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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영재교육원 초·중생 23명 ‘희망 쓰기’

    문학영재교육원 초·중생 23명 ‘희망 쓰기’

    ‘흐름 위에/보금자리 친/나의 혼…바다를 그려보다/가만히 앉아서 때를 잃고’지난 4일 북한산 기슭 빨래골 초입에 자리한 공초(空超) 오상순(1894∼1963) 시인의 묘소. 입춘을 시샘한 칼바람이 한낮에도 잦아들 줄 모르지만 시비에 적힌 공초의 대표작 ‘방랑의 마음(1923)’을 낭송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더없이 진지하다. 학생들은 생전에 선생이 즐겨 썼다는 “고맙고 기쁘고 반갑습니다.”라는 말로 100년을 먼저 산 대선배와 첫 대면을 했다. 묘를 찾아 벌초하고 참배한 23명은 시인·소설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문학영재교육원 초·중학생들. 매월 2차례씩 토요일마다 현역 소설가와 시인으로부터 직접 창작지도를 받고 있다. 문학영재교육원의 탄생에는 수유중 오대석(56) 교장의 힘이 컸다. 소설가인 오 교장은 2003년 문래중 교장 시절 몇몇 학생들을 모아 직접 소설 창작을 가르쳤다. 얼마 후 자기가 가르친 제자 4명이 저명한 대산청소년문학상에서 상을 받자 문학영재 교육의 효과를 체감했다. 지난해 9월 수유중으로 온 직후 글짓기대회·백일장 수상자 등 일대의 문학영재들을 두루 수소문했다. 그 결과 초등학교 4곳, 중학교 3곳에서 23명이 모였고,11월 시·소설 창작반이 출범했다. 관할 성북교육청은 오 교장의 노력을 높이 사 강사료·운영비 등으로 올해 2300만원을 문학영재교육원에 지원하기로 했다. 영어·수학 등의 영재교육은 많지만 문학영재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김재천(56) 시인은 “아이들의 실력이 대학교 국문과 2학년생 수준은 된다. 초등학생이 러시아 형식주의의 ‘낯설게 말하기’ 기법까지도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수업 때마다 시를 써와 친구들 앞에서 낭독하며 함께 느낌을 이야기하고 생각을 교환한다. 어색하거나 어법에 안 맞는 표현이라고 해서 강사가 작품에 손을 대는 일은 없다. 오로지 아이들이 자유로운 발상을 통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접근방법이나 형식만을 도울 뿐이다. 소설반을 가르치는 김기순(42) 소설가는 “한 학생이 밥도 안 먹고 끙끙대며 40대 주부를 소재로 원고지 60장짜리 소설을 써왔다. 지금 당장 문단에 출품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우이초등학교 6학년 유정애(12)양은 “시를 쓸 때 어렵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내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좋기만 하다.”고 말했다. 하계중학교 권혁우(15)군도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펴 소설을 쓰는 게 즐겁다.”면서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소설을 써오고 그걸 함께 읽고 비교하면서 많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학은 모든 예술의 밑그림입니다. 영어나 과학처럼 문학도 조기교육이 필요하지요. 이 아이들을 주목해 주십시오.10년쯤 뒤에는 등단해서 이름을 날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오 교장의 말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의정부 고교입시 탈락생 220명 구리·파주등 원거리통학 불가피

    의정부 지역 고교입시 탈락생 220여명은 시외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교입시 탈락자 구제 특단대책을 요구(서울신문 2005년 12월 16일 수도권면)해온 ‘잘못된 고교입시제도 희생자를 위한 범 의정부시민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의정부 추가모집 지원자가 부용고 36명, 영석고 67명 등 103명에 불과해 탈락자 322명중 220여명의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다. 대책위측은 “일부 탈락생의 경우 인근 양주뿐 아니라 구리 인창고나 파주 율곡고 등 시외버스를 타고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지역까지 통학해야 할 판”이라며 “이는 교육청의 ‘짜맞추기식 탁상행정’ 탓”이라고 비난했다. 대책위의 탈락생 구제요구에 대해 경기교육청 제2청은 당초 의정부 지역 미달학교인 부용고(정원미달 36명)와 영석고(120명), 양주 백석고(127명), 덕계고(13명), 남양주 청학고(38명), 동두천 보영여고(42명) 등이 탈락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그러나 영석고의 지망자가 추가모집 인원의 절반수준에 불과,“교육청이 추산한 영석고 추가모집 인원은 허수가 될 것”이란 대책위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다. 대책위는 “의정부 관내 고교 학급당 인원을 늘리거나,3월 개교하는 효자고에 4학급을 늘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교육청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논술 길라잡이] 초등생 영어조기교육

    [논술 길라잡이] 초등생 영어조기교육

    오는 9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이 시범실시된다. 현재는 3학년생부터 일주일에 한두 시간씩 실시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11일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시범운영은 2008년 8월까지 한다.16개 시·도 교육청별로 1곳에서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시범실시한 뒤, 그 결과와 국민 여론수렴 등을 거쳐 전면 확대 여부를 정한다. 포인트 조기영어 교육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글 교육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부정론과 국제화 시대 영어공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지지론으로 나뉜다. 영어 조기교육이 필요한 지 여부에 대해 고민해보자. ●조기교육 실태 현재 전국 초등학교의 30%인 1711곳에서 특기적성 교육시간이나 재량활동시간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266곳, 경기 224곳, 부산 138곳 등이다. 수업시간은 일주일 평균 30분에서 3시간 정도다. 하지만 조기영어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를 학교에서 만족시키기란 역부족이다. 사실상 영어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게 그 방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1997년 241명이던 초등학생 유학생은 2004년에는 6276명으로 26배나 늘었다. 한국교육개발 연구원 조사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자녀 조기유학을 시키는 이유를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외국어 습득이 22.9%로 가장 많았다. ●찬성 이유 언어는 어릴수록 배우기가 쉽다는 것이다. 아동은 어른에 비해 언어를 무의식적으로 습득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어 습득 적정연령이 5∼6세라는 얘기도 이런 찬성론자들의 발언에서 나온다. 영어학습이 학원 등 사교육 시장에서 보편화된 마당에 이를 공교육에서 흡수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영어가 정보화·세계화 시대에 갖춰야 할 필수도구라는 현실적 필요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아예 영어공용화 주장까지 펴고 있다. 국제언어인 영어에 노출되는 환경을 제도적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영어체험 마을을 운영하는 것이나 정부에서 조기 영어교육 시범운영 방안을 마련한 것도 이런 흐름의 하나다. ●반론도 적지않아 하지만 조기영어 교육 실시에 대한 반론도 적지않다. 우리말 습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말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외국어를 배울 경우, 학생들에게 문화적, 언어적인 정체성 혼란만 불러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영어학습 여건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영어 조기교육 시기를 초등학교 1·2학년으로 앞당기기보다 3·4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수업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차원에서 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 게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 2935곳의 중학교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는 221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0년까지 이들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1명씩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가속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미취학 어린이들에게조차 비싼 돈을 마다 않고 영어공부를 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교조 등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가 사교육 시장을 오히려 더 과열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외국은? 일본은 공식적으로는 공립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실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2003년 초에 실시한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공립 초등학교의 절반 이상이 3학년 이상에서 일주일에 1시간씩 영어회화를 배운다. 싱가포르는 1956년부터 영어를 공용어로 지정하고 66년부터 영어를 필수로 하는 이중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타이완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부터 영어를 배운다. 일주일에 2시간(80분)씩 수업한다. 스웨덴은 지방마다 다르나 1학년 때 영어교육을 시작하는 경우가 33%,3학년 때에는 39%로 파악되고 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정부가 초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시범적이나마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교육 양극화’현상을 최소화하려는 긍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도시 빈민층이나 농어촌 지역의 경우, 부모가 경제력이 없다면 해외유학은커녕, 국내 영어학원에도 자녀를 보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투자의 차이가 대를 이은 계층의 고착화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어 조기교육을 실시한다 하더라도 영어를 배우려고 해외유학길에 나서는 행렬이 줄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영어 수업시간을 늘리거나 학생들 수준에 맞는 적절한 교재개발 등 질적인 영어학습 여건 개선에 더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경기도, 초중고에 1조5000억 지원

