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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남동 리움서 ‘조선말기 회화전’ 등 수묵화 전시회 잇따라

    이하응의 ‘괴석묵란도’(怪石墨蘭圖)에선 고도의 격조와 고졸미(古拙美)가 동시에 느껴진다. 날아오를 듯한 난초의 선이 괴석의 자연미와 어우러져 수묵의 깊은 맛을 한층 더한다. 현대 동양화가 박병춘의 수묵은 격조 대신 현대적 유희를 담았다. 먹 선이 만들어낸 커다란 풍경 한쪽에 노란 풍선이 둥실 떠 있는가 하면 컬러풀한 패러글라이딩이 난데없이 날아간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묵직한 수묵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먼저 조선 말기 서화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조선말기 회화전-화원·전통·새로운 발견’전이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고 있다. 조선 후기와 일제 강점기에 끼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조선 말기 회화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다. 유숙의 ‘홍백매도8공병’, 김정희의 ‘반야심경첩’ 등 보물 2점을 포함하여 당시 회화의 큰 산맥을 이뤘던 서화가인 장승업 허련 김정희 안중식 김수철 홍세섭 등의 대표작 80여점이 ‘화원’과 ‘전통’,‘새로운 발견’ 3주제로 나뉘어 전시된다. 화원은 궁중 도화서에 소속되어 있던 직업화가로 조선시대 회화의 한 축을 이룬다. 이들은 공적인 목적을 띠는 작품에선 화려한 색채와 섬세한 기교를 보여주었으나, 사적으로는 자신만의 예술적 독창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장승업은 산수, 인물, 화훼 등에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으며, 서양화법으로 초상화를 그린 채용신, 책거리 그림에 두각을 나타냈던 이형록, 기러기 그림에 명성이 높았던 양기훈 등이 눈에 띄는 작가들이다. 문인화가로는 추사 김정희를 필두로 그의 영향을 받은 조희룡·전기·허련·이하응 등이 명성을 얻었다. 특히 이하응은 묵란을 잘 그려 추사가 자기보다 낫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밖에 김수철 김창수 남계우 박기준 등은 독특한 소재와 형식을 도입해 새로운 시대의 미의식을 적극 반영했다. 내년 1월28일까지.(02)2014-6555.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선 수묵화가 박병춘의 ‘흐르는 풍경’전이 26일부터 11월5일까지 열린다. 수묵의 묵직함에 현대적 경쾌함을 가미한 전시. 작가는 수묵채색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오면서도 전통산수 풍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화면 가득히 흐르는 절벽과 숲 한편에 패러글라이딩과 헬리콥터 등 현대적 이미지들을 등장시키는 등 전통산수에 현대적 일상풍경을 병치시키는 새로운 산수를 보여준다.(02)720-5114. 인사동 갤러리 상에선 생명의 기운이 충만한 자연의 리얼리티를 세밀한 필치로 담아내온 이영환 개인전이 11월4일부터 13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이번에 특히 여러겹의 종이를 붙인 뒤 그림을 그리는 독특한 지접준(紙接) 기법을 통해 거친 듯하면서도 깊이 있는 은유가 돋보이는 작품들을 보여준다.(02)730-003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저출산 학생이 없다](중)출산 포기하는 엄마들

    [저출산 학생이 없다](중)출산 포기하는 엄마들

    “요즘 아이 키우기 너무 힘들어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 김모(35)씨는 최근 셋째 갖기를 포기했다. 교육비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남편의 주장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서다. 초등학교 1학년과 유치원생 두 아들에게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은 70만원. 월 수입의 4분의1 수준이다. 김씨는 “남들 다 시킨다는 영어도 안 시키고, 태권도와 수영, 방문학습지 등 기본적인 것만 해도 이 정도 들어가는 상황에서 셋째를 가진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애들 사교육비 때문에 저축은 생각하지도 못한다.”면서 “지금 믿는 것은 아이들 교육비를 위해 가입한 교육보험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송모(34·여)씨는 자녀 교육비 때문에 2004년말 그만뒀던 외국계 회사를 최근 다시 다니는 경우다. 시기를 놓치면 다시 직장생활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하나뿐인 아이 교육을 제대로 시키려면 교육비를 충당하기에는 기업체 봉급쟁이인 남편 월급만으로는 생활이 너무 빠듯했다.6살짜리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은 송씨 부부 월급을 합친 금액의 30% 정도인 130만원. 남편 혼자 벌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지만 여전히 큰 부담이다. 송씨는 운좋게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마음만은 편치 않다. 어린 아들 때문이다. 월 60만원에 오후 6시까지 돌봐주는 유치원 종일반에 보내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돌봐줄 사람이 없어 서울에 계신 시어머니께 부탁하고 있다. 아이를 만나는 시간은 주말과 평일 하루뿐이다. 송씨는 “둘째를 가지려고도 생각했지만 키워줄 사람도 없고, 양육비와 교육비가 만만치 않은 현실을 감안해 둘째는 갖지 않기로 했다.”면서 “직장 동료들도 교육비와 양육 문제 때문에 둘째 갖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저출산 시대 부부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자녀 양육비와 교육비다. 둘이 벌어도 빠듯한데 아이까지 생기면 돈 들어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생활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자녀 교육비라는 가정이 전체의 51.7%나 됐다. 자녀 교육비가 ‘가장 큰 부담’이라는 가정의 비율은 자녀가 한 명일 때는 23.8%에 그쳤지만 2명이 되면 59%,3명 이상은 63.8%로 크게 늘었다. 사교육비도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월 평균 26만 4000원 수준이던 것이 중학생 때는 35만 5000원, 고등학생 때는 44만 3000원으로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이유로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방과후학교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실효를 거두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사교육비 경감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 정착 단계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사교육비 경감에 비중을 두다 보니 보육 차원의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재욱 정책실장은 “교육부가 방과후 학교의 도입으로 사교육비가 줄었다고 하지만 시범학교에 투자한 것에 비하면 사교육비 감소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방과후 학교는 보육적 기능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다양하고 질높은 교육… 늦둥이 안심하고 보내요” 인천시 공무원 원혜숙(48)씨는 요즘 늦둥이 혜진이(7)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적지 않은 나이에 직장생활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첫째, 둘째를 키웠던 20여년 전과 비교해 마음이 편해진 이유는 ‘방과후 학교’ 때문이다.1학년인 혜진이가 학교를 마치는 오후 1시부터 원씨가 퇴근하는 오후 6시까지 매일 방과후 학교에서 혜진이를 맡아주고 있다. “첫째, 둘째를 키워주신 친정엄마도 이젠 많이 늙으셨고…. 방과후 학교가 아니었더라면 30년 가까이 일해온 직장도 그만뒀을지 모릅니다.” 원씨는 매일 아침 출근하면서 혜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저녁 6시쯤 방과후 학교에 들러 혜진이와 함께 집으로 온다. 여름방학 때도 1주일을 제외하고는 방과후 학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학원보다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학원을 여러곳 보내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원씨의 경험담이다. 원씨가 방과후 학교에 내는 돈은 한달에 1만원. 나머지는 시교육청과 교육부가 운영비를 지원해준다. 서울 면목동에서 옷 공장에 다니며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설은미(33)씨도 방과후 학교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엄마들도 얼마든지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어요. 요즘엔 아이들이 엄마가 직장생활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아이에게도 자신감을 줄 수 있죠.” 설씨는 “큰아이인 인화(10)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방과후 학교가 생겨 애가 초등학교 1학년일 때부터 마음놓고 일할 수 있었다.”면서 “아이가 학원을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집에 혼자 있다가 다치지는 않을지 불안한데 무엇보다 늘 학교안에 있으니 언제라도 찾을 수 있어 안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방과후 학교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올해부터는 설씨도 제비뽑기를 통해 겨우 아이를 방과후 학교에 보낼 수 있었다. 방과후 학교를 원하는 학부모들은 늘어나는데 아이들을 위한 자리는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씨는 “점점 늘어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 중·고등학교에도 방과후 학교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학습·특기교육에 고민상담 까지 지난 4월부터 300명의 서울대 학생들은 인근 동작구와 관악구 73개 학교의 저소득층 자녀들 1000여명에게 특기, 인성, 학습 등을 정기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멘토 1명이 언니·오빠가 되어 3∼5명의 멘티(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직접 찾아가 한 달에 8차례 지도한다. 이른바 서울대 멘토링 사업이다. 음악과 미술 등을 가르치는 특기멘토링은 학생들이 따로 배우고 싶어도 배우기 어려운 과목들이라 인기가 높다. 인성멘토링은 정서적인 면에, 학습멘토링은 학습적인 면에 집중된다. 이밖에 한두 달에 한 번꼴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체험, 영화관람 같은 문화체험도 한다. 현재 이뤄지는 멘토링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학습지도와 관련된 학습멘토링. 하지만 인성멘토링도 늘고 있다. 중상류층 아이들에 비해 성취경험이 적은 저소득층 자녀들이어서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학습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 멘토링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조아라 팀장은 “멘티(학생)들이 마음을 열면 멘토들에게 고민 상담이라든지 정서적인 부분도 의지한다.”면서 “서울대 멘토링이 단순히 무료 과외수업으로 인식되는 점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멘토링 사업이 비록 저소득층 자녀들에 한정해 이뤄지지만 저출산 시대를 초래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사교육비 부담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멘토링 사업이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안전망도 확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 팀장은 “대학생들 사이에 멘토링 등 봉사정신이 퍼지고 있다.”면서 “대학에서 실시되고 있는 멘토링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멘토링 참여를 원하는 대학생들도 상당수다.300명의 멘토들을 뽑는 데 1000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다. 멘토링 수기공모에서 금상을 차지한 황광원(26)씨는 “나와 같은 어려움 가진 사람들이 또 어딘가에 존재할 것임에 틀림없는데, 포기하지 말고 마음으로 또 그만큼의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가가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응원하고 싶다.”면서 “멘토링을 하면서 나 또한 자라고 있음을 느낀다. 교학상장(敎學相長.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진보한다는 말), 진정 그 의미가 마음으로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긴급진단-논술 공교육 실태] (하) 학교 논술교육 문제점 5대 포인트

