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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마다 처우 들쭉날쭉 “이대로는 지역아동센터 미래가 없다”

    지자체마다 처우 들쭉날쭉 “이대로는 지역아동센터 미래가 없다”

    ## 해남 A지역아동센터에서 15년 경력의 센터장 월급은 210만원이며, 센터장이 고용한 2년 경력의 생활복지사 월급은 195만원이다. 올해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91만원이다. 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이고 센터장도 별 차이가 없다. 또 2년 경력과 15년 경력의 월급 차이도 15만원에 불과하다. 지역아동센터가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와 교육, 건전한 놀이 제공 등 공적인 아동복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생활복지사 처우는 열악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지역아동센터는 3897곳이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1만 여 명이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이용 아동이 20~29명인 센터에 월 583만원, 30명 이상인 센터에는 월 818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보조금은 종사자의 인건비와 운영비, 공과금, 차량 유지비를 합친 금액이다. 기본급 기준으로 생활복지사 1호봉은 192만 8100원이다. 지역마다 지역아동센터 추가 지원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운영비에 포함된 인건비 외 수당 등 추가 지원은 지방자치단체 몫이다. 시·도별 지역아동센터는 운영 현황을 보면 서울 420곳과 인천 178곳, 강원 171곳, 제주 66곳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단일임금체계를 도입해 처우개선에 나섰다. 인천시는 지난 2019년부터 지역아동센터에 단일임금체계를 적용했다. 그리고 보건복지부가 권고한 기준의 91%를 적용해 임금을 지급하는 등 처우 개선에 힘쓰고 있다. 경기도 772곳 지역아동센터가 운영중이다. 모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게 월 5만원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고 시.군과 분담해서 월10만~15만원 정도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광역시 305곳과 전남 376곳, 전북 280곳을 비롯한 나머지 지자체는 재정상 단일임금체계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임금격차가 벌이지고 있는 셈이다. 한예로 인천에서는 단일임금체계를 적용하고 있어서 생활복지사의 월급이 342만 원이다. 반면 전남에서는 192만원으로 무려 150만원 차이가 나고 있다. 그것도 전체 운영비 중에 8%를 의무적으로 프로그램 운영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인건비로 사용해야 해 호봉제를 시행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장기근속수당이나 가족수당, 명절수당 등 추가로 수당을 마련해 지급하고 정부 차원에서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같이 호봉제를 도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남지역아동센터 A센터장은 “서울이나 인천과 달리 광주와 전남은 단일임금체계가 되지 않고 있다. 인건비도 운영비에 포함돼 있어 운영비로 쓴 다음 최저임금수준의 임금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에서 일하는 것도 문제이고, 수십 년을 일한 센터장과 신입의 임금 격차가 거의 없는 것도 문제다”며 “종사자들이 사명감과 함께 일하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임금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조례를 개정해 5년 이상, 10년 이상 근무한 종사자들에게 추가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기초지자체들은 손을 놓고 있다.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내년에 지역아동센터 인건비와 운영비를 분리해 지급할 예정이다”면서 “특히 센터장과 생활복지사의 임금이 내년에는 대폭 인상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 [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흑돼지 등 소비자·생산자 직접 연결… ‘제주산 먹거리 게이트웨이’로

    [문소영의 스타트업 탐방] 흑돼지 등 소비자·생산자 직접 연결… ‘제주산 먹거리 게이트웨이’로

    ‘제직증명’ 고도호(43) 대표는 대학만 울산에서 나온 제주도 토박이다. ‘제주를 직접 증명하는’ 혁신적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10여년 하던 어학원을 접고 2017년에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당초에는 제주도 흑돼지만 취급할 생각이었으나, 수산물까지로 확대해 제주산 푸드테크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른바 ‘제주 모든 먹거리의 게이트웨이’가 제직증명이다. 소비자가 제주의 축산물을 온라인 경매로 직접 구매하는 D2C 모델 플랫폼을 최초로 만들어 특허 출원했다.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신선식품 유통혁신에 사활을 건 고 대표의 의욕적인 사업 구상을 들어본다. -‘제직증명’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제주 특산물은 이미 그 자체로 브랜딩이 잘되어 있고 전국의 많은 소비자가 애용하고 있다. 제주 흑돼지, 제주 당근, 제주 감자, 제주 옥돔, 제주 삼다수 등 제주산은 청정하고 몸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 제주 축산시장은 매출이 1조원이고, 수산물 1조 2000억원, 감귤 3조원으로 모두 합치면 5조원 안팎이다. 하지만 구입하려면 제주도에 직접 오거나, 육지에서는 아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소비자가 비싼 값을 치르는 이유는 제주 특산물 유통 과정이 긴 탓이다. 그 복잡한 유통 과정의 끝에는 대기업이나 거대 자본가인 상인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생산자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크지만 그 수익이 제주 농어민이나, 축산업자들이나 제주 기업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것도 문제다. 다른 판로를 찾아 나서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농민이나 어민, 축산업자가 유통에 뛰어드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제주의 아들인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제직증명이란 회사명을 직접 지었다. 제주를 직접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바로 연결해 주는 제주의 모든 먹거리 플랫폼이 창업 이유이자 사업의 목표이다.”  -수년 전 ‘조생귤’과 청귤 논란도 고질적인 유통의 문제였나.   “5년 전쯤에 한 포털에서 감귤을 ‘제주도 햇감귤’이란 이름으로 육지 소비자에게 엄청 많이 판 적이 있다. 제주도 감귤 생산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지만, 사실은 반칙이었다. 감귤은 햇감귤이 없다. 그 포털이 판 제주도 햇감귤은 잘 익은 것을 적기에 딴 것이 아니라서 맛이 없었다. 그래서 사 먹은 육지 소비자들이 제주도 감귤이 오렌지보다 맛이 없다면서 외면하게 됐다. 그런 탓에 그다음해에 제주도에서 50억~60억원의 감귤을 폐기 처분해야 했다. 또 몇 년 전 조생감귤을 ‘청귤‘이란 이름으로 팔았는데, 그것도 반칙이었다. 청귤은 종자가 따로 있다. 농협이나 수협이 농어민들의 판로를 개척하려 애쓰지만 한계가 있어 유통질서가 무너져서 생기는 일이다. 제주도 농축산물은 대자본 상인을 중심으로 하니 밭떼기 하면서 가격을 후려친다. 그 결과는 제주 어머니, 아버지의 눈물이다. 유통이 사람의 혈관과 같은데, 제주도에는 하나의 혈관만 있고 그 혈관이 불량하다. 그래서 유통혁신이 필요하다.” -제직증명을 이용하면 소비자 혜택은 어떻게 되느냐.  “당연히 소비자도 혜택이 있다. 4~5년 전에 맘먹고 내 나름대로 축산 시장을 조사했다. 제주 흑돼지 파는 곳의 80%가 가짜를 팔고 있었다. 심지어 제주도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왜곡됐다고 판단했다. 수요와 공급이 자유롭게 결정돼야 하는데 유통과정에서 왜곡된 것이다. 그래서 제주를 증명하자는 결의를 하고,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에게도 페어플레이 하자고 선언했다. 직원들에게도 신선한 제품을 가공하거나 속이거나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그것을 지킨다.” -페어플레이의 내용이 뭔가.   “냉동을 냉장으로 속이거나 하는 것은 하지 말자, 유통기간을 늘리려는 편법을 쓰지 말자, 이런 것들이다. 돼지고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다. 그러니까 직원들에게 온도 맞추는 것을 강조한다. 돼지고기는 영하 2도에서 언다. 냉장고 문을 자주 열고 닫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하 2도로 해야 0도에서 영상 2도로 맞출 수 있다. 이 온도를 못 맞추면 돼지고기가 맛이 없고 위생에 문제가 생긴다. 보통 돼지고기는 10도가 넘으면 핏물이 나오고, 15도가 넘으면 세균번식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김치냉장고에 넣어 두고 0도에 맞춰 두면 냉장육은 45일까지 안전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완판될 때 리뷰가 1만 2000개. 평점이 4.9점(5점 만점) 이었다. 당시에 우리는 그저 온도만 맞췄다.” -유통에서 혁신을 이뤘다고 했는데 뭔가.  “농축수산물은 ‘유통과정이 길수록 제품의 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높아지는’ 구조다. 이를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도축 후 28시간 이내에 20%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창업은 2015년에 했지만 제직증명이란 회사명은 2020년 6월에 출범했다. D2C(생산·소비자 직거래) 방식을 내재한 ‘제주 모든 먹거리의 게이트웨이’를 목표로 한 제주 식품플랫폼이다. D2C는 온라인에서 경매가격으로 공동구매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플랫폼이다. 축산물 온라인 경매 플랫폼은 아직 상용화 과정에 있는데 공익성이 강하다. 유통이 혈관이니까 썩어 가는 혈관을 혁신하는 거다. 경매에서 고등어 한 상자 3만원, 돼지 80㎏ 50만원이다. 이걸 아파트 부녀회, 산악회, 동호회 등에서 낙찰받으면 싸고 신선한 식품을 먹을 수 있다.” -자체 플랫폼이 있는데 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현대백화점에 입점했나.   “우선 네이버는 대한민국 최대 검색 플랫폼으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들이면서 자사몰에 고객을 유입시키는 방법보다는 네이버 입점이 소비자 선택에서 더 유리했다. 또 제직증명의 경쟁력을 인식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와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네이버 축산 관련 인기브랜드 1위가 돼 브랜드 인식 효과가 높아졌다. 현대백화점 식품관 입점은 브랜드 고급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일반적인 육가공업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보통의 육가공업체는 임가공 작업이나 도매공급 등 특정한 사업영역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제직증명은 계약사육, 도축, 1차 가공(발골작업), 2차 가공(세절작업), 배송, 판매까지 원스톱이다. 벤처기업으로서의 특징으로는 앞에서 말한 D2C 유통과 관련한 경매가로 온라인에서 공동구매한다는 비즈니스모델 특허를 가지고 있다. 또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의 억제와 관련한 유산균 살균 특허도 있다. 수산물과 관련해 염도가 동일한 용암해수로 고등어, 굴비 등을 염장하는 것도 혁신 중 하나다.” -창업 후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제주도 특유의 ‘괸당문화’라는 것이 있다. 괸당문화란 사람들끼리 작은 인연만 있어도 서로 잘 뭉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공동체 문화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폐쇄적인 관계 중심으로 흐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 괸당문화가 때로는 젊은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그런데 플랫폼 사업은 제주도에서 내가 첫 플레이어다. 제주 먹거리 게이트웨이라는 발상은 그간 없어서 괸당문화로 고통받지 않았다. 오히려 같이 하자는 분이 많아졌다. 또 2년 전에 제주도에도 벤처기업 협회가 만들어졌다. 스타트업분과를 만들어 활동하니 많은 분이 좋아한다. 제주 생산업자들과 관계를 맺었는데, 축산은 제주도 내 13개 농장과 계약사육을 체결한 상태이고, 수산도 제주도 4개 수협과 수산물 D2C 공급 MOU를 체결했다. 농산품도 제주 표선농협의 공식 판매처인데, 사기업으로는 유일하다.”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기업공개 등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  “아침에 상품을 올리면 2시간 만에 매진되고는 했다. 투자를 받고 공장도 지었다. 식품 기업이나 관련 플랫폼은 가격경쟁을 심하게 한다. 품질경쟁보다 가격경쟁을 하면 관련 업계가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가 된다. 식품 관련 기업은 지난해 여름부터 투자가 기근이다. 아마존의 식품 플랫폼이 적자가 난 것과 관련 있다. 제직증명은 지난해 18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공장 매각과 인적 구조조정을 했다. ‘온라인 경매 시스템’은 단독개발 대신 대기업과 협력해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매출을 늘리기보다 브랜드를 키우고 이익은 남기는 쪽으로 변화해야 산다. 가격경쟁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 고도호 대표는 1979년생으로 제주도 오현고등학교를 나와 울산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세대 인플루언서로 대학 졸업 후에는 광고업에 종사하다가 청첩장을 이메일로 받으면서 사업을 접었다. 이후 잠깐 어학원을 하다가, 2017년 축산물 유통업에 뛰어들었고 농업회사법인 ‘제직증명’을 2020년에 론칭했다. 제주벤처기업협회장으로 유통혁신을 목표로 한 벤처기업으로 제주도의 ‘괸당문화’를 돌파하고 있다. 사진 오장환 기자
  • “제주 흑돼지, 갈치, 옥돔…훨씬 싸게 먹을 수 있습니다”…토박이의 도전

