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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어떻게 풀까 (1)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치유책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부처가 내놓은 처벌과 단속 위주의 접근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가해자 치유를 위한 심리상담과 지원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일진회를 비롯, 가해학생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탈행위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체벌이나 보호관찰, 구금 등으로 이들을 처벌해 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오히려 학교폭력이 더욱 음성화하고 흉포화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가해학생의 심리와 치유사례를 해부하고, 전문가 진단과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학교폭력의 해결책을 모색해 본다. 지난 27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청소년수련관 상담실에 소년과 어머니가 찾아왔다.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가명으로 대면서 상담을 빨리 끝내달라고 재촉했지만, 소년은 “뭐가 부끄럽냐.”며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고등학교 1학년때 동급생을 폭행하고 1년을 휴학했다는 그는 중학교 시절에는 집단폭행의 피해자였다. ●“내앞에서 기니 기분이 좋았다” 중학시절 왜소한 체격이었던 승일(17·가명)이는 매일처럼 폭행과 갈취에 시달렸지만,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는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승일이가 고교에 진학한 뒤 키와 몸무게가 늘고 힘도 세어지자 상황은 역전됐다. 한두번 주먹을 쓰자 승일이를 대하는 친구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는 “복도를 걸어가면 학생들이 비켜서서 길을 만들어주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학교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교육부, 경찰 등 당국은 학교에 더욱 촘촘한 감시망을 펼치는 ‘강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가해학생들의 눈에는 당국의 조치들이 폭력의 장소를 학내에서 학외로 옮기는데 불과한 것으로 비쳐질 뿐이다. ●시험 망쳐도 야단 안치던 엄마보다 일진회 친구들이 더 좋아 지난해 일진회 ‘짱’을 맡았던 지희(15·여·가명)는 수수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기자를 만나러 왔다. 지난해 6월 원조교제를 하려다 경찰에 붙잡힌 뒤 학교를 쉬고 집에서 공부하는 지희는 ‘짱’시절 했던 화려한 액세서리와 미니스커트에 눈길이 가곤한다. 그렇지만 “옛날에 놀던 곳을 찾으면 마음이 들뜨긴 해도, 답답하더라도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지금이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지희는 중학교 1학년 때 그저 친구들이 좋아서 일진회에 가입했다. 시험을 망치고 담배를 피워도 야단도 치지 않는 어머니,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폭행사건만 터지면 불러서 추궁하는 교사는 마음에서 멀기만 했다. 지희는 “입학후 선도부에 들어가려고도 했지만 교사가 성적이 모자라 안된다고 했다.”면서 “적어도 일진회에 가면 나를 알아주는 친구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희가 일진회에서 빠져나왔던 것은 경찰에 붙잡혔기 때문이랄 수 있다. 담당 경찰관이 심리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복지사를 소개시켜 줬다. 학교에서 잘못을 추궁받을 때면 반항심이 앞섰던 지희에게 신기하게도 이 사회복지사는 몇 개월 지나도 원조교제나 일진회 얘기는 꺼내지 않고 “네가 하고 싶은 얘기를 들려 달라.”고만 했다. 지희는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마음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때리고 금품을 뜯으면서도 “너희들이 약하니까 맞는 것”이라고 떳떳해하던 지희는 지금은 피해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얼마 전 근처에서 지희가 아는 여학생들이 2명을 묶고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집단폭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가해학생들에게 뭐하는 짓이냐고 따끔하게 야단을 쳤다고 했다. ●내가 힘들어 상대방 기분은 배려 못해 지난해 4월 경찰서에서 포승에 묶인 채 기자와 대면한 적이 있는 경훈(17·가명)이는 훨씬 밝은 모습이 돼있었다. 오토바이로 날치기를 하다 넘어져 심하게 다쳤던 귀도 흉터 없이 아물었다. 춘천의 교정시설에서 생활하다 얼마 전 대안학교에 들어간 그는 “피해학생에게 미안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저 노는 것을 좋아하던 경훈이는 2001년 어머니가 집을 나간 뒤부터 엇나갔다. 술로 시름을 달래던 경훈이아버지는 이듬해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경훈이는 길거리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시신을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고, 외면하는 친척을 등지고, 친구집과 찜질방을 떠돌았다. 또래 아이들과 조직을 만들어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던 경훈이는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지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경훈이는 마음을 의지할 만한 사람은 아직 찾지 못했다. 교정시설을 나온 뒤 할머니집에 들어갔지만 가출을 되풀이하고 있다.“집을 나오더라도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노력했지 나쁜 짓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 때처럼 나를 옭아맬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해 본다. ●사업까지 그만두고 찾으러 다닌 아버지 덕에 수렁 벗어나 중학교때 노래방에서 후배들에게 가혹행위를 했던 희진(21·여·가명)씨는 지금은 대학생이다. 희진씨는 “나를 찾으러 다니느라 고생하신 아버지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조직’의 일원이 되었다는 희진씨는 “그때는 언니들이 하는 대로 그저 휩쓸려서 내가 뭘하는지도 몰랐다.”고 후회했다. 가출, 폭행, 본드흡입…. 엇나가기만 하던 희진씨는 헌신적인 아버지와 마음을 열어준 담임 교사가 다잡아줬다. 가스총까지 갖고 다닌 아버지는 비행이 일어날 만한 후미진 곳을 수시로 둘러보기까지 하며 희진씨에게 매달렸다. 운영하던 공장이 망해 포장마차로 생계를 잇기도 했다. 중3때 담임교사는 모범생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더 관대하고 기대를 가져 주었다.“수업시간에 화장실에 숨어 있는 나에게 처음 매를 들었던 선생님이 엉엉 우시는 것을 보고 따라 울면서 반성했다.”고 뒤돌아보는 희진씨에겐 전문기관에서 가해자 상담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희진씨는 “그때 친구들 가운데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오토바이를 타다 죽은 아이도 있다.”면서 “벗어나고 싶어도 환경이 힘들어 어쩔 수 없는 아이도 있는데, 마음 의지할 곳이 많았던 나는 운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를 때리고, 돈을 빼앗은 기억이 어른이 되면 얼마나 창피하고 후회스럽겠느냐.”면서 “주변에 도움을 청하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도 남겼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문가 진단과 해법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의 감시·단속을 강화하고 처벌수위를 높이는 ‘충격요법’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고, 오히려 폭력을 음성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해자 역시 ‘마음이 아픈 환자’라는 점에서 먼저 이를 치료해야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95년부터 5년간 안산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문제행동을 일으킨 학생을 상담했던 보라매 청소년수련관 상담실 목영경 팀장은 “가해학생 대부분은 어린 시절 윤리관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아 죄의식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면서 “가해학생의 처벌을 강화하거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충격적인 실상을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들이 정말 대단한가 보다.’라는 우쭐함만 키울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이들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고 인정해주는 곳에 있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시설 등이 손을 잡고 어느 한 곳에서라도 ‘지지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면 일진회 등의 결속력도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립방배유스센터 이유미 상담팀장은 “가해학생은 대부분 가정·생활환경이 어렵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청소년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형사처벌이나 사회봉사 같은 형식적인 조치보다는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장은숙 사무처장은 “가해학생도 우리가 보듬어야할 학생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나 전문 심리상담으로 감성적인 느낌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교육학과 권대봉 교수는 “병영체험과 같은 삼청교육대식 대책을 내놓는다고 가해학생의 심성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라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이 연계해 감옥이나 종교·장애복지 시설 등과 같은 곳에서라도 가해학생이 윤리성과 사회성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적으로 가해자 심리상담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위원 이춘화 박사는 “학교폭력예방과 대책에 관한 법률 15조의 가해학생들에 대한 조치에서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9개의 선택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심리상담 의무조항을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유인원 생태’ 2년6개월의 기록

    SBS가 2년 6개월에 걸쳐 취재한 아프리카 야생 유인원의 생태 다큐멘터리 ‘TV동물농장’(일 오전 9시40분)이 5회 연속으로 방영된다. 지난 2002년 일본, 카메룬, 기니 등에서 ‘인류의 형제동물’이라 불리는 3대 유인원인 고릴라, 침팬지, 오랑우탄을 취재해 방송했던 이 프로그램은, 그 뒤에도 취재를 계속해 2년 6개월간의 기록을 모았다. 1편 ‘자연의 대사관’에서는 생태계 파손과 밀렵으로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야생 고릴라의 보금자리인 카메룬의 림베 고릴라보호센터를 찾았다. 사람과 비슷한 꾀를 부리는 고릴라의 모습을 통해 이들의 지능 수준을 짐작해 본다.2편 ‘밀림의 킬링필드’에서는 밀렵꾼들의 충격적인 밀렵현장을 잠입 취재했다. 식용과 연구용으로 무분별하게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유인원들의 현실을 짚어본다. 3편 ‘숲속의 해방구’에서는 부모를 잃은 뒤 갈 곳 없는 어린 침팬지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보살피고 있는 ‘고아 침팬지’의 대모 카트리샤를 만나, 민간 동물애호가들의 따뜻한 노력을 엿본다.4편 ‘공부하는 침팬지 아이의 아름다운 증거’에서는 사람보다 빨리 숫자를 깨우치는 천재 침팬지 아이(Ai)의 모습을 통해 인간 진화의 비밀을 찾는 연구현장을 공개한다. 마지막 ‘2년6개월간의 기록’에서는 서아프리카 기니의 보소숲에서 전염병으로 죽은 새끼를 품에서 내려놓지 못하는 어미 침팬지의 감동적인 모습을 비춘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2)일본의 끝나지 않은 해양 정복욕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2)일본의 끝나지 않은 해양 정복욕