    [긴급진단-논술 공교육 실태] (하) 학교 논술교육 문제점 5대 포인트

    2008학년도 통합교과형 대입논술을 앞두고 학교 공교육이 사설 입시학원에 의존하게 된 것은 우리 학교현장이 아직 새로운 시험에 대해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통합형 논술이 공교육에 연착륙하지 못하고 학교교육과 따로 놀게 된 원인과 문제점을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짚어봤다. (1) 지도능력 부족 : 사범대 ‘글쓰기교과’ 없어 전문성 의문 “나도 배운 적이 없는 문제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나.” 서울대가 두 차례에 걸쳐 입시논술 예시문항을 발표했을 때 학생들만큼이나 하얗게 질린 사람들이 고교 교사들이었다. 비교적 글쓰기를 많이 해본 어문·사회 등 인문계열 출신 교사들은 사정이 나은 편. 통합형 논술이 수학·과학까지 아우르면서 그동안 숫자와 공식에만 파묻혀 있던 자연계열 출신들의 불안감은 거의 ‘패닉’ 수준이다. 시·도 교육청에서 논술교사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긴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정도를 빼면 내용이 부실하다. 전북 익산 남성고 박점배(40·국어) 교사는 “연수의 내용이 새로 부각되는 통합형이 아니라 과거 수준에서 진전된 게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대조차 사범대생들에게 어떻게 논술 교수법을 가르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서울대가 앞장서 통합교과형 논술을 실시하면서 스스로 교사가 될 학생들에게 논술 교육을 안 시키는 것은 명백한 모순”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 사범대 김백희 교무부학장은 “글쓰기 관련 교육과정 신설에 공감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논술 교수법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2) 교육과정 모호 : 논술은 통합형·교과는 분리형 ‘모순’ 지난 10일 서울대에서 열린 전국 논술관련 교사 초청 입시정책 세미나에서 서울대 교수들은 “통합교과형 논술은 여러 산골짜기의 물이 하나의 큰 강물로 합쳐지는 것과 같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여러가지 길을 통해 큰 강물에 이를 수 있도록 상상력과 논리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공자님 말씀’일 뿐이란 게 많은 교사들의 볼멘 소리다. 교사와 교과 시스템이 철저하게 ‘분리형’으로 돼 있는데 그 속에서 어떻게 ‘통합형’ 교육을 엮어내겠느냐는 것이다. 이를테면 대학교에서는 교수들이 전공을 넘나들며 학생들을 묶어 강의하지만 일선 고교에서는 쉽지 않은 얘기다. 교과간 통합수업이나 독서·토론형 등 새로운 수업방식이 개발돼야 하지만 아직 최소한의 예시가 될 만한 모델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사실 ‘교과간 통합’은 199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때부터 이미 논의가 됐다. 하지만 10년이 훨씬 넘도록 변한 것은 거의 없다. 다만 그 역할이 상당부분 입시학원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현재대로라면 통합형 논술입시도 그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대학 입시에서 문제형태를 바꾼다고 해서 공교육 현실이 쉽게 개선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이 그간의 과정에서 증명돼 왔기 때문이다. (3) 교재·매뉴얼 ‘無’ : 기출문제 분석 그쳐 학원의존 급급 제대로 된 논술 교재나 교육 매뉴얼이 없는 것도 일선 고교들이 ‘논술 공포’에 빠져 있는 이유다. 논술 담당 교사들은 대학들이 몇차례에 걸쳐 공개한 예시문항을 분석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논술 공교육이 기출문제 분석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서울 강남 등지의 학원들은 오래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를 해 왔다. 전국의 고교 논술교사들이 학원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서울시 교육연수원 윤여복 장학사는 “유명 학원의 스타 강사 1명은 4∼8명의 박사급 문제 개발진을 확보하고 있다.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고 해도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사교육을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교육쪽은 이제야 걸음마 단계다. 지난 8월에야 대한교과서㈜에서 처음으로 논술 교과서가 나왔을 정도. 이 교과서로 1학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서울 신일고 류명수 교사는 “그때그때 복사물로 수업하다 보니 체계적이지 못한 감이 있었는데 늦게라도 교과서가 나와 다행”이라면서 “하지만 아직 학생들과 교사의 욕구를 채우기에는 태부족”이라고 말했다. (4) 교사 업무 과다 : 논술교사 따로없어 연구할 시간 없어 서울대는 교사들이 연구하고 노력하면 새로운 형식의 논술에 금방 적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교사들도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별로 없는 것이 우리 공교육의 현실이다. 대부분 학교의 논술 담당 교사는 자기 수업은 수업대로 하면서 논술을 추가로 가르친다. 논술 수업이 고스란히 개인의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교가 논술 담당 교사의 수업 시간을 줄여줄 형편도 못 된다. 일선 학교들이 자연스럽게 학원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다. 한 고교 교사는 “논술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수업시간을 줄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예 논술 연구만을 전담할 수 있게 수업 전체를 빼주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수업시간과 업무량을 조절하지 않고 시험용 논술 수업만 하도록 강요할 경우 교육모델 개발 부진→독서·토론 부족→사고력 부족→논술 부실→논술 학원 의존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 수원 수일고의 논술 담당 간호익 교사는 “통합교과형 논술 도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교육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 낼 후속 조치들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5) 교사의 마인드 : 변화에 적응… 새 교수법 창출 절실 일선 학교 교사들이 푸념만 늘어놓을 뿐 현실적인 노력을 게을리한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중앙고 정창현 교장은 “교사들이 통합형 논술에 대해 겁부터 내고 자기 교과에 대해서 철저히 배타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문제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서울시내 한 고교 교장은 최근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아무리 외쳐도 학교 현장은 변할 수 없다.”고 학교 교사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윤여철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일선 교사들이 자기 개발과 교육 현실 개선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나태한 자세로 교육 현실 운운하는 것은 안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고교 1학년 딸을 둔 지방 거주 김선영(42·여)씨는 “서울의 어떤 교사들은 직접 교재도 개발하고 늘 새로운 방법으로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다는데 지방에서는 그러지 않는 교사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학부모들이 학원만 찾게 되는 원인을 교사 스스로에게서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기용 윤설영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대학관계자들이 말하는 ‘통합논술’ 서울대를 비롯, 서울의 주요대학에서 2008학년도부터 ‘통합형 논술’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교육계가 ‘논술 폭탄’으로 어리둥절하고 있다. 과연 ‘통합형 논술’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통합형 논술을 준비한다고 해서 굳이 여러 교과가 한 자리에 모여 수업할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학생이 다양한 각도로 사고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범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교사들이 정답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술에는 정답이 없다.”면서 “오히려 많은 학생들이 똑같은 답을 쓰면 쓸수록 감점 요인이 된다.”고 했다. 한양대학교 최재훈 입학처장은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논술 시험을 치르는 대학들이 직접 학생들을 대상으로 논술 특강이나 모의 시험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마련하는 것도 통합형 논술의 연착륙을 돕는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한양대는 모의 논술시험을 올 11월과 내년 4월 치를 예정이고, 그 사이 논술 특강도 마련해 논술 준비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세대 이재용 입학관리처장은 “전 과목을 가르치지 않는 학원보다 학교가 통합형 논술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면서 “통합적 사고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교사 연수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번 틀이 잡히면 선생님들이 쉽게 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채점위원인 성균관대 원만희 학부대학 교수는 “고교생이 알기 어려운 현학적 어휘나 어디서 외운 것 같은 내용을 쓰는 등 학원에서 틀에 박힌 패턴을 배워서 쓴 글들은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면서 “교과에서 배운 내용을 충실하게 담고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 근거를 풀어쓴 글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충고했다. 박정하 성균관대 교수는 “교사들이 자신감과 의지를 갖고 교육청의 논술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력을 키워야 하고 열심히 하는 교사가 적절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기용 서재희기자 kiyong@seoul.co.kr
  • [CEO칼럼] 전문가의 조건/김인 삼성SDS 사장