    경기도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관내 초·중·고에 교육 경비를 지원하는 `교육지원조례´를 19일 제정, 공포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경기교육청의 재정 부담이 크게 줄어 이 지역 교육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조례를 보면 도농간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 기업하기 좋은 교육여건 조성, 국제경쟁력 있는 우수 인재 육성, 과학·영재교육 및 직업교육 활성화, 교육복지 증진, 학교도서관 지원 등 7개 분야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특히 사업계획을 세우고 성과를 평가하는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하고 행정부지사와 부교육감을 공동 의장으로 하는 ‘교육지원사업협의회’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를 통해 결정된 사업에 반드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경기도와 교육청간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교육협력관을 두도록 했다.올해 경기도의 교육지원사업 예산은 법정 전출금 1조 4399억여원과 비법정 전출금 1116억 2300만원 등 모두 1조 5515억여원에 이른다. 조례가 제정되지 않은 지자체에서는 제도적 장치가 없어 법정 전출금 외 교육 투자에 소홀할 수밖에 없어 지방교육재정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초등학교 1·2학년도 영어교육 하반기부터 시범실시

    올 하반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조기교육이 시범실시된다. 현재는 3학년 이상이 대상이다. 학년을 3월 대신 9월부터 시작하는 9월 학기제 도입도 추진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0년까지의 국가인적 자원개발 5개년 기본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초등1·2년생, 주1시간씩 영어 기본계획에 따르면 초등학교 1·2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범 영어교육은 전국 16개 학교에서 실시된다. 시·도 교육청별로 한 곳이다. 시범운용 기간은 2007년까지다. 교육부 김영윤 초중등교육 정책과장은 “영어능력이 우수한 교사가 있는 학교를 중심으로 시범학교로 선정하되 교육여건에 있어서도 양극화 현상이 있는 만큼 도 교육청의 경우, 읍면 지역에 안배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시범실시 이후 확대여부에 대해서는 2008년에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조기영어 교육에 대한 찬반논란이 있어서다. 이밖에 2008년부터 인천, 부산ㆍ진해, 광양 등 3곳의 경제특구와 제주 국제자유 도시에서는 각각 2개교씩 모두 8곳의 초등학교에서 수학과 과학수업을 영어로만 진행하는 영어 몰입교육(English Immersion Program)이 시범 실시된다. ●초등학생 유학생 급증 현재 전국 초등학교의 30%인 1711곳에서 특기적성 교육시간이나 재량활동시간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266곳, 부산 138곳 등이다. 수업시간은 일주일 평균 30분에서 3시간 정도다. 하지만 조기영어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예컨대 영어때문에 해외유학가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1997년 241명이던 초등학생 유학생은 2004년에는 6276명으로 26배나 늘었다. ●반대론도 적지않아 우리말 습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어와 영어를 함께 배우면서 생기는 혼란도 반대론의 근거다. 때문에 조기영어교육 시기를 초등학교 1·2학년으로 앞당기기보다 3·4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영어수업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중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는게 더 시급하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해말 현재 전국 2935곳의 중학교에 배치된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는 22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는 2010년까지 이들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1명씩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9월 학기제 도입 검토 2007년까지는 학제개편 종합계획을 마련한다. 현행 6-3-3-4제의 기간학제를 조정하고 외국처럼 9월 학기제 도입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식 차관은 “교원수급계획이나 학교신설계획 등 논의대상이 많아 내년 말까지 이러한 쟁점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부시 “외국인 유학비자 발급 완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테러를 막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전 세계에 확산하기 위해 아랍어와 중국어 등 각종 외국어에 대한 조기교육을 실시하고 외국 유학생을 적극 유치하겠다고 밝혔다.부시 대통령은 5일 국무부에서 전국 대학 총장들과 만나 “외국어 능력 향상은 미국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 중의 하나”라고 전제하고 “외국의 유학생들을 획기적으로 받아들이고 미국의 어린이들에게는 조기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부시는 “전 세계에 확산되는 테러를 막고 일부 테러국들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그 나라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여기에 모인 대학총장 여러분들이 외국의 유학생들이 이곳에 와서 많은 것을 배워 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부시 정부는 주요 교육대상 언어로 아랍어와 중국어, 러시아어, 힌두어, 페르시아어(이란어)를 꼽았다.부시 대통령은 또 “많은 대학 지도자들이 9·11 사태 이후 외국 유학생들에게 비자발급을 제한한 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유학생들의 비자 발급조건을 완화해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미국에 와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배리 로웬크론 국무부 차관보는 “외국어능력 증진을 위해 외교관과 군 정보기관의 외국어 능력을 강화하고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외국어를 조기에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dawn@seoul.co.kr
  • [오늘의 눈] 아이 하나도 책임지지 못하는 나라/ 나길회 사회부 기자

    혼란스러웠다. 외동아이 키우는 엄마들의 모임에서 돌아오는 길에 애는 적어도 둘은 낳아야 한다는 평소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4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형제의 소중함을 알고 ‘애들은 부모 아닌 본인하기 나름’이라고 믿는 기자를 엄마들은 순진하다 했다. “요즘은 예전과 달라요. 꼭 조기교육 효과를 믿어서가 아니에요. 남들은 미리 다 배우고 학교 가는데 우리 애만 바보 만들 수는 없잖아요.” ‘그저 남들만큼’이라는 내 나름의 잣대는 이들에게는 맞지 않았다. 애 둘이 아니라 하나도 버거울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여기에 이들은 맞벌이하며 애 키우는 것은 더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덜컥 겁이 났다. 하지만 유치원도 다니지 못해 외톨이가 된 박솔이양을 보면서 잠시나마 ‘돈 무서워’ 아이를 못 낳겠다고 생각한 것이 부끄러워졌다. 밤새 줄까지 서가면서 고급 유치원에 등록하는 엄마와 솔이양 부모의 고민을 어떻게 비교할까. 기자를 포함해 많은 부모들이 경쟁적으로 위만 바라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동시에 현재 정부나 각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는 출산장려 정책이 얼마나 한심한가를 다시금 깨닫게 됐다. 그동안 지원 금액이 현실성 없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솔이양 경우처럼 아이 하나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입장인 부모들로서는 셋째 출산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일 아닌가. 서울신문 1월 4일자에 ‘금둥이, 굶둥이´ 기사가 나간 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내가 내 돈 쓰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지적에서부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 등 다양했다. 그럼에도 공통된 목소리는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교육의 기회만큼은 공평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사교육 없이도 솔이양 같은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게 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사실 돈만 있으면 아이 여럿 낳아 키우고 싶죠.”하나만 낳아 잘 기르는 게 최고라고 목소리 높였던 엄마들이 털어놓은 속내다. 형제·자매와 부대끼며 살아온 그들이 왜 그 소중함을 모르겠는가. 상위 2%든 하위 2%든 적어도 아이 하나는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교육과 출산장려정책의 출발점임을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나길회 사회부 기자 kkirina@seoul.co.kr
  • 경기, 159곳 연내 착공

