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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마처럼 얽힌 동예루살렘, 이스라엘 공습에 가자 13층 건물도 와르르

    난마처럼 얽힌 동예루살렘, 이스라엘 공습에 가자 13층 건물도 와르르

    이스라엘 동예루살렘의 구시가지 지도다. 연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와 이스라엘 군의 공습 충돌 소식이 들려오는 곳이다. 보통 3대 종교의 시원으로 알려져 있다.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가 모두 이곳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울러 남서쪽 아르메니아 정교 구역까지 4대 종교가 바로 이웃하고 있다. 철천지 원수들이 등을 맞대고 있다.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 된 알아크사 사원은 동쪽 끝 성전산 구역 안 가장 아래에 있다. 서쪽 담이 유대인 구역의 이른바 통곡의 벽이다. 마침 10일(이하 현지시간)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이었다. 매년 이날 정통 유대교도들은 이스라엘 깃발을 앞세우고 보란 듯이 구시가지를 행진했다. 알아크사 사원에 모인 팔레스타인인들은 종교 활동의 형평성을 요구했다. 또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떨어진 셰이크 자라 정착촌 관련 소유권 판결을 똑바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항변은 이렇다. “이스라엘 경찰은 정통(사실 극단이다) 유대교도들의 종교 활동은 방관하며 우리 무슬림들이 알아크사 사원에서 뭐라도 하면 제지하고 방해한다.”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과 섬광탄 등을 쏘며 사원 내 시위대를 해산하고 일부를 체포했다. 사태 악화를 우려한 당국은 유대인들의 구시가지 행진을 불허했고 정착촌 판결을 미루는 유화책을 썼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잠재우지 못했다. 유대인들은 통곡의 벽에서 집회를 가졌다. 무력 충돌은 이틀째 더욱 격렬해졌다. 11일 새벽부터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하마스는 이번 작전을 ‘예루살렘의 검’으로 명명했다. 이스라엘군도 ‘성벽의 수호자’란 작전명을 내걸고 전투기 등을 동원해 가자지구 내 수백개 목표물에 보복 공습을 이어갔다. 공습 목표물 중에는 하마스 부대 지휘자와 정보기관 본부, 무기 생산시설, 하마스 등 무장 정파들의 군사기지, 터널 등이 포함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특히 이날 저녁 가자지구에 있는 13층짜리 주거용 빌딩을 폭격해 무너뜨렸다. 팔레스타인 뉴스통신 와파 등은 보건당국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에 아동 10명을 포함해 28명이 숨졌고 152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15명의 하마스 및 무장단체 지휘관이 포함됐다고 조나탄 콘리쿠스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하마스 측이 이틀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발사한 로켓포는 800발이 넘는다. 다수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요격됐지만, 일부는 남부의 아쉬도드, 아슈켈론, 브네이 아비시 등의 민간인 거주지와 학교 등을 강타했다. 하마스는 또 이스라엘의 고층빌딩 폭격에 대응해 130여발의 로켓포를 중부 텔아비브 인근 리숀 레시온, 홀론, 기바타임 등지에 쏘았다.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남부 아슈켈론에서 처음으로 이스라엘측 사망자 2명이 나왔고, 이어 리숀 레시온에서도 여성 1명이 사망했다. 수십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대부분 경상이지만 일부 위중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슈켈론과 엘라트를 잇는 국영 석유회사의 연료용 파이프가 폭파되기도 했다. 자국민 사망 소식을 접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오전 중 “이제 공격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고, 텔아비브 인근 도시가 공격을 받은 뒤에는 “하마스가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다. 그 공격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보복 의지를 불태웠다. 베니 간츠 국방 장관도 “지금까지의 공격은 시작에 불과하다. 테러단체는 큰 타격을 입었고 우리는 계속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추가적인 공격 등에 대비해 남부에 아이언 돔 요격미사일과 2개 공수여단을 추가로 배치하는 한편, 예비군 5000명에 대한 동원령도 내렸다. 또 국내전선사령부는 가자지구로부터 반경 40㎞ 이내의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가, 중부지역까지 공격 당하자 휴교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아랍연맹(AL)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이 무차별적이며 무책임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아흐메드 아불 케이트 AL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서 규칙을 어겼다. 또 극단주의 유대교도의 행동은 용인하고 팔레스타인 주민과 아랍계에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점령군이 무슬림들의 이슬람 사원 접근을 막고 야만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란 의회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점령 정권의 범죄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란 의회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팔레스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보호군을 보내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피터 스타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 긴장 완화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집트와 카타르 그리고 유엔은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유엔 안보리도 소집됐지만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하마스의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또 예루살렘이 ‘공존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압바스에게 서신을 보냈다고 한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직후 압바스가 축하 서신을 보낸 데 대한 답장이었다. 이 관계자는 “서신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폭력 사태를 누그러뜨리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팔레스타인 지도부와의 지속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이스라엘 지원 부족이 동맹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로켓포 300발 vs 전투기 폭격… 동예루살렘 갈등 격화

    로켓포 300발 vs 전투기 폭격… 동예루살렘 갈등 격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양측 간에 로켓포 공격과 전투기 폭격 등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외신들은 이 지역 긴장이 최근 몇 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고 전했다. 11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0일(현지시간) 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시설 등에 대규모 공습을 했다. 하마스 측은 어린이 9명을 포함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하마스의 지휘관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로켓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졌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은 이날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이틀간에 걸쳐 300발 이상의 로켓포를 이스라엘 영토에 발사했다. 헌법상 수도인 예루살렘에도 6발이 떨어졌다. 예루살렘이 공격 목표가 된 것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아비브 코하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더 광범위한 군사작전에 대비하라”면서 하마스의 무기 생산 및 보관 시설을 집중 타격하라는 메시지를 군에 발령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하마스도 성명을 통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이스라엘 점령 세력에 대한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 이날 무력 충돌은 1967년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을 통해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을 맞아 촉발됐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동예루살렘의 3대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으며 이로 인해 500명 이상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오늘 오후 6시까지 알아크사 사원 등에서 병력을 철수시키라”고 경고했으며 철수 시한이 되자 로켓포 공격을 감행했다. 김태균 선임기자 windsea@seoul.co.kr
  • 방화풍선·수류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주말 내내 충돌

