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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일본의 신문·방송 겸영 카르텔/박홍기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신문·방송 겸영 카르텔/박홍기 도쿄특파원

    일본 언론은 딱히 변한 게 없다. 신문이 방송을 지배하는 1950년대 체제 그대로다. 좋게 말하면 신문의 방송 겸영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거대 신문들의 미디어 독점은 한층 공고해졌을 뿐만 아니라 비대해졌다. 요즘 일본 언론들의 귀가 솔깃해졌다. 한국에서 이른바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싼 난리 속에 신· 방 겸영의 롤 모델처럼 부상한 탓이다. 한국의 권부에서조차 “일본의 메이저 신문들은 모두 방송을 한다. OECD의 30개 회원국 중 겸영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라는 강변이 나오고 있다. 정치와의 유착 속에 정권 유지를 위해 시중을 드는 ‘집사 언론’, ‘우경 언론’이라며 일본 언론에 퍼붓던 신랄한 비판은 흘러간 옛말처럼 들릴 정도다. 때문에 한국보다 일본 쪽이 더 의아해하고 있다. 일본 신문의 방송 지배구조는 민간방송의 역사다. 1957년 10월 현행 민방체제, 집중배제의 원칙이 세워졌다. 언론의 다양성 확보, 방송을 통한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에서다. 1개 사업자는 1개 방송국만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지역의 방송국 지배지분은 현재 20% 이내지만 당시엔 10% 이내로 제한했다. 그러나 민방 허용의 내막은 간단치 않다. 민방은 신문사가 주도해 만들었다(가와치 다카시의 저서 ‘신문사’). 신문의 자본 없이는 불가능했다. “전파를 갖지 않는 신문은 날개 없는 새와 같다.”라는 당시 한 신문사 사장의 논리처럼 신문이 방송을 갈구하던 때다. 장기집권 체제를 구상하던 정치권과의 이해관계와도 맞아 떨어졌다. 정·언 유착이다. 시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총대는 57년 7월 TV의 생명줄을 쥔 우정성 대신에 오른 다나카 가쿠에이가 멨다. 72년 총리가 돼 민방의 덕을 톡톡히 본 인물이다. 다나카는 취임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민방TV 43개국에 예비 면허를 내줬다. 이전까지 53년 2월 첫 방송에 들어간 공영방송인 NHK를 제외하면 민방은 니혼TV를 비롯, 5개국에 불과했다. 명실공히 TV시대의 개막이다. 요미우리의 니혼TV, 마이니치의 TB S, 산케이의 후지TV, 아사히의 TV아사히, 니혼게이자이의 TV도쿄라는 신·방 겸영의 길도 텄다. 다나카는 안팎의 반발을 정치적 결단이라는 이름으로 억눌렀다. 우정성 전파감리국장이었던 하마다 시게노리는 “신문, 보도기관의 독점· 집중이 전전(戰前)의 언론통제의 길을 열었다. 이 교훈으로부터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전쟁에 지고도 얻는 게 없다.”라며 반대했다. 또 “민주사회에서 미디어 본연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근본적인 질문도 던져졌다. 일본 언론학계의 일각에서는 “다나카는 TV가 무엇인지, 그에 따른 이권이 무엇인지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했던 정치인이다. 그렇기에 방송을 언론기관이라기보다 시장경쟁에서 특화된 경제기관으로 봤다.”고 혹평하고 있다. 신·방 겸영이 시대의 흐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라마다 역사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만큼 접근방식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다. 충분한 논의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일본 국민들의 신문에 대한 신뢰도는 방송에 비해 높다. 여론 독과점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무감각하다. 신문들이 조금이나마 자기만의 색깔을 드러내려는 노력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신·방 겸영 체제에서 ‘카르텔’을 맺고 있다. 기득권의 벽이 높은 까닭에 지금껏 신규 방송참여는 전무하다. 집중 배제 원칙과는 달리 지방의 방송사는 신문이 소유한 5개 거대민방의 계열사화되는 형국이다. 위성TV나 뉴미디어 사업 역시 기존 방송들의 전유물로 전락했다. 일본의 신·방 겸영체제는 참고·연구할 수 있는 사례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한국의 현재, 미래의 모델이 될 수는 없다. 미디어 상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박홍기 도쿄특파원 hkpark@seoul.co.kr
  • [미디어법 논란]“뉴미디어 일자리 창출” “자본·보수 나팔수”

    ■ 한나라당 입장 “정부 방송장악 음모론은 MBC 기득권 사수 전략” 한나라당은 ‘대기업과 신문사가 지상파방송에 진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정부의 MBC 장악 음모’라는 일부 주장과 관련, ‘MBC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한나라당 정병국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신문사의 방송 시장 진출과 대기업의 방송 시장 진입 완화는 쇠퇴하는 신문 시장에 활로를 열고 일정한 자본 유입을 통해 방송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MBC가 ‘대기업이나 일부 신문사에 지상파방송을 넘겨주려는 수순’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신규 방송사업자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법 개정으로 대기업이나 신문사 진출을 통한 MBC 민영화의 길이 열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길을 열려고 하면 방송문화진흥법을 바꿔야 된다.”면서 “그것도 정부의 의지가 있어야 되고, 현재의 법으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설령 MBC를 민영화한다고 해도 자산 가치를 10조원대로 볼 경우 20% 지분이면 2조원인데, 2조원을 투입해 적자덩어리인 MBC에 누가 들어오겠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MBC의 민영화를 압박한다는 논란을 일으킨 공영방송법 제정 추진과 관련, “앞으로 인터넷TV(IPTV) 시대가 본격화하면 채널 수가 수백 개로 늘어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KBS, MBC 등 공영방송이 무한 경쟁을 벌이면 공공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영방송법을 만들어 KBS 등 공영방송은 수신료를 통해 공공성이 높은 방송을 하도록 하고, 대신 지금까지 KBS가 받는 상업광고를 광고시장에 내줘 상업방송사들이 질높고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논리다. 방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디어 산업 발전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미디어 산업으로 유입되고 축적돼야 한다.”면서 “방송법 개정안은 신문의 방송시장 진출과 대기업의 방송 진입 완화를 위해 규제 칸막이를 거둬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가 대기업과 일부 족벌 신문사들이 지상파를 소유할 경우 특정 색깔의 목소리만 확대·재생산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나 의원은 “자본의 유입으로 방송사가 다양화되면 오히려 다양한 목소리가 생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언론노조 시각 “대기업·보수신문 합세땐 YTN 의결권 확보 가능”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석한 전국언론노동조합 최상재 위원장은 한껏 고무됐다. 미디어 관련 7대 법안을 저지하고자 11년 만에 벌인 언론노조의 총파업이, 전날 한나라당이 1월 임시국회 강행처리를 포기함에 따라 ‘한시적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 MBC노조 등은 파업을 일시 중단하고 8일 0시부터 방송 제작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언론노조와 40여개 언론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 등의 긴장감은 여전하다.언론노조는 “2월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 없이 언론악법을 다시 처리하려 한다면 즉각 총파업 투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미디어 관련 법안 중 가장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방송법과 신문법이다. 방송법 개정안의 골자는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지분 소유 허용을 20%까지, 보도·종합편성 채널은 30%까지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과 보수 신문이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는 것이다. 또 극단적 상황을 가정하면 대기업과 보수 신문이 합쳐서 YTN의 60% 지분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MBC는 공영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가 70%의 지분을 갖고 있어 방송법이 통과될 경우 민영화의 법적 장벽이 없어지게 된다. 어느 누구보다 MBC 구성원들이 발끈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탓에 ‘MBC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보수세력의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신문법 개정안은 방송법 개정안과 쌍둥이 형제처럼 맞물린다. 개정안은 현행 ‘신문 방송 겸영 금지 조항’을 삭제했다. 조선·중앙·동아 3개 신문사의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발표한 ‘방송 진출 비전’은 신문법, 방송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믿음에 근거한다. 게다가 신문법 개정안은 발행부수, 구독 수입, 광고 수입 등을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마저 삭제하여 보수 신문의 투명 경영 부담감마저 홀가분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미디어법 논란] 교차소유 세계적 추세인가

