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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의 기능한국인’ 한상동 대표

    ‘9월의 기능한국인’ 한상동 대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7일 금형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실현한 한상동(53) 태일정밀 대표를 ‘9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선정했다. 학창 시절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가지 못할 정도로 가난했던 한 대표는 고교 졸업 후 최고의 프레스 금형 기술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산업 현장에 뛰어들었다. 1993년 대구 외곽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직원 2명으로 태일정밀을 설립했지만, 품질과 납기 준수를 철칙으로 지키면서 8년 만인 2001년 서대구산업단지에 본사 사옥과 1공장을 건립했다. 2002년에는 법인으로 전환해 자동차 전문 프레스 금형사업을 벌였다. 그는 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우수 전문 기술인력을 확보하며 지속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프레스용 광전자 안전기 고정장치 등 15건의 산업재산권을 획득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업체 기술평가 기준인 ‘SQ인증’에서도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고, 품질보증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기계발비 지원, 10년 장기근속직원 학자금 지원, 장기근속 포상제도, 개선 제안·기술개발 포상제도 등 다양한 사내 복지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WSJ “김정은, 김일성 서민적 이미지 그대로 따라해”

    WSJ “김정은, 김일성 서민적 이미지 그대로 따라해”

     지난 9일 실시된 북한 5차 핵실험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단순히 어리고 미숙한 지도자가 아닌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같은 ‘노련한 독재자’라는 평가가 다시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발 기사에서 김정은이 북한에서 현재까지 숭배받고 있는 김일성의 선전과 경제정책, 심지어 옷과 헤어 스타일까지 따라 하고 있다면서 그가 미숙하다는 전반적 평가와 달리 계획적인 지도자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김정은은 김일성과 마찬가지로 정적을 숙청하면서 굳어진 무자비한 이미지를 불식하려 서민적 스타일이나 실용주의를 활용하는 한편, 경제성장과 핵무기 개발을 동시에 꾀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WSJ가 분석했다.  김일성은 한국전쟁 뒤 중공업과 광물자원 개발에 집중하는 경제정책으로 북한의 번영을 끌어냈지만, 후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990년대 대기근에 직면해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정치와 경제적 내핍정책을 펼쳤다.  그에 반해 김정은은 권력을 공고화하기 위해 아버지 대신 할아버지의 정책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최근 김정은이 경기부양을 목표로 평양에서 대규모 진행하고 있는 주택 및 도시 건설사업과 제한적이나마 시장경제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을 대표적 예로 꼽았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사기업 활동을 금지해왔지만, 김정은은 장마당이나 소규모 자영업을 용인해 최근 북한에서는 그동안 거래가 금지됐던 중국제 스마트폰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데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한 고모부 장성택 등 정적 100여명을 축출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잔인한 이미지를 가리려고 김정은은 잘못된 기상예보를 한 관리를 질책하거나 놀이공원에 쪼그려 앉아 잡초를 뽑는 등 서민적 모습을 의도적으로 노출하기도 했다.  WSJ는 군부 내 정적을 숙청하는 김정은의 행보는 노동당의 권위를 되살려 국민 지배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김일성의 정책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김정은은 줄어든 군대의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 김일성의 꿈이기도 했던 대량파괴무기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성은 구소련의 도움을 받아 핵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북한은 김일성 사후인 1994년 제네바 핵협상을 통해 영변 핵시설 동결 등을 합의한 바 있다.  김정일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원조와 안보 협상 카드로 이용했지만 김정은은 이와 달리 군부 장악력을 강화하고 남한을 위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활용한다는 점은 다르다고 WSJ는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저 멀리 어딘가에서 만나면 지구의 이야기 좀 들어볼래

    저 멀리 어딘가에서 만나면 지구의 이야기 좀 들어볼래

    “메시지가 엉뚱하게 해석될 가능성이야 얼마든지 있지만, 어쨌든 그들(외계 생명)은 분명히 알 것이다. 우리가 희망과 인내를, 최소한 약간의 지성을, 상당한 아량을, 그리고 우주와 접촉하고자 하는 뚜렷한 열의를 지닌 종이었다는 사실을.”(칼 세이건·1934~1996) ●보이저호, 외계 문명에 보내는 메시지 담아 ‘여행자’라는 이름을 가진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는 1977년에 발사됐다. 두 우주선은 영원히 지구로 돌아오지 않는 탐사선으로, 2020년이면 교신마저 끊기는 ‘우주의 고독한 존재’다. 보이저 1호는 2012년 8월 25일 태양계 바깥인 ‘성간 공간’에 진입했다. 현재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지구에서 가장 먼 거리(201억 9000만㎞)에 존재하고 있다. 두 우주 탐사선에는 지름 30㎝의 금박을 씌운 LP레코드, 일명 ‘골든 레코드’가 실려 있다. ●음악 27곡·55개국 인사말 118장 수록 올해 20주기를 맞은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보이저 1·2호에 실린 인류가 우주로 보내는 메시지인 골든 레코드를 기획·제작한 주인공이다. 그 레코드판은 보이저호가 만날지도 모를 미지의 외계 문명에 보내는 메시지로, 그 안에는 지구를 대표하는 음악 27곡,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 지구와 생명의 진화를 표현한 소리 19개와 사진 118장이 수록돼 있다. 이 책 ‘지구의 속삭임’(사이언스북스)은 골든 레코드의 제작과 메시지 선정 과정에 대해 세이건이 기록한 에세이를 바탕으로 한 자료다. 그래서 책은 우주적 낭만과 과학적 상상이 만든 골든 레코드의 탄생 서사를 생생히 그려 내고 있다. 관측 가능한 우주에만 1000억개가 넘는 은하가 존재하는 고독한 공간에서 보이저호의 레코드가 우주의 누군가에게 전해질 가능성은 0%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확률적으로 낮다. 세이건은 이를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의 벽에 풍선 20개를 붙인 뒤 불을 끈 채 다트를 마구 던져 맞히는 확률과 비슷하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세이건은 보이저호에 실린 지구의 메시지가 현생 인류가 사라진 뒤에라도 소통할 수 있는 영생을 얻기를 원했다. 골든 레코드의 수명이 10억년인 이유다. ●기근·전쟁·핵무기 등 부정적 이미지는 제외 당시 성간 메시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인류의 존재와 위치를 은하에 노출하는 건 위험하며 외계의 생명체가 우리를 공격하거나 먹어 치울 수 있다는 걱정도 쏟아졌다. 이를 반영한 듯 골든 레코드는 최대한 우호적인 메시지로, 위협이나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기 위해 기근, 전쟁, 핵무기 폭발 같은 부정적 이미지는 뺐다. 지구를 대표하는 음악 87분 30초 분량의 27곡 중에서 클래식만 7곡이 실렸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2번 1악장을 포함해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3번 중 가보트와 론도,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현악 4중주 13번 작품 130,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 등이다. 세이건에 따르면 바흐와 베토벤의 작품만 여러 곡을 선택한 건 외계 청취자의 ‘해독’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종 선정에서 비틀스는 빠졌다. ●한국인 목소리 “안녕하세요?” 인사말 녹음 지구상 언어 중 55개 인사말 중에는 고대어인 수메르어와 히타이트어뿐 아니라 한국어도 있다. 한국인 대표로 신순희씨가 “안녕하세요?”라고 한 인사말이 담겼다. 신씨의 나이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 책에선 해당 언어에 능숙했기 때문에 선택된 것일 뿐 특별한 과학적 지식을 갖고 있어 선택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어와 구자라트어, 터키어 등에는 “시간 나면 놀러 오세요”, “연락 바랍니다”라는 인류의 적극적 요청도 담겨 있다. 보이저호에 실린 골든 레코드의 음악과 인사말, 지구의 소리들은 웹사이트 (voyager.jpl.nasa.gov/spacecraft/goldenrec.html)에서 들을 수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청춘시대 종영, 박은빈-한예리-류화영-한승연-박혜수 ‘다섯 여배우의 발견’