    민간이 학교시설을 건설, 소유권을 교육청에 이전하고 임대료를 받는 민간투자유치사업(BTL)이 확대된다. 경기교육청은 지난해 BTL 방식으로 민간자본을 유치해 52개 학교를 신설한 데 이어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159개의 학교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BTL은 여유자금이 많은 민간투자자가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에 이를 빌려준 뒤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으로 설립되는 도내 시설은 학교 84개(개축 학교 3개 포함), 학교내 체육관 75개이며 사업비는 학교신설 7900억원, 체육관 건립 1120억원 등이다. 교육청은 조만간 단위사업별 참가희망 사업자 모집을 공고한 뒤 상반기중 사업시행자를 확정,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설립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설학교는 오는 2008년 3월 또는 9월에 개교하게 된다. 교육청은 2009년까지 매년 80여개 학교의 신설 및 개축사업을 이같은 BTL방식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학교공사를 BTL방식으로 추진하면서 공사를 여러개 묶어 한 건설업체에 발주하기 때문에 소규모 건설업체들의 불만을 사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5)관심 높아지는 대안학교

    [공교육 정상화… 지금 학교에선] (5)관심 높아지는 대안학교

    최근 대안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안학교의 매력은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제는 이른바 ‘문제아’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인성교육은 물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지닌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터전으로 자리잡고 있다.‘교육 실험’에서 벗어나 교육의 엄연한 한 축으로 부상하는 대안교육 현장을 찾았다. 용인 헌산중학교 “야∼” “오∼” “정말 아깝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용인 헌산중학교 2층 강당에 모인 58명 학생들의 입에서 한숨과 환호성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날은 이 학교 연례 행사의 하나인 학생 대표를 뽑는 날이었다. 회장과 부회장으로 선출된 학생 외에도 낙선한 학생들과 친구들은 모두 축제처럼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회장으로 당선된 2학년 기평호(15)군은 “화장실과 샤워기 등 친구들에게 학교생활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겠다고 호소한 것이 설득력이 있었던 것 같다.”며 쑥쓰러워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이날 행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학생회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서다. 말 그대로 학생들이 지켜야 할 규정이나 제반 사항을 학생회가 스스로 결정한다. 학생들은 모두 선생님과 함께 기숙사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하루 종일 학생과 교사가 함께 지내다 보니 공동체 생활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은 기본이 됐다. 에피소드 하나. 지난 2003년 한 명이라도 반찬을 남기면 모두 하루를 굶기로 결정한 뒤 한 명 때문에 학생은 물론 교사 모두 하루를 쫄쫄 굶기도 했다. 이후 반찬을 남기는 학생은 사라졌다고 한다. 학생들은 매일 일기쓰기 등 마음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공부보다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저녁마다 ‘마음 대조일기’를 쓰고 매주 한 차례 전교생이 모여 발표하고 의견을 나눈다. 친구들과 다툰 사소한 일에서부터 걱정거리, 선생님에게 서운했던 점까지 서로의 발표를 듣다 보면 그동안 부정적인 감정이 눈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재학생 대부분은 경기도와 서울,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집이 있는 학생들이다. 일반 중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쫓아 이 곳을 찾은 학생들도 20%나 된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된 덕분에 일반 중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은 6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풍물과 태껸, 사진, 수영, 재즈댄스 등 특성화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행정적인 부분만 담임이 맡고 하루 대부분의 생활지도는 교장과 교감을 제외한 9명의 교사가 3∼8명씩 맡아 책임진다. 방과후 활동에서부터 용돈 관리, 고민 상담, 공부, 놀이 등 모든 것을 24시간 내내 담당 교사와 함께한다. 서울 덕수정보산업고에 진학이 결정된 한은주(16)양은 “일반 학교에서는 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대안고등학교인 경주 화랑고로 진로를 결정한 오초이(16)양은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 대안학교를 선택했다.”면서 “사회복지사가 되어 내가 배운 것을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경기대명고등학교 “우리 아이들은 태풍과 같은 존재입니다. 겉으로는 거칠고 대하기 힘들지만 들여다 보면 태풍의 눈처럼 조용하고 심성이 고운 아이들입니다.” 경기 대명고 김용길 교감은 학생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아’지만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훌륭한’ 아이들이라고 했다. 수원 당수동에 있는 경기 대명고는 국내 유일의 공립 대안학교다. 지난 2002년 경기교육청의 인가를 받아 문을 연 뒤 올해 초 25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했다. 현재 재학생은 94명. 모두 일반계 및 실업계 고등학교는 물론 부모조차 감당하기 어려워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3일 이곳에서 만난 학생들은 언제 그랬느냐는듯 한결같이 밝은 얼굴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경기도 수원, 안산, 군포, 안양, 의왕 등에 있는 학교에서 전학왔다. 학부모나 학생 모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곳을 찾는다. 그렇다고 교육과정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 학업이 뒤처진 경우가 많아 고1 때 마쳐야 할 국민공통 기본교과를 1·2학년 때 나눠서 이수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정규 수업 외에 실용음악이나 조리, 태권도, 골프, 헤어미용 등 다채로운 특성화교과 수업도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학생들이 이 학교를 다니면서 보이는 가장 큰 변화는 ‘뭔가를 할 수 있고, 해야겠다.’는 자신감과 적극성. 지난 2월 졸업한 25명은 모두 대학에 합격했다. 내년 2월 졸업할 30명도 21명이 이미 대학 진학이 결정된 상태다. 특히 선생님들은 올해 수원과학대 실내건축 디자인과에 합격한 김모(20)양을 잊을 수 없다. 지난달 어머니와 함께 학교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한 김양이 이 곳으로 온 것은 지난 2002년 4월. 항상 불만에 차 있었고, 반항이 심했다. 건축 일을 하는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정형편도 어려웠다. 그러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3학년 때 1년여 동안 위탁교육을 받으면서 김양의 생활은 달라졌다.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컴퓨터설계(CAD) 자격증까지 땄다. 대학에 합격한 뒤에는 아버지와 함께 작은 가게도 열어 직접 1억 5000만원짜리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서준석 교사는 “학교생활이 엉망이던 아이들도 믿어주고 또 믿어주면 졸업 후 반드시 사회에서 자신의 몫을 한다.”면서 “‘안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한 발짝 떨어져서 아이들 편에 서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인·수원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자녀들 다양한 욕구부터 이해 학교와 자녀 믿는게 가장 중요 헌산중 오병갑 교장 “자녀들의 다양한 욕구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경기도 용인 헌산중의 오병갑(54) 교장은 대안학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의 욕구도 그만큼 다양할 수밖에 없는 만큼 부모들도 자녀들을 대하는 자세를 달리 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자녀를 대안학교에 보낸 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게 성적입니다. 자유로운 분위기는 좋지만 성적이 뒤처져 대학 진학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합니다.” 오 교장은 “이런 걱정 때문에 학교를 다시 옮기는 학생들이 매년 서너명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다르다.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인성은 물론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와 학교를 믿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갈수록 사회가 다양해지고 도덕성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학교역할도 지적 능력만 키워주는 데서 벗어나 더욱 다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나 자유로운 교육과정을 원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는 물론 아이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학교가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정부의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대안교육 특성화학교로 지정됐다고 하더라도 특성화 교과에 드는 비용은 학부모가 별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이중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교육 수준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에 따른 국가적 지원도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용인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대안학교는 어떤곳대안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대안학교는 모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나. -아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대안학교는 10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학교 6곳과 고등학교 19곳 등 25개교만 해당 학력을 인정해주고 있다. ▶비인가 학교도 앞으로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 -교육부는 대안학교의 학력 인정 폭을 넓혀주기 위해 지난 3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시행령이 개정되면 현재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학교들도 일정한 절차를 거쳐 신청하면 학력을 인정받는 각종 학교로 구분돼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학력인정이 되지 않은 대안학교에서 학력을 인정받으려면. -해당 학력에 해당하는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대안학교에 입학했다가 다시 일반학교로 전학갈 수 있나. -그렇다. 학생측에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대부분 받아준다. 반대로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대안학교로 전학가려면 대안학교에 결원이 생기는 경우에 한해 받는 경우가 많다. 결원이 생기면 보통 한 달 전에 공고를 낸다. ▶대안학교에 입학하려면. -대안학교는 대부분 전국 단위에서 학생을 모집한다. 그러나 기숙사가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 등·하교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신입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학교별로 모두 다르다. 중학교 다닐 때의 출결 상황이나 생활 등을 보는 곳도 있다. 학부모나 학생 본인의 면접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지가 중요하다. ▶모집시기는. -대부분 매년 10월쯤에 신입생을 뽑는다. 고등학교의 경우 실업계 고등학교보다 앞서 신입생을 모집하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대안학교의 학비는. -기본적으로 일반 학교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곳은 일반 학교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받지 못하는 곳은 서너배 이상 비싸다. 특히 기숙사가 있는 경우 별도로 숙식비를 내야 한다. 학교별로 학부모가 별도로 내야 하는 비용도 있으므로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대안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데. -이우학교의 이우교육연구소(www.2woo.re.kr)와 대안교육연대(www.psae.or.kr)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우교육연구소는 학력 인정 대안학교 관련 정보를, 대안교육연대는 비인가 대안학교 관련 정보를 주로 다룬다. 학교별로 방학 기간에 운영하는 계절 학교를 활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2∼3일 동안 미리 경험해볼 수 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2)차만들기와 다도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22)차만들기와 다도

