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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 뺀 옐런… 美 금리인상 9월로 밀리나

    발 뺀 옐런… 美 금리인상 9월로 밀리나

    일주일 남은 FOMC 결정 주목 여건상 9월에나 정책 변화 전망 지난달 ‘매파적’(금리 인상) 발언을 쏟아낸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과 주요 위원들이 이달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 개최 일주일을 앞두고 신중한 자세로 돌변했다. 시장에선 이달 금리 인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9월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옐런 의장은 6일(이하 현지시간) 필라델피아 국제문제협의회 연설에서 “최근 경제 지표가 혼조를 나타내고 있으나 긍정적인 요인이 우세하다”며 “여전히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유효하다고 여전히 강조했지만 지난달 27일 하버드대 강연에서 “수개월 내”라고 시기를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한발 물러섰다. 옐런 의장의 발언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확실히 대비된다. 당시 옐런 의장은 FOMC 개최를 열흘가량 앞두고 이코노믹 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미루면 추후 급하게 긴축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 빠진다”라며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옐런 의장의 신중한 발언은 미국 고용지표가 ‘쇼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3일 발표된 미국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3만 8000명에 그쳐 6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2만 3000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4월과 비교하면 3분의1로 급감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에 관한 좋은 소식이 뒷받침할 때 움직이는 게 낫다”며 “실망스러운 고용지표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격히 낮아졌다고 보는 것이 공정한 평가”라고 말했다. 올해 통화정책 투표권은 없지만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 둔화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투표를 감안해 최소 7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가진 연설에서 “미국 경제 성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수준”이라며 조기 인상론에 힘을 실었다. 이번 FOMC에서 연준 위원 간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못하면 다음 시점은 9월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FOMC는 옐런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회의라 중요한 정책 결정이 부담스럽고, 8월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 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한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2%에 불과하고 7월도 26%에 그쳤다. 국제기구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의 한 고위 경제관료는 “미국 경제 주체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체감도가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데 다들 공감한다”면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수개월 내 금리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연내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추후 발표되는 미국 고용과 경제지표, 중국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금리 인상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연평바다 메운 中 어선 직접 나포한 어민들

