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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겪고 ‘마음 건강’ 무너진 아이들… “ADHD는 지원 사각지대”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코로나 겪고 ‘마음 건강’ 무너진 아이들… “ADHD는 지원 사각지대”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도례미 서울대병원 교수의 진단코로나 후 정서·사회성 발달 문제방치 땐 불안·우울·자해 등 이어져유병률 최고 7%… 예방 대책 필수“좋은 어른 통한 정서적 회복 도와야” “지난해 교사들이 상복을 입고 거리에 나와 공교육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목소리도 못 내는 우리 아이들을 살려달라는 호소였어요. 지금 아이들이 가장 아픕니다.”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임상심리전문가인 도례미(사진) 서울대병원 연구교수는 25일 “코로나19 이후 학습 공백에만 신경을 쓰는 사이 학생들의 정서, 주의력, 사회성 발달 등 전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시기 어른들이 일자리 상실, 소득 감소, 사회적 관계 단절 등 여러 위기를 겪는 동안 아이들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빈도가 늘었다는 것이다.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벌어진 시위는 교육현장에 누적된 여러 구조적인 시스템의 문제점과 코로나19 이후 많은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대변한 사건이라고 도 교수는 설명했다. 한 학급에 산만하면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2~3명씩 되면서 제대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표출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시위가 벌어지던 당시 도 교수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자살 관련 사건이 발생한 학급의 담임교사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등을 통합지원하는 ‘네잎 클로버를 찾아가는 위기지원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서울동부교육지원청과 함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이들을 맡은 교사들을 만나 학생 지도법과 학급운영 방법을 교육하고 관련 매뉴얼을 만들기도 했다. 도 교수는 “코로나19 기간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서 사회적인 대처 능력과 기술을 익힐 기회를 잃은 탓에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횟수가 늘고 수위 또한 높아졌다”면서 “기존에 정신장애를 겪던 아이들은 더욱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코로나19 이후 아이들의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이 두드러지면서 학생 생활지도나 학습지도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교사들도 부쩍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ADHD의 유병률을 5~7%로 본다. 국내 연구에서는 12%까지 유병률을 보기도 한다. 저학년 때 주로 진단이 내려지며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는 질환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아동일 때 ADHD 진단을 못 받거나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로 성인이 되면 우울이나 불안, 자살충동, 자존감의 문제를 겪기도 한다.하지만 특수교육법에서 규정한 특수교육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ADHD는 당국의 관심 밖 사각지대에 머물렀다. ADHD만 진단받아서는 교육복지 혜택을 받기 어렵고, ADHD면서 경제적 취약 계층이거나 학교폭력의 가·피해자가 됐을 때 ADHD에 동반되는 다른 사유를 근거로 지원 대상이 되곤 한다. 그래서 ADHD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려면 기존 교육복지의 틀을 문제 예방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도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ADHD로 보이는 충동적이고 산만한 아이들이 급증하는 양상을 눈여겨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ADHD는 사회 양극단에서 서로 다른 이유로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에서는 ADHD를 겪는 아이에 대한 적정한 관리가 부족함에 따라 공격성이나 이상행동이 격화되는 경향이 발견되고, 공부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는 중산층이나 고소득층 아이들도 ADHD 진단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빈부에 따라, 지역에 따라, 가족 구성에 따라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ADHD로 인한 아이들의 여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아이 주변에 건강하고 따뜻한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아이들은 정신적인 문제를 회복하고 삶의 기술을 터득한다”면서 “담임교사는 가정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가 의지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유일한 어른이자 건강한 어른의 롤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교사의 소진과 무력감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아이의 정서적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보살핀 사회는 반드시 보답을 받는다는 것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 교수는 “사회복지사를 만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선 매우 높은 공동체 의식과 사회에 대한 믿음이 드러난다”면서 “좋은 어른과 좋은 사회가 아이를 보살필 때 아이들이 주는 보답은 타인에 대한 존경과 존중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 “의사 2000명 증원도 부족” “수요·교육 고려해 단계로 늘려야”

