기에 강제로라도 이 제도를 합리적으로 정착시키자는 취지다. 특정대학 학생만 모아 놓고 교육시키면 간판만 달라질 뿐 이전과 달라질 게 없다. ▶호문혁 다양성 확보를 위해 특정 대학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받지 못하게 한다면 앞뒤가 맞는다. 예를 들어 ‘어느 한 대학 출신이 30% 이상을 차지하면 안 된다.’고 한다면 말이 되지만, 자기 대학 출신만 제한하는 규정은 합당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 그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로 탈락한다면 공정하지 않다. ▶김영철 서울대의 우수한 학생들을 다른 데 내주기 싫다는 배경이 전제돼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구조를 가지고 가고 싶다는 것을 표현한 것일 뿐이다. ▶호문혁 오히려 타대학 출신 쿼터제가 서울대생의 타대 진출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서울대생이 쿼터제 덕분에 연세대와 고려대 등 다른 대학에 많이 진출할 수 있으니 우리로서 나쁠 리 없다. 다만 자기 대학 출신이라고 해서 제한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다는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비(非)법대 전공자 쿼터제는 법학 전공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 ▶김영철 로스쿨의 취지는 비법학 전공자라도 다른 분야에 정통한 사람이나 유능한 인재를 유치해 우리 법조계의 경직된 문제점을 개혁하자는 취지가 강하다. 따라서 시행초기 강제적으로나마 비법학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필요한 거다. 비법학사만 뽑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취지대로 3분의1이 적정하다는 것이다. 지금 추세로 본다면 어쨌든 법학사가 강세인데 유예기간은 필요 없다고 본다. 이른바 ‘서울대 법대’를 데리고 가서 그대로 교육시켜 배출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호문혁 법률에서 비법학사를 3분의1 이상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지만, 로스쿨 인가 기준에서 비법학사 쿼터를 50% 이상으로 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각 대학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이 기준에 맞출 것이고, 사실상 법대 출신은 절반 이하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법대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예상치 않은 불이익을 주는 것이므로, 그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만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서재희 이경원기자 s123@seoul.co.kr
  • ‘여론조사 반영’ 범여권도 최대쟁점으로

    한나라당 대선후보 당락에 여론조사가 결정적 역할을 함에 따라 곧 경선에 들어가는 범여권도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후보 간 최대 쟁점 또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 지지율 1등을 달리는 후보는 득표수 집계에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최대화하려는 입장인 반면,2위 이하 후보군은 반영 비율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민주신당에서는 범여권 주자 중 여론 지지도 선두를 구가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여론조사 반영 비율 50%’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 선거인단의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하자는 것이다. 나머지 주자들은 펄쩍 뛰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측은 “민주신당은 대의원·당원 등에게 일체의 기득권을 주지 않고 순전히 경선 참여 희망 국민들로 선거인단을 구성하기 때문에 이미 선거인단 자체에 국민 여론이 상당부분 반영되는 구조”라면서 “여기에 여론조사 반영 비율까지 50%로 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문제로 이미 한바탕 내홍을 겪었다. 당 지도부는 당초 지난 18일 ‘여론조사 반영비율 20%’를 결정했으나,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이인제·김영환·신국환 등 주자들이 여론조사를 일체 반영하면 안 된다고 항의했다. 이에 당이 여론조사 비율을 10%로 줄이기로 하자, 이번엔 민주당 주자 중 여론 지지율 선두인 조순형 의원이 반발했다. 결국 박상천 대표 등 지도부는 21일 난상토론 끝에 여론조사 비율을 15% 반영키로 최종 확정했다. 당원·대의원 투표는 50%, 국민공모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35%가 반영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당 경선후보 정책 검증] 홍준표·원희룡의 경제 공약

    홍준표·원희룡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양극화 해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융·산업자본 분리 유지, 재벌상속에 대한 탈세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 후보 측은 “지분이 3∼4%밖에 되지 않는 재벌 총수가 황제적 지위를 누리는 왜곡된 구조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 “사회적 합의로 무파업 달성” 홍 후보는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재벌의 중소기업 전문 영역 참여를 제한하고, 수입대체 중소기업 벤처기업은 10년 동안 면세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시장 진입 규제에 따른 경쟁력 약화 및 역차별,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다. ‘파업 없는 대한민국’이라는 공약은 ‘빅 2’와 같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다. 홍 후보는 노·사·정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부문의 대표들이 참여하는 범국민적인 사회 대타협 기구 출범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법질서 강화가 아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무파업을 달성해야 한다는 데서 이명박·박근혜 후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노동철학을 엿볼 수 있다. ●원 후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원” 원 후보 역시 중소기업의 집중적 육성을 통해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에는 홍 후보와 의견을 같이한다. 원 후보는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독립해 승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강력한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1가구 1주택 정착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시장친화적 토지·주택 공개념을 헌법에 명기하는 한편 보유세를 강화하는 등 세제·법률 및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박 양 후보가 참여정부의 부동산 조세 정책을 ‘세금 폭탄’이라고 비난하며 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약을 내놓은 것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하지만 경제력이 부족한 계층에까지 1가구 1주택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불로소득 환수 조세책 강화뿐 아니라 신도시 공영개발 확대, 대지임대부 및 환매조건부 주택 공급 확대 등의 정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네 후보 중 유일하게 10대 핵심공약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 공약을 포함시킨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원 후보는 이를 위해 비정규직 사용 사유를 제한하고,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특별취재팀 이창구 유지혜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지분 갈등… 민주 통합도 ‘가물가물’

