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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컨트롤타워 부재·기득권 안주가 위기 자초

    컨트롤타워 부재·기득권 안주가 위기 자초

    구글의 모토롤라 모빌리티(휴대전화 사업부문) 인수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 ‘구글 쇼크’로 불리는 거대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이제 국내 IT 기업들도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관점을 총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IT 컨트롤타워 부재와 대기업들의 기득권 안주가 오늘날의 위기를 만들어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플랫폼 경쟁력 상실 18일 업계에 따르면 21세기 들어서면서 ‘닷컴 버블’ 붕괴로 고전하던 미국 실리콘밸리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이에 편승한 징가(2007년), 그루폰·트위터(2008년) 같은 거물급 벤처기업들이 생겨나 다시 활기를 찾았다. 이러한 열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서비스 등과 맞물리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은 예외였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게 가장 큰 ‘패착’으로 꼽힌다. 다른 나라보다 앞서 IT 신기술을 개발하고 사업자 간 이해관계를 조율해 이를 조기에 상용화하는 데 앞장섰던 정통부가 사라지면서 플랫폼 구축 능력이 떨어져 지금의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 시기에 애플과 구글은 자신들을 생태계의 중심에 두고 끊임없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창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은 플랫폼 기업에 좌지우지되는 ‘반쪽 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4세대(G) 통신기술인 ‘와이브로’를 개발하고도 플랫폼 주도권을 경쟁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에 빼앗겨 고전하고 있다. 실제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43.4%에 달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독자 플랫폼인 ‘바다’는 1.9%에 머물고 있다. 국내 업체들조차 ‘경쟁 업체인 삼성에 자신들의 하드웨어 핵심 기술이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바다 OS 채택에 미온적이다. IT 업계 관계자는 “우리 IT 기업들이 미국·유럽 업체들과 1대1로 싸워 플랫폼 경쟁에서 이기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부 부처가 적극적으로 주도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지금부터라도 IT 분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거 정통부 같은) 컨트롤타워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 후진적 행태도 한몫 IT 업계의 거대한 트렌드를 읽어내지 못하고 기득권 안주에 매달리는 국내 IT 대기업들의 후진적 행태도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이 2003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을 개발해 놓고도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의 반대로 출시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통사들은 앱스토어 개념의 ‘애니콜몰’ 등을 보며 “왜 제조업체가 이통사업자들의 영역을 넘보느냐.”며 불만을 제기했고, 결국 이통사와 제조사 간 밥그릇 싸움 과정을 지켜보던 애플이 2007년 먼저 아이폰을 내놓게 됐다. 이후 국내 이통사들은 애플에 의해 사실상 강제로 무선인터넷망을 개방당하게 됐다. 1999년 벤처기업이던 새롬기술은 세계 최초로 ‘다이얼패드’라는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선보였다. 당시 이 서비스는 출시 8개월 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보다는 주가관리에만 열을 올리다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후 다이얼패드 사업은 미국 야후에 인수됐고, 당시 다이얼패드 임원진이 구글로 넘어가 구글 보이스 서비스를 맡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경우 될성부른 벤처 서비스가 나타나면 이를 정당한 대가를 주고 사들여 상생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그대로 모방한 서비스를 내놔 고사시켜 버린다.”며 국내 IT 시장의 위기를 진단하기도 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야권통합기구 새달 6일 발족 “진보세력 대연합” 민주 등 압박

    야권통합기구 새달 6일 발족 “진보세력 대연합” 민주 등 압박

    친노 진영 재야 인사들을 중심으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야권 대통합 추진기구가 새달 6일 발족된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에 지루하게 이어져 온 ‘소통합’ 논의의 틀을 벗어나 범야권 대통합으로 논의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지금까지 통합 논의에 소극적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끌어내려는 압박의 의미도 담고 있다. 야권 통합 추진기구를 자임하는 가칭 ‘혁신과 통합’은 17일 국회 도서관에서 제안자 모임을 갖고 통합의 대원칙과 향후 통합운동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서울대 조국 교수 등 305명이 제안자로 이름을 올렸다. 참석자들은 제안문에서 “지금의 정당 구도로는 선거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진보적·개혁적 정치 세력들은 당파적 이익에 집착하기보다 희망이 되는 통합 질서를 구축해야 한다.”고 대통합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어 “누구보다 민주당은 기득권을 버리고 자기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진보 정당들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시민주권’ 대표 이 전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다른 진보 정당들도 상응하는 노력을 한다.”면서 “민주당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노당, 진보신당 등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민주노동당은 “‘혁신과 통합’이 변화란 말로 압박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진보신당은 “외부 권고로 이뤄질 수 없다.”, 국민참여당은 “민노당·진보신당 통합이 먼저”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잠룡 4인 ‘그들의 이름으로’ 대권 행보