    “의사 2000명 증원도 부족” “수요·교육 고려해 단계로 늘려야”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단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2000명 증원을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과 증원 규모·속도에 대한 정부의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현재 의사 수가 부족하고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란 데 대해서는 어느 전문가도 부정하지 않았다. ‘단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며 귀를 틀어막은 의사단체들이 새겨들을 대목이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25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적은 수준의 의사 수 등 객관적 수치만 보면 된다”며 증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56명으로 평균(3.7명)에 못 미친다. 한국보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적은 나라는 멕시코(2.51명), 콜롬비아(2.45명), 튀르키예(2.18명)뿐이다. 정 교수는 “지난번(문재인 정부에서 400명 증원 계획을 내놨을 때) 파업 때 정부가 원칙대로 하지 않아서 지금 문제를 키운 것”이라며 “전공의 이탈은 병원장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고 (정부가)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를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도 “2000명으로는 부족하고, 수급 추계를 다시 해서 5년 안에 연간 2000명보다 더 늘려야 한다”면서 “의사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1000명으로 타협하거나 해선 안 된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분석 결과를 의사단체가 못 믿겠다고 하니 의사들이 참여한 수급추계위원회를 만들 필요는 있다”고 제안했다. 반면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당장 내년부터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겠다는 정부 계획은 너무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급증한 정원을 감당하기엔 현재 의대들의 수용 여건이 미흡하다는 점, 이공계에서 2000명이 한 번에 의대로 유출될 것 등을 우려했다. 다만 정 교수는 의사들도 정원 확대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엔 우선 1000명 미만, 이후 증원 규모를 점차 늘려 가는 접근이 의미 있다”며 “물론 이 과정에서 과학적인 추계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의사 부족이 수급 불균형에서 비롯됐다고 봤다. 그는 “의료 수요에 대한 조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의대 쏠림 현상, 의사와 다른 직업과의 격차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실손보험 보장 범위 축소, 경증질환의 환자 본인부담금 확대 등을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정책으로 언급하면서 “이런 변화가 없으면 우리나라 재정이 버틸 수 없기에 수요 조절은 의사와 정부가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5%+α’씩 점진적으로 늘리면 2032년까지 8년간 약 5000명 이상의 의사 인력이 늘어난다. 이후 동결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만일 의대 정원이 동결된다면 2035년에는 의사 1만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5%+α씩 2032년까지 의대 정원을 늘린 뒤 이 숫자를 유지한다면 의사 부족이 가장 심각해지는 2050년에는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해결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부의 2000명 증원안의 근거가 된 보고서 중 하나인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인구변화의 노동·교육·의료 부문 파급효과 전망(2023)’을 공동 집필했다. 이 교수는 “의사 인력을 늘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5년’보다 길게 보고 의료 수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판단해 정책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며 “의대 정원을 갑자기 늘리면 대학 현장도 어렵고 사회적 충격도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고령인구 증가로 신경과·흉부외과 등 수요는 늘겠지만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은 줄어드는 등 필요 의사 인력이 과별로 차이가 있어 진료과목별 수요에 맞는 인력 정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지난 10~20년간 국민 의료 이용량 증가와 활동하는 의사 수를 비교해 보면 2000명씩 늘려도 균형을 이루려면 20~30년이 걸린다. 특정 직종의 이익을 위해 국민이 한 세대를 희생해야 하느냐”며 “의사 소득과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 격차가 가파르게 커지는 등 자료를 보면 의사 부족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 현장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1000명, 1500명, 2000명 등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와 의사단체의 갈등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연도별 증원 인원을 이번에 확정해야 한다고 했다. 양측의 타협 가능성에 대해선 “의사들은 과거에도 증원 문제를 양보한 적이 없다”며 “정부가 이처럼 국민 건강권과 직결된 정책을 이익단체와 타협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18세 이하 코로나 이후 2배 급증… “가위로 선생님 머리카락 싹둑, 칼부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치료’ 아닌 ‘교육’에 떠넘긴 질병… “부모 동의 없인 상담도 못해요”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어할 훈육 수단이 사라진 교실, 이른바 ‘교실붕괴’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교사들이 거리에 나섰다. 이제 새 학기부터 교사들은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에서 내보낼 수 있게 됐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더이상 아동학대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제도일 뿐이다. 각종 갈등을 야기한 학생의 문제행동과 정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쪽으로의 변화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사고 이후 대책만 있고 예방 조치는 없는 학교라면, 학생들은 사고를 치기 전까지 또다시 방치된다. 더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정신과적 질환(질병코드 F)을 지닌 정서·행동 장애 학생을 구하기 위해 먼저 나선 현장을 5회에 걸쳐 전한다.싹둑.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수업을 시작했는데도 허공에 가위질을 이어 가던 1학년 아이에게 교사가 “이제 가위는 넣어두고 책을 펴 볼까”라고 말을 건네는 순간 아이가 들고 있던 가위가 교사의 눈앞으로 쭉 뻗어 나왔다. 책상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아이가 더 놀랐을까 봐 교사는 괜찮은 척,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 뒤 옆 머리 한 움큼이 댕강 잘린 채로 나머지 수업을 마무리해야 했다. 옆 학교에서는 문구용 커터칼로, 다른 교실에서는 우산으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최근 몇 년간 퍼지더니 초등 저학년 교실 책상 속 바구니에서 날카로운 물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업에 꼭 필요할 때만 가위를 나눠 주도록 정한 학교도 생겼다. 평소 위험한 행동을 하는 몇 아이만 가위를 교실 뒤 사물함에 보관하도록 했다가 학부모가 ‘차별’이라고 항의하자 아예 모든 학생에게서 가위를 뺏도록 규칙을 정한 것이다.초등 저학년 교실에 가위를 두지 못하거나 안전사고가 걱정돼 학교 운동회를 열지 못하고 나중에 이상하게 활용될지 모른다며 교사들이 졸업앨범 사진을 찍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 학교의 질서는 깨졌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충동 범죄가 학교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벌어지고 있던 일일 정도로 무질서한 상태다. 지난달 서울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교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공공장소에서 시민을 향해 칼을 휘두르거나 버스 정류장으로 자동차를 돌진시킨 이상동기범죄가 일어났을 때 교사들은 분을 참지 못해 수업 중 책상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지르던 초등 고학년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민원 담당 공무원을 향해 무례하게 항의하는 민원인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밤에도 전화하던 학부모가 떠오르고, 정치인 피습 사건이 일어나면 보드게임 규칙을 바꿔 달라고 떼를 쓰다 돌연 옆에 있던 물건을 친구를 향해 집어던지던 아이가 생각난다.쉬는 시간마다 짝꿍을 쫓아다녀 결국 짝꿍이 등교를 거부했던 이야기, 2~3시간이 넘게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 수업 중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가더니 운동장 한편에서 색연필을 갈아 물에 타 마시려던 아이를 겨우 말린 이야기까지…. 특히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더 다양해지고 심해졌다고 말하던 한 교사는 25일 “교실에서 칼부림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라고 냉소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행동을 책임지느라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못 간다”고 말했다. 대형사고 발생 전 그 징조로 29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있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빗대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강력 사건들을 설명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학교는 이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사고와 징후를 축적하는 공간이 된 듯한 모습이다. 교사들은 대형사고를 막았을지 모른다는 보람 대신 무기력과 소진, 번아웃을 호소했다. 최근 교사들이 통제해야 하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은 그저 철 모르는 아이들의 개구진 행동을 넘어서 임상적인 진단과 치료 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생들이 보이는 산만함·충동성·과잉행동은 교사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학생의 문제행동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10월 좋은교사운동이 유·초·중 교사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수업하는 교실에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87.1%였는데, 위기학생 유형을 구분하는 복수응답 조사에서 78.6%가 ADHD를 꼽았다. 정확한 진단을 근거로 답한 게 아니라 교사가 봤을 때 ADHD 성향이 보이면 ADHD로 답변한 내용이어서, ADHD를 선택한 78.6% 안에 불안장애·품행장애 등 유사 ADHD 증상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반항(52.9%), 품행(50.5%), 무기력(49.7%) 등이 뒤를 이었다.실제로 코로나19를 전후해 ADHD 진단(초진)을 받은 18세 이하 인원은 급증했다. 2018년 연간 1만 7904명이던 18세 이하 초진인원은 2022년 3만 597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성인 ADHD 초진 인원은 6070명에서 3만 2323명으로 4년 만에 약 5배가 됐다. ADHD 진단, 치료를 받지 않는 인원까지 더하면 교사들은 ADHD가 매우 빠르게 증가한다고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ADHD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육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는 우울·자살 등의 내재화 질환을 먼저 살핀다. 아이들의 과잉행동이나 반항행동을 ‘치료’가 아닌 ‘교육’의 영역으로 보고 있어서다. 그러나 ADHD적인 행동들은 본인이 통제하기 어렵고,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와 교육이 이뤄져야 완치될 수 있다. 역으로 아동기에 적절한 ADHD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엔 권위를 무시하는 ‘적대적 반항장애’, 사춘기 이후에는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품행장애’, 성인이 돼선 ‘약물남용’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발병할 여지가 커진다는 연구들이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ADHD 아동 대부분은 특수교육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로 신체장애와 지적장애를 특수교육 대상으로 삼고 있어서다. 2019년 9만 2968명이던 특수교육 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정서·행동장애로 특수교육 대상자가 된 인원은 2182명에서 1865명으로 줄었다. 정서·행동장애를 특수교육에 넣지 않은 까닭에 한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비중은 1.6%(2020년 기준)로 호주(18.8%·2017년), 미국(14.1%·2018~2019년), 일본(5.0%·2019년)에 크게 뒤진다.물론 같은 특수교육이라도 시각·청각장애 교육이 장애교육이라면, ADHD 학생을 위한 교육은 학생 맞춤형 교육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ADHD 학생을 위해 담임교사, 상담교사, 학교 관리자, 교육청 담당자 등이 맞춤형 학습계획을 짜고 시험 시간을 늘려 주거나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수업지원을 한다. 미국에서는 최소 4명 이상이 ADHD 학생 지도에 개입하지만 한국에서는 담임교사와 부모가 다 알아서 지도해야 한다. 특히 교사가 ADHD 맞춤형 지도를 위한 첫걸음으로 진단·상담을 하려고 해도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교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이때 가장 큰 피해는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ADHD 학생에게 돌아간다.
  •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단독] ADHD의 습격, 학교가 아프다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18세 이하 코로나 이후 2배 급증… “가위로 선생님 머리카락 싹둑, 칼부림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 학생의 문제행동을 제어할 훈육 수단이 사라진 교실, 이른바 ‘교실붕괴’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교사들이 거리에 나섰다. 이제 새 학기부터 교사들은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에서 내보낼 수 있게 됐고,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더이상 아동학대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조치들은 문제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제도일 뿐이다. 각종 갈등을 야기한 학생의 문제행동과 정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쪽으로의 변화는 첫발도 떼지 못했다. 사고 이후 대책만 있고 예방 조치는 없는 학교라면, 학생들은 사고를 치기 전까지 또다시 방치된다. 더이상 이 문제를 방치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정신과적 질환(질병코드 F)을 지닌 정서·행동 장애 학생을 구하기 위해 먼저 나선 현장을 5회에 걸쳐 전한다.싹둑.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다. 수업을 시작했는데도 허공에 가위질을 이어 가던 1학년 아이에게 교사가 “이제 가위는 넣어두고 책을 펴 볼까”라고 말을 건네는 순간 아이가 들고 있던 가위가 교사의 눈앞으로 쭉 뻗어 나왔다. 책상 위로 떨어진 머리카락 때문에 아이가 더 놀랐을까 봐 교사는 괜찮은 척, 위험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 뒤 옆 머리 한 움큼이 댕강 잘린 채로 나머지 수업을 마무리해야 했다. 옆 학교에서는 문구용 커터칼로, 다른 교실에서는 우산으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최근 몇 년간 퍼지더니 초등 저학년 교실 책상 속 바구니에서 날카로운 물건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업에 꼭 필요할 때만 가위를 나눠 주도록 정한 학교도 생겼다. 평소 위험한 행동을 하는 몇 아이만 가위를 교실 뒤 사물함에 보관하도록 했다가 학부모가 ‘차별’이라고 항의하자 아예 모든 학생에게서 가위를 뺏도록 규칙을 정한 것이다. 초등 저학년 교실에 가위를 두지 못하거나 안전사고가 걱정돼 학교 운동회를 열지 못하고 나중에 이상하게 활용될지 모른다며 교사들이 졸업앨범 사진을 찍지 않을 정도로 지금 우리 학교의 질서는 깨졌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충동 범죄가 학교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벌어지고 있던 일일 정도로 무질서한 상태다. 지난달 서울 서이초 교사의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 교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공공장소에서 시민을 향해 칼을 휘두르거나 버스 정류장으로 자동차를 돌진시킨 이상동기범죄가 일어났을 때 교사들은 분을 참지 못해 수업 중 책상을 집어던지며 소리를 지르던 초등 고학년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민원 담당 공무원을 향해 무례하게 항의하는 민원인에 대한 뉴스가 나오면 밤에도 전화하던 학부모가 떠오르고, 정치인 피습 사건이 일어나면 보드게임 규칙을 바꿔 달라고 떼를 쓰다 돌연 옆에 있던 물건을 친구를 향해 집어던지던 아이가 생각난다. 쉬는 시간마다 짝꿍을 쫓아다녀 결국 짝꿍이 등교를 거부했던 이야기, 2~3시간이 넘게 울음을 멈추지 않던 아이, 수업 중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가더니 운동장 한편에서 색연필을 갈아 물에 타 마시려던 아이를 겨우 말린 이야기까지…. 특히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문제행동이 더 다양해지고 심해졌다고 말하던 한 교사는 25일 “교실에서 칼부림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라고 냉소했다. 또 다른 교사는 “교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행동을 책임지느라 쉬는 시간에 화장실도 못 간다”고 말했다. 대형사고 발생 전 그 징조로 29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있다는 ‘하인리히의 법칙’에 빗대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강력 사건들을 설명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학교는 이 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사고와 징후를 축적하는 공간이 된 듯한 모습이다. 교사들은 대형사고를 막았을지 모른다는 보람 대신 무기력과 소진, 번아웃을 호소했다. 최근 교사들이 통제해야 하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은 그저 철 모르는 아이들의 개구진 행동을 넘어서 임상적인 진단과 치료 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고쳐지지 않는 수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생들이 보이는 산만함·충동성·과잉행동은 교사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학생의 문제행동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10월 좋은교사운동이 유·초·중 교사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수업하는 교실에 정서·행동 위기학생이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87.1%였는데, 위기학생 유형을 구분하는 복수응답 조사에서 78.6%가 ADHD를 꼽았다. 정확한 진단을 근거로 답한 게 아니라 교사가 봤을 때 ADHD 성향이 보이면 ADHD로 답변한 내용이어서, ADHD를 선택한 78.6% 안에 불안장애·품행장애 등 유사 ADHD 증상들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반항(52.9%), 품행(50.5%), 무기력(49.7%) 등이 뒤를 이었다.실제로 코로나19를 전후해 ADHD 진단(초진)을 받은 18세 이하 인원은 급증했다. 2018년 연간 1만 7904명이던 18세 이하 초진인원은 2022년 3만 5973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성인 ADHD 초진 인원은 6070명에서 3만 2323명으로 4년 만에 약 5배가 됐다. ADHD 진단, 치료를 받지 않는 인원까지 더하면 교사들은 ADHD가 매우 빠르게 증가한다고 체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ADHD가 급증하고 있지만 교육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는 우울·자살 등의 내재화 질환을 먼저 살핀다. 아이들의 과잉행동이나 반항행동을 ‘치료’가 아닌 ‘교육’의 영역으로 보고 있어서다. 그러나 ADHD적인 행동들은 본인이 통제하기 어렵고,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치료와 교육이 이뤄져야 완치될 수 있다. 역으로 아동기에 적절한 ADHD 치료와 교육을 받지 못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을 때엔 권위를 무시하는 ‘적대적 반항장애’, 사춘기 이후에는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품행장애’, 성인이 돼선 ‘약물남용’이나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발병할 여지가 커진다는 연구들이 있다. 게다가 한국에서 ADHD 아동 대부분은 특수교육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로 신체장애와 지적장애를 특수교육 대상으로 삼고 있어서다. 2019년 9만 2968명이던 특수교육 대상자는 2022년 10만 3695명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정서·행동장애로 특수교육 대상자가 된 인원은 2182명에서 1865명으로 줄었다. 정서·행동장애를 특수교육에 넣지 않은 까닭에 한국의 특수교육 대상자 비중은 1.6%(2020년 기준)로 호주(18.8%·2017년), 미국(14.1%·2018~2019년), 일본(5.0%·2019년)에 크게 뒤진다. 물론 같은 특수교육이라도 시각·청각장애 교육이 장애교육이라면, ADHD 학생을 위한 교육은 학생 맞춤형 교육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ADHD 학생을 위해 담임교사, 상담교사, 학교 관리자, 교육청 담당자 등이 맞춤형 학습계획을 짜고 시험 시간을 늘려 주거나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등의 수업지원을 한다. 미국에서는 최소 4명 이상이 ADHD 학생 지도에 개입하지만 한국에서는 담임교사와 부모가 다 알아서 지도해야 한다. 특히 교사가 ADHD 맞춤형 지도를 위한 첫걸음으로 진단·상담을 하려고 해도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교사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 이때 가장 큰 피해는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ADHD 학생에게 돌아간다.
  • “한국인? 그럼 라멘 값 2배 내”…일본 ‘이중가격제’ 논란[핫이슈]