    [미디어법 논란] 교차소유 세계적 추세인가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세계적 추세인가 아닌가의 논쟁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추세임을 강조하는 쪽은 많은 나라들이 겸영을 허용하고 있는 사실에 초점을 맞춘다. 추세가 아니라고 하는 쪽은 겸영에 딸린 조건과 규제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볼 때 신문 방송 겸영은, 유럽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고 미국은 엄격하다. 또한 규제는 각국의 형편과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독일은 원칙적으로 다른 종류의 미디어간 교차 소유가 가능하지만 방송국가협정(제26조 3항)으로 미디어 사업자의 시청자 점유율 상한선을 30%로 제한했다. 주 차원에서는 ‘의견다양성 보장’ 조항을 미디어법에 넣어 겸영을 금지하는 곳도 있다. 영국은 전국지 신문시장 점유율이 20%를 초과하는 신문사는 지상파 방송 겸영에 제약을 받고 있다. 지상파 방송채널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도 동일 지역에서 지역 신문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설 수 없다. 이른바 ‘머독 조항’에 따른 것이다. 미디어 기업을 인수·합병할 때는 규제기관인 오프콤의 공익성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물론 벨기에·덴마크· 핀란드 등 경영 제한 규정이 없거나 대단히 자유로운 나라들도 있다. 이웃 일본도 주요 일간지들이 민방을 독점하고 있는 체제이지만, 이에 대한 폐해가 종종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미국은 2007년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차원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했지만 의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의회의 반응이 워낙 부정적이어서 FCC안에서조차 이른바 방송 빅4인 ABC·CBS·NBC·폭스사는 아예 교차 소유 대상에서 뺐을 정도다. 신문과 방송이 서로 지역이 달라야만 겸영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해당 지역에 주요 일간지 및 지상파 채널이 합쳐 8개가 넘도록 했다. 신문 방송간의 벽은 미국에서는 여전하고 유럽과 일본에서는 트이는 등 상반된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언론의 독과점 방지’에 놓여 있다.신문은 TV보다는 정치색이 쉽게 노출되게 마련이어서, 소비자 선택권이 낮은 매체인 TV를 소유하면,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미국 “다양성 보호” 1975년 이후 겸영 금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에는 현재 신문·방송 교차소유(겸영) 금지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지난 1975년 신문·방송 교차소유를 금지한 법을 제정한 뒤로 33년간 이 틀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동안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003년과 2007년 두차례에 걸쳐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관련 규정을 통과시켰으나 그때마다 미 의회가 나서 이를 저지했다. 여론의 독점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고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앞서 FCC는 2007년 12월 32년 만에 신문·방송 교차소유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규정을 3대 2로 통과시켰다. 전면 허용이 아닌 미국 내 20대 미디어 시장(도시)에 한해 교차소유를 허용하되, 각 시장의 4대 방송(ABC, CBS, NBC, 폭스)은 교차소유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이 경우에도 해당 지역의 주요 일간지와 지상파 채널이 합쳐 8개 이상 존재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놓았다. 여론의 독점을 막겠다는 안전장치를 나름대로 마련해 놓았다. FCC는 1975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언론 환경이 바뀌었고,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 경영이 쉽지 않아 교차소유 금지 원칙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FCC의 결정은 지난해 5월 미 상원에 의해 또 한번 저지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해 상원의원 20여명은 FCC의 완화결정을 무력화시키는 법안을 제출, 이를 통과시켰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제110회 하원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FCC의 예산권을 쥐고 있는 하원이 교차소유 금지를 완화하면 예산을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놔 FCC는 완화조치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신문·방송 교차소유에 반대하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의회에서 의석수를 늘림에 따라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에 대한 거대 언론과 미국신문협회(NAA) 등의 희망은 멀어져 가고 있다. NAA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신문·방송 교차소유 허용 여부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신문·방송 교차소유와는 별도로 미국은 지난 1996년 이후 미디어 소유를 제한하던 각종 규제를 지속적으로 완화해 현재 소수의 언론 재벌들이 미국 언론시장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kmkim@seoul.co.kr ■ 일본 중앙지들 민방 독점… “政·言유착 산물”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의 신문·방송 겸영은 민간방송(민방)의 출범과 사실상 역사를 같이한다. 공영방송인 NHK를 뺀 대부분의 민방은 신문사를 포함한 컨소시엄의 형태로 출자,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쿄에 기반을 둔 5대 지상파 민방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최대 지분을 가진 니혼TV는 1953년 8월 개국했다. 2007년 3월 기준으로 요미우리신문그룹의 주식은 15%, 요미우리TV는 6.3%, 요미우리신문 도쿄본사는 5.4%, 요미우리랜드는 2.0%이다. TBS는 마이니치신문, 후지TV는 산케이신문, TV아사히는 아사히신문, TV도쿄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겸영하고 있다. 중앙지들의 민방 독점체제다. 황성빈 릿교대 교수(미디어사회학)는 “민방은 자민당의 장기 집권을 배경으로 한 정치와 언론 유착의 산물로도 볼 수 있다.”면서 “독립법인 형태이지만 계열사의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신문과 방송간의 상호 비판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겸영인 만큼 신문과 방송사간의 임원 인사 교류도 적잖다. 니혼TV 전 회장인 우지이에 세이이치로는 요미우리신문 기자 출신이자 요미우리신문그룹 회장인 와타나베 쓰네오와 막역한 사이다. TV아사히의 회장인 기미와다 마사오도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이다. 때문에 신문사의 사시와 이념이 해당TV에 보이지 않게 스며든다는 게 언론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57년 10월 1개 사업자는 1개 방송국만을 소유하되 다른 방송국의 주식을 10% 이상 갖지 못 하도록 방송법을 정리했다. 당시 민방TV 43개국에 대해 예비 면허를 부여하는 조건에서다. 현행 민방의 설립 원칙이다. 그러나 1995년 3월 케이블TV 및 위성TV의 보급에 따라 다른 방송지역의 방송국 주식 지분은 20% 이내에서 보유토록 완화했다. 다만 같은 방송지역 안의 방송사 지분은 10% 이상을 가질 수 없다. 위성방송의 경우, 50% 이상 가능하다. 또 1개 사업자의 여론 독과점을 막기 위해 신문·TV·AM라디오 등 이른바 3개 매체를 한꺼번에 소유할 수 없다. 방송법은 제2조의 ‘방송보급기본계획’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방송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토록 하고 방송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존 민방의 기득권이 워낙 커 신규 참여는 단 한 개사도 없다. hkpark@seoul.co.kr ■ 프랑스 사르코지, 신·방 겸영 허용 드라이브 │파리 이종수특파원│“인쇄매체를 소유한 라가르데르 그룹은 TV방송사가 없고, 민영방송인 TF1을 소유한 부이그 그룹은 인쇄매체가 없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일간 르 몽드와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이는 현재 프랑스 미디어 분야에 몰아닥친 큰 변화를 압축하고 있다. 프랑스는 그동안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금지해 왔다. 여론의 독과점을 막는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디어 그룹을 양성한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구도로 큰 변화가 예상된다. 미디어 환경을 개혁하기 위한 두 축은 신문매체 개혁안과 공영방송의 광고 폐지를 골자로 한 미디어법 개정안이다. 이 가운데 신문매체 개혁안이 신문·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미디어 관련 프랑스의 현행법은 이른바 ‘3-2’라 불리는 규정에서 신문 매체와 지상파의 겸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개혁안은 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대 미디어 그룹의 성장과 매체 병합 과정의 시너지 효과를 방해한다는 취지다. 이 개혁안이 정부 입법 형태로 법안으로 만들어져 국회에서 의결될 경우 겸영이 허용되는 셈이다. 신문매체 개혁안은 또 지상파 채널 지분 소유 제한도 폐지할 예정이다. 현재 법안은 한 그룹이 지상파를 소유할 경우 45%로 지분을 제한하고 두번째 지상파 채널을 소유할 경우에는 15%, 세번째 채널은 5%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개혁안은 이 조항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거대 미디어 그룹이 탄생하면 지상파 지분을 대폭 소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한 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방송사 수를 제한하는 기준도 달라진다. 현재에는 한 회사가 방송사를 소유할 경우 채널 수를 기준으로 지상파 1개사와 디지털 TV 7개사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제 시청률을 기준으로 소유를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독일의 경우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한 미디어 그룹에 속한 방송사들의 시청자 점유율이 30%를 넘는 경우에 한해서만 규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특보인 에마뉘엘 미뇽이 이끄는 특별위원회는 ‘신문매체에 관한 종합토론회’ 등 수개월간의 토의를 거쳐 8일(현지시간) 신문매체 개혁안 최종 보고서를 크리스틴 알바넬 문화부 장관에게 제출했다. vielee@seoul.co.kr
  • 주대환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 왜 진보에 길을 묻나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일문일답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말이 없는 사람,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셨는데 선거에 몇번 나가는 바람에 많이 극복이 되신 건가요.  “아마도 지하조직 생활을 많이 해서,지하조직 생활이라는 게 항시 미행이라든지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조직원들끼리도 서로 자주 만나질 못하고 특히 저는 조직에서 중요한 핵심부에서 활동하니까 거의 사람을 많이 못 만나는 생활을 오래 했지요.그래서 습관이 그렇다는 거고.선거를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대중화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산이 집이니까 마산에서 살고 제 아내가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저는 말하자면 주부지요.남성주부.글쎄 오래된 것 같은데 전 전업주부라고 주장은 하는데 제 식구들이 전업주부로 인정 안해주고 반업주부로 인정하지요.”(웃음)  -책 같은 것도 사모님 버시는 걸로 사시는 건지  “그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하고 저는 결혼생활 28년 됐는데 돈 만원도 서로 빌리면 반드시 갚습니다.그래서 제가 활동하는 활동비는 한 푼도 제 아내한테서 받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참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들 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그때부터도 제 자신의 마음 속에 여성적인 면도 있지 않나,저 자신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여성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괴롭히면 그게 상당히 싫고 그렇더라구요.”  -책을 보신 분 가운데 안 좋은 반응이 있다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서.제가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 같은 거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든지,너무 쉽다,피상적이다 하는,조금 더 깊은 연구를 바란다 이런 것이었습니다.저로선 결코 쉬운 얘기들이 아니다.저로선 굉장히 많은 용기를 내서 오래 생각을 해서 한 얘기인데 예를 들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평생을 탐구하니깐,한 후에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결국 상식으로 돌아온다.이제 상식으로 돌아와서 하는 얘기를 그저 흘려 들으면 듣는 사람 몫이겠지요.”  -책을 쓴 동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저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저와 같이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도 먼저 가신 분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뭔가 새롭다기 보다도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또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잘못됐는가 이런 것들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나갈 어떤 방향이라도 제가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유일한 관심사고 희망이지요.제가 말하자면 먼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든지 한계라든지 반성해서 앞으로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없겠지요.”  -좌파나 진보진영에 몸담은 이로선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얘기는 굉장히 길 수도,복잡할 수도 있는데요.우선은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국민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 등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요.국민 대중들은 어떻게 보면 얄밉도록 이기적인,대중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보는 거든요.국민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도 건국할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아니 뭐 어쩌면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전제한다면 상대적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만한 나라도 드물다는 것이 대중의 정서고 관점이고 느낌일 것 같습니다.그런 관점에서 보자.또 대중이 왜 그렇게 보는가를 깊이 이해해야 되겠지요.연구를 해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 당시부터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습니다.이 토지개혁이 어떤 학자들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다,동기가 그렇다 하지만 그런 건 대단하지 않다.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의 입장에서 보자 이거지요.이런 일들은 수백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뀔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세계사적으로도 볼 때도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필리핀 같은 데서는 토지개혁이 항시 정치적인 슬로건으로 제시됐지만 아직도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지요.기득권 저항도 거세고 하기 때문에.전 농민이,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를 나눠 가졌다는 엄청난 거지요.” 글 /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진정한 좌파라면 대한민국을 긍정하라”

