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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네르바 정체 암시’ 글 전문

     21일 인터넷 경제 대통령 ‘미네르바’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네티즌의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날 새벽 2시쯤 포털사이트 다음의 논쟁 사이트인 아고라에 ‘read me’란 필명의 네티즌은 “‘미네르바’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기업인 K씨”라고 글을 올렸다.  ●다음은 read me가 다음 아고라에 남긴 글의 전문  오늘같은 밤,  겨울의 입구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은  런던의 워털루역 앞 길고 어둡고 지린내나는 지하보도의 벽에  낙서처럼 남겨진 이름 모를 시(詩)를 생각나게 한다.  I am not afraid as I descend,  step by step, leaving behind the salt wind  blowing up the corrugated river...  (우리는 저 암흑으로 내려간다 하더라도 두려워 않으리...) 사실 미네르바 개인에 대해서는 더 이상 글을 안 쓰려 했다.  그런데...  어떤 누구에게서 한밤중 전화가 걸려왔다.  다짜고짜 K란 이름을 아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왜?  극비사항인데... K가 바로 아고라의 미네르바 라는군...    K... 01001011...    모교 동기 중에 그런 이름의 희미한 얼굴이 스쳐갔다.  삼십년도 훨씬 넘은 오래 전의 추억이다.  내 자신 이십여년 넘게 외국생활을 했고,  K 또한 오랫동안 해외에서 일했다는 말을 얼핏 들었다.  아마 런던 시티 어디에선가 마주칠 기회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점심 때면 외로운 이방인이 영란은행 앞 킹 윌리암 거리를 따라 내려와  캐논 거리 코너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다이어트 코크를 빨대로 마시며  진로 소주를 병 째 빨아대던 그 겁없던 시절을 그리워했는지도 모른다.  근처 다이와 보험회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일본인 젊은 무리들을  동경 반 경멸 반 흘려보며 한국인으로서의 소외감을 잊으려고  로이터 터미널에 빠져들려 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샌드위치 하나 싸들고 런던 브릿지 위에서  남쪽 강변의 미네르바 하우스를 바라보며 미래를 꿈꿨는지도...  내가 워털루 다리 밑 사우드 뱅크의 노점에서 헌 책을 뒤적이고 있을때  K는 사우드와크 다리 양쪽 LIFFE와 FT에서  텔렉스와 컴퓨터와 마이크로필름과 싸우고 있었을 것이다.  런던의 두 에트랑제가 아마 그 시간 테임즈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십 수년이 또 지나고...  나는 아직도 부(富)란 무엇이냐는 형이상학의 질문에서  수도원의 늙은 유폐자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K는 그동안 대한민국 재계의 유명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막대한 재력과 그에 걸맞는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를 수 있는  그런 자리에 그가 올라가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훌륭한 사회활동도 많이 하여 존경받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나는 그를 만나지 못했고 그러지도 않았다.  구태여 그래야 할 이유나 핑계도 없었다.  동창이란 것 외에 우리의 관심이나 특히 처지는 너무나 달랐다.  나는 옛 친구들과 만날 기회를 일부러 피하며 살았지만,  그는 옛 친구들을 만날 시간도 없이 그렇게 쫒기며 살았을 것이다.    그러던 날들...  아고라에서 미네르바의 화신을 만난다.  십 수년 전...  테임즈 강변 사우드와크의 미네르바 하우스를 떠올린다.  아테나의 파르테논을 연상시키기에는  너무나 소비에트적인 현대식 건물과 우중충한 거리.  의미도 모른 채 예쁜 이름이 참 안 어울리는구나 생각했다.  마치 낡은 화력발전소 속에 숨어있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처럼  무엇인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의 갈등과 타협이 이해할 수 없이 얽혀진  그런 모순의, 그런 도시의, 그런 건축의, 그런 이름 이구나...  라는 느낌을 흘려 버리고 지나갔다.  그런 불가사이의 미네르바를 여기 아고라에서 다시 만난다.  좌절과 희망과 평화와 복수와 수학과 역사가 동시에, 모두,  엄청난 파괴력으로 폭발하는 그의 글을.    K는 이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지혜와 용기의 수호신이었다.    삼십여년전 그의 모습을 떠올리려 애써본다.  어린 시절 6년의 긴 시간을 같이 부대끼며 지냈겠지만,  말 한마디 나눠본 기억도 별로 없다.  이른바 명문학교의 얼마 안되는 수의 학생들 사이에서도  그는 너무나 얌전하고 조용한 아이였다.  아마 다른 아이들보다는 나이가 좀 더 많았던지,  좀 더 촌구석에 살았던지,  좀 더 생활이 어려웠던지 (당시는 모두 못살았지만), 아뭏든...  무척 어른스러운 아이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는 K를 미네르바의 암호에서 해독한다.  토끼처럼 유순했던 아이가 어느날 외로운 늑대가 되어 돌아왔다.  비밀의 가면 뒤에서 그러나 화려한 조명 아래서  현란한 검술을 뽐내는 몽테 크리스토 백작...  또는 고탐 시의 억만장자 흑기사 뱃트맨이 어울릴까.  무엇이 그를 정의의 분노에 불타게 했을까.  지금 그 나이와 그 명성에...  뭇 사람들이 선망과 질시를 함께 느껴야 할  지금 그처럼 높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에서...  그가 속한 하이 소사이어티의 남들은  탐욕의 절정에서 더 많은 돈 더 많은 힘을 가지기 위해  금력과 권력을 휘둘러 힘없는 자를 탄압하며 갈취하고 있는데,  그는 그 모든 풍요와 안락의 유혹을 내던지고,  그가 말하는 저 아래 천민의 편에 서서 저 아래 천민을 위하여  자기가 그 정점에 앉아 있는 자기 발 아래의 피라미드를 부수고 있다.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정열과 노력으로...  왜?  모든 것을 가져본 자의 한낱 변덕일까?  청년 시절 하지 못한 초로의 때늦은 반항일까?  아니면...  - 슘페터가 말했듯이 -  자본주의 시장경제 진화의 극대점에서 드디어  마르크스적 사회주의의 이상치에 도달했기 때문일까?  체제 내적 모순의 변증법적 완성일까?  자기 자신을 불살라 없애는 생산적 에로스의 충동일까?  생명의 원죄를 드디어 깨달은 종교적 속죄 의식일까?  아니면... 저 멀리 아마존 숲 속 한 마리 나비의 날개 짓이 슈퍼 컴퓨터 미네르바의 프로그램에 삑. 삑.. 삑...치명적인 버그를 일으키기라도 했단 말일까?    왜 K는 자기가 있는 이너서클의 고리를 스스로 끊으려 할까?    70년대 폭압과 혼돈의 대학시절,  민주와 자유의 선구적 외침 속에서 나는 K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 그의 이상주의는 철저한 현실주의 밑에 가려져 있었을 것이다.  아마 그는 나와 같이 영원히 무능한 회색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삼십여년의 세월이 지난 후 이제, 우리의 아이들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나이가 된 이제, K는 미네르바가 되어 돌아왔다.    우리는 중학입시를 경험한 세대이다.    나는 국민학생의 - 당시에는 국민학교라 불렀다 - 어린 나이에  밤 12시까지 중학교 입학시험 준비에 시달리는 내 또래 소녀의 어두운 포토 리포르타쥬를, 어른들이 보는 신동아에서 읽은 적이 있다...  때는 바야흐로 비틀즈와 월남전과 두브체크와 꽁방디를 거쳐 오일쇼크와 검은구월단과 아라파트와 바더 마인호프와 그리고 딥퍼플과 마리화나가 대변하는 해방의 시대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식민주의 사회의 이른바 자유경쟁은 우리를 능력 껏 뛰게 해주는 자유가 아니라 발을 얽맨 노예의 사슬이었고 시험은 우리에게서 상상과 비판을 박탈하는 강제노동이었다.  차라리 군사교육 교련은 운동장에 나와 공기를 마시고 동무들과 장난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감옥은 오히려 자유에의 투지를 키우는 장소이며 전체주의는 내일에의 희망을 지울 수 없다.  우리들의 작은 꿈, 커서 어른이 되면 좋은 나라 만들거야...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게 하지 않을 거라고.  전쟁도 없고 독재도 없는 나라,  미군 트럭 뒤를 쫒아 뛰며 지아이에게 기브 미 껌,  쵸콜렛 냠냠 손 내밀지 않는 나라,  저 하늘에도 슬픔이 영화 속의 이윤복 같은 어린이가 없는 나라,  언젠가 우리는 그런 나라 만들어 행복하게 살거야 라고.    우리 세대가 지난 삼십여년간 이룬 것은 그러나 어린 시절의 꿈나라가 아니었다.  더 살벌한 경쟁과 더 잔인한 교육과, 더 오만하고 더 탐욕스런 부자들과,  더 가난하고 더 불쌍해진 아이들과 노인들이, 아파트라 불리우는 콩크리트와 플라스틱의 쓰레기 속에서 생존의 무자비한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변태의 사회.  정치인들은 더 추해졌으며, 공직자들은 더 썩었으며,그 부정과 부패를 교활히 감추기 위해 온갖 위선적이고 기만적인 법과 규제와 관습과 편견이  도저히 풀 수 없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처럼 인간적인 사회의 발전을 얽어맨 그런 세상.  어느날 삼십년간 잊어왔던 내 모습을 봤을 때 거울 앞에 서있는 것은 비겁하고 무식한 돼지였다.    누구를 위해서 우리는 살아왔나... 과연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남겨주겠다는 거짓 희망과 거짓 지식으로 우리 자신을 속여왔다.  현실주의의 미명 아래 힘을 휘두르는 자에게 아부하고 높은 자에게 가까이 붙기 위해 그들에게 조공을 바치며 그들의 권위와 폭정을 강화시키는 것이  우리 모두를 노예사회에 종속시킴을 뻔히 알면서도, 마치 그것이 나라 사랑이요 나라 발전에 이바지함이며 장차 우리 아이들에게 남겨줄 유산이라 믿으려 해왔다.  그러나 나의 애국은 나의 가장 탐욕스런 이기일 뿐이었다.  나라의 성장은 내 신분상승과 재산형성의 핑계였을 뿐이었다.  우리가 만들었노라고 자랑스러이 보이고 싶어한 이 사회는 결국 거대한 분뇨 덩어리였다.    불행하게도 개인의 부의 총합은 국가의 부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개인의 부란 더해질 수 있는 어떤 스칼라 량(量)이 아니며, 그것을 더하려는 행위 자체가 궤변이다.  - 플라톤, 데카르트, 로크, 케네 -    미네르바는 오늘 나를 거울 앞에 서게 한다.  거울 앞에 서있는 모습은 미네르바이다.  나는 삼십년전으로 돌아가 그의 이름을 불러본다.    K...  넌 2반이었지, 이과반.  담임이 오래 전 돌아가신 수학 선생님...  난 문과반이었지만 제일 좋아하던 분이었지.  제일 좋아하던 과목이었고...  넌 기억나니, 그 시절이?  * * *  이것이 내가 아는 미네르바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가장 비밀한 곳에서 들려오는 소문이다.  미네르바가 노란 토끼의 미래를 이곳에 예언해야 했듯이  나는 미네르바의 과거를 이곳에 증언한다.  왜?  미네르바의 현재는 판도라의 상자임을 알려주기 위해서.    만일 미네르바의 신분이 이 정권에 의해 폭로된다면, 그것은 바로 이명박 강만수와 그 수하 한나라당이 내세워왔던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데올로기가 그 순간 몰락하며,이 정권 자체가 파멸의 헤어날 수 없는 소용돌이에 빠져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말한다.  왜?  K는 이 정권의 존립이유와 권력유지의 동인으로 삼았던 1% 상위층 중의 상위에 속하는 0.1% 극상위층이기 때문이다.  극상위층의 대표적인 인물 K가 미네르바의 필명으로 일부 상위층에게 특혜를 줌으로써 경제를 살리겠다는 수탈주의 정책은 정책이 아니라 완전한 개.사기이며 날.강도질임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그런 이데올로기의 정강 위에 세워진 한나라당 세력의 정치적 존재 자체는 허구일 뿐 아니라 국민 전체와 국가에 대한 죄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절대왕조와 중금주의의 야합에 불과한 소위 공급주의 친기업정책,  무한경쟁 약탈경제를 내세운 시대착오적 신자유주의,  교육의 상업화와 룸펜 부르조아지들의 천박한 귀족화,  복지와 후생과 군비의 감소,  그에 따른 국론의 분열과 국력과 국방의 쇠퇴,  실용주의를 빙자한 맹목적이고 고립적인 사대주의,  게다가 오만한 독재와 언론의 독점...  이 모든 것은 국가 파괴를 구성하는 죄목일 뿐이다.    소망교회 장로정권이 절대 충성과 복종을 맹세했던 돈의 신(神)들 중에서도  가장 풍요하고 가장 지혜로운 신 미네르바가 나를 향한 너희의 거짓 예배는 신성모독일 뿐이라며 분노한다.  너희의 주인인 0.1% 부자는 너희들 아랫 것 0.9% 졸부들의 패악한 정치를 부정한다.  너희가 경제를 빙자하여 국민에게서 강탈한 장물들을 나에게 뇌물로 바치려들지 말라. 그것은 나를 위함이 아니며, 기업가를 위함도 노동자를 위함도 국부를 위함도 국민을 위함도 아니며, 다만 국가를 욕되게 함이라.    기회주의 기득권자들이 국민을 경쟁의 구렁텅이로 몰아가서 그들이 영구독점하는 시장의 노예로 만들기 위해 내세울 그 누구보다도 완벽하며 이상적인 호모 에코노미쿠스의 얼굴 K,  일류학교 일류직장 일류기업의 일류코스를 모두 밟은 초글로벌 리더 최고선진 CEO의 얼굴인 K는 이제 기생충 계급의 일류선진국 데마고지가 숨기고 있는 음모를 폭로하기 위해 얼굴 없는 미네르바로 돌아왔다.  이 정권이 미네르바의 가면을 벗기려 함은 이 정권 스스로의 손으로 아포칼립스 제7의 봉인을 뜯어 한 때 마리 앙뜨와네트의 가증스런 무식을 단두했던 그 시퍼런 날이 정권의 목 위에 떨어지도록 자초하는 짓이다.    그러므로 이 정권이 택할 길은 오직 하나...  미네르바와 국민들 앞에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는 것이다.  무조건 잘못했으니 살려만 달라고 무릎 꿇고 애원하는 것이다.  오만과 아집이 과연 목숨보다도 소중하지는 않겠지.  국민의 안녕과 따라서 정권의 생명이라도 부지하려면  이명박과 강만수는 국가의 부도를 맞기 전에 정권의 부도를 자백해야 한다.  숙주(宿主)가 죽는다면 기생충도 따라 죽어야 된다는 상식 쯤은 물론 알고 있겠지.  이 정권의 추종자들이 자기 생존의 본능까지 버릴 정도로 최소한의 이성 마저 잃고, 감히 미네르바와 국민들에게 대항하리라고 상상할 수 없지만...  그래도 소망교회 이명박 강만수 광신장로들이 성서의 억지해석을 바탕으로 패륜목사들의 꾐에 혹하여 운명을 그르칠까봐 조금 염려스럽기는 하다.    그러나 나는 이 사악하고 탐욕한 장로정권의 자멸에의 충동을 구태여 막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A Dieu!    출처 - 다음 아고라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396246&hisBbsId=best&pageIndex=7&sortKey=regDate&limitDate=-30&lastLimitDate=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기간 연장 일방통행 안된다