    서해 연평도 어민들이 그제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해 우리 해경에 인계했다고 한다. 꽃게철을 맞은 중국 어선들의 싹쓸이 조업이 얼마나 심각했으면 우리 어민들이 직접 나섰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남북 대치 속에 단속의 어려움을 고려하더라도 그동안 우리 해경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어민들이 중국 어선을 나포한 곳은 북방한계선(NLL)에서 남쪽으로 550m 떨어진 대연평도 북쪽 지점이다. 새벽에 조업을 나갔던 어선들이 NLL 인근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 70~80척을 발견하고, 무리에서 떨어져 있던 2척에 로프를 걸어 연평도로 끌어온 것이다. 나포 이유는 이들의 불법 조업으로 꽃게 어획량이 줄어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 해역에서 잡히는 꽃게 어획량은 2013년 9984t에서 지난해 6721t으로 30% 줄었다고 한다. 올해 1~5월에는 62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743t의 35.5% 수준으로 급감했다. 환경적인 요인도 있지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으로 꽃게의 씨가 마르고 있다는 게 어민들의 생각이다. 봄어기(4~6월) 우리 군 레이더망에 포착된 중국 어선 수가 2013년 1만 5560척에서 2014년 1만 9150척, 2015년 2만 9640척으로 급증한 사실이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꽃게 어획량이 ‘절벽’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참다못한 어민들이 생존권 차원에서 직접 물리력까지 행사한 것이다. 어민들은 “중국 어선 때문에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 정부는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해경도 단속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을 안다. 중국 어선들은 불법 조업을 하다 해경이 단속에 나서면 NLL 북쪽으로 달아나 버린다. 해경이 나포작전 중 자칫 NLL를 넘어가면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줄 수도 있다. 해경 측은 이런 나포의 어려움을 들어 NLL 북쪽으로 중국 어선들을 쫓아내는 방식을 주로 쓰고 있다. 적발에 비해 나포 어선 수가 미미한 수준인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쫓아내기 방식은 음식에 들러붙는 파리 떼를 손을 저어 쫓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손만 거두면 언제든 다시 몰려든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수역에 발을 못 붙이게 하려면 과감한 나포와 엄벌밖에 방법이 없다. 이를 위해 해경의 단속 인력과 장비를 대폭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다. 중국 어선들이 우리 어장을 제집 드나들 듯하게 놔둬서야 되겠는가.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사례1. 서울 강남의 A은행 PB센터에 근무하는 이모 팀장. 이 팀장은 최근 한 자산가 고객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처리했다. 유학 중인 자녀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한 이 고객은 전신료(8000원)와 해외송금수수료(2만 5000원)를 납부해야 했다. 그런데 이 고객은 이 팀장에게 대뜸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 해외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고객이 PB센터에 맡겨 놓은 현금 자산만 50억원이 넘었다. 초부유층 고객인 셈이다. 이 팀장은 “PB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우대 혜택으로 대부분의 수수료가 면제되지만 가끔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엔 여지없이 수수료를 깎아 달라고 한다”며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럴 땐 군말 없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고 털어놨다. 사례2. 김모씨는 2013년 여름 B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휴대폰 문자메시지(SMS) 알림 서비스(이용요금 한 달 1000원)를 신청했다. 계좌의 입출금 정보나 적금 만기, 연체 등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처음 몇 달은 김씨가 지정한 자동이체 계좌에서 서비스 이용 수수료가 꼬박꼬박 빠져나갔다. 그러다 계좌 잔고가 부족해 4개월 동안 수수료 연체가 발생했다. 이후 김씨 계좌에 목돈이 입금되자 은행은 그동안 연체된 수수료(4000원)를 곧바로 출금해 갔다. 이에 김씨는 A은행에 “허락 없이 수수료를 빼갔다”며 10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은행원들은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문턱만 들어서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하소연한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지만 ‘서비스=공짜’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워낙 만연해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시장 질서가 훼손되고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게 금융권 종사자들의 항변이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를 중국집 군만두(공짜)쯤으로 생각한다”는 자조 섞인 불만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양원근 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은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으로 손쉽게 은행들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해 고객들이 수수료 자체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정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억원의 현금자산을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맡기는 자산가 고객들조차 수수료는 지불하기 아까워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선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C은행 부행장은 “금융사는 서비스에 정당한 가격을 매기고, 고객은 서비스를 받은 만큼 제값(수수료)을 지불하는 시장경제 기본원칙을 금융시장 참여자(정부·금융사·고객) 모두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수료 현실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융 서비스에 제값을 지불하지 않는 관행이 자리잡은 배경은 복합적이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우리 금융산업이 수십년째 제자리인 것은 시장 참여자 모두 그동안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우선은 정부와 정치권의 무원칙이 가장 큰 문제다. 여론에 휘둘리거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무분별하게 시장에 개입해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1년 미국 월가의 ‘금융권 탐욕 규탄 시위’ 직후 국내에서도 금융사들이 자동화기기(ATM) 등 각종 수수료를 줄줄이 인하했다. 들끓는 ‘민심’을 의식한 금융 당국과 정치권의 압박 탓이었다. 2006년 6900억원이었던 시중은행 수수료 수익은 2014년 5000억원으로 27.5% 급감했다. 취임 초였던 지난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격 통제는 금융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는 대표 사례”라며 ‘수수료 자율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은행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한 질타가 잇따르자 임 위원장은 “적정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가격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두 차례(0.5%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급감했던 시중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1.5% 수준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최고 0.8% 포인트까지 끌어내렸다. 종종 ‘표심’(票心)을 의식해 은행을 압박하기도 한다. 2007년 경기 판교 3400가구 입주 예정자들은 단체로 중도금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버티던 시중은행 3곳은 ‘집단대출 입찰에서 제외하고 은행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에 결국 0.4~0.5% 포인트 금리를 깎아 줬다. 당시 입주 예정자 편에 서서 은행을 수 차례 항의 방문했던 지자체 의원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금리를 깎아 준 것은 국내 최초”라고 자평하며 ‘지역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 준 사례’로 의정 홍보에 적극 이용하기도 했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은행장은 “고객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내는 것은 모두 정상적인 계약에 기초한 것인데 고객들이 은행과의 계약은 쉽게 파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계약보다는 ‘떼법’이 우위에 있는 국내 풍토를 꼬집은 것이다. ‘민원에 죽고 사는’ 은행들이 스스로 시장 원칙을 내준 책임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2002년부터 금융사별 민원 평가를 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월 민원접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지점 경영평가(KPI)와 직원 승진, 성과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은행의 경우 영업점 KPI(1000점 만점)에서 민원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0점)다. 민원 한 건이 발생할 때마다 1점이 감점된다. 금감원에 직접 접수되는 민원은 때에 따라 한 건에 5점 감점되기도 한다. D은행 직원은 “금감원 접수 민원으로 KPI 5점이 한 방에 감점되면 신규 카드 고객을 200명 넘게 유치한 실적이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다”며 “악성 민원인(블랙컨슈머)이라도 일단 민원 접수를 못 하도록 ‘어거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금융 당국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민원 평가 방식을 ‘소비자보호실태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던 금융 시장에서 은행들이 이제 와 ‘비정상의 정상화’(수수료 현실화)를 외치고 있다. 위기감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인 1.5%까지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이자수익 역시 급감해서다.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1.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줄어든 수익 벌충을 위해선 수수료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고금리 과실을 누렸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수료를 금리에 반영해 사실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며 “최근엔 저금리 기조로 이자수익은 계속 줄어드는 데 반해 수수료를 이자에 얹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진단했다. 금융 환경도 크게 변했다. 과거 은행은 지급·결제·송금 등 금융 인프라망을 제공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했다. 서비스도 그만큼 단순했다. 반면 최근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외환업무 등 상업은행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인데 현재와 같은 수익 구조로는 투자도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이 수수료 1000~2000원을 아까워하면 결국엔 서비스 질이 악화되고 고객이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혜택들이 축소된다”며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문만 열고 나가면 길거리에서 쉽게 눈에 띄던 은행 영업점(13개 은행 기준·2014년 6055개→2015년 5890개)이나 ATM(3만 9723개→3만 8254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도 ‘혜택 축소’인 셈이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더이상 미뤄 두기도 힘들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이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수수료 감면 혜택도 어떤 부분이 얼마나 면제되고 있는지 일일이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짜로 이용하고 있는 수수료 혜택이 사실은 공짜가 아님을 인지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구조화 상품(ELS, ELF 등)이나 맞춤형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고객이 ‘이 정도 상품에는 지갑을 열어도 되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은행의 차별화 노력을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금융 당국이 금리와 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정부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과 ‘약속한 범위’에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선 넘은 中 어선 2만 9640척… 2년 새 두 배 늘었다

