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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환기자의 현장+] 오빠부대와 함께 한 3일

    [안동환기자의 현장+] 오빠부대와 함께 한 3일

    “댁 같으면 이 추위에 저러고 있는 애들이 이해가 되슈? 내 딸 같으면 당장이라도….” 서울 청담동의 주택가. 소녀팬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록그룹 ‘더 트랙스’의 숙소 앞에는 10대들이 진을 치고 있다. 길건너 슈퍼의 50대 주인은 “애들 덕분에 매상은 많이 오른다.”면서도 머리를 흔들었다. 이른바 ‘빠순이’로 불리는 아이들이다. 스타의 공연장에서 열광하던 1980년대 ‘오빠부대’도 어른들에게는 철없는 아이들로 비쳤을 것이다. 하지만 방송국과 연예기획사, 숙소를 전전하며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뒤쫓는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면 오빠부대의 ‘충성심’은 턱없이 뒤진다. 하기는 오빠의 ‘빠’에 젊은 여성을 낮추어 부르는 어미 ‘순이’가 합쳐진 이름부터가 오빠부대보다는 점잖지 못하다. 이처럼 문제아나 불량소녀 같은 이미지를 지닌 이들은 누구인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 기자는 아이들이 ‘출몰’하는 장소를 사흘 동안 쫓아 다녔다. ■ 양말 4켤레 껴신고 밤샘도 즐거워 지난 3일 오전 1시 청담동에서 만난 트랙스의 팬 효선(18·가명)이는 숙소 현관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골목길에서 밤을 새우고 있었다. 낮에는 기획사 사무실과 미용실, 저녁에는 방송국을 찾아 나선다. 효선이의 일상은 트랙스의 동선과 일치한다. 트랙스의 모든 스케줄은 인터넷으로 공유된다. ●효선이의 일상은 스타의 동선과 일치 효선이는 가수의 사생활을 좇는 ‘사생파’와 공개방송만 따라다니는 ‘공방파’의 종합판이다. 그는 사흘째 영하의 밤공기에 콘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담요 한 장으로 막아내고 있다. 대단한 인내가 필요하지만 별 것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관에서 인기척이 날 때마다 효선이는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한다. 금방이라도 ‘오빠들’이 나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녀석의 얼굴은 빨갛게 텄고 입술도 갈라졌다. 이 골목에서 어른들은 반갑지 않은 존재다. 이해하려 하지 않고 훈계만 하려 드는 존재로 인식된다. 처음엔 기자를 노골적으로 불편해하던 효선이는 슈퍼에서 구해온 라면 박스와 뜨거운 녹차를 건네자 경계심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친구집에 있다고 말했어요.TV에서 오빠들을 보는 것으론 부족해요. 오빠들 얼굴을 보면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에요.”효선이는 작정한 듯 말을 이어 갔다.“어른들 시선이 불편하지만 우리가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른들이 축구나 야구를 보며 열광하는 것과 뭐가 다르죠?” 효선이는 지난 1일 포항 집에서 가출 아닌 가출을 감행했다. 오빠들을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3이 되는 효선은 부쩍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눈치다. 학교 성적이 최상위권이라지만 대학으로 가는 길은 트랙스 오빠들을 만나는 길보다 더 험난하게 느끼는 듯했다. 이날 함께 밤을 새운 아이들은 5명. 담요를 두른 채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의 화제는 당연히 멤버들. 가족 관계부터 키, 몸무게, 성격, 말투, 좋아하는 음식까지 줄줄이 꿰고 있다. 아이들은 밤샘 경험을 ‘숙소 후기’로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 또래집단에서는 남이 모르는 시시콜콜한 정보가 있거나, 스타와 말 한 마디라도 나눠본 경험이 있는 것 만으로도 ‘권력’이 된다. ●“어른들 축구 좋아하는 것과 같아요” 하지만 이들도 스타를 영원한 존재로 따르는 것은 아니었다.“지금 이 순간 만족해. 하지만 꿈은 엄연히 있어. 좀 더 나이를 먹거나 남자친구가 생기면 오빠들을 잊게 될지도 모르지.”효선이의 말에 다른 아이들은 “난 아니야.”하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동감하는 표정이다. 보통 40∼50명이 몰려들지만 추운 날에는 ‘출석률’이 낮다. 개학을 하면 숫자는 더욱 줄어든다.30분 간격으로 경찰차가 무심한 듯 골목을 순찰한다. 오히려 소녀들 틈에 끼어 앉은 기자를 의심쩍게 살펴보곤 했다. 밤샘에도 노하우가 있다.20일 연속 밤을 새운 적이 있다는 윤아(15·가명)의 비법.“다 쓴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부어 안고 있으면 춥지 않아요. 편의점에 가면 뜨거운 물은 공짜로 얻을 수 있거든요. 많이 껴입어야 해요. 양말과 스타킹까지 보통 4켤레는 신지요. 담요는 필수죠.” 윤아의 말대로 더운 물을 담은 페트병을 안고 있었더니 몸이 따뜻해진다. 새벽이 되자 아이들은 골목길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효선이는 “우리 때문에 오빠들이 욕을 먹을까봐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전 6시20분 가까운 PC방 화장실에서 세수를 한 아이들은 총총히 오빠들이 머리를 단장하는 인근 미용실로 향한다. 이날 서울 강서구 88체육관의 공개방송 현장. 전날 일산의 야외 공개방송에서 만난 민지(15·가명)와 이슬(15·가명)이는 5시간이나 남았지만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가수 휘성의 팬클럽 회원들과 수다를 떨고 있다. 두 사람은 휘성의 데뷔 998일째인 지난달 19일 처음 만났다. 스타의 데뷔일이 이들에게는 기념일이다. 가수가 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우린 그런 꿈 안꿔요. 음악이 좋은 것뿐 얼굴도 안되고, 목소리도 안되잖아요.”요리를 좋아하는 민지의 장래 희망은 푸드스타일리스트, 슬이는 코디네이터이다. 슬이는 휘성과 친구처럼 통화하는 코디의 모습을 본 뒤 유치원 교사에서 꿈을 바꾸었다. ●스타만 좇는 게 아니라 미래도 준비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미(13·가명)는 테마파크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거든다. 디즈니랜드가 있는 일본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경미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가수만 쫓아다니는 줄 알았더니 아이들은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고교 때부터 기획사의 공식 팬클럽 임원으로 활동해 온 대학생 박모(23·여)씨도 기성세대의 시선에 불만이다. 박씨는 “대책없는 아이들로 보는 건 억울하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것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팬클럽은 더 이상 무대 밑에서 스타만 바라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팬클럽은 직접 콘서트를 기획하고 헌정 앨범을 제작하는 등 대중문화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의 팬클럽이란 아이들에게 사회적 관계를 체감케 하는 인생의 한 무대 장치는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사춘기를 졸업하기 위한 일종의 성장통(痛)이라면 더욱 다행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스타를 따르는 순수한 아이들을 상업적 측면에서 조직화하는 최근의 분위기가 심화된다면 성장통은 고질병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은 여전히 남았다. sunstory@seoul.co.kr ■ 국내 팬클럽 어떻게 변했나 국내 팬클럽은 1980년대 초반 가수 조용필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용필 오빠”를 외치며 따라다니던 소녀팬들은 이제 40대 어머니가 됐다. 문학평론가 김동식씨는 “1960년대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 공연에 열광했던 세대의 딸이 1980년대 조용필의 팬이 됐고, 그들의 딸이 다시 요즘의 10대가 된 것”이라면서 “우리 사회에서 팬클럽이 용인되고 있는 데는 역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에 앞서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는 남진과 나훈아가 있었다. 하지만 팬들의 열광은 가요계의 스타 등장에 따른 자연발생적인 현상에 머물렀다. 클리프 리처드 공연때 오빠부대가 장안의 화제를 모은 것은 폭발력있는 슈퍼스타를 가지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1990년대 초반 등장한 서태지의 팬클럽은 소수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컬트화’라는 현상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하이텔 등 컴퓨터 통신이 활발해지면서 통신을 통한 팬의 결집 현상도 처음 나타났다. 서태지 팬클럽은 스타가 사라져도 지속되는 특징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연예기획사가 주도하는 이른바 스타 시스템이 본격화하면서 조직화된 팬클럽이 등장한다. 기획사가 스타와 팬을 동시에 띄우면서 10대팬들을 가리키는 ‘빠순이’이라는 부정적 용어도 나타났다.H.O.T,SES, 젝스키스 등 아이돌 가수의 팬클럽은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또래집단으로 체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최근의 팬클럽은 인터넷을 매개로 한층 더 능동적이다. 기획사와 대립하기도 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하지만 팬클럽과 기획사의 대립조차 내부적으로는 ‘기획사의 기획’일 때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팬클럽의 구성원은 순수하다고해도 팬클럽 자체는 고도의 상업주의에 이용되고 있는 셈이다. sunstory@seoul.co.kr
  • 살가워진 CEO