    “제주 흑돼지, 갈치, 옥돔…훨씬 싸게 먹을 수 있습니다”…토박이의 도전

    대학만 울산에서 나온 제주도 토박이다. ‘제주를 직접 증명하는’ 혁신적 유통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10여년 하던 어학원을 접고 2017년에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당초에는 제주도 흑돼지만 취급할 생각이었으나, 수산물까지로 확대해 제주산 푸드테크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른바 ‘제주 모든 먹거리의 게이트웨이’가 제직증명이다. 소비자가 제주의 축산물을 온라인 경매로 직접 구매하는 D2C모델 플랫폼을 최초로 만들어 특허 출원했다. 소비자를 속이지 않는 신선식품 유통혁신에 사활을 건 고 대표의 의욕적인 사업구상을 들어본다. - ‘제직증명’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제주 특산물은 이미 그 자체로 브랜딩이 잘 되어 있고 전국의 많은 소비자가 애용하고 있다. 제주 흑돼지, 제주 당근, 제주 감자, 제주 옥돔, 제주 삼다수 등 제주산은 청정하고, 몸에 좋다는 인식이 있다. 제주 축산시장은 매출이 1조원이고, 수산물 1.2조원, 감귤 3조원으로 모두 합치면 5조원 안팎이다. 하지만 구입하려면 제주도에 직접 오거나, 육지에서는 아주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약점이 있다. 소비자가 비싼 값을 치르는 이유는 제주 특산물 유통 과정이 긴 탓이다. 그 복잡한 유통 과정의 끝에는 거대 자본가인 상인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 생산자 가격과 소비자 가격의 차이가 크지만 그 수익이 제주 농어민이나, 축산업자들이나 제주 기업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것도 문제다. 다른 판로를 찾아 나서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농민이나 어민, 축산업자가 유통에 뛰어드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제주의 아들인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제직증명이란 회사명을 직접 지었다. 제주를 직접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소비자와 생산자를 바로 연결해주는 제주의 모든 먹거리 플랫폼이 창업 이유이자 사업의 목표이다.” - 수년 전 ‘조생귤’과 청귤 논란도 고질적인 유통의 문제였나. “5년 전쯤에 한 포털에서 감귤을 ‘제주도 햇감귤’이란 이름으로 육지 소비자에게 엄청 많이 판 적이 있다. 제주도 감귤 생산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지만, 사실은 반칙이었다. 감귤은 햇감귤이 없다. 그 포털이 판 제주도 햇감귤은 잘 익은 것을 적기에 딴 것이 아니라서, 맛이 없었다. 그래서 사먹은 육지 소비자들이 제주도 감귤이 오렌지보다 맛이 없다면서 외면하게 됐다. 그런 탓에 그 다음해에 제주도에서 50억~60억원의 감귤을 폐기처분해야 했다. 또 몇년 전 조생감귤을 ‘청귤‘이란 이름으로 팔았는데, 그것도 반칙이었다. 청귤은 종자가 따로 있다. 농협이나 수협이 농어민들의 판로를 개척하려 애쓰지만 한계가 있어 유통질서가 무너져서 생기는 일이다. 제주도 농축산물은 대자본 상인을 중심으로 하니 밭떼기 하면서 가격을 후려친다. 그 결과는 제주 어머니, 아버지의 눈물이다. 유통이 사람의 혈관과 같은데, 제주도에는 하나의 혈관만 있고 그 혈관이 불량하다. 그래서 유통혁신이 필요하다.” -제직증명을 이용하면, 소비자 혜택은 어떻게 되느냐. “당연히 소비자도 혜택이 있다. 4~5년 전에 맘먹고 내 나름대로 축산 시장을 조사했다. 제주 흑돼지 파는 곳의 80%가 가짜를 팔고 있었다. 심지어 제주도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왜곡됐다고 판단했다. 수요와 공급이 자유롭게 결정되어야 하는데 유통과정에서 왜곡된 것이다. 그래서 제주를 증명하자는 결의를 하고, 소비자는 물론 생산자에게도 페어플레이 하자고 선언했다. 직원들에게도 신선한 제품을 가공하거나 속이거나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그것을 지킨다.” -페어플레이의 내용이 뭔가. “냉동을 냉장으로 속이거나 하는 것은 하지 말자. 유통기간을 늘리려는 편법을 쓰지 말자, 이런 것들이다. 돼지고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다. 그러니까 직원들에게 온도 맞추는 것을 강조한다. 돼지고기는 영하 2도에서 언다. 냉장고 문을 자주 열고 닫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하 2도로 맞춰야 0도에서 영상 2도로 맞출 수 있다. 이 온도를 못 맞추면 돼지고기가 맛이 없고 위생에 문제가 생긴다. 보통 돼지고기는 10도가 넘으면 핏물이 나오고, 15도가 넘으면 세균번식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0도에 맞춰두면 냉장육은 45일까지 안전하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완판될 때 리뷰가 1만 2000개. 평점이 4.9점(5점 만점) 이었다. 당시에 우리는 그저 온도만 맞췄다.” - 유통에서 혁신을 이뤘다고 했는데 뭔가. “농축수산물은 ‘유통과정이 길수록 제품의 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높아지는’ 구조다. 이를 탈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도축 후 28시간 이내에 20% 저렴한 가격으로 고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창업은 2015년에 했지만, 제직증명이란 회사명은 2020년 6월에 출범했다. D2C(생산·소비자 직거래) 방식을 내재한 ‘제주 모든 먹거리의 게이트웨이’를 목표로 한 제주 식품플랫폼이다. D2C는 온라인에서 경매가격으로 공동구매하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플랫폼이다. 축산물 온라인 경매 플랫폼은 아직 상용화 과정에 있는데 공익성이 강하다. 유통이 혈관이니까 썩어가는 혈관을 혁신하는 거다. 경매에서 고등어 한 상자 3만원, 돼지 80㎏ 50만원이다. 이걸 아파트 부녀회, 산악회, 동호회 등에서 낙찰받으면 싸고, 신선한 식품을 먹을 수 있다.”-자체 플랫폼이 있는데 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현대백화점에는 입점했나. “우선 네이버는 대한민국 최대 검색 플랫폼으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들이면서 자사몰에 고객을 유입시키는 방법보다는 네이버 입점이 소비자 선택에서 더 유리했다. 또 제직증명의 경쟁력을 인식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와 트렌드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네이버 축산 관련 인기브랜드 1위가 돼 브랜드 인식 효과가 높아졌다. 현대백화점 식품관 입점은 브랜드 고급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 - 일반적인 육가공업체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보통의 육가공 업체는 임가공 작업이나 도매공급 등 특정한 사업영역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제직증명은 계약사육, 도축, 1차 가공(발골작업), 2차 가공(세절작업), 배송, 판매까지 원스톱이다. 벤처기업으로서의 특징으로는 앞에서 말한 D2C유통과 관련한 경매가로 온라인에서 공동구매한다는 비즈니스모델 특허를 가지고 있다. 