    ■ 왜 진보에 길을 묻나  지리멸렬이다. 좋게 말하면 암중모색이고 거칠게 얘기하면 방향 상실이다. 우리 사회의 개혁과 근본적인 변혁을 갈망해온 진보진영 얘기다. 지난해 초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청산을 놓고 분열했고 대중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촛불’로 보수 우파정권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지만 이 과정에 좌파나 진보진영의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지금도 여의도에서 계속되는 신자유주의 정부 여당과 ‘초록이 동색’인 야당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왼쪽’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서울신문은 신년 온-오프라인 공동기획 ‘’진보‘에 길을 묻다’ 시리즈를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와의 인터뷰로 문을 연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자본이나 노동,시민사회 할 것 없이 할퀴고 상처받는 이즈음,악전고투하는 좌파와 진보진영의 새로운 진로 모색을 지켜보는,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15일자에 게재되는 2회에선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단과 전망,다음달 임시국회로 처리가 미뤄진 정부 여당의 금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일문일답  -언젠가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말이 없는 사람,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표현하셨는데 선거에 몇번 나가는 바람에 많이 극복이 되신 건가요.  “아마도 지하조직 생활을 많이 해서,지하조직 생활이라는 게 항시 미행이라든지 감시를 당한다고 생각하니까,조직원들끼리도 서로 자주 만나질 못하고 특히 저는 조직에서 중요한 핵심부에서 활동하니까 거의 사람을 많이 못 만나는 생활을 오래 했지요.그래서 습관이 그렇다는 거고.선거를 세 번이나 출마하면서 대중화됐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아요.”  -요즈음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합니다.  “마산이 집이니까 마산에서 살고 제 아내가 생계를 위해서 일을 합니다.저는 말하자면 주부지요.남성주부.글쎄 오래된 것 같은데 전 전업주부라고 주장은 하는데 제 식구들이 전업주부로 인정 안해주고 반업주부로 인정하지요.”(웃음)  -책 같은 것도 사모님 버시는 걸로 사시는 건지  “그런 것까지 얘기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 처하고 저는 결혼생활 28년 됐는데 돈 만원도 서로 빌리면 반드시 갚습니다.그래서 제가 활동하는 활동비는 한 푼도 제 아내한테서 받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참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반장선거에서 당선된 적이 있는데 여자친구들 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그때부터도 제 자신의 마음 속에 여성적인 면도 있지 않나,저 자신 그렇게 느끼고 있거든요.여성들과 잘 어울리고 남자친구들이 여자친구들을 괴롭히면 그게 상당히 싫고 그렇더라구요.”  -책을 보신 분 가운데 안 좋은 반응이 있다면.  “책이 나온 지 얼마 안돼서.제가 조금 실망스러운 반응 같은 거는 하루 만에 다 읽었다든지,너무 쉽다,피상적이다 하는,조금 더 깊은 연구를 바란다 이런 것이었습니다.저로선 결코 쉬운 얘기들이 아니다.저로선 굉장히 많은 용기를 내서 오래 생각을 해서 한 얘기인데 예를 들면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지만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라고 하더라도 정말 오랫동안 생각하고 평생을 탐구하니깐,한 후에 산은 산이다 물은 물이다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결국 상식으로 돌아온다.이제 상식으로 돌아와서 하는 얘기를 그저 흘려 들으면 듣는 사람 몫이겠지요.”  -책을 쓴 동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신다면.  “저는 이제 나이도 많고 저와 같이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도 먼저 가신 분들도 많고 어떻게 보면 제 인생을 정리하고 새로운 뭔가 새롭다기 보다도 더 먼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중인데요.그런 점에서 저는 우리 마음 속에 민주화운동으로부터 유래됐던 좌파 또 노동운동가들 사회주의 운동을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무엇이 문제인가,잘못됐는가 이런 것들을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새롭게 나갈 어떤 방향이라도 제가 잡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제 유일한 관심사고 희망이지요.제가 말하자면 먼 훗날의 세대들을 위해서 우리 세대의 잘못이라든지 한계라든지 반성해서 앞으로 이렇게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없겠지요.”  -좌파나 진보진영에 몸담은 이로선 “대한민국을 긍정해야 한다.”는 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이 얘기는 굉장히 길 수도,복잡할 수도 있는데요.우선은 대중의 입장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그러니까 국민 대중들은 특정한 사상 이념 이데올로기 등을 기준으로 보는 게 아니잖아요.국민 대중들은 어떻게 보면 얄밉도록 이기적인,대중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실하게 보는 거든요.국민 대중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도 건국할 때부터 그 이후 60년의 발전과정 역시 그런대로 괜찮은 나라다.아니 뭐 어쩌면 절대적인 게 없다고 전제한다면 상대적으로 본다면 대한민국 만한 나라도 드물다는 것이 대중의 정서고 관점이고 느낌일 것 같습니다.그런 관점에서 보자.또 대중이 왜 그렇게 보는가를 깊이 이해해야 되겠지요.연구를 해보니까 대한민국이 건국 당시부터 우선 사회경제적 토대에서 건국과 거의 동시에 토지개혁을 했습니다.이 토지개혁이 어떤 학자들에 의해서는 한계가 있다,동기가 그렇다 하지만 그런 건 대단하지 않다.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의 입장에서 보자 이거지요.이런 일들은 수백년에 한번 일어날 만한,예를 들어 우리나라 같으면 고려에서 조선으로 바뀔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세계사적으로도 볼 때도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필리핀 같은 데서는 토지개혁이 항시 정치적인 슬로건으로 제시됐지만 아직도 토지개혁을 하지 못하고 있거든요.그만큼 힘든 일이라는 거지요.기득권 저항도 거세고 하기 때문에.전 농민이,국민의 70%가 농민이었는데 조그만 땅덩어리 하나를 나눠 가졌다는 엄청난 거지요.”  정리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주대환 누구인가  ‘네 차례 투옥에 세 차례 낙선’ 주대환 사회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에 따라다니는 이율배반이면서 서로 맥이 통하는 꼬리표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지적 설계자’,그리고 정당운동 이론가로서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  1954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대 종교학과에 입학했다.민청학련사건 등에 연루돼 네 차례 복역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을 기획했고 2004년 6월 정책위 의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2월 분당때 당적을 정리하고 현재는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어 좌파 진보의 새 활로 모색에 열심이다.  지하조직 경력과 달리 그는 부드럽다. 말할 때도 한참 생각한 뒤에 어렵게 한땀 한땀 내뱉는다. 지난해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읽어본 이들이라면 그가 참 오래 생각하는 좌파란 것을 감지할 것이다. 2시간 인터뷰 며칠 뒤 이메일을 세 차례나 보내 말하지 못했던 바를 부연했다. 그런 사람이다.  1982년 이후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어 부인이 생계비를 댔지만 본인은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활동했단다. 처남이 이병천 강원대 교수. 아들 둘은 모두 고등학교까지만 학비를 댔고 대학 교육은 ‘대한민국 덕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다. ■ 주대환의 못다한 얘기  2시간에 걸친 인터뷰 며칠 뒤 주대환 대표는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왔다.하고싶은 얘기를 다 못했다는 취지였다.해서 그의 못다한 얘기를 정리했다.  책 ‘대한민국을 사색하다’를 쓰면서 돌아보니 저희들 세대는 5.16의 밥을 먹고 4.19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습니다.5.16과 4.19를 다 취한 것이 현명한, 아니면 똑똑한,아니면 탐욕스런, 아니면 교활한 이 땅의 민중이었습니다.이 민중의, 백성의, 국민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습니다.“”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지만 이 말에는 정치하는 사람이 받들어 모시고 따라야 한다는 뜻도 있지만 바로 복잡하고 변화무쌍하여 알기 어렵다는 뜻도 있다는 것이 저의 독창적(?) 해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랜 반성과 사색 끝에 “”상식“”으로 돌아가서 “”물은 물이다 산은 산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장석준(진보신당 정책실장)은 전혀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정직”“이란 단어를 키워드로 삼고 싶습니다.  저는 다만 정직하게 제가 보고 경험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정치적 고려나 누구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혀를 꾸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그것이 마치 제가 좌파의 내부고발자라고 되는 듯이 비치고 오늘도 조선일보 논설위원 어느 분이 칼럼에 저를 거명했다던군요.  마지막으로 제가 강조하는 사회민주주의는 바로 양극화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유럽형 복지국가를 만들지 않고서는,선진국으로 갈 수 없는 현재의 한국에 꼭 필요한 이념입니다.그리고 자본주의를 넘어서니 마니 하는 따위의 ”“공론(空論)”“이나 ”“허언(虛言)”“을 일삼는 좌파가 아니고 당장 생존의 위협에 노출된 영세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 실업자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몰두하는 좌파의 정치철학입니다.  그리고 오랜 역사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여 풍부한 정책을 가진,국민 대중 모두에게 공신력있는 정치 이념이고,더욱이 해석의 폭이 넓어서 다양한 좌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철학입니다.  그래서 저는 평생 해오던 노동당을 포기한 저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고 나이도 이미 많은 제가 일체의 정치적 사심을 버리고 순수하게 대한민국의 지식인들과 정치인들과 시민운동가와 노동운동가들에게 이제 자기의 정체성으로 고백하자, 정체성으로 돌아가자,아무런 세속적이거나 정치적 고려없이 자기의 정체성이 ”“사회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 모여 보자 라고 제안하는 것입니다.그것이 <사회민주주의연대>를 만들자는 제안입니다.  그것은 바로 대안야당이 되지는 않습니다.그러나 바로 그런 힘이 형성되어야 좌파의 재구성도 이루어지고 대안야당의 올바른 방향이 제시되어 일이 제대로 되리라고 보는 것입니다.즉 뉴라이트의 <선진화재단>이나 <시대정신>이 보수에서 하는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유전자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현실의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이 온갖 요소들이 다 있습니다.그런데 새삼 보니 “”평등“”이라는 유전자가 너무나 뚜렷하더라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평등“‘이란 유전자는 한강의 기적의 가장 근원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저의 주장이니 우파에게는 매우 위협적인 주장입니다.  그리고 좌파는, 만약 민족주의에 포획된 엉터리 좌파가 아니라면 ”“평등”“”이라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대한민국 속에서 발견하고 또 그것이 가진 힘을 발견하니 매우 반가운 소리인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현명하고 똑똑한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대한민국을 긍정하니, 인민이, 백성이, 국민이 긍정하는 대한민국을 좌파도 긍정하자는 것이고,그들이 긍정하는 이유로, 긍정하는 만큼만 긍정하자는 것입니다.“”인민과, 국민과 함께하는 좌파“”가 되자는 말이지요.
  • 이문열 “과거 홍위병들이 자리 뺏기니 저항”

