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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9 부상자 2명 기념일 2일전 숨져

    4·19혁명에 참가했다가 총상을 입고 후유증에 시달려온 유상석(76)씨와 박명용(68)씨가 혁명 47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나란히 숨을 거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남대 졸업 후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던 유씨는 4·19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가 집회 도중 서울 성북경찰서 근처에서 왼팔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유씨는 9개월 동안 치료를 받고 이듬해 1월에 퇴원했지만 제대로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 오랫동안 후유증으로 고통 받았다. 여동생 유사승(59)씨는 “3선개헌 반대 집회 때는 직접 만든 현수막을 들고 김포공항까지 가서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면서 부상 후에도 반독재운동을 활발하게 벌였다고 전했다. 사망 전 유씨는 2000년부터 뇌졸중과 치매로 쓰러져 7년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4·19 당시 21세였던 박명용씨는 더 힘든 세월을 보냈다. 다리 부위에 총탄을 맞아 양쪽 대퇴부를 모두 절단해야 했던 그는 휠체어에 의지해 40여년을 병원에서 보낸 끝에 유씨와 같은 날 숨을 거뒀다.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과 김병오 ‘6월 민주항쟁 20주년 사업추진위원회’ 상임대표 등은 18일 보훈병원을 찾아 이들을 위문할 예정이었으나, 방문 하루 전에 사망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0&30] 간밤의 알코올 잡는 우리의 속풀이법

    [20&30] 간밤의 알코올 잡는 우리의 속풀이법

    술 먹은 다음 날 찾아오는 숙취와 속쓰림은 ‘애주가’들의 영원한 숙제(?)다. 머리는 터질 듯 지끈거리고 속은 부글부글 끓어 화장실에 들락거리다 보면 제대로 앉아 있기 조차 힘들다. 그러나 한방에 이런 고통을 날려버릴 수 있는 ‘마법의 약’ 따위는 없다. 숙취해소 음료 시장이 연간 6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지만 절대강자 없이 새로운 제품들이 명멸을 거듭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꿀물이나 북어국, 콩나물국, 해장국 같은 검증된 속풀이 방법 외에도 ‘20&30’들이 갖가지 시행착오 끝에 체득한 자기만의 노하우를 알아봤다. 5년차 직장인 성모(28·여)씨의 해장 파트너는 초코 도넛과 핫초코다. 대학에 다닐 때는 설렁탕으로 쓰린 속을 달랬지만 언젠가부터 설렁탕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느끼함으로 쓰린 속 달랜다 도넛 마니아인 성씨는 지난해 여름 술을 마신 다음 날 D사 체인점 앞을 지나다가 초코 도넛에 시선이 꽂혔다. 성씨는 “초코 도넛을 한 입 베어물면 울렁거림이 싹 사라져요. 거기에 핫초코를 곁들이면 입안에 향긋한 기운이 남아 해장에는 짱이에요.”라고 말했다. 성씨는 “초콜릿 특유의 기분 좋아지게 하는 느낌이 술 마신 다음 날 찾아오는 후회와 두통까지 날려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김모(28)씨는 술 먹은 다음 날 중국집을 애용한다. 다만 동료들이 짬뽕이나 짬뽕밥, 기스면 등을 시킬 때 김씨는 자장면을 고집한다. “원래 맵고 국물 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해장국 종류는 거의 안 먹는 편이죠. 자장면으로 위와 장을 훑어 주는 게 최고예요. 기름기가 나쁜 성분들을 함께 씻어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든든해져서 좋습니다.” 김씨가 자장면을 해장 친구로 맞이한 것은 대학 1학년 때부터다. 전날 술을 마시고 해장을 못해서 속이 쓰라렸는데 마침 좋아하는 여자 선배가 점심을 사준다며 따라오라 했다. 선배가 쏜다는데 싫다고 할 수도 없어 중국집에 갔는데 의외의 효과를 봤다고 한다. 회사원 장지수(30)씨도 ‘느끼한 음식으로 쓰린 속을 다스린다.’는 주의다. 피자나 치킨 버거·치즈 버거 등에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서 먹는다. 기름기로 위를 덮어준다는 생각으로 먹는데 생각처럼 느끼하지도 않고 속이 편안해지며 머리도 맑아진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장씨는 “한번 이렇게 해장을 시작했더니 다른 음식은 입에 못 대겠더라고요. 평소 치즈 종류를 좋아하는 편인데 술 마신 다음 날 속이 허할 때는 정말 특효약입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원 최영준(30)씨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해장 비법이 있다. 아버지가 형과 영준씨에게 전수해준 비법은 ‘냉면 해장’이다. 단골인 S면옥에 가서 먼저 뜨끈한 육수를 두 컵 정도 ‘후후∼’ 불어마시면 땀이 주루룩 흐른다. 충분히 땀이 빠졌다고 생각되면 머릿속까지 얼얼해지는 물냉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다. 쓰라림이 사라질 뿐 아니라 뱃속까지 든든해지는 1석2조의 효과다.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현모(36)씨는 두 단계에 걸쳐 아픈 속을 달랜다.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동네 설렁탕 집에 가서 뱃속을 채우고 들어간다. 따뜻하고 기름기 있는 걸죽한 국물로 쓰라린 위벽을 덮어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현씨는 다음 날 눈을 뜨면 냉장고로 달려간다.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딸기우유다. 목구멍을 ‘열고(?)’ 딸기우유를 부으면 밤새 괴롭혔던 갈증이 사라지고 속도 편안해진다. 전날 음주량에 따라 딸기우유를 한 꺼번에 두 개 이상 마시기도 한다. ●검증된 전통 방법으로 해장한다. 오랜 세월을 통해 검증된 전통적 해장법들도 일부 20&30들 사이에서 여전히 지지를 얻고 있다. ‘주류(酒流)’에 뛰어든지 15년째라는 회사원 강모(34)씨는 북어국 신봉자다. 강씨는 “대학 다닐 때 술을 먹고 들어온 다음 날이면 어머니가 항상 북어국을 끓여주셨다. 북어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개운한 국물맛은 어떤 영약보다도 효과가 만점”이라고 말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아침을 못 먹고 나오는 일이 잦아졌지만 회사 근처에서 찾아낸 허름한 북어국 전문점에서 아쉬운 대로 해결하고 있다고 강씨는 귀띔했다. 회사원 오승엽(30)씨는 오로지 콩나물 해장국 외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단, 콩나물 건더기는 거의 안 먹고 오로지 국물만 훌훌 마신다.2003년 입사한 뒤 회사 근처에서 딱 입맛에 맞는 콩나물 해장국을 만난 것은 오씨에게 행운이었다. 오씨는 “콩나물 국물을 들이켜면 땀이 쭉 나면서 몸이 부르르 떨리는 느낌이죠. 먹을 땐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먹고 나면 깔끔하게 숙취가 가신답니다.”라고 밝혔다. 로펌에 다니는 윤모(31)씨는 복지리(맑은 복국) 애호가다. 술 마신 뒤 유난히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 윤씨는 생수나 이온음료 병을 들고 다니면서 오전 내내 목을 축인다. 갈증이 어느 정도 풀린 뒤 점심시간에 찾는 곳은 회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복지리 전문점이다. 가격이 다소 부담되지만 아프고 헐벗은 속을 달래는 데는 복지리만한 것이 없다는 게 윤씨의 투철한 믿음이다. 복지리에 나오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조금 먹다보면 어느새 말간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 윤씨는 “국물을 덜어서 후루룩 마시면 언제 술을 마셨냐는 듯 뱃속이 편안해져요. 국물을 충분히 마신 다음에 복 몇 점과 촉촉하게 끓인 죽으로 허기진 뱃속을 달래면 술 몇잔쯤은 다시 마셔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라고 말했다. 물론 해장술은 몇 배의 고통이 돌아오는 ‘쥐약(?)’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가급적 피한다고 윤씨는 귀띔했다. 은행원 김모(31)씨는 술 마신 다음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 앞 사우나에 들렀다 출근을 한다. 주위에선 ‘술 먹고 사우나 갔다가 큰 일 난다.’며 말리지만 김씨에게는 이만한 숙취 해소법이 없다. 사우나에 들어가서 10분 정도 지나면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20분 정도면 온 몸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데 이 정도면 몸 속의 알코올 기운은 이미 다 빠져나간 뒤다. 사우나에서 나오자 마자 물을 잔뜩 마시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김씨는 “몸속에 쌓인 알코올을 싹 빼내고 물을 마시면 마치 새로운 피가 도는 느낌이에요. 땀을 빼준 뒤 수면실에서 10∼15분 정도만 졸아도 머리가 맑아지죠.”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밖에 숙취해소용 드링크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각종 앰플도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 대학원생 김모씨는 “숙취해소 드링크 A와 약국에서 파는 앰플을 함께 먹으면 그만입니다. 아무리 끝내주는 해장국도 이것만한 효과는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나라마다 다양한 해장법 주당들에게 속 푸는 노하우는 술을 잘 마시는 방법만큼이나 ‘절대적 지식’이다. 각국 술꾼들이 개발, 전수해 온 해장법은 오랜 숙취의 고통을 이겨내고 탄생시킨 ‘땀의 결실’인 셈이다.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뜨거운 국물’이 굳건하게 왕좌를 지키고 있는 한국의 해장문화와는 달리 해외의 해장법은 각양각색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술 마신 뒤 뜨거운 고깃국을 먹고 뜨거운 물에 샤워한 뒤 30분 이상 잔다.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넣어 만든 ‘라솔’이란 음료도 즐겨 마신다. 라솔은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로 러시아인들이 대취하는 5월9일 저녁 특히 사랑받는다. ‘해장술로 해장’하는 고수들이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국은 술을 마신 다음날 ‘개털(Hair of the Dog)’을 마신다. 개털이란 어젯밤 술 마신 바로 그 술집에 가서 마시는 해장술을 일컫는데, 개에 물린 상처에 자신을 문 개의 털을 뽑아 덧대면 상처가 낫는다는 속설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인들은 감과 매실을 절인 우메보시를 즐겨 먹고, 중국인들은 ‘싱주링’이란 전통차를 마신다. 싱주링은 인삼, 귤껍질, 칡뿌리 등의 천연재료를 넣어 달인 차로 기원전 200년부터 중국인들이 숙취 해소를 위해 즐겨 마셨다. 느끼한 음식의 왕국인 태국에선 해장음식도 느끼할 듯하다. 기름에 튀긴 삶은 달걀에 매콤한 소스를 듬뿍 얹은 ‘까이 룩 꿰이’라는 음식이 전통적인 해장 음식이다. 아주 특이한 해장법도 있다. 몽골인들은 삭힌 양의 눈알을 토마토 주스에 넣어 마시고, 푸에르토리코인들은 겨드랑이 밑에 레몬즙을 발라 쓰린 속을 달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자랑스런 역사 한획”

