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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 문명과 도시] (6)시리아 다마스쿠스

    [이슬람 문명과 도시] (6)시리아 다마스쿠스

    아침 비행기로 요르단의 암만을 출발한 지 1시간도 못되어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착륙하겠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두 나라의 수도가 이렇게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승무원들의 재촉을 받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뿌연 매연을 뒤집어 쓴 다마스쿠스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그 서쪽으로 안티-레바논 산맥의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다마스쿠스를 감싸고 있다. 비행기는 한바탕 요동을 친 후 순조롭게 착륙해 활주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세계서 가장 오래된 ‘동양의 진주´ 소위 “인류가 계속해서 거주한 가장 오래된 도시” 다마스쿠스에 도착한 것이다. 다마스쿠스는 약3500년 전에 인류가 거주하기 시작한 후 한번도 폐허가 되지 않고 그 역사적 맥락을 이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간주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이 도시를 ‘동양의 진주(the Pearl of Orien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마스쿠스의 공식 명칭은 아랍어로 디마쉭 앗-샴(Dimashq ash-Sham)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줄여서 디마쉭이라고 부르지만 아랍인들은 앗-샴이라고 부르기를 더 좋아한다. 앗-샴은 북쪽을 의미한다. 아랍인들의 주요 거주지역에서 다마스쿠스는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택시는 총알처럼 달려 미리 예약된 신시가지의 호텔로 순식간에 나를 안내한다.1920년부터 1946년까지 4반세기를 프랑스의 신탁통치를 받으며 개척된 신시가지이기에 유럽식 건물들이 이방인처럼 여기저기 눈에 거슬린다. 한시라도 빨리 다마스쿠스 본연의 오리엔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여장을 풀자마자 바로 신시가지를 벗어난다. #다마스쿠스의 젖줄 바라다 강 동쪽의 구 시가지를 향하는 택시는 바라다 강을 끼고 달린다. 이 강이 다마스쿠스의 젖줄이다. 습기를 잔뜩 머금고 지중해에서 출발한 바람은 그 험한 레바논 산맥과 안티-레바논 산맥을 힘들게 넘으면서 땀처럼 비를 뿌린 후 정작 다마스쿠스에 도달하면 건조한 바람으로 변한다. 그래서 다마스쿠스와 그 동쪽은 온통 사막뿐이다. 하지만 이 바라다 강이 구타(Ghouta) 오아시스를 만들어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 것이다.“금강(金江)”이라는 의미의 바라다는 정말 다마스쿠스에는 금과 같은 존재이다. 교통 체증으로 잠시 짜증이 밀려왔지만 곧 다마스쿠스 구시가의 성곽이 보이자 정신이 번쩍 든다. 이 성곽 안에 2000년 이상의 역사가 숨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흥분이 밀려온다. 우선 동쪽에 위치한 기독교 지역부터 답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성곽의 동문(東門) 앞에 택시를 세웠다. 로마 시대에는 태양이 뜨는 쪽에 위치하고 있다 해서 태양의 문이라고 불렸던 동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그곳이 다마스쿠스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투마(예수의 제자인 도마의 아랍어식 표현) 지역이며 주로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다마스쿠스는 기독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도시이다. 사도 바울이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예수의 환상을 보고 눈이 멀었으나 다마스쿠스 출신의 아나니아가 성안으로 바울을 데려와 치료해 주었다. 그 후 다마스쿠스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고 선교활동을 펼치던 바울이 유대인들의 위협을 받자 동료들이 그를 바구니에 넣어 성벽 아래로 내려 탈출시켰다. 동문 바로 북쪽 아나니아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 기독교 교회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의 하나인 아나니아 교회가 있다. 로마의 기독교 박해 시절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에 교회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사도 바울이 바구니로 탈출했던 자리에는 성-바울 기념 교회가 세워져 있다. #7세기 중반부터 기독교 공동체 인정 이슬람의 심장부에서 1350여년 동안 존속하고 있는 기독교 교회들을 둘러보며 새삼 우리가 얼마나 이슬람의 실체를 왜곡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7세기 중반부터 다마스쿠스를 지배한 이슬람의 아랍인들은 어느 정도의 차별은 있었지만 기독교 공동체를 인정하고 자치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치면서도 오늘날까지 기독교 사회가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이슬람의 강제적인 포교를 상징하는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이라는 표현이 왜곡이라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더욱이 기독교 지역 바로 서쪽의 하랏 알-야후드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유대교 지역을 둘러보면서 아브라함 후손들의 종교가 사이좋게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고 오늘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종교 간의 충돌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제 나머지 이슬람 지역을 둘러볼 차례이다. 다마스쿠스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는 우마이야 모스크로 통하는 길목에는 아랍어로 ‘쑤끄(souq)’라고 불리는 전통 시장들이 늘어서 있다. 페르시아-터키 문화권의 ‘바자르(bazaar)’와 같은 의미이다. 이슬람에서 모스크는 단순한 신앙생활의 공간만은 아니다. 주변에 병원, 학교, 도서관, 시장, 공중목욕탕 등의 공공건물도 지어 문화적, 경제적 공간을 함께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시장의 상점에서 얻어지는 임대수입은 모스크 운영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문화·경제공간 전통시장 ‘쑤끄´ 삶을 외치는 싱싱한 소리를 들으며 이리저리 사람과 짐과 부딪치며 어렵게 전진해 가니 향긋한 냄새가 나를 반긴다. 바로 향료 시장이다. 음식에 향료를 많이 사용하는 아랍인들이기에 향료도 형형색색으로 수십 가지가 된다. 시장 골목의 북쪽 끝에 가장 큰 규모의 하미디예 시장이 있다. 고대부터 다마스쿠스는 무역의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많은 상인들과 엄청난 물자가 몰려들었다. 그러한 역사적 전통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전통 시장들이다. 이스탄불이나 카이로의 전통 시장에서 느꼈던 소위 ‘삐끼’들의 지나친 강매행위나 버릇없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환한 미소만 건네고 있다. 항상 시리아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 순박한 아랍인들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주의 국가로서 대외에 개방되지 않았던 탓에 아랍의 순수성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나라가 시리아다. 누가 이 순박한 사람들의 나라를 테러 지원국으로 보겠는가? 우마이야 모스크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다마스쿠스 역사이다. 다마스쿠스를 거쳐 간 다양한 문명의 성전들이 같은 자리에 계속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약 3000년 전에 이 지역에 거주했던 아랍인들은 폭풍과 번개의 신인 하다드 신전을 이 자리에 처음 건설했다. 로마인들이 지배하면서 하다드는 로마인들의 최고신인 주피터로 대체되었다. 그 후 비잔틴 시대인 4세기 말에 기독교의 교회로 바뀌어 세례 요한에게 바쳐졌다. 그 후 7세기 중반부터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모스크가 되었는데, 처음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칼리드 이븐 왈리드 장군은 교회 건물의 동쪽을 모스크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나머지 서쪽 부분은 기독교인들이 계속 사용하도록 했다. 나중에 우마이야 제국의 통치자들은 이슬람 신자들의 수는 늘어나고 기독교 신자의 수가 줄어들자 기독교 공동체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단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우마이야의 칼리프 왈리드 1세가 705년부터 7년에 걸쳐 오늘날의 규모로 확장했다. #세례 요한 머리뼈 모스크에 보관 모스크 첨탑 가운데 하나를 ‘예수의 첨탑’이라고 부른다거나 예배실 한쪽의 성소에 세례 요한의 머리뼈를 보관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모두 다마스쿠스에서의 전통적인 기독교와 이슬람의 친밀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7세기에 기독교인들과 이슬람 신자들이 같은 문으로 사이좋게 들어간 후 자신들에게 정해진 공간에서 각자의 신앙생활에 몰두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흐뭇한 마음으로 모스크를 나선다.
  • 황사, 결막염·비염·천식·피부병… ‘만병근원’

