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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트 위 올리는 데만 7시간” 美서 4.3m 거대 악어 잡혀

    “보트 위 올리는 데만 7시간” 美서 4.3m 거대 악어 잡혀

    미국에서 몸길이 4.3m가 넘는 거대 악어가 잡혀 화제다. 28일(현지시간) 마이애미 해럴드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미국 미시시피주(州) 야주 강에서 길이 약 4.34m의 엘리게이터 악어가 포획됐다. 이 악어의 무게는 약 364㎏, 허리둘레는 약 1.67m다. 종전 기록은 2017년 잡힌 악어로, 길이 약 4.29m, 무게 약 347㎏이었다. 미시시피주 야생동물·어류·공원 관리국(MDWFP)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번에 잡힌 악어의 사진을 공유하고, 미시시피 지역에서 잡힌 악어들 중 가장 크다고 밝혔다. 사진을 본 한 여성은 “공포 영화 소재 같다”고 말했다.미시시피 당국은 이번 악어가 4인조 악어 사냥팀에 의해 잡혔다고 소개하면서도 팀원들인 태너 화이트와 돈 우즈, 윌 토마스, 조이 클라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악어 소유 자격까지 갖춘 우즈는 현지 매체 ‘클라리온-렛저’와의 인터뷰에서 “악어에게 8, 9번가량 낚싯바늘을 걸었지만 계속해서 (낚싯줄을) 끊었다. 우리가 악어를 보트 위에 올리는 데만 7시간이 걸렸다”고 회상하면서도 “몸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지쳤다”고 말했다. 한편 미시시피주는 2005년부터 매년 일정 기간 16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악어 사냥 면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악어 개체 수 증가로 반려동물이 잡아먹히는 등 민원이 급증해 악어를 합법적으로 사냥할 수 있게 한 조치다. 미시시피 외에 사우스캐롤라이나와 텍사스, 조지아, 앨라배마, 아칸소 지역에도 같은 제도가 있다. 올해 악어 사냥 시즌은 지난 25일부터 시작됐으며, 내달 4일까지 총 11일간 진행된다. 참가비는 25달러인데 200달러를 추가 납입하면 포획 악어를 소유하고 판매·가공할 수 있는 허가증(태그)이 발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재해 감사원장 “잼버리 파행으로 드러난 무사안일 엄단할 것”

    최재해 감사원장 “잼버리 파행으로 드러난 무사안일 엄단할 것”

    최재해 감사원장은 28일 “잼버리 파행 사태에서 드러난 뿌리 깊은 무사안일과 국세, 산업재해 예방 등 대민접점 현장의 소극행정을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개원 75주년 감사의 날 기념식에서 “공직사회의 기본질서가 바로 서길 염원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채용 비리, 사교육을 둘러싼 각종 유착관계 등 국가와 사회 저변에 잠복해 있는 불공정 관행은 물론 관료적 권위주의, 규제 남발 등 국가에 해를 끼치고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요인에 대해서도 고강도 감찰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잼버리 추진 과정 전반을 비롯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혜 채용 의혹과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등의 복무실태를 하반기에 집중 감사할 계획이다. 최 원장은 이와 함께 “중장기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요 기금과 국가채무가 적정하게 관리되는지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며 “감염병 대응 과정에서 지출이 급증한 각종 지원사업과 정책자금 집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재정 누수는 없었는지 확인해 국가 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율적 인력 운용과 공간 활용을 가로막는 부서 간 칸막이를 과감히 제거해 감사 성과를 극대화하고 조직문화를 쇄신하겠다”며 미래를 위한 디지털 감사 기능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감사원이 개원한 이후 직무감찰과 회계감사를 온전하게 통합 수행한 지 60년이 흘렀다”며 ‘논어’에서 60세를 ‘이순(耳順)’이라 표현하는 것을 인용해 “기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면서 우리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이해하고 흔들림 없이 국가와 국민을 바라보며 독립성과 중립성의 잣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적극적인 업무 처리로 예산 절감 및 국민 편익 증진 등에 기여한 12개 기관 부서와 직원 15명에게 표창 등이 수여됐다.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출생 미신고 아동 중 아동학대 사례 확인에 적극 협조한 황원철 수원시 지방사회복지주사보, 박희복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 경위, 프로젝트팀 ‘사회적 부모’는 원장표창 대상을 받았다.
  •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한국정책개발학회 하계세미나 참석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한국정책개발학회 하계세미나 참석

    서울특별시의회 박환희 운영위원장(국민의힘·노원2)은 지난 25일 한국정책개발학회가 ‘윤석열 정부의 노동과 부동산 정책’을 주제로 개최하는 하계 학술세미나에 참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학술세미나의 주제는 최근 어려움에 처해 있는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플랫폼노동자 및 서민들의 전세사기 피해 문제에 대해 교수·전문가 등 정책개발 전문가들의 문제점 분석 및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박 위원장의 적극적인 주장에 따라 선정된 것으로 알려진다. 박 운영위원장은 한국정책개발학회 의회정책부회장으로서 정부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의회 구현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방의회의 예산심사기능 강화를 통한 정책의회 실현을 위한 획기적인 대안으로 지방의회에 ‘예결산자료분석시스템’ 도입을 목적으로 국회와 MOU 체결, 국회세미나를 주최하기도 했다. 한국정책개발학회(회장 윤종설)는 행정학과 정책학에 대한 연구와 이해의 폭을 확장시키고, 정부 행정과 정책에 대한 정확한 문제 진단과 해결방안 제시를 위해 2000년 창립됐으며, 매년 2회(하계, 동계) 정기적으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플랫폼노동자는 택배, 배달업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로 전체 80만명의 63%인 50만명이 근로계약서 조차 없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으며, 급증하고 있는 전세사기에 대해 지난 5월 국회에서 특별법이 통과됐으나, 여전히 반쪽짜리라는 비난을 받고 있어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하면서 “오늘 세미나에서 현 상황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실효성있는 제도개선방안이 제시돼 향후 정책개발에 피드백(feedback)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 “방류 후 첫 주말, 노량진 매출 2배 늘었지만…2011년 악몽 되살아나”