    [CEO칼럼] 전문가의 조건/김인 삼성SDS 사장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며, 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쉽게 전달하고, 어떤 경우라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성사시키는 실력, 이것이 전문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아닐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모든 지식 근로자들은 각자의 지식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란 지속적인 자기 관리를 통해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람,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중있는 사람”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사람마다 각자의 눈높이를 갖고 전문가를 정의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진정한 전문가가 갖춰야 할 조건을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먼저 진정한 전문가라면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흔히 어느 한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게 되면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귀 기울여 들으려는 노력이 적어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의술을 지닌 의사라도 반드시 환자에게 증세를 묻고 경청하는 과정에서부터 치료를 시작하듯, 전문가라면 상대방의 의견을 꼼꼼하게 듣고 그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한다. 특히 필자가 종사하는 정보기술(IT) 서비스에서는 업(業)의 특성상 고객보다 더 고객을 잘 아는 ‘고객 선도력(Thought Leadership)’이 필수적인 만큼 무엇보다도 고객들의 요구를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이 진정한 전문가의 첫걸음일 것이다. 두번째는 이렇게 듣고 이해한 것을 간결하게 정리해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사 매킨지가 인력을 채용할 때 실시한다는 이른바 ‘30초 엘리베이터 테스트’나 ‘한쪽짜리 제안서’ 같은 개념이 바로 이런 능력을 의미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복잡한 개념과 수많은 전문 용어를 동원해 설명하는 내용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당신들 알아서 들으라.”는 식으로, 무엇을 전하고자 하는 것인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러나 명필의 반열에 오르면 화려한 기교를 넘어 그 서체가 단순해지며, 세계적 대문호들의 글이 매우 간결한 데서 알 수 있듯 단순하고 명쾌하게 정리해 전달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바로 전문가의 또 다른 덕목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전문가라면 어떤 조건에서도 일을 성사시키고 마무리할 수 있는 의지와 실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두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 장애를 가진 바이올리니스트 ‘이자크 펄먼’은 뉴욕 링컨센터 연주회 중에 바이올린 줄 하나가 끊어지자 나머지 세 개의 줄만으로 연주를 계속했다. 원곡을 즉석에서 조옮김하고 재조합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준 것. 마지막 소절까지 중단없이 연주를 한 펄먼은 청중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모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도, 또 부족한 상황이 닥쳐도 제게 남은 것만으로 연주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여주고 싶었다. 그것이 음악가인 제 사명이자 신조이다.” ‘무엇무엇 때문에 일을 완수할 수 없었노라.’라고 이야기한다면 동정과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진정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기 어려울 것이다. 주변의 모든 조건이 나의 성공만을 위해 준비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상대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잘 듣고 제대로 이해하며, 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해 쉽게 전달하고, 어떤 경우라도 포기하지 않고 일을 성사시키는 실력, 이것이 전문가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아닐까. 김인 삼성SDS 사장
  • [녹색공간] 희망이 보이세요?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신없이 바빴던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이의 싱그러운 얼굴과 재잘거림에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남아있지 않았던 몸에 기운이 난다. 고단한 생활 가운데에서도 내일을 꿈꾸고 계획할 수 있는 것은 아이 덕분이다. 넉넉하진 않지만 오늘 번 것의 일부를 아이를 위해 떼어놓는다. 부모님도 이런 마음으로 나를 키우셨겠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아 이런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이구나 싶다. 다음 세대를 위해 당장의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핵심이며, 바로 그 중심에 우리 아이들이 있다. 아이의 가을운동회에 초대를 받았다. 학년별로 난이도가 다른 집단무용을 하고,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응원전도 했다. 아이의 운동회를 구경하는 동안 눈물이 핑 도는 순간이 두 번 있었다. 아직은 꼬맹이들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법한 4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앙증맞은 율동을 뽐내고 있었다.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동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순서가 끝나갈 무렵에서야 내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뿌옇게 올라오는 흙먼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는 자기의 역할을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모습으로 해내고 있었다,400명 중의 한 명으로서. 자랑스럽고 대견한 마음 절반, 그리고 저 흙먼지 속에 뭐가 들어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안타까움 절반. 운동회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제일 마지막에 하는 청군백군 대항 이어달리기였다. 반에서 달리기 좀 한다는 친구들이 선수로 뽑혔고, 일주일 전부터 방과후 연습도 했었단다. 게다가 점수판의 점수는 동점이어서 이어달리기의 승패가 바로 운동회 전체의 결과를 결정지을 판이었다. 각 팀에서 가장 어린 친구들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몇 발짝 가지도 못하고 백군 주자가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나란히 뛰던 청군이 그 자리에 서서 넘어진 친구에게 손을 내밀었다. 넘어진 친구가 일어나 다시 뛸 준비를 하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그 광경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들을 통하여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참 걱정이다.‘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심이자 미래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이 우리 어렸을 때보다 덜 건강한 것 같다.2000년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넷 중 하나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데, 이는 30년 전과 비교하여 약 2∼3배 늘어난 것이다. 또한 1964년에 3.4%이던 어린이 천식 유병률은 현재 16%에 달하고 있다. 올해 환경부가 우리나라 국민 혈액 중의 중금속 농도를 조사한 바에 의하면 가임여성의 27%에서 미국 환경청 권고기준보다 높은 농도의 수은이 검출되었다. 이것은 향후 태아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할 만한 결과이다. 질병이 발생되기까지는 매우 다양한 요소가 관여한다. 아이들의 경우 미성숙한 신체발달과 손에 닿는 것은 무조건 입으로 가져가는 등의 행동특성 때문에 어른에 비하여 화학물질 등 환경오염에 더욱 민감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린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용품이나 장난감에서 독성물질과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되는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다. 보육시설의 실내공기가 어른들에게도 해로울 수 있는 수준의 유해화학물질에 오염되었다는 보고도 있다. 조기교육이 효과가 좋다고 하는 것처럼 어렸을 때의 건강이 평생 간다고 한다. 우리의 미래를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이 유해한 물질이나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줄여서 아이들 몸에 유해물질이 쌓여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가을운동회가 기다려진다. 아이들의 천진한 행동에서 어떤 희망을 보게 될지 기대된다. 그리고 운동장에 이는 흙먼지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게 되길 기대한다.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 데뷔 5년에 꿈같은 행운 김부자(金富子)양