    최근 한 차례 황사가 휩쓴 가운데 기상청은 올해 황사가 3∼4월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황사는 봄철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불청객. 자칫 하다가는 이런저런 질환으로 곤욕을 치르기 쉽다. 특히 면역성이 약하고 활동성이 강한 어린이나 노약자, 평소 알레르기 및 호흡기질환을 앓는 사람은 보다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황사 속 미생물이 일반인에게는 별다른 해를 안끼치지만 면역성이 약한 사람에게는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청소기나 물걸레질을 자주해 집안으로 날아든 미세먼지를 제거해야 하며, 외출 후에는 손과 얼굴을 잘 씻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지켜야 한다. ●자극성 결막염 황사와 건조한 대기로 쉽게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자극성 결막염이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충혈과 함께 눈에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심하면 흰자위가 부풀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 외출 때는 고글(보호안경)을 끼거나,2% 크로몰린 소디움을 눈에 넣어줘도 된다.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내야 하는데, 이 때 눈에 자극을 주는 소금물은 피해야 한다. 결막염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담그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가 진정된다. 그래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의 치료를 받는 게 상책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재채기와 함께 맑은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막히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초·중·고생의 30%, 성인의 10% 정도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해 콧물이나 코막힘을 줄일 수 있으나, 가려움증, 입마름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 코점막 충혈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혈관수축제를 콧속에 뿌리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크로몰린 소디움을 미리 코에 뿌려주면 효과가 있다. ●기관지 천식 황사 먼지가 호흡기로 흡입되면 기도 점막을 자극해 정상인도 호흡이 곤란해지고 목이 아프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천식이나 폐결핵 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이 곤란해지는 등 증상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도 있다. 특히 천식의 경우 갑자기 심한 기침을 하거나, 숨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나며, 늦은 밤이나 새벽에 발작적인 기침이 나와 잠을 설치기도 한다. 원인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기관지 점막을 자극, 기관지가 좁혀지는 과민반응 때문에 나타난다. 이 경우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하며, 치료에는 주로 소염제와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한다. 천식환자는 황사철 외출을 삼가고 가능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또 실내에도 황사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공기정화기를 가동하며, 적정 습도를 유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피부관리 황사에는 미세먼지외에도 수은 납 알루미늄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이 다량 포함돼 있어 오래 맨살이 노출될 경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가정 흔한 피부질환은 산성 미세입자가 피부 모공으로 들어가 일으키는 접촉성 피부염. 흔히 알레르기 질환은 특정 물질에만 반응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의 농도가 심한 경우에는 대상 범위가 거의 제한이 없어진다. 일단 염증이 생기면 접촉 부위가 몹시 가렵고 벌겋게 부어 오른다. 이런 증상이 2∼3일이 지나도 낫지 않거나 증세가 심해지면 차가운 물에 적신 타월을 비닐에 싸 염증 부위에 대어 증상을 가라앉힌 뒤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때 2차 감염이 올 수 있으므로 절대 긁지 않도록 해야 한다.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이상일·호흡기내과 권오정·안과 정의상 교수.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 홍남수 듀오피부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강북 영어마을 내일 ‘오픈’

    서울의 두 번째 영어체험마을이 강북구 수유동에 생긴다. 서울시는 26일 “수유 6동 산 82 일대 삼각산 자락에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를 조성,27일 개관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11월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가 송파구 풍납동에 처음 문을 연 뒤 두번째 영어체험마을이 강북에 생긴 것이다. 1만 9657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인 체험동A와 지상 3층인 도서관동 등 모두 2개 건물을 갖췄다. 또 출입국 심사대와 영화관, 호텔, 병원, 은행, 기내 체험실 등 다양한 가상 체험실을 마련해 상황별 실생활 영어를 배울 수 있다. 추가로 6월까지는 홈스테이와 무용실 등을 갖춘 체험동 B와 기숙사동, 야외 체험장인 잔디구장·수영장·미니골프장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완공되면 연면적 3760평에 기숙사 126실에 최대 375명까지 수용하게 된다. 운영은 민간 영어교육 업체인 ㈜YBM에듀케이션이 맡는다. 5박6일 정규 프로그램과 1박2일 주말 프로그램, 당일 프로그램, 방학 특별프로그램 등이 있다. 대상은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 5∼6학년생이다. 다만,6월 중순 기숙사동이 준공되기 전까지는 강북 지역의 학생만을 대상으로 셔틀버스로 통학하는 비합숙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세부 교육내용과 수강료는 홈페이지(www.sev.go.kr)를 참조하면 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고혈압 치료제 임상시험총괄

    국내 의료진이 다국적 제약사가 실시 중인 다(多)국가 임상시험의 총괄 연구책임자를 맡아 해외 저명 학회에서 임상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미국 순환기학회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병희 교수가 노바티스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고혈압 치료제 ‘라실레즈(성분명 알리스키렌)’의 임상시험(3상) 총괄 연구 책임자로서 최근 학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 [WBC] “이제 日은 없다”

    [WBC] “이제 日은 없다”