    [6월항쟁 20주년 ‘그날의 함성’ 그 이후]“자랑스런 역사 한획”

    민주적 헌법을 두고도 숨어서 민주주의를 그리워해야 했던 시절.20년 전 6월이었다. 유시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12일 참으로 오랜만에 서울시청앞 광장을 찾았다. 당시 항쟁 지도부의 상임집행위원에서 지금은 6·10항쟁 20주년사업 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이 되어 그 당시를 떠올렸다. 하루 뒤인 13일은 전두환 정권이 일체의 개헌논의를 금지하고 ‘체육관 선거’로 권력을 세습하겠다는 ‘4·13호헌조치’를 발표한 날이다.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이후 “고문정권 물러가라.”는 분노의 외침이 정국을 뒤흔들자 군사정권이 ‘구국의 결단’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들불처럼 일어난 국민들은 길고 어두운 군사독재의 밤을 뒤바꿔놓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4·13 호헌조치는 국민들에게 더 이상 군사정권과의 타협은 불가능하다는 결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87년 5월18일, 광주항쟁 7주년을 맞아 희생자를 위한 추모미사가 열렸던 서울 명동성당. 당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김승훈 대표가 떨리는 목소리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은 조작됐다.”는 한 장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인천사태 배후조종 혐의로 구속된 민통련 이부영(전 열린우리당 의장) 사무처장이 화장지에 깨알같이 정황을 적어 사제단에 넘겨준 내용이다. 사제단의 폭로는 전국의 ‘호헌철폐 독재타도’ 함성에 불을 붙였다.6·10항쟁을 이끈 지도부인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가 결성되는 계기가 됐다. 우리 역사를 뒤흔든 3대 항쟁은 4·19와 5·18,6·10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19와 5·18항쟁에는 지도부가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도부를 먼저 구성한 것은 민주화운동의 ‘진화’였다. 유 집행위원장은 국본에서 기록의 임무를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부산지역 국본 집행위원장이었다. 국본 결성식을 치르기로 한 87년 5월27일 아침. 장소도, 시간도 정할 수 없었다. 종로골목에 숨어 대기하고 있던 참석자들은 형사들의 감시를 따돌리고 ‘향린교회’라고만 적힌 쪽지를 서로에게 건네주며 이동했다. 무사히 결성식을 치른 지도부는 전두환 정권이 노태우씨를 민정당 대통령 후보로 세우기로 했던 6월10일 맞불을 놓기로 결정했다. 슬로건은 ‘호헌철폐 독재타도’였다. 유 집행위원장은 박종철 사건 이후 유인물을 나르기 위해 운전면허증을 따야 했고, 유치원에 다니던 두 아이들은 ‘운동권’ 엄마를 둔 덕에 셀 수 없이 많은 끼니를 마른 라면으로 떼워야 했다며 잠시 목이 멨다. 해직교사, 운동권 작가, 민가협 활동가 유시춘은 온갖 집회의 선언문을 쓰고, 교도소를 오가며 수많은 동지들을 면회하는 데 청춘을 바쳤다. 그는 거사 당일인 6월10일, 성공회 대문을 박차고 나오는 길에 곧바로 연행됐다. 남대문서와 구로서, 청량리서를 거쳐 시경 대공분실로 끌려가면서 밤이 깊도록 군부독재에 정면으로 맞서는 시위현장을 목격했다. 마치 “어두운 방을 가르고 들어오는 칼날 같은 빛을 본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눈앞 이익 급급한 정치권은 6월정신 배신 운전자는 경적으로, 여성들은 스카프로 항쟁의 물결에 동참했다. 그것은 군부독재체제의 파열음이었다. 그는 6월 항쟁과 결혼 10주년 기념일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직선제 개헌 쟁취를 위해 뜨거운 열정을 바쳤던 국민들의 힘으로 긴 고통을 이겨냈다고 한다. 그가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40여명의 소회를 원고지 6000여장 분량으로 정리하는 기록사업에 몰두하는 까닭이다. 이제 성년을 맞은 6월항쟁. 남아 있는 마음의 빚이 있을 법도 하다. 그는 당시 범야권이 사실상의 승리를 거두고도 후보 분열로 지지율 36%짜리 여당 후보에게 결국 정권을 내줘, 군부독재의 합법적 연장을 가져왔다는 비극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4·19와 5·18뒤에는 5·16과 신군부 출현이라는 즉각적 반동이 있었다.”면서 “6월항쟁 이후에는 그 누구도 역사를 되돌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절차적 민주화의 길로 들어섰다는 자부심으로 들렸다. 그러면서 “당시 항쟁의 적자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 승리의 기억을 갖고 있는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국민을 보지 않고 눈앞의 이기심에 갇혀 난맥상을 초래하는 자체가 6월 정신을 배신한다는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데스크시각] ‘스승의 날’ 날짜 바꾼다고…/ 오승호 사회부장

