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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중해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 ‘선한 목자 예수‘ 금반지

    지중해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 ‘선한 목자 예수‘ 금반지

    이스라엘 서북부 지중해의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 시대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예수를 ‘선한 목자(牧者)’ 형상으로 꾸민 금반지가 특히 눈길을 끈다고 영국 BBC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고대 항구도시 카이사레아 연안의 해저 4m 지점에 가라앉은 두 척의 난파선에서 녹색 원석이 박힌 금반지를 발견했다고 공개했다. 원석에는 소년이 양을 어깨에 메고 있는 형상이 새겨져 있다. 성경을 보면 예수가 스스로를 이런 모습으로 묘사하곤 했다. 이 반지는 난파선 선체 안 로마 시대 동전 더미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카이사레아 항구는 3세기 로마제국의 핵심 거점이었다. 문화재청의 헬레나 소콜로프 큐레이터는 이 반지가 초창기 기독교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카이사레아에서 활동하던 로마 여성이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소콜로프는 “기독교의 상징인 양을 보살피는 목자 형상은 당대에 꽤 사용됐지만, 반지에 새겨진 것은 보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이 반지 외에도 청동 독수리 조각상, 가면을 쓴 로마의 무용수(판토미무스) 조각상, 동전 560여개 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동전들 중에는 3세기 중반 로마 것이 수백점, 14세기 초 맘루크들이 쓰던 청동주화 수백점이 섞여 나와 궁금증을 키운다. 맘루크는 중앙아시아 등에서 노예로 붙잡혀 온 이들로 칼리프 퇴위와 선출에 관여할 만큼 막강한 권세를 휘둘렀다. 십자군 전쟁 때 살라딘이 용병으로 끌어들여 기독교 세력에 맞선 것으로도 이름높다.이스라엘 문화재청의 해양고고학 팀장인 야곱 샤르빗은 “그 배들은 아마도 근처에 정박해 있다가 폭풍우에 휩쓸려 침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사에라는 베드로가 로마 백부장(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를 세례한 곳으로 신약성서에 나온다. 샤르빗 팀장은 “유대인이 아닌 사람이 최초로 기독교 문명에 받아들여진 사건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한 뒤 “이곳으로부터 기독교란 종교는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양을 어깨에 멘 소년’…지중해 난파선서 3세기 로마시대 ‘예수 형상’ 금반지 발견

    ‘양을 어깨에 멘 소년’…지중해 난파선서 3세기 로마시대 ‘예수 형상’ 금반지 발견

    지중해 난파선에서 3세기 로마시대 유물이 다수 발견됐다. 지난 22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문화재청은 이날 서북부 항구도시 카이사레아 연안 해저 난파선에서 녹색 원석이 박힌 금반지를 공개했다. 카이사레아 항구는 3세기 로마제국의 핵심 거점이었다. 원석에는 소년이 양을 어깨에 메고 있는 형상이 그려졌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원석의 그림은 예수를 상징하는 ‘선한 목자’의 형상이다. 이 반지는 난파선 선체 안 로마 시대 동전 더미 속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카이사레아 항구는 3세기 로마제국의 핵심 거점이었다. 문화재청의 헬레나 소콜로프 큐레이터는 이 반지가 3세기 초창기 기독교의 중심지 중 하나였던 카이사레아에서 활동하던 로마 여성이 소유했던 것으로 추정했다. 소콜로프는 “기독교의 상징인 양을 보살피는 목자 형상은 당대에 꽤 사용됐지만, 반지에 새겨진 것은 보기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반지 외에도 청동 독수리 조각상, 가면을 쓴 로마의 무용수(판토미무스) 조각상, 동전 560여개 등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 ‘전광훈 주치의’ 김용욱, 코로나 걸려 사망…병원 폐업

    ‘전광훈 주치의’ 김용욱, 코로나 걸려 사망…병원 폐업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의 주치의로 알려진 김용욱(66) 라파메디앙스정형외과 대표원장이 지난 7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데일리메디·라파메디앙스정형외과 등에 따르면 김용욱 원장은 코로나19에 확진된 후 지병이 악화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의사는 도구일 뿐, 치료는 하나님께서 하신다”라며 유튜브에 설교 영상을 올렸다. 라파메디앙스정형외과는 20일 “대표원장님의 갑작스런 유고(사망) 등으로 인해 의료법 규정에 따라 부득이 폐원을 하게 되었다”라며 폐원 공고를 올렸다. 1955년 10월 30일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김용옥 원장은 1980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며 의사의 길을 걸어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그는 병원 초기에는 목회자를 상대로 무료 치료를 하기도 했다. 고인은 프롤로 치료(증식치료)로 세계사지연장기형교정학회 최초 상임위원, 북미 사지연장 기형교정학회 정회원, 미국 프롤로치료학회 정회원 등으로 활약했다. 프롤로 치료는 손상된 관절이나 인대 부위에 조직 증식을 유도하는 증식제를 주사해 관절 유착을 풀어주는 동시에 손상 재건을 도와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법이다.
  • 류영모 목사 한교총 대표회장 선임

    류영모 목사 한교총 대표회장 선임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신임 대표회장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인 류영모(67) 목사가 선임됐다. 한교총은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제5회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으로 류 목사가 뽑혀 이날 취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1년이다. 이 밖에 공동대표회장에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고명진 목사, 예장 고신 총회장 강학근 목사, 예장 개혁 총회장 김기남 목사,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 이상문 목사가 선임됐다. 류 대표회장은 장로회신학대를 졸업한 뒤 1991년부터 경기 파주 한소망교회를 개척해 현재까지 위임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 2년을 보내는 사이 어떤 집단보다 연약한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물질주의, 사회와 동떨어진 교회성장 지상주의에 빠졌던 지난날을 돌이켜 회개하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라’는 준엄한 하나님 명령을 지키는 일에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엉뚱한 고지도, 어쩌면 반할 지도

