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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이란 “예수가 트럼프를 지옥 불에 던졌다”…충격적인 선전물 공개 [핫이슈]

    [영상] 이란 “예수가 트럼프를 지옥 불에 던졌다”…충격적인 선전물 공개 [핫이슈]

    예수 그리스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옥의 불구덩이로 던지는 모습을 묘사한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영상은 이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타지키스탄 이란 대사관은 15일(현지시간) 해당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 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것으로 보이는 “네 심판의 날이 왔다”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이후 예수가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을 주먹으로 때린 뒤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버린다. 해당 영상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교황 레오 14세 간의 설전, 자신을 예수로 묘사한 AI 그림을 SNS에 게재했다 논란이 된 일 등을 조롱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1일 교황 레오 14세는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고 발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은 범죄에 나약하고 외교 정책에서 형편없다”면서 “급진 좌파에 영합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레오 14세는 미국인인 덕분에 교황이 되었다”면서 “내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그는 바티칸에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그는 하루 뒤 트루스소셜에 자신을 환자를 치유하는 예수로 묘사한 인공지능 생성 그림을 올렸다. 논란이 된 그림에서 성경 속 인물처럼 옷을 입은 트럼프 대통령은 환자의 이마에 손을 얹고, 다른 손에서는 빛이 나오고 있다. 그 뒤에 군인, 간호사, 기도하는 여성 등이 감탄하며 그를 지켜보고 하늘에선 성조기가 휘날리고 독수리와 전투기가 날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 기독교 우파 진영에서까지도 “신성모독”이라는 비난을 쏟아내자 그는 결국 그림을 삭제했다. 그러나 현재도 전 세계에서는 이른바 ‘도널드 예수’ 사태를 패러디한 사진과 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이란 당국의 이번 영상 역시 자신을 예수에 비유한 그림을 SNS에 게재한 뒤 비판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게재한 것으로 해석된다. “좌파 미치광이들이 싫어하겠지만” 또 사진 게재트럼프 대통령은 신성모독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수와 머리를 맞댄 자신의 모습을 담은 합성 이미지를 새롭게 공개했다. 그는 15일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눈을 감고 예수에 안겨 있는 듯한 이미지를 올린 한 엑스 사용자 게시글을 공유했다. 해당 게시글 작성자는 “나는 결코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었지만 폭로되고 있는 이 모든 사탄적이고 악마 같으며 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괴물들을 보면, 신이 어쩌면 그의 ‘트럼프 카드’를 내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히 이 게시글을 공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은 어쩌면 이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는 꽤 멋지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DJT’라는 자신의 서명도 덧붙였다. 레오 14세 “민주주의 허울 쓴 폭정”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레오 14세 교황은 14일 교황청이 발행한 메시지에서 “이런 토대가 없으면 민주주의는 다수의 폭정, 경제와 기술 기득권층의 지배를 위한 허울 중 하나가 돼버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위의 정당성은 경제적, 기술적 힘의 축적이 아니라 권위를 행사하는 데 활용하는 지혜와 덕목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절제는 정당한 권위 사용에 필수적이다. 진정한 절제는 과도한 자기예찬을 통제하고 권력남용을 막는 울타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메시지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비롯한 특정한 민주주의 국가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으나, 외신들은 이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화와 연계해 주목했다.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갈등은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유권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의 공화당원이자 가톨릭 신자인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모욕을 느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사 전문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미국 내 가톨릭 신자의 84%에 달하는 정파와 무관하게 전례 없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 아슬아슬 테이블 바로 옆을 달리는 기차, 하노이 기찻길 [한ZOOM]

    아슬아슬 테이블 바로 옆을 달리는 기차, 하노이 기찻길 [한ZOOM]

    베트남 수도 하노이 구시가지 인근에는 건물 사이 좁은 골목을 기차가 집어삼키듯이 지나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태생적으로 기찻길 옆에 거리가 형성된 것이지만, 실상은 거리가 기찻길을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낡은 건물과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좁은 골목 한가운데로 녹슨 철로가 이어진다. 머리 위 빨랫줄에 널린 옷가지들은 바람에 나부끼고, 빛이 바랜 낡은 플라스틱 의자들은 철로를 따라 위태롭게 줄지어 있다. 멀리서 날카로운 경적이 울리면 사람들은 벽 쪽으로 의자를 바짝 끌어당기고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저마다 인증샷을 찍기 바쁘다. 그렇게 이 거리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하노이 최고의 명소가 됐다. ●1902년 프랑스가 남긴 식민지배의 궤도 하노이 기찻길의 시작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7년부터 베트남을 점령한 프랑스는 식민지 통치와 자원 수탈을 위해 대규모 철도 인프라를 구축했다. 1902년 완공된 이 철로는 베트남 물자를 실어 나르고 군대를 이동시키는 동맥 역할을 했다. 당시 수도 하노이는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었다. 기회를 찾아 하노이로 몰려든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 철로 주변에 터를 잡고 집을 지었다. 도시가 성장할수록 집들은 선로 쪽으로 자꾸만 몸을 집어넣었고, 결국 지금과 같은 기묘하고 아슬아슬한 공존의 형태가 만들어졌다. 프랑스와의 독립전쟁,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을 겪으며 철로는 수차례 폭격당하고 보수되기를 반복했다. 그 궤도 곁을 지키던 사람들의 삶 역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질기게 살아남아 1975년 통일 베트남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관광지가 된 철로 이 기찻길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0년대 SNS 열풍이 불면서 사람들은 경쟁하듯 이 독특한 풍경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자 옆으로 기차가 아슬아슬하게 스쳐 가는 비현실적인 장면은 전 세계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SNS를 타고 사진이 퍼질수록 철로 주변에도 하나둘 카페가 들어섰고, 어느덧 이 거리는 하노이를 찾은 여행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됐다. 하지만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림자도 짙어졌다. ‘인생샷’에 눈이 멀어 철로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다가 기차에 치이거나, 철로 위에 의자를 놓고 커피를 마시던 여행자가 제때 피하지 않아 기차가 급정거하는 등 사고가 속출했다. 게다가 점점 더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려는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의 무모한 시도가 이어지자 하노이 당국은 여러 차례 거리를 폐쇄하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현재는 철로 위를 자유롭게 걷는 것은 공식적으로 금지돼 있으며, 거리 곳곳에 경찰이 상주하고 있다. 여행자들은 카페 직원의 안내를 받아야만 진풍경을 경험할 수 있으나, 당국의 불시 점검이라도 있는 날에는 카페에 들어가는 것도 어려울 수 있을 정도로 엄격한 관리가 이뤄진다. ●기찻길에서 느끼는 아슬아슬한 여유 사람들이 덜 붐비는 오전으로 예약을 하고 카페 테이블에 앉았다. 카페 직원이 알려준 기차 통과 시간까지는 아직 얼마간의 여유가 있었다. 느긋하게 주변을 돌아보니 비로소 이 거리에 뿌리내린 사람들의 일상이 보였다. 익숙하게 빨래를 걷는 여인, 철로 옆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청년, 그리고 기차 경적은 이미 익숙한 듯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고양이까지. 여행자들의 소란 사이로 이곳만의 삶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잠시 후 고막을 찢는 듯한 경적과 함께 거대한 기차가 시선에 들어왔고, 여행자들의 웃음소리와 소란함이 퍼져 나갔다. 사진보다는 눈을 감고 기차가 몰고 온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었지만 카페 테이블마저 흔들어 놓는 압도적인 진동에 놀라 나도 모르게 눈을 뜨고 말았다. 멀어져 가는 기차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그제야 이해가 갔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이 아니라, ‘위험과 일상이 이토록 가깝게 맞닿아 있다는 사실’ 그 자체라는 것을 말이다.
  • 한화 자멸한 ‘18사사구’ 흔들리는 ‘믿음의 야구’

