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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나안복민회 신임 이사장에 오명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가나안복민회 신임 이사장에 오명도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오명도(67)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가나안농군학교의 법인인 재단법인 가나안복민회 제5대 이사장으로 취임한다. 오 명예교수는 서울시립대 부총장, 대한설비공학회장, 국제오염제어기구연합(ICCCS) 회장을 역임했다. 1986년 가나안복민회 설립자인 일가 김용기(1909~1988)를 만나 그의 가르침을 따르며 일가 정신의 계승을 위해 30여년을 헌신했다. 1989년 설립된 공익법인 일가재단의 제9대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1995년부터 재단법인 가나안복민회 이사로 봉사해왔다. 이사장 이·취임식은 11일 강원 원주시 신림면 가나안농군학교 세계지도자교육원에서 열린다. 김용기의 차남으로 2018년 가나안복민회 제4대 이사장을 역임한 김범일(87) 이사장은 명예이사장으로 추대된다. 김 이사장은 세계가나안운동본부 총재와 한동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했고 1981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9년 제3회 포니정 혁신상을 받은 바 있다. 교장 이·취임식과 함께 열리며 제5대 오세택(68) 교장이 이임하고 제6대 김태은(50) 교장이 취임한다. 가나안복민회는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농촌·사회지도자를 양성해 농촌과 사회발전에 기여하려는 목적으로 1973년 9월 13일 설립한 단체다. 가나안농군학교는 근로·봉사·희생을 이념으로 현재까지 76만 4563명이 교육을 수료했고, 2008년 설립된 가나안세계지도자교육원에서는 지금까지 69개국에서 872명이 수료했다.
  • 서양의 중세는 정말 ‘암흑의 시대’였을까

    서양의 중세는 정말 ‘암흑의 시대’였을까

    흑사병,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 기사…. 서양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 게임 등은 넘쳐난다. 그렇지만 대부분 학창 시절 세계사 수업에서 배운 것처럼 야만성이 지배했던 ‘암흑시대’라는 생각을 반영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내외 역사학자가 나란히 중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역사서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대표 서양사학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의 ‘중세 유럽인 이야기’(휴머니스트)는 이전과 다른 독특한 문명을 건설해 근대인에게 물려준 중세인들의 이야기를 사람 중심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던 중세에 대한 오해를 하나둘 깨뜨린다. 대표적인 것이 십자군 운동이다. 십자군 운동에는 군사적 모험을 통해 한밑천 잡으려는 가난한 사람,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의 불순한 의도가 깔려 있었다는 것이 기존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주 교수는 최근 실증 연구 결과를 보여 주며 십자군 전사들은 잃을 것이 아주 많은 부자로 물질적 이익을 노리고 참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한다. 당시 돈을 번 사람들은 십자군 기사들에게서 땅을 사들이거나 전쟁 물자를 판매한 상인들처럼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한다.‘중세인들’(책과함께)은 영국의 중세 연구자 댄 존스의 저작이다. 410년 서고트족의 ‘로마 약탈’ 사건에서 시작해 1527년 신성로마제국군이 교황령 수도 로마를 침략한 ‘로마 약탈’로 끝나는 독특한 방식으로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2권 4부 16장을 각각 로마인, 프랑크인, 아라비아인, 몽골인 등 나라나 민족 6개, 수도사, 기사, 학자 등 계급이나 직업군 10개로 나눠 보여 줌으로써 중세 1000년을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이끌어 갔는지를 새로운 관점으로 설명한다. 로마제국은 단순한 군사 강국이 아닌 유럽을 지배할 로마법, 언어, 기독교 신앙의 원천이며 게르만족의 침략은 야만인들의 소행이 아닌 서유럽의 정치적 틀을 확립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현대의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를 연결해 중세 역사가 우리와 상관없는 옛날이야기가 아니라는 점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 중세는 무식하고 잔인함만 넘쳤던 ‘암흑시대’였을까