    “방류 후 첫 주말, 노량진 매출 2배 늘었지만…2011년 악몽 되살아나”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장, KBS라디오 인터뷰“매출 전주 대비 1.5~2배 늘어…가을철 해산물 위주”“국민 먹거리 불안에 비해 일본산 민감도 크진 않아”“노량진수산시장 일본산 취급 비중, 전체의 15% 수준”“2011년 원전 사고 당시 악몽 떠올라…추이 보는 중”“오염수 방류 한달 전후 매출 비교 작업 후 대응”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후 첫 주말을 맞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은 가을철 해산물을 찾는 손님 발길이 이어지면서 전주 대비 매출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장은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전화 인터뷰에서 주말 수산시장 분위기를 묻는 말에 “우려와 반대로 많은 손님이 나오셨다”며 이같이 전했다. 차 회장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많은 손님이 나오셔서 무슨 현상인가 상인끼리 삼삼오오 의견을 교환했다. 대체로 의아한 반응”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소 일주일간 모니터링해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겠지만 꽃게와 전어, 생새우 등 가을 제철 해산물을 찾는 손님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매출도 오히려 오염수 방류 전보다 늘었다고 차 회장은 분석했다. 그는 “매출 급감은 없었다. 지난 주말(19~20일)과 비교해 오히려 1.5~2배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오염수 방류를 기점으로 대형마트에서 건어물 등 보관 가능한 수산물 판매가 급증한 것과 같은 사재기 움직임은 수산시장에는 없었다고 차 회장은 설명했다. 차 회장은 오염수 방류 후 수산시장을 찾은 손님은 크게 두 부류였다고 밝혔다. 방류된 오염수가 수산물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수산물을 먹겠다는 손님과,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손님이었다는 것이다. 차 회장은 “오염되기 전에 먹자는 분도 계셨고, ‘괜찮다 신경 안 쓴다’는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 차 회장에 따르면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은 국내산과 수입산 수산물을 각각 50% 비중으로 취급하고 있다. 수입산 중 일본산은 30%로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활어는 도미·돌돔·능성어·줄무늬전갱이, 조개류는 가리비, 선어는 일본산 생태 등을 취급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일본산 양식 방어가 들어오고, 1년에 한 번 멍게가 건너온다. 차 회장은 “일본산 수산물을 빼자는 논의가 없진 않았다”면서 “추이를 보고 손님이 안 오시면 당분간 국내산 위주로 팔자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다만 “손님들께서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며 “도미가 일본산인지 국내산인지 확인 정도는 해도, 일본산은 완전히 빼달라는 손님은 10분 중 1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수산업계는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에도 큰 타격을 입은 바 있어 매출 추이는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소 한 달간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고 차 회장은 강조했다. 차 회장은 “2011년 원전 사고 때 상인들은 한 번 학습했다. 당시 일주일간 손님이 아예 없었다. 국내산만 놓고 팔아도 손님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난다”면서 “우리 국민의 먹거리 민감성을 고려할 때 (당장 지난 주말의 매출만 놓고 앞으로의 추이를) 속단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회장은 “(이런 추세가) 과연 얼마나 오래갈까 제일 걱정이다.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가 외면한다면 폐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니 그게 가장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방류 한달 전과 후의 매출을 비교해 방류 전보다 매출이 현저히 감소했다거나, 시간이 갈수록 매출 감소가 뚜렷하다면 정부나 수협중앙회 등에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에서는 오염수 방류 후 수산업계 타격과 관련해 “원론적 얘기만 했을 뿐 구체적 약속은 내놓지 않았다”면서도, “정부 지원이 현실화하지 않는 게 상인 입장에선 가장 좋다”며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을 차 회장은 전했다. 아울러 차 회장은 “위기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가 꼼꼼하게 데이터를 정리해줬으면, 수산물 소비 촉진에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 세상 속 세상 떠난 그곳 새 눈을 뜨게 한다… 당신의 숨이고 쉼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세상 속 세상 떠난 그곳 새 눈을 뜨게 한다… 당신의 숨이고 쉼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게 된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최근 ‘오버 투어리즘’의 대명사로 뉴스에 오르내리곤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잦은 홍수와 침수 피해, 늘어나는 쓰레기, 치솟는 월세와 집값으로 괴로운 베네치아라니. 아름다운 장소를 향한 갈망, 마음의 눈을 새로이 뜨게 해 주는 장소를 향한 여행이 현지인에게 고통을 준다면 여행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베네치아뿐 아니라 로마, 체코 프라하 등 세계적인 관광지들이 오버 투어리즘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 지속 가능한 여행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는 아름다운 장소를 멋지게 탐험만 할 것이 아니라 그곳의 아름다움과 현지인의 행복을 지켜 주는 여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맛집’과 ‘인생샷’에만 집중하는 여행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장소와 소통하는 여행, 장소에 대한 최초의 사랑을 되찾는 여행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문득 나는 여행자의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페기 구겐하임, 세계적인 미술 컬렉터다. 뉴욕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페기 구겐하임은 미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였으나 자신과 아무런 혈연과 지연으로 얽히지 않은 베네치아를 마지막 안식처로 선택했다. 그것은 베네치아를 향한 불타는 사랑 때문이었다. 이 결정이 그의 운명은 물론 베네치아의 운명도 바꾸어 놓았다. 그로 인해 베네치아는 ‘곤돌라의 도시, 물의 도시’를 넘어 ‘현대 미술의 걸작을 관람할 수 있는 도시’로 바뀐 것이다. 그는 자신이 평생 수집한 가장 중요한 미술품들을 영구적으로 베네치아에 선물하기 위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립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의 위협을 피해 본래의 계획(파리에 미술관을 설립하려던 장기 프로젝트)을 접고 프랑스 남부로 피신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많은 예술가의 안전을 지켜 주고 작품 활동을 후원했다. 뉴욕과 유럽을 자유롭게 오가며 숱한 유명인을 절친한 벗으로 두었던 페기 구겐하임이 영원한 안식처로 삼은 곳이 바로 베네치아였다.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베네치아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가 바로 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첫 번째 놀라움은 무엇보다 다채롭고 과감한 컬렉션이다.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마르셀 뒤샹, 호안 미로, 콩스탕탱 브랑쿠시, 막스 에른스트, 알베르토 자코메티,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 르네 마그리트, 피트 몬드리안, 알렉산더 콜더, 잭슨 폴록…. 이들이 남긴 걸작들이 이 작은 미술관에 한데 모여 있다. 페기 구겐하임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결코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작품들이다. 박물관 규모에 견줘 걸작이 워낙 많다 보니 사람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서 작품을 관람한다. 두 번째 놀라움은 이토록 소란스러운 베네치아에 이토록 차분한 성찰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꼭 시끄럽고 부산스러운 것은 아니다. 눈부신 걸작들이 모여 있다 보니 사람들은 작품에 집중하느라 말을 잃어버리게 된다. 세 번째 놀라움은 페기 구겐하임의 실제 묘지가 박물관 안에 있다는 점이다. 구겐하임 컬렉션을 꼼꼼히 돌아본 뒤 그의 묘지를 발견하고 숙연해졌다. 크지는 않지만 정성껏 가꾼 정원에는 아름다운 조각상이 즐비했고, 그 속에 수많은 조각상 중 일부인 듯 페기 구겐하임의 묘비가 수줍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과 열정으로 수집한 걸작들 사이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베네치아의 수문장이 되어 여행자들을 환대하고 있었다.페기 구겐하임 덕분에 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네치아에서 인생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술관에 오면 왜 평소에는 그토록 자주 일희일비하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삶의 빛과 그림자가 비로소 또렷하게 인식되는 걸까. 미술관에 가면 나는 혼자인 시간에 오롯이 빠져든다. 혼자 있을 때 미술 작품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느린 길을 택했을까. 뭔가 실용적이고 목적의식이 분명해 뚜렷한 비전이 보이는 일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가끔 이런 후회가 밀려들 때가 있다. 앞날은 불확실하고, 성취감은 매우 드물게 찾아오는 이 ‘작가’라는 직업을 나는 왜 택했을까. 뚜렷한 직위가 있는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이 됐으면 어땠을까. 이런 서글픈 물음으로 괴로울 때, 나는 조용히 미술관에 간다. 분명 세상 속에 존재하지만 어딘가로 잠적하는 느낌이 참으로 좋다. 작가랍시고 책만 하루 종일 붙들고 있으면 마치 고3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기에, 평소와 다른 일에 몰두할 장소가 필요한 것이다. 아름다운 작품들이 있는 곳에서 생각을 가다듬고 싶어지는 것이다. 두세 시간 말없이 홀로 미술 작품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보면 마음속에서 작지만 어여쁘게 반짝이는 생각의 실마리가 만져진다. 나는 아름다운 것들을 향한 방랑벽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문학에 대한 짝사랑을 접을 수 없는 것도, 아무 목적 없이 미술관이나 음악회를 찾아가는 것이 전혀 지겹거나 힘들지 않은 것도, 내 안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헤매는 미칠 듯한 갈망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내 이 아름다운 것들에 관하여 말하고 쓰는 일을 참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존재들의 노력에 감동하고, 그 감동에 나의 해석을 더하여 글을 쓰는 일이 이 힘겨운 삶을 견디게 해 준다. 아름다운 존재들을 오래오래 바라보고, 그들이 속삭이는 간절한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내 마음속의 문장으로 옮겨 적는 일. 그것을 대신할 기쁨이 내게는 전혀 떠오르지 않기에 나는 오늘도 읽고, 쓰고, 듣고, 말하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권력도 재력도 직위도 없지만 그저 글 쓰는 이 순간의 기쁨을 포기할 수 없는 나를 발견하며 오늘 몫의 슬픔을 견딘다.베네치아를 향한 페기 구겐하임의 열정에서도 그런 대체 불가능한 열정, ‘나에겐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의 열정에서는 한 사람을 향한 사랑에 인생을 거는 듯한 못 말리는 격정, 무구한 집중이 느껴진다. 모두가 선망하는 뉴욕에서도 살 수 있고, 런던이나 파리에서도 살 수 있는 재력과 인맥을 갖췄으면서도 그는 낯선 도시 베네치아에서 말년을 보내고 최후의 안식을 얻는다. 그는 베네치아를 사랑하면 다른 모든 도시에 대한 매혹을 잊는다고 말했다. 뉴욕, 파리, 런던, 그 화려한 도시들을 속속들이 잘 알았던 그가 결국 선택한 도시는 베네치아였던 것이다. 어쩌면 그는 베네치아에서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와 숱한 갈등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았던 것이 아닐까. 베네치아는 분명 그에게 치유의 공간이자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장소였을 것이다. 내가 ‘치유적 공간’을 찾는 방법은 ‘가장 외로울 때 가고 싶은 곳인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혼자일 때 가기 좋은 곳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내 마음이 결정하는 대로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도서관, 미술관, 콘서트홀은 대부분 혼자 있기 좋은 장소일 때가 많다. 혼자 책을 읽고, 혼자 그림을 감상하고, 혼자 음악을 듣고 있으면 온갖 마음속 수런거림이 잦아든다. 간섭하고 상처 주고 방해하는 온갖 목소리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곳이 힐링 스페이스, 치유의 공간이다. 때로는 외로움을 더 처절하게 느껴 보기 위해 고즈넉한 공간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 외로움 속에서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을 가장 외롭게 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그 장소에서 당신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을 넘어 외로움을 즐길 수도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외로움 속에서 치유의 기쁨을 발견하는 행운을 지닌 사람이다. 한 장소를 미친 듯이 사랑하여 마침내 그 장소의 일부가 돼 버린 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드러나는 이곳.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나는 여행자의 눈부신 모범 답안을 보았다. 그 장소를 사랑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그 장소를 위해 무언가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는 것. 나는 그의 용기와 우정, 열정과 헌신을 배우고 싶었다. 나는 그가 베네치아를 사랑하듯 우리의 지구를 사랑하고 싶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전 세계가 ‘하나뿐인, 우리 인류의 안전한 바다’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는 한 장소에 대한 국지적인 사랑이 아니라 지구 전체에 대한 절박한 사랑의 마음으로 지구를 지켜 낼 수 있는 저마다의 실천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장소에 대한 사랑은 곧 삶에 대한 사랑이며, 삶에 대한 사랑은 곧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향한 눈물겨운 사랑이기에. 문학평론가·작가
  • 사이버 공격 78% 증가… 기업들 ‘융합보안’ 방패 든다

