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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세 무슬림, 13세 소녀 납치결혼…파키스탄 법원 정당성 인정 논란

    44세 무슬림, 13세 소녀 납치결혼…파키스탄 법원 정당성 인정 논란

    파키스탄에서 13살 가톨릭 소녀를 납치해 강제로 결혼시킨 40대 이슬람 남성이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은 지난달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납치된 소녀가 20여 일 만에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아르주 라자(13)는 지난달 13일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카라치 자택에서 납치됐다. 실종신고를 내고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부모에게 이틀 후 딸의 혼인증명서가 날아들었다. 현지언론은 소녀와 이웃에 살던 무슬림 알리 아자르(44)가 소녀를 납치하고 강제로 개종시킨 뒤 법원에 허위로 작성한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납치범은 법원에서 혼인 인정을 받기 위해 13세에 불과한 소녀의 나이를 만 18세로 속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는 출생증명서로 딸의 나이를 증명하고 결혼이 무효임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드주 고등법원은 “만 18세이며 스스로 개종한 것이 맞다”는 소녀의 진술만을 받아들여 지난달 27일 두 사람의 혼인을 인정했다. 또 소녀의 양육권을 납치범에게 넘기고 도리어 가족으로부터의 보호 처분을 내렸다. 딸을 구할 길이 막막해진 부모는 임시방편으로 딸이 학대를 받고 있다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마저도 기각했다.현지 인권 단체와 가톨릭 종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카라치 대교구 측은 “명백한 강제 개종이다, 미성년 소녀들을 보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법원의 재고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부모 측 대변인도 납치범이 소녀와 함께 더 머물면 형법 376조 아동성범죄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시위가 확산되자 신드주 고등법원은 2일 경찰에 소녀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몇 시간 후 경찰은 납치범 자택에서 소녀를 구출하고 납치범을 체포해 구금했다. 소녀는 혼인 심리 당시 법정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납치범 위협으로 위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인신고서 역시 강제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키스탄 인권부 장관 시린 마자리는 “소녀는 현재 보호소로 옮겨졌다.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소송참가인 통보를 했다. 다음 청문회는 5일로 예정돼 있다”며 사건 해결의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었다. 왜 더 일찍 나서지 않았느냐며 정부의 태만을 지적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파키스탄 소수민족동맹회장은 “실종 직후 신속히 조치했어야 했다”면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임란 이스마일 신드주 주지사는 소수민족사회 대표들과 만나 “미성년 결혼 문제에서 타협은 없다”고 강조했다.일단 부모와 떨어져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소녀는 5일 법정 심리에 출석할 예정이다. 법원은 이 자리에서 소녀가 13세가 맞는지 신체검사를 통해 밝히고, 이슬람으로의 개종 및 결혼의 강제성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파키스탄은 1929년 제정한 아동결혼제한법에 따라 결혼이 가능한 법적 최소 연령을 여성 만 16세, 남성 만 18세로 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여성의 결혼 최소 연령을 만 18세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2014년 국회에서 무산됐다. 현재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권고에 따라 최소 결혼 연령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조혼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신드주는 2013년 아동결혼금지법을 따로 마련해 만 18세 미만 여성의 결혼을 법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조혼 풍습은 여전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어린 신부’는 190만 명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영국의 한 인권단체는 파키스탄 소녀의 21%가 만 18세 이전에 결혼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상처 없는 뇌진탕 진단”…학생 머리 때린 교사 ‘벌금형’

    “상처 없는 뇌진탕 진단”…학생 머리 때린 교사 ‘벌금형’

    수업 시간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학생의 머리를 때린 중학교 교사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4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학교 교사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수학 수행평가 시간에 그림을 그리며 떠든 학생의 머리를 6∼7회 때린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피해 학생은 두통·어지러움 등을 호소했다. 학생은 병원에서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가 없는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학교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훈육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당시 상황이 A씨가 강제력을 행사해야 했을 만큼 긴급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1심은 피해자의 나이·폭행 정도 등에 비춰 A씨의 행동이 과도했다고 보고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A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피해 학생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 액수를 150만원으로 줄였다. A씨는 무죄를 주장하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백악관 새 주인’ 가릴 우편투표 줄소송… 양당 최고 율사들 집결

