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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인들, 맨발 작두춤에 매료”

    |파리 함혜리특파원| 인간문화재 김금화(75)씨가 주불 한국문화원(원장 모철민)의 초청으로 2일에 이어 3일 파리 국립해양박물관에서 서해안풍어제 ‘배연신굿’으로 한국 샤머니즘의 정수를 선보였다. 빨강·파랑·노랑이 현란하게 어우러진 무복을 입은 김씨의 주도로 이번에 재현된 배연신굿은 굿청을 깨끗이 하는 신청울림, 주신인 임경업 장군과 산신 등을 맞이하는 상산맞이, 배 안의 부정한 것들을 없애는 부정풀이, 대감놀이굿, 그물올림, 작두거리 등 모두 9개의 굿거리로 구성됐다. 이날 굿판은 김씨가 맨발로 시퍼런 작두 위에 오르면서 클라이맥스를 맞았고 공연팀과 관객들이 한데 뒤엉켜 신명나는 뒤풀이를 하는 것으로 약 1시간30분 만에 끝났다. 시종 관심깊게 굿을 지켜보던 프랑스인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울긋불긋한 무복차림으로 장구와 북, 징, 꽹과리의 강렬한 리듬과 함께 한국의 샤머니즘 문화를 체험했다. 국립 해양박물관의 장 노엘 가드 관장은 굿을 감상하고 난 뒤 “한국의 전통굿은 단순한 무속이 아니라 춤과 노래, 제의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평가받아야 할 것 같다.”면서 “제사 음식을 함께 나누고, 굿이 끝난 뒤엔 모두 어울려 뒤풀이를 하는 것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풍어제는 어민들의 풍어와 어로의 안전을 비는 축제로 중요 무형문화재 82호로 지정돼 있다. 지방에 따라 동해안 별신굿, 서해안 배연신굿 및 대동굿, 위도 띠뱃놀이, 남해안 별신굿 등으로 나뉘어지는데 해주, 옹진, 연평도 등 서해안 지역의 어촌에 전승되어 온 것이 서해안 풍어제다. 배연신굿은 선주들이 배에서 올리는 굿이다. 이번에 배연신굿이 공연된 파리 국립 해양박물관은 1748년 루이 15세의 모형선박 콜렉션에서 비롯된 유서 깊은 박물관으로 트로카데로 광장 샤이오궁 내에 위치하고 있다. 박물관측은 바다와 관련된 한국의 샤머니즘에 높은 관심을 보여 배연신굿 공연에 공동으로 참여하게 됐다.lotus@seoul.co.kr
  • 파리서 서해안 풍어제

    |파리 함혜리특파원|인간 문화재 김금화(75)씨가 12월2∼3일 프랑스 파리의 국립 해양박물관에서 서해안 풍어제 ‘배연신굿’을 선보인다. 서해안 풍어제는 해주, 옹진, 연평도 등 서해안 지역의 어촌에 전승돼 온 제의로 마을 사람 모두가 참여하는 대동굿과 선주들이 올리는 배연신굿으로 나뉜다. 파리에 소개되는 배연신굿은 굿청을 깨끗이 하는 신청울림, 배안의 부정한 것들을 없애는 부정풀이, 그물 올림 등 9개의 굿거리로 진행된다. 한편 파리 서북쪽의 루앙에서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국영화제 ‘아고라(Agora)’가 열려 ‘취화선’ 등 18편이 상영된다. 루앙대 한국사회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주불 한국문화원, 관광공사 파리지사, 한국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후원한다.lotus@seoul.co.kr
  • 젊은 무용가들 ‘열정의 몸짓’

    젊은 무용가들 ‘열정의 몸짓’

    국내 젊은 무용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제7회 댄스2000 페스티벌’이 23일부터 30일까지 오후 7시30분 문예진흥원 무용전용 소극장 포스트극장에서 펼쳐진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솔로 및 공동안무로 꾸며진 20개팀의 무대가 선보인다. 현대무용 12개팀, 한국무용 5개팀, 발레 3개팀이 참여해 매일 4개팀씩 공연한다. 24일에는 이주영(한국무용)과 김미영·정미진·임정미(현대무용),26일에는 최설희(한국무용)와 김윤아·이소민(현대무용)·정은진(발레),27일에는 선나영·이준민(한국무용)과 유호식(현대무용)·오은영(발레),29일에는 김경원(한국무용)과 국지인·김금화·박서영(현대무용),30일에는 김보람(현대무용)과 강정경·전수진(현대무용)· 김세용(발레) 등의 공연이 마련된다. 이 행사는 씨어터 제로가 신진 무용가들에게 창작활동의 기회를 열어주고 새로운 공연예술 형식을 개발하기 위해 1999년부터 해마다 열려 왔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뛰어난 기량의 작품과 안무가를 선정해 내년 한국·일본에서 교대로 열릴 한·일 댄스페스티벌에도 참가시킬 예정이다.(02)338-9240.
  • 은행들 ‘내부의 敵 차단’ 비상

    은행들 ‘내부의 敵 차단’ 비상

    ‘적(敵)은 내부에 있다.’시중은행들이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7월 발생한 850억원대 양도성예금증서(CD) 횡령 사고의 책임을 물어 최동수 조흥은행장에게 ‘문책경고’를 내리면서 내부통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금감위는 최 행장에게 은행권에서의 잠정 퇴출이나 다름없는 중징계를 내리고, 사고가 발생한 국민은행 오목교지점과 조흥은행 면목남지점에 3개월간 영업 일부정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와 관련, 은행권은 부실한 내부통제가 CEO의 운명은 물론 은행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시대가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중은행 검사부 관계자는 14일 “국내 대형 금융사고는 대부분 정교하지 못한 내부통제 시스템에서 촉발됐다.”면서 “은행 업무의 특성상 사고 징후는 옆 동료가 가장 먼저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내부고발제도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통제 기법 봇물 내부통제 강화에 특히 힘을 쏟는 곳은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이다. 이번 금감위 징계에서 ‘주의적 경고’ 처분을 받은 강정원 행장은 CD 사고 이후 내부통제 강화에 은행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지난해 경인지역본부장으로 발령났던 김태곤 준법감시인을 1년 만에 다시 본부로 불러들여 내부통제에 관한 전권을 줬다. 최근 월례조회에서는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고발한 계약직 여직원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며 1000만원의 포상금을 주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또 영업점마다 업무분야별로 내부통제자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직원이 아니면 컴퓨터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자동 잠금장치를 시스템화했다. 일정금액 이상의 거래 내역은 지점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동전송되며, 창구 직원의 거래를 후선 책임자가 실시간으로 감시하기도 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고가 한 번만 더 터지면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부터 모든 행원을 대상으로 내부통제 사이버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12월5일까지 강도 높은 연수를 수료하지 못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 조흥은행은 CD 사고 직후 상근감사위원 직속으로 기존 검사팀과는 별도로 움직이는 ‘무사고 클린 뱅크 팀’을 발족시켰다. 신한은행은 윤리·준법 자기점검 프로그램 및 임직원 유가증권계좌 신고제도, 내부고발 보상제도, 청렴계약제 등을 도입했다. ●내부통제 외부에 맡긴다 특히 은행들은 기존 내부 조직으로 내부 직원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내부 통제를 외부에 맡기는 ‘극약처방’까지 선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2일 외부 옴부즈맨에게 내부 비리를 고발하는 ‘KEB 신문고’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외부인사를 옴부즈맨으로 위촉, 독립 기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감사부나 준법감시인은 물론 은행장에게도 제보자의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다. 국민은행은 일선 영업점의 검사 업무만 전담하는 내부통제 인력 200여명을 외부에서 공개 채용하기로 하고, 현재 면접을 진행 중이다. 지원 자격은 은행 경력이 10년 이상으로 검사업무, 준법감시업무 또는 지점장 경력자를 우대한다. 우리은행도 내부고발 접수를 외부의 전문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사고를 막기 위한 은행권의 공동대응 방안도 곧 마련될 예정이다. 은행연합회는 금융사고 자금을 신속하게 추적하고 현금화를 막을 수 있도록 ‘금융사고자금 지급정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은행권 공동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전쟁 아니면 밥맛도 잃는 사나이