    정부가 비정규직법을 개정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에서 3∼4년으로 연장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총력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정부와 재계는 비정규직으로 2년을 지내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록 한 현행법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대량해고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세운다. 반면 양대 노총은 모든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만들려는 음모라고 주장한다.정부와 재계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기업들은 비정규직법 시행 2년째가 되는 내년 7월 전에 비정규직을 해고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경제사정이 더 안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경제 원리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움직이지만 민주주의는 1인1표의 원칙에 의해 움직인다. 비정규직 기간 연장을 일방통행식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노동계에서는 노동시장 유연화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면서도 비정규직의 권리를 질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먼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처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기업에는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해 볼 만하다.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을 동결하는 등 기득권을 견제하고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도 있다. 우리사회는 가족과 친인척 가운데 비정규직이 없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 정부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모든 근로자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 [열린세상] 만인사제주의와 한국의 개신교 문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만인사제주의와 한국의 개신교 문화/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유학생 시절 한 미국인 교회에서 목격한 일화다. 주일예배가 끝난 후 교인들은 교회정원에 조촐하게 마련된 다과를 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연신 쾌활하게 떠들던 한 중년남자에게 마침 나이 지긋한 담임목사가 다가왔다. 이 남자는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듯 ‘헤이 존(Hey John)’하면서 목사의 어깨를 다른 한 손으로 감싸 안았다. 목사 역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남자와 한 동안 어깨동무를 한 채 교인들과 어울렸다. 이 광경은 필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목사의 이름을 존칭 없이 부르고 장난치듯 신체적 접촉을 나누는 모습은 생경함을 넘어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권위에 가득 찬 근엄한 이미지의 성직자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31일은 종교개혁 491주년이었다. 면벌부 판매를 비판하는 마르틴 루터의 ‘95개조’로 촉발된 종교개혁운동은 천오백년 동안 단일체제를 유지해 온 기독교 세계를 양분하였고 나아가 새로운 종교적 패러다임을 창출하였다. 당시 개혁가들이 가톨릭교회와 결별하면서 제시한 대안은 이신칭의론(以信稱義論)이다. 구원은 사제가 집전하는 성사참여를 비롯한 선행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예수를 구세주로 인정하는 믿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이 교리는 개혁의 대의명분이었고 오늘날까지 전 세계의 모든 프로테스탄트 종파가 신봉하는 으뜸의 원리다. 이신칭의론은 만인사제주의라는 또 하나의 중차대한 교리를 낳았다. 구원은 성직자의 도움 없이 개인의 독자적 믿음만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므로 모든 인간은 이제 스스로 자신의 사제가 된다는 것이다. 이 만인사제주의는 결국 성직자와 평신도는 절대자 앞에서 영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는 기독교 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혁명적 변화였다. 19세기말 서양 선교사들에 의해 전래된 한국의 개신교는 유례없는 기세로 성장해 왔다. 붉은 십자가가 서울 장안의 밤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수 만 명의 신도를 뽐내는 화려한 초대형 교회가 즐비하며, 위험을 아랑곳 않는 강렬한 선교의 열기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오지와 변방에까지 뿜어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외적 성장에 골몰해 왔던 이 땅의 개신교가 프로테스탄티즘 본연의 정신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의 개신교 문화 속에 만인사제주의는 그야말로 낯선 이념으로 전락하였다. 한국의 개신교에서 성직자는 군림하고 있고, 이러한 양상은 다양하게 표출된다. 자신의 기도를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목회자를 손쉽게 발견할 수 있고, 엄연히 실정법을 위반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자는 세속의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시대착오적 발상과 집단적 이기주의가 일각에 도도히 흐르고 있다. 담임목사와 당회장 직은 그 흔한 재임용 절차도 없이 정년이 보장되는 것이 관례고, 많은 성직자들은 세금에 있어서 아직도 특별계급이다. ‘주의 종’에 대한 비판은 주제 넘는 태도로 간주되며, 그래서 이제는 고물이 된 권위주의가 교회에서는 여전히 건재하다. 요컨대 한국의 개신교 문화는 성직자와 평신도를 전혀 다른 부류로 구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혁하고자 했던 대상을 오히려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으니 만인사제주의를 천명한 종교개혁의 취지가 이 땅에서는 그저 무색할 따름이다. 한국 개신교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실종된 정신을 이제 온전히 되살려야 할 당사자는 가르치는 입장에 서있는 목회자들 자신이다. 기득권에 안주하지 말고 신학대학에서 배운 바를 교회문화 속에 안착시키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담임목사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 어깨에 팔을 걸치던 장면이 종교개혁 기념일을 맞이하여 자꾸 떠오른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열린세상] 가을날, 카리스마를 보았네/최창일 시인ㆍ현대시인협회 이사