    아, 우리가 즐겨써 온 그 ‘현해탄’이란 이름 조차도 큐슈 북부의 특정 해변에서 비롯된 것이니, 식민 극복이 만만치 않음을 새삼 가슴으로 느낀다. 독도는 이같이 거대한 해류 위에 돌출된 시금석이리라. 독도를 독도 문제로만 국한할 경우, 결코 해양 패권의 세계사적 드라마를 읽지 못할 것이니,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어도 제국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일이다. 지난 10일. 일본 시마네현의회 총무위원회가 2월22일을 ‘다케시마의 날’로 정한다는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대통령과 한국 외무부가 아무리 ‘내 마누라론’을 주장하고, 침묵으로 묵살하고, 소극으로 일관해도 일은 끝내 벌어진 것이다. 사실 흥분할 것도 없다. 사태는 예정된 수순을 따랐을 뿐이므로. 주한 일본대사의 당당한 영유권 주장, 아사히신문 경비행기의 독도 진입작전, 게다가 한승조·지만원을 비롯한 국내 극우인사들의 맞불작전까지, 돌이켜 보면 우연은 하나도 없다. 영토분쟁을 표면화시켜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가기 위한 일본 지도부의 야욕이 마각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19세기 에도막부, 홋카이도 식민화 ‘다케시마’ 주장은 망언이 아니며, 망언은 실제로 없으니 망언이란 말을 써서도 안된다. 체계적이며, 장기지속적인 심대한 해양정책에서 비롯된 국가의지의 또다른 표현일 뿐 결코 돌출발언은 아니다. 일본의 노골적인 행태는 가히 고삐 풀린 망아지 수준이되, 관·민 합동으로 질서정연하게 치고 빠지면서 주연·조연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등 화려한 연출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시네마현의 조례 제정을 일본 정부가 만류했다고 하나 전혀 믿을 게 못된다. 양동작전일 뿐이다.‘식민지근대화론’의 미몽에 취해 선전·선동을 일삼던 지식인들을 비롯, 차제에 지난 수백년간 일본이 아시아 바다에 남긴 족적을 단계적으로 살펴 감고계금(鑑古戒今)의 계기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19세기에 에도(江戶) 막부는 ‘숲속의 사람들’ 아이누족의 영토였던 북해도, 즉 홋카이도를 식민화한다. 일단의 식민경영 세력이 ‘숲의 섬’을 치고 들어갔다. 그 후 100여년이 지난 오늘, 보호구역에 갇힌 ‘아메리카 인디언들’처럼 아이누들은 박제화되어 일본에서도 차별받는 2만여명의 혼혈아로 잔존할 따름이다. 일본은 홋카이도에 이어 사할린으로 손길을 뻗친다. 러시아와 북방 4개 도서 반환문제로 시끌벅적하지만, 사실 러시아도 북방 영토에 대해서는 논할 자격이 없는 나라다. 차르 시절, 코사크 기병대를 앞세워 동진을 거듭해 사하·축치·에벤키·캄챠달 등이 살던 시베리아를 식민지로 만들었던 그들 아닌가. 일본은 이어 남쪽의 류쿠(우리측 사료에는 유구로 기록됨)를 병합한다. 오키나와는 일본이 붙인 이름이고 본래는 류쿠국이었다. 독립 왕국으로 중국은 물론 조선과도 문물교류를 활발히 하며 조공·중계무역에 힘써 문화가 크게 번성한 나라였다. 무역선 활동 범주가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인도 등 서남아시아까지 뻗친 해상국가였다. 그러나 도쿠가와 바쿠후 성립 6년째 되던 1609년 규슈 남부의 번주인 사쓰마한(薩摩藩)은 3000군사로 류쿠를 점령한다. 단, 정략적 입장을 취해 국제무역에서 엄청난 차익을 남기는 사탕수수 같은 경제적 수탈은 감행했으면서도 정치적으로는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에서 방관·조절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후 류쿠는 일면 일본에 수탈당하면서도 중국에 조공의 예를 갖추는 이중적 성격을 갖는다. 불행한 역사의 시작이다. 사실 사스마한의 점령 이전에도 류쿠는 왜구의 노략질에 시달려 왔으니, 류쿠와 일본의 악연은 해묵은 것이다. 그러던 일본은 1879년 드디어 ‘류쿠 처분’을 단행한다. 이로써 독립왕국 류쿠는 오키나와현으로 강등되어 일본에 병합된 이래 오늘에 이른다. 이처럼 일본의 해양식민화 정책은 전략적 포석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집요하게 기다리며 정확히 잡아먹을 시기를 노리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日정부, 남양군도 침략행위 전면 부정 1874년 청·일전쟁의 전후 보상으로 타이완을 챙긴 것은 교과서에 나온 상식.‘대륙 중국’이 타이완을 팔아넘긴 셈이 되었지만 사실은 그 중국이 타이완을 팔아넘길 자격이 있는지도 되물어야 한다. 타이완에는 푸젠(福建) 등 남부에서 이주해 온 중국인도 많았지만 이른바 타이완 원주민인 토착 타이완족이 살고 있었다. 일본의 타이완총독부가 설치되면서 그들의 운명 역시 아이누처럼 박제화되고 만다. 타이완총독부에서 갈고 닦은 식민경영의 노하우가 이후 고스란히 조선총독부로 전수되었음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일본의 해양식민화가 홋카이도, 사할린, 류쿠, 타이완 같은 섬 정도에 그친 것은 아니다.1919년 파리강화회의 결과 일본은 사이판, 괌 등이 속한 이른바 남양군도를 자치령으로 분배받는다. 세계열강의 태평양 분할정책에서 그 지분을 챙긴 것. 남양군도는 서태평양 적도 이북의 작은 섬인 미크로네시아의 동쪽 끝 카리바시와 서쪽의 괌을 제외한 엄청나게 드넓은 바다.19세기말 이래로 독일이 지배하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일본의 남양제도 위임통치령이 되었고,1947∼1986년에는 국제연합의 위임을 받은 미국의 태평양 신탁통치제도가 되었으니, 태평양은 태평과는 무관한 격동의 바다였다. 일본인들은 남양군도로 들어가 설탕, 술, 수산가공품 같은 사업을 펼쳤으며 한때 사이판의 일본인이 10만을 헤아리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패전 후 최초로 오는 6월 극우인사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대동하고 남태평양의 미국령 사이판을 찾아 일본군 전몰자들을 추모할 계획이다. 남양군도에 대한 침략행위의 전면 부정이 자행되고 있으며, 그 선봉에 일왕이 선 격이다. 당연히 대표적 극우언론인 산케이는 일왕의 사이판 방문 소식에 ‘감격해 하며’ 이를 전면에 도배하는 충성을 과시했다.‘위령의 여행’으로 묘사하면서 ‘남양군도’를 지배하던 향수를 노골적으로 되살려 낸 것이다. 팔라우의 수도인 코로(Koror) 외곽으로 빠지다 보면 코발트빛 바다 위에 ‘아이고 브리지’가 떠있다. 머나먼 팔라우까지 징용왔던 한국인들이 기아와 고통 속에 ‘아이고’를 연발한 데서 비롯되었다고 하니 오죽하면 ‘아이고다리’로 명명되었겠는가. 정신대로 끌려온 나이 어린 여성들이 하루에 수십명씩의 일본군을 상대하며 피를 토하고 죽어간 남양군도로 ‘신의 아들’이 ‘위령 여행’을 떠날 것이 분명한 즉, 야스쿠니신사 참배에서 격을 높여 다시 대양으로 진출하는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이른바 태평양전쟁이라 칭한 데서 알 수 있듯 세계대전의 본질은 해양패권의 각축이다. 일본은 실질적이고도 직접적으로 사이판과 괌은 물론 필리핀, 팔라우, 티니안, 얍, 뉴기니 같은 섬, 그리고 서진을 거듭하여 인도네시와, 말레이시아 등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식탐을 과시했다. 우리의 인식은 대륙 지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일본의 아시아정책은 예나 지금이나 해양이라는 거대한 또 하나의 영토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 ●기다리다 덮치기… 집요한 日 해양정책 일본은 세계열강의 해양 재편성에 기초한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국제해양법 신질서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서남쪽으로 눈길을 돌려 기왕에 문제가 되어온 조어도, 일명 센카쿠열도 문제로 중국과 심각한 해양분쟁을 일으킨지 오래다. 미래의 해양자원을 염두에 넣는다면 일본이 조어도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너무도 확실하다. 남쪽으로 눈을 돌려 손톱만 한 바위에 불과한 오키노도리시마(沖鳥島)로 명명하고 자기 영토에 포함시켰다. 해양과학자들까지 동원해 섬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 침대만 한 섬 하나에 290억엔을 퍼부었다. 이로써 자신의 영토(38만㎢)보다도 넓은 40만㎢의 배타적 경제수역을 확보하게 된 것. 나아가서 태평양 복판에 떠있는 미나미도리까지 영토로 선포했다. 이렇듯 일본은 해양 영토에 관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러니 독도가 어찌 그들의 눈독에서 빠질 수 있었으랴. 이런 만행이 대중국 포위전략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의 암묵적 동의 없이 가능할까. 미국 역시 ‘해양제국’이다. 일제의 진주만 공격으로 미국이 태평양전쟁에 개입하는 단서가 마련되지만, 기실 일본과 미국이 가쓰라-테프트밀약을 통해 섬 국가인 필리핀과 반도국가인 한반도를 ‘빅딜’하는 국제적 공모에 가담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직·간접적 영향력에서 벗어나 있는 태평양의 섬은 거의 없다. 태평양은 공해가 분명하지만 미국과 일본이 ‘대주주’행세를 하고 있다. 오키노도리시마와 미나미도리는 남양군도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일본이 만들어낸 ‘바다 땅따먹기’의 야심작이 아니겠는가. 근래 일본 정부는 해양권 확보에 노골적이다. 경제산업성, 외무성, 국토교통성 등이 주동이 된 연락회의가 공개적으로 열린다. 숨길 게 없다는 식이다. 독도 영유권까지 인정받는다면 일본은 전체적으로 405만㎢의 배타적 경제수역, 즉 일본 영토의 10배를 뛰어넘는 방대한 해양영토를 확보하게 된다. 제주도 한경면에는 일본군이 옥쇄를 대비해 만든 거미줄처럼 얽힌 가마오름땅굴이 있다. 버려졌던 이 땅굴은 한 개인의 희생적 노력으로 현재 평화박물관이 되어 있다. 이곳 이영근 관장은 “현재 공개된 굴은 극히 일부로, 모두 바다를 향해 포신을 겨누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땅굴에서 바닷가 쪽으로 내려와 일본군 알트르비행장을 벗어난 송악산 해변에도 미군기를 겨냥했던 동굴들이 줄지어 있다. 태평양전쟁의 구체적인 해안진지가 한반도 곳곳에서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같은 ‘평화’라도 韓·日 인식 달라 가미카제 특공대가 출격을 감행했던 규슈 남쪽 가고시마현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지란(指宿) 바닷가에도 같은 이름의 ‘평화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소년병에 대한 애틋한 추억과 모정을 빙자한 최루성 역사 회고만 존재할 뿐 전쟁 자체에 대한 책임과 반성은 어디에도 없다. 같은 ‘평화’를 거론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인식차는 상상을 초월한다.‘제국의 바다’를 잊지 못하는 일본의 추억만들기가 계속되는 한 ‘현해탄’의 파고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아, 우리가 즐겨 써온 그 ‘현해탄’이란 이름조차도 규슈 북부의 특정 해변에서 비롯된 것이니, 식민 극복이 만만치 않음을 새삼 가슴으로 느낀다. 독도는 이같이 거대한 해류 위에 돌출된 시금석이리라. 독도를 독도 문제로만 국한할 경우, 결코 해양 패권의 세계사적 드라마를 읽지 못할 것이니,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어도 제국의 바다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분명히 알 일이다. 해방 60주년, 일본은 20세기형 제국의 바다를 21세기에 다시 ‘신장개업’했다.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우선 청와대와 외무부의 공식 입장 및 향후 일정부터 듣고 싶다. 또 ‘내 마누라타령’으로 일관하면서 질질 끌려다니다 끝내 국제사법재판소 법정마당까지 끌려가 내 영토를 약취당하고 말 것인가.
  • 儒林(298)-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98)-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두향의 무덤 앞에 서 있는 표석에서도 두향과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의 인연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두향이 단양 팔경을 지정하기 위해서 청풍군수인 토정 이지번 선생에게 청풍경계인 옥순봉을 양보받도록 이황에게 청원하여 단양팔경을 지정하게 하였다.…” -그러나. 나는 표석에 새겨진 문장을 바라보며 머리를 흔들었다. -이 문장은 분명한 오기이다.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의 호는 성암(省菴)이지 토정(土亭)이 아니다. 토정은 생애의 대부분을 마포강변의 흙담 움막집에서 청빈하게 지냄으로써 토정이란 호가 붙었던 조선 중기의 문인이었던 이지함(李之)을 가리킨다. 이지함은 바로 토정비결(土亭秘訣)을 지은 사람으로 역학, 수학, 천문, 지리에도 해박하였던 기인이었으며, 이산해의 작은아버지였다. 이지함은 맏형인 이지번에게 글을 배웠고, 이지번역시 범상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지번은 고려조의 대학자였던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후손으로 나라가 혼란하자 벼슬을 버리고 단양에 내려와 구담에 집을 짓고 한세월을 보냈던 은사였던 것이다.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은 이지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선조 8년(1575 12월1일). 전 내자시정(內資侍正) 이지번이 사망하였다. 이지번은 목은 이색의 후예인데, 어릴 때부터 침착하여 장난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병들자 다리를 찔러 피를 받아 약에 타서 드리니 병이 나았다. 상중에 몹시 슬퍼하였고 한결같이 가례를 따라 행하였다.…(중략)…성균관의 추천으로 재랑이 되었으나 사은하고는 출사하지 않다가 뒤에 여러 벼슬을 거쳐 사평이 되었다. 아들 이산해는 어릴 적에 신동으로 일컬어졌는데, 윤원형(尹元衡:당시 최고의 세도가)이 자기의 딸을 주어 사위로 삼으려하자 지번은 즉시 벼슬을 버리고 아우 지함과 함께 단양의 구담에 내려가 은둔하여 살면서 열심히 학문을 닦고 소박한 생활을 하여 만족스럽게 스스로를 즐기니, 사람들이 그를 구선(龜仙)이라 불렀다. 이황이 그와 벗하여 도학을 권면하였다. 금상초년에 청풍군수를 제수하여 옛날 은거하던 곳에서 가깝게 살도록 하였는데, 이황이 강요하여 취임한 뒤 애쓰지 않고도 깨끗하게 잘 다스렸다. 떠나가자 백성들이 그를 사모하여 비석을 세워 덕을 기렸으며, 후인들은 모두 그의 풍절을 숭상하였다.” ‘왕조실록’에 실려진 내용대로 은사였던 이산해의 아버지 이지번을 청풍군수로 제수케 추천했던 사람이 바로 이퇴계. 그러므로 이지번과 그의 아우 이지함은 이퇴계와 두향의 사랑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특히 풍수에 밝은 토정 이지함은 형에게 구담봉 부근에 명당이 많은 것을 말하여 가족의 무덤을 다섯 개나 이장함으로써 당대가 지나기도 전에 아들이 영의정에 오르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는 만큼 이곳일대를 사랑하였는데, 이지번은 항상 푸른 소를 타고 강가를 오르내리며, 구담과 오로봉 사이에 칡넝쿨로 큰 줄을 만들어 가로지르고 학모양의 탈것을 만들어 강 이쪽에서 저쪽으로 날아다니니,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신선이라고 불렀다는 일화도 전해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지번 이름 앞에 동생 이지함의 호인 ‘토정’이 명기된 것은 분명한 오기인 것이다.
  • [주말화제] 특수애완동물 치료 책임집니다