    “김정만 사장입니다. 설날을 맞아 임직원 여러분 가정에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며 연휴 잘 보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납시다.” 지난 설 연휴때 LG산전 직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김정만 사장의 휴대전화 음성메시지를 받고 놀랐다.1999년 LG산전 부사장으로 취임한 뒤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정상으로 돌려 놓은 김 사장인지라 이처럼 ‘살가운’ 모습은 기대하지 못한 것. 스치기만 해도 찬바람이 불던 대기업 CEO들이 부드러워지고 있다.IMF이후 대규모 구조조정과 ‘위기경영’으로 조직이 어느 정도 단련됐다고 판단,‘훈풍’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다. LG산전은 김 사장 재임동안 엘리베이터, 자동판매기, 동제련 사업을 매각하고 부채비율을 1000%에서 200%대로 낮추는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자율 복장이던 본사 직원들에게 넥타이를 다시 매게 하는 등 무섭고 딱딱한 이미지가 강했다.LG산전 관계자는 “회사가 그동안의 구조조정으로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분위기가 많이 팍팍해져 올해부터는 ‘믿음과 존중’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를 가꿔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지난달 청주 혁신학교 야간행군에 불시 참가해 교육생들을 놀라게 했던 김 사장은 앞으로 직원들과의 ‘생맥주 미팅’, 등반대회, 애프터서비스 기사들과의 간담회, 주니어보드 간담회 등 ‘스킨십’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이 달부터 2900여 직원의 결혼기념일에 일일이 축하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감사팀장을 지내 한때 ‘공포의 대상’이던 삼성SDI 김순택 사장은 “CEO는 때론 자상한 어머니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직원들을 다독거리며 꿈을 심어주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10일에 이어 14일에도 신입사원 특강에 나서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갖고 회사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에는 성년이 된 직원들에게 축하메시지를 담은 곰인형을 선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 LCD총괄 이상완 사장도 ‘겉보기’와 달리 다정다감한 CEO로 통한다. 이 사장은 최근 ‘중국집 주방장’으로 변신, 천안사업장 인근의 장애인 재활시설 ‘죽전원’ 원생들에게 자장면 130그릇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설날 연휴에도 충남 탕정사업장으로 출근,3월 양산 준비에 여념이 없는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사설] ‘경제’보다 환경우선이 시대흐름이다

    2월3일과 2월4일은 환경운동에서 역사적인 기념일로 기록될 것 같다. 지율스님은 3일 100일이라는 상상을 초월한 단식투쟁 끝에 경부고속철 천성산 터널공사를 사실상 중단시켰다.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법원도 터널공사의 당위성을 절대 확신했고, 대다수의 환경단체들조차 국책사업이라는 대의명분에 밀려 천성산 생태계 교란 가능성에 입을 다문 상황이었다. 또 서울행정법원은 4일 사상 최대의 간척사업이라는 새만금사업에 대해 사업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라는 취지의 원고 승소판결을 내림으로써 정부의 개발론에 제동을 걸었다. 지율스님의 외곬 투쟁이나 법원의 판단이 반드시 옳으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천성산과 새만금을 꿰뚫는 공통의 가치관은 기존의 개발 지상주의가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제적 효용성도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환경의 잣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시대변화를 일깨운 사건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나 새만금 용도 재지정 또는 수질 개선 및 경제적 타당성 강구와 같은 각론도 중요하지만 공급자 중심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관행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천성산 터널공사나 새만금사업이나 명분면에서 우위에 있었음에도 ‘환경’이라는 역풍을 맞아 좌초 위기에 직면한 것은 국책사업이라는 관성에 매몰된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누가 발목을 잡더라도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 설마 중단되겠느냐는 안이한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 있었던 것이다. 결국 국민들만 ‘봉’이 된 꼴이다. 우리는 수천억원, 수조원의 세금이 낭비될지도 모를 사태를 경험하면서 이번만큼은 재발방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앞서 여론수렴이나 환경영향평가, 갈등해소 절차 등과 같은 ‘로드맵’을 마련해 소수자의 시비로 인해 중단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것이 천성산과 새만금 사태가 남긴 교훈이다.
  • 롯데백화점 VIP3만명 전담관리

