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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증자 예우 논란 후폭풍…장기기증자 17년 만에 줄었다

    기증자 예우 논란 후폭풍…장기기증자 17년 만에 줄었다

    몰염치 행태·제도 미비로 부정적 여론 기증 가족 동의율 51%→42%로 급감 고령화·외과의사 부족 문제도 떠올라 해마다 늘어났던 장기기증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전에 안구 기증을 약속하고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등 유명인들의 고귀한 선택에도 불구하고, 기증자 시신을 방치한 일부 몰염치한 병원의 행태와 제도 미비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급속히 확산된 게 영향을 끼쳤다. 9일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 원장이 대한이식학회에 제출한 ‘국내 장기기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 52명에서 2012년 409명으로 8배가 됐다.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 2015년 501명, 2016년 573명으로 해마다 늘다가 지난해 515명으로 처음으로 기증자가 급감했다. KODA에 보고된 전체 뇌사자 중 의학적 적합 환자 비율은 2015년 60.6%, 2016년 61.1%, 지난해 76.4%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가족 등의 ‘기증 동의율’은 2015년 50.8%, 2016년 51.3%로 늘었다가 지난해 42.0%로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한 기증자의 사례가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 뇌사자가 된 허모(24)군의 장기이식 절차를 끝낸 뒤 병원 측이 유족에게 “직접 시신을 수습하라”고 떠넘긴 것이다. 큰 비난 여론이 일면서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다. 뇌사기증자 관리전문병원 36곳, KODA 협약병원 47곳 등 장기이식 전문기관이 83곳에 이르지만 여전히 일부 병원은 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법적으로 통일된 장례 지원서비스가 마련돼 있지 않다. 심지어 병원과 관계없는 별도의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이송할 땐 분쟁이 생길 소지도 있다. 따라서 통일된 장례 절차와 유가족 서비스를 법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기증자 유족에게 장례비 명목으로 제공하는 지원금을 기존 180만원에서 360만원으로 두 배 인상했지만 제도적 허점은 여전하다. 조 원장은 “의료진은 한순간도 방심해선 안 되고, 괴로운 기증 결정을 해 준 가족들에게 최선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기증 여건은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인구 고령화다. 장기기증자의 평균 연령은 2013년 44.5세에서 지난해 48.2세로 높아졌다. 나이가 많아지면 기증 가능한 장기가 제한적이고 이식에 실패할 확률도 높아진다. 이식 전문인력 확보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병원 근무시간 이후나 주말, 공휴일에 뇌사 판정을 하거나 장기적출 수술을 하는 비율이 지난해 40.2%나 돼 의료진은 늘 격무에 시달린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에선 뇌사 상태에서만 장기기증이 가능해 심정지 상태에서의 장기 적출은 ‘뇌사진단 중 심정지 발생 환자’를 제외하면 불가능하다”며 “선진국처럼 심정지 환자의 장기기증을 합법화하려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민의 54%가 ‘장기·조직 희망카드’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희망자가 4%에 그친다. 조 원장은 “본인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는데도 뇌사가 됐을 때 가족이 반대하면 기증할 수 없다”며 “본인의 고귀한 의사를 존중할 수 있는 법규와 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일제강점 때 개교한 ‘이 학교’, 40년 만에 이사간다

    일제강점 때 개교한 ‘이 학교’, 40년 만에 이사간다

    덕수고, 2021년 특성화계열만 위례신도시 이전 추진수하동→을지로6가→행당동 등 100년 간 여러번 ‘이사’우리나라가 일제에 강제합병됐던 1910년 개교한 덕수고등학교를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된다. 9일 서울 교육청과 덕수고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덕수고 특성화계열을 지금 자리에 남기고 일반계열만 2021년 3월까지 위례신도시 내 거여고(가칭) 설립 예정지로 옮기는 학교 분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급감한 구도심의 학교를 신도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교육청은 지난 5일 덕수고 교직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했고, 조만간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학교 측은 원활한 이전을 위해 당장 내년부터 일반계 신입생을 받지 않기를 원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덕수고라는 이름은 위례신도시로 옮기는 일반계가 가져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총동문회는 교육청과 협의에서 학교 이전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덕수고는 한 학교에 특성화계와 일반계가 함께 있는 ‘종합고’다. 47개 학급 중 26개 학급(학생 562명)은 특성화계고 21개(425명)는 일반계다. 취업이 주 목표인 특성화계와 주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계가 함께 있어 학사운영 부담이 다른 학교보다 크다. 이 점도 학교 분할을 추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덕수고의 ‘이사’는 처음이 아니다. 1910년 ‘공립수하동실업보습학교’라는 이름으로 서울 중구 수하동에 개교했고 이후 을지로 6가를 거쳐 1978년 현재 터인 성동구로 이전했다. 교명도 학교 교육과정 변화에 따라 덕수공립상업중학교(1947년)→덕수중·상업고(1951년)→덕수정보산업고(1997년)→덕수고(2007년) 등으로 수차례 바뀌었다. 덕수고는 ‘야구 명문’으로도 유명하다. 역사가 긴 만큼 각계각층에 졸업생이 많은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조재연 대법관 등이 덕수고 출신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대부업 최고금리 24%로 내렸더니 대출자 10만명↓

    대부업 최고금리 24%로 내렸더니 대출자 10만명↓

    올 상반기 작년 동기比 18.3% 감소 대부업체, 부실 차단 위해 심사 강화 저신용자 10명 중 9명 대출 ‘퇴짜’ ‘불법 사채 피해’ 민원 해마다 증가 서민·저소득층 대출 지원대책 필요서민과 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올해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낮췄지만 정작 대부업체 신규 대출자가 10만명이 줄어 진입 장벽을 높이는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저신용자 10명 중 9명은 대부업체에서마저 ‘퇴짜’를 맞아 대출 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통해 대형 대부업 69개사의 신용대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해 상반기 신규 대출자 수가 9만 7359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53만 2543명에서 18.3%나 줄어들었다. 특히 저신용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등급 1~6등급인 대출자는 12.0% 줄어든 반면 7~10등급은 22.7%나 급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27.9%에서 24%로 인하해 지난 2월부터 시행했다. 이 때문에 대부업체들은 부실을 차단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대부업체에서 대출이 승인되는 비율은 2014년 24.5%에서 올해 상반기 13.4%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대출 승인율은 4.5% 포인트 낮아졌다. 저신용자의 대출 승인율은 12.8%에 불과해 2014년의 26.9%와 비교하면 승인율이 반 토막 났다. 금융위가 지난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최고금리를 24%로 내렸을 때 피해 인원은 최소 38만 8000명, 최대 162만명으로 추정됐다. 은행과 캐피탈 등에서 거절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에서조차 대출을 받지 못하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대부금융협회에 접수되는 불법 사채 피해 민원 건수는 2015년 262건, 2016년 310건, 지난해 622건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접수된 민원도 372건에 이른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40%였던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데 20년 가까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44%의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하는 데 7년밖에 걸리지 않아 속도가 빠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민들을 위해 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최고금리 인하 전에 부작용 발생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사전 대책을 먼저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서민 위해 최고금리 내렸더니...대부업 대출자 10만명 ‘뚝’