    이슬람교와 유대교,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에서 주말 이틀 동안 이스라엘 경찰과 팔레스타인 주민들 간 충돌이 벌어져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B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변 아랍국은 이스라엘의 강경 진압 기조를 비난했고, 서방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동예루살렘 셰이크 자라 지역의 팔레스타인인 수십명을 이주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하며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던 가운데 라마단(이슬람 금식주간)이 끝나던 지난 7일 저녁에 충돌이 일어났다. 메카, 메디나에 이어 이슬람교의 세 번째 성지로 꼽혀 이날 약 7만명이 예배를 위해 모였던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 주변에서 대치가 벌어졌다. 이스라엘 군경이 최루액을 뿌리며 강경진압에 나선 결과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220명과 이스라엘 경찰 17명이 다쳤다. 팔레스타인 부상자 가운데 88명은 이스라엘 경찰이 쏜 고무탄과 기절수류탄 파편을 맞았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가 전했다. 충돌은 다음날에도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8일 셰이크 자라 지역에서 돌을 던지는 시위대를 강제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최소 90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이스라엘 경찰관 1명도 머리를 다쳤다. 가자지구 경계에서는 시위대가 이스라엘 쪽에 불을 내려고 3개의 ‘방화 풍선’을 날려 보냈고, 경찰은 최루가스로 맞섰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갈등이 커지자 이스라엘 정착촌의 유대인이 셰이크 자라 지역 부동산 획득을 위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법적 분쟁 심리도 예정일(10일)에서 미뤄졌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이날 ‘예루살렘의 날’ 행사 진행을 승인하며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주변 아랍국들은 이스라엘의 강경진압을 성토했다. 터키 외무부는 8일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다치게 한 이스라엘 보안군의 공격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성명을 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 전쟁범죄는 다시 한번 불법적인 시온주의 정권의 범죄성을 입증했다”고 맹비난했다. 유럽연합(EU)은 “폭력과 선동은 용납할 수 없으며 가해자는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예루살렘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처를 촉구한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긴장을 완화하고 폭력을 중단하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복음 전파한다며 사찰에 불낸 40대 여성 불상 훼손죄 추가

    복음 전파한다며 사찰에 불낸 40대 여성 불상 훼손죄 추가

    승려들에게 기독교 가르침을 전파하겠다며 사찰에 불을 내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여성에게 불상 훼손죄가 추가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장모(48)씨에게 징역 2개월을 추가 선고했다. 이에 따라 앞서 사찰 방화·방화미수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장씨의 1심 형량은 2년 8개월로 늘었다. 장씨는 지난해 9월 경기 남양주 수진사에서 “사람 형상을 만들어 숭배한다”며 돌을 던져 와불상 앞에 놓인 불상 8개를 부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행위 자체를 인정하지만 종교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서라면 타인의 재산이나 법익을 가볍게 여기는 점이 가중돼야 할 뿐 아니라 다시 범행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는 점과 관련 사건의 경과 등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장씨는 수진사 종각에 불을 붙이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일반건조물 방화 미수)로 지난해 6월 처음 기소됐고, 1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0월 수진사 암자에서 승려들에게 기독교 가르침을 전파하려다 실패했다면서 불을 낸 혐의(일반건조물 방화)로 11월에 추가 기소됐다. 방화와 관련된 두 건은 병합돼 장씨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조용래)는 배심원 다수 의견을 따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에서 자신을 ‘기독교 전도사’라고 밝힌 장씨는 “순교하려 했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 1심에서 총 2년 8개월을 선고받은 장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인사]

    ■교육부 △경상남도 부교육감 임준희△부경대학교 사무국장 오순문△부산대학교 사무국장 최윤홍△민주시민교육과장 어효진 ■보건복지부 ◇과장급△노인지원과장 주철 ■환경부 ◇임용△환경부 장관정책보좌관 이상용 ◇국장급 승진△물관리위원회지원단장 김지연 ◇과장급 전보△물통합정책국 물정책총괄과장 이채은△녹색전환정책관실 녹색산업혁신과장 장이재 ■고용노동부 ◇과장급 전보△서울동부지청장 이종구△창원지청장 이상목△양산지청장 유해종 ■국토교통부 ◇국장급 승진△정책기획관 김헌정 ◇과장급 전보△기술정책과장 방현하△공항정책과장 이상헌△철도정책과장 이우제 ■통계청 ◇4급 승진△혁신행정담당관실 이정수△행정자료관리과 강영민 ■방위사업청 ◇고위공무원 신규△지휘통제 통신사업부장 정규헌 ■새만금개발청 △혁신행정담당관 남궁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이상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 박용석△경제금융연구실장 허윤경△행정실장 정민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감사실장 한천희△지식정보화실장 성진석△경영지원실 총무팀장 심긍섭△경영지원실 회계팀장 서정필△지식정보화실 학술정보팀장 유정인△지식정보화실 IT팀장 한근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연구소장 임현균 ■한국한의학연구원 △부원장 송미영 ■중앙그룹 ◇JTBC△사업담당 황오영△디지털서비스담당 길병주△기획팀장 김유리△개발팀장 신효영△헤이제작팀장 김진일 ◇중앙일보△서비스1팀장 겸 Product지원팀장 김한별△총무팀장 지한수 ◇중앙일보M&P△사업1팀장 박일권△사업2팀장 홍재표 ◇휘닉스중앙△F&B사업담당 최우식 ◇조인스중앙△매체운영팀장 차주경 ■한겨레신문 △독자기획부 독자기획팀장 차장현 ■동양생명 ◇임원 선임△FC본부장 이사대우 김경우 ◇임원 전보△BA본부장 상무보 정강출△감사담당 이사대우 원진희 ◇팀장 승진△리스크관리팀장 문일 ◇팀장 전보△감사팀장 김부곤△소비자보호팀장 정선모△고객서비스팀장 이정훈△보험심사팀장 이호태 ◇파트장 승진△이사회지원파트장 박태우 ■숭실대 △홍보팀장 이진훈△대외협력팀장 겸 법무팀장 장하나△기독교학대학원 교학팀장 겸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행정팀장 김남수
  • 83세 뉴욕 교민 할머니 얼굴 때리고 침 뱉은 노숙인 불기소한 이유