    전쟁 아니면 밥맛도 잃는 사나이

      한국에 온 30년 고참병, 겪은 전투만도 5백 회 「스포츠·커트」형 머리에 다부지게 다져진 미육군중령「맥윈니」의「유니폼」을 보면 그가 전형적인 GI장교가 아님을 쉽게 알게 해준다. 그의 겉저고리엔 흔한 훈장 하나 붙어있지 않다. 훈장 대신 그가 즐겨 붙인 것들은 -「레인저」(유격)훈련수료「마크」, 공수단「마크」, 영국군 공수훈련수료「마크」,「그린·베레·마크」, 특수폭탄취급「마크」, 한국군 태권도「마크」등 좀 엉뚱하다. 사나이「맥윈니」의 과거는 한 마디로 파란만장이다. 그는 16세 때 2차대전의 명「킬러」인 영국군특공대「블랙·워치」에 입대, 전투를 배운 이래 북「아메리카」특공대,「이탈리아」의「가리발디」유격대, 영국공군 폭탄투하수 등으로 2차대전을 치른 뒤 다시 미군「그린·베레」에 입대, 월남,「라오스」, 태국 등지를 돌아다녔고 6·25 땐 소대장으로 철원, 금화 지구 전투에 참전했다. 그가 30년 동안 겪은 5백여 전투의 대부분은 특공전 또는 유격전. 특공전, 유격전 등이 새삼 중시되고 있는 요즘의 한국전선에 노병「맥윈니」가 일선 대대장으로 찾아온 것이 퍽 귀하게 여겨져 그의「논·픽션」파란만장한 30년을 들어본다. 나이 어려서 안된다는 걸 16세 소년 때 떼써서 입대 「맥윈니」의 군대생활은 퍽 단순하게 시작했다. 1940년, 그가 16세 되던 때 고향인「글라스고」(영국「스코틀란드」지방)에서「스코틀란드」민속「유니폼」을 입고「파이프」나팔을 불며 시가행진하는「스코티시」의장대를 보고 그 길로 뛰어가 입대를 자원했다. 문을 두드린 곳은「스코티시·레지먼트」로 불리는 호전적인 직업군인부대. 처음엔 나이가 어리다고 다른 정규부대로 가보라는 거절을 받았으나 한사코 졸라 입대에 성공했다. 위험한 특수부대, 최전방만 골라 지원 기본훈련을 끝내고 처음으로 배치된 곳은「글라스고」비행장 경비대. 당시 영국 곳곳은 한창 기세를 올리고 있던 독일군의 공습으로 쑥밭이 되다시피 했고 특히 비행장은 독일공군의 밥이었다. 「맥윈니」는 열심히 했으나 땅에 서서 비행기를 상대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도 없었고 또 개인전투능력을 발휘해 보지도 못한 채 번번히 당하기만 했다. 비행장 근무에 불만인「맥윈니」는 입대조건이 까다롭고「베테랑」급 직업군인들만이 지원하는 공정부대「블랙·워치」에 부모 몰래 지원했다. 그곳에서는 훈련만 1년이 걸렸다. 훈련을 끝낸「맥윈니」는 가장 적합한 공수대원이라는 칭찬을 받고 42년 11월 처음으로 전투요원으로 북「아프리카」근무를 명령 받았다. 「스코티시」의장대를 본 순간부터 부풀었던 공수대원의 꿈이 2년 만에 결실된 것이다. 그는 북「아프리카」의「블랙·워치」대원의 자격이 취소될까봐 부모에게 알리지도 않고 명령을 받자마자 비행기에 올라「아프리카」로 떠났다. 이때 그의 계급은 1등병, 나이는 18세. 「맥윈니」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1등병 이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1등병 계급장을 달고 다닌 일은 거의 없었다. 북「아프리카」에 날아 온「맥윈니」는「알제이」에서 3주일 동안 대기했다가「튜니스」로 갔다. 북「아프리카」는 당시「사막의 여우」「로멜」장군의 독일전차부대가 석권하고 있었다. 「튜니스」에 설치한「베이스·캠프」를 거점으로「맥윈니」부대는 북「아프리카」의 사막을 누비며 끊임없이「히트·앤드·런」전을 폈다. 약관 18세의「맥윈니」는 본부요원 근무를 굳이 마다하고 꾸준히 전투대를 따라다니며 싸움을 익혔다. 「맥윈니」의 강점은 대담한 성격.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폭발물 장치임무를 맡아 독일군이 장악하고 있던 철도를 곳곳에서 폭파시켰다. 북「아프리카」근무 4개월만에 그는 중요한 임무 하나를 명령 받았다. 2차 대전 때 아프리카에선 독일군 비행장에 특공대로 「리비아」의「퐁·두·파」에 있는 독일군 비행장을 공격, 다시는 비행장으로 쓸 수 없도록 쑥밭을 만들라는 것.「맥윈니」는 기쁨으로 떨렸다. 그는 곧 특공대를 편성했다. 총원 45명. 15명씩 3개조로 편성,「퐁·두·파」로 출발했다.「리비아」에 들어서면서 그들은 차를 버리고 걸었다.「퐁·두·파」비행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하루는 이글거리는「아프리카」의 태양에 시달리며 온종일 모래바다를 걷는 강행군이었다. 드디어 닿은 비행장엔 한 대의 비행기도 없었다. 모두 출동했었다. 3개조로 나뉜 특공대「블랙·워치」는 공격 10분 전에 이제까지 참아 온 물을 마음껏 마시고 마지막 총기점검을 끝낸 뒤 서로 분산, 대장의 총소리를 신호로 일제히 공격했다. 그들의 목표는 활주로와 관제탑이었다. 역전의「블랙·워치」에겐 그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관제탑을 폭파하고「택싱·웨이」를 무차별 사격으로 망쳐 활주로를 폐쇄시키고 철수했다. 임무를 성공리에 끝낸 것이다. 목표물 공격보다 더 힘든 것은 뜨거운 사막을 걸어 철수하는 일. 그건 대단한 인내가 강요되는 고된 행군이다. 더욱이 목표물을 폭파하고 되돌아가는 특공대의 뒤는 독일군이 자랑하는 사막전차가 무섭게 쫓는다. 돌아온「맥윈니」특공대에겐 숨돌릴 여유도 없이 또 하나의 임무가 기다리고 있었다.「퐁·두·파」로부터 그리 멀지 떨어져 있지 않은 한 독일군 정거장을 폭파하라는 것. 명령복종은 영국군「블랙·워치」가 자랑하는 가장 영광스런 전통이다.「맥윈니」「팀」은 곧 목표로 출발했다. 그러나 그들은 얼마 가지 않아 우연히 독일군 대전차부대와 맞부딪쳤다. 다시 특공에 나갔을 땐 전차 만나 포로 되기도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특공대와 사막전차대가 정면으로 맞부딪쳐 싸움을 벌인 일은 2차 대전을 모두 통틀어도 그리 흔치 않다는 이야기다.「맥윈니」의 특공대는 후퇴를 모르고 필사적으로 대항했다.「맥윈니」는 뜨거운 사막에 엎드려 마구 수류탄을 던지면서「탱크」에 뛰어오를 기회를 엿보았다. 그러자「쾅」하는 소리가 났다. 「맥윈니」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 그는 오른쪽 다리에 부상을 입었다. 