    “한국인? 그럼 라멘 값 2배 내”…일본 ‘이중가격제’ 논란[핫이슈]

    일본 내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가격제’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으로 향하는 관광객이 몰리자, 치솟은 물가 때문에 일본 현지인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주장 때문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일본판에 따르면, 최근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지와 인근 식당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돈을 아끼지 않고 지갑을 열면서 물가가 오르자, 내국인과 외국인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엔화 가치가 내려가는 엔저 시기에는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에서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다. 한국인의 경우 일본에서 1000엔 짜리 라멘을 먹으려면 한화로 1만원 이상이 필요했지만, 환율이 880원대까지 떨어진 지금은 8850원 정도만 같은 라멘을 먹을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일본 관광을 즐길 수 있게 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이전보다 돈을 아끼지 않고 관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물가가 치솟았다. 높아진 관광수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자 나온 고육지책이 바로 이중 가격제다. 나가야마 히스노리 일본 료칸협회 부회장은 “같은 상품이라도 외국인에게는 더 비싼 돈을 받고 팔아야 한다. 반대로 일본 신분증 등 내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보이면 호텔이나 음식점, 관광지 등에서 할인을 해 주는 방식이 ‘이중 가격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에서는 테마파크나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에서 거주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이중 가격제를 운영한다”고 덧붙였다.앞서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지난해 말 사설에서 “방일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물건, 서비스 가격을 높게 받는 ‘외국인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일본 JR그룹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JR철도패스 비용을 2만 9650엔(약 26만 2500원)에서 5만엔(약 44만 4270원)으로 약 70% 인상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외국인 가격’ 즉 이중 가격제에 대한 사설을 내놓았을 당시에도 “가격을 매기는 것은 (판매상의) 자유”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중 가격제가 외국인 차별로 비춰질 수 있고, 이러한 인식이 일본 관광 업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695만 8500명으로, 전체 일본 관광객 중 4분의 1을 차지했다.
  • 아직도 8촌이 하나의 가족 공동체일까 “혼인금지 대상 4촌으로 줄일 때”vs“전통적 가족관 붕괴”

    아직도 8촌이 하나의 가족 공동체일까 “혼인금지 대상 4촌으로 줄일 때”vs“전통적 가족관 붕괴”

