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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폰부터 전장·수소까지… ‘작은 부품’의 힘, 매출 1조의 꿈[강소기업 돋보기]

    삼성 폰부터 전장·수소까지… ‘작은 부품’의 힘, 매출 1조의 꿈[강소기업 돋보기]

    ‘금형~양산 원스톱’ 코스닥 상장사카메라 데코·심 트레이 부품 개발갤럭시 S26에 1차 협력사로 납품신규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전장·전자담배 부품으로 매출 확대M&A·신사업 통해 5년 뒤 1조 클럽 “위잉, 철컥….” 지난 10일 찾은 경기 파주시 광탄면 유아이엘 공장의 사출실에서 사출기들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스마트폰 심(SIM) 트레이를 찍어냈다. 사출기가 한 번 작동해 심 트레이가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35초였다.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다른 공정에서도 자동화 설비 앞에 앉은 작업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면서도 정교했다. 금형 공정이 있는 작업 구역에는 금속 특유의 냄새가 배어 있었다. 부품의 모양을 그대로 찍어내는 틀인 금형들은 마치 ‘붕어빵 틀’을 떠올리게 했다. 한쪽에서는 금형을 물로 식히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렇게 식힌 금형은 이후 사출 공정으로 넘어가 금속 부품을 찍어낸다. 초기 금형 제작부터 제품 양산까지 공정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유아이엘 공장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이는 듯했다. 전자부품 전문 제조회사인 유아이엘은 45년 업력을 가진 휴대폰 부품 제조 기업이다.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키패드 생산이 주력이었지만, 스마트폰이 본격 도입된 2010년 전후부터 심(SIM) 트레이와 카메라 데코 등 금속 부품을 공급하며 성장 기반을 넓혔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에도 유아이엘의 부품이 들어간다. 유아이엘은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로 이 부품들을 납품한다. 유아이엘은 전장 부품과 전자담배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부터 뛰어든 전장 부품 사업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과 협력을 확대하며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현재 연 매출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전장 부품 기업에 대해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자담배 부문은 유아이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글로벌 기업 P사에 등록된 유일한 한국 업체이자, 안정적인 공급사로 평가받는다. 전자담배 사업 매출은 2022년 180억원에서 2023년 286억원, 2024년 497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여기에 유아이엘은 수소 생산 기술 개발까지 추진하며 미래 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해외 고객사에 개발한 샘플을 납품했고, 12월에는 납품사에게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달 초에는 양산 검증 샘플 납품을 정식으로 의뢰받은 상태다. 유아이엘의 강점은 차별화된 기술 역량이다. 전자부품 개발부터 금형 설계·제작, 제품 가공과 자동화, 품질 관리까지 이어지는 일괄 개발·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유아이엘은 탄탄한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대 생산 기지인 베트남 법인에는 최근 2년 동안 약 100억원 규모의 자동화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생산 효율을 높였다. 유아이엘 관계자는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인수합병(M&A)과 수소 생산 등 신사업을 통해 5년 뒤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 발표 앞당겼다가 당일 취소…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혼선’

    [단독] 발표 앞당겼다가 당일 취소…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혼선’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 발표 일정을 돌연 앞당겼다가 당일 취소하면서 혼선이 일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도 금융지주 경영진을 겨냥한 지배구조 개혁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입장과, 생산적 금융의 핵심 축인 금융지주를 과도하게 흔들어선 안 된다는 신중론이 맞서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주요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연기하고 세부안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간담회 참석 요청은 이틀 전인 10일 전달됐으며 전날 발표가 공지됐지만 같은 날 취소됐다. 당초 결과 발표는 3월 말로 예정돼 있었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아무 설명 없이 취소 통보가 와 의아했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임원 성과보수 체계 개편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간담회 장소도 은행연합회에서 정부서울청사로 바뀌는 등 준비 과정에서부터 일정이 여러 차례 조정됐다. 이 같은 혼선의 배경에는 정부 내부의 시각 차이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을 향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지배구조 개선을 주문했지만 실제 변화가 미흡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통령 발언 이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빈대인 BNK금융 회장 등이 잇따라 연임 추천을 받았고 남은 주주총회에서도 큰 변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금융지주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지주는 정부가 강조해 온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의 핵심 실행 주체이기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생산적·포용 금융에 508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배구조 개편이 과도할 경우 금융사의 경영 안정성과 정책 금융 수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은행계 금융지주를 둘러싼 논란도 변수다. 금융당국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주인이 없는’ 은행계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 반면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등 비은행계 지주는 창업주 일가가 경영권을 보유한 오너 기업이다. 당국은 임원 성과보수 체계 개편은 은행·비은행 지주 모두에 적용하되, 경영승계 절차 관련 규제는 은행계 지주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성 규제파’는 오너 견제 장치가 부족해서, 비은행 지주는 돈 문제가 걸려 있어서 각각 불만으로 알려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바젤은행감독위원회 최고위급 회의 참석차 유럽 출장을 간 사이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는 데 대한 정책당국과 감독당국 사이 불편한 기류도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원장이 지배구조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개선 필요성을 부각했는데 국내에 없는 사이 발표되면 모양이 빠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열린세상] 연금 구조 개혁이 필요한 이유

