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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 막고 접종 차별… 바이러스보다 지독한 ‘백신 이기주의’

    수출 막고 접종 차별… 바이러스보다 지독한 ‘백신 이기주의’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새해 들어 자국민부터 접종을 끝내기 위한 각국의 행태가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해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강조·약속하기도 했지만, 거세지는 확산세 앞에 각국은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우며 이 같은 공동의 약속을 외면하고 있다. AP통신은 인도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계약하며 자국 백신 제조사 세룸인스티튜트가 위탁생산하는 물량의 해외 수출을 당분간 금지하기로 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다르 푸나왈라 세룸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는 AP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인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는데, 세룸이 생산한 백신을 수출하지 않기로 한 조건하에 이뤄진 것”이라며 “또 민간에도 백신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물량은 인도 정부에만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1034만명 이상의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인도로서는 자국민부터 백신을 접종받도록 하겠다는 절박감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지만, 백신을 간절히 기다리던 수입국들로서는 새해부터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듣게 된 셈이 됐다. 세룸은 당초 WHO의 코로나 백신 공동 구매·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의 일환으로 10억회 접종분을 개도국에 공급할 예정이었다. 푸나왈라 CEO는 “코백스용 백신 수출은 3~4월에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접종 모범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은 정작 자국 정착촌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접종 대상에서 배제하며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백신 접종을 시작해 누적 접종자가 109만명을 돌파하는 사이 270만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를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가디언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현 상황은 백신 접종이 더욱 불평등하게 추진될 것임을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이 빠르게 경제를 정상화하는 사이 가자지구 등에 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빈곤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말 미국이 전시법인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동원해 백신을 싹쓸이하는 등 주요국들이 백신 물량을 대거 확보하는 사이 아프리카의 빈곤국 국민들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기약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을 맡고 있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의료진에 우선 접종할 5000만회 접종분의 화이자 백신을 확보한 사실을 알리며 모더나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주요 제약사들은 올해 아프리카에 공급할 물량이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아프리카는 백신 구입과 관련해 선택권이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미국 몇 미터 남겨두고…” 결국 다리서 출산한 온두라스 여성

    “미국 몇 미터 남겨두고…” 결국 다리서 출산한 온두라스 여성

    온두라스 이민자 여성이 채 미국 땅을 밟지 못한 채 국경 다리 위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이 여성은 걸어서 미국 국경을 넘으려던 것으로 파악됐다. 4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와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을 잇는 이그나시오 사라고사 다리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낳았다. 레이디 에르난데스라는 이름의 24세 온두라스 여성 산모는, 미국을 향해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도중 진통이 심해져 더는 가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다리는 평소 화물차만 운행하고 사람은 통행할 수 없는 다리다. 멕시코 지역 언론들은 이 여성이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미국으로 걸어가려고 했으나 몇 미터를 남겨두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성은 차 안에서 지켜본 행인 등의 도움으로 다리 위 멕시코 땅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요원들이 산모와 아이를 멕시코 병원으로 후송했다. 아이에겐 멕시코 시민권이 주어지게 된다. 에르난데스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 마타모로스 캠프에 머무는 이민자 800여 명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망명이나 이민을 원하는 이민자들이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불법 월경을 시도하기도 한다. 한편 멕시코 이민당국은 앞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측으로부터 “부적절하게 입국하려는 여성이 있다”는 것을 전달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서울 관광객, 서울의 사계를 담아내다 ‘서울의 여름’

    서울 관광객, 서울의 사계를 담아내다 ‘서울의 여름’

    서울의 일몰 시간, 미얀마에서 온 이방인은 아름다운 서울의 모습을 담아냈다. 국제 서울 사진 공모전(2020 All My Seoul) 최우수 작품에 선정된 쪼 스와 윈(Kyaw Swar Win)씨는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을 볼거리가 있는 유명한 곳이라고 설명하며, 본인이 이 곳에 방문했을 때 너무나 아름다운 노을을 발견해 바로 카메라에 담았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사와 서울관광재단이 서울 방문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을 함께 나누고자 외국인 대상으로 개최한 본 공모전은 70개국 5000여 작품이 접수됐다. 이 중 다채로운 컬러의 서울을 담아낸 쪼 스와 윈씨의 작품은 매력적인 ‘서울의 한여름 밤’을 잘 표현해 12개 최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한편 이번 공모전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로하고, 서울 방문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은 서울을 추억하며 그 느낌을 공유하도록 기획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달에서 본 ‘목성-토성의 대접근’

    [이광식의 천문학+] 달에서 본 ‘목성-토성의 대접근’

    NASA의 달 탐사선이 잡은 놀라운 이미지 지난 동짓날 21일 온 지구촌이 800년 만의 목성-토성 대접근으로 떠들썩했지만, 우리 지구인만이 이 우주 쇼를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두 행성의 만남을 심우주에서 홀로 지켜본 존재가 있었다. 바로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궤도선(LRO)이 태양계의 1, 2위인 두 거대 행성이 포개져 마치 하나의 밝은 '별'처럼 빛나는 장관을 렌즈에 담고 있었다.​2009년에 발사되어 앞으로 6년 동안 달 궤도를 도는 데 충분한 연료를 보유하고 있는 LRO(Lunar Reconnaissance Orbiter) 탐사선은 이 우주적인 이벤트의 전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LRO의 협시야 카메라(NAC)는 두 행성이 최대한으로 접근해 0.1도 각거리의 분리지점에 이르른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이 놀라운 광경을 렌즈에 담았다. 대접근을 이룬 두 행성은 맨눈으로 봤을 때 완전히 하나의 둥근 별처럼 보였지만, 이 협시야 카메라 렌즈로 보면 뚜렷이 분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록 희미하지만 토성의 고리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해상력이 높다. 지구상에서 일반 천체 망원경으로 관측한 사람들은 목성의 4대 위성 정도는 볼 수 있었지만, 토성의 고리를 보기 위해서는 보다 배율이 높은 대구경 망원경이 필요하다. NAC가 두 행성의 이 이미지를 잡았을 때 목성은 토성보다 약 4배 더 밝았으므로 위의 사진은 원본 이미지의 밝기를 조정하여 두 행성이 비슷한 밝기로 보이게 했다.목성과 토성은 20 년에 한 번씩 접근하지만, 이같은 0.1도의 대접근은 1623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당시는 태양이 너무 가까이 있어 관측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관측이 된 걸 기준으로 하면 1226년 이후 800년 만에 이루어진 대접근이었다. 이번 두 행성의 재회는 성탄절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일반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는데, 아기 예수를 만나러 길을 떠난 동방박사들을 이끈 것이 바로 목성과 토성이 함께 만들어낸 밝은 빛이라는 설이 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성경에 나오는 '동방박사 별'이 당시 목성과 토성, 혹은 목성과 금성의 행성 정렬 현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이번 두 행성의 만남은 일반에게는 천문학적인 측면보다 '크리스마스 별'이라는 의미 부여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긴 기다림 끝에 이뤄진 만남을 뒤로 하고 앞으로 두 행성은 점점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60년 뒤인 2080년 3월 16일에 또 다른 0.1도의 대접근이 있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강남순의 낮꿈꾸기] ‘코로나 크리스마스’, 당신의 백신은 무엇입니까