    잠룡 4인 ‘그들의 이름으로’ 대권 행보

    그들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어머니 ‘육영수’를 새롭게 꺼내 들어 자애로움을 부각하기 시작했다. 재벌가의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맨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건설을 이끈 아버지 ‘정주영’의 유업을 꺼내 들었다. 그런가 하면 ‘이적 논란’의 굴레를 말끔히 털어내지 못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로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언젠가 대권 가도의 어느 지점에서 손 대표와 일합을 겨룰지 모르는, 또 다른 ‘운명’을 앞에 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오늘도 ‘노무현과의 운명’을 되뇐다. 주요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등 뒤에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정치적 스승과 선배를 세워두기 시작했다. 본격 레이스가 임박한 것이다. ■ 박근혜 ‘육영수’의 이름으로 -소외계층 자립복지 강조 친서민 ‘母傳女傳’ 부각 뒤로 틀어올린 머리에 비닐로 만든 머릿수건, 비옷. 지난달 31일 수해를 입은 서울 서초구 전원마을을 방문한 한나라당 박근혜(아래) 전 대표의 모습은 고(故) 육영수(위) 여사와 꼭 닮았다는 반응을 얻었다. 1970년대 수해현장을 비롯해 소록도 등의 현장을 방문했던 육 여사의 모습과 상당 부분 오버랩됐다. 지난 15일 육 여사의 37주기 추도식으로 박 전 대표에게 ‘육영수 그림자’가 더욱 짙어졌다. 박 전 대표가 전달하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주로 친(親)서민, 복지분야에 관한 내용들이다. 그는 전날 추도식에서 유족 인사말을 통해 “어머니께서 힘든 분들을 도와줄 때 자립과 자활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생애주기형·맞춤형 복지, 자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박 전 대표의 복지구상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추도식에서는 “어머니는 소외된 분, 고통 받는 분에 대해 가슴 아파하고 함께 잘사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셨고 제게 말씀과 행동으로 가르침을 주셨다.”고 밝혔다. 이렇다 보니 ‘육영수의 딸’로서의 박 전 대표가 ‘박정희의 딸’보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다. “독재의 그늘을 벗어나 소외된 이웃을 남 몰래 챙겼던 육 여사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이 부각되는 것”이라는 게 친박 인사들의 설명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16일 “육 여사는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가장 존경받았던 분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 이미지가 좋다.”면서 “결국 모전여전(母傳女傳)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육 여사에 대한 향수는 특히 고령층에서 매우 두텁다. 매년 추도식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여명이 몰려오는 것도 그 위력을 방증한다. 육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이 있는 충청권에서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여기에 육 여사의 친서민 행보를 빼닮아 꼼꼼하게 민생을 챙기는 모습이 부각되면 젊은층과 성향이 다른 층에도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트위터에 “37년의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어머니를 기억하며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손학규 ‘김대중’의 이름으로 -햇볕정책·야권통합 선봉 진보진영의 구심점 역할 손학규(아래) 민주당 대표에게 고(故) 김대중(위) 전 대통령은 ‘정치적 해바라기’ 같은 존재다. 손 대표를 민주당으로 이끈 사람이 김 전 대통령이었고, 그가 대북 정책을 놓고 한나라당과 각을 세우고 야권 통합에 대해서도 힘 줘 말할 수 있게 해주는 힘도 결국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닿아 있다. 손 대표는 4·27 재·보궐 선거 당시 한나라당 텃밭인 경기 분당에서 탈당 갈등을 겪게 한 강재섭 한나라당 전 대표를 제압한 뒤 “혁신과 통합”을 줄곧 언급했다. 모처럼의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15일에도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대통합, 진보진영 대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이 모든 게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향한 행보들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1년 구심점 없이 휘청이던 재야 세력을 규합해 신민당을 창당하고 민주당과 합당, 야권통합의 초석을 닦았다. 김 전 대통령은 친노무현계를 비롯한 범야권에서 야권 통합의 상징으로 불린다. 손 대표가 동교동계에 정성을 쏟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손 대표는 대학 등록금 문제 등 쟁점 현안이 산적한 8월 국회 일정 속에서도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김 전 대통령 서거 2주기(18일) 관련 각종 추모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민주당에 이렇다 할 정치적 기반이나 조직·세력이 없는 손 대표에게 진보진영의 추앙을 받는 김 전 대통령의 힘은 절실하다. 특히 리얼미터를 비롯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제치고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로 올라선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반인 김해 봉하마을을 중심으로 부산·경남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때 각별한 사이였지만 지금은 동교동계와 거리가 멀어진 ‘대선 삼수생’ 정동영 최고위원의 지지기반인 호남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김 전 대통령의 피를 ‘수혈’받으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손 대표는 대북 정책인 ‘햇볕 정책’과 관련, 정 최고위원으로부터 오해를 받자 그를 종북세력이라고 몰아붙이며 논란도 일으켰다. 그만큼 손 대표에게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일들은 민감한 것이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몽준 ‘정주영’의 이름으로 -사재 2000억 통큰 기부 노블레스 오블리주 결단 “아버님은 1977년에 500억원으로 ‘아산사회복지재단’을 만들었다. 그 정신을 이으려는 것이다.” 정몽준(아래) 전 한나라당 대표는 16일 출연금 5000억원 규모의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자신보다 앞서 기업인이자 정치인의 길을 걸었던 아버지 고(故) 정주영(위)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통 큰 기부’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와 가까운 정양석 의원은 “정 전 대표는 ‘아버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왔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말했다. 전여옥 의원도 “스스로를 부유한 노동자라고 불렀던 아버지의 뜻을 정 전 대표가 어떻게 계승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재단 설립이 대권 도전 등 정치적 행보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번 기부를 계기로 ‘대권 플랜’이 본격화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방 강연을 강화하고, 독도 문제 등 외교적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한편 박근혜 전 대표와 적극적으로 각을 세우며 ‘대항마’ 이미지를 키웠다. 다음 달 6일에는 대규모 출판기념회도 연다. 김문수 경기지사와의 연대설도 무르익고 있다. 한 측근은 “정주영 명예회장은 기본적으로 기업인이었지만, 정 전 대표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정치에 관한 한 아버지의 ‘자산’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 전 대표는 아버지가 1992년 대선 출마 때 기금 출연을 언급했던 것과 관련해 “아버지와 나는 좀 다르다. 아버지는 창업자고 난 아니다. 나는 6선 의원이고 아버지는 초선 의원이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현대’ 출신이 또 대권을 잡는 데 대한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도 “미국은 아버지가 대통령을 하고 아들도 대통령을 하지 않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에서 사장을 했기 때문에 찍어준 게 아니다. 서울시장 이미지로 대통령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문재인 ‘노무현’의 이름으로 -PK 지역주의 타파 총력 야권통합 전도사 ‘운명’ ‘고 노무현(위) 전 대통령의 분신이자 보완재’. 친노(親) 진영이 문재인(아래)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문재인의 정치 궤적’은 노 전 대통령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분신’이라는 측면에서 우선 지역적 기반(부산·경남)이 겹친다. 문 이사장은 오는 26일 부산에서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북콘서트를 연다. 책 출간 이후 마지막 지역 행사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시종일관 부산·경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문 이사장은 “부산·경남의 선전은 지역주의를 허물어뜨리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3당 합당을 기득권 정치로 규정하며 이 지역에서 승부를 걸었던 노 전 대통령의 행보와 맥을 같이한다. 문 이사장은 최근 야권 통합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연합정당론을 제시하며 통합에 팔을 걷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좀처럼 야권 통합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을 압박하는 듯하다. 문 이사장은 17일 국회 도서관에서 야권 통합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가칭) 제안자 모임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각계 인사 200여명이 힘을 보탠다. 친노 핵심 관계자는 “야권 통합은 경로 못지않게 운영 방식도 중요하다. 연합정당론 이후 진보개혁 세력의 권력 분점 등에 대한 방안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연정을 내놓았던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문 이사장의 야권 통합 구상은 노무현 정권의 학습효과라 할 수 있다. 문 이사장의 핵심 측근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기능적 통합은 의미 없다는 것이 참여정부가 남긴 교훈 아니겠나. 실질적 통합이 돼야 집권 이후도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 통합 행보만 놓고 보면 문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분신이면서 보완재임을 암시하고 있다. 문 이사장의 명암은 엇갈린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과 한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문 이사장은 정점에 있다.”면서도 “그러나 문 이사장이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노무현 정치’의 계승과 극복을 이룰 수 없다.”고 내다봤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英폭동 원인 제공자는 대처”

    “英폭동 원인 제공자는 대처”

    “지금의 영국 캐머런 정부는 보수당의 뼈대인 구(舊)토리주의적 요소를 상대적으로 강조하는데도 이런 소동이 난 겁니다. 이건 꼭 캐머런 정부 탓만은 아닙니다. 그 이전 노동당 정부는 좌파임에도 대처리즘의 토대 위에서 움직였다는 점, 그 대처리즘은 영국 보수당의 지적 기반이자 전통인 구토리주의를 무너뜨렸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수주의의 구원투수로 여겨지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실은 영국 보수주의의 파괴자라는 얘기다. 한동안 인구에 회자됐던 ‘제3의 길’도 대처리즘의 변형에 불과하며, 이게 ‘영국 폭동’의 원인(遠因)이라는 설명이다. 고세훈(56) 고려대 공공행정학부 교수의 주장이다. ‘국가와 복지’, ‘영국노동당사’ 등 영국 정치경제사에 대한 책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는 그를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고 교수가 영국과 복지라는 화두를 틀어쥐게 된 것은 영국이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이자 복지국가이기 때문이다. 여기엔 극좌로 흘러가지 않은 노동당의 전통이 한가지 원인이었다. 또 한 가지 요인은 기득권 층의 양심적 후퇴, 혹은 묵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윈스턴 처칠(1874~1965)은 “이건 완전 사회주의 법안이잖아.”라고 투덜대면서도 국유화 법안에 서명한 총리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헛소리’쯤으로 치부한 존 케인스(1883~1946) 역시 적자재정 편성을 통한 완전고용을 정책목표로 삼았다. 유럽 위기 얘기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 균형재정을 얘기하는 한국 보수와 다른 면모다. 고 교수는 영국 보수당 역사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로 모리스 해럴드 맥밀런(1894~1986)을 꼽았다. “귀족 출신 보수주의자였지만 2차대전 직후 집권한 애틀리 노동당 정부에서 전 산업의 20%를 국유화한 정책을 단 하나도 뒤집지 않았습니다. 영국은 계급으로 찢긴 두개의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국가여야 한다는 원 네이션 토리즘(One Nation Toryism) 전통을 지켜낸 것이지요.” ●“한국 보수, 공동체보다 이해관계 몰두” 보수주의자가 왜 그랬을까. 계급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시장주의는 보수주의자의 적이기 때문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계급’이라는 용어 자체를 가장 경멸하는 이들이 이른바 보수입니다. 그런데 투표나 정책 선택에 있어서 가장 계급적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다름 아닌 그들입니다. 이게 영국과 한국 보수의 차이점입니다. 영국 보수는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에 관심이 있지만, 한국 보수는 오직 이해관계에 대한 동물적 감각뿐이지요.” 한국에서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복지 논의에 대해 고 교수가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도 강력한 보수주의 전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처가 영국 보수주의를 파괴했다는 주장도 이 대목에서 나온다. 대처는 보수주의 대신 시장주의를 택했다. 여기에는 역설적이게도 당내 민주화 문제가 겹쳐져 있다. 원래 보수당 당수는 귀족 출신에 10~20년간 원내 정치 경험을 쌓은 이들 가운데 당 원로들이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이가 추대된다. 식료품집 둘째딸이 보수당수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 전통의 붕괴 덕분이다. 고 교수는 “전통적인 보수당 정치에서 대처가 일종의 외부자(outsider)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 덕분에 대처가 보수당의 오랜 전통인 원 네이션 토리즘을 무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진보진영 강령 대중적 언 어로 순화해야”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물었다. 폭력혁명보다 의회민주주의를 신뢰한 노동당의 전략에 대해 당내 좌익그룹들은 극심하게 반발, 탈당하기도 했다. 스웨덴 사민당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계급 국제연대 대신 ‘국민의 집’ 구호를 내걸었을 때 사민당 내 좌익그룹 25%가 탈당했다. “정체성과 관련해 진보진영이 강력한 원칙을 천명하되, 강령이나 원칙을 조금 더 순화된 언어로, 대중적인 언어로 재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회민주주의 국면에서 일반 국민들의 감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변신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그런 차원에서 일각의 ‘종북 논란’은 “쓸데없는 일”이라고 치부했다. “어차피 자연적으로 소멸될 얘기인데 너무 과대평가됐어요. 정말 치열하게 논의되어야 할 원칙은 다른 것들인데….” 때문에 고 교수는 ‘인물로 보는 영국 노동당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리처드 토니(1880~1962) 같은 이가 있어요. 노동당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가인데 이 사람은 평생 평당원으로 지냅니다. 말년에 노동당에서 공로를 인정해 작위를 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이 사람 대답이 걸작이에요. ‘내가 노동당에 무슨 해를 끼쳤기에 이러십니까’ 했답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이 1980년대에 일부 선보이기도 했는데, 토니가 남긴 책 3부작 번역과 인물평전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요.” 하나의 모범을 제시하고 싶다는 얘기다. 그런데 너무 교과서적이지 않을까. “다들 권력의지를 얘기하는데 교과서적 얘기도 있어야지요. 권력의지가 있되 거기에 압도되지 않을 시각과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대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털고 일어설 수 있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해요.” 그러면서도 한 마디 덧붙인다. “알고 지내는 정치인 몇몇에게 ‘당대에 살려고 하지 마라. 밀알이 돼라’라고 했더니 ‘모든 정치인은 당대를 산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재정난 美 도시들 온라인 도박장으로 보충?