    [열린세상] 연금 구조 개혁이 필요한 이유

    작년 국민연금 투자 수익률이 18.8%로 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비교 국가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비판을 자주 받았었다. 투자 전문성 부족을 지적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필자는 전문성보다는 위험 노출 정도의 차이에 기인하는 바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험을 더 감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어서다.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해서이기도 하다. “이미 현행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로도 3년마다 손실을 볼 확률에 처해 있다. 수익률을 높이려고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손실 주기도 덩달아서 당겨진다. 그사이에 세계적인 금융위기라도 터진다면 손실을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 2023년 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에서 투자 수익률만 높이면 기금 소진 시점을 대폭 연장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필자의 반박 발언이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 해에만 23.3%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국민연금 적립금 1458조원(2025년 말 기준) 중 34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 한 해에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연금은 2008년에 0.18%의 손실만을 기록했다. 보수적 운영이 나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단적인 사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이전까지는 국민연금 구조 개혁 없이도 기금 투자만 잘하면 문제 없다는 ‘기금 투자 만능론’이 득세했다. “2090년까지는 국민연금기금 고갈 걱정이 없어졌다”는 말이 나왔던 배경이다. 분위기가 이러하다 보니 일본 공적연금(GPIF)의 “불필요하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지 않는다”(GPIF will not unnecessarily pursue high returns above all else)라는 투자 원칙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투자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연금 제도의 수지 균형을 추구하는 접근을 채택하고 있어서다. 그렇게 운영하다 보니 일본은 100년 후까지 연금 줄 돈을 확보했다. 논란이 많은 이슈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위해 노르웨이, 캐나다, 일본 사례를 보자. 약 3250조원(2025년 말 기준 21조 3000억 크로네)으로 세계 최대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노르웨이 인구는 562만명이다. 우리보다 1인당 20배 더 보유하고 있다. 이런 노르웨이는 18.1% 부담하는데도 월급의 42%만을 지급하는 연금 제도를 운영한다. 연금재정 추계를 담당한 노르웨이 통계청 소속 크루제(Herman Kruse) 박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연금 전문가 회의에서 필자에게 알려 준 수치다. 캐나다 연금플랜(CPP)은 11.9% 부담하면서 33.3%를 지급한다. 일본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은 18.3%를 부담하는데도 32%만을 지급한다. 9.5% 부담하면서 43%를 지급하는 우리 국민연금, 18% 부담하는데 68% 넘는 연금을 지급하는 한국의 공무원연금·사학연금과 크게 대비된다. 작년 노르웨이 기금 투자 수익률이 15.1%, 일본은 16.25%(3분기 말 기준)였다. CPP가 7.7%,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은 1.6% 손실까지 기록했다. 투자 전문성보다는 개별 국가의 환경에 따라 투자 수익률에 차이가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적립금을 보유하면서 투자 수익률도 높은 국가들이 우리와 다르게 연금을 운영하고 있다. 2배나 더 부담함에도 더 적게 연금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작년 국민연금법 개정에서 무산된 ‘연금 투자 수익률 하락기의 충격을 담아낼 자동조정장치’까지 도입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제대로 된 구조 개혁을 위해 출범한 22대 국회의 연금특위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는 기초연금 개편, 또 국민연금 구조 개혁과 함께 퇴직연금을 노후 소득 보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게 하기 위해서라도 연금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기금 투자 수익률만 높이면 된다는 ‘희망 고문’ 대신 말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 트럼프에 ‘전쟁 배상금’ 요구…얼마 받을 수 있을까? [송현서의 디테일+]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배상금 등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을 제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11일 엑스에 “시온주의 정권과 미국이 촉발한 이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이란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고, 배상금을 지급하며, 향후 침략이 재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국제적 보장을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이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측이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중재국 측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재발 방지 확약을 휴전 조건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이란은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한다”면서 “현재 유럽과 중동 국가들의 지원 아래 비공식 협상 채널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휴전 협상 조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의할 의사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불가침 보장’을 약속할 뜻이 있는지, 이스라엘에게도 이를 강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블룸버그에 “미국은 여전히 대이란 군사작전을 진행 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잠재적인’ 새 지도부가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전쟁 승리’ 선언한 트럼프, 이란 요구 받아줄까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연설을 통해 “우리가 이겼다. (전쟁)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라고 거듭 강조하며 사실상 전쟁 승리를 선포한 상황에서 전쟁 배상금 등 이란의 요구 조건을 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불어 이란과 핵 협상에서 ‘제로 핵농축’을 요구했던 미국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거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끄는 이란의 새 정권을 인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란도 당장 물러설 기세가 아니다. 지난 9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쟁의 끝을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우리”라고 맞선 뒤 11~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라크·바레인 등에서 공세의 파고를 높였다. 지난 10일에는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보낸 휴전 제안을 두 차례 거부했다는 보도가 영국 가디언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료’ 발언과 배치되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공식 행사에서 “우리의 염원은 이란 국민이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쟁 조기 종료와는 거리가 먼 장기전을 시사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무기 인정·침략 재발 방지 약속·배상금 지급 등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그럼에도 만약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을 줘야 한다면 직접 피해, 경제적 손실, 환경·사회적 피해 등과 함께 이란의 GDP 규모 등을 고려한 배상금이 책정될 수 있다. 이 기준과 역사적 사례를 들어 봤을 때, 배상금 규모는 최소 수백억 달러에서 1조 달러 이상에 달할 수 있다. 전쟁 배상금 지급된 역사적 사례비록 미국이 이란에게 전쟁 배상금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역사적으로 전쟁이 끝난 뒤 패전국이 승전국에 배상금을 지급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1871년 프랑스는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 연합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약 50억 프랑을 배상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독일군이 프랑스 일부 점령지에서 철수했다. 1890년대 중반과 1900년대 초반에 벌어진 중국 청나라와 일본의 전쟁에서 패전국이 된 청나라는 일본과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고 2억 냥(당시 기준으로 3억~4억 상당)의 배상금을 건넸다. 일본은 이를 통해 군사·산업 확장의 자금을 확보했고 빠르게 강대국으로 성장했다.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 된 뒤 베르사유 조약을 통해 1320억 금마르크를 전쟁 배상금으로 내놓았다. 금마르크는 금의 양으로 화폐(마르크)의 가치를 정한 것으로, 당시 기준 1금마르크는 0.358g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약 4만 7000t의 금에 해당하는 돈을 배상금으로 쓴 셈이다. 이후 독일은 경제 붕괴와 초인플레이션, 사회 불안과 정치 극단화로 고통받았고 이러한 상황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 “경험 적은 빚투 2030 손실 커져”… 금감원, 투자자 보호 강화 나선다[서울신문 보도 그후]