    ■ 종범 치고 찬호 막고 진영 잡고… 2-1 日연파 3박자 2-1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9회 말 2사 1루에서 오승환(삼성)의 시속 145㎞짜리 강속구가 조인성(LG)의 미트에 빨려들었고 다무라 히토시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순간 더그아웃의 한국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그라운드로 몰려들었다.3만 9000여명이 운집한 스타디움은 ‘대∼한민국’의 함성으로 메아리쳤다. 한국이 숙적 일본을 제물로 파죽의 6연승을 기록, 조 1위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 조별리그(1조) 마지막 경기에서 8회 터진 이종범(기아)의 천금 같은 2타점 2루타로 2-1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8강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내달린 한국은 오는 19일 조 2위와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준결승 상대는 17일 미국-멕시코전에서 가려진다.2조에선 도미니카와 쿠바가 4강에 올랐다. 6실점 이하로만 지더라도 4강 진출이 가능했던 한국은 선발 박찬호(샌디에이고)가 5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일본 잠수함’ 와타나베 순스케를 공략하지 못해 팽팽한 0의 행진을 이어갔다. 0의 균형이 깨진 것은 8회. 김민재(한화)의 볼넷과 이병규(LG)의 중전 안타로 맞은 1사 2·3루의 찬스에서 이종범은 바뀐 투수 후지카와 규지의 148㎞짜리 강속구를 통타, 좌중간을 꿰뚫는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앞서 이병규의 안타 때 1루주자 김민재가 무리하게 3루까지 내달려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으나 3루수 이마에 도시아키가 공을 떨어뜨리는 행운을 안았다. 이진영(SK)의 호수비도 돋보였다.2회 말 2사 2루의 위기에서 사토자키 도모야에게 적시타를 맞았지만 우익수 이진영은 정확한 홈송구로 2루주자 이와무라 아키노리를 태그아웃, 일본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이종범, 결정적 한방 ‘천재의 복수’ “교민들의 뜨거운 함성속에 2루타를 치는 순간 내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경기내내 ‘대∼한민국’이 들릴 때 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35·기아)이 자존심에 상처를 냈던 일본에 톡톡히 앙갚음을 했다. 16일 열린 WBC 8강 조별리그(1조) 최종전.0-0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던 8회초 1사 2·3루에서 이종범은 후지카와 규지의 4구 째에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어 두 팔을 쭉 펼친 채 기뻐하며 뛰어나갔다. 총알같은 타구는 좌중월을 완전히 가르는 결승 2타점 2루타. 이종범은 지난 5일 1라운드 일본전에서도 8회 역전의 물꼬를 트는 안타를 치고나가 이승엽의 투런홈런으로 홈을 밟는 등 ‘도쿄대첩’의 공신이었다. 일본전에서의 활약은 이종범 개인적으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천재타자’로 군림하던 이종범은 일본 진출 첫해인 1998년초 3할5푼대의 타율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일본 투수들의 집중 견제로 타율이 .285까지 떨어진 상태에서 가와지리에게 악의적인 빈볼을 맞고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이후 외야수로 전업하며 재활의지를 불태웠지만 호시노 감독과의 갈등과 몸쪽 공에 대한 공포로 마음과 몸이 망가진 채 2001년 한국으로 유턴했다. 친정팀 기아로 복귀한 뒤 2004년을 제외하면 줄곧 3할대의 타율에 안정된 외야수비를 뽐냈지만, 득점권 타율이 떨어지는 등 예전의 화끈한 ‘클러치 능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6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429(21타수 9안타)에 출루율 .550 등 전성기 못지 않은 역할을 소화해냈다. 데릭 지터(미국·타율 .563 출루율 .632)처럼 천문학적인 몸값을 받는 빅리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종범의 역할은 그라운드 안에 국한되지 않았다. 개성 강한 톱스타들이 모인 드림팀의 ‘군기반장’을 맡아 선수들을 끈끈하게 응집시킨 것도 그의 카리스마였기에 가능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박찬호, ‘완벽선발’… 어딜 내놔도 특급 ‘코리안특급’ 박찬호(33·샌디에이고)는 4강 진출의 막중한 책임을 지고 16일 WBC 8강 조별리그(1조)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임무를 완벽히 완수했다. 산발 4안타를 허용하며 5이닝을 무실점. 박찬호의 활약은 동료들이 7회까지 1안타의 빈공에 허덕였지만 경기 막판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박찬호는 이번 대회 4경기 10이닝 동안 방어율 ‘0’의 완벽투를 과시했다. 사실 김인식 감독이 지난 15일 박찬호를 선발로 예고하자 작은 논란이 일었다. 그동안 타이완 일본 멕시코전에서 마무리로만 등판,100% 임무를 완수한 박찬호를 선발로 기용하는 게 ‘패착’이 될 수 있다는 것. 몸이 늦게 풀리는 ‘슬로 스타터’ 박찬호를 내세우는 것은 박빙의 투수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한·일전에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선동열 투수 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선 코치는 김 감독에게 일본전 선발로 박찬호를 적극 추천했다.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로 활약하고 있는 박찬호가 2라운드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선봉에 서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날 박찬호는 최고구속 151㎞의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보답했다. 고비마다 삼진을 솎아냈고 무실점으로 버틴 것. 삼진 3개에 투구 수는 66개. 출발은 불안했다. 박찬호는 1회 일본의 간판 스즈키 이치로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후쿠도메 고스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호투로 한숨을 돌렸다. 특히 2회에는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사토자키 도모야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하는 듯했으나 우익수 이진영의 짜릿한 홈송구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이진영, 송곳 홈송구 “일본 아웃” “일본 킬러라고 불러 주세요.” 이진영(26·SK)이 또 한번 멋진 수비로 일본을 울렸다. 아시아라운드 최종전인 일본과의 경기에서 몸을 날리는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칭으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이진영은 16일 일본과의 리턴매치에서도 ‘수호천사’였다. 한국은 박찬호가 2회 이와무라 아키노리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2사 2루에서 사토자키 도모야에게 다시 우전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주는 듯했다. 그러나 이진영이 공을 잡아 빨랫줄 같은 홈송구로 쇄도하던 이와무라를 잡는 수훈을 세웠다. 전력질주했던 이와무라는 다리 근육통으로 벤치로 나가 일본의 공격력은 떨어졌고 교체멤버로 들어온 이마에는 8회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이진영의 호송구 하나가 일본으로 넘어갈 뻔했던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꾼 셈이다. 이진영은 “사토자키가 우익수 쪽으로 잘 밀어쳐 타구 방향을 짐작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일본 타자들의 발이 빠르지만 정확하게 송구하면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송구가 잘 됐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김 상사님! 만약 당신이 지난 9일 서울공항에서 자이툰부대 교대 병력의 출국 장면을 지켜봤다면 실망하셨을 겁니다.41년 전 용맹스러운 제2해병여단의 일원으로 당신이 월남으로 떠날 때 부산항을 가득 메웠던 만큼의 환송 인파를 그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활주로에 일렬로 늘어선 동료 군인들의 손짓만을 배경으로 트랩을 오르는 장병들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숱한 찬반 논란의 포연(砲煙)에 질식하는 건 결국 장병들의 ‘실존’이 아닌지요. 그러나 김상사님! 저의 우울함은 기내로 들어선 순간 증발했습니다.300여명의 장정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테스토스테론’의 열기가 확하고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베이지색 군복에 바짝 밀어버린 머리, 그리고 이글거리는 검은 눈동자는 흡사 질서정연한 사자떼의 모습이라 할 만했습니다. 저는 감히 그들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해석하기 힘든 침묵이 전장(戰場)으로 향하는 기내를 묵직하게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이륙 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가까스로 뒷좌석의 한 병사에게 물었습니다. 두렵지 않으냐고.“담담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불치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는 재차 다그쳤습니다. 전체 감정 중에 두려움이 몇 퍼센트나 되느냐고. 이번엔 “그걸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는 대답입니다.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어찌 사람의 감정을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있겠습니까. 호기심과 설렘에 온통 구름 위를 걷다가도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인간의 한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아(我)는 비아(非我)요, 무아(無我)라는 것이겠지요. 김 상사님! 이륙 10시간 30분만에 장병들을 실은 민항 전세기는 쿠웨이트의 무바라크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전장인 이라크로 진입하기 전 장병들은 쿠웨이트의 미군기지(캠프 버지니아)에서 하루를 묵습니다.41년 전 김 상사님은 6일의 항해 끝에 월남의 깜란만에 상륙, 바로 전투태세에 돌입했지만 지금 후배들은 잠시나마 숨을 고를 겨를이 있는 것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병사들을 제일 먼저 맞아준 것은 악명높은 사막의 모래바람입니다. 얼굴쪽으로 사납게 달려드는 모래 세례에 눈을 뜨기도, 숨을 쉬기도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사막의 신(神)은 이런 식으로 여기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경고하는 듯합니다. 다음날 장병들은 공군 수송기인 C-130에 실려 이라크 아르빌로 향했습니다. 김 상사님,41년 전 당신은 미 해군 함정을 타고 월남에 와서 미군이 나눠준 탄약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지금 자이툰 부대원들은 소총에서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일체 우리 장비로 전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력의 성장치는 이렇게 확인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 상사님과 전우들이 흘린 피의 기여가 포함돼 있겠지요. 보일러실 내부처럼 어수선한 수송기에 앉아 고막을 찢을 듯한 소음을 듣고 있으려니 본격적으로 전쟁터로 향한다는 실감이 났습니다.2시간 가량이 흘러 착륙이 임박해졌을 때 기체가 롤러코스터처럼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전술비행’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것은 이·착륙시 혹시 있을지 모를 적의 대공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기체를 지그재그로 선회하는 것입니다. 장병들 모양으로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서 10분 넘게 넘실대는 기내에서 중심을 잡다보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가 밀려올라왔습니다. 김 상사님도 월남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배멀미 때문에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셨지요. 세상이 변해도, 또 기술이 진보해도 구역질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전쟁의 통과의례인가 봅니다. 수송기가 닿은 곳은 아르빌 국제공항입니다. 수송기 주위에 배치돼 집총자세로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원들을 보면서 오싹 긴장감이 들었습니다. 이곳이 허허벌판이라고 해서 41년 전 밀림 속에서의 김 상사님보다 공포감이 덜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선가 순식간에 날아오는 총탄에 격살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무애(無碍)한 광야에서 오히려 더 섬뜩하게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아르빌은 예상과 달리 사막이라기보다는 구릉지와 녹지가 군데군데 펼쳐진 초원지대에 가깝습니다. 부대원들이 완전무장 차림으로 철통 같은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 영내로 들어선 순간 안심이 됐습니다.100만평 규모에 3000여명의 사단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부대는 병원도 있고, 슈퍼마켓도 있고, 외환은행 지점도 있어 마치 한국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장병들의 식탁은 한국에서 배로 실어온 우리식 반찬으로 채워집니다. 김 상사님이 보시면 세상 참 좋아졌다고 하시겠지요. 김 상사님! 정작 놀라실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도착 다음날인 11일 자이툰 부대원들의 민사심리작전에 동행해 아르빌 외곽의 작은 마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잔뜩 긴장해 있는 제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흉악한 테러가 아니라 주민들의 따뜻한 미소였습니다. 자이툰 부대원의 차량을 발견한 어린이들은 하던 놀이를 제쳐놓고 손을 흔들며 수도없이 차량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느라 팔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피르라시’라는 마을에 다다르자 귀에 익은 우리 동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라크 어린이들이 용맹하기로 이름난 우리 특전사 요원들을 따라 율동에 맞춰 우리 말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서울에서 8400여㎞나 떨어진 이국의 하늘 아래서 우리 동요를 부르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울컥 눈시울이 불거졌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라크 청년들과 우리 병사들 사이에 씨름대회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호떡, 솜사탕 같은 우리 먹을거리도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 성대한 마을잔치는 오롯이 우리 군인들의 손으로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살벌한 전장을 상상하고 온 기자에게 이런 장면은 한바탕 충격이었습니다. 자이툰은 전투가 아닌 사랑을, 파괴가 아닌 재건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거대한 한류(韓流)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이 어쩌고저쩌고하는 온갖 탁상공론을 자이툰은 총이 펜보다 강하다는 역설의 웅변으로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아르빌에서 단 한 건의 테러도 일어나지 않은 기적은 이런 한류식 사랑의 결실입니다. 불퇴전의 특전사 요원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어린이들과 껑충껑충 율동을 하는 것, 이것은 유난히 다정(多情)한 우리 민족이 아니고선 다른 어떤 나라 군인들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발상의 전환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한국군의 성과에 자극을 받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최근 “한국군의 민사심리전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전쟁터에서 민심부터 챙기는 것은 우리 군의 오랜 전통인 것 같습니다. 월남전 당시 채명신 주월 한국군 사령관이 “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을 김 상사님도 기억하시지요. 현지에서 자이툰은 치안유지에서부터 도로포장, 기술교육, 의료봉사 등등 수십가지의 민사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부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 주민들은 한국군 철군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이날 오후 만난 쿠르드 자치정부 관계자는 한국군이 얼마동안 주둔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영원히(forever)”라고 하더군요. 12일 아침 저는 올 때와는 반대로 밝은 마음으로 아르빌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6개월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귀환하는 300여명의 교체 병력과 말입니다.14일 아침 드디어 서울공항에 비행기가 안착했을 때 한 병사(김금휘 병장)에게 제일 보고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라고 답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고작 6일간 이라크 출장을 가는 아들 걱정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니 이라크에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담보잡힌 3000여 장병의 어머니들의 심정은 또 어떻겠습니까. 물론 41년 전 사지에 아들을 보내놓은 김 상사님의 어머니도 밤잠을 못 이루셨겠지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제플러스] 대한항공 기내 비빔국수 금상 수상

