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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헌법의 뿌리 4·19 정신으로 내란의 밤 물리쳐”

    李대통령 “헌법의 뿌리 4·19 정신으로 내란의 밤 물리쳐”

    유공자 예우·의료지원 등 강화 방침“통합 민주주의 미래에 물려줄 것”인도·베트남 순방… 뉴델리 도착오늘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예정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대한민국 헌법의 뿌리로 태어난 4·19 정신이 있었기에 2024년 12월 겨울밤, 우리 대한국민들은 마침내 내란의 밤을 물리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4·19 혁명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의 토양 위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자 세계를 선도하는 문화강국으로 눈부신 도약과 번영을 이룰 수 있었다”며 “부마 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까지 이어진 4·19 정신은 참된 주권자의 나라를 갈망하는 강고한 연대의 힘으로 피어났다”고 평가했다. 유공자 지원 강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모든 분을 한 분이라도 더 찾아내 포상하고 기록하며 예우할 것”이라며 특히 “고령의 4·19 혁명 유공자분들에게 시급한 의료지원 또한 더욱 강화하고 세심하게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주의 관철 의지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 역사는 순풍에 돛을 단 유람선처럼 평온하게 온 것이 결코 아니다. 독재의 군홧발은 불평등과 빈곤의 틈새를 파고들며 민주주의 파괴를 정당화한다”며 “정치의 책임은 오직 민생이라고, 국민의 삶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 말씀드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야말로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의 잠재력과 역량을 발견하고 저마다의 꿈으로 행복을 키우며 각자의 삶을 존엄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유용하고 합리적인 체제임을 끊임없이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러도 가슴과 뇌리에 새겨진 뚜렷한 기억이 모여 사리사욕과 당리당략에 빠진 위정자들이 국민의 뜻을 거역할 때마다 나라를 바로 세우고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려놓았다”며 “대한국민의 DNA에 오롯이 남겨진 자유와 평등, 통합과 연대의 민주주의를 더욱 빛나는 미래로 물려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사람의 목숨은 누구에게나 똑같다. 한 명의 목숨이나 100명의 목숨이나 다 그 사람에게선 하나의 우주”라며 “모두를 위해 목숨을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기념식을 마친 뒤 5박 6일간의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한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후 인도 뉴델리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을 접견하고 동포 만찬 간담회를 소화했다. 20일에는 간디 추모공원에 헌화하고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소인수회담, 확대회담을 하며 양해각서 교환식과 공동언론발표를 가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포럼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에 21일에는 두 번째 방문지인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한다.
  • ‘혁신 선대위’ 예고한 오세훈… ‘명픽’ 정원오와 서울 대전

    ‘혁신 선대위’ 예고한 오세훈… ‘명픽’ 정원오와 서울 대전

    오, 박수민·윤희숙 선대위원장 위촉연두색 넥타이로 장동혁과 차별화정, 48곳 지역위원장들과 결속 과시민주, 제주에 위성곤… 공천 마무리 민선 최초 5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원오 전 서울 성동구청장과 ‘서울 대첩’을 벌이게 됐다. 3선 구청장에서 ‘명픽’으로 단숨에 930만 서울시장에 도전하게 된 정 전 구청장과 오 시장의 승패는 지방선거 후 양당 패권 지형도 가를 전망이다. 국민의힘 3자 경선에서 최종 승리한 오 시장은 “서울을 내어주면 이 정권의 폭주를 막을 마지막 제동장치가 사라지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19일에는 경선 경쟁자였던 박수민 의원, 윤희숙 전 여의도연구원장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대표 사업으로 쪽방 주민에게 하루 한 끼 메뉴를 제공하는 ‘동행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오 시장은 “혁신 선대위의 뜻은 중도확장이다. 중도, 더 나아가 많은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작업”이라며 “각계각층, 청년과 중장년이 함께 어우러지고 시민이 동참하는 의미의 대통합 선대위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전날에도 마포구 연남동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 강북 험지 도봉갑의 김재섭 의원과 ‘간짜장 점심’을 함께 했다. 80년대생인 두 사람처럼 선대위 평균 연령을 대폭 낮춘다는 게 오 시장의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미 일정을 마치고 20일 당무에 복귀하는 장동혁 대표와 차별화도 계속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날 “공천 마무리 단계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지도부 역할이 줄어들면서 후보자 중심으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경선 TV토론회부터 국민의힘 상징인 빨간색이 아닌 연두색 넥타이를 주력으로 착용해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전 구청장은 이날 제66주년 4·19 혁명기념일을 맞아 페이스북에 “이제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찌감치 ‘민주당 원팀 선대위’를 꾸린 정 전 구청장은 이날 민주당 48개 서울 지역위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결집력을 과시했다. 지도부와 갈등 중인 오 시장과 국민의힘 서울시당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 전 구청장은 “어제 오 시장의 일성이 보수 재건과 이 대통령과 정면승부하겠다는 것이어서 너무 놀랐다”면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아니고 당 대표 출마, 대권 후보 출마 선언으로 서울 시민들을 4년 내내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장은 최근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정원오 우세·오세훈 열세’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갤럽·세계일보가 10~11일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가상 양자 대결(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오 시장(37%)은 정 전 구청장(52%)에 비해 15%포인트 뒤졌다. 한편 전날 민주당은 위성곤 의원을 제주지사 후보로 확정하면서 16개 광역단체장 공천을 모두 마무리했다. 제주지사는 위 의원과 국민의힘의 문성유 전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의 대결이 성사됐다. 국민의힘은 경선이 진행 중인 대구시장과 충북지사 2곳, 경선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경기지사와 전남광주시장, 지원자가 나오지 않는 전북지사 공천을 남겨뒀다.
  • [영상] 이스라엘이 또?…휴전 후 레바논 상공서 ‘미사일’ 펑펑, 반전 정체 [핫이슈]

    [영상] 이스라엘이 또?…휴전 후 레바논 상공서 ‘미사일’ 펑펑, 반전 정체 [핫이슈]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열흘간의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밤하늘은 휴전 직후 엄청난 섬광과 소음으로 뒤덮였다. 컴컴한 하늘로 쏘아 올려지는 불꽃은 언뜻 보면 이스라엘이 발사한 미사일처럼 보이지만, 이는 시민들이 쏘아 올린 불꽃놀이였다. 미국 공영방송 NPR 등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이날 0시를 기해 휴전이 시작되자 베이루트 상공에서는 예광탄과 폭발, 불꽃놀이가 관측됐다. 시민들이 공중으로 총을 쏘며 휴전을 기념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일부 축하 사격에 대전차 무기까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쟁 피해가 특히 컸던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도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휴전을 기념했다. 여전히 아슬아슬한 이스라엘-레바논 휴전현지 주민들의 기쁨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총알은 적을 향해야 한다”며 축하 사격 자제를 촉구했다. 유탄으로 인한 사고 위험을 경고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가 열흘간의 휴전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긴장은 이어지고 있다. 이번 휴전 협상이 이스라엘과 사실상 충돌해 온 헤즈볼라가 아니라 레바논 정부와의 협상이라는 점도 불안감을 조성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휴전은 레바논 전역에서 포괄적으로 적용돼야 하며, 이스라엘에 어떠한 군사적 활동 자유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레바논군은 휴전이 발효된 이후인 17일 오전에도 이스라엘이 남부 지역에서 공격 행위를 벌였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군의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에 동의한다면서도 레바논 남부 점령지에 주둔한 병력은 철수하지 않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사상자 약 9000명, 사망자 2020명”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 영토 점령을 목표로 무자비한 폭격을 퍼부으면서 레바논 민간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앞서 레바논 보건부는 지난 11일 “지난 3월 2일부터 국내 여러 지역에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폭격 희생자와 국경에서 발생한 교전 사상자를 모두 합친 결과 사망자가 총 2020명, 부상자가 6436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규모 사상자는 이스라엘이 2024년 11월 27일 헤즈볼라와 체결한 휴전 협정 이후 레바논을 향해 최대 규모의 로켓포 공격을 시작한 뒤 전투가 격화하면서 발생했다. 이에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을 향해 맹비난을 쏟아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물”이라면서 “자신이 저지른 범죄 때문에 ‘현대판 히틀러’로 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에서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본인이 감옥에 가지 않으려고 전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유럽 절친’ 이탈리아도 외면이스라엘의 강력한 유럽 우방이자 유럽의 극우 세력을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스라엘과의 국방 협정 연장을 거부하고 나섰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최근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협정 중단을 알리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국방 협정은 2016년 4월 13일 발효됐으며 어느 한쪽이 반대하지 않는 한 5년 주기로 자동 갱신된다. 11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조약에는 군사 물자의 수출입, 군 조직·인사 관리, 군 교육·훈련, 군사 훈련 참관, 전문가 교류, 산업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탈리아와 협정은 실질적 내용이 없는 양해각서에 불과하며 이번 결정은 실무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파 성향의 멜로니 정부가 유럽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탈리아의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영향력 감소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지구 별을 위해 쓰레기와 이별해요”