    83세 뉴욕 교민 할머니 얼굴 때리고 침 뱉은 노숙인 불기소한 이유

    미국 뉴욕주 검찰이 지난달 9일(이하 현지시간) 화이트 플레인 시의 쇼핑몰 앞에서 83세 교민 할머니의 얼굴을 때리고 침까지 뱉은 노숙인 남성을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방검찰청은 이번주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글렌모어 넴하드(40)를 기소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넥스트샤크가 29일 전했다. 다만 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넴하드가 폭행을 가했다는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하고 정황 증거만 나열돼 현 단계에서는 기소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넴하드는 사건 당일 오후 7시 30분쯤 웨스트체스터 몰의 노르드스트롬 밖에서 깡통과 빈병을 주워 모으던 도 할머니에게 주먹을 날려 코를 다치게 하고 무의식 상태로 쓰러지게 만들었다. 지나가던 행인이 얼굴에 피가 낭자한 할머니를 발견하고 도와 다행히 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도 할머니는 “뇌에서도 피가 많이 흘렀다. 마치 누군가 퍼내는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하루 뒤 경찰서에 신고했는데 아시아계는 조용히 지내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머뭇거리다 뒤늦게 신고했으며, 의료비를 지급할 여력이 안돼 병원에 갈 수가 없다고 했다. 화이트 플레인 경찰서장 조 카스텔리에 따르면 형사들이 현장을 찾아 증거를 찾고, 증인들을 인터뷰하고, CC-TV 카메라들을 뒤져 사건 이틀 뒤 넴하드를 검거했다. 경찰은 65세 이상에 부상을 입히려 했다는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도 할머니를 공격했을 때 여러 날 무척 화가 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부족하고, 넴하드가 진범이라는 증거를 법정에서 쓸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기소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미미 로카 지방검사는 27일 성명을 내 넴하드 기소는 철회됐지만 도 할머니 폭행 수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 할머니 모녀는 “기독교인이라 평화를 원한다”며 “검거된 남성을 용서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검찰의 불기소 결정으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그는 기억하고 싶은 성직자”… 老수녀도 불자도 추모행렬

    “그는 기억하고 싶은 성직자”… 老수녀도 불자도 추모행렬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각계에서 애도를 표했다. 특히 종교계는 교파를 넘어서 한 마음으로 큰 별의 뜻을 되새기는 모습으로 고인을 추모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28일 소강석 대표회장 명의로 “평소 생명을 존중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하셨다”고 떠올리며 “정 추기경님의 노력이 한국 사회에서 지속되기를 소망한다”고 기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성명에서 “‘행복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추기경의 마지막 인사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모든 이가 존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에 앞으로도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평소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셨다”면서 “추기경님이 남기신 평화와 화해의 정신은 우리 종교지도자들이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도 추도문에서 “추기경님께서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마음에 심어 주신 감사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길이 됐다”고 돌아봤다. 전국 유림 대표조직인 성균관 손진우 관장도 애도 성명을 내고 “큰 스승을 잃은 천주교인들의 슬픔을 함께하며 고인께서 보여 준 평생의 가르침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고 염원했다. 가톨릭 신자로 ‘디모테오’라는 세례명을 쓰는 문재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 천주교의 큰 언덕이며 나라의 어른이 우리 곁을 떠났다”면서 “우리에게 ‘나눔과 상생’의 큰 가르침을 남겨 주셨고,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한 정책’이란 말씀은 국민들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다”고 추모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 대성전에 차려진 빈소를 찾았다. 명동성당 앞에는 아침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리관에 누운 정 추기경은 모관과 제의 차림에 가지런히 모은 양손 위에 묵주를 올려놓고 있었다. 김마리에따(75) 수녀는 “청주교구장으로 계실 때 5년간 곁에서 모셨다”면서 “수녀들에게도 항상 친절하게 잘해 줘서 늘 기억하고 싶은 성직자”라며 눈물을 흘렸다. 정 추기경에게 견진성사(세례성사 이후 의식)를 받았다는 박선희(47)씨는 “연명치료를 거부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 그분이 실천한 낮은 곳을 향한 행보와 결이 같다고 느꼈다”고 추억했다. 불교 신자인 서양화가 이재윤(48)씨는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오게 됐다”며 조문에 들어갔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종교계, 일제히 정진석 추기경 애도 “고인 뜻 이어받겠다”

    종교계, 일제히 정진석 추기경 애도 “고인 뜻 이어받겠다”

    종교계가 지난 27일 선종한 정진석 추기경에 대해 일제히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28일 소강석 대표회장 명의로 “평소 생명을 존중하며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했던 추기경님의 선종을 국민과 함께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지키려는 생명 운동으로 천주교회를 이끌어오셨으며, 장기기증으로 본이 되는 삶을 마무리하셨다”며 “정 추기경님이 지키려고 했던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한국 사회에서 지속되기를 소망한다”고 추모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성명을 내 “언제나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셨던 추기경의 모습을 기억하는 우리는 그분의 선종 소식에 안타까움과 슬픔을 감출 수 없다”고 애도했다. 이어 “‘행복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추기경의 마지막 인사를 가슴에 깊이 새기고 모든 이가 존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앞으로도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도 “평생을 천주교 사제로 존경을 받아온 정진석 추기경님은 국민들과 천주교 신자들의 깊은 신망과 존경을 받으며 살아오셨고, 평소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라셨다”라며 “추기경님이 남기신 평화와 화해의 정신은 우리 종교지도자들이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도 추도문에서 “추기경님의 선종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추기경님께서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마음에 심어주신 감사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길이 됐다”고 돌아봤다. 전국 유림 대표조직인 성균관 손진우 관장도 애도 성명을 내고 “한 분의 현존 성현(聖賢)이 저희 곁을 떠나신 것 같다. 큰 스승을 잃은 천주교인들의 슬픔을 함께하며 고인께서 보여준 평생의 가르침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고 염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씨줄날줄] 아르메니아인과 미국 원주민/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르메니아인과 미국 원주민/임병선 논설위원