    “사촌들 본 지도 오래됐는데 요즘 8촌을 누가 알아요. 이들이 가족 공동체란 건 옛말이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대 사회에서 어디까지를 가족 공동체로 인정해야 할까. 우리 민법은 친족 범위를 ‘8촌 이내 혈족, 6촌 이내 인척’으로 규정하고 혼인을 금지하고 있다. 혈족은 부모와 자식 등을 포함해 혈연관계를 맺는 사람, 인척은 배우자 혈족 등 혼인을 통해 맺어진 관계를 뜻한다. 하지만 법무부가 이런 조항을 수정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2년 ‘8촌 이내 혼인을 무효로 한다’는 민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아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선 “혼인 금지 범위를 4촌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다만 전통적 가족관 등 사회질서를 감안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당시 헌재가 심리한 사건은 이렇다. 미국에서 결혼한 A씨는 B씨는 2016년 귀국한 뒤 혼인 신고를 했다. 그런데 B씨가 A씨와 6촌 사이인 점을 내세우며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혼소송 1·2심에서 이들의 혼인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자 A씨가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헌재는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을 제한한’ 민법 809조 1항에 대해선 재판관 5대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조항을 어기고 혼인한 것을 무효로 보는 민법 815조 2호에 대해선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로 결정했다. 쉽게 말해 원래 8촌 이내랑 결혼한 것은 무효지만, A씨의 경우 혈족관계를 처음에 몰랐고 외국에서 결혼한 만큼 이미 혼인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고 본 것이다. 이는 헌재가 1997년 동성동본 금혼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를 내린 이후 두 번째로 혼인 범위에 대해 내린 판단이다. 이에 법무부는 혼인 금지 범위 등을 연구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결과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확보한 ‘친족간 혼인의 금지 범위 및 그 효력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보면 “혼인 금지 범위를 기존의 8촌 이내 혈족에서 4촌으로, 6촌 이내 인척에서 직계 등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담겼다. 현대 사회에서는 5촌 이상 혈족과 가족의 유대감이 현저히 감소한 데다 세계적 추세도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 간의 혼인만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 근거다. 실제 독일과 영국 등 유럽 국가는 인척간 혼인 금지 조항이 없다. 일본은 직계혈족 및 3촌 이내 방계혈족, 중국과 필리핀 등은 직계혈족과 4촌 이내 방계혈족만을 제한한다. 보고서는 또 근친혼에 따른 유전적 질환 발병률도 5촌 이상은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차진아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전과 달리 전통적인 가족관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이러한 현실에 부합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급진적인 변화가 가족의 해체나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데다 고유 전통문화와 도덕관념에 기초한 근친혼 금지 범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박도 여전하다. 서이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시대적 분위기에 따라 동의하는 부분도 있지만 가족 관련 조항은 사회의 근간이 되는 법이고 장기적으로 영향이 크기 때문에 급격하게 바꾸긴 어렵다”고 말했다.
  •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D-1, 기대감에 불어난 증시 대기 자금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D-1, 기대감에 불어난 증시 대기 자금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증시 대기 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방안을 확인한 뒤 투자처를 찾으려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거셌던 만큼 정책 발표 후 증시 변동성이 커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는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지난달 24일 49조 7804억원에서 지난 22일 53조 6264억원으로 한 달 새 4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외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자금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같은 기간 17조 9028억원에서 18조 3766억 원으로 약 5000억원 늘었으며,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역시 69조 6300억 원에서 76조 9366억 원으로 7조원 이상 급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앞두고 이른바 ‘저PBR(주당순자산비율)’ 종목들이 연일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저평가된 분야로 손꼽히는 금융주에선 흥국화재(97.92%), 제주은행(66.13%), 삼성생명(56.72%)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자동차 관련 종목 중엔 기아(35.78%)를 비롯한 현대차(35.48%) 그룹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정부가 공기업 경영평가 기준에 주주가치 제고 항목을 포함하는 등 주주환원 확대를 유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난방공사(45.22%) 등 공기업 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가 상승을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1월 23일~2월 23일)간 차익 실현 등을 이유로 국내 증시에서 7조 54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외국인은 8조 151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피 시장으로 한정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더욱 거셌다. 지난달 1일부터 2월 2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FTSE 선진지수(영국의 ftse 인터내셜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 편입 이슈가 활발하던 2009년 이후 15년 만의 최대치다. 26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된 이후 증시 전망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주주환원 방향성이 예고된 상황에서 여러 기업 역시 이에 부합하는 주가 부양 정책 등을 내놓고 있어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당 이슈로 인한 상승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 역시 “실망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 발표 후 매물이 나온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프로그램에 강도 높은 주주환원책이 담기지 않을 경우 과열 상태인 저PBR 종목들의 매물 소화 과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미 과열 상태로 판단한 매물이 나올 경우 지수가 조정 국면을 거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발표되는 정책이 기대를 상회하기는 쉽지 않다”며 “28~29일 양일간 자동차기업과 은행들의 배당기준일이 예정돼 있어 저PBR 주식들에 대한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다. 다만 4월 총선 전까지 정부의 추가적인 정책 드라이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 시에는 매수 대응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조정에 대비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개인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상장지수펀드)를 22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네이버,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으로, ETF 상품 중에선 1위였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로, 지수 하락분의 약 2배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곱버스(곱하기 인버스)’라고 불린다. 이외에도 개인들은 ‘KODEX 인버스’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도 각각 412억원, 357억어치 순매수했다.
  • 1위 신한카드, 강점 집중하며 추격하는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 강점 집중하며 추격하는 카드업계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와 다른 카드사와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의 회원 수가 1년 만에 급증했고 삼성카드의 지난해 실적은 신한카드에 근접했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신용카드 회원 수(본인 기준)가 가장 많은 카드사는 신한카드로 집계됐다. 1280만 2000명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월 대비 5만 5000명 감소한 수치다. 반면 회원 수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카드는 지난해 1266만 1000명을 기록하며 2022년 대비 29만 2000명 늘어났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도 회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카드 회원 수는 지난해 1월(1107만 7000명) 대비 69만 9000명 증가한 1177만 6000명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기간 1127만 명에서 1181만 2000명으로 늘어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전 연령대에서 고르게 회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PLCC 등 고객 맞춤형 상품을 확대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카드 업계 중 가장 많은 18종의 상업자전용신용카드(PLCC) 상품을 보유 중이며 지난해에만 3개의 카드를 새로 추가했다. 대표적으로는 게임을 즐기는 20대를 겨냥한 ‘넥슨현대카드’, 여행 혜택을 담아 30, 40대를 노린 ‘현대카드 NOL(놀카드)’ 등이 있다. 차량을 보유한 50, 60대를 위한 현대차, 기아차 PLCC 카드도 운영 중이다. 한편 지난해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2022년 대비 3.51% 줄어든 6206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다. 다만 삼성카드는 전년 대비 2.1% 감소한 609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는데 신한카드와 순이익 차이를 112억원으로 좁혔다. 2022년 두 카드사의 순이익 차는 19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삼성카드가 신한카드보다 높았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2022년 대비 4.6% 감소한 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94% 증가했음에도 삼성카드보다 적은 8028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내실 경영 기조 아래 자동차, 세금 등 저수익 취급소를 축소했다”며 “수익성에 집중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연체율을 양호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삼성카드는 장기물 위주로 자금을 조달하며 이자 비용을 관리했다. 또 신용카드로 국세·지방세, 4대 보험 등을 납부할 경우 제공했던 6개월 이상의 무이자 할부는 지난해 중단했다. 일시불로 새 차를 구매할 때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자동차 캐시백 비율도 0%대까지 낮추면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신한카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사업다각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전통적인 카드 비즈니스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해외 사업, 빅데이터, 자동차 할부금융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부자 ‘삥’ 뜯자” 연인 강도단…“집에 가 열무나 먹자” 했는데,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부자 ‘삥’ 뜯자” 연인 강도단…“집에 가 열무나 먹자” 했는데, 아내 납치 살해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캐디시절 만난 연인의 잔혹 범죄골프연습장 고급차 보고 주부 납치“아들·딸, 엄마 영정과 장시간 대화” “돈 많은 사람 ‘삥’ 뜯자.” 3인조의 골프연습장 주차장 주부 납치·살인은 이렇게 시작됐다. 도주를 거듭하던 그들을 잡기 위해 경찰이 배포한 수배전단에 오른 범인은 심천우(당시 31세)와 강정임(당시 36세)이다. 둘은 과거 골프장 캐디로 일하면서 연인이 된 사이다. 그리고 심씨의 6촌 동생 S(당시 29세)씨가 이들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2017년 6월 24일 오후 8시 30분쯤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 지하 주차장에서 연습을 끝내고 귀가하기 위해 아우디A8 승용차에 타려던 여성 A(당시 47세·주부)씨를 불러세웠다. “저기요.” 이 소리에 A씨가 돌아보자 심씨가 곧바로 몸을 붙잡고 바로 옆에 세워놓은 SUV 차량 뒷좌석 안으로 밀어넣었다. 뒷좌석에 앉았던 S씨는 심씨가 A씨를 밀어 넣고 잡고 있자 운전석으로 옮긴 뒤 시동을 걸어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그 순간 강씨는 SUV에서 내려 A씨의 승용차를 운전해 공범들이 탄 SUV를 앞서갔다. 심씨 등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이날 오후 5시쯤 아우디에서 손가방을 들고 내리는 A씨를 표적 삼아 손쉽게 범행할 수 있도록 그 차 바로 옆에 자신들의 SUV를 세워놓았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이다. 심씨는 A씨의 입을 양말로 틀어막고 결박해 뒷좌석 바닥에 감금한 뒤 손가방에 들어 있던 현금 10만원과 신용·체크카드를 빼앗았다. S씨는 차를 운전해 오후 10시 35분쯤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에 도착했다. 강씨는 SUV보다 몇분 앞서 달리면서 검문검색 유무를 심씨에게 실시간 통보하며 폐주유소까지 인도했다. 이어 빼앗은 A씨 카드들을 가지고 다시 아우디를 운전, 창원으로 되돌아가 한 건물 주차장에 세워놓고 빠져나왔다. 심씨와 A씨를 폐주유소에 내려놓은 S씨는 강씨를 데려오려고 창원으로 갔다. 그 사이 심씨는 A씨를 협박해 카드의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강씨에게 연락, 카드 ‘잔액조회’를 통해 비밀번호가 맞는지 확인했다. 비밀번호가 일치하자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시가 350만원 상당의 시계와 50만원짜리 금목걸이도 탈취했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마대에 돌 담아 시신 유기카드 빼앗아 전국 도주 행각범행 9일 만에 서울서 붙잡혀 심씨는 창원에서 폐주유소로 돌아오는 강씨에게 “돌을 주워오라”고 지시했다. 강씨와 S씨는 도로변에서 무게 3~6㎏ 돌을 여러 개 주워왔다. 미리 준비한 마대자루에 A씨의 시신과 돌을 넣은 뒤 진주로 가 한 다리 밑 저수지로 던져 유기했다. A씨를 납치한지 6시간여 만인 25일 오전 3시 정도의 시간이었다. A씨의 남편 B씨는 골프연습장에서 헤어진 아내가 몇시간 동안 연락을 받지 않자 경찰에 실종신고했다. B씨는 그날 아내와 같은 연습장에 있었다. 그는 경찰에서 “골프연습장에 가려고 아내에게 전화로 ‘오늘도 운동 갈 거냐’고 물었더니 ‘지금 연습장으로 가는 중인데’라고 말했다”며 “그 순간 ‘같이 가게 차 돌려라’고 말하려다 따로 갔다”고 후회했다. 부부가 함께 가던 연습장을 이날 따로 차를 가지고 가 지상주차장에 주차한 남편이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아내의 상황을 전혀 몰랐던 것이다. B씨는 “연습을 끝내고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집에 가서 열무나 먹자’고 말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가슴을 쳤다. 심씨 일행은 범행 후 미리 훔쳐놓은 번호판을 SUV에 달고 광주로 달아났다. 이들은 A씨의 카드로 5차례에 걸친 340만원 등 410만원을 인출해 도주 경비로 사용했다. 심씨는 A씨 시신을 유기한 뒤 도주하는 차 안에서 “나 아무렇지도 않다.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라고 하자 강씨가 “소시오패스(사이코패스와 달리 감정 인지) 아니냐”고 태연하게 농담했다. 26일에는 전남 순천으로 도주했다. 심씨와 강씨는 ‘휴대전화를 켰다’고 잠시 다투기도 했지만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으며 희희낙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7일, 경남 함안으로 또 달아났으나 경찰이 바짝 추격했다. 둘은 SUV 차량을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고, S씨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한 아파트 주변 차량 밑에 숨어 있다 검거됐다. 그는 심씨와 강씨가 공범임을 밝히고 A씨 피살 및 유기 장소를 털어놨다.A씨의 시신은 저수지에서 발견됐으나 야산으로 숨은 심씨와 강씨의 도주극은 끝나지 않았다. 둘은 산에서 내려와 남해고속도로 주변을 걷다 정차 중인 트럭을 발견했고, 트럭 기사에게 “5만원을 줄 테니 부산까지 태워달라”고 요구했다. 기사는 의심 없이 응했다. 부산에 도착한 둘은 새 옷을 사는 등 행위를 벌이다가 택시를 이용해 대구로 달아나 하루를 묵은 뒤 28일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피신했다. 두 사람은 결국 범행 9일 만인 7월 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전날 밤 ‘장기 투숙 중인 남녀가 있는데 의심스럽다’는 신고에 경찰이 출동했으나 허탕을 치고 잠복하던 중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이 모텔로 돌아온 둘을 붙잡았다. 공개수배 6일 만이다. 경찰은 함안에서 놓친 뒤 공개수배로 전환하고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경남 일대를 수색 중이었다. 둘은 옷이 든 쇼핑백을 가지고 있었다. 카드 빚 수천만원에 신용불량자과거 강도 공범 동창·전 ‘여친’도 구속 심씨는 경찰에서 “A씨가 소리를 지르고 도망을 가려고 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거짓이다. 그는 살해할 계획으로 청테이프, 흉기, 마대자루, 절단기 등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판결문에는 “심씨는 ‘A씨가 자신의 부모를 모욕해서 살해했다’고 주장하나 S씨의 진술로는 A씨가 별다른 저항 없이 조용히 있었다. 심씨는 또 A씨의 모욕적인 말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심씨와 단둘이 있는 극심한 공포 분위기에서 A씨가 그의 부모를 모욕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심씨는 무직에 신용 불량자로 신용카드 빚이 2600만원에 달해 모친의 신용카드로 생활했다. 그가 어머니 신용카드 사용으로 생긴 빚도 수천만원에 이르렀다. S씨는 범행 후 인출한 A씨 돈 중 100만원을 받았다. 여장을 하고 현금인출기에서 A씨 돈을 빼낸 것도 그였다. 그는 “심씨가 연예기획사를 준비한다고 해서 도와줬다”고 변명했으나 재판부는 “범행 도구가 연예기획사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꾸짖었다. S씨는 여자 친구에게 “1000만원 못 벌면 이 일 안 하지. 네 빚도 다 갚아줄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씨가 검거되자 그의 과거 강도 행각도 드러났다. 그는 2011년 3월 2차례에 걸쳐 경남 밀양과 경북 김천에서 고교 동창 및 전 여자 친구와 함께 금은방에서 총 465만원 상당의 현금과 금반지 등을 털어 달아났다. 이들 사건은 장기미제로 있다 심씨 검거로 드러나 동창과 전 여자친구도 붙잡혀 구속됐다. 심씨는 또 2016년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다살다 이런 새X 처음 보네”라는 글을 올렸다. 지인이 댓글로 누구냐고 묻자 “그런 새X 있어. 왜 형한테도 하나 있을 거 아니야”라고 답했다. 또 다른 지인이 “너보다 더한 놈이냐”고 묻자 심씨는 “칼부림 났었다”라고 대답하는 등 성격이 난폭했음을 보여줬다.주범 무기징역, ‘애인’·6촌동생 15년“잔혹 범죄 저지르고 반성 안한다”남편 “좀 여유 생겼는데 죽임당해” 심씨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받았다. 강씨와 S씨는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 형량은 항소심에서 유지됐고, 대법원은 2018년 10월 이를 그대로 확정했다. 앞서 검찰은 심씨에게 사형, 강씨와 S씨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었다. 1심을 진행한 창원지법 제4형사부(당시 부장 장용범)는 2017년 12월 심씨에 대해 “키 175㎝, 몸무게 97㎏의 체격으로 체중 46㎏의 A씨를 케이블타이로 결박해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목을 졸랐다”며 “A씨 가족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내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예전에도 다른 지인에게 범행을 제안하면서 ‘사람을 납치해 돈을 빼앗고 죽이는 게 깔끔하겠지’라고 하는 등 그럴 의도는 애초에 없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강씨는 심씨가 ‘드라이브하자’는 줄 알고 따라갔다고 갑자기 ‘A씨 차를 운전하라’고 해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A씨가 골프연습장에 들어가고 나올 때까지 지켜보는 등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며 “S씨는 여성 가발을 쓰고 A씨 돈을 인출하고 대가도 받았다”고 단호히 말했다. 재판부는 이들 3명에 대해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건 직후 B씨는 경찰에서 “아내(A씨)는 천성이 따뜻하고 포근한 사람으로 결혼 27년 동안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조금 여유가 생긴 시점에서 죽임을 당해 마음이 찢어진다. 딸과 아들은 엄마 영정 사진을 보면서 5시간 넘게 대화한다”면서 “흉악범들이 이 땅 위에 설 자리가 없도록 엄벌받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울먹였었다.
  • 김영철 서울시의원, ‘잠실 수중보’ 상류부 주운 계획 재검토 강력 요청