    서울시와 녹색서울시민위원회는 지구의 날(4월 22일)을 맞아 오는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지구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지금 당장! 이 별을 위해 쓰레기와 이별해요’라는 표어에 맞춰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공연이 열린다. 광화문광장 놀이마당에서는 시 홍보대사이자 유튜브 채널 ‘나의 쓰레기 아저씨’로 활동 중인 배우 김석훈과 대학생 서포터즈 ‘지구수호대’ 100여명, 기관·단체 등의 부스 28개가 마련된다. 지구의 날 기념식에는 117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지금 이 순간’, 애니메이션 ‘케이팝데몬헌터스’에 나오는 ‘골든’을 개사해 지구의 날 메시지를 담아 부른다. 온라인에서는 22일까지 ‘다시 쓰는 지구 리챌린지’ 캠페인이 진행된다. 지구의 날 행사 참여 또는 자원순환 실천 인증 사진이나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인증하면 에코마일리지 1000포인트를 지급한다.
  • 체험으로 장애와 소통·공감하는 중랑

    체험으로 장애와 소통·공감하는 중랑

    서울 중랑구는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일부터 24일까지 ‘제4회 중랑구 장애공감주간’을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올해로 4회째인 이번 행사는 ‘소통과 공감’을 주제로 열린다. 행사 첫날인 20일에는 중랑구민 광장에서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리고 장애공감 체험부스가 함께 운영된다. 구청 로비에서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장애인 일자리 박람회’가 열린다. 애플코리아를 비롯한 기업들이 참여해 채용 상담과 직무 안내를 하고 헤어·메이크업, 증명사진 촬영, 노동 상담 등 부대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1일에는 장애인 체육 어울림 한마당에서 체육 종목 체험, 중랑동행길(봉화산) 숲길 체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또한 21일부터 24일까지 구청 로비에서는 한국장애인개발원과 협업한 ‘감싸롱: 나만 불편해?’ 공감·체험형 전시와 장애인 작가 작품 전시가 열린다. 22~23일에는 구청 지하 대강당에서 팝밴드, 오케스트라 공연 등 문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류경기 구청장은 “앞으로도 장애인의 사회 참여 확대와 자립 지원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장애가 더는 장애 되지 않게… 공동체의 힘으로 돕는 구로[현장 행정]

    장애가 더는 장애 되지 않게… 공동체의 힘으로 돕는 구로[현장 행정]

    발달장애인에 일상책임보험 지원 청소년 상해·전동휠체어 사고 보장“장애인 권익 향상 위한 노력 지속”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함께 따뜻한 마음을 나누길 바랍니다.” 장인홍 서울 구로구청장이 16일 구로동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지역사회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과 관계자, 주민이 어우러진 이 행사는 구로구장애인단체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행사에는 700여명이 참석했다. 장애인의 날(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 기념일이다. 장애인 생활공동체 시설인 ‘브니엘의 집’의 박상준 원장은 “평소 외출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장 구청장은 역경을 극복하고 자립에 성공해 모범이 된 장애인, 복지 발전에 헌신한 유공자 등 17명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장애인의 날 주간을 맞이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도 열린다. 지난 14일 에덴복지재단을 시작으로, 18일 구로장애인자립생활센터, 20일 구로뇌병변장애인비전센터, 23일 구로구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등에서 체험활동 등을 마련했다. 구는 발달장애인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 등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인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은 일상생활 중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입혀 발생한 배상 책임을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자기부담금은 2만원이고 1년 단위로 갱신된다. 장애청소년 상해보험은 상해 후유 장해에 1000만원, 골절 수술비 20만원 등을 보장한다. 만 9~24세 이하 장애청소년이 대상이다.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 장애인 전동보장구 운행 중에 발생하는 사고에서 대인·대물 배상을 보장하는 보험도 지원한다. 사고당 최대 5000만원, 변호사 선임비 500만원을 보장한다. 지난 2월에는 교육부가 선정한 ‘장애인 평생학습도시’에 신규 지정됐다. 구는 국비 3600만원을 확보해 지역 여건과 장애 특성을 반영한 평생학습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장 구청장은 “앞으로도 장애인의 권익 향상과 복지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청명과 곡우 사이, 제철의 봄 맛보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청명과 곡우 사이, 제철의 봄 맛보다[박상준의 문장 여행]