어떻게 이곳「튜니스」의 병원에 옮겨졌는지는 그는 기억할 도리가 없었다. 그의 특공대 중 6명이 이곳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그러나 입원생활 1주일 만에 병원이 독일군에 점령됐다.「맥윈니」는 병원에 누워있다가 그대로 독일군의 포로가 됐다. 독일군은 입원 중이던 영국군 포로들을「이탈리아」로 옮겼다. 옮겨 수용된 곳은「악질적 연합군 포로」들만 수용하는 북부「이탈리아」의「토르·사리세」포로수용소. 포로생활은 특히「맥윈니」에겐 죽음보다 못한 것이었다. 수용소에 수용되자마자 그는 탈출을 노렸다. 독일군과「무소리니」「파쇼」정권의「이탈리아」군대가 공동 관리하는「토르·사리세」수용소는「탈출은 바로 죽음」이라는「슬로건」을 내건 요새. 아무도 이곳을 탈출, 살아 도망간 사람은 없다는 것이 이 수용소의 자랑(?)이다. 살아서 도망간 자 없다는 포로수용소 탈출에 성공 「맥윈니」는『죽어도 죽어도 탈출한다』는 집념을 몇 번이고 다짐하면서 동지를 규합했다. 그의 불 같은 집념에「스코틀란드」인 1명과「아일란드」인 1명이 감동, 같이 행동하기를 자청했다.「맥윈니」는 처음엔 망설였으나 그들이「앵글로·색슨」인이라는 점에서 의심을 거두고 받아들였다. 수용소생활 3개월 때에「맥윈니」와 탈출동지 2명은 D「데이」를 잡았다. 망루의「서치·라이트」를 피해 철조망을 1명씩 차례로 넘는다는 퍽 평범하고 무모한 계획이다. 모두들 말렸으나 무슨 기발한 계략을 짤 수가 없었고 더 수용되어 있기엔 북「아프리카」를 발랄하게 누빈 천부의「전투업자」「맥윈니」의 성격이 용납하지 않았다. 계획은 바로 실천해 버리는「맥윈니」였다. 그는 제일 먼저 철조망으로 뛰었다. 약 30초 간격으로 나머지 두 명도 잇따라 뛰어 철조망을 기어올랐다. 그건 기적이었다.「맥윈니」의 작전은 그것이 비록 평범하고 위험스러워도 늘 성공했다는 전례가 여기에서도 깨어지지 않았다.「맥윈니」중령은『그때의 탈출성공은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회고했다. 「토르·사리세」포로수용소를 탈출한「맥윈니」는 그 길로 북부「이탈리아」의 중심「밀라노」로 뛰었다. 닿아보니「밀라노」는 독일군의 엄격한 점령에 들어가 있었다.「맥윈니」는「밀라노」에서 기다렸다가 연합군에 귀환할 생각을 할 수 없이 버리고 우연히 만나 사귄 어느「이탈리아」아가씨의 도움으로「버스」표를 입수,「코모」호수근처의 산으로 들어가「이탈리아」인 유격대「가리발디」부대에 입대했다. 「밀라노」에서 만난「이탈리아」아가씨는「맥윈니」의「가리발디」입대를 한사코 말리면서 곁에 머물러 있기를 간청했다.「맥윈니」는 뛰쳐나가다가 몇 번이고 발걸음을 돌려 정열적인「이탈리아」아가씨의 사랑을 받곤 했으나 끝내 뿌리치는데 성공했다. 유격대「가리발디」에서「맥윈니」의 역할은 유격대원들에 대한 식량조달이었다. 성격에 맞지 않았으나「이탈리아」인 유격대장은 영국인인 그에게 그 이상의 중책을 맡기지 않았다.「맥윈니」는 식량을 민가에서 기증받아 오라는 대장의 명령을 외면, 반드시 독일군 보급부대 및 보급열차를 습격, 보급물자를 빼앗아 조달했다. 이탈리아 유격대에 끼어 독일군 보급열차 등을 습격 대표적인 보급열차 습격으로「맥윈니」는「바시리」역 습격을 들었다. 하루는 식량조달을 하러 산을 내려가다 독일군 보급열차가「바시리」역에 머물러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바시리」역은 산에서 3시간 길. 그는「유고」인 1명을 조수로 데리고「바시리」역에 잠입했다. 수가 적기 때문에 교전을 피하고 몰래 화차를 털기로 했다. 그러나 보급열차는 무혈습격을 용납하지 않는 엄중한 경계에 있었다. 「맥윈니」와 그의 1명의 조수는 경비병 2명을 대검으로 해치우고 화차의 문을 깨고 물자를 들어냈다. 뛰려는 순간 경비병과 맞부딪쳐 총격전이 벌어졌다. 그는 그때 몇 명을 사살한 지 모른 채 쏘고 뛰며, 뛰고 쏘면서 산으로 돌아왔다. 그가 메고 온 독일군의 식빵은 1개 분대원의 3일분이었다. 「맥윈니」는「가리발디」부대에서 10개월을 보내다가 부상당한 동료대원을 메고「밀라노」의 어느 병원에 치료하러 갔다가 그 길로「알프스」를 넘어「스위스」로 갔다.「알프스」산을「맥윈니」는「유고」인 안내자 1명과 함께 열흘을 걸려 넘었다.「맥윈니」는「제네바」에 도착하자마자 그 곳 영국대사관에 달려가 그 동안의 경위를 전하고 영국행 비행기를 주선해주기를 부탁했다. 한 달 후에 그는「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런던」에 도착하자「맥윈니」는 바로「글라스고」로 달려가 귀환신고를 했다. 그러나「글라스고」의「블랙·워치」는 그가 포로가 되었고「이탈리아」유격대에 가담했다는 것을 들어 냉담, 군복을 벗게 했다. 2차 대전 끝나자 미국 이민, 다시 세계의 전쟁터 찾아 「맥윈니」는 당시 매우 어렵던 예편조치를 당했지만 기쁘긴커녕 실의에 빠졌다. 생각다 못해 그는 다시 공군에 입대, 폭탄투하수로 폭격기를 타고 독일상공을 날다가 종전을 맞았다. 종전이 되자 영국사회는 매우 혼란했다.「맥윈니」는 영국군이 더 이상 흥미가 없어 군복을 벗고 미국에 이민했다.「클리블란드」의 식품상으로 그는 16세 이후 처음으로 가정생활을 했다. 부인은 종전 후 사귄 영국여인. 그러나 민간인으로서의「맥윈니」는 생활의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내가 갈 곳은 군대다』라는 결의를 씹고「맥윈니」는 미군에 입대, 다시 1등병이 됐다. 미군으로서 그는 독일에서 근무했다.「맥윈니」는 독일근무가 끝나면서 보병에 싫증을 느껴 미육군공수특전단인「그린·베레」에 들어갔다. 「그린·베레」대원으로「맥윈니」는 10년 동안「라오스」, 태국,「오키나와」, 6·25 때의 한국을 거쳐 월남전선에서는「베트콩」수색타격대로 월남인 민병대원들과 함께 2년 동안「정글」을 쏘다녔다. 「맥윈니」는 팽팽히 긴장된 임진강 북쪽 최전방에 다시 부임, 북괴를 노리면서『지난 30년 동안의 나의 보람찬 군대생활의 마지막을 이곳에서 장식하겠다』면서 허리에 찬 권총을 꽉 쥐었다. <강형석(姜亨錫)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3/16 제2권 11호 통권 제25호 ]
  • 벼룩시장 시간여행