    반년 넘는 진통 속에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탄생했지만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여전히 많다. 우선 여러 정파가 모인 만큼 당직 인선 등 지분 문제를 마무리해야 한다. 더 큰 숙제는 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과의 통합이다.●원내대표 선출부터 자리다툼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정치권은 막상 신당이 출범하자 태도가 달라졌다. 당초 원내대표에 김효석 의원을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여기에 3선의 이석현 의원이 창당 당일 경선을 주장하면서 출사표를 던지자 강봉균 의원이 가세했다. 강 의원의 출마에는 김한길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합의추대가 반드시 옳은 선택이 아닐 수는 있지만 기득권을 버리겠다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자기쪽 사람을 내세우는 모습은 결국 구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같은 지분 다툼은 조만간 당직 인선 과정에서도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민주당 선 통합론’ 둘러싸고 갈등 지분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봉합이 되겠지만 통합 문제는 아직 안개속에 있다. 오충일 대표는 6일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 모두 발언에서 “8월 중순 이전에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함께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민주당 선(先) 통합론’을 두고 당내 이견이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정대철 전 열린우리당 고문측, 김한길 의원 그룹 등 ‘비노계열’은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컷오프)이 예정된 이달 말까지는 민주당과 선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인태 의원 등 친노 탈당그룹과 임종석 의원 등 우리당 초·재선 그룹은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흡수합당 방식으로 열린우리당과 합쳐야 한다는 입장이다.●민주당, 독자경선 준비 돌입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독자경선 체제에 돌입했다. 박상천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중도개혁대통합추진위·의원총회 연석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통합을 위해 유보돼 왔던 인재영입, 당직인선 등 독자적 기능을 확충하는 길을 가겠다.”면서 사실상 민주당 독자 노선 강행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대선기획단 구성을 의결했다. 대선기획단은 향후 대선전략 및 정국대책, 국민경선 방안, 정책 개발, 홍보, 대선예비후보 지원문제 등을 담당하게 된다. 민주당은 오는 9일 오후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중도통합전진대회’를 개최, 내부 결속 다지기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손학규 “신당 ‘80년 광주’에 갇혀선 안돼” 발언

    손학규 “신당 ‘80년 광주’에 갇혀선 안돼” 발언

    범여권 대선 주자들이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손학규 전 지사의 독특한 해석에 일제히 손 전 지사를 공격하고 나섰다. 손 전 지사는 3일 광주에서 “신당이 말로는 미래세력이라면서 아직도 ‘80년 광주’에 갇혀선 안 된다.”며 “광주정신은 광주를 털어버리고 대한민국, 세계를 향해 뻗어갈 때 더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의 이같은 발언은 광주 민주화운동에 가담하지 않은 자신의 약점에 대한 예상되는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는 80년 광주민주화 운동시절 영국 유학 중이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손 전 지사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측은 “그동안 광주정신에서 벗어나 살아온 사람에게는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며 “광주정신이 담고 있는 정의, 인권, 평화 정신은 21세기에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광주정신에 대한 폄하·왜곡은 광주와 민주개혁세력을 모욕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천정배 의원도 공격의 날을 세웠다. 천 의원은 논평에서 “일전에 ‘광주정신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는 말장난으로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광주를 털어 버려야 한다.’는 경악스러운 발언으로 본심을 드러냈다.”고 비판한 뒤 “정말 털어버리고 싶은 것은 지난 14년간 수구·기득권세력의 하수인이 돼 광주를 공격했던 자신의 과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측도 “얼마전까지만해도 ‘5·18당시 몸은 영국에 있었지만 마음은 광주에 있었다.’고 하던 분 아니냐.”면서 “스스로 민주화 운동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음을 폭로하는 것으로,IMF 사태 때 정권에 몸 담았던 사람이 광주정신을 일자리와 묶어서 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난대열에 동참했다. 이에 대해 손 전 지사측 배종호 대변인은 “광주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미래로 세계로 나가자는 뜻”일 뿐이라며 “의도적으로 의미를 왜곡하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공세를 일축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로스쿨 나눠먹기 배정 말아야

    교육인적자원부가 그제 입법예고한 로스쿨 시행령은 그야말로 졸작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로스쿨을 추진하고 있는 대학들을 국립·사립대별, 지역별로 골고루 안배하려다 보니 개별 로스쿨 정원을 150명 이하로 묶어 두기로 한 것이다.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온 셈이다. 이러다 보면 적게는 50명 정원인 로스쿨도 나올 수 있다. 교수 1명당 학생 12명을 유지한다면 50명짜리 로스쿨에서 덜렁 교수진 5명으로 꾸려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또한 로스쿨은 법학전문도서관, 모의법정, 세미나실, 정보통신시설 등 일정 시설을 갖춰야 한다. 대대적인 투자를 해놓고 로스쿨을 개교했는데도 학생이 적어 학교 운영이 부실해질 가능성도 예견할 수 있다. 적정 정원이 몇 명인지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정한 규모가 되지 않으면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강의를 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교육부의 입법예고는 예비 법조인에 대한 교육의 질은 고려하지 않은 나눠먹기 식 인상이 짙다. 총정원을 다음달 결정하는 문제도 그렇다. 큰 틀을 정하지 않고 개별 정원이란 작은 틀을 먼저 만든 것은 로스쿨에 이해가 걸린 학교와 법조단체의 반발을 조금이라도 피해 보려는 눈치보기에 다름 아니다. 로스쿨은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하자는 데 취지가 있다. 거듭 촉구하지만 총정원은 크게 늘려야 한다. 기득권을 고집하는 법조단체의 어떤 압력에도 굴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정원 150명 상한은 분명 문제가 있다. 시행령이 확정되는 21일까지 각계 의견을 들어 고칠 시간은 충분히 있다.
  • [Seoul Law] 법무법인 광장은