    “알맞은 시절을 산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촘촘히 느끼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챙겨야 할 기쁨에 무엇이 있는지 살피는 일… 그러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보였다. 좋아하는 것들 앞에 ‘제철’을 붙이자 사는 일이 조금 더 즐거워졌다.” -김신지, ‘제철 행복’ 중에서 봄이 차오르는 청명과 곡우 사이, 청명은 청명이라서 또 곡우는 곡우여서 알아챌 수 있는 행복이 있다. 그러니 오늘 제철을 살면 다음 절기에도 제철에 제철의 행복을 잇대어 살아갈 수 있겠지. 봄날의 한가운데 제철을 맛보러 충북 괴산군을 찾아간다. 거역할 수 없는 봄의 ‘침샘’에서청명과 곡우 사이 어디쯤을 지난다. 24절기 가운데 청명은 4월 5일 무렵이다. 청명한 하늘이라고 말할 때 그 청명과 같은 한자다. 날씨가 맑고 밝다는 뜻이다. 곡우는 4월 20일 무렵이다. 봄비가 내려 곡식이 윤택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스민 절기다. 김신지 작가의 ‘제철 행복’(인플루엔셜)은 절기마다 꼭꼭 챙겼으면 하는 소소한 행복을 말한다. 거창하지 않다. 봄이라서 할 수 있고 여름이라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는 속담이 있다. 세상은 이를 증명이라도 하겠다는 듯 온통 꽃 천지다. 흥과 신이 넘치는 우리 민족이 이를 어찌 그냥 지나칠까. 꽃을 따서는 전이라도 부치며 즐겨야지. 작가는 “청명엔 꽃달임이 제철”이라고 부추긴다. 꽃달임은 진달래 등의 꽃잎을 따서 전을 부쳐 먹으며 즐기는 화전놀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통 음력 삼짇날에 행한다. 삼짇날은 ‘3’이 두 번 겹치는 음력 3월 3일이다. 올해는 청명과 곡우 사이 4월 19일이다. 청명주와 곁들이면 이보다 화려한 봄날이 없겠다. 곡우 편에서는 화전 대신 돌미나리전으로 유혹한다. 경기 양평군으로 벚꽃 배웅을 나갔던 작가는 남양주시 ‘돌미나리집’에 들른다. 미나리는 3~4월이 제철이다. 특히 돌미나리는 밭에서 자라 향이 짙다. 돌미나리집은 꽤 소문난 맛집이다. 자리에 앉으면 기본 차림으로 생미나리와 초장이 나온다. 작가는 생미나리로 텁텁한 입안을 맑게 씻고 나서 바삭한 돌미나리전을 한입 베어 문다. 입안에 봄이 가득하다. 비빔국수를 곁들이면 환상의 조합이란다. 달고 쓰고 매운맛이 한데 무리 지어 밀려드는 거역할 수 없는 맛이겠다. ‘제철 행복’을 읽다가 나처럼 군침을 삼키며 곧장 지도 앱을 켜는 이들이 분명 있을 거다. 하지만 어찌할까. 아쉽게도 돌미나리집은 임시 휴업 중이다. 5월에는 문을 열기를 바랄 수밖에. 입하(5월 5일)나 소만(5월 20일) 무렵에는 머리 위로 보라색 등나무꽃이 활짝 피어날 테니 조금 미뤄도 위로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봄날의 제철 먹거리가 미나리 뿐일까. 봄날에는 겨울 추위를 꿀꺽 삼키고 견뎌 자란 식재료가 많다. 그러니 저마다 나만의 돌미나리를 찾아 떠나볼 일이다. 작가 역시 나에게 의미 있는 장소에서 나만의 “사는 재미”를 느끼는 것이 “삶의 생기”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입안 가득, 들풀한아름곡우를 기다리는 단비가 내린 다음 날, 괴산 목도시장의 들풀한아름을 부러 찾아간다. 들풀한아름은 김진은, 김진원 자매가 운영하는 로컬 밥집이다. 지인들에게 전해 듣고, 제철 채소가 소담스레 담겨 나오는 밥상으로 2026년의 봄을 개시하리라 굳게 마음먹은 터였다. 들풀한아름의 대표 메뉴는 현미채소밥. 더불어 이번 주의 덮밥 메뉴 하야시라이스를 주문한다. 지난주에는 연어 스테이크와 쑥 크림 파스타가 나왔다는 걸 알고는 뒤늦은 군침을 삼킨다. 그러다 ‘이번 주 반찬 소개 글’을 보고는 다시 기대에 부푼다. 4월 둘째 주 현미채소밥은 괴산군 사리면의 쌀에 괴산 차조를 넣어 지은 차조밥과 괴산 메주로 맛을 낸 된장국 그리고 냉이 튀김과 봄나물 생채, 풍년초절임 등이다. 정성스레 차려 나온 차조밥 위에는 연분홍 진달래꽃 한 송이가 놓여 계절 감각을 더한다. 먼저 봄나물 생채부터 한 입. 반디나물, 전호나물, 민들레 등을 괴산 고춧가루로 무쳐낸 생채가 입안에서 ‘방긋’ 한다. 다음은 괴산 불정면 농가의 냉이에 괴산 통밀가루를 입혀 튀긴 냉이 튀김을 베어 문다. 향긋한 봄 냉이가 바삭하며 부서질 때는 돌미나리전이 까마득히 잊힌다. 들풀을 입안에 한 아름 넣고서는 우적우적 씹는다. 자매는 어린 시절 친구의 할머니가 우리네 마당과 밭이 모두 “슈퍼마켓이고 마트”라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한다. 그 후로는 산과 들의 풀도, 나무순도 먹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고. 십 대 시절인 2013년부터 이미 경기 하남시 검단산 자락에서 풍년초, 쇠별꽃, 돌미나리 같은 들꽃과 들풀을 채집해서 ‘농부시장 마르쉐@’(농부, 요리사, 수공예가가 함께하는, 대화하는 농부시장. 목동 오목공원 등에서 열린다)에 출점했다. 괴산에 ‘지역과 계절을 담아내는 작은 식당’을 연 건 2023년. 오빠가 먼저 터를 잡았고 자매 역시 괴산에 내려왔다. 지역의 좋은 작물을 더 많이 소비할 방법을 고민하던 게 식당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자매의 오빠가 농사지은 작물과 괴산 로컬푸드, 알음알음 알게 된 지역 농장에서 받은 재료로 요리한다. 고추장과 집된장, 맛간장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메뉴는 철에 따라 매주 바뀌어 차림표에 올라온다. 현미채소밥의 반찬이 바뀌고 덮밥 종류가 바뀐다. ‘제터머기 피자’ 또한 별미다. 제터머기는 내 터에서 나는 먹거리를 뜻하는 우리말로, 제터머기 피자는 괴산 들풀한아름이 자랑하는 채소 피자다. 봄날의 양조장 또는 트리하우스들풀한아름에서 우아한 제철 미식을 즐기는 사이, 누군가 들깨소고기덮밥을 서둘러 먹고서는 “계좌 이체할게요.”라며 급히 뛰쳐나간다. 동네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일 테다. 그 목소리가 봄소식처럼 다정하게 들렸던 건 그이가 목도양조장의 이정우 대표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청명이나 곡우에 술을 빚으면 맛과 색이 좋다는 말 때문이었을까. 목도양조장은 1920년 지어졌고 유증수 대표가 1936년 인수했다. 그의 외증손인 이정우 씨가 유기옥, 이석일 부부에 이어 4대째다. 무엇보다 원형에 가깝게 보존한 양조장과 부속 건물(충북 등록문화유산)이 눈길을 끈다. 안채와 종국실 등 내·외부를 두루 개방한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에도 자주 나온다. 자료관에는 ‘불암양조장’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 수사반장 박영한(이제훈) 집안의 양조장으로 나온 흔적이다. 본관 마당 역시 ‘술꾼도시여자들2’에서 세 주인공이 웅덩이주를 마시던 장소다. 목도양조장은 일주일에 금, 토, 일요일 사흘 문을 연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2시에 맞춰 가길 권한다. 창고 느티에서 무료 시음이 이뤄져 목도생막걸리, 괴산백주, 목도맑은술, 괴산약주 느티 4종을 모두 맛볼 수 있다. 이정우 씨의 설명을 들으면 각각의 차이가 선명하다. 제철 별미와 별주를 맛봤으니 다음은 제철 풍경 차례다. 곡우가 가까워지면 슬슬 봄꽃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기인데 괴산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산지와 구릉이 많아 지역마다 봄의 속도가 다르다. 괴산 트리하우스의 봄은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온다. 트리하우스는 임철오, 홍정의 부부가 긴 세월 공을 들여 가꾼 정원이다. 2024년에는 산림청 선정 ‘아름다운 민간정원 30선’에도 뽑혔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티-가든(T-Garden)에서 음료를 주문한 후 이용한다. 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는 임 대표가 아내의 이름을 따 ‘정의산’이라 이름 붙인 꽃과 나무의 동산을 산책한다. 막 봄이 돋아나는 정원은 연둣빛이 생기롭다. 장미 정원과 느낌표 정원, 물고기 정원을 차례로 돌아보고는 트리하우스도 들른다. 그리고 자작나무길 가기 전에는 숲의 정원에서 길게 머문다. 숲의 정원에만 이르러도 전망이 탁 트인다. 발아래는 정원의 용버들과 황금회화나무가 노란 봄빛을 뽐낸다. 멀리로는 고양봉 능선이 넘실댄다. 이곳에서는 그물의자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흔들의자에서 흔들흔들 풍경을 즐기는 이들이 적잖다. 김신지 작가는 오븐 속의 빵이 부풀어 오르듯, 봄볕에 부푸는 마음이야말로 “살아있다는 확인”이라고 했던가. 봄에는 그리 볕을 쬐는 것만으로 마음이 부푼다. 또 하나의 제철 농(農)라이프임 대표의 머릿속에는 몸으로 겪어 아는 트리하우스의 24절기 풍경이 겹쳐 흐른다. 왕벚나무가 지고 나면 곡우쯤에는 산벚나무가 꽃을 피울 거란다. 아직은 조금 이르다. 대신 진달래꽃이 만개한다. 진달래는 좀 더 빨리 피는 꽃이라 여겼는데 이곳에서는 제철이다. 과거에는 벚나무보다 진달래가 봄의 전령이었다. 숲에 초록이 나기 전, 분홍빛이 앞장서 봄을 알렸다. 잊었던 지난봄의 그리움이 새삼 활짝 피어난다. 진달래가 지고 산벚꽃이 피는 트리하우스의 풍경은 또 어떠할까. 산벚꽃이 지고 나면 곡우의 다음 절기인 입하다. 입하는 여름의 첫 번째 절기다. 그러니 남은 봄을 악착같이 즐길 일이다. 오후 느지막이는 에트하우스에 들렀다. 이곳 또한 제철의 행복을 찾기에 꼭 맞는 괴산의 명소다. 에트하우스는 뭐하농하우스가 리뉴얼하며 새롭게 붙인 이름이다. 뭐하농하우스는 제철 식문화 공간이자 농업문화플랫폼이다. 그간 카페로 상시 운영하다가 주말 라운지 형태로 전환했다. 라운지는 ‘티스테이션’과 티스테이션을 포함한 ‘라운지’의 두 가지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티스테이션’은 뭐하농에서 재배한 허브로 블렌딩한 차를 제공한다. 먼저 쑥과 딜, 레몬밤, 민트 등의 허브 플레이팅 테이블 앞에 선다. 이지현 대표가 허브 향을 맡아보길 권한다. 각각의 잎을 조금 뜯어서 손바닥에 놓고 팡팡 소리가 나게 손뼉을 치니 향이 올라온다. 그 가운데 유독 끌리는 향이 오늘의 내게 필요한 허브다. 레몬밤이 유독 좋았는데 잠을 못 자서 피곤한 이들이 반응하는 향이란다. 선택한 허브는 티팟에 우려 차로 제공된다. ‘라운지’는 여기에 제철 요리로 가벼운 식사를 더 하는 형식이다. 에트하우스는 실내에 품은 중정이 무척 편안하고 아름답다. 큰 움직임 없이 길고 느긋하게 머물며 반나절 정도를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인다. 김 작가는 이럴 때 제철의 행복을 미리 심어두라 했다. 트리하우스 임 대표도 닮은 말을 했다. 그는 정원의 꽃과 나무를 보며 “예쁘지 않아요?”를 되풀이했는데, 그저께 심었다는 들풀보다 낮은 묘목 하나를 두고는 “미래를 심었으니까, 얼마나 보고 싶겠어요?”라고 되물었다. 이미 해가 뉘엿뉘엿해서 서둘러 돌아 나오는 길, 미래의 나를 위해 에트하우스에 나만 아는 행복 하나를 미리 심어둔다. 다음 계절에 찾을 즈음에는 그 행복이 제철만큼 또 높게 자라 있기를 기대하면서. 에트하우스는 4월 동안 리뉴얼 기념으로 40% 할인 중이다. 그러므로 봄날의 제철 행복이어도 무방하겠다.
  • 손잡은 여야정