    미국 주정부들이 온라인 도박 합법화에 골몰하고 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가 누적된 데 따른 것이다. 기득권층의 반발에 밀려 소득세 등 직접세 인상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손쉽게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는 꼼수로 여겨진다. 뉴욕타임스는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워싱턴DC 시정부가 연말까지 온라인 도박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안이 처리되면 스타벅스와 선술집, 집안 등에서도 인터넷으로 판돈을 걸고 포커나 블랙잭을 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 복권당국 책임자인 버디 루가우는 온라인 도박으로 세수가 연간 900만 달러(약 98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DC뿐만 아니라 10여개 주정부도 같은 방안을 추진중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나 매사추세츠에서도 관련 법안이 계류되어 있다. 연방정부도 지난해 온라인도박 합법화를 추진하다 실패한 적이 있다. 올해 초 뉴저지에선 법안이 주의회까지 통과했지만 크리스 크리스티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세입확대를 위한 온라인 복권은 이미 시행 중이다. 뉴욕은 이미 2005년부터 온라인 복권을 합법화했고 일리노이도 2년 전부터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존 컬터튼은 이를 통해 2억 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추가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도박이나 복권에 대한 과세는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똑같은 세금을 내는 간접세에 해당한다. 간접세 비중이 높아지면 세금의 핵심 역할인 소득재분배 기능이 약해져 빈부격차가 심해진다. 특히 도박이나 복권은 소비자가 대체로 저소득층인 데다 중독문제도 심각하다. 그럼에도 주정부들은 세수확대를 명분으로 온라인 도박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휘티어로스쿨 넬슨 로즈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정부들은 심각한 경기침체 이전까지만 해도 온라인 도박 합법화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필사적으로 돈을 벌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정부가 경쟁적으로 복권사업을 시작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연방정부 기능을 주정부에 대폭 이양하고 연방보조금을 대대적으로 축소개편한 1980년 이후부터다. 당시처럼 주정부들이 고질적인 재정압박에 시달리자 이제는 온라인 도박 합법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도박의 합법화가 그리 쉽사리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 뉴욕타임스는 무엇보다 도박 중독과 개인파산 증가 등 부작용을 이유로 온라인 도박에 반대하고 있는 법무부를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무부는 온라인 도박이 통신시스템을 이용한 도박을 금지하도록 규정한 연방 통신법을 위배한다는 입장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광복 66주년…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로

    광복 66주년 아침이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았고, 정확히 3년 뒤인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60여년 전 남쪽에는 변변한 공장도 없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25 전쟁이 나면서 그나마 있던 공장은 파괴돼 재기불능의 상태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아프리카 50여개국의 GDP를 합한 것보다도 많았다. 지난해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세계 9위인 경제강국이 됐다. 정부가 수립된 해에는 무역규모가 2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1조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60여년 전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유일한 나라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가 됐다. 이러한 찬사는 립서비스가 아니다. 그래서 광복절 아침의 감회는 여느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가난했던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은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이 마냥 기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때문이다.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대기업과 금융회사, ‘신의 직장’이라는 공공기업도 많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빠듯한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수출이 잘된다지만 일부 기업에만 해당할 뿐 많은 국민에게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광복절 경축사에서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의 심각한 양극화를 감안하면 시의에 맞다.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제시한 ‘공정한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화합도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계층·이념·지역을 넘어 모든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약자를 배려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대기업과 기득권층이 중소기업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해야 한다. 상생하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 때문에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대기업과 기득권층은 ‘나 몰라라’하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소외계층을 챙기겠다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다.
  • [15일 TV 하이라이트]

    ●스파이 명월(KBS2 밤 9시 55분) 대본대로 연기를 하지 않은 강우와 명월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안타까운 현실에 괴로워한다. 강우는 명월이를 좋아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상황에 인아와 다시 커플이 되고 그 조건으로 명월이를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한다. 한편 류는 주 회장의 부탁으로 나머지 사합서의 행방을 쫓다가 도깨비란 인물이 배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KBS2 오전 11시) 프로그램 ‘승부차기쇼-심장이 뛴다’에 자타공인 연예계 대표 축구 마니아 김용만·이수근이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대한민국 최고의 연예계, 스포츠계 스타들이 승부차기 대결을 벌인다. 승부차기를 컨셉트로 제작된 페어플레이 정신과 스포츠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몽땅 내 사랑(MBC 밤 7시 45분) 미선과 김 원장은 옥엽과 순덕이 연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초롱과 만나고 있는 옥엽을 보게 된 순덕은 옥엽과 홧김에 헤어진다. 한편 샛별과 결별한 태풍은 김 집사에게 혜옥과 복수를 위해 헤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혜옥에게 애정을 갖게 된 김집사는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광복절 특집다큐(SBS 오전 10시 50분) 조선 독립에 목숨 걸었던 일본인들이 존재했었다. 일본에서 대(大)역적으로 처형된 뒤 오랜 세월 묻혀 있었던 진실이 무려 1세기 만에 드러난 것. 국가와 민족을 초월해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며, 기득권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약자 편에 섰던 이들. 투쟁과 희생은 한·일 두 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 본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관심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그 외의 것에는 멍하고 듣는 척도 안 한다는 초등학교 1학년생. 알림장을 쓰라고 하면 딴짓을 하고 받아쓰기를 하면 분명 아는 글자인데도 틀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 실시한 창의력 검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와 아이의 진짜 재능이 무엇이고 어떻게 키워줘야 하는지 혼란스럽다는데…. ●마에스트라의 여름-장한나, 꿈을 지휘하다(OBS 오후 5시 10분) 여름방학을 맞아 ‘꿈’을 주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특집방송을 내보낸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이자 지휘자인 장한나.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30세 미만 연주자 80여명을 훈련해 지휘하는 관현악 대축제가 시작된다. ‘제3회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을 들려주고 해설도 곁들인 무대를 함께한다.
  • [데스크 시각] 패거리에 둘러싸인 주민투표/김경운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패거리에 둘러싸인 주민투표/김경운 사회2부장