    151명의 변호사로 국내 법무법인 2위인 광장은 2001년 한미와 광장이 합병해 탄생했다. 가장 성공적인 합병 사례로 꼽힌다. 한미는 고등고시 사법과 14회에 미국 하버드 로스쿨 박사 출신의 이태희(67) 변호사가 1977년 설립한 기업자문 위주의 로펌이었다. 옛 광장은 대법관 출신의 박우동(72·고등고시 사법과 8회) 변호사가 1997년 설립했다. ‘통합 법무법인 광장’의 성공은 이태희·박우동 변호사 등이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공정한 이익배분 방식과 업무를 전문 부서에 맡기는 투명 시스템을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가장 큰 강점은 합병할 때 구축한 전문 부서 시스템. 누가 사건 의뢰를 받았든 업무 성격과 쟁점을 따져 각 전문그룹에 맡긴다. 우리나라 로펌 가운데 상당수가 전문성과 무관하게 의뢰를 받은 변호사가 직접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과는 대조적이다. 광장은 기업자문 가운데서도 교량·고속도로·지하철·발전소 건설 등의 프로젝트 금융(PF) 법률자문에서 강하다는 평이다. 광장이 프로젝트 금융에 강하게 된 배경엔 한진그룹과의 특수 관계가 있다. 이태희 대표변호사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사위다. 그래서 광장은 서울 남대문로 해운센터빌딩에 입주해 있다. 합병 전의 한미는 대한항공의 항공기와 한진해운의 선박 취득과 관련한 각종 금융업무의 법률자문을 맡았다. 항공기와 선박을 살 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을 법인을 설립한다. 항공기 등은 자산이기 때문에 자산금융이라고 불리는데 이 금융기법은 프로젝트 금융과 비슷하다. 그래서 광장은 자산금융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금융을 선점할 수 있었다. 송무 분야에서 쟁쟁한 법원·검찰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대법관 출신의 이규홍 대표변호사와 박준서 고문변호사,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권광중 고문변호사, 감사원장을 역임한 한승헌 고문변호사가 광장에 몸을 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최근 광장이 예전보다 다소 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장은 지난해 아시아 법률전문 월간지 아시아 로의 국내로펌 순위 평가에서 6개 분야 가운데 3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분야에서도 모두 2∼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평가에서는 2개 분야에서 2위,3개 분야에선 4∼5위를 차지하면서 평가가 뚝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이런 부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우수한 연수원생 스카우트에 나서지 않는 데서 찾는다. 김병재 대표변호사는 “경쟁로펌보다 리쿠르트(채용)에 덜 적극적이었다.”면서 “올해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오충일 “지분 다툼땐 공멸… 죽어야 산다”

    오충일 “지분 다툼땐 공멸… 죽어야 산다”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안으로는 ‘지분 다툼’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밖으로는 ‘구태 정치’라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재성·강기정·지병문 의원 등은 서명운동을 통해 신당 지도부 교체와 양측의 기득권 포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오충일 공동창준위원장은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탄식을 쏟아냈다. 연일 정치권과 마라톤 회의를 벌인 탓인지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전에 없이 많은 불만을 쏟아냈다. 오 위원장은 “정치권이 위기 의식이 없다. 이대로 가면 공멸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몸살을 더 앓더라도 창당까지는 갈 것”이라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신당 내부 진통이 어느 정도인가. -정말 어렵다. 마치 시민단체의 지분 요구 때문에 협상이 늦어지는 것처럼 알려져 있다. 우리는 민주개혁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주머니 털고 들어와 있다. 실무조직 문제는 이미 정치권과 시민사회 세력이 1대1로 합의를 봤다. 그런데 정치권은 각 세력별로 1대1 구성을 하자고 한다. 당 대표도 정치권이 맡겠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 새 정치 하자는 뜻이 퇴색된다.30일 회의에서 공동창준위장 동반 사퇴를 제안했지만 창당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치권은 현실적인 세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치권이 위기 의식이 없다. 그래도 시민사회가 결합해서 새로운 정치를 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건데 (정치권은)섞어놓은 통합 정도로 만족하는 것 같다. 구 여권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책임져야 하지 않나. 정치권이 이러면 양측 다 공멸한다. 과거 평민연을 만들 때 정치권과 재야는 일대일 원칙을 준수했고 중책은 재야가 맡았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는 걸 정치권이 알아야 한다. ▶미래창조연대측은 신당 불참 카드까지 뽑아들었다. 중도 하차할 수도 있나. -이렇게 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이 끝까지 버리지 않을 경우 특단의 대처도 해야 한다는 소리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신당 내부가 더 몸살을 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새로운 세력이 들어가서 이런 모습이라도 나타나는 거라는 인식을 주지 않겠나. 우리가 정치권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는 게 입증되고 있다. 어쨌든 창당까지는 가야 하지 않겠나.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우리 흡수합당 되나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다음달 12일쯤 범여권 대통합 추진모임(가칭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되는 형식의 합당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흡수 합당은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그동안 고수해 온 ‘당 대 당 대등합당’과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 등 비노(非盧)파가 주장해 온 ‘열린우리당 해체’의 절충점에 해당하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로서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섬으로써 통합민주당 등의 비토세력에 화해의 명분을 주는 동시에, 열린우리당 사수세력에도 ‘당 정체성 유전’이라는 외관상의 명분을 부여하는 양수겸장을 둔 셈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29일 “흡수 합당이든, 대등 합당이든, 정당법상으로는 당 대 당 통합이지만 흡수 합당은 정치적으로 우리가 지분이나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형식은 ‘합당’이지만 사실상 ‘백기투항’에 가깝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이런 ‘묘안’이 대통합론의 대척점에 서 있는 통합민주당 강경파와 열린우리당 사수세력의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면 범여권 대통합은 극적인 성공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양극단의 기존 입장이 워낙 상극이라는 점에서 그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은 합당 추진일을 5일에서 12일로 1주일 늦춤으로써 양 극단을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을 좀더 벌어놓았다. 당 관계자는 “당초 대통합신당이 중앙당을 창당하는 5일 오전 임시 전대를 열어 신설 합당을 결의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범여권 상황상 물리적으로 일정을 맞출 수 없어 연기하게 됐다.”고 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살아 움직이는 동양고전들’