    데뷔 5년에 꿈같은 행운 김부자(金富子)양

    『사랑은 이제 그만』이란 노래로 한창 방송, 「디스크」계의 화제를 휩쓸고 있는 김부자(金富子)(22). 「디스크」가 나온지 석달 남짓한 사이에 8만장 이상(제작자쪽 주장)이 팔려나가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벌린 입을 못다 물고 있다. 김부자(金富子)의 가요계서의 상표는 「민요가수」였다. 현역 여자가수중에서 민요조 또는 타령죠에 특징을 갖고 있는 가수로는 김(金)「세레나」와 조미미(曺美美)가 있고 여기에 김부자(金富子)가 포함돼서 이를테면 「민요조 3총사」. 「데뷔」곡 『강화(江華) 아가씨』 (김부해(金富海)곡)부터 민요조를 들고 나온 김부자(金富子)는 가수생활 5년동안 줄곧 이 재래식 노래를 불렀다. 취입한 노래 80여곡 중 「히트」했다고 꼽을 수 있는 노래가 『팔도기생(八道妓生)』과 『임오시는 길』. 이 두곡은 김(金)양의 대표곡으로 꼽혀 69년 5월 도일(渡日) 때는 일본에서 「도너츠」반(盤)으로 취입까지 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김부자(金富子)가 받은 각광은 그리 대수롭지 않았다. 민요풍의 노래라면 김(金)「세레나」가 단연 「톱」. 김(金)「세레나」가 대낮 같은 인기가도를 달렸다면 김부자(金富子)는 달밤을 달려온 응달의 가수다. 65연도 DBS 「가요백일장」에서 1위 (김(金)「세레나」) 2위 (김부자(金富子))들 차지하여 가수로서의 출발은 똑 같지만 전자에 비해 후자는 신인(新人)의 인상을 벗어나지 못한게 이제까지의 실정. 이런 인상이 『사랑은-』의 「히트」로서 완전히 벗겨졌다. 「트로트 ·리듬」의 『사랑은-』은 김(金)양이 즐겨 부르던 단조로운 민요조와는 전혀 다른 창법의 노래. 한동안 창법(唱法)이 일본색(日本色)이란 시비도 있었지만 대중가요로는 완숙의 기교를 부렸다는 평판이다. 『「히트」가 얼마나 신나는 것인지 처음 느꼈어요. 없던 「팬 ·레터」가 평균 하루 10여통씩 날아오고 한밤중까지 전화받기에 땀이 날 정도예요』 김부자(金富子)의 즐거운 비명. 제조 발매원인 「오아시스 ·레코드」쪽은 이 「디스크」의 매진속도가 가요 사상 최고라고 큰 소리다. 「베스트 ·셀러」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동백(冬栢) 아가씨』(이미자(李美子))가 통칭 20만장 나갔다지만 이 숫자는 발매 후 3년간의 집계고 남진(南珍)의 『가슴 아프게』(8만) 이미자(李美子)의 『섬마을 선생님』(10만)도 1년 이상의 장기간 판매부수. 『사랑은 - 』이 3개월에 8만장이라면 확실히 「디스크」계의 신기록이다. 1백 55cm의 단신(短身)에 방울처럼 동그란 얼굴의 김부자(金富子)는 이 노래로서 가수생활의 전환점을 삼게 됐다. 「민요가수」에서의 「이미지 ·체인지」는 이미 다양해진 그녀의 「레퍼터리」로서 실증하게 됐다. 새로 취입한 노래 『찾아온 천릿길』도 민요조가 아니라 달콤하게 흐느끼는 「트로트」풍의 대중가요 가락. 덩달아서 그녀의 줏가도 뛰어 올랐다. 지방무대에서 그녀가 받은 「개런티」는 하루 8천원의 C급에서 1만 5천원~2만원의 B급으로 껑충 뛰었다. 「나이트 ·클럽」에서도 김부자(金富子) 쟁칼전이 벌어졌고 방송국의 출연회수도 증가일로. 전속사에서는 이미 전화를 사줬고 곧 자가용차도 사주겠다고 약속했단다. 김부자(金富子)의 행운에 박수를 보내는 한 가수는 색다른 이류로 그녀를 추켜세웠다. 강화도(江華島)가 고향인 그녀는 홀어머니와 두 동생의 생계를 도맡은 세대주. 아버지가 돌아간 뒤 가정생활은 온통 김부자(金富子)의 두 어깨로 감당해왔다는 귀띔이다. 69년 12월에 그녀의 「매니저」격인 이상문(李相文)씨(32)와 약혼 , 『올 가을쯤 결혼식을 올릴 것같다』는 김(金)양. 『엄마 떨어져서는 못 살 것 같아서 결혼을 늦추고 싶어요』라고 방울같은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5일호 제3권 7호 통권 제 72호]
  • 순창군, 전국 첫 어린이 육성 특수시책

    순창군, 전국 첫 어린이 육성 특수시책

    “어린이를 지역을 이끌어갈 보물로 키웁시다.” 전북 순창군이 ‘어린이 보물고장 육성’ 특수시책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순창군(군수 강인형)은 21일 어린이를 보물로 여기는 차별화된 단계별 어린이 보호육성책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노인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특수시책을 마련한 것은 순창군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 육성책은 요람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청소년기까지 자치단체가 행정적·재정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줌으로써 지역사회를 빛내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동량으로 키우자는 것이다. 나아가 출산을 장려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인구유출을 막자는 복안이다. 앞으로 순창군에서 태어나는 어린이들은 태아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까지 각종 지원을 받게 된다. 부모가 농업인이고 셋째로 태어난 어린이는 태아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무려 최고 439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임신∼영유아까지는 임산부·영유아검진, 농가도우미, 영양제보급, 임산부·신생아 구급약품세트를 지원해준다. 불임부부에게는 300만원을 들여 현대적인 진료를 받도록 해주고 있다. 출생시에는 50만∼300만원의 축하금, 출생장려금, 양육비 등을 지원하고 유아에게는 예방접종비, 도우미 비용을 부담해 준다. 부모가 농업인일 경우 부족한 농촌일손을 보전해주는 뜻에서 양육비로 연 123만 5000원을 지원해 준다. 유년기에는 각종 건강검진과 보육비, 간식비를 지원하고 청소년기까지 의료비, 해외연수비, 방과후 교육, 급식비 등 폭넓은 지원을 해줄 계획이다. 농업인 자녀가 해외 어학연수를 떠날 경우 432만원을 지원받는다. 어린이가 암에 걸렸거나 선천성 이상아일 경우에도 300만∼491만원을 지원해 부모의 부담을 덜어준다. 특히 내년말까지 읍·면별로 방과후 어린이 보호소를 건립해 모든 어린이들이 학교가 끝난 후에도 보충학습, 특기교육 등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방과후 학습활동은 사교육비를 감안할 때 1인당 매월 10만원 정도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 성장기 어린이를 주민들이 공동으로 돌봐주고 노인과 어린이를 연계해주는 어린이 보물만들기, 건강한 장수음식을 섭취토록 하는 건강한 음식공급하기 사업도 추진한다. 어린이들의 성장과 지능발달에 좋은 음식 개발, 순창의 특산물인 고추장·된장 등 발효식품과 어린이의 건강 등 가정에서 하기 힘든 연구사업도 추진해 주민들에게 권장키로 했다. 우수한 청소년은 옥천인재숙에 모아 특별교육을 시킴으로써 향토인재로 육성하는 사업도 확대한다. 옥천인재숙은 순창군이 전국 최초로 관내 우수한 중·고생을 선발, 유명 학원강사를 초빙해 무료교육을 시켜주는 교육시설이다. 인재숙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강사비 등으로 1인당 연간 550만원의 투자가 이뤄진다. 중3부터 고3까지 4년간 인재숙에 머물 경우 모두 2200만원의 지원을 받는 셈이다. 올해에 책정된 예산은 44억원. 임영호 부군수는 “어린이를 보물로 키울 수 있는 다각적인 시책을 펴 장기적으로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고장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일본 거리축제 대학로서 본다