    고대 삼국시대에 먼저 국력을 과시한 나라는 백제였다. 4세기 중반 근초고왕은 마한을 복속시키고 고구려 왕마저 목숨을 잃게 만들었으며, 또 바다를 건너온 왜군을 제 병사처럼 부리고 중국 요서지방을 분국으로 다스렸다. 대백제가 탄생한 순간이다. 이어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은 5세기 초반 후연과 거란, 동부여, 백제, 가야, 왜 등을 차례로 격파하며 동아시아 무역로를 장악해 ‘팍스코리아나’ 시대를 연다. 마지막으로 신라의 태종무열왕은 7세기 중반 ‘외교전쟁’을 통해 한반도 통일의 기틀을 다진다. 이들 3명의 왕은 위대한 정복통일 군주라는 것 외에도 눈에 띄는 공통점을 지녔다. 화려한 위업을 쌓기 전에는 당시 지배권력층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약자였다는 사실이다. 근초고왕은 100년 이상 유지되던 비류계 왕가에서 간신히 온조계 왕통을 이어받은 몸이었다. 왕권은 잃었지만 여전히 강력했던 비류계 왕손과 이를 감싸고 도는 귀족층의 견제를 받았다. 반란 음모에도 시달려야 했다. 광개토대왕은 적통이 아니었던 탓에 위약했던 선왕처럼 기득권층의 끊임없는 도전에 맞서야 했다. 아울러 태종무열왕은 개인적인 잘못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선대왕의 후손인 진골이었다. 힘없고 외로운 군주 앞에서 권력을 쥔 집단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윽박지르는 모양새는 마치 힘센 패거리가 약자를 희롱하고 괴롭히는 꼴이다. 이런 약자가 패거리의 코를 납작하게 누르고 민심을 얻는 길은 힘든 도전에 운명을 거는 것밖에 없었을 것이다. 3명의 왕에게 그 길은 정복과 통일이었다. TV에서 역사드라마가 붐을 이루는 것 같다. 2000년대 이전에는 사극에서도 울고 짜며 답답한 한을 속으로 삭이는 장면이 많더니, 요즘에는 호쾌한 액션물이 넘쳐난다. 고대사에 대한 고증도 꽤 애쓴 흔적이 엿보여 볼 만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몹쓸 패거리가 약자를 괴롭히는 장면에는 부아가 치민다. 얼마 전 한 지방에서 장거리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끼리 동네 불량배를 고용해 길목과 승객을 독점하다 적발된 일이 있었다. 담합 사실을 모르고 택시를 댄 순진한 기사가 패거리 기사들에게 둘러싸여 욕지거리를 듣고 발길질을 당하는 TV보도 장면을 보고 안타까웠다. 약자라고 모두가 사회적 소외계층이 아니다. 서울역 노숙자 중 몇몇 고참 노숙자들이 신참 노숙자들의 새 생활을 방해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저질 패거리 문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에서 무상급식을 놓고 오는 24일 주민투표를 하는데, 두 진영 가운데 한쪽에서 투표 불참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 모두를 한심한 사람으로 몰아갈 판이다. 주민투표를 주도하는 측에 반대할 요량이라면 정정당당하게 투표에서 지지를 얻어내면 된다. 불참을 촉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민주주의는 참여가 기본정신 아닌가. 여기에 여야 정치권은 왜 난리인가. 주민투표가 앞으로 총선과 대선의 향방을 좌우한다며 이리저리 말을 바꾸고 시민들을 어지럽게 한다. 기왕에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투표를 하는 것이라면, 유권자들이 공익을 위한 바른 길을 잘 따져볼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봐야 한다. 패거리는 아이들 밥상에서 뒤로 물러나라는 말이다. 지난 5월 스위스 취리히의 캔턴이라는 곳에서 색다른 안건의 주민투표가 진행됐다고 한다. 캔턴은 풍광이 아름답고 안락사가 허용돼 외국인들도 자살을 목적으로 찾는 관광지란다. 그러나 주민투표를 발의한 쪽에서는 이것이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자살을 도와주는 ‘조력자살’과 ‘외국인 자살관광’을 제한하자는 안건을 표결에 부친 것이다. 그런데 주민(투표자 28만 8000명)들이 선택한 결과는 각각 85%, 78%의 반대표가 나왔다. 취리히 주민들은 대의보다 실리를 우선한 것이다. 주민투표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kwoon@seoul.co.kr
  • 차기 대선 고지 향하는 ‘노무현 2세대’들

    차기 대선 고지 향하는 ‘노무현 2세대’들

    ‘노무현 2세대’들이 차기 대선 고지를 향하고 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주 서울에서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 북 콘서트를 갖고 정치 행보의 첫발을 뗐다. 이달 26일에는 부산에서 행사를 갖는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진보대통합 논의에 동참하며 진로를 모색 중이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궤도 이탈이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김 지사가 고문으로 있는 자치분권연구소와 팬클럽 ‘두드림’이 다음 달 3일 무주에서 만나 김 지사의 원군으로 나선다. 친노(親) 세력은 이달 27일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생일 기념 음악회’에 대거 결집한다. 친노 안팎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기 시작한 ‘노무현 2세대’의 세 갈래 길을 따라가 봤다. 문 이사장은 참여정부의 2인자였다. 30여년간 노 전 대통령과 동지였다.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은 ‘분신’이면서 ‘빈자리’를 채우는 인물이다. 참여정부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적 이익에 민감하지 않았던 것이 두 사람의 최대 공약수”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공직에 있는 내내 동창회 자리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고 한다. 개혁 지향적 행태도 노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다. 특히 검찰 개혁이라는 화두가 겹친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몰두한 것과 문 이사장의 법조계 이력은 동반 조명된다. 기득권 집단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불러일으킨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측면에선 기대와 한계가 공존한다. 측근과 전문가들은 ‘통합력’을 우선으로 꼽는다. 참여정부의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비주류이면서도 콤플렉스가 없다. 특정 정파 이미지가 강하지 않다.”고 귀띔했다. 이는 실제 문 이사장의 경쟁력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도·보수와 40~50대층에 흡인력이 있다. 그러나 문 이사장의 정치적 포용력이 진보정당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비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야전 경험이 없다. 현 지지도가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유 대표의 ‘슬럼프’에 따른 반사 효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문재인 대망론’의 실체를 모호하게 하는 요인이다. 정상호 서원대 교수는 “문 이사장은 ‘정운찬, 고건, 문국현’ 대망론에 견줘 내구성이 탄탄하다. 세력(친노)이 있고 국정 경험도 있다.”면서도 “참여정부의 발전적 계승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독자적 리더로 서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유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린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식 날 봉하마을 환영 행사에서 정치적 계승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확장력이 없다. 범야권 진영의 길목을 지키는 역할에서 나아가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김종욱 동국대 겸임교수는 “참여정부의 국정 철학과 이념을 콘텐츠로 계승하는 최고의 후보지만 감동과 진정성이 없다. 비주류라는 정치 역정 히스토리도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친노 세력 내부 통합력도 갖추지 못했다. 다만 유 대표는 문 이사장의 최우선 과제인 ‘사회 양극화’를 정책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때문에 진보 대통합이 이루어지면 야권의 지형 재편 속에서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김 지사는 경남 지역에서의 탄탄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전국 무대에서 정치력을 검증받지 못한 한계를 지닌다. 노 전 대통령의 ‘균형발전론’과 ‘지역주의 극복’에 부합하는 후보다. 서민 이미지도 비슷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문 이사장에 견줘 친노 색깔이 강하다. 정치적 독립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정치권 내년 총선 공천 물갈이 ‘태풍’