    우리는 주로 고전과 피동적으로 만나게 된다. 재밌는 소설이나 만화라면 몰라도, 고전을 읽자고 일부러 시간을 내는 때는 그리 많지 않다. 하여 가능하면 고전을 능동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 이것이 책을 쓰게 된 주요 동기이다. ‘살아 움직이는 동양 고전들´(안티쿠스 펴냄)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는 ‘생생한 맥락 속에서 고전 읽기’라는 말로 압축될 수 있다. 고전이 태어난 당시의 시대적, 지적 상황 등을 최대한으로 복원하면서 읽을 때, 고전에 대한 이해가 한결 생산적일 수 있음을 나름대로 신나게 풀어썼다. 예컨대 고전을 읽을 때는 ‘발화자’와 ‘수신자’의 사회적 위상을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고전을 한결 생생하게 읽을 수 있다. 수구적 이미지가 강한 공자의 경우를 보자. 당시 집권층에게 오히려 소외됐던 공자. 그는 일관되게 사회적 강자를 향해 예를 지키라고 주문했다. 결코 사회적 약자인 백성을 향해 그런 주문을 한 것이 아니었다. 집권층과 같은 사회적 강자에게 예를 준수하라 요구했던 그를 두고 과연 기득권을 옹호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후반부에선 아무리 피동적으로 만났을지라도, 일단 고전을 접했다면 기왕이면 고전을 쏠쏠하게 써먹자는 필자의 제안을 다뤘다. 이름하여 ‘미디어로서의 고전!’ 역사를 살펴보면 어떤 책이 고전의 반열에 오르는 계기는 거개가 당대 현실에서 그 가치가 입증될 때였다.‘시경’이 경전이 될 수 있었음도 공자가 그것을 이용하여 ‘상상의 공동체로서의 중원’을 구축했기 때문이었다. 법가사상의 결정판인 ‘한비자’가 유가들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던 것 역시 진시황이 그것을 토대로 제국의 기틀을 다졌기 때문이었다.‘장자’나 ‘묵자’ 등도 개인적인 혹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그들을 꾸준히 활용하는 이들이 있었기에,20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행세할 수 있었다. 고전에 담겨 있는 삶과 사회, 우주에 대한 본원적인 통찰은 이처럼 그저 읽고 마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미디어(도구)’로 삼은 이의 삶에서 오롯이 실현되어 왔다. 이는 고전을 단지 머리로 이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삶 속에서 그것과 ‘공명’했기에 가능했다. 비록 머리로 읽었지만, 몸에서 공명되는 고전의 세계!고전은 이처럼 가만히 있어도 빛을 발하는 존재가 아니라, 읽는 이와의 실존적 만남 속에서 그 가치가 확인되고 쓸모가 확산되는 존재인 것이다. 김월회 서울대 중문과 교수
  • [사설] 제3지대 신당으로 국민 눈 가려지나

    열린우리당 의원 15명과 통합민주당의 의원 4명이 어제 동반 탈당했다. 이른바 ‘제3지대 대통합신당’을 만들기 위해 ‘미래창조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준비위’에 합류하겠다는 명분이었다. 이들 이외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과 박준영 전남지사, 박광태 광주시장 등도 오늘 통합민주당을 탈당해 가세한다고 한다. 신당 창준위측은 이날 “어떠한 기득권도 없는 제3지대에서 대통합의 용광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시민사회 그룹을 제외한, 범여권 탈당파 의원들과 친정인 한나라당을 버린 손학규 전 경기지사 세력 등 참여인사들의 면면에서 대통합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미리 조를 짜놓고 차례로 당을 떠나는 듯한 범여권의 ‘기획탈당’ 대열을 지켜보는 것도 국민들 입장에선 짜증나는 일이다. 더욱이 통합민주당 내 김한길 공동대표 등은 당적을 보유한 채 신당 창준위에 참여한다고 한다.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뻐꾸기처럼 ‘몸 따로, 마음 따로’상태에서 대통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 편의주의적 발상도 문제이려니와 통합민주당내 파트너인 박상천 대표 등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방증이 아닌가. 범여권 통합 논의가 ‘도로 열린우리당’이냐,‘도로 민주당’이냐의 정체성 논란에서 한발짝도 더 나가지 못했다는 말이다. 범여권이 대통합에 앞서 해야 할 일은 신당의 노선과 정체성부터 정하는 일이다. 그 바탕 위에서 범여권내 제정당 당원들의 대의를 물어 그 뜻을 좇는 게 원칙이다. 당의 간판을 바꾸고 가건물을 지어 아무나 모이라는 것은 책임정치와 거리가 멀다. 인기가 떨어진 참여정부와 책임을 나눠갖지 않겠다는 눈가림임을 국민이 먼저 안다. 소속당 당원의 의사를 묻는, 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도 존중하지 않은 의원들만의 이합집산에 누가 감동하겠나.
  • 민주당 제2분당?