    스승의 날을 5월15일에서 새학기 시작 전인 2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마음이 착잡하다. 이른바 촌지수수 등 스승의 날에 생기는 불미스러운 일을 없애 보겠다는 저간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전국 시도교육감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교육부가 “국가기념일 변경은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상관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6일 구성한 태스크포스(TF)에서 안건을 마련,6∼7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스승의 날에 휴업하는 학교가 50%에 육박함에 따라 스승의 날이 아니라 ‘우울한 날’이라고 일컬어져 왔다.”는 말로 날짜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스승의 날에 대한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지난주 성명을 발표, 날짜 변경을 추진하는 서울시교육청 입장을 지지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회원 7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이 날짜 변경에 반대했다고 5일 밝혔다. 교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꽃 한송이 이외엔 선물을 받지 말라는 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내려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주체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서울 강북지역 한 초등학교 교장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해마다 논쟁이 반복돼 안타깝다. 교사들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각자 목소리만 낼 게 아니라 스승의 날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교육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등 본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선 교사들은 “그렇게 말이 많으면 아예 폐지하라.” “교사들이 부도덕한 게 뭐가 있느냐.”“스승의 날에 차라리 쉬고 싶다.” “스승의 날이 싫다.”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애순 대변인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간 신뢰회복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스승의 날 시기변경에 대해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토론이 필요하다. 기념일 변경은 법령 사항이므로 시교육청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면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학부모들도 있다. 이들은 학년말인 2월로 하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교사를 선별해 찾아뵐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기중에는 다르다는 것이다. 교육주체들의 시각을 종합해 보면 스승의 날 변경이 현실을 감안한 고육책일지는 몰라도 상책(上策)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28년째 교편을 잡고 있다는 서울시내 일선 초등학교의 한 교장은 “촌지를 받아 보지도 않았고, 실제 갖다 주는 사람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제자들이 찾아와 소주 한 잔을 할 땐 가슴이 뭉클해진다.”면서 “2월로 옮겨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지역 RCY(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형편이 어려운 스승을 찾아 위로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1982년 세종대왕 탄신일과 같은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살려야 한다. 학생들이 배제된 채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학생과 학부모,40만 교사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스승에게 꽃 한송이 달아드리고 정을 나누며 재미있는 수업이나 봉사활동 같은 이벤트 행사를 갖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일부 학부모나 교사들의 의식이 문제라면 캐나다 등 일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초콜릿이나 책 등 정성이 담긴 선물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도 벤치마킹해봄직하다. 백화점 등 업체들도 값비싼 선물 이벤트전을 열며 스승의 날 이미지를 훼손하는 데 앞장서서는 곤란하다. 오승호 사회부장 osh@seoul.co.kr
  • [기고] 황사와 ‘제2의 식목일’/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5일은 제62회 식목일이다. 식목일이 작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고, 국가기념일로만 남게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식목일을 그냥 잊고 지나쳐 버리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생긴다. 특히, 요즘 잊을만 하면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 황사를 보면서 걱정은 배가된다. 황사(黃砂)는 중국 황하유역과 몽골 고비사막 등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바람에 떠다니거나 낙하하여 시정 장애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 주요 원인은 사막화에 있다. 몽골의 방목, 산림재해, 중국의 산업화와 산림개발 등으로 사막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황사의 발생 빈도와 농도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지난 주말에는 ‘황사가 있으니 야외활동을 자제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오고, 방송은 ‘올 들어 최악의 황사’라고 계속 보도했다. 황사 예보, 휴교령, 황사 마스크, 황사먼지를 다스릴 음식, 안과 검진 등이 이젠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불가피한 비용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후적 처방이 아니라 사전적으로 그리고 보다 근원적으로 황사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해답과 희망은 나무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사막화를 막아 동북아 지역의 황사 피해를 저감시키기 위해서는 나무를 심어 거칠고 건조한 모래땅을 푸르게 바꿔야 한다. 산림청은 그동안 민간단체의 몽골과 중국을 대상으로 한 사막화방지 조림을 지원한 데 이어, 고비사막이 넓게 자리한 몽골에 녹색장성을 쌓는 ‘그린벨트’ 프로젝트를 앞으로 10년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몽골 자연환경부와 관련 협정을 맺고, 산림 전문가를 파견하였다고 하는데, 프로젝트 추진 첫 해인 올해에는 6월 중에 몽골 지역에서 식목 행사를 추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산림녹화 성공국가로서의 자신감과 기술력을 가지고 황사 및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협력사업에 체계적인 지원을 하기 시작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FTA로 인해 국가간 경제를 비롯한 거의 모든 영역의 장벽이 거의 사라지고 있으나, 산림환경 문제는 이미 훨씬 오래 전부터 초국적(超國的) 현상으로 어느 한 국가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러한 지구환경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리우선언이나 UNCCD(유엔 사막화방지협약)체결 등 국제적으로 산림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어 왔다. 결국, 사막화방지를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사막화의 진전 속도나, 방대한 사막을 고려할 때, 한 국가만 열심히 나무를 심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몽골,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지역의 거의 모든 국가와 UNCCD 등 국제기구가 공감대를 형성, 나무심기에 공동으로 동참하여 국제 산림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국제공동 노력의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일제 강점기와 이후 6·25전쟁으로 황폐해진 국토의 녹화를 위해서 온 국민이 참여하였고, 결국 성공했다. 미국의 지구환경연구소장 레스터 브라운은 ‘플랜2.0’이라는 저서에서 ‘한국은 산림녹화의 세계적 성공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우리가 이뤄 낸 산림녹화의 성공에 도취되어 현재의 성공에 만족한다는 것은 어리석다. 지금까지의 성공 경험과 기술, 자신감을 바탕으로 동북아 지역의 황사 저감과 사막화 방지라는 새로운 과제에 적극적으로 도전했으면 한다. 제62회 식목일을 맞아 세계로 뻗어가는 ‘제2의 녹화운동’,‘제2의 식목일’을 기원하는 조그만 소망을 띄운다.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정책과학학회 회장
  • [유럽연합 창립 50돌] 대륙이 잔치판 - 현장르포(중)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50주년을 맞은 25일(이하 현지시간)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EU의 성과와 도전 과제를 담은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다.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 한스 게르트 푀터링 유럽의회 의장이 서명한 선언문은 EU 통합을 위해 노력한 과정과 앞으로의 지향 가치, 목표 등을 담았다. 처음엔 27개국 정상이 모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정상들이 거부하는 등 순탄치 않은 미래를 예고했다.2쪽 분량의 선언문은 “유럽통합은 평화와 번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며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차이를 극복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유럽 모델은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빈곤·기아·질병과의 투쟁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50주년 기념식을 하루 앞둔 24일 베를린에 도착한 27개 회원국 정상을 맞이한 것은 베토벤의 ‘운명’이었다. 베를린 필의 선율을 타고 흐른 이 장쾌하고 호방한 명곡은 지난 50년에 대한 자족(自足)과 향후 50년에 대한 열정이 투영된 것 같았다. 시몬 래틀러의 지휘 아래 회원국이 공유하는 가치·단결·다양성의 염원을 담은 EU 송가(訟歌) 등도 울려 퍼졌다. 이어 정상들은 정상들은 기념일인 25일 독일 역사박물관에서 역사적인 ‘베를린 선언’을 발표한 뒤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50주년에 대한 모든 것’을 주제로 한 50개 도시 순회 전시회 진수식을 주재하면서 통합 5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베를린 시민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역사적 기념일을 자축했다. 브란덴부르크문 일대와 시내 곳곳의 박물관·미술관엔 특별전시회·공연이 이어졌다. 젊은이들은 ‘클럽의 밤’ 행사에서 밤새 춤을 추며 온 몸으로 즐겼다. 25일 정오부터 기념식 하이라이트인 대규모 야외 콘서트 ‘오픈 에어’ 축제가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을 달구었다.‘유럽의 소리들’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영국 로커 조 코커, 이탈리아의 지아나 나니니니, 독일의 몬로제 록밴드 등 내로라하는 광대들이 신명난 잔치판을 벌였다. 또 27개국에서 온 거리 악사들은 전통 음악을 선보이면서 ‘선율의 통합’으로 열기를 더해줬다. 브란덴부르크문 동쪽 운터덴린덴 거리는 24일부터 EU 50년의 역사를 담은 자료전이 열렸다. 회원국 수에 맞춘 듯 27개 코너를 마련, 석탄철강공동체, 로마조약, 동구 확대 등의 주제를 담은 입간판이 세워졌다. 베를린공대생 요제 라모스(21)는 “글로벌 시대에 맞게 앞으로 회원국들의 지향점,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통일된 입장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브란덴부르크문을 바라보는 한 노인에게 다가갔다. 폴란드에서 10대를 보낸 뒤 독일로 건너왔다는 요나힘 야너(70). 그는 “전쟁의 참상을 맛본 세대로서 지난날의 심각한 갈등과 반목을 딛고 하나가 된 유럽이 50년을 맞는 장면을 지켜보게 된 것은 경이로운 일”이라며 “여기에서 멈추지 말고 더 단합된 힘으로 대륙은 물론 세계 평화 증진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가 양쪽에는 27개국에서 마련한 천막 부스가 즐비했다. 회원국 고유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젝트다. 햄과 포도주 시음회가 열리는 스페인관에 들러봤다. 대사관 교역위원회에 근무하는 지저스 고메스(35)는 “스페인은 1986년 EU에 가입했는데 그뒤 발전된 모습과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4일 저녁 6시부터 25일 새벽 2시에는 ‘심야 박물관’이 열렸다. 포츠담 광장의 ‘쿨투르포룸(문화포럼)’ 일대와 베를린 동부 ‘박물관 섬’ 지역의 박물관 10여곳을 14유로(약 1만 4000원)짜리 티켓 1장으로 순회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박물관 한 곳 입장료가 8유로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 가격이다. 자정이 다가올 무렵 ‘클럽의 밤’ 행사장을 찾았다. 시내 35곳의 나이트클럽을 12유로의 입장료로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소 나이트클럽 입장료는 10유로다. 이 행사 역시 27개 회원국의 의미를 살려 27개국 출신 디스크자키(DJ)들이 다양한 장르의 신명난 음악을 들려준다. 젊은이들의 문화 공간으로 유명한 북동부 쿨투르브라우라이 지역에 있는 ‘소다 클럽’.5개층의 이 클럽은 평소 하루 1000여명의 젊은이들이 찾는 곳인데 이날 1500여명이 몰렸다고 한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리듬&블루스와 재즈풍 음악이 울리는 가운데 젊은 남녀가 삼삼오오 모여 몸을 흔들고 있었다.‘토요일 밤의 열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뜨거워졌다.EU 50주년의 새벽이 다가오고 있었다. vielee@seoul.co.kr
  • [Local] 울산 ‘화학의 날’ 첫 기념식

