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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 하나의 반짝임과 캘린더 속 달달함… 크리스마스의 위로

    초 하나의 반짝임과 캘린더 속 달달함… 크리스마스의 위로

    크리스마스 마켓 아쉬움 녹일 추억의 따스함… 천사들의 마법‘베를린에 살자’고 온 것이 지난해 12월이다. 베를린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지 6개월 만에, 같이 살아 보자고 베를린으로 왔다. 이제 곧 1년.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더 많이 싸 가지고 왔던 지난겨울. 12월의 베를린은 반짝이는 조명이 가득하고,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마켓이 많이 열려 아름다웠다. 오후 4시만 되면 해가 지는 이 암흑의 겨울에 12월은 그나마 위안이 되는 달이었달까. 하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즐기기 어렵게 됐다. 젠다르멘마크트와 컬투어 브루어리 등 유명 광장에서 열리던 큰 크리스마스 마켓은 대부분 취소됐고, 연말 브란덴부르크문까지 행진하는 뉴 이어스 이브(새해 전야) 파티도 열리지 않는다. 11월 한 달 동안만 하기로 했던 록다운 기간도 12월 20일까지 연장됐다. “그럴 줄 알았어.” 사람들은 이제, 그러려니 받아들인다.●일요일마다 하나씩 켜지는 촛불 ‘어드벤트크란츠’ 그래도 숍들은 반짝인다. 이미 11월 초부터 분주했다. 아니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독일은 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것 같기도 하다. 10월부터 크리스마스 장식과 초를 팔고 꽃집은 크리스마스 화분인 포인세티아와 ‘어드벤트크란츠’로 가득하다. ‘어드벤트크란츠’란 녹색의 화환에 네 개의 초를 꽂아 둔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대림절(예수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성탄 전 4주간) 동안 집 안에 켜 둔다. 크리스마스 4주 전 일요일 초 하나에 불을 붙이고 3주 전 일요일에는 두 개, 2주 전에는 세 개, 그리고 크리스마스 바로 전 일요일에는 네 개 모두에 불을 켠다. 초의 길이가 다 다른 건 4주 전 일요일부터 하나씩 켜기 때문이다. 마지막 일요일에 초 네 개의 길이가 다 같아진다. 독일에선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화환을 산다. 전나무잎으로 만든 초록색 화환과 네 개의 초 장식은 완성품 형태로 꽃집과 슈퍼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나무 화관과 장식품을 따로 사서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전통적인 화환의 장식에는 네 개의 빨간 초와 솔방울, 시나몬 스틱, 말린 과일 등이 쓰인다. 꽃집에서도 이런 형태의 화환을 가장 많이 판다. 하지만 파란색이나 터키시블루, 금색의 장식 볼, 반짝이는 은색이나 금색 초 등으로 좀더 모던하고 시크한 느낌의 어드벤트크란츠를 살 수도 있다. 누구나 취향에 맞게 사거나 만들면 될 일이다. 대림절의 첫 일요일이던 지난 주말 직접 만든 어드벤트크란츠의 초 하나를 밝혔다. 남자친구는 초록과 빨강의 가장 전통적인 색으로 만들길 원했다. “빨간 초 안의 색은 하얀 색이면 좋겠다”고 한 건 어릴 때 매년 켜던 어드벤트크란츠의 초가 딱 그렇게 생겨서다. 시나몬 스틱은 향이 좋고 실제 먹을 수 있는 걸로 샀고, 솔방울은 집 근처 공원에서 주워 붙이자고 했다. 손가락에 금가루를 덕지덕지 붙여 가며 완성한 우리의 첫 번째 어드벤트크란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하루가 다르게 초가 줄어든다. 이러다간 두 번째 일요일이 되기도 전에 초가 바닥날 판이다.(물론 새로 사다 끼우면 된다.)●12월 매일 하나씩 열어 보는 재미 ‘어드벤트 캘린더’ 어른들이 어드벤트크란츠를 꾸밀 때 아이들은 어드벤트 캘린더를 목 빠지게 기다린다. 1부터 24까지 숫자가 순서 없이 적혀 있는 이 달력은 숫자의 칸마다 크고 작은 초콜릿이 들어 있다. 아이들은 12월 1일이 되면 이 달력의 첫 번째 숫자 1을 찾아 작은 문을 열고 초콜릿을 꺼내 먹는다. 이렇게 매일 숫자 하나씩을 열어 24일이 될 때까지 초콜릿을 꺼내먹는다. 숫자 중 24는 예수 탄생일 전날이고, 달력의 마지막 숫자이기도 해서 이 날짜에 가장 크고 좋은 초콜릿이 들어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아이들을 위한 사탕과 초콜릿이 주를 이루지만 요즘은 화장품과 향수, 명품 브랜드들도 자체 캘린더를 만든다. 베를린에서는 초콜릿 브랜드마다 앞다퉈 이 달력 상품을 만들고 슈퍼마켓에도 커다랗게 별도 코너가 생길 정도여서 다양한 어드벤트 캘린더를 살 수 있다. 요즘엔 한국에서도 이 어드벤트 캘린더가 인기라 독일에서 구매 대행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들었다. 몇몇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아닌 게 아니라 댓글이 600개씩 달려 있어 놀랐다.어드벤트 캘린더는 19세기와 20세기 독일의 루터교인들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가 적힌 작은 천 주머니나 작은 구멍이 난 나무 상자 등을 주로 이용했고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전역으로 전파됐다. 한 독일 친구는 자신이 어렸을 때 받았던 양말 모양의 어드벤트 캘린더 주머니를 아들에게 물려줘 이제는 그의 아들이 해마다 그 달력 주머니를 이용한다고 했다. 그가 보여 준 사진 속에는 대를 이어 걸려 있는 어드벤트 캘린더가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40년도 더 된, 작고 오래된 24개 양말 주머니가 세월을 거슬러 앙증맞게 걸려 있었다.●크리스마스 마켓 취소됐지만 예정대로라면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토텐존탁(죽은 자들의 일요일), 그러니까 대림절 전주 일요일인 11월 20일부터 열렸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인형과 초, 모자, 머플러 등의 각종 상품을 만들어 파는 상인들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데 어울리는 따스한 시장. 작년에 베를린에 오자마자 달려간 곳도 젠다르멘마크트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 그곳에서 겨울이면 빠질 수 없는 글뤼바인(포도주에 향신료를 더해 따뜻하게 데운 술)을 후후 불어 마시다가 엄청 키가 큰 두 명의 천사를 만났다. 장대를 신고 있는 천사는 조그만 가짜 발가락을 내밀며 성큼성큼 걸어 다녔다. 사람들은 그 천사들 아래에서 입맞춤을 하고 천사가 전해 주는 메시지를 들었다. “천사가 들고 있는 저 겨우살이 가지 아래서 키스를 하면 사랑이 오래간다는 전설이 있대. 겨우살이의 끈끈한 열매가 연인들의 사랑을 더 끈끈하고 오래도록 이어 준다는데?”●천사들이 내민 겨우살이잎에 입맞춤… 연인들의 사랑 이어 줄 전설의 마법 천사들이 내민 겨우살이잎 아래에서 우리도 입을 맞췄다. 한 천사가 “(남자를) 절대 놓치지 말라”며 파란 구슬을 우리 손에 꼭 쥐여 주었다. 밤에 서로 마주 보고 깨물어 먹으라고 했다. 구슬 안에 들어 있는 건 초콜릿이었다. 거창한 계획도 없이 독일에 온 내게 왠지 좋은 징조 같아 믿고 싶었다. 올해는 또 어떤 모습을 한 천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베를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가 볼 수 없게 됐다.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조용한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일주일씩 갔던 남자친구의 부모님 댁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 우리네 설날만큼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는 크리스마스 시기에 괜한 바이러스만 옮기고 오지 않을까 우려돼 내린 결정이었다.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하루 종일 요리하던 칠면조 구이도,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당근 수프와 티라미수도 올해는 맛볼 수 없게 됐다. 생각해 보니 남자친구는 올해 한 번도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여름에 잠깐 한국에 다녀온 나보다도, 그래서 잠깐이나마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온 나보다도 더 오래 부모님을 만나지 못했다.올겨울엔 우리끼리 포이어창엔볼레를 여러 번 만들기로 했다. 뭉근하게 끓인 글뤼바인에 설탕을 얹고 럼을 부은 후 불을 붙여 마시는 술. 크리스마스와 새해에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이 따뜻한 와인을 자주 만들어 베를린에 남겨진 친구들과 나눠 먹기로. 그렇게 서로의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위로해 주기로.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검찰개혁 완수하라” 종교·학계·시민단체 검찰청 앞 시국선언[전문]

    “검찰개혁 완수하라” 종교·학계·시민단체 검찰청 앞 시국선언[전문]