    “굶게 생겼다” 꽃게 어획량 30%↓ “해상경계 획정… 국경선 명확히”해수부 “中 정부에 문제 제기 압박” 북방한계선(NLL) 경계에서 중국 어선이 불법 조업을 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4~6월 꽃게철에는 어민들의 생계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 연평도 북방 해상은 NLL과 불과 1.4∼2.5㎞가량 떨어져 있고, 북한군 해안포와 함정에 항상 노출돼 있어 우리 해군이나 해경의 불법 조업 단속도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이런 점을 노린 중국 어선들은 NLL과 연평도 사이의 바다에서 며칠씩 불법 조업을 하고 밤에는 닻을 내리고 휴식한다. 중국 어선들은 서해 NLL 남쪽 해역에서 조업을 하다가 나포 작전에 나선 우리 해군이나 해경 경비함정이 보이면 북한 해역으로 도주한다. 10㎞ 안팎인 서해 NLL을 넘어가는 데 채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5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불법 조업을 벌이다 우리 정부의 단속에 적발된 중국 어선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부터 올 4월까지 적발된 중국 어선은 총 2845척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무단 침입하는 전체 중국 어선 규모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치다. 봄어기인 4∼6월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레이더망에 포착된 중국 어선 수는 2013년 1만 5560척(하루 평균 172척)에서 2014년 1만 9150척(하루 212척), 2015년 2만 9640척(하루 329척)으로 증가하며 2년 새 2배가 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이 서해 NLL 북한 수역에 입어 신청을 하고 정작 조업은 우리 쪽에서 한다”며 “중국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 측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쌍끌이 저인망 중국 어선들에 의한 통발 등 우리 어민들의 어로장비 훼손도 심각하다.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어구 손상과 조업 손실 등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따른 피해가 2010~2014년 106억원으로 집계됐다. 꽃게 어획량도 2013년 9984t에서 지난해 6721t으로 33% 줄었다. 특히 올 4월의 꽃게 어획량은 약 17만㎏으로 지난해 같은 달(77만㎏)보다 78% 감소했다. 백령도 어민들의 가장 큰 소득원인 봄철 까나리도 중국 어선이 쓸어가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한창 꽃게 조업을 해야 하는데 중국 어선들이 워낙 많다 보니 물고기를 싹쓸이해 어민들의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 때문에 강하게 단속하기 어려운 상황을 중국 어선들이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소장은 “중국 어민들이 남북 간 특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경이 보이면 북한 수역으로 도주해 공격적인 단속에 한계가 많다”면서 “NLL 부근 수역에서 중국과 우리 정부가 공동 단속을 펴거나 해상 경계를 서둘러 획정해 바다의 국경선을 명확히 하는 게 실효성 있는 법 집행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훈 해수부 지도교섭과장은 “지도 단속을 위한 실무회의와 한·중 어업협정 회의, 어업공동위원회 등 다양한 양국 간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중국 어선을 압박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기본소득 300만원 보장 논란/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본소득 300만원 보장 논란/임창용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기본소득’이 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언론이 ‘핀란드에서 조만간 기본소득이 시행된다’는 보도를 쏟아내면서부터다. 핀란드 정부가 국민에게 월 800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핀란드 사회보험공단은 올해 11월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일정까지 밝혔다. 국내외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영국의 사회 분야 싱크탱크 네스타는 올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10가지 트렌드 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꼽기도 했다. 올해부터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나라가 나올 것으로 본 것 같다. 스위스가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5일 실시한다. 성인에게는 월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 미성년자에게는 월 650스위스프랑(약 78만원)을 보장해 주는 게 핵심이다. 기본소득보다 적게 버는 사람에게 차액만큼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여론조사는 6대4 정도로 부결을 점친다. 부결되면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첫 국가는 11월 투표가 실시되는 핀란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핀란드에선 7대3 정도로 찬성 의견이 많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조건 없이 국민 모두에게 일정액 이상 지급하는 소득이다.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도록 하자는 취지다.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추진해 온 ‘지식인 모임’은 “무직자도 기본적 생활을 보장받아야 하고, 직업이 있어도 생계를 위해 원치 않는 일을 억지로 하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생계가 보장된 상태에서 원하는 일을 해야 경쟁력과 생산성, 인간의 품격이 올라간다는 논리다. 반대 측에선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는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받아친다. 두 나라 말고도 기본소득에 관심을 갖는 나라는 느는 추세다. 네덜란드에서 위트레흐트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기본소득 실험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에서도 지난해 남부의 아키텐주 의회가 일종의 기본소득 실험안을 통과시켰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빈곤의 덫을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안정된 직업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들도 기본소득 도입에 긍정적이다. 인공지능 같은 4차산업을 이끄는 이들이다. 에어비앤비에 투자한 샘 알트만 Y컴비네이터 최고경영자, 페이스북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이 대표적이다. 이유는 다르다. 테크노 거인인 그들의 생존 기반, 즉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인공지능과 로봇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급감에 대비하려면 기본소득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대량 실업이 공동체 파괴를 초래해 자본주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겁을 먹고 있는 듯하다. 스위스 국민투표 이후 기본소득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 같다. 우리의 ‘무상복지’ 논란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사회주의식 실험의 성패가 궁금하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올 여름 유망 성공 창업아이템,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

    올 여름 유망 성공 창업아이템,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

    장기 불황이 계속되는 와중에도 창업 시장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소비자와 창업자 사이에서는 ‘디저트’와 관련한 창업시장이 조용한 성장세다. 매장이 넘쳐나는 과포화로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카페창업과는 달리 디저트창업 시장은 지난 2013년 이후부터 매년 2~3배가량 커지고 있어 유망 성공 창업 아이템으로 두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시장의 규모는 2013년 3000억 원에서 2014년 8000억 원에 이르렀고, 지난해에는 1조 5000억 원으로 확대되었다 전해진다. 디저트창업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디저트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이 현대로 들어서면서 서양의 디저트 문화가 유입되어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는 소비자들의 디저트 관심이 급증되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전한다. 또한 꾸준한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보기 좋은 고급 디저트를 통해서 작은 사치를 누리고자 하는 립스틱 효과, 자기만족을 위해서라면 비싼 돈을 들이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포미족의 가치 소비도 한몫했다. 이 때문에 창업시장에서는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이 요즘 뜨는 창업으로 불리고 있다.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은 어딜 가든 쉽게 보이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매장 빵이 아니라 해외 인기 디저트와 같은 트렌드 고급 디저트만을 취급한다. 게다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리스크가 적은 소자본 창업이기 때문에 과포화 된 카페창업 틈새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유망 성공 창업이라도 향후를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도 마찬가지다. 성공창업을 위해 갖춰야 할 조건으로는 아이템의 경쟁력과 발전가능성이다. 아이템의 경쟁력이란 제품과 컨셉의 모방이 어려워야 한다는 것이다. 여름에 가장 핫한 창업아이템 빙수의 경우에는 상당한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한 때, 눈꽃빙수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너도 나도 빙수창업을 모방하면서 매출과 경쟁력이 급감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빙수창업이 최악의 상당에 치닫게 된 이유는 모방이 쉽다는 점이었다. 창업 전문가는 “특화 아이템으로 브랜드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타 브랜드에서 따라할 수 없는 차별화를 두어 소비자가 오지 않고는 못 베길 정도로 만들어야 한다.” 며 “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탄탄한 본사가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자체적인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가능성은 매장 운영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를 판단할 수 있는 키포인트다. 디저트시장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 관련업계에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허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바탕이 있어야 꾸준한 수익을 볼 수 있다. 빙수창업, 붕어빵창업처럼 한 계절에만 반짝하는 창업아이템이라면 아무리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이어도 유망 성공창업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러한 조건을 갖춘 유망 프랜차이즈 창업 브랜드로는 DESSERT39가 있다. DESSERT39는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을 파생시키며 소비자와 창업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는 디저트 전문점이다. DESSERT39가 유망 프랜차이즈 성공 창업아이템으로 불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체적인 디저트 생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만의 방식이 있기 때문에 타 브랜드 모방을 방지할 수 있다. 경쟁업체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과 안정성이 극대화된다. 또한 DESSERT39는 지난 겨울 평균적으로 100만원~300만원이라는 하루 매출을 보이며 동종업계에서 기록적인 매출을 보인 전례가 있어 사계절 내내 안정적인 운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치열한 경쟁의 창업시장 속에서 소자본 트렌드 디저트카페창업도 고려해 볼만 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문제는 조직력이야