    [강남순의 낮꿈꾸기] ‘코로나 크리스마스’, 당신의 백신은 무엇입니까

    2020년은 모든 이들에게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은 갖가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백신이 나왔다고는 하지만 온 인류가 백신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요원하다. 일자리를 잃고, 가족을 잃고, 고립된 일상을 보내는 이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 속에 갇혀 있는 경험을 하는 이들이 도처에 있다. 고립과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이들도 늘어 가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대로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고통스러운 위기 한가운데에서 맞게 되는 크리스마스란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코로나19의 위기는 이전에 생각하지 않았던 의미들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든다. 4세기에 로마에서 크리스마스의 축하가 시작됐고 9세기가 돼 비로소 주요한 기독교 명절로 지켜지기 시작한 크리스마스는 현재 세계 160여개의 나라에서 공식적인 휴일로 지키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기독교 배경을 지닌 서구 세계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특별한 축하의 절기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상업주의가 크리스마스를 왜곡시키고, 승리주의적으로 해석된 기독교의 예수 모습이 정작 크리스마스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이러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특별한 절기로 자리잡고 있다. 크리스마스는 이제 기독교라는 한 특정 종교에만 제한된 종교적 절기의 의미를 넘어서 있다. 지금보다 나은 새해, 나은 미래를 기다리는 기다림과 희망의 절기이기도 하다. 크리스마스 전통은 네 가지 중요한 보편 가치를 담고 있다. 희망, 평화, 기쁨 그리고 사랑이다. 예수가 추구하고, 가르치고, 실천하고자 한 가치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치들은 제각기 왜곡된 이해로 오염돼 왔다. 이 개념들을 호명해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기 힘든 이유이다. 모든 개념이 그러하듯 상투적 이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사전적 의미를 괄호 속에 넣고서, 새롭게 그 의미를 재음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투성의 덫’에 빠져 무의미하고 공허한 단지 상업주의로 변질된 크리스마스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금전을 낭비해야 하는 절기가 돼 버리기 때문이다. 코로나 위기로 인한 짙은 어둠이 많은 이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는 이 ‘코로나 크리스마스’를 넘어서는 ‘백신’은, 우리 자신의 인간됨을 재확인하고 확장하게 하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들의 재조명이며 재창출을 통해서라고 나는 본다.희망이란 무엇인가.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진정한 희망이란 ‘모든 것이 잘될 거야’와 같은 낭만화된 ‘희망 고문’이 아니다. 또는 구체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낙관’과도 다르다. 희망의 토대는 사실적인 데이터에 근거한 성공과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에 희망의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실패’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규정한 성공 또는 실패로 자신의 삶이 휘둘리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의 의미이다. 나는 어떠한 삶을 살고자 하는가. 내가 살고 싶은 세계를 향해서 나는 용기를 가지고 어떠한 씨름을 하는가. 그러한 고민과 씨름하는 그 과정 자체가 바로 희망의 근거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를 종종 ‘평화의 왕’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나는 예수와 직접 대화한 적은 없지만, 제자들의 냄새나고 지저분한 발을 씻긴 그 예수가 자신이 ‘왕’과 같은 위계주의적 표현으로 지칭되는 것에 동조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예수를 ‘왕’으로 표현하는 종교적 상징은 예수를 지배자와 승리자로 표상함으로써 기독교의 승리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사용되곤 한다. 예수가 지향하고 확산하고자 하는 평화란 무엇인가. 소극적 의미의 평화란 분열, 전쟁, 갈등의 부재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왕’으로 표상되는 힘센 세력이 약자 위에 군림해서 아무 소리 못 하도록 억누르는 상태도 표면적으로 ‘평화’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런 위험한 평화는 가정, 학교, 직장, 나라 또는 세계적 정황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가 규정하는 평화인가’를 물어야 한다. 반면 적극적 의미의 평화란 이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 배제, 혐오, 분열, 불의를 넘어서서 연대와 정의를 추구하는 구체적 변혁을 필요로 한다. 한국은 여전히 북한과 남한의 분열, 젠더 차별, 계층과 출신 지역·학력 등에 의한 차별과 배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장애인·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등의 문제가 산재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는 무관심하면서 “모두에게 평화를”이라는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암송하고 노래 부르는 것은 위선적이며 공허하다. 기독교가 아닌 종교에 대한 혐오로 불상을 파괴하고 사찰에 불을 지르면서 ‘평화의 왕 예수’ 또는 ‘모두에게 평화를’이라고 외치는 것 또한 위선적이다. 다양한 얼굴의 불의, 차별, 혐오를 방치하면서 외치는 평화, 차별금지법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평등과 정의의 제도화를 반대하면서 외치는 평화란 위험한 ‘거짓 평화’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이 당연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고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많은 이들은 권력, 성공, 물질에 대한 욕망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한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인식에 따른 두려움은 인류에 철학과 종교의 등장을 가능하게 했다. 죽음에 관한 두려움과 그 한계를 넘어서는 길은 무엇인가. 철학이나 종교는 각기 다른 개념들을 동원해서 행복과 기쁨을 추구하는 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시작점이 아니다. 시작점이 돼야 하는 질문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지속적으로 가꾸는 과정을 통해서,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서서히 배우게 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기쁨’이 가능하게 된다. 행복과 기쁨이란 외부세계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체가 돼서 내가 나 자신과 타자와의 관계를 올바르게 만들어 가는 그 한가운데에서 진정한 행복과 그에 따른 기쁨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탄생의 경험은 크리스마스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라는 절기가 상징하는 ‘사랑’의 가치는 희망, 평화, 그리고 기쁨의 가치와 연결돼 그 정점을 이룬다. 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 신이 스스로 인간이 돼 예수로 태어났다는 것을 상징하는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포괄적인 의미의 ‘사랑’의 메시지이다. 신이 인간이 된다는 ‘성육’의 의미는 물론 사실적인 생물학적 표현이 아니다. 시의 언어처럼 심오한 메타포적 의미를 품고 있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신이 자신의 신적 자리까지 내려놓고 인간으로 태어나는가. 예수는 우리가 지금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에서는 참으로 먼 삶을 살았다. 그렇기에 ‘신의 아들’ 또는 ‘인간이 된 신’이라는 종교화된 교리로 포장하지 말고 ‘탈교리화’를 통해 예수의 태어남과 살아감의 의미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수는 요즘 같이 모든 시설이 갖추어진 병원이나 저택에서 출생하지 못하고 차고나 창고 같은 곳에서 태어났다. 3년이라는 짧은 공적 삶에서 그는 노숙인으로 살았다. 12명의 제자가 따라다녔다고는 하나, 그 어느 제자도 예수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그 심오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는 기존의 종교적·정치적 제도가 인간생명을 억압하는 것일 때, 과감히 그 제도에 맞서서 저항했다. 그 당시 안식일을 지킨다는 절대적인 종교적 관습보다 ‘인간 생명’이 먼저라고 하면서, ‘생명의 철학’을 설파하고 실천했다. 예수의 생명의 철학을 담은 메시지의 정점에 있는 사랑의 메시지는 나, 이웃, 원수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의 분리 불가성을 품는다. 희망, 평화, 기쁨 그리고 사랑이라는 가치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분리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크리스마스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예수의 탄생’이라는 상징과 함께 재조명하고 재창출하는 절기다. 결국 나의 삶이란 무수한 너의 삶과 연결돼 있다.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고자 한다면 코로나 위기 한가운데에서 희망이 아닌 절망, 평화가 아닌 폭력과 차별, 기쁨이 아닌 비통함과 고통 그리고 사랑이 아닌 혐오를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가를 둘러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일하고 싶다… 내일을 꿈꾸는 간절한 기다림

    일하고 싶다… 내일을 꿈꾸는 간절한 기다림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17일 새벽 광주 북구의 한 인력사무실 앞에서 일감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이 커피 한 잔으로 추위를 달래고 있다. 임시·일용직을 포함해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고용 한파’다. 광주 뉴스1
  • 아버지는 믿었다… 9년 만에 꽃핀 강진성의 운명을