    내년 4월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공천 쇄신 바람이 거세다. 여야 가릴 것 없이 공천 쇄신을 표방하며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28일 “내년 총선에서 40% 중반대의 공천 교체는 있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공천개혁특위원장인 나경원 최고위원도 “영남이든 수도권이든 전략공천을 20% 내외로 해서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한 인재를 받아들여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당선 가능성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인 박선숙 의원 역시 “수권 세력으로 신뢰를 얻으려면 유권자들의 쇄신 요구를 수렴해야 한다.”며 ‘쇄신 공천’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영남과 수도권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참신한 인물을 대거 투입하는 ‘세대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안방이나 다름없는 호남 지역의 대폭 물갈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이달 초 전당대회 이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예년과는 달리 중진의원 중심으로, 그것도 안전 지대를 버리는 방식으로 물갈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희룡 최고위원의 불출마 선언이 쇄신 공천 요구에 기름을 부었다. 17대 총선 공천에서 초선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대표였던 최병렬 전 의원을 비롯한 중진들이 대거 물갈이됐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 같은 기류에 중진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은 “공천권을 쥔 사람들이 언제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가 언제는 물갈이 공천을 하겠다고 하니 그런 모순이 어디 있느냐. 결국 공천을 저희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다른 의원은 “당 지도부가 벌써부터 차기 국회 공천을 들먹이며 현역 의원들을 줄 세우려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면서 “공천을 가지고 그런 장난을 하다가는 현역들의 집단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에서는 호남 물갈이론을 둘러싸고 고조돼 가는 당내 논란이 공천 개혁론의 동인이 되고 있다.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영남 패권주의에 견줘 호남 패권주의는 여전히 응집력이 높다. 전국 정당화를 가로막는다.”며 호남 물갈이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반면 호남 진영에서는 “역대 총선에서 호남은 평균 30~40% 교체됐다. 대책 없는 물갈이는 무소속 당선자만 양산하면서 당내 갈등과 분열만 초래할 뿐”이라고 반박한다. 관건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다. 여야 모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천 기준을 마련하지 않으면 첨예한 당내 갈등이 불가피하다. 특히 19대 공천은 곧바로 이어질 대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유력 대선주자들의 제 사람 꽂기가 극에 달할 전망이어서 여야 모두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물갈이에 성공할지 불투명하다. 한편 여야 모두 참신한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영입 대상이 협소하다 보니 법조인이나 기업인 등 기득권 세력이 과대 대표성을 가지게 됐다. 영입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일본의 가나가와네트워크처럼 정치 예비군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혜영·이재연기자 koohy@seoul.co.kr
  • [Weekend inside] 한나라당 ‘스핀닥터’ 두겠다는데…

    [Weekend inside] 한나라당 ‘스핀닥터’ 두겠다는데…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스핀닥터’(Spin Doctor)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핀닥터는 홍보전문가를 지칭한다. ‘부자·특권·웰빙 정당’ 딱지를 떼겠다는 의도다. 물론 심드렁한 반응도 나온다. 홍 대표는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확대당직자회의를 열어 당 홍보기획본부장에 임명한 최구식 의원에게 “이번부터 스핀닥터제를 도입할 것이니 (홍보기획본부장) 역할에 충실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 대표는 “영국 노동당이 보수당 14년의 아성을 깨고 집권할 때 토니 블레어, 피터 만델슨, 고든 브라운 3총사가 있었다.”면서 “(스핀닥터였던) 피터 만델슨은 노동당의 조합주의, 파괴주의적 색깔을 완화시켜 노동당 정부 탄생의 주역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당의 이미지가 국민들에게는 ‘밉상’으로 비치고 있다는 고민이 깔려 있다. 대학등록금과 비정규직 등 친서민 정책을 추진해도 정작 서민 반응은 시큰둥하다. 동질감보다는 이질감, 진정성보다는 표를 얻겠다는 얄팍함부터 추궁 당한다. 홍 대표 스스로 비정규직 경비원 출신 아버지와 사채업자에게 머리채를 잡혔던 어머니를 강조해도 당은 부자 이미지에서 못 벗어나는 현실과 맥이 닿아 있다. 주호영 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당이 30~40대에게 기득권층·대기업·가진 자를 옹호하고, 자기희생이 없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면서 “당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인재 영입을 위해 헤드헌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에 내정된 정두언 의원도 “국민들에게 당의 정책이나 이미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문제”라면서 “나경원 최고위원과 홍정욱·조윤선 의원 등 국민적 인기가 높은 스타급 의원들을 스핀닥터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스핀닥터의 역할과 활용 방법 등을 놓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자리가 주어졌다고, 말만 잘한다고 스핀닥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걸맞은 인물을 찾는 게 관건”이라면서 “당의 정책과 방향성을 잘 알고, 홍 대표의 분신처럼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무게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국민에게 다가가겠다는 뜻은 이해한다.”면서도 “스핀닥터는 여론이나 이미지를 조작·왜곡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이용원 칼럼] 포퓰리즘, 기득권층이 휘두르는 ‘조자룡의 헌 칼’

    [이용원 칼럼] 포퓰리즘, 기득권층이 휘두르는 ‘조자룡의 헌 칼’

    포퓰리즘(populism)은 흔히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 행태, 곧 대중영합주의’로 규정된다. 이 용어는 19세기 말 미국에서 탄생했다. 공화·민주 양대 정당에 대항하고자 등장한 인민당(populist party)이 경제적 합리성은 도외시한 채 노동자·농민의 표를 의식한 정책을 남발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포퓰리즘이란 말이 2011년 한국사회에서처럼 자주 쓰인 사례가 이전엔 아마 없었으리라. 무상급식이건 ‘반값 등록금’이건, 그 밖에 복지와 관련한 요구가 나오면 반대하는 쪽에서는 어김없이 포퓰리즘이란 칼날을 세워 난도질부터 하려 든다. 집권당과 그 소속 의원·지자체장, 정부, 재계가 내세우는 논리는 간단하다. 아이들이 급식비를 내지 않고 학교에서 밥을 먹는 것도, 대학생 등록금을 반으로 낮추는 일도 다 나라와 국민의 장래를 생각하지 않는 무책임한 짓이며, 이는 “인기영합적인 데다” “실현 가능성이 없어서” 결국은 “망국적 유령”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비난이 언론매체에 오르지 않는 날이 드물 지경이 되니 이제는 포퓰리즘이라는 표현 자체가 묘하게 사람을 주눅들게 만든다. 포퓰리즘을 꾀한다고 지목 받으면 일단 ‘무지하고 이기적인 사람’처럼 되어 버리기에, 그에 동의하면 나 자신도 같은 부류가 되는 듯한 꺼림칙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런 비난은 옳은 걸까. 우리사회는 오래전부터 초등학교와 중학교 무상(의무)교육을 해왔다. 초등학교는 1953년에, 중학교는 1985년에 각각 시작했다. 수업료 부담을 주지 않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판이다. 그런데 그 교육의 일부인 학교 급식을 무상으로 하는 일을 ‘인기영합적’이라 우기는 게 합리적 비판일 수는 없다. 무상급식은 무상교육의 내적 충실화에 불과하다. 교육 부문 예산을 급식에 쏟아부으면 교사 개·증축 등 낙후한 교육 환경 개선이 어려워진다는 주장도 있다. 왜 무상급식 비용을 교육 예산 내에서만 돌려써야 하는가. 서울시 예산 1000억원으로 한강에 세빛둥둥섬을 띄울 건지, 아이들을 3~4년 무상으로 밥을 먹게 할 건지는 ‘인기 영합’과는 상관없이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이다. 반값 등록금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학 진학률이 80%대에 이르는 사회에서 대학 진학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 알량한 대학 졸업장 하나 없으면 경쟁의 장(場)에 진입하는 일조차 불가능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은 반값 등록금을 지지한다. 그런데도 대중에 영합한다고 몰아붙이는 정치인들은 누구를 위하여 왜 정치를 하는 것일까. ‘조자룡이 헌 칼(창) 쓰듯’이라는 속담이 있다. 돈이나 물건을 헤프게 쓰는 경우를 이른다. 조자룡은 유비의 아들 아두를 구하고자 100만 대군을 홀로 헤집으며 날이 다 빠지도록 칼을 휘둘렀다. 목숨을 걸고 주군에게 충성을 다한 것이다. 그러나 포퓰리즘을 무기 삼아 마구 들이대는 이 시대 일부 인사들에게 나라와 국민에 대한 충성심은 없어 보인다. 그들이 지키고자 애쓰는 건 오로지 기득권일 게다. 그러면서도 상대방에게 나라와 국민의 장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포퓰리즘이란 용어는 복지 확대를 원하는 국민을 무지하고 이기적인 양 몰아붙인다는 점에서 모욕적이다. 또 거짓된 논리로 선동한다는 측면에서는 폭력적이다. 앞으로도 포퓰리즘을 앞세워 국민 요구를 무시하는 정치인·집단이 있다면 그들이 노리는 바를 눈여겨봐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찜찜하다면? 브라질의 전 대통령 룰라를 떠올리기 바란다. 선반공 출신인 그가 각종 복지정책을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되자 구미 언론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해 8년 임기를 마칠 즈음 국민 지지도는 87%나 됐다. 포퓰리즘이 승리한 것이다. ywyi@seoul.co.kr
  • [정치혐오증 실체는] “정치 냉소 부추겨 잇속 챙기는 세력 감시하고 심판해야”