    벼룩시장 시간여행

    ‘우리 아버지는 고물상, 아버지 직업란엔 철강업이라고 썼지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던 아버님의 그 어깨위에 짐만 아니라 사랑이 가득했다는 사실은 다 자라서야 알았지 뭡니까.’ 어떤 이는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너나없이 어려웠을 때, 버려진 것들을 주워다 식구를 돌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벼룩시장 사람들이지요. 벼룩이 들끓을 것 같다고 해서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이름이 붙여진 곳. 그러나 오래 묵은 것들이 다른 손에 쥐어져 값지게 쓰이기도 하고, 없이 사는 이들에겐 아직도 입에 풀칠을 하게 해주는 삶의 터전이랍니다. 더욱이 감춰진 보물을 뜻밖에 건질 수도 있다니…. 안방을 밝힐 옛 호롱불은 어떻습니까. 이삿짐을 싸면서 버린 당신의 손때 묻은 지갑이 굴러다니다 그곳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물(萬物)이 숨쉬는 벼룩시장으로 시간여행을 한번 떠나봅니다. 글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동대문풍물시장 916명 옹기종기 “아∼따 참말로, 교통사고(?) 날 뻔했지 뭐여.”“그건 그렇고 하루종일 돌아도 다 못 보겄네.” 16일 오후 6시30분, 서울 동대문풍물시장. 청계천 쪽으로 난 북문(北門)에서 걸쭉한 사투리가 들렸다. 발 디딜 틈도 없는 장터에서 앞뒤를 살피지 못해 한 여성과 부딪칠 뻔한 사내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할 만큼 신기한 물건에 넋을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한 데 뒤섞여 왁자지껄하다. 주소는 서울 중구 을지로7가 1, 흥인문로 35.‘동대문시장에는 동대문(흥인지문=종로구 숭인동)이 없다.’는 말처럼 중구인 데도 여전히 흥인문로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동대문운동장 옛 축구장에 자리한 동대문풍물시장은 하루 벌이에 울고 웃는 ‘가지지 못한 사람’ 916명이 아린 가슴으로 모여든 곳이다. 청계천 때문에 한가닥 꿈을 품었다가, 청계천 때문에 절망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던 옛 청계천변 황학동 노점상들이다. 거대한 천막 아래 풍물시장에 들어서자 ‘춘자야 보∼고 싶구나’라는, 시쳇말로 관광버스 가요가 흘러나왔다. 시끌 벅적하게 온갖 소리가 뒤섞여도 누구 하나 간섭하지 않는다. 시골 장터에서나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육교××’란 상호는 청계고가도로가 철거되기 전 육교에 있던 노점상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난다. 청계천 복원공사와 함께 차례로 설 땅을 잃은 청계7∼8가 노점상들은 2003년 11월부터 운동장으로 하나둘씩 옮겨 왔다. 그리고 지난해 1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1926년 준공돼 우리나라 경기장으로선 원조인 동대문운동장의 역사를 살리고, 세계적인 황학동 벼룩시장의 명성을 이어가자는 데 노점상들과 서울시가 뜻을 모았다. 운동장 본부석엔 ‘선수는 경기질서, 관중은 관람질서’라는 글이 남아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멈춰선 전광판 시계에서 이곳에선 시간마저 정지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옛 황학동 노점들은 본부석 앞만 빼고 트랙을 둘러싼 ‘U’자 모양으로 들어서 있다. 노점상들은 풍물시장의 변화가 미흡하긴 하지만 새 삶의 터전인 만큼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허리띠를 판매하는 고광전(46)씨는 “고향인 충남 금산에서 올라와 청계천변에 노점이 들어설 무렵인 84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탱크 말고는 다 있다던 벼룩시장의 원조 그는 이어 “당시는 사회정화 깃발을 내건 군사정권 아래여서 ‘묻지마 단속반’이 심심하면 들이닥쳤다.”면서 “보따리를 메고 도망쳤다가 나오는 숨바꼭질 시절에 비하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른다.”고 웃었다. “친구야, 오늘 나 명함 팠다. 기분 째지네. 우리 커피나 한잔 할까.” 오디오, 비디오,TV,DVD 등 중고 전자제품을 파는 정복일(48)씨는 이웃한 상인과 이런 말로 바쁘게 움직였다.‘동대문풍물시장 아무개’라는 명함을 새로 만들어 마음가짐도 새로워졌다는 순박한 맘씨가 엿보였다. 하루 매출이 10만∼20만원대인 상인도 제법 많다. 그러나 서민들을 더 힘겹게 만드는 경제난은 이들에게도 어김없이 들이닥쳤다.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기대에는 못미치고 있다. 청계천 삼일아파트 21동 앞 도로변에서 옮겨 왔다는 잡화상 이철우(68)씨는 “장사한 지 8년째 접어들었는데 자식들이 학업을 마치는 데 밑천은 됐다.”면서 “그런데 평일 7000∼8000원, 많으면 3만∼4만원어치를 팔고 땡친 뒤 휴일에 충당할까 말까.”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아무래도 사람이 몰려야 팔리든지 말든지 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면서도 “90년대 말 IMF 땐 국가가 나서서 어려움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 밑바닥 경제가 더 나쁜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입을 다셨다. 나이가 지긋한 한 고객은 “자주 오는 편인데 아들, 며느리에게 용돈 2000∼3000원 달라고 손을 내밀기도 어렵다.”고 거들었다. 차량들은 풍물시장을 쉴새없이 오갔다.544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은 30분 기본요금이 2000원,10분에 500원을 추가로 받는다. 운동장 뒤편에는 90대 규모의 부설 주차장도 있다.500번과 507번 간선버스의 주차장도 품었다. 청계천 물길을 구경하다가 중간쯤에 놓인 오간수교 옆 계단을 타고 동대문상가 쪽으로 올라오면 풍물시장을 만나게 된다. ●‘인정, 재미, 음식’ 3가지 맛의 어울림 중간쯤에서 ‘골프공 10개 2000원, 가격 절충’이라는 글씨가 적힌 노점과 마주쳤다.1개 200원도 비싸다면 얼마든지 흥정할 수 있다는 얘기이니 단연 눈길을 끈다. 옛 호롱불부터 심지어 요강까지 품목을 대라면 노점들 대표도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다양하다. 꼼꼼히 살펴보면 다른 데라면 엄두도 못낼 가격으로 숨겨진 보물을 건질 수도 있다. 보물을 찾으려면 워낙 물건이 많아 시간을 들여야 한다. 정치개혁론에 휩쓸려 적어도 겉으로는 자취를 감춘 정당 지구당위원장의 검정색 명패, 명문 고등학교 졸업기념 앨범, 녹슨 못 꾸러미, 먼 옛날의 향수를 자극하는 골동품, 때가 꼬질꼬질하게 묻은 헌 가죽옷과 구두, 미제 전투식량인 시레이션, 재킷이 누렇게 변한 LP판 등이 수북이 쌓여 있다. 값은 ‘대한민국 최저가’라고 뽐낸다. 면양말 열 켤레 500원, 자동 허리띠 3000∼5000원 등등….‘도둑 맞고 후회 말고 자동경보기 설치하자.’는 글을 읽고 있자니 누군가 “3000원이라예∼.”라며 소리쳤다. 오후 7시가 되자 어디선가 스피커를 통해 노래가 요란하게 울려퍼졌다. 처음엔 녹음기를 틀어놨나 했더니 “다음 불러드릴 노래는….”이라는 말이 ‘생’으로 들려왔다. 통기타 가수를 초청한 라이브 무대가 펼쳐진 것이다. 바로 옆 포장마차에 있던 손님들까지 “공짜로 들으니 더 좋당께.”라고 사투리를 섞어가며 덩실덩실 춤까지 추자 분위기는 단숨에 달아올랐다. 비단 가수를 부른 가게뿐 아니라 다른 가게를 찾아온 손님도 즐길 수 있으니 풍물시장 전체의 무대인 셈이다. 메추리, 고갈비(고등어 구이), 곱창볶음, 비빔국수 등 온갖 음식을 값싸게 파는 포장마차가 총집합했다. 이 또한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장사하다 옮겨온 노점들이다. 이처럼 갑자기 둥지를 잃게 되면서 절망도 했지만 청계천 복원으로 손님이 밀려드는 등 변화에 발맞추려는 상인들의 몸부림은 금세 읽혀진다. 라이브 공연을 지켜보던 이세연(46)씨는 “아이들이 쓸 스포츠 장갑 두 켤레를 1만원 주고 샀다가 노래가 좋아 앉았는데, 맥주 2병과 안주 하나에 1만 8000원을 써 배보다 배꼽이 커졌다.”며 활짝 웃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상인들이 먼저 변화모습 보이고 홍보 강화·편의시설 확충 바람직 “황학동 이름에 걸맞으려면 많이 달라져야 합니다. 물론 상인들 스스로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죠.” 동대문풍물시장 상인들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는 한기석(51) 자치위원장은 17일 “청계8가 성동기계공고 담벼락에서 장사를 하다 자리를 옮겼는데, 때마침 청계천 복원으로 활로를 찾으려다 보니 24시간이 모자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당초 약속했던 것들이 대부분 지켜졌지만 당장 하루살이가 걱정인 상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여전히 고쳐야 할 점이 많다. 차근차근 살펴보기엔 너무나 급한 나머지 마음이 앞선 이들을 다독거리는 것도 쉽지 않다. 다행히 수도·전기 등 영업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은 갖췄다. 홍보 문제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세계적인 명소 노릇을 하려면 앞서야 할 부문이라고 강조한다. 예컨대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곳에 풍물시장을 알리는 책자나 안내판이라도 들여 놓자는 것이다. 흩어져 있을 때에 비하면 하나의 단지로 꾸며져 알려지기만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꼭 그렇지도 않단다. 일부러 알고 찾아오지 않으면 접근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화장실·쉼터 등 편의시설 확충과 풍물시장 건축물 정비를 들었다. 이에 따라 용역을 의뢰해 웰빙 시대에 알맞는 운동장 안팎의 디자인을 만들었다. 유서가 깊은 운동장을 재활용했다는 장점을 살렸다. 청계천 쪽에서도 눈에 띄도록 산뜻하고 도심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미지 통합 작업을 추진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서울시가 운동장을 공원 등으로 재개발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상인들은 “머리에 담아두지도, 그럴 여유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좌판 규격화, 정직하게 판매하기 등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만들자는 결의와 매월 노숙자·노인들을 위해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등 나름대로 사회공헌에도 노력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담당 공무원이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새로 협의해야 하는 등 무성의 때문에 심하게 다툰 적도 여러번 있었다.”면서 “세계적인 풍물시장을 육성한다면서 어두침침해 발을 들여놓기 두려운 곳으로 남겨두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황학동 벼룩시장 옛터에선? 황학동 벼룩시장은 1950년대 초부터 고물상들이 모인 곳이다. 도깨비처럼 낡고 희한한 물건들을 팔고, 사람들이 어두워지면 거짓말같이 사라진다고 ‘도깨비 시장’으로 불렀다. 그러다 73년 청계천 복개공사가 끝나 그럴 듯하게 좌판을 깔 수 있는 콘크리트 길이 들어서면서 중흥기(?)를 맞는다. 황학동 벼룩시장이 워낙 알려져 사람들은 아직도 옛 청계천변에 자리한 줄로만 알고 기웃거리기도 한다. 새물맞이로 주가가 껑충 뛴 청계천은 그러나 상인들에게 달갑잖은 변화를 가져다줬다. 지금 청계7∼8가에는 위층 주거공간이 헐리고 상가만 남은 삼일아파트 13∼23동 1층에 100여개 점포가 명맥을 잇고 있다. 다산교∼영도교∼황학교 구간으로,18동부터는 기계 전문상가여서 벼룩시장과는 거리가 멀다. 의류를 취급하는 천모(42)씨는 “청계천이 복원돼 난리이지만 우리는 쫄땅 망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사람들이 다들 물이 가까운 아래쪽만 다닌다.”면서 “봐야 뭘 사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를 말하듯 셔터를 내리고 ‘폐업 정리’‘창고정리 대방출’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거나 간판과 달리 중고물품 등을 취급하는 가게가 더러 눈에 띄었다. 다른 상인은 “청계천 구경꾼들이 아무래도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곁들여진 동대문상가 쪽으로 몰릴 것”이라고 비관 섞인 말을 털어놓았다.“그러잖아도 (재개발로) 올해 안으로, 길어야 1년 안에 우리는 짤린다.”고 덧붙였다. 그의 등 뒤로 레미콘트럭들이 올 11월 분양 예정인 ‘××캐슬’ 공사장을 줄지어 오가는 모습이 보였다. 반면 ‘청계천도 식후경’이라나. 음식을 파는 업소들은 바빠졌다. 중앙시장으로 가는 길목에는 곱창집 20여곳이 공사장 차단벽에 기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건너편 종로구 쪽의 한 상인은 “꽤 알려진 편이지만 청계천 공사 땐 너무 장사가 안돼 걱정했다.”면서 “평일에도 등산객 등이 찾아와 자리가 모자랄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서도 ‘이전 예정’을 알리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훗날을 기약하지 못하는 듯했다. 옆에는 ‘노점 및 노상 적치물 정비-근절 때까지’라는 현수막이 마지막 몇몇 노점들의 내일을 알려주고 있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동대문풍물시장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동대문역 6번 출구 #4호선 동대문역 7번 출구 #2,4,5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번 출구 ▶버스 #파랑색 간선 = 500,507번(풍물시장 직행) 101,105,106,144,301,302번 #초록색 지선=0013,0212,1014,1017,2012,2014번 #노랑색 순환=01,02번 #빨강색 광역=9403번 ▶승용차 #잠실 방면 잠실역→올림픽대로→동호대교→금화터널→장충체육관 네거리 우회전→광희동 네거리→을지로7가 네거리→동대문운동장 #상계 방면 노원역→창동교→동부간선도로(성수 방향)→군자교→장한평역→답십리역→신답지하차도→청계9가로→청계7가 좌회전→성동공고 앞 우회전→기동경찰 네거리 좌회전→을지로7가 네거리 우회전→동대문운동장
  • 외환銀 전산업무 아웃소싱 추진