    ‘울산화학의 날’ 기념일로 제정된 3월22일을 전후해 화학관련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울산시는 중구 다운동 울산정밀화학센터에서 오는 22일 오전 11시 제 1회 울산화학의 날 기념식을 갖는다고 20일 밝혔다. 기념식을 한 뒤 오후 2시부터 울산정밀화학센터에서 ‘지식기반 미래화학산업 발전방안’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에앞서 21일 오전 10시부터 울산롯데호텔에서 해외 화학업체 구매담당 바이어 23명과 울산지역 화학업체 50여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정밀화학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가 열린다.24·25일은 울산대공원 2차 시설에서 이동화학관을 설치·운영한다. 울산 화학의 날 기념일은 울산석유화학 공업단지 기공식이 열렸던 1968년 3월22일을 기념해 지난해 10월 제정됐다.
  • [발언대] 역사속으로 사라진 ‘러 혁명기념일’/박종효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 객원교수·역사학 박사

    사회주의이념 혁명을 최초로 성공시켜 노동자 농민의 천국을 이룩했다는 러시아의 ‘10월 혁명기념일’은 러시아의 구력(舊曆)으로 1917년 10월25일 레닌이 영도하던 공산당의 전 명칭인 사회민주노동당(볼셰비키)에 의해 노동자와 군인의 봉기로 성공한 날을 기념한 날이다. 러시아는 이후 오랜 기간 공산당 정권의 유지를 위해 외부와 단절하는 폐쇄정책을 시행하다 1980년대 말 폐쇄정책에 한계를 느낀 소련 최후의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으로 개방이 되었다.1991년 외부세계에 눈을 뜬 인민의 저항을 견디지 못해 74년 동안 국가의 상징이었던 혁명으로 흘린 붉은 피와 노동자 농민의 낫과 망치가 그려진 국기를 내리고 15개 공화국은 각각 독립국가로 해체되고 말았다. 신생 러시아는 국호를 소비에트 사회주의연방공화국에서 러시아 연방으로 개명하고 매년 국제적으로 성대한 행사를 해오던 ‘10월 혁명기념일’을 1991년부터 ‘화해와 화합의 날’로 개칭하였다. 그러다가 2005년에는 10월 혁명이 발생한 11월7일을 국경일에서 슬그머니 빼버렸다. 그 대신 11월4일을 ‘인민화합의 날’이라는 새로운 국경일로 제정하였다.10월 혁명이 이념만을 앞세워 계층간에 분열과 숙청으로 극단적인 상호 증오심과 반목을 조성하고 획일적 집단주의와 폐쇄적 정책으로 인간의 창조적 정신과 자유를 말살해 왔다는 것이다. 이제는 반목과 증오심을 종식하고 신생 민주주의 국가건설에 다같이 화합하여 참여하자는 뜻에서 ‘인민화합의 날’로 제정하였다고 한다. 이와 함께 소련제국의 해체를 합의한 6월12일을 ‘독립의 날’이라고 선포하였다. 이제 러시아에서 ‘10월 혁명’은 국가 발전의 낙후와 이념 투쟁으로 많은 상처만 남겨놓고 한 시대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거꾸로 한국사회는 러시아에서 폐기 처분된 이념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원인과 목적이 무엇이든 극심한 국론의 분열과 반목은 국가 발전의 암이 될 수밖에 없다. 러시아에서 시행한 ‘국민 화합의 날’을 교훈으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박종효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 객원교수·역사학 박사
  • [씨줄날줄] 아베와 개헌/황성기 논설위원

    요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변신이 놀랍다. 일제의 군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은 없었다는 3·1망언으로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더니 개헌에도 부쩍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개헌에 쏟는 집착은 한국이나 일본의 두 지도자가 쏙 빼닮았다. 이런 총리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보수 색깔내기’라고 꼬집는다. 거기엔 이유가 있다. 지난해 9월 취임 이후 지지율이 한차례도 오른 적 없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떨어지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얼굴 뒤에 감추어둔 보수성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개헌은 보수층 결집에 유효한 각별한 카드다. 아베의 변신에 대해 일본 정가에서는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조부가 못이룬 개헌을 제 손으로 이루겠다는 손자 아베의 결심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베는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나라의 골격은 일본 국민 손으로 백지에서 만들어내야 하며 그렇게 해야 진짜 독립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군정이 만든 헌법을 뜯어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자민당의 개헌안 초안은 9조 개정이 핵심이다.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금지한 조항을 고쳐 자위군을 보유토록 했다.‘전수방위’원칙을 버리고 동맹국의 전쟁에도 가담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개헌파들의 생각이다. 주변국들의 경계를 사는 대목이다. 어제 중의원에서는 정기국회 들어 처음으로 헌법조사특별위원회가 열렸다. 개헌을 논의하는 국회 내 기구다. 총리 재임 중 개헌을 하겠다는 아베는 일본의 헌법기념일인 5월3일까지는 국민투표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한다. 국민투표법안은 1947년 제정 이래 한차례도 해본 적이 없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의 절차를 담았다. 아베 총리는 올 여름 참의원 선거의 쟁점으로 개헌을 내걸고 국민 심판을 받겠다는 복안인 듯하다. 아사히 신문의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개헌 제기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48%)가 타당하다(32%)를 크게 웃돌았다. 정치생명을 건 개헌 어젠다를 일본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열도의 7월 선거가 주목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우즈 ‘AT&T 내셔널’ 대회 신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신설할 대회가 600만달러 규모의 ‘AT&T 내셔널’로 확정됐다. ‘타이거 우즈 재단’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무국은 8일 미국 최대의 전화회사인 AT&T가 스폰서를 맡아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대회는 매년 미국 독립기념일(7월4일) 주간에 열리고, 첫 대회는 오는 7월6∼9일. 내년까지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골프장에서 열린다. 이로써 올해 32세의 우즈는 PGA 현역선수 가운데 가장 젊은 나이에 대회를 주최하는 기록도 남기게 됐다. 우즈는 기자회견에서 “이 대회는 나의 꿈을 실현한 것”이라면서 “첫 대회는 아이 출산 문제가 걸려 있어 최종 출전 여부는 아내 엘린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아베 ‘개헌 첫걸음’ 밀어붙이나