    [주말화제] 특수애완동물 치료 책임집니다

    “애완동물은 ‘반려동물’입니다. 못생겨도, 난폭해도 주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쁘죠.” 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본동 한성동물병원. 특수애완동물 전문의인 권태억(44) 원장은 입원해 있는 족제비과의 암갈색 페럿 ‘쿠리’를 돌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네살짜리 쿠리는 왼쪽 가슴에 생긴 종양이 퍼지는 바람에 지난달 18일 입원했다. 처음에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먹이도 토해냈지만, 꾸준한 항암치료로 지금은 우리탈출을 감행할 정도로 회복됐다. 토끼, 햄스터, 페럿, 기니피그, 프레리도그, 슈거 글라이더, 친칠라, 아나콘다, 장수풍뎅이, 전갈….‘나만의 것’을 중시하는 세태 속에 ‘특수애완동물(exotic animal)’이 각광받고 있다. 국내 애완동물의 1% 정도를 차지하는 특수애완동물은 양서류와 파충류, 곤충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진료법도 발전하고 있다. 애완달팽이의 부러진 등껍질도 정형외과 수술로 붙인다. 몸집이 작고 자기표현을 하지 못해 진단이 어려운 거미 등 곤충류는 혈액을 채취해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거북이는 딱딱한 등껍질을 자르고 수술한 뒤 다시 접착해 놓고, 피부병에 걸린 개구리는 약품을 탄 물에서 놀게 하는 ‘약욕’으로 치료한다. ●양서류서 곤충류까지 다양 권 원장은 1992년 63빌딩 수족관의 촉탁 수의사가 되면서 별난 친구들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경북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제약회사에서 동물약품 연구를 담당하던 그에게 63빌딩측이 새로 들여온 파충류와 해상포유동물의 건강을 돌봐달라고 부탁한 것. 국내에 들여왔던 해달을 관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동물병원을 연 것은 1990년. 특수동물 전문의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뒤따르는 직업이었다. 페럿의 항문선 제거 수술을 하다 특유의 지독한 노린내가 병원에 가득 차 며칠간 제대로 진료하지 못한 적도 있고, 강한 힘으로 사람을 졸라 죽이거나 잡아먹기도 하는 아나콘다를 진료하다 손을 물리기도 했다. 먹이를 먹지 못하는 악어를 치료하기 위해 꼬리를 잡으려다 갑자기 몸을 틀어 입을 쩍 벌리는 바람에 혼비백산 도망치다 수조에 부딪혀 피투성이가 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3018곳의 동물병원이 있지만 특수동물을 전문으로 돌보는 곳은 61곳에 불과하다. 특수동물도 수의사 자격증만 있으면 진료할 수 있지만, 하나하나의 특성을 알지 못하면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현재 한성동물병원에서는 권 원장까지 4명의 수의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한 달 매출은 2000만원에 이른다. ●진료병원 전국 61곳 권 원장은 외래종이 검역을 제대로 받지 않고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에는 “반드시 인가받은 애완동물 가게를 이용하고, 인터넷이나 길거리에서 구입해 수입절차를 확인할 수 없는 애완동물은 즉시 동물병원에서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모던타임스

    [영화속 수능잡기] 모던타임스

    이것저것 시키고 간섭하니 아이는 울화가 치민다. 아이는 엄마에게 대든다. 나 간섭하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엄마도 이에 질세라 대꾸한다. 그래, 어디 네가 알아서 혼자 잘 해봐. 아이는 무엇을 할지 막연하다. 시간은 남아 돌아가는데 무엇을 해야 하나. 남들은 학원도 다니고 태권도 도장에도 다니는데 나는 이렇게 놀아도 되나. 자꾸 불안해진다. 자유가 없었을 때는 불안하지 않았는데 자유가 생기니 불안한 것이다. 아이는 엄마에게 다시 이렇게 말한다. 엄마 나 다시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말 잘 들을 게요. 자유가 중요하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다. 물론 구속이 나쁘다는 것도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자유는 엄청난 불안을 야기한다. 스스로 판단할 수 없는 자,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자에게 자유는 곧 불안이다.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은 스스로의 현명한 판단력이다. 아무리 몸집이 크고 힘과 담력이 세더라도 판단의 힘이 없으면 누구나 불안한 것이다. 영화 ‘모던타임스’, 컨베이어 벨트에서 단순 작업을 하던 찰리는 신경쇠약증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다. 병원을 빠져나와 얼떨결에 시위 주동자로 몰린 찰리는 감옥에 가지만, 탈옥수를 막는 공로로 부족할 것 없는 감옥 생활을 보낸다. 모범수로 석방된 찰리는 각박한 현실보다 감옥소 생활이 더 낫다고 생각해 일부러 사과를 훔치려 한다. 감옥은 자유가 없는 구속의 공간이다. 아무런 희망도 없이 동물처럼 생활하겠다고 생각하면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는 감옥만큼 편한 공간도 없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겠다, 내 스스로 먹이를 구하겠다, 내 스스로 나의 앞날을 결정하고 판단하겠다고 결의하는 순간 우리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자유가 불안이라면 인간은 자유를 반납함으로써 불안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자 이 자유를 누구에게 반납할까. 많은 사람들은 ‘신’이라는 절대적 존재에 자신의 자유를 반납한다. 무한한 권능을 소유한 신의 말씀에 따름으로써 신의 보호를 받고, 사후의 세계에도 영생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은 그에게 무한한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준다. 어떤 이는 권력자에게 자신의 자유를 반납하기도 한다. 히틀러와 같은 권력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침으로써 그는 마음의 평온을 누리기도 한다. 나치즘, 파시즘과 같은 전체주의는 스스로 자유를 행사할 수 없는 자들 위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다. 자유(自由)는 말 그대로 ‘스스로(自)’에게서 ‘말미암음(由)’이다. 나의 판단과 행동이 내 스스로에게서 비롯됨을 의미한다. 어떤 권력이나 이데올로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판단력에 의존함이다. 우리가 사색하고 반성하고 부단히 공부하는 것은 바로 자율적인 판단의 힘을 기르기 위함이다. 나의 자유를 어떤 권력자에게도 양보하지 않기 위함이다. 찰리 채플린 감독, 찰리 채플린, 폴레트 고다르, 헨리 버그만 출연.1936년작 김보일 서울 배문고 교사 uri444@empal.com
  • 검역·허가절차 없어 ‘에일리언’ 몰려온다

    검역·허가절차 없어 ‘에일리언’ 몰려온다

    ‘타란튤라, 밀크스네이크, 몽구스, 프레리도그, 페릿, 붉은가재….’ 외래종들이 국내로 마구 들어오면서 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있다. 이름도, 정체도 생소한 외래종이 크게 늘고, 거래도 빈번하지만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지금까지 얼마나 도입돼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등 사전·사후 관리는 전무한 실정이다. 외래종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와도 딴판이어서 관련 법령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최근 펴낸 ‘생태계위해외래종의 통합관리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최근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외래종의 국내 유입과 관련,“적절한 대처가 없을 경우 4∼5년내 국내 자연생태계의 교란 및 파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각지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외래종은 애완동물 용으로만 연간 100여종에 이른다. 기니피그·페릿 등 포유류와 이구아나, 도마뱀, 거북 등 양서·파충류들이 수백에서 많게는 수십만마리씩 유입되고 있다. 이 가운데는 열대지방이나 밀림 등이 원산지인 특이종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외래종 관리체계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특히 양서·파충류의 경우 수입 전 허가절차나 검역 등 일체의 안전장치 없이 마구 수입돼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KEI 방상원 박사는 “(현재 생태계 위해 외래종으로 지정된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을 제외한)모든 양서·파충류들을 사전허가나 검역절차 없이 도입할 수 있어 외래종 관리제도상의 명백한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곤충·절지동물 등의 무분별한 유입도 문제다. 식물방역법에는 식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유해동물로 지정하지 않고 있는데, 이 때문에 거미나 전갈·지네·거머리 등은 아무런 제약없이 수입이 가능한 상태다. 방 박사는 “미국은 1996년, 일본은 지난해 각각 침입외래종법을 제정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 가고 있다. 외래종 유입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우리도 외래종 위해성평가제도를 마련하고 이미 도입된 외래종의 개체 수 조사·모니터링 등 사후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환경연구원 유병호 동물생태과장도 “외래종도 하나의 자원이라는 극단적 주장도 있으나 국내 생물종 다양성을 위협하면서 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공부보다 학교생활 적응에 신경써라