    1880년대 말 오스만제국 동부의 카프카스산맥 서쪽에는 기독교인 아르메니아인 250만명이 살았다. 튀르크인들은 아르메니아인들을 아주 싫어하는 쿠르드족을 조종해 아르메니아인들을 박해했다. 1894년부터 1896년까지 쿠르드족과 힘을 합쳐 5만명을 도륙했다. 1차 세계대전 중에는 1915년 아르메니아인들이 러시아군을 돕고자 의용군을 창설하고 독립하려고 한다. 이에 오스만제국은 175만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을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로 추방해 60만명이 사막에서 굶어 죽거나 튀르크 군경에 살해됐다. 106년 전에 벌어진 일이다. 미국 대통령들은 아르메니아계 주민을 의식해 1915년 학살이 시작된 4월 24일에 희생자들을 추모하지만, 대량학살을 일컫는 제노사이드(Genocide)를 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이가 1981년 로널드 레이건이다. 오스만제국의 후예를 자부하는 터키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데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를 꾀해야 하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인권 외교’를 강조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40년의 이 금기를 깨고 ‘제노사이드’라고 말했다. 터키는 ‘1915년 사건’이라고 모호하게 표현하며 전쟁 중에 벌어진 충돌의 결과일 뿐이며 숨진 아르메니아인도 30만명밖에 안 된다고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역사학자들이 다룰 논쟁”이라며 “제삼자가 정치화하거나 터키에 대한 간섭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 원주민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베트남 전쟁과 일본 원자폭탄 투하 등 미국 역사에는 집단학살로 분류될 많은 사건이 있었다”고 뼈를 때렸다.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 이민자와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갈등이 있었다. 1620년 영국 청교도들이 처음 플리머스에 정착했을 때는 서로 우호적이었지만 미국 건국이 본격화하면서 학살이 시작됐다. 건국 영웅 조지 워싱턴 장군은 초토화 작전을 표방, 이로쿼이연방과 뉴잉글랜드 전역의 아메리칸 인디언을 “근절하라”고 명령했다. 처음엔 동부를, 나중엔 중부, 서부 식으로 원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켜 삶의 터전을 빼앗고 보호구역에 살게 하면서 원주민들은 술과 약물에 약화됐다. 감염병 확산 등으로 1500년쯤 3000만명이던 북아메리카 인구가 한때 140만명까지 줄었다. 바이든 대통령도 원주민 후손을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내무부는 원주민들의 토지와 권리를 빼앗는 역할을 해 온 부서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의 반격이 나왔으니, 꽤나 곤혹스러울 것 같다. bsnim@seoul.co.kr
  • 팬데믹 수렁 속… 기독교, 뭐하고 있습니까

    팬데믹 수렁 속… 기독교, 뭐하고 있습니까

    최근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자성하고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할 것을 촉구하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대형 교회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나 목회자의 교회 세습 등 고질적 문제에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등 탈종교 시대 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몰렸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맹목적 신앙이 한국 교회를 망쳤다고 주장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동연) 개정판을 출간했다. 새길교회 설립자이기도 한 길 교수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했던 6년 전 초판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탈종교 시대에 접어든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신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가 납득이 안 가다 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묻지 마 신앙’이 판을 치고 있다”며 “목사님의 말을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종하는 것이 신앙으로 통하고 이런 맹종이 맹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불신받는 이유는 인간의 상식과 이성을 무시한 ‘근본주의 신학’ 때문이며 젊은이들이 머리로 납득할 수 있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신앙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손원영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는 이웃 종교와 화해하는 열린 교회를 촉구하며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 사람들)를 내놓았다. 저자는 “세습, 성직 매매, 부동산 투기 등 한국교회가 부패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통한 한국적 ‘개벽 교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손 전 교수는 2016년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 개운사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접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불당 복구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직당했던 아픔이 있다.그는 “초대 교회의 본래 모습은 ‘다양성’이 특징”이라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약자뿐 아니라 무신론자와 성 소수자도 포용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의 사유화와 재벌기업화를 지양하고 타 종교를 상호 존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선교 방식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풍류가 있고, 현대과학에 열려 있고, 예술을 생활화하고, 가난한 자의 편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쓴 ‘십자가의 역사학’(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은 기독교의 상징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춰 한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교회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닮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계열 선교사들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고도 성장기 교세 확장이 미국처럼 잘 살아 보자고 추동한 ‘성장 제일주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형 교회 위주의 제국주의적 신앙관을 탈피할 것을 주장한다.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올해 1월 21%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 비해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에서 76%로 늘었다.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월 교인들이 정의·평화·화해 등에 기초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한국교회아카데미를 출범시키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적 구조성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직화된 종교 대신 개인의 감성이나 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본격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 교회 환골탈태해야”…팬데믹 속 개혁 촉구 서적 출간 잇달아

    “한국 교회 환골탈태해야”…팬데믹 속 개혁 촉구 서적 출간 잇달아

    최근 개신교계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자성하고 개혁을 통해 환골탈태할 것을 촉구하는 서적이 잇달아 출간됐다. 대형 교회 위주의 ‘성장 제일주의’나 목회자의 교회 세습 등 고질적 문제에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교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하는 등 탈종교 시대 교회가 총체적 위기에 몰렸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길희성 서강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는 맹목적 신앙이 한국 교회를 망쳤다고 주장한 ‘아직도 교회 다니십니까’(동연) 개정판을 출간했다. 새길교회 설립자이기도 한 길 교수는 ‘외면당하는 한국교회’에 대한 문제를 우선 제기했던 6년 전 초판에서 더 나아가 “코로나19는 탈종교 시대에 접어든 교회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개신교의 문제는 신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가르침과 교리가 납득이 안 가다 보니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묻지 마 신앙’이 판을 치고 있다”며 “목사님의 말을 무엇이든 하나님의 말씀으로 복종하는 것이 신앙으로 통하고 이런 맹종이 맹신을 낳는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불신받는 이유는 인간의 상식과 이성을 무시한 ‘근본주의 신학’ 때문이며 젊은이들이 머리로 납득할 수 있고 가슴으로 사랑할 수 있는 신앙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손원영 전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는 이웃 종교와 화해하는 열린 교회를 촉구하며 ‘내가 꿈꾸는 교회’(모시는 사람들)를 내놓았다. 저자는 “세습, 성직 매매, 부동산 투기 등 한국교회가 부패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며 ‘제2의 종교개혁’을 통한 한국적 ‘개벽 교회’를 대안으로 내세웠다. 손 전 교수는 2016년 한 개신교인이 경북 김천 개운사 불당을 훼손한 사건을 접하고 사과하는 차원에서 불당 복구 모금운동을 벌였다 해직당한 아픔이 있다.그는 “초대 교회의 본래 모습은 ‘다양성’이 특징”이라며 교회는 모든 사람을 예외 없이 품는 공동체라는 점에서 경제적 약자뿐 아니라 무신론자와 성 소수자도 포용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의 사유화와 재벌기업화를 지양하고 타 종교를 상호 존중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선교 방식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풍류가 있고, 현대과학에 열려 있고, 예술을 생활화하고, 가난한 자의 편이 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초빙교수가 쓴 ‘십자가의 역사학’(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은 기독교의 상징 ‘십자가에 내포된 고난의 관점에 비춰 한국에서의 기독교 역사를 조명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문제의 원인을 “교회 구성원들이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웅장함과 화려함, 풍요로움과 사치로움에 중독된 중세 로마교회를 닮았다”고 평가했다.그는 “한국 교회가 미국의 보수근본주의 계열 선교사들의 신학을 맹목적으로 추종했다”며 “고도 성장기 교세 확장이 미국처럼 잘 살아 보자고 추동한 ‘성장 제일주의’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기 몸집 불리기에만 치중했던 대형 교회 위주의 제국주의적 신앙관을 탈피할 것을 주장한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이 ‘한국 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올해 1월 21%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32%에 비해 11% 포인트나 하락했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4%에서 76%로 늘었다. 심각성을 인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지난 2월 교인들이 정의·평화·화해 등에 기초한 삶을 살도록 지원하는 한국교회아카데미를 출범시키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회 내부의 권위주의적 구조성이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고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조직화된 종교 대신 개인의 감성이나 영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한국 교회가 본격적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귀가 아플 정도”…선별진료소 앞 ‘스피커 선교’ 했다가