또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의 억제와 관련한 유산균 살균 특허도 있다. 수산물과 관련해 염도가 동일한 용암해수로 고등어, 굴비 등을 염장하는 것도 혁신 중에 하나다.” - 창업 후 어려운 점은 없었나. “제주도 특유의 ‘괸당문화’라는 것이 있다. 괸당문화란 사람들끼리 작은 인연만 있어도 서로 잘 뭉치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공동체 문화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폐쇄적인 관계 중심으로 흐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이 괸당문화가 때로는 젊은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그런데 플랫폼 사업은 제주도에서 내가 첫 플레이어다. 제주 먹거리 게이트웨이라는 발상은 그간 없어서, 괸당문화로 고통받지 않았다. 오히려 같이 하자는 분이 많아졌다. 또 2년 전에 제주도에도 벤처기업 협회가 만들어졌다. 스타트업분과를 만들어 활동하니 많은 분이 좋아한다. 제주 생산업자들과의 관계를 맺었는데, 축산은 제주도 내 13개 농장과 계약사육 체결한 상태이고, 수산도 제주도 4개 수협과 수산물 D2C공급 MOU 체결했다. 농산품도 제주 표선농협의 공식 판매처인데, 사기업으로는 유일하다.” -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서 기업공개 등에 어려움이 있지 않나. “아침에 상품을 올리면 2시간 만에 매진되고는 했다. 투자를 받고 공장도 지었다. 식품 기업이나 관련 플랫폼은 가격경쟁을 심하게 한다. 품질경쟁보다 가격경쟁을 하면 관련 업계가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가 된다. 식품 관련 기업은 지난해 여름부터 투자가 기근이다. 아마존의 식품 플랫폼이 적자가 난 것과 관련 있다. 제직증명은 지난해 18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 공장매각과 인적 구조조정을 했다. ‘온라인 경매 시스템’은 단독개발 대신 대기업과 협력해 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매출을 늘리기보다 브랜드를 키우고 이익은 남기는 쪽으로 변화해야 산다. 가격경쟁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고도호 대표는 1979년 생으로 제주도 오현고등학교를 나와 울산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세대 인플루언서로 대학 졸업 후에는 광고업에 종사하다가 청첩장을 이메일로 받으면서 사업을 접었다. 이후 어학원을 경영하다가, 2017년 축산물 유통업에 뛰어들었고 농업회사법인 ‘제직증명’을 2020년에 론칭했다. 제주벤처기업협회장으로 유통혁신을 목표로 한 벤처기업으로 제주도의 ‘괸당 문화’를 돌파하고 있다.
  • “여왕이 죽었다” 노래 부른 아일랜드팬… 영국의 업보?

    “여왕이 죽었다” 노래 부른 아일랜드팬… 영국의 업보?

    “여왕이 죽었다.”(Lizzy’s in the box, in the box!) 영국 여왕 고 엘리자베스 2세의 서거에 대한 세계적인 조의 표시가 이어지고 있지만, 제국주의 영국에게 지배를 당하거나 피해를 입은 국가를 중심으로 그의 죽음을 조롱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영국에게 800년 동안 식민지배를 당하고, 엘리자베스 2세 재임 기간에도 수많은 차별과 피해를 받은 아일랜드에서는 축구장에서 그의 죽음을 축하하는 응원가까지 울려퍼져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영국이 제국주의적인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한 ‘업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일랜드 프로축구 섐록 로버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어젯밤(8일) 경기에서 일부 집단이 펼친 응원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냉담하고 몰이해한 응원은 우리 팀의 가치와 어긋난다.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지난 8일 아일랜드 더블린주의 탈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유르고르덴(스웨덴)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도중 일부 섐록 로버스 팬들이 여왕의 서거를 환영하는 응원을 펼쳤다. 이들은 주먹을 휘두르고 박수를 치면서 “여왕이 죽었다”(Lizzy’s in the box, in the box!)라는 가사를 넣어 노래를 불렀다. 이런 행동이 논란이 되자 섐록 로버스는 “구단은 규정상 이런 행동을 금지하고 있다”며 “축구를 통해 표출되는 모든 방식의 편협함과 차별 행위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의 행동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이들은 경기장에서 퇴출당할 것이고 경찰로 인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랜드축구협회도 성명을 통해 “용납할 수 없는 응원을 펼친 일부 팬들을 질책하는 데 섐록 로버스와 뜻을 함께한다”며 목소리를 보탰다. 또 “아일랜드 프로축구 리그 전체 주말 경기에서 (여왕에 대한) 경의를 표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작 홈팬들의 분위기는 다르다. 응원 장면을 담은 한 트위터 영상은 15만 회가량의 ‘좋아요’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만큼 영국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이야기다. 여왕을 향한 조롱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아일랜드 네티즌들은 ‘우리가 간다’(HERE WE GO)는 해시태그를 달고 여왕의 서거를 축하했다.아일랜드 축구 팬들이 이런 응원을 펼친 데는 역사적으로 뿌리 깊은 반영 감정이 있다. 12세기 초 잉글랜드의 헨리 2세의 공격을 시작으로 줄곧 침략에 시달린 아일랜드는 19세기 초 영국에 공식 합병되며 식민지로 수탈당했다. 특히 19세기 중반 100만 명 이상이 아사한 ‘감자 대기근’까지 겪은 아일랜드는 20세기 들어서야 겨우 독립국의 지위를 쟁취했다. 그 동안 아일랜드의 자국어인 게일어는 거의 말살됐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지배할 당시 ‘조선어’를 금지했던 것처럼, 잉글랜드가 아일랜드의 고유어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이다.지난 8일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1년 영국 왕으로선 처음으로 아일랜드를 방문, 과거사에 관해 유감을 표했다. 하지만 아일랜드인들의 감정이 좋을 수는 없다. 이는 아일랜드인들이 절대 잊을 수 없는 참사인 ‘블러디 선데이’(피의 일요일)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재임기간에 발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블러디 선데이는 1972년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영국군이 비무장 가톨릭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을 일컫는 사건으로, 피로 점철된 아일랜드 현대사를 대표하는 비극으로 꼽힌다. 당시 엘리자베스 2세는 진압군 지휘자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 아무것도 안 했더니 녀석들이 돌아왔다

