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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찾아가 경청, 유혈사태 막은 카리스마… 외유내강 리더십

    국민 찾아가 경청, 유혈사태 막은 카리스마… 외유내강 리더십

    ‘군림하되 다스리지 않는다.’ 입헌군주제 국가 국왕의 불문율이다. 푸미폰 아둔야뎃 전 태국 국왕은 이 선을 넘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13일 서거했으나 지금도 태국 전반에 정치·사회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의 강력한 리더십과 높은 인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푸미폰 전 국왕의 장례식을 사흘 앞둔 23일 방콕. 장례식장이 열릴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 주변은 흡사 거대한 장례식장 같았다. 이글이글 내리쬐는 햇볕에도 아랑곳없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예행연습을 위해 거리 한편에 마련된 국왕의 추모소에 금색 제기를 바치고 경례를 했다. 왕궁 근처의 버스정류장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추모객이 끊임없이 쏟아졌다. 이날은 쭐랄롱꼰의 날로 공휴일이어서 추모 인파가 더욱 많았다. 푸미폰 전 국왕의 장례식이 치러질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으로 가까이 갈수록 추모의 열기는 더해 갔다. 길거리에서는 노란색 조화(弔花)와 국왕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엽서를 팔고 있었다. 사람들은 왕궁 근처 건물 외벽에 줄줄이 놓인 국왕의 벽화 앞에서 연신 기념사진을 찍었다. 왕궁은 지난 1일부터 출입이 금지돼 외국에서 온 여행객들은 들어갈 수 없었다. 그러나 태국인들은 신청서를 쓰고 신분증을 제시하면 왕궁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자신의 이름을 디아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왕이었던 분의 가는 길을 배웅해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우리는 시암(태국의 옛 지명)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정의(正義)로 여기고 지배할 것이다.” 1950년 5월 5일 열린 대관식에서 푸미폰 전 국왕이 한 말이다.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그는 시리낏 왕비와 함께 전국 방방곡곡의 오지를 방문한다.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곤궁함에 귀를 기울였다. 푸미폰 전 국왕이 땅에 앉거나 몸을 낮춰 백성들과 대화하는 장면은 주로 그때의 것들이다. 낮은 곳으로 임하는 그의 인간미는 태국 국민들의 마음을 얻었다. 이것이 푸미폰 전 국왕의 리더십의 바탕이다. ‘나라의 아버지’로 불린 그는 1932년 입헌군주제가 공포된 이후 아버지와 형을 거치며 땅에 떨어진 왕실의 권위를 회복했다. 나라 곳곳을 직접 돌아보며 느낀 점을 토대로 푸미폰 전 국왕은 대대적인 국가 개발에 착수한다. 1951년 시작돼 50년 이상 지속된 ‘로열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태국 정부의 기록에 따르면 푸미폰 전 국왕은 농업, 환경, 공공보건, 수자원 관리, 통신 등 8개 분야에서 4000개 이상의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6개의 국왕개발연구센터를 설치해 연구와 조사를 수행하기도 했다. 푸미폰 전 국왕은 이 로열 프로젝트에 자신의 돈을 쏟아부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산족 프로젝트다. 태국의 고산지대에는 소수민족들이 부락을 이뤄 살고 있다. 수확물이랄 게 없는 고산지대에서 유일한 수입원은 양귀비를 길러 아편을 생산하는 것이었다. 고산족들이 밀집한 치앙라이 지역은 마약의 소굴이기도 했다. 푸미폰 전 국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편 대신 차와 커피를 재배하게 했다. 왕실의 끊임없는 지원에 힘입어 치앙라이 지역은 유명한 관광지가 됐고, 고산족들은 특산물을 재배하는 어엿한 농민이 됐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푸미폰 전 국왕은 1988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고, 2006년에는 유엔으로부터 제1회 ‘인간개발 평생업적상’도 받았다. 정치적으로 보면 로열 프로젝트는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1957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왕권주의자 사릿 타나랏은 자신이 일으킨 쿠데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푸미폰 전 국왕과 왕실의 위상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건다. 국왕의 생일을 아버지의 날로, 왕비의 생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정하는 한편 산업화로 인한 도농 격차로 빈곤에 허덕이던 지방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로열 프로젝트를 후원한 것이다. 푸미폰 리더십의 세 번째 요인은 정치적 위기 때마다 결정적인 힘을 발휘한 중재자로서의 역할이다. 푸미폰 전 국왕은 정치적 힘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적절한 시기에 개입해 정치 지형의 흐름을 바꿔 놓곤 했다. 흔히 꼽히는 사례가 1973년과 1992년 태국에서 일어난 대규모 유혈 사태다. 1973년 타놈 끼띠카쫀 정부의 군부독재에 반대해 전국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고 군의 대규모 진압 작전으로 시위대에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자 푸미폰 전 국왕은 왕궁의 문을 열어 시위대에게 쉴 곳을 마련해 줬다. 푸미폰 전 국왕의 이런 제스처로 타놈 총리는 독재자로 낙인찍혀 망명해야 했다. 1992년에도 수친다 크라프라윤 정부의 독재에 항거해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푸미폰 전 국왕은 민주화 세력인 참롱 스리무앙과 수친다를 동시에 왕궁으로 불러들였다. 그들은 꿇어앉은 상태에서 국왕의 훈시를 들었고, 그 자리에서 모든 상황이 종결됐다. 푸미폰 리더십을 완성하는 원천은 태국의 불교 신앙일 수 있다. 불심 깊은 국민들을 상대로 국왕에게 부처의 이미지를 투영시킴으로써 푸미폰 전 국왕의 ‘자애로운 군주’ 이미지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뒤 아버지 마히돈 국왕과 형인 아난타 국왕을 거치는 동안 태국은 급진적인 정치인과 야심 찬 군에 의해 분할되며 왕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군과 엘리트 정치인들은 약한 왕권을 원했고, 이에 맞서 왕실주의자들과 푸미폰 전 국왕은 왕실을 불교 신앙의 보호자라고 강조하며 왕권 강화의 근거로 삼았다. 물론 아무에게나 부처의 이미지가 투영되지는 않는다. 그의 형이나 부친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였고, 다른 불교 국가의 국왕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현대사회에선 푸미폰 전 국왕만이 가능했다. 방콕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그 시절 공직 한 컷] 공직 시상식의 패션 피플… 훈장 감입니다