    한화 자멸한 ‘18사사구’ 흔들리는 ‘믿음의 야구’

    김서현, 삼성전 위기 속 7사사구金감독, 역전패 뒤 “쿠싱 마무리”다음날 에르난데스 1회 7실점‘출전 고수’ 노시환·정우주 부진팀 나간 손아섭·김범수는 활약 볼넷을 연달아 내주거나 몸에 맞히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믿었던 선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사이 믿음을 얻지 못하고 떠난 선수는 펄펄 날아다닌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시험대에 올랐다. 한화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안방 경기에서 18개의 사사구를 내주고 자멸하며 5-6으로 졌다. 사사구 18개는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마무리 투수 김서현을 계속 마운드에 남겨둔 게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김 감독은 제구가 흔들리는 김서현을 밀어붙였지만 김서현은 사사구 7개로 역전 결승점까지 내주고야 교체됐다. 바꿔야 할 때 너무 믿은 결과는 모두에게 큰 상처로 남았다. 문제는 감독의 신뢰를 받은 선수들이 무너지는 양상이 반복된다는 데 있다. 김 감독이 “그래도 곧 터질 것”이라고 믿었던 ‘307억원의 사나이’ 노시환은 개막 13경기에서 타율 0.145 홈런 0개의 빈타에 허덕인 끝에 1군에서 제외됐다. 투수 쪽에서는 김서현은 물론 정우주, 박상원 등도 집단 부진에 빠져 있다. 전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한화는 15일 1회부터 삼성에 역대 7번째 선발 전원 출루를 허용하고 7실점 하며 5-13으로 대패했다. 흔들리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를 내리지 않고 믿었다가 또 낭패를 봤다. 선수가 어려움에 처해도 감독이 끝까지 믿고 스스로 극복해내는 성장 서사는 낭만적이지만 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데이터 분석과 심리전 등이 동반돼 복합적인 상황 판단이 요구되는 요즘 야구에서는 위험부담이 크다. 뚝심이 아집이 돼서 팀 전체를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의 부진은 내보낸 선수들의 활약과 비교되면서 더 뼈아프다.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손아섭은 첫 경기부터 보란 듯이 홈런을 터뜨렸다. 자유계약선수(FA)로 KIA 타이거즈로 떠난 김범수는 최근 8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2차 드래프트로 지난해 팀을 떠난 이태양(KIA)과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떠난 한승혁(kt 위즈)도 각각 평균자책점 1.00과 2.25의 성적을 내며 팀의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한화였던 배동현(키움 히어로즈)은 시즌 3승을 거두고 있다. 김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극도의 부진에 빠졌던 이승엽을 끝까지 기용해 우승 주역으로 만든 기억이 있다. 그러나 믿음 이상의 것이 필요해진 요즘 야구에서 그와 같은 서사가 탄생하기란 쉽지 않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예전만큼 선수들을 고정해 밀고 나가지는 않는 추세다. 잘되면 믿음과 뚝심의 야구인데 말리기 시작하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면서 “믿었던 베테랑들은 헤매고 있고 젊은 친구들이 기세가 좋을 땐 쭉쭉 나가지만 꼬이면 단체 패닉이 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결국 김 감독도 이날 경기에 앞서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며 잭 쿠싱을 마무리 투수로 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 감독은 “야구는 항상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해보고 잘 풀리면 다음 생각을 하려고 한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 [씨줄날줄] 실시간 자동번역기

    [씨줄날줄] 실시간 자동번역기

    구약성경에 바벨탑 이야기가 나온다. 본래 하나의 언어를 쓰던 인류가 도시를 세우고 하늘에 닿는 바벨탑을 쌓으려 했다. 이를 신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긴 신이 세상의 말을 뒤섞어 버렸다고 한다. 인류가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다른 말을 쓰게 되면서 공사는 중단되고 전쟁과 다툼의 혼돈에 빠졌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이나 중세의 십자군 전쟁도 언어와 문화권이 다른 집단 간의 충돌로 볼 수 있다. 중세에서 르네상스기에 이르기까지는 국적이 달라도 학문과 종교적 소통을 가능하게 한 라틴어가 있었다. 근현대에 와서는 대영제국 및 1, 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패권을 장악한 미국의 영향력을 배경으로 영어가 글로벌 공용어 기능을 해 왔다. 1887년 폴란드의 안과 의사 루드비크 라자루스 자멘호프는 ‘모두에게 공평한 언어’로 에스페란토라는 인공어를 창안하기도 했다. 2006년 시작된 구글의 번역 기능이 2016년부터 고도화되면서 이제는 문맥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번역까지 가능해졌다. 지난 7일부터는 소셜미디어 엑스(X)가 진화한 번역 기술을 또 선보였다. 모든 외국어 게시물을 별도의 번역 요청 없이 이용자가 사용하는 언어로 볼 수 있게 된 것. 1억 2500만명에 이르는 X의 모바일앱 일일 활성 사용자들에게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 소통하는 게 가능해졌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 xAI의 생성형 AI챗봇 ‘그록’을 활용한 실시간 자동번역 기능 덕분이다. 머지않아 인간의 신경세포, 호르몬 화학반응, 아드레날린 분비와 심박수 등을 훑어 마음속 언어까지 읽어 내는 번역기가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편으로는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그런 ‘속마음 번역기’가 등장한다면 어떨까. “존경하는 ○○의원님” “우리는 오랜 형제국가”라는 외교적 수사가 숨쉴 곳을 잃고, 인간의 원색적 본능과 감정이 여과 없이 충돌하는 ‘현대판 바벨탑 참사’가 도래할지 모르는 일 아닌가.
  • [데스크 시각] 지켜야 할 유산, 지워야 할 흔적