    아무것도 안 했더니 녀석들이 돌아왔다

    인류 역사에서 땅은 인간의 생존과 주거를 위한 필수 공간으로 여겨졌다. 기근에 대한 불안감으로 생존을 위해선 한 뙈기의 땅도 놀려서는 안 된다는 정서가 우세해 인류는 꾸준히 농지를 확대해 왔다. 하지만 인간이 오랜 기간 경작하던 곳을 자연에 맡겨 두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영국 작가 이저벨라 트리의 ‘야생 쪽으로’는 저자와 남편인 찰리 버렐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경작지를 20여년에 걸쳐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야생 상태’로 되돌린 모험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의 손길이 최소화됐을 때 자연은 나름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길을 올곧게 찾아간다는 점을 입증한다.찰리는 1987년 조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영국 동남부의 3500에이커(약 14㎢) 넓이의 사유지 ‘넵 캐슬’에서 당시 적자를 내던 농사를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땅을 쟁기와 로터베이터(회전식 경운기)로 갈아 양질의 경작토로 만들고, 제초제를 뿌리고 써레질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농산물은 러시아, 호주 등의 저렴한 곡물과 경쟁해야 해 농사를 지을수록 재정 상태는 악화됐고 땅도 부자연스러운 상태로 변질돼 갔다. 이들 부부는 2001년 농사를 짓는 대신 토지를 자연 그대로 놔둔다는 결심을 한다. 경작되지 않은 상태로 되돌리는 ‘재야생화’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웃 농부들은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해야 하는 이 시기에 땅의 낭비”라며 비판했다. 무성한 잡초는 보는 이들을 불쾌하게 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곤충, 나비, 호박벌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사슴들이 돌아다녔고, 까마귀가 사슴 등에 앉아 기생충을 쪼아먹었고, 새끼 사슴들이 태어났다. 재야생화를 시작한 지 8년 만인 2009년 넵 캐슬 일대는 박쥐를 비롯해 보존 필요성이 있는 60종의 생물로 가득 찼다. 특히 1967년부터 2007년 사이 영국에서는 나이팅게일(꾀꼬리와 비슷한 딱샛과의 작은 새)의 개체수가 91% 줄었는데, 살아남은 나이팅게일의 상당수가 저자의 땅에 둥지를 틀고 있다. 2010년엔 42마리의 다마사슴이 합류해 활기 넘치는 새로운 경관을 조성했다. 저자는 자연과 야생, 아름다운 풍경이란 무엇인가 등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자연 경관이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울폐 삼림’이어야 마땅한가. 저자는 이에 대해 자연스러운 숲 경관은 오히려 ‘탁 트인 어떤 것’이며 야생의 나무, 관목, 가축들이 풀 뜯는 목초지로 이뤄진 유럽의 황무지가 자연과 가장 가까운 경관이라고 주장한다. 현대 영국인들은 관목이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시 있는 관목이 묘목을 훨씬 더 잘 보호하고 좋은 성장 환경을 제공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산업화된 국가들은 매년 6억 7000만t의 식량을 낭비한다. 영국에선 2013년에 낭비된 총 1500만t의 음식물 중 가정에서 버린 양이 700만t에 이른다. 그럼에도 식품 산업은 인간에게 더 많은 식품 소비를 부추긴다. 농업 기술의 발전으로 세계는 70억명이 넘는 현재 인구보다 30억명을 더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땅은 농업을 위한 것이고 인간이 먹고살기 위해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의견은 비합리적이다.야생 쪽으로 이저벨라 트리 지음/박우정 옮김 글항아리/504쪽/2만5000원  저자는 농업과 자연보존은 앙숙이 될 필요가 없다며 최상의 농지가 아닌 지역은 자연에 넘길 것을 권한다. 재야생화는 토지 황폐화를 중단시키고 수자원을 확보하고 작물 수분을 해 줄 곤충들을 공급해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농업과 식량 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원형 녹지가 드문 도심 아파트촌에 주로 사는 한국인들에게 재야생화는 다른 세상의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자연보호 구역을 걸을 때 분노가 줄어들고 긍정적 기분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는 자연이 우리 미래의 열쇠를 쥐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 땅에 대한 편견과 싸우며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나가는 이들 부부의 노력이 경이롭다.
  • 삼성이 이끄는 상생...중소기업에 제조혁신 노하우 공유

    삼성이 이끄는 상생...중소기업에 제조혁신 노하우 공유

    삼성전자는 2일 중소벤처기업부·중소기업중앙회와 함께 올해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선정된 중소기업 대표와 관계자 등 300여명을 삼성전자 광주캠퍼스로 초청해 ‘2022 상생형 스마트공장 킥 오프 행사’를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시작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이 삼성전자의 제조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하며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앞서 진행된 스마트공장 우수기업 사례를 공유하며 혁신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마련된 자리다. 2019년에 처음 시작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됐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이날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캠퍼스 에어컨, 냉장고, 콤프레셔 등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AI를 활용한 생산 시스템 운영 ▲자동화 설비 ▲전동운반차 등 물류개선 ▲공정별 간이자동화 등 현장 혁신 사례를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삼성전자 ESG&스마트공장지원 이상훈 센터장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가이드’를 주제로 한 특강에서 중소기업별로 업종과 규모 등 개별적인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을 받은 업체 중 성공 사례로 꼽히는 ▲도금업체 동아플레이팅 ▲비데 제조업체 에이스라이프 ▲두부과자 제조업체 쿠키아 등 총 3개 기업의 성공 사례도 소개됐다.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불량률을 60% 개선했고,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복지를 강화하는 등 장기근속 환경을 만들며 청년 고용을 늘리고 있다. 이 회사 약 30명의 임직원 중 60% 이상이 30대 이하다. 에이스라이프는 코로나19로 화장지 품귀 현상 속에 국내외 비데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을 맞아 스마트공장을 구축, 비데 생산량을 2.1배 늘이는 성과를 거뒀다. 쿠키아는 스마트공장 구축은 물론 삼성전자의 마케팅 지원도 받아 수출까지 나서며 임직원이 2배 이상 늘었고, 매출액도 8배나 늘었다. 세 업체는 이번 행사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의 제조 노하우와 대중소기업간 상생 노력이 더해져 중소기업의 제조혁신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었다”라면서 “이번 행사로 사회 전반에 상생 협력의 온기가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강건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11여개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다. 올해 지원받을 예정인 약 270개사를 포함하면 3000개 사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 물품 부족 현상이 빚어졌을 때 ▲마스크 ▲PCR 진단키트 ▲LDS 주사기 ▲자가진단키트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하기도 했다.
  •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11년 일한 연세대에 퇴직금·각종수당 청구 소송