    ‘명품·골동품 무료 감정, 재산관리·포트폴리오 상담….’ 백화점 업계가 최근 강화한 VIP용 마케팅 내용들이다. 주요 백화점들이 경기 침체로 소비양극화 현상을 보이자 ‘큰손’인 최우수 고객 모시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우량 고객에게 명품·골동품 무료 감정, 재산관리·포트폴리오 상담, 골프 클리닉 등 기존의 혜택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도입한다. 롯데백화점은 VIP 고객수를 2만여명에서 연말까지로 1만여명 더 늘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VIP 마케팅 전략을 ‘문화 마케팅’ 강화로 잡았다. 패션쇼 및 음악회 초대권 발송, 생일 등 각종 기념일 꽃바구니 배달 등으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명품 잡지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2001년 처음 시도한 VIP용 명품 잡지 ‘퍼스트 레이디’가 인기를 끌자 롯데·현대·갤러리아백화점도 다음 달부터 비슷한 명품 잡지를 낼 예정이다. 명품 잡지는 명품 정보, 최신 유행 트렌드 소개 등 최상류층의 라이프 스타일을 종합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28일 “전체 매출은 줄어들고 있지만 이들 VIP의 씀씀이가 오히려 커지고 있는데다 롯데·신세계백화점은 새로운 명품관 개관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VIP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학생독립운동기념일’ 학술대회

    ‘학생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 11월3일의 명칭을 ‘학생독립운동기념일’로 바꾸기 위한 학술대회가 열린다.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제정 추진위원회(회장 남상용)는 31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에서 ‘학생독립운동과 지식인의 지성적 사명’이라는 주제로 학술회의를 연다. 학술회의는 다산연구소 등의 주관으로 열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우슈비츠 교훈삼아 대량학살 막자”

    “아우슈비츠의 교훈에 제대로 귀기울였더라면 캄보디아나 보스니아, 르완다에서의 대량학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유엔이 홀로코스트 해방 60주년 기념일을 사흘 앞둔 24일, 생존자와 희생자 유족, 관련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특별총회를 열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대량학살과 인권유린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유엔이 홀로코스트를 기리기 위해 특별총회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우슈비츠는 나치 독일이 1940년 4월 폴란드 정치범을 수용하기 위해 건설하기 시작한 수용소로, 이듬해부터 유대인 대량학살에 이용됐다.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에 의해 해방될 때까지 110만명의 유대인이 희생됐다.2차대전 중 전체 유대인 희생자는 600만명에 이른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개막연설에서 “끔찍스러운 일은 오늘날 수단의 다르푸르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학살과 인권유린 행위를 규명하는 새 보고가 접수되는 대로 안전보장이사회가 즉시 행동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직접적 반응으로 창설됐다.”며 “전후에 태어난 세대와 미래 세대들이 홀로코스트의 교훈을 모른 채 자라서는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도 성명을 통해 “독일의 역사적 책임은 결코 상대화될 수 없다.”면서 “테러로부터 이스라엘 안보와 영토, 시민을 보호하는 것은 이젠 독일의 핵심 외교정책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총회에서 “나의 조국이 도덕적으로 혐오스러운 짓을 저지르고 온갖 문명을 파괴한 것은 야만적인 일이었다.”고 연설해 따듯한 갈채를 받았다. 친척 대부분이 아우슈비츠에서 희생된 폴 울포위츠 미 국방차관은 “세계인들이 깨달아야 할 일은 대량학살을 앞에 두고 눈을 감거나 게으르게 앉아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이 기사 작성에는 본사에서 연수 중인 대학생 명예기자 최호정(인하대 사회과학부 2년)씨가 참여했습니다.
  • [씨줄날줄] 딥 임팩트/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998년 세계인들은 2편의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넋을 잃었다. 혜성과 지구의 충돌을 다룬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다. 그동안 과학적인 가설로만 존재했던 지구종말론은 20세기 말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영화관을 찾은 세계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 영화는 시나리오 제작과정에 천재 천문학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해 현실감을 높임으로써 미국식 영웅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도식적인 한계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속 가설이 이번에는 과학적인 검증절차를 거친다고 한다.12일(현지시간) NASA의 혜성탐사선 ‘딥 임팩트’호가 혜성 ‘템펠1’과의 충돌 임무를 띠고 6개월간의 대장정에 오른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딥 임팩트호에 탑재된 무게 370㎏의 작은 우주선이 ‘템펠1’의 표면에 충돌하면 혜성에서 방출되는 물질을 카메라와 분광기를 이용해 정밀 촬영한다는 프로젝트다. 혜성이나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내려면 영화처럼 충돌이나 폭발을 통해 진로를 바꿔야 한다. 충돌 실험은 진로 변경에 필수적인 혜성과 소행성의 내부구조와 질량분포를 파악하기 위한 절차다. 천문학적인 재앙을 예고하는 종말론의 중심에는 76년마다 지구에 근접하는 핼리혜성이 자리잡고 있었다.1910년 접근 당시 핼리혜성이 늘어뜨린 꼬리부분을 지구가 통과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혜성 꼬리를 감싼 독가스에 질식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어떤 이들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자살했다고 하지만 우려했던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스 밀도가 워낙 엷었을 뿐 아니라 성분도 독가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6500만년 전 멕시코만 부근에 떨어진 지름 10㎞의 소행성으로 인해 공룡이 멸종됐다는 설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고, 노아의 홍수도 지중해 지역에 떨어진 소행성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기된 점 등을 감안하면 딥 임팩트호의 충돌 실험은 지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 같다. 1.5㎏ 크기의 소행성 충돌이라는 100만분의 1 확률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연말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지구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훨씬 더 위협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딥 임팩트’ 13일 발사

    ‘딥 임팩트’ 13일 발사

    밤하늘을 수놓는 우주쇼의 주역이자 지구 ‘최후의 날’을 초래할 수 있는 혜성의 신비를 밝히는 인류의 시도가 13일(현지시간 12일) 시작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진행되는 이 계획은 지난 1998년 개봉됐던 영화 ‘딥 임팩트’와 같은 이름이다. 혜성 탐사선 딥임팩트에서 임팩터(충돌선)를 분리, 혜성 ‘템펠1’에 부딪치게 한 뒤 충돌 순간 방출되는 물질을 촬영해 혜성의 베일을 벗기는 게 임무다. 딥임팩트는 한국 시간으로 13일 오후 3시8분에서 48분 사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체 델타Ⅱ에 실려 발사되면서 시작된다. 이어 6개월 동안 1억 2800만㎞를 날아가 템펠1의 궤도에 진입하면 구리와 알루미늄 등으로 이뤄진 360㎏의 임팩터를 분리시킨다. 자체 항해 시스템을 갖춘 임팩터는 24시간 뒤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4일(현지시간) 시속 3만 6000㎞의 속도로 얼음으로 뒤덮인 템펠1과 충돌, 축구장 넓이의 ‘크레이터’(거대한 구멍)를 만들게 된다. 크레이터의 깊이는 최대 건물 14층 높이에 이를 전망이다. 임팩터는 혜성에 충돌할 때 방출되는 물질을 카메라와 분광기로 촬영, 지구로 전송한다. 탐사선도 임팩터와 별개로 혜성 500㎞까지 접근, 충돌 과정을 생생하게 관측한다. 수집된 자료는 혜성 내부와 표면의 차이점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수수께끼를 푸는 데 쓰이게 된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딥임팩트는 혜성 내부를 관찰한 최초의 탐사선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특히 임팩터와 혜성이 충돌할 때 일어나는 효과를 지구에서 소형 망원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태양계 형성의 역사를 이해하고 혜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최후의 날’에 대비,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추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혜성은 시속 75㎞의 속도로 날아오다 목성 근처에 이르러서야 그 정체를 드러내기 때문에 충돌 대책을 세우는 데는 불과 1년여의 시간밖에 없다. 한편 템펠1은 1867년 빌헬름 템펠이 발견한 혜성으로 5.5년 주기로 태양을 공전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현대모비스 감성적 입사식