    ‘백악관 새 주인’ 가릴 우편투표 줄소송… 양당 최고 율사들 집결

    공화 트럼프 탄핵 대응한 세클로 지휘민주 전 법무차관 월터 델린저 사령탑선거인단 35명 텍사스 ‘초미의 관심사’공화당 드라이브 스루 투표 무효 청구연방법원 기각 후 투표기록 보관 명령코로나19 대유행으로 1억명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사전투표 탓에 미 대선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해결할 규정도, 참고할 전례도 없어 법원으로 간 대선 사건이 400여건에 이른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에 최고의 율사들이 모이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탄핵과 러시아 스캔들을 대응했던 제이 세클로가 지휘를 맡았다. 민주당에는 월터 델린저 전 법무차관이 법률팀 사령탑에 앉았다. 양측에 자원봉사 형태로 가담한 변호사와 법학생 등이 수천명에 이르며, 초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우편투표 접수 연장과 관련한 소송전도 이미 불붙었다. 2000년 대선에서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 재검표 중단을 명령하면서 6주간 계속된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듯 올해 대선 결과도 법원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통령을 국민이 아닌 판사가 결정하는 악순환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거 하루 전날, 선거인단 35명이 걸린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의 ‘드라이브 스루 투표’ 12만 7000표를 놓고 소송이 벌어지는 등 신경전은 팽팽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정치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가 1.2% 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보이는 경합주다. 트럼프로서는 텍사스를 놓치는 것은 대선 패배를 의미하기에 초접전으로 갈수록 중요성을 더한다. 앤드루 해넌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휴스턴시가 포함된 해리스 카운티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투표를 통해 행사한 12만 7000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공화당의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향후 소송에 대비해 투표 기록을 보관하라”고 명령했다고 CNN이 전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해넌 판사는 이날 3시간의 긴급 심리 끝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전날 텍사스주 대법원도 공화당의 무효 주장을 기각했다. 연방법원의 기각 결정에 공화당은 즉시 제5순회법원에 항소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원이 가장 많은 해리스 카운티는 코로나 대유행에 대응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10곳에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설치, 지난 10월 중순부터 18일간 운영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민주당 소속인 크리스 홀린스 해리스 카운티 클럭은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설치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투표소 설치 장소는 주 하원의 결정 사항이고,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가 민주당 편향 지역에 설치됐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건은 공화당이 ‘투표 사기’라고 주장하는 형태에 딱 맞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승자가 12만 7000여표 이상의 차이로 이기지 못하거나, 텍사스 선거인단이 대선 향방을 결정할 경우 이 사건은 연방 대법원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대법원 판결 뒤 갑자기 “나도 양심적 병역거부”…법원 “인정 안돼”

    대법원 판결 뒤 갑자기 “나도 양심적 병역거부”…법원 “인정 안돼”

    “학업·자기계발” 이유로 입영 미루던 20대대법원 판결 후 “평화주의 신념 대체복무”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이 나온 뒤 갑자기 주장한 양심적 병역 거부는 깊고 확고한 신념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다만 징역형을 선고했던 1심과 달리 항소심은 피고인이 입대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이윤호)는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A(2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징역 1년 6개월…“법리 오해”라며 항소 A씨는 재학 또는 자기계발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하다가 2018년 11월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양심적 병역 거부로 인한 대체복무를 희망한다”며 병역 연기 신청을 냈다. 같은 해 12월 24일까지 강원도의 한 부대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았던 그는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평화주의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했는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판결이다”라며 항소했다. 2심 “평소 신념 피력 안해”…입대 의사에 ‘집유’로 감형 그러나 항소심 법원 역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법원 판결을 양심적 병역 거부를 주장하게 된 결정적 계기 가운데 하나로 들었는데, 증거 등을 종합하면 병역 의무 이행이 피고인의 인격적 존재 가치를 파멸시킬 정도로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집총 거부 관련 활동을 했다거나 정치·사상적 신념을 평소 외부에 피력하거나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사정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1심이 법리를 오해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다만 “원심은 피고인에게 자발적인 병역 의무 이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과정에서 피고인이 입대 의사를 밝혔다”면서 “병역 의무 이행 기회를 한번 더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이는 점, 다른 병역 기피자들과 양형상 형평성 등을 종합해서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참을 수 없는 정신고통”…김해공항 소음 피해 첫 배상 판결 나왔다

    “참을 수 없는 정신고통”…김해공항 소음 피해 첫 배상 판결 나왔다

    항공기 소음에 시달려온 김해공항 인근 주민에게 정부가 소음피해 보상을 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4부(부장판사 오영두)는 김해공항 인근 딴치마을 주민들이 제기한 김해공항 소음피해 손해배상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주민에게 2014년 12월 23일부터 2017년 12월 22일까지 3년간 월 3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배상 지급 대상은 당시 원고 147명 가운데 85웨클(WECPNL) 이상 소음에 노출된 지역에 거주하는 66명이다. 재판부는 “85웨클이 넘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은 항공기 소음으로 참을 한도를 넘는 정신적인 고통을 입고 있다”며 “정부가 각종 소음 대책을 마련하고 주민 지원 사업을 시행하면서 야간운행 제한 등 소음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손해 배상금을 월 3만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웨클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사용을 권장하는 항공기 소음 측정 단위다. 이착륙 때 발생하는 최고 소음과 운항 횟수,시간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한다. 정부는 75∼90웨클인 지역을 제3종,90∼95웨클 제2종,95웨클 이상은 제1종으로 지정·고시해 관리하고 있다. 딴치마을은 제3종 소음대책지역에 해당한다. 김해공항을 확장할 경우 소음 피해 지역이 지금보다 훨씬 넓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주민들의 줄소송이 예상된다. 앞서 딴치마을 주민 147명은 2018년 8월 정부를 상대로 소음피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18년 12월 소음도가 85웨클을 초과하는 소음피해에 노출됐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주민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4억 생명보험 가입” 장애 있는 의붓아들 살해한 50대

    “4억 생명보험 가입” 장애 있는 의붓아들 살해한 50대

    길가서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해대법원, 계부에 무기징역 확정 억대 보험금을 노리고 지적 장애가 있는 의붓아들을 살해한 5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전북 임실군의 한 길가에서 지적 장애를 앓는 의붓아들 B(당시 20)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근처에 버린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2018년 7월 B씨가 수령액이 4억원에 달하는 생명보험에 가입된 점 등에 비춰 보험금을 노린 범행으로 보고 A씨를 재판에 넘겼다. A씨는 범행을 모두 부인했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일 A씨의 차에 탑승하는 B씨의 모습, 이들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등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근거로 A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도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방영돼 이른바 ‘임실 살인 사건’으로 관심을 모았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춘재 “불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 했다”