    청춘시대 종영, 박은빈-한예리-류화영-한승연-박혜수 ‘다섯 여배우의 발견’

    ‘청춘시대’가 종영했다. 지난 27일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 제작 드림 이앤엠, 드라마 하우스)가 12부를 끝으로 종영했다. 동생은 죽고 엄마는 수감된 상황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던 윤진명(한예리)은 전 재산을 털어 난생처음 해외여행을 떠났고,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된 정예은(한승연)은 더 이상 자신의 삶이 평범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귀신을 본다는 거짓말로 하메들의 소통을 이뤄준 송지원(박은빈)은 지독히 현실적이게도 끝까지 모태 솔로였고, 새 삶에 자존감이 떨어진다던 강이나(류화영)는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갔다. 과거 아버지를 죽였다는 생각에 늘 어딘가 음침했던 유은재(박혜수)는 이상 소견이 없다는 부검 결과에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부검으로 안 나오는 독이나 약물은 없다”는 지원의 착한 거짓말에 비로소 활짝 웃게 됐다. 청춘들이 고난과 역경을 모두 극복하게 된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저마다의 고민을 갖고 현재 진행형인 인생을 살아가는 하메들의 이야기는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계속되는 우리의 인생과 똑 닮은 마무리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어느 날, 연남동에 들리면 여전히 제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 것처럼 말이다. 이에 끝까지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선물한 ‘청춘시대’가 남긴 선물 세 가지를 짚어봤다. ◆ 우려를 기대로 바꾼 다섯 여배우 지난 6주간 ‘청춘시대’를 이끌어간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 방송 전 의외의 조합이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첫 방송부터 제 몸에 꼭 맞는 캐릭터를 입고 인상 깊은 연기력을 보여준 이들은 단숨에 20대 여배우는 기근이라는 방송계에 기대주가 되었다. 신선한 매력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제대로 뽐낸 것이다. ◆ “말하지 않으면 몰라” 소통의 중요성 첫 회부터 끊임없이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청춘시대’. “말 안 해도 알 거 같지? 절대 모른다. 너”라는 이나의 말처럼 다섯 하메들은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공감을 통해 서로의 편이 되었다. “말해도 소용없을 거라는 생각”이 있던 은재가 “나 사실 아빠를 죽였어요”라고 고백, 마음의 무게를 하메들과 나눠 가진 것처럼 말이다. ◆ 지독한 현실이 주는 위로 끊임없는 알바에도 카드 출금 금액은 부족하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면접에서 탈락하는 진명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데이트 폭력을 당한 예은. 무난해도 너무 무난한 삶이 고민인 지원,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후, 사는 것이 두려웠던 이나, 아버지를 죽였다는 생각에 행복한 순간마다 죄책감을 느꼈던 은재.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비극’이라던 말처럼, 겉보기엔 평범한 여대생 같았던 다섯 하메의 지독한 현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공감을 자아냈고,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힘내”라는 말없이도 먹먹한 위로를 선사했다. 사진제공= ‘청춘시대’ 방송 화면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나영돈 고용부 정책관에게 들어본 ‘일·가정 양립 대책’

    [공무원이 말하는 정책이야기] 나영돈 고용부 정책관에게 들어본 ‘일·가정 양립 대책’

