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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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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한국 테마파크의 진화/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일제가 창경궁에 동·식물원을 만들고 벚꽃을 심어 창경원으로 문을 연 때는 1909년 11월 1일이다. 창경원은 이때부터 궁궐이 아닌 유원지로 격하됐다. 1961년 11월에는 케이블카가 설치됐고, 회전목마 정도만 있었던 놀이 기구는 1970년대 중반에 공중 기차·비행기·회전목마·회전 꽃차·코끼리차·모노레일 등이 들어서 본격적인 놀이 공원으로 변모했다. 서울 도심에 있던 창경원은 궁궐 훼손이라는 아픔이 있었지만 봄철 휴일에는 수십만명의 상춘객이 찾을 정도로 휴식 공간으로서 서울시민의 사랑을 받았다. 몰려든 인파에 미아가 속출하고 소매치기가 날뛰기도 했다. 1973년 어린이날에 맞춰 개장한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창경원보다 4배나 넓은 59만㎡의 부지에 청룡열차, 회전컵, 달로켓, 회전그네, 요술집 등 어린이를 위한 온갖 놀이시설을 갖춰 개장 당시 ‘한국판 디즈니랜드’로 불렸다. 그때엔 서울의 외곽지역이었던 어린이대공원에 쉽게 갈 수 있도록 서울시는 18개 버스노선을 바꾸기도 했다. 창경궁을 복원하기 위해 창경원의 동·식물과 놀이시설은 1984년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과 서울랜드로 옮겨갔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서울동물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난 2009년 11월 1일 개원 1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일제가 만든 창경원이 우리 동물원 역사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88올림픽 직전에 문을 연 서울랜드는 미국과 일본의 디즈니랜드를 본떠 ‘세계의 광장’ ‘삼천리 동산’ 등 5개의 테마구역으로 나누어 주제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테마파크는 1976년에 개장한 용인자연농원이다. 개장 20년이 된 1996년 에버랜드로 이름을 바꿨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용인에 농원을 만든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한다. 약 1500만㎡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땅을 개발해 조림을 하고 과실수를 심었다. 영동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인터체인지는 예산 지원을 받지 못하자 사설(私設)했다. 마성인터체인지다. 개장 초기, 이 회장은 서울 장충동 집을 비워 놓고 자연농원 별장에서 서울로 출퇴근했다. 놀이시설과 동·식물원이 있는 ‘패밀리랜드’는 1976년 개장 당시 짜장면 한 그릇 값이 150원이었을 때 입장료가 600원이었는데 창경원 입장료의 세 배였다. 비싸다고 원성이 자자했다. 에버랜드가 엊그제 개장 37년 만에 입장객 2억명 돌파 기록을 세웠다. 400개가 넘는 전 세계 테마파크 중에서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글로벌 테마파크를 제외하면 처음 세운 대단한 기록이라고 한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시립소년소녀합창단 8·15 ‘체 게바라 의상’ 논란 재연

    시립소년소녀합창단 8·15 ‘체 게바라 의상’ 논란 재연

    지난 15일 제68주년 광복절 기념식 ‘체 게바라’ 의상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단순 해프닝으로 결론이 지어진 듯했지만 광주시가 관련자를 징계 도마에 올리면서 재연된 것이다. 광주시는 광복절 기념식에서 쿠바 출신 사회주의 혁명가 ‘체 게바라’의 얼굴이 새겨진 옷을 입고 축하공연을 벌여 물의를 일으킨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장인 지휘자 A씨를 징계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광복절 기념식 행사에서 사회주의 혁명가 복장으로 공연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이적표현물이나 법규에 위반된 것은 아니지만 행사 취지나 지역 정서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단장을 징계위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연출자의 별다른 의도가 없었던 단순 해프닝이라는 점이 광주시 자체 조사에 의해 밝혀졌는데도 징계 절차를 밟는 것은 무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제상품이 된 체 게바라 얼굴 티셔츠를 입은 게 무슨 문제냐는 반론이다. A씨는 앞서 예산부족으로 지난 6월 학부모가 구입해 준 ‘체 게바라 의상’을 별 의미 없이 합창단에 입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가 징계 절차에 나선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역의 한 예술계 인사는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를 지향하는 광주가 이 정도의 해프닝을 수용하지 못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전 10시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린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공연을 지켜본 보훈청장이 광주시에 항의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당시만 해도 광주시 관계자는 “연출에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더군다나 공연 내용은 광복절 기념행사에 걸맞은 훌륭한 수준이었다”고 강조해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시각장애로 방한 못한 전우… 메달 걸어주세요”

    “시각장애로 방한 못한 전우… 메달 걸어주세요”