    김영철 서울시의원, ‘잠실 수중보’ 상류부 주운 계획 재검토 강력 요청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김영철 의원(국민의힘·강동5)은 지난 22일 열린 제322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잠실 수중보’ 설치와 ‘상수도 보호구역’ 지정으로 한강변 개발에 있어 불균형적인 차별을받고 있는 강동구의 상황을 토로하고 ▲‘잠실 수중보’ 상류부의 주운(舟運)계획 재검토 ▲‘한강 리버버스’ 강동구 노선연장 방안마련 ▲중앙정부에 한강 상류권 규제완화 건의를 통해 강동구 한강변 체육시설 확충 등을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김 의원은 ‘그레이트 한강프로젝트’ 계획 내 ‘서울항 및 서해뱃길 조성사업’에 대해 언급하면서, 서해뱃길 조성과는 달리 열리지 않고 있는 한강의 동쪽길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며 시정질문을 시작했다. 현재 잠실대교에 ‘잠실 수중보’가 설치되어 있고 그 상류부는 ‘수도법’ 상의 ‘상수도 보호구역’ 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잠실 수중보’ 상류지역은 주운(舟運)이 이뤄지지 못하는 동시에 한강변 개발에 있어서도 제약이 많은 실정이다. ‘잠실수중보’는 ‘제2차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저수로를 정비하면서 바닷물이 역류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김포대교의 ‘신곡 수중보’와 함께 1986년 건설됐으며, 2개 수중보의 건설로 강폭이 넓어지면서 한강의 모습이 직강화되어 오늘날의 한강모습이 마련되게 됐다. 김 의원은 “강동구는 한강변에 있음에도 ‘잠실수중보’ 설치와 ‘상수도 보호구역’ 규제로 인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55개 사업 중 ‘암사초록길 사업’ 등의 단 4개 사업만 추진되고 있고, 한강공원의 축제·행사 개최 및 한강변 주거지역의 재건축 사업 진행 등의 한강개발에서도 타 자치구에 비하여 매우 불균형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1980년대에서 2000년대에 거쳐 ‘잠실 수중보 상류부 주운계획’ 이 추진됐었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서 ‘잠실 수중보’ 상류부 주운계획을 재검토 해줄 것을 오세훈 시장에게 적극 요청했다. 1983년에 수립된 ‘한강종합개발사업 기본계획’에는 2단계에 걸친 ‘한강주운계획’이 수립되어 있었으며, 유람선 선착장 11곳의 위치로 잠실을 포함해 잠실 상류의 광나루와 현재의 워커힐 지역인 광장지역까지 포함되어 계획되어 있다. 김 의원은 ‘잠실 수중보’ 상류부의 주운을 통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대표사업인 ‘한강 리버버스’가 강동구 지역까지 운항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아울러 요청했다. ‘한강 리버버스’의 선착장은 수요가 풍부하고 접근성이 우수한 곳을 기준으로 현재 마곡, 여의도, 잠실 등의 7개소가 선정된 상태다. 김 의원은 “강동구와 인접하고 있는 하남, 구리, 남양주의 신도시 개발에 따라 지하철 5호선 연장과 8·9호선의 연장계획으로 인해 강동구의 교통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암사초록길 사업’ 완공 및 ‘한강 스카이 워크’ 추진 등으로 강동구의 한강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강 리버버스’ 의 경제성 확보 측면에서 볼 때, 교통수요가 높고 한강 접근성이 좋은 강동구로 ‘한강 리버버스’ 노선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김 의원은 “서울시가 하남시 등의 한강을 접한 인근 지자체와 연계하여 ‘상수도보호구역’ 등의 한강변 상류권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달라”라고 제안하고 “이를 통해 강동구 한강변에 파크 골프장과 같은 시민건강 증진을 위한 체육시설을 설치해 강동구민도 한강을 의미있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게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오 시장은 “오늘 의원님께서 문제 제기하신 부분은 충분히 제기하실 수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하며, ‘그레이트 한강프로젝트’가 진전이 되고 있음에도 강동구가 충분한 수혜지역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는 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은 “다만 잠실 상류부 주운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의 변화와 준비 및 재원이 전제되어야 하며, 한강유역환경청과의 논의 및 인천·경기도의 의견을 듣는 절차도 필요한 만큼, 종합적으로 심도있게 준비하고 검토해서 의논해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한 “한강변 상류권 규제가 완화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해달라는 요청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강동구 한강변에 파크골프장을 비롯한 체육시설 증설에 대해서도 한강유역환경청과 적극적으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강동구의 경우,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등의 대규모 재정비사업이 완료되면 2025년 이후 인구가 53만명을 넘어설 예정이며, 서울시 기준 합계출산율도 2년 연속 강동구가 1위를 기록할 만큼 성장잠재력이 높은 자치구”라고 강조하며 “이렇게 역동성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강동구에서 적극적인 한강개발이 이뤄져서 강동구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서울시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도록 한강의 동쪽길을 열어주는 사안에 대해 적극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재차 촉구하며 시정질문을 마무리했다.
  • ‘AI 대장주’ 호실적에 美증시 열광…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 효과 덕보나