    [데스크 시각] 지켜야 할 유산, 지워야 할 흔적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사후인 1981년 11기 6중전회(공산당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문화대혁명과 마오의 공과에 대해 두고두고 회자될 ‘공칠과삼’(功七過三·잘못이 셋이면 공이 일곱)이라는 말을 남겼다. 문화대혁명과 마오의 직접적 피해자인 덩샤오핑이 주도한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로써 마오 사후의 정치적 균열은 일단 봉합됐다. 이후 마오의 고향 후난성 사오산에 있는 기념관은 문화대혁명 기간의 기록을 공백으로 뒀다고 한다. 때로는 ‘회색지대’에 놓아 두는 편이 낫다는 중국인 특유의 전략적 사고방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칠과삼’은 국내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하는 측에 의해 인용되곤 한다. 이에 대한 동의 여부와 별개로 탄핵에 이른 정도가 아니라면 선출직 공직자의 재임 중 공과 과는 뒤섞여 있을 때가 많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지켜야 할 유산(遺産)과 지워야 할 흔적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많은 선출직 공직자는 전임자가 남긴 것을 지우는 데서 임기를 시작한다. 대통령부터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 군수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에는 더하다. 취임 첫날부터 수십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모조리 뒤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새로 뽑힌 선출직은 전임자가 추진했던 역점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중단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쌓인 폐단이라는 의미의 말 ‘적폐’(積弊)도 종종 등장한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과정이 열혈 지지층에게는 정서적 쾌감과 정치적 효능감을 줄지 모른다. 그러나 공공복리와 무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의 단절은 보통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미래를 위해 더는 미뤄서는 안 될 사업조차 ‘아무개 예산’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멈춰 서기도 한다. 서울 도시브랜드도 곡절이 많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명박 시장 체제에서 만들어진 ‘하이 서울’(Hi Seoul)이 14년간 이어지다가 박원순 시장 때인 2015년 ‘아이·서울·유’(I·SEOUL·U)로 바뀌었다. 처음부터 의미가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던 ‘아이·서울·유’는 2022년 오세훈 시장 복귀 이후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로 대체됐다. 1977년 만들어진 ‘아이 러브 뉴욕’(I♥NY)이나 2002년 첫선을 보인 ‘아이 암스테르담’(I amsterdam)이 롱런하며 도시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대비된다. 전임자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의도된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록을 남길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정치적 판단과 셈법에 기반한 맹목적 흔적 지우기와 오로지 지지층을 만족시키기 위한 정책 궤도 수정은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며 세금 낭비를 비롯한 온갖 부작용을 초래한다. 분열과 갈등을 낳을 뿐이다. 흥미롭게도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두 달이 지나면 ‘○○도 흔적 지우기 논란’이라는 기사들이 4년마다 반복된다. 지역과 단체장의 이름만 바뀔 뿐 행태와 양상은 비슷하다. 전임자의 흔적을 지울지, 아니면 유산으로 이어받을지 선택할 때는 원칙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버릴 때의 기회비용과 남길 때의 이익을 따져야 한다. 그때 저울 위에 올려야 할 가치는 정파나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다수의 삶이어야 한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다가오는 7월 1일에 새로(혹은 다시) 취임할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유산’의 의미를 곱씹어 보길 기대한다. 유권자들이 앞으로의 4년을 예측할 수 있도록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선명하게 제시하면 더 좋겠다. 임일영 사회2부장
  • 청년 목소리 직접 들어야 ‘청년정책’ 진화한다 [전경하의 집중]

    청년 목소리 직접 들어야 ‘청년정책’ 진화한다 [전경하의 집중]