    [단독]서민 위해 최고금리 내렸더니...대부업 대출자 10만명 ‘뚝’

    서민과 저소득층의 이자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올해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낮췄지만 정작 대부업체 신규 대출자가 10만명이 줄어 진입 장벽을 높이는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저신용자 10명 중 9명은 대부업체에서마저 ‘퇴짜’를 맞아 대출 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이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통해 대형 대부업체 69개사의 신용대출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반기보다 올해 상반기 신규 대출자 수가 9만 7359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53만 2543명에서 18.3%나 줄어들었다. 특히 저신용자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신용등급 1~6등급인 대출자는 12.0% 줄어든 반면 7~10등급은 22.7%나 급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대부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 최고금리를 기존 27.9%에서 24%로 인하해 지난 2월부터 시행했다. 이 때문에 대부업체들은 부실을 차단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 대부업체에서 대출이 승인되는 비율은 2014년 24.5%에서 올해 상반기 13.4%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도 대출 승인율은 4.5% 포인트 낮아졌다. 저신용자의 대출 승인율은 12.8%에 불과해 2014년의 26.9%와 비교하면 승인율이 반 토막 났다. 금융위가 지난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최고금리를 24%로 내렸을 때 피해 인원은 최소 38만 8000명, 최대 162만명으로 추정됐다. 은행과 캐피탈 등에서 거절된 저신용자들이 대부업체에서조차 대출을 받지 못하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실제 대부금융협회에 접수되는 불법 사채 피해 민원 건수는 2015년 262건, 2016년 310건, 지난해 622건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접수된 민원도 372건에 이른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40%였던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데 20년 가까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44%의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하는 데 7년밖에 걸리지 않아 속도가 빠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민들을 위해 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하게 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최고금리 인하 전에 부작용 발생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저소득층 지원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사전 대책을 먼저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서울 아파트값 힘겨루기… “연말 가격조정 시작될 것”

    서울 아파트값 힘겨루기… “연말 가격조정 시작될 것”

    강력한 집값 안정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힘겨루기 장세에 들어갔다. 투기 심리가 냉각돼 거래량은 줄었지만, 집값 하락은 아직 눈에 띄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세제 개편안 국회통과, 공급확대 정책을 담은 수도권 택지지구 지정 확정, 금리 인상 확정, 공시가격 현실화 등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두 달이 고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눈치 보기가 치열하겠지만, 연말부터는 가격 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기수요 급감, 호가 하락·급매물 증가, 금리 인상 등이 예정됐기 때문이다.●투기수요 감소… 가격 폭등 진정 국면 지난 주말 서울 아파트 시장은 조용했다. 시장을 흔들고 가격을 올리는 투기 수요가 숨을 죽였기 때문이다.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아파트 구매 전화 문의조차 끊겨 개점휴업 상태다. 추격 매수는 그만두고 실수요자마저 집값이 내려갈 것을 예상,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고 눈치만 보는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투자자들이 바짝 엎드렸고, 실수요자도 가격 조정을 기대하고 구매에 나서지 않아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은 가수요자들이 움직이면 금세 불이 붙는다. 투자 수요가 활발하면 거래량이 급증하고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른다. 가수요가 많으면 실수요자에게도 심리적 불안을 안겨 주고 추격 매수를 부추겨 시장 전체가 과열로 이어진다. 단순 수급원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다른 상품보다 시장 안정대책과 심리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현재는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으로 투기심리가 숨을 죽인 상태지만 대책이 본격 시행되고, 공급계획이 보조를 맞추게 되면 투기심리는 고개를 들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억제는 이미 시행 중이고, 무거운 세금의 부과가 현실화되면 가수요는 한층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이 확정되면 주택 보유세를 얼마나 더 내야 하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실수요 주택 보유자까지 보유세 인상으로 이어진다. 종부세 부과 대상자도 올해보다 훨씬 많이 늘어난다. ●호가 하락 속 일부 지역 급매물 등장 호가 하락은 집값이 조정되는 첫 움직임이다. 현재는 호가 상승이 멈춰 거품이 조금씩 빠지는 분위기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호가는 내려도 쉽게 거래가 증가하는 현상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 보유 자체를 투기로 몰아붙이는 정책으로 구매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가격이 내려가도 거래량은 급증하지 않는 침체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금 시장이 딱 그렇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9·13대책’ 이후 중형 크기 아파트 호가가 1억~2억원 떨어졌다. 호가보다 낮은 급매물도 일부 나오고 있지만 역시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다. 고가주택이 많은 지역에서 급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가격은 본격적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9·13대책은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고강도 대책이라서 다주택 보유 심리를 차단하고 추격 매수세를 잡기에 충분하다”며 “거래량이 줄어들고 급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가격이 하락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위원은 당장 집값이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가격 조정 시기를 연말쯤으로 예상했다. 집값 조정 시기는 급매물이 쏟아지는 시기가 얼마나 앞당겨지느냐에 달렸다. 정부는 9·13대책을 발표하면서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과 동시에 애초 내놓았던 종합부동산세제 개정안보다 고가주택의 종합부동산세율을 대폭 올리고 조정지역에서의 2주택자에게도 종부세를 징벌적으로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다주택자는 물론, 한 채라도 고가주택 보유자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올해보다 훨씬 많이 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무겁게 물리고 있어 쉽게 매물로 내놓지 않아서다. 보유세 강화로 재산세나 종부세를 내더라도 무거운 양도세를 내는 것보다는 가볍기 때문이다. 또 상당수의 다주택자가 이미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해 매물이 많지 않은 데다, 양도세 감면 혜택을 보던 장기보유주택까지 혜택이 사라지면서 물건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보유세를 강화와 공시가격 현실화가 가시화되면 다주택자 보유 주택이 매물로 나오고,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공급계획이 확정되면 서울을 비롯한 조정지역에서도 집값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억제·금리 인상으로 추격 매수 차단 금리 인상도 주택시장을 흔들 만한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는 0.75%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현재 1.50%)를 조만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 상황만 보면 경제침체기라서 금리를 인상할 여력이 없지만, 미국이 연말쯤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미 간 금리 역전이 더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인상 카드를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주택시장 안정 차원에서도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금리 인상은 단순히 주택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카드가 아니지만, 시장 분위기는 인상 쪽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를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데다,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투기 수요가 급증하지 않는 한 주택시장에서 금리 인상은 주택 구매 심리를 누그러뜨리는 효과가 충분하다. 현재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에 가깝게 올랐다. 조정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억제는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다. 대출 억제는 단기적으로는 주택 가수요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다.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라도 대출을 받기 까다로울 정도다. 주택 보유자의 대출금지가 시작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주택 보유자의 추가 주택담보 대출길은 완전히 차단됐음을 실감하고 있다. 결국, 추가 대출길이 막히고 금리까지 오르면 가수요가 줄어들고 집값 상승 압력도 본격적으로 줄어들면서 가격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3년 새 상인 절반 떠나…서해대 폐교 땐 지역도 무너질 겁니다”

    “3년 새 상인 절반 떠나…서해대 폐교 땐 지역도 무너질 겁니다”