    중세는 무식하고 잔인함만 넘쳤던 ‘암흑시대’였을까

    흑사병, 십자군 전쟁, 마녀사냥, 기사…. 서양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 게임 등이 넘쳐난다. 대부분 학창 시절 세계사 수업에서 배운 것처럼 고대와 근대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 있는 시기로 야만성이 지배했던 ‘암흑시대’였다는 것을 재확인 시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지만 몇 년 전부터 중세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고 관련 대중 역사서도 자주 눈에 띈다. 최근 국내외 역사학자가 나란히 중세에 관한 편견을 깨뜨리는 역사서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책은 중세의 역사를 ‘사람’을 중심으로 다뤘다는 점에서도 이전 중세 관련 역사서들과 차이를 보인다.국내 대표 서양 사학자인 주경철 서울대 교수의 ‘중세 유럽인 이야기’(휴머니스트)는 이전과 다른 독특한 문명을 건설해 근대인에게 물려준 중세인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를 통해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중세에 대한 오해를 하나둘 깨뜨린다. 대표적인 것이 십자군 전쟁이다. 십자군 운동은 고향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가난한 사람,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이 군사 모험을 통해 한밑천 잡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것이 기존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주 교수는 최근 실증 연구 결과를 보여주며 십자군 전사들은 잃을 것이 아주 많은 부자로 물질적 이익을 노리고 참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돈을 번 사람들은 십자군 기사들에게서 땅을 사들이거나 전쟁 물자를 판매한 상인들처럼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한다. 또 중세 유럽의 역사는 남성들만의 독무대로 알고 있는 것도 잘못됐음을 보여준다. 12세기 남프랑스 공작령 아키텐의 알리에노르 여공작이 대표적이다. 알리에노르는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왕비였다가 이혼하고 잉글랜드 왕 헨리 2세와 결혼했으며 ‘사자왕’ 리처드 1세와 존왕의 모후였다. 또 그는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고 아들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 직접 군을 이끈 여전사였음을 보여준다.‘중세인들’(책과함께)은 영국의 중세 연구자 댄 존스의 저작으로 410년 서고트족이 서로마제국의 수도를 침공한 ‘로마 약탈’에서 시작해 1527년 신성로마제국군이 교황령 수도 로마를 침략한 ‘로마 약탈’로 끝나는 독특한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2권 4부 16장으로 구성된 책은 16개 세력으로 중세를 풀어낸다. 로마인, 프랑크인, 아라비아인, 몽골인 등 나라나 민족 6개, 수도사, 기사, 학자 등 계급이나 직업군 10개로 나눠 설명함으로써 중세 1000년을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이끌어 갔는지를 새로운 관점으로 설명한다. 로마제국은 단순한 군사 강국이 아닌 유럽을 지배할 로마법, 언어, 기독교 신앙의 원천이며 게르만족의 침략은 야만인들의 소행이 아닌 서유럽의 정치적 틀을 확립하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현대의 다양한 인물과 에피소드를 끌어들여 중세 역사가 우리와 상관없는 옛날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중세에도 오늘날 인류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기후변화, 감염병 같은 자연적 변수와 이것이 촉발한 대량 이주, 기술변화 등이 중요한 변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현대인과 중세인들의 삶을 움직이는 요소는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 오직 그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난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오직 그곳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만난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루브르박물관이나 오르세미술관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오직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컬렉션과 분위기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미술관들이 있다. 미술관에서 우리는 오직 작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의 분위기, 오랫동안 그 공간을 보살피고 사랑해 온 사람들의 온기, 그리고 무언가 나만의 소중한 기억을 아로새길 수 있는 뜻밖의 스토리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갑자기 등장해 춤추는 무용수들자유로운 관람객과 아름다운 조화 나에게 뜻밖의 소중한 추억을 안겨 준 첫 번째 미술관은 바로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이다. 갑자기 댄서들이 미술관을 점령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나는 보스턴에서 그런 멋진 장면을 보았다.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의 정원에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무용수들이 갑자기 등장했다. 나는 그때 이 미술관의 걸작들이 도난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무척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1990년 3월 18일 경찰로 위장한 강도들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에 침입해 렘브란트, 베르메르, 마네의 걸작을 무려 13점이나 훔쳤고, 약 2억 달러 가치를 지닌 작품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도난당한 그림이 무려 30여년째 행방이 묘연하다니. 이 사실에 깜짝 놀란 상태인데, 갑자기 무용수들이 나타나 군무를 추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무용수들의 등장을 지켜보았기에 더욱 놀랐다. 이런 난데없는 아름다움을 어디서 볼 수 있을까. 느닷없이 어디서 천사가 나타난 것처럼 무용수들이 등장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풀나풀 가벼운 춤이 아니라 아주 진지하고 차분하고 고요한 춤, 마치 명상이나 수행을 닮은 듯한 춤이었다. 관람객들에게 ‘뭘 어떻게 하라’는 지시 사항이 없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유로웠다. 그림을 계속 보면서 공연을 힐끔힐끔 봐도 되고, 공연에 몰입해 잠시 그림 관람을 쉬어도 됐다. 심지어 나와 함께 간 꼬마 소녀는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자신의 꿈에 도취해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소녀와 도난당한 그림을 떠올리며 한탄하는 한 여자와 누가 뭐래도 아름답게 누가 뭐래도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는 댄서의 이 의도치 않은 조화로움이라니. 나는 이 공연 때문에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만 같았다. 미술관은 바로 이런 뜻밖의 우연한 사건들이 아름답게 포개어지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예상을 뛰어넘은 공연이 펼쳐지고, 미술과 음악과 춤이 한데 모여 아름답게 어우러지고, 관람객들에게 아무런 행동의 제약도 가하지 않으면서 당신이 있고 싶은 모습대로 최대한 오래오래 있어도 되는 그런 공간, 그곳이 바로 미술관이 될 수도 있다.켈빈 그로브 미술관기도실 같은 아늑함 속 내걸린 예수숨막히는 아름다움의 세계로 초대 두 번째 장소는 바로 글래스고에 있는 켈빈 그로브 미술관이다. 이곳에서 나는 마치 아늑한 기도실처럼 만들어진 아름다운 장소를 만났다. 살바도르 달리의 ‘십자가’에 매달린 성 요한의 ‘그리스도’를 감상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홀이 하나 있다. 이 작은 홀에 들어가면 누구라도 이 그림과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그런 아늑한 장소. 이 그림 앞에서는 왠지 명상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명상을 시작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는 이 그림과 오래오래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하염없이 벤치에 앉아 있었다. 하느님의 눈에 비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은 어땠을까. 아, 하느님은 예수를 잠깐이나마 외면하신 것이 아니었구나. 하느님은 예수를 보고 있었구나. 그가 고통받는 것을 보고 계셨구나.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닌데, 왜 이 그림에 매혹되는 것일까. 지금까지 흔히 보아 왔던 예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예수이면서도 예수가 아닌 것 같은 낯선 느낌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그 주제가 무엇이 파악하기도 전에 먼저 덮치는 순수한 느낌은 바로 밑도 끝도 없는 아름다움의 물결이다. 이 그리움의 아름다움은 해일처럼 갑자기 덮쳐 온다. 밀레의 ‘만종’처럼 천천히 스며드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모네의 ‘수련’처럼 마음 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고요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 그림의 아름다움은 관람자를 난데없이 공격하듯 그 아름다움으로 보는 사람을 난폭하게 습격한다. 이 숨 막히는 아름다움은 샤갈의 그림처럼 포근하고 달콤한 느낌이 아니라 공격적이고 난데없으며 찌르는 듯한 아픔을 남기는 아름다움이다. 이 찌르는 듯한 아픔은 역설적으로 예수의 ‘상처 없는 몸’에서 우러나온다. 우리가 너무도 익히 보아 온 예수와 달리 이 그림 속의 예수는 아무런 상처나 흠 없이 완벽하다. 예수를 하늘에서 부감 샷으로 내려다보는 그림은 기존의 종교화와 전혀 다른 접근이 아닌가. 게다가 살바도르 달리의 예수는 성경책에 나오는 ‘성스러운 예수’라기보다는 톱모델이나 록스타처럼 자신의 아름다움을 세상 앞에 거침없이 보여 준다. 내 몸은 이토록 아름다우니 이 아름다움의 빛을 마음껏 들이마시라고 속삭이는 듯한 예수의 몸이라니. 그 속에 많은 말들을 감추고 있는 신비롭고 성스러운 이미지가 아니라 나는 이 몸을 통해 모든 것을 말하고 있다는 듯 거침없고 솔직하다 못해 도발적이고 공격적인 아름다움으로 관객에게 어필한다. 이 그림의 낯선 매혹의 뿌리는 예수의 ‘아름다운 육체’에서 우러나온다. 우리는 예수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름다운 남자’로 묘사한 그림을 처음 본 것이다. 이 그림 속의 예수는 상처 하나 없이 매끄럽고 고운 피부를 지니고 있다. 십자가에 매달려는 있으나 못 박혀 피 흐르는 자국이 없다. 그는 우리가 익히 보아 온 ‘상처받은 예수’가 아니라 그야말로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예수, 무적의 예수, 그 무엇에도 상처받지 않은 예수로 재림한다.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어쩌면 고난받는 예수의 이미지에 가려 진짜 예수의 영혼은 이렇게 그 모든 가혹한 공격에도 절대 상처받지 않았음을 우리는 간파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나는 이 그림의 아름다움이 단지 색채나 형태의 아름다움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 아름다움은 주제의 전복에서 우러나온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예수의 의미를 완전히 정반대로 비틀어 버리는 전복적인 예수. 그것은 바로 상처 입지 않은 예수. 고통받지 않는 예수, 그 어떤 비난과 모욕 속에서도 결코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 예수였던 것이다. 너무나도 부드럽고 탄력 넘치는 머릿결과 건강미 넘치는 탄탄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한없이 매혹적인 예수. 그것은 우리 모두 미처 깨닫지 못한,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절대 망가지지 않은 예수의 온전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런 그림에 매혹된다. 전혀 새로운 세계를 향한 초대장 같은 그림. 이 그림이 아니었다면 결코 느껴 보지 못했을 세계를 향한 싱그러운 초대장, 연인의 손짓 같은 환한 미소로 우리를 낯선 세계로 이끌어 가는 달콤한 유혹의 미술관이 내 마음속에 둥지를 튼다.론다니니 피에타 박물관미켈란젤로의 미완성작 ‘피에타’위대한 예술가 ‘첫 마음’에 압도돼 세 번째 장소는 밀라노의 론다니니 피에타 박물관이다. 거대한 메인 홀 자체가 미켈란젤로의 걸작 ‘론다니니의 피에타’(1564) 오직 한 작품을 위해 존재한다. 론다니니의 피에타는 내가 본 그 수많은 피에타들 중에서도 가장 마음 깊숙이 각인된 피에타다. 미완성이기에 더욱 아련한 모호함의 이미지를 남기는 작품이고,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 완성된 듯한 느낌,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느낌에 압도된다. 너와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듯한 이 작품 앞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이 작품을 통해 미켈란젤로는 마침내 ‘예술가의 첫 마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젊었을 때 이미 위대한 대가의 반열에 든 백전노장의 ‘첫 마음’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다. 다 필요 없어, 오직 죽어 가는 존재에 대한 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인생에서 소중한 거야. 마리아, 이 아름다운 어머니를 봐. 아들이 이미 죽었는데도 아들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못하잖아. 그 모든 위대한 작업을 뒤로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대리석 조각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작업에 집중해 보자고 마음먹었을 그의 형형한 눈빛이 떠오른다. “나는 대리석에서 천사를 보았고, 천사가 풀려날 때까지 조각했다.” 예술가는 대리석 속에 갇힌 천사를 발견할 줄 아는 눈을 지닌 자이고, 그 천사가 마침내 온전히 풀려날 때까지 조각을 멈추지 않는 존재이니. 그러나 이 대리석 속의 천사는 완전히 풀려나지 못했다. 바로 그 ‘아직 다 풀려나지 않음’ 때문에 우리 마음을 이토록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 사랑은 결코 멈출 수 없는 것이기에. 나는 이 작품을 통해 바라본다. 대리석의 속박에서 아직 완전히 풀려나지 못했기에 우리가 풀어 줘야 하는 천사를. 육체적으로는 죽어 가고 있지만 영적으로는 다시 태어나고 있는 예수를. 마치 자신이 영원히 끌어안고 있으면 아들이 금방이라도 살아날 것 같은, 그 실낱같은 기대를 멈출 수 없는 어머니의 마음을. 부축하려는 어머니와 부축당하는 아들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 누가 누구에게 기대고 있는 것인지, 누가 누구를 구해 주려 하는 것인지, 그 모든 ‘너와 나’의 경계가 흐려지는 느낌이 가슴을 울린다. 어머니는 필사적이다. 마치 고통받는 아들을 다시 자궁 속으로 집어넣어 영원히 상처받지 않는 안식처로 이끌려는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에게 완전히 녹아들어 이제 어머니와 아들의 경계조차 사라져 가는 듯하다. 자식의 고통을 어떻게든 멈춰 주고 싶은 어미의 마음, 그러나 나는 괜찮다며 그런 어머니를 업고 가려는 듯 몸부림치는 예수의 마음은 이제 비로소 하나로 엉키어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사랑은 마침내 ‘나’라는 울타리를 완전히 허물어 버리는 목숨을 건 도약이기에. 고통받는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 이미 죽어 간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으로 오늘도 울고 있는 당신이야말로 또 하나의 피에타일지니. 그토록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존재를 향한 멈출 수 없는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지니. 문학평론가·작가
  • ‘얼굴 뼈 없이’ 남편 옆에 매장된 1000년 전 여성 미라 발견[핵잼 사이언스]