    세상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요란하다. 전쟁터가 따로 있는 것 같지 않다. 모든 정보가 소통되는 우리의 일상자체가 바로 전쟁인 것이다. 하루 하루 터지는 메가톤급 충격들은 사회지도부들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들의 삶까지도 황폐하게 하고 있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처음부터 잘못 꿰어진 단추는 언젠가 ‘동티’가 나게 마련이다. 서로 자기 몫을 양보하지 않으려는 계층과 계층의 갈등이 우려스러울 만큼 그 진폭이 커지고 있다. 탄탄한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정보화시대라 할지라도 인간의 감성과 이성까지는 통제하기 어렵다. 극단적인 감정의 증폭은 극단적인 일탈행위를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사람들, 어린자식들과 함께 자살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조카의 전재산을 가로채고도 모자라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는 삼촌.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우리의 삶을 옥죄고 있다. 참담한 우리 현실의 요체는 바로 잘못된 견해와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결국은 올바른 마음의 결여에서 모든 것들이 비롯된다는 것을 지금 세상의 갈등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차를 한다는 것은 결국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다. 나와 자연, 나와 객체, 나와 주변인들과 그 맑고 청아한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다. 그 나눔속에는 차가 가진 진실한 삶의 투명성과 그속에 깃든 건강성을 함께 나눈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의스님은 청아한 찻자리속에 깃든 삶의 투명성과 건강성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성인 가신지 3천년/도는 사라져 세상은 혼돈스럽네. 홀로 한가로운 세월을 보내고자/문닫고 시서에 충실하네. 마음은 오래전부터 천진하고/덕스런 공업 충과 효도 드높였지. 아름다운 소문 한 시대 흔드니/높은 분의 발걸음 누추한 집 문에 멈추네. 굳게 사양하고 스스로 자취를 감추어/세상 사람의 논평 받기를 피했네. 끝내 인간사를 던져 버리고/구름 걸친 숲속으로 시끄러움을 피해왔네. 내가 은둔해 산다는 말을 듣고/구름 헤치고 송헌에 이르렀네. 샘물 길어 뇌소를 끓이고/향을 사르고 청담을 나누었다네. 영특한 자태 학인 양 고고하고/맑은 담론은 이슬이 서린 듯 하네. 저녁별도 장차 저물려 하니/세월이 빨리 달아남을 한탄하네. 마치 숲속의 난초가/장차 그 풍성함을 하직할 듯하네. 장부가 만약 도가 있음을 알았다면/마땅이 ‘조문도’란 말을 되새겨야 하리. 이미 깊고 얕음을 알 수 있다면/모름지기 참과 거짓을 구별해야 하리. 사라지고 자라는 이치를 자세히 탐구하여/죽음과 삶의 뿌리를 뚜렷이 밝혀야지. 미세하고 오밀함을 자세히 연구하면/곧 양생의 이치를 깨닫게 되겠지. 청정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남의 도움을 무엇하러 바라겠나. 부귀는 하늘이 준 복이 아니고/꾸밈도 본래의 향기는 아니라네. 영대가 원래 튼튼한 터전이니/슬기로운 몸은 원래 청정한 근원일세. 마음은 백옥경에 노닐고/이름은 자미원에 빛났네. 이로움을 찾던데서 고개 돌려 보면/하늘과 땅이 곧 하나의 울타리인 것을” 조선시대 고절한 선비 중 한분이었던 김인항과 차담을 노래한 초의스님의 시다. 뛰어난 선비였던 김인항은 인간사를 내던져버리고 은인자중하며 시서에 충실하며 국가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심을 가꾸며 살고 있었다. 초의스님은 그런 김인항의 삶과 죽음에 대해, 오로지 이윤만을 추구하는 속세의 갈등에 대해 참과 거짓을 구별하는 청정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일지암 찻자리에서 갈파하고 있다. 고절한 삶을 살아가는 두사람이 아름답게 가꾸는 찻자리에서 진정한 차인들의 나눔은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다.‘행다’즉 차를 하는 행위의 핵심은 바로 삶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함께 나누며 공유하는 데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찻자리는 그런 점에서 근원적으로 마음의 가라앉힘이며 쉼이다. 차를 끓이는 방법인 행다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잎차를 우리는 팽다법(烹茶法), 말차에 푹익은 물을 부어 휘젓는 점다법(點茶法), 차를 물에 넣어 끓이는 자다법(煮茶法)이 있다. 우리는 흔히 팽다 점다 자다 모두를 뜻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전다(煎茶)라는 말을 써왔다. 행다란 한발짝 더 나아가 차를 끓여서 대접하고 마시는 일 전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행다는 기교나 멋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행다는 차를 잘 우려마시는 질서를 갖추는 것을 의미하지만 근원적으로는 마음과 정성을 담은 행위로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행다는 차의 품성에 맞춰 차 고유의 맛을 내는 데 정성을 들이며,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고 분수에 맞는 넉넉함이 있으며, 물과 불 차와 다구 손님과 주인 등이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즐기는 것이다. 행다는 우선 찻 자리에 있는 그 누구 한사람이라도 불편함이 없이 편안해야 한다. 풍요롭고 행복한 기운이 나는 가운데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이 자연스럽게 모든 행위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흐르는 동선이 간결하고 과장됨이 없어야 한다. 차의 예절법이 풍요롭고 행복한 느낌이 드는 쉼터 같은 것이 될 때 진정한 행다가 되는 것이다. 행다와 함께 중요한 것이 바로 투다법이다. 투다(投茶)란 차를 내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다. 다관의 물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서 차의 맛과 향 그리고 색은 크게 달라진다. 또한 차를 먼저 넣느냐, 나중에 넣느냐에 따라, 또는 계절에 따라 마시는 방법을 나눈 분류법이다. 먼저 상투법(上投法)이다. 상투법은 다관에 먼저 일정량의 물을 붓고 어느정도 식힌 다음에 차를 넣는다. 차를 물위에 떨어뜨린다고 해서 상투법이라고 한다. 햇차가 나오기 전인 봄과 초여름에 많이 이용하는 상투법으로 우려낸 차는 찻잎의 밑부분만 우러나기 때문에 담백하고 은은한 차향이 난다. 중투법(中投法)은 다관에 먼저 우려낼 물을 반쯤 붓고 그 다음에 찻잎을 넣고 다시 남은 반은 물을 붓는 방법으로 차를 우려내는 것을 말한다. 중투법은 중정의 묘를 상징한다는 다소 철학적인 발상까지 깃든 투다법 중 하나로 흔히 가을에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중투법은 차를 잘 우려내기 위한 기교적인 측면이 강하다. 중투법은 여러 가지로 번거로운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많이 쓰이지 않는다. 먼저 다관에 물을 붓고 차를 넣어 우려내는 하투법(下投法)은 우리가 현재 일상에서 흔히 쓰고 있는 방법이다. 하투법은 계절을 가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차의 빛깔과 향 그리고 맛의 작용을 가장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적절한 차의 음용법이라고 본다. 상투법은 다관에 물을 부어 차를 우려낼 수 있는 알맞은 온도로 낮춘 다음 차를 넣어 우려낸다. 이같은 방식은 차가 물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투법이나 중투법에 비해 우려내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음은 행다를 위한 기본적인 다구와 다례 절차다. 행다를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최소한의 다구는 다음과 같다. 찻주전자인 다관, 찻잔과 찻 잔받침, 퇴수기, 물식힘 그릇인 숙우, 찻물 그리고 차다. 일상생활에서 다도는 간편성이다. 언제 어디서나 마실 수 있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마시는 데 최소한의 다구는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본다구가 갖추어진 다음에는 다구를 배치하고, 다구를 청정하게 하고 예열한다. 그리고 차 넣기, 차 우리기, 차 따르기, 차 마시기, 다과먹기, 재탕, 우리기, 마무리 등 순서에 따라 다례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모든 절차가 생략된 일상생활다례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약다법과 점다법은 바쁜 현대인들이 사무실에서 차를 마셔야만 되는 직장인들에게 알맞은 방법 중 하나다. 먼저 약다법이다. 물을 끓인후 다관과 찻잔을 헹군다. 탕수를 식힌 후 차를 넣는다. 탕수를 붓고 찻잔을 비우고 숙우에 따른다. 그리고 첫차를 마신다. 그리고 천천히 생각하며 대화를 나누며 재탕 삼탕을 함께 마시는 것이다. 다음은 말차를 마실 수 있는 기본점다법이다. 먼저 물을 끓인다. 그리고 찻솔을 적신다. 유발과 다완을 행군 후 유발에 말차를 떠넣는다. 탕수를 조금 부은후 휘저어서 진한 죽다를 만든 후 탕수를 다시 붓는다. 그리고 재빨리 휘저어 유다를 만든 후 다완에 따른다. 차를 마신 후 유발을 씻고 닦은 후 탕수를 나누어 마신다. 우리의 전통적인 의식다도는 28가지에 이르는 많은 종류의 다구를 사용해 30여가지 절차로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에 시도 읊었을 뿐만 아니라 춤과 음악을 듣고 보는 다악공연도 함께 펼쳤다. 그같은 의식다도는 현대인들의 삶과는 너무도 큰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에서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차를 고르고, 물은 잠재운 수돗물이나 생수를 이용해 정돈된 마음의 질서를 유지하며 차를 마시는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일상다례인 것이다. 번거로운 절차를 피해, 간략하면서도 격식을 유지하며 차를 마시고 그 차를 통해 몸과 정신이 건강해질 수 있는 계기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일상 차인의 길이다. 일지암 암주 ■ 다구와 용어들 우리가 차생활을 하면서 접하는 차용어들은 매우 소수다. 그러나 다관에서부터 물의 종류 그리고 차의 종류와 관련해 무수히 많은 차의 용어들이 있다. 대부분 과거의 말로 이루어진 차의 용어들은 많은 부분 수정되거나 개편되어야 한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설명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은 다구다. 다구를 살펴보면 기본다구와 보조다구로 나눌 수 있다. 기본다구로는 찻잔 다관 탕관 찻술 차통 찻솔이며 보조다구로는 유발 퇴수기 잔받침 다상 다반 다상보 다건 다포 다과그릇 등이 있다. 다관은 끓인물에 잎차를 넣어 차를 우려내는 주전자 모양의 차우림 그릇이다. 다관은 형태에 따라 손잡이가 옆으로 꼭지와 직각을 이룬 상태로 붙어있는 것을 다병(茶甁), 손잡이를 꼭지의 뒤쪽 반대방향에 상하로 접착시킨 것을 다호(茶壺), 손잡이를 대나무 뿌리 등을 사용해 따로 꼭지와 뒤편에 연결해서 부착시킨 것을 다관이라고 한다. 물식힘 그릇인 숙우 또는 유발은 귀때사발 귀때그릇 귀탕기 차귀뎅이 귀대차사발 등으로 부르며 사발의 한쪽에 귀가 달려 있다. 물식힘 그릇을 흔히들 수구로 알고 있으나 정확하게는 숙우이다. 숙우란 말은 당나라의 육우가 (다경)에서 끓인 물을 담아두는 그릇으로 지칭하고 있다. 찻잔이란 차를 마실 때 쓰는 그릇인 잔(盞)의 총칭으로 은 동 나무등의 재료로 만든다. 찻잔의 종류는 매우 많다. 그런 점에서 찻잔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과 빛깔의 찻잔을 사용하고 있다. 찻잔으로는 찻종, 다완, 찻종지, 찻사발, 뚜껑찻잔, 용수찻잔 등이 흔히 쓰인다. 차를 담아 보관하는 그릇을 차통이라고 한다. 차의 맛과 향을 유지하기위해 차를 덜어서 사용하는 그릇이며 차 나눔 그릇, 흑은 차호로 부르기도 한다. 다탁(茶托)은 찻잔을 받치는 데 쓰이는 다구로 찻잔받침이라고도 한다. 뜨거운 찻잔을 맨손으로 가져가기 곤란하여 받침그릇에 잔을 얹어가는 가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찻물을 끓이는 용기가 바로 탕관이다. 탕관은 돌솥이 으뜸이며 다음으로 자기와 옹기가 좋다. 탕관은 물끓이는 소리가 맑은 것일수록 좋다. 차 솥은 찻물을 끓이거나 차를 덖는 솥으로 생김새에 따라 다정(茶晶·다리가 달린 솥), 다리가 없는 솥인 다부, 주전자와 같이 생긴 솥인 철병 등이 있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전기포트나 주전자를 대용해 쓰고 있다. 다음은 찻솔로 불리는 다선이 있다. 다선은 말차용 다구로 다완에 찻가루를 넣고 탕수를 부은 다음에 찻가루와 물이 잘 섞이도록 휘젓기 위해 대통을 가늘게 잘라 만든 것으로 차전이라고도 한다. 차전은 대개 80본 100본 120본 세종류가 있다. 다음은 차를 뜰 때 쓰는 숟갈인 차시, 또는 차측, 물버림 그릇인 퇴수기, 숯불을 피워 차솥이나 탕관을 올려놓고 찻물을 끓이는 다구인 다로, 찻잔등 다구의 물기를 닦는 마른행주 다건, 다판에 까는 무명 또는 삼베 등 천으로 만든 다포, 차를 다룰 때 쓰는 상인 찻상 등이 있다. 이밖에도 우리가 흔히 쓰는 차용어로는 중국의 다구인 여러 가지 다호들, 그리고 중국의 명차·우리나라 차의 이름들이 있다.
  • 경기교육청에 탈락자구제 촉구