    문제는 조직력이야

    유럽 첫 원정에 나선 슈틸리케호의 충격적인 패배는 향후 대표팀 운영 방식에 많은 과제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강팀을 상대하는 경기 운영 방식과 조직력, 컨디션, 체력 관리 등을 더 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일 새벽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끝난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6으로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대표팀이 6골이나 내준 것은 1996년 12월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2-6으로 진 이후 20년 만이다. 객관적인 기량 차이는 인정하더라도 대표팀답지 않은 실수가 이어지며 골을 헌납한 게 무엇보다 뼈아팠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코어보다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면서 “이 경기를 통해 많은 걸 배워야 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고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인에 대해서는 “선수 개개인에 대한 평가보다 팀 전체적으로 좋지 않았다”면서 “전반 15분까지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플레이했지만 이후 패스 미스 등 기술적 실수가 나왔고, 첫 실점을 하면서 많이 흔들린 데다 후반에도 이른 시간에 실점하면서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인은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을 앞두고 사실상 최정예를 내세워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정밀한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며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반 30분부터 38분까지 세 골이나 헌납했다. 첫 실점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프리킥이었다고 하더라도 장현수의 백패스 실수와 역습에 당한 두 골은 곱씹을 대목이었다. 대표팀은 후반 5분과 8분에도 잇따라 실점하며 맥없이 무너졌다. 특히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판단력 미숙으로 결정적인 실수가 되풀이돼 수비 불안을 부채질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소속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유럽파 등이 전반 중반 이후 체력이 급감했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운동 수행 능력이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페인은 지난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기술이 좋은 선수들로 대거 물갈이했다”면서 “우리도 스페인전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확실한 색깔을 갖고 월드컵 최종예선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중원에서 압박 플레이가 손쉽게 뚫렸고, 수비 실수가 나오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자신 있게 맞대응한 것은 좋았지만 강팀을 상대로 한 운영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진 유럽파보다 K리그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자신감 있게 그라운드를 뛰어다닌 국내파들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이재성(전북)과 주세종(서울)이 후반 교체돼 들어간 뒤 일방적으로 밀리던 경기 흐름이 조금씩 바뀌었고, 37분 주세종이 그물을 갈라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주세종은 “선수 입장에서 많이 배웠고,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은 것 같다”고 돌아봤다. 대표팀은 2일 프라하로 이동한 뒤 5일 강호 체코와 맞붙는다. 조직력을 추스르고 컨디션을 조절할 짬을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잘츠부르크공항에서 프라하로 이동하는 전세기에 탑승하기 직전에 “프라하에 가서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 주겠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편 한국은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6월 순위에서 603점을 기록해 지난달(54위)보다 4계단 오른 50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이란(39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일본(54위)과 호주(59위)가 뒤를 이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강남구 “함바집 포기한 현대차 감사”

    서울 강남구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기업윤리정신을 높이 평가해 화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통합사옥인 글로벌비즈니센터(GBC) 건립 기간 함바집(임시 식당)을 운영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답례 성격이다. 강남구는 30일 현대차그룹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들이 인근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바집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기업의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한국전력 본사가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서 삼성동 일대 식당 등이 매출이 2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함바집 운영 배제는 어려움을 겪는 인근 식당 등 소상공인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평균 최대 9000여명의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인근 식당을 이용하면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갈비탕집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한전 이전 이후 어려움을 겪는 주변 상인들에게 현대차그룹의 결단은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다 같이 잘사는 사회를 위해 이익을 포기한 현대차그룹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GBC 사옥은 내년 1월 착공,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부지 내 변전소 이전 공사는 5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강남구는 지난해 7월 25일 ‘행정지원팀’을 꾸렸다. 앞으로 GBC 공사 등으로 예상되는 모든 행정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또 GBC 사옥 착공식과 비슷한 시기에 영동대로통합개발 착공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가칭 ‘영동대로 통합 개발 착공 준비팀’을 한 달여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현대차그룹의 GBC 건설뿐 아니라 연계된 영동대로 통합개발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에 나서겠다”면서 “중앙정부와 서울시, 강남구, 현대차그룹이 함께 새로운 ‘강남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관광 1번지 파리 울상…테러 이어 노동법 파업이 직격탄

     세계 제1의 관광 대국인 프랑스가 잇따른 테러와 노동법 관련 파업으로 주요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이날 파리시 관광국은 지난 1분기 일본인 관광객의 호텔 예약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 관광객은 이 기간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관광객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파리를 방문한 관광객 수가 49%나 증가하면서 사상 최다인 120만명을 기록한 중국인 관광객도 올 1분기에는 13.9%나 급감했다.  이는 지난해 파리 테러와 최근 노동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와 파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파리에선 지난해 11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130명이 숨졌다. 같은 해 1월에도 알카에다 등이 개입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기자 등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리는 올해 들어 차츰 안정을 되찾았으나 지난 3월 이후 정부의 노동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와 파업이 잇따르면서 관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달 들어서는 정유공장 봉쇄 등으로 사상 초유의 주유난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음 달 10일 개막하는 유럽 축구 국가 대항전인 ‘유로 2016’ 때도 운수 부문 파업 등이 예상된다.  파리시는 “파리 한복판에서 시위가 잇따르면서 관광객의 두려움과 오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시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르피가로는 내다봤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울 강남구가 현대차그룹 기업윤리에 감사를 보낸 이유는