    외환은행이 전산 운영 업무를 외부에 위탁(아웃소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7일 “미국계 전산시스템 운영업체인 IBM코리아를 아웃소싱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김형민 부행장은 “본점 건물에는 여유 공간이 없는 데다 이제껏 논의된 안(案) 가운데 외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것이 전문성과 업무 효율성의 제고, 경비절감 등의 차원에서 최선이라고 판단, 이같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감독 당국이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의 범위 내에서 진행될 것”이라면서 “개발과 기획, 운영, 지원 등 전산업무의 4가지 분야 가운데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운영 업무만 외부에 위탁하며 하드웨어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산 관련 아웃소싱은 후선 지원 업무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면서 “외환은행이 개략적으로 구두문의만 해왔기 때문에 승인 여부에 대한 입장도 밝힌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환은행의 전산 업무 아웃소싱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대주주인 론스타펀드가 외환은행을 매각하기 이전 ‘현금화’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전국금융산업노조와 외환은행노조는 “은행의 핵심 인프라인 전산시스템을 헐값에 매각하려는 의도는 론스타의 ‘한국 탈출 계획’에서 비롯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 보물섬 로빈슨 크루소섬

    칠레의 로빈슨 크루소섬에서 금화와 보석 등 100억달러에 이르는 달하는 18세기의 전설적인 보물을 찾은 것으로 보물탐험가들이 주장하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보물은 스페인 해양탐험가 후안 에스테반 우빌라 에체베리아가 1715년 섬의 한 곳에 숨겨놓은 것을 나중에 영국인 선원 코넬리우스 웹이 찾아내 다른 곳에 은닉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왔다. 이런 전설 때문에 지난 98년에도 보물탐사 작업이 이뤄졌으나 실패했다. 로빈슨 크루소섬은 칠레 해안에서 700여㎞ 떨어진 후안 페르난데스 제도에 포함된 곳으로 18세기 당시에는 태평양을 무대로 활동해온 해적선의 피난처로 이용됐었다. 보물탐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화학성분까지 감지할 수 있는 금속탐지 로봇을 이용해 보물찾기를 해왔으며 보물이 묻힌 장소를 찾아낸 것으로 믿고 있다. 보물탐사 활동을 도와온 페르난두 우리베 에체베리아 변호사는 “역사상 최대의 보물”이라며 수일내로 당국의 허가를 받는대로 발굴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작가 대니얼 디포는 1729년 스코틀랜드 선원 알렉산더 셀커크의 무인도 표류기를 소재로 ‘로빈슨 크루소’라는 소설을 발표했다.발파라이소(칠레) AFP 연합뉴스
  • 외환銀 인수전 ‘갈수록 안개속’

    마지막으로 남은 ‘은행 매물’인 외환은행의 향배가 점점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PEF) 론스타의 지분 매각제한 기간이 다음달부터 풀리지만 은행 안팎 사정이 꼬여만 간다. 인수 뜻을 내비쳤던 하나은행을 비롯한 국내 은행들이 유보적인 입장으로 급선회하는 데다 인수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던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외국 자본들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는 HSBC 본부의 존 본드 회장 등 10여명의 이사회 멤버들이 지난 25일 한국에 입국,27일 이사회를 열자 ‘HSBC 매각 반대’를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노조는 또 “영업점마다 고객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론스타에 대해 매각 입장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매각과 관련해 긴 침묵을 지키던 외환노조가 민감한 시기에 특정 자본에 대한 매각 반대를 외치는 것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HSBC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확대하려는 의지는 확고하지만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확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사회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2003년 외환은행 편법 매각 문제도 잠재적 인수자들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2003년 금융감독당국이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조작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편법 승인했다는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매각 당시 경제부총리와 금감위원장, 외환은행장, 론스타 회장 등을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하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의 ‘몸값’이 너무 오른 데다 2003년 당시의 의혹이 어떤 방향으로 확산될 지 불투명하다.”면서 “인수 문제가 내년 하반기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역시 최근 “론스타의 보유지분 매각이 연내에 가시화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혀 ‘장기전’을 예고했다. 최근 전세금 담보 대출, 현대캐피탈·현대카드 지분 인수 등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을 공략하는 GE도 은행업 진출에 야심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에서 GE는 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은행 인수가 불가능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한편 외환은행이 최근 두산중공업 지분 등 1837억원어치의 보유 주식을 내다팔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환은행측은 “출자전환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매각제한 시한이 지나 팔고 있다.”고 해명하지만, 금융권에서는 매각을 앞둔 외환은행이 보유지분을 현금화해 순이익을 늘려 몸값을 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도청 특검 요청할 의향없나”

    [국감 하이라이트] “도청 특검 요청할 의향없나”

    27일 서울중앙지검 등 서울고검 산하 일선 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는 ‘안기부 X파일’ 및 안기부·국정원 불법도청을 둘러싼 여·야 공방과 추궁이 잇따랐다. 여야 의원들은 도청 테이프 내용 수사와 관련, 각 당의 입장에 따라 “하라.” “하지 말라.”며 검찰에 상반되게 주문했다. 검찰은 “내용 수사 여부는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했다. ●도청내용 수사 공방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X파일 고발사건의 피고발인 중 한 명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지목,“이 회장은 수사대상인가, 입건되지 않았나.”라고 질문,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이 회장은 피고발인으로 자동 입건됐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최 의원은 “여·야 의원과 국민들 대다수가 방법은 다르지만 도청 테이프 공개를 찬성한다.”면서 “여당은 우선 검찰에 수사를 맡겼는데 검찰은 두달 동안 검토만 하고 있다. 미국처럼 검찰에서 먼저 특검을 요청할 뜻은 없느냐.”고 검찰을 몰아붙였다. 같은 당 이은영 의원도 “계속해서 도청 내용 수사 여부에 대해 검토만 하는 것은 검찰의 직무를 회피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지난 “1998년 세풍수사와 안기부 X파일 녹취록 등을 비교하면 이건희 회장이 대선자금 지원을 직접 지시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런 내용을 수사자료로 쓸지를 두 달째 검토만 하고 있으니까 특검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사소한 과거의 사건 하나로 나라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면서 “DJ 정권의 도청 내용을 수사하면 국가의 정통성이 유지될 수 없다.”는 말로 ‘내용수사 불가론’을 폈다. 이 지검장은 “현행 법률로는 도청테이프의 내용을 공개할 수 없고, 국회에서 입법을 하면 이에 따를 것”이라면서 “내용 수사의 적법성은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나라당 김재경의원은 질의자료를 통해 “지난해 7월 부산지역의 한 금융기관에서 수억원의 삼성채권을 현금으로 바꿔간 사람이 당시 참여정부 실세의 측근으로 알려진 B씨”라고 주장했다. 김의원은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삼성측이 대선과 관련, 노무현 후보 캠프에 전달한 삼성채권은 현재까지 알려진 15억원보다 훨씬 많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대검 중수부는 이에 대해 “일부 채권이 현금화됐다는 점을 포착한 것은 사실이나 그런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DJ 시절 도청 새로운 쟁점 이날 국감에서는 DJ 시절 도청의 증거로 부상한 도청테이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DJ 정부 시절 도청이 있었다는 의혹이 확인됐다면서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이 폭로한 국정원 도청문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김성조 의원은 “국정원 전직 간부 집에서 도청테이프가 발견된 것은 DJ정부 때도 조직적으로 도청이 있었다는 증거”라면서 “전면적인 수사를 통해 전말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儒林(433)-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9)