    이문열 “과거 홍위병들이 자리 뺏기니 저항”

    “(권력의) 호위병(’홍위병’인 듯)들이 각 분야의 핵심 권력에 들어가서 재미를 보다가 이제 자리를 내놓게 되니까 저항하고 있다.”  ’한국 시민단체는 홍위병’ ‘촛불집회는 불장난’ 발언으로 홍역을 치르면서도 지난 10년간 보수 진영을 앞장서 대변했던 소설가 이문열(60)씨가 최근 정치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분열이 ‘홍위병’의 소행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씨는 6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최근 국회 파행을 보면서 민주·언론을 사수한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민주도 언론도 아니고 지난 10년의 그 방향에서 재미를 본 사람들이 기득권을 놓치기 싫어서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그렇다면 지난 10년 동안 소위 저와 같은 보수 쪽도 기득권 상실에 대한 어떤 아쉬움 혹은 불만·불평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내가 무턱대고 동조한 것은 아닌가,구별하지 않고 그냥 전부 다 합쳐서 동조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는 말 없는 다수가 사라지고 겁먹은 허수와 함락된 진지만 남았다’는 지난해 말 자신의 발언에 대해 “그냥 솔직한 감정을 토로했던 것인데 공식화 되니까 엄청난 말 같다.”고 운을 뗀 이 씨는 “미국에서 돌아와 보니 사람들이 전부 조용하고 한 목소리만 계속 들렸다.그래도 말을 하지 않지만 침묵하는 다수가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몇 달을 두고 봐도 계속 그 목소리가 안 들리길래 자세히 보니 이 사람들(침묵하는 다수)이 굉장히 겁을 내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없는 다수가 겁먹은 허수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는 더 심각한 상황이 있었다.”며 “어쩌면 단순히 겁먹은 허수가 아니라 이미 이념적 선전전에서 다수가 패배해 버린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4대강 정비사업과 경인운하 사업으로 논란이 재점화된 대운하 사업에 대해 “언제 대운하를 폐기했는지,폐기했다면 그 공약을 걸고 선거에 나온 대통령을 찍은 많은 투표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양해를 받았는지 묻고 싶다.”고 주장한 이 씨는 “현재 대운하가 당연히 폐기돼 있고 전 국민이 반대하는 걸로 간주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조금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운하를 찬성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과나 해명이 없이 무조건 반대론자들의 입장만 듣고 폐기하는 것은 안된다며 대운하 폐지를 둘러싼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 씨는 대운하 반대 여론을 실은 언론을 겨냥해 “사회적 의사결정에서도 이상하게 언론이 그냥 만들어가고 있다.”며 “국민 대다수가 대운하를 반대한다는 근거도 없고,(언론사의) 여론조사 방식도 이상하다.여론조사를 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사실 그렇게 근거는 없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한편 이 씨는 국민통합을 위한 방법으로 ‘겸손’ ‘역지사지’를 꼽으면서 “내 판단 혹은 내 인식은 언제나 온당하고 정당한 것인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데스크 시각]MB 인사 제대로 하려면/곽태헌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MB 인사 제대로 하려면/곽태헌 정치부장