    천주교, 개신교에 이어 불교, 원불교, 천도교도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나섰다. 영남, 호남, 대전, 충남, 전북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또한 지역 검찰청 앞에서 긴급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혁명의 시대적 요구인 검찰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정치검찰의 난동과 적폐언론의 편가르기로 시민들의 고통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며 규탄했다.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원불교 교무 일동’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신설하고 검찰개혁을 완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윤석열 총장은) 검찰조직만을 위한 총장으로, 본인은 피해자 코스프레에 대선후보라는 정치행위를 즐기고 있다”며 “국민들은 검찰개혁의 본질을 지지하며 본질을 흐리는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를 엄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계 단체인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신도들도 국회 앞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불교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검찰은 스스로 개혁을 완수할 힘도,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윤석열총장과 최근 검찰조직의 행태를 통해 명백하게 입증됐다. 이 싸움에서 검찰이 이기면, 대다수 국민은 그들에 의해 언제고 누구라도 간첩이나 범죄자로 내몰릴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을 바라는 천도교인 동학인 일동’ 역시 “공수처를 출범하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완성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 못 이룬 검찰개혁을 이번에 꼭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400여개 영호남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9일 “현 사태의 본질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과 그것을 막아서는 반개혁적 집단 항명의 대결”이라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악의적으로 훼손하고 사법정의를 파괴한 것”이라며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일부 야당이 앞장서서 비호하고 나서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유신독재와 군사쿠데타 세력에 맞서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영호남 시민들을 대변한다”며 “정부여당은 공수처법 개정, 검경수사권 조정, 전관예우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검찰개혁을 신속히 완수해야 하며, 이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언론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파적인 왜곡보도로 진실을 호도하거나 검언유착과 정치검찰을 비호하는 그간의 부끄러운 작태를 중단”하라며 “진실의 파수꾼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청권 84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전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총장은 직무에 복귀하자마자 ‘월성원전 수사’ 지휘를 통해 마치 무슨 정의를 실현하는 양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의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야바위 정치꾼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전북 60여개 시민사회단체들도 전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개혁은 우리 사회 적폐 기득권 구조를 청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민교협)도 ‘검찰개혁은 원칙에 따라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검찰개혁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며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민교협은 “공수처 설치가 시대적 현안이 된 것은 이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확립해 검찰을 국민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또 “검찰총장을 비롯해 일부 검사들은 검찰 조직이나 검사 개인, 그리고 특권층의 비리 의혹과 범죄 혐의는 곧잘 외면하면서도 검찰 권력과 검사 개인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출된 권력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도 마다하지 않는 모순적 태도를 반복한다”며 “일부 언론은 우리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갈 사회적 의제 설정을 포기한 채 기득권 수호와 정파적 이해관계 관철에 앞장서거나 특정 권력기구의 입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9일 영호남 지역의 검찰청사 앞에서 발표한 ‘검찰개혁’ 시국선언 전문과 참여단체, 지역 명단이다. 시국선언 규모를 보면 부산지검 앞 54개 단체, 창원지검 앞 52개, 광주·순천지검 앞 44개·124개 단체, 안동·대구지검·포항지청 앞 71개 단체, 전주지검 앞 60개 등이다. 이날까지 영호남 지역의 풀뿌리, 교육, 종교, 노동, 문화예술, 시민사회 등 408개 단체가 참여했다. 참여지역별로는 부산, 창원, 진주, 진해, 김해, 대구, 안동, 울산, 포항, 울진, 경주, 광주, 고흥, 화순, 광양, 나주, 목포, 보성, 순천, 여수, 전주, 고창, 김제, 무주, 익산, 정읍 등이다. 정치검찰 규탄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영호남 범시민사회단체 긴급 시국선언문 미증유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시민들이 고통을 인내하며 국난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오늘, 촛불혁명의 시대적 요구인 검찰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정치검찰의 난동과 적폐언론의 편가르기로 시민들의 고통이 더욱 배가되고 있다. 현재 사태의 본질은 일부 언론이 호도하고 있듯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개인적 충돌이 아니다. 검찰개혁이라는 시민의 준엄한 명령과 그것을 막아서는 반개혁적 집단 항명의 대결이다. 촛불시민혁명을 뒤엎고 낡은 기득권의 세상을 다시 세우려는 자들의 시대착오적 권력투쟁의 산물인 것이다. 그동안 윤석열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직분에 어긋나는 행동을 반복해왔다. 나아가 검사들의 집단 항명을 부추기며 검찰개혁 추진을 요구하는 선출권력의 민주적 통제조차 부정하는 반헌법적 태도를 취해왔다. 백일하에 밝혀진 바, 검찰은 그의 지휘 아래 공소유지라는 미명 아래 사법부 사찰을 진행하였다.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악의적으로 훼손하고 사법정의를 파괴한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을 정점으로 하는 검찰의 집단 항명을 일부 야당이 앞장서서 비호하고 나서는 모습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이들 적폐 집단은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70여년 기득권 유지를 위해 사태의 본질을 흐리며 정국을 극단적으로 어지럽히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검찰총장은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 총장은 직무에 복귀하자마자 ‘월성원전 수사’ 지휘를 통해 마치 무슨 정의를 실현하는 양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의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한마디로 야바위 정치꾼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적폐기득권체제에 공생하며 기득권 유지를 위해 선택적 수사와 기소를 일삼던 그들이 헌법가치나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운위하는 것은 기만에 불과하다. 민주주의의 역사는 승리의 역사이며, 여전히 진행 중인 촛불시민혁명이 바로 그 길을 걷고 있다. 지금 그러한 대의를 꺾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성공할 수 없음을 우리는 확신한다. 검찰개혁은 우리 사회 적폐기득권 구조를 청산하는 출발점이자 일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수사권, 기소권 독점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무소불위한 권한을 구축한 무한 검찰 권력은 공수처를 통해 견제받아야 한다. 수사, 체포, 구속, 공소 제기 및 유지에 이르기까지 사법과정의 전 단계에서 통제받지 않는 칼을 휘둘러온 검찰 권력은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분산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검찰개혁의 방향이자 시민사회의 명령이다. 이에 과거 유신독재와 군사쿠데타 세력에 맞서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영호남 시민들을 대변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정부여당은 공수처법 개정, 검경수사권 조정, 전관예우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검찰개혁을 신속히 완수해야 하며, 이에 저항하는 정치검찰을 엄중히 문책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 개혁 후퇴가 적폐기득권 세력의 준동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지부진한 노동개혁, 언론개혁, 교육개혁, 부동산개혁 등 사회대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1. 사법부는 법관에 대한 조직적인 사찰과 압박으로 재판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던 정치검찰의 범죄행위를 사법정의의 수호자로서 준엄하게 심판해야 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1.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기소의 편파성과 불공정성 등으로 인권유린을 자행하던 과거와 확고히 단절하고,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지키겠다는 검사선서의 정신으로 돌아와 국민의 준엄한 요구인 검찰개혁의 대의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1. 언론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파적인 왜곡보도로 진실을 호도하거나 검언유착과 정치검찰을 비호하는 그간의 부끄러운 작태를 중단해야 하며,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 보도를 통해 진실의 파수꾼이라는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2020년 12월 9일 영호남 408개 단체 (광주) 44개 단체전국교수노조 광주전남지부/ 동강대 교수협의회/ 광주전남 대학 민주동우회 협의회/ 광주대 민주동우회/ 동신대 민주동우회/전남대 민주동우회/ 조선대 민주동우회/ 호남대 민주동우회/ (재)누리문화재단/ 광주전남 민주언론시민연합/ 4ㆍ19 문화원/ 광주전남 시민행동/ 호남 의열단/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사)한국민족극운동협회/ (사)한국곰두리봉사회 전남지부/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NCC)/ 광주노회(예장통합)인권위원회/ (사)인문연구원 동고송/ 시민플랫폼 나들/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광주전남기독교민주화운동동지회/ 광주전남 작가회의/ 함께하는 세상을 위한 가톨릭 사회교리 실천 모임/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사단법인 광주전남6월항쟁/ 광산시민연대/ 5.18평화연구원/ 광주여성장애인연대/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사) 5.18 유족회/ 사) 5.18부상자회/ 사)5.18구속부상자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범민련 광주전남연합/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 1987합창단/ 범민련 광주전남연합/ 우리문화연구회 풍물패 “두드림” 4ㆍ19풍물단/ 오월 민주여성회/ 광주전남교수연구자연합/사) 인문도시연구원(전남) 124개 단체 [전남전체] 17개 단체전남기독교교회협의회(전남NCC)/ 목포·신안·무안·영광·함평·강진·해남 목회자와 평신도협의회/ (사)참교육학부모회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전남지부/ 전남장애인연대/ 전남교육희망연대/ 광주전남기독교민주화운동동지회/ 전남여성인권단체연합/ 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사)한국낭장망협회/ 남도문학회/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전남여성장애인연대/ (사)전남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사)전남농아인협회/ (사)전남곰두리봉사회/ 전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여수] 22개 단체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 정치개혁여수시민행동/ 시민감동연구소/ 여수환경운동연합/ (사)여수지역발전협의회/ (사)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전남여수지역경제포럼/ 여수YMCA/ (사)여수시민협/ 여수YWCA/ 가을족구동우회/ 여수시민포럼/ 여수참여연대/ 여수일과복지연대/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서점협회여수지회/ 여수진보연대/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여수노동희망연대/ 여수경실련/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여수노동희망연대 [순천] 20개 단체순천언론협동조합/ 순천교육공동체시민회의/ 청어람인문학연구소/ 순천환경운동연합/ 순천YMCA/ 순천YWCA/ 숙의민주주의환경연구소/ 재미난협동조합/ 저전동퍼미컬쳐팀/ 순천대민주동우회/ 순천토종씨앗모임/ 순천청년연대/ 순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민족문제연구소전남동부지부/ 좋은친구들/ 순천6.15통일합창단/ 순천대 민주동우회/ 사단법인 나누리회/ 사)순천여성인권지원센터/순천KYC [광양] 20개 단체광양YMCA/ (사)광양만녹색연합/ 광양교육희망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양초등지회/ 광양민속연구보존회/ 광양YWCA/ 다함께 잘사는 우리사회/ (사) 광양버꾸놀이보존협회/ (사)한국농악보존협회 광양지회/ (사)한국향토사연구총연합회/ 전남동부향토문화예술원/ (사)광양민족예술단체총연합회(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광양지회/ 한국농업경영인광양시연합회/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광양시지부/ 광양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광양지역문제연구소/ 광양환경운동연합/ 광양만환경포럼/ 전남혁신교육시민모임 광양시지회/ 광양참여연대 [목포] 23개 단체목포YMCA/ 목포YWCA/ 목포인권포럼/ 교육문화생활공동체 목포지역협동조합 함께평화/ 목포미디어연대/ 목포사랑청년회/ 목포여성문화네트워크/ 목포여성의전화/ 목포여성인권지원센터/ 목포인권평화연구소/ 목포청소년노동인권센터/ 목포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목포신안지부/ 미디어협동조합국민TV 목포지역협의회/ 정의당목포시위원회/ 씨네로드/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참교육학부모회목포지회/ (사)목포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목포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사)희망나눔센터/ 5.18민중항쟁목포동지회/ 기장목포노회교회와사회평화통일위원회 [고흥] 2개 단체 (사)고흥발전포럼/ 청정고흥연대회의 [화순] 2개 단체 화순YMCA/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 [나주] 4개 단체 나주사랑시민회/ 참학 나주지회/ 나주평통사/ 6ㆍ15나주지부 [해남] 4개 단체 희망해남21/해남YMCA/ 깨끗한 해남만들기 운동본부/ 사)한국민예총 해남지회 [곡성] 1개 단체 곡성농민회 [진도] 8개 단체(사)진도사랑연대회의/ 진도교육희망연대/ 진도군농민회의/ 진도군연대회의/ 진도전교조지회 / 남도문학회/ 순천KYC/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장성] 3개 단체 장성시민연대/ 장성 참교육학부모회/ 장성군농민회 [보성] 1개 단체 (사)보성학연구소 (경남) 52개 단체 (사)경남민예총/ (사)경남민족미술인협회/ (사)경남유월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연대/ (사)경남환경교육문화센터/ (사)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사)아름나라/ (사)우리동네사람들(경남)/ (사)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경남지부/ (사)진주민예총/ (사)진주참여연대/ (사)창원민예총/ 6월항쟁 정신계승 경남사업회/ 거창의 연구공간 파랗게날/ 경남대학교 동문공동체/ 경남민주언론 시민연합/ 경남민주화운동동지회/ 경남생태환경교육문화원/ 경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경남이주민복지센터/ 경남작가회의/ 경남지역민주교수연대(민교연)/ 경남환경 교육문화센터(창녕)/ 교육희망사천학부모회/ 김해.양산 환경운동연합/ 김해인물연구회/ 더좋은사회정책연구원(경남)/ 동물보호입양협회 경남길천사/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문화사랑새터(경남)/ 민족문제연구소진주지회/ 민주청년포럼(경남)/ 범민련 경남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삶예술연구소(경남)/ 소셜미디어 공유경제연구소(경남)/ 시대와 함께하는 문화행동(경남)/ 역사진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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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단체경북대구지역YMCA협의회/ 예술마당솔경북지회/ 경북민주동우회/ 경북혁신포용포럼 [포항] 11개 단체지속가능한포항시민연대/ 행동하는포항시민모임/ 정의당포항시위원회/ 포항시민연대/ 포항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포항여성회/ 경북장애인부모회/ 포항시민광장/ 민주노총포항지부/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동당 경북도당 [경북 김천] 1개 단체김천교육너머 [경북 문경] 1개 단체문경시민희망연대 [경북 상주] 9개 단체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상주시농민회/ 상주시민의정참여단/ 상주시민주단체협의회/상주시여성농민회/ 상주지방자치연구소/ 상주환경운동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상주지회/ 천주교정의구현상주연합 [경북 안동] 14개 단체안동시민연대/ NCCK안동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농민회안동교구연합회/ 생명의공동체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안동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안동YMCA/ 안동YWCA/ 안동시농민회/ 안동환경운동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안동시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안동지회/ 천주교안동교구정의평화위원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안동지부/ 안동영주민주연합 [경북 영덕] 1개 단체영덕참여시민연대 [경북 영주] 13개 단체민본사상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 건설노조 영주지회/ 영주시농민회/ 영주시민사회단체연석위원회/ 영주시민연대/ 영주시의정모니터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영주지회/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기관차승무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시설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역연합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전기지부/ 전국철도노동조합 영주차량지부/ 한국작가회의 영주지부 [경북 울진] 2개 단체울진사회정책연구소/ 울진여성회 [경주] 4개 단체경주학부모연대/ 참교육학부모회 경주지회/ 경주여성노동자회/ 경주대학교 교수노동조합 (전북) 60개 단가톨릭농민회 전주교구연합회/ 고창시민행동/ 군산대민주동문회/ 군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기장 전북노회 정의평화위원회/ 김제정의평화행동/ 동학천도교보국안민실천연대전주지부/ 무주군공무직노동조합/ 무주시민행동/ 무주시민회/ 문화예술기획 공감/ 비전대민주동문회/ 사)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사단법인 더불어이웃/ 사단법인 사람과 미래/ 사단법인 한몸평화/살맛나는 민생실현연대/ 생명평화 마중물 / 생명평화정의전북기독행동/ 시민행동21/ 시민주권 남원행동/ 와이비갤러리/ 우석대민주동문회/ 원광대민주동문회/ 익산민예총/ 인공지능사회연구소/ 전국공무원노조 전북교육청지부/ 전라광장/ 전북마을공동체미디어네트워크/ 전북예수살기/ 전문예술인모임 화두회/ 전북 NCC 평화통일위원회/ 전북 평화통일<일요>기도회/ 전북교육마당/ 전북대민주동문회/ 전북미래교육연구소/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 전북유아교육·보육연대회의/ 전북지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전북진보광장/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북혁신정책공간/ 전북환경운동연합/ 전주 YMCA/ 전주고백교회/ 전주길고양이보호협회/ 전주대민주동문회/ 전주민예총/ 전주시민회/ 전주희망연구원/ 정유재란기념사업회/ 정읍통일연대/ 종교평화협의회/ 지리산권역인문연구원/ 참여자치 전북시민연대/ 최덕수열사추모사업회/ 평화와통일을 위한 YMCA 만인회/ 한국민족서예인협회 전북지부/ 한스리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전북본부 다음은 서울대 민주화 교수협의회 성명 전문 검찰개혁은 원칙에 입각하여 조속히 마무리되어야 한다 검찰개혁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다. 검찰개혁이 더욱 탄탄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토대가 된다는 것은 범국민적 합의에 속한다. 1987년 6월민주항쟁이 군사독재를 끝낸 후 30년이 넘는 동안 과거의 중앙정보부나 국가안전기획부, 국군보안사령부나 기무사령부, 정보경찰 등이 지녔던 초법적 위력이 사라져가는 과정에서 아이러니하게도 검찰의 힘은 계속 강화되었다. 과거 권력의 주구 노릇을 마다하지 않던 검찰이 이제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정치기구화하여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음양으로 거부하고 있다. 촛불 이후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시대적 현안이 된 것은 이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확립하여 검찰을 국민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1년 반 이상 검찰과 기득권 수구세력의 검찰개혁에 대한 전면적이고 격렬한 저항 탓에 정상적인 정치가 흔들리고 국민들의 혼란과 피로감이 심해지는 고통을 겪고 있다. 작년 연말에 민생법안과 각종 개혁법안의 처리까지 미룬 채 공수처법 통과를 저지하려는 제1야당의 행동으로 인해 장시간 국회가 마비되다시피 한 것을 온국민이 우울하게 지켜보았는데 지난 봄 총선 결과에 따라 원 구성이 대폭 바뀌었음에도 마치 데자뷰처럼 올해 연말 역시 국회가 공수처법 앞에서 똑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또 검찰총장을 비롯하여 일부 검사들은 검찰 조직이나 검사 개인, 그리고 특권층의 비리 의혹과 범죄 혐의는 곧잘 외면하면서도 검찰 권력과 검사 개인의 이해관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출된 권력에 대한 노골적인 저항도 마다하지 않는 모순적 태도를 반복한다. 민주정부에서 공무원들이 취해야 할 태도와는 거리가 멀뿐더러 촛불정신과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일이다. 검찰은 조직 내외에서 꾸준히 제기되어온 개혁과 변화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갱신에 매진해야 한다. 촛불정신을 체득한 국민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그 어느 때보다 원하고 있다. 검찰개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정치가 정상화되지 않는 데에는 언론 역시 책임이 크다. 언제부턴가 몇 종의 신문과 방송 보도를 종합해 보고서야 문제의 골자를 겨우 포착하고, 거짓뉴스가 횡행하는 SNS로부터 더 많은 정보와 뉴스를 얻는 사회가 되었다. 일부 언론은 우리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갈 사회적 의제 설정을 포기한 채 기득권 수호와 정파적 이해관계 관철에 앞장서거나 특정 권력기구의 입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교단이 모두 동참하다시피 하여 수천 명 성직자, 수도자가 서명한 선언서와 이름조차 숨기는 몇몇 교수의 발언을 같은 비중으로 보도하는 편집 태도가 작금의 한국 언론의 비정상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언론의 자성과 개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촛불항쟁 당시 대다수 언론을 향했던 민심의 싸늘한 시선과 분노에 찬 목소리를 항상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나라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과 청와대, 집권당과 정부에 있다. 그 점에서 촛불의 정신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갖가지 실책을 저지르는 등 우왕좌왕하는 집권세력의 책임 역시 엄중하다.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인한 방역 위기와 이로 인해 생존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는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보호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첩첩이 쌓이고 있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물론 모든 정치세력이 더 많은 토론과 참여, 투명한 정보 공개,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약자를 더 배려하는 공동체적 연대의식이야말로 K-방역을 낳은 원동력이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집권세력이 잘 준비되고 정제된 정책으로 국민 옆에 다가가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보다 강화해주기를 바란다. 부디 청와대와 정부, 국회 등 관련 당사자들이 검찰개혁을 원칙에 맞게 신속하게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0년 12월 9일서울대 민교협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명지전문대학 캠퍼스타운 사업단 ‘깨끗하고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실시