    아버지는 믿었다… 9년 만에 꽃핀 강진성의 운명을

    아들의 활약에 아버지도 덩달아 주목받았다. 심판 아버지는 선수 아들 경기의 주심을 볼 수 없다는,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규정도 생겼다. 포스트 시즌에서는 심판 아버지가 선심조차 볼 수 없는, 헌법 제15조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받는 야속한 규정도 함께였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선수로서 성공한 아들이 더없이 좋았고 9년 만에 만개한 아들은 드디어 효도했다는 기쁨이 컸다. 이번 시즌 ‘깡’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강진성(NC 다이노스)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소속 강광회 심판의 이야기다.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일구회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받은 강진성과 축하를 해 주려고 방문한 강 심판을 만나 ‘깡’ 부자의 야구 이야기를 들었다.●부전자전 야구인… “학창시절 날아다녔죠 ” 강 심판은 프로통산 타율이 무려 3할이다. 반전은 통산 3안타라는 점이다. 그만큼 선수로서 빛을 보지 못했다. 1990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1994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은퇴했다. 선수로서 꽃을 피우지 못한 그는 심판의 길을 걸었다. 아버지 덕에 어릴 때부터 야구가 익숙했던 강진성은 축구보단 야구를 좋아하는 꼬마였다. 결국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이사를 결심했다. 강 심판은 “성수동에 살았는데 근처 장안초등학교 야구부가 없어져서 가락동의 가동초등학교로 보내려고 이사를 갔다”며 “부상당하고 싫어하면 안 시킬 생각이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곧잘 했다”고 회상했다. 야구 유전자를 물려받은 강진성은 승승장구했다. 강 심판은 “고등학생 때 청소년 대표에 뽑혔고 대회 나가서 잘했더니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집까지 찾아왔다”며 자랑했다. 강진성도 “학창 시절엔 정말 날아다녔다”면서 “그때 나도 메이저리그 갈 줄 알았다”고 웃었다. ●기회 못 잡고 다치고… 아버지도 흔들렸다 화려한 학창시절을 뒤로하고 2012년 NC 창단 멤버로 합류한 강진성은 지난해까지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사이 포지션을 여러 번 옮겼고 토미존 수술도 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강진성의 말대로 “못 치면 바로 기회가 사라지는 게 반복돼 힘들었던 8년”이었다. 아들이 힘들었던 시간은 아버지에게도 아픈 시간이었다. 어떻게 지내는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살필 수 있는 위치였기에 아픔이 더 컸다. 강진성이 재활하던 시기, 강 심판은 이날 처음으로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강 심판은 “마산에 출장 갔을 때 얼굴 보러 갔는데 야구장도 아닌 공터에서 혼자 재활하고 있는 걸 봤다. 마음이 너무 안 좋더라”면서 “진성이한테 이 모습을 봤다는 얘기는 안 하고 그냥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졌다”고 회상에 잠겼다. 강진성도 “이 이야기는 나도 처음 듣는다”고 털어놨다. 강 심판이 속을 끓인 사연은 또 있었다. 2017년 9월 10일 강진성의 데뷔 첫 홈런이 나온 날이었다. 당시 강진성은 수비훈련 도중 외야 펜스에 부딪혀 앞니가 깨지는 사고를 당했다. 강 심판은 “게임 들어가야 하는데 앞니 3개가 부러졌다고 연락이 왔다. 2루심이었는데 집중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강진성도 “당시 재활 때문에 1년 쉬고 복귀했는데 또 부상당하니까 ‘야구하지 말라는 건가’ 싶었다”고 했다.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아쉽게도 강진성은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아버지는 마음을 굳혔다. 지난해 NC 마무리 훈련에서 2군 연습게임 심판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강 심판은 “진성이가 거기서 왕고참인데 혼자 루키 애들이랑 같이 게임을 하더라”면서 “그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제 더 성적이 안 나면 그만두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결국 아버지는 어렵게 아들에게 ‘마지막’이란 단어를 꺼냈다. 아들이 평생을 바라보고 온 꿈을 접게 해야 하는 마음이 결코 편치 않았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아들도 수긍했다. 강진성은 “그 이야기를 듣고 선수생활을 돌아봤다”면서 “재활까지 하면서 이빨까지 부러져 가면서 정말 열심히 했더라. 올해도 안 되면 그만둘 생각이었다”고 했다. ●9년 기다림 끝에 ‘1일1깡’ 화려한 날갯짓 5월 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강진성은 첫 타점을 기록했다. 다음날 LG 트윈스전에서 대타로 들어서 투런포를 때렸다. 그다음 경기에서도 또 대타 홈런을 쳤다. 물오른 강진성은 주전이 됐고 5월 타율 0.474로 불방망이를 뿜었다. 6월 한때 타율 1위도 경험했다. 가수 비의 ‘1일 1깡’ 신드롬과 맞물려 패러디가 쏟아졌다. 강진성이 깜짝 스타가 되자 KBO가 급히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아버지가 아들 경기 주심을 못 보는 이른바 ‘야구판 상피제’로 불리는 그것이다. 이미 강 심판이 주심을 보는 경기에 강진성이 들어선 적도, 아버지의 엄격한 판정에 아들이 입술을 꽉 깨무는 장면도 있었지만 이제 그럴 일은 없다. 강 심판은 “심판은 한 번 잘못 보면 죽일 놈이 되는 직업인데 아들 타석 때 조금만 실수해도 좋은 시선으로 보겠느냐”면서 “지혜롭게 이렇게 하는 게 마음이 편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정규 경기에서 선심은 가능해 부자가 같은 경기에서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강 심판은 강진성이 안타나 홈런을 칠 때 일부러 쳐다보지 않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강 심판은 “진성이가 잘할 때 속으로는 좋지만 표정관리를 한다”며 웃었다.강진성은 “계속 나가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면서도 “전반기에 잘했던 걸 후반기에 이어 가지 못해 아쉽다”고 돌이켰다. 8월에 당한 엄지손가락 부상이 문제였다. 강진성은 “손가락 부상으로 쉬다가 다시 방망이를 잡았는데 힘을 못 쓰겠더라”고 했다. NC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휴식기간이 생겼고 강진성은 컨디션을 회복했다. 그 결과 강진성은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0.304(23타수 7안타)로 창단 첫 우승에 기여했다. 강 심판은 “심판 마음은 내려놓고 아빠 마음으로 긴장하며 봤다”면서 “6차전에 직접 갔는데 우승하고 나서도 거리두기 때문에 같이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시즌이 다 끝나고 보니 부자에게 2020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됐다. 강진성은 “힘들었는데 시즌이 다 끝나니까 행복한 사람이 돼 있더라”고 돌이켰다. 강 심판도 “아빠 입장으로서 참 행복한 해”라며 “끝까지 완주한 것이 너무 고맙고 대견하다”고 미소 지었다. 글 사진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엽서 한 통이 선물하는 여행 추억… 비대면 관광에 ‘느린 우체통’ 각광