    현대모비스 감성적 입사식

    ‘역삼동 시대’를 앞두고 있는 현대모비스 박정인 회장의 감성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어려운 경제여건에 인재를 줘서 고맙다.”며 신입사원 입사식에 가족을 초대하는가 하면, 생일을 맞은 직원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오는 15일 서울 역삼동으로 사옥을 옮기는 현대모비스는 7일 본사 지하대강당에서 계동 사옥에서의 마지막 신입사원 입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신입사원 76명의 부모·형제 등이 초대됐다. 박 회장은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입사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가족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신입사원들에게는 ‘팀워크’를 각별히 주문한 뒤 ‘우리사주 10주씩’을 선물로 안겼다.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한 이중포석이다. 순간, 사내 밴드들이 축하 팡파르를 울리며 한껏 흥을 돋웠다. 대기업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튀는 문화’다. 현대모비스측은 이를 ‘열린 문화’라 부른다. 박 회장은 매주 생일을 맞은 직원들과 사진을 찍거나 결혼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축하 메일을 보내곤 한다. 대학생 대상의 사이버 통신원·사이버 애널리스트 제도 등도 도입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울광장] 새 韓日시대의 원년/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 韓日시대의 원년/이용원 논설위원

    2005년에는 우리사회에 일본이 여느 해보다 뜨거운 이슈로 계속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달력을 한장씩 넘기다 보면 곳곳에서 일본이라는 존재와 마주친다.6월22일은, 광복후 20년만에 한·일 협정을 체결한 지 40주년이 되는 날이다.8월15일은 광복 60주년 기념일이요, 보름 뒤인 8월29일은 대한제국이 일제에 국권을 빼앗긴 지 95년째 되는 날이다. 이는 11월18일 을사늑약(勒約) 100주년으로 이어진다. 그뿐이 아니다. 오는 17일이면 한·일협정 문건 5종이 공개되는 데다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한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이 조만간 가동해 대상자 개개인의 친일 행적을 파헤치게 된다. 일본 쪽에서도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신사 참배, 고위층의 망언 등 외풍은 계속 불어댈 것이다. 결국 우리는 일본이라는 늪에서 허우적대다 올 한해를 마감할지 모른다. 해마다 기념일은 돌아오지만 올해 유난히 일본과의 과거사가 두드러지는 까닭은 ‘광복 60년’‘국교재개 40년’‘을사늑약 100년’처럼 숫자가 부여하는 상징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사회는 이 숫자의 상징성이 갖는 의미를 어떻게 소화해 민족정신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광복이 되고 국교를 재개하고도 일본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기피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국민의 인기를 모은 가요라도 일단 ‘왜색’이라 낙인 찍히면 하루아침에 공개장소에서 사라졌다. 또 ‘일본은 없다’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일본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삼아 ‘극일(克日)’을 소리 높여 외쳤다. 이 모든 현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우리는 오랜 기간 ‘일본 콤플렉스’라는 망령에 시달려왔다고 할 수 있다. 글머리에 밝힌 것처럼 올해 광복 60주년을 맞는다. 인생으로 치자면 환갑을 치르는 것이다. 환갑의 의미를 국가관계에 견강부회할 생각은 없지만 그 세월의 무게를 한번쯤 저울질할 필요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복의 해에 태어나 한글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가, 일본에서는 전후 1세대가 각각 60세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제강점기 양국간에 벌어진 가해와 피해의 행위를 여전히 반추하며 목청을 높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바람직할까. 이제 광복이전의 한·일 관계는 역사의 영역으로 넘겨야 한다고 본다. 일방적으로 용서하고 잊어버리자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현실에서 이를 일상적인 이슈로 삼지는 말자는 뜻이다. 이는 일본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제언이다. 언제까지나 일본과의 과거사 풀기에 집착하며 에너지를 낭비할 이유가 없다. 이를 위해 현재 국내에서 이슈가 된 사안들을, 일본을 연계시키지 않은 채 우리 스스로 풀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한·일협정 문서 공개에 따른 피해보상 문제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자체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한·일협정을 체결한 박정희 정부가 비록 국민의 뜻에 반해 그릇되게 처리했더라도 이는 우리 내부의 문제일 뿐, 이를 빌미로 일본에 개정 요구를 하는 것은 국가간 신뢰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접어든 지 여러해 지났지만 한·일관계는 아직도 ‘20세기적’이다. 우리는 여태 과거사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반면 일본은 사과·보상이 끝났다고 반박한다. 앞으로도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을 해소하려면 우리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일제가 가한 패악을 잊지 말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되 이 시대에 더이상은 일본에 대해 목청을 높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를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지진 해일 대재앙] 아체 8시25분 “모든게 멈췄다”