    공부보다 학교생활 적응에 신경써라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부모는 기대보다는 고민이 많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지, 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초등학교 1학년은 고등학교까지 받을 12년간의 공교육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3학년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해서 준비해야 할 것과 입학해서 1년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알아본다. 초등학교 1학년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방법과 기본적인 학습 태도를 배우고 기르는 시기다. 계획을 세워서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한단계씩 밟아 간다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해 나가는 데 문제없다. ●3·4월은 적응,5·6월엔 공부에 눈뜨기 입학한 뒤 두달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한 시기다. 부모와 떨어진 낯선 환경에 익숙지 못한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할 수 있다. 입학하기 전에 아이와 학교에 미리 가서 교실과 운동장을 둘러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학 후 4주가 지나도록 등교를 거부하는 ‘분리불안증’을 보인다면 선생님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5월부터는 서서히 공부에 신경을 쓴다. 학원에 보내거나 학습지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받아쓰기나 일기 쓰기, 독후감 쓰기 등을 열심히 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길러주는 것이 우선이다. 아이의 학습능력이 어느 정도 파악될 6월쯤에는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가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한다면 학습장애 여부를 진단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학습장애 진단 결과 10개 이상 해당되면 학습장애를 의심해 보고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2학기부터는 집중력 향상 여름방학은 2학기 예습보다는 과목마다 취약한 단원을 복습하는 것이 좋다. 학습뿐만 아니라 생활태도와 예체능 활동에도 시간을 할애한다.2학기에는 가을 운동회 연습을 하기 때문에 체력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2학기부터는 학습 집중력을 키워야 한다. 이때 길러진 공부 습관이 이후에 받는 공교육 11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때부터는 과제도 어떻게든 아이 스스로 해결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에서는 문제를 잘 푸는 아이라도 성적은 잘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가 산만하거나, 문제를 많이 풀어본 경험이 있어 자만감에 문제를 끝까지 읽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방학은 독서와 체험학습 위주로 겨울방학은 다른 학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으므로 체험학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방학을 앞두고 함께 갈 박물관이나 과학관의 목록을 만드는 등 계획을 세운다. 겨울방학이 되면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부모들은 해외로 연수를 보낼 것을 고려한다. 그러나 국어도 정확히 쓰고 읽지 못하는 어린 학생에게 무턱대고 연수를 보내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 효과면에서도 국어 실력을 갖춘 2·3학년 때 영어를 배우는 것이 낫다. 체험 중심의 여행이 아닌 아이 혼자 연수를 보내는 것은 더 성장한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초등학교 1학년‘ 펴낸 이현진교사 “딱 한 박자만 천천히, 그렇게 기다려 주세요.” 최근 ‘초등학교 1학년 365일’을 펴낸 서울 화랑초등학교 이현진(33) 교사는 예비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당부했다. 부모의 성급함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 애를 학교에 보내신 부모 입장에서 아이 생활태도부터 공부까지 걱정이 많은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일단은 아이와 선생님을 믿고 기다려 주세요. 초등학교 1학년은 그 어떤 학년보다 ‘빨리’ 보다는 ‘제대로’가 강조되는 시기니까요.” 이 교사는 이때만큼은 학원이나 학습지보다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서를 하면 국어 실력 향상은 물론 학습능력과 직결되는 집중력까지 저절로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아이들 책은 많이 읽지만 막상 제대로 읽는 아이들이 없다.”면서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독서 습관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크다고 이 교사는 지적했다.“부모는 TV를 보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도록 하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매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면 책 읽는 습관은 그냥 길러집니다.”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에게는 “아이에게 부모 모두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미안한 마음은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준비물을 같이 사러가는 등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초보 학부모 궁금증 Q&A 첫 아이의 학교 입학을 앞둔 ‘초보 학부모’의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해봤다. Q. 한글과 산수는 어느 정도 익혀야 하나. 한글은 동화책을 천천히 읽을 줄 알고, 소리나는 대로 쓰더라도 한글 자음과 모음을 글자답게 쓸 수 있으면 된다. 산수는 한글과 달리 특별히 준비할 필요는 없다.2학년 과정인 구구단까지 가르치면 수에 대한 이해력보다는 계산력만 높이고 숫자에 대한 거부감만 키울 수 있다. 구구단이나,19단은 나중에 외워도 늦지 않다. Q. 아이 학용품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가방은 아이 체구에 맞고 열고 닫기 쉬운 것 중 색깔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직접 고르게 한다.3학년까지만 쓴다고 생각하고 지나치게 튼튼해서 무거운 가방은 피한다. 신발은 굽 없는 구두나 운동화가 좋다. 실내화는 발에 꼭 맞고 위생상 흰색이 좋다. 겨울에는 털실내화보다는 양말을 두겹 신는 게 낫다. 비가 많이 올 때는 우산보다는 우비가 좋다. Q. 화장실을 자주 가는 아이인데 학교에서 실수하지 않을까. 아이에게 쉬는 시간에 미리 화장실을 다녀올 것을 당부하고 급하면 수업시간이라도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된다는 것을 얘기해 준다. 참다가 실수하는 경우에는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이 모르게 처리해 준다. 병원에 다닐 만큼 문제가 있는 경우는 선생님과 미리 상의하고 여벌의 옷을 선생님께 맡겨둔다. Q. 준비물 준비는 어떻게 돕나. 3월에는 학교에서 준비물, 숙제, 알림사항을 가정통신문 형태로 보내준다.4월부터는 아이가 직접 알림장을 써서 가져온다. 아이가 실수로 잘못 적어올 수도 있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한다. 알림장을 보고 일방적으로 준비해주지 말고 아이와 함께 챙긴다. 아이가 혼자 준비물을 챙길 수 있게 되면 필요한 물건을 묻고 그것만 챙겨주면 된다. Q. 내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면. 아이가 “엄마, 친구들이 나랑 안 논대.”라는 식으로 호소를 할 경우 대화를 통해 실제로 따돌림을 당하는지, 문제가 내 아이에게 있는지 알아낸다.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행동이 느리고 서툴거나 남을 괴롭히는 아이다. 전자인 경우 선생님과 상의해 아이가 반에서 칭찬받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해결할 수 있다. 후자는 아이를 꾸중하기보다는 타일러서 바로잡는다. Q. 문제지·학습지 시켜야 하나. 복습용이 아닌 예습을 위해서는 문제지나 학습지를 시키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창의력 발달에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굳이 원하면 학교 공부를 잘 따라가는 아이에게는 창의력 프로그램 학습지를, 그렇지 않다면 교과중심 학습지가 낫다. 아이가 산만하면 방문 교사에게 개별지도를, 적극적인 성격의 아이에게는 4∼5명이 함께 하는 공부방도 괜찮다. Q. 친구들과 싸우고 왔을 때는. 직접 해결하지 말고 선생님께 이 사실을 알리고 공정하게 처리한다. 아무리 속상해도 절대 “차라리 때리고 오지.”과 같은 말은 해서는 안 된다. 또 상대 아이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해결하려 하면 말그대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질 수 있고 동시에 아이들 교육은 물 건너 간다. Q. 미술학원이나 피아노 학원에 보내야 하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미술학원에 다니는 것보다 창의력을 위해 차라리 자신의 생각을 낙서식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 기교는 고학년 때 배워도 늦지 않다. 악기는 아이가 원한다면 가르치는 게 좋다. 대신 형편이 되지 않거나 아이가 싫어하는 경우 음악을 많이 들려주는 감상교육으로 대체한다. Q. 스승의날 선물이나 촌지는 어떻게. 학기 중에 주는 선물이나 촌지는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청탁성으로 오해될 수 있다. 따라서 정말 마음을 담은 선물을 하고 싶다면 학년이 끝난 다음에 전달해도 늦지 않다. 요즘 교사들은 촌지를 받지 않는다. 만약 아이를 볼모로 촌지를 요구하는 경우라면 솔직하게 묻는다. 실제로 촌지를 요구하면 날짜와 시간을 적고 녹음을 해서 교장선생님께 알린다. Q. 선생님께 자주 전화를 드리는 것은 어떨까. 선생님과 아이 문제를 공유하고 상의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선생님이 학교에 있는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눈을 뗄 수 없어 전화통화가 쉽지 않다. 하고 싶은 얘기는 편지로 적어 아이를 통해 전달하면 좋다. 바쁜 교사 입장을 생각하면 이런 방식이 보다 효과적이다. 전달하는 과정에서 아이와 선생님이 한번 더 얘기하고 눈을 마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1석 2조다.
  • ‘20세기 다윈’ 에른스트 마이어 사망

    |케임브리지(미 매사추세츠주) 연합| ‘20세기의 다윈’으로 불리는 독일 태생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 에른스트 마이어가 사망했다.100세. 마이어는 보스턴 외곽 양로원에서 3일 세상을 떠났다고 하버드대학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반세기 이상 하버드 대학 교수를 지낸 마이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 생물학자로 이름을 날렸다. 오늘날 ‘종(種) 다양성의 기원’이 진화 생물학의 중심 문제로 자리잡은 것은 그의 덕이었다. 대표적인 신다윈주의 학자로서, 다윈의 자연선택 이론과 현대 유전학을 결합한 진화 이론을 지지했다. 또 뉴기니와 솔로몬제도 탐사여행들을 통해 다윈이 정립하지 못한 ‘새로운 종은 격리된 개체군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1904년 독일 켐프텐에서 태어난 마이어는 의학을 전공해 1925년 그라이프스발트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으나, 의사의 길을 마다하고 동물학으로 진로를 바꿔 16개월만에 베를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해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늘 엄청난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었고, 여러 가지 제안들 앞에서 멈칫거렸다.”고 말했다.
  • [누드 브리핑] “발가벗기니 죽을 맛”

    “알몸을 드러낸 것 같아서 원…. 그렇다고 읽어보지 않을 수도 없고….”지난 25일 서울시 직원 H씨는 이렇게 되뇌었다. 같은 날 서울시청 기자실 앞 복도에서 만난 L팀장은 짐짓 어두운 표정으로, 잦아드는 목소리로 H씨와 엇비슷한 곤혹감을 토해냈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이 발행하는 주2회간 수도권 섹션 ‘서울IN’ 화요일자가 나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화요일자에는 서울시 언저리에서 일어나는, 자잘하면서도 숨은 사연을 가감없이 시민들에게 전달해주는 ‘누드브리핑’이 실려있다. 언제부터인가 ‘누드브리핑’은 서울시 공무원들을 발가벗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L팀장은 “언젠가 누드브리핑 기사를 미처 보지 못했는데, 위에서 지적하는 통에 혼쭐이 났다.”고 말했다. 서울시 일이, 그것도 반길 만하지도 않은 심각한 사안이 보도됐는데 간부가 모르고 있다는 게 마뜩잖다는 뼈 있는 지적을 들은 것이다. 일부 직원들이 기자실 브리핑룸에서 행한 ‘고함 소동’ 등 공복(公僕)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은 누드브리핑감으로 ‘딱’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행태는 개인적인 문제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시민들에 대한 행정서비스의 격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여기에 K팀장은 한술 더 떴다.“아무개 기자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렸다가는 누드브리핑에 나간다.”면서 “입조심해야 한다.”고 넉살을 떨어 웃음을 자아내곤 한다. L팀장이 상관에게 잔소리를 들은 이유도 알고 나면 그 아무개 기자가 누드브리핑을 전담하는 줄로만 기억하고 있다가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L팀장은 “누드브리핑이라는 제목이 얼른 눈에 띄지 않은 데다 해당 기자의 이름도 안보여 지나친 것”이라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누드브리핑과 같은 기사를 섹션에 실을 게 아니라 본면으로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일 텐데….”라는 모 언론사 기자의 말에 “지금도 그런 사정인데 (누드브리핑이) 날마다 신문에 나온다면 그야말로 아주 죽을 맛일 것”이라고 씁쓰레한 웃음을 지었다. 앞서 지난 11일자에 손학규 경기지사에 대한 이명박 시장의 말을 보도하자 공보담당 직원들은 기사 두 줄만 바꿔줄 수는 없느냐고 문의해왔다.“(이 시장이) 손 지사와 비교되는 일을 무엇보다 싫어한다.”는 게 그 이유다. 지난 5일 출입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손 지사가 도내에 남아 있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더라.”는 얘기에 이 시장은 “서울에서 주로 지낸다더라. 단체장이 그래서는 안 된다.”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NBA] 하승진, 8분 동안에 두개 낚아채

    하승진(20·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기다리던 첫 리바운드를 거둬냈다. 최근 5경기에서 벤치를 지켰던 하승진은 20일 포틀랜드 로즈가든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이후 가장 긴 8분 동안 코트를 누비며 2리바운드 2파울 1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포틀랜드는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클리블랜드의 ‘포스트 조던’ 르브론 제임스(27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막지 못해 101-107로 역전패했다. 앞서 출전한 2경기에서 종료 직전 패배가 굳어진 상황에서 나섰던 하승진은 이날 일찌감치 코트를 밟았다.1쿼터 5분7초를 남기고 ‘넘어야 할 벽’ 조엘 프리지빌라(13점 5리바운드) 대신 나가라는 모리스 칙스 감독의 출격 명령을 받은 것. 최근 코트를 밟지 못했던 탓일까. 하승진은 경기감각을 찾지 못한 듯 드류 구든에게 어설픈 파울을 범해 자유투를 내주었다. 하지만 1쿼터 종료 1분14초전, 동료 데릭 앤더슨이 쏜 3점슛이 림을 맞고 튀어나오자 가볍게 뛰어올라 역사적인 첫 리바운드를 따냈다. 내친김에 3쿼터 종료 9분25초전 상대 제프 맥기니스의 레이업슛이 림을 돌아 나오자 여지없이 낚아 채 2번째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날 하승진은 슈퍼스타 제임스와 몇차례 부딪치는 소중한 경험도 했다.3쿼터 8분여를 남기고는 공 줄 곳을 찾아 어리둥절한 사이 제임스에게 스틸을 허용했고, 페이크 동작에 속아 파울을 범하는 등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하승진은 오는 23일 케빈 가넷이 이끄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홈경기에서 첫 득점에 도전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쉬어가기˙˙˙