    “3년 사이 대학 주변 상인 절반이 여길 떠났어요. 학교가 폐교하면요? 지역도 같이 무너질 겁니다.”인구 27만 3498명(2018년 7월 기준)의 군산은 전주, 익산과 더불어 전북의 3대 도시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감 부족을 이유로 문을 닫은 데 이어 지난 5월 GM군산공장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에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교육부가 정원 감축 등을 권고한 구조조정 대상 대학에 군산 시내 2개 대학(전문대)이 포함됐다. 군산 시민들은 “경쟁력이 없는 대학의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지역사회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대안이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지난 4일 오전 군산 오룡동에 위치한 서해대학과 그 주변은 휴일처럼 조용했다. 서해대는 교육부 대학역량기본평가에서 최하위인 ‘재정지원제한Ⅱ’ 대학으로 선정된 5개 전문대 중 한 곳이다. 내년부터 이 학교의 신입생과 편입생은 국가장학금과 국가학자금대출을 받지 못한다. 학교 또한 2021학년도까지 전체 정원의 30%를 감축해야 한다. 정원 1476명의 서해대는 현재 915명이 재학 중이다.이날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은 그보다 훨씬 적어 보였다. 수업이 한창 진행돼야 할 평일 오전 10시쯤 본관 외 2개의 강의동 중 하나인 신실관(4개층) 전체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강의실은 4곳에 불과했다. 각 강의실에는 그나마 남은 10명 남짓의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정문을 들어서자마자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 학생식당 입구 한쪽엔 사용하지 않은 공사 자재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식당에서는 올해 새로 계약했다는 외주업체 조리사들이 의욕적으로 일하고 있었지만 식당엔 생기가 돌지 않았다. 점심시간 즈음에도 교직원과 학생으로 보이는 10명 남짓한 인원이 식사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식당 관계자는 “많을 때는 하루 70명 정도 식당을 이용한다”면서 “작년까지는 매일 식단이 바뀐 걸로 알고 있는데 효율이 떨어져 올해부터는 몇 가지 메뉴로 통일했다”고 설명했다. 메뉴판에는 제육볶음(4500원), 수제 돈가스(4000원) 등 4개의 메뉴가 적혀 있었다.주민들은 이사장과 총장이 부정 비리를 저지른 이후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기억했다. 지역 기독교 재단이 중심이 돼 1974년 개교한 서해대는 2013년 학교 매각 과정에서 이중학 전 이사장과 이모 전 총장이 학교자금 146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16년 구속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다.학교 정문 앞에서 32년째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고모(63·여)씨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학생수가 3000명이 넘었고, 밤에는 야간수업을 마친 학생들을 받기 위해 11시까지 문을 열었다”면서 “지금은 점심 한때에 10명도 받을까 말까”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맞은편에서 인테리어 가게를 운영 중인 박모(64)씨는 “3년 전 이사장 비리 기사가 나가면서 학생수가 확 줄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이 주변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 절반이 떠났다”면서 “학교가 문을 닫으면 이 지역도 같이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학교 정문에서 바로 눈에 들어오는 분식점 두 곳은 간판만 남기고 폐업한 상태였다. 서해대가 위치한 오룡동은 군산의 최대 번화가인 수송동에서 10㎞도 떨어지지 않은 시내 중심가에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나 한국GM 등이 문을 닫는 것과는 비교하기 힘들지만 서해대가 폐교할 경우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내년 신입생부터 국가장학금이 중단된다고 들었다”면서 불안감과 걱정을 내비쳤다. 방사선학과 3학년 학생은 “우리는 졸업반이라 자격증을 딴 뒤에 취업하면 되지만 교육부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신입생들이 취업 등에 피해를 받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학생들은 이 학교 방사선학과가 지난해 재학생 자격증 취득률 83%로 전국 평균 합격률(75%) 대비 높아 전북 지역에서 나름 경쟁력이 있는 학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이 학과의 다른 1학년 학생은 “전주에서 왔다”면서 “학과 취업률도 좋다고 해서 지원해 왔는데 내년부터 국가장학금을 못 받을 정도로 학교가 어렵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학과의 한 조교는 “재정지원제한 내용을 학생들에게 이미 모두 공지했고,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언론의 관심이 학생들을 더 불안하게 할까 봐 걱정”이라며 취재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서해대의 2018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550명 모집에 1461명이 지원해 2.7대1을 기록했다. 전년 2.2대1(726명 모집에 1629명 지원)보다 다소 올랐다. 대학기본역량평가 결과 발표 뒤 실시된 2019학년도 수시 모집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학기본역량평가 최하위 등급 학교는 폐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입생 국가지원 장학금이 중단되는 내년부터 신입생이 급감하게 될 경우 학교 재정에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학교 운영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서해대는 45년간 학생뿐 아니라 야간 수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평생학습을 담당하는 등 지역사회의 한 축을 이뤄 왔다”면서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전 임직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해대는 지난 5월 취임한 서동석 총장이 이번 평가 발표 이후 사퇴하면서 아직 총장 직무대행도 결정하지 못하는 등 적지 않은 후폭풍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하위 등급은 아니지만 역량강화대학으로 선정된 군산간호대 역시 위기감이 적지 않다. 군산간호대는 학생 정원이 1000명 미만(907명)으로 정원 감축 권고 대상에서는 제외(1000명 미만 대학은 정원 감축 미권고)됐지만 이번 평가 결과가 학교 이미지에 타격을 주지 않을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군산간호대 관계자는 “간호대 특성상 취업률이 높아 지원 학생들은 꾸준한데도 이번 평가 발표로 장기적으로 학교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군산간호대는 2017학년도 8.5대1, 2018학년도 13.4대1로 전년 대비 경쟁률이 50% 이상 올랐다. 교육부는 지방에 전국 학생의 52%밖에 없는데, 대학 정원의 64%가 지방에 있는 인구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018학년도 대학입학 정원은 48만 3000명이다. 교육부는 3년 뒤인 2021년 대학에 입학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입생은 42만 7566명으로 현 대학 정원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전국 4년제 대학 196곳, 전문대 137곳(2017년 기준) 중 38곳이 신입생을 한 명도 모집하지 못해 폐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 대학들은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부실 대학’ 낙인을 찍는 것이 오히려 자율적 구조조정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발표 이후 서해대 총장을 비롯해 박진성 순천대 총장,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 강동완 조선대 총장 등 낮은 평가를 받은 지방 대학 총장들이 줄줄이 사퇴하거나 사퇴를 표명했다. 역량강화대학 이하 등급을 받은 한 지방 대학 관계자는 “수도권에 있는 일부 대학은 단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경쟁력이 없어도 학생이 몰려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서 “무조건 줄세우기식 평가로 ‘부실대 낙인 찍기’를 하면 결국 지방대만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인구가 지방보다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지방 대학들을 전부 그대로 두면 건실한 지방 대학까지 어려움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대학이 폐교하면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교육부가 함께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군산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한국 경제 ‘3중 딜레마’

    한국 경제 ‘3중 딜레마’