    손잡은 여야정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극복 위한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은 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현 외교부 장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 [데스크 시각] 지켜야 할 유산, 지워야 할 흔적

    [데스크 시각] 지켜야 할 유산, 지워야 할 흔적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사후인 1981년 11기 6중전회(공산당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에서 문화대혁명과 마오의 공과에 대해 두고두고 회자될 ‘공칠과삼’(功七過三·잘못이 셋이면 공이 일곱)이라는 말을 남겼다. 문화대혁명과 마오의 직접적 피해자인 덩샤오핑이 주도한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 문제에 관한 결의’로써 마오 사후의 정치적 균열은 일단 봉합됐다. 이후 마오의 고향 후난성 사오산에 있는 기념관은 문화대혁명 기간의 기록을 공백으로 뒀다고 한다. 때로는 ‘회색지대’에 놓아 두는 편이 낫다는 중국인 특유의 전략적 사고방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칠과삼’은 국내에서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를 주장하는 측에 의해 인용되곤 한다. 이에 대한 동의 여부와 별개로 탄핵에 이른 정도가 아니라면 선출직 공직자의 재임 중 공과 과는 뒤섞여 있을 때가 많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가 지켜야 할 유산(遺産)과 지워야 할 흔적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많은 선출직 공직자는 전임자가 남긴 것을 지우는 데서 임기를 시작한다. 대통령부터 시장과 도지사, 구청장, 군수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에는 더하다. 취임 첫날부터 수십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모조리 뒤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새로 뽑힌 선출직은 전임자가 추진했던 역점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중단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쌓인 폐단이라는 의미의 말 ‘적폐’(積弊)도 종종 등장한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 과정이 열혈 지지층에게는 정서적 쾌감과 정치적 효능감을 줄지 모른다. 그러나 공공복리와 무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의 단절은 보통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한다. 미래를 위해 더는 미뤄서는 안 될 사업조차 ‘아무개 예산’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멈춰 서기도 한다. 서울 도시브랜드도 곡절이 많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이명박 시장 체제에서 만들어진 ‘하이 서울’(Hi Seoul)이 14년간 이어지다가 박원순 시장 때인 2015년 ‘아이·서울·유’(I·SEOUL·U)로 바뀌었다. 처음부터 의미가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던 ‘아이·서울·유’는 2022년 오세훈 시장 복귀 이후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로 대체됐다. 1977년 만들어진 ‘아이 러브 뉴욕’(I♥NY)이나 2002년 첫선을 보인 ‘아이 암스테르담’(I amsterdam)이 롱런하며 도시 이미지를 구축한 것과 대비된다. 전임자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당연하다. 의도된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록을 남길 필요도 있다. 하지만 정치적 판단과 셈법에 기반한 맹목적 흔적 지우기와 오로지 지지층을 만족시키기 위한 정책 궤도 수정은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며 세금 낭비를 비롯한 온갖 부작용을 초래한다. 분열과 갈등을 낳을 뿐이다. 흥미롭게도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두 달이 지나면 ‘○○도 흔적 지우기 논란’이라는 기사들이 4년마다 반복된다. 지역과 단체장의 이름만 바뀔 뿐 행태와 양상은 비슷하다. 전임자의 흔적을 지울지, 아니면 유산으로 이어받을지 선택할 때는 원칙과 근거가 있어야 한다. 버릴 때의 기회비용과 남길 때의 이익을 따져야 한다. 그때 저울 위에 올려야 할 가치는 정파나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 다수의 삶이어야 한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대진표가 속속 확정되고 있다. 다가오는 7월 1일에 새로(혹은 다시) 취임할 전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유산’의 의미를 곱씹어 보길 기대한다. 유권자들이 앞으로의 4년을 예측할 수 있도록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선명하게 제시하면 더 좋겠다. 임일영 사회2부장
  • [성낙인 칼럼] 문화유산 ‘光化門’과 시대정신 ‘광화문’의 조화