    엽서 한 통이 선물하는 여행 추억… 비대면 관광에 ‘느린 우체통’ 각광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주목받는 언택트(비대면)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추억과 낭만을 선사하면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우정사업본부는 15일 현재 전국에 설치한 느린우체통이 모두 321개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91곳(28.3%)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인천 49곳, 강원 46곳, 부산·경남·울산 42곳, 충청 29곳, 전북 25곳, 전남 22곳, 서울 9곳, 제주 8곳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 해 수천~수만통의 엽서가 접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경남 창원시 명물인 저도 연륙교 ‘콰이강의 다리’에 세워진 느린 우체통에는 지난 6월까지 10만통의 엽서가 쌓였다. 2017년 3월 설치한 지 3년여 만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해 경주 보문관광단지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2만 2805통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최근 서천종합관광안내소를 비롯해 마량리 동백나무숲, 신성리갈대밭, 춘장대해수욕장, 문헌서원, 국립생태원 등 주요 비대면 관광지 6곳에, 경북 김천시는 지난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명대사공원과 부항댐 2곳에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느린 우체통은 우정사업본부와 지자체가 2009년 5월 인천 영종대교기념관(현 영종대교휴게소)에 처음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우편물은 일정 기간(1개월~1년)이 지나야 배달된다.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소중한 추억과 설레는 기다림을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 많은 분께 행복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는 ‘느린 우체통’…곳당 연간 엽서 수만통 접수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각광받는 ‘느린 우체통’…곳당 연간 엽서 수만통 접수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언택트(비대면)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느린 우체통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추억과 낭만을 선사하면서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에 설치된 느린우체통은 모두 321개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91곳(전체의 28.3%)으로 가장 많다. 이어 경기·인천 49곳, 강원 46곳, 부산·경남·울산 42곳, 충청 29곳, 전북 25곳, 전남 22곳, 서울 9곳, 제주 8곳 등의 순이었다. 느린 우체통은 주로 지역의 유명 관광지나 공원, 사찰, 기차역 등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느린 우체통 사업은 우체국·지자체·공공기관이 폐우체통을 활용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5월 인천 영종대교기념관(현 영종대교휴게소)에 처음으로 설치된 후 전국 곳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늦어도 3일이면 도착하는 일반 우편과 달리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우편은 일정기간(1개월~1년)이 지나야 배달된다. 장소별 특색이 담긴 사진을 배경으로 한 엽서가 비치돼 있으며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지자체 등은 우체통에 쌓인 엽서를 모아 우체국을 통해 무료로 발송해 준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한 해 수 천~수 만 통의 엽서가 접수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남 창원시 명물인 저도 연륙교 ‘콰이강의 다리’에 세워진 느린 우체통에는 지난 6월까지 10만통의 엽서가 쌓였다. 2017년 3월 이 곳에 느린우체통 2개가 설치된 지 3년여 만이다. 우체통 하나는 1달 뒤 배달하는 엽서를, 나머지 하나는 1년 뒤 전달하는 엽서를 받는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해 경주 보문관광단지 느린 우체통에 접수된 2만 2805통을 발송했다. 2015년 하반기에 시작한 느린 엽서는 2015년에 1897통, 2016년 4775통, 2017년 1만 8583통, 2018년 2322통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런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비대면 관광지에 느린 우체통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최근 서천종합관광안내소를 비롯해 마량리 동백나무 숲, 신성리갈대밭, 춘장대해수욕장, 문헌서원, 국립생태원 등 주요 비대면 관광지 6곳에, 경북 김천시는 지난달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사명대사공원과 부항댐 등 2곳에 각각 느린 우체통을 설치했다. 김성조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소중한 추억과 설레는 기다림을 배달하는 느린 우체통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더 많은 분께 행복을 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여행의 자유, ‘코로나 면역 여권’이 되찾아 줄까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여행의 자유, ‘코로나 면역 여권’이 되찾아 줄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뒤 여행의 자유는 증발해 버렸다. 세계 각국이 국경을 단단히 걸어 잠그면서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여행은 기약 없는 기다림이 돼 버렸다. 하지만 국경의 벽을 넘는 길이 아예 막힌 것은 아니다. 헝가리는 지난 9월 ‘면역 여권’ 법안을 통과시켰다. 좀처럼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출구전략으로 등장한 면역 여권은 이미 코로나19에 한 번 감염됐거나 백신을 맞아 항체가 생성된 사람의 경우 재감염의 위험이 낮고 타인에게 전염시킬 우려도 적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등장한 정책이다. 헝가리는 지난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돼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자료를 제출하면 입국을 허가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 역시 다음주부터 유사한 정책을 시작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자국민에게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법적 처벌을 하지 않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미국 마운트사이나이병원 연구진이 코로나19에 감염돼 경증에서 중증도 수준으로 앓았다가 회복된 3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90% 이상은 감염 후 수개월 혹은 그 이상 동안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충분한 항체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를 이끈 애니아 와인버그 박사는 “항체로 인한 면역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에 대한 과학적 증명은 충분하지 않지만, 면역 여권을 이용해 헝가리 등의 국가에 입국하는 사람이 재감염되거나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은 낮다”면서 “면역 여권은 사회활동을 재개하고 여행을 허용하는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면역 여권이 보편적 권리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아이슬란드 보건청의 한 수석 역학자는 CNN과 한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와 여행 제한은)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사람들에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본적인 정의의 문제이며 타인을 전염시키지 않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 수 있는 의학적 상태일 경우 다수에게 위험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4월 “코로나19에서 회복돼 항체가 있는 사람들이 재감염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증거는 없다”며 면역 여권 발급에 대해 거듭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미국 하버드대의 보건 전문가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성을 증명하기 위해 불법적인 방법을 쓰는 것”이라며 “항체 생성을 위해 코로나19에 일부러 감염되려고 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면역으로 발생하는 사회 계층화 및 무료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항체 보유 여부가 또 다른 차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걱정하는 의견도 있다. 머지않아 면역 여권이 암시장에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우울한 예측도 나온다. 면역 여권으로 여행의 자유를 되찾거나 산업이 활기를 띤다 할지라도 그로 인해 잃는 것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득과 실을 면밀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huimin0217@seoul.co.kr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마이너스 손의 사정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마이너스 손의 사정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자리 털고 일어나 노트북을 들고 양평 쪽으로 향했다. 강이 보이기에 차를 세우고 들어온 카페. 묵직한 라떼 한 잔 시켜서 원고 마무리 짓는데, 아, 산만하고 귀 밝은 나! 또 옆자리 이야기 다 들린다. 6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 두 분이 오랜만에 만나신 것 같다. “나 언니 말 듣고, 여기 공기 좋은 데로 온 거잖아. 난 그게 너무 행복해. 우리 아저씨도 그러잖어. 너무 넓으면 적적하다고. 그냥 53평 정도나 56평 정도 되는 데 고른 게 딱 좋았어. 아, 그럼, 그럼. 여기(팔을 휘휘 저으며) 강 껴야지. 아침에 일어나서 물안개 타악~ 낀 거 보는 게 얼마나 행복한데, 언니.” “왜 없는 할머니들 술 먹고 웨애애애~ 하고 노는 것 있잖아, 나는 그게 좋아. 그냥 자식들 잘돼서 용돈 받으면서 말이야, 손주들 오면 그 돈 모아서 용돈 주고. 학교라도 입학하면 좀 보태서 입학금이나 좀 주고…… 이러고 사는 게 좋아. 있는 사람들 보니까 별로 안 행복하더라고. 어. 돈 쥐고 있으면 안 행복해. 그냥 소소하게 사는 게 좋아.” 그 짧은 시간 들리는 말소리로 이 멋쟁이 할머님 신상 파악 완료! ‘김치공장을 오래 운영하심. 지금은 처분. 아들은 지금 미국에 있음. 아저씨도 은퇴하고 집에서 삼식이 하고 계심. 그거 꼴 보기는 싫지만, 주말이면 따로 농장 내려가시니 내내 그것만 기다림.’ 얼마 전에는 아파트 분양을 받을 때 ‘마이너스 옵션 제도’를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 조목조목 짚어준 글을 읽어 보았다. 부끄럽지만, 나는 마이너스 옵션에 대해 이번에 처음 알았다. 청약이나 내 집 마련에 대해서 영 관심이 없다기보다 아직은 내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서 급한 일만 생기면 꽤 목돈이 모인 청약 통장을 깰까 말까 망설인다. 마이너스의 손! 그러니, 옆자리의 아름다운 두 여사님의 대화가 나로서는 ‘꿈의 대화’로 들릴 수밖에. 한 번 구경도 못한, 50평대의 리버뷰 낀 아파트에 사시는 여사님. 손주들 입학금이나 주면서 소소하게(?) 살고 싶으시다는 마음이 경이롭게까지 들렸다. 하신 말씀처럼 정말 돈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나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돈이 없어서 불행하고 불편한 것을 너무 많이 겪고, 또 본지라. 돈이 많아도 여전히 불행한 사람은 있을지언정, 부자가 누리는 편익은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의 한 형태일 것이다. 서민들은 어떻게 하면 ‘보이지 않는 천장’을 뚫을 수 있을지 방법을 찾고 싶다. 부는 세습만이 정답인 건가. 나도 두 팔 걷어붙이고, 내 사업, 김치공장이라도 운영하며 우먼파워를 보여 주어야 하는가! 지금 이 글을 마무리 짓고 있는 내 마음은 ‘그래도 우리에겐 희망은 있으니 끝까지 버텨보자고요’라며 우리들의 뻔히 밝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왠지 내 사정은, 집을 마련할 방법은 ‘버티는 것’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지금, 이 순간 벼락같이 꽂힌다. 파바박!
  • ‘탄소산업 전도사’ 15년 뚝심… 전북이 미래 먹거리 이끈다