    [정치혐오증 실체는] “정치 냉소 부추겨 잇속 챙기는 세력 감시하고 심판해야”

    지난 2009년 여론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는 한 시사잡지의 요청으로 우리나라 33개 직업군의 신뢰도를 조사했다. 소방관, 간호사, 직업운동선수의 신뢰도가 가장 높았고 검사, 목사, 정치인 등의 신뢰도가 낮았다. 올해 2월 특임장관실도 비슷한 조사를 했다. 신뢰받는 집단을 조사했는데, 학계와 언론계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반면 청와대, 국회, 경찰의 신뢰도는 바닥이었다. 두 여론조사를 비교해 보면 다른 직업군은 조사 기관별로 신뢰도에 편차가 있으나 유독 정치인들은 공통적으로 꼴찌였다. 정치 불신, 정치 혐오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정치 불신이 정책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국민 피해로 직결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문제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무관심과 냉소를 빌미로 자신들을 포함한 특정 기득권 세력의 이익을 위해 입법 활동을 벌이며, 정부와 이익집단은 이런 국회의원들을 교묘하게 활용한다. 정치 불신이 국민의 감시를 무디게 해 국민과 정치 사이의 틈을 벌려 놓는 사이에 특정 계층과 집단은 자신들의 잇속만 차리는 셈이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대기업과 단체의 ‘입법 로비’를 합법화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기습적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했다. ‘쪼개기 후원금’이 발단이 된 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한 의원들이 아예 법을 개정해 편법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여론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은 왜 이런 무리수를 뒀을까. 이유는 검찰의 압박 때문이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조정 문제를 놓고 조직력을 총동원해 국회에 로비를 벌이고 있었다. 국회가 검사의 수사 지휘 범위를 법무부령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하자, 검찰에선 “쪼개기 후원금에 연루된 모든 의원들을 다 소환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국민의 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켜 국회를 압박하려 한 것이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아예 법을 바꾸려고 했다. 법 개정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국회의 힘겨루기 속에서 국민의 이익은 뒷전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정치의 기본적인 기능은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인데 지금은 오히려 정치가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선거 때마다 ‘심판 투표’를 하고 있지만 권력 교체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집권 세력이 실패를 거듭해 청와대와 국회, 중앙 및 지방 정부 등 어느 정치 조직도 신뢰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치 구호만 난무할 뿐 정책을 통해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정치 혐오가 무관심으로 변하면 정치권을 감시할 세력이 없어지고 결국 개선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형식적인 득표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주민과 접점에 있는 국회의원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돼야 하고, 지역 이해관계를 넘어선 국가적인 어젠다가 일반화를 거쳐 국민 공통의 문제로 전환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인들은 공적 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인데, 국민 눈에는 끼리끼리 해먹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부정부패 척결 등을 통해 정치인과 공무원의 공적의식에 대한 학습이 다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20대, 정치를 묻다] 청춘에게 정치는 푸른 꿈이다

    [20대, 정치를 묻다] 청춘에게 정치는 푸른 꿈이다

    새로운 생각으로 닫힌 세상 활짝 여는 정치를 ●김병민(29) 서울 서초구의원 대학 시절 특정 정치성향의 학생들만 대대로 총학생회를 꾸리는 것이 불만스러워 비(非)운동권 타이틀로 총학생회장에 도전했다. 정치가 기득권이나 특정 집단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평범한 일반 사람들이 만들어서 결국 대중에게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1년 남짓 정치를 경험해보니 우리나라가 경제는 선진화돼 있고 국제적 위상을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정치 문화는 아직 낙후된 것 같다. 진입장벽도 높다. 20대 구의원으로서 내가 하는 일이 우리나라 정치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꿈을 갖고, 대학생이 무조건 대기업에 취업하는, 그런게 아닌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새로운 생각으로 닫힌 세상을 바꾸는 열린 정치를 할 수 있길 바란다. ▲1982년생 ▲대원고, 경희대 경제통상학부 ▲경희대 총학생회장 ▲대입수시 U캠퍼스학원 원장 ▲한나라당 ▲18대 총선 한나라당 서초을 전략기획팀장 ▲사단법인 드림파머스 이사 젊은 층 목소리가 의회에 더 많이 반영돼야 ●이관수(28) 서울 강남구의원 20대 정치의 1세대로서 시발점이 됐다고 자부한다. 세대를 대표하는 공감의 정치를 하고 싶다. 참신한 시각으로 구정을 균형있게 바로잡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특별한 보람을 느꼈다. 강남구청은 예비비 사용을 업무추진비로 하는 것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여기에 어긋나게 사용하고 있어서 시정조치시켰다. 노무사 경험을 살려 지방의회의 국정감사라 불리는 행정사무감사 때 전문가적인 시각에서 인사노무의 부적절한 사례를 적발했고 예산도 삭감시켰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강남구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를 발의했고 청년 고용창출기금을 조례로 지정해 취업난 해결에 앞장섰다. 반값 등록금이나 청년실업 문제들이 중앙정치에서도 핵심 이슈가 되는 만큼 젊은 층의 목소리가 의회에 더 많이 반영되고 청년층을 위한 사업이 많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1983년생 ▲서대전고, 충남대 법학과 ▲제15회 공인노무사 최연소 합격 ▲대유한솔노무법인 공인노무사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대학생특별위원장 ▲민주당 강남갑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아이들 웃음 퍼지도록 자치 재량권 확대 필요 ●황순규(30) 대구 동구의원 한나라당 텃밭에서 민주노동당 출신인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그러나 막상 해보니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고 충분히 할 만했다. 내가 내걸었던 작은 도서관 건립사업을 주민센터 4~5곳 이상에서 진행 중이다. 영유아 필수예방접종비 지원도 기존 지정병원 비율을 10%에서 올해 20% 달성 목표로 현재 18%까지 이뤄냈다. 내년 총선 및 대선과는 관계없이 우리 지역의 교육과 보육문제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고 싶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동네에 울려퍼지도록 만들기 위해 지방자치에 대한 재량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특히 젊은 층이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너무 좁다. 젊은 세대의 정치권 유입이 절실하다. ▲1980년생 ▲영진고,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대구청년센터 청년실업대책팀장 ▲사랑의 몰래산타 대구운동본부 본부장 ▲대구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제정 동구운동본부장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부위원장 구청 단위 업무를 洞주민센터 단위로 전환해야 ●이은창(28) 대전 유성구의원 정치에 꿈이 있어 일찍 입문했다. 기초의원에서 광역의원,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차츰 영향력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싶다. 아직 기초의원으로서 한계는 있지만 현재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겠다. 무엇보다 지방자치 시스템을 바꿔보고 싶다. 중앙정부의 업무가 지방정부로 이양되듯 구청 단위 업무를 동 주민센터 단위로 전환해야 주민들의 편익을 높일 수 있다. 지방정부 내에서도 권한을 이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치를 하는 사람은 국가관이 투철해야 한다. 지금은 국가관은 거의 없고 개인의 출세를 위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정체성을 확실히 다져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개인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 ▲1983년생 ▲공주고, 대전대 행정학과 ▲자유선진당 ▲에바다투어(주) 대표 ▲명성실버대학 운영위원 젊은 열정 키우는 지역사회 환경 만들어야 ●조화영(29) 경기 광명시의원 생각해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와 역사를 움직였던 주체는 젊은이들이었다. 4·19 혁명을 주도했던 것은 고등학생,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것은 대학생이었다. 2011년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촛불문화제를 이끈 것 또한 대학생들이었다. 젊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의 현실에서 나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도 당해봤고 정당생활이 짧다는 이유로 중요한 사안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젊은 열정들이 지역사회에서 계속 자라날 수 있는 정치를 바란다. 열정을 가진 청소년, 젊은층이 세계의 리더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치를 하고자 한다. 올해 지역 어린이도서관에 영어도서관을 설치한 것도 그러한 취지에서 보람을 느낀 일이다. ▲1982년생 ▲한국외국어대학 아프리카학과 ▲아프리카연구소 연구조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해외인턴십 남아공 케이프타운 난민센터 근무 ▲민주당 광명을 지역위원회 국제교류특위 부위원장 ▲광명지역혁신교육협의회 상임위원 말보다 발로 뛰어야…정치 관심부족 아쉬워 ●김지혜(27) 경기 오산시의원 어렸을 때부터 정치에 꿈이 있었지만 직업은 어린이집 교사였다. 다른 지역에 비해 면적이 좁은 오산에 와서 일을 하다 보니 지역이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더욱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오산시가 보육시범도시로 지정돼 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동시에 혁신교육지구로도 지정이 돼있는데 초기 단계이다 보니 청소년에 대한 교육사업이 성적 위주로 간다. 그런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 등 아동·청소년 문제에 주력하고 있다. 기성 정치인들처럼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말로만 하는 정치가 아닌 발로 뛰는 정치를 해나가고 싶다. 또한 나처럼 젊은 층이 직접 정치에 입문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정치에 대한 관심을 늘리는 게 절실하다. ▲1983년생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영·유아교육전공 석사과정 재학 중 ▲한나라당 오산시 보건사회분과 부위원장 ▲한나라당 여성위원회 2030 분과장 ▲한나라당 차세대 여성위원회 오산시지회장 ▲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원우회 사무국장 청년 도전 막는 의회 정당·연령 독점 안돼 ●김수민(29) 경북 구미시의원 사회운동가를 꿈꾼다. 보통 사회운동을 하다가 정치권에 입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거꾸로 생각했다. 운동권이 축구의 수비수라면 기초의원으로서의 현재 내 모습은 공격수라 할 수 있다. 정치권은 이분법적 논리가 통하지 않는 인간적 공간이다. 이런 경험이 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데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지방의회의 정당 독점 못지않게 연령 독점도 중요한 문제다. 나처럼 젊은 사람도 도전할 수 있는 게 기초의회여야 한다. 다만 기초의원은 전문가 출신일 수는 있지만 전문가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전문가주의에 빠지면 시각이 협소해질 수 있다. 남은 3년의 임기 동안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성화시키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에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다. ▲1982년생 ▲구미고, 연세대 교육학과 ▲무소속 ▲구미 YMCA, 참여연대 회원 ▲‘유뉴스’ 기획위원 ▲구미 풀뿌리희망연대 운영위원 의욕있는 사람들 직접 정치 뛰어들었으면 ●최유진(27) 광주 북구의원 20대에게는 교육, 취업, 보육 등 너무나 많은 고민들이 있다. 기성세대와 청소년 사이에 끼인 세대인 20대들에게 답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일궈내고 싶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출신 기초의원은 8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광역의원까지 포함해 정확히 두배가 됐다. 정치지형이 바뀌고 있는 만큼 젊은 사람들도 더 많이 지역구나 비례대표에 도전, 정치권에 입문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의욕이 있는 사람들부터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야 더 많은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궁극적인 꿈은 통일 관련 작품활동을 하는 동화작가다. 지방정치에 참여하는 동안에도 통일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1983년생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명공학과 수료 ▲전남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생회장 ▲광주 시민의소리 기자 ▲민주노동당 부대변인 정리 장세훈·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中企·대기업 산업생태계 이뤄 공생해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13일 “하청업체를 쥐어짜는 대기업의 관행적인 모습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따분한 보수의 모습”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곽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KB금융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자본주의의 진화와 산업 생태계’라는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곽 위원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산업 생태계를 이뤄 공생해야만 앞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며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기업을 ‘쿨 보수’라고 표현했다. 혁신을 추구하는 보수라는 자신의 설명을 들은 20대 학생이 “한마디로 쿨하네요.”라고 반응한 데서 착안한 용어가 쿨 보수라는 설명이다. 곽 위원장은 “이제 기업 대 기업의 경쟁 시대는 끝나고, 생태계와 생태계의 경쟁 시대가 왔다.”면서 “통신 산업만 해도 대기업이 스마트폰을 만들면, 중소기업들이 그 안에 들어갈 콘텐츠를 개발하는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반 성장을 얘기하면 중소기업을 과보호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사실은 동반 성장을 할 때에만 정보기술(IT) 산업이나 제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기금 (주주권 행사) 얘기는 많이 했으니 넘어가자.”며 논쟁적인 이슈를 피해 갔다. 그러면서도 “전국경제인연합이 대기업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는 것은 변화를 제대로 읽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거나 “변하지 않는 대기업과 보수는 국민에게 따가운 눈총만 받을 뿐”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곽 위원장은 특강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 인수에 사모펀드 3곳이 참여한 것에 대해 “펀드자본주의에서 펀드는 공적자금 기능을 가진 펀드이며 사모펀드는 아니다.”라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라진 구심점’… 의원들 각개전투 총력