    일본 거리축제 대학로서 본다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해 지난해 열렸던 ‘한·일 축제 한마당’이 올해에는 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23,24일 서울 대학로에 풀어놓는다. 올해 축제에는 일본 도호쿠 지방의 거리 축제인 ‘아키타 간토’를 비롯해 일본에선 17개 단체 500명, 한국에선 김덕수 사물놀이 등 31개 단체 1100명이 참가한다. 축제는 대학로 차도에서의 무대공연(23일 오후 1∼4시), 대학로 차도 600m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23일 하오 4시40분∼9시), 마로니에 공원 TTL스테이지에서 열리는 마당공연(23일 오전 11시∼오후 3시30분), 마로니에 공원 내에서 열리는 관광부스 전시(23,24일 오전 11시∼오후 5시) 등으로 이뤄진다. 무대공연에서는 아오모리 현의 ‘쓰가루 샤미센’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현의 궁중무용과 민속춤을 선보이는 ‘류큐부요’와 평택시의 ‘평택농악보존회’, 지누시의 ‘교방굿거리춤보존회’ 등 양국이 지방 전통 문화를 겨룬다. 마당공연에서는 성균관대학교 힙합 동아리 ‘꾼’, 가야금 앙상블 ‘현’, 연세대 아카펠라 동아리 ‘야안’ 등 한국 11개, 일본 5개 단체가 갈고닦은 기량을 뽐낸다. 피날레인 퍼레이드에서는 두 나라의 32개 공연단체가 4시간 남짓 대학로 도로를 행진한다. 이 가운데 46개의 연등을 매단 12m 안팎의 대나무 장대를 어깨와 이마 손바닥에 올려놓고 다양한 기교를 부리는 ‘아키타 간토’, 지난 8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리츠메이칸 대학의 바톤팀의 연기가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꼭짓점 댄스 전문팀 ‘김슈로와 아이들’과 김덕수씨의 지도를 받은 한·일 500여명의 사물놀이팀도 퍼레이드에 참가한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세계는 지금 ‘팬 픽션’ 열풍

    소설, 영화,TV드라마 등 원래의 텍스트를 입맛에 맞는 ‘원본 고쳐쓰기’가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팬 픽션’으로 불리는 새로운 창작 장르가 미국 사회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와 작가들도 팬 픽션의 존재를 원본작품의 인기를 나타내는 척도로 바라보면서 사실상 상업화를 묵인하고 있다. ●음악 등 멀티미디어 영역까지 고쳐쓰기의 대상은 소설 같은 전통적인 문자텍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7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독자들의 능동적인 작품수용이 인터넷이라는 쌍방향 매체와 만나면서 팬 픽션은 음악·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팬 픽션의 생산과 소비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미국이다. 아이다호주의 한 도서관 사서는 인터넷 사이트에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의 등장인물로 10년 동안 새 이야기를 연재했다. 이 작품은 최근 한 출판사에 15만달러를 받고 팔렸다. 팬 픽션의 대상은 대부분 전문적 기교가 필요없는 판타지 소설. 그 중에서도 ‘해리포터’ 시리즈만큼 팬 픽션이 많이 창작된 작품도 없다. 대학생 한나 존스(19)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마법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새로 쓰고 있다. 2년전 집필을 시작, 분량이 600매가 넘는데 인터넷 인증을 받고 정기적으로 열람하는 독자가 5000명에 이른다. ●해리포터 시리즈 최다… 인기작가 입도선매 팬 픽션에 대한 작가와 출판사들의 태도는 엇갈린다. 대부분의 반응은 ‘점잖은 무시’로 요약된다. 팬 픽션 작가들이 거느리고 있는 거대하고 충성스러운 독자층을 의식해서다. 발빠른 문화기획사들이 출판업자,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와 함께 개최하는 ‘팬 픽션 콘테스트’도 활발하다. 최근 팬리브라는 기획사가 개최한 TV드라마 ‘엘 워드’ 개작 콘테스트에는 2만명이 등록했다. 물론 우호적이지 않은 시선도 있다.“좋게 봐 줘도 엄연한 도둑질”이란 것. 흡혈귀 소설로 유명한 첼시 야브로는 담당 변호사가 팬 픽션 작가와 웹 운영자에게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편지 20여통을 보냈다고 귀띔했다. 재밌는 사실은 표절 시비를 두려워하는 것은 팬 픽션 작가들이 아닌 원작자들이란 점이다. 한 전업작가는 “변호사들이 표절 시비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팬 픽션을 아예 읽지 말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수용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시장의 새 역학구도를 작가들도 거역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교육수지 적자 이대론 안 된다

    외국 유학과 연수에 따른 교육수지 적자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2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4조원 이상 교육수지 적자가 예상된다니 큰 걱정이다. 특히 영어 조기교육 열풍으로 해외로 나가는 학생의 60%가 초등학생이라고 한다. 어렵게 벌어들인 외화가 이렇게 쉽게 빠져나가고, 교육수지 적자가 매년 30% 이상 증가한다면 방치할 단계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해외 유학·연수의 증가와 ‘기러기 가족’의 양산이 사회문제화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선진국에서 좋은 교육을 받겠다는 것을 무작정 나무랄 수는 없다. 개인의 미래와 글로벌 인재의 육성을 위해 여건이 허락되면 권장할 만하다. 문제는 일부 초·중·고생 사이에 만연한 부화뇌동 분위기다. 너도나도 편승하니 공교육의 훼손은 물론이고 교육 양극화를 부채질하며, 사회갈등의 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사실 세계가 부러워하는 교육열과, 교사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주며, 교육 인프라도 남 못지않은 나라에서 교육을 남의 나라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가 자존심의 문제다. 더구나 교육분야의 해외 씀씀이가 나라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국가차원에서 교육 경쟁력을 심각하게 고민할 때도 됐다.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야 없지 않은가. 교육에 관한 한 전 국민이 전문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 한국이다. 백이면 백의 진단과 해법이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백년대계를 마냥 그르칠 수는 없다. 교육을 꼭 돈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나,1년에 4조원이나 외국에 갖다줄 정도라면 우리 교육에 분명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교육당국은 평준화의 틀에서 수월성 및 국제화 교육의 확대를 다각도로 모색해 보기 바란다. 교육수지의 적자 해소는 교육 수요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 불교방송 사장에 홍승기교수

    재단법인 불교방송이사회(이사장 도후스님) 는 8일 이사회를 열어 불교방송 제7대 사장에 홍승기(52)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를 임명했다.1979년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덴버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홍 신임 사장은 한국은행에 근무한 뒤 1988년부터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EBS, 한국정책방송, 국회방송 등에서 다양한 경제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미래경제포럼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 [미국의 ‘삶이 피곤한’ 사람들 2제] 초등학생 숙제에 보충수업에 과외에…

    미국 워싱턴주의 한 초등학교. 여섯살짜리 딸 애슐린의 엄마 자격으로 교실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티파니 아스케는 매일 오전 11시면 잠에 곯아 떨어진 아이들을 본다. 너무 많은 숙제와 학습에 시달린 ‘미국 아이들의 일상’이다. 미 초등학교들이 학부모들의 명문대 열망과 학습 수준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 증세로 ‘신병훈련소’로 변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11일자 최신호는 선행학습을 시킨 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뒤늦게 입학시키는 ‘레드셔팅(red-shirting)’, 명문 학군으로 전학, 개인과외 등이 성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애슐린은 다섯살부터 유치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우리 가족의 휴가’ 등 작문 숙제를 하느라 눈물까지 쏟았다. 일부 초등학교는 1학년생을 대상으로 열흘에 한번씩 영어 시험을 친다. 미국 초등학교의 정규 수업은 오전 7시30분에 시작한다. 모든 수업이 끝나는 오후 2시5분 이후에도 일부 아이들은 오후 5시30분까지 또 보충수업을 한다. 수업 진도를 따라잡지 못한 초등학생들은 낙제를 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2002년 만든 ‘낙제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은 빈곤층 자녀들의 교육 기회를 확대시켰지만 초등학교에 일대 전환기를 가져 왔다. 조기교육은 ‘늦깎이 초등학생’도 만들고 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3∼4세부터 미리 개인과외를 시킨다. 읽기와 쓰기 등을 충분히 교육시킨 뒤 유치원에 보내는 것이 유행이라는 지적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작 ‘리턴’