    ‘탄소산업 전도사’ 15년 뚝심… 전북이 미래 먹거리 이끈다

    “전북에 오면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보이도록 만들겠습니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1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15년 전 전북의 지역산업으로 출발한 탄소산업이 이제 국가 전략산업으로 성장한 만큼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되도록 생태계 완성에 주력하겠다”며 발전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송 지사는 전주시장 재임 시절이던 2006년 정부는 물론 기업조차 관심 없던 탄소산업에 과감히 도전장을 낸 선구자다. 그는 탄소섬유 개발기반이 전혀 없는 국내에 연구개발·생산설비 구축, 기업 유치, 산업단지 조성, 관련법 제정까지 열정을 쏟아부어 산업의 새로운 축을 형성했다. 그를 ‘대한민국 탄소산업 전도사’로 부르는 이유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전주에 들어서 전북이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뚝심으로 탄소산업을 이끌어 온 송 지사는 “연말까지 제2차 탄소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기술 고도화,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 수소산업과의 연계, 관련 사업의 국가사업화를 추진하겠다”며 탄소산업의 미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송 지사와의 일문일답.-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탄소산업 발전을 이끌었다. 사업 추진 배경과 동기는. “전주시장 재임 초기 탄소산업의 발전 잠재력을 알게 됐다. 전북의 제조업 기반이 섬유와 경공업 등으로 한정돼 있다 보니 미래 제조업인 탄소산업은 매력적이었다. 활용 분야도 생활용품에서부터 항공산업까지 무궁무진해서 전북의 미래 먹거리가 될 만했다. 국내에 탄소섬유 개발 기반이 전무해 블루오션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었다.” -국내 최초로 지자체가 직접 탄소섬유 연구개발 및 시험용 설비를 구축했다. 기업도 하기 어려운 분야에 나선 이유는. “부품소재산업은 오랜 연구와 막대한 자본 투자가 필요하다. 수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에서는 원천소재 개발에 투자할 만한 이점이 없다. 정부도 탄소소재산업의 중요성에 주목하지 않았다.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탄소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고 지자체에서라도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전북에서 먼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시험생산설비를 갖춰 산업 기반을 마련하면 산업화라는 결실로 이어지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기다림은 길었지만 탄소산업은 국가산업화라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전국 최초로 기초 지자체에 탄소산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했다. 당시 현황은. “탄소산업에 대한 국내 인식은 미미했다. 전주시장 시절 탄소산업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었을 정도다. 국내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탄소소재 상품도, 연구개발 기반도 없었다. 기업은 선진국의 원천소재를 수입해 가공·판매하는 형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 탄소산업을 육성하겠다고 하니 다들 무모한 도전이라고 했다. 그러나 산업화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제조업 기반이 없었기에 무모함보다는 가능성이 더 크게 보였다. 전주기계산업리서치센터를 기계탄소기술원으로 개칭하고 탄소섬유 생산시스템 기반 구축, 탄소전문기관으로 탈바꿈시켰다. 2008년 효성과 탄소섬유 공동개발에 도전했다. 공동연구 2년 만에 국내 최초로 T-700급 중성능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 제·개정을 이끌어 냈다. 어려움은 없었나. “탄소산업을 지역 산업으로 바라보는 편견과 탄소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탄소산업 전담부서가 없어 더 힘에 부쳤다. 기획재정부도 제2차 공공기관 선진화 사례를 들며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반대했다. 정치권에서도 전북의 지역산업에 투자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반대가 컸다. 이런 편견을 극복하려고 전력을 다했다. 탄소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미래 가능성을 설명하고 동의와 협조를 당부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부품소재에 국민적 관심이 컸던 일도 큰 도움이 됐다. 다행히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법 개정을 이뤄 낼 수 있었다.” -15년 동안 탄소산업 육성에 열정을 쏟아 ‘탄소산업 전도사’로 불린다. 성과를 꼽는다면. “가장 큰 성과는 지역산업이었던 탄소산업을 국가가 책임지고 육성하는 국가 전략산업으로 확실하게 인정받았다는 점이다. 전북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연구개발과 탄소산업 발전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성과다. 국가탄소산업을 이끄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으로 기업 유치와 산업 생태계 구축, 연관산업이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가 드디어 완성됐다. 전북에는 국산 탄소소재를 대량 생산하는 공장이 있고 이를 활용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창출하는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가 올해 지정됐다. 탄소 관련 기업을 집적화하는 국내 유일의 탄소소재 국가산업단지도 지난해부터 조성하고 있다. 지역 대학들이 탄소 관련 학과를 개설해 연구개발인력도 풍부하다. 탄소소재는 친환경 소재로 수소경제, 재생에너지 등 그린뉴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 -전북이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 감회는. “탄소소재법 개정과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까지 쏟은 시간은 3년하고도 두 달이 더 걸렸다. 탄소소재법 제정에 도움을 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 진흥원 설립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해 준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과 도내 국회의원들께 감사드린다. 탄소산업 육성의 동반자였고 개척자인 강신재 전북대 교수와 전북에 탄소섬유공장을 건립한 효성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늘 큰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시는 도민들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의 과제는. “탄소산업은 아직도 초창기 상태다. 전북의 탄소산업 체질 강화가 가장 중요한 추진 과제다. 소재·중간재·부품·완제품에 이르는 전 주기 탄소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겠다. 전북에 오면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현재와 미래가 보이도록 만들겠다.” -탄소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자리매김하려면 생태계 조성이 필수다. 복안은. “결국 기업이 들어와야 생태계가 완성된다. 기업이 오고 싶은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2022년 탄소특화 국가산업단지가 문을 연다. 미래가 밝은 70여개 탄소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연구개발에도 노력하겠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 지정으로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내년부터 추진되는 탄소융복합산업 규제자유특구도 탄소산업 발전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다. 탄소소재를 이용한 소형 선박, 대용량 수소이용용기, 소방차 물탱크 등 다양한 제품의 실증까지 특구 내에서 완료하면 시장 진출이 빨라질 것이다.” -탄소산업진흥원 지정을 계기로 관련 산업 발전 전략이 시급하다. 계획은. “2019년부터 5년 주기로 전북 탄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올해는 제2차 계획이 연말에 수립된다. 종합계획에는 탄소소재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 대응과 정보통신기술 등과의 융합 방안을 마련한다. 탄소산업과 수소산업과의 연계협력 방안과 기술개발 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종합계획의 중장기 정책과제를 정리해 내년 3월에 출범하는 한국탄소산업진흥원과 연계, 협력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의 국가사업화 및 연구개발을 진행할 방침이다.” -지방출연기관의 국가기관 승격은 매우 드문 사례다. 과제와 대책은. “산업부 운영준비위원회와 협조하면서 출범을 위한 행정절차를 꼼꼼히 살피겠다. 하지만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국가 예산을 확보하는 게 과제다.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큰 목표는 진흥원의 조기 정착이다. 여러 가지 지원책을 구상하고 있다. 진흥원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도지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민관협의체도 운영해 진흥원 정착을 도울 계획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김태년 “시간 끌면 공수처 법 개정” vs 주호영 “힘 믿다 망한다”(종합)

    김태년 “시간 끌면 공수처 법 개정” vs 주호영 “힘 믿다 망한다”(종합)