    “도대체 왜 우리가 제3지대 통합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지….”(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 “통합민주당은 신당과 신설 합당할 것을 제안한다.”(박상천 공동대표) 중도통합민주당의 두 공동대표가 서로에게 최후 통첩을 보냈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24일 오전 탈당할 예정이다. 김 공동대표는 탈당을 보류했지만 공동창준위에는 참가하기로 결정, 민주당이 제2의 분당 사태를 맞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3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중도개혁대통합추진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 공동대표는 “당이 입장을 정해놓고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공동대표라는 기득권을 버리고 박상천 공동대표께서 유일한 대표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며 박 공동대표를 압박했다. 이날 오후 김 공동대표 등 중도개혁통합신당 출신 통합민주당 의원 15명은 회의를 열고 당적을 보유한 채 제3지대 창당준비위 참여를 결정했다. 당초 ▲김 공동대표계 의원 집단탈당 ▲김 공동대표 우선 탈당 ▲8월5일까지 박 공동대표 설득 뒤 안될 경우 함께 탈당 등 3가지 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김낙순 의원 등 정동영 전 열리우리당 의장계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주장하는 등 합의를 보지 못해 이같은 절충안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대표 입장은 달랐다.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하되 신당 윤곽이 드러나면 ‘당대 당’ 통합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신당 논의에) 참여하면 5개 주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통합민주당 위상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지분의 20%가 아닌 50%를 원한다는 얘기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3일 탈당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하루 연기했다. 이날 아침까지 열린우리당에서 탈당을 확정한 의원이 14명에 그쳐 원내 제2당을 만들기에는 1명이 부족했다. 김형주 의원도 탈당 대열에 합류 예정으로 친노 의원들의 분화도 예상된다. 김효석·신중식 의원을 비롯한 대통합파 8인도 이날 오전 탈당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공동대표의 결정을 기다리며 이날 오후 2시로 연기했다가 다시 24일 오전으로 탈당을 미뤘다. 제2차 민심대장정을 마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합 작업의 전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구혜영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20&30] 비정규직의 애환과 희망