    이춘재 “불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연쇄살인 14건 모두 내가 했다”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모든 사건을 자백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알려진 ‘화성 연쇄살인’의 범인인 이춘재(56)가 2일 ‘진범 논란’을 빚은 1988년 9월 ‘8차 연쇄살인 사건’의 증인으로 법정에 섰으며, 1980년대 경기 화성과 충북 청주 일대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 사건 모두 자신이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또한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에게 사건 발생 32년 만에 사과했다. 첫 번째 살인 사건 발생 34년 만에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범행 당시 현장 은폐 등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경찰에서 곧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저의 사건에 관계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반성하고 있고, 그런 마음에서 자백했다”고 털어놨다. 이춘재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군데군데 흰머리가 성성했다. 오랜 수감 생활 탓인지 얼굴 곳곳에는 주름이 깊게 패었으나 얇게 찢어진 날카로운 눈매는 30여 년 전 몽타주 속 사진과 다름없었다. 그는 경찰이 교도소로 찾아와 DNA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추궁하자 1980년대 화성과 청주에서 저지른 14건의 살인 범행에 대해 모두 털어놨다고 설명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이나 생각을 갖고 한 것이 아니라 불을 찾아가는 불나방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춘재는 이날 법정에서 윤씨를 포함해 범인으로 몰려 온갖 고초를 겪다가 죽거나 다친 무고한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뉴스영상을 본 뒤 “제가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형 생활을 한 윤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윤씨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진실을 말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100% 만족스럽지는 않다”며 “다만 그가 진실을 밝혀 줘서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서는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세·중학생)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지난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며, ‘진범 논란’을 빚은 8차 사건이 발생한 1988년 9월로부터 32년 만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워싱턴DC에선 ‘우편투표 용지 급행 수송’ 명령… 텍사스주 대법 ‘드라이브스루 무효표 시도’ 제동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편투표 급증은 올해 미 대선의 최대 변수 중 하나다. 주마다 다른 선거법으로 각종 소송이 이미 제기된 상황에서 개표 과정이 순탄치 않게 흘러갈 것으로 예측되면서 누가 승자가 되든 최대 한 달여간 미 전역이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핵심 경합주에서 투표용지가 제때 배달되는 비율이 급감해 막판 쟁점이 되고 있다. 유권자의 투표용지가 개표 작업을 위해 선거사무소에 기한 내 도착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는 뜻으로, 우편투표를 한 지지층 비율이 높은 민주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일 이후까지 투표용지를 수거하는 데 대해 “부정과 오용이 있을 수 있다”며 법정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용지 배달률 43% 지역도… 사표 처리 우려 CNN은 1일(현지시간) 연방우체국(USPS)이 전국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제때 배달한 비율이 지난달 28일 97%에서 31일 91%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애리조나·미시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텍사스·플로리다 등 중요 격전지에서는 90% 이하로 떨어졌고, 콜로라도·와이오밍주는 더 심각하게 투표용지의 43%만 발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의 중부 지역도 62%, 애틀랜타는 64%만 투표용지가 제대로 배달됐다. 이에 워싱턴DC 연방지법은 이날 “3일까지 우편투표용지를 특별 수송하라”고 명령했다. 23개주의 경우 선거일인 3일까지 용지가 도착하지 않으면 사표 처리된다. ●개표 연장 등 선거인단 확정까지 혼돈 지속 비슷한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텍사스주 대법원은 이날 휴스턴 지역 경합지인 해리스 카운티의 드라이브스루 투표소에서 행사된 12만 7000표에 대해 ‘근거규정이 없다’며 무효로 해 달라는 공화당 청원을 기각했다. 연방법원의 최종 결정이 남긴 했지만 라틴계 및 흑인이 60% 이상 차지하는 지역이라 민주당으로선 이 지역 표심이 절실하다.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이던 텍사스주 역시 막판 민심이 요동치고 있어 양당이 사활을 걸고 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 공화당은 선거 당일 직접투표에 몰릴 것으로 보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개표 초반 격차를 벌리며 완승하지 않는 이상 선거인단을 최종 확정하는 다음달 8일까지 혼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법원이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 우편투표 개표 기한 연장을 허가하는 등 개표 및 검표 시작이 선거일보다 최대 10일까지 늦춰지게 된 상황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30여년 만에…이춘재 “누명 쓴 윤씨와 피해자들에 사죄”

    30여년 만에…이춘재 “누명 쓴 윤씨와 피해자들에 사죄”