    [그 시절 공직 한 컷] 공직 시상식의 패션 피플… 훈장 감입니다

    1976년 9월 10일 지금은 철거된 서울 세종로 중앙청(옛 조선총독부)에서 우수공무원 포상을 받은 이들이 기념촬영을 한 모습이다. 훈장을 받은 우수공무원의 배우자들은 포상식에서 한복을 주로 입었다. 사진 속의 양장 차림은 요즘 다시 유행하는 복고풍의 원피스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의전은 행사 참여자와 그들 가족 중심으로 바뀌었다. 행사 중앙에도 시상자가 아니라 수상자가 주로 자리하고, 꼭 배우자나 부모 또는 조카까지 한 명 이상의 가족을 동반한다. 행사가 끝난 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참여자들과 일일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국가기록원 제공
  • 문재인 대통령 굴짬뽕 주문 ‘폭소’…공효진 “모두 자장면” 머쓱

    문재인 대통령 굴짬뽕 주문 ‘폭소’…공효진 “모두 자장면” 머쓱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나흘 째인 15일 오전 이언희 감독의 작품 ‘미씽 : 사라진 여자’ 상영이 예정된 부산의 한 극장에 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방문했다.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으며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내 문 대통령의 모습을 담고, 일부 관객은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감색 와이셔츠 위에 회색 재킷을 걸친 문 대통령은 시민들의 환대에 손을 들어 답했고, 악수를 청하는 시민들과 일일이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이 상영관에 입장한 지 3분가량 지나자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엄지원·공효진 씨가 뒤늦게 도착해 영화관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문 대통령은 영화관 가장 중앙의 좌석에 착석했고,좌우에는 영화 전공 학생 2명이 자리했다.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같은 줄에 앉았다. 문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는 남편과 이혼 후 딸 다은과 함께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워킹맘 지선이 조선족 보모 한매가 다은을 데리고 사라지자, 한매의 행적을 추적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그려냈다. 문 대통령은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 무대 위로 올라 “지선과 한매는 고용인이자 피고용인이기도 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이기도 한 관계인데 동시에 두 여성이 똑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소외되고 있다는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웃으며 “지난해 개봉해서 꽤 많은 분이 이 영화를 보셨는데,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여성문제에 좀 더 관심을 두는 분위기였다면 더 많은 분이 영화를 보셨을 것이고 흥행에도 성공했을 것”이라고 말하자,이언희 감독을 비롯한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이후 문 대통령은 한 중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영화 전공학생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에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이언희·오석근·김의석·이현석 감독,배우 엄지원·공효진 씨,부산지역 영화학과 학생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부산영화제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쭉 공식적으로 또는 개인적으로 함께 해왔다”며 “영화제가 정치적으로 돼버린 것에 대한 불만이 있어 참여하지 않는 분이 있는데 함께 영화제를 살려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식당종업원이 “식사 주문받겠습니다”라고 해 참석자 전원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도 장관이 자장면을 주문하고,배우 공효진씨가 “모두 자장면으로 주시면…”이라고 하자,문 대통령은 “아니요,자유롭게 시키죠”라며 ‘굴짬뽕’을 주문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폭소가 터졌다. 이어 문 대통령은 종업원에게 “탕수육 같은 것도 있죠”라고 물었고, 도 장관은 “대통령께서 탕수육을 사 주신답니다”고 말했다. 좌중에는 다시 한번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고 전한다. 영화전공 학생들과 오찬간담회를 마친 문 대통령은 부산 해운대의 ‘영화의 전당’으로 이동,국산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애니메이션 ‘보화각’을 감상했다. 문 대통령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VR기기를 착용한 채 약 5분 가량 애니메이션을 관람했다.감상 도중 VR기기를 쓴 채로 고개를 돌리는 등 가상현실 영화에 몰입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도 문 대통령은 시민들의 환대를 받았다.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온 시민들은 ‘사랑합니다’,‘고맙습니다’를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아기를 안은 여성,외국인 관람객과 악수하고 커피를 권한 1층 카페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영화의 전당 내 ‘아주담담’ 라운지로 이동했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소개하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을 들어 수백명의 시민들에게 인사했으며 곧 큰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 “당 당합 든든… 당청 일체감 확대 노력”

    文 “당 당합 든든… 당청 일체감 확대 노력”

    “여야 협치틀 만들어 새 나라 만들자”‘동지들의 눈동자에’ 건배사도 눈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당·청 단합과 소통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추미애 대표와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시도당위원장과 여성·쳥년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까이 만찬을 이어 갔다.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취임 이후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늦었지만 뜨겁게 환영한다”면서 “당의 단합을 넘어 당·청 간 일체감과 유대감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여소야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집권당의 책임감과 진정성으로 여야 협치의 틀을 만들어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과제들을 풀어가도록 하자”면서 “때로 부족함이 있더라도 보듬고 뒷받침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우남 제주도당위원장이 내년 제주 4·3항쟁 70주년 기념식에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과 4·3항쟁, 부마항쟁 등에는 매년 참석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안 되면 격년이라도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8월에는 민주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갖기도 했다. 회동에서는 화합을 강조하는 제스처가 두드러졌다. 대선 당시 사무총장으로 공을 세웠지만, 선거 뒤 당직개편에서 물러난 탓에 추 대표와 껄끄러웠던 안규백(서울시당위원장) 의원은 추 대표의 제의로 만찬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함께 셋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방선거 경선룰을 둘러싸고 추 대표와 각을 세웠던 전해철(경기도당위원장) 의원은 “추 대표를 중심으로 물적·인적 토대가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추 대표의 인사말이 끝난 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을 브리핑했다. 정 안보실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 문제의 주도적 해결, 압박과 대화의 병행, 북 도발에 단호한 대응 등 5가지 기본입장을 놓고 주변 4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미국과는 초강경 대북기조를 유지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모색한다”고 설명했다. 만찬에는 단호박죽과 은대구 양념구이, 등심구이와 흑미영양밥, 배추된장국이 제공됐으며 와인도 1잔씩 곁들여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런 날은, 흔치 않아’ ‘동지들의 눈동자에, 당신의 눈동자에’ 같은 건배사도 등장했다고 김현 대변인이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늘어나는 노인들 운전사고… 운전면허 반납해야 될까요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늘어나는 노인들 운전사고… 운전면허 반납해야 될까요