    지난해 국내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평균보다 347시간이나 많았다. 멕시코(2246시간) 다음으로 두 번째로 길다. 장시간 근로는 노동생산성을 약화시키고 근로자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연근무제와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나영돈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을 만나 정부의 일·가정 양립 대책에 대해 들었다. 유연근로를 확산시켜 장시간 근로를 줄이면 일·가정 양립을 이끌고 장시간 근로로 인한 여성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고용률을 높이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사내 눈치법’ 때문에 국내 유연근무제 도입률은 22.0%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근로자가 자유로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만 하더라도 도입률이 유럽은 66.0%, 미국은 81.0%에 이르지만 우리는 12.7%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는 이달부터 일주일에 2시간만 회사에서 근무하고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파격적인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은 점차 확산되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남성 육아휴직자는 3353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62.5% 증가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4만 5217명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입니다. 유연근무제의 경우 신청 승인기업에 한해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30만원을 지원하고, 남성 육아휴직은 ‘아빠의 달’ 제도를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달은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할 때 두 번째 사용자에게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올해는 지원 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렸습니다. 일반적인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40%(최대 100만원)입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일·가정 양립과 모성보호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달 중으로 범부처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현재 고용부는 유연근무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한 지원금을 현재보다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 건수가 ‘0’인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은 사유와 개선계획을 제출하도록 하고 미흡하면 정기근로감독 사업장으로 우선 선정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모성보호 대책은 특히 ‘임신 순번제’ 같은 악습이 남아 있는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모성보호 우수의료기관 33곳은 육아휴직 후 업무 복귀율이 80.6%였지만 부진기관 21곳은 39.5%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6월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임신·출산 정보를 활용해 모성보호와 관련된 법 위반 의심 사업장 500곳을 선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법 위반 정도가 심각하거나 사회적 계도가 필요한 30곳은 기획감독해 결과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또 전국 47개 지방고용노동청에 꾸려진 ‘일·가정 양립 민간협의체’를 통해 모성보호 제도 홍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업과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으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정부는 연가 사유 묻지 않기, 근무시간 외 업무 연락 자제 등의 내용을 담은 민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근로문화를 뜯어고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기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제 그만둔 버스기사 왜 오늘 재입사했을까

    어제 그만둔 버스기사 왜 오늘 재입사했을까

    재입사하면 1호봉 월급 지급 “인건비 줄여 市인센티브 챙겨” 10여곳 운전기사들 소송 준비 서울의 시내버스업체 B사에 2003년 11월 입사해 운전기사로 일하던 김모(48)씨는 2008년 5월 31일자로 돌연 ‘퇴사자’ 신분이 됐다. 회사 측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며 사직서 작성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기사들을 전부 불러 놓고 장기근속자가 많아 회사 재정이 어렵다고 말하더라고요.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개별 면담을 한다는데 압박을 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회사는 일부 기사에게는 정년이 끝나면 1년씩 계약을 갱신하는 촉탁직을 보장해 주겠다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김씨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물론 퇴직금 정산을 위한 형식적인 과정이었다. 퇴사자가 된 지 하루 만에 입사원서가 받아들여지고 똑같은 노선, 하루 전에 몰던 버스로 운행을 재개한 것도 김씨가 사실상 계속 근로를 한 증거였다. 그러나 2008년 6월 월급표를 받아 든 김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가 신규 입사자로 처리돼 1호봉 월급이 찍혀 있었습니다. 연차나 상여금도 모두 삭감이 됐고요.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습니까.” 결국 김씨는 올해 5월 고용노동부에 임금 체불에 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B사 관계자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권유한 것은 맞지만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이뤄졌다”면서 “재입사 후 임금에 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각서도 작성됐다”고 밝혔다. B사는 430여명의 기사를 거느리고 총 13개 노선을 운영 중인 중견업체다. 김씨의 사례처럼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를 악용해 버스기사들의 임금을 축소 지급하는 부당 노동 행위가 버스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이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고를 저지른 기사에게 징계 대신 퇴직 후 재입사를 권하는 경우와 같은 논리”라며 “재입사를 빌미로 호봉을 깎는 것은 버스회사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쓰는 꼼수”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2004년 준공영제를 도입한 뒤로 버스기사의 임금은 서울시에서 지급된다. 그런데도 이러한 ‘퇴직 후 재입사’라는 부당 노동 행위는 끊이질 않고 있다. 회사 측이 부담해야 하는 퇴직 적립금마저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급여와 달리 퇴직금은 회사가 적립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근속 연수를 줄이면 그만큼 회사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금 지급을 줄여 서울시의 ‘시내버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뒤 인센티브를 챙기려는 의도도 숨겨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상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인건비를 줄였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재정 지원 중 인건비가 50~60%를 차지하는 까닭에 인건비 부문을 업체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같은 문제로 소송을 벌인 또 다른 버스업체 ‘한성운수’가 지난 3월 대법원으로부터 “퇴직금 정산자에 대해 계속 근로를 인정하고 호봉의 차액분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을 받으면서 업계의 잘못된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회사 측 상고를 모두 기각한 가운데 1, 2심 재판부는 “비록 사직서가 제출되긴 했으나 그것은 실제 사직 의사가 아니라 중간정산을 받겠다는 의사로 회사 측과 합의된 형식적인 제출에 불과하다”면서 “사직서 제출은 비진의표시로 무효”라고 설명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강호민 변호사는 “회사 쪽 인사 담당자가 서울시 평가를 위해 중간정산 절차를 빌린 퇴직을 실시했다고 실토한 것이 결정적 진술이었다”며 “사직 자체가 무효인 만큼 호봉과 연차를 재조정하라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서울시내 10여개 버스업체 운전기사들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시, 2018년까지 비정규직 3% 이하로