    “죽은 피해자들의 영면을 빌어…참회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하겠다”공소시효 지나 이춘재 처벌은 불가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7)가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한 윤성여(53)씨에게 사건 발생 32년 만에 사과했다. 2일 이 사건 재심 재판이 열린 수원법원종합청사 501호 법정에서 이춘재는 “제가 저지른 살인 사건으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형생활을 한 윤씨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춘재는 윤씨의 변호인 측이 1980년대 경기 화성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사건 당시 윤씨를 포함해 범인으로 몰려 경찰서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다가 죽거나 다친 무고한 사람들의 사연이 담긴 뉴스 영상을 재생한 후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춘재는 “모든 일이 제자리로 돌아가서 (윤씨의) 앞으로의 삶이 더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이어 “저로 인해 죽은 피해자들의 영면을 빌며, 유가족과 사건 관련자 모두에게 사죄드린다”면서 “제가 이 자리에서 증언하는 것도 작은 위로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이 마음의 평안을 조금이라도 얻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또 “제가 저지른 일은 앞으로 없어질 수 없다. 모든 분에게 반성하고 또 반성하며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간 이춘재를 코앞에 둔 윤씨는 착잡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날 법정에 선 이춘재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와 처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들에게 30여년 만에 사과하기는 했으나, 그가 저지른 14건의 살인(처제 살인 제외)과 30여건의 성범죄는 이미 모두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하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다시 감옥에 갇힌 이명박 “날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

    다시 감옥에 갇힌 이명박 “날 구속할 순 있어도 진실 가둘 수 없어”(종합)

    MB, 251일 만에 재수감“걱정 마라. 믿음으로 이겨내겠다”대법 “다스 실소유주는 이명박”징역 17년형, 벌금 130억 확정만기출소시 95세, 2036년 석방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는 말을 남기고 251일 만에 다시 재수감됐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징역 17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58억원의 형량을 확정했다. MB “대법,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해” 강한 불만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재수감을 앞두고 측근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고 이 전 대통령의 대리인인 강훈 변호사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찾은 측근들이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를 하자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이 대법 형이 확정됐을 당시 입장문을 내고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한탄한 뒤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지만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에 수감돼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석방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6분쯤 논현동 자택을 떠나 2시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고,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곧바로 서울 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251일 만에 동부구치소 독방 재수감대통령 예우 감안… 가장 최신 시설 지난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51일 만에 재수감되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법조타운에 위치한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약 1년 동안 수감 생활을 했던 곳이다. 동부구치소는 지상 12층 높이의 최첨단 시설로 지어져 전국 구치소 중 가장 최신 시설로 꼽힌다. 2017년 6월 옛 성동구치소를 확장 이전하면서 지금의 모습과 이름을 갖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 등을 고려해 앞선 수감 때처럼 동부구치소 12층의 독거실을 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층은 독거실과 혼거실 섞여 있는데, 교정 당국은 다른 수용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독거실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의 독거실(10.08㎡·3.04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된다.MB, 수용기록부용 ‘머그샷’ 촬영재소자 동일 입감 절차 김기춘·친형 이상득도 동부구치소 거쳐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신체검사와 소지품 영치, 수용기록부 사진(일명 머그샷) 촬영 등 일반 재소자와 동일한 입감 절차를 받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을 동부구치소에 수감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경호 부담 등을 이유로 두 전직 대통령을 한곳에 둘 수 없는 사정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18년이 확정된 최서원씨(64·개명 전 최순실)가 동부구치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청주여자교도소로 이감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으로 수감됐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포스코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도 동부구치소를 거쳐 갔다.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구치소에 머무르다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인데다가 고령에 지병도 있어 교도소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이감 없이 각각 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에 수감 생활을 했었다.대법 “횡령·뇌물수수 원심결론 잘못 없다” 李 상고 기각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횡령 내지 뇌물수수의 사실인정과 관련한 원심 결론에 잘못이 없다”면서 이 전 대통령 측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1∼2심과 마찬가지로 다스의 실소유주를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로써 10년을 넘게 끌어온 다스 실소유주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법원의 보석취소 결정에 불복해 재항고한 사건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항소심의 실형 선고에 따른 보석취소 결정에는 재항고하더라도 즉시항고의 집행정지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보석취소 결정이 내려지자 재항고해 구속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냈다. ‘즉시항고가 제기됐을 때는 해당 재판의 집행이 정지된다’는 형사소송법 제410조를 근거로 재항고가 즉시항고와 같은 성격인 만큼 결정 전까지 구속의 집행이 정지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재항고 결정과 무관하게 이 전 대통령은 실형이 확정된 만큼 통상 관례대로 2∼3일간 신변정리 시간을 보내고 기결수 신분으로 수감된다.MB, 다스 회삿돈 349억 횡령,삼성이 내준 다스 美소송비 119억총 163억 뇌물 챙긴 혐의 대법 “이건희 사면이 뇌물 대가”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스 회삿돈 약 349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가 대신 내준 다스의 미국 소송비 119억여원을 포함해 모두 163억원가량의 뇌물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왔다. 1심은 공소사실 가운데 뇌물수수 85억여원 혐의와 횡령 246억여원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5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여원을 선고했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보고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법인카드 사용액 등을 횡령액으로 봤다. 삼성이 대납한 다스의 미국 소송비 역시 대부분 뇌물로 인정했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면을 뇌물 대가로 판단한 것이다.국정원 특활비 4억 국고손실 혐의 인정원세훈 전달 10만 달러도 뇌물 간주 또 국가정보원에서 넘어온 특수활동비 4억원에 대해서는 국고손실 혐의를 인정했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전달한 10만 달러도 뇌물로 간주했다. 2심에서는 뇌물수수 혐의 인정액이 94억원으로, 1심보다 8억여원 늘면서 형량이 2년 가중됐다. 법리해석 차이로 다스 횡령액도 252억여원으로 5억원 더 늘었다. 재판부가 인정한 삼성 뇌물액은 1심 때는 61억원이었지만 항소심에서는 89억원으로 늘었다. 국정원 특활비, 원 전 국정원장의 뇌물 혐의 등 대부분 혐의도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봤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34년 만에 나온 법정서…이춘재 “손 예쁜 여자가 좋아”(종합)