    ‘얼굴 뼈 없이’ 남편 옆에 매장된 1000년 전 여성 미라 발견[핵잼 사이언스]

    1000년 전 얼굴 뼈가 제거된 채 남편 곁에 매장된 여성의 미라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독일 작센주(州) 옛 왕궁터에서 발견된 해당 미라는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성 곁에 묻힌 것으로, 얼굴 뼈 상당 부분이 제거된 채 매장됐다는 독특한 특징이 발견됐다. 독일 중동부 작센안할트주 기념물보존 및 고고학 사무소 소속의 고고학자인 펠릭스 비어만 박사는 현지 매체인 빌트지에 “두 사람은 생전 매우 부유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당시 남편이 고위층 인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어만 박사는 남편으로 추정되는 미라의 몸에서 칼과 허리띠 세트, 장군들의 착용하는 장신구 등이 함께 발굴된 것으로 미뤄 봤을 때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독특한 것은 함께 묻힌 여성 미라에게서는 그 어떤 장신구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비어만 박사는 “해당 여성에게서 어떤 장신구도 발견되지 않은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그녀가 기독교인이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아마도 자신이 어떤 소유물과도 함께 묻히지 않기를 의도적으로 바랐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현지 고고학계는 1000년 전 매장된 것으로 추측되는 부부의 미라 중 아내 미라의 얼굴 뼈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 대해서는 그 어떤 추측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시기에 사망한 뒤 한 곳에 매장된 것인지, 동일한 시기에 사망한 것인지도 현재 확인 중이다. 다만 고고학계는 나란히 묻힌 부부의 시신 중 아내의 얼굴 뼈만 사라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정치 수업(이인미 지음, 위즈덤하우스) ‘인간의 조건’부터 ‘전체주의의 기원’까지 한나 아렌트의 대표 저작 15권을 통해 현재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간성 상실의 위기와 회복의 실마리를 짚어 본다. 현대 사회의 인간성 상실 원인이자 결과는 ‘외로움’이라고 진단하며 인간에게 내재한 사유와 소통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12쪽, 1만 7800원.과학의 과학(다순 왕·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노다해·이은 옮김, 이김) 과학의 발전을 수치화하고 재현할 수 있는 패턴으로 만드는 학문 분야가 ‘과학의 과학’이다. 다양한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과학자에게 전성기는 언제인지, 글로벌 공동 연구는 효과가 있는지, 어떤 과학기술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448쪽, 2만 9000원.치치새가 사는 숲(장진영 지음, 민음사) 2019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장진영은 서스펜스적 구성과 리드미컬하고 밀도 높은 문장,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독자와 평단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도 20년 전 ‘나’의 목소리와 현재의 ‘내’ 목소리가 얽혀 무엇이 진실인지, 사회가 정한 기준과 경계의 극단까지 독자를 끌고 간다. 184쪽, 1만 4000원.한동일의 라틴어 인생 문장(한동일 지음, 이야기장수) 100쇄를 돌파한 ‘라틴어 수업’으로 한국인에게는 낯선 언어였던 라틴어 열풍을 일으킨 한동일 작가의 신작. 삶의 고비를 지나올 때 기도하듯 품고 외운 라틴어 문장을 통해 라틴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삶의 지혜까지 얻을 수 있다. 376쪽, 1만 7800원.소리 없이 울다 간 사람(곽효환 지음, 문학과지성사) 특유의 예민함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시대의 풍경을 그려 낸다는 평가를 받는 시인 곽효환의 신작. 만주와 시베리아부터 베트남까지, 가까이는 광화문, 청계천까지 역사의 물길 속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희미했던 모습들이 또렷한 인상으로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190쪽, 1만 2000원.예루살렘의 역사(뱅상 르미르 글·크리스토프 고티에 그림, 장한라 옮김, 서해문집) 지중해 한 귀퉁이의 작은 도시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개의 유일신 종교가 탄생한 성지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뿌리는 예루살렘 정복의 욕망과 맞닿아 있다. 혼성의 도시를 둘러싸고 4000년 동안 벌인 투쟁의 역사를 알기 쉽게 그래픽 노블 형식으로 담았다. 256쪽, 2만 8500원.
  • 성폭행 안 했다더니… “JMS, 피해자에 3억원씩 합의금 제시”