    서울시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최소한 정규직의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또, 본청과 투자출연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을 3% 이하로 감축한다. 서울시는 11일 비정규직 비율을 축소하고 임금과 인사, 복리후생 등에서 차별을 줄이는 내용의 노동혁신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신분은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애초 정규직 임금의 50%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급여를 2018년까지 70% 이상으로 상향한다. 시에 따르면 일부 투자출연기관의 정규직 전환자는 정규직 임금의 40% 정도만 받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반쪽짜리 정규직 전환이 되지 않으려면 임기를 보장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 처우개선이 있어야 해 이런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시와 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800명을 줄여 비정규직 비율을 현재 5%에서 2018년 3% 이하로 낮춘다. 민간 위탁분야는 비정규직 620명을 줄여 비율을 14%에서 10% 이하로 내린다. 서울시는 일단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뒤 이후 심사를 거쳐 정규직 전환해주는 ‘묻지마식 채용’ 관행을 없애고자 ‘비정규직 3대 채용 원칙’을 다음 달 중 수립하기로 했다. 비정규직 채용 때 ▲단기성(계절적 작업 등 짧은 기간만 필요한 업무 여부) ▲예외성(박사학위 소지자 등 기간제법상 정규직 전환 제외 사유 여부) ▲최소성(불가피하게 기간제 근로자 채용 때는 최소한으로 뽑는 원칙) 등을 따져 뽑겠다는 것이다. 또 내년부터 정규직 전환자에게도 장기근속 인센티브와 기술수당을 제공하고 특성에 맞는 직급과 직책을 부여하고 승진 기회를 준다. 능력껏 인정받도록 승진 상한제도 없애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넥슨발 IT 인력 이동 본격화하나

    넥슨발 IT 인력 이동 본격화하나

    국내 게임업계 1위 넥슨이 각종 의혹에 휩싸이자 개발자들의 이탈 현상도 현실화하고 있다. 창업주 김정주 회장에 대한 동경심, 국내 최대 게임회사에 다닌다는 자부심 등이 일거에 무너지면서 사기가 떨어진 직원들이 경쟁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개발자는 최근 경쟁사에 이직 의향을 알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기술(IT) 업계도 “넥슨발(發) 인력 이탈이 본격 시작될 것”이라면서 각종 복지 혜택을 강조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유명 게임업체의 인사팀 관계자는 24일 “최근에도 넥슨 개발자를 영입했다”면서 “게임업체에 소신 있는 개발자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1위 업체에서 근무한 직원이라면 영입 1순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직은 눈에 띌 정도가 아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탈출 행렬이 줄을 이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IT 업계도 넥슨 출신 개발자들에게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개발자 ‘기근’을 겪고 있는 와중에 때아닌 ‘대목’을 맞았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소위 잘나가는 개발자를 데려오려면 연봉을 더 높게 줘야 하는 등 챙겨줄 게 많았는데 이번에는 제 발로 걸어 나오기 때문에 사내 복지 혜택 등을 강조하는 식으로 유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상위 게임업체와 네이버, 카카오 등 IT 업계의 복지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사람이 곧 자산’인 IT 업계 특성상 개발자를 묶어 두려면 연봉뿐 아니라 최고의 복지를 제공해야 된다. 넥슨과 함께 판교에 둥지를 틀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사옥 자체가 복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100평이 넘는 체력단련실에 사우나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사내 병원에는 전문의(신경정신과)와 물리치료사가 상주한다. 네이버는 배우자, 자녀뿐 아니라 양가 부모, 형제자매까지도 상해보험을 들어준다. 직원뿐 아니라 가족 건강까지도 회사에서 챙겨줄 테니 개발에만 전념하라는 취지다. 카카오도 상해보험 대상에 양가 부모를 포함시켰다. 사내에는 국가 공인 안마사 자격을 갖춘 ‘헬스키퍼’ 5명도 상주한다. 미리 예약을 하면 30분 동안 안마, 지압, 수기 치료를 해주는 식이다. 어린이집 경쟁도 치열하다. 개발자 평균 나이가 30대 중반이라 어린이집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서울·경기 지역에 4개의 어린이집을 갖추고 있다. 수용 인원만 580명에 이른다. 카카오도 판교 어린이집(300명) 확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넷마블도 연내 위탁 운영을 한다는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길섶에서] 감자전/이경형 주필

    장맛비가 가늘게 내리는 휴일 낮, 감자전을 부쳐 먹는다. 정원에 흐드러지게 핀 능소화가 간밤의 비바람에 많이 떨어졌다. 베어 낸 부추 밭 위로 떨어진 진홍색 꽃잎들이 빗물에 젖어 더 붉게 빛난다. 내 손으로 거둔 감자를 믹서에 갈지 않고 강판에 대고 밀었다. 왠지 믹서를 사용하면 추억의 맛이 사라질 것 같다. 지난번엔 반죽이 너무 물렀다. 이번엔 물기를 줄여 센 불에 부쳤더니 바싹한 촉감이 감칠맛이 난다. 씨감자 눈을 쪼개 세 고랑에 심은 게 지난 3월 말이었다. 장마가 시작하기 전인 6월 말 감자를 캤다. 불과 3개월 만에 수확한 셈이다. 그래서 예부터 감자를 구황작물이라고 했나 보다. 1845년 아일랜드인들은 주식인 감자의 잎마름병으로 7년 동안 대기근을 겪었다. 인구 700만명 중 100만명은 굶어 죽고, 100만명은 풍랑과 싸우며 북미대륙으로 이주했다. 이때 사랑하는 가족, 친척, 연인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면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대니 보이’였다. 끊임없는 외침에 시달리면서도 저항 정신과 은근과 끈기로 살아온 아일랜드인은 어쩌면 한민족과도 많이 닮았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현대차·현대중공업 23년 만에 동시 파업 나선다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23년 만에 동시 파업에 나선다. 현대차 노조는 19일 1·2조 근무자가 각 2시간 부분파업한다. 20일에는 1조만 4시간, 21일에는 2조만 4시간 파업하고 22일에는 1조는 6시간, 2조는 전면파업을 각각 벌인다. 또 파업을 시작하는 19일부터 특근과 잔업을 하지 않는다. 노조는 앞서 13일 전체 조합원 4만 8806명을 상대로 파업에 들어갈지를 묻는 찬반투표에서 4만 3700명(투표율 89.54%)이 투표하고 3만 7358명(재적 대비 76.54%)이 찬성했다. 현대차 노사는 5월 17일 시작해 13차례 임금협상을 했다. 노조 요구안은 금속노조가 정한 기본급 7.2%인 임금 15만 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복직, 통상임금 확대와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이다. 회사도 노조에 임금피크제(현재 만 59세 동결, 만 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 TF 구성 등을 요구했다. 현대중 노조도 이번 주 19, 20, 22일 3일간 부분파업한다. 지원 사업본부가 19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20일에는 전 조합원이 오후 1시부터 4시간 각각 파업한다. 22일에는 전 조합원이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한다. 현대차와 현대중 노조가 3차례 같은 날 파업하는 것이다. 두 노조는 20일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울산 남구 태화강 둔치 집회에 참여함으로써 23년 만의 연대투쟁을 과시한다. 현대중 노조도 조합원 1만 5326명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59.96%(재적 대비)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조는 5월 10일부터 시작한 임단협에서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 6712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 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현대차와 현대중 모두 노사의 견해차가 커 7월 말부터 시작하는 여름휴가 전에 타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과 경찰은 노조의 불법 집회나 행동에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20일 태화강 둔치에서 열리는 울산노동자대회에서 불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도 이들 기업 노사가 교섭을 통해 절충점을 찾을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상공계는 파업 자제를 촉구하며 대화와 양보를 촉구했다. 김상육 울산시 창업일자리과장은 18일 “현대차와 현대중 노사는 지금 맞서 싸울 상대가 아니다”면서 “힘을 합쳐 외부에 있는 경쟁업체들과 맞서 싸워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절체절명의 어려운 시기”라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현대중공업은 하반기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대상으로 지정돼야 하는데 우려스럽다”면서 “현재의 산업여건과 경영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대화에 나서고, 지역경제 회복을 바라는 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바람을 깊이 생각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대重 노조 파업 가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파업에 나선다. 3년 연속이다. 현대차 노조와 23년 만에 동시 파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 5326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9189명(59.96%)이 찬성했다고 15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사측과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끝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직원 복지 문제와 관련해 노조 측은 조합원 해외연수(매년 100명 이상),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해 왔다. 사측은 채권단과 약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산 매각 및 비용절감 등에 나서는 상황이었다. 이에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과 조합원 해외 연수, 20년 이상 장기근속 특별보상 제도 폐지로 맞받아쳤다. 결국 노조는 지난달 17일 파업을 결의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기해 지난 1일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냈다. 문대성 노조 사무국장은 “20일 4시간 부분 파업과 22일 7시간 부분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와의 연대 투쟁은 오는 20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19일부터 부분파업에 나선다. 이미 양사 노조 위원장이 공동 파업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열린세상] 난민 문제와 국제협력/조환복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초빙교수