    서울 강남구가 현대차그룹 기업윤리에 감사를 보낸 이유는

    서울 강남구가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기업윤리정신을 높이 평가해 화제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통합사옥인 글로벌비즈니센터(GBC) 건립 기간 함바집(임시 식당)을 운영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한 답례 성격이다. 강남구는 30일 현대차그룹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들이 인근 식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함바집을 운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기업의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하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한국전력 본사가 전남 나주로 이전하면서 삼성동 일대 식당 등이 매출이 2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함바집 운영 배제는 어려움을 겪는 인근 식당 등 소상공인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평균 최대 9000여명이 근로자들이 한꺼번에 인근 식당을 이용하면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갈비탕집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한전 이전 이후 어려움을 겪는 주변 상인들에게 현대차그룹의 결단은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를 위해 이익을 포기한 현대차그룹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GCB 사옥은 내년 1월 착공,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부지 내 변전소 이전 공사는 54%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강남구는 지난해 7월 25일 ‘행정지원팀’을 꾸렸다. 앞으로 GBC 공사 등으로 예상되는 모든 행정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또 GBC 사옥 착공식과 비슷한 시기에 영동대로통합개발 착공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가칭 ‘영동대로 통합 개발 착공 준비팀’을 한 달여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현대차그룹의 GBC 건설뿐 아니라 연계된 영동대로 통합개발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에 나서겠다”면서 “중앙정부와 서울시, 강남구, 현대차그룹이 함께 새로운 ‘강남시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 경유차 판매량 여전히 질주 “운전할 때마다 죄 짓는 기분”

    [커버스토리] 경유차 판매량 여전히 질주 “운전할 때마다 죄 짓는 기분”

    “운전할 때마다 꼭 죄를 짓는 기분이에요.” 27일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에서 만난 한 수입차 회사 영업부장은 최근 자신이 경유차를 판 손님으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최근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경유차를 모는 운전자들 사이에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영업부장은 “최근 출시된 경유차는 모두 정부의 규제에 다 맞춘 차량이고 운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지만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디젤 모델이 없어서 못 팔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변화”라고 말했다. ●“경유차 정책 오락가락 분통” 이날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거의 모든 수입차 브랜드들이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동대로의 자동차 전시장들에는 드문드문 손님이 보였지만 대체로 한가한 모습이었다. 한 수입차 전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영업직원이 반갑게 맞았다. 그는 “손님이 몰리는 월말인 데다 날씨가 좋아 차를 보러 온 손님이 꽤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의 신분을 밝히고 최근 경유차 문제와 관련해 취재를 요청하자 태도가 달라졌다. 디젤 논란이 있지만 판매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 디젤 차량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손님들 역시 꾸준히 차량 구입에 대해 문의해 오고 있다”면서 “‘경유차=미세먼지 주범’→경유값 인상 우려로 인해 경유차 판매가 당장 줄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입차 매장의 직원 역시 경유차 판매 추세에 대해 묻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 매장 관계자는 “정부의 경유차 정책은 원래 계속해서 바뀌어 왔다”며 “이번에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경유값이 오른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것 역시 장담할 수 없는 건 아니냐”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손님들 환경문제 관심 높아져”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 경유 차량을 대부분 주력 모델로 판매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들은 이번 경유차 논란이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판매 급감으로 이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환경부가 제재 조치를 예고한 닛산의 캐시카이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한 발표가 나오지 않았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도 없기 때문에 지금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최근 디젤 모델의 인기로 다양한 경유차를 출시하긴 했지만 휘발유 모델이 주력인 데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수입차 전시장에 이어 찾아간 국산차 전시장에서 만난 한 영업직원은 “경유차와 환경 문제에 대한 손님들의 관심이 이전보다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판매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美도 경제난에 3포 세대? ‘캥거루족’ 비율 역대 최고

    美도 경제난에 3포 세대? ‘캥거루족’ 비율 역대 최고

    제니퍼 포스트(26)는 2년 전 로스쿨을 자퇴한 뒤 미국 뉴저지주 빌라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뒤지는 딸은 부모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 침체로 부모에게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 18~34세의 청년 3명 중 1명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해 캥거루족으로 전락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자녀를 떠나보낸 뒤 부모들이 겪는 ‘빈집 증후군’도 옛말이 됐다고 AP와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이날 18~34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비율이 32.1%로, 1880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23.0%에서 9.1% 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동거인, 친척·친지와 함께 살거나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퓨리서치는 이 수치가 1880년대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결혼한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캥거루족의 급증은 사회·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얘기다. 1960년 84.0%에 이르던 18~34세의 고용률은 2014년 71.0%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결혼 비율을 43.0%(2000년)에서 31.6%(2014년)까지 끌어내렸다. 퓨리서치의 리처드 프라이 박사는 “만혼과 대학 진학 증가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과 함께 주요 도시의 집세도 치솟았다.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직장을 잡고 집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캥거루족 중 고졸 이하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국 사회가 점점 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34세 캥거루족 가운데 대졸 이상자는 11%(2000년)에서 19%(2014년)로,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녀를 분가시킨 부모들이 작은 규모의 집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지만 ‘늙은 자녀’와 함께 사느라 집을 팔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미국 ‘빈집 증후군’ 옛말… ‘캥거루족’ 급증