    명지전문대학 캠퍼스타운 사업단 ‘깨끗하고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실시

    명지전문대학(총장 권두승) 캠퍼스타운 사업단이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의 일환으로 ‘깨끗하고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깨끗하고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은 홍제천 운동기구 방역봉사와 연탄배달봉사로 구성되어 진행됐다. 홍제천 운동기구 방역봉사는 홍제천 운동기구에 대한 방역과 인근 환경 미화를 목적으로, 1~2차에 걸쳐 진행됐다. 1차 방역봉사는 지난 10월 30일 교직원 7명과 학생 18명을 포함한 총 25명이 참여했으며, 2차 방역봉사는 지난 11월 20일 교직원 8명, 학생 22명을 포함한 총 30명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연탄배달봉사는 지난 11월 13일 교직원 8명과 학생 24명을 포함한 총 32명이 취약계층에게 4400장의 연탄을 직접 배달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명지전문대학 관계자는 “이번 방역봉사 및 환경미화는 지역상생과 더불어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로 진행됐다”며 “또한 취약계층에 대한 연탄배달봉사를 통해 기독교 대학으로써의 봉사 정신과 어려운 이웃과의 나눔을 통한 따뜻한 지역 봉사 분위기 조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적을 목격한 세 사람, 그 이후

    기적을 목격한 세 사람, 그 이후

    포르투갈 파티마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했다. 2017년 5월이었다. 교황은 100년 전 같은 달 이곳에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목격한 어린 남매를 성인으로 추대했다. (가톨릭에는 순교한 신자, 덕행이 뛰어난 신자, 기적을 체험한 신자 등을 복자나 성인으로 봉하는 의식이 있다.)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목격한 사람은 이들만이 아니었다. 사촌인 루치아도 있었다. 나중에 그녀는 수녀가 됐다. 결정을 내리는 데 열 살 때 겪은 독특한 경험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이런 루치아에게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극영화가 ‘파티마의 기적’이다. 수녀가 된 현재 시점에서 소녀 시절의 ‘사건’을 돌아보는 구성을 취하는 작품이다. 일부러 사건이라는 단어를 썼다. 늘 비슷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리듬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 놓는 계기를 철학에서는 사건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기독교 박해자이던 사울이 빛으로 현현한 예수를 영접한 이후, 사도 바울로 회심한 사례도 그중 하나다. 기적은 분명한 사건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기이한 일 자체는 실제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기적을 겪은 사람이 그다음 걸음을 어떻게 내딛는가가 실제의 알맹이다. 우리는 기적보다는 ‘기적 이후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 기적 이후의 삶이 기적 이전의 삶과 똑같다면, 기적은 일어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성모 마리아가 아이들에게 알려주었다는 세 가지 비밀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새삼 관심을 쏟을 필요는 없다. 예컨대 성모 마리아가 보여 준 지옥도는 현실에도 없지 않으니까. 굵은 밧줄을 허리에 꽉 묶고, 더운 날 물을 마시지 않는 아이들의 고행이 죄 지은 사실을 모르고 사는 죄인들의 회개에 도움이 되는지도 알 수 없다. 파티마에 성모 마리아가 강림했다는 증거로 언급되는, 태양이 춤추듯 움직였다는 이적에 관해서도 덧붙일 말이 없다. 영화 역시 기적만 조명하지 않는다. 마코 폰테코보 감독은 기적을 뺀 ‘파티마’를 원제로 삼았다. 만약 이 작품의 제목을 새로 지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파티마의 아이들’이라고 하면 어떨까.영화 주인공이 성모 마리아 혹은 신의 영험한 기적이 아니라, 루치아를 포함한 세 아이라서 그렇다. 아이들은 ‘기적 이후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 냈다. 성모 마리아에게서 들은 것을 그대로 전했고, 성모 마리아가 발설하지 말라고 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했으며,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묵주 기도를 계속했다. 어른들은 세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여겼다. 부모마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파티마 행정관은 이를 혹세무민으로 규정했다. 그는 아이들을 가둬 둔 채 너희가 거짓말을 했음을 인정하라고 다그친다. 끝내 굴복하지 않는 세 아이. 이 순간 이 작품은 종교 영화의 범주를 넘어선다. ‘파티마의 기적’은 새로운 주체로 거듭나 진실을 지켜 낸 사람들의 영화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코로나는 밤에만 창궐하나요?”…서울시, 오후 9시부터 ‘셧다운’(종합)

    “코로나는 밤에만 창궐하나요?”…서울시, 오후 9시부터 ‘셧다운’(종합)

    서울시 거리두기는 2.99단계마트·학원·PC방도 9시에 닫아야대중교통 30% 감축 등 초강수6일 중대본 회의 거리두기 논의4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 수가 약 9개월 만에 600명을 웃돌자, 서울시가 밤 9시 이후 대중교통 운행을 30%까지 감축하고 300㎡ 이상 상점·마트 영업을 중단하는 등 추가 방역 조처를 내놨다. 정부는 오는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7일 종료될 예정인 수도권 ‘2단계+α’ 사회적 거리두기의 연장 혹은 상향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밤 9시 이후 도시 멈춤”…사회적 거리두기 비상조치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다중이용시설 운영중단, 대중교통 운행 감축 등을 뼈대로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우선 지난달 24일부터 밤 9시 이후 20% 감축 운행해온 대중교통은 30%까지 더 줄이기로 했다. 버스는 5일부터, 지하철은 8일부터 30% 감축 운행이 시작된다. 지하철 막차시간은 한 시간 앞당겨 오후 11시로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 권한대행은 “감염병 확산이 특정 시설 등을 넘어 이미 일상 전반으로 퍼졌다. 수능 이후 대학별 평가와 연말연시 모임 확대 등으로 집단감염의 위험성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도시의 불을 끄겠다” 마트·학원·PC방도 9시에 닫아야 서 권한대행은 “시는 전반적인 경제, 사회 활동이 마무리 되는 밤 9시 이후 도시의 불을 끄겠다. 생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 사회 활동을 제외한 이동과 활동을 중단하기 위해 실시하는 선제적인 긴급조치”라고 강조했다. 먼저 시는 2단계에서 오후 9시 이후 운영이 중단됐던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아파트 내 헬스장 등의 중점관리시설에 일반관리시설을 추가한다. 이번에 운영중단 조치에 포함되는 일반관리시설은 상점, 영화관, PC방, 오락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놀이공원, 이·미용업, 마트, 백화점 등이다. 또 독서실, 교습소와 입시학원 2036개소를 포함해 총 2만5000곳의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도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한다. 서 권한대행은 “필수적인 생필품은 구입할 수 있도록 300㎡ 미만의 소규모 마트 운영과 음식점의 포장·배달은 허용된다”며 “이번 조치는 5일 오전 0시부터 2주간 전면 시행된다”고 말했다. 시와 자치구, 시 투자출연기관이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 공공문화시설 66개소, 청소년시설 114개소, 공공체육시설 1114개소 등 공공이용시설도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 그는 “시는 국공립시설도 같은 조치가 적용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대중교통 30% 감축 등 초강수 서 권한대행은 “시내버스는 바로 5일부터 감축 운행에 들어가고 지하철은 다음 주 화요일(12월8일)부터 감축한다. 또 이번 야간시간 감축운행이 서울지하철 외 구간에서도 연계될 수 있도록 국토부, 코레일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비상 상황에서는 지하철 막차 시간을 밤 12시에서 오후 11시로 단축하는 것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출근시간 대 유동인구 분산을 위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25개 시 투자출연기관 등은 다음 주 월요일(12월7일)부터 50%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제를 실시한다. 서 권한대행은 “민간 부문도 50% 재택근무와 시차출퇴근제에 강력히 동참하도록 서울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에 협조를 구했다”며 “종교시설의 비대면 온라인 전환도 부탁드린다. 이미 동참해주신 불교, 원불교, 천도교, 성균관에 감사드리며 기독교와 천주교의 비대면 온라인 예배 전환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병상, 생활치료센터 등 확충 위해 총력 다할 것” 현재(3일 오후 8시 기준)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율은 71.2%이고 서울시는 79.8%이다.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총 61개이고 사용 중인 병상은 53개, 입원 가능한 병상은 8개다. 서울시 생활치료센터는 7개소 총 1473병상이고 사용 중인 병상은 1098개, 즉시 가용가능병상은 93개다. 시는 다음 주 월요일 3개 병동, 81병상의 시립동부병원을 다음 주 월요일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또 시립병원 인프라를 활용해 107개의 일반병상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시립병원 유휴공간에 컨테이너를 활용한 임시병상도 설치한다. 서울의료원에 오는 10일 48병상을 시작으로 서울의료원 분원, 서북병원 등 총 3곳에 150개의 임시병상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또한 서울시가 운영 중인 생활치료센터 7개소에 더해 ‘자치구 생활치료센터’도 설치한다. 종로구, 영등포구, 동대문구 등을 필두로 다음 주에 25개 각 자치구별 1개소씩 생활치료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 권한대행은 “49세 이하 무증상자는 자치구 생활치료센터에서, 50세 이상 무증상자나 경증환자는 시가 운영하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며 “시는 그동안 다 각도로 병상을 확충하고 있지만 현재의 발생 추이가 계속되면 병상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 자택격리치료 사태만큼은 막겠다는 각오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일평균 확진자 100명 미만이 목표 서울시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통한 목표는 2주 내 일평균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다. 서 권한대행은 “지난주 취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잠복기를 고려할 때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금은 확진자 수 증가 속도가 예상 벗어나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민들에게는 각종 생활불편,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는 뼈를 깎는 고통이 수반돼야 하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비상조치를 접한 시민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후 9시부터 활동하나요?”, “강한 거리두기로 이 사태 빨리 끝냅시다”, “대중교통 줄인만큼 한 번에 더 몰리지 않을까요?”, “직장 먼 사람들은요?”, “코로나는 밤에만 창궐하나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등 반응을 보였다.어제보다 확진자 58명 더 많아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새로 발생한 확진자는 총 43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에 집계된 381명보다 58명 많은 것이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5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나 최소 500명대 중후반에서, 많게는 600명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오전 발표된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9명으로, 전날 오후 6시 집계(381명)보다 248명이나 많았다. 6시간 만에 200여명이 추가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서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 환자가 이날 오후 6시까지 18시간 만에 195명이 발생하면서 확진자 누계가 9911명으로 1만명에 육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신규 확진자 191명은 국내 지역 감염으로 감염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유입은 4명이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대한민국 인사혁명(이창길 지음, 나무와숲 펴냄) 한국 인사 현실에 대한 진단과 대안.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인 저자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시작된 계급과 경력 중심의 인사 체계는 지금도 잔존한다고 말한다. 이들이 조직의 명령에 묵묵히 복종하는 조직인이 아니라 건강한 교양과 정신을 갖춘 조직시민이 돼야 한다고 밝힌다. 320쪽. 1만 8000원.안타고니즘(지상현 지음, 다돌책방 펴냄) 길항작용을 뜻하는 안타고니즘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문화심리학을 분석했다. 한중일의 미술품, 건축물, 옷과 장신구, 축제, 문화현상을 언급하며 문화와 문화를 만드는 공동체의 심리, 역사와 사회는 서로 밀고 당김으로써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360쪽. 6만 5000원.두렵고 황홀한 역사(바트 어만 지음, 허형은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를 거쳐 사후 세계의 역사를 조명한 저작. 초기 기독교 역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기독교도 대부분이 믿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사후 세계관이 성서에 기반한 개념이 아님을 논증한다. 서로 경합하는 다양한 사후 세계관 관점들은 사회, 문화, 정치적 필요에 따라 채택돼 왔다. 464쪽. 2만 1000원.감염병과 사회(프랭크 M 스노든 지음, 이미경 옮김, 문학사상 펴냄) 감염병과 사회 변화와의 연관성을 두루 살펴본 탐구서. 페스트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질병이 의학과 공중보건에 영향을 미친 과정과 예술과 종교, 지성사, 전쟁에 변화를 가한 과정도 설명한다. 한국어판 머리말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이야기도 추가로 다뤘다. 856쪽. 2만 7000원.능력주의와 불평등(홍세화 지음, 교육공동체벗 펴냄)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능력주의를 분석했다. 저자는 입시 경쟁 교육, 학력·학벌 차별, 노동 통제와 양극화, 엘리트 특권 의식 등의 근간에는 능력주의 체제와 이데올로기가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별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능력주의의 논리와 작동 방식, 해악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었다. 228쪽. 1만 4000원.코끼리에게 말을 거는 법(공상철 지음, 돌베개 펴냄) 코로나19 이후 신냉전 시대의 중국을 톺아본 저작. 숭실대 중어중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중국의 금융자본주의 체제 진입은 필연적이며,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압축될 신냉전 시대에 중국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300쪽. 1만 6000원.
  •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소강석·이철·장종현 목사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소강석·이철·장종현 목사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신임 대표회장에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 이철 감독,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가 선임됐다. 한교총은 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4회 정기총회에서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예장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 기감 감독회장 이철 감독이 새 대표회장에 취임했다고 밝혔다. 대표회장의 임기는 향후 1년이다.한교총은 총회에서 결의문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재난이 속히 끝나기를 기원하며 교회가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는 자리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한국교회는 코로나19의 재난이 속히 지나가기를 기도하며, 모든 생활영역을 단순화하며 절제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한다”면서 “한국교회는 여야, 진보와 보수의 자리가 아니라, 인권과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과 함께 ‘화평케 하는 자’의 자리에 설 것”이라고 다짐했다.이번 총회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개혁개신과 백석대신, 대신 등 3개 교단이 한교총에 가입해 회원 교단이 30개에서 33개로 늘어났다. 한교총은 총회 뒤 ‘예수 사랑의 손길, 온 세상’을 주제로 ‘이웃사랑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열고 김장김치 10㎏, 920박스를 취약계층에 전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7년 전 냉동배아 기증받아 출산, 29세 산모 두 딸 모두