    [열린세상] 난민 문제와 국제협력/조환복 영남대 새마을대학원 초빙교수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 민중 시위는 나비효과를 타고 시리아를 거쳐 유럽 정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시리아 내전에서 양산된 난민은 유럽의 반이민 정서에 편승해 급기야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를 촉발하는 초대형 뇌관이 된 것이다. 난민은 이제 인도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각국의 국내 정치·경제 상황 및 국제 관계와 복합적으로 연계되면서 지구촌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국제법상 난민은 박해, 전쟁, 테러, 극도의 빈곤, 기근, 자연재해를 피해 다른 나라로 망명한 사람을 말한다. 유사한 사유로 국내를 떠돌면 실향민으로 규정한다. 유엔에 따르면 난민과 실향민 규모가 전후 최대인 약 6000만명에 이르며 이 중 난민은 2000만명에 달한다. 시리아의 경우 국내 실향민이 700만명, 국외 난민이 6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70%나 된다. 비록 콜롬비아와 같이 내전이 종료돼 수백만의 실향민이 귀향하는 긍정적 사례도 있지만 남수단같이 새로운 분쟁 지역이 생겨나고 소말리아와 같이 분쟁이 수십 년 지속되는 사례도 있다. 전 세계 난민의 45%는 분쟁이 5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분쟁 상황’에 처해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난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발칸반도와 지중해를 경유하는 유럽행 난민에 집중돼 있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난민의 86%는 분쟁 인근 지역 국가에 소재한다. 소말리아 국경에 인접한 케냐 다답 난민수용소 5개 캠프에는 약 35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1991년 난민촌이 세워진 이후 이미 난민 2세대를 거쳐 3세대도 1만명 가까이 된다. 취업과 이동의 자유가 제약된 이들 난민은 귀환이나 정착 희망도 없이 세대를 이어 가며 생활하고 있다. 난민 문제로 전 세계는 홍역을 앓고 있다. 케냐, 레바논, 요르단 등 대규모 난민을 수용한 국가들은 재정 부담은 물론 치안 악화, 노동시장 불안 등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유럽 선진국들은 분쟁국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난민에 대해 취업과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지 않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지리적으로 유럽은 아프리카와 중동이라는 두 개의 난민 송출 지역과 인접해 있다. 2050년이 되면 아프리카 인구는 유럽 인구의 3배가 되고 매년 1100만명의 추가 노동력이 발생한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유럽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크다. 난민 해결 방안으로는 자발적 본국 귀환, 현 체류국 내 정착 및 통합, 제3국으로의 재정착 등 세 가지가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난민 대부분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실제 귀환 난민은 1983년 이래 최소 수준이다. 결국 체류국 내 통합과 제3국 재정착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정작 서방 국가들은 한계에 봉착해 있다. 유럽은 지난해 수용한 100만명의 난민으로 나라마다 혼란에 빠져들면서 추가 난민 수용에 부정적이다. 최강국 미국 역시 멕시코 등으로부터의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와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사태 이후 안보상의 이유로 난민 수용 쿼터를 늘리는 데 소극적이다. 호주는 3년 전 동남아 지역으로부터 난민이 급증한 이후 해상에서 난민을 돌려보내거나 자국이 아닌 남태평양 도서국에 수용하고 있다. 캐나다가 비교적 난민 수용에 개방적인 입장이나 그 규모는 제한적이다. 이웃 일본은 2010년까지 난민을 받지 않는 폐쇄적 이민정책을 유지했다가 지난 5월 시리아 난민 150명을 유학생 형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는 유엔난민기구 집행이사회의 의장을 지냈고 올해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직도 맡고 있어 난민 인권 보호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책임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시리아 난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2001년부터 난민을 인정하기 시작해 2016년 4월 말 현재 592명에게 난민 자격을 부여했는데 이 중 시리아인은 3명뿐이다. 국제사회는 한국, 일본과 같은 아시아 주요 국가와 부유한 중동 국가들이 난민 접수에 소극적인 점에 따가운 눈총을 보낸다.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난민 보호의 당위성, 탈북 난민 문제에 관한 국제협력 필요성 등을 고려해 국제적인 난민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 소송 나서야 인정받는 공무 중 사망·부상