    사이버 공격 78% 증가… 기업들 ‘융합보안’ 방패 든다

    지난해 7월 전국 단위 콜택시 운영을 관리하는 업체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 랜섬웨어는 해커가 침투해 시스템을 잠그거나 파일을 암호화한 뒤 이를 ‘인질’로 금전을 요구하는 범죄 형태다. 당시 공격으로 대전, 부산, 인천, 춘천 등 30여개 지역에서 콜택시 운영이 중단됐다. 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해커와 접촉해 수천만원을 지급한 뒤 복구키를 받았다. 지난 1월 수도권의 한 중소 규모 병원도 랜섬웨어 공격을 받고 해커에게 수억원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의 디지털전환(DX)이 가속화되면서 사이버보안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27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보안 침해 건수는 1142건으로 1년 만에 78.4%나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에만 664건이 일어나 2021년 전체 건수(640)를 이미 넘어섰다. 사이버 공격 시도는 기업을 표적으로 한 경우가 94.9%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확산되며 각 기업의 디지털전환 속도도 빨라졌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많은 기업과 사무실, 공장 등이 기존 침입 범죄를 예방하는 물리보안과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는 정보보안을 동시에 관리하는 ‘융합보안’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 보안 솔루션 기업 에스원에 따르면 자사 융합보안 고객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7% 증가했다. 보안 업체의 솔루션도 진화하고 있다. 물리보안 경비 시스템이 작동하면 자동으로 사내 PC가 꺼지고 네트워크가 차단되는 식이다. 에스원 관계자는 “융합보안 수요가 늘어나면서 현장 출동 요원들도 정보보안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추세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규제 시행 전 “막차 타자”… 50년 만기 주담대, 한 달 새 2조 급증

    규제 시행 전 “막차 타자”… 50년 만기 주담대, 한 달 새 2조 급증

    취약차주 보호 명목으로 출시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고금리 시기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 정비에 나서자 오히려 ‘영끌’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당국의 압박에 은행권은 상품 판매 중단 등 자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고, 한국은행 총재까지 젊은 세대를 향해 부동산 투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규제 마련 전 막차에 탑승해야 한다는 수요를 꺾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은행들을 상대로 ‘가계대출 취급실태 종합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3명의 감사 인원을 각 은행에 파견해 대출 규제를 준수했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하나은행이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KB국민은행 9월 4~7일, 우리은행 11~14일, 신한은행 18~21일, NH농협은행 19~22일 진행된다. 5대 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2조 8867억원으로 지난달 초 NH농협은행의 첫 출시 이후 3조원 가까이 집행됐다. 7월 말(8657억원)과 비교하면 이달 들어 2조 210억원이나 불어났다. ‘연령제한’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한 지난 13일 이후에만 1조 872억원이 늘었는데, 막히기 전에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불안심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역시 지난달 말(679조 2208억원) 대비 2403억원 늘어난 679조 461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주담대는 4840억원 뛰어 513조 3716억원으로 나타났다. 50년 만기 주담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의 점검은 인터넷은행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는 뚜렷한 지침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국은 당초 논란이 됐던 연령제한은 두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DSR 심사 강화와 계산식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은행권은 선제적으로 방안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NH농협은행은 2조원의 한도가 소진됐다는 이유로 이달 말까지만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고, BNK경남은행은 28일부터 판매를 중단한다. DGB대구은행은 다음달부터 만기를 40년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Sh수협은행과 카카오뱅크는 만 34세 이하 연령제한을 도입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24일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해야 한다”며 경고했지만, 지난달부터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50년 만기 대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지난 22일 공개한 소비자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인 107까지 상승했다. 해당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 “교권 확립 정책 강화… 법률적 지원 확대”

    “교권 확립 정책 강화… 법률적 지원 확대”