    “한국전쟁에 참전한 영국 글로스터셔 부대원에게는 평화메달이 전부입니다.” 거동이 불편해 한국전쟁 참전용사 행사에서 소외됐던 시각장애인 참전용사 빌리 오르(92)가 동료 참전용사의 도움으로 한국을 재방문하는 용사들만이 받아 왔던 평화메달을 받을 길이 열렸다. 15일(현지시간) BBC 영국 방송에 따르면 잉글랜드 브라이턴의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오르는 최근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협회(BKVA)가 수여하는 평화메달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영국 글로스터셔 부대원으로 한국전에 참전해 전쟁 포로 생활도 겪은 그는 종전 후 한국과 영국에서 열린 참전용사 행사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못했다. 영국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한국을 한 번 이상 재방문해 평화메달을 받을 기회가 있었지만, 오르는 시각장애를 앓아 거동이 불편해 한국 땅을 다시 밟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에도 런던에서 참전 동료가 모여 도심 퍼레이드 행사를 벌였지만 함께하지 못했다. 딱한 소식을 알게 된 글로스터셔 부대 전우 토미 클러프(82)는 오르에게도 다른 동료들처럼 평화메달을 수여해 달라고 BKVA에 직접 호소했다. 이에 BKVA 대변인은 거동이 불편해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는 참전용사들에게도 메달 수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르는 “죽기 전에 메달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라며 “하루빨리 메달을 받아 인생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1977년 발족한 BKVA는 참전용사들이 직접 친목을 도모하고 한국 재향군인회 등과 교류하기 위해 결성했다. 해마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서명일인 7월 27일 영국 국립묘지에 협회 관계자 및 참전용사 가족들이 참석해 기념식, 행진, 전사자 추모식 등의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대한독립 만세 삼창에 가슴이 뭉클”

    “모국에서 가장 뜻깊은 광복절 기념식을 함께할 수 있어 꿈만 같습니다.” 멕시코·쿠바 한인 후손 40명이 15일 울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재외동포재단 초청 모국 연수에 한인 후손을 이끌고 참석한 앙헬리카 황보(51·여) 재멕시코한인후손회 회장은 “광복절날 멕시코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식에 참석해 무척 뜻깊다”고 말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울산 1500여 시민들은 40명의 한인 후손들을 큰 박수로 맞았다. 윌리엄 알레한드로 카스틸로 쿠에레로(22·멕시코)씨는 “선조가 선인장과 사탕수수 농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받은 임금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던 사실을 모국이 기억해주니 무척 감사하고 뿌듯하다”며 감격했다. 쿠바에서 참가한 로날도 자비어 곤살레스 모레노(17)군은 “‘대한 독립 만세’ 삼창을 하는데 가슴 벅찬 뜨거움을 느꼈다”면서 “한민족의 일원으로 우리를 맞아준 모국에 너무 감사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축사에서 “머나먼 멕시코와 쿠바에서 온 한인 후손들이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한 것을 감사드린다”면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뜻을 120만 울산시민과 함께 기리고 애국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울산에 도착한 이들은 동구에서 해녀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기념식을 마친 뒤 경주로 이동해 불국사와 첨성대 등을 둘러보며 신라 문화유적 답사에 나섰다. 이어 16일 울산으로 돌아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을 방문하며 한국산업의 발전상을 느껴볼 예정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광복절 경축사 담긴 뜻] 역대 대통령 첫 경축사 비교

    [광복절 경축사 담긴 뜻] 역대 대통령 첫 경축사 비교

    역대 대통령들은 임기 개시 첫해 8·15 광복절에 공통적으로 향후 국정운영의 ‘화두’를 제시했다. 전임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2008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확고한 법치와 녹색 성장을 바탕으로 한 ‘선진일류국가’로의 도약을 내세웠다. ‘성장’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비리와 부정에 대한 무관용 원칙도 분명히 했지만, 이후 측근들이 각종 부정부패에 연루되면서 공염불이 됐다. 경축사에서 ‘광복’을 2차례 언급한 반면 ‘건국’을 9차례 역설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경축사에서 ‘자주 국방’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시 “자주독립국가는 스스로의 국방력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10년 이내에 우리 군이 자주 국방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주한미군 감축,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등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왔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에 대해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축사 키워드는 ‘민족’으로 요약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경축사에서 밝힌 최대 관심사는 ‘개혁’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여야 첫 정권교체, 경제적으로는 1997년 말 불거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국가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이 불가피하다”면서 ‘제2의 건국’을 주창했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국회의원 비례대표제 도입과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 등 정치 개혁을 제안했고, 이는 현재 우리 정치의 근간이 됐다. 취임 첫해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등 ‘1차 북핵위기’에 직면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광복절을 불과 사흘 앞두고 긴급명령을 발동해 도입한 금융실명제 등에 대해 “신한국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이정표”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광복절 경축식이 매번 같은 장소에서 열린 것도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세종문화회관, 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은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복궁을 각각 경축식장으로 선택했다. 박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는 남편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1974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흉탄을 맞고 피살됐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中 전직 지도자들 ‘출판정치’ 붐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중국 전직 지도자들의 신간 서적 출판 붐이 일고 있다. 14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장 전 주석이 전날 화보집 ‘장쩌민과 양저우(揚州)’를 펴냈으며, 앞서 장 전 주석 시절 경제를 총괄하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는 ‘주룽지 상하이 강화(講話) 실록’을 펴냈다. 양저우는 장 전 주석이 태어나 자란 곳으로, 화보집에는 그의 졸업 사진부터 북한 김일성 주석 등과 만나 악수하는 장면 등 사진 160여점이 실려 있다. 상하이 강화 실록은 주 전 총리가 1987년 12월부터 1991년 4월까지 상하이시 당서기, 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내놓은 주요 발언을 모은 것이다. 이 밖에 리펑(李鵬) 전 총리도 지난 5일 ‘리펑이 논하는 산업경제’라는 책을 냈다. 앞서 3월에는 리루이환(李瑞環)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도 ‘보는 법과 말하는 법’이란 제목의 신간을 냈다. 퇴임 지도자들의 책 출간에 대해 ‘참고 자료로 유익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평이 많다. 개혁 성향 잡지인 염황춘추의 양지성(楊繼繩) 부사장은 “전임자들의 회고록에는 자신의 업적에 대한 과시나 실수에 대한 정당화, 타인에 대한 책임 전가 등이 주로 담겨 참고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출간되는데, 자신의 지식과 교양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천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등 과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장 전 주석과 주 전 총리의 출판 기념식에는 지역의 성장, 당서기, 당 중앙 문헌연구실 주임 등 고위층이 대거 참석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1940~80년대 추억의 ‘광복절 풍경’