    소송 나서야 인정받는 공무 중 사망·부상

    재난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들이 공무 중 사망·부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무엇보다 ‘소방관들의 공무 중 사망·부상’을 인정하는 기준부터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소방관이 직접 업무와 사망·부상의 연관성을 입증해야 하는 지금의 제도를 바꿔 업무와 사망·부상 간에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정부가 입증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한 소방관은 4일 “구조나 화재 진압을 하다가 병을 얻으면 입증자료를 모아 (공무원연금공단과) 싸워야만 공무상 사망이나 부상을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쉽게 말해 억울하면 소송을 해야 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그는 “이 때문에 동료들은 ‘아파도 현장에서 아파야 한다’는 자조 섞인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전했다. 실제 화재 진압 등 위험한 임무를 반복하다 질병을 앓게 되더라도 공무 중 사망·부상을 인정받기 어려운 게 소방관들의 현실이다.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했는지, 유해물질 노출량은 얼마나 되는지 등 질병과 업무 간의 연관성을 신청 당사자가 모두 입증해야 한다. 공무원연금공단은 부상 및 사망 원인을 조사하지 않고 심사만 한다. 심사위원회는 의료, 법조인 등 전문가로 구성된다. 공단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재심의를 할 수 있다. 이후 재심의도 기각되면 소송을 내야 한다. 하지만 투병 생활을 하면서 변호사 비용까지 부담하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 때문에 소방관들이 실제 소송까지 제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7.1%(1348명)가 ‘부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지만, 이 가운데 83.3%(1123명)는 ‘공무상 요양(부상)을 신청하지 못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소방관들은 화재 현장에서 페인트, 염화비닐 등이 불에 타면서 발생하는 아크롤레인, 벤젠,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 유독물질에 노출된다. 붕괴 위험에 늘 노출돼 있고 무거운 장비로 인해 각종 근골격 질환에 시달린다. 고열이나 소음성 난청을 앓기도 한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소방관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을 확률은 일반인의 10.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암연구소는 소방관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2007년 발표했다. 최근 순직에 대한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먼저 공무 중 사망·부상에 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무상 사망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인정할 경우 유족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순직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유족보상금 외 국가유공자로서 가족이 각종 지원을 받게 된다. 양기근 원광대 소방행정학부 교수는 “미국의 경우 채용 시 건강에 이상이 없었고, 가족·친척 중 비슷한 병에 걸린 경우가 없었으며, 5년 이상 현장 출동 소방관으로 근무했다면 업무 연관성을 인정해 준다”며 “우리나라는 업무 때문에 병에 걸렸다는 연관성을 당사자가 입증하게 돼 있는데 제도 개선을 통해 공무 중 사망 및 부상에 대한 인정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현대車 노조위원장 “7월 총파업하겠다”···노동계 ‘하투’ 본격화

    현대車 노조위원장 “7월 총파업하겠다”···노동계 ‘하투’ 본격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음달 파업을 예고했다.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3년 연속 파업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하는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16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승리를 위한 조합원 출정식에서 “(협상이) 다음달로 넘어가면 우리는 파업으로 간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올해 협상에서 파업을 병행하고, 15만 금속노조 조합원과 함께 현대기아차그룹을 상대로 투쟁할 것”이라면서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정부의 노동 탄압에 맞서는 투쟁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는 지난달 17일 임단협 논의를 위한 상견례 이후 지난 16일까지 8차례에 걸쳐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노조는 기본급 7.2%인 임금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했다. 일반·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해고자 2명 원직 복직 등도 요구했다. 통상임금 확대를 비롯해 조합원 고용안정대책위원회 구성,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따른 임금 보전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회사도 임금피크제(현재 만59세 동결, 만60세 10% 임금 삭감)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보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해왔다. 이날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민주노총 소속의 현대차 노조, 건설노조 등과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달 중순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선언했다. 이에 울산 지역 경제계 인사들과 시민들은 노·사가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eoul.co.kr
  • 현대重 노조 결국 파업하나…17일 쟁의발생 결의