    ‘AI 대장주’ 호실적에 美증시 열광…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 효과 덕보나

    인공지능(AI) 대장주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 증시가 뜨거워지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2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16.4% 폭등한 785.38달러(약 104만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1조 6670억 달러에서 1조 9390억 달러로 크게 오르며 하루 만에 2720억 달러(약 361조원) 증가했다. 이달 초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하루 증가분(1970억 달러)을 넘어서는 수치다. 시총 2조 달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엔비디아는 아마존(1조 8130억 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 7970억 달러)를 제치고 시총 순위 3위 자리도 탈환했다.엔비디아는 전날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5% 늘었고 총이익은 769% 급증했다. 전세계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미 증시도 강한 랠리를 펼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3만 9000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발 열풍에 AMD(10.69%), 브로드컴(6.31%), 마블 테크널러지(6.64%), ASML(4.81%),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4.94%), 마이크론(5.42%) 등 다른 반도체 관련주도 크게 올랐다.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SK하이닉스도 덩달아 수혜를 입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15만 6500원, 22일 종가 기준)는 전날 5.03% 급등하며 시총이 114조원에 달했다. 23일 장 초반 16만원을 넘어서며 시총이 한때 118조원을 넘었다. 3년 내 200조원 시총을 목표로 하는 SK하이닉스로서는 ‘엔비디아 효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AI 칩에 들어가는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인 ‘HBM3E’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추가 협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을 하면서 빠르게 적자 터널을 벗어난 SK하이닉스는 올해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 ‘파운드리 전쟁’ 인텔도 참전… “1.8나노 AI칩 직접 만들 것”

    ‘파운드리 전쟁’ 인텔도 참전… “1.8나노 AI칩 직접 만들 것”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대만 TSMC의 주요 사업 분야인 파운드리(주문생산)에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 당장 연말부터 TSMC보다 더 고도화된 1.8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전용칩을 생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TSMC는 물론 파운드리 투자를 늘리고 있는 삼성전자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인텔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를 열고, 연말 1.8나노 공정 양산과 2027년까지 1.4나노 공정 도입을 선언했다. 1.8나노 공정은 반도체 회로의 폭을 1.8㎚까지 촘촘하게 만든다는 의미다. 수치가 낮을수록 더 작고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1.4나노 공정은 최근 주목받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파운드리 업계에서는 ‘꿈의 공정’으로 인식된다. 인텔의 연말 목표가 1.8 나노 공정이란 것은 파운드리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를 앞서겠다는 의미다. 현재 5나노 이하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3나노 공정을 운용하는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업계 과반(57.9%)을 점유한 TSMC와 삼성전자는 연말 2나노 공정 도입이 목표이며, 삼성전자는 TSMC보다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기 위해 최근 영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Arm과 협력하기로 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드는 것 치고 인텔의 목표는 다소 과감하다. 하지만 인텔은 삼성전자와 매년 전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기반과 기술을 보유했다. 게다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으로 전세계 반도체 수급을 쥐락펴락하는 미국 토종 기업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인텔은 연말 도입할 1.8나노 공정으로 MS의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구체적인 칩 종류를 밝히지 않았지만 MS가 지난해 발표한 ‘마이아’라는 AI 전용 칩으로 추정된다. 인텔이 파운드리로 영역을 넓힌 것은 MS,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기로 한 만큼 이들이 개발한 칩을 대신 제조해줄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에 이어 2순위로 파운드리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삼성전자는 TSMC에 밀리고 인텔에 쫓기는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업계가 현재 1강 1중 구도에서 1강 2중으로 재편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엔비디아 ‘깜짝 실적’ 주가 급등… 삼성전자는 왜 제자리걸음할까

    엔비디아 ‘깜짝 실적’ 주가 급등… 삼성전자는 왜 제자리걸음할까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연이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열풍을 실적으로 입증했다. 국내 반도체주들도 이에 따라 상승폭을 키웠지만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오히려 하락 마감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21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이 221억 달러(약 29조 5035억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265%나 늘어난 데다 시장 전망치(206억 2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 실현 매도세가 몰리며 주가가 2.65% 하락 마감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선 10% 가까이 급등하며 AI 분야 최대 수혜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 22일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5.03 %), 한미반도체(6.56%) 등 국내 반도체주도 일제히 랠리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0.14% 오른 7만 3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10조원이 넘는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코스피가 한 달간(1월 19일~2월 21일) 8.7%가량 상승했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겨우 1.81%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달 초 한때 ‘8만 전자’ 돌파를 넘봤으나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7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증시가 고공행진하면서 닛케이225 대장주인 도요타에 아시아 시총 2위 자리를 넘겨주기도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성장주도 가치주도 아닌 방어주”라면서 “방어주는 주가가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부진은 고부가 첨단 반도체의 주도권을 선점하지 못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D램에서 여전히 1위지만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놓고 SK하이닉스와 경쟁하고 있으며,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기업) 격차는 벌어져 있다. 게다가 이날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의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 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중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온 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동원 KB연구원은 “2025년까지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통한 온디바이스 AI폰 선점 효과로 향후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주도(점유율 55%)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세종로의 아침] 의료대란, 장기화만은 안 된다

    [세종로의 아침] 의료대란, 장기화만은 안 된다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충돌하면서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사안이 1년 이상 갈 수 있다”고 했고, 정부 관계자는 “오래 버텨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양측 모두 물러설 생각이 없다. 언제 끝날지 기약 없는 의료대란에 환자들 속만 타들어 간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개시한 지난 20일 정부와 의료계 인사들이 의대 증원 규모 발표 이후 처음으로 TV 토론을 벌였지만, 자기주장만 하고 갈라섰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뿐 아니라 ‘필수의료 패키지’까지 전면 무효로 하라고 주장했고, 정부는 의대 2000명 증원안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마주 앉아 대화와 타협으로 접점을 찾아야 하지만 양측은 강경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2일 브리핑에서 “의사단체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 증원에 대한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았다. 논의에 진척이 없어 1월 15일 공문으로도 의견 제시를 요청했으나 끝까지 답변하지 않았다”며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생각할 때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더이상 의료개혁을 지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만약 이번에도 의사 단체의 횡포에 무릎 꿇고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거나 증원 규모를 줄인다면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응급실 뺑뺑이’, ‘소아청소년과 오픈런’을 생각하면 의대 증원 방향은 맞다. 고령화에 대비해 각국은 꾸준히 의대 정원을 늘려 왔다. 미국은 최근 20년간 의대 정원을 38% 확대했고 영국은 2002년 4300명에서 2021년 9280명으로, 독일은 2015년 1만 728명에서 2022년 1만 1752명으로 늘렸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은 유독 의사들 반대로 1998년(3507명) 이후 지금까지 의대 정원을 단 한 명도 늘리지 못했다. 개원가로 떠난 전문의들이 필수의료 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대형병원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들에게 충분한 수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사단체의 주장은 백번 옳은 말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이미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을 자꾸 추진하라고 하니 대화가 이뤄질 수 없다. 귀를 막고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무엇을 보충하고 수정해야 하는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게 순서다.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은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동시에 추진해야 할 과제다. 운용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이 충분해야 정부도 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을 제약 없이 설계할 수 있다. 의료계 주장의 저변에는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정부도 보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 가령 필수의료 수가 인상 시범사업 시작 시점, 의료인 형사처벌 면제 특례법 발의 시점 등 가시적인 내용을 추가로 내놓아야 의료계를 설득할 수 있다. 또 ‘해마다 2000명씩 5년간 증원’ 계획에 너무 얽매일 필요 없다. 7년간 1500명씩, 10년간 1000명씩 등 점진적으로 늘리는 안까지 열어 두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 2000명보다는 적더라도 일단 의대 증원 확대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지 않겠는가. 지금은 의대 증원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지만 의료 대란이 길어져 제때 치료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환자가 나온다면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 국민 생명을 볼모로 잡는다는 비난을 의료계뿐만 아니라 정부도 들을 수 있다. 이현정 세종취재본부 차장
  • 요양병원 내몰리는 고령 환자들… “아픈 몸에 뺑뺑이 신세, 서럽다”

