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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복주, 결혼한 여직원 퇴사 강요 논란

    노동청 “혐의 확인 땐 사법처리” 대구 소재 주류업체인 금복주가 결혼을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했다고 고소장이 접수돼 노동청이 조사에 나섰다. 정부가 결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경단녀’에게도 재취업을 제공하는 정책을 3년째 진행하는 상황에서 논란이 거세다. 대구서부고용지청은 금복주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결혼한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일을 그만두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 1월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2011년 홍보팀에 입사한 여직원 A씨가 지난해 10월 ‘2개월 뒤 결혼한다’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자 퇴사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창사로부터 50년이 넘도록 생산직 아닌 사무직에는 결혼한 여직원이 없다”면서 “회사 일을 못해서 나가는 게 아니라 결혼하고 난 뒤 다니는 여직원이 없기 때문”이라며 관례를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A씨가 결혼한 직후에도 사직하지 않자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 24일 판촉 부서로 발령을 냈다. A씨는 회사 측의 퇴사 압력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남녀의 성별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금복주 김동구 회장 등을 노동청에 고소했다. 회사 측은 “회사 차원에서 퇴사를 강요한 적이 없는데 일부 직원들의 말을 들고 A씨가 오해를 한 것 같다”면서 “부서 변경은 인력 조정이 필요해서 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또 “결혼한 사무직 여직원이 없는 것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입사해 결혼할 시점에 스스로 그만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소장을 제출한 A씨는 지난 10일 사표를 제출했다. 금복주 송호원 홍보팀장은 “해당 여직원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퇴직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회사의 공식 반응은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금복주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하겠다. 혐의가 확인되면 김동구 회장 등을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복주는 대구·경북 지역 소주 판매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매년 130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금융범죄 척결 업무협약

    금융범죄 척결 업무협약

    진웅섭(앞줄 왼쪽 네 번째) 금융감독원장과 강신명(앞줄 왼쪽 세 번째) 경찰청장이 금융업권 관계자들과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금융범죄 척결 업무협약’을 맺고 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 금복주, 결혼한 여직원 부서 변경과 퇴사 강요 파문

    대구 소재 주류업체인 금복주가 결혼을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했다고 고소장이 접수돼 노동청이 조사에 나섰다. 정부가 결혼·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경단녀’에게도 재취업을 제공하는 정책을 3년째 진행하는 상황에서 논란이 거세다. 대구서부고용지청은 금복주에 근무하는 여직원이 결혼한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일을 그만두라는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지난 1월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홍보팀에 입사한 여직원 A씨가 지난해 10월 ‘2개월 뒤 결혼한다.’라는 사실을 회사에 알리자 퇴사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창사부터 50년이 넘도록 결혼한 여직원은 생산직 아닌 사무직에는 없다”면서 “회사 일을 못해서 나가는 게 아니라 결혼하고 난 뒤 다니는 여직원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관례를 이유로 여직원에 퇴직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A씨가 결혼한 직후에도 사직하지 않자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 24일 판촉 부서로 발령을 냈다. A씨는 회사 측의 퇴사 압력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남녀의 성별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금복주 김동구 회장 등을 노동청에 고소했다. 회사 측은 “회사 차원에서 퇴사를 강요한 적이 없는데 일부 직원들의 말을 들고 A씨가 오해를 한 것 같다”면서 “부서 변경은 인력 조정이 필요해 한 조� 굡箚� 해명했다. 또 “결혼한 사무직 여직원이 없는 것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입사해 결혼할 시점에 스스로 그만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소장을 제출한 A씨는 지난 10일 사표를 제출했다. 금복주 송호원 홍보팀장은 “해당 여직원이 지난 사표를 제출했지만, 퇴직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회사의 공식 반응은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조만간 금복주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를 하겠다. 혐의가 확인되면 김동구 회장 등을 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금복주는 대구경북 지역 소주판매 시장에서 80%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매년 1300억 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미얀마Myanmar가 버마Burma에게