    자산규모와 자금 조달 방법 등에 따른 투자성과 격차를 짚은 본지 보도 이후 감독당국이 투자 금액별 수익률 재점검과 투자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실제 투자 경험이 적은 20·30대 투자자를 중심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에 따른 손실도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금융감독원은 자체적으로 대형 증권사의 개인투자자 계좌 460만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투자금액 1000만원 이하 투자자가 신용융자를 사용했을 때 수익률이 6.4%로 나타나 미사용 시 수익률(25.3%)을 하회했다고 11일 밝혔다. 비교적 투자 기간이 짧은 20·30대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했을 때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본지가 1월 12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대 이상 투자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대출 기반 투자자의 절반은 손실을 기록했다. 또 자산가와 소액 투자자 사이 격차도 적지 않았다. 투자 수익률이 자산을 기초체력으로 한 ‘버틸 힘’에서 갈린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전반이 상승세를 보였음에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한 이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관련 현황 파악을 진행 중으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측면에서 필요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황선오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11개 증권사의 리테일(소매)·자산관리(WM) 임원과 간담회를 열고 “현재의 신용융자 및 반대매매(강제청산) 규모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 금감원 ‘엔화 반값 환전’ 토스뱅크 현장점검 착수

    빗썸 ‘유령코인’ 사태에 이어 토스뱅크의 ‘엔화 반값 환전’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금융권 전산 오류에 대한 관리·통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발생한 환율 오류와 관련해 토스뱅크를 상대로 환율 오류 발생 경위와 전산 관리 체계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점검에 11일 착수했다. 전날 오후 7시 29분부터 약 7분 동안 토스뱅크 앱에서는 엔화 환전 시 100엔당 약 472원 수준의 환율이 적용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당시 시장 환율은 약 934원대로 정상 가격의 절반 수준에 엔화가 거래된 것이다. 토스뱅크는 오류를 확인한 직후 환전 거래를 중단했고 같은 날 오후 9시께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토스뱅크는 이날 공지를 통해 “해당 시간 동안 체결된 엔화 환전 거래는 전자금융거래법 등에 따라 정정(취소) 처리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오류 환율로 체결된 거래는 취소되고 고객이 보유한 엔화는 회수된다. 매수에 사용된 원화는 환불된다. 이미 엔화를 카드 결제나 송금, 출금 등에 사용한 경우에는 토스뱅크 외화통장 또는 원화 통장 잔액에서 정산된다. 원화 계좌에서 출금될 경우 환율은 100엔당 929.06원이 적용된다. 지난달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약 62만 개의 비트코인을 오지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첨금 단위를 ‘원’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입력하면서 실제 보유량을 크게 웃도는 물량이 지급됐다. 토스뱅크와 유사한 사례는 지난해 2월 하나은행에서 발생했다. 당시 베트남 통화인 베트남동 환율이 정상 가격의 10분의 1 수준으로 잘못 고시되는 전산 오류가 있었다. 이 건은 전자금융거래법상 ‘명백한 오류 거래’ 규정이 적용돼 해당 거래가 취소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서비스가 모바일 기반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산 시스템 안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유사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 통제와 시스템 점검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기고] ‘기업가 정신’과 사모펀드의 충돌

    [기고] ‘기업가 정신’과 사모펀드의 충돌

    기업의 역사는 두 유형의 자본이 충돌해 온 기록이다. 하나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미래에 베팅하는 기업가 정신, 다른 하나는 현재 가치를 빠르게 회수하려는 금융 자본이다. 우리는 산업적 관점의 오류에 대한 대안으로 후자에 주목해 왔지만 절대 선이란 없다. 패권주의와 자원 무기화,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균열 속에서 국가 안보 차원의 새로운 경제 문법과 화두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자본과 금융 중심의 자유시장경제 패러다임에 대한 회의론은 산업적 관점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재조명과 고찰로 이어지고 있다. 오는 24일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두 유형의 자본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장이자 패러다임 시프트가 본격화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전망이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통합 제련소 프로젝트가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총 74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이른바 ‘크루서블 프로젝트’는 아연·연·구리 등 비철금속과 금·은 등 귀금속, 안티모니·게르마늄·갈륨 등 미국 정부 지정 핵심 광물 11종을 포함해 총 13개 제품을 생산하는 제련소를 짓는 게 핵심이다. 전체 투자비의 90% 이상을 미국 측이 부담하는 구조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를 “핵심 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인 딜”이라고 평가했다. 이 제련소가 완공되는 2029년 이후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예상 마진은 17~19% 수준으로, 현재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본체에 맞먹는 현금 창출력(연간 약 1조 3000억원)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고려아연의 투입 자금은 전체의 10% 미만이다. 조지프 슘페터가 정의한 기업가 정신의 본질은 ‘창조적 파괴’다. 진정한 기업가 정신은 분기 실적이 아니라 10년 후 시장 지형을 그리는 데서 발현된다. 고려아연이 50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전략에 파트너로 편입하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로 그 교과서적 실천이다. MBK파트너스로 대표되는 사모펀드는 구조적으로 다르다. 펀드 만기 내 회수를 전제로 설계된 자본은 장기 기술 축적이나 신뢰 기반 파트너십과 공존하기 어렵다. 크루서블 프로젝트에 대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은 단순한 법적 다툼이 아니라 장기 기업가 정신과 단기 회수 논리의 충돌이었다. 실제로 고려아연이 적대적 인수합병(M&A) 공세에도 2025년 사상 최대 실적과 44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은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을 때 나타나는 결과다.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기관투자자와 의결권 자문사들은 단순한 안건 평가를 넘어 시대적 흐름과 패러다임 전환의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공적 기금들의 역할도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이번 주총은 기업의 향후 10년, 나아가 다음 50년을 이끌 패러다임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묻는 자리가 될 것이다. 장기 투자와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경영 주체인가, 아니면 단기 투자 회수에 집중할 자본인가. 이 질문에 대한 투자자들의 답이 24일 결정된다.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 ‘농협 개혁’ 칼 뽑은 당정… 중앙회장 ‘농민 직선제’ 도입 검토