    아프리카 서부 기니만에 위치한 베냉의 청소년축구대표팀 골키퍼 사미무 이수푸(18)가 팀 패배에 격분한 팬들의 구타로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 보도. 이수푸는 지난 16일 나이지리아와의 아프리카청소년축구선수권 예선 첫 경기에서 잇따라 3골을 허용, 영패를 당한 뒤 한 나이트클럽을 찾았다가 정체불명의 팬들로부터 흉기에 찔리고 심한 구타를 당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사망했다.
  • [방재훈의 PSAT특강]진술의도 파악 유형

    ●문제 다음 글에 나타난 필자의 진술의도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대체로 사람은 믿을 만한 것이 있으면서 구하지 않기는 어렵다. 글을 읽어 박학(博學)하게 되고 사장(詞章)을 전공하여 글을 잘 지으면 그 믿을 만한 것이 어찌 얕고 적다고 하겠는가?이렇게 믿는 것이 있으면서 이록(利祿)을 구하지 않는 것은 진실로 어렵다. 또 이록을 구하지 않는 자가 있으되 명성(名聲)마저 구하지 않는 자는 더욱 드물다. 이렇게 박학하고 글쓰기에 능하지만 이록과 명성을 구하지 않아 곤궁한 지경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태연한 것은 이 또한 고금에 있어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안동의 권상원은 내가 말하였듯 문에 박식하고 사장을 전공한 사람이다. 그러나 일부러 과거 공부를 하지 않고 때때로 과거에 응시하고, 스스로 사장학을 좋아하였으나 세상에 이름나기를 바라지 않았다. 해어진 갈포옷, 떨어진 신으로 성시(城市)를 떠돌아다니면서 빈둥빈둥 세월을 보내고, 자신의 몸을 지푸라기처럼 여기며, 가끔 거만한 말과 높은 수준의 담론(談論)만 일삼을 뿐, 조금도 세상의 좋아하는 바를 따른 것이 없었다. 비록 선비들 사이에 출입을 하였으나 그들과 더불어 친선(親善)함이 적어서 가다가 발걸음을 못하게 됨도 있었으니, 아!권생은 그 믿을 만한 것과 그 재능을 이록으로 삼는 바가 없고, 그러면서도 마음을 편안히 하기를 운명과 같게 여기니, 어찌 내가 말하듯 고금(古今)에 있어서 지극히 어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하나 군자는 덕(德)에 나아가고 업(業)을 닦아서 자기의 천성(天性)을 다할 뿐이다. 명성은 피하지 않을 바가 있고, 작록(爵祿)도 마땅히 받아야 할 바가 있으니, 이것을 지나쳐 행하는 것은 성인이,“숨어 있는 궁벽한 이치를 찾고 괴이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니, 이는 크고 바르고 지극히 알맞은 도가 아니다. 권생은 명산에 놀기를 좋아하고 방외(方外)의 교유(交遊)가 많으니, 나는 그 도가 허탕하여 의지할 곳이 없어 결국 이단(異端)의 술수로 흐를까 두려워한 까닭에 그 돌아감에 부쳐서 거듭하여 경계한다(이식,(택당집(澤堂集))). (고전수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1999), 이상익 외 2인 편저, 집문당,P.358-359) (1)학문을 통하여 세상의 부귀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군자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다. (2)이상적인 지식인은 높은 학문을 추구하더라도 속세를 초월하여 존재해야 한다. (3)지식이란 세상에 대하여 실천할 때에 비로소 참다운 가치와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4)지식인은 세상을 올바르게 인도해야 하나, 결코 명예나 부를 취해서는 안 된다. (5)높은 학문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속박되지 않는 것이 군자의 도리이다. ●풀이 및 정답 필자는 학문을 닦는 학자의 올바른 태도에 대해 세상을 위해서 자신의 지식과 덕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와 명예는 이러한 과정에서 부차적으로 수반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정답은 (3). ●문제 제시문으로부터 도출해낼 수 있는 진술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면? 홉스는 자연상태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상태로 규정한 바 있지만, 그와 달리 로크는 자연상태를 개개 인간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상태로 규정했다. 자연상태에서 개개 인간들은 노동을 하여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잠잘 곳을 마련하고, 서로 필요한 것을 교환하며 평화롭게 살아간다. 또한 필요한 것을 획득하기 위해 자연에 대해 수고를 가하고(즉 노동하고), 그 결과물을 자기 것으로 가질 권리, 자기 것을 적절한 방식에 따라 합리적으로 교환할 권리를 갖는데, 이것이 바로 자연권에 해당한다. 자연권은 하늘이 주신 권리이며 누구도 박탈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노동하지 않거나 노동능력이 떨어져서 스스로 필요한 것을 획득하지 못하는 인간이 존재하고, 이들이 타인의 것을 빼앗거나 빌어먹거나 혹은 굶어죽거나 하는 데서 발생한다. 로크가 보기에 굶어죽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당한 교환을 방해하면서 타인의 것을 빼앗거나 빌어먹는 존재들은 자연상태에 위협적이다. 이들로 인해 자연상태의 평화로움은 파괴될 위험에 처하게 되며, 따라서 이를 방지할 제도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인간은 하늘이 주신 권리, 즉 자연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정치체를 형성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사회계약이며 사회계약에 의해 성립된 정치체의 존재 목적은 재산권의 보호에 있다. 사회계약이 이루어진 상태는 사회상태이며, 이때 자연권을 가진 인간들은 비로소 주권을 가진 개인이 된다. 로크에게 개인이라는 관념은 인간들 가운데서 인간이 될 적절한 자격을 갖춘 일종의 법인(法人)인 셈이다. 즉 노동하고 노동의 결과물을 가질 권리가 있고, 자신이 갖고 있는 주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정치체를 형성할 수 있는 인간이 바로 개인이며, 그렇지 못한 인간은 개인이 아니라 그저 인간일 따름이다. 로크는 이러한 원리에 입각하여 재산권을 갖지 못한 자들에게 참정권을 주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재산권을 갖지 못한 사람은 개인이 될 수 없다. 인간이 개인이 되려면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증명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요구되는바, 그것은 바로 노동으로 획득된 사유재산이며 정치적 권리인 주권의 전제조건이 된다. 이렇게 하여 인간존재의 확장으로서 재산권, 즉 사적 소유권은 인간을 개인으로 만들며, 그의 주권은 양도 불가능한 것이 된다. 사적 소유권은 개인을 만들고 그 개인은 주권을 갖는다. 사적 소유권은 곧 주권인 것이다. 따라서 재산권을 위협하는 것은 주권을 위협하는 것이며 사회상태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사회상태의 개인들은 정치체의 보호 아래 존재하고 개인들의 재산권은 절대적으로 보장받는다. (역사비평 (2004. 봄), 김동택 지음, 역사비평사,P.24-25) (보기) ㄱ:‘동일한 인간들을 어떻게 재산의 유무를 기준으로 차별할 수 있는가?’라는 비판적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매우 부당하다. ㄴ:재산권을 확보하지 못하여 참정권을 박탈당한 존재는 확실히 인간이 아니다. ㄷ:자유주의자로 분류할 수 있는 로크는 개인의 권리라는 개념을 정립함으로써 자연상태의 본질을 규명하였다. ㄹ:노동능력이 상실된 인간으로부터 파생하는 모든 문제는 자연상태에 대하여 매우 위험한 속성을 지닌다. ㅁ:사회계약을 절차로 하는 정치체의 성립에 있어, 정치체의 존립이유가 재산권의 완벽한 보장이므로 신에게서 부여받은 자연권은 불변이다. (1) 없음 (2) ㄱ,ㄴ (3) ㄴ,ㄷ (4) ㄴ,ㄷ,ㄹ (5) ㄹ,ㅁ ●풀이 및 정답 ㄱ:차별에 대한 비판적 반론의 제기는 논리적으로 충분한 타당성을 갖는다.ㄴ:‘인간이 아니다.’가 아니라 ‘개인이 아니다.’이다.ㄷ:자연상태를 먼저 전제하였다고 진술되어 있다.ㄹ. 굶어죽는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ㅁ:자연권의 일부를 양도하여 정치체를 형성하게 된다. 정답은 (1).
  • ‘미술과 화학’ 오묘한 조화

    고대 그리스 철학은 밀레토스의 자연철학으로부터 출발했다. 물과 불, 흙, 공기를 우주 구성의 4원소로 간주했던 것을 보면 철학의 뿌리는 화학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미술 또한 화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중세의 프레스코나 템페라 기법이 지닌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기름물감도 사실은 자연으로부터 추출한 용제에 대한 실험의 소산이었다. 미술이 화학과 만난 예는 현대에 들어서면 더욱 흔하다. 미국의 잭슨 폴록은 멕시코 화가 시케이로스의 벽화워크숍에 자극받아 공업용 도료를 활용해 거대한 전면(全面)회화와 ‘드리핑 회화’ 세계를 펼쳤다. 서울 소격동 갤러리 조선에서 열리고 있는 ‘케미컬 아트’전은 화학재료야말로 무엇보다 훌륭한 미술 재료임을 보여준다. 참여작가는 구영모 길현수 낸시랭 박진범 박희섭 엄정순 이상희 정훈 한혜성 등 9명. 홀로그램 페인트나 카멜레온 페인트 같은 다양한 빛깔을 내는 화학 신소재와 비료로 쓰이는 요소, 포토그램, 파라핀, 실리콘, 무수프탈산 등 온갖 화학 재료가 동원됐다. 박희섭의 ‘Mother Nature of Pearl’은 아크릴과 비단, 홀로그램 페인트와 전통 소재인 자개를 응용한 작품.1㎏에 3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홀로그램 페인트를 아크릴과 자개에 뿌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연출한다. 박진범은 도료나 안료의 원료로 쓰이는 화학제품인 무수프탈산과 천연 원료인 송진으로 만든 직육면체 구조물 안에 일일이 조명을 밝힌 ‘튜브’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무수프탈산은 비등점이 섭씨 131도로 1도만 온도가 내려가도 고체로 변하는 성질이 있다. 작가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 냉동실의 성에 같은 형태의 동결된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이상희는 국가경제의 한 축이었던 섬유산업의 대표주자이자 동시에 산업재해의 주범이었던 원진레이온이 철거되기 직전 공장에서 실험도구들을 직접 수거해 만든 오브제 작품 ‘게임의 법칙’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또 신세대 작가 낸시랭은 천사와 악마의 이미지가 결합된 캐릭터를 통해 현대의 물신주의를 비판한 ‘터부 요기니’시리즈에 카멜레온 페인트를 이용했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 사간이 2002년에 이어 두번째로 기획한 특별전이다.(02)723-7133.1월18일까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사상최대 구호손길… 日 5억달러 ‘선뜻’

    |도쿄 이춘규특파원·장택동 기자|전세계가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돕기 위한 구호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다. 유엔의 구호활동을 총괄하고 있는 얀 에겔라트 인도지원담당 사무차장은 1일(현지시간) “총 지원 약속액이 20억달러(약 2조 1000억원)로 늘어났다.”면서 “이처럼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구호자금이 모인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유엔에 구호자금 지원을 약속한 국가는 40개국에 달한다.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나라는 일본으로 자금과 의료진, 구조인력 및 장비 면에서 세계 최대의 지원국가로 떠올랐다. 올해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 중인 일본은 이번 참사를 국제적 위상을 끌어올릴 기회로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1일 피해복구에 5억달러 규모의 무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지진해일 피해 지원을 위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 주최 긴급정상회담에 참석,“아시아 파트너 국가로서 책임에 걸맞게 가능한 한 최대의 지원 결의를 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미 피해국가에 해상자위대 함정을 파견, 구조작업을 펼쳤고 스리랑카 등에는 의료봉사대를 보냈다. 앞으로도 자위대의 항공기나 인원을 활용한 추가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고 고이즈미 총리는 덧붙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또 한신대지진 10주년(17일)을 계기로 오는 18일부터 일본 고베에서 열리는 유엔 재난억제세계총회 기간에 이번 지진해일 대참사에 관한 특별회의 개최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2003년 12월 이란 대지진 때를 포함해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국제긴급구조활동에 자위대를 파견했었다. 당초 35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가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았던 미국은 지원액을 3억 5000만달러로 10배 늘렸다. 이밖에 영국 정부가 9600만달러, 스웨덴 8000만달러, 스페인 6800만달러, 중국 6050만달러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베트남과 적도기니 등 가난한 나라들도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국, 영국, 호주는 군함과 헬기콥터를 피해국가에 보내 구조활동을 돕고 있다. 민간 차원의 구호활동도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12개 자선단체가 공동으로 재난비상위원회를 구성한 가운데 1일까지 1억 1500만달러를 모금됐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및 유럽 전역에서도 민간 모금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제약업체인 파이저는 약품과 현금으로 35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참사 피해를 돕는데 인터넷이 위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유니세프 온라인 모금창구에는 하루에 100만달러 이상의 성금이 모이고 있으며,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은 전체 모금액의 4분의 3이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인터넷 모금에 힘입어 2001년 9·11테러 때보다 많은 모금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taein@seoul.co.kr
  • 디스커버리 채널, ‘다큐의 진수’ 다시 한 번 더