    외환위기를 거치며 확산된 ‘비정규직’은 20대와 30대에게는 미래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달 초 비정규직보호법안 시행과 이랜드 파업 사태 등을 거치면서 비정규직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장밋빛 꿈’을 안고 살아야 할 ‘2030’ 젊은 세대에게 비정규직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삶의 최일선에서 현재 비정규직으로 살아가고 있는 20∼30대들의 애환과 희망을 함께 들어봤다. ●차별과 냉대라는 보이지 않는 벽 회사원 황모(28·여)씨는 비정규직이다. 취업난이 한창이던 2004년 겨우 지금 회사에 ‘업무 보조’라는 이름으로 입사해 일을 해오고 있다. 정규직 업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그는 심한 ‘차별’을 실감하고 있다. 노조 가입도 하지 못하고, 정규직들이 다 받는 상여금 한 번 받은 적도 없다. 최근 회사가 큰 폭의 흑자를 내면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그씨에게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상여금은 회사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원들에게 이익의 일부를 배분하는 거잖아요. 비정규직은 회사를 위해 기여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성과급이나 상여금에서 배제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소속감을 못 느끼는 건 당연한 거죠.” 2005년부터 올해 1월까지 계약직으로 일하다 그만두고 직업전문학원에 다니는 권모(24·여)씨는 계약종료 한 달 전부터 ‘매년 재계약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는 경험을 되풀이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부터 회사 사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한 번은 밀린 월급 일부를 지급한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정규직한테만 급여를 주더라고요. 항의를 했더니 업무처리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한 실수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바로 입금해 주기는 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정말 불쾌해요. 차별받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죠. 솔직히 항의를 안 했으면 안 줬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나마 그 회사는 ‘양반’이었다. 이전 회사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급날도 달랐다고 한다.“정규직이야 노조가 있다 보니 회사 사정이 어려워도 월급날을 어긴 적이 없어요. 하지만 비정규직에게는 ‘회사에 돈이 없다.’는 이유로 1∼2주씩 지나서 월급을 주는 일이 다반사예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해져요.” ●정규직이 꺼리는 ‘3D 업무´ 떠맡아 수많은 차별은 물론 비정규직들은 오히려 정규직 업무에 ‘플러스 알파’의 업무도 떠맡는다. 정규직들이 하기 싫어하는 3D(어렵고, 더럽고, 위험한) 업무도 비정규직들의 몫이다. 한 대기업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사보 교열업무를 보던 박모(37)씨는 지난해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처음에 그가 맡기로 한 일은 교열업무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이 하나둘씩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신사 뉴스의 재가공과 취재 기자의 초벌기사 정리는 물론 나중에는 사보의 한 섹션을 맡기며 직접 취재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취재에 교열까지 하다 보니 사내 취재기자들보다 하는 일이 더 많아지더라고요. 나한테는 취재비도 안 주면서 취재하라는데 정말 참기 힘들었어요. 정규직 직원의 절반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내 돈 써가며 취재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많이 비참했어요.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제 상관이 ‘조금만 더 성실한 모습을 보였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줄 수도 있었는데 자네 복이 여기까진가 보다.’라며 오히려 저를 힐난하더군요. 전 속으로 ‘사람 마음속에 피멍 들게 한 당신은 얼마나 오래 회사에 남아있나 두고 보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진짜 그 상관도 저 그만두고 3개월 뒤에 실적부진을 이유로 ‘잘리고’말더라고요.” 비정규직 김모(32·여)씨는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한다. 그럼에도 회사 간부들은 김씨에게 바닥 청소를 시키기도 한다. 정규직에게는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는다. 정모(30·여)씨는 1년 계약 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한 공연기획사에 들어갔다. 입사하고 11개월이 되자 회사는 자신의 본업인 디자인 업무 대신 티켓 관리 업무를 맡겼다.‘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정씨는 꾹 참고 두 달을 버텼지만 결국 제 발로 회사를 그만뒀다. 기초자치단체에서 기간제 근로자로 일하는 신모(30)씨는 “사무실 앞에 붙여놓는 직원명단은 보통 이름과 직급을 쓰는데 유독 내 이름 옆에는 ‘계약직’이라고 써 놨다.”면서 “정규직 공무원들은 그런 식의 표현이 기분 나쁠 거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계약직은 연말에 연봉재협상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내부게시판에 연봉협상이라는 제목으로 이름과 액수가 올라왔어요. 개인정보 유출도 그렇지만 연봉협상을 한 적도 없는데 결정이 다 돼버린 거예요. 담당 계장은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며 사과를 했습니다만 기분은 정말 씁쓸했지요.” ●“직장이동 자유로워… 다양한 경험 쌓아 좋기도” 비록 소수이기는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오히려 ‘인생의 기회’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현재 사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황모(27)씨는 용산전자상가, 반도체 수입업체, 홍보대행사, 영업사원 등 다양한 ‘비정규직’을 해왔다. 황씨는 지금껏 일궈온 경험을 밑천삼아 대학 졸업 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만약 정규직 직원이 10년 동안 직장을 10번 넘게 옮겼다면 다들 그를 ‘사회 부적응자’로 보겠지만 비정규직에게는 그런 통념에서 자유로운 면이 있거든요.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비정규직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비정규직이 각 기업의 노하우를 단기간에 배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편의점 운영노하우를 알고 싶어 편의점 ‘알바’도 3개월가량 해봤다고 한다. “예전에 일본의 한 맥주회사 사장이 맥주맛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유럽의 한 맥주회사에 청소부로 취직해 결국 맥주제조 기밀을 훔쳐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우리 사회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많은 사회로 알고 있어요. 즉 대부분은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에서 일해야 한다는 뜻이잖아요.‘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듯 현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미래에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경험을 쌓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적극적으로 회사의 노하우와 핵심역량을 배워 두면 결국 내 자산이 되잖아요.” 강국진 류지영기자 betulo@seoul.co.kr ■ 민노총 비정규직 활동가 박종민씨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해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큰 죄를 짓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들이 외면한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곳이 사실상 노총밖에 없는데 이마저 두 개로 쪼개져 정규직 노동자들의 기득권 보호에 안주하는 단체로 전락해 버렸어요. 양대 노총이 진정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지금이라도 조직과 이념을 넘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뉴코아 강남점 앞에서 지난 20일 공권력에 의해 강제 연행된 뉴코아·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매출타격투쟁’을 마치고 돌아가는 박종민(32·민주노총 비정규실 활동가)씨의 목소리에는 분노와 바람이 가득 차 있었다. 2001년 중앙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박씨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대졸자의 절반가량이 비정규직으로 평생 고용불안과 불평등 계약 속에 힘들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후배들이 학교를 졸업 뒤 비정규직의 설움과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현실을 눈감아야 한다는 사실을 제 양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지난해 민주노총에서 전업 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비정규직 문제에 매달려온 박씨. 그동안 뉴코아 강남점에서 점거농성 조합원들의 지지 시위를 벌여온 그는 최근 공권력 투입을 통한 정부의 사태 해결을 바라보며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전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고 제 예비 장인도 목사님이십니다. 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볼 때도 ‘기독교기업’을 자처하는 이랜드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전 교회에서 늘 기독교인은 약하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서라고 배워 왔는데 왜 이랜드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의 희생을 통한 성장을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떤 때는 ‘약자에 대한 위선적 태도를 취하는 게 기독교의 본질이 아닐까.’라는 회의론이 들기도 해요.” 끝으로 박씨는 현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양대노총의 대승적 협력과 정부의 적극적 참여를 촉구했다. “비정규직은 ‘밥줄’을 지키기 위해 자기의 ‘밥줄’을 걸고 싸워야 합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점거농성 등 극단적인 방법을 쓰기 전에는 들은 척도 않는 정부의 무성의한 태도가 비정규직을 더욱 극단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2002년 대선 당시 인간 노무현을 대통령 노무현으로 만든 시대적 사명은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라.´는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양대 노총도 손을 맞잡고 나서야 합니다. 지금도 눈물 흘리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안 보이시나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단식 18일째’ 한혜주 KTX승무원 “비정규직 하면 ‘서글프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다른 사람들 보기에 별난 사람처럼 보일까봐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가끔 ‘나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계약직이다.’라면서 자기 일이 아니니 귀찮게 하지 말라는 사람도 있어요. 어떤 사람은 ‘그래도 나는 월급 잘 받고 있다. 데모할 생각 말고 성실하게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하죠. 그런 말을 들을 때는 정말 마음이 아파요.” 지난 20일 오전 서울역광장 농성장에서 만난 한혜주(26·여)씨는 인터뷰 내내 물병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단식 18일째라고 했다. 노조 홍보차량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에 목소리가 묻힐 정도로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한씨는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털어놨다. 그는 “신문에 얼굴사진이 최대한 예쁘게 나오게 ‘뽀샵질’을 해야 한다.”는 농담을 건넬 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2004년 KTX가 개통하면서 승무원으로 입사할 때만 해도 한씨는 ‘준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채용 공고도 공무원 분야로 돼 있었고요. 회사에선 ‘자회사이긴 하지만 철도청이 공사로 바뀌면 직접 고용과 정규직화가 될 것’이라고 얘기해 우리도 그렇게 믿었죠.” 한씨에겐 대학을 졸업한 뒤 첫 직장이었다. 하지만 환상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2005년에 공사로 바뀌었지만 승무원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시달리며 1년 단위로 계약서를 새로 써야 했다. 한씨는 “병가 때문에 일을 쉬거나 하면 사측에서는 ‘이런 식으로 나가면 내년 계약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곤 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준공무원 대우라는 말이 말짱 거짓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입사 초기에 가졌던 자부심은 속았다는 분노로 바뀌었다. 노조라고 다 같은 노조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노조가 자신들을 보호해 주지 않자 승무원들은 철도노조 KTX승무지부로 노조를 옮겼다. “처음엔 노조가 뭔지도 잘 몰랐죠. 어려운 일이 생기니까 자연스레 노조에 가입하게 됐죠.” ‘투쟁’을 시작한 지 500일이 넘었다. 한씨는 부모님께 가장 미안하다.“부모님이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처음엔 반대도 많이 하셨죠. 지금은 기왕 하는 거 맘 편하게 하라고 하셔요. 부모님이 저보다 더 속상하시겠죠.” 남자친구 얘길 꺼내자 한씨 표정에 미소가 번진다.“처음에는 소신을 갖고 하는 거니까 잘될 거라고 했어요. 나중에는 몸과 마음이 힘드니까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지금은 제발 단식만은 말아 달라고 하죠.” 한씨는 인터뷰 말미에 “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칼자루는 사장이 쥐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그 칼자루를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원칙을 그렇게 따지시는데, 철도를 이용하는 시민과 노동자를 위한 원칙도 세워 보시기 바랍니다.‘한때’ 민주화 투사라고 하던데 그런 열정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네요.”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범여권 제3지대 신당 가시화