    34년 만에 나온 법정서…이춘재 “손 예쁜 여자가 좋아”(종합)

    8차 사건 증인으로 출석한 이춘재“14건 살인 진범 맞다” 법정 증언“얼굴·몸매는 보지 않아” 황당 답변도 ‘희대의 살인마’ 이춘재(56)가 1980년대 화성과 청주 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내가 진범”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법정에 나온 이춘재는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는 등 황당한 답변도 했다. 이춘재는 2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박정제)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증언했다. 이춘재는 “여성 프로파일러가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해 14건에 대해서 털어놨다”고 말했다. 증인신문은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이춘재는 박 변호사 질문에 따라 지난 26년간 부산교도소에서 복역하면서 모범수가 되고, 작업반장·반장 역할을 맡게 된 과정 등을 설명했다. 그는 복역 기간 외부 봉사활동을 나간 바 있고, 교도소에서 징벌을 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가족의 면회 또는 전화통화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했었으나 범행 자백 후 단 한 차례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백 계기를 묻자 “경찰이 유전자 감식한 결과를 가지고 와서 조사를 했는데, 첫날은 진술하지 않았다”면서 “그 다음에 형사인 줄 알았던 여성 프로파일러가 진실을 이야기 해달라고 해 자백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연쇄살인사건 10건 중 9건(8차 제외)에 대해 증언하라고 했는데, 그걸 빼고 진술하면 진실이 될 수 없어서 범행 모두를 자백했다”고 말했다.이춘재는 자백 당시 “왜 프로파일러의 손을 만졌냐”는 박 변호사 질문에 “손이 예뻐서 그랬다. 얼굴이나 몸매는 보지 않는다. 손이 예쁜 여자가 좋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박 변호사가 “범행 대상도 손과 관련이 있나”고 묻자 “그런 거와 관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춘재가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해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춘재 “올 것이 왔다 생각”…34년 만에 법정서 “내가 맞다”(종합)

    이춘재 “올 것이 왔다 생각”…34년 만에 법정서 “내가 맞다”(종합)

    이춘재 “연쇄살인 14건 다 내가 했다”‘8차 사건’ 재심에 증인으로 출석해“사건 자백한 이후 가족과 연락 끊겨” 연쇄살인사건을 자백한 당사자인 이춘재(56)가 첫 사건 발생 34년 만에 법정에 나와 일반에 모습이 공개됐다. 이춘재는 1980년대 화성과 청주지역에서 벌어진 14건의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내가 진범”이라고 증언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박정제) 심리로 2일 열린 이춘재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 이춘재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청록색 수의를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채 마스크를 쓰고 법정에 들어온 이춘재는 짧은 스포츠머리에 군데군데 흰머리가 성성했다. 오랜 수감 생활 탓인지 얼굴 곳곳에는 주름이 깊게 패어있었다. 증인석에 선 이춘재는 오른손을 들고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증인선서를 한 뒤 자리에 앉아 변호인 측 주 신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춘재가 증인의 지위에 불과하다며 촬영을 불허해 언론의 사진·영상 촬영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후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재수사 과정에서 가족이 생각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것이 다 스치듯이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경찰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려고 했으나 프로파일러 때문에 진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건을 자백한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덧붙였다.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박모(당시 13)양이 성폭행 피해를 본 뒤 살해당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은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모두 이춘재를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춘재가 법정에 나와 일반에 공개된 것은 그가 자백한 연쇄살인 1차 사건이 발생한 1986년 9월로부터 34년 만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재미있어 장난으로” 젊은 여성들 뒤쫓아가 가래침 뱉어

    “재미있어 장난으로” 젊은 여성들 뒤쫓아가 가래침 뱉어

    폭행 혐의 30대…“혐오 범죄 의심”법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 길거리에서 처음 본 여성들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가래침을 뱉은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이슬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인천시 부평구 길거리 등지에서 B(24)씨 등 20대 여성 4명에게 가래침을 뱉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아무런 이유 없이 피해자를 뒤쫓아가 등 뒤에서 가래침을 뱉거나 자신의 손에 뱉은 가래침을 여성들의 옷에 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9월에도 부평구 한 우체국 앞에서 20대 여성의 등 뒤에서 침을 뱉었으나 이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재미있어 장난으로 침을 뱉었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길에서 만난 젊은 여성들을 뒤따라가 악질적이고 모욕적인 행동을 반복했다.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인 점을 보면 ‘묻지 마 혐오 범죄’로 의심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여성들이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보았는데도 피해는 복구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호소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신 사진까지” 검은 반지의 비밀…징역 30년 확정(종합)

    “시신 사진까지” 검은 반지의 비밀…징역 30년 확정(종합)