    儒林(433)-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9)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9) 종교개혁(Refomation). 기독교에 있어 본격적인 종교혁명은 마르틴 루터에 의해서 진행되었다.‘금화가 현금 궤에 떨어지는 소리를 내는 순간 영혼은 연옥을 벗어나 하늘나라에 올라가리라.’ 하면서 가톨릭교회가 면죄부를 팔기 시작하자 루터는 1517년 10월31일 비텐베르크 성문에 ‘우리의 주님이시며 선생이신 예수께서 회개하라고 하실 때 그는 신자들의 전 생애가 참회되어야 할 것을 요구하셨다.’는 유명한 명제로 시작되는 95개의 논제를 내걺으로써 순식간에 전 유럽으로 퍼져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묵자는 비록 ‘유교의 학문을 공부하고 공자의 학술을 전수받았던’ 유자였으나 어느 순간 유가를 박차고 혁명을 일으킨 유교에 있어서의 마르틴 루터였던 것이다. 묵자가 공자에게 느낀 최초의 불만은 공자가 세상을 올바로 다스리는 데 애쓴 데 반하여 묵자는 그 자신이 천민의 출신으로 봉건제도가 지닌 모순으로 부당하게 고난을 겪어야 하는 백성들의 비참한 현실에 눈을 떴던 것이다. 특히 유가가 통치계급의 입장을 옹호하며 예악을 위주로 하여 서주(西周) 초기의 봉건사회를 재현하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큰 반감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순간 묵자는 사람들의 친소(親疏)와 존비(尊卑) 관계를 엄격히 따져 봉건계급제도를 확고히 하려는 유가의 태도와 예악이나 따지며 귀족이나 제후들에게 기생하는 유가의 비생산성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묵자의 사상을 전하는 ‘묵자’라는 책 전체가 유가의 모순에 대항하는 성격을 띠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유가에 대한 통렬한 비판은 제목그대로 ‘비유(非儒)편’에 집중되어 등장하고 있다. ‘비유편’은 원래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나 상편은 없어지고, 하편만이 남아 전하고 있다. 이 속에서 묵자는 유가의 비생산성을 다음과 같이 공격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예의와 음악을 번거롭게 꾸미어 사람들을 어지럽히고, 오랫동안 상을 입고 거짓 슬퍼함으로써 부모님을 속인다. 운명을 믿어 가난에 빠져 있으면서도 고상하고 잘난 체하고, 근본을 어기고 할 일은 버리고서 태만하게 편안히 지내며, 먹고 마시기를 탐하면서 일을 하는 것은 게으르다. 그래서 굶주림과 헐벗음에 빠지거나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을 위험에 놓여 있으면서도 이를 벗어나는 수가 없다. 이것은 마치 거지와도 같으니, 두더지처럼 음식을 저장하거나 하며 숫양처럼 먹을 것을 찾고, 발견되면 멧돼지처럼 튀어나온다. 군자들이 이것을 비웃으면 성을 내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형편없는 자들아, 너희들이 어찌 훌륭한 선비를 알겠는가.’ 여름에는 보리나 벼를 동냥하다가 모든 곡식이 다 거둬들여지면 큰 초상집만을 좇아다니는데, 자식과 식구들도 모두 거느리고 가서 음식을 실컷 먹는다. 몇 집 초상만 치르고 나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남의 집을 근거로 하여 살찌고, 남의 들을 의지하여 부를 쌓는다. 부잣집에 초상이 나면 곧 크게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이것이야말로 입고 먹는 꼬투리이다.’고 한다.” 이러한 유가에 대한 묵자의 비판은 마치 공자에 대한 안영의 비난과 흡사하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유가는 안영에서부터 묵자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 이상 ‘허례허식을 일삼는 말만 그럴듯하게 하는 유자의 무리’로 비난받아왔음을 미뤄 짐작케 한다.
  • 영종도 투기 유입

    445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위조를 통해 세탁된 자금 일부가 경제자유구역으로 개발될 예정인 인천국제공항 주변 영종도 개발 사업에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경찰은 CD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돈이 부동산 투기에 사용됐다는 진술을 확보, 영종도 개발 사업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일 위조 CD를 현금화한 뒤 돈을 세탁한 유령회사 M물산이 부동산 개발사를 통해 영종도 개발권의 땅을 사들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민은행 신모(41) 과장과 조흥은행 김모(41) 차장이 유통한 위조 CD대금 가운데 850억원을 세탁한 M물산이 영종도 개발권에 포함된 섬의 땅을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M물산은 올해 초 모 부동산 개발사 명의로 계약금 3억원을 지급했으며 오는 12월까지 잔금 3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국내에 잠적 중인 M물산 대표 최모(41)씨 검거에 나섰다.경찰 관계자는 “M물산이 영종도뿐만 아니라 일대 섬들의 땅을 수십억원을 들여 매입한 정황이 포착됐다.”면서 “자금세탁된 850억원 중 상당 액수가 부동산 투기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용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법무법인 대표인 K변호사 명의의 계좌에 102억원을 입금한 M물산이 부동산 개발업체인 Y사에 입금한 7억원도 부동산 투자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K변호사의 계좌에 입금된 102억원은 7차례에 걸쳐 국민은행 과장 신씨 등에게 현금과 수표로 나눠 출금된 뒤 만기 CD의 결제자금으로 사용되는 등 모두 13명의 계좌로 입금됐다. 경찰은 K변호사의 출국을 금지시키고 이르면 2일 참고인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K변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6월 부동산 업자의 부탁을 받고 명의를 빌려준 적이 있다.”면서 “당시 부동산 계약에 쓰기 위한 은행 잔고증명서를 떼는 데 명의가 사용됐다.”고 해명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삼성채권 수십장 현금화 확인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31일 지난 대선을 전후해 삼성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채권 가운데 수십장이 현금으로 교환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곧 채권을 현금으로 바꿔 간 채권 소지자 등을 불러 채권을 얻게 된 경위와 용처 등을 조사하고 삼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삼성이 800억원의 채권을 사들여 300여억원을 정치권에 건넨 정황을 포착했지만 나머지 500억원의 행방은 밝히지 못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삼성이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채권 번호 5000여개를 증권예탁원에 넘겨 채권이 현금화됐는지를 확인해 왔다.검찰은 아울러 삼성의 지시에 따라 채권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전 삼성증권 직원 최모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기업 현금성자산 5년만에 감소

    상장사들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올 상반기에 현금성자산 보유액을 줄이면서 투자를 늘려 설비투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22일 477개 12월 결산법인의 현금성자산 보유 현황을 조사한 것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지난 6월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43조 408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4% 줄었다. 현금성자산은 현금과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1년 만기 이내의 단기금융상품 자산이다. 현금성자산은 2000년에 전년보다 2.9% 증가한 이후 2001년(10.9%),2002년(27.6%),2003년(22.1%), 지난해(26.7%) 등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올 상반기 들어 당좌예금 등 현금 자산은 23조 8454억원으로 3.2% 증가했지만, 정기적금 등 단기금융상품 자산은 19조 5630억원으로 비교적 폭이 큰 17.7%나 줄었다. 6월말 현재 삼성전자(4조 2353억원)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17.7% 줄었다. 현대자동차(4조 1722억원)는 26.6%, 삼성중공업(1조 3595억원)은 30.9%나 감소했다. 반면 LG전자(1조 3201억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회사채 발행 증가 등으로 지난해 말보다 103.6%가 늘었다.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삼성채권 현금화 추적