    1940~80년대 추억의 ‘광복절 풍경’

    국가기록원은 광복절을 맞아 관련 기록물을 나라기록포털(contents.archives.go.kr)에 공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하는 기록물은 1940~1980년대 광복절 기념식 등 동영상 6건과 사진 6건, 일반문서 1건 등 모두 13건이다. ① 1960년 8월 15일 부산에서 진행된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시민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② 1948년 8월 남대문의 광경. ‘경축, 대한민국 정부수립 만세’라는 현수막이 남대문에 걸려 있다. ③ 1948년 8월 15일 발표한 이승만 대통령의 대한민국정부수립 기념사가 담긴 관보 1호(같은 해 9월 1일자). 민주주의를 믿을 것, 민권과 개인 자유를 보호할 것 등 건국의 기초 조건과 민주주의의 모범 정부임을 세계에 알리자는 선언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15일 육영수 여사 추도식

    고 육영수 여사의 39주기 추도식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육영수 여사 묘소에서 ‘재단법인 육영수 여사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거행된다고 국립서울현충원이 14일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유가족과 정관계 인사, 추도객 등 7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68주년 광복절 기념식과 일정이 겹쳐 참석하지 않는다. 육 여사는 육영재단 설립, 어린이회관 건립, 소년소녀 잡지 ‘어깨동무’ 발간 등을 통한 육영사업과 한센병 환자의 자활 지원, 정수직업훈련원 설립 등 각종 사회 활동을 펼쳤다. 1925년 11월 충북 옥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12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으며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아 서거,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故 육영수 여사 39주기 추도식, 현충원·고향 옥천서 잇따라 열려

    故 육영수 여사 39주기 추도식, 현충원·고향 옥천서 잇따라 열려

    고(故) 육영수(陸英修) 여사 39주기 추도식이 15일 서울 국립현충원과 육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 여성회관 광장에서 잇따라 열렸다. 재단법인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이날 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육 여사의 차녀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남편 신동욱 선경일보 사장 등 7000여명이 참석했다. 박 전 이사장은 추도식 도중 육 여사의 육성이 나오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매년 광복절마다 현충원을 찾아 어머니의 추도식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6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축사를 했다. 이날 오전 육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도 추도식이 열렸다. 옥천군애향회 주최한 이 추도식에는 육 여사의 종친과 친박(박근혜 대통령 지지 모임) 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헌화·분향에 이어 추모시를 낭송했다. 또 육 여사의 생전 육성이 담긴 테이프를 청취하는 시간이 마련됐고, 이 지역 출신의 성악가 임상훈씨는 육 여사가 생전에 즐겨 듣던 ‘목련화’를 노래했다. 옥천군애향회는 1998년 주민성금으로 이곳에 육 여사 동상을 세운 뒤 그녀가 서거한 광복절에 맞춰 해마다 추도행사를 열고 있다. 육 여사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서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 망언 속상하죠? 애국 체험 함께해요