    27년 전 냉동배아 기증받아 출산, 29세 산모 두 딸 모두

    이렇게 예쁘게 잠에 빠져든 몰리 깁슨은 지난 10월 미국 테네시주에서 태어났다. 여느 아이와 달리 태어나는 데 27년이 걸렸다.  티나(29)와 벤 깁슨(36) 부부가 1992년 10월 냉동된 배아를 지난 2월 입양해 풀어 몰리를 출산, 27년이란 새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같은 부모가 기증해 24년 된 냉동배아를 이용해 2017년 태어난 언니 엠마의 차지였다. 몰리와 엠마는 유전적으로 자매다.  이 소식을 먼저 보도한 국내 언론은 ‘엄마와 두 살 차이’란 식의 흥미 위주로 보도했다. 온당치 않다. 영국 BBC는 엠마와 몰리가 유전적 자매란 사실을 기사의 말미에 전하고 있다. 기증받은 부모와 기증한 부모의 관계를 상세히 서술한 뒤였다. 방송이 왜 그랬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한다.  엠마를 출산하기 전 티나는 수많은 밤을 엄마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렸다고 했다. “지치기도 하고 힘을 다 써버린 기분도 들었다”고 돌아봤다.  몰리까지 두 딸을 본 티나는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라면서 “여전히 난 숨이 막힐 것만 같다”고 말했다. 5년 전 난임 때문에 힘들어 했다. 그러다 우연히 방송 뉴스로 냉동배아 입양을 알게 됐다. 그녀는 “우리 얘기를 공유하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 부모님이 이걸 뉴스에서 보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오늘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이제 충분해진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초등학교 교사인 티나와 사이버 보안 분석가인 남편은 녹스빌에 있는 기독교 자선단체 전국배아기증센터(NEDC)와 접촉했다. 이곳에서는 배아를 냉동시켜 본인들이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기증하는 것을 보관하고 있었다. 이렇게 깁슨처럼 많은 이들이 다른 이의 냉동배아를 이용해 유전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아이를 출산하고 있다. NEDC에 따르면 당장 미국에서 이용 가능한 냉동배아가 100만개로 추산된다.  마크 멜린저 NEDC 마케팅 및 개발 국장은 불임 경험이 있는 이들이 냉동배아를 이용하는 사람의 95%를 차지한다면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영예롭고 자부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17년 전에 세워진 이곳에서 지금까지 1000개의 냉동배아가 기증돼 출산에 이르렀다. 매년 200명 정도가 참여한다. 전통적인 입양처럼 기증 받은 부모가 기증한 부모를 알지도 접촉하지도 않는 폐쇄형과 그렇지 않고 서로 연락도 하는 개방형 둘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멜린저는 기증한 부모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먼 사촌과 같은 관계를 맺는 식이라고 말했다.  보통 기증 받는 부모의 인구학적 내력과 비슷한 200~300 기증자 프로필을 제공받아 고르게 된다. 아이 하나라도 간절히 원했던 깁슨 부부로선 가슴 떨리는 순간이었다. 티나는 “아기의 생김새, 그 아이가 어느 가정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면서 NEDC의 한 직원이 이런저런 조언을 하자 바보 같은 일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남편도 나도 체구가 작은 사람이다. 해서 우리는 일단 키와 몸무게로 좁혀 기증 부모 가운데 가장 비슷한 부부를 찾았다.”  티나가 한 살이었을 때 냉동된 배아였던 엠마는 여동생을 아주 예뻐한다고 했다. 티나는 “그 아이는 누구에게나 ‘제 여동생 몰리예요’라고 소개한다. 두 딸의 외모가 너무 비슷해 화를 내거나 할 때 눈썹 사이에 작은 주름이 잡히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라곤 한다“고 했다. NEDC에 따르면 냉동 배아의 보존 기간은 무한대다. 하지만 1984년 호주에서 첫 냉동배아 출산이 이뤄졌을 때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시간 제한이 있었다. 멜린저는 “언젠가 30년 된 냉동배아가 출산에 이르는 모습도 완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백석예술대, 한국 VFX 회사 ‘모팩’과 MOU

    백석예술대, 한국 VFX 회사 ‘모팩’과 MOU

    백석예술대학교(총장:윤미란)가 지난 27일 교내 대외협력부총장실에서 영화영상 시각효과 전문업체 모팩(MOFAC·대표:장성호)과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 체결식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따르고자,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구글미트’를 활용해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모팩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영상을 특수효과를 이용해 제작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 VFX(Visual Effects·특수시각효과) 회사다. 1996년 ‘귀천도’를 시작으로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태왕사신기’ 등 국내 내로라하는 영화 및 드라마 제작에 다수 참여했다. 현재는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원작을 기반으로 ‘예수의 생애’ 작품을 제작 중이다. 본 MOU 체결식에는 백석예술대 김성호 대외협력부총장, 이기호 영상학부장, 김맹진 산학협력단부장과 더불어 모팩 장성호 대표, 고병헌 부사장 등이 자리했다.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학술정보 및 산업정보의 상호 교환 △교육과정 및 교재의 공동 연구·개발 △산업체 실무 프로그램 참여 및 현장실습 △학술연구 프로젝트 공동연구 △시설·장비의 공동 활용 및 인적교류 확대 △취업정보 제공 및 진로지도 연계 △영화제 및 공모전 운영 협력 △기타 양 기관의 발전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사항에서 적극 손잡기로 했다. 백석예술대 김성호 대외협력부총장은 “이미 우리 학교 학생들이 모팩에서 인턴으로 활약하는 등 양 기관이 관계를 돈독히 다져왔다”면서 “코로나로 인한 온택트 시대, 우리 백석예술대와 영상콘텐츠 산업계 선두주자인 모팩이 만나 합력하여 시너지를 이루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모팩 장성호 대표는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도리어 양 기관이 뜻과 힘을 모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하나님을 믿는 대학과, 기독교 가치관을 중시하는 우리 모팩이 앞으로 좋은 파트너가 돼 많은 열매를 맺길 소망한다”고 화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딸 일편단심에 두 손 든 日후미히토 왕세제… ‘빚투·종교 논란’ 일반인과 결혼 결국 허락