    미얀마Myanmar가 버마Burma에게

    미얀마를 다녀온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처음보다 두 번째가 더 좋다고. 처음엔 발전하지 않아서 불편하지만, 두 번째는 변하지 않아서 다행이라 느낀다고. 그러나 어쩌나, 미얀마는 지금 격변하고 있다. 반세기 넘는 군사 독재가 끝나고 민주정부가 들어섰다. 나의 첫 미얀마 여행. 미얀마가 변해서 좋았다. 미얀마는 다시 버마가 될까? 최근 투자차 미얀마에 간다는 지인을 만났다. 사람들은 그와 마주칠 때마다 ‘어디 간다고 했지? 라오스? 캄보디아?’라고 묻곤 했었다. 만약 그가 미얀마가 아니라 버마라고 말했다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1983년 버마현재의 미얀마 수도 랑군현재의 양곤에서 일어났던 폭발사고 뉴스가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100년 이상 영국의 지배를 받았고 반세기 이상 자의 반, 타의 반 고립주의를 펼쳤던 사회주의 국가. 1958년부터 몇 차례의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사 독재와 권력의 부패로 내정이 어렵고 국민들의 삶이 곤란한 나라 말이다. 1974년부터 불려 왔던 ‘버마 사회주의 공화국’은 1989년 군사 정권에 의해 ‘미얀마 연합’으로 바뀌었다. 당시 수도 랑군은 양곤이 됐다. 양곤은 ‘갈등의 종식’이라는 뜻. 하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갈등이 금세 종식되지는 않았다. 1990년에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여사가 이끄는 NLDNational League for Democracy당이 압승을 거두었지만 조직적인 방해로 정권 이양은 좌절됐다. 지난 연말 양곤을 방문했을 때 미얀마는 반세기 만의 민주화를 눈앞에 둔 과도기였다. 25년 만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다시 치뤄진 총선에서도 결과는 역시 NLD당의 압승. 그러나 과거 실패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분위기는 낙관적 기대 속에서도 조심스러웠다. 삶의 풍경은 역사책 속의 버마와는 많이 달랐다. 콜라도, 양담배도, KFC도, 아메리카노도, 아웅산 수치 여사의 기념 티셔츠도 원 없이 유통되고 있으니, 미얀마는 이제 더 이상 닫힌 나라가 아니었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나라다. 아직은 조금 불편할 뿐. 1989년 버마에서 미얀마로의 국명 개칭, 양곤Yangon에서 네피도Naypidaw로의 수도 이전 등 군사 정권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뤄졌던 결정들이 다시 원상복귀될지는 미지수다. 더 급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으므로. 양곤은 다만 느릴 뿐 농담 같지만 사진만 보고도 한눈에 라오스나 캄보디아, 심지어 미얀마의 다른 도시와도 구분되는 양곤의 거리 풍경을 찾고 싶다면 오토바이가 열쇠다. 1999년부터 양곤 시내에서는 오토바이 운행이 금지되었기 때문. 우편배달부, 교통경찰 등 특수한 경우에만 예외가 적용된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없다는 사실이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직 택시미터기가 보급되지 않아서 요금을 흥정하고 타야 하는 상황. 후진적인 시스템이라고 툴툴 거리며 기본적인 ‘바가지’를 각오했지만, 결론적으로 상황은 그 반대였다. 극심한 교통체증을 바라보며 택시 안에 앉아 있자니 시시각각 요금이 올라가는 미터기가 없어서 오히려 다행인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기사는 내내 평상심을 유지한다. 그것은 마치 미얀마의 현주소, 그리고 사람들의 태도처럼 느껴졌다. 해외기업들의 투자가 급증하고, 그에 다른 경제 성장의 속도는 빠르지만 부족한 인프라 문제는 잦은 충돌을 일으킨다. 전력생산량이 부족해 정전도 잦다. 하지만 단련된 인내심과 낙관주의, 다문화를 초월하는 종교적 정체성 그리고 다소 내성적인 그들의 성격은 조급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100년이 넘는 영국의 통치조차 이 나라의 자부심과 심성을 흔들지는 못했다. 1948년에 독립에 성공하자 미얀마는 영어식 도로명을 모두 버리고 미얀마어로 교체했다. 그 자부심의 상징이 바로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다. 높이가 무려 100m나 되는 황금탑. 처음에는 고작 10m에 불과했던 탑을 10배 높이로 키운 것은 각 왕조와 백성들이 헌납한 금과 보석들만이 아니었다. 언제라도 찾아와 헌화하고 기름을 붓고 소원을 비는 마음들이 만들어낸 ‘공든탑’이다. 그 마음을 피부로 느껴 보라는 듯 쉐다곤 파고다는 맨발로만 입장할 수 있다. 돌마루를 걷는 맨살의 긴장을 풀어 주는 것은 낮 동안 달구어진 지열의 온기다. 그리고 모든 것을 허락한다. 경건한 기복의 장소임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는 최고의 나들이 장소, 연인에게는 데이트 장소가 되어 주며, 한 해 760만명에 이르는 관광객의 호기심 어린 눈길까지 모두 받아 준다. 종교의 자유는 있지만 이데올로기의 자유는 통제됐다. 15년 넘게 정부의 감시와 연금 속에 살아야 했던 아웅산 수치 여사가 산증인이다. 15년 동안 통행조차 금지되었다는 그녀의 집 앞 도로는 이제 관광버스가 꼭 한 번 들르는 명소가 됐다. 아웅산 장군의 초상화 아래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과거에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녀의 얼굴이 박힌 티셔츠와 각종 기념품이 흔하게 목격될 만큼 미얀마 정치의 공기는 바뀐 상태다. 이제 남은 숙제는 크로니군부와 결탁해 부를 축적한 소수 기득권 세력의 개혁이지만 그것이 민주화보다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는 우려가 앞서는 이유는 우리 역사의 투영일지도 모르겠다. ●높고 아름다운 탁발 문화 미얀마의 착한 기업들 미얀마에서 기부와 자선은 부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누구든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눈다. 스님들은 발우에 고기가 들어오면 고기를 먹고, 밥이 오면 밥을 먹는다. 또 발우가 넘치면 더 가난한 사람들과 나눈다. 미얀마의 사회적 기업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 나는 그것이 탁발 문화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예쁘고 좋으면 사야지 포멜로Pomelo 문전성시였다. 소수부족의 여성들이 수공예로 만들었다는 소품은 고리타분하지 않았다. 각 부족의 전통 유산을 모던한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소품들은 귀엽고, 세련되고, 컬러풀하며, 경제적이기까지 하다. 마음속으로 천 가방 하나를 점찍어 두고 가게를 한 바퀴 돌고 나니 물건이 사라졌다. 예쁜 것을 보는 눈은 다 똑같은 모양이다. 또 놓치기 전에 천막천을 재활용한 것 같은 명함지갑은 나를 위해, 출산을 앞둔 후배를 위해 예쁜 유아용 턱받이를 하나 샀다. 아이가 착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포멜로가 비영리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자, 장애인 등 40개 이상의 파트너 그룹을 지원하고 있다. 쉽게 말해 수백명의 가난하지만 재능 있는 장인들이 포멜로를 통해 생계를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No (89) 2nd floor, Thein Phyu Road, Botataung Township, Yangon, Myanmar 10:00~22:00 +95 1 295 358 www.pomelomyanmar.org ▶강한 여자는 빵을 굽는다 양곤 베이크 하우스Yangon Bake House아메리카노와 달달한 케이크를 주문했다. 옆 테이블의 외국인은 브런치 메뉴의 햄버거와 샐러드를 먹고 있었다. 역시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미얀마의 평범한 빵집 풍경. 그러나 이 곳 역시 누군가에게는 ‘기회와 희망의 일터’다. 양곤 케이크 하우스는 여성들에게 10개월 동안 제빵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일수록 빈곤층 여성들의 삶은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마련.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장에서 돈을 벌어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바람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빵 같은 기호식품을 그저 돕자고 먹어 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양곤 베이크 하우스의 빵과 케이크들은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맛있는 빵을 먹는 평범한 행위가 미얀마 여성들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니, 꿈의 이스트가 잘 부풀고 있다. Pearl Condo, Block C, Ground Floor, Kaba Aye Pagoda Road, Yangon, Myanmar 7:00~19:00 +95 1 925 017 8879 www.yangonbakehouse.com ▶미얀마 예술가들의 서바이벌 골든밸리 아트갤러리Golden Valley Art Gallery 골든밸리라는 동네 이름이 무색하게 관광버스가 접근할 수 없는 비포장 도로였다. 그래도 5분이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족히 15분은 걸은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아트 갤러리. 44명의 미얀마 예술가들이 그린 200점의 작품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다. 잠시의 어리둥절함을 접고 나니 한 장의 초상화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서 있는 초상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림 속 초상화의 주인공은 미얀마 미술계에 현대 서양화 화풍을 확립한 미술가 우바난U Ba Nyan이고 두 명의 남자는 그의 제자 두 테인 한U Thein Han과 현재 85세에 이른 우룬계U Jun Gywe다. 골든밸리 아트갤러리는 이들의 계보를 4대째 이어 오고 있다. 미얀마의 미술교육은 민간의 후원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다. 전업 작가로 생계를 꾸려 나가기 힘든 그들에게 작업 공간과 식사를 제공하고 작품 판매 대행하는 것이 바로 골든밸리 아트갤러리의 역할이다. 1987년부터 시작한 갤러리의 운영자 역시 화가 출신인 피터Peter와 비키Vicki 부부다. No. 54/D, Golden Valley, Bahan Township, Yangon, Myanmar +95 1 513621 www.gvmyanmarartcentre.com ●2개의 날개로 날다 세도나 호텔 양곤Sedona Hotel Yangon ‘오바마가 묵었던 호텔’이라는 설명은 꽤 함축적이다. 국빈을 모실 만큼의 호텔이라는데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하지만 오바마도 모르는 세도나의 이야기가 있다면, 이건 설명이 필요하다. ‘한 20분이면 도착합니다.’ 한밤중에 도착한 공항에서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은 드물다. 예상치 못했을 만큼 선선한 밤공기에 익숙해질 때 즈음 호텔에 도착했고. 체크인도 일사천리라 침대로 직행하는 길은 순탄하기만 했다. 2시간 반도 시차는 시차인지라 한국은 이미 자정을 훌쩍 넘긴 한밤중. 곯아떨어지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고 커튼을 열었을 때 비로소 발견한 것은 통유리를 통해 훤히 안이 들여다보이는 욕실이었다.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는 스크린을 설치해서 넓은 공간감을 노린 설계다. 갈색 목재로 차분하게 마감한 객실은 세련되면서도 가볍지 않은 느낌. 호텔의 전체 인테리어를 관통하는 디자인 패턴은 미얀마의 그 유명한 우산빗살 문양이다. 로비의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거대한 유리조형물도 우산을 형상한 작품들이다. 벽면에도 카페트에도, 심지어 화장실 표지판 위에도 반복된다. 침대 조명의 생김새도 자세히 보니 접힌 우산 모양이다. 책상 위 등으로 시선을 옮기니 이건 미얀마의 전통칠기 밥그릇 모양이다. 양곤에 도착해 아직 어느 곳도 방문하지 못한 상태였지만 그들의 자긍심 어린 문화유산들을 이미 호텔에서 만나기 시작했다. 사웅Saung라는 전통악기도 객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몇해 전 양곤에 왔을 때도 세도나 호텔에 묵었다는 동행이 그 사실을 이틀 후에 깨달은 이유는 우리가 머문 인야 윙Inya Wing이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신축 빌딩이었기 때문이다. 1996년에 세운 가든 윙Garden Wing과 합하면 총 객실 수가 797개나 된다. 이미 맛과 서비스로 소문난 가든 윙의 레스토랑들이 있으니 인야 윙에서는 부대시설을 늘리기보다는 세련된 스타일과 품격에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보였다. 29층 높이에 431개의 객실과 미얀마 최대 규모라는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 사우나와 자쿠지, 수영장과 테니스 코스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요가와 줌바Zumba 클래스 콘텐츠도 확보했다. 식음료 시설로는 올데이 다이닝이 가능한 드퀴진D’Cuisine과 듣기만 해도 시원한 아이스바Ice Bar만 추가했다. 세도나 호텔에는 미얀마 디자이너 모 홈Mo Hom의 부티크숍이 입점해 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파리로 패션 공부를 떠나기 전 그녀가 세도나의 모기업인 케펠에 근무한 적이 있었다는 것. 이제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돌아온 그녀의 의상들은 미얀마 전통 원단을 사용하고 있지만 파리에서도 도쿄에서도 통할 만큼 모던한 감성을 지니고 있다.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품숍은 명품 시계 브랜드인 프랭크 뮬러Franck Muller와 바케 & 스트라우스Backes & Strauss다. 객실의 욕실 어메니티는 록시땅 브랜드로 통일하여 여성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2011년 테인 세인Thein Sein 대통령 취임부터 민주화 개혁 개방을 추진해 온 미얀마는 2014년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 이후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미얀마의 실질 GDP 성장률은 8%대 후반. 그 징표가 바로 호텔 업계의 활황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몰려들면서 호텔 수요가 급증했고, 이미 세계적인 체인들이 속속 추가 건설을 발표한 상황. 이런 환경에서 싱가포르 계열의 호텔 세도나가 기존 호텔의 규모를 2배로 확장한 것은 선견지명이 분명하다. 호텔에서 불과 15분만 이동하면 유럽풍 건물 사이로 노점이 어지럽고 급격히 늘어난 차량의 숫자로 교통지옥을 이루는 변화의 길목에 접어드는 도시. 세도나 양곤호텔은 그곳으로부터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경계선에서 바깥세상과의 접점으로 존재하고 있다. 호텔에서 내려다보이는 넓고 푸른 인야 호수는 양곤에 있는 2개의 호수 중 하나이자 아웅산 수치 여사의 집을 품고 있는 곳이다. 한국도 멀지가 않았다. 호텔 바로 맞은편에는 베트남 시행사 HAGL이 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대형 쇼핑몰 미얀마 플라자가 12월 초에 개장했다. 미얀마 최고급 쇼핑몰로 더 페이스샵, 토니모리, 비타 500, 락앤락 등도 입점한 상태였다. 한식당 서라벌, 디저트 브랜드 K스노우맨도 개점했다. 요즘 미얀마의 외식계의 핫 아이템은 패스트푸드점, 그 중에서도 지난해 10월에 들어온 KFC. 미얀마 플라자에서 과연 그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세도나가 시범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10월과 그랜드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올해 3월 사이에는 단순히 5개월이라는 시차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사이 진행된 총선과 그 결과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미얀마의 개방을 생각하면 두 지점의 미얀마는 어쩌면 전혀 다른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새가 양쪽 날개로 날아가듯, 미얀마도 균형을 찾지 않겠는가. 세도나의 2개 윙이 클래식과 모던이라는 조화를 이루었듯 말이다. 케펠 랜드Keppel Land Hospitality Management세도나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케펠 랜드 호스피탤리티 매니지먼트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미얀마 양곤과 만달레이의 세도나 호텔뿐 아니라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서도 세도나 스위트Sedona Suites를 운영 중이다. 세도나 호텔 양곤Sedona Hotel Yangon No. 1 Kaba Aye Pagoda Road, Yankin Township Yangon, Myanmar +95 1 860 5377 www.sedonahotels.com.sg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노중훈 취재협조 세도나 호텔 양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금천구 주민들 체력·정신건강 모두 ‘업업’