    일본 망언 속상하죠? 애국 체험 함께해요

    제68주년 광복절을 맞아 서울시 자치구들이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한다. 특히 일본 정치인들이 잇단 망언에 이어 광복절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대거 참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애국을 체험할 기회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구는 1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구협의회와 남산 팔각정에서 ‘68주년 광복절 기념 제22회 통일기원 남산봉화식’을 개최한다. 올해는 ‘참여·화합의 희망 애(愛)너지로 평화통일의 횃불을 밝히다’라는 주제로 구민들이 직접 행사에 참여한다. 15개 동별로 3명씩 모두 45명의 구민들이 별장, 감고, 봉군 등 봉수군으로 동참한다. 오후 7시 40분 시작하는 기념식에 앞서 7시부터 서울경찰홍보단의 오프닝 무대와 성악앙상블, 트럼펫 연주 등 식전 행사가 분위기를 한껏 달군다. 평화통일 사진전과 나라사랑 태극기 액자 만들기 체험행사도 있다. 봉수대 아래 나무 쉼터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남산 봉화 500년과 정보통신의 역사 등을 알려주는 청소년 느티나무 역사교실이 운영된다. 선조들의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거리 행사도 다양하다. 종로구는 광복절 당일 오전 10시~오후 2시 보신각과 종로대로 주변에서 ‘나라 찾은 날 광복절 재현 거리축제 봉사활동’을 펼친다. 청소년 430여명으로 구성된 자원 봉사자들은 종로구청~보신각 태극기 물결행진, 시민들에게 소형태극기 나눠주기,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가한다. 성동구는 김구 선생에 대한 특강을 마련했다. 13일 오후 4시 구청 대강당에서 ‘백범(白凡)과 월인천강(月印千江)?’을 주제로 백범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도진순 창원대 교수가 강연에 나선다. 백범 김구는 1949년 성동구 금호동에다 백범학원을 설립, 지역에서 어렵게 살던 주민들을 구호하는 활동에 활발하게 펼치기도 했다. 성동구는 도 교수의 특강을 계기로 기념비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소양강댐 준공 40년 변신의 물꼬를 틔우다

    소양강댐 준공 40년 변신의 물꼬를 틔우다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소양강 다목적댐이 오는 10월이면 준공 40년을 맞는다. 강원 춘천시 신샘밭로에 자리한 소양강 댐은 수력 발전과 식수, 농업·공업 용수 공급, 홍수조절 등을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관리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준공 40년을 맞아 본래 역할에 더해 국민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묘안을 짜내느라 분주하다. 오랜 기간 성역으로 느껴질 만큼 철저히 통제됐던 댐 정상을 개방하고, 주변에 생태탐방로를 조성하는 등 친환경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높은 지대에는 관망대를 설치해 소양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개방하는 한편 주말마다 작은 음악회도 개최해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소양강 댐 현장을 찾아 달라진 댐 관리 실태와 맑은 물을 지키기 위한 담당자들의 노력, 탐방객들의 반응과 안고 있는 문제점 등을 취재했다. 휴가철이라서인지 도로 정체로 소양강을 찾아가는 길이 녹록하지만은 않았다. 정체와 풀리기를 반복한 끝에 도착한 소양강 댐은 준공 40주년 행사를 앞두고 주변 단장이 한창이었다. 준공탑을 비롯해 댐 정상쯤에 있는 각종 조형물 앞에서는 많은 탐방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양강 처녀상 앞에서 정희만(55·서울 강서구)씨를 만났다. 부인과 대학생인 아들을 대동하고 왔다는 그는 옛날 대학생 때 방문했던 분위기와 많이 변했다면서 추억담을 들려줬다. “여기 소양강 처녀상은 있지도 않았고, 배를 타기 위해 가는 길에는 음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했다”면서 “주변이 훨씬 깨끗해졌고 탐방로와 조형물들도 많이 생겨 생태관광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댐이 만들어진 지 40년 됐다고 하자 “그러면 노래 속에 등장하는 소양강 처녀도 환갑을 넘겼겠다”며 웃었다. 소양강 댐은 하류인 강원도 춘천에서 인제까지 배가 운항 중이어서 강원도 내륙 산간지역의 교통로이자 관광자원으로서도 훌륭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유역 내에는 백담사·청평사·봉정암·오세암·영시암 등의 사찰이 있고 대승폭포·구성폭포·용소폭포·쌍룡폭포·황장폭포 등이 있다. 소양강 댐은 높이 123m(해발 203m), 제방 길이 530m로 사력댐(흙과 모래, 자갈로 건설)으로는 동양 최대 규모다. 저수 면적 70㎢, 총저수량 29억t, 유역 면적 2703㎢에 이른다. 한 주민은 “소양강 댐이 완공되고 춘천 신병훈련소에서 병력들을 배치할 때 배를 이용해 인제, 양구 등 전방으로 실어나르기도 했다”면서 “깜깜한 밤에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어 불안에 떨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관리기관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지원사업을 하고, 댐으로 인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이준형(대학생)씨는 “전체적으로 돌아봤는데 조형물이 너무 인위적이고 정형화돼 있어 자연스러운 느낌이 덜하다”며 “젊은 층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수련원이나 문화시설들도 늘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수공 관계자는 “소양강 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댐이지만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지난해 초부터 댐 상층부를 탐방로로 조성해 개방한 데 이어 생태관광 명소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방된 댐 정상은 댐 초입에서 댐 안쪽 팔각정(수연정)까지 왕복 2.5㎞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들어갈 수 있다. 또한 댐 사면에 지그재그로 산책로를 만들어 조명을 설치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신비로운 별빛 이야기를 형상화하고 수문과 댐 사면에는 야간에도 댐의 웅장함을 볼 수 있도록 다채로운 영상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댐 사면의 산책로는 ‘용너미길’로 지칭하고, 빛을 이용해 용이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한다는 구상이다. 오는 10월 준공 40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선보인다. 소양강 댐은 정상부에 물 문화관, 가마골 생태학습장, 전망대, 선착장 주차장 등이 조성되고 노점상이 모두 철거돼 친수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데는 성공했다. 반면 감춰진 이면에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 우천 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수거 문제로 속앓이를 한다. 소양강 물을 취수원으로 이용하는 춘천시와는 수돗물값 문제로 20여년간 갈등을 빚고 있다. 20여년 전 소양취수장이 만들어지고 춘천시민의 절반이 소양강 물을 수돗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춘천시는 지금까지 물값을 내지 않고 수공 측과 힘겨루기를 하는 중이다. 소양강 댐을 막기 전에도 수량이 풍부했기 때문에 수공 측에 물값을 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협상에 나설 때마다 지역 시민단체와 시의회가 강하게 반발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폭우 때면 상류 쪽에 밀려드는 엄청난 쓰레기도 소양강 댐 관리의 최대 걸림돌이다. 상류인 양구군 남면 쪽에서는 이번 장마 때 떠내려온 쓰레기 수거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작업 관계자는 “호수 계곡 쪽 수면을 가득 메운 부유물을 포클레인으로 건져내는 작업을 5일째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번 폭우로 건져낸 쓰레기만 6000t(20t 트럭 300대 분량)에 달하고 수거비용만 3억여원이 들었다”면서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주변 쓰레기가 다 날려 들어오기 때문에 비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한국수공 양해진 강원지역본부장은 “준공 40주년을 기념해 소양강 댐을 문화재급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시행 중”이라면서 “노후된 물문화관을 새롭게 단장하고, 야간에도 탐방객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각종 시설물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끌어온 물값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춘천시와 적극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춘천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安, 민생 행보… 차별화 전략