    쓰나미(지진해일) 발생 나흘째를 맞은 29일 피해 지역들의 참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름다운 해변들은 부패한 시신들로 뒤덮였고 병원들엔 가족을 찾아 헤매는 피울음이 가득했다. ●아체,“내 아이 못봤느냐” 오열 “과일과 야채 좌판이 늘어섰던 시장 골목은 진흙과 부서지고 뜯긴 가옥, 자동차, 오토바이들로 뒤덮였고 곳곳에 시신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아체의 주도)반다아체의 이슬람사원 시계는 8시25분에 멈춰 해일이 들이친 시간을 말해 주고 있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전한 아체의 참상이다. 현재 아체에서 긴급 복구지원 활동을 펴고 있는 국제적십자사의 캠프 밖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시신들이 무더기로 방치돼 있다. 한 곳에만 2000구가 넘는 시신이 있을 만큼 사망자 수가 많아 자원봉사자들은 불도저로 구덩이를 파고 시신들을 묻고 있는 실정이다.“만나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넋 나간 표정으로 ‘내 아이를 못봤느냐.’고 소리치며 시신들을 뒤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자치독립을 요구하는 반군을 진압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난해 5월 아체에 계엄령을 선포해 아체 곳곳엔 총을 든 인도네시아 군인들이 관광객 등을 검문하고 있다. 피해 복구를 위해 양측이 휴전해 정부군이 시신을 치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진앙지 바로 옆에 있어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북단 아체는 도로가 해일에 휩쓸려 가 식량과 의약품 공급도 어려워 전염병뿐 아니라 피해 주민들이 굶어 죽을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푸켓, 병원을 도배한 실종자 포스터 국제단체의 복구 지원 활동이 시작된 태국 푸켓은 부모와 가족을 잃은 아이들의 사연들로 애통해하고 있다. 호텔방에 부모 형제들과 함께 있다가 해일에 휩쓸려 가까스로 살아난 7세 스웨덴 소년 칼 닐슨의 경우와 같은 사연들로 병원들마다 실종된 가족들을 찾는 포스터가 벽을 도배하고 있다.200명 이상이 숨진 해변 관광지 카오락 인근 마을 남킨에서는 주민들이 집과 어선 등의 잔해 속에서 쓸 수 있는 물건들을 찾아내며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불교사원은 잠시 시신을 놓아두는 시체공시소로 바뀌었다. 해변에선 방역마스크를 한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호텔 건물들 사이에서 팔과 다리가 떨어져 나간 시신들을 수습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콜롬보, 사고 열차에 시신 가득차 26일 오전 9시 스리랑카 콜롬보의 기차역을 출발해 남부 도시 갈을 향해 운행하던 열차에는 1700명가량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불교 기념일인 만월일 연휴를 맞아 승객들은 철길을 따라 펼쳐진 해변을 감상하고 있었지만 6m 높이의 해일에 휩쓸려 열차와 함께 졸지에 생을 마쳤다. 28일 공개된 사고 현장엔 스카프로 코와 입을 가린 군인들이 나와 시신 수습에 나섰고 한편에서는 주민들이 가족을 찾으며 울부짖고 있었다. 잠시 끌어낸 것이 100구에 가까울 만큼 열차는 시신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KBS2 밤 12시25분) ‘귀여운 여인’의 게리 마셜 감독 2001년작. 평범한 여고생이 실은 일국의 공주였음이 밝혀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쾌하게 그렸다. 앤 해서웨이, 줄리 앤드루스, 헥터 엘리존도 출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미아는 수줍음 많은 평범한 고등학생. 그러던 어느날, 평생 만나보지 못했던 할머니가 갑자기 찾아와 미아가 제노비아라는 작은 나라의 공주임을 밝힌다. 갑자기 신분을 알게된 미아는 혼란에 빠지지만, 일단 어머니의 설득에 따라 제노비아 독립 기념일을 기념하는 무도회 날까지는 공주 수업을 받기로 한다. 그러나 주위에 소문이 퍼지면서 미아는 주목받는 유명인사가 되고, 설상가상으로 언론까지 흥미를 갖기 시작하면서, 친했던 친구들과도 소원해지는 등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이 점차 위협받게 된다.110분. ●아스테릭스-미션 클레오파트라(MBC 밤 12시)알랭 샤바 감독의 2002년작 코미디물. 프랑스 인기만화 ‘아스테릭스’ 시리즈를 영화화했다. 프랑스 개봉 당시 7주간 1위를 차지하며 1500만명 관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원전 52년 이집트.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를 무시하는 로마의 시저에게 자존심이 상해 석달 만에 지상 최대의 궁전을 짓겠다고 호언장담한다. 불가능한 명령을 받은 건축가 누메로빅스는, 결국 기적을 바라는 심정으로 마법사 친구 파노라믹스에게 도움을 청하는데….110분.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기고] 선열들의 희생정신 되새겨야/박유철 국가보훈처장

    서대문 형무소를 향하는 길은 아직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다. 멀리서 보이는 건물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일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그 곳에 들어서는 순간, 잔악한 고문 광경에 민족의 비애를 느끼게 됨은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감정일 것이다. 지난 8월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된 재 러시아 독립유공자 유족이 “서대문 형무소에 있는 일제의 고문 기구들을 보면서 우리 증조할아버지들이 얼마나 영웅적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힌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립하기까지 조국 광복을 위해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일본의 온갖 잔혹한 고문으로 옥사했거나 이국의 황량한 들판에서 고군분투하다 순국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분들의 거룩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는 것이다. 17일은 예순다섯 돌을 맞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지난 세기 초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지하에서 비운을 겪고 있을 때, 선열들은 이 나라 동천 하늘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조국을 찾기까지 국내는 물론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풍찬노숙하며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었다. ‘순국선열의 날’은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방법은 각기 달랐으나 자주독립을 이루겠다는 염원 아래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는 정부기념일로 1939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제정한 ‘순국선열공동기념일’이 그 기원이다. 의병들은 항일투쟁을 벌였으며, 학생들은 독서회 등을 결성하여 독립운동 역량을 키워나갔다. 온 겨레가 하나되어 일어났던 3·1독립만세운동, 상하이임시정부의 구국활동, 독립군과 광복군의 항일 무장투쟁은 우리 민족에게 자주독립의 의지를 심어 주었다. 지식인들은 계몽활동을 펼쳤고, 교육가들은 학교를 세워 민족의식을 고취했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박은식 선생이나 신채호 선생 같은 분들은 고난의 망명지에서 생활하면서도 초지일관 민족사관에 입각한 빼어난 역사서를 저술하여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셨다. 이 두 역사학자들이 집필한 ‘한국통사’,‘한국독립운동사’ ‘조선상고사’ 등이 나올 때마다 일제 당국은 금서로 지정했으나 이 분들은 대한인의 자존의지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처럼 선열들은 국내외에서 일본의 감시와 탄압을 받으면서도 항일투쟁에 신명을 바쳤다. 거기에 순국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계승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불굴의 의지로 기어이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 어려웠던 시대를 산 선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지고지순(至高至順)한 삶과 그 순정의 애국혼은 오랜 세월을 넘어 지금 우리들에게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고 한 안중근 의사의 유언은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동암 차이석 선생이 “우리는 권력, 재력, 시간, 환경이 모자라서 독립운동이 부족함이 아니라, 우리 겨레 모두의 단결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하여 모든 독립운동 세력의 단합을 호소한 말씀은, 국민화합이 절실한 오늘날 우리 모두 교훈으로 새겨야 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밝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난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일이야말로 희망찬 내일을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다.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대의를 위해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오직 나라와 겨레를 위해 하나가 되었던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되새겨 국가발전의 정신적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겠다. 박유철 국가보훈처장
  • [길섶에서] 와인 원가/육철수 논설위원