    ‘농협 개혁’ 칼 뽑은 당정… 중앙회장 ‘농민 직선제’ 도입 검토

    조합장 간접 선출, 직접 투표 개정금품 선거 형사처벌·과태료 상향비위 못 막은 감사 기능, 법인 분리 국회서 사과한 강호동… 사퇴 일축 최근 농협중앙회가 횡령·금품수수·부정 청탁·채용 비리·금품선거 등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떠오르자 당정이 농협 개혁에 칼을 빼 들었다. 농협중앙회장을 200만 농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비위 근절을 위한 ‘농협 감사위원회’를 신설하고, 금품 선거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농협 개혁안’을 발표했다. 금품선거로 얼룩진 농협중앙회장 선거 제도는 조합원의 의사를 보다 폭넓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전체 조합원 204만명이 참여하는 직선제와 조합장·대의원·조합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제 등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한다. 현재 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로 전국 조합장 1110명이 선출한다. 조합장에 대한 공약 경쟁이 이뤄지다 보니 조합원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유권자 규모가 작아 금품선거가 만연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당정은 새로운 선거 제도를 내년 3월 제4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금품 선거를 막기 위해 처벌 수위도 강화한다. 금품 제공자와 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현행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고 공소시효도 6개월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또 과태료 기준을 제공한 금품의 10~50배(상한 3000만원)에서 30~80배(상한 5000만원)로 높인다. 금품 수수·횡령 등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임직원에 대한 직무 정지 근거도 명확히 해 1심 재판부가 유죄 판결을 내리면 곧바로 직무 정지할 수 있도록 한다. 농협 내부 각종 비위에도 작동하지 못한 감사 기능은 독립된 위원회 설치로 정상화한다. 중앙회장이 포함돼 농협 내부에서 운영되고 있는 감사 기능을 별도의 특수법인으로 분리해 범농협 차원의 통합 감사 체계를 만들기로 했다. 감사위는 위원장 1명과 농식품부·금융위·변호사협회·회계사협회 추천을 받은 4명, 중앙회 추천 2명 등 7명으로 구성한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 개혁안을 내놨다. ▲부정선거 자동감시시스템 도입 ▲회전문 인사 관행 차단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 신설 ▲독립이사제 도입 등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한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강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 하청 8만 노동자, 원청 221곳에 교섭 요구

    하청 8만 노동자, 원청 221곳에 교섭 요구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시행 첫날에만 8만여 노동자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에 나선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교섭 요구를 받았다고 공고한 사업장은 5곳이었다. 정부는 ‘임금 인상’도 하청노조와 원청 간 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난 10일 오후 8시 기준으로 하청노조·지부·지회 407개의 조합원 8만 1600명이 원청 221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고 11일 밝혔다. 민간 사업장 143곳(64.7%), 공공 사업장 78곳(35.3%)이 교섭 요구를 받았다. 노조 407곳 중 357곳(87.7%)이 민주노총 소속이었다. 금속노조 소속 하청노조 36곳(조합원 9700명)은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HD현대중공업·한화오션·한국지엠 등 원청 16곳, 건설산업연맹은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원청 90곳, 한국노총 소속 하청노조는 포스코·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서울교통공사·한국철도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 등 원청 9곳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미가맹 하청노조인 서울시·경기도·한국공항공사 등 조합원 5100명도 교섭 요구에 나섰다. “교섭 의사가 있다”는 취지로 당일 즉시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원청은 한화오션·포스코·쿠팡CLS·부산교통공사·화성시 등 5곳(2.3%)으로 집계됐다. 물론 원청이 공고를 냈다고 해서 스스로 사용자성을 인정했다고 보긴 어렵다. 일단 교섭은 진행하되 그 과정에서 원청이 사용자성이 없다고 주장하면 노동위원회로부터 판단을 받아야 한다. 노동부는 “상생 교섭의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5개 사의 교섭 공고는 당연한 응답”이라며 다른 원청을 향해 교섭 절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시행 첫날 노동위원회에 ‘교섭 단위 분리’를 신청한 건수는 31건이었다. 노동위는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 형태, 교섭 관행 등을 토대로 30일 안에 분리 여부를 결정한다. 노동부는 이날 “임금도 교섭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재차 밝혔다.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에 따르면 임금은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여서 원칙적으로 하청노조와 원청 간 교섭 의제는 아니다. 하지만 원청이 노무도급 계약과 관련해 하청 노동자의 임금 수준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했다는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임금 인상’은 가장 민감한 교섭 의제인 만큼 앞으로 노사 충돌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 김윤지 또 은메달 추가…단일 대회 최다 신기록

    김윤지 또 은메달 추가…단일 대회 최다 신기록

    19세 철의 여인이 또 해냈다. 김윤지(BDH파라스)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서 세 번째 메달을 수확하며 단일 대회 최다 메달 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윤지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에서 26분51초6의 기록으로 미국의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윤지는 전날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여성 선수가 동계패럴림픽에서 멀티 메달을 따낸 것도 처음인데, 3개 이상 메달은 한국 장애인체육 역사상 김윤지가 최초다. 이전까지는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신의현(금1·동1)이 최고 성적 보유자였다. 크로스컨트리는 눈이 쌓인 산악·설원 지형에 조성된 코스를 스키로 빠르게 주행해 완주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30초 간격으로 출발해 2.5㎞로 구성된 코스를 네 바퀴씩 돌며 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전체 19명 중 16번째로 출발선에 선 김윤지는 중반까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선두를 유지했으나 5㎞ 구간을 지날 무렵 역전을 허용했다. 막판 역전을 노렸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두고 넘어지며 위기를 맞았고 결국 마스터스를 따라잡지 못했다. 김윤지는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를 넘나들며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에서 대회 2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도 도전한다.
  • ‘열아홉 철녀’ 김윤지…  이번엔 은빛 새 역사