    “교사들의 교육활동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고 확장하기 위해 교육감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서거석 전북도교육감은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권이 흔들리면 수업이 흔들리고 수업이 흔들리면 교육이 흔들린다”며 “학생 인권과 함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권 확립 정책을 확실하게 펼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전국 최초로 ‘전북도교육인권조례’를 제정한 서 교육감은 “악성민원으로부터 선생님을 보호하고 교직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법률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다짐했다. 교권이 탄탄해야 학교가, 공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논란이 되는 아동학대법, 초·중등교육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관련 법의 개정, 교육활동 보장을 강화하는 법 제정을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다음은 서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현재 교육 현장을 진단한다면. “위기다. 학교가 흔들리고 있다.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훈육하거나 잘하는 친구에게 칭찬 스티커를 주면 ‘우리 아이를 차별했다’고 아동학대로 신고하기도 한다.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교사들은 한 분 두 분 학교를 떠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최초로 교권 보호를 위한 교육인권증진조례를 제정했다. 배경은. “최근 급증하는 교권침해 사건을 진단한 결과 교육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판단됐다. 학생 인권만 보호하는 학생인권조례를 뛰어넘어 학교 구성원 전체의 인권을 보호하는 조례가 절실했다.” -교육활동 보호 방안은. “교육인권조례 제정과 교육인권센터 설립을 통해 교직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갖췄다. 전국 최초다. 교사들의 교육활동 권한을 최대한 보장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도의회와 함께 교육활동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내용으로 조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교사들이 악성민원에 시달린다며 대책을 호소한다. “약속도 없이 불쑥 찾아오고, 방과후, 휴일까지 시도 때도 없이 걸려 오는 전화, 감정적인 폭언, 반복적이고 상습적인 악성민원이 선생님을 괴롭히고 병들게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악성민원을 원천 차단하겠다.” -구체적인 방안은. “먼저 상담 예약시스템을 도입하겠다. 사전 약속 없는 상담은 거부할 수 있게 하겠다. 상담실에는 자동녹화 기능을 갖추겠다. 전자 민원시스템, ARS 민원시스템을 개발해 2024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제기된 민원은 1차로 학교장 또는 관리자에게 전달해 이후 적절히 처리하는 매뉴얼을 만들겠다. 교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안심번호서비스 제공도 대폭 확대한다.” -교권침해를 막으려면 교사들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수업 방해 학생은 즉각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훈계, 훈육도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교육활동까지 제한하는 법령으로 인해 분쟁을 일으키는 실정이다.” -교권 보호 업무를 전담하는 전문가를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부에 ‘교육활동 보호직’ 신설·도입을 건의하겠다. 일반직 가운데 교육활동 보호직을 신설해 악성민원, 학폭 관련 업무, 생활지도 업무를 전담하도록 추진하겠다.” -학부모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교권 확립을 위해서는 어떤 제도나 법령보다 학부모들의 신뢰가 중요하다. 학생, 학부모 대상 교육활동 보호 교육을 강화하겠다.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협의회와 함께 교육활동 보호에 앞장서도록 할 계획이다. 아이들의 배움,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권을 존중하는 학교문화 조성에 앞장서 주시기를 바란다.”
  • 日 “방류 후 검사서 삼중수소 기준치 이하”… 中, 北과 오염수 협공

    日 “방류 후 검사서 삼중수소 기준치 이하”… 中, 北과 오염수 협공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주변국의 우려에도 134만t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바다 방류를 강행하면서 중일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인근 바닷물 조사를 개시하며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달랬지만, 중국 내에서는 반일감정이 거세지고 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은 오염수 방류 다음날인 지난 25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40㎞ 이내 11개 지점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첫 번째 삼중수소 농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검출 하한치인 ℓ당 7∼8베크렐(㏃)을 밑돌았다”고 확인했다. 환경성은 세슘137 등 다른 방사성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날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도 “25일 원전 반경 3㎞ 이내 10곳에서 가져온 바닷물 표본을 분석한 결과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 하한치보다 낮았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일본 수산청도 “25일 원전 방수구 인근에서 잡은 물고기 조사를 개시했는데 삼중수소는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오염수 해양 방류 안전성을 확인했다. IAEA는 전날 오후 6시 현재 희석 오염수 내 삼중수소 농도는 ℓ당 206㏃로 “일본 방류 운영 기준치(ℓ당 1500㏃)의 40분의1 이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식수 수질 가이드 상 삼중수소 농도 기준치는 ℓ당 1만㏃이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안전성을 알리고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중일 관계는 악화 일로다. 지난 10일 3년 만에 재개된 일본 단체관광 예약 취소도 줄을 잇고 있다. 중국 소재 일본 대사관과 영사관은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된 24일과 이튿날 연이어 홈페이지를 통해 ‘주의 환기’를 요청했다. 자국민을 대상으로 “외출할 때는 일본어를 큰 소리로 말하지 말고 신중한 언동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오염수와 관계없는 일본인과 단체에 항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대응을 요구했다. 중국매체 중신경위는 “일본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 뒤 중국에서 자국산 수산물 판매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농수산물 전문 쇼핑몰인 핀둬둬에서 중국산 바다 생선과 해삼, 민물고기, 게 등 판매가 100% 이상 늘었다. 털게 등 일부 품목은 700% 넘게 폭증했다. 러시아는 일본산 수산물 공백을 노려 대중국 수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과 홍콩은 일본 수산물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1, 2위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조치가 길어지면 수산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전날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수입 금지로 손해가 발생하면 확실히 배상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도쿄전력이 그만한 재원을 가졌는지는 의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후쿠시마 원전을 폐쇄하는 데 대략 8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도쿄전력은 이 재원을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며 “원전에 남은 핵연료 잔해를 꺼낼 방법도 없어 처리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 문제를 꺼내 들었다.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는 북한 위성발사 시도와 관련한 안보리 회의에서 “오염수 방류 결정은 인류와 환경에 대한 악랄한 범죄”라며 일본을 공격했다. 곧바로 겅솽 주유엔 중국부대사도 오염수 방류를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호응했다. 이에 이시카네 기미히로 일본 대사는 “처리수는 정치적으로 논쟁할 사안이 아니다. 과학적인 증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 군인보다 못한 취급…군무원이 떠난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군인보다 못한 취급…군무원이 떠난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군무원 충원율 지난해 90.7%까지 하락3년 이내 퇴직자, 5년 만에 8배로 폭증낮은 수당과 격오지 근무…처우 불만 폭발인력 부족 심화 우려…조직 진단 시급 정부는 군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전투분야 민간인력 채용을 대폭 확대해왔습니다. 군에서 일하는 공무원, 바로 ‘군무원’입니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군무원 정원은 2018년 2만 6919명에서 지난해 4만 4859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지난해 군무원 인건비 사업 예산 중 집행액은 2조 2688억원으로, 184억원이 남았습니다. 인원을 해마다 급격히 늘리는데 인건비 예산이 남았다는 건 이상한 일입니다. 알고보니 군무원 퇴직자 문제가 심화하면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군무원 정원 대비 현원 비율은 2018년 95.6%에서 지난해 90.7%로 낮아져 90%선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인원은 4만 4859명인데 실제 근무하는 인원은 4만 708명에 그쳤습니다.●7급 이하 충원율 심각…처우 불만 특히 군무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7급 이하 충원율이 심각합니다. 2만 8282명이 필요한데 현원은 2만 4294명에 그쳤습니다. 사실상 부족한 군무원 대부분이 7급 이하 젊은 군무원이라는 겁니다. 필요 인원을 제대로 충원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중도 퇴직자’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입니다. 중도 퇴직자는 2018년 524명에서 지난해 1389명으로 3배 가까운 규모로 폭증했다고 합니다. 특히 3년 이내 퇴직자는 같은 기간 112명에서 884명으로 8배가 됐습니다. 중도 퇴직자 중 3년 내 퇴직자 비율은 11.5%에서 43.8%, 즉 절반에 가깝게 늘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군무원을 군에서 일하는 공무원 정도로 생각했으나, 실제로 부대에 배치돼 보니 생각했던 처우와 괴리감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우선 군인처럼 근무지가 계속 바뀌는 문제가 가장 큽니다. 지금은 도시 인근에 근무하더라도 언제 격오지로 배속될 지 알 수 없습니다. 비전투요원 충원 목적이 무색하게 가스총을 찬 채 ‘경계근무’를 서거나 총기를 옮기고 사격 훈련장에 배치되는 사례까지 등장했습니다.경찰이나 일반 공무원, 심지어 부사관보다도 못한 ‘수당’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직업군인과 똑같이 평일 1만원, 휴일 2만원의 수당을 받는데, 민간인이라는 이유로 군인에게는 제공하는 관사나 주택수당 등의 지원이 없습니다. 반면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은 평일 3만원, 휴일 10만원의 수당을 받습니다. 젊은 군무원이라면 이런 처우를 경험한 뒤 “평생 직장으로 생각했다가 아차했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퇴직해 다른 직업을 알아보는 사례가 많은 겁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할 경우 군무원을 그만두고 이직하는 사례도 많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왜 군무원은 휴일 수당이 2만원인가” 지난 6월에는 군무원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국회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구심점도 없고 힘이 없는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 입니다. 인사권을 쥔 군 지휘관에게 의견을 낼 수도 없습니다. 일각에선 “이미 이런 처우를 알고 입직한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초급 장교와 마찬가지로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처럼 공무원 경쟁률이 낮아진다면 군무원은 더 큰 영향을 받아 충원율이 수직 하락할 겁니다. 이제 각 부대에 주먹구구식으로 맡겼던 군무원 조직에 대한 면밀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부실한 처우는 물론 명확한 역할과 업무 분담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시간만 보낸다면 문제는 계속 커질 겁니다.
  • “연세대 졸업 후 ‘야쿠르트 매니저’ 됐어요”…2030 모였다