    아베 ‘개헌 첫걸음’ 밀어붙이나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쟁 포기와 군대 보유를 규정한 평화헌법 9조 개정을 뼈대로 하는 헌법개정 작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재삼 강조하고 나섰다. 아베 총리는 7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국민투표법안 처리를 60년만의 과제라고 주장하며 “자민당에서 헌법기념일(5월3일)까지 국민투표법안을 처리하려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여당내 일부 신중론을 일축했다. 개헌을 통해 ‘전후체제 청산’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투표법안은 헌법개정 절차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서 헌법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이 법안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투표법 개정은 개헌의 첫 걸음인 셈이다. 이에 따라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은 여권 단독으로 국민투표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이달 중에 참의원 통과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이날 보도했다. 연립여당은 민주당과 협상을 계속해 공동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국민투표 연령과 대상 등을 놓고 접점찾기가 어려워지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처리를 위해 나카가와 히데나오 자민당 간사장이 고노 요헤이 중의원 의장에게 이미 진행상황 설명도 마쳤다. 이를 위해 연립여당은 8일에는 중의원 헌법조사특별위원회를,15일에는 공청회를 여는데 이어 이르면 23일 중의원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이달 초 올해 회계연도 예산안 단독 처리로 인해 민주당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국민투표법안마저 단독 처리할 경우 4월 동시지방선거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국이 극한 대결로 치달을 수 있고 국민의 비판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중의원에서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채택한다고 해도 야당이 참의원 심의를 거부하면 파행이 불가피해 5월3일까지 법안을 처리하기가 현실적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가타야마 도라노스케 참의원 자민당 간사장은 “5월3일까지 법안을 확정하자는 중의원측 주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정상으로도 궁색하다.”라고 지적했다. 여권내에서도 지도부의 강행 방침에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국민투표법안에서 최대 쟁점은 투표 연령과 대상. 연립여당은 합의처리를 위해 민주당이 요구하는 ‘18세 이상’안(여당은 20세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불투명하다. 대상은 더 큰 문제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헌법 개정에 한해 국민투표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중요한 국정문제도 포함돼야 한다며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일본 헌법 96조는 헌법 개정의 요건으로 ‘중·참의원 양원에서 전체 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발의, 국민투표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투표의 구체적 규정이 없어 지난해 5월부터 연립여당과 민주당이 독자의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다. taein@seoul.co.kr
  • [산사람 이야기] 동중정(動中靜)의 여인

    [산사람 이야기] 동중정(動中靜)의 여인

    글 박재곤《산따라 맛따라》 저자, www.sanchonmirak.com 동중정動中靜이라고 했다. 생동감 넘치게 움직이며 활동하는 한 여인, 그 여인이 묵향 가득한 방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앉아 있는 또 다른 한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라. 붓을 잡고 정좌(靜坐)해 있는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대한산악연맹 배경미 상임이사의 모습이다. 한국의 근대적 의미의 산악운동사는 1930년대에 그 첫 장을 열었고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산악단체, 대한산악연맹의 역사도 40년을 넘겼다. 회갑을 넘기고 고희의 나이마저 넘긴 산악사에 불혹의 나이를 넘긴 산악단체, 이런 역사 이러한 조직 속에서 산악운동은 아직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것인 양 여성들의 참여는 미진했었다. 통상 1천만 명 산악인구라 하고 산을 오르는 여성의 숫자는 남성에 뒤지지 않지만, 배경미 이사처럼 걸출한 여성산악인은 흔치 않다. 우선 배경미 이사가 방대한 조직인 대한산악연맹에 여성으로서는 첫번째 이사라는 사실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지 않는가? 배경미 이사는 동적인 활발한 활동에 정적인 정서를 겸비하고 있는 정통파 산악인이다. 낮 시간 자신의 사무실에서 분주하게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일하는 여성이 늘 그러하듯 가정의 대소사와 자녀들을 돌보느라 늘 바쁘다. 여기에 대한산악연맹에서 맡고 있는 학술정보위원장으로 산악연감과 오지탐사대 보고서, 각종 산악 정보수집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그의 일상이다. 그러나 틈이 날 때마다 묵향 가득한 방에 화선지를 펴놓고 서예작품을 그려낸다. 맹렬한 활동의 걸출한 여성산악인에 전국대학미전에서 입상한 서예가 - 그래서 그는 動中靜(동중정)의 여인이다. 산에서는 바위를 타고 해외원정대를 이끌고 장도에 오르기도 하는 배 이사의 또다른 한 면모다. 그리고 그는 오래 전부터 등산전문 월간지에 해외 산악계의 동정을 연재한 경력마저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활발한 활동이 그의 생업은 아니다. 그의 생업은 따로 있다. 남편인 서울특별시 산악연맹 김태삼 이사가 운영하는 ‘(주)푸른여행사’의 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캐나다 전문 푸른유학 대표로도 맹활약 중이다. 배 이사는 자신의 인생을 가정과 산, 사업으로 삼등분해서 살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다. 남편을 만나기 전인 1988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여성만으로 구성된 한국 맥킨리 여성원정대 대원으로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를 등반했다. 신혼여행으로는 일본의 대표적인 산, 북알프스를 등반했다. 남편의 외조(?)에 힘입어 해마다 결혼기념일에는 부부가 함께 해외원정을 떠나기도 한다. 1990년에는 미국 서부의 레이니어 등반, 첫 아이를 낳은 후인 1993년에는 부부가 함께 맥킨리를 다시 등반하기도 했다. 남편을 최고의 친구이자, 클라이밍 파트너, 산선배,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섬기며 살고 있다. 배 이사의 여성산악인과 여성후배들을 위하는 사랑은 남다르다. 여성이 전문적인 산악활동을 하며 겪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여성산악인들이 함께 공유하며,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또 함께 해결하기 위해 2002년에는 한국여성산악회를 결성했다. 한국여성산악회의 부회장이기도 한 배 이사는 후배 여성산악인들이 해외원정을 가거나 좋은 등반을 하도록 여성산악인만의 등반보고회와 정기적인 여성산악인 모임 등을 주최해 왔다, 원정등반을 떠나는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등반보고회를 통해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2003년, 마흔의 나이 때는 직접 대학산악부 여자후배들로 구성된 맥킨리 원정대 대장을 맡아 후배들에게 등반활동의 장을 열어주기도 했다. 포터도 셀파도 없는 맥킨리 등반에서 허리디스크로 고생도 했지만 슬기롭게 극복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의 산에 대한 꿈을 잃지 않고 실천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는 배 이사를 보고 있노라면 그는 진정한 여성산악인들의 본보기 그 자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길 건너편, 저 먼 곳에는 우리가 펼쳐야 할 꿈이 있다. 배 이사는 오늘 하루도 그 꿈을 펼치기 위해 멀고 험한 길을 분주하게 뛰고 있다. 분주하게 뛰고 있는 그 동(動)의 내면 세계에 내재되어 있는 배 이사의 깊고 깊은 정(靜)이라는 활력소가 이 땅의 수많은 산악인들이 ‘動中靜(동중정)의 여인’ 그를 좋아하고 그를 따르게 하는 요소이리라!!     월간 <삶과꿈> 2007.01 구독문의:02-319-3791
  • [서울광장] 국경일엔 축제를 열자/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국경일엔 축제를 열자/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우리 국경일은 밝지 않다. 색깔로 치면 회색에 가깝지 않을까. 온 국민이 국가적 경사를 축하하고 기념하는 날인데 축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3·1절이나 광복절은 더욱 그런 것 같다.36년 동안 일제 치하에 있었다는 자책감과 심리적 억압 탓인지 차분하기만 하다. 그제 3·1절도 그랬다.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기념식을 비롯, 독립유공자·시민사회·지방자치 단체들의 기념행사가 있었지만, 대부분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 삼창을 하고, 행진을 하는 데 그쳤다. 그런 가운데 국경일만 되면 태극기를 게양하는 가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자탄이 단골 뉴스로 흘러나온다.SBS는 이번에도 8시 뉴스 첫머리에 우리 국민 5명 중 1명은 3·1절이 독립운동 기념일이라는 걸 모른다고 보도했다.MBC도 10가구 중 1,2가구만 태극기를 게양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국경일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 느는 것이 그들만의 책임일까. 교과서에서 국경일의 의미를 주입식으로만 가르치고, 기념식도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행사로 치르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에서 7월4일 독립기념일은 각별하다. 전국적으로 기념식과 옛 선조들이 입었던 복장을 한 화려한 퍼레이드, 성대한 불꽃놀이 행사가 펼쳐진다. 가정마다 성조기를 내걸고 친지들과 산과 들로 피크닉을 가거나 파티를 연다. 주한 미군들도 불꽃놀이를 하고 댄스파티를 한다. 그들에게 국경일은 축제의 날이다. 눈으로 보는 행사가 아니라 몸으로 즐기고 느끼면서 의미를 되새기는 축제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 전국여론조사센터가 34개 민주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국민의 ‘애국심과 자부심’을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31위, 일본은 18위였다.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평일인데도 정원이나 현관에 성조기를 꽂아두는 집을 많이 목격한다. 이는 건국 역사가 230년밖에 안 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독립기념일 같은 국경일을 온 국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꾸민 덕분은 아닐까. 그런 행사에 참여함으로써 자기 자신과 조국의 정체성을 알아나가는 것이 아닐까. 이번 3·1절 새벽에도 서울 도심엔 폭주족이 등장했다. 태극기를 몸에 두른 오토바이 행렬이 굉음을 내며 중앙선과 신호를 무시하고, 택시와 충돌 일보 직전에 이르는 아슬아슬한 곡예 주행을 했다. 폭주족들의 최대 행사는 ‘광복절 출정’이다. 지난 광복절에도 3·1절보다 더 많은 폭주족들이 대형 태극기를 몸과 오토바이에 두르고 시내 도로를 무법지대로 만들었다. 우리 사회에는 축제다운 축제가 거의 없다.5월에 대학들이 축제를 열기는 하지만 그들만의 축제일 뿐이다. 해마다 1000여개의 지역 축제가 열리지만 대부분이 상품화 전략에 따른 전시성 행사여서 축제는 없고 관광만 있을 뿐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이제 우리도 국경일에 축제다운 축제를 열자. 성탄절이나 새해를 맞는 제야의 종 행사에는 수만명의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국경일에도 그렇게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젊은이들의 애국심이 엷어진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자치단체별로 불꽃놀이도 하고 댄스·맥주파티도 열자. 축제의 장이 만들어지면 폭주족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는 단체들이 몰려나와 정치 구호만 외치는 3·1절 행사는 국경일의 의미만 퇴색시킬 뿐이다. 누구나 몸과 가슴으로 즐기면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한바탕 잔치로 만들어 나가자.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靑, 탄핵3주년 즈음 개헌안 발의”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 가결 3주년인 다음달 12일에 즈음해 개헌안을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5공 정권이 호헌조치를 내린 날짜인 4월13일과 헌법재판소가 3년 전 탄핵소추안을 기각시킨 5월14일,6·10민주항쟁 기념일인 6월10일 등을 주요 기점으로 개헌 찬성 여론 조성과 개헌 관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3·12→4·13→5·14→6·10으로 이어지는 ‘개헌 벨트’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권 소식통은 23일 “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은 3월12일로 시작되는 다음달 셋째주가 될 것”이라며 “이는 ‘탄핵 역풍’을 여론에 상기시켜 국회를 압박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4·13,5·14,6·10 등 역사상 주요 고비가 된 날짜들이 향후 개헌안 처리 일정과 겹치는 점도 발의 시점을 3월12일로 잡은 것과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다음달 12일쯤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회는 60일이내에 의결해야 한다.‘발의 후 60일’은 절묘하게도 3년 전 헌재의 탄핵소추안 기각으로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복귀한 5월14일과 일치한다. 앞서 노 대통령은 4월13일쯤 기자회견 등을 통해 과거 4·13 호헌조치와 대비, 이번 개헌의 ‘정(正)방향성’을 강조함으로써 찬성 여론 확산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만약 노 대통령의 ‘희망’대로 개헌안이 5월14일 이전에 국회를 통과한다면 30일 이내에, 즉 6월10일쯤 국민투표에 부치게 된다. 이는 마침 1987년 4·13 호헌조치에 반발한 국민들의 저항이 일어난 날짜로, 당시 그 결과로 직선제 개헌안이 채택됐었다. 물론 현재로선 개헌안이 재적 의원 3분의2의 지지를 얻어 국회를 통과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현행 국민투표법상 일단 개헌안이 발의되면 대통령을 포함한 공무원은 개헌 운동을 할 수 없고,‘공’은 여론과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며 “따라서 대통령은 주요 고비마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개헌에 관한 의견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Local] 7월1일 제주 ‘도민의날’