    김영삼(YS) 전 대통령,김대중(DJ) 전 대통령,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교수(학자)들을 좋아했다. YS,DJ,노 전 대통령은 예외없이 집권 직후 교수 출신들을 중용했다.관료들은 기득권에 사로잡혀 반개혁적이고,교수들은 개혁적이라는 이분법적인 생각 때문에 그랬던 것일까. 이명박(MB) 대통령도 집권 첫해 ‘대통령 선거캠프’ 출신들을 비롯한 교수를 우대했다.MB는 교수 우대 외에 기업인 우대라는 또 하나의 인사정책을 펼쳤다.정부부처 장관(급)은 물론이고 과거 관료들이 ‘낙하산’으로 갔던 공기업의 수장 자리에도 기업인 출신들을 대거 앉혔다.이 점은 YS,DJ,노 전 대통령과는 다소 다르다. MB는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다.당시 국내 최고그룹인 현대그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로 잘나갔다.하지만 소위 갑(甲·부탁을 받는 쪽)과 을(乙·부탁을 하는 쪽)의 관계로 보면 관료나 정치권에 부탁해야 하는 기업인의 처지에 있어서 그랬던 것인지는 몰라도 ‘출신’이 같은 기업인들을 우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집권 초 청와대 비서진은 연세대 출신과 부산 출신으로 나뉘어 경쟁도 했다.그러나 연세대파나 부산파나 모두 주군(主君)인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에는 차이가 없었다.무리한 언행 등으로 국민들에게 욕을 먹는 비서진은 있었지만 노 전 대통령을 위해 총대를 메는 비서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청와대에는 이상득 의원이나 정두언 의원에게 충성하는 비서진은 있을지 몰라도 MB에게 충성하는 비서진은 별로 없는 듯하다.MB는 YS나 DJ,노 전 대통령과는 달리 정치인 출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죽는 시늉이라도 할’ 측근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그마나 대통령 선거 시절 MB 곁에 있던 젊은 실세들은 너도나도 지난해 4월 총선에 출마,금배지를 달고 여의도로 갔기 때문에 MB는 외로울 수밖에 없다. 이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중 개각과 청와대 개편을 할 것으로 보인다.집권 2년차를 맞은 MB는 어떻게 인사를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 첫째,교수와 기업인 출신을 가능한 한 줄이고 관료 출신을 늘리는 게 좋다.MB는 DJ,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코드를 맞춘 관료들이 현재도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상대적으로 문제가 심한 교육과학기술부나 통일부 등 몇몇 부처를 제외하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요순(堯舜) 시절과 같은 태평성대를 구가하면 교수든 기업인이든 누구를 중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그러나 집권 초기여서 시스템도 잘 갖춰지지 않은 데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제가 휘청 거리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결정을 해본 경험이 있고 실제로 그러한 상황을 지켜본 관료 출신이 낫다. 둘째,문제 있는 고위직 인사는 과감히 정리하는 게 좋다.국민들의 신뢰를 잃어 ‘콩으로 메주를 쑨다.’는 말을 해도 국민들이 믿지 못할 정도라면 중요한 자리를 계속 맡길 이유가 없다.MB를 잘 아는 재계 인사는 “MB는 마음이 여려서 현대그룹 최고경영자 시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자르지 못했다.”면서 “기업인으로서는 그 점이 덕목일 수 있지만 대통령은 그런 점이 장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셋째,청와대에는 2010년 지방선거 출마를 생각하는 비서진이 적지 않다고 한다.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 있는 비서진이 얼마나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출마를 위한 경력관리용으로 청와대 명함을 갖고 있는 비서진은 정리하고 국정을 리드할 수 있는 능력과 충성심을 갖춘 인사들을 청와대 비서진으로 기용하는 게 좋다.청와대가 제대로 되면 각 부처를 얼마든지 끌고 갈 수 있다.특히 집권 초에는…. 곽태헌 정치부장 tiger@seoul.co.kr
  • 하라 승부수 ‘일본 대표팀 매경기 다른 타선 짤 것이다’

    하라 승부수 ‘일본 대표팀 매경기 다른 타선 짤 것이다’

    내년 3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경기마다 다른 타선을 짤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신문은 29일 ‘하라 감독이 상대 투수 등에 따라 최적의 타순을 선보여 연속으로 세계 정상을 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라 감독은 인터뷰에서 “4번을 칠 수 있는 타자. 톱타자로 나설 수 있는 타자 등이 많다“면서 “내년 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미야자키 합숙을 통해 결정할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는 (타순에 대해)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선수들의 성향을 끝까지 확인한 후 상대 투수에 따라 최적의 타순을 짜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두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일본 타선에는 오른손 거포와 중량감 있는 4번타자가 부족하다. 타순의 변화를 통해 이를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거포를 제외한 다른 자원은 풍부하다는 점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하나는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정형화된 패턴을 고수해 실패했다는 점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노메달과 관련해 일본 야구계에서는 단기전은 단기전답게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제는 자존심 센 선수들이 기득권이 침해되는 걸 용인할 수 있느냐다. 이에 대해 하라 감독은 “‘이 타순이 아니면 싫다’고 하는 사람도 없다”고 선은 긋는 한편. 일부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멀티 포지션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헌재와 인권/황진선 논설위원

    헌법재판소는 헌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기관이다.그래서 법적인 분쟁을 해결하는 일반법원의 결정에 비해 그 파급효과가 크다.하지만 헌재의 결정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헌법적 분쟁에 대한 헌재의 유권해석이 불변일 수도 없다. 이를테면 간통죄에 대한 인식이 그렇다.헌재는 얼마전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위헌 또는 헌법 불합치 의견을 냈지만 위헌결정 정족수 6명에 미치치 못해 합헌이 됐다.1993년에 6대3,2001년에 8대1로 절대 다수가 합헌의견을 낸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무엇이 헌법이냐,무엇이 헌법에 맞는 유권 해석이냐는 시대 상황,즉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의식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그런 시대 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헌법 해석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헌재는 국민의 기본권보장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1988년 설립된 이래 2007년까지 1만 4789건을 처리하면서 773건에 대해 위헌 또는 인용 결정을 함으로써 인권보장기관으로서 적극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헌재의 결정은 정치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법관의 자격을 가진 자 중에서 대통령과 국회 및 대법원장이 각각 3인씩 선임하는 9명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임명권자의 철학과 통치행위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그래서 학계에서는 헌재를 정치적 사법기관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헌재 재판관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헌재가 재판관 9명 중 5명의 의견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고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완벽하지는 않아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그러나 1명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불충분하게 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기본권 침해를 폭넓게 인정하는 소수 의견은 소중하다.헌재는 시대정신에 따라 기본권을 전향적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듯이,기득권의 유지와 확보에 더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황진선 논설위원
  • 대한체육회·KOC 합쳐? 말아?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통합과 분리를 놓고 체육계가 시끄럽다.정부는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스포츠 외교력을 강화하기 위해 분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반면 체육회는 통합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맞서고 있다.사실 이 문제는 오래된 논쟁이나 최근 정부의 대한체육회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시 불거졌다.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단체 구조조정의 하나로 체육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KOC를 분리,스포츠 외교에 주력하게 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해 작업에 들어갔다.하지만 앞서 이연택 체육회장은 지난 5월 취임하면서 통합안을 들고 나와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기에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의거해 KOC를 독립시키고 국내 체육을 아우르는 통합 체육단체를 출범시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연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논란을 확산시켰다.물론 2002년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법인화를 위해 이강두 의원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체육단체 통합과 분리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었다.이연택 회장은 “체육회에 대한 정부의 간섭은 배제돼야 하며 정부와 체육회는 종적인 관계가 아닌 횡적인 협조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체육회는 KOC와 통합해 ‘대한올림픽체육회’ 체제로 가겠다며 15일 이사회를 열고 통합안까지 통과시켰다.대의원 총회만 남겨놓은 상태다.이 회장은 “IOC는 민간 NGO 단체이고 각국 NOC도 사단법인 형태로 사법(私法)에서 다뤄지고 있다.우리도 이제는 선진국형 모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베이징올림픽 10위권에 든 나라 가운데 7위와 8위에 오른 우리나라와 일본만 제외하고는 모두 통합돼 있다는 것을 실례로 들었다.문화부는 공식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최종학 체육국장은 22일 “여론조사와 내부 논의만 하고 결론을 내지 못해 발표를 하지 못했다.”면서 “이 회장의 임기가 내년 2월까지다.차기 회장과 논의하는 게 맞다.”고만 말했다.법적인 절차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인데 이 회장이 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차기 회장에 출마하기 위한 내부 결속 다지기라는 주장이다.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체육회장 선출방식이 고쳐져야 한다.회장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다음에 재정 자립 등의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이어 “체육회와 대화가 안 된다.국장이나 부장이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체육시민연대 이병수 사무차장은 “무엇보다도 체육단체의 개편은 논의의 분명한 대상이 있음에도 이를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각계 주체들은 빼고 체육회가 일방적으로 통합을 주도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정부와 다를 게 없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체육계의 한 인사는 “공무원의 사후 ‘밥그릇챙기기’다.분리해야 정부에서 통제가 가능하고 퇴임 뒤 갈 자리가 생기지 않느냐.”고 강조했다.어쨌든 체육계의 일은 가능한 한 정부의 입김에서 벗어나 체육인에게 맡겨두는 것이 근본 원칙으로 여겨진다.체육의 자치권을 확보하는 게 올림픽정신에도 부합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구조조정이 보다 유연하게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女談餘談] 우리사회, 20년쯤 퇴행하나/문소영 문화부 차장