    대한항공은 자사가 개발해 서비스중인 비빔국수가 최근 국제기내식협회가 수여하는 ‘머큐리상’ 기내식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12일 밝혔다. 머큐리상은 ▲기내식 ▲기내 서비스 ▲설비 ▲기술개발 ▲시스템 및 프로세스 개발 등 5개 부문으로 나뉜다. 대한항공은 1998년에도 기내식 부문에 비빔밥을 출품해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 “공격이 최선의 방어” 여야, 서로 때리기

    與 ‘골프파문 벗어나기’ 박대표 訪日행보 맹공 정동영 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수뇌부가 10일 작심한 듯 방일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강행 때문에 한·일 정상회담이 중단된 상황에서 박 대표가 ‘신사 참배’의 부당성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점에 우선 공세의 초점이 맞춰졌다. 한국민들의 반일 감정을 무시하고 방일 시점을 ‘3·1절’ 직후에 택한 것도 도마위에 올랐다. 하지만 내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전략과 박 대표의 대일 외교 행보를 ‘오버랩’시키면서 시시각각 좁혀오는 이해찬 총리의 사퇴 압력을 돌파하겠다는 정치 공세적 성격도 강하다. 정 의장은 “국민 감정을 무시한 채 3·1절 직후 방일해 정부 외교정책과 엇박자를 낸 것이 국익외교·초당외교에 합당한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격했다. 김근태 최고의원도 “제1야당 대표가 일본 총리를 만나 야스쿠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 국민이 동의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특히 ‘한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나오는 것이 일본에서 여성 총리 탄생보다 빠를 것 같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에 여당 수뇌부가 발끈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는 한국민을 깔보는 태도이며 여성 대통령이든 뭐든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결정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한나라 ‘性수렁 탈출용’ 총리골프 4단계 압박 한나라당은 10일 이해찬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제 도입 등 ‘4단계 압박카드’를 순차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청와대와 여권의 ‘이 총리 구하기’ 움직임을 정면 돌파함으로써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을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여론의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해외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귀국하는 기내에서 이 총리 해임을 단행하고, 국민의 신망을 받는 사람으로 후임 총리를 임명해야 한다.”며 이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이 총리의 골프로비사건을 규명하기 위해 3·1절 골프 당사자들의 전화통화 내역 제출 요구, 야4당 합의로 국정조사 요구, 해임건의안 제출, 특검법 제출 등 4단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리의 ‘100만원 내기골프’ 의혹과 관련해선 “총리와 골프를 치는데 어느 기업인이 돈을 따먹으려고 하겠느냐.”며 “이는 사실상 뇌물공여”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국회 정무위·교육위·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골프로비조사단’(단장 권영세)을 구성, 영남제분 주가조작 개입 의혹을 받는 교직원공제회를 방문해 현장조사했다. 또 ‘100만원 내기골프’ 의혹과 관련, 이 총리와 이기우 교육차관을 수뢰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주말탐구-폭탄주] 폭탄주 얼마나 해롭나