    安, 민생 행보… 차별화 전략

    여야 대치 정국에서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안인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국정조사,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 논란 등에 대해 뚜렷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고민 끝에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10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할머니들과 간담회를 갖고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개관 1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의 만행을 되새기고 피해자들과 아픔을 나누자는 취지였다. 9일에는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폐지를 촉구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연대의 광화문 농성 현장을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서명에 동참했다. 안 의원은 앞으로도 1주일에 1~2차례 이상 민생 현장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11일 “정치 공방의 현장이 아닌 민생 현장을 찾아 정치의 본질이 민생에 있다는 것을 부각시킨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민생 관련 의정 활동과 독자세력화에도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달 중 ‘1호 법안’을 발의하고 정치제도 개혁 관련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또한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수도권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세몰이’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교보생명 창립 55주년 기념식… 신창재 회장, 한시 메시지 눈길

    교보생명 창립 55주년 기념식… 신창재 회장, 한시 메시지 눈길

    “눈길 뚫고 들판 길을 걸어가노니/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자/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 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 교보생명이 7일 서울 세종로 본사에서 창립 55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신창재 회장이 이 자리에서 올바른 보험 문화로 미래를 이끌어 가자는 뜻으로 조선시대 문인 이양연의 한시인 ‘밤눈’(夜雪)을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신 회장은 시를 낭독한 후 “잘못된 영업문화나 관행을 던져버리고 그 자리에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원칙과 행동들로 채워가자”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10월9~12일 ‘은평 누리축제’ 주민대상 축제포스터 등 공모

    서울 은평구는 오는 10월 9일 구민의 날 기념식과 함께 개막제를 시작으로 12일까지 응암동 차 없는 거리인 축제의 광장을 중심으로 구 전역에서 ‘2013 은평 누리축제’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특히 백미로 손꼽히는 광장축제는 12일 응암동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다. 체험, 전시, 문화예술, 거리 공연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구는 축제기간 중 은평구 일대 문화공간에서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한마당에 참여할 생활예술단체(동아리, 소모임)가 공연 예술 분야에 응모할 경우 공연 무대 제공 및 향후 은평구 동아리 네트워크 구성을 통한 각종 문화행사 참여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23일까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누리축제의 광장축제 프로그램, 공동체 예술 작품 아이디어, 생활문화예술 동아리 및 축제 포스터를 공모한다. 누리축제 슬로건 ‘함께 길에서 날다’에 어울리는 축제 포스터 공모 당선작은 누리축제 포스터 디자인으로 쓰인다. 아울러 구청장 상장이 주어진다. 공동체예술작품 아이디어 공모의 경우 설치비용은 구에서 부담한다. 구 문화관광과 351-6512~5.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안과 불편/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불안과 불편/박상숙 산업부 차장