    해외여행을 해본 사람이면 기내에서 제공하는 와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들뜬 기분에다 미모의 승무원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서비스하니 그 맛이 남다를 수밖에…. 예전에 와인은 아무나 마시는 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수백가지 깊은 맛과 그윽한 향을 아는, 돈많고 품격있는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줄로 알았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어쩌다 고급호텔이나 레스토랑으로 초대받아 우아한 양식과 함께 곁들이는 와인을 이젠 어색하지 않게 마실 수준은 됐다. 결혼기념일에는 해마다 와인을 준비해 아내를 감동시킬 줄도 안다. 레드와 화이트 색깔만 구분할 정도면서 와인을 마시면 어쩐지 격이 올라가는 것 같아 폼도 나고 우쭐한 기분이 들곤 했다. 유럽출장때 현지의 와인값이 무척 싸다는 느낌은 들었다. 그런데 세상에! 수입 와인 한 병의 원가가 3200원이란 사실을 최근 신문에서 읽었다. 세금이나 유통마진 때문에 소매가가 1만∼1만 5000원, 호텔에서는 3만∼5만원을 받는단다.10배가 넘는 ‘거품’을 즐기는 탓일까, 올해 국적항공사들이 사상 최대의 ‘보졸레 누보’수송작전을 편다고 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쌍용건설 분양관리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쌍용건설 분양관리팀

    지난달 19일 쌍용건설은 창립27돌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일은 쌍용건설 직원들에게는 감회가 남다른 날이었다. 특히 쌍용건설의 아파트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분양관리팀에는 더더욱 뜻이 깊었다. 바로 전날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을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졸업은 마케팅의 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은 1999년 3월. 외환위기를 맞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던 그룹의 자동차 부문이 흔들리면서 쌍용건설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 때까지만 해도 쌍용건설은 국내외에서 건축에 관한 한 손꼽히는 건설업체였다. 특히 해외 건축시장에서의 명성은 대단했다. 싱가포르의 래플즈시티나 선택시티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명성이나 실적도 워크아웃 상태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쌍용건설이라는 이름과 직원만의 힘으로 스스로 일어서야 했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다름아닌 아파트 분양마케팅이었다. ●아파트에 업계 첫 브랜드 도입 막막한 상태에서 쌍용건설에 돌파구를 열어준 것은 아파트 분양이었다. 그동안 OO아파트 등으로 불리던 아파트 시장에 건설사 이름대신 브랜드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스위트홈(SWEET HOME)에 첨단 시스템을 뜻하는 닷(DOT)을 접목한 ‘스윗닷홈’이 바로 그것이다. 이 브랜드를 2000년 경기도 부천 상동지구에 적용했다. 당시 외환위기 직후여서 분양시장이 얼어붙어 있었지만 561가구 모두 조기에 분양되는 성과를 거뒀다. 쌍용건설은 분양시장에 해외마케팅을 처음 도입한 회사이기도 하다.2001년 5월 서울 종로구 내수동 주상복합아파트 및 오피스텔 ‘경희궁의 아침’을 분양하면서 미국 LA 등의 해외교포를 상대로 한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다. 경제난으로 국내 투자자가 줄자 투자여력이 풍부한 해외교포를 공략 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해외마케팅과 고급화전략에 힘입어 1391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단 하루만에 분양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분양문의 전화를 수신자 부담으로 바꿨다. 분양관리팀 김용훈 부장은 “홈쇼핑에서 몇십만원짜리 상품을 살 때도 통화료를 판매회사가 내는데 수억원짜리 아파트를 팔면서 전화비를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호텔 노하우 아파트에 접목 쌍용건설은 국내 건설사 가운데 호텔·아파트 등 해외 고급건축물 시공 실적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이다. 이처럼 고급 호텔의 시공 노하우를 국내의 아파트 현장에도 반영, 업계 최초로 샘플룸 시스템을 도입했다. 샘플룸 시스템은 외국에서 고급 호텔 건설시 적용하는 목업 룸(Mock-Up Room)시스템을 아파트 건설에 적용한 품질관리 기법이다. 골조가 일부 완성되면 평형별로 가스와 상·하수도시설, 바닥재 등을 실제 사용될 자재로 담당 협력업체들이 직접 시공케 해서 시공상 혹은 설계상의 문제점을 수정, 전체 아파트로 확대하는 시스템이다. 분양관리팀은 건축기업이나 품질관리기업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쌍용하면 호텔같은 아파트를 짓는다는 이미지를 심는데 주력한 것이다. 이후 쌍용건설의 아파트는 고급이미지와 결부돼 분양에 큰 보탬이 됐다는 게 분양관리팀 관계자의 얘기이다. ●워크아웃 졸업은 마케팅의 개가 쌍용건설은 워크아웃에 처했던 5년동안 3만 80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다. 이 과정에서 분양관리팀은 분양에 모두 성공하는 ‘분양 불패신화’를 만들어냈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졸업에는 이같은 신화가 숨어있었다. 특히 쌍용건설은 부산지역에서 분양에 성공, 기반을 닦았다. 워크아웃에 빠지자 발빠르게 부산 분양시장을 공략한 게 적중했다는 평가다. 쌍용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1만가구 가량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침체기인데도 비교적 많은 물량의 분양계획을 잡은 것은 다른 기업보다 한발 앞선 마케팅 기법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눈으로 보는 라디오 시대 개막

    눈으로 보는 라디오 시대 개막

    라디오를 듣다 보면 종종 너무 궁금해서 답답해질 때가 있다.‘신청곡이 나가는 동안 DJ는 어떤 행동을 할까.’‘이름도 생소한 신인 가수를 ‘꽃미남’이라고 소개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잘 생겼길래….’라디오를 귀로만 듣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시대는 갔다. 이젠 라디오도 눈으로 즐겨보자. iFM(90.7㎒)은 매일 8시간씩라디오 DJ와 게스트의 방송 진행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보이는 라디오’ 서비스를 18일부터 시작했다. 국내 라디오 방송사에서 개국기념일 등 특별한 날을 맞아 일회성으로 화상 중계를 시도한 적은 있지만, 매일 고정적으로 방송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iTV는 ‘보이는 라디오’서비스를 위해 라디오 스튜디오 내에 6㎜ 카메라 3대를 설치했다. 이날부터 매일(토·일 제외)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박철의 두시폭탄’(오후 2∼4시),‘이규석·선우경의 유쾌한 오후 4시’(오후 4∼6시),‘오종철·문영민의 팡팡907’(오후 6∼8시),‘8시다! M.Street’(오후 8∼10시) 등 4개 프로그램을 실시간 화상 중계한다. 첫 방송에서 박철 등 진행자와 게스트들은 카메라를 향해 과장된 몸짓과 엽기적인 표정을 선보이며 ‘시·청취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iTV 홈페이지(www.itv.co.kr)에 접속한 뒤 ‘보이는 라디오’를 클릭하면 ‘www.icezam.com’에 자동 연결되고, 이 사이트에 회원 가입하면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iTV 측은 “인터넷 매체의 발달과 함께 라디오도 이제 ‘듣는 라디오’에서 ‘보는 라디오’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시청자 서비스 차원에서 시작했으며, 방송 범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 /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지음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 /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 지음