    가출청소년 모아 절도 등 범죄행위 동원도망친 청소년 유인해 살해 후 사체은닉1·2심, 징역 30년·25년 선고…대법 확정법원 “죄질 매우 나빠” 중형 선고 숙식을 해결해주겠다며 가출청소년들을 모아 범법 행위에 동원하던 중 달아난 미성년자를 유인해 살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해 중형이 확정됐다. 2일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등) 및 피유인자살해, 사체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23)에게 징역 30년, 살인과 사체은닉을 도운 공범 변모씨(23)에게는 징역 25년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김씨는 가출한 미성년자를 상대로 숙식을 해결해주고 이를 빌미로 범법행위를 시킬 목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잠자리를 제공해주고 쉽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가출청소년들을 유인했다. 김씨는 ‘가출팸’의 일원으로 들어온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협박하고 감시해 감금하면서 타인의 체크카드를 배송받아 전달하는 일 등을 시켰다. 김씨는 ‘가출팸’을 탈퇴한 A군(당시 16세)이 자신의 범행을 경찰에 진술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지인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해 측근인 변씨 등과 함께 살해하고 오산시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김씨 등은 A군을 살해한 뒤 시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숨진 A군은 지난해 6월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산에서 백골 시신이 발견된 건데 당시엔 그 누구도 시신이 A군이란 걸 몰랐다. 부검으로 시신이 남성이란 점과 15세~17세의 청소년인 점, 심한 충치가 있다는 점이 나왔지만 그 외에 특별한 신체적 특징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신과 함께 발견된 검은색 반지와 귀걸이가 단서였다. 경찰은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그 일대에 사는 비슷한 연령대의 장기결석자·주민등록증 미 발급자 등 3만8000여명을 추렸다. 일일이 신원을 확인하던 중 연락이 닿지 않는 4명의 SNS를 살피던 경찰은 그중 1명의 SNS에서 검은색 반지를 발견하게 된다. A군의 SNS였다. 그는 백골 시신에서 나온 반지와 같은 디자인의 반지를 끼고 있었다. 경찰은 A군의 가족과 시신 DNA 결과를 대조해 A군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이후 주변 행적을 뒤져 김씨 등을 지난해 8월 붙잡았다. 범행 11개월 만의 일이었다.“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조직적 살해” 1심은 “살인 및 사체은닉 등 범행은 가출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김씨가 변씨 등과 공모해 사전에 범행방법을 모의하고 범행도구를 준비하는 등 계획적·조직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살해 방법 역시 매우 잔혹하다”며 “게다가 김씨는 범행을 주도하고도 구체적 경위에 관해 변씨 등에게 그 책임을 일부 전가하고 있다.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을 명했다. 변씨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했다. 2심도 “양측이 각각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했으나, 미성년인 피해자의 생명을 일순간 앗아간 범행에 이르게 된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등에 비춰볼 때 죄질과 범정이 매우 나쁘다”며 “김씨 등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과 유가족 중 일부와 합의한 점 등 여러가지 유리한 정상참작을 살펴봐도 원심이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김씨 등은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피고인들의 연령·성행·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들을 살펴보면, 원심이 김씨에게 징역 30년, 변씨에게 징역 25년을 각 선고한 것이 부당하지 않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씨줄날줄] 종합편성채널/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종합편성채널/전경하 논설위원

    종합편성채널(종편)은 2009년 7월 22일 ‘미디어3법’(신문법·방송법·인터넷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되면서 출범이 가능해진 방송이다. 이른바 미디어3법 통과로 대기업과 신문사가 지상파 방송은 10%, 종편과 보도전문채널은 각각 30%까지 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그 이듬해인 2010년 12월 31일 조선일보(TV조선)·중앙일보(JTBC)·동아일보(채널A)·매일경제(MBN)를 종편사업자로, 연합뉴스를 보도전문채널 사업자로 선정했다. 올해가 종편 도입 10주년이다. 종편은 보도, 교양, 예능, 드라마 등 지상파에서 방송하고 있는 모든 장르를 방송할 수 있는 채널이다. 단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서만 방송한다.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3~4년 단위로 방통위의 재승인 심사를 받는다. 방통위가 정한 점수(1000점 만점에 650점)를 받지 못하면 조건부 재승인, 재승인 거부 결정이 내려진다. 재승인 심사 시기가 되면 방송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난다. 10년 전에도, 재승인 심사가 진행된 2014년과 2017년에도 그랬다. 미디어3법이 날치기 통과된 직후 당시 야당은 헌법재판소에 “국회의원의 표결 심의권을 침해했고, 법도 무효”라며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했다. 헌재는 “법은 유효하지만 통과 절차는 문제”라며 국회로 공을 넘겼다. 국회의장이 미디어3법을 재표결에 부치지 않자 야당은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다시 소송을 냈지만 헌재는 5대4로 기각했다. 입법부인 국회가 자율적으로 절차적 하자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올해는 TV조선, 채널A, 연합뉴스가 방통위로부터 재승인을 받았고 JTBC와 MBN의 재승인 심사가 남아 있다. 방통위가 10월 30일 내린 MBN에 대한 영업정지 6개월은 재승인과 무관한, 출범 당시의 문제다. MBN은 종편 승인 과정에서 자본금 3000억원을 채우기 위해 분식회계를 한 사실이 드러나 올 7월 관련 임직원이 유죄를 받았다. 2014년과 2017년 두 차례 재승인 과정에서도 이를 숨긴 채 재승인을 받았다. 6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과도한 징계로 시청권이 침해됐다’는 입장과 ‘승인 취소 사안인데도 솜방망이 처분을 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법안을 날치기하다 보면 법 조문에 대한 세밀한 검토 없이 통과에만 집착하느라 이후 수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 국회의 입법활동 평가를 발의나 통과된 법안 건수로 해서는 안 된다. 어떤 악법을 통과시켰는지, 그 악법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행령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렇다면 관련 논쟁에서 진영 논리가 매번 부딪치는 일이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lark3@seoul.co.kr
  • ‘병역 기피’ 유승준 입국 금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까