    엉뚱한 고지도, 어쩌면 반할 지도

    조선·중국 중심 1600년대 ‘천하도’ ‘불사국’ ‘소인국’ 문학적 요소 가미 역사·이야기 담은 옛 지도 매력 조명 전국 목장 정보 담은 실용적 지도도160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조선 후기의 세계지도 ‘천하도’(天下圖)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내부의 대륙과 외부 고리 형태의 다른 대륙, 안팎의 바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엔 당시 조선, 일본, 류큐(오키나와) 등 몇몇 아시아 지명이 확인되지만, 눈이 하나인 사람들이 산다는 ‘일목국’, 영원히 죽지 않는 ‘불사국’, 작은 사람이 사는 ‘소인국’ 등 상상 속 나라들도 등장한다. 동시대 중국에선 이미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윤곽이 뚜렷한 ‘곤여만국전도’(1602)가 제작됐음에도 유독 조선에서 이런 지도가 보편화한 이유는 무엇일까.지리학 박사인 정대영 국립대구박물관 학예사는 신간 ‘알고 보면 반할 지도’를 통해 이처럼 고(古)지도에 담긴 인문지리학적 사고의 흐름을 펼쳐냈다. 저자는 옛 지도가 단순히 지리 정보를 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명품 그림 못지않은 미적 감흥과 문학적 요소, 간절한 소망, 회한, 유머, 세계관이 응축된 종합예술작품이라고 규정한다. ‘천하도’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화이(華夷)사상을 뚜렷이 반영한다. ‘제2의 중국’을 자처하던 조선 후기 지식인들은 오랑캐라고 무시하던 여진족의 청나라가 중국을 통일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조선이 망한 명나라를 계승한다는 ‘소중화’(小中華) 의식은 오히려 심화됐고 사회는 전보다 보수화됐다. 유럽인들이 세계를 탐험해 만든 지도가 앞에 있었음에도 유학자들은 평생 갈 일 없는 나라 대신 중국 고대 문헌 ‘산해경’에 나온 상상 속 국가로 자신들만의 세상을 창조한 것이다. 이 지도의 틀을 벗어나는 데는 200년 가까이 걸렸다.저자는 단순히 조선의 문화 지체 현상을 지적하려는 것이 아니다. 조선에서 ‘천하도’를 만든 이유가 유교와 소중화 의식 때문이었다면 서양의 천하도는 기독교 때문에 나왔다.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T-O’ 지도는 성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유럽, 아프리카, 중동만이 세상 전부였다.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가 얼마나 작고,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를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의 편협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이다. 실측에 근거한 한반도 지도로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1861)를 떠올리지만 정교한 지도가 나오기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선각자들은 따로 있었다. 18세기 학자 정상기는 똑같은 축적을 기준 삼아 전국을 8장의 지도로 그려낸 ‘동국지도’를 제작했고, 19세기 최한기는 중국 자료를 활용해 지구본을 본뜬 세계지도 ‘지구전후도’(1834)를 만들기도 했다.저자는 전란을 겪은 조선 후기 사회가 관념론에만 빠져 지도의 실용성을 마냥 외면하지는 않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농사의 근간이 되는 소와 말의 건강은 국가의 사활이 달린 문제였다. 1663년 ‘목장지도’는 전국 138개 목장 소재지 지도에 목장 면적, 소, 말 통계를 기록했다. 첫 장에 중국 황제에게 예물로 바칠 말들이 그려져 흥미를 자아낸다. 병인양요(1866) 등을 겪은 대원군 시대 제작된 ‘1872년 지방지도’는 산뜻한 색과 지역에 대한 묘사가 일품이다. 불꽃이 사그라지기 전 찬란했던 왕조 문화의 정점을 보는 듯하다. 현대 지도는 정확한 만큼 주관이 개입될 여지는 사라졌다. ‘사람’ 이야기와 역사 속 사연이 묻어난 옛 지도의 매력에 흠뻑 젖다 보면 오늘날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을 뒤로 두고 보는 우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 “불심과 교회 건드리면 끝”… 대선판의 ‘보이지 않는 손’

    “불심과 교회 건드리면 끝”… 대선판의 ‘보이지 않는 손’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기독교와 불교 등 종교계 표심이 절실한 대선후보들이 교계 반응에 민감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종교계의 몰표를 의식해 종교와 굳이 척지지 않으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는 대선판의 ‘종교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해인사 통행세’ 발언 정청래 엄중 경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4일 저녁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를 통해 경남 합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 지칭하고 ‘봉이 김선달’이라고 불교계를 표현한 정청래 의원에 대해 엄중 경고를 결의했다. 아울러 불교계 지원을 위한 전통문화 발전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김영배 의원은 1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불교계나 전통사찰과 관련한 정책 제안들이 많이 있었다”며 “정책 검토를 종합적으로 하면서 소통창구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사찰 900곳… 불교 신도 762만명 민주당이 이런 대책을 마련한 이유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 의원이 해인사 통행세 발언을 한 이후 불교계 반발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전국 900여곳의 전통사찰을 통해 지역 민심에 끼치는 영향이 큰 불교계 민심에 정 의원의 발언이 부정적 영향을 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2015년 통계청 인구총주택조사 기준 불교 신도 수는 761만 9000여명에 달한다. 불교계 민심이 대선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도 나섰다. 그는 지난달 8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우리 식구 중 하나가 국정감사에서 과한 표현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려 저도 대표할 자격이 있다면 대신 사과를 드린다”고 직접 사과했다. ●‘교회 제적·무속신앙’ 논란 일자 긴급 진화도 여야 대선후보들의 민감한 대응은 기독교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지난 2일 국가조찬기도회에 나란히 참석해 기도를 올리며 기독교계 표심 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특히 이 후보는 분당우리교회 제적 논란을 빚자, 지난 12일 경북 상주에서 언론 인터뷰를 갖고 “정기적으로 예배에 참석하지는 못했을 뿐 기독교 신앙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며 신앙 간증에 나서기도 했다. 윤 후보 역시 지난 10월 무속신앙 논란이 일자, 성경책을 들고 여의도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해 찬송가에 맞춰 박수를 치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 소통창구로 쓰되 진정성 갖춰야” 종교계 표심에 민감한 정치인들의 행보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1년 국가조찬기도회에선 무릎 꿇고 통성기도를 하자는 목사의 제안에 당시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 부부와 제일교회 집사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무릎을 꿇고 기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대선 시기를 맞아영역별로 책임을 맡아서 종교 관련 정책이나 공약도 소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당의 입장에서는 종교계와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진정성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성관계 불법촬영’ 기업회장 아들·공범 구속