    [열린세상] 가을날, 카리스마를 보았네/최창일 시인ㆍ현대시인협회 이사

    카리스마에 죽고 사는 사람이 있다. 역사적 영웅호걸들은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역사를 멀리 올라가지 않아도 5공화국, 군사독재 시절 우리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카리스마를 만들기에 혁명적이었다. 언론을 통폐합하기까지 카리스마를 만드는 데 사력을 다하였다. 물론 역사의 뒤안길은 오점이라 말하고 있다. 자신의 카리스마에 조금이라도 지장이 된다면 가차 없이 손질되었다. 제아무리 숙명적 동지라도 예외가 없었다. 대표적 희생자가 박정희 정권 시절 김형욱이다. 정권을 같이 만들었고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중앙정보부장이었지만 정권의 카리스마에 누수 현상이 된다고 판단, 프랑스의 이름 모를 모퉁이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우린 지금 군사독재의 카리스마라는 절대 권위에 중독이 되어 있는지 모른다. 문단이 그렇다. 지금까지 누려온 기득권의 질서에 새로운 바람이 불라치면 여지없이 군사정권 시절의 카리스마라는 인위적 권위가 등장한다. 모든 것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자신의 입김이 들어가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악성의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는 음습한 곳에서 자란다. 가장 온유하고 따뜻한 언어 집합체이며 사람들 심성의 고향이요, 마음의 정원이 되는 게 문인들이다. 그러나 자신의 계보가 아니고 자신과 뜻이 다르면 법정으로 끌고 가는 완력이 등장한다. 가장 권위가 있고 대표성을 가진 한국펜클럽본부가, 한국문인협회가 불순한 오점을 남기기도 했다. 선거 때가 되면 라이벌끼리 법정 투쟁을 부른다. 문인이 가져야 할 순수성을 저버리는 것이다. 이 몹쓸 병들은 모두가 과거 군사독재의 잔재가 가져온 결과다. 문단에서 제도권 안에 들라치면 기득권층에 신년 세배를 다녀야 한다. 이것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게 아니라 인위적 카리스마 형성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마치 연희동, 동교동, 상도동에 신년이 되면 ‘몇 명의 하례객이 갔다네.’ 식의 언론 보도와 상통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는 비단 문단만이 아니다. 우린 지금 군사독재 마지막 세대들의 카리스마를 지켜보며 비웃고 있다. 그들은 시대가 변하고 비웃음의 진원지를 모른 채 두꺼운 갑옷을 입고 있다. 필자는 이와 반대되는 진정한 카리스마를 어느 가을날 보았다. 거기엔 미세한 바람도 없었다. 침을 삼키기도 두려운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다.11월1일은 시의 날이다.1982년 권일송 시인이 중심이 돼 제정한 날이다. 한국의 양대 시협인 한국시협과 한국현대시협이 주관이 되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날이다.500여명의 시인이 모이는 축제다. 아름다운 언어의 마술사들이 모이는 날이다.10여명의 시인들이 대표로 나와 시낭회를 곁들이는 순서도 있었다. 이날의 시 낭송회에는 김남조 시인도 중간쯤 들어 있었다. 김 시인은 건강이 좋지 않아 누군가의 부축을 받지 않으면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마침 취재 중인 언론사 기자의 부축으로 연단에 섰다. 건강의 부자연은 사람들의 연민과 동정을 사는 게 통념이다. 나아가 저런 건강을 가지고 꼭 대중 앞에 나와야 되는지 초라한 모습의 혀참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김남조 시인의 등장은 예외였다.500여 시인들은 보이지 않는 무형의 카리스마에 경직됐다. 호흡도 다듬지 못했다. 그의 낭송에 시인들의 눈과 귀는 따듯하고 우아한 카리스마에 흠벅 젖어 들고 말았다. 진정한 카리스마는 총도 아니었다. 권력도 아니었다. 그가 살아온 세월의 무게만큼이었다. 상대의 아름다움이 간직되었고 존경이 숨 쉬고 있었다. 그의 카리스마엔 호수가 깊을수록 높은 하늘을 껴안는다는 진리가 보였다. 코스모스 피는 가을, 우린 지금 가슴 깊이 와 닿는 진정한 카리스마의 또 다른 거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창일 시인 현대시인협회 이사
  • [주간HOT] 미국엔 오바마, 빙판엔 김연아

    ● ‘블랙 오바마’ 화이트하우스를 삼키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대통령 당선 연설문 중 일부분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오바마 후보는 제44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누르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로써 그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됐습니다. 백인이 기득권을 잡고 있던 미국 사회에 ‘새로운 충격’을 안기며 역사상 한 획을 그은 것입니다. 오바마는 후보 경선 때부터 줄곧 ‘우리는 할 수 있다’란 말을 내세웠습니다. 비단 미국 시민들에게만 와닿는 얘기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 지갑이 얇아져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 ‘교과서 수정권고’ 전면거부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집필진이 ‘교과서 수정권고안’에 반발하며 “못 고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30일 한국근현대사 교과서(6종) 55곳(중복 내용 5곳 포함)에 대한 수정을 출판사와 집필진에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일 집필자들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좌편향’ 논란에 가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교과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교과부는 이 문제에 대해 집필진과 토론 및 대화를 통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역사는 과연 어떻게 기록될까요? 또 오늘날 ‘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잡음’이 미래에는 어떤 식으로 전해지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 군 부대도 시찰하고 공연도 관람하는 김정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정한 모습’이 연이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는 5일 김 위원장이 군부대를 시찰했다며 관련 사진 29장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에서 그는 건강이상설이 무색하게 박수를 치거나 자연스럽게 걸어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6일에는 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측은 이 같은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건재를 증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사진 조작설’등 의혹이 제기되며 수많은 말이 오가고 있습니다.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군인들의 다리 뒤에는 검은 선이 있지만 김 위원장 뒤편으로는 검은 선이 없다.”며 조작 가능성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은 맞습니다. 하지만 조작된 기록이라면 어떨까요? ● 역시 우리 연아 김연아가 또 한 건 했습니다. 김연아는 지난 6일 베이징에서 벌어진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 ‘컵 오브 차이나’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63.64점으로 1위에 올랐습니다. 경제도 안 좋고 날씨도 추워지는 마당에 기댈 것은 ‘연아’ 뿐이군요. 8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쳐 12월 고양시에서 열리는 파이널대회까지 진출하기를 바랍니다. ‘연아 파이팅!’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바마의 미국] 오바마 외교 성공하려면

    역사적 미 대선은 끝났다.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 앞에는 금융위기로 휘청거리는 미국과 그로 인한 힘의 공백기에 놓인 안보, 에너지, 환경, 무역 이슈 등 산더미같은 난제가 쌓여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6일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가 성공하려면 미국의 기득권을 양보하는 방식의 ‘글로벌 대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 잡지는 지난 수년동안 미국을 수렁에 빠트린 주요 국제적 사안들을 미 정부가 선별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구조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실패했다고 풀이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불투명한 정세,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신(新)브레턴우즈체제 구축, 테러와의 전쟁, 에너지·환경, 농업 문제 등 국제사회를 상호교차하고 연계하는 사안들을 국제적인 대계약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드와이트 아이젠아워 전 대통령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차라리 문제를 더 키워라.”라는 조언처럼 각각의 사안들을 하나로 묶어서 처리하는 외교적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조언이다. 이는 미국이 과거와 같은 패권을 더 이상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인 힘만으론 해결이 쉽지 않다는 현실 인식에서 출발했다. 더 FP는 첫번째 단계로 오바마 대통령이 유럽과 아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국가들에 미국의 선의(善意)를 천명하고 국제적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메이드 인 USA’의 해결책을 강요하기 보다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더 많은 국가들이 협의체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양보의 대가로 미국도 이들 국가로부터 상당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셈법도 나오고 있다. FP는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신브레턴우즈와 오는 15일 국제적 금융위기 공조를 위해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경제 문제 뿐 아니라 국제관계, 안보, 환경, 농업, 에너지 등 국제적 협력을 요구하는 사안들을 해결하는 새로운 국제 기구로 전환하는 건 결코 이상론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인터넷 경제대통령 ‘미네르바’ 추천도서 품절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미네르바’가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다음 아고라에서 절필을 선언했지만 인터넷상에서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미네르바’는 촛불집회 이후 네티즌들의 대표적인 토론공간이 된 다음 아고라에서 익명으로 활동중인 사이버 경제 논객이다.  스스로 ‘고구마 파는 늙은이’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술에 취한 듯 푸념처럼 써내린 그의 글들이 리먼 브러더스 사태, 환율 위기 등을 예고해 ‘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추앙받았다. 급기야 재정경제부에서 ‘미네르바’와 ‘끝장 토론’을 벌이고 싶다고 햇는가 하면, 법무부장관은 “요건이 되면 (미네르바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5일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와 ‘알라딘’에서는 미네르바 추천도서전을 열고 있다.  평소 5~10권씩 팔리던 경제 관련 서적이 미네르바의 추천으로 4배까지 많이 팔리고 있으며, 일부 책은 품절됐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는 ‘더 박스’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리스크’ ‘소비의 심리학’ ‘천재들의 실패’ 등 모두 6권의 책을 미네르바 추천 도서로 판매 중이다.  이 가운데 ‘천재들의 실패’는 현재 출판사가 폐업한 상태라 도서가 품절중이어서 더 이상 구하기 어렵게 됐다. ‘소비의 심리학’ 역시 일시 품절돼 재판을 찍는 중이어서 조만간 입고 예정이며 이 도서를 예약한 사람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지난 8월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전’을 열기도 했던 ‘알라딘’은 당시에도 ‘나쁜 사마리아인’과 같은 책은 90배 이상 판매가 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네티즌들은 “미네르바 추종 세력이 생겨난 것은 경제학에 문외한인 일반 대중들이 경제지식이나 정보에 무식하면 개인자산을 어떻게 잃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며 “’기득권층’이 경제에 무관심했던 ‘천민’들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기만하는지 알려준 결과 ‘미네르바’는 ‘천민 경제학의 창시자’가 되었다.”고 평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진실 통찰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진실 통찰