    [女談餘談] 우리사회, 20년쯤 퇴행하나/문소영 문화부 차장

    “그렇게 쉽게 정권을 내주는 것이 아니었어….” 어쩌다 만난 참여정부의 인사들은 요즘 이렇게 한탄한다.이어 “해도 해도 너무 한다.”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검찰과 경찰,국정원을 그렇게 놓아주는 것이 아니었다.”는 반성 아닌 반성도 나온다. 지난해 2월 최장집 고려대 교수가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킬 때 일부 국민들은 최 교수의 발언에 수긍한 측면이 있다.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찍었던 그 나름대로 진보적이라는 학자,정치인,지식인들 일부도 수긍했다.한 정치인은 최 교수의 발언으로 대략 진보층 인사의 30만표가 이동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사실 야당일 때 한나라당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시도’하는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지리멸렬에 비해 훨씬 참신했다.17대 국회의원 공천 물갈이도 열린우리당보다 혁신적이었다.한나라당은 헌법 정신과 각종 법을 무시하던 전신인 공화당·민정당·민자당과 달리 비교적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같았다. ‘차떼기 정당’으로 지탄을 받던 한나라당을 되살려낸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대선 후보와 당대표를 분리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기득권을 버리고 당대표에서 물러났고,대통령 후보선출에서 패배했을 때도 승복했다.그런 한나라당을 보면서 국민들은 “한국 민주주의가 한층 성숙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헌법과 법을 존중하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사회 전반에 정착했다고 말이다.누가 집권해도 ‘민주주의의 불가역성’을 신뢰했다. 그래서 범진보층으로 분류되던 일부는 다소 무책임하지만 ‘기권’으로 한나라당의 집권을 도왔다.그런데 요즘 그렇게 들어선 정부의 ‘고위직 공무원 물갈이 추진’이나 ‘역사 교과서 파동’,‘성장률 위주의 경제정책’ 등을 보면 우리 사회가 전 분야에서 20년쯤 퇴행하는 것 같다.최소한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는지,한국 민주주의의 불가역성이 과거에 존재했던 것인지 의심스럽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대입에 참고”… 수능영어와 동시 준비 ‘이중고’

    18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영어교육 주요 정책은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에서 영어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다.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문제점이 적지 않다.●영어평가시험과 수능 영어 동시준비 부담 정부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영평시험)을 대입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이렇게 되면 수능 영어시험 대체 여부와 관계없이 수험생들로서는 수능 영어와 영평시험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된다.한 해에 재수생을 포함,50만명이 넘는 대입 수능시험 응시생들이 한 차례에 5만명씩 영평시험에 그대로 응시한다고 가정하면,1년에 10번 정도 시험을 치러야 한다.10월에는 영평시험,11월에는 수능시험을 잇따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교과부는 이에 대해 “대입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는 의미는 현재 수시모집에서 대학에 따라 토익이나 토플 성적을 요구하는 곳이 있는데 이런 수요를 대체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대학 자율화로 2012년에는 대학들이 토플,영평시험,수능 영어성적 등을 다양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수험생 부담은 이중삼중으로 늘 수 있다.●해외 유명대학 인증? 글쎄… 정부 뜻대로 영평시험이 유학을 위한 대학생의 영어능력 평가수요를 대체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국내기업이나 대학은 ‘정부 방침’에 따라 영평시험 성적을 졸업시험 및 취업시험의 전형요소로 선택할지 모르나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토플 응시대란’에서 드러나듯 짭짤한 외화벌이가 가능한데 굳이 우리의 영평시험을 토플 대신 인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영어회화 전문강사는 사대생 취업용? 영어회화 전문강사제 도입방안은 교육계 주장과 인수위원회 공약을 절충한 것이지만 기본적으로는 교육계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보인다.올초 인수위에서는 전직 외교관,영어권 석사학위 소지자 등 영어를 잘하는 사람을 계약제 ‘영어전용교사’로 교단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이에 교총에서는 영어 교사의 질 저하를 우려하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이런 상황에서 교과부가 전문강사 자격을 원칙적으로 초·중등 영어교사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하고 시·도교육감이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미소지자도 선발하도록 해 교육계의 기득권 보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교사자격증 소지 유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전문강사로 선발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한편 영어 수업시간 확대방침은 사교육을 조장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적지 않은 학부모들이 유치원 때부터 자녀를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등 ‘영어 노이로제’에 걸린 상황에서 영어 수업시간 확대가 학부모의 사교육비 지출을 더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이념논란 부추기는 정부 당국자들

    정부 당국자들이 이념논란을 일으킬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국론분열과 국정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이상희 국방장관은 그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매년 입대하는 20만 장병 중에는 대한민국 60년을 사대주의 세력이 득세한 역사로,군을 기득권의 지배도구로서 반민족,반인권적 집단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국가관,대적관,역사관이 편향된 인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정신교육을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엄혹한 5·6공화국 시절의 386세대들 중에는 그런 국가관을 가진 장병들이 꽤 있었을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최근엔 그런 장병이 있다 해도 극소수일 것이다.요즘 젊은이들은 대부분 건전한 국가관과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그럼에도 ‘상당수’라고 한 것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어거지 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23권의 책을 ‘불온도서’로 지정한 것을 옹호한 것도 경솔했다.불온도서지정에 대해서는 군법무관들이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 헌법소원을 낸 만큼 헌재의 결정을 지켜보아야 한다.아울러 장병들에 대한 정신교육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만약 위헌으로 결정날 경우 기본권 침해에 따른 군 수뇌부의 문책 등 후폭풍이 일 수도 있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이 같은 날 조계사 특강에서 “경제파탄에 직면한 북한은 내재적 붕괴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신중치 못했다.남북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국면에 북한을 자극해서 어떻게 남북관계를 끌어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당국자들은 쓸데없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 아니라 맡은 자리에서 초유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농협회장 인사권 제한 추진

    정부가 농협에 대해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개혁에 나선다.농협 역시 회장의 기득권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부실 자회사의 청산 및 매각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8일 법제처에 넘어간 농협법 개정안 가운데 경제사업 활성화 부분을 뺀 나머지를 모두 백지화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농식품부 산하에 농업계와 농협,학계 전문가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농협개혁위원회’를 출범,연말까지 개혁안을 도출하기로 했다.위원장 역시 민간에서 위촉한다. 농협개혁위는 당초 지난 9월 입법예고 개정안 원안에는 포함됐으나 이후 공청회 과정 등에서 농협과 국회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법제처 검토안에서 빠진 ▲회장 대표이사 추천권 인사추천위원회 이양 ▲감사위원회 독립기구화 등의 지배구조 입법이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연내 개혁안이 마련돼 법제처가 다시 검토에 들어갈 경우 내년 2월 임시 국회 제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미 방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고 선택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면서 “개정안 원안 내용보다 더 높은 수위로 개혁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혁 대상인 농협 역시 이날 중앙회 최원병 회장이 “회장의 기득권을 포함한 기존 개혁안을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좀 더 진전된 입장을 천명했다. 농협은 또한 사업이 부진하거나 농업인들의 이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자회사를 청산 또는 매각,현재 25개인 자회사(손자회사 포함) 수를 2010년까지 16개로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다.이어 자회사 전체 상근 임원의 22%인 11명을 내년부터 감축하고 신규 임원은 내·외부 공모를 거쳐 영입하되,임원추천위원회 등을 통해 객관적 인사 검증을 거치도록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국가·역사관 편향 장병 상당수 있다” 이상희 국방 발언 파문

    이상희 국방장관이 국군장병들 가운데 상당수가 편향된 국가관,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장관은 8일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기조연설에서 “해마다 입대하는 20만명의 장병 중에는 대한민국 60년을 사대주의 세력이 득세한 역사로,군을 기득권의 지배도구로써 반민족·반인권적 집단으로 인식할 뿐 아니라 국가관,대적(對敵)관,역사관이 편향된 인원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이 장관의 언급과 관련,인터넷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등 적지않은 파장도 예상된다. 이 장관은 “모든 우발사태에 대처해 나가려는 군의 기본적인 임무조차도 북한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얘기하는가 하면,선진 강군을 향한 노력을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지적했다.또 “장병들을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지닌 강한 전사,건전한 민주시민으로 육성하려는 군의 정신전력 강화 활동이 이념 논쟁화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작전체제와 훈련체제,부대관리,정신전력,간부들의 복무자세 등 모든 분야에서 군을 재조형(Reshaping)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또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군사적으로 보장하면서,동시에 “현시적이고 실체적인 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남북한이 무력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일부 젊은 병사들의 ‘북한군은 우리 적이 아니다.’라는 잘못된 주적 개념과 해이해지기 쉬운 군 기강 및 안보 의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또 군 일각에선 최근 국방부의 ‘불온 서적’ 영내반입 차단 조치와 이에 반발한 일부 군 법무관들의 헌법소원 제기 등 사회적인 논란에 대해 국방부 수장으로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 장관을 비롯,김태영 합참의장,육·해·공군총장,군단장급 이상 지휘관 등 140여명이 참석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특파원 칼럼] 백년간의 주목/이지운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백년간의 주목/이지운 베이징특파원