    지난 4월 일본 도쿄 사이타마현에서 70대 여성이 차량을 운전하다 쇼핑센터 인근에 있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0세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갱신 절차를 강화하고,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신호위반 등 인지능력과 연관된 교통위반이 적발될 경우 치매 등 인지기능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실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사고였다.고령화가 갈수록 깊어지는 일본에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역시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이나, 한국보다 더 빨리 고령화 사회에 발을 내딛은 유럽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가까운 일본의 상황을 다시 살펴보자. 일본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자 중 운전면허 보유자는 2016년 기준으로 512만 9016명이다. 또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 사고는 459건으로 전체 사망 사고의 13.5%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사망 사고가 줄어드는 추세와 달리 고령자의 실수로 인한 사망 사고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75세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 사고는 전체 사망 사고의 7.4%였다. 일본은 단순히 도로교통법을 손질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할 만한 다양한 카드를 제시했다.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가 그중 하나다. 1998년부터 시행된 운전면허 반납 제도는 65세 이상 운전자가 자진해서 면허증을 반납할 경우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나 각종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2015년 도쿄에서만 3만 5705명이, 일본 전역에서 27만명의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했다. 여기에 지자체가 나서 면허증을 반납하는 운전자들에게 ‘운전면허 졸업식’을 열어 주기도 한다. 지자체는 면허증을 반납한 운전자들에게 일종의 졸업장과도 같은 반납증서 및 감사장과 선물을 증정하고, 각 지역의 고위 정치인이 직접 ‘졸업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해 한 87세 노인이 어린아이 7명을 차로 들이받고 그 중 6세 어린아이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행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국가가 나서서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증을 반납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뗄 것을 권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어린 생명을 해칠 우려가 큰 노인들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되며, 개인의 편의를 위해 면허증을 반납하지 않는 노인들을 이기적이고 위험한 인물로 몰아 가는 자극적인 분위기까지 양산됐다. 단순히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이 고령화시대에 고령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길일까. 특히 생계를 이어 나가는 데 운전이 필수인 노인들에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독려가 아닌 강압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고령 운전자라고 해서 반드시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개인의 자유 침해와 삶의 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뜻이다. 미국 교통부와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3년 ‘고령자 교통안전 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나이 든 운전자라고 해서 모두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치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신 고령 운전자들에게 운전을 지양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면허의 갱신 주기를 짧게 조정하고, 운전자가 고령이지만 운전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내용의 의사 소견서를 반드시 제출해야만 갱신이 가능하도록 했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고령 운전자를 위한 표지와 신호 체계 정비 및 차선을 다시 그리는 등의 노력에 예산을 아끼지 않고 있다. 노인을 겨냥한 자율주행차의 개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도 운전대를 내놓도록 ‘독려’하는 방안 외에도 행정·기술적 대처에 힘쓰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 ‘SB드라이브’가 시범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는 운전사 없이 로봇이 안내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쏠린다. 국토교통성은 위급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차가 멈추거나 액셀러레이터와 혼동하는 것을 막는 기능을 갖춘 자동 브레이크의 신차 탑재율을 2020년까지 전체 자동차의 90%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실수로 액셀을 밟을 경우 가속이 억제되거나 차선 이탈 시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 등을 탑재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는 ‘고령자 한정 면허’ 제도도 검토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이 감소해 도로 위 우발상황에 대처하는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 현실은 이미 다양한 국가의 교통사고 통계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노인이라는 사회의 한 축을 모조리 잠재적 사고 유발자로 바라보는 시선은 옳지 않다. 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전 세계가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 똑똑한 기술의 개발과 아낌없는 예산의 투입, 노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인식개선에 힘써야 한다. 물론 고령 운전자 스스로 더 많이 주의하는 노력은 필수다. huimin0217@seoul.co.kr
  • [서울포토] 한·호주 외교 국방 장관회의…기념촬영하는 장관들

    [서울포토] 한·호주 외교 국방 장관회의…기념촬영하는 장관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 국방 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장관과 송영무 국방장관이 호주의 마리스 페인(왼쪽) 국방장관, 줄리 비숍(왼쪽 두 번째) 외교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한-호주 외교장관 ‘어깨동무’

    [서울포토] 한-호주 외교장관 ‘어깨동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 국방 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장관과 송영무 국방장관이 호주의 마리스 페인(왼쪽) 국방장관, 줄리 비숍(왼쪽 두 번째) 외교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함박 웃음 짓는 한-호주 외교·국방 장관들

    [서울포토] 함박 웃음 짓는 한-호주 외교·국방 장관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청사에서 열린 한·호주 외교 국방 장관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장관과 송영무 국방장관이 호주의 마리스 페인(왼쪽) 국방장관, 줄리 비숍(왼쪽 두 번째) 외교장관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시의회 12일부터 하반기 청소년 의회교실 개최