    ‘병역 기피’ 유승준 입국 금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까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가수 유승준(44·미국명 스티브 유)씨의 입국을 금지한 정부 조치가 인권침해인지 논의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밝히면서 인권위가 이 문제를 17년 만에 다시 다룰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3년 7월 위원회 결정 이후 17년이 지났다”며 “현재 또다시 제기되는 스티브 유씨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인권위 공식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최 위원장은 “이번에 바뀐 상황, 그리고 기존 위원회 결정례 등 모든 것을 고려해 검토해 보려 한다”면서 “논의를 해 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달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비자 발급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자 “18년 8개월 입국 금지를 당한 것도 모자라 영구히 입국 금지라는 게 맞는 처사인가”라며 “엄연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2003년 유씨의 팬 등이 입국 금지는 인권침해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진정을 기각했었다. 당시 인권위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헌법상 입국의 자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외국인의 입국 허용 여부는 국가의 자유재량으로 정할 사항”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인권위의 판단은 국가가 유씨의 입국을 ‘영구적으로’ 막는 것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를 가린 것은 아니어서 재론의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관련 진정이 접수된 바 없고 유씨가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인권위가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룰지는 불투명하다. 유씨 측 법률대리인은 “현재로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유씨는 병역을 피하려 했다는 이유로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2015년 재외동포 비자로 입국을 허락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거부당했고 이런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LA총영사관이 지난 7월 유씨의 비자 발급 신청을 거부하자 유씨는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재차 소송을 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승마 지원과정 도운 인물” 최서원 집사, 한국 송환 확정

    “승마 지원과정 도운 인물” 최서원 집사, 한국 송환 확정

    1일 국회 외교통일위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에 따르면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의 집사로 불린 데이비드 윤(한국명 윤영식) 씨의 한국 송환이 확정됐다. 윤씨는 한국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어 정치적 박해를 받는다고 주장했으나, 전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대법원은 지난주 윤씨가 ‘한국 송환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상고를 기각했다. 지난 2월 노르트홀란트주 지방법원에서 한 차례 패소한 윤씨는 구치소에 수감 된 채 재판을 받아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대법원 선고가 다소 지연됐다고 전해졌다. 국제 사법 공조에 따른 네덜란드의 송환 재판은 2심제로, 윤씨는 이제 1∼2주 안에 법무부 장관의 결재만 떨어지면 한국 검찰로 압송된다. 윤씨가 취소해달라고 헤이그 법원에 소송을 낼 수도 있지만, 단심 재판이어서 늦어도 내년 초 결론이 나올 전망이다. 데이비드 윤, 현지 생활 챙기는 집사 역할 해 온 인물 독일 영주권자인 윤씨는 유럽 현지에서 최씨와 딸 정유라 씨의 현지 생활을 챙기는 집사 역할을 해왔다. 최씨가 삼성으로부터 승마 관련 지원을 받는 과정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6년 9월 독일로 출국한 후 종적을 감췄으며, 인터폴 적색 수배가 내려진 가운데 작년 5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서 헌병에 검거됐다. 윤씨는 일단 2016년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부지가 뉴스테이 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3억원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국으로 송환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과 관련해 추가 검찰 조사도 받을 수 있다. 또 최씨 일가의 대규모 은닉재산에 대해 입을 열 경우 그동안 진전이 없었던 관련 수사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이번 송환을 계기로 국정농단에 따른 해외 불법 은닉 재산 환수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특별법을 재발의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 9개월째 공전…檢 “당황스럽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 9개월째 공전…檢 “당황스럽다”

    ‘청와대 하명수사·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이 시작된 지 9개월이 흘렀지만 아직 정식 재판에도 돌입하지 못하고 있다. 30일 진행된 재판에서 한병도 전 정무수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검찰이 제기한 증거목록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피고인이 출석하는 공판기일은 내년에서야 열릴 전망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진행된 5차 공판준비기일에서 한 의원 측 변호인은 “한병도의 공소사실은 당내 경선에서 후보자가 되려는 자에게 직을 제공할 의사를 표시했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검찰이 제출·수정한 증거목록은 한병도와 관련없는 증거가 다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판부에 검찰의 증거신청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에 “전체적으로 한병도 개인의 행동이라고 볼 수 없는 측면이 많다. 증거가 아직 오픈(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부가 판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변호인 측 요청을 기각해달라고 말했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측도 “주된 공소사실이 하명수사와는 무관하다”면서 “검찰이 제출하려는 증거가 피고인의 어떤 공소사실과 관련이 있는지 밝히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검찰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검사는 “지난 기일 말했던 부분을 최대한 검토해서 무관하다고 (밝혔는데) 하...당황스럽습니다”라면서 “(문제 제기로 인해) 재판이 공전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변호인들 의견을 수용하겠지만 (공판준비기일에서) 이렇게까지 증거인부 과정이 지난하게 진행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전 부시장 측 변호인은 이날 송 전 부시장의 수첩 전체에 대해서도 가환부(증거물을 제출인에게 잠정적으로 돌려주는 것)와 열람·등사에 대해 다시금 요청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현재 추가수사가 계속되고있어 (수첩의) 열람·등사를 제한하고 있고, 공소사실 입증 위해 필요한 부분은 이미 증거목록에 일부 들어가 있다”면서 “가환부는 부적절하다고 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송 전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대해 송 전 부시장 측은 “핵심 증거가 아닌 단순한 메모장”이라는 입장을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측에 다음달 말까지 증거목록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바탕으로 검찰이 12월 말까지 증거목록을 분리해 제출할 예정이다. 다음 기일은 12월 21일로 정해졌으며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끝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될 전망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대법도 “심신미약 인정”… 결국 안인득 무기징역