    “귀가 아플 정도”…선별진료소 앞 ‘스피커 선교’ 했다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일일 확진자가 1000명 수준으로 폭증하던 시기에 선별진료소 앞에서 큰소리로 종교 방송을 튼 60대 남성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A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뒤에 트럭을 주차하고 스피커를 이용해 기독교 관련 녹음본을 큰소리로 재생해 인근을 소란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선교행위를 한 경위와 이뤄진 시기, 장소, 대상자와 방법 등을 고려하면 선교행위는 경범죄처벌법에서의 ‘인근 소란’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홍 부장판사는 “A씨의 선교행위가 이뤄진 시간이 낮 시간대였던 점과 그 선교의 내용이 통상적이고 일반적 기독교 교리에 해당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도 경범죄처벌법에서 정한 ‘인근 소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홍 부장판사는 A씨를 신고한 B씨가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의료진 바로 앞에서 엄청난 스피커 소리로 선교행위를 해 귀가 아파서 신고했다. 진료소 직원분도 고생하는데 스트레스 많이 준다’고 진술한 점을 언급하면서 “A씨는 오전 시간대라 선별진료소에 검사 대기 중 사람이 없었다고 하나 3차 대유행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였다. 검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사 A씨의 주장처럼 당시 검사를 위해 대기 중인 인원이 없었다고 해도 검사에 필요한 의료진과 직원들은 상주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장판사는 또 당시 출동한 경찰관이 ‘지금 대화 목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니 소리를 줄여달라’고 요청한 점도 지적하면서 “그 소음도는 인근을 소란하게 할 정도로 상당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홍콩판 ‘정인이’ 사건…딸 학대한 부모 종신형 선고

    홍콩판 ‘정인이’ 사건…딸 학대한 부모 종신형 선고

    친부와 계모가 5살 소녀를 학대해 사망케 한 이른바 ‘홍콩판 정인이’ 사건에서 부모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5살 난 딸을 학대해 3년전 죽음에 이르게 한 부모에게 2심 판결에서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5살 소녀였던 천루이린은 친부와 계모에게 약 5개월간 끔찍한 학대를 당하다가 2018년 1월에 사망했으며, 홍콩 역사상 가장 심각한 아동 학대 사건으로 일컬어졌다. 홍콩에서는 처음으로 아동 학대에 살인죄가 적용된 사례이기도 하다. 루이린의 부모는 루이린과 그의 8살 난 오빠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때리고, 장시간 벽을 보고 있게 하거나 침낭에 넣어 묶어두는 등의 학대를 가했다. 경찰이 집에서 압수한 회초리, 슬리퍼, 칼, 가위 등 도구에서는 아이들의 혈흔이 발견됐고, 루이린의 몸에서는 133군데의 상처가 있었다. 수시로 아이들을 굶겨 루이린의 오빠는 나흘 동안 밥을 못 먹은 적도 있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루이린은 사망 전날까지도 구타에 시달렸다. 루이린의 오빠에 따르면 친부는 여동생을 천장에 닿을 정도로 세게 던졌고, 구타로 생긴 멍과 부기를 빼야 한다며 억지로 밤새 집안을 걷게 했다. 루이린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거뒀는데 사인은 패혈증이었다. 동생의 죽음으로 겨우 학대에서 벗어난 오빠의 몸에서도 128개의 상처가 발견됐다.29살의 아버지는 운수 노동자이며 30살의 계모는 가정주부였다. 홍콩 고등법원의 판사는 루이린 사건의 최악의 아동학대 사례라며 조부모들이 아이를 방치하지만 않았더라도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판사는 기독교도로 알려진 계모에게 성경에서 요한복음을 인용해 죄를 고백하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말했지만, 계모는 법정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재판의 관람석에서는 “부끄러운줄 알라” 등의 고함이 터져나왔다. 재판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서 법원은 더 넓은 법정으로 바꿔야 했으며, 로비에서 재판 과정이 생중계됐다. 경찰은 법정 밖에 분홍색의 슬리퍼와 아이를 학대하는데 사용한 가위와 막대 등을 전시했다. 루이린이 생전에 그린 그림에서도 아이가 느낀 고통이 드러나 있었다. 집 바닥과 벽이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불안감을 표현하며 도움을 호소했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판결을 환영하며, 단 하나의 신고가 아이들을 더 큰 상처로부터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변호사는 사상 최악의 아동 학대가 아니라 훈육 중에 일어난 사고였다며, 가족끼리 즐거운 순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판사는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아이들의 끔찍한 삶 중에 잠깐의 위로였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홍콩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가 가정에서의 학대 사실을 발견하고 아이들을 잘 보호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가 더 많이 근무하게 됐으며, 정부는 아동학대에 대한 기준을 수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원불교 전산 종법사 “은생어해 해생어은 마음으로”

    원불교 전산 종법사 “은생어해 해생어은 마음으로”