    서울시의회 12일부터 하반기 청소년 의회교실 개최

    서울시의회(의장 양준욱)는 오는 10월 12일부터 27일까지 총 7회에 걸쳐 관내 초·중학생 700여 명을 대상으로 의회 본회의장에서 「2017년 하반기 청소년 의회교실」을 개최한다.행사 일정은 상반기(5월, 6회)에 초등학생 5회, 다문화학생 1회 운영했고, 8월 고등학생 의회교실 특별운영 (서울컨벤션고등학교), 하반기(10월, 7회)에 초등학생 6회, 중학생 1회 운영 예정 이다. 또한 초등학생 의회교실은 서울시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총 11회 운영하고, 중등학생 의회교실은 사전 수요조사 후, 신청 중‧고등학교 2회(회당 1개교) 운영했다. 하반기 의회교실 시작 첫날인 12일에는 영파여자중학교 학생 100명이 일일 시의원 되어 찬반토론과 전자투표를 통해 조례안과 결의안을 처리하는 등 의회 민주주의의 의사결정 방식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청소년 의회교실은 작년부터 초등학생은 11개 교육지원청별로 중학생은 신청학교를 대상으로 개최하였는데 올해 8월에는 특히 1996년 이후 약 20여 년을 운영한 이래 처음으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의회교실을 추가 개최하여 서울컨벤션고 학생들이 참여한 바 있다. 시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열린 의회를 지향하는 서울시의회는 관내 학생들이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주제로 지방의회 운영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매년 청소년 의회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의회교실에서 학생들은 일일 시의원이 되어 의사진행 과정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민주시민으로서의 리더십과 자질을 함양하고, 조례 등 자치법규의 입법과정 전반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또한 재미와 학습 두 가지 효과를 모두 줄 수 있는 퀴즈 프로그램 운영 및 우리나라 최초로 구축된 의회 전자회의시스템을 통한 디지털 의사소통 체험 기회 제공 등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의회 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입교식(청소년의원 선서, 의원대표·교육장 환영사), ▲민주시민 교육(선거교육, 의회 홍보영상물 상영), ▲모의의회(의장선거, 조례·결의안 처리), ▲참여형 프로그램(도전! 골든벨, 2분 자유발언), ▲수료식(수료증 수여, 기념사진 촬영) 등이 있으며, 초등학생 의회교실은 6시간, 중‧고등학생 의회교실은 4시간 과정으로 운영된다. 올해 하반기 청소년 의회교실은 12일(영파여자중)에 중학생 의회교실을 시작으로 17일(성동광진교육지원청), 18일(강동송파교육지원청), 19일(강서양천교육지원청), 24일(강남서초교육지원청), 26일(동작관악교육지원청), 27일(성북강북교육지원청) 순으로 초등학생 의회교실이 진행될 계획이다. 양준욱 의장은 “우리 서울시의회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직접 의회를 체험함으로써 지방자치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의회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올해 고등학생 의회교실을 처음으로 개최한 만큼 앞으로 보다 다양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지난 1996년부터 매년 큰 호응 속에 청소년 의회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1,734개교 3,556명이 참가했고 올해 5월과 8월에 총 7회를 운영하여 268개교, 총 594명이 참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노인은 운전하지마 vs 괜찮아…당신의 생각은?

    [송혜민의 월드why] 노인은 운전하지마 vs 괜찮아…당신의 생각은?

    지난 4월 일본 도쿄 사이타마현에서 70대 여성이 차량을 운전하다 쇼핑센터 인근에 있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0세 이상 운전자의 운전면허갱신 절차를 강화하고,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신호위반 등 인지능력과 연관된 교통위반이 적발될 경우 치매 등 인지기능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 하는 개정된 도로교통법을 실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사고였다. 고령화가 갈수록 깊어지는 일본에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역시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이나, 한국보다 더 빨리 고령화 사회에 발을 내딛은 유럽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가까운 일본의 상황을 다시 살펴보자. 일본 경찰청의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고령자 중 운전면허 보유자는 2016년 기준으로 512만 9016명이다. 또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 사고는 459건으로 전체 사망 사고의 13.5%를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사망 사고는 줄어드는 추세와 달리 고령자의 실수로 인한 사망 사고는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75세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사망 사고는 전체 사망 사고의 7.4%였다. 일본은 단순히 도로교통법을 손질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해결할만한 다양한 카드를 제시했다.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가 그 중 하나다. 1998년부터 시행된 운전면허 반납 제도는 65세 이상 운전자가 자진해서 면허증을 반납할 경우 대중교통 무료 이용이나 각종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2015년 도쿄에서만 3만 5705명이, 일본 전역에서 27만 명의 고령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했다. 여기에 지자체가 나서 면허증을 반납하는 운전자들에게 ‘운전면허 졸업식’을 열어주기도 한다. 지자체는 면허증을 반납한 운전자들에게 일종의 졸업장과도 같은 반납증서 및 감사장과 선물을 증정하고, 각 지역의 고위 정치인이 직접 ‘졸업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해 한 87세 노인이 어린아이 7명을 차로 들이받은 사고 후 6세 어린아이 1명이 사망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국가가 나서서 고령 운전자에게 면허증을 반납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뗄 것을 권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어린 생명을 해칠 우려가 큰 노인들은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되며, 개인의 편의를 위해 면허증을 반납하지 않는 노인들을 이기적이고 위험한 인물로 몰아가는 자극적인 분위기까지 양산됐다. 단순히 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이 고령화시대에 고령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는 길일까. 특히 생계를 이어나가는데 운전이 필수인 노인들에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독려가 아닌 강압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고령 운전자라고 해서 반드시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개인의 자유 침해와 삶의 질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막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뜻이다. 미국 교통부와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3년 ‘고령자 교통안전 개선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나이 든 운전자라고 해서 모두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치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신 고령 운전자들에게 운전을 지양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면허의 갱신 주기를 짧게 조정하고, 운전자가 고령이지만 운전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내용의 의사 소견서를 반드시 제출해야만 갱신이 가능하도록 했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고령 운전자를 위한 표지와 신호 체계 정비 및 차선을 다시 그리는 등의 노력에 예산을 아끼지 않고 있다. 노인을 겨냥한 자율주행차의 개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일본도 운전대를 내놓도록 ‘독려’하는 방안 외에도 행정‧기술적 대처에 힘쓰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자회사 ‘SB드라이브’가 시범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는 운전사 없이 로봇이 안내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쏠린다. 국토교통성은 위급한 상황에서 자동으로 차가 멈추거나 액셀러레이터와 혼동하는 것을 막는 기능을 갖춘 자동 브레이크의 신차 탑재율을 2020년까지 전체 자동차의 90%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실수로 엑셀을 밟을 경우 가속이 억제되거나 차선 이탈 시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 등을 탑재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는 ‘고령자 한정 면허’ 제도도 검토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인지능력과 운동능력이 감소해 도로 위 우발상황에 대처하는 시간이 더 소요되는 것은 현실이다. 그리고 이 현실은 이미 다양한 국가의 교통사고 통계 수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노인이라는 사회의 한 축을 모조리 잠재적 사고 유발자로 바라보는 시선은 옳지 않다. 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전 세계가 빠르게 증가하는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 똑똑한 기술의 개발과 아낌없는 예산의 투입, 노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인식개선에 힘써야한다. 물론, 고령 운전자 스스로 더 많이 주의하는 노력은 필수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마항쟁 38주년] “38년 전 전기고문·옥고 아직도 생생… 민중항쟁 진상 밝혀야”