    ‘성관계 불법촬영’ 기업회장 아들·공범 구속

    여러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촬영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기업 회장의 아들 권모씨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양환승 부장판사는 11일 성폭력처벌법(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위반 혐의로 권씨와 그의 공범 성모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씨와 성씨는 이날 오후 1시38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이들은 ‘혐의 모두 인정하냐’ ‘왜 도주하려 한 거냐’ 등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권씨는 서울 강남역 인근 자신의 아파트에서 여러 여성과 성관계한 장면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권씨가 소지한 영상은 수백개이며 피해자도 수십명으로 추정된다. 권씨는 촬영 날짜와 여성의 이름·나이 순으로 불법촬영물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약성 약물을 투약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8일 저녁 미국으로 출국하려던 권씨를 긴급체포해 입건했으며 컴퓨터 등 증거를 압수했다. 경찰은 10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마약류관리법 위반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권씨는 경기 안산시 소재 대형 골프리조트 업체와 기독교계 인터넷 언론사를 운영하는 기업 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 아내 위해 신문사러 가던 중국계 美 70대, 총격으로 사망…혐오범죄 조사

    아내 위해 신문사러 가던 중국계 美 70대, 총격으로 사망…혐오범죄 조사

    미국 시카고에 사는 70대 아시아계 남성이 차이나타운에 있는 자택 부근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영상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집 앞에 나온 피해자를 향해 차량에서 내린 남성이 갑자기 총을 쏘는 모습이 담겨 있다. 20대로 추정되는 가해자는 피해자가 총에 맞아 쓰러진 후에도 몇 차례 총격을 가한 후 현장을 떠났다. 피해자는 약 50년 동안 미국에 살았던 중국 출신의 이민자로, 사건 당일 아내를 위해 신문을 사러 나가던 길에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 현지 언론은 그가 미국에 살면서 오랫동안 식당 여러 곳을 운영해 왔고, 세 자녀 및 아홉 명의 손주와 단란한 가정을 이룬 사람이었다고 전했다.피해자의 아들은 시카고선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신문을 사러 가시겠다고 하자, 아버지가 밖이 춥다며 대신 사다 주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하셨다”고 말했다. 충격적인 총격 장면은 현장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도 목격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초등학교에는 피해자의 딸이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몇 명은 피해자가 총격 장면을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목격한 한 초등학생은 “쉬는 시간에 총격을 목격했고, 선생님(피해자의 딸)은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당시를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최소 13발의 총격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당국은 해당 초등학교를 폐쇄하고, 해당 사건이 아시아계를 노린 혐오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 중이다.시카고경찰은 사건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인근 고속도로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20대로 전과가 있는 남성이었으며, 공격 대상을 무작위로 골라 총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다. 한편 피해자의 이웃과 현지 기독교단체는 이번 사건이 미국에 뿌리깊게 내린 혐오에서 비롯된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기독교연합교회의 한 교인은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부터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이 증가해, 우리 지역 노인들은 혼자 외출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촬영된 CCTV는 차이나타운에서 자주 발생하는 혐오범죄를 막기 위해 교회단체와 주민들이 함께 설치한 것이었다.
  • 칠레 동성 결혼·입양 합법화… 중남미 7번째

    칠레 동성 결혼·입양 합법화… 중남미 7번째

    7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동성 간의 결혼과 입양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가결되자 동성 결혼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칠레 국기와 성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2017년 미첼 바첼레트 전 대통령이 발의한 뒤 보수 기독교계의 반대로 4년간 의회에서 표류했으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지난 6월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약속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칠레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에 이어 중남미에서 7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한 나라가 됐다. 산티아고 AP 연합뉴스
  • 갓난아기와 비행기에서 쫓겨난 흑인 커플 아메리칸 항공 상대 소송

    갓난아기와 비행기에서 쫓겨난 흑인 커플 아메리칸 항공 상대 소송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흑인 커플이 갓난 아기를 안고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에 올랐다가 승무원들과 언쟁을 벌인 끝에 기내에서 쫓겨났다. 앨런 알리와 카미아 호일렛 커플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집으로 돌아가려다 이런 봉변을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고 인터넷 매체 그리오가 7일 전했다. 두 사람이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은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늘 그렇듯 언쟁은 사소한 일로 시작됐다. 호일렛이 아기를 안고 있었으니 당연히 안쪽 좌석의 승객이 들어갈 틈이 비좁을 수밖에 없었다. 한 백인 남성이 안쪽 자리라고 얘기했고, 호일렛이 몸을 비틀었는데도 도무지 들어갈 틈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자 이 남자 왈 “너네 모두 일어서야 해”라고 했다는 것이 알리의 주장이다. 커플은 일어서려고 했는데 마침 백인 여승무원이 통로를 막은 채 서 있었다.호일렛이 좀 비켜달라고 했더니 “문제를 일으키고 싶은 거냐”고 물었다는 것이 알리의 말이다. 그 승무원은 호일렛에게 그냥 앉아 있으라면서 안전띠를 채웠다. 둘은 승무원의 말투가 억압적이며 공격적이었다고 했다. 호일렛이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더니 승무원이 “폭풍처럼 내달려” 승무팀장에게 보고했고, 그 팀장이 가족을 기내에서 내리게 했다는 것이다. 팀장은 앞서 알리가 촬영하던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찍지 마”라고 외친 뒤 손으로 툭 쳐 휴대폰을 떨어뜨리게 했다. 세 사람은 오후 1시쯤 비행기에서 내렸고, 저녁 8시 20분이 돼서야 다른 여객기에 몸을 실어 샬럿을 떠날 수 있었다. 아메리칸 항공은 7일 오후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알리 뿐만아니라 다른 승객들과 직원들도 접촉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다른 비행 편을 알선받긴 했지만 공평하지 못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알리는 변호사와 상의해 공식 고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했다.지난 8월에도 같은 항공사 비행기에 탑승한 유대인 부부가 조그만 기도용 가방을 어디에 둬야 하느냐는 문제로 승무원들과 언쟁을 벌인 뒤 기내에서 쫓겨난 일이 있었다. 52년을 해로한 로베르토와 엘라나 비르만 부부인데 탈리트(Tallit) 가방이 시비의 발단이 됐다. 가방은 가로 21㎝, 세로 21㎝ 크기에 속이 훤히 보인다. 유대인들은 이 상자 안에 작은 기도책과 바닥에 까는 기도 숄을 넣고 세상 곳곳을 돌아다닌다. 그런데 뉴욕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마이애미행 여객기의 승무원은 무슨 억하심정이 있었는지 가방을 로레르토의 무릎 위에 휙 던지고는 좌석 아래로 집어넣으라고 했다. 부부는 종교물품이라 바닥에 내려놓으면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승무원은 “뭔 대수냐”고 반문했다. 엘라나는 승무원 얘기가 기독교도에게 “십자가를 바닥에 던지라”고 하는 것과 매한가지라고 말했다. 파일럿도 부부의 좌석에 왔는데 부부에게 말도 건네지 않았다. 지상요원이 올라와 두 사람에게 자신을 따라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했다. 부부는 최근 소송을 제기했는데 변호사 브래드 거츠먼은 “의뢰인들은 안전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항공사 승무원들의 편견과 공감 능력 결여 때문에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승무원들과 조종사의 행동은 공격적이며 이성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항공은 비르만 소송과 관련된 사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저처럼 월급의 15% 기부할 수 있겠어요? 역시 어려우시겠죠?”