    19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곳곳에서 조기 경보음이 울리고 있다. 민주당 쪽 진폭이 넓고 센 편이다. 기득권(호남) 포기, 사지(死地) 선택 등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번진다. 그것도 무게감 있는 중진 의원 중심이다. 유권자들의 개혁 공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세다. 같은 해 대선이 치러지는 터라 차기 주자들의 공천 리더십과도 연관 있다. ‘때 이른 변화’는 19대 총선 전후의 복잡한 정치 환경 때문인 듯하다. ●총선·대선 동시 실시 2012년 총선은 대선 8개월 전 치러진다. 총선 승패가 대선은 물론 이후 짜여질 권력 지형 내 진입 여부를 가늠하게 한다. 19대 의회는 임기 대다수를 차기 대통령과 함께한다. 19대 총선은 이런 차원에서 1992년 3월에 치러진 14대 총선과 엇비슷한 관전법을 갖고 있다. 14대 총선은 양당 체제로 치러졌다. 세력별로 대응하는 구조였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의 깃발 아래 총선을 치러야 한다며 대선 후보 조기 가시화를 요구했다. 차기 정권의 예비 선거로 치러야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총선 결과 여당인 민자당은 13대 의석 수의 3분의2에 그친 149석을 얻었지만 민주계의 김 전 대통령이 새 주류로 등장하며 판을 정리했다. 이때는 김영삼·김대중이라는 강력한 보스라도 있었다. 지금은 그만한 구심력이 보이지 않는다. 2012년 총선에서 개인의 생존 문제가 우선순위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세력 담론이 먹히지 않는다. 개별 경쟁력이 강화되는 구도에선 중진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춘패동승(春敗冬勝·봄에 지고 겨울에 이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총력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환경 변화 급물살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움직임이 빨라진 데는 그만한 징후가 있다. 몇 차례 치러진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강세 지역을 취약 지역으로 분류해야 했다.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중진 현역 의원들이 서둘러 깃발을 꽂고 있는 지역이다. ‘희생적 결단’이라 평가하기 어려운 지점이기도 하다. 수도권의 경우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바닥 인프라를 장악했다. 역대 총선과 달리 정책 경쟁, 세대 결집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지역 대결 양상은 줄어들었다. 17대와 18대만 하더라도 각각 탄핵과 이명박 정권 취임 초 지지율 반감으로 여야는 총선전에서 치열한 정치 대결을 벌였다. 그만큼 선명한 전선이 그어졌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19대 때는 한나라당마저 좌클릭으로 이동하면서 전선이 불분명해진다. 개별 생존력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부산·경남과 강원도 등은 기존 투표 행태를 떨쳐 버렸다. 고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지역 기반의 정치 활동은 앞으로 대세를 좇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현역 의원들의 선제적 대응에 대한 분석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4·27 재·보선의 분당 선거 이후 유권자들은 기존 정책 경쟁에 ‘감동과 결단의 정치’를 요구하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주류 교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민주당의 손학규 체제에 이어 한나라당이 홍준표 체제로 구성됐다. 민주당은 올 연말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정치평론가 김종배씨는 “정당 체제 개편이 예고된 데다 민주당은 야권 연대(통합)라는 변수도 있다.”면서 “기존 지역구에서 한계를 느낀 현역들이 공천 막바지에 움직이면 ‘결단’ 효과가 반감된다.”고 설명했다. 아직 대선 구도가 완성되지 않아 총선 정치가 더 중요해진 부분도 간과할 수 없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텃밭의원’도 텃밭 포기하라