    금천구 주민들 체력·정신건강 모두 ‘업업’

    서울 금천구가 운동으로 주민들의 정신 건강 돌보기에 나선다. 금천구 정신건강증진센터는 조현병, 우울증과 같은 중증정신질환을 앓는 지역주민을 위해 ‘체육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구 관계자는 “체육 활동은 우울감 해소와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면서 “1대 1로 지정된 상담사가 정기적으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중앙대학교병원 예술치료 연구팀과 협력해 계획됐다. 프로그램은 오는 5월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일간 금천구 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기존에도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이를 우울감 치료 등 정신 건강과 연계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프로그램은 30~50대와 60대 이상 노인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30~50대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 등이 중심이다. 60대 이상 노인은 스트레칭과 걷기, 벤딩, 맨손체조 등 근육을 이완시키고 유연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금천구 관계자는 “운동 과정에서 프로그램 참가자 간의 협동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통해 사회와 유대감도 강화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홀몸 노인들의 소외감과 고립감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여는 구 건강증진과(02-2627-2212)나 정신건강증진센터(02-3281-9314~8)로 하면 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유가·증시 반등 “디플레 유령 하반기 물러간다”

    내수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전문가 “금리 인하 필요” 지적 2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4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0일 시중에 돈을 더 풀기로 한 이후 미약하나마 국제 증시는 상승했다. 돈이 풀리면서 주요국의 물가도 오를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유령이 물러갈 거라는 낙관도 나온다. 15~16일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14~15일 열리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세계 경제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38.50달러에 거래됐다. 올 들어 가장 높다. 이날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8% 올랐다. ECB의 조치가 알려진 지난 10일 소폭(0.03%) 내렸던 것과 대비된다. 장중 발표됐던 ECB 소식에 뒤늦게 반응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디플레 확률이 지난해 2월 30%에서 올 2월 2.8%로 대폭 줄어들었다. 우리 정부가 경기 낙관론을 펴는 이유 중 하나다. 이동은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13일 “정부는 나쁘다고만 하면 더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좋은 측면을 부각할 수 있다”면서도 “내수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 위축 등이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연구실장은 수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주문했다. 서 실장은 “짧은 시간에 수출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며 “수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 확보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을 타개할 정책적 ‘한 방’을 기대해서는 안 되고 환율, 금리, 재정 등을 골고루 조합해 새로운 처방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세계 경제가 위기 상황 속에서 독야청청한다는 것은 어렵다”며 “나빠지는 정도를 줄여 나가는 식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그렇다. 성 교수는 “현재 한국 경제는 배에 구멍이 뚫려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 임기가 다음달에 대거 끝나 금리 정책이 늦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하루라도 빨리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정부법무공단] 금지금 변칙거래 승소, 세수 3조 지켜… 대법 판례도 바꿔

    유통과정서 내수 전환땐 면제 세금 내야… 매입자 아닌 판매자가 세금 안 내고 폐업 이후 수출땐 안 받은 부가세 환급해줘야… 다양한 해외 판례 수집 등 재심리 성사 정부법무공단의 역할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2011년 1월 금지금(地·순도 99.5% 이상의 금괴) 세금 관련 소송이다. 정부법무공단은 법적 공방 끝에 기존의 판례까지 뒤집으며 대법원으로부터 국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당시 승소로 정부는 5700억여원의 세금을 즉시 환수할 수 있었다. 파급효과까지 따지면 3조원의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송은 일부 유통업자들이 국내 금 산업 육성을 위해 수출용 금지금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를 악용하면서 비롯됐다. 통상 수입업체가 금지금을 수출용으로 들여오면 부가세가 면제된다. 하지만 금지금이 중간 유통과정에서 내수용으로 전환되면 면제됐던 부가세를 토해내야 하고, 다시 이를 수출용으로 바꾸면 기존에 냈던 부가세를 돌려받게 된다. 이때 내수용 전환 과정에서 매입자가 아닌 판매자가 부가세를 납부하도록 했는데, 일부 판매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고 폐업 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금지금이 이후 수출용으로 바뀌면 국가는 받지도 않은 부가세를 환급해 줘야 했다. 당시 국세청은 2003~2009년에만 폐업한 업체를 낀 금지금 변칙거래 245건을 조사, 108건이 명목상 거래였음을 적발하고 수출업체들에 부가가치세 1조 9455억원을 과세했다. 하지만 일부 수출업체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의 쟁점은 거래들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여부였다. 2009년 대법원이 적법한 세금계산서 발급 등을 근거로 “명목상 거래로 볼 수 없어 수출업체에 대한 과세는 부당하다”는 판례를 남긴 적이 있어 피고인 국가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때 공단은 유럽연합재판소 등 다양한 해외 판례를 수집해 기존에 부각되지 않았던 금지금 변칙거래의 실체와 파급효과를 설명해 전원합의체 공개변론을 통한 재심리를 성사시켰다. 또 악의적 사업자가 세액을 포탈하는 상황에서 금괴수출업체가 부가세를 환급받는 것은 국세기본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새로운 논리를 폈다. 결국 대법원은 “변칙적 금지금 거래 등이 확인됐다면 세금 공제·환급 주장은 제한해야 한다”면서 “변칙거래에 동참한 수출업자에게까지 매입세액의 공제·환급을 허용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러·브 펀드’ 활황… 패닉 빠졌던 시장 ‘제자리’