    ‘열아홉 철녀’ 김윤지…  이번엔 은빛 새 역사

    한국 여자선수 사상 첫 멀티메달오늘 10㎞ 인터벌 추가 메달 사냥 한국 여자 선수 개인 종목 최초로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김윤지(19·BDH파라스)가 또다시 메달을 추가하며 새 역사를 썼다. 김윤지는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스프린트 좌식 결선에서 옥사나 마스터스(미국)의 뒤를 이어 3분10초1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윤지는 앞서 지난 8일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동계 패럴림픽 멀티 메달을 수확한 한국 선수는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신의현(금1·동1) 이후 김윤지가 처음이며, 여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다. 김윤지는 준결선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2조에 속해 3분1초1을 기록하며 1조 1위 마스터스보다 5초7 빠른 기록으로 전체 1위에 올라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에서도 김윤지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다. 일찌감치 독일의 아냐 비커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마지막 오르막 구간에서 마스터스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앞서 지난 8일 이제혁(29·CJ대한통운)이 스노보드 크로스 남자 하지 장애(SB-LL2) 결선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대회 전 목표했던 금 1개, 동 1개를 채운 상황이었다. 김윤지가 은메달을 하나 더 따내면서 일찌감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김윤지는 11일 크로스컨트리 10㎞ 인터벌 스타트 경기에서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 [김상연 칼럼] 정권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김상연 칼럼] 정권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선거에서 진 쪽은 으레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도록 노력해 정권을 되찾겠다”고 다짐한다. 이 다짐에는 진실이 거의 담겨 있지 않다. 선거는 자기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자멸해서(분열해서) 이기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초대 대통령의 말은 그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선거의 메커니즘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근본적 원인은 ‘최순실 사태’가 아니었다. 그보다 앞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분열에서부터 탄핵의 씨앗이 자랐다고 볼 수 있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던 당시 박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갈등은 2016년 4월 총선 공천 국면에서 폭발했다. 김 대표는 청와대를 배후로 한 공천관리위원회의 후보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하며 지역구인 부산으로 내려가 버렸다. 김 대표가 영도대교 난간에 팔을 걸치고 영화 속 비련의 남자 주인공 같은 표정으로 쓸쓸하게 바다를 내려다본 순간 이미 정권은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반년 뒤 최순실 사태가 터졌고, 여당 일부 의원의 동조 아래 국회에서 탄핵안은 통과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도 여당 대표와의 반목에서부터 씨앗이 뿌려졌다. 20대 대선의 한복판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후보와의 갈등 끝에 잠적해 버렸다. 그 앙금으로 당선 직후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내쫓는 데 몰두했다. 이때 이미 정권은 반쯤 넘어갔다고 봐야 한다. 그후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문제를 놓고 심복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충돌했고, 그 갈등이 2024년 4월 총선 국면에서 폭발했을 때 정권의 나머지 절반도 넘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로부터 반년 뒤 계엄이 있었고, 여당 일부 의원의 동조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다. 국민의힘 계열 정권의 분열이 노골적이고 거칠게 진행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그것은 내연(內燃)하는 특징이 있다. 이념이 강한 정당에서 노골적 분열은 파문(破門)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속으로 칼을 갈지언정 겉으로는 봉합하는 척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금이 간 그릇은 어설프게 접착해서 사용할 수는 있어도 결코 원래대로 복구할 수는 없다. 계엄과 탄핵, 대선 승리로 이어지는 쾌속 ‘스노보드’에 사이좋게 올라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던 민주당 쪽에서 그릇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 간 ‘명청 대전’이란 말이 떠돌더니 요즘엔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 대표 간 차기 권력을 둘러싼 충돌설이 나돈다. 정 대표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한편이란 설, 친명(친이재명)과 친문(친문재인) 간 뿌리 깊은 갈등이 근저에 있다는 설도 곁들여진다. 근거 없는 소문일 수도 있지만, 의심할 만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영원한 원팀’처럼 보였던 여권 인사들이 하루아침에 원수처럼 서로를 헐뜯는 모습은 당황스러운 실제 상황이다. 특히 김 총리와 친민주당 성향 유튜버 김어준씨 간 충돌은 민주당스럽지 않게 노골적이다. 이 이상한 활극은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천명한 이후 갑자기 스크린에 상영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선거는 분열하는 당이 진다. 민주당 쪽도 예외는 아니다. 노무현 정권 때 여권은 민주당 분당과 이라크 파병 문제 등으로 분열했고, 결국 상대 당에 정권을 헌납하다시피 했다. 문재인 정권이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부동산 정책 등도 있지만, 결정타는 친문과 친명의 분열이었다. 문 정권에서 이 대통령은 혹독한 수사를 받았고 친문들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 이 분열은 봉합된 것으로 연출됐지만 실은 금이 간 그릇 바닥으로 물이 줄줄 새고 있었다. 지금 이 대통령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다. 민주당 지지율도 야당에 더블스코어로 앞서 있다. 그러나 주가처럼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게 지지율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 전임자들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 것이다. 김상연 수석논설위원
  • 집값 담합 근절·80만호 건설… ‘주거 안정’ 두 팔 걷은 경기