    딸 일편단심에 두 손 든 日후미히토 왕세제… ‘빚투·종교 논란’ 일반인과 결혼 결국 허락

    사윗감이 영 마음에 안 들어 결혼을 만류해 온 아버지가 결국 딸의 일편단심에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지난해 퇴위한 아키히토 전 일왕의 차남으로, 차기 왕위 승계 1순위인 후미히토 왕세제의 이야기다.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는 55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29일 도쿄 아카사카어용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장녀 마코(29) 공주와 연인 고무로 게이(29)의 결혼에 대해 “부모로서 (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결혼하는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코 많은 사람이 납득하며 기뻐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못마땅한 심사를 드러냈다. 국제기독교대(ICU) 동기인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약혼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17년 9월이었다. 당시 마코 공주는 영국 레스터대학 유학 후 도쿄대 박물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었고, 어릴 적 외국 생활을 했던 고무로는 도쿄의 로펌에 다니고 있었다. 변호사가 아닌 사무직이었던 그에 대해 당시 아키히토 일왕 장손녀의 배우자감으로는 다소 처지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위기는 고무로의 어머니로부터 나왔다. 옛 애인과 금전 갈등을 겪고 있는 데다 정체가 의심스러운 신흥 종교의 신도라는 사실이 주간지 보도 등을 통해 폭로됐다. 결국 궁내청은 2018년 2월 “오는 11월 치르기로 했던 결혼식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후미히토는 “두 사람이 결혼을 하겠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밝히는 등 단호한 반대 입장을 꺾지 않았다. 지난 13일 마코 공주는 뭔가 결단을 한 듯 “결혼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소중히 지키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선택”이라며 고무로와의 결혼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아버지는 고집을 꺾었다. 하지만 후미히토가 “결혼은 약혼과 다르다”고 여운을 남긴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이 커플이 결혼에 ‘최종 ’골인하기까지는 여전히 자갈밭일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의 이간질 리더십과 선택적 침묵/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의 이간질 리더십과 선택적 침묵/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까지 사상 두 번째로 많은 7400만명의 지지를 받고도 재선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그를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규정했지만, 트럼프를 지지한 미국인이 4년 전보다 1100만명이 늘어났다. 친구인 동맹을 갈취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자국민이 27만명 넘게 사망하는 등의 악정(惡政)에도 트럼프의 위력이 가공할 만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하지만 미국 의회도 실패한 트럼프 탄핵에 미국인이 사상 유례없는 열기로 나섰다. 미국이 트럼프를 해고한 가장 큰 이유는 자국민을 적으로 삼는 이간질 리더십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미소 냉전에서 이긴 미국은 1990년대 이후 내부의 역량을 모을 외부의 적을 잃어버렸다. 내부 지향적으로 변한 미국은 소위 ‘문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독교 복음주의 윤리를 강조하는 보수파는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샐러드볼’을 강조하는 리버럴은 문화적 다양성을 중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전선은 총기 규제와 낙태 문제에서 나아가 동성애와 마약 합법화, 오바마 케어 등에 이르는 이슈로 가히 이념 전쟁이다. 이런 의제들은 미국의 정체성 문제이니 논쟁을 거듭하면서 철학적, 문화적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새로운 적을 만들어 냈다. 현실 정치인은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없는 적도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외부의 적을 만든 것을 딱히 비난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가 만든 대표적인 적은 중국이다. 냉전시대 소련의 자리에 중국을 치환시켰다. 실제로 미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도전하는 중국과 신냉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 저학력의 백인 미국인은 자신들의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가 중국 때문에 사라진다고 여긴다. 배설구로써 미국인들의 지탄 대상이 여기까지였다면 트럼프가 재선됐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트럼프가 만들어 낸 또 다른 적은 바로 자기 나라 국민이다. 이미 미국민이 된 히스패닉과 소수 인종을 범죄자 취급했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진보를 극좌로 몰아붙였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는 절박한 외침에 백인 우월주의자인 트럼프는 “증오”라고 몰아붙였다. 그가 올해 독립기념일 ‘큰 바위’ 얼굴인 러시모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영웅들이 나치와 파시스트, 공산주의에 승리했듯 “지금은 극좌, 무정부주의자, 약탈자들을 물리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을 분열시켜 서로 싸우게 한 트럼프 리더십이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으로 판단한 미국인 8000만명이 그를 심판한 것은 더욱 놀랍다. 트럼프의 이간질 리더십의 무기는 8800만명의 추종자를 둔 트위터다. 그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국제회의 도중에도 국민을 편가르는 주장을 날리다 요즘엔 “투표 사기”라는 억지를 부린다. 트럼프의 거짓말에 이골이 난 트위터가 오죽하면 그의 트윗을 숨김 처리까지 할까. 트럼프 추종자들은 이성이 마비된 광신도처럼 언론이나 전문가의 과학적 견해보다 그의 트윗을 닥치고 믿는다. 국민을 이간질하는 리더십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적폐니 토착왜구로 편가르고, 광화문 집회 참석자인 국민을 ‘살인자’로 비난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도 분열적이다. 트럼프의 시도 때도 없는 트윗과는 달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이전투구와 같은 현안을 정리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침묵하는 것도 이간질 리더십이다. 서로 싸우게 하는 리더십은 민주주의 위기라고 판단해 트럼프가 버림받은 것을 우리 정치권은 곱씹어야 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주의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지켜내는 것이란 것을 보여 줬다. chuli@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사찰

    ‘사찰’(査察)은 조사해서 살핀다는 뜻이다. 보통 국가 권력이 주체가 돼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동태를 조사하는 일을 일컫는다. 국가를 운영하다 보면 정보 수집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대상과 범위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법령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법령에 따라 정보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는 적절하게 통제되고 관리돼야 한다. 법적 권한도 없이 권력 유지를 위해 정보를 수집·보관하는 사찰은 불법이다. 30년 전인 1990년 10월 4일은 국가 권력에 의한 불법 사찰이 대대적으로 공개된 날이다. 당시 보안사령부에 근무했던 육군 이병 윤석양씨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영 시 갖고 나온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 기록을 공개했다. 1300여명의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종교인, 교수, 재야인사 등 민간인들의 자격면허, 해외여행, 정당 및 사회활동, 교우 및 배후인물, 개인 특성 등의 정보가 담긴 자료였다. 이 사건으로 국방부 장관과 보안사령관이 해임되고 보안사령부는 기무사령부로 축소개편됐다. 대법원은 1998년 7월 피해자당 2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최종 판결까지 8년이 걸렸다. 기무사도 불법사찰 논란을 겪었다. 2009년 민주노동당에 대한 불법사찰이 발각돼 2012년 대법원으로부터 피해자들에게 총 1억 26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의 학력, 정치 성향 등은 물론 활동 동향 등을 불법 수집한 혐의로 현재 2심 판결이 진행중이다. 기무사는 2018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바뀌었다. 정보기관 안팎에서 주로 이뤄졌던 사찰 논란이 사법 분야로 옮겨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배제 사유 중 하나로 ‘재판부 사찰’을 명기했기 때문이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이 지난 2월 주요 사건 재판부 판사들 성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만들어 윤 총장에게 보고했고, 윤 총장은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일자 윤 총장 측 변호인은 사찰 의혹 문건을 “일반인의 상식적 판단에 맡겨 보겠다”며 지난 26일 공개했다. 문건에는 판사 30여명에 대한 출신, 주요 판결, 세평, 특이사항 등이 적혀있다. ‘MB 항소심 징역17년 선고’, ‘삼바 증선위 상대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등 판결 내용 뿐만 아니라 가족관계(‘검찰간부의 처제’), 성향(‘우리법연구회 출신’) 등도 있다. 이런 정보 수집 행위가 검찰의 활동이나 직무에 포함될까. 윤 총장 측은 “공소 유지를 위해 재판부의 재판 스타일을 알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데 증거와 증언으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검찰에게 판사에 대한 개인정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의아하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사설] 적법한 철거집행에 화염병 던진 사랑제일교회 교인들

    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과 법원이 어제 전광훈 목사의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 대해 세 번째 강제철거에 나섰으나 교인들의 극렬한 반발로 또 실패했다. 서울북부지법 집행인력 570명이 이 교회 시설에 대한 강제집행(명도집행)을 시도하자 교인 50여명이 집행인력을 향해서 화염병을 던지고, 몸에 인화물질을 뿌리는가 하면,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하며 저항하는 바람에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탓이다. 앞서 지난 5월 서울북부지법은 재개발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사랑제일교회 측은 명도집행을 거부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보상금 82억원의 7배인 563억원을 보상금으로 요구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인근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2018년부터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했으며, 지금은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민이 신속한 재재발을 기대하며 지역을 떠난 상태다. 재개발이 늦어질수록 주민들의 금융비용 부담 등은 증가된다. 사랑제일교회와 전 목사는 지난 8월 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하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번 명도집행을 거부한 것은 자신들이 법 위에 있다는 발상의 발로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해야 할 교인들이 화염병과 같은 치명적 위험물질을 투척한 것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또 재개발을 원하는 주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를 막는 게 이웃사랑인지, 터무니없는 보상금액을 요구하는 게 교회의 신성을 드높이는 행위인지 묻고 싶다. 사랑제일교회 측 책임자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불법 폭력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교인들은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기독교 본연의 자세로 되돌아가길 바란다.
  • 개신교 통합 급물살… 넘어야 할 큰 산 ‘이단 논란’ 한기총

    개신교 통합 급물살… 넘어야 할 큰 산 ‘이단 논란’ 한기총

    예장합동, 내년 부활절 연합예배 기점 한교총·한기총·한교연 등 통합 추진 예장합동 일부 목회자, 한기총 반대전광훈 구속으로 사실상 와해 상태소강석 목사 “교회가 한목소리 내야부당한 프레임서 예배 지킬 수 있어”세 갈래로 나뉜 개신교 연합기관 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개신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통합 추진을 전격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이런저런 시도가 있었지만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세 연합기관을 통합한다는 구체적 목표를 정해 추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내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통합의 첫 계기로 삼아 실행에 나설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예장합동은 지난 19일 서울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제105회기 첫 총회실행위원회를 열고 한교총, 한기총, 한교연 등 세 연합기구 통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실행위에서 교단교류특별위원회는 교단연합기관 통합을 예장합동 총회가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것과 각 교단과의 관계성을 참조해 적극 추진할 것을 청원했다. 세 갈래로 쪼개진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의 마중물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셈이다. 이날 실행위의 통합 논의는 지난 9월 예장합동 제105회 정기총회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정기총회에서는 연합기관의 분열과 난립으로 대정부 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해 교계의 영향력이 현저히 상실됐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교단교류협력위원회를 재설치하고 예장합동 총회가 교회연합기관의 통합과 발전을 선도적으로 추진하자는 헌의를 넘겨받은 총회임원회가 교단교류특별위원회(5인)를 선정했다. 연합기관 통합 움직임은 지난 23일 예장합동 총회 회관에서 열린 ‘2021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 출범예배에서도 감지됐다. 주요 교단 총회장·임원들은 이날 예배 모임에서 내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교회와 예배 중심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부활을 찬양하는’ 예배로 진행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부활절 예배를 최대 연합기관인 한교총과 협력해 열기로 결정한 점이 눈에 띈다. 부활절 연합예배 대회장인 소강석(예장합동 총회장) 목사는 다음달 한교총 공동대표(3인)로 취임할 예정이다.소 목사는 이날 준비예배에서 내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국교회 연합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예배 참석자들에 따르면 소 목사는 “내년이 ‘원 어게인’의 원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밥그릇 다 내어놓고 모든 기득권 내려놓고 다시 한번 한국교회를 세우는 연합예배를 드리자”고 주장했다. 예장합동이 통합 추진을 선도하고 나서 급물살을 타지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 한기총이 전광훈 대표회장의 직무정지와 구속으로 사실상 와해 상태에 있는 데다 해묵은 과제인 이단성 해결이 쉽지 않은 탓이다. 실제로 지난 19일 예장합동 실행위에서도 일부 목회자가 “한교연과는 함께할 수 있지만 이단을 옹호한 한기총은 안 된다”며 통합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합동은 이단 옹호 논란을 빚어 온 한기총을 2014년 탈퇴했다. 소 목사는 이에 대해 “이단 문제들을 간과할 수 없지만, 통합 과정에서 차츰 정리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며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가질 때 부당한 프레임으로부터 예배를 지킬 수 있는 만큼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中인권탄압 침묵 깬 교황 “중국서 위구르족 박해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난에도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중국과 바티칸 사이에 하나씩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처음으로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이 탄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가톨릭 추기경도 “중국 정부가 바티칸과의 합의를 무기 삼아 가톨릭 교회를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작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에서 중국 내 위구르족이 “박해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는 책에서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 사례를 전하며 “나는 종종 로힝야족과 위구르족, 야지디족의 고통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탄압받고 있다. 민족종교를 믿는 야지디족은 극단적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제거 대상이 됐다. 위구르족도 중국 신장 지역에서 100만명 넘게 수용소에 구금됐다고 알려졌다. 그간 교황은 로힝야족과 야지디족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위구르족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중국 인권탄압 현실에 눈을 감았다”며 위구르족 박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것을 요구해 왔다. 종교 전문가들은 그간 바티칸이 2018년 9월 중국과 체결한 주교 임명 합의안을 연장하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본다. 이 합의는 중국 정부가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대신 교황청은 중국이 직접 임명한 주교(7명)를 공인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9월 양측의 동의로 기한이 연장됐다. 시간을 번 교황이 조금씩이나마 중국에 대한 비판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 주교 출신으로 세계적 민주화 운동가인 요셉 젠 추기경도 이날 인도 방송매체 위온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합의’는 바티칸이 중국에 놀아난 것이다. 1000만명이 넘는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은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도 중국 정부는 비공식적 통로를 통해 ‘양측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을 주교로 제안해 지명했다. 그러나 2년 전 합의로 모든 것이 이상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독신 생활을 하지 않는 ‘함량 미달’ 성직자도 주교로 임명했고, 이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당국 승인을 받지 않은 지하교회를 찾아 “교황도 우리에게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대놓고 지하교회 해체를 종용한다는 것이다. 젠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중국 공산당을 비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가톨릭은 관영 천주교애국회(730만명)와 지하교회(1000만명 이상 추정)로 나뉘어져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로 종교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中 인권탄압 침묵 깬 교황 “중국서 위구르족 박해받아”