    내년 4월의 총선을 앞두고 ‘텃밭’이나 다름없는 호남 지역구를 포기하는 전·현직 민주당 국회의원이 늘고 있다. 민주당의 중진 김효석 의원(전남 담양·곡성·구례)은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 때 수도권에서 전개될 치열한 싸움을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다.”며 수도권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전남 지역구에서 내리 3선(選)을 했다. 김 의원의 호남 지역구 포기에 따라 호남에 지역구를 둔 적지 않은 민주당 의원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일 것이다. ‘호남 물갈이론’에 더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정세균(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최고위원은 2년 전 “호남에서는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수도권 출마를 공언했다. 최근 장영달 전 의원은 전북을 떠나 경남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에서 두 차례 당선됐던 김영춘 최고위원은 고향이지만 적지(敵地)나 다름없는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도 당의 뜻이라면 민주당의 최대 취약지이지만 고향인 대구·경북(TK)에서 출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호남에서 더 이상 공천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텃밭’을 떠나는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지만, 호남에 지역구를 둔 전·현직 의원이 수도권이나 영남에서 출마하겠다는 것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민주당에서는 텃밭을 포기하겠다는 전·현직 의원이 있지만 아직 한나라당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찾을 수 없고,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내홍만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도 텃밭이나 다름없는 영남과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을 포기하는 선언이 나와야 한다. 기득권을 포기하는 선언이 있어야 민주당과 쇄신 경쟁, 선명성 경쟁을 할 수 있다. 텃밭 물갈이가 효과가 없다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쉽지 않을 것이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3선 이상 의원은 10명, 영남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3선 이상 의원은 19명이다. 물론 영남의 다선 의원이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은 옥석을 가려 존재감이 없는 의원, 능력 없는 의원, 국회 고위직을 거치는 등 이미 할 만큼 한 의원은 솎아내야 한다. 타의에 의한 퇴출보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용퇴가 본인과 한나라당을 위해 좋다.
  • 원유 46억 배럴 등 南수단 자원전쟁 스타트

    원유 46억 배럴 등 南수단 자원전쟁 스타트

    193번째 유엔 회원국으로 9일(현지시간) 출범한 남수단이 석유와 비즈니스 이권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 국가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남수단의 영토는 분리되기 전 수단 면적의 30%에 불과하다. 하지만 남수단의 원유 매장량은 수단 전체 매장량의 70%로, 46억 배럴에 이른다. 아프리카 최대 규모인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 410억 배럴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이지만, 신생국으로서의 전략적 가치와 에너지 자원 확보 등의 차원에서 각국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남수단의 수도인 주바에는 이날 현재 중국과 미국, 일본 등 35개국이 대사관 또는 영사관을 개설하기로 확정했다. 한국 정부도 8일 수교 의정서를 교환했다. 이 가운데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 자원외교를 활발히 전개해 온 중국이다. 1995년부터 수단의 석유개발에 참여한 중국은 현재 수단에서 매일 생산되는 원유의 80%인 40만 배럴을 수입해 가고 있다. 수단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49만 배럴로 중국석유공사(CNPC)와 말레이시아 국영석유공사(PNB), 인도 석유천연가스(ONGC)가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중국은 이 같은 기득권을 계속 보장받기 위해 남수단 내 유전지대와 남쪽의 우간다, 케냐의 뭄바사항에 이르는 2000㎞ 길이의 송유관을 차관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이 제안에 따르면 내륙국가인 남수단이 북수단의 영토와 항만을 거치지 않고 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새로운 물류 루트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남수단이 석유를 수출하려면 북수단 지역의 기존 송유관을 거쳐 홍해에 위치한 포트수단을 통해 석유를 수출하고 항만 비용 등을 북수단에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경지대의 충돌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남수단과 북수단은 이 같은 시나리오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남수단과 북수단이 석유 판매를 통한 수익금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외신들은 10일 중국이 석유 등의 자원 확보를 위해 남·북 수단 간 분쟁을 중재하면서 얻게 된 영향력을 최대한 행사하고 남수단에 대한 외교적 개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남수단의 독립을 적극 환영하며 자원외교에 뛰어들 태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9일 성명에서 “미국과 남수단의 우정과 연대는 앞으로 더욱 깊어질 것”이라면서 “국가 건설과 안보, 개발 추구 과정에서 미국의 파트너십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도 살바 키이르 초대 남수단 대통령에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등 자원 신생국과의 ‘친선·우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석유뿐만 아니라 각종 기반시설 구축을 비롯한 건설 비즈니스 특수를 둘러싼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한반도 면적의 3.5배 정도인 남수단에서 포장된 도로는 160㎞ 정도에 불과하고, 성인 문맹률은 85%나 된다. 또 인구 800만명 가운데 절반 정도는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최근 주바와 우간다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에 2억 달러를 원조했고, 이탈리아는 학교급식 프로그램에 5000만 유로를 지원했다. 일본은 공공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유엔개발계획(UNDP) 프로그램을 돕고 있다. 아울러 100억 달러 규모의 신수도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 각국이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홍준표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 회의장 뛰쳐나가

    홍준표 “내가 압도적으로 당선” 회의장 뛰쳐나가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번에는 공천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홍준표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1월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공천이 정책보다 앞서면 또 다른 갈등에 휩싸이고 국민 신뢰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에서 ‘기득권 포기’ 선언이 이어지자 공천이 갖는 휘발성을 의식해 ‘언급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100% 공감한다.”면서 “공천 이야기가 나오면 블랙홀이 돼 (정치 현안이) 다 빨려들어 간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나경원 최고위원은 “완전국민경선제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법안을 다룰) 8월 국회를 감안하면 7월 말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남경필 최고위원 역시 “공천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7~8월에는 공천 기준과 객관성 확보를 위한 일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는 전날에 이어 또다시 당직 인선 문제로 고성이 오고 갔다.  홍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정권 의원 카드를 재차 제시했고, 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은 “캠프 출신 인사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홍 대표는 표결 처리를 강행하려 했으나, 최고위원들의 침묵에 12일 다시 논의하기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최고위원들이 사무총장에 중립 성향의 권영세·김성조 의원을, 제1사무부총장에 김 의원을 임명하는 조정안을 제시했지만 홍 대표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져 “당 대표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는 홍 대표의 목소리가 회의장 밖에까지 흘러나왔다. 급기야 홍 대표는 회의 도중 얼굴을 붉히며 회의장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기도 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하나 - 론스타, 외환銀 인수계약 6개월 연장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매 계약 연장 협상이 타결됐다. 하나금융은 당초 인수 가격이었던 4조 6888억원에서 2829억원을 깎아 4조 4059억원에 6개월 계약 연장 합의를 이뤘다고 8일 공시했다. 주당 인수가격은 1만 3390원으로 당초 계약에 비해 860원 내려갔다. 당초 인수 목표일인 3월 말 이후 2~3분기 동안 외환은행 영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 증가분으로 주당 650원을 보탰고, 지난 1일 론스타가 중간배당으로 챙긴 주당 1510원씩을 빼서 나온 금액이 860원이다.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 되기 전에 론스타가 추가로 배당금을 받아가면, 하나금융은 배당을 받은 만큼 인수 가격을 낮추기로 합의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까지 인수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추가로 달마다 주당 100원씩 지연 배상금을 론스타 측에 물기로 했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11월 30일까지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지만, 12월 이후에도 한쪽이 계약을 파기하지 않으면 계약은 효력을 갖는다. 하나금융은 계약 이행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정부의 인허가 승인 ▲론스타의 진술과 보장사항이 모든 중요한 면에서 사실이고 정확할 것 ▲회사의 자산·영업·재무구조에 중대하게 부정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금융 당국이 인수 승인을 미뤘다. 계약 만료일인 5월 24일이 지난 뒤부터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계약 연장 협상을 진행해 왔다. 정부가 인허가 승인을 언제 내릴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승인의 전제가 되는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해 서울고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론스타는 지난달 양벌규정에 대해 위헌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위헌심판 청구를 받아들이고, 헌법재판소가 관련 심리를 진행하는 동안 1~2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지난 1일 인수 대상인 외환은행 주식 전량을 담보로 론스타에 1조 5000억원의 대출을 단행하면서,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기득권을 확보해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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