    “저처럼 월급의 15% 기부할 수 있겠어요? 역시 어려우시겠죠?”

    “여러분도 저처럼 월급의 15%를 평생 기부할 수 있겠는지요?” 영국 BBC가 일주일 전쯤 보도한 기사인데 뒤늦게 눈길을 끌었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존 얀(27)은 젊은 나이라 패기가 충만해서인지 자신보다 여건이 낫지 않은 이들을 앞으로 계속 도우며 살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렇게 큰 희생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2019년에는 월급의 1%를 약정했고, 지난해 3%로 올렸는데 불과 일년 만에 다시 15%로 약정 비율을 껑충 올렸다. “실용적인 면에서 이렇게 살겠다고 맹세하면 이른바 ‘파이어족’처럼 조기 은퇴하는 일은 없게 된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앞날을 내다본다면 아이들을 사립학교에 보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기부를 맹세한 단체는 ‘Giving What We Can(GWWC, 줄 수 있는 걸 줍시다)’ 글로벌 캠페인인데 수입의 10%를 기부하겠다고 약정하는 일을 권장하고 있다. 가입한 회원들은 특정 기관에 지정 기탁할 수도 있고, 아니면 GWWC가 추천하는 목록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도 있다. 이 기관 목록 중에는 이 캠페인을 주도한 자선기관 ‘효율적인 이타주의 센터(Centre For Effective Altruism)’도 포함돼 있다. 이민 2세인 그는 “이 세상 수많은 이들보다 잘 산다”며 뭔가를 돌려주며 다른 이들을 돕고자 한다고 했다. “내 행복의 조그만 몫을 줘도 다른 사람들에게 커다란 양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2009년 옥스퍼드 대학 철학도인 윌 맥애스킬과 토비 오드가 창립한 GWWC는 현재 전 세계 6439명이 가입해 지금까지 2억 4400만 달러(약 2873억원)를 기부했다. 회원들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기부 계획을 파악한 뒤 기부 약정을 한다. 평생 약정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중간에 여건이 바뀌면 철회할 수도 있다. GWWC는 지난해 팬데믹을 거치며 오히려 신규 참가자가 1000명으로 늘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팬데믹 덕에 많은 이들이 다른 이들을 더 생각하게 됐고 더 크게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 약정 기간을 줄이고 약정 비율을 10% 이하로 낮추는 현실적인 타협도 강구한 결과이기도 하다. 루크 프리먼 GWWC 사무총장은 “누군가의 수입에 상당한 비중이지만 부자 나라의 대다수에겐 용인될 범위이기도 하다”면서 전통적으로 유대인들이나 기독교 문명에서의 십일조 개념에 비춰봐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 몫이라고 했다.네덜란드 헤이그에 사는 피파 길버트(60)는 국제기구의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올해 은퇴했는데 몇년 전부터 수입의 10%를 기부해 오고 있다. “올해 수입이 줄긴 했는데 내가 요구하는 것보다 많긴 하다. 세상의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내겐 그 점이 분명히 보였다.” 회원 중에는 학생, 은퇴자, 영업사원, 금융투자자 등이 망라돼 있는데 중산층이나 고소득자, 고등교육을 이수한 사람까지 다양하다. 이들의 중간 연령은 30세쯤이 된다. 프리먼 총장은 “저소득층의 많은 이들도 주는 일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데 우리는 더 많은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는 이들을 고무시키는 데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줄리아 와이즈(36)와 제프 카우프먼 부부는 둘의 수입 가운데 절반을 기부하는데 주로 어게인스트 말라리아 펀드와 말라리아 컨소시엄에 건네고 있다. 비영리 시민단체인 기브웰(Givewell)을 통해 쾌척하는데 이 단체는 어느 기관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평가하는 일을 한다. 와이즈는 “어렸을 적부터 우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더 공정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왔다”고 말했다.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경제학과의 지분 산더르 교수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기부하는 일은 대단하지만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적절한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일을 대신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들은 세상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돈을 지속적으로 기부해 왔다. 지난해에만 4710억 달러(약 544조원)를 쾌척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빈곤 인구를 거느리고 있다. 이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정치학부의 제니퍼 루벤스타인은 책 ‘사마리아인과 국가’를 썼는데 효율적인 이타주의라 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치적 역량을 갖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프리먼 총장은 기부야말로 전 세계 극빈 문제를 제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중 대다수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부자다. 우리 중의 많은 이는 우리 인생의 의미있는 부분을 선사함으로써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영국 같은 나라에서 중간 수입을 누리는 이들은 전 세계 부자 나라들의 상위 5% 안에 거뜬히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돈만으로도 당신 삶을 스스로 개선하는 것의 100배 이상으로 극빈층 누군가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팬데믹이 차별과 혐오의 벽을 더 높이 세우게 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프리먼 총장의 발언에 설득력이 있다고 볼지는 각자의 몫이다.
  • ‘행동하는 철학자’ 베유 다시 읽기