    집값 담합 근절·80만호 건설… ‘주거 안정’ 두 팔 걷은 경기

    2030년까지 주택 80만호 공급공공 부문 17만호… 임대 26.5만호남양주 다산 통합돌봄 주택 첫선고령자·청년·취업 특화 주택 공급 판교·북수원 등 5곳 기회타운 추진부동산 범죄와의 전면전 선포‘시장 교란 특별 대책반’ 집중 수사단톡방서 이뤄지는 가격 담합 발견 공인중개사 친목회 카르텔도 적발 김동연 지사 “주거 안정 기여할 것”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픈채팅방을 매개로 한 조직적인 아파트 가격 담합 행위가 적발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정상적인 매물을 등록한 공인중개사에게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이른바 ‘좌표 찍기’로 영업을 방해하는 수법은 매우 은밀하고 교묘하게 이루어진다. 이에 경기도는 시장 교란 세력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무관용 처벌을 예고하는 한편, 도민의 근본적인 주거 불안 해소를 위해 대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으며 ‘투트랙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는 주택 공급과 불법 부동산 거래 단속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과 안정적인 주택 공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경기도의 전방위적 행보를 살펴본다. ●도민 주거 불안 근본적으로 해소 도는 대한민국 국정의 제1 동반자로서 책임 있는 주거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80만호의 주택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공공 부문에서 17만호, 민간 부문에서 63만호를 공급할 예정이다. 공급 유형별로는 아파트 62만호, 다세대 및 단독주택 등 18만호로 구성된다. 공공임대주택은 2030년까지 건설형과 매입·전세 임대를 모두 포함해 총 26만 5000호를 공급한다. 이와 관련해 도는 최근 ▲사람 중심 ▲공간복지 거점 ▲부담 가능한 주거 사다리를 경기형 공공주택의 3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도는 다인 가구를 위한 대형 평형의 분양주택, 1인 가구를 위한 최소 면적 마련 등을 통해 주거기본권을 보장할 계획으로 1인 가구 최소 면적을 기준 대비 약 1.8배 넓게(기준 14㎡→ 확대 25㎡) 적용할 예정이다. 또 공공주택을 주거, 돌봄, 건강, 여가가 하나로 연결되는 ‘공간복지 거점’으로 만들 예정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통합돌봄 정책의 공간적 기반을 경기도 공공주택에서부터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통합돌봄을 공공주택을 통해 실현한 사례로 꼽히는 ‘경기유니티’는 지난해 12월 남양주시 다산지금 A5 경기행복주택 단지 내에 조성된 세대 통합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영유아부터 노년층까지 한 건물에서 돌봄·건강·여가를 함께 누릴 수 있게 설계된 지역 거점이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공공주택의 유휴공간에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관이 아이 돌봄, 놀이·활동공간, 고령자 건강 교실, 여가·운동 공간 등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또 고령자 친화, 청년 특화, 일자리 연계 등 지역 특성과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맞춤형 공공주택으로는 하남 교산에서 고령자 친화 주택(사회복지시설 등 커뮤니티 조성)을, 의정부와 서안양에서 청년 특화 주택(청년 생활방식 반영한 커뮤니티, 학습, 휴식 프로그램)을, 광명과 광주에서 일자리 연계형(산업단지 근로자 우선 공급)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도는 현재 경기 기회타운 제1호 제3판교 테크노밸리, 제2호 경기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기회타운 3대 프로젝트’로 수원 우만 테크노밸리, 용인플랫폼시티, 인덕원 역세권 도시개발사업까지 총 5곳의 기회타운을 추진 중이다. ●공익 신고자에 최대 5억원 포상금 대규모 공급 대책과 함께 도는 부동산 투기 및 담합 세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달 20일 도청에서 ‘부동산 불법행위 수사 태스크포스’ 사무실을 찾아 하남 등지에서 발생한 집값 담합 행위를 적발한 것과 관련해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오늘부로 부동산 범죄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집값 담합과 전세 사기 등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범죄가 도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도록 끝까지 추적해 일벌백계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이를 위해 주동자뿐만 아니라 적극 가담자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도-시군 합동 특별조사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나아가 압도적인 선제 감시 시스템으로 조직적인 집값 담합과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투기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실제로 도의 ‘부동산 시장 교란 특별대책반’은 조직적인 집값 담합 행위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여왔다. 하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179명이 비실명으로 참여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10억원 미만으로는 집을 팔지 말자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특정 가격 이하로 매물이 나오면 해당 공인중개사무소를 ‘허위 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포털사이트 허위 매물 신고, 시청 집단 민원 제기 등 이른바 ‘좌표 찍기’식 집단행동을 했다. 성남시의 한 지역에서도 유사하게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가격을 담합하고 저가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 명단을 만들어 순번을 정해 찾아가며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용인시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이 스스로 ‘친목회’라는 사설 모임을 결성해 비회원과의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 영업을 통해 카르텔을 형성한 혐의가 적발됐다. 도는 담합을 주도한 핵심 용의자 4명을 3월 말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며 가담자에 대한 추가 수사에도 착수한다. 도는 은밀하게 이뤄지는 부동산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제보 채널을 대폭 강화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카카오톡 전용 채널 또는 직통 전화를 개설해 제보자 신원을 철저히 보호한다. 담합 지시 문자나 녹취록 등 결정적 증거를 제공해 적발에 이바지한 공익 제보자에게는 최대 5억 원 규모의 신고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불법 거래 세력의 내부 결속을 와해시키기 위해 ‘자진신고 감면제(리니언시)’를 적극 활용한다. 부동산 실거래 가격을 허위로 신고했더라도 조사 시작 전 자진 신고할 경우 과태료 전액을 면제하고 조사가 시작된 후라도 신고하면 50%를 감면해 주어 내부 고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 지사는 지난 1월 30일 브리핑을 통해 “경기도는 국정 제1 동반자로서 수도권 주택 시장의 안정을 선도하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경기도의 주택 정책 방향과 추진 속도는 경기도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주거 안정과 동시에 시장의 신뢰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청 147곳 1만명… 현대차·SK 등 16개 기업에 ‘원청교섭 요구’

    하청 147곳 1만명… 현대차·SK 등 16개 기업에 ‘원청교섭 요구’