    요양병원 내몰리는 고령 환자들… “아픈 몸에 뺑뺑이 신세, 서럽다”

    수술 후 입원 중 갑자기 퇴원 통보병원 인근 숙박업소 때아닌 ‘만실’“의사 밥그릇 챙긴다고 환자 고생”“구급차서 대기하느라 30만원 들어”요양병원 “입원 문의 2~3배 늘어” “허리 수술하고 입원했는데 전공의가 없으니 당일 퇴원하라고 해 요양병원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죠.”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사흘째인 22일 의료 공백이 커지면서 주요 병원 인근에 있는 요양병원으로 고령 환자들이 몰리는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입원 중 퇴원 통보를 받고 ‘뺑뺑이’ 끝에 요양병원으로 오는 환자가 늘어나고, 요양병원에서 수술이나 외래 진료를 위해 전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는 사례가 속출해서다.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병원 앞에서 택시를 잡던 김모씨는 “허리 수술을 받은 병원으로 외래 진료를 받으러 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퇴원을 요청받고 며칠 전 이 요양병원으로 왔다. 김씨는 “아픈 몸으로 진료받기 위해 긴 시간을 이동하려니 불편함은 둘째 치고 힘들고 서럽다”고 호소했다. 세브란스병원 인근에 있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요양병원 주차장에는 환자 이송을 위한 사설 구급차들이 수시로 들락거렸다. 이 병원 원무과에서 일하는 민모(34)씨는 “병원에 빈자리가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가 1.5배는 늘었다”며 “대학병원에서 퇴원을 요청받아 이 병원으로 오는 분 중엔 중증 환자도 있는데 앞으로 숫자가 더 늘어나면 병원에 계시다 큰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 병원 접수처에서 만난 최모씨는 “87세의 아버지가 강북삼성병원에서 얼마 전 담낭조영술을 받았는데 퇴원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날 갑자기 병실을 비워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급하게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의사들이 자기들 밥그릇 챙기겠다는 바람에 애꿎은 환자만 고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요양병원과 대학병원을 오가는 사설 구급차를 모는 편모씨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환자가 이전보다 2배는 늘었다”고 전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문모(39)씨도 “대학병원에서 퇴원 요청을 받고서 입원을 문의하는 분이 2~3배 정도 늘었다”며 “병원마다 수용할 수 있는 환자에 한계가 있다 보니 요양병원도 못 오고 뺑뺑이를 도는 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병원 뺑뺑이로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느라 20만~30만원 가까이 비용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요양병원뿐 아니라 대학병원 인근의 숙박업소도 때아닌 ‘만실’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인근에 있는 한 모텔에는 이날도 머물 곳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모텔 주인은 “투숙객 전원이 서울대병원 환자”라며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기존에 머물던 방을 연장하거나 급하게 방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도 빅5 병원을 포함한 대학병원들이 응급 환자나 중증 환자의 치료와 입원을 거절하는 등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은 지속됐다. 게다가 서울 의료 수요가 서울 외곽으로 번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 남부 최대 공공의료시설인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서는 집단행동 전후를 비교했을 때 전원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매일 7명씩 전원 환자가 방문했다. 평소 평균 전원 환자 4.6명보다 2명 이상 많은 셈이다.
  • 정부 “2000명 의대 증원도 부족… 양성기간·고령화 고려”

    정부 “2000명 의대 증원도 부족… 양성기간·고령화 고려”

    정부가 한 해 2000명씩, 5년간 총 1만명의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것은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의사 양성에 걸리는 기간, 필수 의료 확충의 시급성,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대, 사회 각계의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해 최소 규모를 2000명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연구자들이 서로 다른 가정에도 불구하고 3개의 연구 모두 2035년 의사 부족분이 1만명으로 산출돼 단계적 증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했다”면서 “2025년에 의대 증원을 하더라도 전공의는 2031년에, 전문의는 2036년에 배출된다”며 “2000명이 아닌 750명 또는 1000명 수준으로 증원한다면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시간이 10년 더 늦어진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증원이 절박한 배경으로 고령화를 언급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35년 65세 이상 인구는 현재보다 70% 늘어나고 입원 일수는 45%, 외래 일수는 13% 증가한다. 같은 시기 베이비붐 세대(1946~1965년 출생) 의사와 졸업정원제 적용을 받아 대거 배출된 의사들이 본격 은퇴 시기를 맞으면서 의사 고령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35년 70세 이상의 은퇴 예상 의사 수는 약 3만 2000명으로 10년간 새로 유입되는 의사 인원인 3만명을 웃돈다. 박 차관은 “지금 구조로는 급증하는 의료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이상 늦추기 어려운 정책적 결단”이라고 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는 “복지부가 연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며 “해당 연구를 제외하면 증원 논리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 ‘경매 딱지’가 동네를 삼켰다 [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하)]

    ‘경매 딱지’가 동네를 삼켰다 [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악몽(하)]

    시세 확인 어려운 빌라 밀집화곡동 일대 1월 경매 592건 1년 전보다 3배 이상 폭증세제때 못 받은 전셋값 4만 5000건… 국가가 월 3500억 대신 갚는다 2022~23년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전세사기 광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이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났고 몇몇 빌라의 ‘신’과 ‘왕’, ‘왕자’는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세입자들의 악몽은 진행형이다. 지난해 2~5월 삶의 이유를 놓아버린 세입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제서야 정부는 경·공매를 미뤘는데 그 유예 기간(통상 6개월~1년)이 하나둘 끝나기 시작했다. 언제든 거리로 나앉을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는 눈앞의 현실이다. 전셋값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내려가기 시작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전세 계약 만기도 속속 돌아온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올해도 쏟아질 거란 의미다.22일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빌라왕’, ‘빌라의 신’, ‘강서구 빌라왕’의 주무대였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올해 1월 진행한 경매 건수는 592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5건과 비교하면 세 배 넘게 늘었다. 전세사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이전인 2021년 화곡동의 경매 건수는 1093건이었는데 2022년 1456건, 2023년 3706건으로 급증했다.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전세사기 마수가 뻗친 양천구 신월동(139건), 관악구 신림동(86건), 구로구 개봉동(51건)의 경매 건수는 화곡동에 비하면 10~20% 수준이다. 서울 전체 경매 건수의 61.2%가 화곡동에 몰렸다. 화곡동이 전세사기의 무대가 된 것은 김포공항으로 고도 제한에 걸려 아파트 대신 층수가 낮은 빌라촌이 오랜 기간 형성돼서다. 아파트에 비해 빌라, 오피스텔 등은 시세 확인이 쉽지 않아 전세사기꾼의 표적이 됐다.인천 미추홀구도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미추홀구의 경매 진행 건수는 433건이다. 전년 동월 223건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미추홀구 경매 건수는 2021년 1375건이었지만 2022년 1591건, 2023년 3028건으로 해마다 늘었다. 미추홀구는 북쪽으로 국철 1호선이 관통하고 수인분당선과 인천 2호선이 각각 동북쪽과 남서쪽을 지난다. 일부 재개발 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빌라와 1~2동짜리 ‘나홀로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교통은 편리한데 인근 연수구나 남동구보다 전셋값은 낮게 형성됐다. 신혼부부나 혼자 사는 청년들이 몰린 까닭이다. 기업형 전세사기극을 벌여 2708채를 소유했던 ‘건축왕’ 남모(63)씨도 이곳에 침을 흘렸다. 이론적으론 경매에 넘어간 집이 낙찰되고, 세입자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있는 최우선 순위라면 낙찰대금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증금을 전액 회수하지 못할 경우엔 낙찰자에게 대항력을 행사해 부족분을 요구하면 된다. 최우선 순위가 아니더라도 소액 임차인이라면 보증금 중 일부를 ‘최우선 변제’를 통해 회수할 수 있다. # 끝없는 지옥경매 통한 보증금 회수 사실상 불가미추홀 피해자 후순위 임차인 많아“언제 거리에 나앉을지 몰라” 공포 현실에선 경매를 통한 보증금 회수가 쉽지 않다. 최근 경매 매물로 나오는 집들은 전셋값이 최고점을 찍었던 2021년 세를 줬다가 보증금 반환을 안 해 경매 절차에 들어간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경매 시 감정평가액이 전셋값보다도 낮을 가능성이 높다. 경매 낙찰 가격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으면 낙찰자는 보증금에서 낙찰가를 뺀 차액을 세입자에게 주고 주택을 사들여야 한다. 경매에서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기피 매물이 된 배경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우선매수권을 넘겨 주택매입 신청이 가능하지만, 피해자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고 LH 내부에 가격 상한선이 있어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임차인이 선순위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직접 경매에 참여해 ‘셀프 낙찰’을 받는 방법도 있다. 낙찰대금에서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만큼 빼고 매각대금을 치르면 된다. 가령 낙찰대금이 1억 5000만원이고 보증금이 5000만원이면 세입자가 1억원을 내고 주택을 인도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매가 몇 차례 유찰돼 낙찰가격이 내려가야 손실을 줄일 수 있는데, 최근 경매 ‘꾼’들이 개입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셀프 낙찰을 방해하고 있다. 사기당한 집을 웃돈 주고 사야 해서 셀프 낙찰을 꺼리는 피해자도 많다. 미추홀구 한아름아파트는 104가구 중 103가구가 ‘건축왕’에게 당했다. 미추홀구 피해자 대부분은 후순위 임차인이다. 일단 2차까지 유찰됐던 경·공매가 미뤄져 거리에 나앉을 상황은 피했지만, 경매가 속속 재개되면서 피해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LH에 긴급 지원주택을 신청할 수 있지만, 임대차 보증금이 3억원 이하(시도별·피해자 여건에 따라 최대 5억원)여야 하고, 임대인의 기망을 입증하는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빚을 내 다른 전셋집에 들어가야 한다.집주인으로부터 전셋값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임차권 등기 명령’을 신청하는 세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임차권 등기란 계약이 끝난 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할 때 대항력을 지키고 보증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걸 등기부등본에 기재하기 위한 과정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총 4만 5445건으로 전년(1만 2038건)의 3.8배에 달한다. 대법원이 2010년 임차권등기명령 건수를 공개한 이후 최다 수준이다. 전세사기 피해로 2022년 임차권 등기 명령 신청은 급격히 늘었는데, 지난해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전세사기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올해 전세 보증금반환보증보험 사고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사고액은 2927억원, 사고 건수는 1333건이었다. 전년 동월 2232억원에 비해 31.1% 늘었다. 집주인이 전셋값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갚아 줘야 하는 대위변제 금액은 지난달 3469억원으로 지난해 1월 1694억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보증보험 사고액은 2021년 5790억원이던 것이 2022년 1조 1726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4조 3347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 금융권 해외 부동산 부실 우려 2조 5000억… 개인투자자 손실 불가피