    ‘러·브 펀드’ 활황… 패닉 빠졌던 시장 ‘제자리’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증시가 반등하면서 해외펀드로 큰 손실을 보고 있던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만 혼란에 빠진 시장이 제자리를 찾는 것일 뿐 본격적인 상승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브라질과 러시아에 투자하는 해외주식형펀드는 최근 한 달 새 각각 19.14%와 10.03%의 수익률을 냈다. 개별 해외펀드에서는 브라질, 중남미, 러시아 펀드가 수익률 상위 10위 자리를 모두 차지했다. 금, 은, 철광석 등 천연자원에 주로 투자하는 기초소재섹터 펀드도 14.86% 올랐다. 이들 펀드가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초 폭락을 거듭하던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수직 반등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배럴당 26.21달러까지 떨어졌던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11일 38.50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한 달 만에 저점 대비 46.89%나 뛰어올랐다. 또 지난해 말 t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졌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60달러를 돌파했고 구리, 아연, 알루미늄과 같은 산업금속도 상승하는 추세다. 브라질의 경우에는 부패 추문에 휘말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커진 점도 호재다.그러나 최근의 급등세에도 브라질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4.64%에 머물고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많이 떨어졌던 영향으로 반등했지만 이미 충분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와 비교했을 때 세계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증시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만능통장’ ISA 오늘부터 시판…가입 대상은 어떻게 되나? “주의 요구”

    ‘만능통장’ ISA 오늘부터 시판…가입 대상은 어떻게 되나? “주의 요구”

    14일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시판에 들어간다. 이날부터 은행 13곳과 증권 19곳, 생명보험사 1곳 등 33개 금융기관은 전국 지점에서 ISA 판매를 시작한다. ISA는 한 계좌에 예·적금, 주식형·채권형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 여러 금융상품을 담아 관리하면서 계좌별 손익을 따져 200만∼250만원의 수익까지 비과세하는 새로운 개념의 종합 금융상품이다. 한도를 초과하는 수익에 대해선 기존의 15.4%에서 9.9%로 낮아진 세율로 분리 과세된다. 연간 2000만원씩 최대 1억원을 넣을 수 있지만 1인 1계좌만 허용되고 한번 가입하면 3∼5년간 의무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근로·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근로·사업소득 지급 확인서, 소득금액·사업자등록 증명원 중 1개를 금융기관에 제출하면 가입할 수 있다. ISA의 가입기한은 2018년 12월까지다. 가입대상은 근로자와 자영업자 중 직전 연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된다. ISA는 고객이 투자 상품을 직접 결정하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투자자에게 모델 포트폴리오(MP)를 제시하고서 투자권을 위임받는 일임형 등 2종류로 출시된다. 증권사는 14일부터 신탁형과 일임형을 모두 팔 수 있지만, 은행은 우선 신탁형만 팔 수 있다. 은행은 이르면 내달부터 일임형까지 팔 수 있을 전망이다. 일임형 투자상품은 온라인 가입이 안 되지만 금융당국은 ISA에 한해 허용하기로 하고 최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사전변경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ISA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상품을 포함하는 데다가 비과세 혜택에도 수익이 크지 않을 경우 수수료 때문에 남는 것이 별로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ISA 불완전 판매가 생기지 않도록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미스터리 쇼핑 등을 통해 수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음새 하나가 0.001초 승부 가른다… 과학 입는 ‘평창 슈트’

    이음새 하나가 0.001초 승부 가른다… 과학 입는 ‘평창 슈트’

    지난 8일 네덜란드 마크네스에 있는 독일·네덜란드 합작 군사 연구시설(DNW)에는 난데없이 마네킹 하나가 등장했다. 키 185㎝에 몸무게 85㎏의 체격을 지닌 네덜란드의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30)와 똑같은 몸 형태를 지닌 마네킹으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복을 입은 채 전력 질주를 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연구원들은 가로·세로 2.5m, 높이 3m의 실험실 한가운데 ‘크라머의 분신’을 세워 놓고 시속 15~18㎞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이어 은색 막대기처럼 생긴 호스를 이용해 실험실 안쪽으로 인공 연기를 집어넣자 마네킹은 온몸으로 바람과 연기를 상대했다. 군사시설에서 이뤄지기엔 생뚱맞아 보이는 이 실험은 네덜란드의 운동복 제작 회사인 스포츠컨펙스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야심차게 준비 중인 ‘평창 슈트’ 개발 작업의 일환이다. ●공기저항 측정하는 ‘윈드터널 테스트’ 이날 실험은 네덜란드와 한국 선수들이 입을 ‘평창 슈트’의 공기 저항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이뤄졌다. ‘윈드터널’이라고 불리는 실험실에서 테스트가 시작되면 마네킹 곳곳에 뚫려 있는 작은 구멍으로 연기와 바람이 들어가게 된다. 구멍으로 유입되는 공기의 압력 변화를 마네킹 발 밑에 있는 ‘밸런스 센서’가 감지해 슈트에 가해지는 공기 저항을 측정하게 된다. 여러 벌의 경기복에 대한 실험이 끝나면 결과는 위층에 있는 연구실 기계 화면에 곧바로 수치화돼 표시된다. 스포츠컨펙스 직원들은 경기복별 저항을 비교 분석해 옷의 재질이나 패턴(신체 부위별 옷감 조각)을 개선하고 있다. ‘윈드터널 테스트’는 본래 비행기나 선박을 대상으로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빙상 경기복에 대한 연구에도 ‘윈드 터널’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확인돼 스포츠컨펙스는 9년 전인 2007년부터 이곳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하루에 10~12벌가량의 경기복에 대한 테스트가 가능하며, 날을 잡아 실험을 할 때마다 3000만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한 굳이 크라머르를 본뜬 마네킹으로 실험을 진행한 것은 그가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전역에 있는 5곳의 ‘윈드 터널’ 중 이곳 군사시설을 택한 이유는 높은 보안성과 탁월한 기술력 때문이다. 민간인이 이곳을 방문하려면 사전에 출입 신청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출입 직전에는 신분증을 제시해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근무 중인 연구원들은 ‘윈드 터널’을 오랜 기간 다루고 있어 기술이 뛰어나며, 기밀을 함부로 발설하지 않도록 훈련돼 있다. 베르트 판데르 툭(48) 스포츠컨펙스 대표는 “실험 가격이 싸진 않지만, 이곳의 사람들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다”며 “연구진의 기술력도 훌륭하다”고 말했다. ●“동양인 마른 체형… 치수부터 다시 재” ‘윈드터널 테스트’를 마무리지어 ‘평창 슈트’의 단점이 개선되면 크게 5단계(디자인 설계→디자인 인쇄→옷감 절개→로고 프린트→재봉)를 거쳐 최종적으로 완성된 모습을 갖출 계획이다. 첫 단계는 ‘평창 슈트’의 디자인 설계다. 이때 주의할 점은 경기복의 패턴을 이어 붙였을 때 선수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마르셀 라딕스(30) 스포츠컨펙스 디자인 팀장은 “패턴을 자칫 잘못 이으면 오히려 선수의 경기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여러 번에 걸쳐 테스트를 한 뒤에 붙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팀의 경기복은 색깔이 예뻐서 네덜란드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다만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좀 더 마른 편이어서 한국 선수도 처음에는 신체 수치를 일일이 다 재야만 했다”고 말했다. 경기복의 디자인이 끝나면 이것을 대형 프린트로 인쇄한다. 그리고 옷감을 밑에 깐 뒤 그 위에 프린트물을 올려놓고, 인쇄된 경기복 모양을 따라 대형 글라이더로 도려낸다. 깨끗하게 잘린 유니폼은 바로 특수 열처리 기계로 옮겨 선수를 후원하는 단체들의 로고를 입힌다. 마지막으로 각 패턴을 재봉틀을 이용해 한땀 한땀 이어 붙이면 경기복이 완성된다. 한 벌 제작하는 데 보통 2시간 정도가 걸린다. 경기복이 완성돼도 스포츠컨펙스 직원들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대회에 나가기 전 막상 선수가 경기복을 입어 보니 이전에 비해 근육량이 늘었거나 살이 쪄서 옷이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를 대비해 매 시즌의 월드컵 첫 대회나 올림픽 경기와 같은 큰 시합에는 스포츠컨펙스 직원들이 경기복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를 준비해 현장에서 대기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선수들의 경기복이 잘 안 맞았을 경우에는 즉석에서 바로 수정을 할 계획이다. ●“유니폼이 선수들 성적 80% 좌우한다” 경기복 하나를 만드는 데 이렇게까지 요란하게 굴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0.001초로 메달의 색깔이 갈리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슈트가 가지는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실제로 미국 빙속 대표팀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 경기복 문제로 막심한 손해를 보기도 했다. 당시 미국팀은 세계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첨단 기술을 도입해 만든 슈트인 ‘마하39’를 입고 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암담했다. 선수들은 불편함을 연달아 호소했고, 결국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반면 스포츠컨펙스가 만든 옷을 입고 출전했던 네덜란드 대표팀 선수들은 빙속에 걸려 있던 36개 메달 중 23개(금8·은7·동8)를 싹쓸이했다. 베르트 판데르 툭 대표는 “유니폼은 선수들 성적의 80% 정도를 좌우한다고 봐도 될 정도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치 때보다 공기저항 8~10% 줄일 것” 스포츠컨펙스와 제휴를 맺어 한국 선수들에게 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 경기복을 공급 중인 스포츠 의류기업 휠라의 한 관계자는 “경기복의 무게는 330g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와 똑같이 할 예정이지만, ‘평창 슈트’는 소치 때의 경기복보다 공기 저항을 8~10%가량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컨펙스는 내년 말쯤 ‘평창 슈트’를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대표팀 선수들은 스포츠컨펙스로부터 지급받은 유니폼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진 뒤 곧바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에 나선다. ‘과학을 몸에 입은’ 양국 대표팀이 2년 뒤 어떤 놀라운 성적을 거둘지 벌써 기대가 된다. 글 사진 마크네스(네덜란드)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예술이 된 소주병·녹슨 못… 세상사 부조리를 묻다