    노동계 ‘안전·임금 개선’ 등에 초점모비스 램프사업 매각 철회 촉구도택배기사, CJ대한통운 등 교섭 추진李대통령 “대화·타협 시발점 되길”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시행된 10일 노동계는 원청을 향한 교섭 요구를 잇달아 쏟아냈다. ‘을’들의 목소리는 주로 ‘임금 인상’과 ‘안전 관리’, ‘경영상 결정 반대’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노총 창립 8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에서 “하청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하며 대립과 갈등 대신 대화와 타협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원청교섭 쟁취’를 위한 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전국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명이 모였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하청기업 조합원들이 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지만 대부분의 원청이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 추진과 관련해 “실질적 사용자이자 원청인 현대모비스가 직접 교섭에 나와 책임 있게 협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프랑스 부품 기업에 램프사업부를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노조는 램프사업부 매각이 노동자 고용과 노동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일방적인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현재 사내하청·사내용역·자회사 노동자 약 1만명이 147개 사업장에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한국GM 등 16개 원청 기업에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는 SK, 에쓰오일, 고려아연,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에 차례대로 교섭을 요구한다. 택배와 대학 청소 노동자들도 사업장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각각 CJ대한통운, 우정사업본부,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원청의 교섭 책임을 요구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국세청·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노동자는 낮은 임금 개선을,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중대재해 방지를 위한 안전과 부실시공 신고 관리 등을 원청에 요구했다. 다만 가장 민감한 ‘임금’을 둘러싼 원청 교섭에선 노사 충돌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는 앞서 노란봉투법 해석지침을 통해 “임금 지급과 인상 등은 계약 당사자인 계약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발생하고 결정되는 것이어서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기업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각 지방고용노동관서 관할 지역에 있는 사업장과 하청노조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그간 파악해 온 노조는 계획대로 교섭 요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교섭을 조정하는 중앙노동위원회는 원청이 하청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거나 공고하지 않았을 때 제기될 조정 신청에 대비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교섭 요구를 받은 사실을 밝히며 하청노조 등에 17일까지 교섭을 요구하라고 공고했다.
  • [세종로의 아침] 스포츠 없인 미래도 없다

    [세종로의 아침] 스포츠 없인 미래도 없다

    기자의 학창 시절엔 언제나 체육 활동이 일상에 녹아 있었다. 지금은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된 고향 동네에서는 언제나 야구판이 벌어졌고, 학교에서는 공부보다 축구와 농구에 더 의지를 불태웠다.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엔 그 좁은 학교 운동장이 각 반별 아이들의 축구공으로 아수라장이 됐고,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방영됐을 땐 몇 없는 농구 골대 쟁탈전이 벌어졌다. 돌이켜 보면 성장기의 체육 활동은 초등학교 1학년 정규 교육 과정에 ‘슬기로운 생활’을 시작으로 고교 3학년까지 이어질 정도로 꼭 필요한 수업이었다. 이때 아이들은 운동 종목별로 ‘규정’을 익히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이에 따른 결과에 ‘승복’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체득했다. 간혹 각 팀의 인원이 맞지 않으면 ‘잉여 인원’을 배제하기보다는 이른바 ‘깍두기’라고 해서 다소 실력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약한 아이를 상대적으로 실력이 밀리는 팀에 덤처럼 주기도 했다. 이를 거창하게 보자면 약자를 보듬는 시선과 태도라고 하겠다. 체육 활동이 단순 놀이와 여가를 떠나 초중고 정규 교과에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지난해 5월 대선을 앞두고 스포츠를 국가 핵심 정책으로 정립하기 위한 미래 체육 정책 제안서를 발표하면서 ‘NO SPORTS, NO FUTURE’(체육 없인 미래도 없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인구 절벽과 건강보험 재정 위기라는 국가적 과제를 풀 실마리로 체육 정책을 주목했다. 그 근거는 꽤 구체적이었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동 진행한 ‘규칙적 체육 활동 참여의 경제적 효과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체육 활동 참여는 1인당 1년에 최대 8만원의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으며, 이를 전 국민으로 환산하면 최대 2조 8000억원의 잠재적인 의료비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대한장애인체육회와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은 장애인들에게 적극적인 체육 활동을 유도하고 환경을 조성하면 생산성 유발 효과와 취업 유발 효과 등 총 1조 4000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유소년기부터 형성된 운동 습관이 성인기 만성 질환 발병률을 최대 16%까지 낮춰 국가 건강보험 재정 출혈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이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행위가 범국가적인 나비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공통된 주장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교육 현실은 착잡하기만 하다. 안전사고 우려를 이유로 학창 시절의 낭만인 수학여행을 금지하는 학교는 이제 새삼스럽지 않은 일이 됐고, 최근 부산에서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금지하는 초등학교가 속속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안전사고 발생 우려를 이유로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 모두 운동장에서 축구를 못 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부모들의 ‘과잉보호’ 탓만 할 순 없는 노릇이다. 안타까운 건 학부모와 학교의 접근 방식이다. 운동장에서 뛰고 구르는 체육 활동으로 아이들이 다칠 우려가 있다고 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합리적인 해법이 아니다. 금지에 앞서 아이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보장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먼저다. 얼마 전 방문한 일본 교토에서는 매일 아침 강변에서 달리기 수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체육관은 있지만 실외 운동장이 없어 강변을 포함한 마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운동장으로 활용한다고 했다. 이런 달리기 수업으로 기른 체력은 학생들의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었다. 문제 해결의 답안은 찾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인구 절벽과 더불어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학교 체육 정책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박성국 문화체육부 차장
  • 서울서 가장 뜨거웠던 강서의 ‘희망온돌’

    서울서 가장 뜨거웠던 강서의 ‘희망온돌’

    서울 강서구는 ‘2026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서 2년 연속 서울 자치구 최대 금액을 모금했다고 9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모인 모금액은 전년 대비 약 32억원 증가한 80억 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액 25억원의 3.2배 수준으로, 역대 자치구 모금액 중 1위다. 세부적으로는 현금 15억 600만원, 현물 65억 5400만원이 모였다.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는 저소득층의 겨울나기를 돕기 위해 구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모금 활동이다. 특히 기부자가 다음 기부자를 추천하는 ‘기부 나눔 릴레이’에는 481명이 참여해 전년 대비 81% 늘어난 27억원을 모금했다. 어린이집·유치원 125곳에서도 ‘사랑의 저금통 마음 모으기’에 참여해 3600만원 상당을 보냈다. 현물 기부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등촌3동의 한 어르신은 어려운 대학생을 위해 2000만원을 익명으로 후원했다. 발산1동의 한 주민은 이사 중 찾았다는 동전 13만 4290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전달한 뒤 급히 자리를 떴다. 성금 5억 6000만원은 생계·의료·주거·교육비 지원이 필요한 915가구와 장애인·어르신·아동복지시설 24곳에 전달됐다. 성금과 성품은 추석 명절 지원금이나 저소득 청년 1인 가구를 지원하는 ‘강서청년둥지사업’, 희귀질환 아동 치료비 등 복지 사각지대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기부자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지역 곳곳에 의미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 단기보호·종일 방문요양… ‘보호자의 쉼표’ 장기요양 가족휴가제[알아두면 쓸데 있는 건강 정보]