    국내 조선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파업 투쟁을 위한 군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 파업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노조는 회사의 분사와 아웃소싱 등 구조조정에 맞서 “절차를 거쳐 공장을 멈추는 ‘점거·파업’에 나서겠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올해 파업하면 3년 연속이다. 조선업 전체가 존망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회사를 더욱 어렵게 하고,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단협 11차 교섭 경과…요구안 설명 겨우 마쳐 노사는 지난달 10일 울산 본사에서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 등 양측 교섭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상견례를 열었다. 15일 11차 교섭까지 양측 요구안을 서로 설명했다. 이제 본격적인 심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의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또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매년 해외연수, 임금 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요구했다. 사측도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상견례 후 겨우 한 달이 지났고, 10여 차례 협상한 상황에서 노조가 벌써 투쟁을 외치고 있다. ◇협상 쟁점은 구조조정·노조 인사경영권 참여 노조의 임단협 쟁점은 구조조정 저지와 경영·인사권 참여다. 백 위원장은 “무능한 경영진을 끝장내겠다”고 선언하고 인사·경영 참여 권한 쟁취에 나섰다. 이제 임단협을 본격화할 시점에 노조가 파업 카드부터 들고나온 것은 이럭 맥락에서다. “임단협 교섭이 잘 안 된다”는 것이 쟁의발생 결의 이유이지만, 회사의 구조조정 칼바람에 맞서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노조는 17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할 예정이다. 노조가 “다수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선포한 것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 한다. 이 때문에 회사의 구조조정 방안 가운데 최근에 내놓은 ‘설비지원 부문 정규직 임직원 994명 분사’ 방침도 올해 임단협의 난제가 될 전망이다. 노조는 “설비지원 분사 목적이 직영 물량의 외주화이기 때문에 경영진 퇴진과 일자리 지키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조, ‘점거·파업 투쟁’ 예고 노조는 일단 파업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는다. 대의원 쟁의발생 결의에 이어 다음 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한다. 이어 전체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거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하면 본격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분사·아웃소싱 반대와 구조조정 저지를 위해 백 위원장 등 지도부 4명이 15일 삭발식을 갖고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후 간부 철야·천막 농성과 점거투쟁, 파업까지 투쟁 강도를 점차 높일 전망이다. 2014년 강성 노선의 집행부가 들어선 후 3년 연속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나 현대차 노조와 함께 공동 파업 투쟁도 선언, 연대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계·시민 “위기 극복이 우선” 노조의 파업 예고에 지역 경제계와 시민들은 “노사가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최찬호 울산상공회의소 경제총괄본부장은 16일 “조선산업 침체로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하청업체, 상권 등 지역경제 전체가 심각한 타격이다”며 “현대중 노조도 파업보다는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최이현 울산시 창업일자리과 노사협력 담당은 “조선산업의 어려움 등으로 경기가 침체한 시점에 노사가 대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조선 협력업체의 한 대표는 “모기업 노조가 파업하면 협력업체들은 물류 흐름이 막혀 더 큰 피해가 발생한다”며 “노사 모두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시민 신모(47·회사원)씨는 “조선업계가 살아야 울산 경기도 사는 것”이라며 “파업은 노사와 울산시민을 모두 힘들게 하는 만큼 지혜를 모아 위기를 이겨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현대重 올 첫 LNG선 수주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주 기근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SK E&S와 LNG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SK E&S의 LNG선 건조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면서 “이후 SK E&S, 선박 운영사 SK해운 등과 계약 금액 등에 대한 조정을 거쳐 최종 수주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LNG선 2척의 계약 총액은 4억 달러 규모다. 선박 운영사로 건조 계약에 채무보증을 선 SK해운은 보증 금액이 4247억여원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수주한 LNG선은 18만㎥급 멤브레인형 2척이다. 천연가스를 사용해 친환경으로 운영되는 이 LNG선에는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연료공급시스템(Hi-SGAS)도 장착된다. 선박은 2019년 상반기부터 차례로 인도된다. 이 선박은 미국 멕시코만에 있는 프리포트LNG에 투입돼 SK E&S가 확보한 미국산 셰일가스 운송에 쓰일 예정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들어 5개월간 현대중공업 7척, 현대미포조선 3척, 현대삼호중공업 2척 등 총 12척을 수주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현대重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받겠다”

    현대중공업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회사 측이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8일 그룹 조선계열 임원 60여명을 내보낸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회사 측도 “9일 오전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 전사 공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희망퇴직 규모가 당초 알려진 전체 임직원의 10% 이상인 3000명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희망퇴직 대상자도 비노조원인 사무직 과장급 이상 직원에 한정된다. 생산직은 대상이 아니다. 노조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희망퇴직을 하겠다고 통보한 것뿐이지 우리가 합의를 해준 사항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노조원을 제외한 사무직(과장급 이상)과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직원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해 1300여명을 내보냈다. 이날 울산 본사에서 2016년 임·단협 출정식을 연 노조는 임금 9만 6712원 인상을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직무환경수당 상향 조정, 퇴직자 수에 상응한 신규 인력 채용,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함께 요구하면서 사측과의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인간을 세상으로 이끈 건 배고픔이었다

    인간을 세상으로 이끈 건 배고픔이었다

    배고픔에 관하여/샤먼 앱트 러셀 지음/곽명단 옮김/돌베개/340쪽/1만 5000원 인간은 배가 고프도록 만들어졌고, 또 배고픔을 견디도록 진화했다. 배고픔을 느끼지 않고는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배고픔과 더불어 살 수도 없는 역설적인 존재다. 인간으로 하여금 세상과의 교류를 시작하도록 이끄는 것도 배고픔이다. 그러니까 배고픔은 좁게 보면 인간의 삶이자, 넓게 보면 인류 역사 그 자체다. 새 책 ‘배고픔에 관하여’는 이처럼 배고픔을 통해 인류의 삶과 역사를 엿보고 있다. 끼니때마다 찾아오는 개인적인 배고픔부터 세계의 절반을 짓누르는 고질적인 기근까지, ‘배고픔에 관한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다. 배고픔을 느끼는 우리 몸의 기전과 반응 등 과학적 원리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배고픔은 역사 못지않게 거창한 주제다. 이탈리아에선 1347년 전체 인구의 3분의2가 굶어 죽었고, 아일랜드에선 1845년부터 감자역병균이 번져 5년 동안 100만명이 사망했다. 최대 규모 기근은 1958~1962년 중국에서 일어났다. 당시 굶주리다 죽은 인구가 3000만명에 달한다고 역사는 전한다. 지금도 무려 10억명의 인구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굶주림에 직면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인간의 역사가 과연 진보한 것인지 의심이 들 법하다. 배고픔에 처하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자발적인 굶주림을 선택한 사람도 있고,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이도 있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픔을 느끼는 ‘프라더-윌리 증후군’ 환자도 있고, 거식증으로 곡기를 끊은 채 고목처럼 말라 가는 이들도 있다.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보는 배고픔은 단식이다. 사람들은 곧잘 건강과 체중 감량, 정신 수련 등을 목적으로 단식을 감행한다. 그 가운데 전설 같은 이야기도 전해온다. 1965년 27세의 한 남성은 하루에 비타민제 한 알, 물, 칼륨 보조제만 섭취하면서 382일간 단식해 200㎏이 넘는 체중을 125㎏이나 줄였다. 이런 극단적인 사례 외에도 건강과 장수를 위해 단식을 선택하는 사람은 세계 어디에나 넘쳐난다. 종교적인 이유로 단식하는 경우도 흔하다. 테레제 노이만이라는 독일 여성은 하루에 한 번 성찬 빵을 먹는 것 말고는 1962년 사망할 때까지 39년 동안 단식했다. 이처럼 종교는 늘 단식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그 중 인상적인 사례가 한국이다. 책은 “한국은 전체 기독교인 중 30%가 복음주의자로 단식이 다반사고, 한국 교회에서는 40일 단식을 마친 사람이 2만명이 넘는다”며 우리나라를 모범 사례로 꼽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조지 클루니 “아르메니아 비극은 집단학살...아픈 역사”