    ‘한라산’의 작가 현길언(68)씨가 오랜만에 장편 소설 ‘열정시대’(랜덤하우스코리아)를 펴냈다.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발표했던 단편들을 모아 하나의 장편소설로 재구성한 이번 작품은 군부 독재의 폭압정치를 종식시킨 주역들이 사회 각 분야로 진출해 기득권세력으로 편입돼 가는 과정을 가감없이 그려냈다. “우리가 민주화를 부르짖던 그 시절의 상황 논리로 오늘을 진단하고 재단한다면 우리는 정말 모순덩어리뿐이다. 그 예를 YS와 DJ가 명확하게 보여주지 않았어. 그들만큼 비민주적 인물들이 없고, 비민주적인 정치를 한 사람들이 없겠지. 그래도 우리가 그들을 인정해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고, 아마 역사도 그 점을 고려할 거야.” 현대사에서 은폐된 비극적인 사건을 파헤친 전작에서처럼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사와 그 속에 담긴 진실을 포착해낸다. ●10년간 발표한 단편 장편으로 재구성 소설의 주인공은 이른바 ‘8·3구락부’ 소속원 11명. 이 클럽은 군사 독재정권의 폭압정치가 정점을 향해 치닫던 84년 겨울, 민주화를 쟁취해내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83학번 대학생들이 만든 조직이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찬 이들이 각자 나름대로 사회 중추세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1993년부터 2006년까지의 이야기가 화자를 바꿔가며 10편의 작품 속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군부독재 시대에 대학에 들어간 83학번들은 공부보다 데모로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보낸 사람들이죠. 그러나 졸업할 당시 경제상황이 좋아져 취업이 잘 됐지요. 그런 사람들이 사회 각 부분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대부분 현실에 타협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순수함을 지켜가는 모습을 보고 이를 소설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순수한 열정을 지켜가는 이들에 대한 ‘헌사(獻辭)’인 셈이다. ●순수 열정 지켜가는 이들에 대한 헌사 작가가 첫 단편 ‘레스토랑:8·3 구락부’를 발표한 1993년 당시 구상했던 소설의 제목은 ‘퇴화론’이었다. 주인공들의 열정이 식어가는 과정을 ‘퇴화’라고 본 그의 시각은 그러나 시간이 지나 장편소설로 묶일 때에는 좀 더 중립적인 톤으로 바뀌었다.“처음에는 민주주의의 주역이었던 이들의 열정이 퇴화하는 과정을 부정적으로 봤는데 나이가 들고 역사를 통찰하게 되면서 제 관점도 바뀌었습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런 변화들이 역사 발전에 또다른 토대가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그런 맥락에서 작가는 여전히 사회와 역사,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기초·기반이 취약한 편입니다. 그런 만큼 조그마한 외풍이 있어도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게 마련이죠. 이런 때 일수록 모두 한 마음이 돼 사회의 토대를 탄탄히 다져 나가는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도 세계 역사의 흐름에 동참할 기회를 얻을 수 있죠.” 한양대에서 정년 퇴임한 뒤 학술 계간지 ‘본질과 현상’을 창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작가는 10여년간 발표한 단·중편을 묶은 소설집을 내년 초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1만원.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美교육체계가 민주주의 억압?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 하워드 진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 급급한 미국식 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한 책이 나왔다.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하워드 진·도널드 마세도 지음, 김종승 옮김, 궁리 펴냄)는 현재 보스턴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그가 생애 처음으로 교육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책이다. 공저자인 도널드 마세도 보스턴대 교수와의 대담과 하버드대, 위스콘신-매디슨대 강연, 그 외 각종 잡지 인터뷰와 기고문 등이 실려 있다. 역사학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인 하워드 진은 미국의 교육체제가 민주주의의 실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저버린 채 오히려 체제 유지를 위해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들을 억압해 왔다고 비판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미명 하에 멕시코전쟁, 남북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 수많은 전쟁에서 비민주적이고 비양식적인 정책과 태도를 보여왔다. 즉 학생들에게 이상과 대안을 꿈꿀 것을 권하는 대신 ‘사회내 모순과 더불어 살아가도록,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그리고 그것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으로 여기도록’ 가르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민주주의 교육의 핵심으로 올바른 역사 교육을 강조한다.“비록 역사가 어떤 특수한 상황에 담겨 있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려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여러분에게 경계하고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법이 정한 대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먼 발상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발상은 한 개인으로서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할 권리를 박탈해 자기들끼리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결정해온 소수의 법률 제정자 집단한테 모든 권한을 이양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과 미국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교육을 포함한 문화가 힘있는 집단들에 의해 통제받고 있다.”면서 “우리는 대중들에게, 특히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독립적인 사상과 인습에서 탈피한 정보를 전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1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CEO에 취임한 친구에게/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CEO에 취임한 친구에게/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오래전부터 정성을 들여온 중소기업을 인수·합병해 CEO에 취임했다는 소식 전해 들었네. 물론 사주의 미션 안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제한이 있겠지만, 자네의 넘치는 열정으로 멋지게 해낼 것이라 믿네. 친구로서 도울 일을 찾다가 이 편지를 쓰기로 했네. 이유는, 최근 자네 같은 전문경영인 CEO의 역할이 커지고 있어서 기왕이면 그들과도 대화를 나누는 계기로 삼고 싶어서네. 공기업 민영화가 추진 중이고 정부산하기관장 교체가 대규모로 진행되었고, 미국발 금융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진행되어 오던 국내외 M&A에 가속도가 붙고 있지 않은가. 오랫동안 조직관리를 연구해 오고, 정부산하기관 임원으로 경영의 실전도 경험해본 친구의 충심이니만큼 진솔히 읽어주면 고맙겠네. 인수한 조직의 개편에서 자네의 직관과 경험을 너무 믿지 말게. 자네의 입장에서는 비전을 실현할 조직을 만들어야겠지만, 피인수 조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자네의 비전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일과 관련된 것들이네. 게다가 기존의 틀과 비전을 대신할 새로운 것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직원들이 기대감보다 불안감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는가. 따라서 조직평가에서 자네의 직관과 다른 곳에서의 경험은 일단 덮어두게. 객관적이며 조직원들이 공감하는 수단을 통해 조직이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네. 객관적 평가 후에 자네의 직관과 경험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때 조직원의 잠재력을 깨우고 동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일세. 현장 직원들과 적극 소통하게.CEO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CEO의 비전을 스스로의 비전과 일치시키려 노력하는가에 따라 판가름되네. 마음을 얻는 일이네. 그런데 우리는 이에 실패한 사례들을 많이 보아왔네. 예컨대,CEO가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요구하지만, 이 뜻이 작업현장까지 전달되는 경로에는 다양하고 복잡한 장애물이 있을 수 있네. 이에 따른 문제의 원인을 CEO는 일부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서 찾고, 조직원들은 CEO의 무능과 오만을 비난했네. 책임전가가 집단 갈등으로 발전해 나간 기업의 실패는 예정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자네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할 사람들이 분명해지지 않는가. 사주도, 자네의 뜻을 특히 잘 알고 따르는 일부 부하도 아닌, 자네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줄 현장 직원들일세. 가능하면 많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소통해 자네의 비전이 왜곡 없이 현장까지 잘 전달되는지 확인하고 그들의 의견도 들어보게. 위의 두 가지는 조직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현실에서 가장 실현되기 어려운 것이라 재삼 강조한 것이라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부탁하네. 자네가 인수한 기업이 건실함에도 다른 이유로 피인수되었다면, 자네 조직원들에게는 매우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걸세. 비록 자네의 잣대에는 못 미치더라도 그들은 주어진 여건 하에서 저마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네. 그들의 자부심을 지켜주지 않고 인수와 피인수만을 기준으로 삼아 노력과 성과를 재단하고 업신여기는 것은 승자의 오만이며, 한 조직의 역사와 조직원의 삶에 대한 무지가 아닐 수 없네. 삶의 가치를 짓밟혔다고 판단하는 패자가 오만한 승자에게 보일 수 있는 반응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질 것이네. 굴종과 저항, 그리고 무관심이네. 자네가 무관심하거나 굴종하는 자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이끌 경우, 자네의 이상과 열정이 뿌리내려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비옥한 대지는 줄어들 것일세. 저항은 무관심보다 더 건설적인 반면, 굴종은 무관심보다 더 파괴적이지 않을까. 이 화두에 대해 우리가 자주 그랬듯이 격론을 펴볼 기회를 가까운 시일 내에 가졌으면 하네. 그게 자네가 괜찮은 조직을 인수해 망친 CEO로 낙인 찍히지 않도록 내가 도울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네. 다시 한 번 취임을 축하하며, 건승을 비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여야 종부세 완화안 칼날대치 불보듯