    일자리가 사라지고 물가는 오르는데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 확대 대신 현금 쌓기에 열중하고 있다. 경기 하강 국면에 대응하려면 물가를 안정시키고 기업이 고용·투자를 늘려 가계 소득을 높여야 하는데 한국 경제가 이와 정반대인 ‘3중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8월 30~4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만 2000명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8월 24만 7000명 감소 이후 9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수가 급감한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의 이른바 ‘생계형 취업’은 급증했다.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올해 1~8월 월평균 23만 2000명 늘었다. 2004년 이후 14년 연속 증가세다. 특히 그동안 꾸준히 감소했던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이례적으로 지난해 6월부터 15개월 연속 늘었다. 지난 7·8월에도 각각 6만 1000명, 6만 9000명이 증가했다. 7·8월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각각 5000명, 3000명인 점을 감안하면 농림어업 취업자를 제외할 경우 취업자 증가 폭은 이미 마이너스(-) 상태다. 미국의 경우 취업자 통계에서 농림어업을 제외하고 있다. 질 좋은 일자리의 대명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7·8월에 각각 12만 7000명, 10만 5000명 급감해 4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도 8월에 마이너스(-1.2%)로 돌아섰다. 고용이 양과 질 모두에서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서민 생활과 밀접한 식탁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해 지난해 9월(2.1%) 이후 1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기름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이달 첫째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659.55원으로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둔 채 투자에 인색한 상황이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가 보유한 현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118조 564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1% 증가했다. 기업 설비투자가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6개월 연속(3~8월)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기업들이 고용을 줄이고 있는 데다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소비가 줄면 고용에 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美 18세 이하 혼혈 급증… 20년 내 인종 간 구분 사라진다

    [특파원 생생리포트] 美 18세 이하 혼혈 급증… 20년 내 인종 간 구분 사라진다

    전인종 인구 증가·백인 16만3300명 감소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은 다인종·다민족 국가이다. 미국 사회의 내부를 자세히 보면 1800년대부터 영국에서 온 이민자, 즉 백인들이 우월한 지위를 갖고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사회에는 인종 간 차별이 뿌리 깊게 자리한다. 하지만 최근 타인종 간 결혼, 즉 백인과 흑인, 흑인과 아시안, 아시안과 히스패닉 등의 결혼이 급증하면서 순수 ‘백인’이 줄고 인구의 다양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또 백인과 흑인, 아시안 등 인종의 혼합이라는 ‘캐블리내시안’(Cablanasian)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따라서 앞으로 20년 내에는 인종 간의 구분 자체가 의미 없는 시대가 올 것이란 분석이다. 미 통계국이 지난달 발표한 미국의 총인구는 3억 2571만 9178명(2017년 7월 1일 기준)이다. 백인의 비율이 60.7%로 압도적이다. 이어 히스패닉(18.1%), 흑인(13.4%), 아시안(5.8%), 캐블리내시안(2.7%) 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2015년 한 해 동안 미국의 전체 결혼자 중 타인종·타민족과 결혼한 비율이 17%로, 50년 전인 3%에 비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런 타인종 간의 결혼이 늘면서 백인 숫자가 줄고 있다. 미국 사회의 주류였던 백인들이 몇십년 내 ‘소수’로 전락될 것이라는 예고가 나오는 이유다. 미 인구센서스국이 2015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인구 추이를 조사한 결과, 아시아계와 혼혈 계통이 각각 3% 증가해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었다. 센서스국은 “모든 인종 그룹이 2015~2016년 사이에 인구가 늘었다지만 백인은 16만 3300명의 자연감소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이 그룹에서 백인은 급감하고 있다. 미 통계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2013년에 신생아 비율에서 백인 비율이 50% 미만으로 줄었으며, 2015년에는 5세 이하 그룹에서 백인은 사상 처음으로 ‘다수’의 지위를 빼앗겼다. 통계국은 앞으로 5년 안에 캐블리내시안이 18세 이하에서 다수를 차지할 것이며,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베이비부머들이 사망함에 따라 백인의 절대 숫자가 ‘확’ 줄 것으로 내다봤다. ‘캐블리내시안’이라는 신조어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때문에 생겨났다. 우즈는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우즈의 어머니는 인디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다인종의 결혼으로 태어난 우즈에게 ‘인종’을 구분한다는 것은 정말 무의미한 일일 것이다. 에드소울 조지타운대 교수는 “타인종과의 결혼이 급증하면서 청년층에서는 ‘인종’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20년 내에 미국의 인종차별주의는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디젤車 빈자리 누가 차지할까 … 내수 친환경차 시장 韓日 각축전

    디젤차의 인기가 사그라드는 가운데 내수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한국과 일본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 전기차는 현대·기아차의 SUV 신차가 돌풍을 일으키는 등 국내 완성차업계가 점령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현대·기아차와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업계가 연이어 신차를 공개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9월 내수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디젤차는 4530대로 지난해 9월 대비 46.7% 급감했다. 50%에 육박했던 수입차 시장에서의 디젤차 점유율 역시 26.3%으로 내려앉았다.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지켜왔던 BMW 520d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달에도 베스트셀링 순위에서 사라졌다. ‘디젤게이트’와 ‘BMW 연쇄 화재’ 등 연이은 악재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데다 지난달부터 디젤차의 배기가스에 강화된 측정기준을 적용하는 국제표준시험방법(WLTP)이 수입 디젤차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9월 이후 생산된 차종들은 강화된 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판매할 수 없으며 9월 이전 생산된 차들은 이미 재고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BMW 520d 등 수입 디젤차의 빈자리는 아우디 A3와 폭스바겐 파사트 등 수입 가솔린 차종이 채웠다. 그러나 업계는 장기적으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코나 EV와 기아차의 니로 EV 등 소형SUV의 전기차 모델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토요타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회 주행거리를 400km 수준으로 늘린 코나EV와 니로EV는 지난달 각각 1382대, 1066대 판매됐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아이오닉 일렉트릭(4955대)로 1위지만 코나EV와 니로EV의 사전계약 대수가 이미 1만 대를 돌파해 두 모델이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1, 2위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현대·기아차와 토요타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시장과 업계에 따르면 내수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1만 7284대로 1위에 올랐으며 그 뒤를 기아차 니로 하이브리드(1만 4280대), 렉서스 ES300h(4745대), 기아차 K7 하이브리드(4610대),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3961대)가 이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준대형 하이브리드 시장은 그랜저와 ES300h, K7이 3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일본 완성차업계는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신차를 선보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렉서스는 지난 2일 국내에서 6년만에 완전변경을 거친 ES300h을 출시했다. 렉서스는 ES300h를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에 가장 먼저 출시했다. 지금까지 4000대 사전 계약이 이뤄졌으며 이전 세대 모델을 포함해 올해 총 8000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다음달에는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인 아발론의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토요타는 이번 신형 부터 가솔린 모델은 출시하지 않고 하이브리드 모델만 판매하며 국내에서 ‘토요타=하이브리드’라는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난 7월 출시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9월 400대가 판매되며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완성차업계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해 브랜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서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다양한 차급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내놓는 전방위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전기차를 넘어 수소차 시대가 열리면 현대차와 토요타 간 주도권 다툼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더 빠르게… 더 강하게’ 강속구, 野史를 바꾸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강속구, 野史를 바꾸다