    제주도는 특별자치도 출범일인 7월1일을 ‘도민의 날’로 지정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도는 다음달 중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도민의 날에 기념행사와 함께 도민화합과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각종 문화예술, 체육행사를 열 계획이다. 제주도는 그동안 헌정사상 최초의 특별자치도 출범일과 60년 전통의 제주도 승격일(8월1일)로 나뉜 기념일이 각각 열려 미묘한 갈등을 빚어왔다.
  • 맨유-EU올스타팀 새달 격돌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럽 올스타팀을 이끌 세계적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2·레알 마드리드)과 맞대결을 벌인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은 13일 “베컴이 다음달 14일 오전 5시(한국시간)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맨유와 친선경기를 갖는 유럽연합(EU) 올스타팀 ‘유럽 11’을 주장으로서 이끌게 됐다.”고 밝혔다. 이 경기는 EU 출범 50주년과 맨유의 유럽클럽대항전 참가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EU는 1957년 로마조약에 따라 유럽공동시장(ECM)이 발족된 이날을 출범 기념일로 하고 있다. 미국 CNN에 따르면 이번 여름 LA갤럭시로 옮기는 베컴은 “이 경기에 내가 나서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기뻤다. 올드 트래퍼드에 다시 선다는 건 무척 특별한 일이 될 것”이라며 “내가 오랫동안 바라오던 일”이라고 반겼다. 베컴은 2003년 맨유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처음으로 이 구장에서 친정팀과 맞닥뜨리게 됐다. 유럽 올스타팀은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우승으로 이끈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티에리 앙리(아스널) 등 유럽의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부름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컴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등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2명 이상의 차출을 보장받고 합류 요청을 수락했다고 CNN은 전했다. 최종 명단은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출신 보비 찰턴 경이 UEFA 가맹 52개국 선수 중에서 엄선해 다음달 발표할 예정인데 리피 감독은 독일월드컵 우승 멤버를 대거 기용할 방침이라고 CNN은 전했다. 리피 감독과 허물없는 사이로 알려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 역시 이번 친선경기에 최강 멤버를 총동원하기로 해 재미있는 대결이 예상된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 소속이던 2005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쓰나미 난민돕기 자선경기에서 차두리와 함께 세계 올스타팀(‘호나우지뉴 11’) 멤버로 뽑혀 베컴이 포함된 유럽 올스타팀(‘첸코 11’)과 맞선 경험이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여성&남성] “장삿속? 그래도 선물은 좋아요”

    평범한 직장인 남녀들은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어떻게 생각할까.13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웅진식품의 20∼30대 직원 23명을 무작위로 골라 밸런타인데이 선물에 관한 ‘미니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이 회사 홍보팀에 의뢰해 실시했다.●밸런타인데이 선물 찬성 15, 반대 8 ‘국적불명의 기념일’이니 ‘장삿속에 현혹되는 짓’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밸런타인데이 선물이지만 대다수 응답자는 선물을 주고받는 게 낫다고 답했다. 특히 남성 13명 중 받지 않겠다는 답변은 불과 4명에 불과해 대부분은 ‘은근히 받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여성 응답자의 경우 10명 가운데 4명이 ‘선물을 주지 않겠다.’고 답해 남성보다 부정적인 반응이 강했다. 초콜릿을 제외하고 주고 싶거나 받고 싶은 선물(복수응답)로는 상품권, 향수, 옷이 각각 3표씩 받아 가장 많았다. 이어 뽀뽀, 반지, 액세서리, 편지도 각각 2표를 얻었다. 그 밖에 통장, 와인, 둘만의 시간을 꼽은 직장인들도 있었다.●초콜릿은 받기 싫다 ‘밸런타인데이 선물 블랙리스트’의 최상단에는 역시 초콜릿이 버티고 있었다. 받기 싫은 선물로는 초콜릿 또는 사탕을 꼽은 사람이 5명으로 가장 고른 지지를 얻은 것. 속옷과 인형도 각각 3표씩 얻어 거부하고 싶은 선물 두 번째에 올랐다. 이 밖에 꽃이 두 표를 얻었고, 과잉포장한 선물, 재활용품, 민속기념품, 먹을 것 등을 싫다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여성&남성] 오늘 밸런타인데이 ‘청춘은 즐거워’