    여야 종부세 완화안 칼날대치 불보듯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회동 이후 청와대와 민주당은 자축 분위기다. 여권이나 제1야당인 민주당이나 이번 회동이 꽁꽁 언 정국에 부는 훈풍이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여야 ‘훈풍´ 기대 실제 여야 수뇌부가 어려운 시기에 소통을 갖고 의견을 나눴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여의도 정치’에 거리를 뒀던 이 대통령이 대(對)국회관을 바꾸는 시그널이 될지 지켜 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결론부터 끄집어내면 양측의 기대가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양측의 기대를 요약하면 정책 대립각을 좁히고, 국정 동반자 관계를 지향하는 데 모아져 있다. 전자가 청와대와 한나라당측의 요구라면, 후자는 민주당측에서 더 절실한 과제로 해석된다. 정책 기조를 둘러싼 여야의 의견차는 회동 이후에도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 않는다. 종합부동산세가 대표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칼날 대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기국회를 향후 국정기조의 기틀을 세우는 기간으로 상정한 청와대 입장에선 순순히 물러설 수 없는 사안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여당 내 종부세 이견도 제압했는데 야당의 입장을 헤아릴 여지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종부세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세정책, 규제완화, 공기업 개혁 등 MB식 개혁입법의 관철을 위한 여당의 전면전이 예상되고 있다. 회동에서 정 대표가 가시적인 성과물을 챙겨오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행정구역 개편에 합의했다곤 하나, 양측의 셈법은 다르다. 이 대통령은 규제개혁 차원에서 동의하지만,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기득권 흔들기 차원에서 강조하는 정책이다. 회동에서 추진시기와 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성과가 나오지 않은 까닭이다. ●공기업 개혁등도 전면전 예상 회동을 통해 여야의 관계가 진전될 수 있느냐는 부분도 쉽사리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향후 관계설정에 대해 여야는 이날, 회동 당일과는 뉘앙스 차이가 드러나는 입장을 폈다. 한나라당 친이계 한 초선의원은 “정 대표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한다면 여야가 생산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청와대측의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회동’이라는 논평은 여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회동 하루만에 서로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특히 민주당내에선 언론 탄압문제와 유모차 부대 수사 등 당이 사활을 걸었던 사안에 대해서는 오히려 선명성을 희석시켰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최문순 의원은 인터넷 홈페이지 칼럼에서 “이런 문제를 당이 한차례도 막지 못해 놓고,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데, 지금도 2중대 소리를 듣는 마당에 뭘 더 협력한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회동 당일 여권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질서 확립방안’을 발표했다. 청와대의 강경노선에 사정정국이 맞물리면서 여야의 대치전이 치열해질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정국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구혜영 구동회기자 koohy@seoul.co.kr
  • 공무원연금 27% 더내고 25% 덜 받는다

    공무원연금 27% 더내고 25% 덜 받는다

    내년부터 신규 임용되는 공무원은 재직 기간에 부담하는 공무원연금 납부액이 지금보다 27% 늘어나고, 퇴직 후 받는 지급액은 25% 줄어든다. 현직 공무원의 경우 부담액은 신규 공무원과 같은 수준으로 증가하나, 지급액은 재직 기간을 감안한 ‘기득권 보장’ 원칙에 따라 소폭 감소한다. 하지만 새 연금제가 시행돼도 향후 10년간 연금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보전액만 30조원에 육박하는 등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행정안전부 산하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는 24일 이같은 내용의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건의안’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건의안을 토대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마련, 정기국회에 제출한 뒤 내년에 시행할 계획이다. 건의안에 따르면 현행 과세소득 기준 5.525%인 부담률이 2012년 7%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이 경우 부담률은 지금보다 27% 증가한다. 반면 지급률은 현행 2.12%에서 1.9%로 하향 조정돼 연금액은 최대 25%까지 줄어든다. 이에 따라 ‘납부액 대비 지급액’(수급비)은 2.6대1에서 3.7대1로 떨어진다. 국민연금 수급비는 4.5대1이다. 다만 새 규정은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재직 기간이 길수록 부담액은 줄어들고, 지급액은 늘어난다. 때문에 연금 재정악화를 해소하는 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2018년에는 정부보전액이 지금보다 5배 규모인 6조 129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향후 10년간 연평균 2조 8694억원으로 추산됐다. 건의안은 또 연금 지급연령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하되, 신규 공무원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편안 발표] 시민단체 ‘떨떠름’… 비판 확산땐 수정 가능성

    24일 발표된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대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이처럼 개혁안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대될 경우 국회 처리 과정에서 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식 논의기구인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 지난 6월부터 공무원노조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결과적으로 신규 공무원의 부담을 늘리는 등 내용 면에서는 일부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함께하는 시민행동’ 이병국 참여예산팀장은 “공무원연금은 세금에서 보전할 게 아니라, 자체 운용이 가능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운용 효율성을 꾀하기 위한 국민연금과의 통합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신규 임용자에게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식이 됐다.”고 비판했다.이 팀장은 “정치적 부담도 있겠지만, 공무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최소한의 개선에 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은 “공무원이라는 특수성을 이유로 기득권에 대한 보험료 논의 자체가 거부된 것이 한계”라면서 “국민적 요구였던 국민연금과의 통합은커녕 수평적 격차는 더욱 커졌고, 재직 공무원의 상당 부분을 보전해 주면서 신규 공무원들의 보험료 인상만으로 재정을 완화하려는 명분이 지나치게 강조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정부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연금제 개선은 물론,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 등 보완책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선우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은 “이번 개혁안으로 논란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년·임금 제도 등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개혁안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할 경우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발전위 건의안은 부처 협의와 20일간의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의결 등 정부내 입법 절차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다.또 정부내 입법 절차를 마무리하더라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법제사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 표결 처리되는 과정도 통과해야 한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공무원 연금 더 고통분담해야

    어제 정부가 예상대로 기대에 못 미치는 공무원연금제도 개선 건의안을 발표했다. 건의안에 따르면 신규 공무원은 연금 납부액을 현행보다 27% 높이되 지급액은 25% 줄이고, 현직 공무원은 납부액을 27%로 늘리는 대신 기득권을 인정, 지급액은 소폭 감소하도록 했다. 외형상으로는 국민연금처럼 `더 내고 덜 받는´ 모양을 갖췄지만 이렇게 해도 향후 10년간 30조원의 정부보조금이 들어간다고 한다. 세금으로 메워야 할 국민들로선 기가 찰 노릇이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은 새 정부 출범초기 ‘저부담 고수급’의 모순된 공무원연금구조를 국민연금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개선안은 연금부실을 소폭 줄이는 데 그쳐 시늉만 냈다는 평가다. 정부는 연금 부담률을 과세소득 기준 5.525%에서 7%로 높이고 연금 지급률을 2.1%에서 1.9%로 낮추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연금부담률 4.5%, 연금지급률 1.0%인 국민연금에 비해 훨씬 후하다. 국민연금과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공언은 빈말이 되고 말았다. 개선안 마련에 공무원노조가 3분의1이나 참석했으니 애초부터 뼈를 깎는 안이 나오기는 어려웠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은 민간인들보다 고용안정성이 높고, 처우도 웬만한 일반기업 못지않다. 그런데도 공무원들의 노후를 위해 혈세를 내야 한다면 이를 수긍할 국민들은 아무도 없다. 정부와 국회는 공무원들이 더 많은 고통분담을 하도록 건의안을 손질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공무원노조 눈치를 보면서 어물쩍 넘어가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 [공무원연금 개편안 발표] “연금부담 신규 공무원에 대폭 떠넘긴 셈”

    [공무원연금 개편안 발표] “연금부담 신규 공무원에 대폭 떠넘긴 셈”

    정부가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한 당초 취지는 재정적자 해소에 있었지만,24일 뚜껑을 연 결과는 최선책보다는 미봉책에 가깝다. 사학·군인 등 다른 특수연금 개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2007년 1월 발표한 ‘1차 건의안’은 부담액은 지금보다 50% 이상 늘리고, 지급액은 50% 가까이 깎는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최종 건의안은 1차 건의안에 비해 부담액·지급액 증감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또 1차 건의안에서는 신규 공무원의 경우 전·현직 공무원과 분리해 연금 수급비를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춘다는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철회됐다. 이는 단기적으로 연금 수입을 늘려 재정악화가 일시적으로 완화된 듯한 ‘착시 효과’를 낳는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최종 건의안대로 연금제가 바뀔 경우 정부의 적자보전금은 내년부터 2011년까지는 올해보다 줄어든 매년 1조원 수준에서 유지되지만,2012년부터는 증가세로 돌아서 2018년에는 현재의 5배 규모인 6조 129억원까지 늘어난다. 또 적자보전금에 연금부담금, 퇴직수당 등을 모두 합친 총재정부담금 역시 2009년 4조 9329억원에서 2018년에는 13조 6512억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 때문에 신규·예비 공무원들이 전·현직 공무원들의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의안대로 개선되면 현행 제도로 운영될 때보다 향후 10년간 적자보전금은 37.4%, 총재정부담금은 10.4% 각각 감소한다. 정부와 발전위는 연금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인구 고령화와 수급자 증가 등 구조적 문제를 꼽는다. 또 공무원들이 퇴직과 동시에 받는 퇴직수당은 민간퇴직금의 40% 수준인 만큼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논리도 폈다. 하지만 연금재정 악화를 부추기는 구조적 문제는 국민연금도 똑같이 안고 있다. 또 전체 근로자의 30∼40%는 자영업자이며, 급여생활자의 30%가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등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이 법정퇴직금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기존 공무원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개혁 취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예상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군인·사학연금 등도 공무원연금 개혁 수위에 맞춰 개선안을 추가로 마련할 전망이다. 이 경우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전체 특수직 연금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정부 예산, 나아가 국민 세금 부담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정부 정책블로그 개설 한달] ‘정책 공감’ ‘정책 반감’?