    한국은 언제쯤 노벨문학상을 탈 수 있을까.한국문학의 세계화에 관심을 기울여온 이들은 한결같이 “우리에게도 한국의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사이덴스티커는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번역해 그가 1968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사이덴스티커는 1974년 외교관 자격으로 일본에 오지만,이내 갑갑한 외교관 생활을 접고 도쿄에 머물며 프리랜서 작가 겸 번역가로 활동한다.그는 가와바타 야스나리,다니자키 준이치로,미시마 유키오 등 일본 현대문학 3대 거장의 소설을 처음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렸다.일본인들도 현대어 번역 없이는 읽을 엄두를 못내는 고전 ‘겐지 이야기’를 10여년간의 고투 끝에 번역해내기도 했다.‘설국’에 대한 유려한 번역은 지금까지도 화제다. ‘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원제 Tokyo Central,권영주 옮김,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는 미국 최고의 일본문학 번역가로 꼽히는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자서전이다.사이덴스티커는 1921년 2월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더글러스 카운티라는 산골 마을에서 태어났다.2월11일은 일본의 건국기념일.이 때문에 그는 전생에서부터 일본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그는 병역문제로 고민하다 우연히 해병대 일본어 통역 요원으로 입대한 것이 계기가 돼 일본 문학의 매력에 빠져들게 됐다. 책에는 전후 일본 문단의 풍경,번역에 대한 저자의 소신 등이 담겨 있다.한국의 도자기와 ‘사상계’ 발행인이었던 장준하에 대한 일화도 소개돼 눈길을 끈다.이 책은 전통적인 일본의 미를 추구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저자가 일본 최고의 작가로 평가하는 탐미주의 경향의 다니자키 준이치로,국수주의 색채를 보이다 결국 할복으로 생을 마친 미시마 유키오(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 등 전후 일본 문학을 이끈 이들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사이덴스티커는 번역가를 지망하는 이들에게 좋은 번역의 요령에 대해 한마디 조언한다.“작품을 시작하고 끝맺는 단락에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목하고 흠을 잡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이런 원칙을 좀 더 일찍 깨달았다면,나도 ‘설국’의 서두를 보다 직역에 가깝게 했을 텐데….” 그는 “번역이란 끊임없이 뭔가를 내버릴 것을 요구하는,마구잡이에다가 가차없는 작업”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저자는 일본 못지않게 한국에도 관심을 갖고 좋은 인연을 맺었다.일본 도자기보다 한국 도자기를 더 좋아해 슬쩍 밀반출한 한국 도자기를 평생을 옆에 끼고 살았다고 멋쩍게 회고하는가 하면 장준하를 가리켜 유교에서 말하는 군자의 전형이라고 격찬하기도 한다.장준하에 대한 추억 한토막.“일본에서는 한국인이 시끄럽고 싸움을 좋아하며 마늘 냄새를 풍긴다고 생각하지만,장준하는 그런 일본인들의 고정관념과는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다정한 태도와 부드러운 말씨를 지니고 있었고,매우 품위 있는 사람이었다.” 2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국남성 정열적·애처가”

    “한국남성 정열적·애처가”

    |도쿄 이춘규특파원|한국인 남성은 일본 남자에 비해 애처가이고 정열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컨설팅업체인 시니어커뮤니케이션사는 8일 한ㆍ일 양국의 50세 이상 남녀 1218명(일본 701,한국 517명)을 대상으로 한 ‘부부관계 의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회사측은 ‘욘사마(배용준의 일본내 애칭) 붐’의 배경에는 “정열적이고 적극적인 남성에 대한 동경심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인터넷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 따르면 양국 남자의 가장 큰 차이는 부인에 대한 애정표현 방법에서 나타났다. 한국 남성들은 68.2%가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을 매년 축하한다.’고 답한 데 비해 일본 남성은 35.8%만이 ‘매년 축하한다.’고 답했다.‘배우자와 함께 하는 일’로는 양국 모두 쇼핑과 여행을 든 사람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taein@seoul.co.kr
  • 삼성·KT ‘구슬땀의 가을’

    삼성·KT ‘구슬땀의 가을’

    ‘삼성 CEO는 공부방에서,KT 임직원은 유격장에서’ 삼성 계열사 CEO들이 10월을 ‘자원봉사의 달’로 정하고 양로원·공부방 등에서 대대적인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KT는 민영화 2주년을 맞아 과장(3급) 이상 중견간부 4988명에게 ‘위기를 기회로(C2C·Crisis to Chance)’라는 구호 아래 유격훈련 등을 통해 정신 재무장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은 ‘사회봉사단’ 창단 10돌을 기념,5일을 ‘최고경영자 자원봉사 참여의 날’로 정해 계열사 CEO 13명이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공부방 현장을 찾아 가전제품을 기증하고 시설보수,일일교사 등의 봉사활동을 펼쳤다.이날 공부방 현장 체험에는 삼성SDI 김순택 사장,삼성코닝정밀유리 이석재 사장,삼성생명 배정충 사장,삼성카드 박근희 사장,삼성중공업 김징완 사장,삼성석유화학 허태학 사장,삼성BP화학 안복현 사장,삼성토탈 고홍식 사장,삼성정밀화학 이용순 사장,호텔신라 이만수 사장 등이 참여했다. 삼성에버랜드 박노빈 사장은 희귀병 어린이 가족들을 에버랜드로 초청해 놀이시설을 같이 타고 마술도 함께 배우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삼성물산 이상대 사장은 경기도 성남의 독거노인들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삼성SDS 김인 사장은 분당 탄천에서 정화 활동을,삼성코닝 송용노 사장은 수원에서 독거 노인시설 보수 활동을 폈다. 삼성카드 박근희 사장은 “어린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통해 희망찬 미래를 발견할 수 있는 뜻깊은 체험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웃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봉사활동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따뜻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회봉사단 창단 기념일인 12일에는 서울 순화동 사회봉사단에서 이수빈 삼성사회봉사단장과 이윤구 대한적십자사 총재,박원순 ‘아름다운 가게’ 상임이사 등 국내 사회복지분야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갖고,12∼13일 이틀간 아름다운가게 28개 매장에서 삼성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하는 자선바자회를 갖는다. 삼성사회봉사단은 지난 94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직후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목표로 국내 기업 최초의 사회공헌 전담조직으로 출범해 활동을 펼쳐왔다. KT는 임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유격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민영화 2년을 넘겼지만 공기업의 나태한 잔재가 아직 남아 있다는 판단에서다.이용경 사장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다. 경기도 안성의 한국표준협회 연수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정은 정신 재무장 교육,유격훈련 등 1박2일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사업본부별로 12월2일까지 이어진다.회사측은 교육 대상자들이 입소 전에 작성한 향후 근무자세를 적은 ‘자기사명서’를 PC를 켤 때마다 팝업창으로 게시토록 해 변화에 대한 다짐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킬 방침이다. 박건승 정기홍기자 ksp@seoul.co.kr
  • 평등부부 ‘대화의 기술’ 배워요