    “고교 입시 탈락자 구제 특단대책 세워라.” 전교조 의정부지회와 참교육학부모회 등은 ‘잘못된 고교입시제도 희생자를 위한 범 의정부시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의정부의 2006학년도 고교입시에서 탈락한 300여명의 구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15일 성명서를 발표,“경기도교육청의 잘못된 학생 수요 예측과 고교입시제도로 인해 322명이 학생과 학부모들이 낙방의 절망속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결과는 “의정부가 해마다 800∼1000명에 이르는 외부 지역 학생들이 유입되는 ‘교육특구’임에도 이를 고교입시 정원책정 때 고려하지 않은 교육청의 직무유기나 태만, 무능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학급증설이나, 학급당 인원 증원, 장기적으로 평준화 도입 등 대책을 세월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청 제2청측은 ‘불합격 학생 진학 대책’ 설명자료를 내고, 의정부 지역 미달학교인 부용고(정원미달 35명), 영석고(120명)와 양주 백석고(127명), 덕계고(13명), 남양주 청학고(38명), 동두천 보영여고(42명) 등이 탈락학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위측은 “2006학년도 고교 신입생 정원이 5346명인 반면, 중학 졸업자수는 5433명으로 69명이 부족한데다 영석고의 경우 기피현상이 심해 사실상 허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대책위측은 “2005학년도의 경우 의정부 지역 중학교 출신 학생이 연천·포천·동두천 지역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가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인원이 58명에 이른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기와집과 제와장(製瓦匠)