    [성낙인 칼럼] 문화유산 ‘光化門’과 시대정신 ‘광화문’의 조화

    역사는 과거와 현재 간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동시에 역사는 미래의 거울이다. 역사를 그냥 그대로 묶어 두는 것과 역사를 재해석하는 것은 언제나 논쟁적이다.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파리는 세계 문화와 예술의 수도로 손꼽힌다. 그 파리에서도 문화유산의 보존과 변화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된 바 있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하는 만국박람회에 맞춰 에펠탑을 건축했다. 당시에는 파리의 경관을 망친다는 비판이 드셌다. 하지만 이제 에펠탑은 세계를 향한 파리의 상징이다. 1981년 프랑스 제5공화국 최초의 좌파연합 소속 미테랑 대통령은 법학교수 출신인 자크 랑 문화부 장관과 합심해 프랑스 예술의 심장인 루브르 박물관 광장에 유리 피라미드를 건설했다. 헌법재판소가 있는 팔레 루아얄 광장에도 새로운 조형물을 설치했다. 문화유산을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 피라미드는 루브르의 새로운 상징이다. 역사와 문화유산의 현대적 재해석을 구현한 성공적인 사례다. 광화문은 조선왕조 500년의 법궁(法宮)인 경복궁의 정문으로 1395년 건립되었다. 광화(光化)는 “큰 덕(德)이 온 나라를 비춘다”는 의미다. 광화문은 조선 및 근대 한국의 역사와 영욕을 함께한다. 복원·파괴·소실·해체를 거듭한 끝에 1868년 중건된 광화문은 일제에 의해 이전되는 수모를 겪었다. 광화문 북쪽에 김영삼 전 대통령 때 폭파·해체된 조선총독부 건물(해방 후 중앙청으로 사용)이 있었다. 폭파 전 경복궁을 방문했던 필자는 거대한 석조 건물이 경복궁의 맥을 끊는 듯한 답답함을 느낀 바 있다. 광화문은 6·25전쟁으로 소실됐다가 복원·해체를 거친 끝에 2023년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세계적인 K팝 가수 BTS가 군복무 후 완전체로 광화문에서 첫 컴백 무대를 가졌다. 이 공연은 넷플릭스로 전 세계 190개국 이상에 생중계돼 77개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1840만명이 동시에 시청한 대기록을 세웠다. 무대 배경으로 환하게 비친 광화문은 이제 서울을 넘어 세계의 상징물이 되었다. 이 와중에 광화문 현판이 새삼 논쟁의 중심에 선다. 원래 자리인 2층에 한자 ‘光化門’ 현판이 있고, 그 아래층 빈자리에 한글 광화문 현판을 추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필자의 눈에 두 개의 광화문 현판은 조화롭기 그지없다. 중국 자금성 정문에 만주어와 한자가 병기돼 걸린 현판보다 훨씬 아름답다. 다만 한자의 서체와 훈민정음에서 따온 한글의 서체가 서로 조응하는지는 한번 더 숙고가 필요해 보인다. 시류에 따른 문화유산 변형은 과거를 조작하는 것이라는 원형 보전론과 국가 상징 공간에서 문자와 문화 차원의 정체성을 한글 현판으로 나타내는 것이라는 시대정신론이 맞선다. 원형 보전론에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을 배척할 게 아니라 대승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김주원 한글학회 회장은 “한글은 우리 민족을 오늘날 여기까지 있게 한 혁신의 산물이며, 그 혁신 중 하나가 바로 광화문 한글 현판 달기”라고 한다. 영욕을 함께한 光化門에 한글 현판을 추가함으로써 광화문이 국가 상징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게 하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다. 특히 광화문광장에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동상이 자리잡고 있다. 광화문과 세종대왕상이 서로 조응함으로써 광화문광장이 조선을 뛰어넘어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의 새로운 상징이 돼 가는 과정에서 한자 光化門과 한글 광화문의 병존은 역사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루브르 박물관에 생뚱맞게 유리 피라미드를 세우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시대정신의 발로로 보인다. 마침 국립중앙박물관 입장객 숫자가 650만명을 넘어서서 루브르·바티칸 박물관에 이어 세계 3위에 이른다고 한다. 이건희 컬렉션도 미국과 영국을 순회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꿈에 그리던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광화문과 더불어 광화문광장이 문화강국·문화국가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거듭 태어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를 기원한다.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헌법학
  • 경북교육청, 울릉도 ‘독도교육원’ 6월 착공

    경북교육청, 울릉도 ‘독도교육원’ 6월 착공

    일본의 독도 도발 행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북도교육청이 울릉도에 추진 중인 독도교육원 건립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6월쯤 독도교육원 건립 예정지인 옛 울릉초등학교 장흥분교장(7542㎡) 부지에서 착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위해 임종식 경북교육감과 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지난 13~14일 교육원 건립 부지를 찾아 착공 준비 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울릉도 울릉읍 사동리 238에 지어지는 교육원은 도동항으로부터 3.2㎞ 거리에 있다. 총사업비 253억 2600만원이 투입되는 교육원은 기존 건축물은 철거하고 한 번에 12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3936㎡, 3층 규모의 숙박 시설로 지어진다. 2028년 9월 개원 예정으로 다목적 강당을 비롯해 지도교사 숙소, 식당, 독도체험관, 학생휴게실, 2·4인실 숙소 등이 들어선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본의 독도 왜곡에 진실을 바로 알리고 학생 대상 독도 체험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원을 건립한다”며 “학생들에게 다양하고 체계화된 독도 탐방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인근 독도박물관, 안용복기념관 등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 3.25ℓ 와인이 구한 도시, 로텐부르크의 ‘마이스터트렁크’ [한ZOOM]

    3.25ℓ 와인이 구한 도시, 로텐부르크의 ‘마이스터트렁크’ [한ZOOM]