    청년 54% “정책에 의견 반영 안 돼”청년 한 명도 없는 정부위원회 52%중앙정부·지자체별 사업 2000여개소관 부처·분야 다양해 실효성 부족지역 재정 여력 따라 지원액도 차이전국 청년센터, 교육·컨설팅 등 제공광역단체 내 센터 연계 필요성 제기‘쉬었음 청년’ 갈수록 늘어 대책 시급공공·민간기관, 칸막이 허물고 협력지자체, 주도권 갖고 맞춤 정책 펴야청년기본법이 2020년 제정된 이후 다양한 청년정책이 쏟아졌다. 청년기본법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청년정책을 세우고 청년을 지원해야 한다. 2021~ 2025년 제1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이 수립·시행됐고 현재 제2차(2026~2030년) 기본계획을 시행 중이다. 청년들의 평가는 인색하다. 본지가 올 2월 청년 500명에게 물었더니 ‘지원받은 경험이 없다’가 58.8%, ‘자신의 의견이 사회에 전달되거나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가 54.1%였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저출생 정책 오류 떠오르는 청년정책 ‘중동전쟁’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청년 예산 1조 9000억원이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청년 쉬었음’ 통계를 언급하면서 창업 지원 9000억원, 직업훈련과 일경험 등 청년 뉴딜 프로그램에 1조원의 예산을 반영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앞서 마련된 올해 예산에서는 청년미래적금, 사회적기업 창업 지원 등이 새로 편성됐다. 청년미래적금은 오는 6월 출시 예정으로 3년 동안 납입한 금액의 6% 또는 12%(중소기업 취업자)를 정부 재원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청년도약계좌의 만기 5년이 길다는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청년정책은 취업·창업, 주거비, 자산 형성, 문화·복지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중앙정부의 정책이 각 지자체별 사업으로 구체화된다. 예를 들어 ‘대학생 대상 해외 연수 기회 확대’는 경기도에서는 3~4주 6개국 8개 대학 연수, 경상남도에서는 미국 대학 4주 단기 연수로 바뀌었다.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을 지원하는 정책은 서울시 ‘청년수당’, 광주광역시 ‘구직활동비’, 강원도 ‘취업준비쿠폰’, 전북 ‘청년활력수당’ 등 자치단체별로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지방정부의 재정 여력 등에 따라 지원액이 달라지기도 한다. 제주도의 ‘청년희망사다리 재형저축’은 근로자 1인당 월 25만원을 5년간 지원한다. 도내 기업에 취업한 청년 근로자의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2년 또는 3년에 걸쳐 본인 저축액(15만원)과 같은 금액을 적립해 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 사업을 한다. ‘결혼장려금’(대전), ‘부동산 중개 보수 및 이사비 지원’(서울), ‘청년기본소득’(경기) 등 자치단체 차원의 이색 사업도 있다. 해당 사업은 지역 거주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부산은 다른 지역에서 부산으로 여행 온 청년들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산온나청년패스’를 운영 중이다. 제2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의 과제는 총 282개다. 중앙부처와 지자체별로 나누면 사업은 2000개 수준이다. 사업은 많지만 소관 부처, 분야 등이 다양해 중복되는 데다 연계성이 부족하다. 저출생 정책의 오류가 떠오르는 지점이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2005년 제정되고 5년 단위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됐다. 2006년부터 4차례에 걸쳐 20년간 기본계획에 투입된 재정은 699조원이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9명에서 2012년 1.30명으로 상승하다가 다시 떨어져 지난해 0.80명을 기록했다. ●청년이 제안한 통합플랫폼 ‘온통청년’ 정부는 지난해 청년정책 통합플랫폼 ‘온통청년’을 열었다. 회원으로 가입해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관심 있을 만한 정책들이 소개된다. 개인정보를 더 많이 입력할수록 소개되는 정책이 정교해진다. 신청 자격이 되는지 스스로 검증해 볼 수 있다. 주민등록등본,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등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해서다. 일부 사업은 온통청년에서 바로 지원할 수도 있다. ‘청년고용정책참여단’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출발점이었다. 청년들의 다양한 참여와 평가가 정책을 진화시킨다. 광역자치단체는 ‘청년몽땅정보통’(서울), ‘청년G대’(부산), ‘경기·충남청년포털’ 등 청년정책 홈페이지를 각각 별도 운영하고 있다. 광역자치단체 홈페이지에 소속 기초자치단체의 다양한 사업이 소개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채널 기능을 통해 사업 관련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중앙정부 사업 홈페이지와 바로 연결되기도 한다. 홈페이지 방문의 이점을 알려야 한다. 청년기본법에서 청년의 나이는 19세 이상 34세 이하다. 지자체 조례 등에서 청년 연령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데, 농촌 지역에서는 45세까지 지원되기도 한다. 거주 지역의 신청 연령 제한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청년센터 이용도 적극 권장돼야 한다. 전국에 광역·기초자치단체 청년센터 245개가 운영 중이다. 주말에 운영되는 센터들도 있다.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사업 소식을 얻을 수 있고 교육, 컨설팅, 문화 활동 등이 가능하다. 광주광역시 청년센터가 2025년 9월 광주 청년들에게 물었더니 청년센터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90%였지만 사용해 봤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만족도는 민간 위탁인 청년센터의 담당자 역량에 따라 차이가 컸다. 광역자치단체 내 센터의 연계 필요성도 지적됐다. ●전 세계가 ‘청년 기 살리기’ 노력 중 다양한 청년정책 발굴과 실행은 우리나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각국 또한 청년 세대가 기성 세대와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고 판단한다. 정보기술(IT) 발달로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인구구조가 달라지면서 미래에 대한 경제적·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대 간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청년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26년 고용과 사회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청년의 실업률은 12.4%다. 반면 쉬었음에 해당하는 ‘니트’(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사도 없는) 청년은 20%로 2억 5700만명이다. 우리나라도 청년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쉬었음 청년은 늘었다. 특히 20대의 쉬었음이 30대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스럽다. 청년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져 기성 세대보다 나은 직업을 가질 가능성은 커졌지만 교육이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커졌다. 인공지능(AI)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취업 출발선 자체가 사라지거나 좁아지는 현상도 관찰된다. 노동시장 진입 시기의 실패는 이후 경력과 삶의 질에 부정적이고 장기적인 상처를 남긴다. 장기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조기 개입이 효과적이다. 고령화는 진행되는데 청년 노동력마저 줄어들면 국가가 성장은커녕 쪼그라들 수 있다. 교육·의료 등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도 버거워진다. ‘히키코모리’(은둔 청년)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진 일본은 15~49세 대상의 ‘지역 청년 서포트 스테이션’을 운영한다. 사업 초기에는 지원 대상이 15~34세였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취업 빙하기’ 세대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40대도 포함됐다. 집중 훈련 프로그램 등을 통해 취업을 지원하고 그 이후에는 안정적 근로와 중장기 경력 형성을 지원한다. 인구가 크게 줄어든 농촌 등에서 활동하는 ‘지역활성화협력대’도 청년 대책의 하나로 거론된다. 관계부처 간 협력, 지자체 연계, 지역사회 네트워크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위탁 민간기관 역량에 따른 지역 간 격차와 전문 인력 부족 등이 개선 과제로 언급된다. 위탁기관이 바뀔 때 사업의 노하우가 전수되기 어렵고 청년들 또한 혼란을 겪었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청년정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나라가 핀란드다. 청년센터와 비슷한 ‘오흐야모’(Ohjaamo·한국어로 조종실)와 니트 청년을 위한 ‘아웃리치 청년사업’이 있다. 원스톱서비스센터인 오흐야모의 인력은 공공조직과 민간조직이 어우러져 있다. 운영은 지역 특성과 이용자 욕구에 따라 다르다. 지방정부가 아웃리치 사업을 통해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년의 사회 복귀를 유도하고 있다. ●더 복잡한 상황에 내몰린 한국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0.8명)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령화 속도도 가장 빠르다. 다른 나라보다 수도권 집중도가 높다. 19~39세 인구의 54.8%(2024년 기준)가 수도권에 산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역 소멸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청년의 목소리를 진짜로 들어야만 한다. 중앙행정기관 및 광역자치단체 소속 위원회의 청년위원 의무 위촉 비율이 지난 14일부터 기존 10%에서 20%로 상향됐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무조정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년 참여가 의무화된 227개 정부위원회 가운데 청년이 한 명도 없는 위원회가 118개(51.9%)였다. 전체 위원 중 청년 비율은 5.4%였다. 규정이 지켜지지 않으면 청년들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지자체, 특히 비수도권 지자체의 분투가 절실하다. 청년에게 수도권은 더 비싸고 경쟁적이지만 기회가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대신 결혼과 출산은 미뤄진다. 정부 부처의 개별 사업은 자치단체에서 청년 중심으로 합쳐져야 한다. 공공기관끼리는 물론 공공·민간기관의 칸막이를 넘나들어 보자. 그래야 처한 상황과 욕구, 지향점 등이 다양한 청년들의 상황에 맞춘 정책이 가능하다. 수도권에서 멀수록 민생지원금이 더 지원되듯이 수도권에서 멀수록 청년정책의 지역 맞춤형 주도권이 더 필요하다. 청년정책은 복지정책을 넘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성장 정책이 되어야 한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지자체장 후보들은 해당 지역의 청년센터 방문부터 시작해 보자. 청년이 지역에 머물러야 지역이 산다. 소중한 청년의 목소리에 해결책이 담겨 있다. 전경하 논설위원
  • ‘민주당 제명’ 김관영 전북지사, 무소속 출마할까

    ‘민주당 제명’ 김관영 전북지사, 무소속 출마할까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금품 살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지사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에서는 김 지사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과 무리수를 두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15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최근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이 낸 전북지사 경선 재심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이원택 의원(군산·김제·부안)이 사실상 후보로 확정됐다.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 정서를 감안할 때 이 의원이 차기 지사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현직인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김 지사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적극 홍보하며 현장 방문 활동에 나선 것도 무소속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의 지지 세력 내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강경파와 만류하는 온건파가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파는 당의 제명에 맞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김 지사의 지지율을 결집하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높은 지명도와 함께 올림픽, 기업 유치 성과를 앞세우면 무소속이라도 민주당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역에 ‘반청(반정청래)’ 분위기도 만만치 않아 불리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출마 만류파는 지사·시장·군수, 광역·기초의원 후보가 함께 러닝메이트처럼 득표 활동을 펼치는 지방선거 특성상 무소속은 정당 조직에 맞서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사법 리스크 부담도 크다. 한 지지자는 “무소속으로 당선돼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번 선거 기간 반성·성찰하는 모습을 보이고 후일을 도모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전북경찰청이 식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이 의원의 지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상황은 한층 복잡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달 초 이 의원의 의혹에 대해 긴급 감찰에 나선 뒤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리고 경선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 사라지는 여학교… 여중·여고 기피에 남녀공학 전환 늘었다