    법사위·공수처 추천위 25일 동시 진행김태년 “野 비토권 악용해 추천위 공전 의도,출범 지연 없도록 필요한 조치 취할 것”이낙연 “국민 더 지치게 해선 안 돼”민주 “추천위보다 공수처 개정안 통과 우선”주호영 “형식적 추천위 안돼…합의 추천해야”정의 “공수처 개정, 명분도 실리도 없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놓고 여야가 ‘벼랑 끝 담판’에 나선다. 공수처장 후보 선출을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25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로 속개되는 공수처장 추천위 회의와 여당의 법개정 추진에 따른 법안소위가 동시에 열리는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더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이미 법사위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도록 여당에 유리하게 법 개정을 하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힘 믿고 무리하다 망친 정권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의당도 공수처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명분도 실리도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수처장 추천위는 앞서 민주당이 활동 시한으로 정했던 지난 18일 3차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 측이 비토권을 남용해 지연 전략을 편다고 판단,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공수처법 개정에 나선 상황이다. 여야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김태년 “재소집된 처장 추천위서도 野 발목잡기 하면 법 개정 속도낼밖에”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재개와 관련, “재소집된 추천위에서도 (국민의힘이) 발목잡기를 계속한다면 법 개정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 법사위 법안소위가 열리는 만큼 개정을 위한 법안 심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어제 야당도 동의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가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비토권을 악용해서 추천위를 공전시키려는 의도”라면서 “지금까지 행태로 봤을 때 야당의 의도적 시간 끌기에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 출범은 변치 않는 민주당의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공수처 출범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이낙연 “공수처, 법사위서 처리하라” 주호영 “공수처, 권력형 비리 쓰레기 하치장”이낙연, 주호영에 “상식 벗어난 막말” 비판 이낙연 대표는 전날 공수처 출범과 관련해 “법사위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 달라”며 “오랜 교착이 풀리길 바라지만 이제는 더는 국민을 지치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괴물 공수처는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치장”이라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에 대해 “상식에 어긋나는 막말”이라면서 “야당의 집요한 방해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에도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 존중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하는 결과가 됐다”면서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다. 이제 더는 국민이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거듭 처리를 지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파격적인 결과를 내놓으면 모르겠지만 쉽지 않다”며 “(추천위 회의는) 부차적이고, 우리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추천위에서 처장 후보 결정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국민의힘의 어떤 주장과 행동도 인정할 국민이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주호영 “민주, 냉정 찾고 무리하지 마라”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발끈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추천위가 형식적으로 열려서 알리바이를 만들어주는 데만 쓰여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합의추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법 개정 시도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냉정을 찾아서 무리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힘 믿고 무리하다 망한 나라, 망한 정권, 망한 회사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주호영 “추미애보다 더 막무가내‘내 편’ 공수처장에 앉힐 게 분명”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정부·여당의 공수처법 개정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주 원내대표는 “괴물 공수처가 출범하면, 청와대와 권부 요직에 앉아 불법으로 이권을 챙기는 권력자들의 사건이 불거져도 공수처가 사건을 가져가 버리면 그만”이라며 “권력형 비리의 쓰레기 하치장, 종말처리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장에는 “추미애보다 더한 막무가내 ‘내 편’을 앉힐 게 분명하다”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정권이 공수처법 개정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정권의 통치기술은 대란대치(大亂大治), 세상을 온통 혼돈 속으로 밀어 넣고 그걸 권력 유지에 이용한다는 것”이라며 “대란대치를 끝장내려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 “野 비토권 무력화 시킨 공수처, 어떤 권위·신뢰 가질 지 의문” “민주, 추천위 오른 후보 검증이 먼저” 정의당도 “법 개정을 통해 야당의 비토권을 힘으로 무력화시키고 출범하는 공수처가 어떤 권위와 신뢰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장혜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지난해 공수처법을 처리할 때의 가장 큰 명분은 야당의 강력한 비토권이었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그는 “공수처를 설치도 하기 전에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을 강행한다면 입법부인 국회가 웃음거리가 된다”면서 “‘최초의 준법자는 입법자인 국회여야 한다’는 상식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지금 여당이 들어야 할 카드는 섣부른 법 개정이 아니라, 후보 추천위에 오른 후보들이 정말로 법이 정한 자격요건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일각서도 “비토권 무력화 바람직 안 해” 민주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법에 마련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의힘도 위험성이 덜하고 중립적인 인물이라면 합의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 틀에서 최선의 합의를 이뤄내야 되는데, 최선의 인물을 선정할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그래도 덜 위험한 인물을 선정하는데 좀 더 주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대한변협회장과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하는 새로운 인물이든, 하여튼 그 인물들 중에서 줄여가는 두 분을 선정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야당 거부권 없애는 이낙연 “공수처법 악용 더는 안 돼”…野 폭발직전(종합)

    야당 거부권 없애는 이낙연 “공수처법 악용 더는 안 돼”…野 폭발직전(종합)