    2018년 미국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는 30일까지 팀당 162경기, 총 2430경기가 치러진 뒤에는 꿈의 ‘가을 야구’가 기다리고 있다. 2018년 메이저리그는 여느 때처럼 적지 않은 변화를 보였다. 전문가의 눈을 통해 2018 시즌을 정리하는 글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야구가 늘 그랬던 것처럼, 2018년 메이저리그는 ‘예상대로 예측불허’였다. 월드시리즈 우승만이 유일한 관심이라던 LA 다저스가 정규시즌 내내 이렇게 고전할 줄 몰랐고, NL 동부의 절대 강자를 자처하던 워싱턴 내셔널스의 몰락은 끔찍하다. 팀 연봉 최하위(30위) 팀 오클랜드의 승리 행진과 포스트시즌 진출은 기적이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능가할 놀라운 일이 2018 메이저리그에서 이뤄졌다. 이후 ‘추세’를 이끌 만큼의 굵직한 변화였다. 눈에 잘 띄지는 않았을 뿐이다.●전통적인 ‘선발 투수’ 개념의 변화 야구의 오랜 통설,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는 대전제가 2018년 흔들리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야구 경기의 기본적 책임은 선발 투수가 지는 것이었다. 선발 투수는 6회, 7회 이상은 책임지는 것이 통념이었다. 2018년은 달라졌다. 투구 수로는 80~100구, 이닝으로 잘해야 5~6이닝만 던지고 승패와 무관하게 뒤에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불펜 투수들에게 마운드를 넘기는 것이 일상처럼 돼버렸다. 최지만 선수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를 보자. 2018년 시즌을 앞두고 “경기 시작과 함께 1이닝, 많아야 2이닝을 책임지는 ‘시작 투수’(아직 뭐라고 불러야 할지 개념과 용어가 정립되지 않았다)를 2018년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했고 과감하게 실행했다. 스몰마켓 팀, 선수 연봉이 적고 스타 플레이어도 없는 팀의 도전적인 실험 정신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탬파베이 시즌 성적은 상당히 우수했다. 비록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 명문팀에 막혀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탬파베이 레이스의 성적은 NL 서부지구 우승팀 LA 다저스와 대등하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9월 15일 현재 82승 66패 승률 .554로 대단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스몰 마켓 팀이 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오랜 기간 준비한 결과다. 그렇게 선발 투수의 이닝이 줄고, 시작 투수가 도입되는 변화. 그 서막이 2018년 오른 것이다. 이제 선발 투수는 그저 ‘처음 나온 투수’일 뿐이다. ‘사이영상’의 주인공 사이 영이 투수를 하던 시절 1901년, 보스턴 아메리칸스 (보스턴 레드삭스 전신) 소속 34세 사이 영 투수는 41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38경기를 완투했다. 총 371.1 이닝 투구, 33승 10패 방어율 1.67을 기록했다.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약물의 시대’, 선발 투수들이 천둥 같은 타자들을 견디기 몹시 힘들던 시절을 보자. 지금과 같은 30팀, 팀당 162경기 체제였던 2000년 시즌에 30팀 중 28개 팀의 선발 투수가 900이닝 이상을 책임졌다(표 참조). 2018년 시즌(평균 148경기, 9월15일 현재)은 총 802이닝, 평균 5.42이닝이다. 대신 불펜 투수는 평균 총 525이닝, 평균 3.55이닝을 책임졌다. 선발 투수가 5회를 마치고 6회를 넘기는 일은 이제 ‘특별한 경우’가 되어 가고 있다. 1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발 투수의 총 투구 이닝이 600이닝, 평균 3.7이닝이 되지 않을 위기(?)에 처했다.●18년 만에 200이닝 이상 투수 1/3 급감 시즌 막판 부상으로 선발 투수가 바닥난 팀들을 중심으로 ‘불펜 데이’와 ‘시작 투수’를 실험하는 팀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시즌 중에 텍사스 레인저스, LA 에인절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포스트 시즌 탈락이 확정된 팀에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같은 강팀까지 나서 불펜데이를 실험했다. 이에 따라 투수 개인 기록 역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2000년 메이저리그에서 200이닝 이상의 투구를 기록한 투수가 36명이었고, 180이닝(30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66명으로 팀당 2명이 조금 넘었다. 2018년은 200이닝 이상 10명 내외, 180이닝 이상 30명 내외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1901년 메이저리그 16팀 중 1이닝 이상이라도 투구를 한 투수 139명 가운데 19명의 투수가 300이닝 넘게 공을 던졌었다. 마지막 300이닝 투수는 198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스티브 칼튼 투수였다. ●타자는 홈런에 집중… 투수는 강속구에 올인 “‘많이 던지지 않는 선발 투수’는 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결국 이것이 핵심이다. 우선 눈에 띄는 변화는, ‘선발 투수들도 강한 공을 던진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홈런 스윙’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타격 이론은 수평 스윙을 통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좋은 타구라고 했다. 지금은 1~9번 타자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홈런을 노리는 강한 ‘어퍼’ 스윙을 적극적으로 시작했다. “3할 타자는 포드를 타고, 홈런 타자는 캐딜락을 탄다”는 말이 있지만, 단지 ‘욕망’ 때문만이 아니다. 130여년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안타 2, 3개를 몰아친 뒤 이런저런 작전 끝에 짜내는 득점보다는 홈런 한 방으로 얻는 득점 확률이 높다는 결론 때문이다. 이제 야구는 홈런이다! ‘이기고자 한다면 홈런을 노려야 마땅하다.’ 슈퍼 컴퓨터는 야구에 이렇게 제시했다. 타자들의 스윙이 바뀌니, 타자를 상대하는 투수들의 전략과 콘셉트 역시 바뀔 수밖에 없다. 홈런을 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렇게 해서 강력한 속구의 시대가 열렸다. 다만 강한 공을 던지니 너무 힘들다. 선발이건 불펜이건, 투수들은 이제 오래 던질 수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살아남기 위해선 이제 ‘강한 공, 더 강한 공’을 던져야 한다. 팀은 싱싱한 어깨로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는 불펜 투수를 4회고, 5회고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릴 준비를 시작했다. 2018년 선발과 불펜을 오간 LA 다저스 일본인 투수 겐다 마에다는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면 97마일짜리 공을 뿌린다. 짧고 강하게 집중한다. 선발일 때는 시속 92~93마일 속구를 던진다. 5회 이상을 던지려면 힘의 배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즌을 거듭하며 홈런도 시즌 최다 기록을 경신하지만, 한편 삼진도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로 고쳐 쓰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짧지만 강력한 공을 던지는 불펜 투수 스타일의 투구가 경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결과다. 야구의 중심에 삼진과 홈런이 우뚝 서는 경향은, 선발 투수 개념의 변화와 함께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물론 부작용도 없지 않다. 불펜 투수의 활용이 많아지면서, 경기가 뚝뚝 끊긴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강력한 투구를 해야 하는 투수들의 부상 역시 늘어난다. 140㎞ 이상의 공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부상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더 강한 공을 뿌리려다 보니, 부상의 위험도 커졌다. 그리고 야구 경기는 몹시 단순해지고 있다. 피닉스· 덴버·로스앤젤레스 ■ 이강원 스포츠 작가전직 스포츠 마케터. 스포츠 마케팅사 스포티즌, 브리온 등서 임원 역임. ‘하룻밤에 읽는 메이저리그 시리즈’ 2014, 2015, 2016, 2017 저술. 매년 메이저리그 및 NBA, EPL, NBA 등 스포츠 현장 취재, 저술.
  • [문화마당] 광고도 봐야 한다/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문화마당] 광고도 봐야 한다/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아무리 텔레비전 프로그램 진행자가 ‘채널 고정’이라고 간절하게 외쳐도 사람들은 광고가 시작되면 채널을 돌린다. 신문의 광고 면에도 도무지 눈길을 주지 않는다. 모두가 광고를 성가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미디어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많은 차별성을 갖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차별성으로 ‘이중상품시장’에서 운영되는 비즈니스라는 점을 꼽는다. 어떤 기업이 이중상품시장에서 운영된다는 것은 그 기업이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두 종류의 구매자에게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두 종류의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미디어 기업은 어떤 상품들을 어떤 구매자들에게 판매하는가. 우선 미디어 기업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판매한다. 신문 뉴스, 방송 프로그램 같은 것이 이러한 콘텐츠에 해당한다. 이 경우 독자나 시청자는 자신들을 위해 상품을 구매하는 전통적인 소비자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미디어 기업이 판매하는 또 다른 상품은 바로 독자나 시청자 그 자체로 이들은 미디어가 광고주에게 판매하는 상품이 된다. 신문이나 방송이 광고 지면이나 시간을 광고주에게 제공한다는 것은 바로 독자나 시청자의 ‘주목’(attention)을 광고주에게 판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중의 상품들이 미디어 기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지상파 상업 방송(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민영 방송이라고 하지만)은 광고가 주수입원이고, 케이블 방송은 광고 외에도 월정 요금이라는 수입원도 있다. 신문은 이중상품시장에서 운영되는 대표적인 미디어로 과거에는 광고 수입 대 구독료 수입의 비율이 7대3 정도였는데 광고 수입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통계 포털 ‘스태티스티카’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2008년 총매출이 29억 3000만 달러로 구독료와 광고 수입의 비율은 34대66이었다. 반면 2017년 뉴욕타임스의 총매출은 16억 7500만 달러로 구독료와 광고 수입의 비율은 64대36이었다.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총매출액은 거의 반 토막이 됐고, 구독료와 광고 수입의 비율은 역전됐다. 어려운 신문산업의 한 단면을 보여 준다. 방송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방송의 광고 매출이 반 토막이 된 건 이미 오래전이다. 미디어의 광고 수입 급감은 미디어 기업의 존폐를 결정지을 큰 문제가 된다. 광고 수입 감소로 인해 미디어 기업은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여력을 잃게 되고, 콘텐츠 품질 저하는 독자나 시청자의 감소로 이어진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나 시청자가 감소하면 광고주에게 그 매체는 광고 매체로서 매력을 잃게 돼 악순환이 반복된다. 신문, 방송과 같은 전통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이 식은 결과다. 그래도 신문과 방송의 존재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구독료를 내는 것 외에 광고에도 눈길을 주는 것은 어떨지? 내가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 프로그램에 붙은 광고를 봐 주는 것은 어떨지? 그래야 그나마 정제된 뉴스를 접하고 양질의 프로그램을 즐기지 않을까? 광고를 보는 것을 정보 이용과 프로그램을 즐기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물론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신문이나 방송과 같은 콘텐츠 제공자가 독자나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독자나 시청자가 광고에 눈길을 준다는 것은 그나마 콘텐츠가 사랑받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는 결국 신문이나 방송이 독자나 시청자가 늘 자비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깨달을 때 가능한 얘기다.
  • 마이너스 늪에 빠진 北, 더 간절해진 비핵화 보상