    “은생어해 해생어은(恩生於害 害生於恩)이라고 했습니다. 은혜가 해악이 되고 해악이 은혜가 되기도 하는 거죠. 현재 어려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항상 겸양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 원불교 지도자 전산 김주원 종법사는 창교 106년 대각개교절(28일)을 앞두고 20일 전북 익산시 중앙총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언을 전하면서 “언젠가 찾아올 악재를 대비해 오늘의 경사를 타인과 나눠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를 넘어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로 ‘원망 생활을 감사 생활로 돌리자’는 법문도 제시했다. 가장 쉽지만, 실천은 가장 어려운 이 말속에 반복되는 사회 갈등, 가족과 쌓인 불화를 해소할 답이 있다고 했다. 자신을 원망하는 이에게 맞서지 않는다면, 원망은 되풀이되지 않으며, 원망의 바탕에 대체 어떤 마음이 자리잡고 있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전산 종법사는 “기독교에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과 같은 말”이라며 “일상생활에서 원망을 감사로 돌리면 세상은 금방 평화로워지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원불교는 이런 가르침을 세계에 전파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적극적 해외 선교를 위해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종법사를 임명했다. 전산 종법사는 “100여년 전 소태산 대종사 때부터 꿈꿔 왔던 세계 교화의 여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불교도 여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법회가 축소되는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지만 전산 종법사는 “법회는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공부한 것을 점검받는 과정이지 종교 활동의 중심은 각자의 가정과 직장”이라며 “원불교는 스스로의 수행을 바탕으로 하는 종교이며,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소그룹으로 공부하는 문화가 활성화하고 있다”고 낙관적 자세를 견지했다. “코로나19 위기는 모든 인류에게 차별 없이 덮쳐 오히려 ‘세계는 하나’라는 의미가 더욱 와닿게 됐습니다. 그동안 맘껏 누린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느끼기도 했죠.” 전산 종법사는 이어 “하루속히 전 세계가 안정을 얻고 평화로운 일상으로 회복하기를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익산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In&Out] 사료, 마오쩌둥선집 그리고 북한사 연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글로벌 In&Out] 사료, 마오쩌둥선집 그리고 북한사 연구/바실리 V 레베데프 도쿄대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역사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료(史料)이다. 사료를 고찰하고 실증해 사실(史實)을 밝히는 것이 가장 전통적인 연구방법이다.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은 이상 자연과학과 달리 실험이 불가능한 역사학은 사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사학의 이러한 한계는 정치적으로 많이 이용돼 왔다. 사료가 특정 사람이나 집단을 보호하거나 사상적 투쟁을 승리로 이끌고자 무기로서 사용되면서 크게 수정하거나 아예 위조됐다. 기독교의 삼위일체라는 교리를 직설적으로 서술하고 치열한 내부 논쟁을 멈추기 위해 성경에 삽입된 ‘요한의 콤마’가 대표적 사례이다. 필자가 하는 한중일 사회주의운동 역사 연구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자주 나타난다. 중국의 마오쩌둥의 경우를 살펴보자. 오늘날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에 의해 수립됐다. 12월 16일, 마오는 소련을 방문해 스탈린과 회담을 가졌다. 중국의 정치, 경제, 군사 등에 대해서 합의한 후 스탈린은 마오쩌둥 저작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이 질문에 당황한 마오는 그 저작은 오류가 많아 수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어 원문 편집까지 도와줄 것을 소련에 요청했고 스탈린은 동의했다. 1950년 5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마오쩌둥선집편집위원회’를 설립했다. 1951년 10월, 마오쩌둥선집 제1권을 시작으로 총5권까지 출판됐다.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의 저작을 수록한 선집은 중국 국내외에 인기가 많았으며 중국혁명사연구의 기본 사료로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 중국이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진짜 마오쩌둥 사상”을 학습하기 위해 반항의 자유를 맛본 홍위병 조직들은 반동분자라는 죄목으로 숙청당한 사람들의 이름을 제외하고 마오쩌둥 저작들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수록한 ‘마오쩌둥 사상 만세’라는 시리즈의 책들을 비밀리에 출판했다. 이 사실을 발견한 중공은 이 책들의 인쇄를 금지했으나 ‘마오쩌둥 사상 만세’는 해외로 유출돼 버렸다. 이 자료를 접하게 된 일본 학자들은 마오쩌둥 저작의 연구에 들어갔으며 1970년대 총 10권으로 구성된 ‘마오쩌둥집(集)’을 출판했고 1980년대에는 연구를 한층 더 심화해 제2판까지 발표했다. 중국의 마오쩌둥선집에 수록된 글과 비교한 결과 1950년대 편집 과정에서 중공이 원문 내용의 50% 이상을 삭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선집은 사료적 가치를 완전히 상실해 버렸다. 일본 학자의 노력은 마오쩌둥 사상을 규명하는 역사학적 연구가 비로소 가능하게 했고 전 세계의 중국혁명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 북한사 연구는 어떠한가? 북한이 발행한 ‘김일성전집’은 원문 왜곡에서 ‘마오쩌둥선집’의 수준을 크게 초월했다. 김일성은 마오쩌둥과 달리 항일투쟁 초기에 논문을 쓰는 것보다 유격활동에 더 집중했기 때문에 1945년 해방 이전에는 저작이 거의 없다. 해방 직후에도 소련군정의 영향과 간섭을 많이 받아서 완전히 독립한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웠다. 때문에 한국전쟁 직후 주체사상을 내세운 북한은 김일성이 해방과 새로운 조선의 건설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국가와 정권의 정통성을 세계공산주의 운동이 아니라 김일성의 혁명활동에서 찾기 시작한 북한의 학자들은 김일성전집을 발행하면서 김일성의 연설문 등 저작들을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아예 조작했다. 김일성의 저작에서 소련군과 스탈린에 대한 칭찬이 사라진 것뿐만 아니라 당시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면 전혀 있을 수 없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도 김일성전집에 대한 사료 비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일부 북한사 연구자들도 이에 수록된 자료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 스티커 한 장 뜯었다고…교수형 위기 처한 파키스탄 기독교인들