    베니스영화제는 지난 2003년 러시아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에게 최고의 상인 황금사자상을 안겨주었다. 데뷔작이 초청된 것만으로도 영광일 신인감독에게! 이 호화로운 포장에 덮인 영화 ‘리턴’(The Return·9월1일 개봉) 안에는 화려한 기교나 난해한 의미 대신 어느 문화에서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연 아버지는 아이에게 어떤 상징을 갖는지, 그 존재가 아이의 성장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어린 형제 안드레이와 이반 앞에 12년만에 나타난 아버지. 사진 속에서만 본 아버지는 어색하기만한데, 계획에도 없던 낚시여행까지 가야 한다. 게다가 아버지의 말투는 명령조, 태도는 강압적이다. 형 안드레이는 아버지에게 유대감을 느끼며 순종하지만, 이반은 자신을 꾸짓기만 하는 아버지의 태도가 불만스럽다. 파란 하늘 아래서, 폭우 속에서, 섬 안에서 이어지는 세 사람의 묘한 여행. 매사에 “어떻게?”라고 묻는 안드레이를 아버지는 핀잔하면서도 말로, 행동으로 가르친다.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끝난 4박5일의 여행이었지만 아이들은 이미 아버지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크게 성장했다. 영화 속에서 아버지는 비밀의 존재다.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끊임없이 전화통화를 하는지, 그가 찾은 상자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다. 감독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러시아 남성의 본성’이라고만 말했다 한다. 대신 마치 성경에 나오는 ‘창조의 7일’처럼, 이 비밀스러운 존재가 일요일부터 다음 토요일까지 계속되는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에게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아이들의 성장을 어떻게 완성하는지 보여주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두었다.예상하지 못한 재회와 그 속의 갈등, 조금씩 진행되는 아이들의 성장, 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화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리턴은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도록 일어나지 못하는 여운을 남긴다.12세 이상 관람가.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치매노인 연기로 TV현대극 컴백 오현경

    치매노인 연기로 TV현대극 컴백 오현경

    참 오랜만이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역할로 TV 현대극에 다시 출연한 것이 13년 만이다. 실력파 연극배우로 출발, 브라운관에서 우리를 울고 웃겼던 관록의 연기자 오현경(70)씨. 북한산이 보이는 서울 정릉 산동네의 오래된 한옥집을 배경으로 촬영이 한창인 MBC 주말드라마 ‘누나’(연출 오경훈, 극본 김정수)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땡볕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는 하얀 모시한복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연기하는 그의 모습에서, 오랫동안 병마와 싸운 흔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 “건강 회복하고 가족 드라마로 돌아와 기뻐” 극중 그가 맡은 역할은 주인공 건우(김성수 분)의 할아버지로, 가볍게 치매를 앓아 기억이 오락가락해 식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가끔씩 식구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따끔하게 진실을 말하기도 하면서 가족애를 더욱 부각시키는 양념 역할이다.“치매에 걸린 노인이지만, 대본을 보니 웃음이 나게 썼더라고요.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보다는, 밝고 긍정적이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들 수 있겠다 싶어 출연을 선뜻 결정했어요.” 그는 아들의 교수 낙방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며느리를 보며 “울면 미워요. 웃어야 이뻐요.”라며 들꽃을 꺾어 전하고, 애인과 헤어져 괴로워하는 손자에게는 “못난 놈, 인생이 얼마나 오래 산다고 만나고 싶은 사람 못 만나. 빨리 가봐.”라며 혼낸다. 연극판을 누비다가 TV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라 ‘TV손자병법’ 등으로 인기가 높았던 그를 왜 한참 볼 수 없었을까.“13년 전 건강진단때 식도에 혹이 발견돼 수술을 했는데 암세포가 발견됐어요. 위 절단수술까지 하고 입원을 하면서 몇년간 연기를 못했죠. 조금씩 회복되면서 연극도 조금 하고, 후배 양성을 위한 연기교육 스튜디오도 운영했어요. 지난해 MBC 사극 ‘신돈’에서 귀여운(?) 노승으로 출연하면서 다시 브라운관에 노크했지요.” 연기에 다시 힘을 얻은 그는 ‘신돈’이 끝난 지 2개월만에 현대극에 캐스팅돼 잘 맞는 역할을 맡았다며 기뻐했다. 그래도 치매 연기는 어렵지 않을까.“나이를 먹어 주변 경험도 많이 봤고, 내면 연기는 연극에서 다져져 어렵지 않다.”는 답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돌아오니 요즘 드라마들이 불륜 등 불편한 이야기가 많아 놀랐다고. 그는 “TV가 흐뭇한 가족애나 모범적인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쓴소리를 한다. 또 요즘 배우들은 얼짱·몸짱이지만 화술·발음 등 연기의 기본 훈련이 부족한 것 같다며, 말의 뜻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 강조했다. 1961년 KBS 탤런트로 데뷔, 연기 경력만 벌써 45년째다. 고등학교때부터 연극을 했으니 배우로서는 50년이 훌쩍 넘는다. 그는 ‘성격배우’나 ‘악역배우’ 등 고정된 연기는 무의미하다고 했다.“배우는 모름지기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면 캐릭터를 창조해야 합니다. 비슷한 역만 계속 맡으면 누구나 잘하겠지만,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연기자입니다.” # “영화·연극도 준비 중” 유쾌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를 기다리는 선물이 또 있다. 오는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여름이 준 선물’에서 초등학생 3명과 이야기를 풀어가는 동네 할아버지로 첫 주연을 맡았다. 지난달부터 거의 매일 촬영을 하고 있다고. 오랜만에 연극도 준비 중이다.“2인극에 도전하려는데 출연진이 적어 대사를 다 외울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그래도 부딪쳐 보려고 합니다. 더 늙기 전에 팬들에게 연극 무대에서 저의 남은 역량을 보여주고 싶어요.”대사가 많지 않은 영화보다는, 몸짓과 말로 이뤄지는 연극을 선호한다고 했다. 잘나가던 톱스타일 때도,‘중견’배우가 뜨는 요즘에도 광고 출연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돈 버는 재주가 없을 뿐더러, 상업성에 물들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지키는 마음으로 세운 원칙”이라며 수줍어했다. 그를 반기는 팬들에게 한마디.“많은 사랑을 받다가 10여년간 자취를 감춘 뒤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역할로 다시 돌아왔다는 데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많이 성원해 주세요.” 글 사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영화] 성숙한 코믹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천하장사와 섹스심벌 마돈나는 무엇을 위해 의기투합할 수 있었을까. 지극히 토속적인 캐릭터와 지극히 세계적인 캐릭터가 제목에서 언어조합한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제작 싸이더스FNH, 반짝반짝·31일 개봉)는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서는 도무지 그 ‘진맛’을 상상할 수가 없다. 결론부터 간추리자면 낯설어서 더 역설적인 제목만큼이나 영화는 비상한 뚝심이 돋보인다. 여자가 되고 싶은 가난한 고교생이 끊임없이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야기라면 영화의 비범함을 감잡을 수 있을까. 상식적이지 않은 주인공 캐릭터가 대단히 일상적인 공간(고등학교)에서 전혀 호들갑스럽지 않게 조근조근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그 점에서 영화는 과잉유머와 신파에 기댄 ‘그렇고 그런’ 코미디 범주에서 제외되는 특권을 누려도 좋겠다. 몰래 치마를 입어보거나 빨간 립스틱을 발라보는 주인공 동구(류덕환)는 겉보기엔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생. 엄마(이상아)가 가출해버린 집은 아버지(김윤석)의 술주정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산뜻함과는 거리가 먼 수도권 도시(인천)의 변두리 마을이 배경이지만, 영화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담담한 유머감각으로 풀어가는 재주를 부린다. 일본어 선생님(초난강)을 좋아하면서 여자가 되려는 동구의 마음은 더욱 바빠지고, 성전환 수술비를 마련하겠다는 일념으로 상금이 걸린 교내 씨름부에 들어간다. “무엇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살고 싶을 뿐”이라며 울먹이는 범상찮은 주인공에게 관객이 점차 일체감을 느끼게 되는 건 이 영화만의 특별한 요령이다. 공감하기엔 한계가 많은 주변적 소재임에도, 차분히 이야기를 살붙여가는 성숙한 화법이 코믹영화의 외연을 넓혔다. 주인공에게 있어 ‘여자되기’는 어쩌면 희망이 차단된 답답한 현실의 몸부림일 수도 있다. 현실의 냉대에 자포자기한 아버지의 캐릭터를 통해 노동자와 실업문제 등 묵직한 사회적 함의까지 두루 껴안았다. 기교 부리지 않은 수수한 화면, 심심할 만큼 절제된 음향효과 등이 데뷔감독들(이해영·이해준)의 배짱을 말해주는 듯하다.15세 이상 관람가.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토요영화]