    [사진으로 본 전통의 숨결] 기와집과 제와장(製瓦匠)

    우리나라 옛집들은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려 지어졌다. 계절의 온도 변화와 일조량을 따져 터와 방향을 잡았다. 심지어 지붕의 각도와 높낮이도 자연을 고려했다. 아직도 남아있는 기와집은 선조들의 자연관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기와는 해마다 갈아야 하는 볏짚 등에 비하면 아주 튼튼하고 멋있는 건축 재료다. 기와를 지붕에 얹은 한옥은 정성을 들인 만큼 수명이 길고 아름답다. 지붕의 어느 부위에 쓰이느냐에 따라 각기 이름과 모양이 다르다. 처마 끝을 장식하는 막새기와를 비롯해 넓적한 모양의 암키와, 둥근 모양의 수키와가 낱낱이 정교하게 짜맞춰져서 커다란 지붕을 이룬다. 암막새란 암키와 끝에 장방형의 드림새가 있는 것이다. 수막새는 수키와 끝에 둥근 드림새(일명 와당:瓦當)가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이외에도 지붕 용마루 양끝을 높이 장식하는 치미( 尾)도 있다. 특히 살림집은 민족의 고유한 체취를 강하게 담고 있다. 이 요람 속에서 한국의 멋과 미가 오랫동안 자란 것이다. 한국의 기와집은 일본처럼 인위적인 기교를 자랑하거나 중국의 집처럼 장대한 위용을 뽐내지 않는다. 한국의 기와집은 조촐하고 의젓하다. 하늘을 향해 두 처마 끝을 사뿐히 들었지만 날아갈 듯한 경쾌함은 아니다. 단아한 추녀의 곡선에서 아낙네 저고리의 맵시가 느껴진다. 볼이 조붓하고 갸름하여 신으면 단정한 외씨버선 같은 기와지붕들이 서로 이마를 마주 비비고 모여선 곳. 여기엔 그 어떤 시새움이나 허세도 가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와에는 억지로 멋을 부리는 잔재주가 담겨 있지 않다. 다만, 소박함을 따른다. 기와에는 한국인들의 온화한 미덕과 담담한 마음씨가 넉넉히 담겨 있는 것이다. 집 속에서 마음이 편하고, 멀리서 두고 바라보면 한층 정이 가는 것이 바로 기와집의 미덕이다. ■무형문화재 제와장 기능보유 한형준옹 “흙일하는 사람이 부자는 못 돼도 한때는 괜찮았지. 양철 벗기고 너도나도 기와 올렸으니깐.” 전남 장흥에서 이제는 나라 안에서 하나뿐인 기와막을 짓고 사는 한형준(78·중요무형문화재 91호 製瓦匠)옹. 그는 전통 조선기와 가마에 불을 지피며 호시절을 돌이켜본다. 세 칸짜리 홀집지붕을 덮는 데 드는 기와가 4000장. 너도나도 고래등 기와집을 올릴 때면 한씨 혼자 수만장씩 구워내기도 했다. 새마을운동으로 스레트지붕이 판을 치고 윤이 나는 기계식 기와에 시멘트 기와까지 득세하면서 한씨의 기왓장은 볼품없는 구닥다리로 전락해 갔다. 그는 그래도 “전통 기와는 매끈한 양기와가 따라오지 못할 질박하고도 은근한 멋이 있다.”며 주문을 해주는 이가 있기에 기와를 버릴수 없었단다. 지난해에는 주문이 거의 없어 가마에 딱 한번 불을 지폈다. “기와막 소는 먹을 살이 없다.”는 말처럼 일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단다. 암수 기와의 조화. 해학과 익살이 깃든 막새 문양. 자연과 이루는 소박한 화음을 어쩌면 더이상 보고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글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무슨영화 볼까]

    ■ 미스터 소크라테스 장르/등급 액션/18세 감독/배우 최진원/김래원·강신일·이종혁 줄거리 한 청년이 조폭의 필요에 의해 강력계 형사로 경찰에 위장 잠입하며 벌이는 에피소드. 20자평 스토리 전개의 흡인력에서나 에피소드의 풍부함이 돋보여. 오락성 ○ 작품성 △ ■ 도쿄타워 장르/등급 멜로/18세 감독/배우 미나모토 다카시/오카다 준이치·마쓰모토 준 줄거리 스물한살의 대학생과 마흔한살 유부녀의 금지된, 그러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20자평 감각적인 너무나 감각적인 화면. 지나친 기교의 감수성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수도. 오락성 △ 작품성 △ ■ 그림형제 장르/등급 액션·팬터지/15세 감독/배우 테리 길리암/맷 데이먼·모니카 벨루치 줄거리 19세기 독일 동화작가 그림형제의 젊은 시절 이야기. 20자평 스타 감독과 배우 등 훌륭한 재료와 양념이건만 왜 맛깔난 요리가 안 나오는 거야? 오락성 ○ 작품성 △ ■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오락성 ○ 작품성△ ■ 나의 결혼원정기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황병국/정재영·수애·유준상 줄거리 38세 시골 노총각, 신부감 찾으려고 우즈베키스탄 가다. 20자평 정재영의 무시무시한(?) 연기력, 수애와 유준상의 기막힌 호흡. 오락성 ○ 작품성 △ ■ 레알 장르/등급 드라마/전체 감독/배우 보르하 만소/베컴·제시카 볼·호나우두 줄거리 레알 마드리드 구단의 역사적 경기 하이라이트, 스타플레이어들의 경기장 밖 이야기. 20자평 눈이 핑글핑글 돌게 화려한 출연진, 정신없이 산만한 구성. 오락성 △ 작품성 △ ■ 이터널 선샤인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미셸 공드리/짐 캐리·케이트 윈즐릿 줄거리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20자평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오락성 △ 작품성 ○
  • 바이올린과 현악 앙상블의 만남