    성폭행 안 했다더니… “JMS, 피해자에 3억원씩 합의금 제시”

    여신도 상습 성폭행 혐의로 수감 중인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씨가 성범죄 피해자들에 합의금으로 각각 3억원의 현금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동시에 법정 밖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제시해 ‘형량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제작한 조성현 PD는 2일 CBS방송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JMS 2인자’ 정조은씨의 1심 판결문에 이런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조 PD는 “판결문에 전 JMS 대표 양모 변호사가 외국인 성범죄 피해자 2명에 합의금 명목으로 각각 3억원을 제시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JMS는 5만원권으로 된 6억원어치의 현금다발을 마련했다고 한다. 조 PD는 “도대체 저지르지도 않은 성범죄에 왜 6억원이나 줘야만 했는가. 또 굳이 이를 현금다발로 준비해야 했는가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조 PD는 정조은씨가 경제적 이득을 위해 교주인 정씨의 성범죄에 동조했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정조은씨는 한 대에 3억원을 호가하는 벤틀리 승용차 등 고가의 외제차를 3대 보유하고 있다. 조 PD는 “JMS 신도 중에는 집을 팔아서 (JMS 운영을 위한) 자금을 마련해준 이도 있었다”며 “정조은씨가 이를 악용해 호화생활을 누릴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대전지법 형사12부는 준유사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조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명령을 내렸다. 그는 2018년 3~4월 홍콩 국적 여신도에 잠옷을 건네주며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하는 등 정씨의 성폭행 범죄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태의 근본 원인인 교주 정씨의 여신도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정씨는 2018년 2월~2021년 9월 충남 금산의 수련원 등에서 여신도들을 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기소됐다.
  • “관객 기대의 두 배 보여 주고파”… 간절함으로 빚은 오싹한 아우라

    “관객 기대의 두 배 보여 주고파”… 간절함으로 빚은 오싹한 아우라

    “외쳐라, 나의 이름을 위대한 전쟁의 신 마르스의 아들 로마의 영웅 메셀라 나 메셀라!” ‘나 메셀라’를 부르는 박민성(41)의 눈빛에는 오싹한 살기가 담겨 있었다. 피로 얼룩지진 않았지만 몸 전체가 피범벅이 된 것 같은 모습으로 자신이 메셀라임을 외치는 그의 표정은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죽일 것만 같다. 초연, 재연에 이어 삼연째 뮤지컬 ‘벤허’에서 메셀라를 맡은 그가 가진 특별한 아우라다.메셀라의 대표 넘버인 ‘나 메셀라’의 마지막을 한 호흡으로 부르는 박민성을 보는 것은 ‘벤허’ 팬들이 아끼는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공연에서도 박민성이 ‘나 메셀라’를 마치자 객석에선 엄청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보는 이들을 전율하게 하지만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에서 만난 박민성은 “힘을 계속 써야 하니 엉덩이에 쥐가 날 때가 있다”며 웃었다. ‘벤허’는 루 월리스가 1880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주인공 유다 벤허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창작뮤지컬이다. 증오심에 불타는 벤허가 예수를 만나 “용서하라”는 말을 듣는 기독교적 내용이지만 종교를 뛰어넘는 명작으로 꾸준히 사랑받았다. 주인공 벤허의 오랜 친구인 메셀라는 남모를 차별을 받으며 자란 설움이 있는 인물이다.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벤허의 서사를 완성하는 데 꼭 필요한 빌런(악당)으로서 누구보다 역할이 중요하다. ‘나 메셀라’를 부르는 몇 분간 겁 많고 순진했던 청년이 살의가 가득한 인물로 거듭나는 장면은 배우의 연기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박민성은 “메셀라는 자식 같은 역할”이라며 “코로나 이후 오랜만의 대극장 작품이라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정말 죽어라 연습했다”고 말했다. 재연 이후 3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의 나이도 40대가 됐지만 이날 공연에서 벤허 못지않은 박수를 받은 그의 존재감은 왜 자신이 선택받았는지를 제대로 보여 줬다. 한때 배우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어려웠던 시기가 있었기에 무대마다 가진 걸 다 쏟아붓는 그다. 박민성은 “한순간 삐끗하거나 실수하면 기회가 없어지니까 그 소중함을 안다. 내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쏟아붓는다”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모토가 “받은 거 2배는 하자”라는 그는 티켓을 사서 찾아 준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 2배 이상으로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서 매번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박민성은 “한 분이라도 박수 쳐 주시는 분이 있으면 계속 도전하고 두드리겠다. 늙어서 무대에 더이상 오르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그때가 전성기”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열정이 가득한 눈빛을 보였던 그는 “계속 멋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잘해 보겠다”면서 “제가 열심히 ‘나 메셀라’를 외치고 있고 좋은 음악과 연출, 앙상블이 어우러져 있으니 벤허도 마지막까지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9일까지.
  • “내년 미 대선 변수는 전쟁, 경제…바이든 유대계 눈치봐야”