    디스커버리 채널, ‘다큐의 진수’ 다시 한 번 더

    디스커버리 채널이 올 한해 동안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다큐멘터리들을 선정해서 다시 선보이는 새해맞이 특집 ‘더 베스트 오브 디스커버리’를 마련했다. 시청자의 재방영 요청과 시청률 조사를 바탕으로 선정된 주옥같은 다큐멘터리 9편을 27일부터 31일까지 오후 11시부터 2시간 동안 연속 방영하며, 새해 1월2일 낮 12시부터는 10시간 동안 한번 더 방송한다. 27일에 방영될 ‘일본전쟁에 대한 진실’은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던 ‘진실의 순간’시리즈의 다섯번째 작품.2차 세계 대전에 대한 독창적인 이야기를 담은 수작으로 꼽힌다.28일에는 에미상 수상 후보에 올랐던 ‘다이노소어 플래닛’시리즈인 ‘밸로시랩터의 생존여행’과 ‘파이로랩터, 포드의 여행기’ 등 2편이 방영된다.29일 ‘매달린 관의 신비’에서는 16세기 명나라 왕조의 대량학살로 인해 사라진 고대의 잊혀진 부족에 대한 전설에 대해 알아본다. 이어서 파푸아 뉴기니 서쪽에서 고립돼 살아가는 부족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다큐멘터리 ‘신과 교감하는 인간’이 방송된다. 30일에는 인간의 경쟁 본능이 스포츠 경기에서부터 종족간의 경쟁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승부에 대한 집착’과 ‘최종결과(Ultimates)’시리즈 중 ‘최종 폭발’을 방송한다. 마지막으로 31일에는 야생 호랑이를 다룬 ‘타이거 문(Tiger Moon)’과 ‘야생호랑이와 함께 하는 생활’ 이 방송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노인들은 일하고 싶다] 겨울철 공공일자리도 ‘개점휴업’

    15평 남짓한 연립주택에서 부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김형표(85·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할아버지. 아침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김 노인은 모 택배회사에서 배달원으로 3년 6개월째 일하고 있다. 이 회사는 100여명의 배달원 모두가 60세 이상 노인들이다. 20일 새벽 출근길에 만난 김 할아버지는 여든을 넘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편안히 쉴 나이에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죽으면 썩을 몸인데 아껴서 뭐하냐.”면서 “움직이니까 용돈도 벌고 건강도 챙기니 얼마나 좋으냐.”고 반문했다. 김 할아버지에게는 1남1녀의 자녀가 있지만 자식들에게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큰 돈벌이는 아니지만 손수 벌어서 손자·손녀들에게 용돈을 주는 재미도 있고 일터에서 동료들과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새로운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달 수입은 일정치 않다. 배달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택배 건당 3·7제로 나눈다.3은 회사 몫이고 나머지가 수입금인 셈이다. 많이 받을 때는 100만원 이상도 벌지만 사정이 안좋을 때는 고작 30만∼40만원에 머무르기도 한다. 그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3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고, 은퇴 후에는 남대문시장주식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해왔다. ●일자리 대부분 봉사성격 차원 노인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봉사성격 차원으로 마련되는 게 대부분이다. 인력지원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마련한 일자리도 겨울철에는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많다. 경찰공무원으로 10년전 정년퇴임한 정문환(66·서울 노원구 월계동)씨. 종로노인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숲생태 해설사로 2000년부터 일하고 있다. 종로노인센터에는 59명의 노인들이 숲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숲이 사라지는 데다 학생들도 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감이 없다. 정씨가 활동하는 기간은 4월15일부터 11월15일까지 7개월이다. 처음에는 해설사들이 몇 안돼 활동량도 많고 수입도 괜찮았지만 갈수록 활동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평소 일주일에 2∼3번 강의하고 한번에 2만원씩 수고비를 받는다. 한달에 3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 많은 인력들이 배출되다 보니 신통치 않아 요즘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서울 영등포구 H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김모씨는 “지난달 말 아파트 경비원 결원이 생겨 한명을 채용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지금까지도 문의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온다.”면서 “청년실업자도 많지만 일하고 싶은 노인들도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취업,‘하늘의 별따기’ 택배사를 운영하고 있는 배기근(55) 사장은 “일을 하고 싶다며 하루에도 여러 명의 어르신들이 찾아온다.”면서 “결원이 생기면 불러달라며 이력서를 접수시킨 인원도 1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일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많지만 모두 받아들일 수 없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라면서 “정부가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많은 노인들에게 일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고령자(55세 이상)로 분류되는 인구는 800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350만명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력이지만 실질적으로 일다운 일을 하는 사람은 43.9%인 153만 6000여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대게 먹을까 과메기 먹을까