    李 “野, 공수처법 소수의견 존중 규정 악용”“법사위원들, 국회법 절차 따라 처리하라”“文 독대서 추미애-윤석열 언급 없었다”신동근 “머뭇거릴 이유 없다…연내 출범”野, 강경 투쟁노선 언급…“투쟁 시간 온다”홍준표 “‘국민의짐’ 조롱, 무투쟁 노선 때문”국민의힘 헌재 항의 방문 “위헌 조속 결정해”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지연에 대해 야당을 겨냥해 “공수처법의 소수 의견 존중 규정이 악용돼 국민의 기다림을 배반하는 결과가 됐다”면서 “이제 더는 국민이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거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공수처법을 바꾸면서까지 밀어붙이기를 강행하자 강경 투쟁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무법천지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전면 투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전 국민의힘 출신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의짐’ 조롱은 무투쟁 노선 때문”이라고 가세했다. 李 “공수처, 국민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 이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공수처는 우리 국민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대적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법제사법위원회가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달라”며 공수처법 개정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이 대표는 “올해 정기국회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공수처법을 비롯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공정경제 3법 등 미래입법과제를 발표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는 공수처장 후보 추천 방식을 바꾸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에서 당 소속 법사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소수 의견을 존중하려고 했던 공수처법이 악용돼 공수처 가동 자체가 저지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고 강조했다.김종민 “더 못 물러서, 올해 공수처 출범”“25일 법사위-본회의 의결까지 마칠 것” 김종민 최고위원은 “넉 달 넘게 야당과 협상하고 존중하고 대화한 결과가 후보 추천 무산”이라며 “더는 물러설 수 없다. 25일 법사위 법안소위부터 시작해 본회의 의결까지 마쳐 올해 안에 공수처 출범까지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은 “더는 인내할 수 없어 절차를 밟겠다고 하는 것을 두고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깡패짓’이라고 했다고 한다”면서 “밥상을 엎어버려 새로운 상을 차리는 것이 깡패짓인가, 밥상을 엎는 게 깡패짓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이라는 국민 염원에 부응하려면 공수처는 올해 안에 출범해야 한다”며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고 했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3차 회의 후 추가 회의는 없다고 밝혔지만 민주당은 기존 추천위를 되살려 빨리 처장 후보를 낼 계획이다. 현행법상 추천위원 2명 이상이 반대하면 후보자를 낼 수 없도록 보장한 야당의 비토권을 약화한 뒤 기존 추천위를 통해 최대한 단기간에 후보 추천 절차를 마무리 짓겠단 것이다. 법사위원인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수처법 개정, 추천위 존속”이라며 “법 개정 시 기존 추천위는 여전히 존속하게 된다. 만약 새로 처음부터 추천위를 구성하는 것으로 가면 또 얼마나 공수처 출범이 지연될지 모를 일”이라고 밝혔다. 역시 법사위원인 박주민 의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 “남은 카드는 법 개정 카드밖에 없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국민의힘, 힘 실리는 강경투쟁론 정진석 “독주 지켜볼 수만 없다” 민주당의 공수처법을 개정해서라도 야당의 거부권을 삭제하려 하자 국민의힘에서 강경 투쟁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제1야당이 너무나 무력하고 존재감이 없다는 원성이 자자하다”며 “우리가 공산주의 일당독재에만 존재한다는 위성정당, 꼭두각시 정당, 관제 야당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더는 저들의 독주와 민생 파탄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리 당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제원 의원도 “무법천지가 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전면 투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공수처법 개정안이 민주당의 폭거로 날치기 통과되는 순간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당 밖에 있는 무소속 홍준표 의원 역시 “‘국민의 짐’이라고 조롱받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온갖 악정과 실정에도 2중대 정당을 자처하는 지도부의 정책과 무투쟁 노선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지도부에서도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할 경우 이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는 기류가 감지된다.주호영 “함부로 법 바꿔 공수처장 임명시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함부로 법을 바꿔 공수처장 같지 않은 처장을 임명하려 한다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좌시하지 않고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라를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게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하나”라고 되물으면서 “대통령부터 여러 사람이 법에 거부권이 보장돼 있어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공수처장은 뽑힐 수 없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여권을 성토했다. 배준영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명분마저 잃은 공수처를 끝내 강행한다면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밝혔다.국민의힘 법사위원 헌재 항의방문“공수처법 위헌 결정, 의도적 늦추나” 헌재 사무처장 “신속히 판단하겠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공수처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헌재가 차일피일 판단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종문 헌재 사무처장을 만나 “헌재가 공수처법 위헌 여부에 대한 결정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며 “‘코드 인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헌법과 원칙, 보편적 상식 차원에서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공수처법 관련 평의는 어제도 늦게까지 진행됐다”며 “위헌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답했다고 법사위원들은 전했다.이낙연, 文 독대서 개각 관련“구체적인 사람 얘긴 안했다” “전세난 얘기는 없었다” 한편 이 대표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는 보도와 관련, “(그런 언급은) 없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또 ‘독대 당시 전세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개각 논의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자리나 사람을 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은형의 밀레니얼] 밀레니얼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이은형의 밀레니얼] 밀레니얼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제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한 만큼 적어도 3년은 다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벌 계열사에 입사한 새내기 사원이 전 임직원이 모인 워크숍 자리에서 이렇게 다짐했다. 최고경영자(CEO)부터 새내기까지 모두 모여 외부 강의를 듣는 자리였고 마침 새내기들이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자리가 마련된 참이었다. 혹시 30년을 3년으로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한 것은 외부 강사만은 아니었다. 새내기 사원은 당당하고도 밝은 표정으로 정확하게 ‘3년’을 발음했고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상기된 사람은 중년 이상의 임원들이었다. 밀레니얼과 Z세대에게 시간개념은 완전히 다르다. 그들에게 시간은 매우 짧고 즉각적인 개념이다. 물건을 주문하면 즉시 배송 상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즉시 배달이 시작돼야 하며, 반납을 원하면 즉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들을 대상으로 로켓 배송, 총알 배송, 새벽 배송, 드론 배송이 등장한 것은 당연하다. 자신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빠르지 않으면 외면하고 다른 서비스를 찾기 때문이다. 그래서 MZ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모바일앱의 속도와 편리성은 생존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시간개념이 짧은 만큼 인내심이 부족하다. 그들에게 기다림은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선배 세대는 이처럼 시간개념이 완전히 다른 밀레니얼과 어떻게 함께 일해야 할까? 먼저 밀레니얼 세대의 시간개념을 이해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3년’을 매우 긴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밀레니얼의 태도를 ‘틀렸다’고 판단하면 출발선에 함께 설 수도 없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3년 근무하겠다’는 지원자를 불합격시킨 어느 중소기업 CEO의 후회 섞인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CEO는 그 지원자가 아주 마음에 들었지만 ‘3년’이라는 말에 탈락시켰다. 사실 그 지원자가 입사한 후 정말 자신에게 맞는 직장이라고 판단한다면 3년이 아니라 5년, 10년을 다녔을 수도 있다. 밀레니얼의 시간개념을 감안해 ‘손에 잡히는 목표’를 제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회사 업무의 프로세스를 재정의해 보자. 조직 차원에서는 연간 계획뿐 아니라 5년 후, 10년 후 장기 계획과 전략적 비전이 필요하지만 밀레니얼 구성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다 구체화ㆍ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정량적인 목표는 마일스톤을 잘게 쪼개 주고 정성적인 목표는 구체적으로 행동을 서술해 줄 필요가 있다. 연간목표, 분기별 목표가 있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월별, 주별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 조직의 핵심가치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서술해서 제시하는데 예를 들면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팀원의 업무에도 관심을 가지고 돕는다’와 같은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손에 잡히는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했을 때 칭찬하고 축하하고, 그리고 인정해 주자. 가치행동을 했을 때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피드백을 즉시 주자. ‘작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자주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은 밀레니얼에게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 회사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 준다. 하지만 밀레니얼의 시간개념에 맞추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밀레니얼의 시간개념을 확장시켜 줄 필요가 있다. 먼저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서 출발한다. 피드백 또는 멘토링 시간을 통해 질문을 해 보자. “앞으로 3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회사가 어떤 지원을 해 주기를 바라는가.” 자신의 성장과 회사가 연결돼 있으며 성장을 도와줄 수 있음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경력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좌표를 찍게 함으로써 관점을 확대해 보자. 그리고 질문의 범위를 넓혀 보자. “MZ 고객의 동향은 앞으로 1년 후, 3년 후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우리 회사는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네가 생각할 때 팀장의 고민은 무엇일까.” “우리 회사 CEO의 고민은 무엇일까.” 마음을 열고 진지하게 묻고, 이야기를 나누는 선배를 통해 밀레니얼의 관점은 확대되고 장기화할 것이다. 이런 피드백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밀레니얼과 부딪치며 일하는 팀장들에게 시간과 자원을 충분히 넘겨 줘야 할 이유다.
  • [신간] 빗장을 열다/이정순 시인

    [신간] 빗장을 열다/이정순 시인

    문학은 어떤 말의 어떤 속성, 함축성, 감정 유발성, 경험 등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삶의 테두리로 형성된다. 즉 문학은 인간이 가진 정서의 표현이며, 사회구성원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글을 통해서 상호 가치를 공유한다고 할 수 있다. 글이라고 모두 문학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함축적이고 정서를 유발하는 글, 서술한 자체로 충족된 의미 있는 세계를 이루는 작품들이 문학의 가치다. 이같은 문학의 한 장르인 시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경험과 융합하는 정신적인 활동이다. 문맥속에서 언어 조작에 대한 충실성을 도모하는 것이 기본적인 맥락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경험의 시학’에 대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경험의 편차로 만들어진다. 한 편의 시는 기억의 근본으로 드러내기 기법과 감추기 기법의 편차를 시 속에 화자를 투영해 감각적인 표현을 사용해 마무리된다. 이정순 시인의 새 시집 ‘빗장을 열다’(그림과책)는 현대 시가 가진 맥락 속에서 경험 소재로 감각적인 형상을 다양하게 표현한 작품집이다. 표제 시 ‘빗장을 열다’는 화자의 경험적인 맥락을 통하여 시적인 전개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득한 장독대 주인 손길 기다림에 지친 몰골 그제 내린 빗물인지 눈물인지 점점이 얼룩 흔적들 밀려드는 설움 눈 설레 마주한 날 자드락 비 몰아친 날 햇빛 짱짱한 날 분주하던 어머니 투명한 그리움 한바탕 쓸고 닦고 어머니 마중하고픈 오늘 -‘빗장을 열다’ 중에서 문학평론가 김환철 시인은 “문을 닫고 가로질러 잠그는 막대기인 ‘빗장’을 시의 소재로 도입해 추억의 경험을 독자들에게 인지시키는 동시에 그리움을 발현시키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빗장’이라는 매개체로 어머니가 계실 것 같은 공간 속에 어머니의 손길이 닿은 화초, 대청마루, 장독대 등 추억의 사물들을 도입하여 어머니에 대한 간접적인 만남을 꿈꾼다. 지금은 화자의 곁에 없는 어머니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이 작품에 다양한 시어들을 통해 녹아있다. ‘한바탕 쓸고 닦고 어머니를 마중하고픈 오늘’에서는 어릴 때 집안 청소를 해 놓고 칭찬받고픈 아이의 마음이 투영돼 있으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오신다는 동화적이 판타지적 요소도 결합됐음을 알 수 있다. ‘빗장을 열다’는 시공을 초월한 장면과 교감을 통한 기발한 상상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김 시인은 “이정순 시인의 작품세계는 시인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하여 시적 미학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실존적인 체험을 통해 기억을 복원하고 재현해 시인의 특유한 시선으로 시를 전개하고 있다”며 “특유한 미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직관적인 표현을 초월해 상상력의 도입과 판타지적인 동화 요소를 결합해 이정순 시인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시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빗장을 열다’는 제17회 풀잎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우수 시집으로 선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만추’ 단상/오일만 논설위원