    촛불에 덴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 노력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대표 블로그 신설과 각 중앙부처 블로그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뉴미디어를 이용한 국민과의 소통 시도는 아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네티즌들을 유인할 만한 소식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올라온 네티즌의 댓글에 대해서도 답을 하지 않는 등 일방적 정책 홍보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뉴미디어를 통한 정부의 네티즌 소통 실상과 문제점 및 대안을 모색해 본다. ‘웹 2.0(개방·참여·공유)’시대에 맞춰 정부가 네티즌과의 소통을 위해 정부 대표 블로그인 ‘정책공감’을 개설하고 각 부처에서도 독자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네티즌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정책공감의 경우, 개설 한달 동안 방문자 수에 있어서는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블로그에 올린 글 가운데 절반 이상에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는 등 네티즌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부처에서 운영 중인 블로그도 개점 휴업 상태인 게 적지 않다. ●댓글 없는 일방적 정책홍보 지난달 28일 다음의 정책공감에 올린 ‘인천공항 선진화에 대한 시시비비’라는 글에는 댓글이 276개가 달리는 등 네티즌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당시 하루 방문자도 1만명을 넘었고, 이후 올라온 2건의 관련 글에도 각각 댓글이 25개와 88개가 달렸다. 그러나 이후 올라온 글에는 댓글이 1∼2개 달리는 것에 그쳤다.23일 현재 다음 블로그에 올라온 56개 글 가운데 53.6%인 30개에는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경인운하 등 논쟁이 될 만한 현안에 대해서는 글을 올리지 않아 네티즌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네이버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전체 글 54개 중 57.4%인 31개 글에 댓글이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네이버 글에서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린 글은 인천공항 선진화 관련 글로 10개의 댓글이 달렸다. ●개점 휴업 블로그도 있어 각 부처에서 다음이나 네이버에 만든 일부 블로그들의 경우, 아예 개점 휴업 상태로 부실 운영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해 9월 다음에 개설한 블로그 ‘손에 잡히는 혁신’은 가장 최근에 올린 글이 지난해 11월13일 올린 것이다. 블로그를 만든 지 3개월도 안돼 손을 놓은 셈이다. 전체글도 30개, 전체 방문자 수도 7115명에 불과하다. 지난 8월25일 다음에 개설된 국토해양부 블로그에는 전체글이 3개에 불과하다. 지난 4월 다음에 개설된 청와대 블로그 ‘푸른 팔작지붕아래’는 전체 글이 24개에 불과하다.‘대통령과 함께 쓰는 청와대이야기’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대통령이 쓴 글은 담화문 몇건이 전부다. 다음·네이버 등 유명 포털에 운영 중인 블로그와 별개로 정부정책포털 블로그(blog.korea.kr)에도 각 부처별 블로그가 있으나 방문자는 거의 없다. 이곳에 개설된 ‘정책공감’ 블로그의 경우 23일 현재 총 방문자가 2600여명에 그쳤다. 지난 4월 개설된 기상청의 ‘땅속을 파헤치자’가 글이 하나도 없는 등 휴면 처리돼야 할 블로그도 적지 않다. ●파워 블로그는? 정부 블로그의 현주소는 정치·사회 분야 ‘파워 블로그’와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방문자와 댓글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크게 뒤져 있다. 2004년 3월 네이버에 개설된 정치·사회 분야 파워블로그인 ‘준영사랑’의 총 방문자수는 23일 현재 2351만여명에 달한다. 전체 글도 2만 1000여개에 이른다. 이웃이 1100명, 스크랩 수만도 6만 9000여건에 이른다. 댓글을 쓰는 코너를 따로 두고 있으며 답글도 올리고 있다. 운영자가 이벤트로 2100만명째 방문자에게는 선물을 주기도했다. 412만 3000여개에 달하는 블로그를 대상으로 한 야후 블로그 순위에서도 준영사랑 블로그는 156위로 상위에 올랐다. 반면 청와대 블로그는 네이버 블로그의 경우 11만 9311위, 다음 블로그의 경우 16만 3816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책공감에 글을 쓴 한 네티즌은 “소통을 원한다면 일방적인 강요나 여론 조작 말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정보가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의 평가 ”수직적 소통은 웹2.0 이해부족 탓”전문가들은 ‘정책공감’을 비롯한 정부 부처 블로그에 대해 “일단 시도는 좋다.”고 평가했다. 국민들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기존의 ‘정책 홍보성’ 홈페이지를 답습하거나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소통채널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 나아가 ‘수평적 개방·참여’라는 웹 2.0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옛날부터 정부나 정치인, 공공기관의 사이버 공간은 비슷비슷했다.‘정책공감’도 이를 답습하는 성격이 짙다.”는 것이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NGO학과 교수의 평이다.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한 탓이다. 황용석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의 블로그는 소프트하게 접근한다는 방식만 다를 뿐 기본적으로 정책을 공표(publish)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권력을 갖고 있는 정부의 특성 때문에 수평적 공간인 온라인에서는 소통수단으로 적합지 않다.”고 말했다. ‘수평적’ 공간에서 ‘수직적’ 소통을 바라는 정부의 태생적 한계와 더불어 지적되는 문제는 웹 2.0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웹 2.0 기반 사이버 커뮤니티뿐 아니라 RSS(콘텐츠를 요약해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표준), 팟캐스트(RSS를 이용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 트랙백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고 있는 다른 블로그와는 달리 정부 블로그들은 ‘우직하게’ 웹 1.0시대의 게시판, 내려받기 등의 기능에 충실하다. 민 교수는 “웹 2.0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가 떨어지다 보니 (그런 수단을)활용하지 못하고 홍보성 콘텐츠만 계속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근본적으로 인터넷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부 인식의 변화를 주문하는 전문가도 있다.IT평론가인 김국현씨는 “평등한 소통을 통해 변화를 강조하는 2.0의 현상들은 근본적으로 기득권을 흔들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그 흔들림에 불안해하고 웅크리면 소통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특성을 먼저 이해하고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는 백악관 홈피 국민과 실시간 토론도 블로그로 국가와 개인이 직접 소통하는 예는 다른 나라에서는 거의 없다. 임종수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인터넷 게시판 문화가 가장 발달한 곳이 우리나라”라면서 “우리나라보다 앞선 시도를 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방·참여·공유’라는 웹 2.0의 정신을 구현, 다양한 형식으로 참여를 유도해 쌍방향 소통을 가능케 하는 곳은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곳이 미 백악관 홈페이지(www.whitehouse.gov)다. 온라인 백악관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모든 TV·라디오 연설을 ‘팟캐스트’로 제공한다. 팟캐스트는 애플사의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캐스트(방송)가 합쳐진 말로,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오디오파일을 구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디어를 찾아가지 않아도 청취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뜻한다.‘팟캐스트’를 통함으로써 대통령의 연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손쉽게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 거기에 국민들이 궁금한 사안이 있을 때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면 백악관 참모들이 곧바로 대답을 올려주거나, 국민과의 실시간 토론을 하는 등 더 많은 누리꾼의 참여를 유도하는 점도 돋보인다.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의 블로그(www.barackobama.com)도 좋은 사례다. 오바마는 자신의 블로그에 지지자들이 각자의 블로그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그 블로그는 본인의 출신 지역, 소속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연동된다. 기획탐사부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 기자 tamsa@seoul.co.kr
  • [지방시대] 개발도상국에 대한 틈새 원조/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지방시대] 개발도상국에 대한 틈새 원조/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얼마전 강원 인제군의 냇강마을과 네팔 히말라야 마나슬루 산록에 위치한 프록마을의 자매결연 행사가 조촐하게 열렸다. 농림수산식품부 국제협력사업의 하나인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냇강마을에 두 마을 주민들이 모여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가졌다. 두 마을을 소개하는 슬라이드를 통해 프록마을의 처절한 가난 퇴치노력을 이해한 냇강마을 사람들은 염소 한쌍 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이곳에 온 프록사람들에게 옷가지, 손목시계 등의 선물을 전달했다.80명이 참가하는 민속환영연회도 베풀었다. 다음 날 방문한 속초 자활촌에서도 프록마을 사람들에게 두툼한 겨울옷과 고급 운동화를 즉석에서 사주는 등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함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냇강마을의 한 할머니는 가난 퇴치에 써 달라며 자신이 끼고 있던 금반지를 프록마을에 내놓기까지 했다. 마치 일제 식민지 아래의 국채보상운동이나 외환위기 때 보여줬던 금반지 모으기 운동이 해외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어지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농업인의 성숙된 마음씨도 읽을 수 있어 기뻤다. 우리나라의 대외 원조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의 농촌개발 전문가로,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빈곤 퇴치를 위한 유·무상 원조활동에 참여했던 필자로서는 작지만 두 마을의 교류가 갖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개도국에 대한 원조 규모를 점차 늘리고 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미약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자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을 정도다. 최근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이웃 일본의 원조 활동 규모에 크게 놀란 적이 있다. 상당수 개도국에서는 사회간접자본 원조로 만들어진 도로·교량·공항 등을 일본과의 ‘우정의 도로’ 또는 ‘우정의 다리’라고 부른다. 라오스의 경우 일본은 앞서 말한 것 외에 700여개의 학교 건물을 지어 주었고, 대학 안에도 좋은 건물을 세워 그 운영에 필요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지역에 대한 연구 축적도 혀를 내두를 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활동이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바닥다지기라는 것을 숨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일본의 활발한 대외 원조가 자칫 독도 문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중국 역시 자국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원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선진국 역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원조 활동과 더불어 연구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자원외교를 앞세우며 자원 확보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개도국에 대한 활발한 원조활동이 미약한 상태에서 자원확보 계획이 순조로울지 의문스럽다. 상대국의 민심과 떨어진 정책적 접근은 오래가지 못하거나 깊이가 없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원조 활동은 외교, 자원확보, 국토지키기의 밑거름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같은 대규모의 물량적인 원조 활동을 하는 데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앞의 두 마을간 자매결연이 갖는 정적(情的)인 틈새 원조 활동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안에서 생각하는 우리와, 밖에서 보는 우리와의 사이에 큰 괴리가 있음을 본다. 이번에 온 프록마을 촌장은 “여러분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그려온 꿈속의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으며, 한없이 부러운 나라다. 우리도 열심히 일해 지금의 한국과 같은 나라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말이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길 기대한다. 전운성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
  •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예수가 활동하던 시기 유대는 로마의 속국이었다. 유대인들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로마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킬 메시아가 도래하는 것이었다. 때마침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예수는 신의 아들로 자처하였고, 많은 유대인들은 푸른 미래를 기약하면서 그를 추종하였다. 자신들이 그토록 바라던 자유와 독립을 가져다 줄 자가 바로 예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대의 상류층 역시 예수를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이 볼 때, 전통적 율법을 질타하고 기득권층을 비판하는 예수는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불온한 선동가이자 권력의 야망을 가진 위험한 인물이었다. 예수는 정치적 성향의 존재로 인식되었고 그를 향한 유대사회의 기대와 우려 또한 다분히 정치적 색채를 띠었던 것이다. 유대인들의 생각은 섣부른 예단이었다. 예수는 현실정치와 거리가 멀었다. 원대한 포부를 품은 정치적 야심가로 오인되었던 예수는 오히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라는 불후의 메시지를 남겼다. 로마황제 즉 가이사(카이사르)의 영역과 신의 영역은 엄연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국가와 종교는 각각 고유의 관할범주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분립구도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다름 아닌 예수의 가르침이었다. 한동안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반발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9일 이명박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기까지 불교계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 왔다. 지난달 말 수 만 명의 스님과 불자가 서울광장에 운집하여 정부의 종교차별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천명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전국 1만여 사찰에서 같은 취지의 법회가 일제히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가정에 있는 어른이 차별을 두면 가족 모두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미온적으로 수용한 불교계가 차후 어떤 노선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태의 근본원인은 새 정부 들어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이 훼손되었다는 데 있다. 서울시장 재직 당시에도 종교 편향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신념을 고수해 왔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일선 공직자 사회 일각에서도 개신교에 우호적인 언행과 조치가 연이어 나타났다.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린 산사의 불심이 편할 리 없었음은 자명하다. 모든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신앙을 현실사회에 구현하겠다는 소명의식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는 탓할 바 없다. 그러나 개인의 신앙과 국가의 운영이 혼선을 빚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가 나의 꿈”이라는 전 청와대 경호차장의 발언은 이러한 혼선을 극명히 보여 주는 사례다. 한 신앙인으로서 ‘모든 정부 부처의 복음화’를 바랄 수는 있지만,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이 뒤엉킨 형국이다. 이제 대통령도 자신의 공언처럼 종교 편향적 행보를 자제해야 한다. 기독교 장로로서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봉헌”하고 싶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재임할 동안은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독교 공화국의 탄생이 아니라 온 국민의 화합과 상생이기 때문이다. 세월의 건너편으로 다시 가보자. 예수는 신의 섭리를 구현하기 위해 검을 들지 않고 차라리 십자가의 고난을 택했다.‘하나님의 것’을 이루기 위해 ‘가이사의 것’인 세속의 권력을 이용하지 않았던 것이다.‘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그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 [발언대] 공무원제안제도 개선 시급하다/김병연 청주시청 농업정책과