    범여권 제3지대 신당 가시화

    ‘열린우리당 탈당파+통합민주당 탈당파+미래창조연대+선진평화연대=제3지대 신당’ 범여권 통합작업이 제3지대 신당 창당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질서있는 대통합’이나 ‘원샷 통합론’이 아닌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에서 탈당 의원과 시민사회 세력간의 통합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 8명은 16일 제3지대 신당 공동창당추진위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대통합에 나서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겠다.”며 탈당 카드로 지도부를 압박해온 이들이 창당추진위 참여를 선언하며 사실상 탈당을 공식화한 것이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신중식, 이낙연, 채일병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김영진 전 의원 등 대통합파 8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당 지도부의 결단을 기다리기보다 어떤 기득권도, 어떤 지분도 존재하지 않는 제3지대에서 대통합신당을 만들어 가는 게 마지막 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에 열린우리당 탈당의원 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도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달 5일 오후 2시 잠실 올림픽홀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대회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날 오후 미래창조연대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중앙당 창당대회 날짜와 일치한다. 결국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통합추진모임, 통합민주당 탈당 의원, 미래창조연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측의 선진평화연대, 여기에 열린우리당 추가 탈당 의원만이 참여한 채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열린우리당에서는 15명 안팎의 의원이 추가로 집단탈당할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홍재형 의원은 최고위원직, 송영길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사퇴했다. 한편 미래창조연대는 이날 공동창당준비위원회의 지분을 기존 정치권과 1대1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창조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조건을 전제로 ‘3지대 통합신당’ 창당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자체 신당 창당 로드맵도 발표했다. 정대화 대변인은 공동창준위 구성에 대해 “미래창조연대가 주도하는 창준위에 정치인들이 개별적으로 합류하라.”면서 “공동창준위의 중앙위원회는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1대1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범여 대통합’ 親盧진영 빠지나

    범여권 대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 가는 걸까. 범여권 각 정파 대표들이 대통합의 절충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친노’(親盧) 세력인 참여정부 평가포럼(참평포럼)이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세력과는 함께 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15일 “열린우리당은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면 조건과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고 조건 없이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친노 세력은 불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참평포럼은 지난 14일 고양 킨텍스에서 긴급 전국운영위원회를 갖고 대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열린우리당 선 해체 반대 ▲열린우리당 정체성을 계승 발전시키는 통합 지지 등을 선언했다.통합민주당과 일부 탈당파를 겨냥해 참여정부 실패를 주장하는 세력과 탄핵세력, 기회주의 세력, 지역주의 세력에 대한 대국민 사과까지 요구했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낸 이병완 대표는 “참여정부의 과오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분들께 이 메시지를 드리는 것”이라며 “이는 대통합 논의에 동참하는 최소한의 통과의례”라고 말했다.그는 또 “만약 사과하지 않으면 원칙과 질서있게 진행되는 대통합이 아니다.”라고 밝혀 사실상 당 사수 입장을 견지했다. 통합민주당은 “국정실패를 자인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부족할 판에 중도개혁대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세력에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반응을 보였다.친노세력을 포함한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간 당 대 당 통합은 힘들 전망이다. 친노세력의 이런 강경 입장과는 달리 정 의장은 15일 영등포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제3지대 신당은) 기존 정당간 당 대 당 통합이 아니라 신당이 우선 만들어지고 기존 정당이 합류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것”이라면서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면 (통합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함께 조건을 달지 말고 합류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통합신당은 성사되더라도 ‘친노세력이 빠진 열린우리당 추가 탈당파+기존 탈당파+통합민주당 탈당파+손학규 전 경기지사 세력+시민사회세력’의 결합체가 될 공산이 크다. 대선주자들간 경선룰 논의는 상당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탈당그룹과 시민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경선추진협의회’(국경추)는 최근 국민참여경선의 1차 관문인 ‘컷오프’(예비경선)를 실시해 최대 8인 이내로 후보군을 압축한 뒤 빠르면 10월 초 대선 후보를 확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컷오프 실시 시기는 ‘8월19일 직전’과 ‘8월19일 직후’ 등 두 개의 안으로 갈려 최종 결정을 국경추에 위임키로 했다.이종락 박창규기자 jrlee@seoul.co.kr
  • 김한길 ‘기득권 포기’는 대통합 고삐죄기?

    김한길 ‘기득권 포기’는 대통합 고삐죄기?