    입동(立冬)이 지나니 성큼 추위가 다가온다. 더 붙잡아 두고 싶지만 세월은 거꾸로 돌릴 수는 없는 법, 그 곱던 단풍 대신 낙엽에 취하는 시간이다. 나무들마다 잎사귀를 떨구며 나목(裸木)의 자유를 갈구하는 만추의 계절이다. 허무한 마음으로 가을의 자락에서 서성이며 겨울의 길목을 향해 가는 중이다. 봄철 ‘벚꽃 엔딩’을 듣는 것처럼 이 계절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만추’(晩秋)다. 낙엽이 바람에 흩날리는 늦가을, 머리까지 목도리로 감싼 여주인공의 고혹적인 표정이 선하다. 남녀의 복잡한 심리를 감각적인 영상미로 풀어냈다.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 내면의 공허함을 멋지게 그려냈다. 젊은 세대에겐 중국 스타 탕웨이와 현빈의 영화(2011년)로 기억되지만 사실 1966년 거장 이만희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 배경도 안개가 자욱한 미국 시애틀로 옮겼지만 낙엽이 뒹구는 공원 벤치에서 하염없이 그를 기다리던 주인공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중년 세대에겐 TV 드라마로 친숙한 탤런트 김혜자의 데뷔작 ‘만추’(1982년)가 인상적이다. 끝내 오지 않은 기다림 끝의 마지막 멘트가 압권이다. “그 사람 반드시 와. 꼭 와줄 거야….” 절망 속에서 희망을 건져 내려는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oilman@seoul.co.kr
  • 2달 공백의 기다림 화려한 가을본색으로 돌아오다

    2달 공백의 기다림 화려한 가을본색으로 돌아오다

    부상 이탈로 팀에 큰 고민을 안겨줬던 두산 외국인 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팀의 가을야구 첫 승리를 이끄는 화려한 투구로 2달 공백의 아쉬움을 한방에 씻어냈다. 플렉센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LG 타자들은 시속 155㎞에 달하는 플렉센의 불꽃 직구에 힘없이 물러났다. 이날 플렉센에게 안타를 뽑아낸 선수는 김민성, 채은성, 김현수 단 3명뿐이었다. 플렉센은 지난 7월 16일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나섰다가 최지훈의 타구에 왼발 옆쪽을 맞았다. 검사 결과 좌측 족부 내측 주상골 골절 진단을 받았고 당시 12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남긴 채 재활에 들어갔다. 플렉센이 2달 가까이 자리를 비운 사이 두산은 임시 선발로 자리를 메웠지만 성적이 기대한 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교체가 쉽지 않았던 만큼 두산은 기다림을 택했다. 그리고 플렉센은 복귀 후 다른 팀의 1선발 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기다려준 구단의 복덩이로 거듭났다. 비록 9월에는 승이 없었지만 10월에 4승 평균자책점 0.85로 활약하며 팀이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가을본색을 드러낸 플렉센의 실력은 11월에 열린 진짜 가을야구에도 어김 없었다. 패장 류중일 감독은 “플렉센 볼 공략 실패가 패인”이라고 진단했다. 승장 김태형 감독도 “플렉센이 염려스러웠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비록 플렉센의 이탈로 순위싸움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두산은 오랜 기다림이 달콤한 보상으로 돌아오며 미소 짓게 됐다. 플렉센이 지금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두산이 더 깊은 가을로 향했을 때 ‘미라클 두산’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제주, 황톳빛 바람이 분다

    제주, 황톳빛 바람이 분다

    제주서 38년간 완성한 40여점 소개 자연·사회·인간 내면의 ‘바람’ 담아이 거센 바람은 어디서 불어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하늘이 흔들리고, 땅이 뒤집히는 황톳빛 폭풍 한가운데서 한 남자가 등을 구부린 채 지팡이를 짚고 서 있다. 잔뜩 휘어진 소나무와 웅크린 초가집,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는 조랑말이 금방이라도 큰일이 벌어질 듯 위태로운 긴장감을 자아낸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지금 온통 제주의 빛과 바람으로 출렁인다. ‘폭풍의 화가’ 변시지(1926~2013)가 쉰 살에 고향 제주로 내려가 38년간 고유한 화법으로 완성한 작품 40여점을 소개하는 ‘변시지, 시대의 빛과 바람’ 전시가 한창이다. 황토색 바탕 위에 먹색 선으로 형태를 간결하게 표현하는 그의 제주 시절 화풍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대표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서귀포에서 태어난 화가는 여섯 살 때 가족과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미술학교에서 그림을 배웠다. 졸업 후 도쿄로 옮겨 일본 화단의 거장인 데라우치 만지로 도쿄대 교수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사실주의 기법과 후기 인상파 표현주의 등 서양 근대미술 기법을 익혔다. 1948년 ‘광풍회’전에서 최고상을 최연소(23세)로 수상하고, 이듬해 광풍회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변시지가 귀국한 건 1957년이다. 서울대 강의를 제안받고 돌아온 그는 이듬해 첫 개인전을 열어 국내 화단에 존재를 알렸다. “민족적인 기반 위에 나의 예술을 세워야겠다”는 결심으로 창덕궁의 비원 등을 극사실주의적으로 그려 한국의 전통미를 표현하고자 애쓴 시기였다. 일본과 서울에서 다양한 화풍의 변화를 시도했던 그는 1975년 제주에 정착하면서 마침내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발견한다. 고유의 색인 황토색을 배경으로 서양화의 인상주의 표현과 동양화의 문인화 기법이 하나의 캔버스 안에 녹아들었다. 황톳빛에 대해 작가는 생전에 “제주는 아열대 태양빛의 신선한 농도가 극한에 이르면 흰빛도 하얗다 못해 누릿한 황톳빛으로 승화된다. (…) 제주를 에워싼 바다가 전위적인 황톳빛으로 물들어 감을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서 빠질 수 없는 본질적 요소는 바람이다. 섬을 지배하는 자연의 바람이자 시대와 사회의 광풍, 인간 내면에 소용돌이 치는 본연의 바람을 모두 품고 있다. 그의 그림에 오직 한 사람만이 존재하는 건 절대적인 고독의 운명을 타고난 인간의 숙명을 성찰하는 작가의 자화상에 다름아니다. “예술은 언제나 공허하고 죽을 만큼 지루하게 영원한 반복 속에 갇혀 무엇인가 기다릴 것도 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것은 고독한 기다림, 비인칭적 기다림이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조성진, 2년 9개월 만에 국내 리사이틀…28일부터 6개 도시 팬들 만난다

    조성진, 2년 9개월 만에 국내 리사이틀…28일부터 6개 도시 팬들 만난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년 9개월 만에 국내 팬들과 다시 만난다.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조성진이 오는 28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 부산, 창원, 서울, 춘천 등 6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18년 국내 리사이틀을 처음 가졌던 조성진은 당초 7월 서울을 비롯해 7개 도시에서 연주를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모두 취소했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LA필하모닉 셀러브리티 시리즈,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120주년을 맞아 엄선돼 기획된 위그모어홀 시리즈에도 포함됐다. 도이치그라모폰과 독점 계약을 맺고 있는 조성진은 클래식 연주자로는 이례적으로 모든 음반이 플래티넘을 달성했고 지난 5월 8일 네 번째 정규앨범도 발매했다.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갖는 서울 리사이틀은 오후 3시와 7시 30분 두 차례 나눠 열린다. 조성진은 낮 공연에선 슈만 ‘숲의 정경’과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슈베르트 ‘방랑자 환상곡’을, 저녁 공연에서는 슈만 ‘유모레스크’와 시마노프스키 ‘마스크’,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를 연주한다. 두 차례 무대에서 모두 연주하는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실연을 접하기 어려운 곡이라 “뛰어난 작곡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연주하는 걸 좋아한다”는 조성진다운 선곡으로 꼽힌다. 조성진은 이 작품에 대해 “감각적이고 컬러풀하면서 드라마틱한 곡”이라고 말했다. 조성진에 대한 국내 팬들의 기다림을 보여주듯 지방 공연은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모두 마감됐다. 서울 공연 티켓은 22일과 23일 오픈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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