    학령인구 감소와 학교 선택 기준 변화가 맞물리면서 전국적으로 중고교의 남녀공학 전환이 확산세다. 특히 여학교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0년 전국 446곳이던 여고는 지난해 403곳으로 19.6%, 남고는 409곳에서 388곳으로 5.1% 줄었다. 반면 남녀공학은 1435곳에서 1674곳으로 16.7% 증가했다. 중학교도 비슷하다. 남중이 22.1%, 여중이 17.5% 감소한 사이 남녀공학은 12.5% 늘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남녀공학으로 바뀐 전국 남녀 학교 수는 2020년 6곳, 2021년 12곳, 2022년 23곳, 2024년 21곳, 2025년 32곳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전북 지역은 중학교의 92%, 고등학교의 56%가 남녀공학이다. 2001년 이후 올해까지 44개교가 공학으로 전환했다. 대구도 비슷한 분위기다. 대중금속공업고는 교명을 대구스마트고로 바꾸며 공학으로 전환했고 영남중도 이전 계획과 맞물려 공학 전환을 추진 중이다. 특히 여중·여고 기피 현상이 남녀공학 전환에 상당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교육청이 발표한 ‘2026학년도 고등학교 학급 편성 결과’를 보면 경남 전체 고교 신입생 편성률은 96.6%였다. 남고 98.5%, 남녀공학 97.8%인 반면 여고는 91.0%에 머물렀다. 또 내년 남녀공학 전환을 희망하는 고교 조사에서 여고 6곳만 신청서를 냈다. 남녀공학 전환과 여학교 감소의 배경으로는 학령인구 감소, 학생·학부모 선호 변화가 꼽힌다. 남녀공학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대신 내신 경쟁, 진로 선택 측면에서 남녀공학이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학생 수가 줄면서 사립학교들은 생존을 위해 공학 전환을 택하기도 한다. 한 교육청 관계자는 “단성학교의 신입생 미달은 결국 교육력 저하, 학교 운영의 불안정으로 이어진다”며 “유연한 배치가 가능한 남녀공학 전환을 통해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학교 선택권을 확대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려도 있다. 일부 학부모는 학업 집중도 저하, 생활 지도 어려움을 지적하고, 동문 사회는 전통과 학교 정체성 약화를 걱정한다. 교육계 관계자는 “공학 전환은 교육 환경 변화와 맞물린 구조적 흐름”이라며 “단성학교의 역할과 존립 방식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 시장·군수 31명 중 28명 공천… 경기 기초단체장 ‘현역 불패’

    6·3 지방선거 공천에서 민선 8기 경기도 시군을 이끈 현역 단체장들의 ‘현역 불패’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현직 프리미엄에 정치 신인의 설 자리가 줄고 있는 셈이다. 선거가 49일 앞으로 다가온 15일 기준 경기도 현역 시장·군수 31명 중 28명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됐고 2명은 2인 결선에 올랐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경기 지역 기초단체장 9명을 배출했던 민주당은 수원(이재준)과 화성(정명근), 안양(최대호), 광명(박승원), 시흥(임병택), 안성(김보라) 등 6곳에서 현 시장이 후보로 확정됐다. 김 시장이 단수 공천을 받아 본선으로 직행했고 5명은 경선을 통과했다. 조용익 부천시장과 김경일 파주시장은 18~19일 진행되는 2인 결선을 앞두고 있다. 조 시장은 서진웅 전 국무총리 정무협력비서관, 김 시장은 손배찬 전 파주시 의원과 경쟁 중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일찌감치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지난 선거 경기 지역에서 대승을 거둔 국민의힘은 현역 단체장 22명 모두 살아남았다. 인구 50만명 이상 시장·군수는 중앙당이, 50만명 이하는 경기도당이 공천을 한 결과다. 동두천(박형덕)·오산(이권재)·포천(백영현)·군포(하은호)·고양(이동환)·용인(이상일)·성남(신상진)·남양주(주광덕)·김포(김병수)·안산(이민근) 등 10곳이 단수 공천됐다. 의정부(김동근)·양주(강수현)·하남(이현재)·여주(이충우)·양평(전진선)·가평(서태원)·광주(방세환)·의왕(김성제)·이천(김경희)·과천(신계용)·연천(김덕현)·구리(백경현) 등 12곳은 경선을 거쳤다. 부천과 파주에서도 현역 시장이 최종 낙점받을 경우 경기도 기초단체장 공천은 사상 유례없는 ‘현역 불패’ 공천이 된다. 이런 현역 강세는 재임 기간 쌓아온 인지도와 조직력, 권리당원 기반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 [단독] 70대 근로자 무시한 감리단장… 전용 소변통 설치·심부름 논란

    [단독] 70대 근로자 무시한 감리단장… 전용 소변통 설치·심부름 논란

    경기 지역의 군 시설 신축 공사와 관련해 감리단장의 부당 지시와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전용 소변통 설치’ 등 70대 장애 근로자에게 개인 심부름을 시켰다는 주장과 함께 부적절한 공사 관리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군 시설 공사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가평 3수송교육연대 간부숙소 신축 공사 현장 근로자들은 “감리단장이 안전·품질관리 역할을 넘어 직권을 남용한 지시를 반복하고 근로자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있다”며 최근 국방부와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군 시설 사업을 총괄하는 국방부 산하 국방시설본부 경기북부시설단이 발주한 이 공사는 총 사업비 94억원 규모다. 해당 숙소는 지상 4층, 연면적 2500㎡ 규모로 신축 중이며 지난해 1월 착공해 오는 11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원서에서 시공사 측 근로자 A씨는 “지난해 10월 감리단장이 지하 시설 양수기 가동을 두 차례 중단하도록 지시하는 바람에 빗물에 지하 공간이 침수됐다”면서 “양수기를 전부 가동해 이틀 가까이 물을 퍼내고 젖은 자재를 철거한 뒤 재시공을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2000만원 상당의 추가 비용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업무 범위를 벗어난 사적 지시 의혹도 제기됐다. 근로자들은 감리단장이 이동형 개인 소변통 구매·설치를 요구하면서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고, 감리업체 사무실 쓰레기 처리까지 시키는 등 사적 심부름을 반복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60~ 70대 고령 근로자들에게 폭언을 하는 등 인격 모독 행위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감리업체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당사자가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현재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며 “근로자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하고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등 관계 기관은 현재 탄원서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한 상태다.
  • ‘고리2’·‘새울3’ 가동… 전력 공급 속도

    ‘고리2’·‘새울3’ 가동… 전력 공급 속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원전을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4일 고리2호기의 계속운전에 본격 돌입했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2호기는 2023년 운전허가 만료로 가동이 일시 중단됐으나 약 3년 7개월간의 규제기관 심사를 거쳐 지난해 11월 승인을 획득했다. 설비 개선과 안전성 검사를 마친 650MW급 고리2호기는 전력계통에 즉시 투입되어 국가 전력 수급의 핵심축을 담당하게 된다. 신규 원전인 새울3호기도 최근 ‘첫 시동’에 성공하며 시험운전에 들어갔다. 한수원은 향후 6개월간 출력을 단계적으로 높이며 정밀 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며, 안전성 검증을 마치는 하반기부터 100% 출력으로 상업운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원전은 연료비가 발전원가의 10~13% 수준인 저비용·고효율 에너지원이다. 특히 우라늄은 소량으로 대규모 전력을 생산할 수 있고, 이미 국내 전체 원전의 3년치 소요량을 확보해 대외 변수에도 흔들림이 없다. 연료집합체 하나가 약 4년 6개월간 연소되는 특성 덕분에 가격 상승 압박이 장기에 걸쳐 분산되는 것도 강점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철저한 설비 개선을 통해 안전한 계속운전을 시행할 것”이라며 “건설 중인 원전 역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완공해 국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수원은 원전 생태계 복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천억원 규모의 일감을 조기에 발주하고 중소기업 지원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칠보산도’ 10폭 병풍으로 되살린다