    폭탄주는 우리 몸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전문가들은 폭탄주가 우리 몸에 알코올을 가장 빠르게 흡수시키는 농도를 가지고 있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입을 모은다. 주로 알코올 농도 40도 정도의 양주와 4∼5도 정도의 맥주가 섞이는 폭탄주의 13∼17도 전후 농도가 위장과 소장에서 알코올을 가장 빠르게 흡수하게 만드는 상태라는 것. 게다가 맥주에 포함된 탄산 역시 알코올 흡수력을 높이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위장 장애나 급성위염, 간 장애뿐만 아니라 식도를 자극해 식도염증을 일으킬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서울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혁 교수는 “오히려 40도 전후의 독한 술을 마시면 우리 몸의 자정작용으로 인해 위점막이 수축하면서 알코올 흡수가 줄어들게 된다.”면서 “빨리 취하는 폭탄주는 결국 뇌작용을 둔화시켜 판단력과 자제력, 기억력과 수리력 등을 잃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술을 마신 다음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픈 숙취 현상은 섞어 마신 폭탄주와는 별 상관이 없다. 숙취현상은 술안에 포함된 고형성분, 즉 술 찌꺼기가 일으키는 증세로 양주와 맥주는 막걸리 등 걸쭉한 술보다 상대적으로 고형 성분이 적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만약 양주 폭탄주를 먹고 머리가 아프다면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가짜 양주인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 교수는 “어쨌든 폭탄주는 빠른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알코올을 섭취시키기 때문에 같은 시간 동안 술을 마셔도 깨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폭탄주 문화의 폭력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일률적으로 빨리 술에 취하게 만들어 단합과 통제를 쉽게 하려는 폭력적인 문화에서 인간관계의 경직성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것.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조성기 박사는 “효율적인 통제로 인한 빠른 업무진행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문화에서 폭탄주는 지금과 어울리지 않는 구시대적 산물”이라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일러스트 길종만기자 kjman@seoul.co.kr
  • 수행원들에 ‘서바이벌 킷’ 제공

    |아부자 박홍기특파원|나이지리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의 수행원인 정부 관계자들과 취재 기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이색체험’을 했다.9일 (한국시간 10일) 나이지리아에 도착한 뒤 일명 ‘서바이벌 킷’(survival kit)이 제공됐다. 서바이벌 킷은 말라리아나 황열병 등 풍토병을 막기 위해 마련된 비상용품 세트다. 컵 라면 4개, 즉석 햇반 4개, 생수, 통조림 반찬, 모기 퇴치 스프레이, 살충 모기향, 살균형 반창고, 해열 진통제 등이 들어 있다. 전세기 운항사인 대한항공이 청와대와 협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다. 순방단이 머무는 행정수도 아부자는 외국인이 안심하고 먹고 마실 수 있는 식당이 별로 없다. 말라리아 모기에 물릴 우려도 있어 체류 기간인 2박3일 동안 호텔에서 먹고 마실 ‘비상식량’이 배분된 셈이다. 앞서 이집트 카이로를 출발한 직후 기내에서는 외교통상부 의전실이 작성한 유인물이 배포됐다.“나이지리아는 기후가 열악하고 말라리아 등 악성 풍토병과 치안이 불안한 특수위험지역이기 때문에 숙소 이외 지역으로의 개별행동 또는 외출을 삼가줄 것으로 당부한다.”는 경고문구가 씌어 있었다.노 대통령은 한국 국가원수로서는 24년 만이자 취임 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방문했지만 정상회담 일정이 갑자기 바뀌는 등 외교관례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을 경험하고 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이던 지난 7일 나이지리아측이 당초 10일(현지 시간)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을 하루 앞당기자고 갑작스럽게 요청해 왔다. 나이지리아측은 ‘국내 사정에 따른 대통령의 일정 변경’을 정상회담 일정 조정의 이유로 들었지만 상세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나이지리아 도착 후 바로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데 이어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고, 저녁엔 오바산조 대통령이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첫 순방국인 이집트 카이로에서 5시간을 비행한 후 휴식없이 나이지리아 국빈 방문의 주요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밤 아부자에 도착, 이튿날 국빈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던 일부 경제인들은 불참했다.hkpark@seoul.co.kr
  • [경제플러스] KT, 와이브로 체험단 모집

    KT가 세계 최초의 무선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를 체험할 ‘고객 체험단’을 6일부터 25일까지 인터넷에서 모집한다.KT는 지난 2일부터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와이브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으나 무선망과의 연동과정 및 단말기내 소프트웨어 등 전반적으로 개선사항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체험단은 4월부터 5월까지 2달 동안 PDA 등 단말기를 무료로 임대받아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 비정규직법안 처리 무산

    노동계와 재계의 반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2일 야 4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비정규직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점거 농성으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 등 30여건의 법안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처리가 미뤄졌다. 국회는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 59건과 특별위원회 활동 보고 1건을 이날 오후 늦게 처리한 뒤 제258회 임시국회를 폐회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원기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관련 3개 법안과 금산법 등을 다음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들 법안의 처리는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이 가운데는 영세상점가의 지원과 재래시장 재개발의 규제 철폐를 담은 재래시장 특별법 개정안,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의료기관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선택진료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한 의료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도 상당수 포함됐다. 때문에 일부 쟁점 법안과 5·31 지방선거를 둘러싼 각당의 이해관계와 힘겨루기가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나라당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 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 등 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법안의 회기내 처리와 본회의 직권상정에 반대키로 합의했다.안 부대표는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여당이 직권상정 처리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야 4당은 당초 합의대로 4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1년6개월 이상 이동전화 단말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2년에 한차례 보조금을 지급토록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파산·개인회생 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취업 제한과 해고 등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채무자 회생과 파산법 개정안, 파산 선고를 사법시험 응시기회 박탈 사유에서 제외한 사법시험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전광삼 황장석기자surono@seoul.co.kr
  • 野4당 반대로 비정규직법안 처리 무산