    예술이 된 소주병·녹슨 못… 세상사 부조리를 묻다

    민중미술 1세대 30년 삶 담아…몽상가적 회화 작품도 전시 민중미술 1세대 작가 주재환(76)은 자신의 작품을 일컬어 ‘1000원짜리 미술’이라고 한다. 비닐, 빈 소주병, 일회용 커피, 색종이, 스티커 등 좀처럼 거들떠보지 않는 잡동사니들을 사용하기 때문이지만 이 하찮은 재료들을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 이 세상의 부조리한 단면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을 1000원짜리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격렬하게 날을 세우지 않고 에둘러서 혹은 패러디의 기법으로 아주 따끔하게 비판하기에 곱씹어 봐야 하는 게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이다. 민중미술 진영의 ‘큰형님’이자 ‘별종’으로 통하는 그이지만 명성에 비해 작품을 집중 조명한 기회는 많지 않았다. 주재환이 30여년 동안 이룬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전시 ‘주재환-어둠 속의 변신’전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1990년에서 2015년 사이의 작품 50여점이 선보인다. 그가 살았던, 그리고 살고 있는 세상에서 접한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러낸 작품들이다. 드문드문 선보였던 개념미술 계열의 작품들은 하나하나 재료와 주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품이 내포한 여러 가지 의미들을 읽을 수 있다. 붉은색 비닐 끈으로 캔버스를 칭칭 감고 중간중간에 은박지로 포인트를 준다. 작품 ‘아침이슬’이다. 검은색 나무 액자에 공사장에서 주운 녹슬고 구부러진 못들을 매단 것의 제목은 ‘악보’다. 속이 빈 액자를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칠하고 ‘이 알맹이도 그자들이 빼먹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런 작품은 시작에 불과하다. 빈 소주병 두 개를 나란히 캔버스 뒷면에 세워 놓고 돈맛의 크기와 예술의 크기가 동일함을 보여주는가(작품 ‘독작’) 하면 조롱박에 물을 담아 놓고 그 앞에 빨래건조기들을 쌓아 빈 페트병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기도(작품 ‘물vs물의 사생아들’) 했다. ‘훔친 돈이 전혀 없는 투명 사회에서 사우나의 도난 방지용 수건을 훔친 딸을 혼냈더니 훔친 기억이 없다 하네’(작품 ‘훔친 수건’)는 칼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들끓는, 이름뿐인 투명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담고 있다. 억만장자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대표작 ‘다이아몬드 해골’ 사진과 브라질 빈민가의 ‘돌밥 냄비’를 겹쳐 붙인 ‘다이아몬드 8601개vs돌밥’은 불공평한 세상을 꼬집는다. 아무리 민중미술을 주류 미술계가 올해의 화두로 내세웠다지만 상업갤러리로서는 큰 모험인 게 분명해 보인다. 작가는 “갤러리도 살고 작가도 살아야 한다. 먹고사는 게 예술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주재환의 아파트 한 방을 가득 채웠던 회화작품들도 대거 나들이를 했다. 몽상가적인 작가의 작품을 좀 더 미학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괴산괴우’ ‘몽유’ ‘저 별빛’ ‘금’(禁) ‘비’(非) 등 대부분 청색계열에 ‘밤’과 ‘변신’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담고 있다. 작가는 “사회질서와 규율 밖에서 존재하는 암울한 현실을 담다 보니 그런 색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4월 6일까지. (02)720-1524.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SNL코리아7’ 이세돌-알파고 대국 패러디, 결과는?

    ‘SNL코리아7’ 이세돌-알파고 대국 패러디, 결과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SNL코리아7’이 알파고와 이세돌 대결을 패러디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SNL코리아7’에서 유세윤은 알파고와 달리 인간과 같은 감정 표현은 물론 직접 바둑돌을 놓을 수 있는 베타고로 변신했다. 실리콘 밸리 태생인 베타고는 대국에서 질 경우 폐기처분될 운명에 한 번에 여러 수를 놓는 등 반칙 플레이를 펼쳤다. 수세에 몰리던 베타고는 자신의 코드를 뽑아버리고 전원을 꺼버려 무효판정을 노리기도. 그러나 다시 코드를 꽂자 경기는 재개됐고 베타고는 가족을 이용해 동정표를 이끌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정상훈의 마지막 한 수로 대국은 인간의 승리로 끝이 났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패러디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의 아쉬움을 달래며 “실제로도 이러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한편 ‘SNL 코리아’는 42년 전통의 미국 코미디쇼 ‘SNL’(Saturday Night Live)의 한국 버전으로 지난 2011년 첫선을 보인 이후 시즌 7을 이어오며 대한민국에 19금 개그와 패러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주 토요일 밤 9시 40분 tvN에서 방송된다. 영상=tvN SNL코리아_시즌7/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이세돌 vs 알파고 4국 생중계☞ 박보검 ‘응팔’ 오디션 영상…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눈물
  • AI ‘구글카’ 오류 인정…구글 과실 사고, 최초 발생