    노을이 내려앉을 무렵 도착한 로텐부르크의 ‘마르크트 광장’(Marktplatz)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은 단연 시청사지만 사람들의 눈길은 바로 옆 시계탑을 향해 있었다. 잠시 후 정각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시계 바로 옆 문이 열렸다. 왼쪽에는 장군 인형이, 오른쪽에는 커다란 잔을 든 시장 인형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장 인형이 천천히 커다란 잔을 들어 올리자 구경하던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마치 이곳을 찾은 진짜 이유를 손에 쥐었다는 표정이었다. ●전쟁의 불길 앞에 선 도시 1631년 10월, 당시 유럽은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을 지지하는 국가들과 개신교를 지지하는 국가들 간의 피비린내 나는 30년 전쟁(1618~1648)이 한창이었다. 당시 로텐부르크는 가톨릭 동맹국 총사령관 ‘틸리 백작’이 이끄는 대군에 포위되어 있었다. 로텐부르크는 완강하게 저항했으나 결국 함락되고 말았다. 틸리 백작은 로텐부르크 시장과 시의원을 모두 사형시키고 도시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라는 명령을 내렸다. 도시가 사라질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시의원들은 틸리 백작의 화를 가라앉히기 위해 ‘프랑코니아’(Franken) 지방에서 나는 최고급 와인을 3.25리터나 되는 거대한 ‘훔펜’(Humpen)에 가득 담아 바쳤다. 순간 와인을 본 틸리 백작은 즉흥적인 내기를 제안했다. “만약 누구라도 이 잔을 단숨에 비울 수 있다면 이 도시를 살려주겠다. 하지만 실패한다면 그 대가는 죽음이 될 것이다.” ●한 남자의 결단, 10분의 사투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 사이로 시의원이자 전직 시장인 ‘게오르크 누슈’(Georg Nusch)가 걸어 나와 약 10분 동안 3.25리터의 와인을 모두 마셨다고 한다. 틸리 백작은 약속대로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라는 명령을 거두었고, 게오르크 누슈는 3일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서 축제로 게오르크 누슈가 3.25리터의 와인을 마셔 도시를 지켜냈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아는 수많은 전설처럼 사실 여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전설과 마찬가지로 목숨을 걸고 종교적 신념과 도시를 지켜냈다는 상징은 오늘날까지 이 도시 시민들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약 한 세기가 지나 문헌에 등장하고, 오늘날까지 사람들은 도시를 지켜낸 전설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성령강림절이 되면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 기간이 되면 중세 사람들의 복장을 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도시 전체가 17세기 당시로 돌아간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매시간 정각, 1631년으로의 여행 다음 날 오후, 다시 광장을 가로질러 가는 중에 정각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시계탑을 쳐다보았고 큰 잔을 들고 있는 시장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마이스터트렁크(Meistertrunk), 거장의 한 잔으로 해석되는 그 모습은 처음에 본 것과 같은 장면이었지만 이제는 다르게 다가왔다. 저 커다란 술잔에 전쟁의 공포, 한 남자의 목숨을 건 결단, 그리고 400년 넘게 이 도시를 지켜온 의미가 압축되어 보였다. 그렇게 매시간 정각,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의식은 잠시 1631년 그날로 돌아간다.
  • 캄보디아, 세계 최초 ‘영웅 쥐’ 동상 세운 이유…지뢰 109개 찾아내 [여기는 동남아]

    캄보디아, 세계 최초 ‘영웅 쥐’ 동상 세운 이유…지뢰 109개 찾아내 [여기는 동남아]

    캄보디아의 지뢰밭에서 5년간 활동하며 100개가 넘는 폭발물을 찾아내 수많은 인명을 구한 아프리카 큰주머니쥐 ‘마가와(Magawa)’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 지난 3일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서는 ‘국제 지뢰 인식과 제거 활동 지원의 날(4월 4일)’을 하루 앞두고 마가와의 2.20m 높이 석상 제막식이 열렸다. 마가와는 공공 기념물로 기려진 세계 최초의 쥐로 기록될 전망이다. 벨기에 비영리 단체 아포포(APOPO)의 의뢰로 제작된 이 동상은 현지 석공들이 사암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동상은 시엠레아프 강변 아포포 본부 인근에 설치됐으며, 생전 마가와가 착용했던 작업용 하네스와 수여받은 금메달을 차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특히 동상 받침대에는 실제 폐기된 폭발물 파편들이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 마가와의 업적은 실로 놀랍다. 아포포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마가와는 5년간 지뢰 71개와 불발탄 38개 등 총 109개의 폭발물을 탐지했다. 면적은 약 14만 1000㎡로, 이는 축구장 20개에 달하는 넓이다. 2013년 탄자니아에서 태어나 전문 훈련을 받은 마가와는 2016년 캄보디아로 배치됐다. 그는 2021년 은퇴 후 2022년 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마이클 레인 아포포 프로그램 매니저는 “마가와는 우리가 보유했던 최고의 쥐 중 하나였다”며 “집중력이 뛰어나고 조련사들에게도 매우 다정했던, 완벽한 성품을 지닌 영웅이었다”고 회고했다. 마가와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면적을 단 20분 만에 탐색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인간이 금속 탐지기로 작업할 경우 며칠이 소요되는 일이다. 아프리카 큰주머니쥐는 몸무게가 가벼워 지뢰를 밟아도 터뜨리지 않으며, 개에 버금가는 후각을 지녀 지뢰 탐지에 최적화돼 있다. 이들은 TNT의 화학 신호를 포착하면 땅을 긁어 알리고, 보상으로 바나나나 땅콩을 받는다. 앞서 마가와는 2020년 영국 수의 자선단체 PDSA로부터 동물계 최고 훈장인 ‘PDSA 골드 메달’을 쥐 최초로 수상했다. 이는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극도의 용기를 보여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영국 최고 권위의 상인 ‘조지 크로스(George Cross)’에 비견되는 영예다. 리 투치 캄보디아 지뢰행동청(CMAA) 제1부의장은 제막식에서 “마가와의 유산은 캄보디아 지뢰 제거 임무에 있어 회복력과 신뢰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1960~90년대 내전의 여파로 전 세계에서 지뢰 오염이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지난 47년간 폭발물로 인해 약 1만 88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여전히 600만 개의 지뢰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정부는 2030년까지 ‘지뢰 없는 국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마가와의 뒤를 잇는 새로운 영웅 쥐들도 활약 중이다. 현역 탐지 쥐 ‘로닌(Ronin)’은 2021년 이후 지뢰 109개와 불발탄 15개를 찾아내며 2025년 세계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 英 항공사 버진애틀랜틱 ‘인천 ~런던 노선’ 신규 취항

    英 항공사 버진애틀랜틱 ‘인천 ~런던 노선’ 신규 취항

    양경수(왼쪽 다섯번째부터)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 코닐 코스터 버진애틀랜틱 최고경영자, 김범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과 승무원들이 14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런던발 버진애틀랜틱 항공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국 항공사 버진애틀랜틱은 인천~런던 노선을 신규 취항해 주 7회 운항한다. 연합뉴스
  • [씨줄날줄] 국립민속박물관 80주년

    [씨줄날줄] 국립민속박물관 80주년

    1946년 4월 26일 자 서울신문에는 ‘국립박물관 개관식 거행’이라는 제목의 큼지막한 기사가 실렸다. 국립민족박물관 개관식이 전날 서울 남산에 있는 옛 조선총독 관저에서 열렸다는 소식이었다. 송석하 민족박물관 초대 관장이 미 군정청의 제2대 장관 아처 러치 소장을 안내해 전시실을 둘러보는 사진도 실었다.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위당 오세창은 이때 송 관장에게 ‘박종문물’(博綜文物)이라는 휘호를 써 주었다. 문물의 뜻을 널리 모아 이치를 추구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민족박물관은 직제에도 ‘민족 문화 및 인류학 영역에 속한 참고품을 수집 진열하여 일반 대중에게 관람케 하고 이울러 조사와 연구를 행한다’는 임무를 명시했다. 오늘날 국립민속박물관 기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족박물관은 6·25전쟁 와중에 국립박물관에 통합됐다. 국립박물관의 일부로 명맥을 유지하던 민속 전시·연구 기능은 문화재보존위원회가 민속관 설치를 건의하면서 독립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국민속관은 1966년 경복궁 수정전에서 문을 열었다. 스웨덴의 스칸센 박물관 같은 야외 박물관 계획은 훗날 용인 민속촌으로 일부 현실화됐다고 한다. 한국민속관은 1975년 한국민속박물관으로 거듭났다. 공간이 11배 넓어지고 박물관이라는 이름도 찾았다. 경복궁 내부 옛 조선총독부미술관 건물이었다. 1979년에는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1993년 현재의 건물에 자리잡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개관 80주년을 맞아 오는 24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로 기념행사를 갖는다. 세종시 박물관 단지로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민속박물관이다. 하지만 민속학계는 세종과 서울에 각각 세계민속과 한국민속을 전담하는 상설 전시관을 구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민속박물관도 이 같은 방안이 한국 문화와 세계 문화의 균형 잡힌 이해를 도모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권찬주, 잊지 말아야 할 4월 혁명의 어머니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권찬주, 잊지 말아야 할 4월 혁명의 어머니