    “내년 미 대선 변수는 전쟁, 경제…바이든 유대계 눈치봐야”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미 대선이 현재진행형인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와 연계된 미 경제 상황이 주요 변수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사무소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지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여론을 보면 이스라엘만 일방적으로 편들 수 없는 현실이지만, 선거자금 모금 측면에선 고액 후원자들이 많은 유대계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좋은데도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가 표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제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상황”이라며 “바이드노믹스는 사실 ‘그린 뉴딜’의 맥을 갖는데, 사회안전망 투자가 제대로 안 돼 이 부분에서 성과가 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변수로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등 ‘제3 후보’ 득표력,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재판 결과 등도 거론했다. 한편으로 김 대표는 내년 대선이 서로 충돌하는 문화적 이상과 신념, 철학을 가진 집단 간 갈등인 ‘문화 전쟁’ 양상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측이 2016·2020년 대선 때처럼 ‘갈라치기’ 전략으로 문화전쟁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백인, 기독교 등 남부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펼쳤던 이른바 ‘남부 전략’을 트럼프가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훌쩍 다가온 크리스마스 시즌…스위스관광청 크리스마스마켓 일정 공개

    훌쩍 다가온 크리스마스 시즌…스위스관광청 크리스마스마켓 일정 공개

    스위스가 가장 낭만적일 때는 언제일까. 겨울, 그중에서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4주간을 꼽는 이들이 많다. 이 기간은 ‘대림절’이라 불린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기간을 뜻하는 기독교 용어다. 스위스 관광청이 올 겨울 주요 도시의 크리스 마스 마켓 일정을 공개했다. 이를 간략히 소개한다. 상세한 일정은 스위스 관광청 한국사무소 누리집(www.myswitzerland.com/ko)을 참조하시라. ●취리히취리히엔 여러 개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선다. 마법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터 중 벨뷰(Bellevue)에 있는 크리스마스 빌리지는 맛있는 먹거리가 돋보이고, 취리히 중앙역에서는 축제처럼 장식된 홀을 만날 수 있다. 낭만적인 구시가지, 니더도르프(Niederdorf)에 들어서는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크리스마스 합창단이 청명한 캐럴을 연주한다. 취리히 중앙역 뒤편의 국립박물관 안뜰은 빛, 착시, 음악, 먹거리로 가득한 겨울 왕국으로 변모한다. ●루체른‘로채르너 비나흐트스매르트’라 불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핵심이다. 루체른 구시가지의 프란치스카너브룬넨 분수대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변신한다. 1m는 족히 되는 초와 반짝이는 조명, 나뭇가지로 분수대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성 마리아 교회에서는 콘서트가 열리고, 실제 인물 크기의 예수 탄생 모형이 발걸음을 세운다. 바인마르크트 광장에선 루체른의 장인 60여 명이 공들여 만든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다. 필라투스 정상에선 유럽에서 제일 높은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 바젤바젤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터 중 하나로 꼽힌다. 명성답게 바젤 구시가지는 언제나 볼거리로 가득하다. 마법 같은 겨울 왕국으로 변모하는 바젤 시내에 자그마치 100개의 크리스마스트리가 화려한 장식을 뽐내고, 조명 장식이 수 ㎞에 걸쳐 펼쳐지며, 화려한 조명 장식을 갖춘 건물과 가옥이 눈길을 끈다. 바젤 도심 한복판 역사적인 구시가지 안에서 상인과 장인들이 155개의 자그마한 목조 샬레에서 정성스럽게 마련한 상품을 판매한다. 마법 같은 풍경 속을 거닐며 선물을 고르기 좋다. 글뤼바인, 생강 과자 랙컬리 등도 맛볼 수 있다. ● 툰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밸리츠 쇼핑 거리가 어린이나 어른 모두에게 놀이터로 변모한다. 어린이들은 직접 양초를 만들어 볼 수 있고, 회전목마를 탈 수 있다. 장식이 화려한 장터 가판대는 툰 크리스마스 마켓의 주인공이다. 알프스의 파노라마가 배경으로 펼쳐지고, 맛있는 향토 먹거리가 만족감을 높여준다. 11월 17일에는 툰 시청사 앞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조명 점등식이 열린다. 이날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내내 낭만적인 조명이 거리를 수놓는다. 인터라켄 주변 지역에서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
  • ‘사회봉사 천직’…첫 번째 노벨평화상 꿰차고도 [지구촌 소사]

    ‘사회봉사 천직’…첫 번째 노벨평화상 꿰차고도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❾1910.10.30 적십자 창시 앙리 뒤낭 사망“인생에서 돈은 무의미하다. 죽어가는 이들을 돕는 게 훨씬 값진 일이다.” ​1859년 프랑스 연합군과 오스트리아 간의 솔페리노 전투에서 4만구의 시신이 뒹구는 전장을 목격한 갓 서른살의 젊은 사업가눈 충격에 휩싸였다. 제분회사 경영은 제쳐두고 부상자 구호에 뛰어들었다. 구호단체 국제적십자사 탄생의 서막을 알린 이가 바로 앙리 뒤낭(1828~1910)이었다. ​뒤낭은 1828년 스위스 제네바의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아원을 운영하던 부모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환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구호하는 데 힘썼다. 그가 16세 때 만든 빈민구호단체는 1852년 기독교청년회(YMCA)로 발전했다. ​뒤낭은 25세 때인 1853년 스위스 뤼랑에소테은행에 입사해 프랑스령인 아프리카 알제리로 건너갔다. 사업에 눈을 뜬 뒤낭은 제분회사를 차렸으나 자금난에 봉착했다. 1859년 북이탈리아 전선에 머물며 오스트리아와 전쟁을 지휘하고 있던 나폴레옹 3세를 만나 협조를 구하고자 솔페리노로 갔다. 하지만 격전이 벌어지고 있던 터라 나폴레옹 3세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처참한 전장을 맞닥뜨린 뒤 곧장 진로를 틀었다. 전장 구호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3년 뒤에 쓴 ‘솔페리노의 회상’에서 전시 부상자를 위한 중립적 국제기구 창설을 주창했다. 유럽 각국의 호응을 얻어 1863년 국제적십자가 창립됐다. 1864년 10월 26일 유럽 16개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적십자조약을 체결했다.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돌보는 것은 적군도 아군도 아니며 이들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공격해서도 안 되고 중립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고, 흰 바탕에 붉은 색 십자가를 새겨넣은 상징을 표시하도록 했다. 개인사는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 적십자 창립 후 파벌 싸움에 밀려 총재직을 내놨다. 사업을 돌보지 않아 빈털터리가 됐다. 부모에게서 받은 전 재산을 잃고 도리어 짖더미에 앉았다. 1901년 세계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제1회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후 줄곧 연금에 의지해 생활했다. 1892년 알프스 산골 하이든의 양로원으로 들어가 초라한 말년을 보내다 1910년 10월 30일 82세를 일기로 조용히 세상을 버렸다.
  • 종교계 소통 나선 유인촌 장관, 오늘은 개신교 방문