    ‘저주토끼’ 정보라 작가, 11년 일한 연세대에 퇴직금·각종수당 청구 소송

    소설 ‘저주토끼’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46) 작가가 11년간 시간강사로 일했던 연세대를 상대로 퇴직금과 연차·주휴수당을 지급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정 작가는 3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연세대로부터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면서 “시간강사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비정규직이니까 차별하겠다는 말”이라고 대학 측을 비판했다. 정 작가는 2010년 3월부터 11년 동안 연세대에서 러시아어와 러시아문학, 러시아문화 등을 가르쳤지만 지난해 12월 퇴직한 뒤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이에 정 작가는 지난 4월 연세대를 상대로 퇴직금 5000만원과 주휴·연차수당 등 각종 수당을 산정해 달라며 서울서부지법에 소송을 냈다. 정 작가는 이날 서울서부지법 민사3단독 박용근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강의 시간뿐만 아니라 강의 준비, 행정업무, 과제 제출 점검 및 평가, 학생관리, 학생들과 메일을 주고받는 등 이 모든 업무를 쉴 틈 없이 해 왔다”면서 “여기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퇴직금 등 각종 수당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정 작가는 수업 1개를 강의하기 위해 강의 준비, 학생 관리 등 실제로 한 학기에 200시간 이상 일했고 11년간 6년에 걸쳐 우수강사로 선정돼 총장상을 받는 등 충실하게 강사직을 수행했다고 했다. 정 작가는 학교에서 강의했던 약 11년 전체를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학교 측은 시간강사 퇴직금 지급 규정이 담긴 강사법 시행 이후인 2019년 2학기부터 실제 강의한 시간만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퇴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 측 변호인은 “실제로 학생 앞에서 강의를 한 시간만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수 있다”면서 “주 15시간 미만 일한 시간강사는 현행법상 초단기근로자로 간주하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퇴직금과 각종 수당 지급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한 학기 연차수당으로 20일 치를 지급해 달라’는 정 작가의 주장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맞섰다.
  • [길섶에서] 헝거스톤/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헝거스톤/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유럽에서 ‘헝거스톤’(hunger stone)까지 나타났다고 한다. 직역하자면 ‘굶주림의 돌’이다. ‘슬픔의 돌’ 혹은 ‘기근석’으로도 불리는 헝거스톤은 체코 엘베강에 있다. 강바닥에 위치해 평상시에는 물에 잠겨 안 보인다. 기록적으로 강이 말라가는 때나 모습을 드러내는데 돌에 새겨진 문구로도 유명하다. “나를 보거든 울어라.” 원래는 “나를 보면 죽는다”였는데 공포 심리를 너무 자극할까 봐 문구를 바꿨다는 얘기도 있다. 이 돌을 본다는 것은 극심한 가뭄이라는 것이고, 타들어 가는 가뭄은 흉작과 배고픔을 수반하니 통곡이든 죽음이든 과장만은 아닐 듯싶다. 중국 양쯔강에서는 600년 전의 불상이, 독일 다뉴브강에서는 2차대전 때의 군함이 강바닥에서 나왔다. 정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또 다른 나라는 기록적인 폭우로 몸살이다. 기후변화의 재앙을 일깨우는 경고인 듯싶어 섬뜩하다. 자연은 계속 경고를 보내는데 인간은 매번 잠깐 울다 마는 것 같아 또 섬뜩하다.
  • 전공의 지원 1명·공중보건의 급감… 전북 의료체계 붕괴 위기

    전공의 지원 1명·공중보건의 급감… 전북 의료체계 붕괴 위기

    전북 지역이 의사 인력 부족으로 의료체계 붕괴 위기에 처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로 구성된 필수의료 진료과의 인기가 더욱 떨어지면서 주요 대학병원조차 전공의 확보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농어촌 지역은 공중보건의사 감소, 도시 지역은 전공의 부족으로 지역 의료 인프라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는 실정이다. 23일 전북도와 주요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병원마다 의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최근 전북대병원(내과 2명·산부인과 1명·소아청소년과 2명)을 비롯해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에서 ‘2022년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단 한 명에 불과했다. 수도권에 대다수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어 가뜩이나 적은 비선호 진료과 전공의가 지역으로 내려올 여지가 없는 게 현실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모집 절차가 진행 중이라 분야는 밝힐 수 없지만 한 명만 지원한 건 사실”이라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는 지난해에도 지원자가 없어 올해 추가 모집을 했지만 이번에도 의사 확보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필수 진료과목 전공의가 부족한 도시와 달리 농어촌 지역은 절대적인 의사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은 의사 인력이 정원보다 각각 10명, 7명 부족하다. 또 지난 4월 기준으로 도내 공중보건의 115명의 복무기간(3년)이 만료됐고 2명이 의가사 제대해 총 117명이 빠져나갔다. 이를 대체한 신규 배치 공중보건의는 101명(의과 43명·치과 27명·한의과 31명)에 불과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정주 여건 등을 이유로 지역 의료원보다 수도권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 수급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에선 의대 증설과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등을 통한 의사 공급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수가 개선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의사의 양적 부족 문제로 볼 수 없다면서 의료수가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낮은 수가로 인해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인 현실에서 의사를 고용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또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전공 전문의를 추가 배출하더라도 정작 중증외상외과, 소아 중환자 분야, 분만 산부인과 등을 기피하면 의사 증원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재연 전북의사회 부회장은 “필수의료 분야가 저수가로 환자를 볼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의료 중요성에 따라 수가 체계를 바로잡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불러도 안 온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전북지역 의사 부족 현실화됐다

    “불러도 안 온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전북지역 의사 부족 현실화됐다

    전북지역이 의사 부족으로 의료체계 붕괴 위기에 처했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로 구성된 필수의료 진료과의 인기가 더욱 떨어지면서 주요 대학병원조차 전공의 확보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고 있다. 농어촌지역은 공중보건의사 감소, 도시지역은 전공의 부족으로 지역 의료 인프라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는 실정이다. 23일 전북도와 주요 대형병원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병원마다 의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최근 전북대병원(내과 2명·산부인과 1명·소아청소년과 2명)을 비롯해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에서 ‘2022년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수도권에 대다수 의료기관이 밀집해 있어 가뜩이나 적은 비선호 진료과 전공의가 지역으로 내려올 여지가 없는 게 현실이다. 전북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모집 절차가 진행 중이라 정확한 분야는 밝힐 수 없지만 1명만 지원한 건 사실”이라며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일부 진료과는 지난해에도 지원자가 없어 올해 추가 모집을 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의사 확보가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필수 진료과목 전공의가 부족한 도시와 달리 농어촌 지역은 절대적인 의사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은 의사 인력이 정원보다 각각 10명, 7명이 부족하다. 전북도 관계자는 “정주 여건 등을 이유로 지역의료원보다 수도권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 수급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4월 기준으로 도내 공중보건의 115명의 복무기간(3년)이 만료됐고 2명이 의가사 제대해 총 117명이 빠져나갔다. 이를 대체한 신규 배치 공중보건의는 101명(의과 43명·치과 27명·한의과 31명)에 불과했다. 의료 인력 확보를 위해 지자체와 정치권에선 의대 증설과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등을 통한 의사 공급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수가 개선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의사의 양적 부족 문제가 아닌 의료수가 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낮은 수가로 인해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인 현실에서 의사를 고용할 수 없게 만드는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또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전공 전문의를 추가 배출하더라도 정작 중증외상외과학, 소아 중환자 분야, 분만 산부인과 등을 기피하면 의사 증원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북의사회 김재연 부회장은 “필수의료 분야가 低 수가로 환자를 볼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의료 중요성에 따라서 수가 체계를 바로잡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1970년대 숨진 등반객 3명 유골…‘가뭄’에 발견되는 것들

    1970년대 숨진 등반객 3명 유골…‘가뭄’에 발견되는 것들

    바닥 드러낸 유럽의 강과 저수지네로 황제 다리 등 유적 드러나 ‘최악의 가뭄’으로 인해 7000년 전 스페인판 ‘스톤헨지’와 청동기 시대 건물터, 로마의 네로 황제가 건설한 다리 등이 발견됐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서부 카세레스주 발데카나스 저수지에서는 이달 초 수백개의 선사시대 돌기둥이 신비한 자태를 드러냈다. 스페인판 스톤헨지, 공식적으론 ‘과달페랄의 고인돌’로 불리는 이 유적은 이베리아반도의 건조한 날씨로 저수기 수위가 총량의 28%까지 내려가자 저수지 한쪽에서 그 모습을 완전히 노출했다.70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물은 1926년 독일 고고학자가 최초로 발견했으나 1963년 프랑코 독재정권 치하에서 농촌 개발 프로젝트로 댐이 만들어지면서 침수됐다. 그 후로 고인돌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4번밖에 되지 않았다. 30년 전 저수지 건설로 수몰된 아세레도 마을도 옛 모습을 드러내 관광객을 끌고 있다.가뭄 역사 새긴 기근석, 2차대전 침몰 선박, 동물 뼈 등도 발견 엘베강이 흐르는 체코 북부 데친에서는 ‘기근석’이 등장했다.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강물이 메마를 때 사람들이 이 기근석을 찾아 날짜와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 데친의 기근석 위에 새겨진 연도를 보면 1417년과 1473년은 아주 희미하게 남아있지만 1616년, 1707년, 1893년 등은 아직도 분명하게 보인다.독일에서도 라인강이 흐르는 프랑크푸르트 남쪽의 보름스와 레버쿠젠 근처의 라인도르프 등지에서 기근석이 모습을 다시 나타냈다. 이탈리아에서는 포강의 수위가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북서부 피에몬테에서 고대마을의 유적이 나타났다.‘중국 최악 가뭄’ 양쯔강 바닥서 600년 전 불상 드러나 중국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강바닥에서 600년 전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날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최근 러산대불의 받침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러산대불은 평소에는 강 수위가 높아 받침대를 볼 수 없으며 비가 많이 올 때는 발까지 물에 잠기기도 한다. 러산대불이 자리 잡은 지역의 현재 수위는 평년보다 2m 이상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양쯔강 바닥에서 600년 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 발견되기도 했다.이 불상들은 연꽃 받침 위로 약 1m 크기의 불상이 있고 양옆으로는 상대적으로 작은 불상 2개가 자리 잡고 있다. 한편 빙하가 녹고 있는 유럽 산악지역에서는 반세기 넘게 묻혔던 유골 등이 잇달아 발견되고 있다. 스위스 남부 헤셴 빙하 등지에서는 1970∼1980년대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등반객 3명의 유골이 수습됐다. 또 세르비아 항구도시 프라호보 인근 다뉴브강에서는 2차 대전 때 탄약과 폭발물이 실린 채로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척이 발견되기도 했다.
  •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각자도생/전곡선사박물관장