    미국 ‘빈집 증후군’ 옛말… ‘캥거루족’ 급증

     제니퍼 포스트(26)는 2년 전 로스쿨을 자퇴한 뒤 미국 뉴저지주 빌라스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뒤지는 딸은 부모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자립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에서 경기 침체로 부모에 얹혀 사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 18~34세의 청년 3명 중 1명이 경제적 자립을 이루지 못해 캥거루족으로 전락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자녀를 떠나 보낸 뒤 부모들이 겪는 ‘빈집 증후군’도 옛말이 됐다고 AP와 CNBC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이날 18~34세 가운데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 비율이 32.1%로 1880년 첫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0년 23.0%에서 8.1%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배우자·동거인, 친척·친지와 함께 살거나 학교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많았다. 퓨리서치는 이 수치가 1880년대와 비슷하지만 당시에는 결혼한 자녀들이 부모를 봉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캥거루족의 급증은 사회·경제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소득이 급감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란 얘기다. 1960년 84.0%에 이르던 18~34세의 고용률은 2014년 71.0%까지 떨어졌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결혼 비율을 43.0%(2014년)에서 31.6%(2000년)까지 끌어내렸다. 퓨리서치의 리차드 프라이 박사는 “만혼과 대학 진학 증가도 이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과 함께 주요 도시의 집세도 치솟았다. 수만 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대도시에서 직장을 잡고 집을 구할 수 없는 이유다.  캥거루족 중 고졸 이하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미국 사회가 점점 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8~34세 캥거루족 가운데 대졸 이상자는 11%(2000년)에서 19%(2014년)로, 고졸 이하는 같은 기간 26%에서 39%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시장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녀를 분가시킨 부모들이 작은 규모의 집을 새롭게 구매해야 하지만 ‘늙은 자녀’와 함께 사느라 집을 팔거나 사지 않기 때문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열린세상] 19세기에 한국·중국 역사서를 번역한 러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19세기에 한국·중국 역사서를 번역한 러시아/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18세기 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로 대표되는 조선의 연행사가 베이징을 오고 가던 때에 러시아도 정교회의 신부들을 베이징으로 파견해 본격적으로 동양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 사절단들이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데 정신이 없을 때 러시아 신부들은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 대한 번역에 몰두했다. 대표적으로 얀키프 비추린(1777~1853)은 중국 정사 25사에 기록된 한국과 동아시아의 역사를 번역했으며, 한국 사신과 교유하며 한국어를 배우기까지 했다. 그의 번역은 1900년대 러시아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기본 교재가 됐다. 비추린은 그 밖에도 당시의 공용어인 만주어를 비롯해 티베트어, 몽골어 자료도 번역해 러시아의 동방정책은 물론 러시아 동양사 연구의 기초를 확립했다. 비추린 이후 베이징사절단 신부들은 만주어로 쓰인 요나라의 역사인 ‘요사’와 금나라의 역사 ‘금사’를 러시아어로 번역했다. 만주어판 ‘요사’와 ‘금사’는 누르하치를 이어 청의 황제가 된 숭덕제가 이민족인 몽골족의 손으로 왜곡된 만주족들의 역사를 제대로 밝히고자 다시 쓴 것이다. 러시아 신부들이 한문으로도 있는 두 사서를 굳이 만주어에서 러시아어로 번역한 이유는 이 책들이 단순한 역사를 넘어 청나라의 자존심을 상징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동방에 진출한 배경에 총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소설가 한강과 함께 맨부커상을 공동 수상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는 원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는 문학도였다. 그는 한국의 소설에 대한 번역가가 없다는 점을 알고 지난 7년간 한국어 번역에 집중했다고 한다. 영국에 다양한 언어를 번역하고 소개하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언어에 대한 사이트 에트놀로그의 2016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어는 사용 인구로 볼 때 세계 12위에 해당한다. 자국의 번역 문화가 발달하기에 충분한 규모다. 게다가 날로 커지는 한국의 국제적인 수준을 고려하면 다양한 국가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접근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수준 높은 번역시장의 발달은 문화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연적 과정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열강들이 총칼을 앞세운 제국주의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이해했다면, 21세기에는 수준 높은 번역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번역은 바로 각국 문화의 역량을 보여 주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하지만 한국의 번역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낮다. 영어로 귀결되는 한국의 단순한 국제화 인식에 원인이 있다. 영어는 나라 간의 소통을 위한 필수 요소이지만,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는 궁극적으로 해당 국가의 언어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영어 몰입교육과 유학의 결과 영어만 알면 국제화가 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됐다. 예컨대 중앙아시아와 중국 신장 지역 등 실크로드 일대에 대한 연구는 지난 100여 년간 대부분 러시아어나 중국어로 쓰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출판된 수십 종의 실크로드에 책들은 현지의 사정과 차이가 있는 영어와 일본어를 번역한 것이다. 우리의 주 관심 지역도 이러한데 상대적으로 전문가가 없는 중동이나 아프리카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요즘이니 일상 대화를 번역하고 통역하는 번역기가 조만간 상용화될 것이다. 이제 나라의 국가적 역량은 일상 대화가 아니라 외국어보다도 타국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번역 인프라로 발현될 것이다. 수준 높은 번역은 궁극적으로 모국어 구사 능력과 타 문화에 대한 연구와 지원이 뒷받침되는 사회적 배경하에서 가능하다. 스미스가 모국어인 영어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다면 소설가 한강의 수상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외국어 교육은 영어 회화 위주이고, 모국어인 한국어의 말하기와 쓰기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다. 게다가 인문학이 극도로 위축돼 다양한 언어를 번역할 수 있는 사람은 급감하고 국제화의 척도는 영어로만 획일화하면서 오히려 문화적 고립에 처할 우려마저 있다. 우리의 소설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기쁜 만큼이나 한국의 소설을 발굴, 번역할 수 있는 문화 강대국들의 번역 인프라가 부럽다. 번역의 수준이 바로 한 국가의 문화를 보여 주는 척도라면 한국은 여전히 나아갈 길이 멀다.
  • [경제 블로그] 여승주 한화증권 신임대표의 ‘덧셈과 뺄셈’

    [경제 블로그] 여승주 한화증권 신임대표의 ‘덧셈과 뺄셈’