    종교계 소통 나선 유인촌 장관, 오늘은 개신교 방문

    취임 이후 종교계와 소통에 나선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7일 개신교계 인사들과 만났다. 유 장관은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공동대표회장 송홍도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목사는 “장관 취임을 축하한다”고 했고 한국교회가 추진하고 있는 근대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사업과 기독교 박물관 건축 사업 등에 협조해 준 데 대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한 “한국 사회 안에 다양한 종교들이 함께 있는데 종교편향의 문제, 종교 간 역차별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문체부가 중심을 잡고 일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유 장관은 “한국교회가 나라를 위해 헌신해주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다종교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종교 간 분쟁 없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종교단체들의 장점이다. 조화로운 관계를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 목사와 유 장관은 한국교회 역점 사업인 저출생 대책과 기독교 순례길 확충 등의 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한교총을 만난 후에는 또 다른 개신교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방문했다. 유 장관은 세계 곳곳의 전쟁을 비롯해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문체부의 고민을 이야기했고 김종생 총무는 종교가 해야 할 역할이 사회 통합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무는 “개신교계도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지역 교회들이 사회통합에 기여하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문체부가 종교계와 개신교계에 아낌없는 지지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유 장관은 지난 12일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만나기도 했다. 진우 스님은 “문화부는 사람의 마음까지 살펴주는 부처이기 때문에 유인촌 장관이 그러한 식견과 관리운영 능력이 최고로 발휘돼야 한다”고 하는 한편 불교 문화재 보존 가치를 잘 인식해달라는 요구도 전달했다. 이에 유 장관은 “원장 스님께서 말씀하신 부분들 두루두루 살펴서 잘되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 충남학생인권조례 운명은?…법원 제동에 국민의힘 도의원들 ‘직접 폐지’ 추진

    충남학생인권조례 운명은?…법원 제동에 국민의힘 도의원들 ‘직접 폐지’ 추진

    국민의힘 도의원들 ‘조례 폐지안’ 발의“권리만 부각, 학습권과 교권 침해”시민사회단체 “폐지 자체 위법성” 반발 충남도의회 국민희힘 소속 의원들이 법원 판단으로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처리에 제동이 걸리자 직접 폐지를 추진하고 나섰다. 법원 결정으로 주민 청구된 폐지안 처분 효력이 정지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폐지안을 직접 발의한 것이다. 27일 도의회에 따르면 박정식(아산3) 의원 등 국민의힘 도의원 25명은 지난 25일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가 권리만 부각하고 책임을 외면해 다수 학생의 학습권과 교권을 침해하고 있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앞서 폐지 서명을 주도한 충남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단체들은 지난 3월 ‘충남 학생인권조례가 잘못된 인권 개념이 담겨 있다’며 도의회에 2만 963명의 서명부를 전달했고, 도의회는 이를 수리·발의했다. 이에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조례 폐지 청구에 절차적·법적 하자가 있다”며 법원에 폐지안 수리 및 발의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사건의 판결 확정까지 조례안 수리 및 발의 처분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대전지법은 11월 중순까지 폐지안 수리·발의 처분 효력을 정지한 상태다. 위기충남공동행동은 관계자는 “절차적 하자뿐만 아니라 폐지 자체 위법성에 대해서도 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리하게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학생인권조례는 오는 11월 6일 시작하는 제348회 정례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보수성향의 도의원이 다수였던 2018년 5월 폐지됐던 ‘충남 인권 증진조례’는 그해 10월 진보성향의 도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면서 ‘충남 인권 기본조례’로 변경돼 다시 제정됐다. 2020년 7월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됐다.
  • 한국 교회 유산 한자리에… 서울기독교박물관 내달 착공

    한국 교회 유산 한자리에… 서울기독교박물관 내달 착공

    한국 교회의 역사 유산을 지키고 기리기 위한 서울기독교박물관이 2024년 연말 개관을 목표로 다음 달부터 착공을 시작한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은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박물관 부지에서 박물관 기공식을 열고 박물관 건립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기독교박물관은 교파를 초월해 기독교의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활용하는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박물관은 2011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1회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설립추진위원회가 조직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2017년에는 별도 법인 설립을 추진했고 2020년에 한국기독교역사문화재단을 설립해 업무를 추진해왔다. 2015년 12월 9일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매젔고 2016년 8월 24일에는 은평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은평구 진관동 162-13 일원에 박물관 부지를 매입해 지난해 서울시 투자심사를 거쳐 올해 11월부터 착공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지원받으며 건축규모는 부지 1160㎡에 연면적 1155.07㎡로 짓는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졌으며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수장고를 비롯한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김종생 NCCK 총무는 “교계 140여년의 역사가 한데 모아져 기념비적인 사료들이 보존되기를 소망한다”면서 “완공이 되는 날까지 단 한 건의 작은 사고 없이 안전하고 즐거운 나날이 이어지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 결국 트럼프가 이겼다… 美 하원의장에 ‘최측근’ 존슨 선출

    결국 트럼프가 이겼다… 美 하원의장에 ‘최측근’ 존슨 선출

    하원의장에 이어 의장 후보도 3명이나 낙마시킨 초유의 미국 의회 마비 사태가 22일 만에 해소됐다. ‘친트럼프계’ 핵심인 마이크 존슨(51) 의원이 25일(현지시간) 신임 하원의장에 선출되면서 지난 3일 케빈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이후 3주 넘게 지속된 의장 공백 사태가 결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 하원 본회의에서 다수당인 공화당 4선 존슨 의원은 재석 429명 가운데 공화당 220명 전원의 지지를 얻어 정족수 과반(217표) 득표에 성공했다. 재석한 민주당 209명 전원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투표했다. 존슨 신임 의장은 취임 연설에서 “의회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무너진 신뢰를 재건해야 하는 도전을 앞두고 있다”면서 “중동에서 우리의 위대한 동맹이 공격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이스라엘 지지 결의안을 첫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존슨 의장은 헌법 전문 변호사 출신 강경 보수 이론가로 꼽힌다. 2015∼17년 루이지애나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7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임 중이다. 주요 보직 경력은 없어 하원의장으로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던 대표적 인사로, 의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인증하는 것을 반대하는 등 ‘트럼프 수호자’를 자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의장은 (트럼프 패배) 대선 결과 인증을 막기 위한 공화당 차원 노력의 주요 설계자”라고 전했다. 바이든이 승리한 조지아 등 4개 경합 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텍사스주가 연방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을 때도 공화당 의원 100여명이 서명한 지지 의견서 제출을 주도했다.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낙태 금지법에 찬성했으며 동성혼에도 반대 입장이다. 398억 달러(약 54조원) 규모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는 반대표를 던졌으나 이스라엘 지원에는 적극적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나는 이기는 후보 존슨과 함께 가길 강력하게 제안한다”고 올리며 지지를 표명한 데 이어, 선출 직후에는 “그는 위대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축하 글을 남겼다. NYT는 “수십년 만에 가장 젊은 하원의장이면서 가장 보수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제 미 의회는 1050억 달러에 이르는 이스라엘·우크라니아 지원 긴급 안보예산과 2024회계연도 예산안을 시급히 처리하는 일을 앞두고 있다.
  • 러상원 CTBT 비준 철회안 통과한 날 탄도·순항 미사일 쏘고 핵 대응 훈련