    스티커 한 장 뜯었다고…교수형 위기 처한 파키스탄 기독교인들

    파키스탄의 기독교 여성 2명이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된 뒤 사형에 선고될 위기에 처했다. 더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 지방에 있는 파이살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 간호사 2명은 지난 8일 동료 직원의 사물함에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의 구절이 적혀있는 스티커를 떼어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간호사는 두 사람이 해당 스티커를 몰래 떼어내는 것을 목격했다며 병원 측에 알렸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병원 직원들이 몰려와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당사자인 간호사 2명 중 한 명은 이 과정에서 칼에 찔릴 뻔하기도 했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야 폭행은 멈춰졌고, 경찰은 부상을 입은 간호사를 포함해 당사자들을 구출한 뒤 조사를 시작했다. 폭행을 당한 간호사 두 명은 이슬람교도가 아닌 기독교인이었으며, 조사가 시작된 지 하루만에 파키스탄 형법에 따라 신성모독으로 기소됐다. 파키스탄은 형법 295조 B항에 ‘꾸란을 모독하는 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C항에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영국 더타임스는 “기소된 두 여성이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무슬림이 대부분은 병원의 동료들은 두 사람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기독교 단체는 두 사람에 대한 조사와 처벌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다. 기독교 인권 운동가인 살렘 이크발은 현지 언론과 교황청 공식 기관지인 피데스와 한 인터뷰에서 “신성모독 사건과 관련해 부당하게 고발당하거나 강제로 종교를 개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기독교 여성에 대한 잘못된 비난이다. 체포된 간호사 두 명과 다른 직원들 사이에는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다”면서 “기독교 신자들은 (종교에 대한) 깊은 감수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종교를 존중하는 법도 배운다. 젊은 기독교 간호사들이 코란 구절이 적힌 스티커로 이슬람을 모독했다고 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체포된 간호사 두 명은 선임 간호사로부터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물함을 정리하라는 지시를 받고 청소하는 과정에서 코란 구절이 적힌 종이를 떼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인구의 98%가 이슬람교를 믿는 파키스탄에서는 기독교·힌두교에 대한 핍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무슬림 군중 1500여 명이 100년 이상 된 힌두교 사찰을 부수고 불태우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누명을 쓰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거나 교수형에 처해지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십자가와 살아온 韓·英 작가… 불심에 빠지다

    십자가와 살아온 韓·英 작가… 불심에 빠지다

    전시장 중심 반가사유상 작품 놓고아시아 사찰과 불상 사진 25점 전시절집 지붕에 살포시 눈이 내려앉았다. 사위는 꿈속인 듯 아련하고, 두 세 그루 나무와 등불이 호위무사처럼 마당을 지키는 풍경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가 촬영한 제주도 서귀포 존자암지다. 전시장에는 충북 보은 법주사, 강원 속초 신흥사 등 한국 사찰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의 사찰과 불상 사진 25점이 걸렸다. 공간 한가운데는 반가사유상이 자리했다. 이끼 낀 붉은 벽돌 더미 위에서 눈에 손을 얹은 채 상념에 잠긴 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은 설치작가 김승영의 ‘반가사유상-슬픔’이다. 뺨에 손을 대고 미소를 짓고 있는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을 재해석했다. 검은 물이 중심으로 빨려 들어갈듯 회전하는 원통 조각 ‘마음’, 물방울이 떨어지는 찰나의 모습을 흑색과 백색 대리석 조각으로 형상화한 ‘두 개의 물방울’도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명상적인 작품들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가 포스트코로나 특별전으로 기획한 마이클 케나·김승영 2인전 ‘반영’(Reflections)이 13일부터 오는 5월 23일까지 열린다. 케나는 2000년 프랑스 슈발리에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비롯해 스페인, 미국, 일본 등에서 예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국내에선 강원 삼척 ‘솔섬’ 사진으로 널리 알려졌다. 김승영은 1980년대 후반부터 물, 이끼, 숯돌, 낙엽 등 자연 재료에 관심을 두고 기억, 삶, 소통, 치유 등을 주제로 작업해 온 중견 작가다.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8일 온라인 화상으로 처음 만난 두 작가는 서로의 작품이 흥미롭다고 입을 모았다. 김승영은 케나에 대해 “동양적인 심상이 우리와 잘 맞는다”고 했고, 케나는 김승영의 작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호응했다. 불상을 작품 주제로 다뤘지만 공교롭게도 두 작가 모두 기독교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둘 다 불교의 철학과 신비로운 매력에 기꺼이 마음을 열었다. 케나는 1987년 전시를 위해 방문한 일본 도쿄에서 사찰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30여년간 틈틈이 불상 사진을 찍어 왔다.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 기메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첫 대규모 불상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영국 사진작가·한국 설치작가, 불상으로 교감하다

    영국 사진작가·한국 설치작가, 불상으로 교감하다

    절집 지붕에 살포시 눈이 내려앉았다. 사위는 꿈속인 듯 아련하고, 두 세 그루 나무와 등불이 호위무사처럼 마당을 지키는 풍경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영국 사진작가 마이클 케나가 촬영한 제주도 서귀포 존자암지다. 전시장에는 충북 보은 법주사, 강원 속초 신흥사 등 한국 사찰 뿐 아니라 일본, 베트남, 라오스, 태국 등의 사찰과 불상 사진 25점이 걸렸다. 공간 한가운데는 반가사유상이 자리했다. 이끼 낀 붉은 벽돌 더미 위에서 눈에 손을 얹은 채 상념에 잠긴 모습을 표현한 이 작품은 설치작가 김승영의 ‘반가사유상-슬픔’이다. 뺨에 손을 대고 미소를 짓고 있는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을 재해석했다. 검은 물이 중심으로 빨려들어갈듯 회전하는 원통 조각 ‘마음’, 물방울이 떨어지는 찰나의 모습을 흑색과 백색 대리석 조각으로 형상화한 ‘두 개의 물방울’도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는 명상적인 작품들이다.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가 포스트코로나 특별전으로 기획한 마이클 케나·김승영 2인전 ‘반영’(Reflections)이 13일부터 5월 23일까지 열린다. 케나는 2000년 프랑스 슈발리에 문화예술 공로훈장을 비롯해 스페인, 미국, 일본 등에서 예술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사진작가다. 국내에선 강원도 삼척 ‘솔섬’ 사진으로 널리 알려졌다. 김승영은 1980년대 후반부터 물, 이끼, 숯돌, 낙엽 등 자연 재료에 관심을 두고 기억, 삶, 소통, 치유 등을 주제로 작업해온 중견 작가다.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8일 온라인 화상으로 처음 만난 두 작가는 서로의 작품이 흥미롭다고 입을 모았다. 김승영은 케나에 대해 “동양적인 심상이 우리와 잘 맞다”고 했고, 케나는 김승영의 작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호응했다.불상을 작품 주제로 다뤘지만 공교롭게도 두 작가 모두 기독교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둘다 불교의 철학과 신비로운 매력에 기꺼이 마음을 열었다. 케나는 1987년 전시를 위해 방문한 도쿄에서 사찰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30여년 간 틈틈히 불상 사진을 찍어왔다.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 기메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첫 대규모 불상 사진전을 열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퀴어축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기도 올린 목사…재판 공개하라”