    많은 여성들이 밸런타인데이만 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온다.‘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초호화 초콜릿 선물세트는 남자 친구에게 떠안기기 민망할뿐더러 가격도 부담스럽다. 직접 만든 수제품(DIY) 초콜릿이 대안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초콜릿이 마땅치 않은 것은 선물을 받는 남성들도 마찬가지다.‘초콜릿 광’이 아닌 다음에야 조금 먹다 버리기 일쑤고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바구니 처리도 골치 아프다. 특별한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꿈꾸는 남과 여의 속내를 살짝 들여다봤다. ●내 마음을 콕 헤아려 사줬으면 결혼 6년차에 접어든 직장인 안두현(33)씨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받아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결혼 직전인 2001년 지금의 아내에게 초콜릿 선물을 받은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빡빡한 형편에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라 그동안 별다른 선물을 바라지도 않았다.”는 안씨는 “어린 애도 아니고 초콜릿 선물은 싫다. 나한테 정말 필요한 물건을 아내가 알아서 사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안씨가 바라는 선물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울트라모바일 개인용 컴퓨터(UMPC)나 일본 N사의 두뇌개발을 위한 휴대용 게임기다. 집에서 TV를 볼 때 관련 제품 광고가 나오면 “야∼ 저게 가격이 엄청 내렸대. 박 대리도 샀더라고…”라며 ‘오버’를 해보지만 아내의 반응은 아직 시큰둥한 편이라고 귀띔했다. 대학원생 강민성(23)씨도 초콜릿보다는 당장 지니고 다닐 수 있는 선물을 선호하는 ‘실속파’다. 강씨는 “여자들이 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여도 막상 받고 나면 시큰둥한 것처럼 초콜릿은 별로”라면서 “사랑하는 사람한테 주는 거니까 의미도 있어야 하지만 품 안에 항상 지니고 다닐 수 있고 손때가 탈 수 있는 물건이라면 더욱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무원 석정민(25)씨 역시 “여자 친구가 주는 선물이라면 아무거나 좋다.”면서도 “얼마 전 마음에 쏙 드는 클래식한 시계를 봐뒀는데 혹시나 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선물은 뭐니뭐니 해도 정성 값비싼 물건보다는 사랑하는 여자 친구의 정성이 담긴 선물이라면 무엇이라도 상관없다는 남성들도 여전히 많다. 공무원 김영민(25·가명)씨는 “특별한 날인데 돈으로 손쉽게 살 수 있는 선물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서 “몇 년 전 종이로 접은 장미꽃 다발을 받았는데 오래 보관할 수 있는 데다 그걸 만들려고 며칠 밤을 새웠을 여자 친구를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흐뭇해지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털어놓았다. 회사원 이원철(27)씨도 “지난해인가 여자 친구에게 종이로 만든 공작 인형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좋았다.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고 보아도 실증이 나지 않았다.”면서 올해도 특별한 선물을 기대하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돈을 주고 산 물건이라도 조금만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면 효과는 두 배 이상이라는 게 남자들의 공통된 속마음이다. 펜이나 지포라이터 등에 특별한 사랑의 메시지를 새기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학원생 이동훈(28)씨는 지난해 맥가이버 칼에 이니셜과 함께 ‘영원히 사랑해.’란 문구가 새겨진 선물을 받고 감동받았다.“경제적으로 부담은 안 되면서도 조금이라도 신경을 쓴 흔적이 있는 선물에 감동받게 되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밸런타인데이에는 그래도 초콜릿 밸런타인데이에는 무조건 초콜릿이 최고라는 원칙주의자 남성들도 있다. 특히 연애 경험이 별로 없거나 현재의 여자 친구와 사귄 기간이 짧을수록 초콜릿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회사원 김상욱(26)씨는 “밸런타인데이에는 무조건 초콜릿을 받고 싶다. 일년에 많은 것도 아니고 딱 한번인데 그 정도는 기분내 주는 차원에서 좋은 것 아닌가.”라면서 “‘나이 먹어서까지 장삿속에 휘둘리는 짓’ 혹은 ‘화이트데이 선물도 고민되는데 서로 안 주고 안 받자.’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건 너무 삭막해 보인다.”고 말했다. 연애 경험도 몇 번 없는 데다 무슨 기념일만 가까워지면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징크스에 시달린다는 은행원 윤태영(31)씨는 “초콜릿 지겹다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에겐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면서 “제대로 초콜릿 한번 받아본 적이 없어 올해만큼은 꼭 여자 친구가 사준 초콜릿을 먹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신세대 여성,‘다이(DIY·수공예) 초콜릿’이 대세 정작 선물을 준비하는 여성들에게는 여전히 초콜릿이 1등 메뉴였다. 다만 실속없이 포장만 거창한 ‘공장 초콜릿’은 주고 싶지 않다는 게 알뜰한 신세대 여성들의 생각. 남자 친구와 사귄 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이수민(25·대학생)씨는 평소 안 하던 요리 장갑을 끼고 초코쿠키를 만드느라 지난주 말을 다 보냈다. 그는 “일단 정성이 많이 들어가니 감동할 것 같고, 요새 말이 많은 트랜스지방도 없으니 남친 뱃살 빼는 데도 일조할 것 같다.”면서 “요즘엔 그냥 포장돼 있는 초콜릿을 주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민망해진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사귄 지 4년째인 주영진(27·교사)씨도 “초콜릿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도구를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친구들 사이에 ‘DIY 초콜릿’이 인기가 많다.”면서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정성이 담긴 초콜릿만큼 애정을 표현하는 데 제격인 게 없는 것 같다.”고 확신했다. 밸런타인데이 선물에 일가견이 있는 주씨는 “좀더 특별한 선물을 찾는다면 초콜릿 가루를 이용한 비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살짝 귀띔했다. ●실속파 vs 정성파 초콜릿 외의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는 여성들은 정성이 담긴 선물로 사랑을 확인시켜 주고 싶다는 쪽과 실용적인 선물로 승부를 걸겠다는 편으로 갈렸다. 대학시절 미팅에서 남자 친구를 만나 올해로 9년째인 직장인 정미연(29)씨. 그가 준비하고 있는 선물은 손수 접은 종이 장미꽃 29송이다. 딱 8년 전 100송이를 접어서 줬던 때를 떠올리고 있다. “장미꽃을 100송이 접어서 들고 학교 앞 정문에서 기다렸어요. 이젠 그때처럼 밤새 100송이를 접고 있을 수는 없지만 작게나마 만들면 변하지 않는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 싶어요.” 그는 “밸런타인데이가 별 것은 아니지만 1년 전,2년 전을 떠올리며 너무 소홀해졌다는 생각이 들면 섭섭하지 않겠냐.”면서 “나이가 들수록 선물 값만 비싸지고 정성은 점점 사라지는 게 가장 섭섭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장모(25·대학원생)씨의 생각은 정반대다.“상술에 놀아나느니 차라리 실용적으로 남자 친구가 나와 함께할 수 있는 것을 고르는 게 낫죠. 평소에 스쿠버다이빙을 하는데, 남자 친구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 스노클을 사줘서 같이 스노클링을 배우러 가는 게 선물이라면 선물이에요.” ●기억에 남기는 게 최고 톡톡 튀는 선물로 남자 친구가 절대 잊지 못하게 만든 여성도 있다. 대학생 안모(26)씨는 “남자 친구가 곧 외국으로 떠나기 때문에 잘 때 나를 생각하라고 미리 팬티를 선물했다.”면서 “해골이 그려져 있는 팬티를 선물했는데 남자 친구가 받고 나서 어이없어하면서도 재미있어 하던 표정을 잊을 수 없다.”며 웃었다. 그는 “밸런타인데이를 꼭 상술이니 뭐니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느냐.”면서 “어떤 선물을 주건 자기들끼리 즐기면서 행복할 수 있으면 좋은 것 같다.”며 밸런타인데이 선물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임일영 서재희기자 argus@seoul.co.kr
  • 하룻밤 25만~40만원 ‘모텔 프러포즈’ 기승

    ‘밸런타인데이, 모텔에서 하룻밤 어때요∼’밸런타인데이(14일)를 앞두고 10대 청소년들의 탈선을 부추기는 그릇된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모텔 프러포즈’라는 이름을 내걸고 10대들의 ‘성적 일탈’을 부추기고 있다.12일 현재 인터넷 상에는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업체들 가운데 미성년자들의 서비스 이용을 규제하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청소년 성적 일탈 부추겨 당초 모텔프러포즈는 2∼3년전 결혼 기념일이나 배우자 생일 등을 기념하려는 부부를 위한 행사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청소년들의 ‘성적 일탈’을 위한 장(場)으로 변질되고 있다. 업체마다 숙소 예약과 풍선 장식, 음식 예약 등을 이유로 25만∼40만원의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6월 개설된 프러포즈 대행사이트 A사 관계자는 “대실료까지 감안할 경우 30만원을 훌쩍 넘어 청소년들에게는 큰 부담이지만 이벤트를 신청하는 이들 대부분이 10대라고 보면 된다.”고 털어놨다. 하루 20건 정도 이벤트 의뢰를 접수한다는 B사도 “미성년자는 원칙적으로 사이트 가입이 차단되지만 사이트에 가입하지 않고 전화로만 숙소 예약과 이벤트를 신청하면 나이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10대의 서비스 이용 가능성을 인정했다. 심지어 일부 모텔들은 미성년자들의 이용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숙객 30%가 미성년 커플 모텔 20여곳이 밀집된 서울 신촌 지역에서 영업 중인 한 모텔 직원은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일대 모텔들이 평소보다 대실료를 3∼4배 이상 올려 받고 있다.”면서 “‘특수 요금’을 많이 받는데 나이를 일일이 확인해 10대들을 쫓아낸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모텔 업자는 “최근 들어 미성년자로 보이는 남녀 커플이 전체 투숙객의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YMCA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박현이 기획부장은 “밸런타인데이가 상업화되다 보니 10대들까지도 ‘이성 친구에게 값비싼 이벤트를 치러줘야 하는 날’로 인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우리 청소년들이 좀 더 주체적이고 순수한 또래문화를 확립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ABC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만들기 ABC