    노동계와 재계의 반발로 논란을 빚고 있는 비정규직 관련법의 2월 임시국회 처리가 2일 야 4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비정규직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의 법사위 점거 농성으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 등 30여건의 법안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한 채 처리가 미뤄졌다. 국회는 앞서 본회의에 상정된 60건의 법안을 이날 오후 늦게 처리한 뒤 제258회 임시국회를 폐회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김원기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관련 3개 법안과 금산법 등을 다음 임시국회에서 우선 처리키로 합의했다.이에 따라 이들 법안의 처리는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다.이 가운데는 영세상점가의 지원과 재래시장 재개발의 규제 철폐를 담은 재래시장 특별법 개정안,살인죄의 공소시효를 15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의료기관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선택진료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한 의료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도 상당수 포함됐다.때문에 일부 쟁점 법안과 5·31 지방선거를 둘러싼 각당의 이해관계와 힘겨루기가 민생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나라당 안경률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민노당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 등 야 4당 원내대표는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갖고 비정규직 법안의 회기내 처리와 본회의 직권상정에 반대키로 합의했다.안 부대표는 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여당이 직권상정 처리에 협조를 요청했으나,야 4당은 당초 합의대로 4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1년6개월 이상 이동전화 단말기 가입자를 대상으로 2년에 한차례 보조금을 지급토록 허용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파산·개인회생 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취업 제한과 해고 등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채무자 회생과 파산법 개정안,파산 선고를 사법시험 응시기회 박탈 사유에서 제외한 사법시험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전광삼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데스크시각] 임기말 시책 쏟아낸 자치長/김성곤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정부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은평뉴타운 대책 수립’ ‘정릉 아파트 분양에 강남 수요자 몰려 대혼잡(이상 2012년)’ ‘서울 대형공연장 200개 시대 도래(2015년)’ ‘서초 지하도시 준공(2012년)’ ‘강남 모노레일 시대 도래(2008년)’ ‘잠실에 112층 랜드마크빌딩 완공(2012년)’….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쯤 먼저 가본 서울의 모습이다. 그때 서울은 문화 선진도시가 돼있고, 강남·북간 불균형은 사라져 당국은 오히려 강북 집값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이 미래상은 최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서 내놓은 시책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물론 이것이 모두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다. 실현 가능한 것도 있고, 간절히 소망하는 것도 있다. 강남과 강북간 불균형의 해소나 문화수요의 충족 같은 정책은 얼마나 바람직한 것인가. 이를 해결하는 행정가가 있다면 두고두고 이름이 남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상당수가 너무 서둘렀거나 구체적인 실현방안 등을 갖추지 못한 장밋빛 일색이라는 점이다. 여기에다 시기 또한 묘한 느낌이다. 오는 5월31일이면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차기 단체장들은 7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현직 단체장의 임기가 불과 4개월가량 남은 것이다. 그런데도 연일 굵굵직한 시책이 쏟아지고, 갑작스러운 정책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단체장의 임기초로 착각할 정도다. 서울시만 해도 열흘새 ‘U턴 프로젝트’ ‘서울 비전2015, 문화도시 서울’ 등의 초대형 정책이 발표됐다. 조만간 구로·금천·영등포·강서구 등 서남권지역 업그레이드 전략도 발표된다. 오비이락 격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이 임기내 착수하겠다고 누누이 언급한 랜드마크빌딩, 잠실 제2롯데월드도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자치구도 마찬가지다.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구청장 사퇴를 불과 며칠 앞두고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은 모노레일 건설 방안을 밝혔다. 사업타당성 여부를 떠나 너무 서둘렀다는 평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산하 공공투자지원센터인 피맥(PiMac)의 타당성 검토가 발표되기도 전에 자료를 냈기 때문이다. 서초구가 뱅뱅사거리 지하에 연건평 20만평 규모의 지하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시기가 적절치 못했다. 이들 시책의 경우 시기뿐 아니라 내용에도 문제가 적잖다는 지적이다. ‘U턴 프로젝트’의 경우 뚝섬과 용산을 발전시켜 이를 은평뉴타운과 미아·정릉지구까지 연결시켜 발전시키고, 나아가 강남으로 몰렸던 주택수요를 강북지역으로 돌린다는 게 요체다. 하지만 대부분 이미 발표한 내용을 종합한 것이었다. 브리핑 내용에 귀가 쫑긋할 새로운 것이 없다는 평가다. 단 구릉지와 역세권을 연계해 구릉지의 용적률을 역세권으로 이전하고, 여기서 얻어지는 이득을 균분한다는 ‘구릉지+역세권 연계개발’ 방안은 훌륭한 아이디어였지만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역시 너무 서둘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뚝섬과 용산을 축으로 한 강북발전 프로젝트는 내놨지만 투기대책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좀 늦춰서 제대로 된 안을 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었다. 이같은 정책발표는 비단 서울시나 자치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목하 중앙정부 역시 선거를 앞두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시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방에서는 이보다 더 심한 경우도 없지 않다. 새만금과 중국 칭다오를 해저로 연결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이런 섣부른 시책은 지금은 솔깃할지 모르지만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독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선거를 앞두고 지금 펼쳐 놓은 정책들이 후임 단체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한다. 자치단체장의 임기말에 다다른 지금, 마무리를 잘할 때이지 새로운 정책을 펼칠 때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후임에게도 일을 좀 남겨 주시면 어떨지….” 김성곤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간염 재발 막는 간암치료법 개발

    간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을 때 자주 발생하는 간염의 재발을 크게 낮추는 치료법이 개발됐다.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종영 교수팀과 성모자애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팀은 B형 간염에 의한 간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항바이러스제인 ‘라미부딘’을 우선 투약한 결과, 간염 재발률이 크게 낮아지는 임상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고용량의 항암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혈액종양 환자의 경우 항암치료 전에 라미부딘을 투약함으로써 간염의 재발을 억제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간암 환자를 통해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결과는 간질환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간장학(Hepatology)’ 2월호에 게재됐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삼성생명 ‘5% 초과지분’ 처분 2년 유예