    한 차례 태풍이 휩쓸고 간 한화투자증권에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말 취임한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사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본격적인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죠. 여 대표는 주진형 전 대표가 단행했던 ‘혁신’ 중 지울 건 지우고 필요한 건 유지한다는 이른바 ‘덧셈경영’ 전략으로 신임 대표의 딜레마를 극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거래 건당 부과하던 주식매매 수수료 체계를 오는 30일부터 거래금액 구간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으로 주 전 대표 이전 상태로 복원하는 셈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 말 고객의 주식위탁 계좌를 상담(컨설팅) 계좌와 비상담(다이렉팅) 계좌로 나누는 서비스 선택제를 도입하고 비상담 계좌 고객에게는 거래 수수료를 정액으로 부과했습니다. 이 경우 거래대금이 적은 투자자는 수수료 부담이 커집니다. 이 때문에 임직원들이 연판장을 돌리고 공동 성명을 내는 등 거세게 반발했지만 주 전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죠. 하지만 고객 이탈 우려는 현실화됐고 여 대표는 수수료 체계를 예전으로 돌리기로 했습니다. 여 대표는 앞서 주 전 대표가 서비스 선택제를 극대화하겠다며 이원화한 컨설팅·다이렉트 조직을 자산관리(WM)지원실로 통합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주 전 대표의 파격적인 실험 중 하나로 평가받았던 ‘편집국’ 조직은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편집팀으로 이름이 바뀌었을 뿐 주 전 대표가 임명했던 기자 출신 초대 편집국장과 인원 총원은 그대로입니다. 편집국은 어려운 용어와 비논리적인 문장으로 쓰인 증권사 리포트를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감수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리서치센터 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하고 있습니다. 2012년 70명이 넘던 애널리스트가 지난해 18명까지 급감하며 경쟁력이 떨어진 리서치센터를 정상화하려는 것입니다. 최근 1세대 채권 애널리스트인 김일구 투자전략팀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유화·에너지, 방산·기계, 건설·유통, 금융 등 4개 부문에서 한화그룹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보조연구원(RA) 모집에도 나섰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부실 여파로 지난해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엔 9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여 대표가 최악의 한철을 보낸 한화투자증권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 증권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재배철 맞아 ‘대마 도둑’ 날뛰는데 당국은 뒷짐

    재배철 맞아 ‘대마 도둑’ 날뛰는데 당국은 뒷짐

    대마초 원료 잎·꽃 무단 채취… 마약 사범 등에 무방비로 노출 “마약류인 대마 재배철을 맞아 도둑들이 설쳐대지만 정작 관계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대마 경작지 가장자리의 대마는 줄기 윗부분 한두 뼘 정도가 모두 잘려 있었다. 200포기는 훨씬 넘어 보였다. 바닥에는 대마를 자를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위 2개가 버려져 있었다. 바로 옆 대마밭 곳곳에서도 새순을 따간 흔적이 발견됐다. 현장을 둘러본 임중수(70) 이장은 “불과 며칠 전에 대마 도둑들이 가위로 줄기 끝 부분을 자르거나 손으로 따간 게 틀림없다”면서 “수십년 전부터 대마가 한창 자라는 5월 중순부터 7월 초 수확기 때까지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지만 개선이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마 주산지인 안동지역에서 대마가 마약 사범 등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경북도 등 관계 당국의 단속 손길이 미치지 않아 안동이 대마초 원료 주요 공급처가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4일 안동시에 따르면 올해 임하·서후면 등 2개 지역 13농가가 1.55㏊에서 대마를 재배한다.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안동포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는 대마가 마약류 식물이라 엄격한 심사 등을 거쳐 재배를 허가한다. 안동지역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110㏊에서 대마를 재배했지만 값싼 중국산 삼베 수입 등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재배 과정에서 관리가 거의 안 된다. 농가들이 대마를 일반 농작물처럼 재배하도록 그냥 내버려 둔다.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의 어떤 조치도 없다. 관계 당국도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매년 대마 재배철이면 대마초 원료인 대마잎이나 꽃을 무단으로 채취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도둑들이 활개를 치는 바람에 대마 농사를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충남 당진, 전남 보성, 강원 삼척 등 다른 대마 재배지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대마 밀경작은 단속하지만 정작 대규모 경작지는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대마 재배면적은 220여㏊이다. 대마 재배지 주민들은 “해마다 대마밭에 도둑이 들지만 재배 농민이나 관계 당국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서 “오래전부터 경작지에 폐쇄회로(CC)TV나 펜스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하지만 말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년 대마 도둑이 날뛴다는 것을 들어서 알지만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대마를 불법 재배하거나 밀매,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글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경제 2%대 저성장 구조 진입”

    “한국경제 2%대 저성장 구조 진입”

    “수출부진·내수회복 약화 주원인… 정부, 구조조정 재정 적극 지원을” 3%대 전망 정부 수정 여부 주목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렸다. 수출 부진이 오래 지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의 개선 추세도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내년 성장률도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멈추고 완연한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 것으로 본 것이다. KDI는 24일 발표한 ‘201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6%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발표 때의 3.0%보다 0.4% 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2.6%는 지난해 성장률 확정치와 같고 정부의 올해 전망치(3.1%)보다는 0.5% 포인트 낮은 것이다. KDI는 올 1분기 성장률이 2.7%로 지난해 4분기(3.1%)보다 하락하면서 경기 전반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2분기 3.0%, 3분기 2.4%, 4분기 2.2%로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과 해운 등 구조조정으로 제조업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고, 서비스업 증가세도 완만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KDI가 지난해 말 올해 전망치를 3.0%로 잡은 것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근거했다. 하지만 KDI는 총고정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3.8%에서 올해 2.1%로 낮아지고, 특히 설비투자는 5.3%에서 -3.0%로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총소비와 민간소비는 지난해와 같이 각각 2.4%와 2.2%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4분기 민간소비가 1.6%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급감했던 지난해 2분기(1.7%)보다 낮은 수치다. KDI는 저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과 수입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1.0%, 총수입은 2.0% 늘어 지난해(총수출 0.8%, 총수입 2.0%)에 이어 낮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1059억 달러)에 비해 다소 늘어난 1103억 달러로 예상된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이번 전망치에는 구조조정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업 등 부정적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재정 측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안정목표에 안착할 수 있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발표한 3%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3.1%)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는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현 시점에서 보는 전망치를 제시할 계획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中 대북수입 22% 급감