    초등생 아들이 수련회를 다녀왔다. 처음으로 혼자 집을 떠난 2박 3일.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이 왔을 때 고민스러웠다.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기우(杞憂)라고 해도 혹시 모를 사건, 사고가 걱정됐다. 어린이들이 희생된 십수년 전 씨랜드 화재의 악몽도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내가 간 ○○○수련장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데래.” 건강한 얼굴로 씩씩하게 돌아온 아들은 집 떠난 첫 경험을 묻는 말에 자랑이 늘어진다. 아이의 굳은 믿음에 이제 시설과 시스템이 좋아졌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긴 그렇게 많은 인재를 겪었으니 그래야겠지. 방심은 금물이라더니 얼마 안 가 생때같은 고등학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설 해병대 캠프 사건이 터졌다. 이보다 허망한 죽음이 또 있을까. 주민들도 위험하다고 말렸던 바닷가로 아이들은 구명조끼도 없이 내몰렸다. 그즈음,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지하에서 상수도관 공사를 하던 근로자들이 불어난 물에 수장된 변고가 있었고, 방화대교 상판이 무너지면서 귀중한 생명이 희생당하는 비극이 이어졌다. 원인은 이번에도 역시나 ‘안전 불감증’이다. 특정 구호나 단어가 자주 거론되는 데는 그런 표현이 상징하는 내용이 사회에 제대로 구현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역설처럼 우리는 늘 안전 불감증을 말할 뿐 여전히 안전을 ‘불감’하고 있다. 산업현장의 빈번한 안전사고로 경각심이 높아질 만한데도 글로벌 일류를 지향한다는 삼성조차 불산 누출, 물탱크 붕괴 등 인재를 잇달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몇 년 전 이탈리아에서 만났던 한 지인의 체험적 비교문화론이 생각난다. 흔히 이탈리아도 반도국가라 한국인과 성향이 비슷하다고 한다. 그는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다면서 ‘불안과 불편’을 키워드로 끄집어 냈다. 그의 관찰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람은 불편한 건 참아도 불안한 건 못 참는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한국인은 불안한 건 참아도 불편한 건 못 참는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5층, 7층짜리 건물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도 상당하다. 혹시 모를 엘리베이터 고장에 대한 불안을 견디느니 불편해도 두 발로 걸어 올라가는 게 차라리 낫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또한, 그 나라에서는 어린 아이를 엘리베이터에 혼자 태우는 것은 불법이다. 안전사고나 납치 등의 범죄를 우려해서다. 자칫하면 부모가 경찰에 불려 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은 불안과 동거하는 데 익숙하다. 연이어 터진 어이없는 죽음은 불안보다 불편을 먼저 앞세운 탓이다. 먼 바다도 아닌데 구명조끼 없이 들어간다고 무슨 일 나겠어? 공사가 하루가 시급한데 비 좀 내린다고 별일 있겠나? 규칙 좀 어겼다고 무슨 큰일이 터질까? 21세기 정보기술(IT) 강국에 사는 우리는 여전히 ‘설마가 사람을 잡게’ 하고 있다. 얼마 전 6·25 정전 60년 기념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은 승리자”라고 칭송해 마지 않았다. 초토화된 폐허에서 마천루의 숲으로 바뀐 서울은 성형미인의 ‘비포, 애프터’ 사진보다 더 극적인 변신을 이뤘으니 그럴 만하다. 그러나 예뻐진 외모와 커진 덩치에 걸맞게 인식은 자라지 못했다.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이지만 안전의식은 턱없이 낮은 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을 신봉하면서 안전수칙을 불편으로 인식하는 한, 한국사회는 불안을 계속 이고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alex@seoul.co.kr
  • [홍석우 딴생각] 이문세 애국가와 국가경쟁력