    “친구들과 함께 모여 초콜릿을 만들기로 했어.” 얼마 전 만난 후배의 밸런타인 데이의 계획이다. 국적불명의 기념일이라는 둥, 관련 업체의 상술에 휘둘리는 것이라는 둥. 숱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느덧 2월 14일은 당당하게 ‘연인의 날’로 자리잡았다. 뭐든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DIY(Do It Yourself)시대. 비싸고 특별한 제품으로 마음을 대신하던 이들이 이제 삼삼오오 모여 수제 초콜릿에 열중하고 있다. 신라호텔 제과 ‘패스트리 부티크’(김복희 책임 조리장)를 찾아 집에서 별다른 도구나 기술 없이 쉽게 만들 수 있는 초콜릿 두 가지를 배워봤다. 좋은 초콜릿은 온도와 속도와의 싸움에서 탄생한다. 눈 깜짝할 새 녹았다 굳어진다. 굼뜨고 서툰 솜씨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민감하다. 초콜릿 만들기는 친구, 연인, 아이들과 함께 하지 않을 수 없는 ‘협동작업’에 딱이다. 초콜릿은 그러니까 사람 사이를 부드럽게 녹였다가 단단하게 굳혀주는 사랑의 결정체다. 한 입 베어 물면 함께한 시간만큼 그 진하고 달콤한 맛이 배가 된다. 초콜릿이 ‘사랑의 묘약’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생초콜릿 ●준비물 다크 초콜릿(카카오 함량 55%) 360g, 생크림 300g, 데코 파우더, 콘플레이크 약간, 스테인리스 볼,18cm 무스림, 쟁반, 랩. ●만드는 방법 1. 쟁반 위에 랩을 깔고 그 위에 지름 18cm 무스 틀을 미리 준비한다. 2. 잘게 조각 낸 초콜릿에 뜨겁게 끓인 생크림을 조금씩 나눠 넣어가며 잘 섞어 완전히 녹인다. 이때 생크림을 한꺼번에 넣으면 생크림과 초콜릿이 혼합되지 않고 분리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초콜릿이 덩어리 없이 완전히 녹으면 미리 준비한 틀에 가득 차도록 붓는다. 4. 냉장고에 넣어 하루를 굳힌 뒤 꺼내 원하는 크기로 잘라낸다.(칼을 뜨겁게 해야 자르는 데 용이하다. 뜨거운 물에 담갔다 닦은 뒤 이용한다.)시간이 없을 때는 냉동고에 넣기도 하나 온도 편차가 심해 물방울이 맺힐 수 있어 가급적 피한다. 5. 잘라낸 조각을 중탕으로 녹인 초콜릿에 담가 옷을 입힌 뒤 미리 준비해 놓은 데코 파우더나 콘플레이크에 버무려 주면 된다. 취향에 따라 코코아 가루나 잘개 부순 견과류를 입혀도 좋다. ■ 벨지엄 초콜릿(20개 분량) ●준비물 다크 초콜릿(카카오 67%)100g, 토핑용 견과류(헤즐넛, 피칸, 건포도, 건살구, 오렌지필, 피스타치오, 마카다미아), 사각 쟁반, 랩, 스테인리스 볼, 주걱, 온도계. ●만드는 방법 1. 넓고 편편한 쟁반에 랩을 깔아 놓는다. 견과류를 각각 용기에 담아 준비해 놓는다. 2. 뜨거운 물이 담긴 큰 볼에 초콜릿이 담긴 용기를 띄워 주걱으로 저어 녹인다. 이를 중탕이라 한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도 되는데 시간은 40초에서 1분 정도가 알맞다. 3. 녹인 초콜릿의 온도가 50도를 넘을 때까지 뜨거운 물에서 중탕한다. 이후 꺼내서 27도가 될 때까지 식히고 다시 32도로 올려 맞춘다. 더운 물과 찬물을 오가며 녹이고 식히는 과정을 ‘탬퍼링’이라고 한다. 4. 랩이 깔린 쟁반에 녹인 초콜릿을 한 숟가락씩 떠서 밀전병을 만들듯 지름 4∼5cm 정도의 원 모양으로 놓는다. 5. 표면이 살짝 굳었을 때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올리고 실온에서 굳힌다. ■ 조리장의 팁-초콜릿 녹일땐 50℃ 이상 고온으로 초콜릿 만들기는 속도와 온도와의 싸움이다. 순식간에 굳어버리기 때문에 모든 재료와 도구를 다 갖춰 놓고 시작해야 한다. 초콜릿을 처음 녹일 때 50도 이상까지 온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는 초콜릿 안에 함유된 코코아 메스와 코코아 버터를 잘 섞이게 하기 위해서다. 일단 50도까지 올리고 나서 27도로 떨어뜨렸다가 다시 32도까지 올리는 ‘탬퍼링(Tampering)’ 과정이 초콜릿을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초콜릿의 온도를 잴 때 아랫입술 끝을 이용한다.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 초콜릿을 대서 차게 느껴질 정도가 27도다. 감잡기 힘들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온도계를 사용하라. 녹인 초콜릿이 굳어지면 중탕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이때는 탬퍼링 과정이 필요없다. 초콜릿과 물은 상극이다. 물기가 닿으면 초콜릿이 굳지 않는다. 온도가 너무 높거나 공기 중 수분에 과다 노출됐을 경우에는 ‘블룸(Bloom)’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설탕 성분이 밖으로 빠져 나와 표면이 하얗게 일어나 모양과 맛을 떨어뜨린다. 김복희 신라호텔 제과 ‘패스트리 부티크’ 제과 담당 조리장 ■ 초콜릿 재료 구입은 이곳에서 초콜릿뿐 아니라 제과제빵에 관한 재료나 도구 등 웬만한 건 다 구할 수 있는 곳이 서울시 중구 방산시장이다. 상품군이 다양해 구경 삼아 한번 가볼 만하다. 지하철 1호선 종로 5가 역에 내려 7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신라호텔 김복희 책임 조리장은 초콜릿 원재료로 프랑스산인 ‘카카오 베리(Cacao Berry)’ 제품을 추천했다. 질 좋은 상품을 싼값에 구할 수 있으나 소량 포장이 적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발품을 팔 시간이 없으면 인터넷 쇼핑몰 이용이 상책. 상품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초보자들에게 안성맞춤인 세트 제품이 많아 고민도 덜어준다. G마켓은 DIY초콜릿 관련 상품을 300여종 가까이 선보이고 있다. 주로 세트로 나와 있는데 초콜릿 원재료를 비롯해 아몬드, 땅콩, 젤리 등의 다양한 데코레이션 재료가 포함돼 있다. 더불어 초콜릿을 담는 용기, 낱개 포장용 비닐과 리본, 상자는 물론 쇼핑백에 예쁜 카드까지 들어 있다. 가격은 9900~3만원대 사이로 저렴하다. 홈베이킹 전문 쇼핑몰 브레드가든(www.breadgarden.co.kr)에서도 가정용에 적당한 재료와 도구를 구할 수 있다.‘DIY초콜릿 재료& 포장’ 코너도 마련돼 있는데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22가지 재료와 더불어 초콜릿레서피 책자까지 포함된 세트를 2만 9800원에 한정 판매한다. 좀 더 품격있는 포장을 원한다면 초콜릿 박스만 전문으로 파는 쇼핑몰 아르꼬(www.arcorosa.co.kr)를 찾아 가보자. 짙은 와인 컬러에 금박 글씨가 고급스러운 박스가 63구 특대형부터 9구,10구,25구,30구 등 다양한 크기로 나와 있다. 가격대는 2000∼1만 2000원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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