    “퀴어축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기도 올린 목사…재판 공개하라”

    “동성애 옹호 행위”“‘성소수자 축복’ 목사 재판 공개해야” 기독교 내 성소수자 차별 등을 반대해온 ‘혐오와 차별을 반대하는 감리회 모임’은 8일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들에게 축복기도를 올렸다가 교회 재판에 회부된 이동환 목사의 공개재판을 촉구하고 나섰다. 감리회 모임은 이날 “공개 재판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국민의 권리”라며 “(총회 재판위원회) 재판 2반에 대한 기피 사유가 비공개 재판이었음에도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하는 것은 감리교회 전체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를 이유로 참석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면 온라인으로 모두가 공개적으로 볼 수 있게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A 재판위원장은 이동환 목사를 고발한 경기연회 자격심사위원회의 한 사람으로 재판을 진행할 자격이 없다”며 “고소인이 재판위원이 될 수가 없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라고 지적했다.이 모임은 “주님은 죽임의 또 다른 이름인 폭력과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 환대와 사랑의 하나님 나라를 원한다”며 “부활하신 주님의 이름과 그 뜻을 영화롭게 하는 감리교회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2019년 인천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 축복식 집례자로 나섰다 교단 내부에서 동성애 옹호 행위라는 고발이 제기돼 교회 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작년 10월 있었던 경기연회 1심 재판에서 정직 2년 처분을 받았다. 한편 그는 총회 재판위원회로 항소했으나 공판 비공개, 재판위원장의 자격 결격 논란 등으로 인해 두 번 연기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배민아의 일상공감] 4월, 사의 찬미

    [배민아의 일상공감] 4월, 사의 찬미

    울긋불긋 동네 곳곳이 꽃대궐인 계절 4월에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떠올린다. 이 좋은 봄날에 누가 죽음을 말하고 싶으랴마는 잔인한 4월이라는 별칭이 생길 만큼 4월이 우리에게 주는 기억은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 일제강점기 제암리 마을의 비극에서부터 1947년 제주도민들, 1960년 학생과 시민들, 2014년 세월호 학생 등 무고한 시민들의 수많은 죽음이 겹치며 잔인한 4월의 명성이 이어진다. 우리 현대사의 아픈 사건 이전에도 T 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로 세계인 모두에게 4월은 공히 잔인한 죽음의 달로 알려졌다. 시인은 4월이 잔인한 것은 라일락을 죽은 땅에서 꽃피우듯 죽은 땅에 묻혀 있는 욕망을 추억으로 섞어 꽃피우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생명을 꽃피우고 부활의 봄을 열기 위해 반드시 죽음이 수반돼야 하기에 4월은 잔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죽음이 아픔에만 머물지 않고 살림으로 이어지는 완성을 위한 고통이기에 모두가 4월의 죽음을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 ‘사의 찬미’(死의 讚美)는 1926년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이 발표한 노래 제목이다. 죽음을 칭송하는 것도 역설인데, 죽음을 노래로 불렀던 그 비장함과 용기는 무엇이었을까. 음반을 일본에서 발표한 후 이 생에서는 인정받을 수 없었던 유부남 연인과의 동반 자살로 사랑의 완성을 꾀했던 뒷이야기가 알려지며 노래의 애잔함과 의미가 더해졌다. 사회의 손가락질 속에서 스스로 죽음이 아니고는 이룰 수 없음을 알았기에, 아니 죽음으로만 사랑을 완성할 수 있었기에 죽음을 칭송했던 그녀의 노래는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1930년대 후반 시골 작은 읍내에서 한 해 차이로 태어난 소년과 소녀가 교회 부설 유치원에서 처음 만났다. 먹고살기도 척박했던 시절 유치원 교육은 사치와도 같았기에 읍내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셋째 딸인 소녀에게는 당연했지만 이 마을 저 마을 발품 전도에 나선 가난한 전도인의 외동아들에게 유치원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는 것이었으나 부모의 돌봄을 대신한 교회의 특별 배려로 소년에게도 입학의 특혜가 주어졌다. 그렇게 인연이 된 소년과 소녀는 유년 시절 소녀의 월반으로 동급생 친구가 됐고, 청년 시절 성가대 지휘자와 반주자로 활동하며 연인이 됐다. 어울리는 집안끼리의 중매가 정석이었던 시절 극심한 반대로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사랑만을 선택한 두 남녀는 57년 동안 한결같은 부부의 정을 나누며 살았고,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난 지 2개월 만에 남편마저 병으로 누워 1년 2개월간 남은 생을 차분히 정리하신 후에야 훌훌 아내 곁으로 떠나셨다.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다. 죽음이 임박했음을 병원에서 전달받은 시점은 기독교의 사순절이 시작되는 지난달 중순이었고, 고난 주간이 시작되는 첫날 아빠는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혹자는 병원에 누워만 계셨던 1년 2개월의 삶을 안타깝다고도 하지만 아빠의 마지막 시간은 라일락을 꽃피우기 위해, 묻혀 있는 희망의 소식을 추억으로 섞어 후손들에게 전해 주시기 위해 묵묵히 죽음을 받아들인 시간이었다. 아빠가 떠나신 후 평생 본인 소유의 재산 하나 없이 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오신 삶을 기리기보다 부모님의 인간적인 사랑 이야기를 새삼 기억하는 이유는 일생의 모든 업적이 두 분의 사랑의 삶에서 비롯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빠의 유골을 엄마 곁에 안치하고 돌아오는 길가에 만개한 벚꽃이 잔인하도록 눈부시게 하늘거린다. 이렇게 눈이 부시도록 꽃피우기 위해 얼마나 오랜 죽음의 시간이 필요했을까. 엄마에 이어 아빠까지 하늘로 보낸 슬픔은 크지만 이렇게 죽음의 끝은 또 다른 희망으로 꽃피워지기에 잔인한 4월에도 우리는 사의 찬미를 부르며 위로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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