    [부마항쟁 38주년] “38년 전 전기고문·옥고 아직도 생생… 민중항쟁 진상 밝혀야”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유신 체제에 항거하는 학생시위가 발단이 돼 부산과 마산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항쟁이다. 당시 부산 동아대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이 시위를 주도하면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항쟁 직후 10·26 사태로 박정희 시대가 끝났지만, 12·12 사태로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잡은 뒤 이듬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여파로 계엄이 확대되면서 유 구청장은 체포돼 고문과 옥고를 치렀다. 그로부터 강산이 네 번이나 변했지만 유 구청장에게 그때의 기억은 어제처럼 생생하다. 부마항쟁 38주년이 임박한 10일 이른 아침 유 구청장은 수서고속철도(SRT)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38년 전 독재 타도를 외치다가 구속·구타·고문을 당했던 항쟁의 흔적을 반추하기 위한 그의 ‘귀향길’을 동행 취재했다. 탑승 2시간여 만에 부산역에 내리니 당시 유 구청장과 함께 시위를 주도했던 부산대 출신 신재식·김종세씨 등이 기다리고 있었다.① 들불처럼 번진 민중궐기 부산대→동아대→남포동 부영극장 앞 “사람 몇 명이 모여서 이야기만 해도 잡아가던 시절이었어요. 유신 독재 시기입니다.” 유 구청장은 부마항쟁이 발발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1979년 10월 4일 당시 야당인 신민당 김영삼 총재에 대한 의원직 제명 사건은 유신 체제에 대한 민중 분노를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유 구청장은 “김 총재가 YH여성노동자 신민당사 농성 사건에 대해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유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제명되자 저항 분위기가 커졌다”고 떠올렸다. 16일 부산대 학생을 중심으로 시내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면서 부마항쟁이 본격화됐다고 했다. 유 구청장은 다음날인 17일 2학년 사회계열 학생 100여명이 모인 강의실 연단으로 올라가 “운동장으로 나가자”고 외쳤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강의에 들어가려다 시위대와 마주쳐 합류하거나 수업 중에 들려오는 구호 소리에 썰물처럼 강의실을 빠져나온 학생 1000여명이 운동장을 메우고 ‘독재타도’를 외쳤다. 지금 부산국제영화제 홍보 플래카드로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부산 부영극장 일대는 부마항쟁 당시 16~17일 이틀간 최대 5만명의 시민들이 차도를 메우며 독재 타도를 외쳤던 곳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위가 진압당하자 이곳 중심가로 몰려들었다고 한다. 유 구청장은 “시위는 학생들이 선도했을지 몰라도 4·19 때와 마찬가지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호응으로 민중항쟁 성격을 띠면서 도심 전역으로 확산됐다”고 회고했다. 시위에는 노동자, 도시빈민 등이 대거 가세해 민중궐기로 발전했고 지역도 동구, 서구까지 확산했다. 18일 0시를 기해 부산 전역에 계엄령이 발동됐지만 항쟁의 불길은 인근 마산·창원 일대로 옮겨붙어 20일까지 이어졌다.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부마항쟁으로 공식 체포된 사람은 1563명이다.② 각목·구둣발 매질… 쉼없이 당한 고문 부산지구 보안대(현 부산지방병무청)→부산 헌병대(현 송상현 장군 공원)→부산 학장교도소 “여기서 우리가 안 죽고 살아남았구나.” 부산지방병무청을 찾은 유 구청장 일행의 감회는 남달라 보였다. 지금은 입대를 앞둔 남성들이 찾는 곳이지만 과거에는 시위하던 사람들을 붙잡아 고문하던 부산지구 보안대 자리였다고 한다. 부마항쟁 이후 10·26 사태로 독재 권력이 막을 내리는 듯했지만 12·12사태로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려졌고, 전두환 신군부가 정권을 찬탈하면서 곳곳에서 일어나던 시위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여파로 부마항쟁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던 유 구청장은 죄를 저지를 개연성이 있는 사람을 사전 구금하는 예비검속에 걸려 같은 달 28일 피신해 있던 서울 아현동 친구 집에서 체포돼 부산지구 보안대로 압송됐다. 유 구청장은 당시 영장도 없이 구속돼 피비린내 나는 부산지구 보안대에서 36일간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관들이 ‘너 임마 김대중한테 얼마 받고 데모했어? 사실대로 말하면 살려 주지만 거짓말하면 광주에서처럼 전라도 새끼들은 씨를 말려야 돼’라고 협박했다”고 회고했다. 유 구청장은 전남 나주 출신이다. 전기고문은 기본이고 수갑을 찬 채로 각목과 구둣발 매질을 쉼 없이 당하며 김대중과의 연관성을 자백하라는 강요를 당했다. 유 구청장 일행은 지금은 송상현 장군 공원이 들어선 부산 제15헌병대로 이첩돼 한 달여간 삼청교육을 받았다. 이곳은 신재식·김종세씨 등을 포함해 총 8명의 부마항쟁 시위 주도 학생이 함께 수감됐던 곳이다. 헌병대에서는 사회정화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전과가 있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감금한 뒤 삼청교육을 시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모래주머니를 차고 구보와 각개전투를 하고 전봇대만 한 기둥을 어깨에 메고 올렸다 내렸다를 수없이 반복하는 봉체조를 주로 했다. 유 구청장은 “30~40명을 수용하는 헌병대 영창에 100명 넘게 가뒀으니 짐승 우리와 다름없는 지옥이었다”며 당시의 참상을 회고했다. 유 구청장은 다시 부산 사상구 학장교도소로 이감된 뒤 계엄사령부 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4개월 만에 석방됐다.③ 부산 시민의 민주희생정신을 기리다 부산민주공원 유 구청장은 이날 마지막 코스로 부산 중앙공원 안에 조성된 ‘부산민주공원’을 찾았다. 1999년 부마항쟁 20주년을 맞아 4·19 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으로 이어지는 부산 시민의 민주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주도로 건립된 곳이다. 당시 공원 건립을 위해 송기인 신부가 재야 대표로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간사 역할을 했다. 유 구청장은 “부마항쟁은 유신정권의 몰락을 가져온 결정적인 사건이었지만 정작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항쟁이 난동이 아니라 시민들이 시국에 대한 반감으로 참여한 자발적인 시위로 파악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항쟁은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이끈 결정적인 계기였지만 전두환 시대로 이어지면서 독재 체제의 종결을 가져오지 못하는 바람에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부마항쟁 진상 규명도 과제로 남아 있다. 2010년 5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국가기관으로는 처음 부마항쟁 기간 중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인정한 바 있지만 부마항쟁 전체의 진상 규명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어 2013년 5월 부마항쟁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으나 법에 따라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가 뉴라이트 계열과 친박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객관적인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로 돌아오는 열차에 몸을 실으면서 유 구청장은 힘주어 말했다. “부마항쟁은 유신 독재 체제를 붕괴시킨 민중항쟁입니다. 1960년 4·19 혁명에서 시작된 민주화 열기를 되살려 1980년대의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을 이끌어 낸 대중 궐기인 만큼 제대로 평가해 주면 좋겠습니다. 피해를 감수하고도 앞장선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민주주의가 뿌리내린 것 아니겠습니까.” 글 사진 부산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오늘 정신건강의 날 기념식