    [홍석우 딴생각] 이문세 애국가와 국가경쟁력

    “첫 곡은 ‘애국가’였다. 이문세의 지휘에 맞춰 5만명이 합창했다. 이보다 유쾌하게 ‘애국가’를 부른 기억이 있었을까.” 얼마 전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있었던 ‘대한민국 이문세’ 공연에 대한 모 일간지의 기사 내용이다. 잠실 경기장 공연을 가는 것이 내 나이에 부담이 되지만, 50대 가수 이문세의 공연이라면 야광봉을 흔드는 내 모습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겠기에 용기를 내어 그 자리에 갔다. 김범수·윤도현이 이문세와 함께 부른 ‘그녀의 웃음소리뿐’이 좋았고, 통기타를 들고 혼자 부른 ‘옛사랑’은 더 좋았다. 그러나 5만명이 합창한 ‘애국가’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다. 신문 기사처럼 ‘애국가’도 이렇게 유쾌하게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게 더 좋아졌다. 우리도 ‘국민의례규정’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많은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는 행사 초기 어수선한 가운데 그냥 순서로 지나간다. 애국가 제창도 반주가 성악가의 음높이에 맞춰져 있어 그런지 목청을 높여 불러야 하는데 점잖은 행사장에서 갑자기 그러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한 옥타브를 낮춰 부르다 보면 아주 저음으로 깔리는 부분이 나오게 된다. 애국가 제창을 마치면 힘이 솟기보다 허전해지는 것은 왜 그럴까. 그러다 이문세 애국가를 부르니 신이 났다. 음악회가 아니고 행사장이라 해도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소리 높여 즐겁게 부르게 할 방법이 없지 않을 텐데 나부터도 그런 노력을 해 본 기억이 없다. 중소기업청장 시절이던 2009년 독립기념관의 삼일절 기념식 기억이다.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하는 동안 내 생각은 이렇게 변해 가지 않았을까 싶다. 1절을 부를 때에는 ‘그냥’ 애국가구나 그랬다. 2절을 부를 때에는 오랜만에 2절까지 부르는구나, 3절을 부를 때에는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구나 느꼈고, 4절을 부를 때쯤에는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조국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다. 물론 행사를 마치고 서울에 도착할 때 그 감흥은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느낌이 체화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큰 비즈니스는 철학에서 나온다는 말처럼 내가 중소기업청장으로서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 직원들도 그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출발한 것에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보태 ‘직원이 부른 애국가’ 동영상을 만들었다. 직원 3명이 각각 1, 2, 3절을 부르고 4절은 함께 부르는 방식이었다. 희망자를 모집했더니 의외로 많아서 실력 테스트를 별도로 해야 했다. 화면은 중소기업청의 이런저런 모습을 담았다. 처음에는 4절까지 부르는 것이 어색했지만 동료들의 목소리와 우리 모습이 화면에 나오면서 애국가가 많이 즐거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애국가 동영상을 자체 제작한 지방청도 몇 군데 생겨났다. 지금은 수요자 중심의 시대다. 모든 분야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국민의례에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금은 감성 시대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인문학적 상상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그렇기 때문이다. 우리가 애국가를 즐겁게 부른다면 결국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 규제개혁이나 공정경쟁 강화뿐만 아니라 애국가를 즐겁게 부르는 것도 국가경쟁력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행사 주체 측도 애국가를 즐겁게 부르도록 하는 게 득이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시간관계상’ 애국가 제창은 생략하는 대신에 축사 한 명 줄이고 2분 30초에 불과한 애국가 4절까지 즐겁게 부르게 하는 게 현명하다. 회사의 사가도 즐겁게 불러야 하지만 직원들이 애국가를 즐겁게 부른다면 업무 효과가 더 좋아지리라는 생각을 최고경영자(CEO)도 해야 한다. 지난주 성남공단의 어느 중소기업을 방문해 애국가 얘기를 나누었더니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지시를 한다. “우리도 애국가 동영상을 만들어 다음 기회에는 4절까지 부릅시다.” 난 그 기업이 더 클 것으로 믿는다. 큰 비즈니스는 철학에서 나오니까.
  • 오바마 “한국전쟁, 한국이 승리했다”

    오바마 “한국전쟁, 한국이 승리했다”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정전 이후 60년 만에 ‘한국전쟁은 한국이 북한에 승리한 전쟁’이라고 선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우리는 오늘 한국전쟁이 무승부가 아니라 한국이 승리한 전쟁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서 “지금 5000만명의 한국인이 자유와 생동감 넘치는 민주주의, 역동적인 경제 속에서 살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북한은 억압과 빈곤으로 점철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이 어느 일방의 승리로 끝나지 않은 탓에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미국은 한국전의 전과(戰果)를 크게 내세우지 못했고, 그래서 미국에서는 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전과 달리 오랫동안 무관심 속에서 ‘잊힌 전쟁’으로까지 불렸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정전협정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전을 승리한 전쟁으로 규정함으로써 공식적으로 명예회복을 선언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60년이 흐른 지금 남북한의 격차가 극명하다는 점에서 한국전쟁은 한국이 승리한 것이다’라는 논리를 전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정전협정이 서명된 날 어떤 사람들은 ‘비기기 위해 죽어야 했나’라고 자조했다”면서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귀환은 용두사미와 같았으며 2차대전 참전자들처럼 영웅으로 환영받지 못했고 베트남전 참전자들처럼 시위를 벌이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전쟁에 지친 많은 미국인들은 한국전쟁을 잊어버리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미국에서는 어떤 전쟁도 잊히지 않는다”면서 “한국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결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와 평화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비무장지대(DMZ)가 중무장지대로 변질됐다면서 “평화공원을 만든다면 그곳이 바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의지를 재확인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美 국가보다 먼저 연주된 애국가… 심금 울린 미군 ‘아리랑’ 독창