    “연세대 졸업 후 ‘야쿠르트 매니저’ 됐어요”…2030 모였다

    흔히 ‘야쿠르트 아줌마’라 불리는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에 2030 여성들의 지원이 많아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는 프레시매니저 약 1만 1000명 가운데 20대는 80명, 30대는 511명으로 2030 비중이 전체의 5.4%를 차지한다. 지원서에 쓸 내용은 이름, 휴대전화 번호, 나이, 거주지뿐이다. 학력, 경력은 전혀 필요 없지만 여성만 지원할 수 있다. 초기 이 일을 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0원’, 하지만 월평균 수입은 203만원가량을 번다. 일하는 만큼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보다 고수입을 올리는 이들도 많다. 연세대를 졸업한 30세 여성 A씨는 최근 유튜브 ‘엄마들의이야기’에 출연해 두달 반 전부터 매니저를 시작했다며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A씨는 “대학 졸업 후 일반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했고, 퇴사 이후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건강과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실제로 내면적으로나 외면적으로나 많이 밝아지고 건강해졌다. 고객들과 아침을 같이 시작하는 입장에서 웃고 응원하는 게 낭만적이고 긍정적이다”라고 했다. A씨는 사무직과의 차이점에 대해 “이 일은 직접 발로 뛰면서 한 만큼 돈을 번다. 일반 직장은 월급이 정해져 있지만, 우리 일은 적게 벌 수도 있고 많이 벌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많은 고객이 자신을 보며 신기해한다고 밝힌 A씨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정말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난다. 직업이 뭐든 상관없이 열정적으로 사는 것을 보면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진짜 멋있는 사람들은 직업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주변의 반응을 묻자 “제 친구들이나 가족은 저를 되게 자랑스러워한다. 다들 제가 행복한 걸 원한다”라며 “삶 자체가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지 않냐. 그 안의 요소가 어떤지는 삶 자체보다 중요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구직 어려운 청년들 새로 유입 20·30세대에게 이 일은 초기 비용이 들지 않아 진입 장벽이 낮고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절해 자격증 공부 등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고 운동량이 늘면서 건강해진 것은 덤이다. 중장년층 여성이 많았던 아모레퍼시픽 카운셀러(방문판매원)도 20·30세대 비율이 느는 추세다. 최근 6개월 새 새로 유입된 카운셀러 중 20·30대는 16% 정도로 크게 늘었다. 과거 중장년층이 주로 종사하던 업종에 20·30세대들이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취업 문이 좁아진 데다 소자본 창업 등 돌파구를 찾으려는 청년들의 직업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1년 이내 창업을 희망한다는 응답자(15만 3000명) 중 11.3%가 원하는 일자리에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를 꼽았다.
  •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감시에 연간 5억 썼다…매달 120만원 생활비도 지원[전국부 사건창고]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 감시에 연간 5억 썼다…매달 120만원 생활비도 지원[전국부 사건창고]