    ●타임리스 멜로디(EBS 오후11시) 일본 독립영화계의 기린아 오쿠하라 히로시 감독의 첫 장편 도전작으로 과감하게 편집된 영상, 극도로 절제된 대사, 풍부한 음악, 기교넘치는 미장센 등으로 일본 미니멀리즘 영화의 극치를 선보였다고 평가받은 영화다. 또 당시 유행하던 일본의 ‘프리터(free+arbeiter)족’을 조명했다 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1999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대상을 차지했고 로테르담영화제, 홍콩국제영화제 등에 초청됐다. 한국과 일본에는 2000년 개봉했다. 그 이후에도 한동안 작품성 있는 인디영화들이 상영될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다. 영화는 3개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처음은 어릴 적부터 몰랐던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다무라가 편지를 보낸 가와모토를 찾아가는 과정, 두번째는 당구장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때우던 가와모토가 어느날 우연히 찾아온 소녀 지카코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얘기, 마지막은 마침내 당구장에 다다른 다무라와 가와모토·지카코의 만남이다. 여기서 사람들 사이를 잇는 유일한 끈은 음악이다. 가와모토와 지카코는 음악이 좋아 2인조 록밴드를 만들고 여기에 피아노 조율사인 다무라가 합세해 그들만의 공연을 선보인다. 그런데 심심해 죽을 것만 같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바로 이 대목이다. 이제 뭔가 스토리를 치고 나갈 것 같은데 공연을 마친 이들은 휑하니 그냥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대사는 거의 의미없는 잡담 수준이고, 서로간에 호흡을 굳이 맞추는 것 같지도 않다. 이들간의 ‘끈’을 악기와 음악으로만 표현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비판도 가능하다.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류의 소설에 대한 비판과 비슷하다. 시·공간을 짐작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모든 것을 풀어놔 버리는 접근법이 국제적으로 팔아먹기는 좋을지 몰라도 종종 그 몰역사성 때문에 반역사적이 되고 만다는 지적이다. 파편화된 일상의 나열은 감각적이니 뭐니 해도 타락의 또 다른 이름에 지나지 않을런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9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바이센테니얼맨(채널CGV 오후7시10분) 어릴적 SF에 관심이 많았다면 들어봤을 법한 아이작 아지모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아지모프는 황당무계한 SF가 아니라 과학적 SF를 지향,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도 영향권에 있다. 바이센테니얼맨 역시 아지모프가 만든 ‘로봇 3원칙’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1999년작,133분.
  • 연쇄살인 부르는 ‘실업의 고통’

    ‘참으로 괘씸한 고품질 블랙코미디로세.’ 1960∼80년대 제3세계 군부독재의 잔혹함(계엄령, 의문의 실종)을 고발하고, 이후에는 종교(아멘), 미디어(매드시티) 등의 광폭함을 영화에 녹여온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이 이번에는 자본주의를 꼬집었다.10일 개봉한 ‘액스-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Le Couperet)에는 자본주의 속에서 취업난, 구조조정, 실업 등의 고통을 겪는 약자들의 왜곡된 생존법칙에 대한 풍자가 가득하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미스터리 소설 ‘액스(The Ax)’가 원작. 기본 줄거리 위에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 대신 자본주의에서의 빗나간 자아실현을 담았다. 평범한 가장, 성실한데다 한때 잘 나가던 직장인 브뤼노(호세 가르시아)는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는다. 화려한 경력이 있기에 재취업이 쉬울 줄 알았는데,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게다가 사방이 온통 경쟁자투성이다. 그러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죠? 천만에. 브뤼노는 ‘경쟁자 제거’라는 황당한 수단을 선택한다. 경쟁자들은 모두 실업의 아픔을 안고 있다. 열심히 노력해도 여전히 무직이다. 가족은 고통을 받고 심지어 흩어져버린다. 거리에는 고급 스포츠카, 멋진 몸매의 여인, 커다란 보석이 박힌 반지 등의 화려한 광고판이 걸려 있다. 노동자들이야 피 터지게 싸우든 말든 관심없다는 듯. 얄밉도록 무심한 자본주의의 모습이다. 경쟁자를 없애야 실현되는 취직, 그 뒤에는 여전히 또 그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있다. 치열한 현실이다. 잇따른 실업자의 죽음으로 사회는 연쇄살인사건의 공포에 휩싸인다. 하지만 주인공을 향한 시선은 잔혹한 연쇄살인마를 향한 분노보다는 ‘오죽하면 그랬을까.’하는 동정이 더 크다. 어리숙하고 황당한, 용의주도하지도 않고,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며, 형사 앞에서 주눅 들어 있으면서도 애써 당당한 척하는 모습에서 묘한 동질감도 느껴진다. 2시간이라는 다소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는 것은 기발하지만 당황스럽고, 씁쓸하지만 우스꽝스러운, 나름의 스릴과 긴장감을 주다가 맥을 놓게 하는 노장 감독의 완성도 높은 기교 덕일 듯.18세 이상 관람가.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獨 리릭 소프라노 슈바르츠코프 90세로 잠들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리릭 소프라노 엘리자베스 슈바르츠코프가 오스트리아 서부의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고 뉴욕 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금의 폴란드 땅인 프로이센 야로친에서 태어난 슈바르츠코프는 1938년 베를린에서 데뷔한 뒤 71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53편의 오페라에 출연하고 74개의 배역을 소화해낼 정도로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한 성악가로 이름 높다. 은퇴 뒤 오페라 무대엔 서지 않았지만 기회 있을 때마다 리사이틀 무대에 서왔고 미국 줄리아드 음대 등에 출강했다. 이를 두고 한 평론가는 ‘프러시아의 완벽주의자’란 별명을 선사하기도 했다.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와 모차르트,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오페라 명작들을 완벽하게 해석하고 현란한 기교와 독창적인 스타일을 뽐냈다. 프란츠 슈베르트와 휴고 볼프 등의 독일 가곡도 통찰력 있게 부르는 것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말년은 그리 아름답지 못했다.2차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한 전력을 은폐하고 심지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미군 점령기에는 무대에 오르기 위해 자신의 나치 입당 전력과 나치 친위대를 위해 노래를 부른 사실을 부인했는데 1982년 한 역사학자가 그의 나치 협력 증거를 폭로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런던 필하모닉 창설을 주도한 EMI 레코드의 음악감독 월터 레그를 만나 51년 결혼했으며,79년 사별한 뒤엔 남편과의 추억을 담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휴대전화 휴가길 든든한 동반자

    휴대전화 휴가길 든든한 동반자

    휴대전화가 여름휴가의 동반자로 자리를 굳혔다. 단순히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는 데 그치면 ‘폰치’다. 이동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다양하고 기발한 부가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웰빙휴가’를 즐길 수 있다. 휴대전화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야외로 떠나는 휴가철에 활용해볼 만하다. ●출발할 때 휴가지까지 가는 데 가장 고역 가운데 하나는 장거리 운전이다. 특히 졸음운전은 대형사고를 부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이 때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졸음 탈출’ 서비스를 이용하면 보다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SK텔레콤과 KTF의 졸음 탈출 서비스는 사람의 두뇌를 각성시킬 수 있는 음향을 다양한 템포와 헤르츠로 출력하여 졸음을 쫓게 하는 콘텐츠다.SKT의 경우 NATE에 접속 ‘7. 친구찾기교통Drive,9. 생활/여행//Idea상품,2. 아이디어 만물상,1. 모기퇴치 플러스,5. 졸음 탈출’을 누르면 된다. KTF의 ‘멀티팩 졸음퇴치기’ 이용방법은 멀티팩, 자료실, 모바일웰빙, 졸음퇴치기 순으로 접속 후 내려받으면 된다. 이용 요금은 2000원이다. 또 SKT의 ‘1st Map’ 서비스도 챙길 필요가 있다. 내 손안의 지도인 1st Map 서비스는 교통, 날씨, 맛집, 약국, 병원 정보 등을 제공한다. 휴대전화로 **1+Nate나 무선 Nate로 접속해 6. 친구찾기/교통/Drive,1st Map으로 접속하면 된다. 이달 말까지 정보이용료는 무료다. ●휴가지에서 모기는 휴가지에서 가장 큰 적 가운데 하나다. 휴대전화로 모기를 쫓을 수도 있다.LG텔레콤의 모기퇴치 플러스는 강력한 모기퇴치음을 탑재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무선인터넷 이지아이에 접속,0. 생활/키즈/여성/교육,5. 톡톡아이디어,2. 모기퇴치 플러스를 내려받으면 된다. 내려받는 데 25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야 한다. 기간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다. KTF의 ‘멀티팩 소화불량 도우미’도 휴가지에서 유용한 웰빙 서비스다. 경락요법과 음악요법을 통해 소화불량이나 급체, 위장장애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다. 소화불량 등에 도움을 주는 경혈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음악요법을 제공한다. 휴가지에서 다양한 할인 혜택 서비스도 제공한다.SKT는 놀(NOL) 서비스다. 휴대전화를 통해 콘도, 테마여행, 수상 테마파크 입장권, 래프팅, 스키리프트권 등의 상품검색, 예약 및 결제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산스파비스, 덕산스파케슬 등은 30%까지 할인된다. LGT는 8월20일까지 전 고객을 대상으로 제휴관계에 있는 전국 유명 수영장에서 할인행사를 한다. 수영장 입장료의 40∼50%가 할인된다. 행사장에서 휴대전화로 *114(무료)를 눌러 고객임이 확인되면 된다. ●집, 사무실 걱정 끝 SKT의 폰CCTV는 휴가철 오랜기간 집을 비우는 데 대한 우려를 덜어주는 서비스다. 웹 카메라가 설치된 PC를 이용헤 휴대전화로 집안 또는 사업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도둑이 침입하거나 화재가 발생하면 이를 감지해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준다. 폰CCTV 웹홈페이지(www.phonecctv.com)에 접속해 서비스 신청, 웹 카메라 설치,PC에 폰CCTV 프로그램 설치 후 실행, 휴대전화로 폰CCTV에 접속한 뒤 카메라 영상확인 순으로 하면 된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동래 한량춤 명인 김진홍 “무대서 춤출때 ‘유체이탈’ 체험 종종 하죠”