    中 인권탄압 침묵 깬 교황 “중국서 위구르족 박해받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비난에도 ‘밀월 관계’를 유지하던 중국과 바티칸 사이에 하나씩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처음으로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위구르족이 탄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가톨릭 추기경도 “중국 정부가 바티칸과의 합의를 무기 삼아 가톨릭 교회를 해체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작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에서 중국 내 위구르족이 “박해받고 있다”고 적시했다. 그는 책에서 이슬람 국가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 사례를 전하며 “나는 종종 로힝야족과 위구르족, 야지디족의 고통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무슬림인 로힝야족은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탄압받고 있다. 민족종교를 믿는 야지디족은 극단적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제거 대상이 됐다. 위구르족도 중국 신장 지역에서 100만명 넘게 수용소에 구금됐다고 알려졌다. 그간 교황은 로힝야족과 야지디족에 대해 여러 차례 우려의 목소리를 냈지만 위구르족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교황이 중국 인권탄압 현실에 눈을 감았다”며 위구르족 박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표명할 것을 요구해 왔다. 종교 전문가들은 그간 바티칸이 2018년 9월 중국과 체결한 주교 임명 합의안을 연장하고자 위구르족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고 본다. 이 합의는 중국 정부가 교황을 세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하는 대신 교황청은 중국이 직접 임명한 주교(7명)를 공인하는 것이 골자다. 올해 9월 양측의 동의로 기한이 연장됐다. 시간을 번 교황이 조금씩이나마 중국에 대한 비판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홍콩 주교 출신으로 세계적 민주화 운동가인 요셉 젠 추기경도 이날 인도 방송매체 위온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합의’는 바티칸이 중국에 놀아난 것이다. 1000만명이 넘는 중국 내 가톨릭 신자들은 배신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과거에도 중국 정부는 비공식적 통로를 통해 ‘양측이 모두 인정할 수 있는 인물’을 주교로 제안해 지명했다. 그러나 2년 전 합의로 모든 것이 이상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독신 생활을 하지 않는 ‘함량 미달’ 성직자도 주교로 임명했고, 이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당국 승인을 받지 않은 지하교회를 찾아 “교황도 우리에게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대놓고 지하교회 해체를 종용한다는 것이다. 젠 추기경이 교황을 대신해 중국 공산당을 비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중국 가톨릭은 관영 천주교애국회(730만명)와 지하교회(1000만명 이상 추정)로 나뉘어져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로 종교에 대한 통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기고] 로힝야 문제, 그리고 종교갈등/이정호 신부·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대화 위원장

    [기고] 로힝야 문제, 그리고 종교갈등/이정호 신부·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대화 위원장

    로힝야 문제를 상기해 보자. 국교가 있는 나라에서 소수 종교가 겪는 어려움은 늘 있지만 유엔이 “인종청소의 교과서”라고 정의할 정도로 로힝야족에 대한 처우는 가혹하다. 그런데 이 문제는 19세기 미얀마를 식민통치한 영국의 대규모 이주정책이라는 배경 없이 이해하기 어렵다. 이후 식민지배와 관련된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얽히면서 강제이주된 무슬림, 특히 로힝야족에 대한 미얀마인들의 적개심은 어떻게 할 수 없게 됐다. 문제의 원인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현상만 남은 로힝야 문제는 종교갈등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 남았다. 식민지배로 피해를 본 미얀마이고,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땅도 없는 강제이주자인데, 식민지배와 강제이주의 책임을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 문제의 원인은 제쳐 두고 종교갈등, 문화충돌, 혹은 반인륜적 국가정책만 운운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필자가 거주하는 경기도 남양주 수진사에 방화 사건이 있었다. 개신교 신자가 한 일이란다. 왜 이 땅의 개신교인은 사찰을 공격하는 것일까. 잘못 배워서 그렇다. 누군가 잘못 알려줬기 때문이다. 이 땅에 개신교가 전래될 당시 서구의 시대정신이 복음인 것처럼 들어왔다. 미얀마 문제의 원인이 된 시대정신이다. 식민지배와 노예제도에 정당성을 제공했던 기독교와 밀접한, 서구와 기독교에 대한 배타적 우월의식으로 가득한, 지금으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낡은 시대정신이다. 그런데 그 낡고 오래된 것을 아직도 ‘신앙’이라 믿는 이들이 있다. 이웃 종교의 시설 혹은 신자를 향한 공격은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지만, 수진사 방화는 더 심각하다. 신앙적 신념으로 방화하는 그 순간, 그는 주변에 있던 요양시설, 아파트는 보지 못했을까. 이웃들이 처할 위험을 직감하지 못했을까.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기독교의 황금률은 그 순간 그의 행동과 생각, 그 어디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를 사로잡고 있던 생각은 식민지배와 착취, 노예화를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했던 낡고 쓸모없는 이전 시대의 잔재일 뿐이다. 새로운 시대이다. 세상은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는데 언제까지 과거의 잣대와 생각으로 타자와 이웃을 재단할 것인가. 자신의 진리를 시대 변화에 따라 재해석하지 못하는 종교는 근본주의적 해결법을 택하기 쉽다. 정치에 기생하거나, 경제적 이권을 추종하면서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종교적 순수성을 강요하기 쉽다. 더이상 속지 말아야 한다. 강제이주가 범죄이듯, 이웃 종교를 공격하고 그 상징을 훼손하는 것도 범죄다.
  •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언어란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다.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때 그 개념과 처음 연결된 특정한 정황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개념이 언제나 고정돼 동일한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개념의 등장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나무는 자란다. 나무가 처음 심었을 때의 모습을 계속 지녀야만 한다고 요구할 수 없다. 그 나무는 자라서 사방으로 가지를 뻗치고, 그 가지는 다양한 공간에서 새롭게 그 존재를 드러낸다. 최근 ‘커밍아웃’ 개념의 사용이 사회정치적 논란이 됐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는 이해 때문이다. 그런데 ‘커밍아웃’을 포함해서 특정한 개념이 사용돼 오는 역사를 살펴보면, 언어란 언제나 다양한 정황에서 크고 작은 가지를 치고 사방으로 뿌리를 내리는 살아 있는 생물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미등록이주자 자녀·뚱보 등 커밍아웃 확대 사회학 교수인 애비게일 서게이는 2020년 2월에 출간한 ‘컴 아웃, 컴 아웃, 당신이 누구든지’ (Come Out, Come Out, Whoever You Are)에서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의 역사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명한다. 원래 ‘커밍아웃’은 상류층 엘리트 여성들이 사교계의 첫 무대에 들어서는 것을 지칭하는 의미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게이(gay) 문화는 미국의 대도시 저변에 확대되기 시작했다. 게이 문화는 이렇게 상류층 여성의 사교계 첫 진출을 의미하는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을 빌려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1930년, 40년, 50년대에 게이 문화에 대한 반격이 노골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은 점점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기며 살게 된다. 1960년대 말, 특히 1969년 미국 뉴욕시에서의 ‘스톤월 항쟁’ 이후 ‘커밍아웃’은 이성애자로 자신을 위장하는 동성애자들을 ‘벽장에 있는 사람’과 ‘커밍아웃한 사람’이라는 두 부류로 나누어 병렬하는 것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성소수자 권익 확장을 위한 운동에서 성소수자 스스로 벽장으로부터 ‘커밍아웃’해야 한다는 요청이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주류 언론에 “보수주의 벽장으로부터의 커밍아웃”(Coming Out of the Conservative Closet)과 같은 제목의 정치 칼럼이나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커밍아웃’이라는 말은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확장돼 사용돼 왔다. 1970년대 이후 성소수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돼 성소수자들의 권리 문제가 개선되고 확장되면서 커밍아웃 운동은 이렇게 다양한 양태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커밍아웃 운동은 또한 ‘외모차별주의’에 대한 저항운동으로도 발전한다. 소위 ‘뚱뚱한 사람’이라고 놀림받는 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비만 수용 운동’(fat acceptance movement)의 일환으로 커밍아웃 운동이 전개됐다. ‘비만 해방 운동가’(fat liberation activist)인 메릴린 완은 소위 뚱뚱한 몸으로 사는 것은 마치 성소수자로 사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 ‘비만 혐오’(fatphobia)가 팽배함을 토로한다. 이들에게 ‘커밍아웃’은 자신이 뚱뚱하다는 것을 당당히 받아들이면서, 이제 자신의 뚱뚱한 몸을 약점이나 열등한 것으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는 것이다. 또한 ‘커밍아웃’은 이민정책 문제에서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미등록이주자의 자녀들이 숨어 있던 위치에서 ‘커밍아웃’하면서 이들의 커밍아웃은 ‘미등록이주자 청년운동’으로 확장됐다. 특히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 운동은 벽장 속에 숨어 있지 말고 “미등록이주자라고 대담하게 커밍아웃하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새로운 사회정치적 운동으로 확장됐다. 미등록이주자 청년 운동의 한 지도자는 성소수자 운동가였던 하비 밀크의 말인 “만약 당신이 커밍아웃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른다.… 당신이 자신을 위해서 일어나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다”를 인용하면서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이 ‘커밍아웃’하도록 설득하고 행동하게 함으로써 중요한 정치적 운동을 활성화했다. ‘미등록이주자’로 커밍아웃한 4명의 청년은 ‘드리머’(The DREAMers)라는 조직을 구성한 뒤 2010년 5월 17일 당시 애리조나주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사무실을 점거하며 권리보장을 위한 운동을 했다. 또한 미국 전역에서 점거, 시위, 단식투쟁, 행진 등을 하면서 이들이 미국에서 살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주는 ‘드림 법안’(DREAM Act)을 지지하고자 하는 운동을 확산시켰다.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에서 이민정책에 대한 폭넓은 정치적 논의를 하는 데에 기여했다. ●미투운동도 더이상 숨지 말라는 메시지 ‘커밍아웃’ 운동은 종교의 영역에서도 등장했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성애자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같이, 기독교가 중심 종교인 사회에서 무신론자들은 유신론자인 것처럼 산다. 이렇게 종교적 벽장 속에 숨어 사는 것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무신론자로 용감하게 ‘커밍아웃’하라는 “아웃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며 무신론자로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는 “이 세계에는 벽장에 갇혀 살고 있어 커밍아웃해야 하는 무신론자들이 많다”고 하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아웃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커밍아웃’은 이렇게 다양한 정황에서 사회적 낙인이나 불명예가 두려워 침묵하던 개인들이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권리와 인정, 그리고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기 있는 긍정적 행위로 사용된다. 다층적 사회정의를 위해 필요한 소수자들의 행위인 것이다. 커밍아웃은 주로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로 사용되지만, 동시에 외부에서 요구되는 ‘풍자적 의미’로도 쓰인다. 실제로는 보수주의자인데 아닌 척하지 말고, 본 모습을 드러내 ‘커밍아웃’하라고 촉구하는 풍자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은 또한 미투운동에서도 숨어 있는 피해자에게, 또는 가해자에게 더이상 숨어 있지 말고 나오라는 각기 다른 함의를 지닌 의미로도 사람들은 사용한다. ●게이는 원래 여성 성노동자 지칭하는 말 ‘게이’라는 개념의 역사도 변화돼 왔다. 게이란 원래 여성 성노동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다음에는 남성 동성애자를, 또한 더 나아가 ‘동일한 젠더를 좋아하는 사람 일반’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지금은 ‘세계시민’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코즈모폴리턴’이라는 개념도, 나치 시대에는 유대인과 같이 ‘계획된 대량학살의 모든 희생자’를 지칭하면서 ‘사형선고’와 같은 매우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듯 하나의 개념은 결코 동일하게 고정되지 않는다. 언어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새로운 형태로 태동하기도 하는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기 때문이다. ‘커밍아웃’과 같은 하나의 개념이 어떠한 정황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또 다른 정황에서는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나의 개념이 이렇듯 다양한 정황에서 상이한 함의를 지니고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논쟁에 빠질 때, 사회정치적 에너지는 잘못된 방향으로 낭비된다. 예를 들어 미등록이주민 청년들이 자신들이 미등록이주자라고 ‘커밍아웃’하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이민정책이 지닌 문제점에 대한 항의와 시위를 한다고 하자. 그런데 정치계나 언론이 정작 관심을 둬야 할 중요한 이민정책에 대한 논의는 외면한 채, 왜 성소수자들도 아닌데 ‘커밍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사회적 에너지를 오용하고 낭비하는 무책임한 행위가 된다. 그 어떤 집단이나 개인도 ‘커밍아웃’과 같은 특정한 개념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사회정치적 에너지를 빗나가는 방향으로 쏟아붓는 것은 모두가 경계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나 에너지는 제한된 것이기에,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가를 분별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은 물론 정치인과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민주·정의당·인권위, 차별금지법 손잡나