    대법도 “심신미약 인정”… 결국 안인득 무기징역

    지난해 22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 방화사건’ 주범 안인득(43)씨에 대해 대법원이 29일 무기징역을 최종 확정했다. 사형을 선고한 1심과 달리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극심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인정한 2심 판단이 유지됐다. 안씨는 지난해 4월 17일 경남 진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미리 준비해 둔 두 개의 칼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했다. 이 사건으로 여성·미성년자·노인 등 주민 5명이 숨졌고 17명이 다쳤다. 앞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선 배심원 9명 중 8명이 안씨에게 사형을, 1명이 무기징역 의견을 냈고 재판부도 사형을 선고했다. 안씨가 조현병의 정신장애가 있고 이로 인해 피해망상과 관계망상 등을 보이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점을 고려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안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대검찰청 심리분석관의 임상심리평가와 치료감호소에서 진행한 정신감정을 근거로 안씨가 범행 당시 ‘이웃 주민들이 단체로 나를 괴롭힌다’, ‘주변 사람들이 사기, 폭행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망상에 휩싸여 있었다고 봤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도 이날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경한 2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현행법상 무기징역은 복역 20년이 지나면 가석방이나 사면을 통해 석방될 수 있다. 안씨처럼 피해가 극심할 경우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사실상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기능하고 있는 사형과는 달리 풀려날 여지가 남아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출신인 김남근 변호사(법무법인 위민)는 “1997년 이후 사형제가 사실상 폐지된 터라 재판부도 사형을 선고하는 게 조심스러웠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날 서울고법 302호에서 아내와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도예가 조모씨에 대한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사형을 선고해 달라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사형이 얼마나 잔혹한 형벌인지는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초접전지 우편투표 시한 연장… “바이든이 두 곳서 승리했다”

    초접전지 우편투표 시한 연장… “바이든이 두 곳서 승리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우편투표의 마감 시한을 대선일(11월 3일)로부터 각각 3일, 9일씩 연장하는 것을 허용했다. 우편투표가 많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입장에서 날개를 단 격이다. 공화당의 노림수였던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며 두 결정 모두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28일(현시시간) 우편투표 접수기한을 11월 12일까지로 늘린 노스캐롤라이나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어 달라는 트럼프 캠프·공화당의 소송을 ‘반대 5명 대 찬성 3명’으로 기각했다. 또 펜실베이니아주가 우편투표 접수기한을 11월 6일까지로 연장한 결정을 막아 달라는 공화당의 2번째 소송에 대해 선거 전에 판단을 내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첫 소송은 지난 19일 찬반 각각 4표로 기각됐고, 공화당은 배럿 대법관의 취임이 예상되자, 지난 23일 첫 판결이 정당한지를 가려 달라며 재차 소송을 냈다. 하지만 배럿 대법관은 시간 부족을 이유로 결정에 참가하지 않았다.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민주당이 핵심 격전지에서 중요한 두 번의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단 0.72% 포인트(약 4만 4000표) 차로 이겼던 터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입장에서는 우편투표의 인정 기간을 최대한 늘려 사표를 막는 게 중요하다. 실제 WP는 총 9200만장의 우편투표 용지 가운데 이날 오후까지 4200만장 이상이 아직 반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개표소까지 우편배달 시간이 1주일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선거일 이후에 도착하는 물량이 많다는 의미다. 다만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정부는 선거 당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 용지와 선거 후 3일간 도착한 것을 분리해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이후 공화당이 또다시 선거 당일 후 도착한 우편투표는 무효라며 법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전날 위스콘신주에 대해서는 선거일 당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만 유효표로 처리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다만 바이든 입장에서는 6.4% 포인트나 앞서는 위스콘신보다는 러스트벨트(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의 핵심인 펜실베이니아와 1% 포인트 미만의 초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의 사표 방지가 더 이익이다. 특히 바이든은 첫날 윤곽이 드러나는 선벨트 승부에서 플로리다를 이기고 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중 한 곳을 차지하면 사실상 승리를 확정할 수 있다. 이날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는 54%의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42%)을 12% 포인트나 따돌렸다. CNN은 “과거 20여년간 나왔던 어떤 선거 막판 지지율 격차보다 큰 것”이라고 했다. 최근 3일간 발표된 6개의 여론조사 중 라스무센만 트럼프의 1% 포인트 승리를 예측했다. 바이든 후보는 오는 31일 미시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처음으로 함께 유세 무대에 선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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