    삼성그룹 소유·지배구조와 관련해 논란을 빚어온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 국회 재경위는 23일 금융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금산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의원 7명 중 우리당 의원 4명 찬성, 한나라당 의원 2명 반대, 위원장 기권으로 통과시켰다. 우리당이 금산법 처리를 강행한 것은 2월 임시국회 회기내에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당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지만 삼성생명의 5%룰 초과지분에 대해서는 2년 동안 유예기간을 줘 기존 당론에서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개정안은 삼성카드가 보유중인 에버랜드 지분 25.64% 중 5% 초과분에 대해 즉시 의결권을 제한하고 20.64%를 5년 내에 자발적으로 해소토록 하되,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금감위원장이 처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개정안은 또 금산법 제정 이후 취득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8.48%중 5% 초과분인 3.48%는 2년 유예 후 공정거래법 11조에 따라 의결권을 제한토록 했다. 그러나 임원의 선임 또는 해임, 합병, 영업양도 등의 경우 의결권은 허용된다. 재경위는 오는 27일 전체회의에 개정안을 상정, 심의할 예정이지만 입장차가 커 또다시 여당 주도로 표결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번 타협안은 당초 정부안과 달라졌지만 여야간 상충되는 의견을 절충한 것인 만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측은 “국회가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따르겠다.”면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초과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2년 유예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기내난동 부리면 비행기 영영 못탄다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면 영원히 비행기를 못 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한항공이 기내에서 승무원을 폭행하거나 기물을 파손한 승객에 대해 형사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블랙리스트’에 올려 탑승과 예약 등을 거부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20일 대한항공 부산여객서비스지점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40분 김해에서 제주로 떠날 예정이던 대한항공 KE 1025편에 타 출발 전 자해소동과 함께 승무원 2명과 지상근무직원 2명을 폭행하고 기내음료서비스용 테이블을 파손한 A(40)씨에 대해 관할 부산 강서경찰서에 폭력과 기물파손 혐의로 고소장을 냈다. 항공사측은 또 A씨의 난동으로 파손된 기내음료서비스용 테이블과 50분간 운항이 지연돼 발생한 여객운송업무방해 피해에 대해서도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따로 낼 방침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A씨를 감시승객으로 분류, 블랙리스트에 올려 내부 논의를 거쳐 항공기 탑승은 물론 예약까지 모두 거절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한편 부산 강서경찰서는 이날 A씨에 대해 폭행과 재물손괴죄를 적용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한길 與원내대표 “양극화재원 증세아닌 공평과세”

    김한길 與원내대표 “양극화재원 증세아닌 공평과세”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양극화 문제를 최대 화두로 삼았다. 원내대표로서, 새 지도부의 ‘5·31 필승’을 겨냥한 행보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연설의 80% 이상을 양극화 해소에 할애한 김 원내대표는 정치권의 양극화 재원 확충 논란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당이 추구하는 1차 원칙은 증세가 아닌 공평과세”라면서 “공평과세를 통해 재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급생활자의 유리 지갑에서 세금을 더 거둬갈 생각을 버려야 한다.”면서 “고소득자 탈루소득의 과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국세청은 사회보험기관과의 정보공유 등을 통해 고소득자의 과세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양극화 해소의 지름길로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또 국회에 계류중인 비정규직 보호 3법을 이번 2월 임시국회 회기내에 처리할 것을 야당쪽에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5월 지방선거를 더욱 완전한 선거공영제로 치를 것을 제안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안에 여야 협의가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결과에 따라 국정조사를 실시한 뒤 지방자치 개혁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야4당은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성을 뒷받침하지 않아 유감”이라며 실망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문학도 출신답게 표현은 좋았지만, 현 정부 3년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 대해 대국민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전반적으로 좋은 제안이긴 했지만, 당장 필요한 실천을 하지 않아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사회 양극화 재원 마련도 지방선거를 의식해 논쟁은 피하고 장밋빛 계획만 남발했다.”고 주장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유럽 최대기업 부상 이지그룹 성공 노하우

    |글 사진 런던 함혜리특파원|런던 북부에 있는 캠던타운 지역의 글루체스터 크레센트 42번지. 길모퉁이에 원형으로 지어진 건물 1층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강렬한 오렌지색이다. 그 다음으로 즉각 피부에 와 닿는 것은 오렌지색의 물결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였다. 칸막이도 없이 트인 공간에서 방향도 제각각으로 앉은 20여명의 직원들이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인 이지제트(easyJet)를 비롯해 여행, 렌터카, 호텔, 인터넷 카페 등 15개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이지그룹(easyGroup) 본사는 그룹의 전략을 보여주듯 군살 하나 없이, 그러나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유럽의 불경기가 지속되는데 10년 만에 고객 인지도 최고의 그룹으로 다가선 이지그룹의 성공비결은 뭘까. ●군더더기를 과감히 제거한다 지난 1995년 11월10일 오전 7시 런던 북부의 루턴공항에서 비행기 한 대가 이륙했다. 동체에는 커다랗게 오렌지색으로 예약 전화번호를, 오렌지색의 꼬리에는 이지제트라고 적은 비행기였다.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 이지제트의 역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런던과 스코틀랜드를 잇는 노선운항을 시작한 이지제트는 이듬해 암스테르담 노선으로 국제선 운항에 들어갔다. 싼 항공요금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지제트는 출발 10년이 지난 현재 109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럽내 23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수개월 전 예약을 할 경우에는 대형 항공사의 10분의1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지제트가 평균 3분의1 정도 싼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이지그룹의 대외관계 담당 제임스 로스니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모두 없앤다.”는 그룹의 가치를 꼽았다.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전자 예약 시스템을 이용하고 신용카드로 지불방식을 통일해 여행사의 커미션, 민간항공기구(IATA)에 내는 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기존 항공료의 15%를 줄인다. 기내식을 없앤 것은 물론이며 커피 등 음료수를 기내에서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이지제트는 어디에서든 제2의 공항을 이용한다. 공항이용료가 싼 데다 붐비지 않아 공항 체류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줄고 그만큼 자주 운행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항공기당 하루 평균 운항시간은 11시간으로 브리티시에어라인의 7시간보다 4시간이나 많다. 항공기 2대로 3대의 운항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비행기내에 있는 좌석은 모두 이코노미석이다. 같은 종류의 항공기로 다른 항공사보다 더 많은 좌석을 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보잉 737기의 경우 비즈니스석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109석이지만 이지제트는 이보다 44%가 많은 149석이다. 기내 승무원은 3명으로 한정해 인건비를 줄였다. 기종을 통일해 유지 및 보수비용, 정비기술자와 조종사 훈련 비용을 줄였다. 로스니는 “이같은 가격절감의 노하우는 다른 이지그룹의 사업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최소의 가격으로 최대의 가치를 창조한다 싸다고 해서 지저분하고,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지그룹이 ‘낮은 가격’ 다음으로 중시하는 것은 가격대비 최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지제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고급 샴페인과 기내식이 제공되는 안락한 비행을 기대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싼 비용, 깨끗한 환경, 안전한 비행을 원한다.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가격대비 상품의 질은 고객들이 평가한다. 이지제트는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2960만명의 승객을 수송했다. 전년보다 21.4% 늘어났다. 이지제트의 총매출은 13억 4140만파운드(약 2조 2800억원)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유럽 8개국과 미국 타임스 스퀘어 등에 74개 프랜차이즈점을 둔 인터넷카페의 경우 이용료 2유로(약 2300원)면 하루 종일 안정된 고속인터넷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 올 여름에는 무선접속, 게임, 프린트,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다운로드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4세대 인터넷 카페도 나온다. 인터넷 카페 이용객은 하루 1200만명이나 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깬다 이지그룹이 관리하는 사업분야는 모두 15개. 대부분 기존에 대기업들이 사업을 장악한 분야로 가격대가 국제적으로 통일된 것이 일반적이다. 이지그룹의 창업자 스텔리오스는 매번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뉴스를 만들었다. 이지제트가 출범할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렌터카, 영화티켓 판매, 온라인 주문피자 등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매번 선점 대기업들의 거센 시장진입 저지압력을 받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싸움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한 가격을 제공하는 이지그룹의 브랜드가 항상 승리했다. 고정관념의 파괴는 호화로움의 상징인 크루즈 여행에서도 입증됐다. 돈 많고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을 여유 있게 보내려고 떠나는 크루즈 여행이라는 관념의 틀을 깨고 이지크루즈는 지난여름부터 20∼40대의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지그룹의 설립자이자 회장인 스텔리오스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것은 바겐세일과 다르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지불하는 금액에 적절한 서비스와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돈을 적게 들이고 좋은 물건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을 다르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lotus@seoul.co.kr ■ 유럽 최저가 ‘이지호텔’ 투숙해 보니 이지호텔(easyHotel)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쯤이었다. 런던 시내 한복판이지만 이지호텔이 위치한 렉스함가든 지역은 적막감이 돌 정도로 한산했다.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올라 벨을 누르니 이지호텔 마크가 새겨진 회색 점퍼를 입은 젊은 여성이 문을 열어준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예약서류를 내 보이고 간단한 입실수속을 마쳤다. 이지호텔은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고 예약때 요금을 내야 숙박이 가능하다. 신용카드로 지불한 하룻밤 숙박료는 40파운드(약 6만 8000원). 아침식사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다. 혼자서 객실 34개인 이 호텔을 지키는 자라(23)는 입실수속이 끝나자 카드키와 함께 호텔 투숙객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과 안내문이 담긴 종이 한 장을 내 주었다. 안내문에 따르면 호텔에서 토스터, 미니쿠커를 사용할 수 없다. 모든 구역에서 금연이다. 체크인 시간은 오후 4시, 체크 아웃은 다음날 오전 10시. 체크아웃 이후에 짐을 보관해 주는 서비스도 없다. 하루 이상 머물 경우 청소 및 시트 교체를 원하면 10파운드(약 1만 7000원), 새로 수건을 받으려면 1파운드(약 1700원)를 추가로 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방은 1층 5호. 오렌지색 방문에는 아주 작은 방(very small room)이라고 적혀있다. 이지호텔은 지난해 8월 오픈한 가격파괴 호텔이다. 런던에서 가장 작은 호텔방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얼마나 작을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카드키로 문을 연 순간 ‘앗!’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창문도 없는 방은 표준사이즈의 더블침대(가로 120㎝, 세로 180㎝) 하나가 거의 다 차지했다. 발을 디딜 틈도 없고 마땅히 짐을 놓을 공간도 없다. 책상이나 의자도 없고 옷장도 없다. 가방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코트를 어디에 걸어야할지 난감했다. 옷걸이가 벽에 2개 있었지만 너무 높이 달려 있어 사용할 수도 없었다. 객실에는 전화도 없고 인터넷도 안된다. 천장 가까이에 평면 텔레비전이 걸려 있지만 리모컨(빌리는데 5파운드)이 없으니 무용지물이다. 비행기 화장실 크기의 욕실에는 변기, 세면대, 샤워 부스가 오밀조밀 들어차 있다. 수건 한장, 휴지, 벽에 부착된 물비누, 플라스틱으로 된 휴지통이 비품의 전부다. 호텔 종업원 자라는 ‘방이 너무 작고 서비스가 많지 않아 불평하는 손님들이 없느냐.’는 질문에 “모두 사전 정보를 갖고 오기 때문에 큰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방으로 돌아와 문 뒤편 바닥에 가방을 놓고 짐을 푼 뒤 잠자리에 들었다. 밀폐된 작은 공간이 오히려 숙면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었을까. 이튿날 아침의 기분은 신기하리만치 상쾌했다. lotus@seoul.co.kr ■ 스텔리오스는 이지그룹의 최대주주(41%)이자 창업자인 스텔리오스(39)는 그리스 사이프러스 출신으로 해운업을 하는 백만장자 루카스 하지 이아누의 아들이다. 고등학교까지 그리스에서 나온 그는 명문 런던경제대학과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공부했다.21세 때 유조선 선박회사 스텔마 슈핑을 창업했던 그는 28세에 집안의 사업과 다른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항공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자신을 ‘연쇄 창업가’라 부른다.“리스크(위험)는 커다란 자극제가 된다.”는 그의 꿈은 세상을 이지그룹의 상징인 오렌지색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 [클릭 이슈] ‘서울시 감사’ 지자체들 반발