    올해로 4·19혁명이 66주년을 맞는다. 지난 3월 15일 경남 창원시 국립3·15민주묘지에서 열린 제66주년 3·15의거 기념식에는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자격으로 참석해 “3·15의거 희생자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 소식을 접하며 평생을 아들 김주열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살다 1989년 세상을 떠난 ‘4월 혁명의 어머니’ 권찬주가 떠올랐다. 그는 3·15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마산의거가 대통령 하야까지 이어지며 4·19혁명으로 승화하는 길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1960년 3월 15일 전북 남원 출신 김주열은 외가가 있는 경남 마산(현 창원시)에서 마산상고 합격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날 밤 그는 형과 함께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행방불명이 됐다. 이틀 후에야 이 소식을 들은 권찬주는 3월 18일 아침 서둘러 출발해 오후에 마산에 도착했다. 먼저 마산경찰서로 달려가 “내 아들을 찾으러 왔다”고 울부짖는 그에게 경찰은 “학생들이 인민공화국 만세를 불러 잡으려 하니 산으로 숨어 들어갔다. 산에 가서 찾아보라”고 했다. 권찬주는 “내 아들이 왜 빨갱이란 말이냐”며 항의했다. 경찰서를 나온 권찬주는 사망자가 안치된 시체실과 부상자가 즐비한 병실을 정신없이 찾아 헤맸으나 아들은 어디에도 없었다. 3월 19일 권찬주는 마산일보사에 찾아가 아들의 행방불명 소식을 알렸고 그날부터 중앙 일간지도 아들을 찾는 권찬주의 애끓는 사연을 보도했다. 다음날인 3월 20일에도 아들 소식을 듣지 못한 그는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거리를 헤맸다. “내 아들 못 보았소”, “혹시 어디서 시체가 또 나왔다는 말 못 들었소”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물었다. 이후 권찬주는 날마다 경찰서, 검찰청, 변호사회, 시청, 정당 사무실을 찾아다녔고 병원을 뒤졌다. 국회 진상조사단도 만났다. 하수구도 들여다보고 인근 산도 헤맸다. 그렇게 “억세게 찾아 나섰더니” 마산 사람들이 모두 그를 알아봤다. 여성들은 권찬주의 끼니를 챙기며 김주열을 찾는 데 함께 나섰다. 그렇게 마산에서 김주열을 찾는 운동이 일어난 와중에 ‘3월 15일 밤 경찰이 시체에 돌을 달아 시청 뒤편 연못에 유기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3월 29일 검찰, 경찰, 자유당과 민주당 관계자, 신문기자, 거기다 500명 넘는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청 뒤편에 있는 연못의 물을 퍼냈지만 시체는 없었다. 한 달 가까이 아들을 찾아 마산 거리를 헤매던 권찬주는 남편이 아프다는 소식에 4월 11일 오전 8시 남원행 버스를 탔다. 그로부터 3시간이 지나 행방불명이 된 지 27일 만에 눈에 최루탄이 박힌 끔찍한 모습으로 김주열의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됐다. 시체를 인양하는 동안 소식을 들은 마산 시민들이 부둣가로 몰려왔다. 사람들은 ‘김주열이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차마 어머니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아 어머니가 떠난 후에 바다에 떠올랐다’며 애달파했다. 김주열의 시체가 도립병원으로 운반되자 시민 3000여명이 병원을 에워싸고 범죄를 은폐한 경찰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였다. 그날 저녁에는 수만 명의 마산 시민들이 관공서를 파괴하며 ‘이승만은 물러나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4·19혁명에서 처음 등장한 이승만 퇴진 요구였다. 이승만 퇴진을 외친 시민들은 매일 거리에서 아들을 찾아 달라고 호소한 권찬주를 20일 넘게 지켜보며 함께 고통스러워했던 이들이었다. 김주열의 시신이 발견되자 마산 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분노로 들끓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5월 8일 어머니의 날을 맞아 권찬주는 “귀여운 자녀들을 잃은 어머니 여러분, 우리 다같이 눈물을 거둡시다. 밝아오는 새나라 아침 햇살을 받으며 그리고 자식들이 뿌린 따뜻한 선혈이 남긴 이 민족의 넋이 헛되지 않도록 내일의 새로운 세대를 뒷받침하는 이 나라의 어머니로서 다시 한번 옷깃을 여밉시다”라는 글로 4·19혁명으로 자녀를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해 큰 울림을 주었다. 권찬주는 아들 김주열의 죽음을 “이 나라 민주 발전의 터전이 될 것으로 섭섭하기는 하나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마음에 새겼다. 6월 하순에는 김주열의 백일재를 마친 후 김주열을 찾는 일을 도왔던 언론사와 입원 중인 4·19혁명 부상자를 위로하고자 상경했다. 그해 10월 새싹회가 수여하는 소파상을 수상하는 등 권찬주는 ‘4월 혁명의 어머니’로 국민적 추앙을 받았다. 권찬주는 평생, 심지어 2023년 4·19혁명 유공자로 건국포장을 받을 때조차 ‘김주열 열사의 어머니’로만 기억됐다. 하지만 4·19혁명에는 청년학생들뿐 아니라 권찬주를 비롯한 수많은 여성들이 참여했다는 게 명백한 사실이다. 김주열의 주검이 발견되자 마산에선 여학생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다. 4월 25일에는 200~300여명의 할머니들이 “죽은 학생 책임지고 리 대통령은 물러가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고 마산경찰서 안으로 들어가 경찰과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제는 누군가의 어머니뿐 아니라 권찬주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기억되는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봄날의 영등포, 꽃길만 걷다[현장 행정]

    봄날의 영등포, 꽃길만 걷다[현장 행정]