    삼성 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시 시작됐다. 검찰은 그동안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전 삼성증권 직원 최모씨가 최근 귀국했는데도 수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난을 받아왔다.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9일 삼성그룹이 2000∼2002년 최씨를 통해 사들인 채권 800억원에 대한 수사와 관련, 그동안 용처가 확인되지 않았던 채권의 현금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증권예탁원의 금융거래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 현재 조회할 채권번호 등을 정리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주 초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검찰은 현금화 단서가 포착되면 곧바로 사용자 추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채권 매입에 관여했던 최씨가 입국, 참고인 중지 해소 사유가 생기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그동안 입고되지 않았던 채권이 현금화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아직 현금화된 정황을 잡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불법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검찰은 삼성이 800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구입, 이 가운데 300여억원을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전달한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나머지 500여억원 상당 채권의 사용처는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에 검찰이 확인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한편 검찰은 지난 5월 귀국한 최씨의 신병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검찰은 부인 등 가족들을 설득하면서 다각도로 최씨의 신병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2주택 98만가구’ 처분압박

    정부와 여당이 투기 수요를 억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극약처방’을 제시했다. 세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큰 방향은 두가지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을 낮추고 가구별로 합산 과세해 종부세 부과 대상을 크게 확대하는 것과 2주택 이상 보유자에는 높은 세율의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방안이다.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8일 밤 당정협의를 갖고 토지를 가구별로 합산 과세한다는 방침을 명시했다. 가구별 합산 과세는 위헌 논란이 있는 사안으로, 토지에 부과할 수 있다면 주택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2002년 금융소득의 부부 합산 과세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사례를 들어 종부세를 가구별로 합산 과세하는 방안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소득과 달리 토지나 주택은 가구별로 주거 기능을 갖기 때문에 합산 과세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된 점을 감안해 정부가 가구별 합산 과세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종부세 부과 기준도 주택의 경우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비업무용 토지와 나대지는 6억원에서 4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종부세 부과 대상을 토지쪽으로도 확산시킨 것은 박병원 재정경제부 1차관이 지적한 것처럼, 토지 투기가 주택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양도세를 중과하기로 한 것은 1가구 1주택자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투기적 수요가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양도세율은 현재 3주택자의 경우 60%,2주택 이하는 9∼36%로,2년 미만 보유하면 50%를 적용하는데 이 정도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 투기 목적으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들은 현행 양도세율을 감수하고 세금을 내더라도 집값이 오를 때 차익을 더 남길 수 있다고 여긴다. 이 때문에 당정은 2주택자의 양도세율을 60%,3주택자에게는 7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 경우 98만 가까이 되는 2주택자의 양도세율이 2배 가까이 오르게 돼 세제가 강화되기 이전 매물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뿐 아니라 토지에 대한 투기도 전국적으로 확산된다고 판단, 토지에 대한 양도세율을 50∼60%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다만 전근이나 취업·이사·질병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로 집을 2채 갖게되는 ‘선의의 피해자’는 예외를 인정하거나 2주택자로 보지 않는 유예기간을 1년 정도 줄 방침이다. 1가구 2주택자에 양도세를 중과키로 한 것은 1가구 1주택자 가운데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보유자에는 지금도 60%의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 2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 때문이다. 예컨대 5억원짜리 주택 2채를 보유, 재산이 10억인 사람은 최고 36%의 일반세율을 적용받는 반면 7억원짜리 1채를 보유, 재산이 7억원인 사람에게도 6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과세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부세 가구별 합산 과세나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및 예외 인정을 둘러싼 논쟁이나 위헌 시비가 당분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토지채권보상 토지 보상금을 내줄 때 땅주인에게 현금 대신 채권을 주는 제도.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풀리는 엄청난 보상금이 다시 토지 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 주변 땅값 불안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권 금리는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3.7∼3.8%)을 기준으로 6개월마다 이자가 지급된다. 그러나 단기채권은 시장에서 당장 할인하면 채권액의 97∼98%를 받을 수 있어 큰 실익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1억원짜리 채권을 할인하면 9700만∼9800만원을 현금화할 수 있어 부동자금을 일부 흡수하는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伊 타비아니 형제의 영화세계

    1977년 ‘빠드레 빠드로네’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이탈리아 뉴시네마의 거장 타비아니 형제의 작품세계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극장은 19일부터 형제 감독의 대표작 ‘로렌조의 밤’(1982년)과 ‘피오릴레’(1993년) 등 2편을 상영한다. 이번 작품들에도 형제의 주특기인 탁월한 서정성, 팬터지를 섞어 현실을 역설하는 서사기법 등이 진하게 묻어 있다. ‘로렌조의 밤’은 삭막하고 잔인한 전쟁을 어린 소녀의 눈을 빌려 다분히 환상적인 터치로 그려낸 작품.1944년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 산 마르티노를 지배하던 독일군은 철수를 계획하고 주민학살에 나선다. 그러나 독일군의 속셈을 알 길 없는 순진한 마을사람들은 피란을 가야할지 마을에 머물러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한다. 여섯살짜리 주인공 체칠리아는 엄마와 피란행렬에 끼어들지만, 그 틈바구니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롭기만 하다. 총성이 계속되는데도 체칠리아의 눈을 통해 증언된 영화 속 풍경은 공포로 일관하지만은 않는다. 노총각과 야릇한 눈길을 섞는 엄마, 신분차이로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늙은 농부와 귀부인의 때늦은 만남 등으로 스크린은 점점 체온을 보태간다.1982년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로렌조의 밤’이 포연 속에서도 식지 않는 인간애를 동화풍으로 그렸다면 ‘피오릴레’에는 비극적 전설을 소재로 한, 한층 강렬한 레서피가 동원됐다.18세기 나폴레옹 군대의 금화상자를 운반하던 프랑스 군인은 토스카나의 작은 시골마을을 지나다 농부의 딸과 격정적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금화상자를 잃어버린 군인은 총살당하고, 그의 유복자를 낳은 여자의 집안은 대대로 저주를 받는다. 감독의 자의식에 지나치게 충실한 탓에 감상이 편치 않으리란 유럽영화의 편견을 깬다. 이탈리아의 수려한 자연풍광을 담요처럼 깔고, 전설과 팬터지의 아련한 흥취를 두루 맛볼 수 있는 작품세계에는 장인정신이 묻어난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일사불란 중국…표리부동 일본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항일 승전 60주년’을 맞은 15일 중국 대륙에서는 다양한 기념 행사가 펼쳐졌다. 중국 지도부는 승전 60주년을 ‘중화민족 부흥의 계기’로 삼자고 역설했고 지방에서는 일제의 만행을 알리고 애국심을 고취하는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가 열렸다. 당은 이번 행사를 청소년들의 사상 무장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애국 제품’을 선보이는 무서운 상혼을 과시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4일 베이징 인근의 중일전쟁 기념관을 참관했다. 중일전쟁의 도화선인 ‘노구교(盧溝橋) 사건’의 현장에 설립된 기념관에서 후 주석은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하는 전시물과 홍군(紅軍)의 항전 기념물을 관람했다. 관람을 마친 후 주석은 “항일 승전 60주년을 계기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민족정신을 발전시키자.”고 역설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15일자 특별 사설을 통해 “중국 공산당은 항전의 튼튼한 기둥으로서 당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중화민족을 구해냈다.”고 강조했다. 승전 60주년은 청소년 정신 교육에도 활용됐다. 신화사는 “14일 밤12시까지 700만여명의 청소년 네티즌들이 ‘승전 60주년 기념 사이트’를 방문, 항일 열사들을 추모하며 애국심을 표현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 4월1일 공산당의 전위조직인 공청단(共靑團)이 중화넷 등 수백개의 중국 사이트를 통합,‘인터넷 항일 영웅 기념관’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개설했다. 항일 영웅들을 소개하고 관련 사진 전시회는 물론 ‘항일 역사 맞히기’ 퍼즐게임까지 등장, 청소년들의 사상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언론들은 IT의 신기술을 통해 ▲위대한 민족정신을 표현했고 ▲청소년의 민족의식과 역사적 사명감을 고무시켰다고 평가했다. 수도 베이징에서는 15일 IT 메카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서 이색 기념식이 열렸다. 롄샹(聯想), 쯔광(紫光), 팡정(方正) 등 순수 중국자본으로 설립된 100여개 기업들이 ‘자주·창조적 산업으로 조국에 보답한다.”며 궐기대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각사의 전자 제품에 항일 전승을 의미하는 ‘V(승리) 8·15’ 공동 브랜드를 명기하기로 합의했다. 중관춘 관리위원회측은 “민족기업을 단결시켜 전세계에 중국제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국내적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는 것이 목표”라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항전 승리를 기념,200위안(2만 6000원)짜리 금화 5000개와 10위안(1300원)짜리 은화 3만개를 각각 발행했다. 상하이와 시안(西安), 창사(長沙) 등 대도시는 물론 마카오와 미국의 화교 사회 등에서도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역사적 승리’를 자축했다. oilman@seoul.co.kr |도쿄 이춘규특파원|패전 60주년인 15일 일본인들은 ‘두 얼굴의 일본’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한다.”고 ‘입´으로 밝혔지만, 많은 일본인들이 ‘마음’ 속으로 A급 전범도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기 때문이다. A급 전범 14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는 찜통더위 속에도 수만명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참배했다. 반면 전쟁 재발을 막겠다는 평화집회에는 기껏 수백명만이 참석, 일본이 평화보다는 옛 영광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지도층이 앞장섰다. 초당파 의원들의 모임인 ‘모두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고가 마고토 전 자민당 간사장, 히라누마 다케오 전 경제산업상 등 자민, 민주 양당의 국회의원 47명이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지난해 65명보다는 18명이 줄었지만 중의원 선거의 영향 때문이라고 한다. 오쓰지 히데히사 후생노동상, 고이데 유리코 환경상과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대리 등은 별도로 참배했다.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는 6년 연속 참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참배를 피한 채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역에 헌화하고, 부도칸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했다. 야스쿠니신사에서는 오전 10시30분부터 국회의원과 이시하라 지사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전 60년 국민집회’가 열렸다.‘일본회의’‘다함께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는 국민의 모임’ 등 일본의 우익단체가 총집결, 집회는 여러 시간 계속됐다. 60년 전 항복을 선언하던 당시 쇼와 일왕의 ‘옥음방송(玉音放送)´이 흘러나오자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옛 일본군복을 차려입은 우익들이 “황군(황국군대) 창설”을 외치거나 옛 일본군가를 열창했다. 일장기를 앞세운 채 제복을 차려입고 단체참배하는 여러 집단의 우익인사들은 지휘자의 군대식 통제에 따라 이동하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본전과 그 옆의 전쟁기념관 유슈칸 입구에도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유슈칸에는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제로전투기, 전사자의 각종 유품 등이 전시돼 애국심을 자극했다. 군가가 녹음된 디스크도 팔았다. 야스쿠니신사가 종교시설이라고 하지만 유슈칸을 들여다보면 일본 국민들에게 군국주의와 애국심을 고양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평화와 화해의 움직임은 미미하다. 야스쿠니신사를 대체하는 일본의 새로운 전몰자 국립추도시설 건립은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평화유족회 전국연락회는 이날 도쿄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지 집회를 열었다. 니시가와 시게노리 대표는 “총리는 아시아에 침략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표명하고 참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taein@seoul.co.kr
  • 色色남녀-내 남자는 소년?