    보건복지부는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10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기념식을 열고 정신의료기관을 퇴원한 환자가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경기도에 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 경기도는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정신건강서비스 정책을 추진해 왔다. 복지부는 이 밖에 기관 15곳과 개인 39명에게도 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기념사를 통해 “정신건강의 날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고 서로 마음을 보살피는 소중한 날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한글날 경축식 첫 우리말 식순 진행

    이번 한글날 경축식에서는 처음으로 식순을 우리말로 바꿔서 진행한다. 행정안전부는 571돌 한글날 경축식을 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연다고 8일 밝혔다. ‘마음을 그려내는 빛, 한글’이라는 주제로 국가 주요 인사와 사회각계 대표, 주한외교단, 시민·학생 등 3000여명이 참석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한글날 경축식 최초로 한글학회의 도움을 받아 경축식 식순을 우리말로 바꿔 진행한다. 개식은 ‘여는 말’로, 애국가 제창은 ‘애국가 다 함께 부르기’, 훈민정음 서문 봉독은 ‘훈민정음 머리글 읽기’로 이름 붙였다. 경축사는 ‘축하말씀’, 경축공연은 ‘축하공연’, 한글날 노래 제창은 ‘한글날 노래 다 함께 부르기’, 폐식은 ‘닫는 말’로 정했다. 축하공연에서는 한글을 몰라서 생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뮤지컬로 보여 준 뒤 한글의 실용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노래 ‘한글, 피어나다’를 전 출연진이 합창한다. 여기에 국어학·국어문화 연구에 공헌한 송민(80) 국민대 명예교수와 스페인에서 한글 연구에 힘쓰고 있는 안토니오 도메넥(52) 스페인 말라가대 교수 등 10명(개인 6, 단체 4)에게 한글 발전 유공자 훈장 등이 수여된다. 최홍식(64) 세종대왕기념사업회장은 한글 세계화와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기원하며 만세삼창을 외친다. 지방자치단체와 재외공관에서도 훈민정음 반포식 재현과 외국인 대상 우리말 겨루기, 한글 글짓기, 퀴즈대회 등 40여개 행사를 통해 12만여명이 참여할 수 있게 해 국민적 경축 분위기를 살린다. 행안부는 국군의 날(1일)과 개천절(3일)에 이어 한글날에도 ‘태극기 달기 운동’을 추진해 경축 분위기를 이어 갈 계획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참혹한 화재현장에서 ‘인증샷’ 찍은 中관광객들