    평등부부 ‘대화의 기술’ 배워요

    “당신이 왜 10점이야.빨리 80점으로 옮겨.”“결혼 전 약속을 하나도 못 지키고,시부모 모시느라 스트레스 받는 것 알면서도 못 도와줬어.나는 10점밖에 안되는 남편이야.” 지난 18일 대구 팔공산에 있는 대구은행연수원.‘평등가족실천교육-함께 하는 파트너십’ 대구·울산지역 행사에 참가하고 있는 30대 후반의 부부가 실랑이를 벌인다.‘내가 당신에게 몇 점짜리 배우자인가.’라는 질문에 스스로 생각하는 점수에 줄을 서는데,대부분의 남편이 70점과 80점에 몰려있는 반면 유독 한 사람만 10점에 서 있었던 것.80점에 서있던 부인은 속이 상했는지 “당신,10점 아닌데…”라면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여성부의 파트너십 행사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평등가족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를 체험으로 일깨워 주는 이 행사에는 전국 6개 광역시·도에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와 결혼 10년이 넘지 않은 ‘초기부부’ 540쌍이 참가하고 있다.대부분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참석하지만,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속내를 털어놓으며 함께 울고 웃는다. ●“깊은 의사소통으로 배우자의 새로운 면 발견” 부부 사이의 갈등이 의사소통의 부재와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보여주듯 초기부부들은 특히 의사소통과 관련된 프로그램에 큰 관심을 보였다. 말 없이 눈빛과 몸짓,손길만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몸으로 소통하기’에서 대부분의 초기부부는 “10년 가까이 부대꼈던 배우자에게도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었구나 싶었다.”고 입을 모았다.특히 눈을 감은 채 음악을 들으며 상대방을 안마하는 ‘춤명상’에서는 “서로의 몸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만져본 것은 처음이었다.”,“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새로운 경험”이라는 반응이었다. 성관계에 있어 의사소통도 큰 관심사였다.결혼 8년차의 30대 부인은 “출장이 잦은 남편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성관계 말고도 떨어져 있는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시댁에 전화 좀 자주”“양쪽 집에 서로 자주 하자” 같은 날 경기도 가평 취옹예술관에서 열린 인천·경기·강원지역 파트너십에서 8쌍의 초기부부는 ‘평등부부 과제찾기’에 골몰하고 있었다.각각 ‘평등관점’에서 배우자에게 꼭 해결되기를 바라는 과제를 이야기하고,상대방은 자신의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남편이 아내에게 바라는 것으로는 ‘투자 좀 하자는데 너무 막지 말자.’,‘아이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시댁에 전화 좀 자주 하자’,‘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운동도 하자.’ 등이 있었다.이에 아내들은 ‘노후계획을 함께 세우자.’,‘아이들에 관한 대화를 많이 하자.’,‘두 사람의 부모 집에 서로 전화를 자주 하자.’,‘이제부터 텔레비전을 늦게까지 보지 않겠다.하지만 아침잠이 많은 건 이해해 달라.’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집안 일은 항상 함께 하고 주인의식을 가져달라.’,‘일찍 퇴근해서 여유롭게 살아보자.’,‘공격적이 될 때는 무섭다.’,‘다른 사람과 있을 때는 아내의 단점을 숨겨줬으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를 했다.남편들은 ‘당신이 밥하면 나는 설거지를 하겠다.’,‘술 마셔도 3차는 안 가고 밤에 와서 밥 차리라고도 하지 않겠다.’,‘화가 날 때는 한 템포 참을 테니 30분만 감정 조절하러 나갔다 오라고 이야기해 달라.’,‘아내의 단점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오늘을 제2의 결혼기념일로” ‘블랙맨’이라는 이름으로 대구·울산 지역 파트너십에 참가한 결혼 8년차의 40대 남편은 “생활고 등으로 이혼을 결심했는데 아내가 ‘마지막으로 이 행사에 참가하고 결정하자.’고 하도 얘기를 해서 오게 됐다.”면서 “하지만 여기서 아내와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혼은커녕 오늘을 제2의 결혼기념일로 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았다.프로그램이 시작될 때만 해도 “낯 뜨거워 이런 것을 어떻게 하느냐.”고 연신 투덜거리던 그는 마지막에는 아내에게 ‘살면서 너의 소중함을 잊어 버리고 부모와 아이들에게만 잘하면 되는 사람이라고만 여겼던 것을 후회한다.’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사보’라는 이름으로 경기·인천·강원지역 파트너십에 참가한 결혼 9년차 이모(37)씨는 아내에게 ‘네가 나를 믿어주고 아는 만큼 너를 잘 모르는 것 같고,칭찬도 잘 못하는 것 같아.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너를 아끼면서 같이 늙어가는 것뿐이야.’라는 편지를 남겼다. 파트너십에 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수원여성인력개발센터 장원자(46·여) 관장은 “부부는 서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런 기회에 다른 부부들의 사례를 간접 경험하는 것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등가족실천교육-함께 하는 파트너십’은 10월말까지 열리며,참가 부부 및 예비부부는 선착순으로 모집한다.무료. 프로그램은 남녀의 차이 익히기로 시작한다.상대방의 가족과 어린 시절을 알아보고 의사소통과 갈등중재요령,앞날설계,평등한 부부관계를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일정은 지역별로 하루나 1박2일로 조금씩 다르다.자세한 내용은 지역별 교육운영기관에 문의하면 된다. ●평등가족교육 운영기관 ▲서울 열린사회시민연합(02-3676-6501,www.openc.or.kr) ▲경기·인천·강원 YWCA경기지역협의회(031-206-1919,www.ywca.or.kr) ▲대전·충청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042-825-2462,www.cwpdi.re.kr) ▲광주·호남 광주여성민우회(062-529-0383,www.gjwomenlink.or.kr) ▲대구·울산 함께하는 주부모임(053-425-7701,www.counpia.com) ▲부산·경상 부산여성회(051-852-6647,www.busanwomen.or.kr)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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