    금융권 해외 부동산 부실 우려 2조 5000억… 개인투자자 손실 불가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중 2조 5000억원 규모가 부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6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총자산(6800조 9000억원)의 0.8% 수준이다. 같은 기간 금융사들이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 8000억원 중 2조 3100억원(6.46%)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인해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공개했던 자료에서는 EOD 사유가 발생한 규모가 1조 3300억원(전체 사업장의 3.7%)이었다. 3개월 만에 1조원가량 급증한 것이다. 자산 유형별 기한이익상실 발생 규모는 오피스가 93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호텔 1100억원, 상가 1200억원 등이었다. 금감원은 단일 사업장 투자 이외에 복수 자산(복수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등) 투자액 20조 5000억원까지 포함한 원금 대비 손실률을 5.9%로 집계했다. 금감원은 올해도 일부 추가 손실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상업용 부동산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많아 앞으로 손실이 조금 더 발생할 수는 있다”며 “9월 말 이후 최근까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4~6% 추가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총자산 대비 1% 미만으로 금융회사의 양호한 자본비율 등 손실흡수 능력을 감안했을 때 투자 손실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김 부원장보는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규모는 국내 프로젝트펀드(PF) 대출에 비해 절반 이하”라면서 “국내 금융사 자본력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한다고 해도 우리 금융 시스템이 감내 가능하다”고 밝혔다. EOD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투자 순위(트렌치)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회수할 수 있어 최종적인 회수가능금액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권별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보험이 31조 9000억원으로 전체 투자 잔액의 56.6%를 차지했다. 은행 10조 1000억원(17.9%), 증권 8조 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 7000억원(6.6%), 여전 2조 2000억원(0.5%), 저축은행 1000억원(0.2%)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 5000억원(61.1%)으로 가장 많고, 유럽 10조 8000억원(19.2%), 아시아 4조 4000억원(7.9%), 기타 6조 6000억원(11.8%) 등 순이었다. 만기별로는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가 12조 7000억원(22.5%)이었다. 2030년까지 만기 도래하는 규모는 43조 7000억원(77.5%)이었다. 한편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에서도 일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임대형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는 21개이며 설정액은 2조 3000억원으로 파악됐다.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액수는 1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로, 9000억원 규모다.
  • 성남시, GTX-A 성남역 개통 대비 버스노선 6개 증편 운영

    성남시, GTX-A 성남역 개통 대비 버스노선 6개 증편 운영

    경기 성남시는 다음달 30일 GTX-A 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성남역을 경유하는 6개 노선에 시내·마을버스 88대를 확충한다고 23일 밝혔다. 시는 성남역 5번 출구 앞에 버스정류장을 신설하는 등 6개 버스노선에 대한 신설·연장·증차 등 GTX 성남역 연계교통대책을 확정했다. 3월 22일 첫차부터 시내버스 누리4번과 720-1번, 마을버스 73번은 성남역까지 연장 운영되며 이달 초에 개통한 시내버스 351번, 422번과 기존 55번 시내버스도 신설된 버스정류장에 정차하게 된다. 시는 또한 판교테크노밸리 등 관내 주요 거점과 GTX-A 성남역 간 원활한 환승을 위해 성남역을 경유하는 노선에 대한 추가 증편을 추진한다. 시는 올해 상반기 내로 시내버스 351번은 10대, 422번은 15대, 누리4번은 8대, 720-1번은 29대, 55번은 18대로 증편·운영되며 마을버스 73번은 8대로 증편된다. 한편, 판교 제1·2테크노밸리 지역의 근로자와 입주자 증가로 서울역 방면 간 대중교통 이용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이번 개통되는 GTX-A 노선은 2026년 이후에나 서울역까지 연장 운행이 검토되고 있어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이에 시는 분당지역~서울역 간 운행 중인 기존 M4102번, 9000번, 9401번 광역버스에 대한 증편과 원도심 산성대로·성남대로~서울역 방면 노선 신설, 판교대장지구~강남역 방면 노선 신설을 인면허 기관인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서울시에 요청한 상황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GTX-A 성남역 개통 후 상반기 대중교통 이용수요 모니터링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 시내 및 마을버스 노선 추가 확충을 지속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TX-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34.9㎞)이 내달 30일에 개통되면 동탄역에서 성남역을 거쳐서 수서역까지 19분이면 도달하게 돼 성남지역에서 서울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예정이다.
  • “아픈 몸에 ‘뺑뺑이’ 서러워”… 의료 공백에 ‘요양병원’ 내몰리는 고령 환자들

    “아픈 몸에 ‘뺑뺑이’ 서러워”… 의료 공백에 ‘요양병원’ 내몰리는 고령 환자들

    대형병원 전공의 사직, 커지는 의료공백 “허리 수술하고 입원했는데 전공의가 없으니 당일 퇴원하라고 해서 요양병원으로 옮길 수 밖에 없었죠.”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사흘째인 22일, 의료공백이 커지면서 주요 병원 인근 요양병원으로 고령 환자들이 몰리는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입원 중 퇴원 통보를 받고 ‘뺑뺑이’ 끝에 요양병원으로 오는 환자, 요양병원에서 수술이나 외래 진료를 위해 전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병원 앞에서 택시를 잡던 김모씨는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외래 진료를 받으러 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씨는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 중이었지만,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퇴원을 요청받고 며칠전 이 요양병원으로 왔다. 김씨는 “아픈 몸에 진료받으러 긴 시간을 이동하려니 힘들고 서럽다”고 호소했다.세브란스 병원 인근에 있는 서대문구의 한 요양병원 주차장은 환자 이송을 위한 사설 구급차들이 수시로 들락거렸다. 이 병원 원무과에서 일하는 민모(34)씨는 “병원에 빈 자리가 있는지 물어보는 전화가 1.5배는 늘었다”며 “대학병원에서 퇴원을 요청받아 이 병원으로 오는 분 중엔 중증 환자도 있는데, 앞으로 숫자가 더 늘어나면 병원에 계시다 큰일이라도 생길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이 병원 접수처에서 만난 최모씨는 “87세의 아버지가 강북삼성병원에서 얼마 전 담낭조영술을 받으셨는데, 퇴원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전날 갑자기 병실을 비워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급하게 병실이 있는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의사들이 자기들 밥그릇 챙기겠다는 바람에 애꿎은 환자만 고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병원과 대학병원을 오가는 사설구급차를 모는 편모씨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환자가 이전보다 2배는 늘었다”고 전했다.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는 문모(39)씨도 “대학병원에서 퇴원 요청을 받고서 입원 문의하는 분들이 2~3배 정도 늘었다”며 “병원마다 수용할 수 있는 환자가 한계가 있다 보니 요양병원도 못 오고 ‘뺑뺑이’를 도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요양병원뿐 아니라 대학병원 인근의 숙박업소도 때 아닌 ‘만실’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인근에 있는 한 모텔에는 이날도 머물 곳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다. 모텔 주인은 “투숙객 전원이 서울대병원 환자”라면서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기존에 머물던 방을 연장하거나 급하게 방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도 환자들이 치료해 줄 병원을 찾아다니는 ‘뺑뺑이’는 이어졌고, 빅5 병원을 포함한 대학병원들이 응급환자나 중증 환자도 치료나 입원을 거절하는 등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지속됐다. 게다가 서울 의료수요가 서울 외곽으로 번지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경기 남부 최대 공공 의료시설인 경기도 성남시의료원에서는 집단행동 전후를 비교했을 때 전원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20일과 21일 이틀간 매일 7명씩 전원환자가 방문했다. 평소 평균 전원환자 4.6명보다 2명 이상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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