    참혹한 화재현장에서 ‘인증샷’ 찍은 中관광객들

    지난 6월 발생한 화재로 약 8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 그렌펠타워 화재현장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던 중국 관광객들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그렌펠타워 화재현장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 가이드가 화재 현장 앞에 대형 버스를 주차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모습이 주민에게 포착됐다. 목격자인 존 그레고리는 “해당 관광버스를 운전한 운전사에게 직접 물어보니, 버스에서 내린 단체 관광객은 중국의 건강 및 안전 전문가들이라고 했다”면서 “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불타고 남은 그렌펠타워의 외관 사진을 구할 수 있는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진을 직접 찍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한 시민은 “(끔찍하고 안타까운 화재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당신들이 봐야 할 것은 이 화재로 미래를 잃은 아이들의 모습이다. 관광객들의 관심이 아닌 존중을 원한다”고 일침했다. 또 다른 시민도 “(화재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역겹고 무례하다”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은 문제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실제 전문가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해당 관광차량을 제공한 여행사 대표는 “회사를 대표해 사죄한다”면서 사죄의 의미로 그렌펠희생자와 유가족, 피해자를 위해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중국 관광객들과 중국인 가이드는 중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의 무례하고 무개념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몇 주전 일본 관광객들 역시 새까맣게 불탄 그렌펠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은 일이 알려져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렌펠타워 화재현장 주변에는 “사진을 찍지 말아주세요. 이곳은 셀피 사진을 찍는 관광장소가 아닙니다”라는 호소문이 걸려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끝 모를 핵도발… 길 잃은 경협… 10년 전보다 더 뒤로 간 남과 북

    10·4 남북정상선언이 오는 4일로 10주년을 맞지만 남북 관계는 10년 전보다 오히려 더 후퇴했다. 문재인 정부는 6·15 남북공동선언 및 10·4 선언의 정신을 계승해 남북 교류·협력 재개를 적극 추진했지만 북한은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로만 대응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10·4 선언 10주년 기념사에서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10·4 선언의 정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당국에 촉구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회담 복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베를린 선언’에 따라 남북 군사회담 및 적십자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지금껏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 추석을 목표로 했던 이산가족 상봉도 무산됐다. 한반도 외부 여건도 점차 남북 관계 개선에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대북 제재 결의를 다섯 차례 채택했다. 결의가 북한을 고립시키고 외부 자금 유입을 막는 방향으로 계속 강화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길도 더욱 좁아졌다. 개성공단 운영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당연히 요원해졌고 정부는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결정하면서도 “시기와 규모는 전반적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만큼 남북 관계를 둘러싼 환경이 어렵다는 방증이다. 이번 10·4 선언 10주년도 남북 관계 개선에는 별다른 모멘텀을 제공해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선전 매체를 동원해 우리 정부에 ‘남북 합의 준수’를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스스로는 남북 합의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오는 10일 당 창건기념일과 18일 중국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부활한 국경일 한글날....올해 최초 한글 식순으로 진행

    ‘마음을 그려내는 빛, 한글’이란 주제로 오는 9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571돌 한글날 경축식이 열린다.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행사에는 한글날 경축식 최초로 한글학회의 자문을 받아 경축식 식순을 ‘여는 말(개식)’, ‘애국가 다 함께 부르기(애국가 제창)’, ‘훈민정음 머리글 읽기(훈민정음 서문 봉독)’, ‘축하말씀(경축사)’, ‘축하공연(경축공연)’, ‘한글날 노래 다 함께 부르기(한글날 노래 제창), ‘닫는 말(폐식)’ 등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진행한다. 애국가는 한글학교 선생님과 봉사단원, 다문화가정 2세 어린이 등이 무대에 나와 객석의 모든 참석자와 함께 4절까지 부른다. 한글 유공자 포상은 국어학, 국어문화의 독자성 연구 등으로 국어학 연구의 질적 향상과 한글의 발전에 기여한 송민(80·국민대 명예교수)씨, 스페인에서 한글과 한국학의 발전과 진흥에 힘쓴 안토니오 도메넥(52·스페인 말라가대 교수) 등 10명(개인 6명, 단체 4곳)에게 수여된다. 전문방송인이자 국어국문학자인 전영우(83·전 수원대 명예교수)씨와 한글서예를 연구한 조성자(83·한국미술협회 고문)씨, 30여년간 신문연재를 통해 한글에 대한 관심을 높인 홍성호(57·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씨 등 3명은 문화포장을 받는다. 1975년 발족하여 한글 발전에 기여한 한국어문기자협회와 몽골 중등교육기관 최초로 한국어 교육 과정의 개설한 몽골 수도 칭겔테구 시범 23번 학교는 대통령 단체 표장을 받는다. 특히 이번 경축식에는 수상자의 배우자, 조카, 자녀 등이 함께 시상식에 참여해 상을 받는 사람이 주인공이 되는 진정한 축하의 장을 보여주게 된다. 문화재 지킴이, 청년 농업인, 국가 무형문화재 보유자 등 다양한 국민을 초청하는 한편 인터넷 참가신청도 접수한다. 경축공연에서는 한글을 몰라서 생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뮤지컬로 보여주고, 한글의 실용성과 우수성을 보여주는 노래 ‘한글, 피어나다’를 전 출연진이 합창한다. 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최홍식 회장이 한글 세계화와 나눔·봉사를 통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기원하며 만세삼창을 외친다. 중앙 경축식과 별도로, 지방자치단체와 재외공관에서도 훈민정음 반포식 재현, 외국인 대상 우리말 겨루기, 한글 글짓기, 퀴즈대회 등 40여개 행사에 12만여 명이 참석하여 범국민적인 경축 분위기를 조성한다. 서울에서는 9일 오전 11시부터 청계광장에서 한글날 예쁜엽서 공모전이 열린다. 3만여명의 참여가 예상되는 이 행사는 예쁜엽서 수상작 및 우수작 엽서 전시, 공모전 수상자 시상, 한글체험 활동, 퓨전국악 밴드공연 등으로 이뤄진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80명 사망한 대형화재 현장에서 ‘인증샷’ 찍은 中관광객들