    대게 먹을까 과메기 먹을까

    대게 VS 과메기 살튀기는 속살전쟁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동해안은 만선의 깃발이 드높다. 다리에 살이 꽉 차오른 대게를 실어나르는 어부의 얼굴에도, 씹을수록 고소한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에서 일하는 아낙네의 얼굴에도 해뜨는 곳, 동해의 웃음이 있다. 곰치와 도루묵, 포항물회와 영덕막회도 이곳에선 더욱달착지근하다. 이 겨울에는 동해안 남부쪽으로 가기가 한결 가까워졌다.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최근에 개통된 까닭이다. 스트레스까지 단숨에 날려버릴 수 있는 동해로 떠나보자. 포항 · 영덕 이기철 한준규 기자 chuli@seoul.co.kr ■영덕 싱싱탱탱 대게잡이 동승기 지난 8일 새벽 4시, 경북 영덕의 대진항.“그만 일어나이소.”라는 굵은 목소리에 잠이 깼다. 전날 대게잡이 배를 동승, 취재하기로 하고 유신호(9.77t)선장 김택열(44)씨 댁에서 눈을 붙였던 것이다. 군대시절 신병처럼 벌떡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숙소를 나섰다. 나름대로 옷을 두껍게 입었지만 칼바람이 그대로 얼굴을 때리고 파고들었다. 유신호에 오르자, 선장 김씨는 엔진 키를 돌렸다. 힘찬 시동과 함께 배는 미끄러지듯 포구를 빠져나왔다. 불빛을 밝힌 다른 배들도 뒤따랐다. 모두 대게잡이로 출항하는 배다. 칠흑같이 어둔 바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선 보기 힘든 별만 영롱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선장 김씨는 “이리 들어가이소.”하며 선장실 안의 작은 방으로 들어갈 것을 권했다. 내실에는 난로가 있었지만 스위치를 암만 당겨도 불이 붙지 않았다. “저기요 이거 불이 안 켜지는데요.”라고 작은 소리로 말하자, 경상도 ‘사나이’는 “아, 가스가 떨어져 삔네, 낭패네…. 추워도 좀 참으이소.”하며 무뚝뚝하게 키를 돌렸다. ‘으미 추운 거.’ 한 시간을 추위에 떨다 갑판으로 나왔다. 우려했던 배멀미가 순식간에 몰려왔다.‘참아야 하느니라….’이를 악물었다. 때마침, 어둠이 가시며 동녘에서는 서서히 붉은 물이 들었다. 아침해가 떠오를 준비를 시작했다. 운행에 가려 일출을 못봐 안타까웠다.11월부터 다음해 5월말까지 대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11월에는 속이 꽉 차지 않아 어민들은 한 달을 기다려 12월부터 본격적인 대게잡이를 한다는 것이 선장 김씨의 이야기였다. 오전 7시, 유신호가 속도를 줄이자 선원들이 부표를 건져 올렸다. 그러고는 줄을 감았다. 이 해역은 수심 430m의 깊은 바다로 대게의 씨알이 굵다고 한다. 슬슬 그물의 모습이 드러났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빈 그물이다. 선장 김씨는 연신 담배만 피워댔다. 갑판에서 사진 찍을 준비를 하고 있던 나는 선장 김씨에게 다가갔다.“누군가 그물을 건드린 것 같네. 그물이 엉켜 있어.”라며 “아마 오징어배가 그물을 들었다 놓은 모양이야.”라며 한숨을 내쉰다. 아니나 다를까. 그물이 뒤죽박죽이다. 오징어 채낚기 바늘도 걸려 있다. 그래도 계속 그물을 걷어 올렸다. 불가사리, 해초류, 말미잘 같은 것만 올라왔다. 첫 작업은 허탕이었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는 마치 표류하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렸다. 나의 배멀미는 정점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입사 10년차 기자, 배위에서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더욱 괴로운 것은 ‘대게가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라고 하는 일 걱정이었다. 보통 그물을 바닷속에 15일 이상 쳐 놓아야 게들이 오가다가 붙는다. 이렇게 오랫동안 바다에 놓아두었던 2000m짜리 그물에 대게 20여 마리가 걸려 올라오다니 정말 통탄할 노릇이다.“보통 여기는 수심이 깊어 씨알이 굵은 놈들로 1000여 마리는 올라와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김선장. 같이 타고 있는 입장에서도 미안했다. 내 미안함을 눈치챘는지 사나이는 말했다.“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지. 그물을 통째로 가져가는 나쁜 사람들도 있습니다.”며 “다른 곳에서 한번 땡겨보입시다.”라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출발했다. 오전 10시30분, 그냥 귀항했으면 좋으련만 무심한 유신호는 2m 안팎의 파도를 헤치고 나아갔다.12시쯤 다시 부표를 건져올리고 작업을 시작했다. 와, 드디어 대게가 올라왔다. 마치 줄줄이 사탕처럼 그물에 걸린 대게가 잇따라 올라온다. 속은 울렁거렸지만 마음이 안정됐다. 한 쪽에서 그물에 엉켜있는 대게를 떼냈다. 그다음 먼저 손으로 대게의 등딱지를 잡고 그물을 벗긴 다음 쑥 잡아당기니 길다란 다리가 그물에서 쏙 빠져나왔다. 신기하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다리가 하나라도 떨어지면 상품성이 확 떨어진다. 그래서 작업은 조심스러웠다. 그물에서 떼어낸 대게가 금방 수북하게 쌓였다. 사진을 몇 장 찍고나니 속이 다시 울렁거렸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낭만적이기는커녕 이렇게 미워보이긴 처음이다. 오전 일을 망친 어부들에게 빨리 돌아가자고 말할 수도 없고, 정말 바다에 뛰어들어 쉬고 싶었다. 구석에 처박혀 ‘노란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선원 하나가 갑자기 애써 잡은 대게를 바다로 집어 던졌다. 힘든 몸을 일으켜 “아저씨, 왜 버려요?”라고 묻자 그는 “대게의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빵게(암게)와 게딱지의 직경이 9㎝가 넘지않는 대게는 다시 놓아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작은 게를 잡았다가 해경에 적발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1년 이하의 징역을 살게된다고 덧붙였다. 영덕대게는 유충에서 9㎝크기로 자라는데 보통 10년이 걸린단다. 드디어 선장은 귀항을 명령했다. 유신호가 대진항으로 선수를 돌렸다.‘빨리 가자.’내 마음은 벌써 대진항에 닿았다. 육지가 이렇게 그리울 수가. 서너 박스의 대게를 트럭에 옮겨 싣고는 수족관에 하나씩 꺼내 옮겨 놓았다. 이로써 하루의 대게잡이 작업이 끝이다. 이제 게들은 음식점이나 택배로 소비자들 식탁으로 올라갈 것이다. 비록 만선은 아니지만 하루 일을 끝낸 어부들의 얼굴에 흡족한 웃음이 번졌다. ●맛있는 대게 고르는 법 영덕대게는 일반게인 홍게(붉은게)와는 다르다. 영덕대게는 색깔이 누런 주황색이며 속살이 꽉 차 있다. 그리고 맛을 보면 약간 단맛이 나면서 쫄깃하다. 값싼 수입산과 달리 몸체와 다리에 하얀 반점(따개비와 같은)이 없고 말갛다. 크기가 크다고 맛있는 게가 아니다. 일단 속이 꽉 찬 대게를 고르려면 다리나 배쪽을 살짝 눌러 보면 된다. 배쪽이 거무스름하고 눌렀을 때 단단한 느낌이 들며 등껍질은 살짝 말랑해야 한다. 겉으로 봐서 다리가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든지 물이 왔다갔다 하면 상품가치가 없는 물게다. ●대게 요리법 ▲대게는 삶기 전에 반드시 미지근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쪄야 한다. 보통 5∼10분을 담가 놓으면 된다. ▲대게는 삶지 말고 김으로 쪄야 한다. 이때 대게의 배를 반드시 위로 향하도록 놓아야 한다. 그래야 뜨거운 김이 들어가더라도 게장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게 비린내를 없애려면 정종이나 맥주, 혹은 녹차를 물속에 조금 붓는 것이 좋다. ▲보통 30분 정도 강한 불에서 찌고,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 영덕선 대~게 여기서 먹죠 대진항에서 12년째 영덕대게를 팔고 있는 은하수수산(054-733-6447)은 영덕대게가 가장 싼 집이다. 남편이 15년째 대게잡이 배를 타고 있고, 부인이 식당을 운영해 진짜 영덕대게를 믿고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원래는 도매만 했는데 손님들이 “현지에서 게를 쪄 먹고 싶다.”고 해서 간단한 밑반찬과 스팀기로 대게를 20분 만에 쪄 준다. 가격은 8000원짜리부터 10만원까지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또한 배멀미에 자신있는 사람들은 미리 전화하면 대게잡이 배를 같이 타고 조업을 나갈 수도 있다. 물론 성인에 한한다.3만원을 내면 배에서 조업을 하는 것을 보며 대게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주인 김순옥(011-884-9422)씨는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품질의 대게를 제일 싼 가격에 팔고 있어예.”라면서 “외형이나 시설이 좋은 곳에서 비싸게 드시지 마시고 진짜 드이소.”라고 구수한 사투리로 권했다. 또 대게 음식경연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는 김씨는 살아있는 게를 구워먹는 게구이와 회로 먹는 게무침, 게조림 등 다양한 음식도 만들어 준다. 주말은 예약이 필수. 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로 배달해 준다. 이외에도 물곰탕과 밥식해가 유명한 강구항의 청송식당(733-4675), 모듬물회가 유명한 축산항의 울릉도식당(732-4321), 해물탕으로 이름난 영해의 산해식당(732-2401) 등이 있다. ● 서울선 대~게 이집을 찾죠 대게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 서민들에겐 만만찮은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단점.4인 가족을 기준으로 20만원은 잡아야 한다. 이왕 게요리를 맛보려면 대형 음식점이 좋다. 재료의 보관이 좋고 조리법이 체계화돼 맛이 안정적이고 메뉴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다. ●왕돌잠(723-3433) 게요리 전문점의 대명사격인 왕돌잠은 끊임없이 게요리를 개발하는 것이 발길을 잡는 비결이다. 서울경찰청 후문 쪽의 왕돌잠 입구의 거대한 수조엔 킹크랩·러시아산 대게 등도 있는데 요즘은 영덕산 대게를 내놓는다. 대게찜·게다리카레볶음·게살샐러드·킹크랩찜·대게탕 등 게요리 10여가지가 나오는 뷔페(5만원)가 인상적이다. 게찜과 게살영양밥 등이 나오는 점심 코스 정식(2만원), 여기에 생선회와 맑은 생선국 등이 추가된 저녁 진수성찬(5만원)도 인기다. 논현점(3444-3334)도 있다. ●유빙(403-6400) 입구 양쪽에 늘어선 수족관에서 손님이 직접 게를 고른다. 영덕 대게를 비롯해 태평양산의 킹크랩, 북한산 털게, 러시아산 대게, 코코넛 크랩 등 종류가 다양하다. 푸짐한 살에 쫀득한 맛을 내는 킹크랩을 많이 주문한다. 조리법은 담백하며 부드러운 게살과 달착지근한 게향을 즐기기 가장 좋은 게찜요리를 권한다.1인당 권장량은 600g(5만∼6만원)으로 별도 요금 없이 풀코스를 즐길 수 있다. 문정로데오거리의 우성아파트 인근에 있다. ●무화잠(3443-7852) 무화잠은 왕돌잠·신바위와 함께 대게가 많이 사는 동해 바다속의 섬이다. 대게와 함께 킹크랩을 낸다. 점심에는 돌솥게살비빔밥(1만원)도 있고, 게살초밥(3만원) 등을 많이 찾는다. 킹크랩과 대게 등이 들어가는 해물 샤부샤부(3만원)도 많이 찾는 메뉴다. 대게 찜으론 1인분에 600∼700g(5만원선)을 권한다. 양재점(2057-0001)도 있다. ●코오라(540-4244) 게살을 양념에 푹 절였다가 조리하기 때문에 맛이 진하다. 영덕게 샤부샤부(3만원), 왕덕게 스테이크(이상 2만 2000원), 왕게 샐러드(1만원), 왕게 한마리 코스(4만원)도 있다. 도산사거리 만리장성 맞은편 씨네하우스 옆에 있다. ●대게 셀프 카메라 ‘대게’는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다리의 마디 모양이나 누르스름한 아이보리 빛깔이 얼핏 마른 대나무와 비슷하다는 데서 비롯된 명칭이다. 때문에 한자로는 ‘죽해(竹蟹)’라고도 한다.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최고 “구롱(룡)포 과매(메)기는 몸에 최고니더. 과매기 무모(먹으면) 감기가 업습디더.”(구룡포의 한 과메기 덕장에서 꽁치를 손질하던 70대 김 할아버지.) “과메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숙취해소에도 좋은 단백질도 풍부하대요. 인공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자연 식품이지요.”(울산에서 과메기를 먹으러 온 김승환씨.) “전라도에 홍어삼합이 있다면 포항에는 과메기가 있습니다. 홍어가 코를 똑 쏘는 아린 맛이 있지만 과메기는 생각보다 느끼하지도 비릿하지도 않습니다.”(과메기를 즐기던 김장석씨.) 경북 포항은 요즘 과메기가 한창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구룡포항의 도로옆 바닷가 빈터마다 과메기를 말리는 덕장이다. 과메기가 언제 시작됐는지 잘 모른다.‘할아버지의 할아버지’를 몇차례 거쳐야 할 만큼 오래됐다. 과메기 덕장을 운영하는 범진상사 김진희씨는 “조선시대 후반에 궁궐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수백년은 됐겠지요.”라고 말한다. 수백년도 어림짐작이다. 과메기를 만드는 옛 방식은 청어를 꼰 새끼에 끼워 부엌의 살창에 걸어 두었다. 밥을 지을 때 솔가지의 연기가 빠져 나가는 살창에 걸어 두면 외풍으로 자연스럽게 얼었다 녹았다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솔향까지 뱄다고 한다. 솔향이 밴 청어 과메기가 얼마나 맛 있었으면 궁중에 진상까지 했을까?김삼식(79)씨는 “옛날엔 겨울 밤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역거리(통과메기)껍질을 벗겨서 찢어 생미역에 돌돌말아 초고추장에 푹 찍어 먹었지요.”라고 말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1960년대 이후엔 포항 앞바다에서 청어가 잡히지 않아 꽁치를 대신 쓴다. 부엌의 살창이 아니라 해풍이 잘 드는 바닷가에서 과메기 말리는 틀인 ‘대차’에 걸어 얼렸다가 말린다. 대부분 꽁치를 활복, 뼈를 추려 말린다. 이를 ‘찌거리’라한다. 정재덕 구룡포과메기협회장은 “역거리는 말리는데 15일 가량 걸리지만 찌거리는 이틀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과메기는 자연에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위생이 무척 중요하다. 좋은 과메기를 고르려면 껍질이 은빛이 나는 것이 좋다. 이런 것을 ‘은광어(銀光魚)’라고 하는데 육질과 신선도 면에서 최고의 품질이다. 누른 빛은 피하는 게 좋다. 배쪽은 터지지 않아야 하고, 꼬리쪽은 너무 말라 단단하거나 물렁하지 않아야 한다. 통과메기는 살아 있을 때의 모양새 그대로를 유지해야 한다. 반면 뼈를 추려낸 활복 과메기는 살이 발그스럼하면서 길게 고랑이 진 것이 좋다. 이맘 때면 포항시내 웬만한 음식점에선 과메기를 내놓고 있다. 다행히도 옛날의 청어 과메기를 맛볼 수 있는 곳도 있다. 호미곶 가는 방향의 백경횟집(054-292-7136)은 1월쯤이면 청어를 직접 얼말려 곁들이는 밑반찬으로 내놓는다. 청어 과메기는 꽁치보다 훨신 두텁과 기름진 것이 특징. 포스코의 큰 손님들이 주로 이용하는 회 전문집으로 회는 한 사람에 2만∼5만원. 꽁치 과메기론 웬만한 미식가들은 동국대병원 맞은편의 다락방(283-1915)을 가장 먼저 꼽는다. 주변의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거리는 것과는 달리 분위기는 소박하다. 과메기 단일 메뉴로 20년을 한자리에서 지켜온 주인 조순옥씨는 “질 좋은 과메기만 받아와 팔고, 좋은 과메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접 담근다는 초고추장 맛도 깊다. 불친절한 듯 보이지만 투박한 포항 사투리에 정은 오히려 깊다. 과메기 1인분(1만 2000원). 스티로폼 포장과 택배비를 부담하면 포장판매도 한다. 양념과 생미역·파 등의 야채까지 넣어준다. 다락방 인근의 소문난 막창 과메기(275-6410)도 손님들이 찾는다. 또 옛 삼성생명 뒷골목의 해구식당(247-5801)을 빼놓을 수 없다. 포항 과메기를 팔기 시작한 원조격에 해당하는 식당이다. 주인 지영자씨가 31년 동안 꽁치 과메기만 팔아 왔다. 발그스름한 과메기 살점을 모양좋게 발라내준다. 역시 포장 판매도 한다. 과거엔 과메기를 겨울 한철만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1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진공 포장한 다음 영하 20도에서 보관하는 까닭에 여름에도 내놓는다. 현지에서 과메기 20마리 한 두름에 1만원선이다. 포장과 택배비만 부담하면 집으로 배달된다. 택배 문의는 범진상사(284-5371), 구룡포과메기협회(276-2253). ● 물곰탕·고래고기도 맛보세요 과메기가 겨울 한철이라면 포항의 사계절 음식은 단연 물회다. 물회는 200여년전 포항앞바다에서 고기가 너무 많이 올라와 뱃사람들이 젓가락질할 시간이 없어 개발된 음식이란다. 오대양물회식당 박상규(57)씨는 “막 잡아 퍼덕거리는 생선을 썰어 넣고 야채와 고추장을 풀어 훌훌 마신 것이 물회”라며 “물회 생선은 광어나 도다리 등 넓적한 물고기를 쓴다.”고 말했다. 박정출(42)씨는 “물회는 회를 고추장에 으깨듯이 잘 비빈 다음 물을 풀어 먹는다.”고 말했다. 물회의 양념으론 배·상추·잔파 등을 넣고 깨소금·참기름을 얹어 비벼 먹는 것이다. 고추장을 볶아서 만드는 물회 초고추장에 맛의 비법이 달려 있다. 포항의 횟집마다 메뉴판에 물회를 적어두고 있지만 토박이들은 포항시청 뒤쪽의 오대양물회식당(244-7164)을 단연 최고의 물회집으로 꼽는다. 주인 박씨는 “우리집에선 고조할아버지부터 물회를 만들어 먹는 가전 비법대로 만든다.”고 말했다. 수족관엔 납작한 물고기만 넣어두고 있다. 박씨는 “고기를 섞어 넣어 두면 다른 물고기의 회충이 전염돼 회맛이 반감된다.”고 말했다. 이집의 물회(1만 1000원)는 물을 자작하게 부어 숟가락으로 떠먹고 국물은 마시는데 속까지 후련하게 한다. 다른 서비스없이 밑반찬으로 등푸른 생선, 메가리로 만든 밥식해를 내놓는다. 이집외에도 고속버스터미널 후문쪽의 코리아물회(274-0574)와 죽도시장 가는 길목의 새포항물회(241-2087)도 물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환호일출공원 인근의 환여횟집(251-8847)은 물회국수(1만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맛의 비결은 육수. 배·사과 등의 과일과 함께 여러가지 야채를 넣어 새콤·달콤·매콤한 육수에 국수를 만 것으로 색다른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살짝 얼린 육수는 부서지는 포말처럼 시원하다. 포항은 또한 고래고기로도 유명하다. 포경업은 금지됐지만 그물에 걸려오는 고래고기는 맛볼 수 있다. 죽도시장 안쪽의 할매고래집(241-6283)과 옆집의 왕고래집(247-2552)은 고래육회와 수육을 내놓는다. 한접시에 1만∼3만원으로 고래 특유의 냄새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거북해할 수도 있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귀빈예식장 근처의 구룡포돌문식당(276-2705)의 고래고기를 권할 만하다. 질 좋은 참고래를 재료로 써 가격이 만만치 않다. 돼지고기 편육과 비슷한 모양인 우네(가슴부위·3만 5000원)는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술마신 다음날 속푸는 해장으론 생아귀와 물곰이 좋다. 구룡포항의 조포네(276-1219)는 손님이 보는 앞에서 생아귀를 잡아 끓여내는 아귀탕(8000원)이 좋다. 아귀를 큼직하게 4∼5조각 썰어넣고 포항의 명물 부추와 콩나물·무·파를 넣고 끓여 낸 것이다. 국물엔 아귀 내장이 둥둥 떠 더욱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고기는 쫄깃하다. 북부해수욕장 앞의 설옥물곰식당(249-6969)의 물곰탕은 깔끔한 맛으로 술꾼들이 찾는 집이다. 물곰탕(7000원)의 물곰은 살이 흐물흐물하지만 해장국 뿐 아니라 식사도 좋다. 포항은 영덕이나 울진보다도 대게를 더 많이 잡는 곳이다. 구룡포해수욕장의 원경대게회식당(276-1711)은 대게를 비롯해 킹크랩도 내는 대게 전문 음식점이다. 포항에서 입이 궁금하다면 동해안 최대의 수산물 집산지 죽도시장을 찾으면 된다. 식당에 앉아 회를 주문해도 되지만 싱싱한 횟감을 직접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회나 횟밥 양념값으로 보통 1인당 3000원.3만원 정도면 회와 매운탕까지 먹을 수 있다. 일출을 보러 호미곶으로 갔다면 조금 떨어져 있는 선주회식당(284-9675)과 장기곶회식당(284-7752)이 좋다. 민박집도 겸하고 있는 장기곶회식당은 주인이 직접 배로 잡은 자연산 물고기를 내놓는다. 언덕위에 있어 동해안의 탁트인 조망도 빼어나다. ● 서울선 이집을 찾으세요 ●고래불(556-3677) 포항과 영덕 향토 음식을 많이 내놓는 이집은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구룡포에서 과메기를 가져온다. 과메기(2만원)가 싱싱하다. 서울 역삼동에 있다. ●영덕회식당(2267-0942) 서울시내에서 가자미 종류인 미주구리회를 야채와 초고추장에 비벼 먹는 막회의 원조격으로 20여년 됐다. 수년 전부터 과메기를 들여와 막회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충무로 중구청 근처에 있다. ●광교 과메기(720-6075) 조흥은행 본점 뒷골목에 있다. 포장마차 분위기로 상호도 없다. 단골들이 그냥 ‘광교 과메기’로 부른다. 살빛이 붉고 꾸덕꾸덕해 비린맛이 덜하다. 초장을 듬뿍 찍어먹는다. ●영덕대게(3210-1379) 교보문고 뒷골목에서 미대사관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에 나온다. 상호는 대게집이지만 대게보다 막회와 과메기를 많이 한다. 과메기는 6월까지 낸다. ● 과메기 셀프카메라 과메기는 이름이 좀 독특한 만큼 유래된 설도 다양하다. 황인 포항향토사학자는 “청어를 새끼를 꼬아 매달아 말린다는 뜻에서 ‘꼬아 메기’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생선의 눈을 꿰어 말린다는 뜻의 관목어(貫目魚)에서 관목의 ‘목’이 포항지역의 사투리 탓으로 ‘메기’라고 발음돼 ‘관메기’로 변하고, 이어 ‘ㄴ’자가 탈락되면서 ‘과메기’로 굳어졌다는 설도 있다. 더불어 어민들이 보릿고개를 넘길 때 먹었다는 뜻에서 나온 ‘과맥어(過麥魚)’에서 유포됐다는 주장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선정된 과메기는 비웃(청어)를 썼으나 1960년대 이후엔 꽁치를 쓴다.
  • 독일월드컵 대륙별 중간점검