    마이너스 늪에 빠진 北, 더 간절해진 비핵화 보상

    트럼프 ‘보상 강조’ 톱다운 협상 속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25일(현지시간) 북한 경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대북 제재가 해소되고 남북경협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북 제재가 본격화된 지난해 북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이후 보상을 강조하는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주민들도 이 같은 잠재력을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도 지난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국교 정상화를 지향하는 일본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며 “북한이 가진 잠재력이 발휘되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북 제재로 북한 경제는 뒷걸음질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로 추정된다. 중국 수출입 업무를 총괄하는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1~8월 북한의 대중 수출은 1억 4359만 달러(약 1603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3% 급감했고 중국의 대북 수출(13억 6465만 달러)도 같은 기간 38.9% 줄었다. 북한의 대중 무역수지는 12억 달러 적자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의 경우 베트남에 대한 투자 경험이 풍부해 북한 경제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매뉴얼은 충분하다고 본다. 베트남과 달리 북한은 일본으로부터 GDP 절반 수준인 200억 달러 이상을 전쟁 배상금으로 받아 초기 자본금에 보탤 수 있다. 결국 올해 안에 진행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종전선언이 나올지가 관건이다. 비핵화가 되면 핵 개발에 개성공단의 자금이 흘러들어 간다는 의혹 등에서도 자유로워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원산지 예외 규정을 두기로 한 점도 개성공단 정상화에 긍정적인 신호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한반도신경제팀장은 “중국 의존도가 90%를 넘어서 북한은 경제적 안보 위기인 데다가 비핵화가 무산되면 미국이 더 큰 보복을 할 수 있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베트남에 미국이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1년 안에 수교를 맺은 만큼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한반도통일경제TF팀장은 “미국이 비핵화가 잘되면 경제 발전에도 도움을 주겠다고 운을 뗀 것”이라며 “톱다운 방식 협상으로 속도를 높이고 있어 연말까지 종전선언이 나오면 내년 북·미 수교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서울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남북관계 훈풍 속 공안사범 검거 급감…왜?

    올해 수사기관에 입건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되는 등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공안사범이 감소한 것이란 관측과 함께 문재인 정부 들어 정보 당국의 검거 의지가 약화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 처리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입건된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은 12명으로 집계됐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연평균 75.2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것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수치다. 올해 입건된 국가보안법 사범 가운데 기소된 사례는 2명이었고, 두 명 모두 구속기소됐다. 이 역시 10년간 평균 기소 건수인 39.7명(구속은 평균 21명)과 큰 차이를 보였다. 주광덕 의원은 국가보안법 사범이 줄어든 배경에 대해 “국가정보원의 국내파트 폐지와 검찰의 공안부 축소 등 문재인 정부의 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남북 해빙 무드와 별개로 한국 사회에 공안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양중진)가 구속기소 한 대북사업가 2명은 최근 처리된 공안사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중국에서 소개받은 인물을 통해 악성 코드가 깔린 보안 프로그램을 받아 국내 민간업체와 공공기관 등에 납품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미화 86만 달러(약 9억 6000만원) 상당의 개발비를 북한에 송금하고, 국민 5800여명의 개인정보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주 의원은 “공안사건의 수사는 신중해야 하지만, 엄연한 남북대치 관계에서 무작정 폐지·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국민이 불안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공무집행방해 사범 71%가 음주자… 4년간 6만 3000명