    [이한용의 구석기 통신] 각자도생/전곡선사박물관장

    1908년 프랑스 남부 라샤펠오생(La Chapelle aux-Saints)에서 사망 당시 나이가 약 60세로 추정되는 네안데르탈인의 무덤이 발견됐다. 라샤펠의 노인이라고 불리는 이 무덤의 주인공은 치아가 거의 다 빠진 상태였고, 연구 결과 심한 관절염을 앓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가 다 빠져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심한 관절염으로 움직이는 것조차 고통이었을, 한마디로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었던 이 노인이 어떻게 지금도 적지 않은 나이인 60세까지 살 수 있었을까? 그것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노인들까지도 돌봐 주었던 가족과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 같다. 거친 환경 속에서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뼈에는 여기저기 부러졌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어느 정도였냐면 현대 스포츠 중 가장 심한 상처를 입는다는 로데오 선수 정도의 부상을 항상 몸에 달고 살았다고 보면 된다. 심하게 다친 동료를 죽게 내버려 두지 않고 부러진 뼈가 아물 때까지 돌봐 주었던 네안데르탈인의 사회성에서 인류가 끈질기게 살아남았던 원동력 중의 하나가 바로 ‘우리’라고 하는 공동체 의식이었음을 상기하게 된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가 문명의 첫 증거가 무엇이냐고 물어본 학생의 질문에 ‘부러진 대퇴골’이라고 답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미드가 문명의 첫 증거로 제시한 ‘부러진 대퇴골’은 ‘부러졌다 붙은 대퇴골’ 즉 자연치유가 된 흔적이 남아 있는 대퇴골을 말하는 것이다. 부러졌던 대퇴골이 다시 붙는 데는 6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드는 자연치유가 되는 그 시간 동안 부상자를 돌봐 주었던 타인에 대한 연민이 인류가 문명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 증거라고 보았던 것이니 실로 감탄할 만한 혜안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이틀 동안 노인전문병원의 중환자실을 경험한 적이 있다. 죽음이라는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그 두려움의 순간을 많은 사람이 함께하고 있었다. 일반 병동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숙연하면서도 비장한 광경이었다. 이렇듯 서로를 돌본다는 것은 우리 인류가 문명화된 공동체를 유지하는 비결 중의 하나일 것이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이 다시 회자하고 있다. 각자도생은 스스로 제 살길을 찾는다는 뜻의 한자성어로, 원래 조선시대 대기근이나 전쟁 등 어려운 상황일 때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유래된 말이다. 물바다가 된 강남역 사거리에서 각자도생을 외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더욱 어둡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각자도생의 끝은 공동체의 붕괴다. 이 비가 그치고, 이 더위가 가시면 각자도생이 아닌 공생의 묘수를 찾는 지혜로운 정치가 다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 미러 핵전쟁 땐 50억명 사망…이상기후에 50도 폭염 온다

    미러 핵전쟁 땐 50억명 사망…이상기후에 50도 폭염 온다

    전 세계 640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에서 한숨 돌렸나 했더니, 이번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핵위협과 미중 갈등에 공전하는 기후변화 문제가 ‘지구 최악의 시나리오’로 등장했다. 과학자들은 미러 간 핵전쟁 땐 50억명 이상 죽을 수 있다고 봤다. 또 이상기온 심화로 30년 뒤 미국에서 1억명 이상이 체감온도 50도 이상의 ‘극한 무더위’에 노출될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해 “미러 핵전쟁 발발 시 그을음과 연기가 햇빛을 차단해 3~4년간 세계식량 생산량이 90% 이상 급감하며 세계적인 기근이 발생하고, 이 여파로 사망자 수가 53억 4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인도·파키스탄 간 국지적 핵전쟁 발생 때에는 세계식량 생산량이 7% 줄어 최소 2억 55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루이지애나주립대 연구팀은 지난달 공개한 연구를 통해 핵전쟁 시 지구 온도가 평균 섭씨 10.6도 하락하고 이로 인해 빙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중국 톈진, 덴마크 코펜하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의 항구가 봉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벌써 기후변화 피해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콜로라도강의 미드호 수심은 193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핀란드 기상연구소를 인용해 “북극에서 세계 평균 대비 2배(기존 관측치)가 아니라 4배나 빠른 온난화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비영리단체인 퍼스트스트리트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미국의 50개 카운티에 거주하는 약 810만명이 체감온도(열지수) 섭씨 51.7도 이상의 무더위를 경험할 것으로 전망됐고, 30년 뒤인 2053년에는 같은 고통을 겪는 이들이 1억 76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열지수는 미국 기상청(NWS)이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것인데, 51도 이상은 가장 높은 단계인 ‘극도의 위험’으로 열사병에 걸릴 위험이 매우 크다. 전날 CNN은 국립대기연구소의 연구를 인용해 40일간 눈비가 지속됐던 1860년대의 대홍수를 뛰어넘는 거대 홍수가 40년 뒤 캘리포니아를 덮쳐 주 절반이 잠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본래 100년에 한 번 발생할 만한 대홍수이지만 기후변화로 그 주기가 25∼50년으로 짧아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신냉전 시대를 맞아 미러, 미중 간 대립구도의 심화로 핵과 기후에 대한 전 세계의 위협 대응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에 따르면 전 세계 핵탄두 수는 1986년(6만 4452개) 정점을 찍고 꾸준히 줄었지만, 2017년(9272개)부터 정체돼 현재 전 세계에 9440개의 핵탄두가 깔린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핵무기 카드로 수차례 서방을 위협했고, 북한은 지난 4월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이달 초 대만을 방문하자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이를 내정 간섭 및 주권 침해로 보고 미국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협력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 “가곡 등 한국 합창 음악을 세계로”…국립합창단 국제뮤직페스티벌