    ‘행동하는 철학자’ 베유 다시 읽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행동하는 지성’으로 꼽히는 시몬 베유(1909~1943)의 대표작이 잇따라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알베르 카뮈, 앙드레 지드, TS 엘리엇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준 베유의 힘, 불행, 선(善), 은총에 대한 독특한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문학과지성사는 2008년 출간된 ‘중력과 은총’의 개정판을 선보였다. 베유가 죽은 뒤인 1947년 사상적 동지 귀스타브 티봉이 그의 원고를 묶어서 낸 책으로, 윤진 번역가가 책에 등장하는 문학 작품과 성경 인용에 대한 상세한 주석을 새로 덧붙였다. 이 책은 삶을 밑으로 끌어내리는 중력에 맡겨진 인간의 불행과 초자연의 빛인 은총을 통한 구원이라는 기독교적 내용을 담았다. 베유는 고통의 이유를 설명하려 한다거나 ‘모든 일을 관장하는 신의 섭리가 있다’는 식의 믿음을 통해 종교에서 위안을 얻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통을 ‘실재’로 인정하고 그 자체로 받아들일 것을 주장한 그는 진보에 대한 믿음이나 세계가 완벽해질 수 있다는 유토피아적 관념도 현실을 투명하게 바라보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세계를 능동적으로 변혁시킬 가능성을 부정하는 이런 주장은 유럽 사회가 믿어 온 합리성과 진보가 전쟁을 통해 무너져 버린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출판사 리시올은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이 책은 트로이 전쟁을 그린 고대 서사시 ‘일리아스’를 힘의 논리로 바라본 철학서다. 1939년 독일이 유럽을 침략하자 평화주의를 포기한 베유는 “일리아스의 진짜 주인공, 진짜 주제, 중심은 힘”이라며 “힘은 자신에게 종속된 사람을 사물로 만들어 버린다”고 말한다. 힘의 논리는 사람의 영혼을 종속시키며 이렇게 힘에 종속된 사람은 사물로 전락한다는 의미다. 그는 힘을 행사하는 사람이건 힘에 당하는 사람이건 모두 영혼이 파괴된다고 주장한다.이 밖에 새물결 출판사가 국내 처음 선보이는 ‘신의 사랑에 관한 무질서한 생각들’은 신학적인 글과 철학적·정치적인 글 여러 편을 묶은 책이다. 우리가 가짜 신을 믿는 이유는 선과 행복이 불가능한 이 세계에서 헛된 기대를 하고 헛된 희망을 품기 때문이라고 베유는 주장한다.
  • 정부 “종교시설 방역 강화 협의중”… 종교계 “공문만 보냈던데”

    정부 “종교시설 방역 강화 협의중”… 종교계 “공문만 보냈던데”

    정부가 방역패스(접종완료·음성확인제) 확대 조치에서 제외돼 형평성 논란에 휩싸인 종교시설에 더욱 강화된 방역 조치를 적용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종교계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협의는 없다”며 상반된 대답을 내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7일 “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한 추가적인 방역 조치 강화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종교계와 함께 방역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손 반장은 “(현재는) 접종완료자 등으로만 구성한 경우 (수용인원의) 100%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해서 가급적 접종을 완료하신 분들 중심으로 운영되게끔 유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기존 5종에서 16종으로 확대했다. 종교시설은 결혼식장, 장례식장, 유원시설 등과 함께 방역패스 확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인천 미추홀구 소재 교회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등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데다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에 사람이 붐빌 것을 우려해 예외없이 방역패스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종교계는 “구체적인 협의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은 “방역 관련 공문이 왔지만 현재로선 크게 바뀌는 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부나 서울시 지침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 조계종도 지난 6일자로 변경된 내용에 대해서 안내를 받았을 뿐 별도 협의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관심이 집중된 기독교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신평식 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은 “방역패스 활용으로 미접종 신도들의 예배 권리 자체를 뺏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 정도를 전달하기는 했다”며 “최근 인천 건으로 교회를 통해 확산이 일어나고 있지 않느냐는 시선이 있는데 전국 교인 숫자를 따지면 과대 해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앞으로 4주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강화된 방역 조치는 코로나 확산세 차단뿐 아니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며 “방역 상황을 조기에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면서 방역에 협조하며 발생하는 생업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필요한 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 “내가 국민 지갑 채우겠다”… 텃밭 호남서 민생론 펼친 이재명

    “내가 국민 지갑 채우겠다”… 텃밭 호남서 민생론 펼친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9일 “이 순간부터 저의 목표는 오직 경제 대통령, 민생 대통령이다.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나라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선 D-100 전 국민 선대위 회의 연설에서 “그 어떤 것도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보다 중요한 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선 투표일 100일을 앞둔 이날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민생론을 편 것이다. 이 후보로서는 아직 전폭적인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호남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을 역전시키는 골든크로스를 이룰 것으로 판단, 지난 주말부터 이날까지 3박 4일간 광주·전남을 누빈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두 개, 세 개, 네 개를 양보해서라도 당장의 국민 삶을 한 개라도, 두 개라도 개선하겠다”며 윤 후보의 소상공인 50조원 지원 공약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온전히 우리 윤 후보님의 성과로 제가 인정하고 본인이 주장하신 것을 저희가 적극적으로 협조할 테니 즉시 집행할 수 있도록 논의에 착수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는 곳마다 ‘구름 인파’가 모여든 데 고무된 듯 이 후보는 이날 “제 예상보다 더 많은 분들이 열정적으로 환영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정말로 큰 힘이 됐다”며 “자신감도 많이 생겨난 것 같다”고 말했다. 호남 지역구의 한 의원도 “호남의 지지율과 수도권에 사는 호남민들의 지지율은 한 번에 움직인다”며 다음주 여론조사에서 골든크로스를 조심스레 예상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조선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잔여 추징금 문제와 관련해 “추징금도 공적 채무로 보고, 전씨의 상속 재산이 발견되면 국가에 (채무를)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입법을 하되 재산에 부과된 책임을 상속하는 것으로 하면 소급입법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해야 될 일이라 추진해야 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곡해와 오해가 상당히 존재한다. 충분한 논쟁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충분히 사회적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지난 8일 기독교계를 만나 “일방통행식 처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중론을 펼친 것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동성애자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제가 이해하기로는 원래 있는 것이다. 성적 취향도 타고나는 것인데 그것으로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광주·전남 일정 마지막 행선지는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고향인 영광이었다. 이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 후보는 영광 터미널시장에서 ‘이낙연’을 세 차례나 언급했다. 이 후보는 “호남이 낳은 대한민국의 정치 거물, 이 전 대표님을 제가 잘 모시고 더 유능한 민주당으로, 더 새로운 정부로, 더 나아진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의 1호 외부영입 인사는 군 출신의 우주산업 전문가 조동연(39) 서경대 교수로 알려졌다.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임된 조 교수는 워킹맘으로 청년층을 겨냥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 모태신앙, 커밍아웃 21년… 홍석천이 조카 입양한 이유