    ‘칠보산도’ 10폭 병풍으로 되살린다

    “오랫동안 하늘이 아끼고 땅이 숨겨온 이곳은 하루아침에 일국 제일이 될 것이다.” 함경북도 명천군에 있는 칠보산은 예로부터 웅장하고 독특한 지형으로 최고의 명승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미국으로 건너간 칠보산을 그린 산수화가 한국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본래 모습을 찾게 된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메트)이 소장하고 있는 작자 미상의 ‘칠보산도’(七寶山圖)를 국내 기술로 보존 처리하고 복원한다고 15일 밝혔다. 국외재단의 국외문화유산 보존·복원 지원사업과 삼성문화재단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다. 조선시대 함경도 회령부 판관이었던 임형수(1514~1547)가 당시까진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칠보산을 유람한 뒤 기행문인 ‘유칠보산기’(遊七寶山記)를 썼다. 임형수의 기행문이 널리 읽히면서 당대 선비들 사이에서는 칠보산 유람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 이후 개심사, 회상대, 금강굴, 천불봉 등 칠보산의 주요 명소를 그려낸 작품 역시 유행했으며 대형 병풍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의 또 다른 미술관인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 19세기 ‘칠보산도병풍’ 역시 이 일대를 그린 그림이다. 메트 소장 ‘칠보산도’는 칠보산의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 깊은 계곡과 폭포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그림으로 모두 10폭이다. 일본 교토의 한 수집가가 소장하다가 2019년 3월 뉴욕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했으며, 2020년 메트가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는 10점으로 분리된 두루마리 형태로 이 작품을 취득했지만, 원래는 10폭 병풍이라고 국외재단 측은 설명했다. 보존 처리와 복원 방향도 10폭 병풍 형태에 맞춰 추진된다. 한 폭의 크기는 가로 28.3㎝, 세로 121.0㎝로 비단이 아닌 기계로 짠 면 위에 그려진 그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남유미 리움미술관 보존연구실장은 “당시 기계로 짠 면은 해외에서 수입된 신문물로 비단 만큼이나 귀한 재료에 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얼룩이 있고 벌레가 먹어 면이 얇아져 있어 보존 처리와 복원에 2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국외재단은 ‘칠보산도’ 복원 이후 2028년 상반기쯤 한국에서 전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지역 균형 발전의 핵심은 ‘K문화’

    지역 균형 발전의 핵심은 ‘K문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 ‘5극 3특’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5대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특화 산업을 육성하고 행정 협력을 통해 지역 자립도를 높이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책이다. 국제지역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병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최근 펴낸 학술서 ‘뉴노멀 시대 문화도시와 로컬의 힘’에서 지방은 중앙에 대비되는 수동적, 주변적 공간을 의미하며 수직적 관계를 내포하기 때문에 ‘로컬’이라는 용어를 쓰자고 제안했다. 또한 로컬에서는 노동과 자본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전통 산업보다는 문화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컬은 지방의 영어 표현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지리적 위치를 넘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과 활동, 역사와 문화가 깃든 다층적 공간을 말한다. 중앙의 정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존재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다양성을 추가하는 공간이라는 개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이 교수는 문화는 로컬의 가치를 발현시키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동력이고, ‘문화도시’는 그 지향점을 구현하는 실천 현장이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문화도시는 지역의 문화예술과 자원을 결합한 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환경을 조성해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는 도시이고, 도시인이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를 말한다. 그는 문화도시의 핵심 동력은 ‘창조적 공동체’라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문화시설을 짓고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는 공급자 역할에서 벗어나 다양한 창조적 공동체들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생태계 조성자’로서의 역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가나 창조적 공동체가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으면 임대료가 상승해 지주나 건물주들이 이익을 가져가면서 기존 주민과 예술가들이 쫓겨가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한다. 이 교수는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생 협약, 커뮤니티 토지신탁과 같은 지역 자산화, 공공임대상가 공급 같은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도시계획 부서의 공간 정책과 복지 부서의 사회 안전망 정책, 교육 부서의 문화예술 교육 정책 등과 긴밀하게 연계해 종합적으로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한다.
  • 차가운 로봇이 건넨 가장 인간적인 작별

    차가운 로봇이 건넨 가장 인간적인 작별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가 시신 염하면서 인간의 죽음 사유천선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깨달아”… 장한새 “애도가 부재한 세상에 질문” 감정이 없는 로봇이 인간의 마지막을 지켜본다. 뼈의 굴곡을 보듬고 몸의 상처가 말하는 삶을 읽고 남겨진 이들의 표정을 관찰한다. 슬픔을 유도하는 말도, 눈물 흘리는 행동도 하지 않는 로봇에게서 삶에 대한 존중과 애도가 전해져 먹먹함이 번진다. 연극 ‘뼈의 기록’이 가진 역설이다. ●5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공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뼈의 기록’은 SF작가 천선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는 자신의 일터인 지하 영안실에서 고독사한 89세 박도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23세 무용수 레나, 하굣길 교통사고로 사망한 11세 서채호 등 다양한 인간의 마지막을 함께한다. 한 번도 영안실을 벗어나 본 적이 없으니 인간 사회를 경험해 본 적도 없다. 이들이 남긴 이름, 피부, “모두가 가지고 있지만 모두 다르고 존재하지만 볼 수 없는” 뼈를 보며 이들의 삶을 추측할 뿐이다. 그러면서 죽음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인간의 온기를 전해준 유일한 친구, 장례식장 청소부 모미의 죽음까지 맞닥뜨리면서 로비스는 영안실을 떠나 우주로 나아가 보기로 결심한다. “인간은 언젠가 우주를 유영할 거야. 이 나비처럼”이라던 모미의 말대로. 단편소설을 90분 안팎의 2인극으로 확장하면서 원작에는 없는 장면을 앞뒤에 넣었다. 2085년 지구인을 다른 행성으로 이주시키는 마지막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이다. 천 작가의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무대화한 장한새 연출은 이에 대해 “로봇이 염을 하는 세상에서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봤다”면서 “여전히 인간은 죽음을 초월하고자 하고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이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천 작가는 “죽음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고 죽음 이야기를 많이 쓰면서 나 자신이 죽음을 정말 두려워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소설은 소중한 사람이 언젠가 떠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별거 아니야, 괜찮을 거야’라고 스스로에게, 그리고 독자에게 말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박도해를 염하는 장면에 나오는 구리금파리 내용은 “꼭 넣었으면 했던 것”이라면서 “인간의 죽음이 또 다른 생명의 순환으로 이어진다는 나름의 경외감이었다”고 부연했다. ●강기둥·장석환·이현우 ‘로비스’ 역할 로비스는 강기둥·장석환·이현우가, 모미는 정운선·강해진이 연기한다. 배우들에 따라 극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강기둥의 로비스는 “제작진이 생각한 로비스의 기준이 레벨 1이라면 그는 레벨 3 정도”(장 연출)라고 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장석환이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한다면 이현우는 쓸쓸함을 높인다. 이들이 절제된 움직임과 무뚝뚝한 말로 만든 감각의 여백엔 관객들이 저마다의 상상과 감정을 채워 넣게 된다. 차가운 금속 몸으로 따뜻한 작별 인사를 건네는 로비스의 여정은 오는 5월 10일까지 이어진다.
  • 유럽 독자 안보노선 급물살… 미국 의존 낮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에 비협조적인 유럽 동맹국을 비난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까지 꺼내 들자, 유럽이 독자적인 안보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이 미국의 나토 탈퇴 가능성에 대비해 기존 나토의 군사 구조를 활용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이른바 ‘유럽판 나토’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계획을 추진 중인 유럽 당국자들은 나토 연합군의 지휘·통제 역할을 더 많은 유럽인이 맡도록 조정하고, 그간 미국에 의존해 온 군사 자산을 유럽 자체 자산으로 대체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이다. 관계자들은 이번 구상이 현재의 나토 체제에 대항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안보 공백이 생기더라도 작동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유럽은 현재 미국에 크게 뒤처진 대잠전, 우주·정찰, 공중 급유 등의 분야와 관련한 장비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독일과 영국은 스텔스 순항 미사일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번 구상은 유럽의 독자 안보 노선에 회의적이었던 독일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독일은 그간 프랑스가 주도해 온 유럽 국방 주권 강화에 반대해왔으며, 미국의 안보 우산을 신뢰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WSJ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집권 이후 동맹국으로서의 미국의 신뢰도에 의구심이 커지며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 그린란드 합병 반대와 대이란 전쟁 비협조 등을 이유로 유럽과 갈등을 빚어왔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 협조 여부에 따라 유럽 주둔 미군을 재배치하는 보복성 조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나토 내 역할 확대를 요구해왔다면, 이제 유럽이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유럽판 나토가 실현되기까지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현재 나토 내에서 미국의 군사 리더십을 대체할 만한 회원국이 없는 데다 현실적으로 유럽 전체에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다. 또 유럽의 병력 재배치만으로는 미국의 첨단 위성 감시 및 미사일 경보 시스템을 단기간에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 법원도 인정 안 한 ‘리호남 부재설’… 조작기소 주장 힘 빠지나