    조지 클루니 “아르메니아 비극은 집단학살...아픈 역사”

     할리우드 스타 배우 조지 클루니(55· 오른쪽)가 아르메니아인 학살 101주기 기념행사에 참가해 당시 비극을 ‘집단학살’(genocide)이라고 강조하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클루니는 24일(현지시간) 저녁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서 열린 오로라 인권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AFP통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배우 겸 감독으로 활동하며 인권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클루니는 시상식에서 “우리는 101년 전 목숨을 잃은 150만명을 기리며, 이를 위해 그들이 겪은 비극을 진정한 명칭인 집단학살, 아르메니아 집단학살로 부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단학살은 아르메니아 역사의 일부이자 세계사의 일부분으로 단지 한 국가만의 고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르메니아 학살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을 대규모로 살해한 사건이다.  이를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문제와 희생자 수 등을 놓고 오스만제국을 계승한 터키와 아르메니아가 대립해왔으며 100주기인 지난해에는 국제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시상식에 앞서 희생자 추모 예배에도 참석한 클루니는 난민 등 최근의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 선조도 아일랜드 대기근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난민”이라면서 “난민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오늘 밤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은 누군가가 베푼 친절 덕분”이라고 말했다.  오로라상은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추념하고 생존자들과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올해 만들어졌으며 클루니는 공동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초대 수상자로는 브룬디 내전 당시 어린이 3만명 등 수많은 목숨을 구한 어린이쉼터 설립자 마르그리트 바랑키츠가 선정돼 10만달러의 개인 상금과 기부용 별도 상금 100만달러를 받았다.  사르키샨 아르메니아 대통령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우리는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한다”면서 “집단학살을 부정하는 터키의 정책과 아르메니아에 적대적인 터키의 정책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최근 러시아의 중재로 일단락된 아제르바이잔과의 영토분쟁과 관련해서는 무력충돌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안보 문제 해결 없이 협상에 나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도 아르메니아 학살 추념일인 이날 수만명이 터키 영사관 앞에 모여 집단학살 인정 등을 요구하는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채용문화 바꾼다] 기업 4곳 중 1곳 ‘고용세습’ 못박아… ‘현대판 음서제’

    [채용문화 바꾼다] 기업 4곳 중 1곳 ‘고용세습’ 못박아… ‘현대판 음서제’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채용 442곳 위법·불합리 노사 단협 47% 달해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이 한목소리로 능력 중심 채용 확대를 선언한 배경에는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고용세습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는 청년 취업에 악영향을 주고 공정하지 못한 사회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노조가 있는 근로자 100명 이상 기업 2769곳의 노사 단체협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고용세습을 단체협약으로 규정한 기업이 25.1%인 694곳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업무상 사고·질병·사망자의 자녀나 피부양가족을 우선 채용하도록 단협으로 규정한 사업장은 505곳(72.8%)이었다. 대기업 중에서는 현대차, 대한항공, LG유플러스, 현대오일뱅크 등에 이러한 규정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년퇴직자의 자녀를 우선·특별 채용하도록 한 사업장도 442곳(63.7%)이었다. 대기업 중에서는 기아차, 대우조선해양, 현대제철, 한국GM 등에 관련 규정이 있었다. 업무 외 사고·질병·사망자 자녀(117곳), 장기근속자 자녀(19곳), 노조 추천자(5곳)에 대한 우선·특별 채용을 규정한 사업장도 상당수였다. A사는 ‘10년 이상 근속자가 정년퇴직할 경우 필요부서 결원 시 자격을 갖춘 정년퇴직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단협에 규정했다. 또 B사는 ‘직원 채용 시 채용 기준에 적합하고 동일 조건인 경우 노조가 추천하는 자에 대해 우선 채용한다’고 명시했다. 결국 일반 지원자는 정년퇴직자나 노조 조합원 자녀라는 음서제의 벽을 넘어서기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고용부는 현행 노조법에 따라 위법한 단협을 체결한 기업에 우선 자율개선하도록 시정 기회를 주고, 그래도 개선하지 않으면 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적극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노조법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사법처리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사회적 파급 효과에 비해 처벌 규정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위법·불합리한 단협으로 청년 구직자들의 공정한 취업 기회가 박탈되고 노동시장 내 격차 확대와 고용구조 악화가 초래된다”며 “사회적 책임을 갖고 기업이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정노조에만 단협 협상 권한을 주는 ‘유일교섭단체’ 사업장이 전체 조사 대상 기업 2769곳 가운데 801곳(28.9%)에 달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또 노조운영비를 원조하는 기업도 254곳(9.2%)이었다. 노조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매월 300만원씩 지정 계좌로 입금하기도 했다. 전체 조사 대상 단협 가운데 위법·불합리한 내용을 하나라도 포함한 협약은 1302개(47.0%)였다. 노조 전임자 수당으로 월 30만원과 전임자 차량 유지비를 지원하도록 한 기업과 노조 전용차량을 제공하고 4년마다 정기적으로 교체하도록 한 기업도 있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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