    AI ‘구글카’ 오류 인정…구글 과실 사고, 최초 발생

    “인공지능도 실수 합니다.” 지난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본사 인근에서 시험주행하던 무인자동차가 시내버스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내 구글이 사고 검토에 나선 가운데,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과 사고 차량의 모습이 최초로 공개됐다. 이번 영상은 당시 사고가 발생한 버스 앞쪽 유리에 장착된 카메라에 녹화된 것으로, 구글 무인자동차의 왼쪽과 버스의 오른쪽이 충돌하는 순간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버스기사 뿐만 아니라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도 버스의 뒷문이 무언가와 강하게 충돌하는 것을 느끼고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사고가 발생한 직후 두 차량의 모습도 공개됐다. 직접적으로 충돌한 버스의 뒷문은 심하게 긁힌 흔적과 함께 부품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유리창에 금이 가 있었다. 구글의 무인자동차의 피해는 더욱 컸다. 앞바퀴 위부터 펜더 일부분까지가 찌그러지거나 아예 벌어졌을 정도다. 또 왼쪽 앞바퀴와 운전자 측 센서에도 손상이 갔다. 버스에는 승객 16명이 탑승해 있었지만 다행히도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당시 구글의 무인자동차의 속도는 시속 3㎞이하, 들이받힌 버스는 시속 24㎞로 주행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볼 때, 무인자동차의 피해가 버스보다 클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구글이 캘리포니아 자동차 관리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렉서스의 SUV차량을 개조한 구글의 무인자동차가 차로 중앙으로 재진입하는 가운데 뒤따라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무인자동차는 버스가 속도를 줄이거나 길을 양보할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버스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구글은 이 사고와 관련해 “우리에게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이 명확하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구글이 지난 6년간 무인자동차로 330만㎞를 주행하면서 발생한 작은 사고는 총 17건인데, 이중 구글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SNS 금괴 상속녀는 국제결혼 꽃뱀

    페이스북에서 50대 미혼 남성을 꾀어 국제결혼을 미끼로 사기행각을 벌인 외국인들이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회사원 김모(56)씨로부터 9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호주인 S(32)씨와 라이베리아인 W(40·여)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주한미군 백인여성’이라고 소개한 A씨의 쪽지를 받았다. 김씨는 메신저 대화 및 전화 통화 등을 통해 A씨와 가까워졌고, 실제 본 적이 없는데도 3개월 만에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자 A씨는 “아버지가 금괴 120㎏(시가 약 38억 4000만원)을 유산으로 남겼지만 아프리카 가나에서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으로 금괴를 가져오자고 제안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8차례에 걸쳐 금괴 반입 비용 등으로 7만 4800만 달러(약 9000만원)를 A씨에게 송금했다. 지난달 A씨는 “가나 대통령의 특별명령으로 주한 가나 대사관에서 금괴를 내주지 않는다”며 김씨에게 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씨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주한 가나대사관 앞에서 S씨와 W씨를 만났다. S씨 등은 김씨에게 순금 알갱이 30g을 보여주며 “반출세금인 32만 달러(약 3억 8400만원)를 내면 금을 주겠다”고 말했다. 수상한 낌새를 챈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괴 관련 서류는 모두 위조됐고 A씨는 행방을 감췄다”며 “공범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의도 카페] “우리도 금투협 회원인데”… 홀대받는 은행계 증권사

    오는 14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일제히 출시됩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점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ISA 1호 가입자 축하 이벤트 등을 엽니다.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황영기 금투협 회장이 1호 가입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요. 그런데 황 회장은 이자·배당 등으로만 연간 2000만원 이상 벌어들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여서 ISA 가입 자격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협회는 연예인 등을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업계 일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행사장 때문입니다. ‘만능통장’ 등 화려한 수식어 속에 역사적인 첫발을 떼는 데다 1인당 한 계좌밖에 들 수 없어 ISA 기념행사가 열리는 한투증권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지난달 말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출시 행사가 미래에셋증권에서 열렸다는 겁니다. 잇따라 전업계 증권사만 낙점되고 있는 것이지요. 은행계 증권사는 아예 검토 대상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금투협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행사가 미래에셋증권에서 열려 여긴 제외했고 미래에셋이 인수 추진 중인 대우증권도 배제했다”며 “은행계 증권사를 제외하고 검토해 보니 한투증권이 가장 적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은행계 증권사들은 “우리도 엄연히 협회에 회비를 내는 회원사인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합니다. 한 은행계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리 증권업계가 ISA 시장을 놓고 은행권과 한판 승부를 준비 중이라지만 우리는 (협회에서마저) 서자 취급을 받는 느낌”이라며 억울해했습니다. 금투협이 회원사에 걷는 회비는 연간 450억원가량입니다. 이런 불만은 전업계 증권사에서도 나옵니다. 한 중소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협이 일방적으로 행사 장소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원사와의 소통 부족을 아쉬워했습니다. 이에 대해 금투협 측은 “황 회장이 앞서 두 차례나 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해 오해를 받지 않으려는 것일 뿐 은행계 증권사를 홀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금투협이 은행과의 밥그릇 싸움이 아닌 ‘국민 재산 늘리기’라는 ISA의 본질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평창서 이승훈과 대결 기대… 꼭 金 딸 것”

    “평창서 이승훈과 대결 기대… 꼭 金 딸 것”

    세계선수권 8번째 우승 대기록 선수인 아버지 따라 3살 때 운동 “세계 정상 비결은 사생활 포기 프로선수로서 오직 훈련만 해” 밴쿠버서 실격… 이승훈 1만m 金 스벤 크라머르(30)는 네덜란드 최고의 인기 선수다. 동계올림픽에서만 7개(금3·은2·동2)의 메달을 따낸 그는 이미 여러 편의 TV광고에 출연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구독자를 36만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크라머르가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날이면 현지 신문과 방송은 관련 기사로 도배가 되곤 한다. 네덜란드 국민들은 크라머르를 ‘스피드스케이팅계의 메시’라고 부르고 있다. ‘특급 선수’인 만큼 성격도 도도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지난 8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빙상장에서 만난 크라머르는 털털한 사람이었다. 팬들을 위해 손으로 하트를 그려 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곧바로 익살스런 표정과 함께 포즈를 취했고, 사람이 많은 경기장 관람석에서 거리낌 없이 옷을 갈아입기도 했다. 그가 왜 네덜란드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었다. 이날 인터뷰의 중심 화제는 그의 스피드스케이팅 올어라운드 세계선수권대회 8번째 금메달 획득 소식이었다. 크라머르는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개인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1893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없었던 대기록이다. 현지 신문들은 곧바로 앞다퉈 ‘크라머르 말고 다른 누가 있나’, ‘고독한 왕 크라머르’라는 머리말로 이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크라머르는 대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조금 피곤했었지만 행복한 주말을 보냈다. 곧이어 열리는 이번 시즌 마지막 월드컵 경기만 끝나면 4주간의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 바라보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비결에 대해서는 “프로 선수로서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일 파티와 같은 사적인 일들을 포기했어야만 했다”며 “스케이팅 선수였던 아버지를 따라 3살 때 운동을 시작하며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했었는데 결국 꿈을 이뤄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유독 빙속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스케이팅은 네덜란드 문화에 깊이 뿌리박혀 있다. 이곳에선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 온도가 낮아지면 밖에 나가서 스케이팅을 즐긴다”고 답한 뒤 “그 덕에 네덜란드 선수들 간의 경쟁이 아주 심해져 더 실력이 쌓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빙속에 걸려 있던 36개 메달 중 23개(금8·은7·동8)를 싹쓸이한 이 종목의 절대 강국이다. 크라머르는 한국의 스케이팅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했다. 그는 “이승훈(28·대한항공)이 매스스타트에서 좋은 결과를 냈고, 이상화(27·스포츠토토)도 단거리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며 “이러한 좋은 선수를 통해 한국 빙속이 잘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달성하고 싶은 마지막 목표에 대해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1만m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며 “이 종목에서 과거 이승훈 선수에게 졌었는데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고 말한 뒤 웃어 보였다. 수많은 메달을 딴 크라머르이지만 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은 아직 없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릭픽에서는 실격을 당해 이승훈에게 금메달을 넘겨줬고,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팀 동료 요리트 베르스마(30)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신의 은퇴 무대로 여기고 준비에 한창인 이승훈과 이번 올림픽에서 ‘마지막 퍼즐’을 맞추려는 크라머르가 2년 뒤에 펼칠 진검승부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사진 헤이렌베인(네덜란드)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해외여행 | 이탈리아-스테디셀러Steady Seller는 ‘뻔’하지 않다