    80명 사망한 대형화재 현장에서 ‘인증샷’ 찍은 中관광객들

    지난 6월 발생한 화재로 약 8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 그렌펠타워 화재현장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던 중국 관광객들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현지 언론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그렌펠타워 화재현장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 가이드가 화재 현장 앞에 대형 버스를 주차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모습이 주민에게 포착됐다. 목격자인 존 그레고리는 “해당 관광버스를 운전한 운전사에게 직접 물어보니, 버스에서 내린 단체 관광객은 중국의 건강 및 안전 전문가들이라고 했다”면서 “이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카메라를 꺼내들고 사진을 마구 찍어대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인터넷에서도 충분히 불타고 남은 그렌펠타워의 외관 사진을 구할 수 있는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사진을 직접 찍을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한 시민은 “(끔찍하고 안타까운 화재현장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당신들이 봐야 할 것은 이 화재로 미래를 잃은 아이들의 모습이다. 관광객들의 관심이 아닌 존중을 원한다”고 일침했다. 또 다른 시민도 “(화재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은) 역겹고 무례하다”고 비난했다. 현지 언론은 문제의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실제 전문가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다만 해당 관광차량을 제공한 여행사 대표는 “회사를 대표해 사죄한다”면서 사죄의 의미로 그렌펠희생자와 유가족, 피해자를 위해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중국 관광객들과 중국인 가이드는 중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의 무례하고 무개념한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몇 주전 일본 관광객들 역시 새까맣게 불탄 그렌펠타워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은 일이 알려져 공분을 산 바 있다. 그렌펠타워 화재현장 주변에는 “사진을 찍지 말아주세요. 이곳은 셀피 사진을 찍는 관광장소가 아닙니다”라는 호소문이 걸려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안호상 박사 기념 ‘제1회 학술발표회’

    안호상 박사 기념 ‘제1회 학술발표회’

    한뫼 안호상(1902~1999년) 박사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족식과 함께 ‘제1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25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앞줄 왼쪽부터 윤정로 세계일보 부회장, 김선적 통일광복민족회의 의장, 이 전 총리, 김익수 한국효문화연구원 이사장 겸 홍익인간사상연구원장, 원영진 대종교 전 총전교. 안 박사는 이승만 정부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낸, 홍익인간 이념을 근간으로 하는 교육 방향을 주창한 교육가이자 사학자다. 안호상 박사 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 제공
  • 文 “북핵에 이기는 군대 돼야”… 전략무기로 對北 무력시위

    文 “북핵에 이기는 군대 돼야”… 전략무기로 對北 무력시위

    3축 체계 핵심무기들 전격 공개… “현 수준 넘는 국방 개혁”도 주문 문무함서 장병들과 비빔밥 오찬… 김정숙 여사 230인분 치킨 전달 평택2함대 대통령이 직접 낙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밝힌 메시지는 ‘강한 안보, 책임 국방’이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지금까지의 노력과 발전 수준을 과감히 뛰어넘는 국방 개혁”을 주문하고 무엇보다 “이기는 군대가 되어야 한다”며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자체적인 대응 능력 확보를 강조했다. 독자적 방위력을 기반으로 한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도 강조했다.“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란 말에는 우리 스스로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실질적 전력을 갖춰야 한·미 연합전력이 더해질 때 북한을 완벽하게 압도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국방 철학이 담겼다. 우리 군의 독자적인 대응 능력을 조기에 구축해 책임 국방을 실현하고 전작권 환수로 한국군 주도의 새로운 한·미연합 방위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문 대통령이 “한국형 ‘3축 체계’는 우리 군 독자적 능력의 핵심 전력인 만큼 조기 구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작권을 환수하려면 먼저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체적인 군사능력을 갖춰야 한다.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 등 3축 체계 구축 시점을 2020년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날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평택 2함대 사령부에서 거행됐다. 해군 기지에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한 것은 창군 이후 처음으로, 통상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나 서울공항, 서울 잠실운동장 등에서 행사가 열렸다. 올해도 계룡대에서 행사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지만 행사를 20여 일 앞두고 평택 2함대로 장소를 바꿨다고 한다. 장소는 문 대통령이 직접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해전과 천안함 사건을 겪은 해군부대를 국군의 날 행사 장소로 택해 투철한 안보 의식과 더불어 국방 개혁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군의 날 기념식 후 잠수함인 김좌진함과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을 연이어 시찰하며 잠수함 발전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해군은 북한하고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하고 있고 잠수함도 성능 면에선 압도하고 있지만 북한에는 소형 잠수함이 많지 않나”며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개발한다고 하니 잠수함을 더 발전시켜야겠다”고 강조했다. 점심은 문무대왕함 함내 식당에서 승조원과 함께했다. 메뉴는 비빔밥과 갈비찜이었고,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승조원들을 위해 치킨 230인분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를 마치고 장병에게 “이제 육군 중심의 전력 운용을 육·해·공군이 균형 잡힌 운용으로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선 해군 전력을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그러자면 이지스함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전작권 환수해야 北이 더 두려워해”

    “전작권 환수해야 北이 더 두려워해”

    “북핵·미사일 대응능력 최우선… 킬체인·KAMD 조기구축 혼신”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우리가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하고 국민은 군을 더 신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방 개혁은 더는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선언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공격형 방위시스템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철저한 응징을 위한 첨단 응징능력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강력한 한국형 3축 체계 조기 구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독자적 방위력을 기반으로 한 전작권 환수는 궁극적으로 군의 체질과 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 동맹의 확장억제력이 실효적으로 발휘돼야 북한 핵 도발을 원천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며 “안정되고 강력한 연합방위체계를 군이 주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한 ‘평화’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안보 위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돼 많은 인내와 고통을 요구하고 있지만 반드시 위기를 이겨 내고 평화를 지킬 것”이라며 “무모한 도발에는 강력한 응징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군의 날 기념식이란 점을 감안해 행사 장소를 매년 개최되던 계룡대가 아닌 평택 2함대로 직접 결정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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