    모태신앙, 커밍아웃 21년… 홍석천이 조카 입양한 이유

    연예인 최초로 커밍아웃 선언을 한 지 21년, 방송인 홍석천(50)은 아직까지도 가족들에게 성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기독교가 모태신앙인 홍석천은 교회에 갈 때마다 죄인과 같은 심정이었고, 어느 순간부터 교회에도 가지 못했다. 홍석천은 커밍아웃 이후 SNS로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했지만 너무 많은 연락으로 잠도 못 잘 정도였고, 회의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과거 이태원에서도 사비를 들여 남의 건물을 고쳐줄 정도였다. 그런 홍석천에게 오은영 박사는 26일 채널A ‘금쪽상담소’를 통해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을 넘어 구원해주는 것에 환상이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오은영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남을 돕고 의미있는 방향으로 해소하는 것은 방어기제 중 승화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홍석천은 누구를 돕다 못해 구원하려는 게 있는 것 같다. 조카들도 보호자들이 필요했다고 하지만 엄마가 있지 않았나. 이 세상에 이혼 가정 아이들은 모두 보호자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 않나. 어려운 사람들의 회복에 이런 것에 굉장히 관여하고 싶어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홍석천은 조심스럽게 “어릴 때부터 모태신앙이다”라며 입을 뗐다.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홍석천은 교회에 가서 예배를 할 때마다 남들과 다른 성 지향성 때문에 고민했다고 했다. 홍석천은 “굉장히 죄인이었다. 제 종교적 믿음은 이렇지만, 교회를 가면 저는 불지옥에 타 죽을 죄인이더라. 그래서 교회를 가지 못하게 됐다”라고 고백했다. 늘 스스로 ‘하늘나라에 갈 자격이 없는 죄인’이라는 죄의식에 시달렸다는 홍석천은 “모두가 100점 인생은 아니지만, 90점만 받고 죽으련다 이런다. 그러면 90점만큼의 착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너무 힘들다. 그게 제 인생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라며 울먹였다. 선을 쌓아야만 스스로가 뿌리를 내리고 가치를 유지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이다. 오은영은 “홍석천이란 사람 자체가 그냥 귀하고 인생 자체가 가치 있다. 매일을 살아가는 인생 자체가 그냥 원더풀이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라고 위로했다.새 출발 짐 될까봐… 누나의 아이들 입양 오은영은 “경제적인 이유라면 입양을 하지 않아도 다르게 도와줄 수 있는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 홍석천은 “나는 결혼을 못 한다. 결혼해도 우리 나라에서 인정도 못 받는다. 그런데 누나는 언제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누나에게 아이들이 짐처럼 느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래서 누나에게 ‘누나는 좋은 사람을 만나면 새출발해라. 아이들은 내가 책임지겠다’라고 말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홍석천은 ‘어쩌다 커밍아웃을 하게 됐냐’라는 질문에 “나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라고 생각했다. 누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냐’고 묻는데 나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행복하고 싶어서 커밍아웃을 선택했다는 홍석천은 아직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했다. 홍석천은 “부모님이 커밍아웃 후 15년이 지났는데도 아무 말씀 없으셔서 인정 받은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선 한번 볼래?’라고 하시더라. ‘누가 저 같은 사람한테 딸을 주겠냐’고 물어보니 ‘네가 어디가 어때서?’라며 화를 내시더라. 그때 ‘아, 난 아직 인정 받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오은영은 “상담의 목적은 상대방의 내면의 힘을 키워주는 거다. 도와주거나 해결해주는 게 상담의 목적이 아니다. 도와준다고 이야기를 하는 건 자선사업이다”면서 홍석천에게 상담을 끊을 것을 조언했다. 홍석천은 “걱정되는 건 시청자들이 저를 너무 울보라고 생각할까 봐서다. 저 냉정하고 무거운 구석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이제부터 개인주의자가 되길 바란다. 내 힘을 모아서 연대하면서 좋은 쪽으로 발전하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홍석천도 “이제 저부터 사랑하도록 하겠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고백했다.
  • ‘미성년자 보는 영상에 동성애 조장’ 러시아, 넷플릭스 조사 착수

    ‘미성년자 보는 영상에 동성애 조장’ 러시아, 넷플릭스 조사 착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러시아에서 미성년자 시청 가능 영상에 동성애를 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이유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내무부는 경찰을 통해 넷플릭스가 2013년 제정된 자국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이 법은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상대로 ‘비전통적’인 성적 관계를 옹호하는 내용을 퍼트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동성애 등 성 소수자 관련 영상을 미성년자가 시청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16세 이상 시청가능’ 레벨을 붙이고 동성애와 관련한 영상물을 방송한 혐의를 받는다. 어떤 영상이 문제가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넷플릭스는 이달 초 러시아에서 서비스한 영상 중 성 소수자와 관련한 영상이 있는지 자체 점검했으나 16세 이상 관람가 영상 중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당국 조사 결과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1만 3400달러(약 1천 600만원)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거나 서비스가 일시 정지될 수 있다. 한편 보수적 성향의 기독교 정교회 신자가 대부분인 러시아에선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사회 분위기가 강하다.
  • “생명 구하는 자긍심에 천직 삼은 해경… 대 이어 같은 길 걷습니다”

    “생명 구하는 자긍심에 천직 삼은 해경… 대 이어 같은 길 걷습니다”