    법원도 인정 안 한 ‘리호남 부재설’… 조작기소 주장 힘 빠지나

    “北공작원 리호남, 위장 신분 사용”목격자 부재 증거, 신빙성 낮게 봐연어회·술파티 회유 주장도 기각 방용철 “돈 전달했다” 일관 진술 여당 주도의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은 ‘필리핀에서 북한의 리호남을 만나 돈을 줬다’고 진술했는데, 이러한 내용은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판결문에도 적혀 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에서 상고가 기각되며 확정된 법리적 판단을 정치권이 무리하게 뒤집으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 전 부회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에서 ‘2019년 7월 필리핀에 리호남이 왔느냐’는 질의에 “(리호남) 얼굴도 봤고, 만났다”고 답했다. 그는 “돈은 (김성태) 회장님이 전달했고, 저는 회장님이 계신 곳까지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돈을 건넨 이유에 대해서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대가로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방 전 부회장의 진술은 그동안 국정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주장과 배치된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당시 필리핀에서 열린 제2차 아태평화국제대회에 리호남이 오지 않았다는 취지의 국정원 첩보 내용을 밝혔고, 여당 위원들은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 기소됐다고 주장했다. ‘리호남 필리핀 부재설’에 대한 판단은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2심 재판부도 “근거 없다”고 판단했다. 이 전 부지사 항소심 판결문을 보면 당시 재판부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리호남은 북한 공작원으로 다수의 가명·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며 “국제대회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다거나, 해당 국제대회 참석자들 중 리호남을 본 적이 없다는 진술만으로는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쌍방울 대북송금이 경기도와 무관한 주가 부양을 위한 목적이었다는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 이 전 부지사 요청이 없었다면 쌍방울 인사들이 북한 인사들과 접촉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이 전 부지사와 무관하게 오로지 주가 부양 등을 노리고 비용 대납을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조작 기소 의혹의 발단이 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연어회·술파티’ 진술 회유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연어와 술을 먹었다고 주장하는 영상녹화실은 큰 창이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실제로 주장하는 일이 있었는지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의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연령, 학력 등을 고려할 때 연어 및 술 등의 제공이 있었다고 해 피고인의 진술이 근본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관련 주장을 기각했다.
  • ‘메가특구’ 띄운 李… 지역규제 확 푼다

    ‘메가특구’ 띄운 李… 지역규제 확 푼다

    “첨단산업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로봇·자율주행 등 4대 분야 추진‘메가특구’ 7대 패키지 지원… 지자체들 선점 경쟁 치열할 듯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15일 파격적으로 각종 규제를 완화·배제하고 정책적 혜택을 지원하는 ‘메가특구’ 추진 방안을 공개했다. 지방자치단체 또는 기업이 신청하면 정부가 심의·지정하는 방식인 만큼 향후 메가특구 선점을 위한 단체장 후보들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5극 3특 지원을 위한 메가특구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가 수도권 집중”이라며 “대규모 지역 단위의 규제 특구도 한번 만들어 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메가특구는 소규모로 전국에 분산 지정된 기존 특구와 달리 광역·초광역을 대상으로 소수의 핵심 전략산업에 대해 설정된다. 메가특구에는 정부의 전 부처가 각종 규제 특례와 지원을 집중적으로 제공한다. 또 규제 개선과 행정절차도 초고속으로 처리해 준다. 구체적으로 메뉴판식 규제 특례,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 업그레이드 규제 샌드박스 등 세 가지 규제 특례와 재정, 금융, 세제, 인재, 인프라, 기술·창업, 제도 등 7대 정책 지원 패키지를 제공할 방침이다. 윤 실장은 “세 가지 규제 특례를 활용하면 공장 인허가는 더 쉽게 처리되고, 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기술은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윤 실장은 또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있다면 우리는 ‘메가’를 선택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책 지원 패키지와 관련해 김 장관은 “성장엔진 특별 보조금을 신설하고 설비투자에 드는 초기 비용을 정부가 함께하겠다”며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지역 전략산업 단과대·융합연구원 9곳을 집중 육성해 현장 맞춤형 인재를 매년 1500명 이상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메가특구는 로봇, 재생에너지, 바이오, AI 자율주행차 등 4개 분야에서 추진된다. 메가특구 지정은 지자체·기업이 계획을 수립해 신청하면 규제합리화위 등의 심의·의결을 거쳐 산업부 장관이 지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안에 가칭 ‘메가특구특별법’을 국회와 협의를 거쳐 제정할 방침이다. 메가특구 지정은 지역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각 지자체에서는 특구 지정을 위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방선거 국면에서 메가특구 지정 공약 등이 쏟아질 공산도 크다. 정상훈 위원은 “대통령에게 조정 권한을 위임받는 ‘차르 제도’를 도입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스타일”이라고 긍정적으로 답하면서도 “제도를 만들면 악용하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에 (권한 남용이 벌어지지 않도록) 민주적 통제도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법률이나 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하는 방식인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정리하는 것, 규제를 소위 글로벌 스탠더드화하는 것, 첨단기술·산업 분야에서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규제·인허가·승인·면허·특허 등의 신청 시 제출 서류를 50% 이상 감축할 계획이라고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이는 행정기관에서 발급하는 서류는 대부분 제출을 면제하고, 기타 서류들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닌 이상 없애거나 분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불필요한 행정조사도 50% 감축을 목표로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으면 폐지할 계획이다.
  • 도서관 회원증을 보유한 고양이를 아시나요?