    [발언대] 공무원제안제도 개선 시급하다/김병연 청주시청 농업정책과

    공무원의 창의적인 의견과 고안을 장려하고 계발하여 이를 정부시책에 반영함으로써 행정의 능률화·경제화 및 업무혁신을 기하고, 대국민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공무원제안규정’이 만들어져 있다. 예산절감, 행정능률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 불필요한 규제 철폐 등 쓸 만한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필자 경험에서 볼 때 현행 공무원제안제도는 개선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폐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공무원제안은 할 게 못된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아무리 좋은 제안도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업무 및 심사를 담당하는 부서와 공무원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가 아니다. 둘째, 자기 업무를 어떻게 했기에 타 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개선방안을 제안으로 제출하는가하는 상사나 동료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 같다. 셋째, 대부분의 공무원제안은 채택했을 때 법령을 개정해야 시행할 수 있는데 통상적 업무만 해도 바쁜데 법령의 개정까지는 업무량이 과다하다. 넷째,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규제개혁 자료나 혁신 자료를 내놓으라고 한다. 그럴 때를 대비해 모순된 제도를 그냥 두는 것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나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편리하다는 것 등이다. 당국은 하루빨리 공무원제안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여 공무원제안제도가 실용정부인 이명박 정부의 중심에 섰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개선책으로 재심에서는 당초의 불채택 사유 이외의 사유로 불채택할 수 없도록 하고, 공무원제안 심사를 해당업무 담당부서의 공무원이 아닌 공무원제안 담당부서가 맡고, 심사인력을 증원하는 것과 재심뿐 아니라 삼심·사심·오심까지도 허용해야 한다. 그리고 불채택이 부당하다고 제안자가 감사원에 알리면 감사원에서 감사를 하는 것을 제도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병연 청주시청 농업정책과
  • [특별교부금 집중분석-좌담] ‘교부기준 강화·국회보고 의무화’ 장치 즉시 나와야