    Q.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란. A. 가정에서 중증(1·2등급) 수급자 또는 치매가 있는 3등급 이하 수급자를 돌보는 가족이 휴식이 필요할 때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신청자는 재가급여 월 한도액과 관계없이 연간 12일 이내에 ‘단기보호’ 또는 24회 이내 ‘종일 방문요양’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Q. 단기보호와 종일 방문요양 차이는. A. ‘단기보호’는 수급자를 일정 기간 단기보호기관으로 옮겨와 돌봄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본인부담금은 장기요양 등급에 따라 하루 9000~1만 1100원이다. ‘종일 방문요양’은 요양보호사가 수급자의 가정을 찾아 보호자를 대신해 제공하는 일상적인 돌봄 서비스다. 1회당 12시간 동안 제공되며, 본인부담금은 1회 당 1만 4820원이다. 다만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과 일요일·공휴일에는 가산금이 있다. Q. 신청 방법은. A.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와 전국 지사, 보건복지부 콜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서비스 제공기관은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17년 만에 최고 환율… 1500선 돌파 가능성도

    17년 만에 최고 환율… 1500선 돌파 가능성도

    중동 사태가 격화하면서 외환시장의 긴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9일 1495.5원으로 치솟자 외환당국은 금융시장 변동성을 경계하며 구두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환율 상승의 배경 중 하나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고,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신흥국 통화 대신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졌다. 이에 따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 98선 후반에서 이날 장중 99.6선까지 올랐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화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통화들도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애초 1480원대에서 환율이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반영되며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 선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환율 상승은 실물경제에도 부담이다.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가격이 올라가면서 수입물가가 상승하고, 이는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커져 생산과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중동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현재 금리와 원화 환율이 중동 지역 리스크(위험)로 우리나라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만큼 필요시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환율 안정 3법’을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주식 매도 시 양도소득세 공제를 확대하고, 개인 투자자를 위한 환율 위험 회피 상품에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 한국 집값 잡히면 [ ] 변한다

    가계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한국 경제 구조에서 집값이 안정되면 주거 부담이 줄어들면서 소비와 결혼·출산 등 경제 활동이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는 8일 ‘집값이 안정되면 달라질 것들: 내수의 질적 전환과 금융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 안정이 가계 소비 회복과 인구 구조 변화, 금융 수요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가계 자산의 약 70%는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집값 상승이 곧 자산 격차 확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순자산 상위 20%가 전체 자산의 65%를 보유한 반면 하위 40%의 점유율은 4.8%에 그친다. 자산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625로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소는 이런 구조에서 집값 안정이 소비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주거비 부담의 영향을 크게 받는 25~39세 청년층에서 소비 반등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집값 안정은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에서는 결혼과 주택 마련이 사실상 연결돼 있어 주거비 부담이 줄면 청년층의 결혼과 출산 장벽도 낮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주거비 부담이 완화되면 그동안 미뤄왔던 교육이나 자기 계발, 전직 준비 등 ‘인적 자본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금융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집 마련 부담이 줄면 청년·신혼부부 세대를 중심으로 종잣돈 마련 적금이나 청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적립식 펀드 등 금융자산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고령층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가 약해지면서 주택을 계속 보유하려는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집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이나 주택연금 활용이 늘어나는 등 주택 자산을 금융 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 노르딕스키 김윤지 ‘패럴림픽 金’ 정조준

    노르딕스키 김윤지 ‘패럴림픽 金’ 정조준

    한국 金 1·銅 1 종합 20위권 목표휠체어컬링 백혜진-이용석 주목알파인스키 최사라 ‘깜짝 메달권’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이 한계를 넘어 새로운 드라마를 쓰기 위해 모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이 7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아레나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전에 들어간다. 열흘 동안 열리는 패럴림픽은 전 세계 약 40개국 665명의 선수가 6개 종목에서 모두 7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한국은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스키, 스노보드, 휠체어컬링 5개 종목 선수 20명을 포함해 모두 56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해 종합 2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역대 동계 패럴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기록한 종합 16위(금 1·동 2)다. 당시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46·BDH파라스)이 크로스컨트리 남자 7.5㎞ 좌식 종목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만 대표팀은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단 한 개의 메달도 얻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노르딕스키 김윤지(20·BDH파라스)다. 그는 지난달 15일 막 내린 2026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파라 크로스컨트리스키 월드컵 여자 10㎞ 매스스타트 좌식 프리에서 정상에 올랐다.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김윤지는 7일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좌식) 결승을 시작으로 금빛 여정에 돌입한다.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휠체어컬링 믹스더블의 백혜진(43)-이용석(42·이상 경기도청)은 5일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첫 스타트를 끊었다. 8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예선을 치른 뒤 상위 4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최종 순위를 가린다. 휠체어컬링 혼성팀 남봉광(45)은 스킵(주장)으로 차진호(54·이상 경기도청), 이현출(40), 양희태(58·이상 강원도청), 방민자(64·전남도청)와 함께한다. 활강 종목 세계랭킹 3위에 빛나는 알파인스키 최사라(23·현대이지웰)도 이번 대회에서 ‘깜짝 메달’을 노린다. 평창에서 한국이 따낸 메달 3개 중 2개를 혼자 따낸 ‘평창 영웅’ 신의현도 다시 메달을 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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