    독일월드컵 대륙별 중간점검

    2002한·일월드컵이 끝나자마자 그해 9월 아르헨티나-칠레전 등 남미예선을 시작으로 2006년 독일을 향한 여섯 대륙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출사표를 던진 팀들은 모두 197개국. 피말리는 레이스가 반환점을 돌고 있는 사이 90개 팀이 탈락했다. 39개 팀이 출전한 아시아에서는 1·2차 예선을 거쳐 한국 등 8개국이 최종예선에 안착했다. 타 대륙의 예선 진행 상황도 짚어본다. ●유럽-강호들의 혈투 유럽은 개최국 독일을 제외하고 51개 팀이 7개 팀 3개 조,6개 팀 5개 조 등 8개 그룹으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고 있다. 가장 많은 13장의 본선행 티켓이 배정됐다. 각조 1위와 2위팀 가운데 상위 두 팀은 본선에 직행하고 나머지 2위는 플레이오프를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팀당 3∼5경기를 치른 초반 상황으로, 지난 대회 본선에 나오지 못했던 ‘앙숙’ 네덜란드와 체코가 같은 1조에 속해 혈전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는 조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체코는 루마니아(28위) 핀란드(43위)에 밀려 4위에 그치고 있다.‘아트사커’ 프랑스(4조)와 ‘무적함대’ 스페인(7조)이 각각 조 2,3위로 다소 부진한 편이지만 포르투갈(3조) 이탈리아(5조) 잉글랜드(6조) 등 터줏대감들은 조 1위로 순항하고 있다. ●아프리카-새로운 바람 상황이 가장 특이하다.5장의 티켓을 두고 이미 최종예선이 절반 넘게 진행됐다. 한·일월드컵 본선 멤버들 가운데 남아프리카공화국만 조 선두를 달리고 있을 뿐이다.6개 팀 5개 조에서 1위만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데, 세네갈·카메룬·나이지리아·튀니지 등 기존 강자들이 토고·코트디부아르·앙골라·기니 등에 밀려 각각 2∼5위로 처져 있다. ●남미-두 개의 탑 4.5장의 티켓이 걸려 있는 남미는 단계별 예선을 거치지 않고 10개국이 내년 11월까지 홈앤드어웨이 단일 리그를 벌인다. 팀당 18경기 가운데 11경기를 치렀다. 아르헨티나가 승점 22(6승4무1패)로 1위.‘삼바 군단’ 브라질은 승점 20(5승5무1패)에 2위로 예선 내내 라이벌 아르헨티나와 선두를 뺏고 뺏기는 ‘시소 게임’을 하고 있다. 파라과이(4승4무3패)와 에콰도르가 승점 16(5승1무5패)으로 골득실 차에 의해 3,4위. 반면 5위 우루과이(14점)와 10위 볼리비아의 승점 차가 4점에 지나지 않아 오세아니아 1위와 플레이오프를 갖게 되는 5위를 점령하기 위한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북중미-이변은 없다 3.5장이 걸린 북중미도 마지막 3차예선을 앞두고 있다.34개 팀이 6개 팀으로 추려졌으며,2002년 본선 멤버 멕시코·미국·코스타리카 등이 2차예선에서 조 1위를 거머쥐며 최종예선에 진출했다. ●오세아니아-가장 험난한 여정 오세아니아에서는 반장의 티켓을 놓고 12개국이 나왔고, 호주와 솔로몬군도가 최후의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1위를 차지한다 해도 남미 5위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 상태. 월드컵 역사상 오세아니아 지역 팀들이 본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호주(74년)와 뉴질랜드(82년) 등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건희회장, 전경련 차기회장에 사실상 추대

    이건희회장, 전경련 차기회장에 사실상 추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차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사실상 추대됐다. 전경련 강신호 회장은 25일 저녁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2월 총회에서 이건희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회장직을 곧 그만둘 것”이라며 “재계의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재계 실세인 이 회장이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 현 회장단의 결론”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의 이날 발언은 현 전경련 회장단 사이에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의견 조율이 이미 끝났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회장도 그동안 자신에 대한 재계의 추대 분위기가 무르익을 경우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강 회장은 회견에서 “그동안 건강문제로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했던 이 회장에게 차기 회장을 맡아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면서 “LG 구본무 회장과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에게도 회장직을 요청했지만 두 사람은 전경련 회장으로서 대외활동이 부담스럽다며 고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나는)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장직에 올랐지만 경험에 비춰볼 때 실세 회장이 재계를 이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느꼈다.”면서 “그간 삼성 이 회장의 고사 이유가 해소된 만큼 내년부터는 이 회장이 회장직을 맡는 것이 순리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11월 손길승 전 회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뒤, 올 2월 손 전 회장의 잔여 임기(1년)만 채우기로 하고 회장에 취임했다. 강 회장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신행정수도 건설이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실망하는 충청권 국민들에게 기업도시를 통해 희망을 주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다.”면서 기업도시 활성화를 통해 문제를 풀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계가 기업도시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돈이 벌리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각종 혜택을 통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도 잇따랐다. 강 회장은 “법이 아무리 좋아도 경제활동에 지장이 있으면 재고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출자총액 제한과 금융계열사 의결권 축소 등 현안에 양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명관 부회장은 “출자와 투자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은 20세기 기업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며 “실물경제를 잘 아는 기업인들이 이야기를 하면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자기 주장만 맞다고 우기니 답답할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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