    러상원 CTBT 비준 철회안 통과한 날 탄도·순항 미사일 쏘고 핵 대응 훈련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핵 공격에 대응하는 핵 훈련을 시행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에 이어 상원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날 핵 억지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하며 핵 긴장을 높였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번 훈련에서 러시아군이 지상, 해상, 공중에서 핵 억지력 훈련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훈련 중에 실제 탄도·순항 미사일의 시험 발사도 이뤄졌다. 캄차카 쿠라 훈련장의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바렌츠해에서는 핵 추진 전략 잠수함 ‘툴라’로부터 시네바 탄도미사일이 각각 발사됐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MS는 공중에서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푸틴 대통령에게 훈련 계획에 따라 적의 핵 타격에 대응하는 복합 핵공격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크렘린궁은 “훈련 기간 계획된 임무가 완전히 완료됐다”고 밝혔다. 훈련 모습은 ‘로시야24’ 채널을 통해 방송됐다. 러시아는 매년 가을 비슷한 훈련을 하지만, 이번 훈련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더욱이 러시아는 모든 핵실험을 금지하는 CTBT 비준을 철회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상원을 통과한 비준 철회 법안은 이제 푸틴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일 푸틴 대통령이 “미국은 이 조약에 서명만 하고 비준은 하지 않고 있다”며 동일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비준 철회 가능성을 내비친 뒤 CTBT 비준 철회 절차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이 먼저 핵실험을 할 경우에만 핵실험을 재개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중단시키기 위해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종교단체 대표들과 만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을 “기독교인, 무슬림, 유대인의 성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이라고 표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노인, 여성, 어린이 등이 희생되는 상황에 “테러와의 싸움은 공동 책임이라는 악명 높은 원칙에 따라 수행될 수 없다. 이는 진정한 인도주의적 재앙”이라며 유혈사태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부 세력이 이기적인 이익을 위해 중동 지역에서 갈등과 혼란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언급한 서방에 대해 “위선”,“이중잣대”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 “다 죽일 것”…‘기독교 개종’ 하마스 지도자 아들이 말하는 ‘하마스의 진짜 목표’

    “다 죽일 것”…‘기독교 개종’ 하마스 지도자 아들이 말하는 ‘하마스의 진짜 목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위 지도자인 하산 유세프의 아들이자,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뒤 이스라엘을 위해 스파이로 활동해 온 모사브 하산 유세프가 하마스의 ‘진짜 목표’를 밝혔다. 모사브 하산 유세프는 2000년대 초반 기독교로 개종한 뒤 미국에서 생활해왔다. 아버지인 하산 유세프가 하마스의 창설멤버이자 팔레스타인에서 매우 존경받는 지도자임을 감안했을 때, 매우 충격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었다. 유세프는 2006년경부터 미국에 정착해 교회에 출석했으며, 2008년에는 영국 텔레그래프에 “이슬람교를 버리고 아버지의 조직을 공개 비난하는 것이 고향 가족들을 고생시키고 내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슬람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얘기해 중동의 복잡한 상황을 알리는 게 궁극적으로는 평화를 가져오고 나를 고향으로 돌아가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유세프는 최근 CNN과 한 인터뷰에서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 공격하고 1400여 명의 목숨을 잔혹하게 빼앗은 하마스의 진짜 목적에 대해 “그들은 유대민족 및 유대국가를 전멸시키길 원하며,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이슬람 국가를 세우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그들의 야망은 매우 세계적이기 때문에, 단순히 유대인들을 죽이는 것으로 끝이 아닐 것”이라면서 “하마스는 결국 전 세계적인 이슬람 국가를 설립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에서 시작한 게 아니다. 하마스가 시작한 것”이라면서 “그들은 돈이 필요할 때마다 몇 년에 한 번씩 큰 공격을 한다. 하마스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보다 더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세프는 과거 자신의 개종 사실을 고백하면서도 하마스를 비난한 바 있다. 2008년 당시 그는 텔레그래프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전 세계인들에게 ‘악마’처럼 비춰지지만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이라면서 “단지 지도자들 때문에 어두운 면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마스 지도자의 아들 모사브 하산 유세프는 누구? 하마스 창설멤버이자 최고위 지도자의 아들인 유세프는 개종 이후 10년 이상 이스라엘에 정보를 제공하는 스파이 활동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세프는 2010년 당시 직접 이스라엘 언론에 “내가 이스라엘에 정보를 제공해 몇몇 테러단체 세포조직을 적발하고 10여건의 자폭테러 및 암살 시도를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17살 때부터 이스라엘 정보기관으로부터 처음 협박받은 후 1996년 이스라엘 국내 정보부 ‘신벳’에 체포된 뒤 정보협력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이스라엘 정보원들 사이에서 유세프는 ‘녹색왕자’로 불렸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마스의 상징인 ‘녹색’과 하마스 창설자의 아들이라는 뜻의 ‘왕자’를 조합해 붙여진 별명이다. 한편 유세프의 아버지인 하산 유세프는 지난 19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한 난민촌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에 의해 구금됐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대표하는 비정부조직(NGO) 팔레스타인수감자클럽은 서안지구에서 하마스의 공식 대변인을 맡고 있는 하산 유세프가 그의 자택에 구금됐다고 밝혔다. 유세프는 일전에도 이스라엘군에 의해 여러 차례 체포된 적이 있으며 선동, 무단 예루살렘 입국, 하마스 일원이라는 혐의로 이스라엘 감옥에서 총 24년을 지냈다.
  • 인류 구한 집념…휴일 반납한 채 하루 16시간 연구 매달려 7년 [지구촌 소사]

    인류 구한 집념…휴일 반납한 채 하루 16시간 연구 매달려 7년 [지구촌 소사]