    바이올린과 현악 앙상블의 만남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젊은 현악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를 이끌고 한국에 온다. 파가니니가 환생했다는 얘기를 듣는 크레머는 현란한 기교와 뛰어난 곡 해석, 끊임없는 실험 정신으로 음악팬들에게 변함없이 환영받는 인물. 국내에도 고정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그의 도전 정신은 루이지 노노, 슈니트케, 아르노 패르트 등 실력있는 현대 작곡가와 20세기 최고의 작곡가로 불리는 피아졸라와 누에보 탱고를 그의 음악속에 끌어들였다. 특히 그의 음악적 기획력은 높이 평가된다. 다양한 주제 한두 가지를 택해 연주하는 테마공연을 통해 바이올린 선율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전해주는가 하면 파가니니로 분장한 채 직접 대형 스크린에 뛰어들어 신들린 듯 바이올린을 켜기도 한다. 때론 영화속에서 신비로운 소리를 들려주는 등 현대의 새로운 예술 장르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다음달 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그의 8번째 내한 공연. 첫날 6일에는 올해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세계 처음으로 공연한 아우어바흐의 ‘슬픔의 성모에 대한 대화’를 연주할 예정이다. 또 사계중 ‘봄’을 테마로 잡아 데샤트니코프, 피아졸라, 스톡하우젠 등 봄을 노래한 현대 작곡가들의 곡을 특유의 재기 발랄함과 완벽한 앙상블로 선보인다. 둘째날인 7일에는 ‘러시아의 경의’라는 부제를 달아 거장 지휘자 예후디 메뉴힌에 의해 초연된 구 소련출신 작곡가 칸 첼리의 ‘V&V’를 비롯해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차이코프스키의 ‘플로렌스의 회상’을 독특한 해석으로 연주할 계획이다. 이번에 함께 공연하는 ‘크레메라타 발티카’는 구 소련에서 망명한 크레머가 97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 국가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로 창단한 실내악단이다.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고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발틱 국가들의 음악계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이 실내악단은 1년에 5개월은 크레머와 함께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02)580-1135.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두 중진의 세상·문학 이야기

    문단의 두 중진 소설가가 나란히 산문집을 냈다. 같은 고향(전남 장흥), 같은 연배(66)의 이청준과 한승원. 이청준은 2000년 이후에 쓴 산문들을 가려 엮은 ‘머물고 간 자리, 우리 뒷모습’(문이당)을, 한승원은 그동안 쓴 수필들을 모으고 새로 덧붙인 ‘이 세상을 다녀가는 것 가운데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황금나침반)를 출간했다. 꼬박 40년을 문학에 매달려온 두 작가가 세상살이에 대한 회고와 문학에 대한 감회를 진솔하게 풀어낸 글들이다. ‘머물고 간 자리’는 작가의 주변 인물과 개인적인 경험들을 통해 삶의 가치와 의미, 문학의 본질을 통찰한 글들이 두드러진다. 장애가 있는 누이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두루마기의 기억’이란 글에서 작가는 ‘이웃의 배려는 대개 일상의 불편을 어느 만큼 줄여 줄 수 있을 뿐, 우리 삶의 결핍은 스스로 채우는 부분이 더욱 값지고 소중한 품격을 지닐 수 있지 않을까. 문학 역시도 그 삶의 결핍을 제대로 끌어안고 모양새있게 채워나가려는(혹은 지우고 가꿔 나가려는)것이 큰 몫의 하나일 터’(28쪽)라고 말한다. 임권택 감독과 영화 ‘축제’를 촬영하는 동안 어머니의 치상(治喪)과정을 한번 더 치르며 비로소 마음으로부터 어머니를 떠나보내드렸던 경험에서는 ‘소설은 우리를 모방해 베끼는 일이라지만, 그런 뜻에서 소설을 쓰는 일은 작가가 지난날의 제 삶을 소설로 한번 더 살아내는 일이라 할 수도 있으리라’(47쪽)는 성찰을 이끌어낸다. 새벽 어둠 속 아들을 떠나보내고 홀로 눈길을 따라 밟으며 마을로 돌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그린 소설 ‘눈길’의 실제 모델인 어머니에 대한 회고, 평소 친분있는 스님에게 돈봉투를 받고 깨달은 삶의 의미, 밤 산길의 독행자처럼 각자의 산길을 외롭게 지나온 동료 문우들에 대한 애정 등 세상을 향한 따뜻하고 넉넉한 시선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세상을’은 고향인 장흥 바닷가에 ‘해산토굴’이란 글집을 짓고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가 그동안 세상을 살아오면서 깨달은 지혜와 통찰을 담은 인생론이다.‘여느 시집이나 소설집들과 달리 모든 표현의 기교나 장치들을 다 벗어던져버린 알몸 그 자체’라고 작가 스스로 책머리에 밝혔듯 산문집에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 문인이기 이전에 개인으로서의 진솔한 모습이 담겨 있다.‘밥 따로, 국 따로, 반찬 따로’인 독특한 식습관의 유래, 까칠까칠한 내의가 거추장스러워 속옷을 뒤집어 입는 버릇, 생애 한번 뿐인 결혼식을 하객 여덟명만 불러 조촐하게 치르겠다고 고집을 부린 사연 등은 ‘세상과 삶의 경계에 선’작가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 이 세상을 다녀가는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언제가는 그 이름을 기억해주는 사람들마저 사라진다. 그 그림자와 이미지만 남아 구름처럼 흘러간다. 견고한 사각형에 갇혀 살 일이 아니고 오각형으로서 자유자재의 구멍을 뚫어놓고 살 일이다.’(249쪽)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최진실·손현주 히말라야로 백혈병환자와 새달1일 등반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부부로 나와 열연을 펼쳤던 탤런트 최진실, 손현주가 백혈병 환자들과 함께 히말라야에 간다. 이들은 새달 1일부터 약 8박9일 일정으로 의정부 성모병원 백혈병 환자들 산악모임인 ‘루 산악회’ 회원들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 남면 베이스캠프(4200m)를 등반할 예정이다. 이번 등반은 백혈병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이들에 대한 잘못된 사회 인식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등반대를 이끌 히말라야 14좌 완등자 한왕용(39)씨와 친분이 두터운 ‘준 산악인’ 손현주가 일찌감치 동행을 약속했고, 손현주의 소개로 ‘장밋빛 인생’에서 암 환자를 연기했던 최진실도 흔쾌히 동참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백혈병 환자 7명을 포함, 모두 20여명으로 꾸려질 등반대에는 탤런트 신애와 천주교 경기교구청 홍창진 신부도 함께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군위지역 ‘마지막 잠수교’ 마시·장기교 역사속으로