    “조두순(71)이요? 요즘은 백발에 꽁지머리를 하고 흰 수염을 길게 길렀습니다. 출소 때 모습과 달라요.” 서울신문이 지난 2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와동 조씨의 주거지 앞에서 만난 한 청원경찰은 “조두순이 좀처럼 밖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지금 모습을 보면 주민들이 봐도 몰라볼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씨는 가끔 외출할 때도 출소 당시처럼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려 얼굴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날 동네는 조용했다. 경찰과 시청이 각각 설치한 초소의 청원경찰 외에는 거리에 사람들이 뜸했다. 출소할 때 주민과 취재진, 유튜버 등이 뒤엉켜 난리법석을 피웠던 것과 딴판이다. 조씨의 존재를 심각하게 의식하는 주민도 많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길에서 만난 70대 주민 A씨는 “1년이 지났지만 한 번도 조두순을 본 적이 없다”면서 “같은 동네에 살고 있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또 다른 50대 주민 B씨는 “처음에는 조두순이 온다고 해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려할 일은 아직 없었다”며 “초소가 두 군데나 생겨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웃었다. 30대 직장인 C씨도 “안산에 오래 살았지만 이미지가 나빠질까 봐 걱정될 뿐 범죄 불안감을 못 느끼고 산다”고 말했다. 조두순, 꽁지머리 흰수염 길러동네는 조용, 딸 있는 부모 불안 여전 조씨는 매주 수요일 성폭력 재범 방지 교육을 받는 날 외에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요일 오전에 법무부 안산준법지원센터에서 차량으로 조씨를 태워 갔다가 교육 후 귀가시킨다는 것이다. 조씨가 다른 목적으로 외출을 하려고 해도 이 센터 담당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경찰에 따르면 조두순이 이 마을에 온 이후 별다른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인근 봉황산 산책로도 많은 주민들이 새벽이든, 밤이든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초·중생 딸을 둔 40대 여성은 “경찰과 시청이 초소까지 만들어 조두순을 관리하지만 순식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마냥 마음이 놓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조씨가 아동 성범죄자임을 의식하는 듯했다. 조씨는 사이코패스 진단 지수가 29점으로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2점 더 높게 나왔다.조씨는 2008년 12월 11일 아침 안산시 단원구의 한 교회 앞에서 등교하던 초등학교 1학년 여아(당시 8세)를 교회 화장실로 납치해 목 졸라 기절시킨 뒤 성폭행해 신체를 영구적 장애로 만든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복역을 모두 끝낸 2020년 12월 12일 자유의 몸이 돼 이 동네로 왔다. 조씨는 인근 선부동으로 이사하려다 건물주가 조씨의 정체를 알고 계약을 포기한 데다 그 지역 주민들이 극렬 반대해 무산됐다. 조씨의 부인은 “남편이 회사원”이라고 건물주를 속이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2년 임대차 계약을 했었다. 계약 파기 후 조씨 부인은 건물주한테 위약금 1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조씨 부부는 오래 전 현재 집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지만 이사가 어려워 그냥 눌러사는 것으로 전해졌다. 초소의 한 청원경찰은 “부인이 두 달 정도 집을 비웠다가 1주일 전에 돌아왔는데 조씨가 라면을 좋아하는지 라면을 많이 끓여 먹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조씨가 2027년 12월 11일까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는 상태에서도 재범 방지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적잖게 든다는 점이다. 출소 후 2년간 10억원 이상 투입경찰·유단자 초소, CCTV, 비상벨감옥 안 재소자 수용경비의 16배 26일 서울신문의 취재 등을 종합하면 조씨를 감시·관리하는데 안산준법지원센터, 안산시, 안산상록경찰서 등 무려 3곳이 인력과 시설을 투입하고 있다. 우선 거주지 진입로 골목 양쪽 입구에 경찰 초소와 안산시 청원경찰 초소 등 초소 2개가 있다. 24시간 보초 선다. 경찰은 조씨 출소 직후 거주지인 빌라 단지 일대를 ‘여성안심구역’으로 설정하고 조씨 집 앞에 초소를 설치했다. 경찰관 두 명이 1개 조로 24시간 근무를 한다. 시는 경찰초소 건너 조씨 집 진입로 입구에 초소를 따로 설치했다. 이곳은 무술 유단자 청원경찰 8명이 2~3명씩 조를 짜 24시간 감시한다. 범죄예방 시설도 대폭 확충됐다. 조씨 주거지 골목과 산책로 등 10곳에 폐쇄회로(CC)TV 21대를 추가 설치했다. 모두 112곳에서 207대를 운용 중이다. 범죄 발생 시 알리게 한 비상벨도 12개 설치했다. 지난 2월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법무부와 안산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출소 이후 조씨 감시·관리비로 들어간 예산은 총 10억 6506만 6000원이다. 연간 5억원 안팎으로, 조두순 전담 감시원의 인건비와 시설·물품비 등이 포함됐다. 교도소 재소자 한 사람의 인건비, 시설개선비, 피복비, 의료비, 밥값 등 연간 수용경비 3000여만원의 16배가 넘는다. 9급 초임 공무원 16명의 연봉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그렇지만 현행법상 청원경찰 인건비, CCTV 설치비 등을 청구할 수 없고, 조씨에게 그럴 만한 재산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흉악범 한 사람을 감시·관리하기 위해 매년 거액의 세금이 투입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다른 시군으로 이주하면 감시·관리 업무를 그곳에 넘기겠지만 여기에 사는 한 전자발찌 부착 기간 이후에도 우리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기초생활수급 연금 120만원으로 생활 조씨의 출소를 앞두고 국민은 불안해했다. ‘출소 후 복수하려고 운동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석방을 막아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60만명 이상이 동의했지만 방법은 없었다. 범행이 발생했을 때도 비난 여론이 들끓었지만 감형됐다.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주취 감경’과 피해 초등생의 혈흔이 묻은 양말·신발이 조씨 집 옷장에서 나온 것으로 볼 때 판단능력을 상실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조씨에게 성폭행 등 전과가 적잖았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조씨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 및 상고했으나 모두 기각됐다. 1심 판결을 내린 판사는 한 언론에서 “국민 정서에 못 미친 점은 반성하지만 수사 단계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돼 재판부로서는 방법이 없었다”며 “그래도 조씨의 형량은 당시 일반적 판례보다 2~3배 무겁다”고 했다. 당시 법은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무조건 감형해야 했지만 지금은 성폭행 범죄의 경우 제외할 수 있다고 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또 조두순 사건 이후 ‘주취 감경’을 양형의 감경요소에서 제외하도록 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치료 목적 보호수용제’ 도입 필요 만 65세가 넘은 조씨는 만성질환에다 흉악범이란 신분 노출로 인한 취업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기초연금 30만원 등 매달 12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전자발찌 부착 7년간 성폭력 방지 프로그램 이수와 함께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외출 금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 금지, 교육시설 출입 금지, 피해자 200m 이내 접근 금지 등 5개 명령을 준수해야 하지만 재범 위험이 큰 범죄자에게 보다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조두순은 아주 예외적으로 지원받는 상황이지만 모든 출소자들을 조두순처럼 관리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아동을 상대로 상습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형기가 끝나도 사회로 방면하지 않고 재범 위험이 사라졌다는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특정 시설에 수용해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일처럼 ‘치료 목적의 보호수용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 카드론으로 연명하는 취약층…대환대출 1년 새 1.5배

    카드론으로 연명하는 취약층…대환대출 1년 새 1.5배

    고물가·고금리의 이중고 속에서 금융취약층의 급전 창구로 활용되는 카드 대환대출 이용액이 1년 새 1.5배 급증했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 4083억원으로 1년 전(9502억원)보다 48.2% 급증했다.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 고객을 재평가해 다시 대출을 내준 금액이다. 카드사로부터 고금리 카드론을 대출받은 뒤 기한 내 갚지 못할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진 저신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환대출 증가율을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카드가 290.9%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우리카드 79.2%, 현대카드 64.1%, KB국민카드 51.5% 하나카드 31.2%, 신한카드 25.0%, 삼성카드 19.8% 등이 이었다. 같은 기간 리볼빙 이월잔액도 6조 6651억원에서 7조 2998억원으로 9.5% 불어났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는 서비스다. 서민들의 또 다른 급전 창구인 현금서비스 잔액도 6조 1920억원에서 6조 4047억원으로 3.4% 늘었다.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이용 계층이 주로 금융취약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민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하반기에는 현재 연 16% 안팎의 카드론 금리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가 4% 중반 수준으로 높아 약 3개월 뒤 카드론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돈을 못 갚는 저신용 취약차주가 몰린 결과 카드사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 연체율은 1.58%로 전년 말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각각 0.22%포인트, 0.69%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사 부실채권 매각, 채무 재조정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지도하고 여전채 발행 시장 및 카드사 유동성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방침이다.
  • “기온 올라가면 병해충 급증…대벌레알 부화율 높아져”

    “기온 올라가면 병해충 급증…대벌레알 부화율 높아져”

    지구 기후변화로 인해 기온이 올라가면 벌레 대발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발생은 박테리아 같은 병해충의 개체수가 비정상적으로 급증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종국 강원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25일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열린 ‘대발생 생물 대응 워크숍’에서 “지난 3∼5월 대벌레알 4500개를 고도 100m마다 배치한 결과 고도 100m에서는 30%던 부화율이 500m에서는 5%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정 교수의 연구 결과는 대벌레알 부화율과 기온이 비례 관계에 있음을 알려준다. 고도가 100m 높아지면 기온은 0.65도 내려간다. 벌레는 변온동물이므로 겨울 기온이 상승하면 생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대벌레 대발생에 따른 산림 피해 면적은 2020년 19㏊(헥타르)에서 2021년 158㏊, 지난해 981㏊로 늘어났다. 1912∼2020년 한국 연평균 기온은 10년에 0.2도씩 상승해왔다. 같은 기간 대벌레 대발생 지역은 서울 은평구 봉산에서 경기 의왕시 청계산·군포시 수리산·하남시 금암산 등으로 확장됐다. 대벌레 대발생에 기후변화만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일례로 지난해 6∼7월 청계산에서 대벌레 147마리를 대상으로 녹강균 감염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장마 기간 채집한 대벌레는 감염 나흘 이내에 대부분 폐사했다. 이외에도 식생 밀도, 식물체 영양 조건(질소 대비 탄소량), 암수 비율 등이 대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산림청에서 사용 중인 끈끈이트랩 역시 비표지 절지동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산림에는 녹강균을 비롯해 다양한 천적이 분포한다”면서 “대발생 예방이 필요하다면 녹강균을 농약 대체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벌레 대발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조사 방법을 개발하고 지속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은 “글로벌 제조업, 中 성장 둔화가 발목 … 수출시장 다변화·친환경 전환해야”