    ■ 10월 지구촌 소사(小史): 인물 10걸 ❺2012.10.24 세계 소아마비의 날 지정 주역 조너선 소크미국에서 유일무이한 4선 대통령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FDR·1882~1945·재임 1933~1945) 전 대통령은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를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경제 공황인 대공황과 인류사를 통틀어 최대 규모의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두 차례의 국난을 모두 극복해 미국을 현재의 세계 초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았다. FDR은 1921년 8월 캐나다 캄포벨로 별장에서 휴양 중 찬물에서 수영하다가 다치면서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렸지만 꾸준한 재활 훈련 끝에 어느 정도 걸을 정도로 좋아졌다. 소아마비는 폴리오바이러스에 의한 신경계 감염으로 발생하며 척수성 소아마비의 형태로 발병한다. 5세 이하의 아이가 걸리는 경향으로 병명에 소아(infantile)가 들어가지만 FDR처럼 성인일 때 걸리는 경우도 있다. 1950년대만 해도 소아마비는 무서운 질환이었다. “원자폭탄을 제외하고도, 미국은 소아마비에 떨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1952년의 경우 5만 8000여건이 발생했고 3145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아마비 백신 개발이 매우 절실했다. 피츠버그의과대학 연구실에 근무하던 의사이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의학자인 조너선 소크(1914~1995)는 국립재단 지원에 힘입어 1948년 시작했던 백신 개발을 마쳤다. 하루 16시간씩 휴일도 없이 개발에 몰입했던 터였다. 1953년 11월 최초 임상시험 대상자도 바로 소크 본인이었다. 1995년 4월 12일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강력하다는 것이 세상에 공표됐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사망 10주기인 이날 라디오로 송출된 소아마비 백신 발표를 접한 미국인들은 환호를 보냈다. 당시 “미국의 모든 사람들이 소크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돌 정도였다. 소크는 TV 인터뷰에서 유명한 말을 남기게 된다. “백신 특허권을 누가 갖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냥 평법한 사람들이겠죠. 특허권 그런 건 없습니다. 태양에도 특허를 낼 텐가요”라고 되물었다. 결국 제약회사들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백신을 무료로 풀었다. 그 결과 백신은 씬값에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고, 이로 인해 혜택을 보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소크 덕분에 인류는 소아마비의 공포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발표 직후부터 그는 전국적인 존경을 받으며 백악관에서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에게 ‘인류의 은인’으로 기리는 미국 대통령 자유훈장을, 의회로부터는 명예 황금훈장을 받았다. 모두 미국 최고의 영예다. 미국의 경우, 백신 배포 2년 만인 1957년 소아마비 발병이 이전 대비 90% 감소했다. 1979년엔 공식적으로 퇴치 판정이 내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따져도 오늘날 소아마비 발병건수는 99%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선 탈레반이 소아마비 백신을 기독교에서 퍼뜨리는 화학무기라고 선전하며 한때 이용을 금지해 ‘유이하게’ 토착성 바이러스로 인한 발병이 지속됐다.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의료인을 가장시켜 B형 간염 백신을 접종한다면서 주닌들을 대상으로 DNA를 채취하며 오사마 빈 라덴(1957~2011)의 DNA와 대조해 포위망을 좁히는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테러범은 물론 주민들도 백신을 불신하게 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2년 소크 박사의 생일인 10월 24일을 세계 소아마비의 날로 정했다.
  • [속보] 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2인자 정조은, 징역 7년

    [속보] 여신도 성폭행 JMS 정명석 2인자 정조은, 징역 7년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의 여신도 성폭행 범행의 공범인 ‘2인자’ 김지선(44·여)에게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나상훈)는 20일 준유사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준유사강간 방조 혐의로 기소된 민원국장 김(51·여)모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정씨의 ‘후계자’로 알려진 김지선씨는 2018년 3~4월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에게 잠옷을 건네주며 ‘여기서 주님을 지키며 잠을 자라’고 지시해 정명석의 준유사강간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민원국장 김씨는 메이플이 정명석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호소했으나 오히려 ‘그것이 하나님의 극적인 사랑’이라고 말하며 월명동 수련원으로 데려오고, 2021년 9월 14일 메이플을 다시 정명석에게 데려가 정씨가 범행하는 동안 근처에서 대기한 혐의다. 국제선교국장과 수행비서 등 JMS 간부 4명은 성범죄가 이뤄지는 동안 통역을 하며 범행을 돕거나 방 밖에서 지키며 감시한 혐의(강제추행·준유사강간·준강간 방조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메이플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 “내가 안 죽어서 속상해?”… 김기수, 악성 유튜버들 조롱에 분노

    “내가 안 죽어서 속상해?”… 김기수, 악성 유튜버들 조롱에 분노

    코미디언 출신의 뷰티 크리에이터 김기수가 악성 유튜버들이 자기 죽음을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김기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여러 유튜버가 ‘인성 바닥 김레기 김기수’ ‘동료 개그맨에게 전부 손절 당한 남자 개그맨’ 등 김기수를 조롱하는 듯한 제목으로 게재한 영상 이미지가 담겨 있다. 김기수는 “김기수 논란? 단순한 거 같았죠. 이들이 하는 짓이 집단 사이버 폭력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이들은 내 인생 망치겠다고 한 지 벌써 2년이 넘고 있다”라고 괴롭힘 피해를 토로했다. 김기수는 “단순 악성 댓글자들이 아닌 게 증명되는 기간이 지나갔다. 2년 넘게 홈쇼핑 미용 관련 업무, 협찬 공구 방송까지 다 끊어놓고 있는 게 저들”이라며 “내 인성 때문에 일이 없는 거라더라. 허위 사실로 고발 민원 넣고 기자들한테 보도자료 뿌리고, 내 주변 사람까지 저격해 떠나가게 했다”고 주장했다. 김기수는 “머리도 좋게 사람 농락하고 죽이려고 든다. 아직도 죽이려 하는 게 과하다고 생각하나. 같은 사람들에게 저격 영상을 당한 게 2년이 지났다. 저격 영상 한편에 사람이 죽어 나가는 세상에 참고 또 참고 있다”라며 “이 악물고 버티는 건 저들이 단순 악성 댓글이 아니라 사이버 폭력집단이 맞는다는 걸 보여주고자 버텼다. 내가 죽어야 그들이 좋아할 것 같아서”라고 적었다. 이어 “유튜브까지 못 하게 해서 밥줄 끊어놓고 목숨 끊게 하려고 하는 수법이 보인다. 내가 안 죽어서 속상하지?”라고 악성 유튜버들에 일침을 가했다. 김기수는 “단순히 연예인 악성 댓글이니까 쉽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분명한 건 내 목숨줄 가지고 노는 사람들인 걸 알아달라”라며 “이 글도 분명 누군가는 감정적 호소라 하겠지만, 아니다. 2년 넘게 똑같은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악성 댓글자들 생산해 짓밟고 웃고 조롱하고 있다. 팬님들 힘드시겠지만, 저 좀 지켜달라”라고 당부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비공개 또는 삭제 처리된 상태다. 김기수는 지난 9월에도 누군가 지속해서 자신에 대한 악성 댓글을 달고 자신의 소개 사진을 도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등 사이버 폭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김기수는 2001년 KBS 공채 16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현재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그는 사진 도용, 명품 짝퉁 논란 등 각종 구설에 오른 바 있다. 특히 방송 중 말실수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이른바 ‘계곡 살인’ 사건의 가해자와 이름이 비슷한 아이디를 쓰는 이에게 “남편은 왜 죽였어? 복어 먹으러 갈래?”라고 말하는가 하면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 등장한 사이비 종교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의 JMS 교주 정명석을 흉내 내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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