    “통합민주당이 기득권과 주도권을 내세우지 말고 제3지대의 제 세력과 대통합신당 창당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중도개혁 대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면 저부터 기득권을 버리겠다.” 통합민주당 김한길 공동대표가 12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말을 했을 때만 해도 파장이 그리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발언의 진의에 대한 분석이 구구한 정도였다. 하지만 잠시 후 “김 대표가 탈당을 시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범여권은 발칵 뒤집혔다. 기자들의 확인이 빗발쳤고, 급기야 김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탈당 운운은 오보이며,‘열린우리당 해체 및 통합민주당 해체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굽힌 것도 아니라고 해명했다.“그렇다면 무슨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말이냐.”는 기자들의 추궁에 김 대표는 “통합민주당 중심의 통합론을 버리고, 통합민주당의 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응수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면, 통합민주당의 지위를 중심이 아닌 주변(one of them)으로 격하시키는 ‘감가상각’을 스스로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의 이런 제안에 대해 범여권에서는 두 갈래 해석이 나왔다. 우선 열린우리당을 빼고 범여권의 나머지 정파를 모두 묶음으로써, 당 해체를 거부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을 고립 내지 와해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자신들이 기득권을 포기하는 인상을 풍김으로써 열린우리당 내 추가 탈당 움직임에 명분을 부여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실제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문학진 의원은 김 대표의 제안에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상천 공동대표가 “이제는 제 정파들을 상대로 대통합 협상에 박차를 가할 때가 됐다.”고 김 대표를 거들고 나선 것도, 통합민주당 지도부의 ‘조직적인’ 발놀림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에서는 김 대표의 제안이 신중식·김효석 의원 등 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의 탈당 움직임을 물타기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기득권 포기 운운하는 김 대표의 발언이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의 주장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탈당 명분이 자연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날 통합민주당 지도부에 대통합을 촉구하기 위해 잔뜩 벼르고 기자회견에 나선 장상 전 민주당 대표는 김 대표의 갑작스런 제안과 관련한 질문에 “행간을 읽으면 대통합 쪽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는 맥빠진 답을 내놓았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기득권을 포기한다면서 열린우리당 해체를 여전히 중심에 놓고 있는 김 대표의 발언은 이율배반으로 진정성에 의문이 간다.”면서 “제발 민주당 지도부가 탈당을 막기 위한 내부단속용 대통합에 나선 게 아니기를 바란다.”고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김효석 의원도 “진정성이 결여된 쇼를 할 경우 더 이상 당을 존중하지 않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경계했다. 김상연 나길회기자 carlos@seoul.co.kr
  • 통합민주당 첫 워크숍 진로 격론

    “중도통합민주당의 대통합주의는 절대적으로 옳다. 다른 대통합은 허상이다. 우리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신국환 의원)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43명과 다른 대선주자들이 통합민주당을 쳐다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신중식 의원) 중도통합민주당은 10일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첫 의원 워크숍을 열고 범여권 대통합과 당 진로에 대해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소속 의원들은 ▲열린우리당과의 당대 당 통합은 안 되며 ▲열린우리당의 해체선언이 전제돼야 하고 ▲중도개혁대통합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당의 기득권 행사 부분에 있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신중식 의원은 기득권을 버리지 않을 경우 사당화(死黨化)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합민주당을 배제한 채 손학규,43명의 무소속 그룹, 최열 등이 신당을 만들면 우리는 고립된다.”면서 “동료, 선배들의 양해 하에 나라도 나가서 연결고리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봉숙 의원은 “양당 합당 과정에서 지분 타령이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선보다는 총선에 올인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는 소탐대실”이라면서 열린 자세로 대통합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유필우 의원은 “대통합이 원칙이지만 자체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당 중심론을 피력했다. 또 유 의원은 “DJ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고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열린우리당과 당대 당 통합 반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염동연 의원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열린우리당 해체만이 통합을 위한 현실적인 제안이 아니다.”면서 “현실적으로 실체가 있는 당인데 항복하고 무릎꿇고 나오라고 하면 그게 과연 현실적인 제안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박상천 공동대표는 “무조건적인 대통합론과 중도개혁통합론의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최근 열린우리당 사수파 일부가 메이저리그에 참여하고 싶다고 한 만큼 이는 대단히 위험한 상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공동대표는 기자와 만나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게 아니라 당 해체나 해산이 안 된 상태에서 이질적인 세력이 오고 싶어 할 경우 그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국 유시민 의원 등 진보·개혁 성향의 열린우리당 사람들과는 함께 갈 수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나길회 박창규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로스쿨 정원 대폭 늘려야

    2009년 3월 문을 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정법률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로스쿨 정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 3륜’은 공급 과잉을 이유로 정원을 최소화(700∼1200명)하자는 입장인 반면 공급 주체인 대학과 법학교수회 측은 최대 40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역이기주의의 단면이다. 하지만 정부는 로스쿨 대학 수는 최대한 늘리되 정원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다소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로스쿨 숫자와 정원에 초점이 모아지는 이유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학의 서열을 결정지어온 우리사회의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사법·행정·입법 등 권력기관에 얼마나 많은 인재를 배출하느냐가 가문과 대학의 위상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 왔기 때문이다. 대학과 법학교수회 등이 필사적으로 로스쿨 정원과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법조 3륜’등 기득권 단체는 월 순수익 500만원을 근거로 변호사 배출 수를 지금의 1000명에서 500∼7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호사 공급 과잉은 불필요한 수요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논리다. 우리는 사법개혁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거쳐 로스쿨을 도입하게 된 이유가 법률서비스 확대와 과도한 수임료 인하에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법률시장에도 시장원리가 작동돼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수요자들의 요구인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변호사 수는 6배 늘어난 반면 소송 건수는 10배나 늘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로스쿨과 변호사 숫자는 더욱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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