    인천 중구 영종도에 자리잡은 중부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를 지휘하는 노기도(54) 경감은 한눈에 봐도 오랜 운동과 훈련으로 단련된 인상이다. 서해 바다에서 발생하는 모든 테러에 대응하는 특공대를 이끄는 이 부산사나이는 두 아들까지 해양경찰로 만든 해경가족이기도 하다. 1년 365일 언제라도 즉시 출동할 수 있게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해경 특공대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자질을 갖춰야 할까. 인사혁신처의 도움으로 23일 특공대 사무실에서 노 경감을 만났다. ●바다는 좋고 고향 떠나긴 싫어서 지원한 해경 노 경감이 일하는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37.4%에 해당하는 3만 7442㎢ 해역을 담당한다. 북쪽으로는 북방한계선(NLL), 서쪽으로는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맞닿아 있어서 한반도 주변 수역 중에서도 가장 긴장감이 감도는 곳이다. 특히 남북 관계의 특수성과 한중 해상경계 미획정을 악용한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동시에 한반도 주변 수역 가운데 잠재적인 테러 위험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노 경감이 이끄는 중부해경청 특공대는 이 넓고 위험한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테러에 대응한다. 중부해경청 특공대는 전국 5곳의 해경 특공대 중 가장 먼저 생겼고 소속 인원도 다른 곳보다 두 배가량 많은 37명이다. 해경 특공대 교육팀도 이곳에만 있다. 노 경감은 “관할 해역에서 발생하는 테러에는 선박, 비행기 상관없이 중부해경청 특공대가 출동한다”며 “각종 상황에 대비해 한 달에 40시간은 의무적으로 훈련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현장출동을 빼고는 사실상 1년 내내 훈련”이라고 말했다. 해경에는 해양경과, 행정경과, 특임경과 등 다양한 분과가 있다. 그중 특임경과는 특공과 구조 직별로 구분하는데 한마디로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특수경과의 뿌리는 잠수직별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 경감은 1987년 해군 해난구조대(SSU)에서 사병으로 복무한 뒤 1990년 제대하고 1991년 4월 해경 잠수직별 2기로 일을 시작했다. 노 경감은 “1990년 11월에 입직한 1기, 2기가 함께 새로 생긴 해경 특수구조단으로 복무하게 되면서 해경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해경 특수구조단은 부산 다대포에 있는 해경 정비창에 자리잡았다. 노 경감은 “당시만 해도 정비창 부지만 있고 특수구조단 건물만 덩그러니 있어서 버스에 내린 뒤 30분가량 걸어서 출근했다”면서 “비라도 오면 진흙밭이 돼 장화를 신지 않으면 출근을 못 할 정도였다”고 기억했다. 그는 “부산 영도가 고향이어서 영화 ‘친구’에서 타이어 끼고 바다에서 노는 장면이 딱 내 어릴 때 모습”이라며 “바다를 무척 좋아했는데 고향을 떠나긴 싫었다. 마침 해난구조대도 진해에 있었고 해경 특수구조단도 부산에 생긴다고 해서 지원하게 됐다”며 웃었다. 초기엔 주로 해난구조 업무를 담당했다. 1994년에 발생했던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 당시엔 실종자 수색 공로로 특진도 했다. 1995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포함해 물과 관련한 사건·사고에는 거의 다 출동했다. 노 경감은 “당시만 해도 체계적이지 못해 부산에서 공군 항공지원을 받아 전국 어디라도 사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식이었다”면서 “해군 해난구조대와 해경 특수구조대 말고는 심해 잠수를 해서 해난구조를 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없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해경에 특공대가 생긴 건 금강산 유람선 관광 경비를 해경이 맡은 것이 계기가 됐다. 노 경감은 “특공 업무를 처음 하다 보니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간 연초에 경찰특공대에 가서 2주간 교육을 받았다”면서 “2001년 영종도에 특수구조단이 생기면서 해경도 본격적으로 특공대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 특임경과가 생기면서 특공과 구조 직별로 세분화됐다고 한다.●사람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게 임무 노 경감은 “테러나 사고가 발생해서 모두가 한쪽으로 피할 때 우리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간다. 그래야 한다”는 말로 해경 특공대를 이끄는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걸어야 한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고 준비한다”면서 “사람을 살리지 못하면 그 자체로 임무는 실패다. 국민들한테 손가락질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을 구하는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노 경감에겐 세월호 참사가 더욱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는 조심스럽게 “4월 16일 당일 현장에 투입돼 전남 진도 팽목항 앞 해상에서 감독관으로서 구조·수색에 참여했다”면서 “두 달 근무하고 집에 가서 1주일 쉰 다음 다시 팽목항으로 가는 생활을 거의 1년 내내 계속했다”고 회상했다. “트라우마랄까 그런 게 있습니다. 당시 둘째 아들이 인천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1주일 뒤 세월호 참사를 겪은 학생들과 똑같은 경로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었습니다. 남의 일 같지 않았지요.” 노 경감은 “일하는 내내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있었다. 남들 모르게 울기도 많이 울었다”면서 “저렇게 어여쁜 아이들을 살아서 구출하지 못했다는 게 너무 안쓰럽고 감당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해경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몇 년 동안은 해경 조직 자체가 사라진 적도 있었다. 사기와 자긍심도 땅에 떨어졌다. 그런 속에서도 두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경에 들어왔다. 큰아들 노성환(26)씨는 충남 보령 홍원파출소에서, 둘째 아들 노성찬(24)씨는 동해해경청 5001함 소속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구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아내는 예전엔 남편 안전만 기도했는데 지금은 아들들까지 세 명을 위해 기도한다. 지금도 날마다 새벽기도를 다닌다”고 말했다. 노 경감은 해경 특공대에 우수한 인재들이 더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아직 하늘나라에 갈 때가 아닌데 목숨이 위험한 사람을 하나님을 대신해 구조하는 게 바로 우리가 맡은 책무”라면서 “설령 하나님께서 생명을 거둬 가셨더라도 슬퍼하는 가족들에게 시신이라도 온전히 돌려 보내주는 것이 우리 일이다. 우리가 부여받은 숭고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기독교교회협의회 신임 회장에 장만희

    기독교교회협의회 신임 회장에 장만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2일 정기총회를 열고 제70기 신임 회장에 장만희(63) 구세군 사령관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1년이다. 장 신임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총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열어 “NCCK는 기후생태 위기를 신앙 과제로 인식하고, 전 지구 생명공동체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 일하겠다”고 밝혔다. 장 신임 회장은 현재 한국 구세군 사령관과 구세군 학교법인·사회복지법인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총회에서는 차기 총무로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 추모 기도 논란을 빚은 이홍정 현 총무를 재선임했다. 임기는 4년이다.
  • 우리 것, 사라진 것, 붙들고 싶은 것…작두·칼춤으로 신명나게 펼쳐 놓다