    “가곡 등 한국 합창 음악을 세계로”…국립합창단 국제뮤직페스티벌

    “한국의 합창 음악은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클래식 분야입니다. 한국 합창 앨범의 해외 유통에 이어 ‘한국 가곡의 밤’을 통해 미국 음악계와 예술적 교류를 위한 거점을 마련할 것입니다.”(윤의중 국립합창단장 겸 예술감독) 국립합창단이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과 함께하는 한국가곡의 밤’을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최한다. 앞서 지난 13일 강릉아트센터와 15일 부산 캠퍼스D에서 먼저 관객과 만났으며 20일에는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도 공연한다. 윤의중 국립합창단장은 16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은 한국형 합창곡의 세계화를 위한 국립합창단의 예술 한류 확산사업인 ‘2022 국제뮤직페스티벌’ 일환으로 기획했다”면서 “프로젝트를 준비한 1년간 미국 성악가들의 연주 영상과 이력서 등을 직접 보고 섭외했다”고 말했다. ‘한국가곡의 밤’에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성악가 24명을 초청해 새로 결성한 합창단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이 국립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엄마야 누나야’, ‘아리랑’, ‘사의 찬미’ 등 한국 가곡 13곡을 윤 단장의 지휘와 김경희, 서미경, 김민환의 반주로 노래한다. 이를 통해 한미수교 140주년을 맞아 역사적 의의를 되돌아보고,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긴다.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에 참여한 소프라노 첼시 알렉시스 헬름은 “이 앙상블에 선택돼 한국에 오게 된 건 매우 큰 영광”이라며 “한국의 가곡은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감정을 느끼게 하고 따뜻하고 깊이 있고 울림 있는 소리가 특징”이라고 말했다. 함께 참여한 베이스 성악가 엔리코 라가스카는 “한국 가곡은 강과 산, 바다의 전경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표현하는데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산과 강들을 보며 한국의 가곡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서 “얼마 전 국립합창단의 ‘바다 교향곡’을 들었는데 굉장히 정교하고 섬세해서 감명을 받았다. 한국의 합창 음악은 서구 음악에 비해 매우 수준이 높다”고 전했다. 윤 단장은 “한국 가곡은 우선 국내 시인들의 훌륭한 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며 “시 가사에 담긴 한이나 정과 같은 정서를 외국인도 느낄 수 있도록 잘 의역해 표현한다면, 그 우수성이 변색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한국 전래동요와 가곡 등을 담은 국립합창단의 첫 정규 앨범 ‘보이스 오브 솔러스’(Voice of Solace·위로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발매했다. 전래동요 ‘새야 새야’를 비롯해 ‘어기영차’, ‘어랑’, ‘어이 가리’, ‘기근’, ‘아리랑’, ‘청산에 살어리랏다’, ‘섬집아기’ 등 한국 고유의 정서가 담긴 8곡(11개 트랙)의 창작곡이 수록됐다. 이영조, 우효원, 오병희, 조혜영이 작곡·편곡에 참여했다. 윤 단장은 “한국 합창이 미국에서 음원 유통을 시작했다는 것이 큰 의미”라며 “유튜브 뿐 아니라 뉴욕타임스퀘어 전광판을 통해 일주일간 홍보영상이 송출됐고, 음반매장 등 미국 내 27개 지역 판매처에서 유통된다”고 소개했다.
  • [핵잼 사이언스] 미국·러시아 핵전쟁 하면 세계 53억명 굶어죽는다

    [핵잼 사이언스] 미국·러시아 핵전쟁 하면 세계 53억명 굶어죽는다

    미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하면 전세계 53억명이 기근으로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대 핵보유국 간 전쟁으로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굶어죽는다는 분석이다. 미 럿거스대 등 국제 연구진은 핵무기 보유국 9곳이 핵전쟁을 벌이는 시나리오 6가지를 가정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시행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푸드 최신호(15일자)에 발표했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 대규모 핵전쟁이 1가지, 인도와 파키스탄 등 소규모 핵전쟁이 나머지 5가지였다. 그 결과, 모든 핵전쟁은 전쟁이 일어난 도시와 함께 수많은 사람을 없애고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 않았던 다른 모든 곳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폭발로 인한 화재에서 발생한 그을음과 먼지가 성층권을 뒤덮으면 햇빛이 차단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핵겨울이라는 기후변화가 일어난다.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작물과 가축, 어획량 등 식량 공급원이 치명적인 영향을 받아 수많은 사람이 굶어죽을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핵폭발로 인해 발생한 버섯구름이 대기 중으로 확산 시 햇빛을 얼마나 차단하는지를 계산했다.해당 데이터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이 지원하는 기후 예측 도구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에 입력한 결과, 아무리 작은 규모의 핵전쟁이라도 세계 식량 공급에 치명적인 혼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 소규모 핵전쟁만으로도 500만t의 그을음과 먼지가 하늘을 덮게 된다. 그러면 5년간 세계 식량 생산량이 7% 줄어 2억 5500만 명이 굶어죽을 수 있다. 양국간 더 큰 규모의 핵전쟁은 4700만t의 그을음과 먼지를 일으켜 기아로 인한 사망자는 25억 1200만 명에 달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미국과 러시아가 핵전쟁을 벌이면 1억 5000만t의 그을음과 먼지가 일어나 3~4년간 세계 식량 생산량은 90%까지 줄어 53억 4100만 명이 굶어죽을 수 있다. 핵폭발로 인한 직접적인 사망자도 3억 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공동저자 앨런 로보크 럿거스대 석좌교수는 “어떤 규모의 핵전쟁이라도 수십억 명이 죽는다. 유일한 해법은 핵무기 금지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으로 1만 2700여기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채택된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은 세계 66개국이 비준했지만 핵보유국가는 한 나라도 비준하지 않았다.
  • 구인난에 빠진 조선·제조업 등 외국인력 쿼터 확대

    구인난에 빠진 조선·제조업 등 외국인력 쿼터 확대

    코로나19로 외국인 인력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조선업과 제조업 등 산업계가 인력난을 호소하자 정부가 구인난 해소책을 내놨다. 외국인력을 신속히 입국시키고, 외국인력 쿼터(인원 할당 수)를 확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취업자 수, 고용률 등 양적인 고용지표는 대체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산업·업종별로 체감 고용 상황이 서로 다르고 일부 산업 현장에서는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미입국 외국인력 4만 2000명과 하반기 배정 인력 2만 1000명이 신속히 입국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선업과 뿌리산업(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열처리 등), 음식점·소매업, 택시·버스업, 농업 등 5개를 인력난이 특히 심각한 세부 산업·업종으로 분류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필요한 인력은 조선업 4800명, 뿌리산업 2만 7000명, 음식점·소매업 1만 4200명(음식점업 8300명·소매업 5900명), 택시·버스업 2300명으로 파악됐다. 구인난이 심해진 배경에 대해 정부는 “외국인력 입국 지연과 업종별 인력 이동 지체, 낙후된 근로 환경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구인난 해소 지원 방안으로 ▲외국인력 쿼터 확대 및 신속한 입국 지원 ▲구인·구직 연계 고용서비스 밀착 지원 ▲산업별 특화 맞춤형 지원 강화 등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정부는 먼저 뿌리산업 등 제조업 외국인력 신규 쿼터를 기존 1만 480명에서 1만 6480으로 6000명 확대한다. 외국인력 입국 절차를 단축해 입국에 걸리는 기간도 기존 84일에서 39일로 줄인다. 조선업에서는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용접·도장공 외국인력 쿼터를 폐지하는 등 특정활동(E7) 비자를 개선한다. 고용허가서 발급자 6만 3000여명 중 5만명은 월평균 1만명씩 연내 입국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조선업의 내일채움공제 대상을 만 39세 이하에서 45세 이하로 확대한다. 내일채움공제는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 외국인노동자 없어 인력난 호소하는 조선업계… 연내 5만명 신속 입국

    외국인노동자 없어 인력난 호소하는 조선업계… 연내 5만명 신속 입국

    코로나19로 외국인 인력의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조선업과 제조업 등 산업계가 인력난을 호소하자 정부가 구인난 해소책을 내놨다. 외국인력을 신속히 입국시키고, 외국인력 쿼터(인원 할당 수)를 확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최근 취업자 수, 고용률 등 양적인 고용지표는 대체로 괜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산업·업종별로 체감 고용 상황이 서로 다르고 일부 산업 현장에서는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미입국 외국인력 4만 2000명과 하반기 배정 인력 2만 1000명이 신속히 입국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선업과 뿌리산업(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열처리 등), 음식점·소매업, 택시·버스업, 농업 등 5개를 인력난이 특히 심각한 세부 산업·업종으로 분류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필요한 인력은 조선업 4800명, 뿌리산업 2만 7000명, 음식점·소매업 1만 4200명(음식점업 8300명·소매업 5900명), 택시·버스업 2300명으로 파악됐다. 구인난이 심해진 배경에 대해 정부는 “외국인력 입국 지연과 업종별 인력 이동 지체, 낙후된 근로 환경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구인난 해소 지원 방안으로 ▲외국인력 쿼터 확대 및 신속한 입국 지원 ▲구인·구직 연계 고용서비스 밀착 지원 ▲산업별 특화 맞춤형 지원 강화 등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정부는 먼저 뿌리산업 등 제조업 외국인력 신규 쿼터를 기존 1만 480명에서 1만 6480으로 6000명 확대한다. 외국인력 입국 절차를 단축해 입국에 걸리는 기간도 기존 84일에서 39일로 줄인다. 조선업에서는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용접·도장공 외국인력 쿼터를 폐지하는 등 특정활동(E7) 비자를 개선한다. 고용허가서 발급자 6만 3000여명 가운데 5만명을 월평균 1만명씩 연내 입국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조선업의 내일채움공제 대상을 만 39세 이하에서 45세 이하로 확대한다. 내일채움공제는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 사원 자녀·노조 추천자 우선 채용… 고용부, 시정 나선다