    동래 한량춤 명인 김진홍 “무대서 춤출때 ‘유체이탈’ 체험 종종 하죠”

    무릇 예술가의 최고 경지란 하늘과 소통하는 것, 즉 하늘의 섭리를 예술을 매개로 풀어내는 것이다. 식상한 표현으로 입신의 경지다. 동래 한량춤의 명인 부운당(浮雲堂) 김진홍(71). 그의 춤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그의 이름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어야 할지 금방 알게 된다.‘하늘과 교섭하는 춤꾼’이라는 말이다. 그만큼 김진홍의 춤은 비경(秘境)을 넘나든다. 가슴 깊은 곳에 리듬을 감춘 ‘내재율의 춤’이요, 오로지 결정 물질로만 이루어진 ‘완정질(完晶質)의 춤’, 헛된 욕망을 온전히 버린 ‘무소유의 춤’…. 그것이 바로 김진홍의 춤이다. ●미군부대서 뮤지컬등 보며 예술혼 키워 당대의 춤꾼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그는 60여년을 한결같이 부산에서만 살고 있는 부산지킴이다. 부산 동구 범일동 자유시장 한 편에 있는 허름한 ‘김진홍무용학원’이 그의 삶의 터전. 북과 장구, 지전 등이 분신처럼 지키고 서 있는 이곳에서 그는 수십년 동안 자신의 예술세계를 가다듬고 후학을 키워오고 있다. “나이가 70이 넘으니까 자랑할 것은 좀 자랑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는 그는 자신의 무용 이력을 복기하듯 소상히 들려줬다.“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그런데 6·25가 나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자 손가락을 놀리면 안 된다고 해 대신 타자를 배웠지요. 그것이 계기가 돼 미군부대에 취직을 했습니다. 그때 본 뮤지컬이며 영화, 남방춤 등이 오늘날 내 예술의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젊은 날의 문화충격은 그를 예인의 길로 이끌었다.1951년 마침내 범일동 삼일극장에서 열린 무용콩쿠르에 나가 입상을 했다. 춤을 제대로 배워보지도, 추어보지도 않은 그가 입상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무사자통(無師自通)인 셈이다. ‘춤꾼’ 김진홍의 명성은 당시 부산 초량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이매방의 귀에까지 알려졌다.“이매방 선생님을 만나 정식으로 우리춤에 입문했습니다. 어느 가설극장 공연에선가 선생님이 흰 장삼, 흰 바지저고리, 흰 고깔, 흰 버선에 붉은 띠를 매고 춘 승무는 마치 한 마리 나비 같았어요. 신선이 내려온 듯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이매방류 승무 이수자 1호이자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인 김진홍에게 이매방이 끼친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승 이매방 뛰어넘는 ‘김진홍류´ 선봬 그러나 김진홍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이매방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김진홍류’를 만들어냈다. 이매방의 춤이 복식부터 현란한 ‘기교의 춤’이라면, 김진홍의 춤은 내면을 보다 강조한 ‘정신의 춤’이라 할 수 있다.“선생님은 늘 ‘나와 똑같이 추면 그것은 원숭이 재주일 뿐이야, 자기 것이 있어야지.’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런데 언젠부터인가 ‘저건 내 춤이 아니야.’라며 선을 그으시는 거예요.” 감정이 복받치는듯 눈시울을 붉히는 그의 모습에서 사승(師承)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우리 전통춤판의 고질을 읽어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예술적인 신념으로 혹은 ‘사소한’ 예술외적 이해관계로 결국 각자의 길을 걷는 스승과 제자. 한국 전통무용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글픈 풍경이다. 우월감과 열등감이 뒤섞인 ‘교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전통춤은 한없이 외롭고 초라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들은 왜 모르는 것일까. 느린 장단의 염불에서 휘몰이 북가락까지 능소능대한 김진홍은 이제 팔 하나만 척 들어올려도 그대로 춤이 되는 지경에 와 있다. 특히 동래 한량춤에 관한 한 그는 독보적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래 한량춤은 부산 동래지방에서 한량들이 어울려 놀이판을 펼치고 풍류를 즐기며 추었던 민속춤의 하나.‘색향(色鄕)’ 동래에는 예부터 춤 잘 추는 한량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동래 온천장은 춤꾼이 성했던 고장으로 유명하다. 김진홍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 동래야류 양반춤 예능보유자이자 동래 한량춤 전승자인 문장원(89)으로부터 한량춤과 덧뵈기춤을 배웠다. 그는 현재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4호 동래 한량춤 예능보유자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류심사까지 다 끝난 상태이지만 지금 뭐라 말하기는 어렵군요. 다만 죽어라고 연습 또 연습을 할 뿐입니다. 굳이 추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몸이 돌아가 추어지는 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춤, 나 자신을 지워버린 춤,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추는 춤, 겉멋이 아니라 속멋의 춤…. 한량춤이든 승무든 살풀이든 지전춤이든, 그런 춤들을 추고 싶어요.” 동래 한량춤의 두드러진 특징이 ‘겸손과 절제의 미’임을 감안하면 한량춤 이야말로 그의 성정에 딱 들어맞는 춤이란 생각이 든다. ●“춤의 스승은 뭐니뭐니해도 연습” 조붓한 어깨에 버들가지처럼 가녀린 몸매의 원로무용가. 하지만 일단 무대에 서면 무대가 꽉찬다. 팔색조의 춤빛깔을 뿜어낸다. 호방한 맛을 내야 하는 한량춤을 출 때는 박목월의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가 되고, 애잔한 살풀이 춤사위 때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노천명의 ‘사슴’이 된다. 그는 “무대에서 춤을 추면서 내가 내 춤을 보고 있는 듯한 ‘유체이탈’의 체험을 종종 한다.”고도 했다. 요컨대 김진홍의 춤은 ‘영혼의 춤’이고 ‘해탈의 춤’이다. 김진홍은 젊은 시절 스승으로부터 “서양 사람이 한국춤을 추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그는 ‘연습의 신’이 됐다.“춤의 스승은 뭐니뭐니해도 연습입니다. 연습 이상 좋은 스승이 없지요. 신경통이란 마신(魔神)이 간혹 내 육신을 콕콕 찌르지만 지금껏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1년에 한 차례는 꼭 공연을 갖고 싶다는 그는 오는 8월 대구시민회관 대극장 ‘한국의 명인명무전’ 무대에 선다. 허공 가득 뿌려지는 장삼자락이 어떤 울림을 만들어낼까. 부산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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