    낙동강 지류에 위치한 경북 군위지역에서 새마을운동의 산물인 ‘잠수교’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군위군은 올부터 오는 2008년까지 총 사업비 55억 4800만원을 들여 잠수교인 효령면의 마시교와 장기교를 본교(本橋)로 교체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군은 내년 상반기 중에 이들 잠수교를 전면 철거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군위지역에서는 잠수교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현재 경북도내 시·군에는 잠수교가 적게는 2개, 많게는 10여개에 달한다. 이들 잠수교는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 초반부터 10여년에 걸쳐 건설됐으며 예산이 부족, 대부분 낮고(교각 높이 2m 안팎), 좁게(노폭 4∼5m 정도) 건설됐다. 하지만 비가 많이 오면 물속에 잠겨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물의 흐름을 막아 하천 범람과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유발해왔다. 군은 이에 따라 지난 5∼6년간 165억 3300만원을 들여 잠수교 8곳을 본교로 교체하는 등 주민들의 이용 불편 해소와 재해 예방에 힘써왔다.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경기도 특목고 더 늘린다

    경기도에 지자체나 개인이 설립비를 지원하고 교육당국이 운영을 담당하는 ‘공영형 자율학교’가 설립된다. 부천·수원·파주 등 9개 지역에 외국어고와 예술고, 국제고교 등이 들어선다. 경기도교육청은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경기교육 발전계획(2005∼2009년)을 확정,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우선 이 기간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과제중 하나로 ‘공영형 자율학교’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영형 자율학교는 지자체 또는 민간인이 주민의 요구와 지역발전을 위해 도 교육청과 설립비를 분담, 설립하는 학교를 말한다. 또 경기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시키는 대신 과학고를 추가로 설립한다. 오산·부천·안산·광명지역에는 외국어고를, 수원과 남양주·고양에 예술고를, 파주와 평택에 국제고를 각각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도내에는 과천외고 등 6개 외국어고가 운영중이며 내년에 수원·성남·김포 등 3곳에 추가로 문을 연다. 이에따라 경기도내에는 과학고 1개, 외국어고가 9개에서 13개, 예술고가 5개에서 8개, 현재 한 곳도 없는 국제고가 2개가 추가돼 특수목적고교가 모두 15개에서 24개로 늘어난다. 교육청은 이밖에 판교 신도시에 1개의 자립형 사립고를 유치하고 화성·동탄신도시에 초·중·고교가 통합 운영되는 ‘혁신모델 자율학교’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교육청은 중점과제로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 확대를 위해 매년 5∼10개의 특성화 학교를 지정, 운영하고 각급 학교에서 외국어로만 진행하는 ‘외국어 수업’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학생들의 정보활용능력, 국어사용능력, 외국어 의사소통능력 등 글로벌 소양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초소양 인증제를 시행하고 원어민 교사 등을 활용한 ‘국제화 캠프’도 도내 곳곳에 설치, 운영할 방침이다. 외국어 소통능력 향상과 외국문화 이해 증진을 위해 현재 414명인 원어민 교사를 2009년까지 1142명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3일 TV 하이라이트]

    ●도전!죽마고우(EBS 오후 8시5분) 노래를 좋아하는 4명의 도전자들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하는 아카펠라 그룹 ‘D.I.A’를 찾아왔다. 때로는 소박하고, 때로는 화려한 기교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인간의 목소리. 그 목소리로 사랑의 노래를 함께 부르게 될 죽마고우 59기. 가장 아름다운 악기로 부르는 노래로 따뜻함을 나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떡 한 입, 사과 한 조각을 먹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음식만 먹으면 얼굴에 땀이 흐르는 남자. 먹기만 하면 ‘땀맨’이 되버리는 사나이의 식성의 비밀을 밝혀본다. 자전거 바퀴에 바람 빠지면 자전거 수리점이 아니라 이 사람을 찾는다.‘인간펌프’로 불리는 중국인 리춘자 할아버지를 만난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1시25분) 해외에 사는 재외동포들은 여권, 비자 등을 갱신하면서 영문 성명 등에 오류가 발생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여권의 영문 이름을 바꾸는 것은 범죄나 테러방지 차원에서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영문표기가 잘못된 여권과 비자로 인해 동포들은 불법 체류자 신세가 되기도 한다. 그 실상을 들여다 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머리 나쁜 은경이가 과외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중 3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벌써 고교 과정을 준비하는 까다로운 모범생이다. 한편, 차가 긁혀도, 모르는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아도 화낼 줄 모르는 상냥한 홍철씨. 그런 홍철씨가 단단히 화가 났다. 과연 홍철씨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난 걸까. ●클래식 오디세이(KBS1 밤 12시55분) 젊은 감각으로 클래식을 새롭게 표현하는 크로스오버 피아니스트 막심 므라비차와 세계적인 권위의 쇼팽 콩쿠르에서 동생 임동혁과 함께 3위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의 연주를 감상한다. 또 포노그래프에서는 음악 칼럼니스트 정만섭과 함께 지휘자 카를로스 클라이버에 대한 일화를 나눈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10분) 암흑전사들의 정체를 알게 된 미르와 아라네 가족들은 암흑전사들의 움직임을 살피며 지배자의 약점을 잡기 위해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기로 하지만…. 돌이네 집에 나타나 암흑전사들의 아지트를 살펴본 자루와 사라는 가짜 호구와 가짜 주비로 변신해 호구와 주비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한다.
  • 정명훈의 도쿄 필하모닉 어떤 색깔일까

    마에스트로 정명훈(53)이 특별 예술고문으로 취임하면서 우리에게 친숙해진 일본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오는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공연 역시 정명훈이 지휘봉을 잡는다. 지난 2001년 정명훈의 영입으로 짧은 시간 내 눈부신 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 도쿄 필은 그동안 일본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현재까지 정명훈의 열기가 뜨겁다. 한·일수교 40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특히 한국과 일본에서 촉망받는 차세대 대표 주자들을 협연자로 내세워 주목을 끌고 있다. 첼리스트 고봉인(20)과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쇼지(22)가 바로 그들. 이들은 바이올린과 첼로에서 모두 높은 기교와 정교한 호흡이 필요한 고난도 곡목인 브람스 더블 콘체르토를 연주, 자신들의 기량을 뽐내게 된다. 12세에 제3회 차이코프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 첼로부문 1위로 입상한 고봉인은 최고의 첼리스트 요요마가 빌려준 악기를 사용할 정도로 떠오르는 스타 음악가로 정평나 있다. 세계를 돌며 연주하는 그는 김대중 대통령과 엘리자베스여왕으로부터 초청 받아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현재 하버드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있다. 16세에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경연대회에서 일본인으론 처음이자 대회역사상 최연소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야카 쇼지는 비슷한 연령대의 바이올리니스트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메타, 주커만을 포함한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공연해왔으며 뉴욕필하모닉, 베를린 심포니오케스트라등과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도쿄필은 이번 공연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1930년대 스탈린 1인 숭배체제에서 만들어진 이 곡은 혹독한 억압에도 꺼지지 않는 민중의 승리와 개인의 낭만적인 의지가 표현된 곡이다. 이미 필라델피아 필하모닉과 쇼스타코비치 4번을 녹음, 화려하고 명쾌한 울림으로 쇼스타코비치를 해석한 정명훈이 이번에는 어떤 음악적 색채를 일구어낼지 기대가 크다.(02)518-7343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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