    영어로 사랑한다는 표현은 메이크 러브(make love)와 폴 인 러브(fall in love)라고 하는데 ‘사랑’이라는 뜻을 깊이 표현한 것은 ‘메이크 러브’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랑을 ‘아모르’(amour)라고 부르는 유래를 신화(神話)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르는 이성간의 사랑을 뜻하며 로마 신화에서는 큐피드, 그리스에서는 에로스라고 불리는 연애의 신(神)이다. 그는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늘 황금화살을 갖고 다녔는데 그 화살에 찔리면 사랑에 빠진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뛰어난 미모로 아프로디테의 노여움을 산 프시케(psyche:영혼, 나비)를 혼내주러 갔다가 실수로 자신의 화살에 찔려 사랑에 빠지고 둘은 부부가 된다. 큐피드는 자신의 모습을 보려고 하면 영원히 헤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를 하고 동생의 행복을 시기한 언니들의 부추김으로 프시케는 약속을 어긴다. 큐피드가 떠나자 남편을 찾아 온갖 시련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프시케. 큐피드는 프시케를 구하고 아프로디테에게 간청하여 결혼을 허락 받는다. 비로소 프시케는 불로불사의 생명을 얻는다. 이 큐피드와 프시케의 신화는 우리에게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를 보여주고 있다. 첫째, 사랑은 돌발적으로 찾아 올 수 있다는 것이며 둘째, 프시케가 약속을 어긴 것은 사랑의 미성숙과 도전을 의미하고 셋째, 남편의 사랑을 되찾고자 시련을 겪는 동안 프시케의 영혼은 성숙하고 넷째, 그 고통의 시간을 통과한 후에야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살다 온 40대 남자와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가 말하길 “언어는 문화와 밀접한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는 사랑을 한다는 표현도 ‘그 사랑을 한다’(faire l‘amour 페르 라무르)고 해요 그’나는 당신이 보고 싶다‘(I miss you)는 표현도 영어나 우리나라는 내가 주어가 되는데 불어는 ’당신이 나에게 부족하다‘(tu me manques 튀 므 망크)고 하거든요 사랑도 최소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파트너십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어릴 적에는 사랑은 열정이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살아보니까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는 누군가와 사랑의 느낌으로 빠져들 때 그의 어떤 부분이 나를 매혹시키는 걸 느낀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진부한 관계’ 혹은 ‘권태로운 관계’로 사랑의 화면이 변경되면 나를 ‘뻥’ 가게 만든 그 부분 때문에 속이 뒤집히는 걸 경험하게 된다.‘당신이 있어 행복해요!’가 ‘당신 때문에 미치겠어요!’로 바뀌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아마도 쌍방과실이라 봐야 할 것이다. 수 차례의 연애 실패 경력자로서 인생에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나와 한 때 시절 인연을 맺었던 상대는 어떤 면에서는 모두가 내 스승이었다는 사실이다. 언젠가 하도 답답하여 유명한 역학자에게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도대체 나의 진짜 인연은 어디 있나요? ”그랬더니 50살이 넘어야 제대로 된 ‘남자’를 만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럼 여태껏 만난 사람들은 남자가 아니라 소년들이었다는 건가?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띵 하면서도 정곡을 찔린 듯했다. 나도 진짜 ‘남자’를 만나면 제대로 사랑을 만들 수 있을까? 성칼럼니스트 sung6023@kornet..net
  • 850억대 CD사기… 간큰 ‘은행원 동창생’

    고교동창 사이인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직원이 총 850억원대의 CD(양도성 정기예금증서)를 가로채 해외로 달아났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 오목교 지점 신모 과장은 최근 모 토지신탁회사가 650억원짜리 CD를 발행의뢰한데 대해 미리 마련해놓은 가짜 CD를 내준 뒤 진짜 CD는 사채시장을 통해 할인, 해외로 도주했다. 조흥은행 면목남지점 김모 차장도 역시 같은 수법으로 200억원짜리 CD를 가로채 현금화한 뒤 해외로 도피했다. 은행의 자체점검 결과 두 사람은 고교 동창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지난 25일 오후 4시쯤 조흥은행 면목남지점에 CD 발행의뢰인 A씨가 찾아와 만기가 된 200억원어치 CD를 제시하며 원금과 이자 지급을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은행측은 현금지급 절차를 밟다가 CD가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 CD인 사실을 확인하고 지급을 중단했다. 금감원과 조흥은행은 이 사건의 감사를 진행하면서 내부 소행임을 밝혀냈고 국민은행에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 두 은행원의 관계를 추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들 은행원이 위조사기단과 합작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해당 영업점에 대해 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전 은행 검사부장들을 소집, 보유중인 CD 관리상태를 점검하도록 긴급지시했다. 또 CD를 보유중인 고객들이 위조 여부를 문의할 경우 적극적으로 감식에 응할 것을 은행에 지시했다. 금감원은 은행들에 대한 CD 관리상태 점검 결과를 27일중 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 내부통제상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엄중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 5월말 현재 CD 잔액은 49조원으로 이 가운데 38조원은 증권예탁원에 보관돼 있어 진품이지만 나머지는 위조 여부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6월말에는 기업은행 창구에서 300억원 규모의 CD 도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최근 CD 발행과 유통과정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CD 은행이 예금을 근거로 무기명으로 발행한 정기예금 증서를 말한다. 증서에 적혀 있는 금액 만큼 은행이 예금으로 보관하고 있으며, 만기 때 이 증서를 갖고 오는 사람에게 예금 전액을 내주겠다는 은행의 약속 증서로 보면 된다. 증서의 최종 소지자에게 예금 소유권이 있고 유통시장에서 매도도 가능하기 때문에 양도성 정기예금증서라고 부른다. 김경운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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