    [정전협정 60년] 美 국가보다 먼저 연주된 애국가… 심금 울린 미군 ‘아리랑’ 독창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이 시작된 27일 오전 10시쯤(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국민의례를 위해 일어난 참석자들 중 한국인들은 마음이 뭉클해졌다. 미국 국가에 앞서 한국 국가(애국가)가 먼저 연주됐기 때문이다. 군악대는 애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를 장엄하게 연주했고, 백발이 성성한 참전용사들은 두 국가가 연주되는 내내 거수경례로 답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한 이날 기념식은 시종일관 한국을 먼저 배려한 인상이었다. 국가 연주에 이어 군악대 병사 한 명이 한국인 못지않은 구슬픈 음색으로 아리랑을 독창해 심금을 울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모두에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기념식 연설인 점을 의식한 듯 연설문 곳곳에 한반도 내 지명과 참전용사 사례를 촘촘히 집어넣는 등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묻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기념식 직전 식장 옆에 자리한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러 이동할 때도 한국 측 박근혜 대통령 특사인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 정승조 합참의장 등과 나란히 걷고 척 헤이글 국방장관 등 미국 측 각료들은 그 뒤를 따르게 했다. 기념식은 샐리 주얼 미 내무장관의 환영사에 이어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과 한국 측 김정훈 특사, 정승조 합참의장, 미국 측 제임스 윈펠드 합참차장, 헤이글 국방장관의 기념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정훈 특사는 “한국전은 결코 잊힌 전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식장 단상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전을 승리한 전쟁으로 명예회복 선언한 것에 걸맞게 ‘기억되는 영웅들’(Heroes remembered)이란 슬로건이 크게 걸려 있었다. 잊힌 영웅들을 60년 만에 ‘승리한 영웅들’로 되살려 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한국전쟁 당시 공산군에 잡혀 포로수용소에 수감됐다가 정전 이후 풀려난 참전용사 보니타 스프링스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럽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념식에는 미국 측에서 행정부 요인들 외에 참전용사인 찰스 랭글(민주), 하워드 코블(공화)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안호영 주미대사와 박 대통령 특사단 일원인 백선엽 육군협회장,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또 한국과 미국의 참전용사와 가족, 희생자 유가족, 일반시민 등을 포함해 기념식 사상 최다 인원인 7000여명이 자리를 메웠다. 한국전 명예회복 운동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벌어졌다. 한국전쟁기념사업회(회장 피트 맥클로스키)는 금문교 인근 프리시디오 국립공원에 한국전쟁 기념탑을 2015년까지 건립하기 위해 이날 이곳에서 한동만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지 헌정식을 가졌다. 맥클로스키 회장은 “기념탑을 세워 후대에도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中, 평양 잔칫날 립서비스는 없었다

    평양의 잔칫날에 베이징의 ‘립서비스’는 없었다. 북한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 60주년 행사에 참석한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에서 북한 비핵화를 두 차례나 강조해 주목된다. 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5월 김 제1위원장의 특사로 방중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에게 비핵화를 언급한 연장선으로, 중국의 ‘북핵 불용’ 기조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부주석은 지난 25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 제1위원장을 만나 “중국은 한반도의 이웃으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평화와 안정 유지 방침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이번 중국 대표단의 방북은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냉각된 북·중 관계 복원 속도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방북 대표인 리 부주석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국정 과제로 내세운 당사자인 김 제1위원장에게 ‘북핵 불용’ 메시지를 전했고, 해당 발언을 대표적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을 통해 하루 만에 공개한 건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과 리 부주석의 면담 사실을 보도하면서도 비핵화 대목은 뺐다. 김 제1위원장이 리 부주석에게 “안정적인 외부 환경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점에 비춰 볼 때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주장하며 핵포기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중 간 전통적 관계 때문에 방문했지만, 북한 핵개발이 중국의 국가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중국도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행동을 개선하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북 압박 태도를 보인 배경에는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6자회담 등 대화 국면을 이끌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중국 대표단의 방북에는 북한 행사에 중국이 최고위급 인사를 보내는 것에 대한 한·미의 우려를 감안한 ‘정치적 장치’도 엿보인다. 리 부주석은 당 중앙정치국 위원 대신 국가부주석 직함을 앞세워, 이번 방북이 정부 차원의 행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0년 전인 정전 40주년 기념식 때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 당시 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 서기처 서기 직함을 내걸고 당을 대표해 북을 찾았던 것과 대조된다. 북한은 최 총정치국장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의 친필 서신을 시 주석에게 전달했지만, 중국은 이번에 시 주석의 실무적인 구두 메시지만 전해 최근 중국의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전쟁기념관 행사장에 차량 돌진…인명피해 없어

    정전 60주년 기념식이 열린 전쟁기념관에 갑자기 차량이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27일 오전 11시 5분쯤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 기념식 행사장에 조모(60)씨가 코란도 승용차를 몰고 돌진해 군 통신차량을 들이받았다. 당시 행사장은 기념식이 막 끝난 상황이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사고 직후 조씨는 차에서 내린 뒤 건물 계단을 오르면서 소화기와 시너를 동시에 뿌리다 인근에 배치돼 있던 경호원들에게 제압돼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뉴질랜드 현지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고 최근 일주일 동안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의 차량에서 “시너가 든 1리터 짜리 페트병 2개가 더 발견됐다”며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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