    해외여행 | 이탈리아-스테디셀러Steady Seller는 ‘뻔’하지 않다

    세 번째 방문이었다. 폼페이를 거쳐 소렌토, 포지타노, 아말피를 거치는 그 뻔한 ‘이탈리아 남부 일정’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번 ‘새로운 여행’이다. 스테디셀러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포지타노를 색깔로 정의하자면 무지개색이다. 알록달록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때문이다●폼페이Pompei이탈리아 ‘최후의 도시’폼페이를 모를 사람이 있겠는가. ‘이탈리아 남부의 한 도시’라는 수식어보다는 ‘최후의 도시’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곳, ‘폼페이’다.폼페이는 기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서기 79년 8월24일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화산재가 도시를 찰나에 삼켜 버리기 전까지, 이곳은 로마 귀족들이 휴양지로 즐겨 찾던 곳으로 지중해 해안에서도 최대의 풍요를 누리던 곳이다.베수비오 화산은 폭발 후 단 2분 만에 최대 6m의 높이로 이곳을 덮어 버렸다. 풍요를 누렸던 도시는 자연의 힘 앞에서 맥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발견되기까지 찰나의 순간을 오랜 세월 간직한 채 분출물 속에 묻혀 있었다.폼페이가 다시 발견된 건 16세기로 알려져 있다. 폼페이 위를 가로지르는 운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건물과 라틴어가 새겨진 대리석 조각과 옛 로마 시대의 수도관이 발견되면서다. 폼페이는 그렇게 ‘전설’에서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는 본격적인 발굴을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이곳의 가이드에 따르면 본격적인 발굴은 1748년 나폴리 왕의 지시로 시작됐다. 당시에 폼페이 광장과 공중목욕탕, 돌기둥 등이 복원됐다, 1861년 이탈리아가 통일되며 체계적인 발굴을 통해 폼페이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나게 되었다. 당시 이탈리아 국왕인 빅토르 에마뉴엘 2세는 고고학자인 주세페 피오렐리를 발굴대장으로 임명하고 조직적인 발굴을 지시했다. 유적에 대한 구획 정리와 함께 본격적인 수리와 보존이 이뤄지게 됐다. 또 발굴단은 유적들이 층층이 쌓여 있는 빈 공간에 석고나 시멘트를 부어 넣어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해 냈으며, 이 방식을 통해 가구, 집기, 문 등을 복원했다. 한 번쯤 사진으로 봤을 화산가스에 괴로워하며 죽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렇게 복원됐다.폼페이는 여전히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폼페이의 약 30%가 땅속에 남아 있다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가 묻히기 전까지 지중해 해안에서도 최대의 풍요를 누리던 곳이다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는 화산폭발 당시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해 냈다폼페이는 ‘끝’이 아닌 ‘ing’폼페이 입구에 들어서자 언제나 그랬듯 을씨년스럽다. 날씨도 흐렸지만, 화산재가 뒤섞여 있는 이곳 특유의 토양색이 그 기분을 더한다. 현대의 계획도시만큼이나 격자형으로 짜인 도로망도 대단하지만, 폼페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수도관’이다. 약 1,940년 전의 수도 인프라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기반을 잘 갖춰 놓았다. 물탱크를 갖춘 공공수도는 격자형 길을 따라 가느다란 수도관을 설치해 도시 곳곳으로 이어지게 했다. 발달한 수도시설 덕택에 온탕은 물론 냉탕과 사우나까지 갖춘 공중목욕탕도 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 기술이 얼마나 대단했는가를 짐작케 한다.폼페이 한 골목으로 들어가면 당시의 홍등가를 복원해 놓은 곳이 있는데, 재미난 사실은 당시 폼페이의 유흥문화가 이 수도시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납으로 만든 수도관으로 당시 폼페이 사람들은 납중독을 앓게 됐으며, 그로 인해 폼페이가 최대의 환락 도시가 됐다는 주장이다.2006년 일반인에 공개된 폼페이 홍등가도 폼페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적 중 하나다. 복층 구조 건물에는 각 층마다 5개의 방과 1개의 화장실을 구비해 놓고 있으며, 벽면에는 이 홍등가에서 제공했던 다양한 ‘서비스’가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 특히 2층은 지위가 높은 손님들을 위한 곳으로 매트리스가 얹혀 있는 돌침대가 있는 등 실내장식이 1층보다 화려하다.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폼페이에는 여러 곳의 사창가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매춘장소는 가게 건물 꼭대기에 방 하나만을 두고 운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또 이곳에서 일한 매춘부들은 대부분 그리스나 동양 출신의 노예들이었으며, 이곳을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대 와인 1병 값의 8배 수준이었다고 한다.이 밖에 폼페이의 야외극장, 야외 경기장과 광장의 모습은 당시 폼페이의 풍요를 그대로 전하고 있다. 놀라운 건 여전히 약 30%가 찰나의 모습을 간직한 채 땅속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길을 따라 설치해 놓은 수도관이 여전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홍등가에는 당시 모습을 재현한 침대는 물론, 제공했던 서비스가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소렌토Sorrento바다 요정의 땅 폼페이에서 남부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가파른 절벽이 내리꽂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이탈리아 남부의 첫 번째 대표도시 소렌토를 마주한다.소렌토는 캄파니아주 소렌토반도에 위치한 아담한 어항이다.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와 티베리우스의 휴양지였던 카프리와 함께 아름다운 바다로 유명하다. 소렌토라는 지명 또한 로마인들이 이곳을 그리스 신화 속 바다의 요정인 ‘시레나Sirena의 땅’이라는 뜻으로 ‘수렘툼Surrentum’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이탈리아 남부 도시들이 그러하듯 소렌토 또한 절벽 위에 위치해 있다. 구불구불한 지역적 특성으로 소렌토 해안에서는 날이 좋을 때면 나폴리는 물론 폼페이를 삼켰던 베수비오 화산까지 볼 수 있다.소렌토의 바다가 유독 아름다운 것은 지중해 덕이라는 것이 가이드의 말이다. 겨울철에 비가 많이 내리는 특성 덕분에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푸름을 유지하며, 다른 바다에 비해 염도도 2~3도가 높아 플랑크톤이 자라지 못해 어패류도 거의 없기 때문이란다.소렌토역 앞 광장에서 중심지로 가는 길엔 청동상이 하나 있다. 이탈리아의 민요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작사한 ‘잠바티스타 데 크루티스Giambassista De Curtis’다. 민요 발표 80주년을 기념해 지난 1982년에 세워졌다. 이 노래는 소렌토를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만들어냈다. 소렌토에 주민보다 여행객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소렌토의 중심지는 걸어서 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이곳 주민들의 대부분은 어업보다는 레스토랑, 상점 등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중심지 또한 온갖 상점이 즐비하다. 특히 소렌토의 특산물인 레몬과 오렌지로 만든 술과 비누, 과자 등이 진열돼 있고, 레몬이 그려진 벽화와 기념품들이 유독 많이 보인다.소렌토는 주민 대부분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살아가는 한적한 도시다소렌토의 특산물은 레몬이다. 소렌토에 가면 레몬으로 만든 술은 물론 과자, 비누 등 다양한 물건을 만날 수 있다포지타노에서는 길을 잃어도 무방하다. 도시가 워낙 작기 때문이다. 골목을 따라 숨어 있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포지타노Positano파스텔톤 풍경 하나면 충분해 소렌토를 출발해 해안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소렌토와는 또 다른 모습을 간직한 도시 ‘포지타노’가 나온다.소렌토가 레몬과 오렌지로 대변되는 ‘노란색’ 도시라면, 포지타노는 ‘무지개색’ 마을이라고 말하고 싶다. 소렌토가 품은 푸른 바다와 해안절벽에 더해 알록달록한 색감을 자랑하는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모습은 포지타노만의 매력이다.포지타노에서는 파스텔톤 집들의 매력에 취해 어지럽게 마을을 감싼 골목을 거닐다 보면 으레 길을 잃기 십상이다. 그러나 마을이 워낙 작아 길을 잃어도 무방한데다, 사실 이곳의 매력은 길을 잃어야 그 빛을 더한다. 골목마다 늘어선 작고 예쁜 가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좁은 건물 사이의 틈으로 바라보는 포지타노의 풍경 때문이다. 포지타노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1위에 뽑힌 건 그래서다.마을 곳곳에 있는 별장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의 것일 만큼 아말피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 중 한 곳이다아말피의 대표적 관광지는 성안드레아 대성당이다●아말피Amalfi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의 대명사 포지타노에서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면, 여행자들이 으레 ‘이탈리아 남부 해안도시’를 일컫는 뜻으로 부르는 ‘아말피 해안도로’의 바로 그 ‘아말피’가 나온다.소렌토도 포지타노도 아말피도 모두 그 도시 규모나 크기를 따지기에는 사실 너무 비슷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아말피도 인구 5,000명을 조금 넘는 아주 작은 어촌마을이다. 그럼에도 아말피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해안, 남부 도시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며 유럽 최고의 휴양지 중 한 곳이 됐다. 마을 곳곳에 있는 고급 별장은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의 것이며, 아말피 앞 해안에 떠 있는 수많은 요트들 또한 그들의 것이라고 한다.아말피 역시도 느릿한 걸음으로 걸어도 30분이면 마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는데, 이곳의 대표적 관광지로 아말피의 두오모 성안드레아 대성당이 있다. 한때 해상왕국으로 명성을 떨쳤던 곳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성당은 크고 화려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여행 중 흔히 만날 수 있는 다른 도시들의 두오모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9세기에 지어진 후 로마, 비잔틴, 아랍, 고딕 등 다양한 양식으로 증축된 탓이다.사실 세 번째 아말피 방문에서야 새롭게 안 사실이 있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인은 일찍 세상을 뜬다. 그 슬픔에 헤라클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이 여인의 시신을 묻기로 하고, 그 무덤을 지키기 위해 마을을 만들기로 한다. 그 여인의 이름은 ‘아말피’. 바로 이 곳, 아말피에 그 여인이 묻혀 있다는 것이다. 여행지가 ‘뻔’함에도 여행이 ‘뻔’하지 않은 이유도 그러하다. 늘상 새로운 것을 얻어 가기 때문이다.AIRLINE이탈리아를 가는 가장 편한 방법 알리탈리아Alitalia항공은 이탈리아 대표 항공사 중 한 곳으로, 이탈리아어로 ‘날개’를 뜻하는 ‘Ala’와 이탈리아Italia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2015년 6월5일부터 인천-로마 직항노선을 주 4회 운항하기 시작했다. 알리탈리아항공은 이 노선에 비즈니스석 20석, 프리미엄 일반석 17석, 일반석 213석을 갖춘 에어버스사의 A330-200 기종을 투입해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의 인천-로마 노선과 공동 운항하고 있으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타고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인천-로마 노선은 매주 월, 수, 금, 일요일 오후 2시5분 출발해 당일 오후 7시 로마에 도착한다. 로마-인천 노선은 현지시각으로 화, 목, 토, 일요일 오후 3시 출발해 다음날 오전 10시25분 인천에 도착한다. 알리탈리아항공은 한국 취항 후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자사 리브랜딩Rebranding을 마쳤다. 새롭게 내외부를 리노베이션하고 객실을 모두 개보수했다. 여기에 향상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2편 이상의 한국 영화는 물론, 10편 이상의 한국어 자막 또는 더빙된 콘텐츠를 제공해 한국 탑승객들의 편의를 도모했다.글·사진 신지훈 기자 취재협조 알리탈리아항공 www.alitalia.com
  • 내 신용정보 어떻게 쓰였나…은행서 3년치 볼 수 있어요