    퇴근 직장인, 밤 9시 넘어서도 즐겨식음료점 결제 땐 최대 30% 할인장애인용 해설·안전 대책도 마련“모두가 어우러졌던 참여형 축제” 지난 3~7일 서울 여의서로 벚꽃길과 한강 둔치 국회 축구장에서 열린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를 364만명의 상춘객이 즐기고 갔다고 영등포구가 14일 밝혔다. 올해 축제는 ‘봄의 정원, 모두 함께’를 주제로 눈으로만 보는 감상을 넘어 ‘체험형 문화 축제’로 꾸며졌다. 구는 문화행사와 먹거리 운영 시간을 오후 9시 30분까지 늘려 직장인들이 퇴근 후 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 첫날인 3일 어린이발레단, 취타대 등 문화예술단체와 캐릭터 인형이 참여하는 ‘꽃길걷기’ 퍼레이드가 열렸다. 5일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역동적 축하 비행이 여의도 상공을 수놓았다. 연인·가족과 기념 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시민들은 분홍빛으로 물든 거리를 보며 “너무 예쁘다”, “한 폭의 그림”이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축제장은 봄꽃·휴식·예술·미식 4개 테마로 구성됐다. 여의서로를 따라 조성된 ‘봄꽃정원’에는 벚꽃길을 따라 1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포토존과 거리예술가 공연이 펼쳐졌다. ‘휴식정원’에는 캠핑 텐트와 카페존이 마련됐다. 올해는 카페존 참여 업체를 지역봉사단체·청년기업·전통시장 등으로 확대해 방문객들에게 풍성한 먹거리를 선보였다. 구는 ‘영등포 봄꽃 세일 페스타’를 축제와 연계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식음료점·이랜드크루즈 이용 시 온라인 예약·결제는 최대 30% 할인, 오프라인 결제는 최대 30% 환급(각각 최대 2만원씩) 혜택을 제공했다. 모든 방문객이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 환경도 마련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청각, 촉각, 미각으로 축제를 해설하는 ‘봄꽃 동행 관광 프로그램’을 지난해보다 늘렸고 청각장애인을 위한 공연 자막 서비스도 함께 지원했다. 안전 대책도 빈틈없이 준비했다. 구는 3339명의 인력을 투입해 인파 관리용 지능형 폐쇄회로(CC)TV로 실시간 모니터링과 재난버스 배치, 안전소방상황실·구청 재난안전상황실·통합관제센터 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행사장에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 주행을 금지하고 불법 노점상과 무단 주차를 단속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단순히 꽃을 구경하는 시간을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 [열린세상]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숨은 손들

    [열린세상]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숨은 손들

    한국전쟁 이후 결핍과 부재의 현실 속에 절제와 여백의 미학으로 가장 완성도 높은 서정시를 남긴, 그러나 가난하고 외롭고 고독하게 살다 간 김종삼 시인. 그를 기리는 시문학상의 아홉 번째 시상식이 얼마 전 소박하지만 정감 어리게 치러졌다. 문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 제정은 그 문인의 문학 정신과 작품 세계를 잇는 전통적이고 가장 영예로운 방식이다. 그래서 문인의 이름으로 주는 문학상은 해당 문인을 배출한 지역 자치단체나 대기업 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유족들에 의해 성대하게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김종삼시문학상은 예외적이다. 황해도 출신으로 월남한 김종삼은 영원한 보헤미안이었다. 고전음악에 심취했으나 경제적으로는 무능력한 어린아이 같은 시인이었다. 김수영·김춘수와 함께 ‘3김 시인’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세상이나 문단 권력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시인을 기억하고 기리는 숨은 손들에 의해 김종삼시문학상과 추모 사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난과 술로 인한 건강 악화 등 힘겨운 만년의 삶을 접고 1984년 12월 김종삼 시인이 타계하자 많은 문단 동료와 독자들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그를 보냈다. 그리고 청하출판사를 운영하던 장석주 시인이 1990년 김종삼문학상을 제정하고 이듬해 첫 수상자로 황동규 시인을 선정, 시상하였지만 경영난으로 더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어 인사동에서 밥집을 운영하던 박중식 시인이 앞장서 모금 운동을 벌여 1993년 12월 경기도 광릉 인근 식당인 수목원가든 마당 한 편에 김종삼 시비를 건립했다. 이 시비는 2011년 12월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저수지 인근으로 이전됐다. 이를 계기로 대진대 서범석, 이병헌, 심재휘 교수 등이 중심이 돼 2012년 김종삼 시인 기념사업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이면재 대진대 총장의 결단으로 2017년 김종삼시문학상을 제정하고 운영위원회를 구성, 이듬해 첫 시상식을 치르면서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일은 탄탄한 궤도에 올라선 듯했다. 하지만 이 총장의 임기가 끝나자 지원도 끊기면서 상은 4회를 끝으로 중단 위기를 맞았다. 이때 ‘김종삼의 시를 찾아서’를 저술한 운영위원장 이숭원 평론가가 어느 익명의 독지가가 조건 없이 10년 동안 상을 운영할 수 있도록 후원하기로 했다는 기쁜 소식을 가져온 덕에 중단 위기를 딛고 지금까지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김 시인의 문학 정신을 이어 오고 있다. 그렇게 5년이 지나고 그 독지가가 이춘계 동국대 명예교수라는 사실이 올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알려졌다. 지난 2월 초 별세한 이 교수는 한국 사회사와 고대 한·일 관계사 연구에 큰 업적을 남긴 부군 최재석 고려대 명예교수가 작고하자, 상속받은 강남의 아파트를 고려대에 기부해 장학기금을 만들었다. 또 한국사회사학회에 10억원을 기부해 최재석학술상을 제정하는 등 후학 양성에 기여한 바 있다. 그리고 그즈음 동생인 이숭원 평론가로부터 김종삼시문학상의 딱한 사정을 듣고 흔쾌히 기부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시조계의 큰 별 이태극 시조 시인의 장녀이기도 한 그가 아버지 기념사업이 아닌, 삶의 변방에서 그늘을 노래한 김종삼 시인을 기리는 데 기부했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시인의 삶이 그랬듯이 김종삼시문학상이 걸어온 길을 보면 사연도 곡절도 많지만 후의로 가득하다. 자발적으로 재능 기부하는 운영위원들, 연고 없는 김종삼 시비를 따뜻하게 품고 관리하는 소흘읍 고모리 주민들, 수상 소식을 듣고 대구에서 몇 번의 환승을 거듭하며 올라와 시상식 전 김종삼 시비에 참배한 장옥관 시인 등. 이런 마음이 문학을 사랑하고 예술을 지키는 정신일 것이다. 약속받은 5년이 지난 이후에 김종삼시문학상이 어떻게 될지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숨은 손들이 있는 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곽효환 시인·경남대 교수
  • 양천 ‘도서관의 날’ 맞아 특별 이벤트

    양천 ‘도서관의 날’ 맞아 특별 이벤트

    서울 양천구가 도서관의 날(4월 12일)과 도서관 주간을 맞이해 이달 내내 구립도서관에서 특별 기념행사를 운영한다. 구는 ‘도서관 속 작은 펼침, 세상을 여는 큰 열림’을 주제로 일상에서 독서 문화를 접하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12일 밝혔다. 구립도서관 회원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사용했던 무인 도서대출기 영수증을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문화회관 기획공연 관람권을 받을 수 있다. 회원에게는 잡지를 선착순으로 무료 배부한다. 연체 도서를 모두 반납하면 대출 정지 상태를 풀어주는 ‘다시, 도서관으로’ 이벤트도 열린다. 다양한 주제로 독자와 책을 연결하는 ‘북 큐레이션’도 운영된다. 양천중앙도서관에서는 ‘가족각본(창비)’의 저자 김지혜 작가가 ‘다문화, 함께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를 주제로 강연한다. 갈산도서관에서는 천문 특화 도서관 특성에 맞춰 과학 뮤지컬 ‘가자! 우주로’를 선보인다. 이기재 구청장은 “앞으로도 도서관이 주민 한 분 한 분의 내일을 소중히 소장하고 꿈을 키워나가는 든든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 ‘대입 변화 특집 설명회’ 뜨거운 관심

    ‘대입 변화 특집 설명회’ 뜨거운 관심

    12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한 교육업체 주최로 열린 ‘지역의사제 도입, 초중고 의대 및 대입 변화 특집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관련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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