    “청나라 정부가 유럽을 모방해 군사·경찰·재판 등 분야에서 개혁을 실시하려 하고 있다.이를 위해 해외에도 시찰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서울신문의 전신(前身)인 대한매일신보의 1905년 11월30일자 기사 내용이다.대한매일신보는 100여년 전 중국 청의 개혁을 세밀히 관찰했다.1년 뒤인 1906년 11월3일에는 입헌조칙이 내려진 것을 환영하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전달했다.“부패무능하던 청 정부가 금일에야 개혁을 실시하니 실로 환영하고 축하할 만하도다.”라면서 “일본을 제외한 모든 외국에도 이로운 일”이라고 평했다. 연세대 백영서 교수는 1906년부터 발생한 혁명파의 군사봉기에 대한 대한매일신보의 보도에 특히 관심을 보였다.당시 청나라에 형성된 이른바 ‘개혁파’와 ‘혁명파’에 대한 분별과 이해가 여의치 않을 때,대한매일신보는 1908년 5월과 11월의 논설을 통해 “손문(孫文) 선생의 혁명운동이 청나라 개혁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백 교수는 “1900년대 초반의 중국 정세를 상당히 예리하게 분석한 논설로,중국의 공화 혁명을 한국의 운명과 연관시켜 동조한 점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중국에서 개혁과 혁명 모두가 교착에 빠진 1910년,대한매일신보는 6월9일자 기사에서 당시 정세를 쇠퇴로 인식하고 “대한민국은 중국의 쇠퇴를 전철로 삼아 분투하고 대비할지어다.”라고 경고했다. 12월로 중국이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았다.중국은 2008년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해’로 선포하고 지난 30년과 앞으로의 30년을 위해 막 샴페인을 터뜨리려던 참이었다.그러나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잔치는 열리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잔치가 언제, 어떤 규모로 다시 열릴지 주시하고 있다.중국이 과연 미국과 어깨를 견줄 슈퍼파워로까지 성장할 것인지,막 본격적인 비상의 시기에 찾아온 이 장애물은 중국에 장단기적으로 각각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의견도 분분하다. 중국도 상황이 녹록지 않음은 분명하다.경제적 어려움이 정치 투쟁으로까지 비화할지도 모른다.중국 공산당에게 근본과도 같은 ‘토지’개혁은,후진타오 주석에게까지 비판의 화살을 돌려놓고 있다.개혁에 대한 원칙과 선언만 나온 채 아무런 실행 계획이 뒤따르지 않는 데 대해 “공청단이냐,공산당이냐.”는 비아냥이 나온다.실행 능력에 대한 회의인 셈이다. 토지 개혁은 지금 중국에서 중앙·지방간의 충돌을 의미하기도 한다.토지는 지난 30년간 부패의 주요 근원이기도 했다.개발 과정에서 일부 지방 토호들과 관료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지방 정부는 성장과 발전에 필요한 세원을 확보했으며,지도자들은 이를 통해 ‘성적’을 내고 승진의 발판을 마련했다.농민에게 땅이 주는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토지개혁은 이 기득권과 이익의 고리를 필연적으로 약화시키게 돼 있다.지금 토지개혁이 각 단위별 지방정부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고 있는 근본 이유다. ‘내수’와 ‘토지개혁’에 경제위기 극복의 모든 희망을 걸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실로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닐 수 없다.100년 전에도,30년 전에도 중국은 그랬다.달라진 게 있다면,이제 이 순간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중국의 위기 극복 여부와 그 시기는 세계 경제의 중요한 ‘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은 더욱 두말할 나위가 없겠다. 100년 전 한국은 청나라의 개혁파와 혁명파를 분별해내는 일에도 변변치 못했다.30년 전 중국이 문을 열 때는 어떤 관찰을 했던가? 지금은 어떤가? 왜 지금 우리가 이웃의 일을 반추해야 하는지 역사가 설명해준다.100년만의 새로운 주목이 절실한 때다. 이지운 베이징특파원 jj@seoul.co.kr
  • [단독] 농협,40년 정부 ‘안방은행’ 흔들

    ?탕ㅊ慣璲活?‘안방은행’으로 40여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농협의 정부청사 입점 독주체제가 위기에 몰렸다.최근 농협이 ‘세종증권 매각로비 의혹’에 연루되면서 정부가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선 긋기’에 나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오는 19일 개관하는 광주지방정부청사에 입점할 주거래 은행을 선정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채택했다.  지금까지 정부기관의 입점은행은 농협이 지난 1970년부터 수의계약을 통해 독점해 왔다.때문에 각종 정부 예산은 물론 중앙·과천·대전정부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2만 5000여명의 월급통장 역시 농협이 관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대신 농협은 정부청사별로 월평균 200만원 정도의 사용료와 관리비만 내는 만큼 사실상 특혜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 들어 이같은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행안부가 처음으로 ‘정부청사 금융기관 선정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다.여기에서는 그동안 농협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영업점 수 등 기득권 관련 조항도 모두 삭제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농협에 계속 맡길 생각이었다면 입찰방식을 굳이 바꾸었겠나.”라면서 “세종증권 매각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농협을 기존 관행대로 입점은행으로 선정할 경우 정부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광주지방정부청사 입점은행 입찰에는 우리·신한·외환은행 등 우리나라 대표 민간은행은 물론 광주은행 등 해당 지역에서 기반이 탄탄한 은행까지 대거 경쟁에 뛰어들었다.입점은행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선정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17일 최종 확정된다.   신축 정부청사가 아닌 기존 정부청사의 입점은행까지 파장이 미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현재 정부와 농협간 계약기간은 중앙청사의 경우 3년,과천·대전청사는 1년이다.3곳 모두 올해 말 계약이 만료되지만,농협측은 일단 계약기간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분당 남북 분구 급물살

    분당 남북 분구 급물살

     경기 성남시 분당 신시가지 분구(分區)안이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분구 절차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그러나 판교주민들의 반발과 함께 정부의 지방행정체제 개편논의와 맞물려 분구가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성남시의회는 28일 새벽 제158회 정례회에서 분당을 남과 북으로 나누는 분구안을 통과시켰다.이날 새벽 1시쯤 시작된 행정기획위원회는 의원 8명이 분구안을 놓고 난상 토론을 벌이다 새벽 3시30분쯤 비밀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다음달 2일 본회의에서 분구안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성남시는 분구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분구계획안을 행안부에 제출,승인을 얻은 뒤 내년부터 구청사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판교신도시의 입주로 인구가 50만명이 넘어서는 분당 주민들의 행정편의를 위해 분구가 필수적이라는 게 시의 입장이다.  분당 분구는 그러나 경기 고양시가 최근 정부 지방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맞춰 일산서구와 백석2동의 새 청사 건립을 연기한 것과는 대조적이어서 시민단체의 반대가 예상된다.또 정치권 일각에선 “기존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게리멘더링”이라고 반발했다.  성남시 의회는 지난 9월2일 열린 제15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분당구를 분구하는 대신 판교신도시 행정서비스를 위한 한시적 기구를 만들자는 행정기획위원회의 의견을 시의원 36명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위원회는 분당구를 나누면 최소 공무원 200명과 행정비 2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또 청사 건축비 등 1500억원이 투입된다.이 때문에 이 돈을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었다.  그러나 시는 판교 입주자들의 분구 요청이 계속되는 데다 시 역시 이들에게 만족할 만한 수준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분구가 필수라며 곧바로 재추진 작업에 들어갔다.  분당 분구안의 가결로 그동안 잠잠했던 판교주민들의 저항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지난 5월 성남시의 5월 용역결과에서 동·서 분구안(분당구,판교구)이 나왔다.그러나 시는 이를 뒤엎고 분당 남구와 분당 북구로 결정했다.시 관계자는 “도시의 균형 발전과 분당 주민들의 의견 수렴, 시·도의원 및 국회의원의 조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남·북 분구의 배경을 설명했다.  남·북 분구안이 분당 주민들간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판교 입주 예정자들은 “신설구 명칭은 판교구로 한 동·서 분리안이 타당하다.”며 용역안의 수용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은 최근 시청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시가 1년간 판교구,분당구로 분리하는 안을 최적이라고 하다가 갑자기 판교구 이름을 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라며 “판교 명칭을 되찾을 때까지 행정소송과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판교 주민들은 ‘수도권 최고의 노른자위’라는 판교의 지역적 메리트에 집착했고,분당 주민들은 ‘최고의 신시가지’라는 이미지를 판교에 빼앗기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이것이 주민들이 시의 분구안에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분구안과 관련, 성명서를 내고 “성남시의 남북 분구안은 기존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위한 게리멘더링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며 “당초 용역대로 동서분리안을 채택해 시행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무슬림과 섞이기 싫다” 공존 꺼리는 유럽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무슬림과 섞이기 싫다” 공존 꺼리는 유럽