    [클릭 이슈] ‘서울시 감사’ 지자체들 반발

    ‘정치 공작’ vs ‘정당한 감사’. 최근 감사원의 지방자치단체 감사결과 공개에 이어 행정자치부가 오는 9월에 실시할 서울시 감사를 둘러싼 공방이 정치권은 물론이고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등으로까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 한나라당 지도부는 13일 서울시 감사가 5·31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 공작’이라며 이틀째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정기감사의 일환으로 예정된 것인데도 야당측이 정치적 해석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중복감사로 1년내내 감사만…” 박근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자체 감사는 정한 원칙에 따라 형평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중복으로 감사하거나 누가 봐도 표적 감사로 의심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날 직격탄을 날린 이재오 원내대표도 “서울시는 매년 감사원, 국회, 시의회, 행자부의 감사를 받기 때문에 거의 매일 감사를 받는 형국”이라며 “그런데 느닷없이 이명박 시장이 물러난 9월에 감사한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 특히 이 시장의 대권 행보를 옥죄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고 가세했다. 이 서울시장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행자부 감사는 지방 정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중복 감사이며, 독재시대의 중앙집권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계천 감사 등에 대해 꼭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 책임자인 내 임기내(6월 이전)에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시장은 “행정감사는 체계상 행자부가 감사한 뒤 감사원이 다시 하는 것인데 지난해 감사원의 감사보고서까지 나왔는데 행자부가 다시 감사한다는 것은 업무 체계상 맞지 않는다.”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정치적)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감사원, 행자부, 지방의회, 국회 등 1년내내 감사로 이어지는 중복감사로 지방정부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한번 감사를 받으려면 적어도 직원 200∼300명이 매달리는데 감사만 받는 직원을 따로 둬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감사원은 지방의 현실을 무시한 감사로 지방정부의 정당한 행정 행위를 왜곡·과장해 범죄행위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원 감사가 과잉·정치감사라는 점이 확인되면 재심의를 청구하거나 감사원장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기감사의 일환일뿐” 열린우리당은 서울시 감사를 적극 반기는 분위기다. 나아가 5·31 지자체 선거 이전에 국정조사도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며 공세를 강화했다. 한나라당의 ‘정치공세’ 주장에 대해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이 12일 “서울시만 치외법권 성역이냐.”고 일축했다. 또 “이번 감사는 16개 정기감사의 일환으로 예정된 것인데 야당이 선거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름다운 행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연한 감사에 야당 중앙당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감사원 감사에 참여한 한 감사원은 ‘썩어도 너무 썩어서 감사하기 싫을 정도’라고 했다.”면서 “잘못된 부분은 분명히 확인하고 정리한 뒤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며 감사원이 지적한 지자체 국정조사도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고 맞받아쳤다. 오영교 행자부장관은 “매년 시도 감사를 하는데 올해 5곳 가운데 서울시가 포함됐을 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오 장관은 “내부부 시절에 서울시가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돼 있는 관행 때문에 그동안 서울시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취임 이후 이에 대해 검토해 새해 업무보고에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종수 박지연 박지윤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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