    민주·정의당·인권위, 차별금지법 손잡나

    정의당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도해 온 차별금지법 제정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법안 발의를 위한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입법에 가속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아울러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종교계와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최근 높아지면서 연내에 본격적인 입법 논의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민주당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를 이끌어 온 이상민 의원은 지난달 국회 법제실 검토를 거쳐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평등법)의 시안을 보완했다. 지난 5일에는 국회에서 인권위 관계자들과 함께 평등법 제정 관련 비공개 간담회도 개최했다. 여기에는 이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권인숙, 남인순, 박주민, 박용진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민 의원실 관계자는 “여기저기 찬성·반대하는 분들을 만나고 있고 조문 성문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시기를 못박긴 어렵지만, 최대한 빨리 진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에서는 민주당이 힘을 보탤 경우 차별금지법 입법이 완수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의당은 제72주년 ‘세계인권선언의 날’인 다음달 10일을 ‘차별금지법 선언의 날’로 만들기 위한 30일 집중행동을 진행 중이다. 정의당은 지난 6월 장혜영 의원 대표발의로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국회에서 이날 열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독교 릴레이 기자회견’에는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과 나눔의집협의회가 참여했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나눔의집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 모두를 위한 법”이라며 “우리는 평등의 원칙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불교, 개신교와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은 지난 17일 민주당사 앞에서 우리 사회 차별화 혐오를 뿌리 뽑기 위한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합동 기도회를 개최한 바 있다. 시민단체의 발걸음도 바쁘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7일 남인순 의원과 법안 관련 논의를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납치·강간에 살해 위협 받는 파키스탄 14세 소녀 英 망명 허용을”

    “납치·강간에 살해 위협 받는 파키스탄 14세 소녀 英 망명 허용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파키스탄의 기독교 소녀의 망명을 허용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4세 소녀는 지난해 4월 펀잡주 파이살라바드의 집 근처를 산책하다 이웃에 사는 무슬림 남성 무함마드 나카쉬에게 납치 당했다. 두 공범과 함께 소녀를 자동차에 태웠는데 행인들이 말리려 하자 총을 공중에 발사해 뒤로 물러나게 했다. 그리고 총을 겨눠 위협하며 그녀를 끌고 갔다. 이들은 매춘 조직의 행동대원이란 의심을 샀다. 나카쉬의 집 지하실로 소녀를 끌고 가 약물을 마시게 한 뒤 강간하며 그 모습을 촬영했다. 그녀는 살려달라고, 집에 보내달라고 애원했으나 남자들은 듣지 않았고, 나카쉬의 어머니가 지하실에 들어와 “이제 어디에도 못 간다. 우리 명령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나중에 증언했다. 납치를 목격한 사람들과 그녀의 홀어머니가 법원 증언에 나서 그녀를 돌려달라고 호소했지만 소녀는 결혼하겠다고 서류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카쉬를 안심시킨 뒤 탈출했다. 그러자 나카쉬 일당은 재판에서 자신의 뜻대로 증언하지 않으면 동영상과 사진들을 배포하고 가족들을 몰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소녀가 자신과의 결혼에 동의했다며 폭력을 행사하겠다고 겁을 줬다. 지난 8월 파키스탄 법원은 그녀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쉼터에 있어도 좋다고 판결했는데 고등법원은 이를 뒤집어 결혼은 합법적이며 나카쉬의 집에 소녀를 돌려보내야 한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소녀는 쉼터를 탈출해 숨어 버렸다. 변호인은 나카쉬 친구들이 법정에 우르르 몰려와 소녀를 혼내주겠다고 벼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자선단체로 전 세계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돕는 ‘도움이필요한 교회 돕기 운동본부(Aid to Church in Need)’는 영국 정부가 소녀의 망명을 받아들이라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존 폰티펙스 대변인은 “이 충격적인 사례는 종종 서방 국가들도 포기한 기독교인의 안위를 지켜주겠다는 영국의 맹세를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신성모독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10년 이상 교도소에 수감됐던 파키스탄의 기독교 여성 아시아 비비가 지난해 캐나다에 망명한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영국 정부는 당시에도 비비의 망명을 받아들이라는 압력을 받았지만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저했고, 결국 비비는 캐나다로 방향을 틀었다. 존슨 총리는 당시 그녀를 영국에 오게 하고 싶지만 “폭력에 대한 협박 때문에 우리가 올바른 일을 하지 못하게 허용해선 안된다”고 했다. 말은 그럴듯하게 했는데 행동은 정반대로 수수방관했다.인권단체들은 최근 파키스탄 법원이 기독교와 힌두교를 믿는 소녀들이 매년 수백명씩 납치돼 결혼을 강요 당하고 이슬람 개종을 강요당한다고 주장한다. 판사들은 편견을 갖고 있거나 보복이 두려워 납치 혐의자들을 엄단하는 데 주저한다. 현재 소녀와 어머니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재판을 받고 있지만 소녀를 돕는 이들은 경찰의 보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카쉬는 되레 어머니와 친척들이 자신의 아내를 납치했다고 맞고소를 제기했다. 살해 위협을 보낸 것은 자신이 아니라 친구들이라고 발뺌했다. 변호인 수메라 샤피크는 “소녀는 늘 위험 속에 살고 있다. 그녀와 가족이 파키스탄을 떠나지 않으면 그들은 늘 살해 위험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ACN은 정부가 답변을 해야 하는 1만명의 서명을 거의 다 받았다고 했다. 25일 런던에서 붉은수요일(#RedWednesday) 집회를 열어 기독교인들의 박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할 계획이다. 반면 파키스탄 라호르에서는 지난 21일 정부가 신성모독 법률을 개정하려는 데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온 무슬림 지도자 카딤 후사인 리즈비의 장례식에 수만명이 운집했다. 리즈비는 비비에게 관용을 베풀어선 안된다고 주장했고, 무함마드 만평에 대한 항의로 프랑스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슬라마바드 집회를 주도해 온 도시를 마비시켰는데 갑자기 54세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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