    도서관 회원증을 보유한 고양이를 아시나요?

    캐나다 퀘벡의 도르발 도서관에는 매일 아침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정문 앞을 지키는 아주 특별한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다섯 살 고양이 머핀인데요. 도서관 운영 시간을 완벽하게 꿰고 있는 머핀은 매일 아침 직원들보다 일찍 나타나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심지어 문 닫을 때도 스스로 나가지 않아 직원이 직접 안아서 내보낼 정도로 도서관에 진심이었는데요. 원래 동물 출입이 금지된 공간이지만, 머핀은 예외였습니다. 도서관 직원들과 방문객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매일매일 출근 도장을 찍은 결과, 도서관 측이 직접 평생 회원증을 발급해줬는데요. 이제는 당당하게 회원증을 목에 걸고 매일 아침 출근 도장을 찍고 있는 머핀. 이 정도면 도서관을 드려야겠어요.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일본이 다시 韓 점령해야”…한국서 ‘참교육’ 받은 美유튜버, 재판 결과는? [핫이슈]

    “일본이 다시 韓 점령해야”…한국서 ‘참교육’ 받은 美유튜버, 재판 결과는? [핫이슈]

    평화의 소녀상에 입을 맞추는 등 기행을 벌여 온 미국인 유튜버 조니 소말리(본명 램지 칼리드 이스마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15일 업무방해와 성폭력처벌특별법상 허위영상물 반포,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소말리에게 징역 6개월과 구류 20일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교정시설에 구금하고 노역을 부과하는 징역형과 별개로 구류장에 구금하는 구류형은 주로 경범죄에 적용된다. 소말리는 2024년 10월 마포구의 한 편의점에서 노래를 크게 틀고 컵라면 국물을 테이블에 쏟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버스와 지하철, 롯데월드 등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남녀의 얼굴을 합성한 외설스러운 영상을 온라인으로 송출한 혐의 등도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자신의 SNS 실시간 방송에서 일본 욱일기를 들고 “일본이 한국을 다시 점령해야 한다”면서 독도는 일본 소유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3월 첫 공판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애용하는 붉은색 ‘마가’(MAGA) 모자를 쓴 채 법정 출입을 시도하다 제지당했다. 당시 취재진이 해당 모자를 쓴 이유를 묻자 그는 “나는 미국 시민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속국”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논란을 일으키며 공분을 산 지 약 1년 6개월 만에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유튜브 방송을 통해 수입을 얻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반복해 범행을 저지르면서 이를 방송하는 등 국내 법질서를 무시하는 정도가 심각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소말리의 범행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없는 점, 출국정지(내국인 출국금지에 준해 외국인에 내려지는 조처)로 장기간 본국에 돌아가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외신도 소말리의 재판에 주목하며 해당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영국 BBC는 “공공 소란 혐의를 받던 미국인 유튜버가 한국에서 구속됐다”면서 “그는 일본과 이스라엘 여행 중에도 사람들을 괴롭혔다는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본에 머물던 2023년 당시 2차 세계대전 원자폭탄 투하를 언급하며 현지인들을 조롱했다. 또 식당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영업을 방해한 혐의로 20만 엔의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해도 항소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어 판결이 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선고 후 곧바로 형이 집행되지는 않는다. 다만 재판부는 불구속 재판을 받아 온 소말리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실형을 선고하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해 법정구속했다.
  • “유력 국회의원, 성폭행 후 목 졸라”…선거판 뒤엎은 스캔들, 피해자 또 나왔다 [핫이슈]

    “유력 국회의원, 성폭행 후 목 졸라”…선거판 뒤엎은 스캔들, 피해자 또 나왔다 [핫이슈]

    미국 민주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의 민주당 유력 예비후보였던 하원의원의 성폭행 스캔들이 미국 정치판을 흔들고 있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1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둔 민주당 예비선거 후보자였던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또 한 명 등장했다. 앞서 스왈웰 의원은 여성 4명으로부터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다양한 성 관련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최근 그의 추가 범죄 혐의를 폭로한 5번째 여성인 로나 드루에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왈웰은 약물로 나를 마취시킨 뒤 강간했고 이후 목을 졸랐다. 목을 졸리는 동안 의식을 잃기도 했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 특별피해자국은 스왈웰 의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드루에스와 관련해 증언을 확보하는 등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는 드루에스는 스왈웰 의원과 몇 차례 접촉한 적이 있으며 처음 두 번의 만남은 우호적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그는 내 회사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인맥을 제공해줬다”면서 “나는 그가 기혼이고 아내가 임신 중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친구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만남에서 스왈웰이 내 와인에 약을 탄 뒤 호텔 방으로 유인했다. 몸 전체를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그가 나를 성폭행했다”면서 “나는 스왈웰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진 적이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의 정치적 힘과 변호사 경력 등이 두려워 더 일찍 신고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전 보좌관 등 여성 5명 피해 주장스왈웰 의원의 첫 번째 혐의는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보도를 통해 최초로 제기됐다. 그의 지역 사무실에 채용된 여성 직원 A씨는 “스왈웰 의원 사무실에 채용된 직후부터 그가 부적절한 발언을 시작했다. 여기에는 성관계 요구 및 성적인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면서 “2019년 9월 함께 술을 마신 직후에 첫 번째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성폭행은 2024년 당시 뉴욕에서 열린 자선 갈라 행사 이후였다. 두 사건 모두 술에 너무 취해 있어 스왈웰 의원에게 성관계를 동의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서 “사건 당시 그를 밀쳐내며 안 된다고 말했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A씨와 드루에스를 포함해 총 5명이 스왈웰 의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텃밭’ 캘리포니아, 선거 앞두고 발칵스왈웰 의원의 성폭행 스캔들에 민주당은 초비상이 걸렸다. 그가 오는 6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둔 민주당 예비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스왈웰 의원은 이번 예비선거에서 결선 투표에 진출할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캘리포니아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현재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이 주지사를 맡고 있다. 스왈웰 의원은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해당 주장은 완전히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주지사 선거 출마를 포기했다. 그는 지난 13일 엑스를 통해 “의원으로서의 책임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후보 사퇴를 발표했다. 또 성폭행 의혹에 대해 “심각한 사안이지만 사실이 아닌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일부 실수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퇴는 연방하원 윤리위원회가 공식 조사에 착수하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제명 추진 움직임이 확산한 가운데 이뤄졌다. 한편 스왈웰 의원은 2011~2015년 미국에서 첩보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여성 크리스틴 팡에 포섭당했다는 혐의를 받은 적이 있다. 2020년 당시 미 정보 당국은 팡이 주로 선거자금 모금에 도움을 주거나 성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정치인들에게 접근한 뒤 정보를 빼냈으며 스왈웰 의원과도 접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팡이 활동 기간에 입수해 본국에 보낸 내용 중에는 국가 차원의 기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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