    우리 것, 사라진 것, 붙들고 싶은 것…작두·칼춤으로 신명나게 펼쳐 놓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도 모르게 사라지는 직업이 많잖아요. 사라져 가는 전통 직군인 무당을 통해 자기 직업의 종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 사회와도 맞닿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동리(1913~1995) 작가의 단편소설 ‘무녀도’(1936)를 동명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연출한 안재훈(52) 감독은 22일 “우리 것을 신명 나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싶었고, 사라진 것을 붙들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긴다”며 이같이 말했다.24일 개봉하는 ‘무녀도’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신문물이 밀려들던 1920년대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신을 섬기는 무당 어머니 ‘모화’와 기독교인 아들 ‘욱이’의 갈등을 그렸다. 작품은 붉은 옷을 입은 채 칼춤을 추고 작두를 타는 무당의 모습 등 고유의 멋과 정서를 쉴 새 없이 보여 준다. 안 감독은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현시대에도 우리가 극단으로 치닫지 않고 서로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그동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2014), ‘소나기’(2017) 등 한국 단편 문학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는 이에 대해 “단편 문학을 영상으로 옮기는 것은 우리 문화의 고리가 후대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에 없던 한 부분을 채우는 작업”이라며 “격동의 근현대사를 거치며 눈물 흘릴 일이 많은 우리 문학이야말로 세계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무녀도’는 지난해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독특하고 도전적인 작품에 수여하는 콩트르샹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안 감독은 “한복과 굿 등 고유의 문화가 해외 관객들에게 재미있게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안 감독은 요즘 관객에게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무속과 관련한 대사를 뮤지컬 가사로 승화시키며 극복하고자 했다. 굿과 무속인들의 복장이 다양하다는 점은 고민이었으나 다양한 굿 장면은 무속인 이해경 선생 등의 조언을 구했고, 2년 이상 각종 서적과 논문을 참조해 고증에 힘썼다. 모화가 경상도 사투리로 부르는 노래는 대구 출신 뮤지컬 배우 소냐가 호소력 있게 연기했다.만화가를 꿈꿨던 안 감독은 스물네 살 때 일본 애니메이션 주문자위탁제작(OEM) 업체에서 일을 하면서 애니메이션 세계에 눈을 떴고, 단편 ‘히치콕의 어떤 하루’(1998), ‘순수한 기쁨’(2000) 등을 창작하며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제작 지원 혜택을 많이 받았다”며 “우리 애니가 디즈니 등과 경쟁할 보석 같은 창작자를 육성하려면 정부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감독은 또 “관객이 보기에 감독뿐 아니라 어떤 애니메이터가 만들었는지 궁금해지는 작품을 스태프들에게 만들어 주고 싶다”며 “차기작으로는 서울 정동길을 배경으로 20대 청년들의 인생을 다룬 장편 ‘살아오름’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비혼·동거커플도 ‘가족’으로… “차별없게 법무부와 법개정 논의”

    비혼·동거커플도 ‘가족’으로… “차별없게 법무부와 법개정 논의”

    건강가정 용어, 가치중립 ‘가족’으로 확장건가법 논의 때마다 전화 쇄도로 업무마비“가족 해체·동성혼 조장 오해 해소에 중점” 혈연·혼인 중심 민법 779조 폐지 등 협의“사회변화 맞게 가족의 정의 국회 논의를”“말도 못해요. 전화가 엄청 걸려와요. 건가법(건강가정기본법) 논의할 때마다 거의 업무 마비 수준이에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 발표 7개월, 시민들 반응을 묻는 말에 한 여성가족부 인사는 이렇게 말했다. 건가법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실 못지않게 여가부에도 밀려드는 조직적인 항의 전화에 그는 익숙한 듯했다. 지난 4월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2021~2025년)을 발표했다. 건가법 제15조에 따라 5년마다 새로 계획을 짜는데, ‘건강가정’이라는 용어를 가치중립적인 ‘가족’이라는 용어로 바꾸고, 비혼·동거 커플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등 민법상 가족의 정의와 범위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시민단체에서도 “기존의 가족 정의가 협소하다는 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건 처음”(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소장)이라고 할 만큼 전향적인 발표였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계획에 대해 “이 정도면 (시민사회가) 받아들일 만한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보수 기독교계·학부모 단체들의 반발은 거셌다. 실제 올 1월에 열린 공청회에서부터 4월 계획 발표 이후까지 6개월 이상 여가부 담당 부서는 해당 단체, 시민들에게서 걸려온 항의 전화를 받았다. 정책 반대를 주장하며 걸려오는 항의 전화들에 여가부 공무원들은 대체로 담담한 편이다. 그러나 한 사무관은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부정적 의미로 통용되면서 여가부 공무원들이 다루는 생산적인 가족·청소년 정책까지 한꺼번에 평가절하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다른 여가부 관계자는 “건강가정기본계획이 가족 해체, 동성혼을 조장하는 오해를 많이 듣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계획 추진을 위해 넘어야 할 어려운 과정 중 하나는 법무부와의 협의다. 여가부는 가족을 혈연·혼인 중심으로 규정한 민법 779조 폐지, 건가법 개정 등을 위해 법무부, 법원행정처 등과 검토 과정을 거친다. 여가부 관계자는 “부처 중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법에 관한 한 최고 권위를 갖는 법무부도 민법상의 가족 개념 대신 개별법으로 규정하면 된다는 인식을 같이해 함께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펴낸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을 포함해 가족 정책의 근거가 되는 기본법이나 우리 민법에 해당하는 법령에 가족 형태를 특정해서 가족을 정의하는 규정을 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법원행정처와의 협의 끝 미혼부의 자녀에 대해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출생신고 요건을 확대·시행하는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을 이끌어낸 것도 지난한 과정 끝에 얻은 성과다. 여가부에서 기대를 거는 것은 결국 국회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정춘숙 의원 등이 발의한 건가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여전히 교착상태다. 지난 10월 여가부 국정감사에서 정 장관은 “가족 형태가 굉장히 다양화되고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특정 형태의 가정만 건강하고 나머지는 불건강한 가족이라고 결과적으로 규정하게 되는 상황”이라며 “법안 소위에서 국민 합의를 바탕으로 좋은 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김민아 여가부 가족정책과장은 “건가법 개정 등 제도적인 부분을 개선하는 게 최우선적인 과제”라며 “절박한 소수의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에서 논의가 적극적으로 펼쳐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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