    [특별교부금 집중분석-좌담] ‘교부기준 강화·국회보고 의무화’ 장치 즉시 나와야

    “통제받지 않는 예산은 낭비될 수밖에 없다. 특별교부금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개혁이 바로 지금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이 교육과학기술부의 특별교부금을 둘러싼 문제 해결방안으로 특별교부금의 국회보고 의무화 및 규모 축소, 교부기준 강화 등을 제시하면서 강조한 발언이다. 박영아 한나라당 국회의원,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회 위원, 정광모 희망제작소 연구위원, 이병국 함께하는 시민행동 참여예산팀장은 지난 5일 서울신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열린 특별교부금 대안 모색을 위한 좌담회에서 뜨거운 토론을 펼쳤다. 다음은 박현갑 기획탐사부장 사회로 열린 좌담 전문. 1 교부 우선순위 기준없어 문제 ●사회 왜 특별교부금의 문제점이 반복되나. 국회의 감시기능이 약한 건가, 아니면 교과부의 자의적 운용이 더 큰 문제인가. ●최 위원 특별교부금은 교과부에서 국회의원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어느 의원이 교과부에 날카로운 질문을 한다든가 발목을 잡는 발언을 하면 특별교부금이 거기로 넘어가는 것이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있다. 교과부로서는 본인들이 추진하는 사업이 방해받지 않고 치부가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데, 그걸 다스리는 길은 예산뿐이다. 그것을 특별교부금 형태로 집어주면 의원은 본인 지역구에 가서 생색내는 경향이 반복된다. 국회의원들이 재정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 올 들어 교과부 간부의 자녀학교 지원 문제 등이 부각됐고 이에 제동이 걸렸지만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박 의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4%는 특별교부금이고 2004년 9%에서 4%로 낮춰졌다. 정부는 특별교부금은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았고 국회에서도 2000년 이후에 몇번 문제가 됐으나 17대 국회 때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국민의 세금이 투명하고 올바르게 쓰여지도록 국회의 감시가 필요하다. 국회에 보고되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정 연구위원 특별교부금은 일종의 파생정치를 양산한다. 미국 서브프라임이 문제된 것은 주택대출채권으로 파생상품을 자꾸 만드는 바람에 그런 것이다. 마찬가지로 특별교부금 1조 1700억원은 그보다 열배 스무배의 악영향을 미친다. 모든 지역에 현안사업 수요가 있다. 그런데 특별교부금 배분의 최종 결정권은 교과부 장관에게 있다. 국회의원들이 무슨 파워가 있겠나. 두번째로, 예산은 통상적으로 기획·배정·심사·집행·결산이라는 5가지 단계를 거친다. 그러나 특별교부금은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는다. 헌법 52조에 따라 위헌소지도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무런 통제가 없으면 돈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가계나 나라 살림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폐해가 근본적인 제도개혁이 돼야 되지 않겠나. ●박 의원 이 토론회가 공정하려면 정부 관계자를 불렀어야 한다. 대부분 학교가 30∼40년 돼 개·보수해야 하는데 하다 보면 전국 몇 천개 학교에 동등한 예산이 배정되기 힘든 경우가 있다. 어떤 해에는 한 구에 두 개 학교에 갈 수가 있고 하나도 안 갈 수도 있다. 가장 문제되는 건 지역현안사업 30%인데 이게 교과부가 정하는 게 아니고 각 시·도교육청에서 현안 파악해서 요청하는 것이고 배분 과정에서 내부지침이 있는데 그것이 검증이 안 돼서 문제의 여지가 있지만 그 지역의 특수한 사정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입장 등이 있을 것이다. 통계만으로 특정 지역구에 특별교부금이 많이 갔다고 하는 것은 단정적이지 않을까. ●사회 안 그래도 (교과부에)요청했는데 그쪽에서 난색을 표명했다. ●이 팀장 열악한 학교시설들이 많은데, 우선순위를 정하는 원칙이 없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전국적으로 111개 학교가 재난위험시설이다. 다른 학교는 차치하더라도 2등급 위험시설은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데도 111개 학교 중에서 특별교부금을 받은 학교는 4개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모두 민간자본유치사업(BTL)이다. 당장 건물이 위험한데도 민간자본을 유치하라고 하고 대책 없어서 강구하겠다는게 대부분이다. 아무리 상식적으로 봐도 위험시설을 우선 해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 건 교과부가 원칙을 갖고 특별교부금을 주지 않는다는 방증 아닌가. ●박 의원 예산은 집행이 중요하다. 교과부에 갑자기 특별교부금을 없애고 보통교부금만 두라고 하면 예산계획의 유연성이 없어진다. 연착륙해야 한다. 특별교부금의 필요성은 인정하되 그것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별교부금이 제대로 쓰여지도록 국회에 보고하는 쪽으로 법 개정을 한다면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본다. ●최 위원 박정희 전 대통령은 차 몰고 다니다 교량이 시원치 않으면 차 세워 놓고 여기에 다리 놔줘라 했다. 이렇게 예산 쓰면 안 된다. 특별교부금 인정은 앞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손대지 말자는 것과 같은 얘기다. 특별교부금은 철저히 통제받는 예산이어야 한다. 2 규모 대폭 줄이고 내역 공개를 ●박 의원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드니 연착륙이 필요한 것이다. 예전처럼 교과부 장관이 학교방문해서 격려 차원에서 사전에 교부금 지원을 약속하는 건 없애야 한다. ●정 연구위원 특별교부금 선별과정이 문제다. 아파트 당첨 기준처럼 세밀하게 선별과정이 진행되면 상관없으나 그게 아니고 교과부 고위 관료의 손에 전적으로 맡겨져 있다. 그러다보니 국회·정부 엘리트들의 역량이, 진짜 행정의 문제를 고쳐야 할 에너지들이 로비하고 줄서는 데 많이 나가 버린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20조 예산 절감한다는데 어디서 줄여야 하냐면 특별교부금 같은 데서 줄여야 한다. 교과부가 주범이고 정치권이 공범이니까 못 줄이는 것이다. 지금 나온 얘기들 대부분이 2005년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 의해 지적된 것이다. 시정사항이 됐으나 지금껏 시정이 안 됐다. ●사회 그렇다면 특교를 없애야 한다고 보나. ●정 연구위원 특별교부금은 비상금 성격이다. 우리도 호주머니가 텅 비어서 현금 없으면 불안하잖나. 어느 정도의 돈은 있어야 한다. 다만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 사용내역 보고는 후순위다. 다음으로 투명한 사용기준과 배분기준을 정하기 위해 가능한 한 교과부 관료가 손을 떼도록 해야 한다. 기준을 명백하게 정하고, 내역을 공개하고, 국회에 보고하는 건 맨 마지막 순서다. ●이 팀장 시책사업은 교과부 사업을 뒷받침하는 게 대부분이다. 교과부가 하고 싶어 하는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교과부 예산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안사업은 대개 시설 개·보수비용인데 여기에는 정치적 영향력이 끼친다. 판단이 어렵긴 하지만 재해대책비 가운데서 실제로 재해를 위해 쓰이는 건 4∼5%인 것 같다.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교과부 용돈 형식인 것이다. 내가 봤을 때는 현안사업비와 재해사업비 중 4∼5%를 제외한 나머지는 불필요한 예산이다. 일반회계로 편입돼야 한다. 또 재해대책비는 교과부에도 있고 행안부에도 있는데 왜 양쪽에서 나눠 쓰는지 궁금하다. 다 없애고 재난안전본부 등에서 통제하는 방향이 올바르지 않은가 한다. 3 재정 민주주의 철저히 지켜야 ●박 의원 반드시 나눠먹기 식으로 썼다기보다는 좋게 보자면 수요 중 차순위로 밀린 걸 집행한 것이다. 특교 1조원 중 지역현안사업 3000억원이 굉장히 큰 것 같지만 전국 시·도교육청 다 하면 220억원 정도밖에 안 돌아간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것이다. 특정 국회의원이 어필해서 될 때도 있었지만 안 될 때도 있었을 것이다. 또 문제해결 시 정 연구위원이 말한 것도 좋지만 처음부터 해결되는 게 힘들다. 처음부터 규모 축소하고 배분 기준 자세히 나눠서 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역순으로 가서 공개 먼저 하고 동시에 정교화된 내부 기준을 보고받고 그러고 나서 규모 축소하는 건 다시 예산을 봐야 할 것 같다. 왜 특별교부금으로 4% 썼고 그게 제대로 썼는지를 보고과정을 통해서 시뮬레이션해 본 뒤에 예산축소를 해나가는 게 행정 연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정 연구위원 제도개혁을 위해서는 기득권 가진 사람이 일부를 내놔야 한다. 지금껏 얘기만 많고 고쳐지지 않은 이유는 기득권을 내놓지 않아서다. 특별교부금은 정치적 선별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10억원짜리라고 해도 실제로 100억,200억원 효과를 낳는다. 이 돈이 국회에서도 여러 번 지적됐기 때문에 좀더 깊게 추적해 보면 국민들이 놀랄 얘기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 실제로 그 돈들이 투명하게 집행됐는지, 집행결산 감사가 안 되고 있다. 하물며 동네 계모임도 결산하는데, 특별교부금은 결산을 안 하니 제대로 썼는지 알 수 없다. ●박 의원 현재 감사원에서 감사 중이다. 결과가 곧 나올 것이다. ●최 위원 근본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예산은 사후보고가 의미 없다. 어떻게든 수지결산은 맞춘다. 이 점이 다년간 교육위원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철저하게 재정민주주의를 지키지 않으면 국민의 세금은 정당하게 쓰이지 않는다. ●이 팀장 조사하면서 자세한 내역이 없다 보니 답답해서 인터넷으로 사업을 찍어서 봤는데 일단 시책사업비로 나가는 사업 중에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사업이 있다. 계획서를 몇년치 모아봤는데 얼마 썼는지 알 수가 없더라. 일반회계와 특별교부금으로 동시에 나가기 때문이다. 현 담당자도 모르겠다고 하더라. 과거 일은 담당자가 바뀐 측면이 있으나 본인들 스스로도 알 수 없을 만한 예산 운용들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다. 태안의 경우 기름유출 사건 때문에 돈이 20억원 내려갔다. 처음 계획은 방과후교실, 종일유치원, 통학 시켜주기, 수업료 지원 등이었는데 나중에는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학교운영비예산, 즉 전기값 난방비 등에 지원됐다. ●박 의원 미시적인 예로 지난주 대전에 과학연구소 현장을 갔다가 청소년 토털자활지원사업인 ‘두드림’을 알게됐다. 두드림존이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서 애들 데리고 상담하면서 사회에 적응시키고 꿈을 주더라. 거기에 감명받았는데 그 학교가 문을 닫을 처지가 됐다고 했다. 그 학교를 이번에 교과부 현안보고에서 언급해 복지 차원에서 교과부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것들은 보통교부금으로 나가기 힘들다. 아직도 특별교부금이 필요한 현장이 있다는 얘기다.100% 없애는 건 행정의 연속선상에서 옳지 못하다. 일부 잘못 쓰이는 게 있다고 해서 전부 없애는 것은 안 된다. 지금까지는 100% 공개 안 된 것이 문제였다. 따라서 일차적으로는 공개해야 한다. 그게 진전이다. 정부의 어떤 사업이라도 예산 파악하려면 몇달 걸린다. ●최 위원 두드림 같은 경우도 제도적인 지원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팀장 말처럼 선심성 사업은 안 된다. 박 의원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장에서 특수학교든 일반학교든 간에 특별교부금 쟁탈전을 끝내게 해달라는 것이다. 지난번 교육감 선거에서 서울시교육청이 3년 연속 청렴도 꼴찌라는 얘기가 있었다. 공무원들도 자존심 있어서 이제는 교육청 직원들이 학교 가서 조사하고 사진 찍고 건축연도 보고 하자보수한 것까지 조사해서 지원 결정한다. 그런데 특별교부금이 있는 한 그냥 특정 학교로 돈이 내리꽂히게 된다. 그러면 순위에서 벗어나는 학교가 들어갔을 때 정상적인 예산 심의를 했던 공무원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고 누구든 국회의원 하나 잡자 할 수밖에 없다. 4 언론 추적보도 등 상시 점검을 ●정 연구위원 예산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서 배정받게 된다. 국회에서 심사하는 과정에서도 힘들게 상임위와 예결위 거치면서 깎느니 마느니 싸움하고 또 부처에서 집행한다. 그 후에 국회와 감사원 결산도 있다.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1000만원,2000만원이 지원되는데 특별교부금은 그런 과정이 전혀 없다. 그로 인한 어두운 면이 이전에는 불가피했다손 치더라도 이제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바라보는 선진국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누적된 적폐를 해소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회도 솔직하게 시스템 개선에 나서줬으면 좋겠다. 언론에서도 2년쯤 있다가 다시 한번 추적보도해서 일회성이 아닌 상시적인 점검을 하면 좋겠다. ●박 의원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살피면서 열심히 하겠다.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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