    한은 “글로벌 제조업, 中 성장 둔화가 발목 … 수출시장 다변화·친환경 전환해야”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내년부터는 점차 개선되겠지만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성장 둔화가 제조업 경기 개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 속에 우리나라 제조업도 수출시장 다변화와 친환경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글로벌 제조업, 주요국 긴축 속 재화소비 둔화되며 부진 한국은행은 25일 공개한 ‘8월 경제전망-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한은은 최근의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은 팬데믹 이후 분출하는 소비의 서비스 쏠림 현상과 각국 중앙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재화 수요 위축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 간 격차가 이례적으로 커, JP모건이 집계하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서비스업 PMI 간 격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대되기 시작해 지난 5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월 이후 최대 마이너스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각국 정부의 재정지원과 방역정책 강화로 재화소비가 급증했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강화되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재화 수요가 크게 둔화됐다. 이와 함께 방역조치 완화로 여행 등 대면서비스로 수요가 몰리면서 제조업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내수 회복이 재화 대신 서비스를 위주로 진행된 것도 글로벌 제조업에 대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제약시켰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내년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에 마무리되고 재화 소비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주요국의 서비스 지출이 점차 줄어들고 있고, 과거 글로벌 긴축 시기를 들여다보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6~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제조업 PMI가 회복된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의 완화가 제조업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또한 주요국 기업들이 재고 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재고 감소가 이뤄지면 제조업 생산을 다시 늘려나갈 것이라고 한은은 덧붙였다. “수출시장 다변화·친환경 전환으로 수출 경쟁력 높여야” 그러나 이같은 전망의 발목을 잡는 것은 중국의 성장 둔화다. 중국 정부가 소비 촉진 등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있지만, 중국의 성장동력이 투자에서 소비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과거와 같은 고속성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 성장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약화되고,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이 추세적인 성장 둔화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제조업의 빠른 개선을 제약할 수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팬데믹 이후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이 글로벌 제조업 지형변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국이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전기차와 태양광 등 친환경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글로벌 교역 구조 변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우리 경제가 이러한 제조업 경기·구조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친환경 전환도 가속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편으로는 반도체 등 첨단분야에서 미국·일본 등과의 공급망 결속이 탄탄해지고 있는 점은 우리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경 서울시의원 “보행자 안전 위협하는 서울시내 공중 케이블 정비사업 시급”

    김경 서울시의원 “보행자 안전 위협하는 서울시내 공중 케이블 정비사업 시급”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소속 김경 위원(더불어민주당·강서1)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서울시내 공중 케이블 정비사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의 지나친 고객 확보경쟁으로 인해 신규 가입한 통신사 고객들의 새로운 케이블은 지속적으로 설치되어 도심 하늘에 거미줄처럼 쌓여가고 있지만, 서비스를 해지한 이후에는 철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능을 하지 않는 방치되고 있는 케이블들도 부지기수이다. 심지어 통신사업자들이 한전의 허가 없이 전신주에 케이블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동통신 3사가 한전 전주를 불법사용하다 적발된 건수는 2020년 8월 기준 2015년부터 5년간 총 131만 7585가닥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간 공중케이블 정비사업에 3년간 총 137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투입됐으나 아직도 공중 케이블은 제대로 된 정비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도시 미관을 훼손함은 물론 보행자들의 충돌 위험 등을 높여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특히 최근 몇 년간 폭우나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무리하게 전선이 설치된 전신주의 경우 강한 바람이나 폭우로 인해 쓰러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 안전사고는 물론 전력 이용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김 의원은 “강서구·구로구·관악구·동작구·강동구·성북구 등의 경우 노후 주택이 많아 공중케이블과 관련한 사고나 민원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음은 물론 정비해야 할 공중케이블 물량도 서울시내 자치구 중 높은 편”이라며 “이는 해당 지역구들뿐 아니라, 서울시 전역에 걸쳐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강서구·구로구·관악구 등을 비롯한 서울시의 도시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서울시내 공중 케이블 정비사업을 시급히 정리해야한다”며 과기정통부와 서울시의 역할을 강조했다.
  • 후시파트너스, 국내 최초 전기차 탄소배출권 판매

    후시파트너스, 국내 최초 전기차 탄소배출권 판매

    전기버스를 시작으로 교통분야 배출권시장 성장 주도강원도버스운송사업조합 등 지역 버스조합과 협업 확대 기후핀테크기업 후시파트너스(공동대표 이행열·조성훈)는 지난 8월 14일 국내 최초로 전기차 탄소배출권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후시파트너스는 이미 2022년 12월에 국내 처음 ‘전기버스 온실가스 감축 외부사업’을 정부로부터 공식 승인받은 바 있는데, 이번에 전기버스를 통한 탄소배출권을 판매하고, 대금을 전기버스 운영회사에 지급한 것이다. 이번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후시파트너스는 정부가 운영 중인 ‘상쇄등록부시스템(Offset Registry System)’을 활용해 모든 거래 절차를 투명하고 적법하게 진행했으며, 이는 국내 전기차를 통한 탄소배출권을 거래한 첫 사례로 교통분야에 새 수익모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후시파트너스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의 업무협약을 시작으로 대구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울산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 충청남도버스운송사업조합, 강원도버스운송사업조합 등과 탄소배출권 사업 계약 체결 등 전국 버스조합과 친환경(전기수소 등) 버스를 활용한 탄소배출권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 물량이 급증하는 내년부터는 교통분야 탄소배출권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번 성과를 계기로 후시파트너스는 탄소배출권 거래 프로세스와 판로를 검증한 만큼 앞으로 교통분야 전 영역으로 배출권 거래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 승인을 추진 중인 전국 전기버스 300여대뿐만 아니라 택시, 화물차, 렌터카 등에서 확보되는 탄소배출권 또한 판매 대상에 포함하는 등 교통분야 배출권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후시파트너스는 탄소배출량 측정과 감축실적 모니터링을 전담하는 SaaS형 탄소회계 소프트웨어인 넷지(NetZ)를 개발해 다양한 기업에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KDB산업은행과의 협약을 통해 ESG컨설팅 고객기업을 대상으로 넷지(NetZ)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행열 후시파트너스 대표는 “이번 전기차 탄소배출권 거래는 국내 교통분야에서 이뤄진 최초의 거래”라며 “교통분야에 탄소배출권이라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만들어진 만큼 앞으로 교통분야 전 영역에서 탄소배출권 사업이 확대되고 거래가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기준금리 5연속 동결 … ‘역대 최대’ 가계부채 어쩌나

    기준금리 5연속 동결 … ‘역대 최대’ 가계부채 어쩌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3.50%)에서 동결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다섯 차례 동결이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50%로 인상한 뒤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올해 1%대 초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저성장 국면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 둔화의 압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기 부진이 심화되고 부동산 업체의 연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마저 불거지면서 중국발(發) 리스크가 우리 경제에 가져올 하방 압력은 아직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7월 물가상승률이 2.3%을 기록해 한은의 예측대로 하락하고 있어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명분도 약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해 남은 세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지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꺾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곧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돼 있다. 이 탓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영끌’ 행렬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1068조원으로 6월에 이어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이에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언제든 다시 올릴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던지는 ‘매파적 동결’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총재의 메시지가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역대 최대 격차(2.0%포인트)로 벌어진 한·미 금리 역전 격차와 1340원대를 뚫은 원·달러 환율, 급증하는 가계부채 등에 이 총재가 어떤 입장을 내비칠지 주목된다.
  • 사상 최대 가계빚에 ‘주담대 제동’… 매수 심리 꺾기엔 산 넘어 산