    사원 자녀·노조 추천자 우선 채용… 고용부, 시정 나선다

    #1. A사는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의 자녀에 대해 채용 규정상 적합한 경우 우선 채용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신규 채용 시 채용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경우에 사원 자녀 1명을 우선 채용한다. #2. B사는 채용 시 재직 중인 직원의 자녀와 직원이 추천하는 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또한 신규 채용이 있을 시 정년퇴직자의 요청에 의해 그 직계자녀의 능력을 심사, 특별가산점을 부여하고 우선 채용한다. 고용노동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의 단체협약 1057개를 조사한 결과 63개의 단체협약에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포함된 것을 확인해 시정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단협의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은 정년퇴직자·장기근속자·업무 외 상병자·직원의 직계가족 채용 58개, 노동조합 또는 직원의 추천자 채용 5개다. 우선·특별채용 조항은 구직자 또는 다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해 청년들의 공정한 채용기회를 박탈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 및 양성평등 일자리 구현’, ‘공정한 채용기회 보장’ 등을 포함시켰다. 위법 조항이 있는 단체협약 63개를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300명 미만 30개(47.6%), 300∼999명 21개(33.3%), 1000명 이상 12개(19.0%)다. 노동조합의 상급단체별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43개(68.3%),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18개(28.6%) 순이다. 2개는 민주노총·한국노총 미가입 단체다. 노사가 합의해서 체결한 단체협약이라 해도 법률에 위반되는 경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1조 제3항 및 제93조 제2호에 따라 행정관청이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노동부는 이들 협약이 헌법상 평등권, 고용정책기본법상 취업기회의 균등한 보장, 민법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등에 위배된다고 봤다. 이를 시정하지 않을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고용부는 노동위원회 의결을 얻어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을 명령하고,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법 조치할 예정이다.
  • 재미 탈북자 “우크라 파병 10만 의용군 최하층 성분일 것”

    재미 탈북자 “우크라 파병 10만 의용군 최하층 성분일 것”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는 러시아를 돕기 위해 10만명의 북한 의용군을 파병하는 방안이 준비되고 있다는 러시아 국방전문가의 주장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이고르 고로첸코가 러시아 국영 채널원 TV에 출연해 털어놓은 얘기를 미국 일간 뉴욕 포스트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는데 북한이 러시아에 이런 제안을 했다는 여러 건의 보도를 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일절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을 이탈해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370여명 가운데 한 명인 그레이스 조(30, 가명)는 6일 뉴욕에서 격주 발행되는 잡지 내셔널 리뷰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된 대로 북한 의용군이 꾸려진다면 가장 낮은 성분 출신들일 것이라며 이들은 정부에 의해 강제로 전장에 끌려가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레이스는 북한에서의 자원(自願) 개념은 미국에서와 완전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정부가 “러시아를 돕기 위해 많은 사람을 보내겠다”고 명령을 내리면 “사회계급 질서” 가운데 가장 낮은 계층의 사람들을 먼저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성분을 따지는 것인데 51가지 범주로 나눠 세 주요 계급으로 분류된다. 한 사람의 사회정치적 지위가 성분에 의해 결정돼 교육, 군 복무, 주거, 심지어 식품배급에서도 차등이 주어진다. 최하위 계층은 전체 인구의 27%를 차지하는데 “한국전쟁 때 남한을 도운 반동지주나 자본가, 종교인, 정치범들이나 반당분자거나 외부세력에 결탁한 이들의 후손들”이다. 두 남자형제와 아버지를 기근으로 잃은 그레이스는 굶어죽을 지경을 간신히 벗어나 북한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함께 중국에 건너 와 음식을 구하던 언니를 잃었다. 지금은 미국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며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돕기 위해 기획된 반체제(Dissident) 프로젝트에 참여, 학생들에게 사회주의 체제가 얼마나 위험한지 교육한다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의용군을 보내려 하는 이유를 묻자 그녀는 러시아가 부모 나라이기 때문에 북한이 거절할 이유가 없으며 두 나라는 밀접한 쌍무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북한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NR)과 동시 수교한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다. 러시아와 시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교 관계를 맺었다. 결이 약간 다르지만 북한 건설 인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마무리된 돈바스 지역을 재건하는 임무에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렉산데르 맛세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그는 “북한 건설 노동자이야 말로 뛰어난 자격을 갖추고 열심히 일해 가장 힘든 여건에서도 진지하게 일할 준비가 돼 있는 사람들”이라며 돈바스의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는 데 긴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 포스트는 다섯 달을 훌쩍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스러진 러시아군 병사가 1만 5000~2만 5000명을 헤아리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상 자국 병사들을 전선으로 보낼 정치적 명분이 바닥 나 쩔쩔 매는 형국에 북한의 도움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이 고로첸코로 하여금 세계 여론을 떠보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북한 의용군을 이른바 ‘대포 밥’(cannon fodder)으로 제공 받으려는 술책이란 것인데 결코 이런 일이 현실이 돼선 안될 것이다.
  • [열린세상] 병참의 중요성과 시스템 사고의 필요성/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열린세상] 병참의 중요성과 시스템 사고의 필요성/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일주일도 가지 못할 것이라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써 5개월째다.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이처럼 전쟁이 오래가는 원인은 뭘까. 대통령부터 촌부까지 전 국민의 일치단결된 애국심과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의 첨단 전투체계 및 훈련 프로그램 지원이 우크라이나가 선전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세계 2위의 군사 대국인 러시아 군대가 환경 변화에 기인한 취약점을 인식하지 못한 점 등도 한 원인이겠다. 전투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하면 항공기나 전차 같은 화력을 먼저 떠올릴 듯하다. 하지만 화력은 부대의 순간 전투력을 나타내며, 이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물류다. 전투부대에 필요한 물자를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는 것은 전투에서 승리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군대에서 이러한 역할을 통틀어 ‘병참’(military logistics)이라 한다. 병참의 중요성은 여러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폴레옹 이전의 프랑스군은 전쟁 지역에서 약탈하거나 상인에게 구매해 물자를 보충했다. 충분치 못한 공급은 부대를 기근에 시달리게 하거나 병사들의 이탈을 불렀다. 반면 나폴레옹은 물자를 중앙 체제로 관리, 전략지에 재고를 비축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실현했다. 이는 유럽 전투에서 나폴레옹 군의 승리 전략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이 병참 전략은 모든 상황에서 만능은 아니었다. 장거리 이동을 요하는 러시아 원정에서는 오히려 실패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이동성을 생각하지 않은 군수 물자의 재고로 인해 다량의 대포가 버려졌고, 포병대가 주전력이었던 나폴레옹 군대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병참은 체계적 관리를 필요로 한다. 미군의 경우 현대전의 다양한 상황을 감안해 정비에 필요한 부품 규격을 통일하고 군수 자동화 운영체계를 도입하는 등 병참 능력을 적극적으로 개선했다. 그 결과 걸프전 당시 8일 소요되던 수송 기간을 이라크전에서 40시간으로 단축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전에서 병참은 예전처럼 전투식량, 무기의 물리적 공급을 넘어 전쟁 환경에 부합하는 병참 작전 고도화가 중요하다. 우크라이나전에서의 또 하나의 교훈은 시스템적 사고의 필요성이다. 최근 우리 군은 4차 산업혁명 첨단기술을 전투체계에 접목하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육군은 ‘아미타이거 4.0’,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의 3대 전투체계 추진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 기술로 지상군의 혁신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공군은 ‘에어포스 퀀텀 5.0’ 비전하에 지능형 지휘 결심 체계를 구축하고 병참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요소 기술들을 전투체계에 도입하는 것 자체로는 부족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전쟁 패러다임과 신기술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전술 자원을 효과적으로 지휘할 시스템적 사고가 가능한 전문인력 양성이 병행돼야 한다. 특히 군·산학연 협력 기반을 두텁게 해 군의 기간(基幹)인 장교들이 학계와 산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습득하고 지속적인 보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각군 장교들이 시스템적 사고에 입각한 상황 분석 능력과 과학에 기반한 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는 안보 위기 속에서 평소에도 전쟁에 대비해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검증하고 위급 상황 대비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가상 상황 훈련을 통해 실전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만에 하나 발생할지도 모를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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