    공무집행방해 사범 10명 가운데 7명은 술에 잔뜩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이후 공무집행방해 사범 검거현황’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검거된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총 6만 334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음주자는 4만 4956명으로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2014년 1만 5142명에 달했던 공무집행방해 사범은 2015년 1만 4556명으로 줄었다가 2016년 1만 5313명으로 다시 늘었다. 지난해에는 1만 2880명으로 다시 급감했다. 올해에는 6월까지 5456명을 기록했다. 공무집행방해 사범 가운데 음주자 비율은 2014년 73.4%, 2015년 71.3%, 2016년 69.4%, 지난해 70.2%를 기록했다. 올해 6월까지는 69.5%로 집계됐다. 이재정 의원은 “음주자의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변경하는 등 가중처벌을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유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올라

    유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최대 0.15% 올라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2개월 후부터 상승해 5개월 뒤에는 최대 0.15%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가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들에 대해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의 수입물가,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가 15개월에 걸쳐 모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수입물가는 2개월 후 최대 6.5% 상승, 생산자물가는 1개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5개월 후 0.62%까지 상승, 소비자물가는 2개월부터 상승해 5개월 후 최대 0.15%까지 상승했다. 예정처는 “품목별 영향 분석 결과 석유류 제품, 교통,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 부문의 순으로 유가충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예정처에 따르면 국제유가 전망기관들은 2018~2019년 국제유가가 70달러 내외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EIA)는 2018년 세계경제성장률이 2012년 이후 최고치에 달해 수요가 증가하고 이란제재, 베네수엘라 대선 등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석유공급 감소로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 현상 역시 유가 상승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정처는 “2014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저유가로 인한 원유의 탐사·개발·생산 등 상류부문(upstream)에 대한 투자감소가 시차를 두고 글로벌 원유생산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요증가·공급감소 등으로 원유의 초과공급 상태가 해소되면서 원유재고가 감소하고 있는 점은 향후 유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예정처는 “다만 미국의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한 비전통 원유생산 증가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 신흥국 경기둔화 우려 등은 국제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국내물가 상승을 통해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원유와 관련품목의 안정적 수급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는 “최근의 유가 등 에너지가격 오름세에 따라 공급측 요인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실질수요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변동성이 높은 공급측 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면 내수심리 위축, 소비와 투자 부진 등을 유발해 국내경기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유가변화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물가안정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해외자원 개발 확대, 수입선 다변화, 효율적인 원유 비축 계획 수립 등을 통해 원유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OECD, 韓성장률 3→2.7%로 하향

    OECD, 韓성장률 3→2.7%로 하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4개월 만에 무려 0.3% 포인트나 끌어내렸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이 미·중 무역 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투자 지표 등이 나빠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OECD는 2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8년 9월 중간 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2.7%, 내년 2.8%로 제시했다. 지난 5월 전망치보다 각각 0.3% 포인트, 0.2% 포인트 낮춘 것이다. OECD는 한국 경제에 대해 “무역 분쟁 심화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국내 수요에 힘입어 이와 같이 성장할 것”이라면서 “대규모 재정 확대로 가계소득·지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올해 2.9%, 내년 2.8%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OECD가 세계경제 성장세 약화를 전망하면서 한국 성장률도 같이 내렸다”면서 “2분기 들어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6%로 떨어졌고 설비투자가 5.7%, 건설투자가 2.1% 급감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OECD는 세계경제 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모두 3.7%로 전망하면서 5월보다 각각 0.1% 포인트, 0.2% 포인트 내려 잡았다. 글로벌 통상 갈등과 신흥국 금융 불안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돼서다. 미국 경제는 양호한 고용 상황 등이 국내 수요를 견인해 올해 2.9%, 내년 2.7% 성장할 것으로 봤다. 유로존은 산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점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0.2% 포인트씩 깎았다. 위기설이 부각되고 있는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도 각각 1.9% 포인트, 3.9% 포인트, 0.8%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는 “경기 부양 노력과 함께 정책 불확실성 축소, 생산성 증대, 포용적 성장, 금융 리스크 완화, 구조 개혁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신뢰성 논란 일었던 가계소득 통계, 지출 조사와 합친다

    신뢰성 논란 일었던 가계소득 통계, 지출 조사와 합친다

    통합결과 2020년 1분기부터 발표 내년까지는 현재 방식 분석 내놓기로 다목적 표본 대신 ‘전용 표본’ 쓰고 면접조사→가계부 작성 방식 환원소득주도성장 폐기론과 황수경 전 통계청장 경질 논란으로 번졌던 가계소득 통계의 작성 방식이 바뀐다. 내년부터 지출과 소득을 합치고 통합결과는 2020년부터 3개월마다 발표한다. 다만 통계 이용에 혼란을 막고 시계열 비교가 가능하도록 내년까지는 현재 방식의 가계소득 통계를 3개월마다 내놓는다. 통계청은 18일 이런 내용의 ‘가계동향 조사 통합작성 방안’을 발표했다. 당초 통계청은 가계소득과 지출이 담긴 가계동향 조사를 지난해까지만 발표할 방침이었다. 응답률이 낮고 방문조사가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 때 여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가계소득 통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올해도 계속 발표했다. 문제는 올 1·2분기에 소득 하위 20%(1분위) 소득은 급감하고 상위 20%(5분위) 소득은 급증해 양극화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발생했다. 가계소득 통계가 소득주도성장 폐기론의 근거가 됐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표본가구가 대폭 바뀌었고, 저소득층의 비중이 높은 1인 가구와 고령층 가구가 표본에 더 많이 포함되는 등 통계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 방법도 기존 가계부 작성 방식에서 면접조사로 바뀌어 신뢰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통계청은 향후 소득·지출 통합조사에서는 신뢰도와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전용 표본을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위해 선정한 다목적 표본 중 일부를 활용했다. 표본은 약 8000가구에서 7200가구로 줄어들지만 소득 포착률을 높이기 위해 면접조사 방식을 다시 가계부 작성 방식으로 환원한다. 상대표준 오차는 분기 기준 2%, 연간 1.4% 안팎으로 이전과 비슷하다. 통계청은 “전용 표본을 쓰면 응답률이 낮았던 저소득, 고소득 가구 조사 결과가 개선돼 5분위 배율 등 소득 분배 지표 신뢰도도 함께 높아진다”고 밝혔다. 응답률을 높기 위해 기존 36개월 연속 응답 방식은 ‘6개월 응답-6개월 휴식-6개월 응답’으로 개선한다. 통계청은 이번 가계동향 조사 개편은 신뢰성 논란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와 올해 가계소득 통계의 비교가 가능하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통계청은 이날 ‘팩트 체크 및 해명자료’를 내고 “가계소득 조사 표본가구가 해당 시점의 모집단을 충분히 대표할 수 있도록 표본을 설계해 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요 소득 항목에 대해 시계열 비교 가능성을 확보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특파원 생생리포트] 호텔 숙박권·헬기 여행 상품권…日 고향납세 답례품 과열경쟁