    사상 최대 가계빚에 ‘주담대 제동’… 매수 심리 꺾기엔 산 넘어 산

    고금리 국면에서도 가계부채가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자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풀어 줬던 각종 대출 규제완화를 다시 거둬들일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시장의 심리와 차주들의 반발 등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잇따라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나이를 제한하는 조치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1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다음달 1일부터 판매를 중단한다. BNK경남은행은 오는 28일부터 판매를 중단하며, BNK부산은행은 상품 출시 계획을 보류해 재검토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연령 제한을 검토 중이며 SH수협은행은 이달 내에 연령 제한을 적용할 예정이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만기가 늘어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 이 탓에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등의 원인으로 50년 만기 주담대를 지목하며 은행권에 연령 제한 등 대출 문턱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와 더불어 24일부터 은행권의 주담대 취급 실태를 들여다본다. DSR 우회 여부와 여신심사 적격성 등 전반을 살펴보는 것으로,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대출과 50년 만기 주담대가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48조 9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0조 1000억원 늘었다.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 줄어들던 가계대출은 4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증가폭은 2021년 4분기(12조 1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주담대는 올해 2분기 14조 1000억원 급증해 잔액이 1031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현 101%에서 100% 아래로 떨어지도록 노력하자는 정부와 한은의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미시적(대출 관련 정책)·거시적(기준금리 등 통화 정책) 정책이 모두 필요하다면서도 “미시적 정책 환수”를 밝히며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풀어 줬던 대출 규제를 다시 조일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집값은 오른다”는 기대감에 불붙은 영끌 행렬에 정부의 미시적 대응이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실제 5대 은행이 지난 21일까지 취급한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2조 4945억원으로, 연령 제한 등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된 지난 6영업일간 1조 2566억원이나 불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 마무리되고 시장금리가 하락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고, 차주들은 장기화된 고금리에 적응한 상태”라고 말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잇따른 기준금리 동결과 충분히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이지 않은 메시지,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줬다”면서 “더이상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불붙은 시장의 심리를 꺾을 시기를 이미 놓쳤다”고 했다.
  • 너무 쉬운 대출 피해 키워… 빚으로 인생 시작, 격차부터 풀어야 [2023 청년 부채 리포트<하>]

    너무 쉬운 대출 피해 키워… 빚으로 인생 시작, 격차부터 풀어야 [2023 청년 부채 리포트<하>]

    서울신문은 ‘이것이 우리의 위기다-청년 부채 리포트’를 주제로 1·2부에 걸쳐 주거와 소득, 부채를 중심으로 청년세대가 처한 현실을 짚어 봤다. 최근 벌어진 전세사기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논란 등은 청년층의 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사회에 대한 불신도 확대시켰음을 확인했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주형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가나다순)은 지난 17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청년세대가 처한 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결국 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고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전세사기 피해자 중 청년층 비율이 높다. 관련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 위원장 지금 만들어진 전세사기 특별법은 몇 가지 유형으로만 전세사기 피해자를 규격화해 피해자 여부를 가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이 나오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제까지 청년들한테 너무 쉽게 전세대출을 내줬다. 월세 지원 정책도 사실상 없어 청년이 쓸 수 있는 게 대출뿐이었다. 주거권 보장을 위한 정부 제도 부족이 이번 전세사기를 통해 청년층의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민 교수 경제학적으로 보면 청년 대출은 좀더 느슨하게 해야 한다는 이론적 근거가 있다. 라이프 사이클을 봤을 때 길게 벌고 앞으로 갚을 능력이 될 것이라고 보는 기대가 있다. 다만 주택 유형이나 한도에 있어 너무 쉽게 대출이 나갔다. 금융기관을 포함해 어떤 부분을 살피고 뭘 고려해야 하는지 아무도 챙기지 않은 게 문제다. 정 교수 큰 맥락에서 보면 지금 한국 정치는 일종의 ‘청년 장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금을 주되 시장에 맡기면 어떻게 본인이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그런데 청년이 들어가면 정책이 더 쉽게 검증 없이 시행되고, 뒷받침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재한 실정이어서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청년 주거 대책,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대표 결국 정책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정책과 제도 설계에 대해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대출 위주 정책에서 공공임대를 확대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주거비 제공 등이 필요하다. 지 위원장 살고 싶은 만큼 살 수 있는지, 살 만한 집인지, 그 집에 사는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지. 이 세 가지를 국제사회에서는 ‘주거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것을 주택 소유 없이는 누릴 수 없는 것이라고 여겨 왔다. 이 같은 주거권을 중심으로 정책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공공임대를 늘리고, 세입자들이 안전하게 집을 구하고, 감당 가능한 주거비를 부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 보편적 주거권이 확립돼야 한다. 청년에 국한할 게 아니라 모든 사회구성원의 보편적 주거권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사회적 합의가 있는 상황인지 냉정하게 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개입을 어느 정도 할 것인가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 얼마나 합의가 이뤄져 있는지 밑바닥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주식·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청년들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데. 민 교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 당국에서 불공정거래 행위자를 잡아내는 스킬도 떨어진다. 정책적으로 불공정거래 행위를 모니터링하는 기술, 투자가 진지하게 이뤄져야 한다. 정 교수 한국 사회는 전반적으로 ‘체계 신뢰’ 수준이 굉장히 낮다. 사법부, 언론, 입법부 말고 주식도 하나의 체계라고 보면 이에 대한 신뢰가 없다. 자산 격차가 심한데 체계 신뢰가 없으니 각자도생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대표 ‘공정 담론의 회복이 가능하냐’고 묻는 것이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자산 격차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정 회복은 어렵다. 격차나 불평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청년 부채가 급증하는데 대책은. 정 교수 구조적으로는 인생 자체를 빚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학자금부터 빚으로 시작하는 그 구조가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부모가 해 줬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 부모가 못 하는 지원을 서유럽은 국가가 대신 해 주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이 대표 청년 부채는 경제적 어려움을 말하기도 하지만 경제적 여유를 상징하기도 한다. 있는 사람이 대출을 더 받고, 안정적인 노동 소득이 있는 사람들이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주식이나 비트코인이 청년 부채 문제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한편만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격차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현재 청년이 겪는 격차의 예로 ‘20대 초반 개인이 500만원, 1000만원을 빌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것이 사회적 지위와 향후 살아갈 경로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지 위원장 빚을 지는 방식도 너무 격차가 커진 것 같다. 어떤 청년은 대학생 때 창업하면서 주변에 몇억원을 빌리는데, 어떤 청년은 2만원도 빌리기 어렵다. 빚을 지고 한번 실패하면 시장은 그 사람을 낙오시킨다. 빚지는 것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할 수 없다면 최소한 너무 위험한 빚을 지지 않고 독립된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을 사회가 마련해 줘야 한다. -청년도약계좌 등 윤석열 정부의 청년 금융정책에 대한 평가는. 민 교수 청년도약계좌를 두고 5년씩 적금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다. 정부의 선의는 잘 알겠지만 진입 장벽을 너무 높였다. 전반적인 정부 대책이 최근 10년 전부터 정부가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고 이자를 보전하는 식으로 가고 있다. 지 위원장 애당초 정책 설계 단계에서 대상을 잘못 설정했다고 본다. 과연 매달 50만원을 5년 동안 넣을 수 있을까. 연 최고 10% 금리 정책 상품인 ‘청년희망적금’도 10만원 미만 납부자의 중도해지율이 49.2%다. 반면 50만원을 납부한 청년들은 중도해지율이 14.8% 정도다. ‘조금이라도 해 볼까’ 했던 사람들은 그것마저 힘들어 해지하고, 50만원을 했던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의도가 어찌 됐든 실패한 정책이 아닌가 싶다. -서울신문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개인의 노력’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는데. 정 교수 우리는 성적으로 자르는 사회다. ‘성적+다른 요소’를 보는 독일 같은 곳과 달리 우리는 성적만 본다. 내가 수능 1등급이 아니어도 의대에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원체계가 있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경쟁하는 건 맞지만 개인의 노력을 다양하게 평가해 보상을 해 줘야 한다. 민 교수 학교는 제 역할을 못 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몰고, 이들에게 줄서기를 시킨다. 줄서기 결과는 취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출산, 보육부터 교육으로 연결되는 부분에서 공공의 역할이 지금 저출산 위기에서 더욱 강조돼야 한다. 이 대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걸 다루려는 정치사회적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부가 청년의 삶을 진지하게 다루려고 노력하면 좋겠다. 청년이 한 개인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정책 설계가 디테일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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