    국민의 2%가 외국인인 시대.이주 노동자와 이주 여성 등으로 사회구성원이 다양화되면서 ‘단일민족 국가 대한민국’이 변화하고 있다.도심 외곽의 농촌지역에서 동남아 출신 여성들과 마주치거나 초등학교에서 그들의 자녀를 보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경기도 산본이나 안산의 공단은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이같은 현상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오랜 시간 동안 진행돼 온 자연스러운 현상이다.세계에는 3000여개의 민족이 있지만 국가는 200개 남짓에 불과하다.국가가 하나의 민족으로 유지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한국 역시 마찬가지다.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의 시각에서 여전히 그들은 ‘이방인’이다.이주를 통해 물리적으로 국경선은 넘었지만 심리적인 국경선은 허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주 여성과 그 자녀로 구성된 ‘다문화 가정’을 사회에 통합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단일민족 국가에서 다민족 국가로 변해 온 대부분의 나라들은 예외없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겪었다.오랜 기간 각자 유지돼 온 스스로의 문화와 정체성,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장벽 등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년에 걸쳐 해결되지 않고 반복됐다.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 이주 노동자를 받아들이며 지난 50여년간 끊임없이 사회통합을 시도해 온 프랑스,독일 등의 유럽국가에서도 여전히 이같은 시도는 진행중이다.한국보다 앞서 같은 문제를 겪었던 이들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이민사회 초창기에 접어든 한국이 나갈 길을 모색해 본다. 코펜하겐(덴마크) 류지영특파원인어공주 동상으로 유명한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도심 곳곳에 산재한 술집마다 축구 국가대항전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이날은 터키가 체코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그러자 붉은 색 터키 국기를 온몸에 두른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 나와 밤새 노래를 부르며 승리에 도취해 밤을 새웠다.터키에서 건너 온 이민자들이다.자국의 승리에 기뻐하는 모습은 세계 어디에 살더라도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덴마크 현지인들의 시선은 그리 달가워 보이지 않는다.누구 하나 이들에게 다가가 “축하한다.”거나 혹은 “시끄럽다.”와 같은 말 한마디조차 건네려 하지 않는다.그저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유럽은 지금 ‘불안한 동거’ 이날 만난 한 덴마크인은 “유럽이 행한 정책 중 가장 큰 실수라고 한다면 이슬람 이민자들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들만 아니었어도 유럽은 훨씬 안전하고 행복한 곳이 되었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하지만 이날 응원을 나왔던 터키인은 “이슬람 이민자들은 대부분 지긋지긋한 가난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넘어 온 이들인데 새 나라의 언어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충돌을 겪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니냐.”며 현지인들의 싸늘한 시선을 억울해 했다.  유럽 전체에 산재한 5400만명의 무슬림 인구를 감안할 때 이같은 ‘문명의 충돌’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현재 유럽인들의 절반 이상이 이슬람 이민자들에 대해 부정적 정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기독교와 이슬람은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하는 공통된 뿌리를 가졌지만 되레 그 점이 두 종교간의 대화와 공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서로를 위험한 적으로 생각하며 상대방에 대한 선교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 간 갈등 ‘전쟁’으로까지 치달아  덴마크에서 촉발된 유럽 내 기독교와 이슬람 간 갈등은 결국 2006년 한 차례 ‘종교전쟁’을 치르며 홍역을 겪었다.2005년 덴마크 일간지 질란즈-포스텐이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이슬람 성자 마호메트의 만평을 싣고 이듬해 유럽의 여러 신문들이 이 만평들을 인용,게재했다.그러자 덴마크 내 이슬람 이민자들의 항의시위가 시작되면서 결국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이슬람권 전역에서 연쇄 폭동이 발생해 50명 이상이 사망했다.당시 이슬람 국가 소재 덴마크 대사관에는 연일 수백~수천 명이 몰려들어 덴마크 국기를 불태웠다.만평을 그린 작가 쿠르트 베스터고르는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유럽 사회의 불만도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지난 4월 프랑스 북부 아라스 지역의 전사자 묘지에서는 148기의 무슬림 묘가 집단 훼손되기도 했다.네덜란드의 극우파 정치인 헤르트 빌더스는 반(反)이슬람 영화 ‘피트나’(투쟁이라는 뜻의 이슬람어)를 인터넷에서 상영했고,독일에서는 이슬람 세계의 공분을 자아내던 살만 루시디의 소설 ‘악마의 시’(1988년작)를 연극으로 공연했다.최근에는 덴마크 신문들이 마호메트 만평을 다시 게재해 무슬림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올해 3월 열렸던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도 서구사회에 확산되고 있는 이슬람 반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미 상황이 너무 악화돼 버려 마땅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충돌보다는 공존 추구하려는 노력 필요  현재 한국의 무슬림 인구는 전체의 0.3% 정도인 15만명 정도로 추산된다.최근 고유가로 ‘이슬람 머니’가 유입되고 외국인 노동자도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도 이슬람 인구가 빠른 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아직까지 국내에서 이슬람과 기독교 간 갈등은 크지 않지만 이슬람 확산을 우려하는 기독교계의 감정적이고 배타적인 반응은 이미 시작된 상태다.  현재 일부 기독교계는 “유럽을 이슬람화하려는 전략을 성공시킨 무슬림들은 이제 아시아를 이슬람화하기 위해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고 적극적인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한국에서 활발한 이슬람의 포교활동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이 앞으로 유럽이 겪고 있는 문명 간 충돌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서로를 적대시하기보다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하려는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기독교 선교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이 확산될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배타적인 한국의 기독교계와 충돌해 유럽처럼 사회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superryu@seoul.co.kr
  • [열린세상] 다음 세대를 생각하라!/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열린세상] 다음 세대를 생각하라!/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영국은 길을 잃었습니다.’.훗날 철의 여인으로 불리게 되는 마거릿 대처의 위대한 여정은 이 말로 시작됐다.1979년 그는 이 단순하고 강렬한 슬로건으로 야당이던 보수당을 승리로 인도했고 18년 장기집권의 시대를 열었다.그는 위기에 빠진 영국을 구할 책임과 능력이 자기에게 있다고 굳게 믿었으며,실제로 만성적 재정적자와 노사분규로 상징되는 ‘영국병’을 강력한 리더십으로 치유했다.  지금 대한민국도 길을 잃었다.인류의 생태 위기,세계의 경제 위기,한반도의 불확실성 증대,거기다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국내의 여러 가지 위기의 징후들. 어떤 이들은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큰 위기가 오고 있다고 하며,어떤 이들은 위기이지만 감당할 정도라 하며,또 어떤 이들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 한다.위기인지 아닌지를 갖고 싸우는 판에 이 위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논할 리 만무하다. 우리가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는 모르지만 누구 때문인지는 안다.걱정 말고 따라오라며 맨 앞에 서서 지도자인 체하는 정치인은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오른쪽으로 가야 하네,왼쪽으로 가야 하네, 곧장 가야 하네 사사건건 싸움질이다.아무리 뛰어난 홈런 타자도 감을 잃으면 바운드 볼에도 방망이가 나간다.한국 정치가 꼭 그 꼴이다.인정하고,대화하고,타협하고,통합하는 방법을 잊었다.불신과 분열,분노와 증오만 남았다.  그러나 정말로 가슴 아프고 슬픈 것은 한국 정치가 ‘꿈’을 잃은 것이다.최고의 정치가는 국민들에게 꿈을 준다.케네디,클린턴,오바마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공화당으로부터 정권을 뺏어 온 40대의 민주당 대통령이라는 것과,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감동적으로 전달한 지도자라는 것이다.그들의 연설은 언제나 꿈으로 가득차 있다.미국의 꿈,선조의 꿈,서민의 꿈,이민자의 꿈,유색인종의 꿈,한마디로 말하면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한없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학자인 제임스 클라크는 ‘정략가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한국 정치인들은 어떤가? 자기들끼리 모인 데서도 “정치인들의 꿈이야 다시 한 번 더 하는 거지.”라고 하는 판에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정치가가 몇이나 될까? 원래 꿈은 비주류의 것이지 기득권의 것이 아니다.기득권을 누리는 자들이 어찌 다음 세대에게 꿈을 주는 위대한 정치가가 될 수 있겠는가? 꿈을 말하지 않는 정치에 위대함이 어찌 깃들까?  위대한 지도자들의 연설에는 ‘우리 아이들에게는’,‘다음 세대에는’,‘오늘 태어난 아이들은’,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라는 표현이 넘쳐 난다.그런 면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위대한 연설의 모범이다.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쓴 책의 제목이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과 ‘담대한 희망’인 것은 그가 어떤 정치를 꿈꾸는지 잘 보여 준다.그를 일거에 스타로 만든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의 연설 주제는 ‘미국은 하나’지만 그 날도 그는 ‘내 할아버지의 아들을 위한 담대한 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의 연두교서에는 ‘우리의 후손들이 오늘에 사는 우리 세대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고 조국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느냐고 물을 때, 우리는 서슴지 않고 조국 근대화의 신앙을 갖고 일하고 또 일하고 일했다고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그리하여 먼 훗날 소가 밭을 가는 오늘의 이 현실을 아득한 옛날의 전설이 되게 합시다.’라는 문장들이 담겨 있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꿈’의 메시지보다 더 나은 선거 전략은 없다.우리도 위대한 정치가의 위대한 연설을 듣고 싶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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