    일본 이바라키현의 작은 마을 사카이마치는 지난해 ‘고향납세’를 통해 21억 6000만엔(약 215억원)을 도시민 등으로부터 기부받았다. 그러나 기부에 대한 대가로 미국 하와이의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는 등 값비싼 상품을 주면서 답례품으로만 기부액의 65%인 14억엔을 지출했다. 이곳뿐 아니라 시즈오카현 오야마초는 헬리콥터 여행 상품권을, 사가현 가라쓰시는 영양제·화장품을 주는 등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들어온 고향납세의 절반 이상을 답례에 썼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08년 도입된 일본의 고향납세 제도가 지자체들의 답례품 과열 경쟁으로 이어지며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16일 현지 언론이 전했다. 고향납세란 자신의 고향을 비롯해 돕고 싶은 지자체에 전달하는 일종의 기부금이다. 고향납세를 하면 해당 지자체에서 보내오는 답례품과 함께 2000엔을 넘는 금액에 대해 주민세·소득세 등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참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답례품을 주는 지자체로 몰리기 시작했고, 이에 지자체들은 답례품 수준을 갈수록 높였다. 이를테면 나가노현 이나시의 경우 2016년 고향납세로 72억엔을 유치해 전국 2위였는데 TV, 청소기 등 가전제품을 답례로 보내준 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답례가 과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답례품을 바꾼 결과 기부액은 전년의 5% 수준인 4억엔으로 급감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4월 답례품의 금액을 기부액의 30% 이내에서 운용하도록 각 지자체에 통보했지만, 이미 기세가 오른 지자체들을 제어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보다 못한 총무성은 지난 11일 ‘상한 30% 룰’을 어기거나 자기 지역 특산품이 아닌 물품을 보내는 지자체는 고향납세 제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책을 내놓았다.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상품 구입이나 배송 등에 들어간 지자체들의 답례비용 총액은 전체 기부금 3653억엔의 40%에 달했다. 전체 1788개 지자체의 14%인 246곳이 ‘30% 룰’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총무성의 방침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후쿠오카현의 한 소도시 관계자는 “우리는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와규(소고기)를 답례로 제공해 왔다”며 “우리 같은 작은 마을에서 나오는 게 기껏해야 쌀 정도여서 지역 특산품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다른 지역과 경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제조·도소매업 부진 직격탄… 40대 이하 취업자 모두 줄었다

    제조·도소매업 부진 직격탄… 40대 이하 취업자 모두 줄었다

    조선·자동차·음식·숙박업 일자리 급감 40대 15만여명 줄어 26년 만에 ‘최악’ 청년실업률 10%… 1999년 이후 최고 제조업 구조조정·최저임금 영향 분석 고용률 60.9%… 1년 새 0.3%P 떨어져 50대 이상 취업은 27만 9000명 증가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가장 큰 이유는 제조업 고용 부진에도 그나마 일자리를 지탱해 줬던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까지 고용 시장이 얼어붙어서다. 음식·숙박업에서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청년(15~29세) 실업률도 치솟았다. 자영업자 경쟁 과열과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딘 점도 원인이지만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년 새 도·소매업 취업자 수가 12만 3000명, 음식·숙박업은 7만 9000명, 교육 서비스업은 3만 6000명씩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9개월째, 음식·숙박업은 15개월째 감소세다. 경비원이나 건물 청소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의 취업자는 11만 7000명이나 줄었다. 연봉이 높고 정규직이 많아 ‘양질의 일자리’로 불리는 제조업 취업자 수도 10만 5000명 줄었다. 조선과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 때문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급감한 이유도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조선·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도·소매업 등 연관 산업에 악영향을 미쳐서다.연령별 취업자 수를 보면 40대 이하는 일제히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4만명, 30대는 7만 8000명 줄었다. 특히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는 15만 8000명이나 급감하면서 1991년 12월 25만 9000명 이후 26년 8개월 만에 감소폭이 가장 컸다. 40대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부터 34개월 계속 줄고 있다. 정부가 인구 감소를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은 인구 감소폭 10만 7000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 전반에서 도·소매나 교육 등 모든 산업에서 취업자 수가 줄어 타격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반면 50대 취업자는 5000명, 60세 이상은 27만 4000명 늘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에 포함되지 않는 65세 이상은 16만 3000명 증가했다. 한창 일할 나이대에서 취업자가 줄면서 지난달 실업자는 11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 4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4% 포인트 상승했다. 8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2000년 4.1% 이후 최고치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10.0%로 1년 새 0.6% 포인트 올라 1999년 8월 10.7% 이후 가장 높았다. 빈 과장은 “연령대로 봐서 음식·도소매 분야에 노동을 공급하려는 의사가 있는 계층인데 이 부분에 대한 노동 수요가 못 따라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체감실업률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8%,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0%로 1년 새 각각 0.7% 포인트, 0.5% 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고용지표 악화의 원인 중 하나로 또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통계청 고용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하고 “8월 취업자는 건설 고용이 다소 개선됐으나 제조업 고용 부진, 서비스업 감소 전환,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고용률이 지난달 60.9%로 1년 새 0.3% 포인트 하락했고 7개월 연속 낮아져서다. 15세 이상 인구수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취업자가 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집주인 부르는 게 ‘값’… 주택시장 균형가격 붕괴

    집주인 부르는 게 ‘값’… 주택시장 균형가격 붕괴

    9월 첫째 주 서울 매수우위지수 171.6 2003년 7월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 기록 “거래 규제로 매수세 줄고 공급은 더 줄어 가격 경쟁 없이 호가가 시세 형성 악순환 집주인, 수요자 나서면 값 올려 거래 안 돼” 매물 부족·추가 상승 기대·불안 심리 겹쳐주택시장에서 시장 균형가격이 무너졌다. 집주인이 부르는 값이 시장가격으로 굳어지는 비정상 시장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매물 급감과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지속하면서 매도·매수인 간 가격 흥정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10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지수 조사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올해 들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마을 1단지 푸르지오그랑빌 99㎡짜리는 지난해 9월 13억 5000만원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 분위기를 타고 값이 꾸준히 올라 지난 5월에 16억 4500만원에 팔렸다. 현재 부동산114에 나온 이 아파트 호가는 18억 4000만원이다. 이주호 반석공인중개사 대표는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 가운데 집주인이 꼭 팔려고 내놓은 ‘진성 매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대부분 오래전에 나온 매물이거나 집주인이 팔 생각 없이 가격 흐름을 간 보려고 던져 놓은 매물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거래 규제로 매수세가 뜸해졌지만, 공급이 더 줄어들었다”며 “매물 부족으로 가격 경쟁이 원활하지 않아 호가가 올라가고 시세로 굳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짜리 시세는 17억 8000만~18억 2000만원에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16억 9000만원(10층 기준)에 팔렸다. 한 달 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층의 매물은 17억 65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다 보니 집주인이 내놓은 호가가 시장가격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거래 성사 단계에서 가격을 올리는 바람에 공인중개사의 가격 흥정도 먹혀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18억원 이하로 나온 매물은 오래전에 나왔던 물건이고, 실제 매매 단계에서는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기 때문에 18억원 이하 매물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용산구 용산동 5가 용산파크타워 아파트 118㎡짜리는 지난 2월 14억 3000만원에 거래되고 나서 5월에는 15억 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시세는 17억원에 나와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매물이 많지 않다”며 “그나마 수요자가 나타나면 집주인이 값을 올리는 바람에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요는 분명히 감소했는데 호가가 오르는 이유로 시장가격 형성 틀이 무너진 것을 꼽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매물 부족에 따른 거래 감소,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 회수, 수요자 불안 심리 등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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