    내 신용정보 어떻게 쓰였나…은행서 3년치 볼 수 있어요

    유출 피해 우려 땐 조회금지 신청 앞으로 내 신용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금융회사에서 조회할 수 있다. 신용정보 유출이 우려될 때에는 개인정보 조회 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금융권의 개인신용정보 조회 시스템을 점검하고 조회금지 신청도 직접 시연했다. 12일 시행되는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금융사나 신용정보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3년간 신용정보 이용 및 제공 내역을 요구할 수 있다. 고객이 자신의 신용정보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수 있도록 금융사가 사용 목적과 날짜, 내용을 제공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법 시행일 이전에 이용·제공한 정보에 한정되기 때문에 그 이전의 내역은 볼 수 없다. 신분증 분실이나 개인정보 유출로 2차 피해가 우려될 때에는 금융사에 신용정보 조회 금지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면 신분증이나 정보를 습득한 사람이 명의를 도용해 대출 등 신규 금융거래 신청을 하더라도 신용정보조회사로부터 ‘의심거래자’로 분류돼 금융거래 절차가 중단된다. 정보유출 피해자는 문자메시지로 다른 사람이 정보 조회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을 수 있다. 금융사가 개인정보제공 동의를 받을 때에도 필수 제공사항과 선택 동의사항을 구분해 받아야 한다. 고객이 선택적 동의사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없다. 보험사기나 대출사기 등 금융거래 질서를 해친 사람(금융거래질서 문란자)에 대한 정보를 금융사 간 공유하고 금융거래질서 문란자로 등록하면 금융거래에 있어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지자체 예산 된 금니 화장장서 순금 추출

    추출 어려워 금니 반환 요청 적어 고인을 떠나보내는 화장장에서 적지 않은 순금이 발생해 자치단체 수입에 편입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고인이 생전에 신체에 지녔던 금니 등 금속성 물질은 1000도가 넘는 화장로에서도 그대로 남아 순금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 등 시립화장장 두 곳에서 1년여간 모은 순금은 약 700g이다. 승화원에서 2014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모인 치금과 추모공원에서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모인 치금을 합해 정제한 결과 총 693.7g의 순금이 나왔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1월 25일 이 순금을 시세에 따라 판매했고, 2896만원의 수익금을 서울시 수입으로 추가했다. 순금 이외에도 인체 보철물, 못 등도 수거해서 판매해 시 예산으로 활용했다. 화장 이후 금니가 녹아 생기는 치금 등 화장 잔류물은 민법상 유족이 권리를 갖는다. 그러나 유족이 수령하지 않을 경우 공매 등으로 판매해 시 수입에 편입한다. 대전시립화장장인 정수원도 지난해 나온 순금 850g을 3750만원에 팔았다. 전액 대전시 예산에 편입했다. 이 화장장은 지난해 모두 6866구의 시신을 화장했다. 김현식 정수원 대리는 “화장을 하면 관에 박힌 못과 함께 시신의 금니에서 치금이 나오는데 금 반환을 요청하는 유족은 연간 몇 건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금니로 나오는 금은 매우 적고 바로 순금 형태로 추출되는 것도 아니므로 돌려 달라는 유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하늘공원은 2013년 3월 문을 연 후 화장 과정에서 발생한 치금과 인체 보철물을 모아서 6개월 단위로 공매 처분하고 있다. 하늘공원은 화장 접수 데스크에 ‘화장 잔류물 처리 안내서’를 비치해 유족들의 반환 의사를 먼저 확인하고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 잔류물을 모아 공매 처분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잔류물 반환을 요청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공원 관계자는 “지난해 화장 잔류물에 대한 2차례 공매로 260만원의 수익이 생겨 울산시 수입으로 편입했다”고 말했다. 부산영락공원도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나온 잔류물을 1100㎏ 정도 보관하고 있는데, 치금을 따로 분류하지 않고 화장 잔류물로 묶어 공매할 계획이다. 인천가족공원은 지난해 치금 수거량은 없지만 보철물 720㎏을 매각해 14만 4000원의 수익을 올렸고 가족공원 자체 세입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온라인/처가 상대 16억 사기범 “결혼만은 진심”

    아내와 처가 식구들을 상대로 16억원대 사기를 치고 달아났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아내는 “남편이 범행을 목적으로 자신과 결혼했다”며 혼인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사기 전과 10범인 이 남성은 “결혼만은 진심”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11일 밀수된 금을 공매하는 사업 등에 투자하면 큰 이익을 남겨주겠다고 속여 아내, 장인, 처남 등 처가 식구 6명에게서 16억 3176만원을 건네 받아 달아난 A(52)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A씨는 아내 B(53)씨와 처가 식구들에게 “밀수된 금을 공매하는 사업의 자금이 부족하다. 투자해주면 큰 이익을 남겨주겠다”고 속여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33차례에 걸쳐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들에게 이익금이라며 투자금 일부를 돌려줘 의심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A씨 사업은 실체가 전혀 없었다. 1년간 동거하다 지난해 7월 B씨와 결혼한 A씨는 범행이 발각되자 달아났다가 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동종전과가 있는 A씨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만 B씨와의 혼인은 계획적인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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