    중국의 4월 대북 수입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첫 달이어서 중국의 대북 제재가 상당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이 24일 공개한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교역 통계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중국의 대북 수입액은 1억 6138만 달러(약 1924억원)로 지난해 4월에 비해 22.35% 급감했다. 품목별로는 북한의 대중 석탄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8.34%나 줄었다. 중국의 대북 수출액은 2억 6800만 달러로 1.53% 감소했다. 항공유가 포함된 정제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1%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4월 북·중 간 전체 교역액은 4억 2941만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54% 줄었다. 중국 상무부는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된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5일 구체적인 결의 이행 조치로 북한으로부터 수출입을 금지하는 품목 25종을 발표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한편 북한은 우리 측에 남북 군사회담 실무접촉을 촉구하는 전통문을 이날 또 발송했다. 지난 21일 북한 인민무력부가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제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에 국방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으로 돼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대마 주산지 도둑 설쳐대지만 단속 안돼…무방비로 재배

    대마 주산지 도둑 설쳐대지만 단속 안돼…무방비로 재배

    “마약류인 대마 재배철을 맞아 도둑들이 설쳐대지만 정작 관계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경북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대마 경작지 가장자리의 대마는 줄기 윗부분 한두 뼘 정도가 모두 잘려 있었다. 200포기는 훨씬 넘어 보였다. 바닥에는 대마를 자를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위 2개가 버려져 있었다. 바로 옆 대마밭 곳곳에서도 새순을 따간 흔적이 발견됐다. 현장을 돌아본 임중수(70) 이장은 “불과 며칠 전에 대마 도둑들이 가위를 이용해 줄기 끝 부분을 통째로 자르거나 손으로 따간 게 틀림없다”면서 “수십년 전부터 대마가 한창 자라는 5월 중순부터 7월 초 수확기 때까지 이런 문제가 되풀이되지만 개선은 전혀 안 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마 주산지인 안동지역의 대마가 재배철을 맞아 마약 사범 등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당국의 단속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아 안동이 마약 사범 등에게 대마초 원료 주요 공급처가 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24일 안동시에 따르면 올해 임하·서후면 등 2개 지역 13농가가 1만 5500㎡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있다.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안동포의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시(장)는 관련 법에 따라 이들 농가를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 등을 거쳐 재배를 허가하고 있다. 대마가 마약류 식물로 분류된 탓이다. 안동지역은 1970년대 까지만 해도 110㏊에서 대마가 재배됐지만 이후 값싼 중국산 삼베 수입 등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대마 재배 과정에서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가들이 대마를 일반 농작물처럼 재배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데다 경작지에 대한 외부인 출입 통제 등의 어떤 조치도 없다. 게다가 관계 당국도 관리·감독 없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년 대마 재배철이면 대마초의 원료인 대마잎이나 꽃을 무단으로 채취한 흔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재배 농민들은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대마 도둑들이 활개를 치는 바람에 얼마 전에 짓던 농사까지 그만뒀다”고 털어놨다. 충남 당진, 전남 보성, 강원 삼척 등 전국 다른 대마 재배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규모 대마 밀경작에 대한 단속은 이뤄지지만 정작 대규모 경작지에 대한 관리·감독은 없는 실정이다. 대마초 흡연 사범들은 환각 성분이 많은 새순을 주로 채취해 대마초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지역 대마 재배지 주민들은 “해마다 대마밭에 도둑이 들지만 재배 농민이나 관계 당국은 개의치 않는다”면서 “오래전부터 경작지에 폐쇄회로(CC)TV나 펜스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하지만 말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매년 대마 도둑이 날뛴다는 것을 농민들에게서 들어서 알지만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대마를 불법 재배하거나 밀매,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글·사진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개’와 ‘일본인’은 출입 금지…심화하는 中의 반일감정

    ‘개’와 ‘일본인’은 출입 금지…심화하는 中의 반일감정

    최근 베이징에 자리한 한 상점에서는 ‘개와 일본인 입장 사절(谢絶日本人入內)’라는 팻말을 내걸어 해당 상점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베이징 하이덴취(海淀區) 빠고우(巴沟) 인근에서 수 년 째 등산용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해오고 있는 해당 상점 관리인은 "이 일대에 유독 애견을 키우는 분들이 많이 거주한다. 상점에 들어올 때 강아지를 상점 밖에 묶어둔다면 들어올 수 있다"면서도 "일본인은 어떤 경우에도 상점에 입장할 수 없도록 이같은 푯말을 게재했다. 그들에게는 물건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 일대 상점 주인들의 일관된 생각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일대에서는 해당 상점 이외에도 신발 소도매점, 소규모 숙박업체 등에서 '일본인 입장 금지'라는 푯말을 내걸고 운영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같은 중국에서의 반일 감정의 역사적 연원은 깊다. 지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제의 대륙 침략과 중국인 학살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가 없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2013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국유화 절차 진행 등 현재 닥친 문제로 인해 한층 골이 깊어진 것이다. '일본인 출입금지' 팻말에서 보여지듯 중국의 반일 감정 수준은 비단 정치적 사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 속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욱이 베이징은 중국에서도 유독 반일 감정이 깊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지난 2005년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는 중국 네티즌 서명자들의 지역별 통계수치에서 베이징 거주자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반일 감정이 악화됨에 따라, 최근 베이징에 소재한 일본인 학교의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경제전문지 산징신원(产经新闻)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베이징 소재 일본인 초중등학생의 수가 3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2008년 집계 당시와 비교해 약 40% 이상 감소한 수치로, 지난 201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급감했으며, 2013년 600여명이었던 학생 수는 2014년 500여명, 2015년 398명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졌다. 지난 1974년 베이징 차오양구(朝阳区)에 처음 설립된 일본인 학교는 1976년 중국 정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고 이후 일본 경제 성장이 가파르게 성장, 중국에서의 지속적인 확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반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해마다 일본인 학생의 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된 9월 3일 항일 승전일에는 베이징에 거주하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산 자동차 소유자들이 자차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활용해 출퇴근을 하거나, 자차를 이용해야 할 경우 차 전면에 '차주는 중국인입니다'라는 표시를 게재한 뒤 이동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목격된다. 일본산 자동차를 타고 이동할 시에 발생할 수 있을 만일의 폭력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베이징에서는 일본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차주를 차 밖으로 끌어내 폭행하고 차량을 파괴하는 사건이 발생, 베이징시 소재 혼다 영업점에서는 차주들에게 운전 시 주의를 환기시키는 메일을 보내기도 한 바 있다. 글·사진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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