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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급진화 나선 SK/사재출연규모 관건 지배구조변경 계획

    SK가 11일 SK글로벌 분식회계사건과 관련,최태원 SK㈜ 회장의 사재출연을 밝히는 등 긴급진화에 나섰다.SK글로벌의 분식회계가 국내외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투자금 회수 등의 극단적인 조치로 이어질 경우,그룹 전체의 위기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 1조 5500억원대의 분식회계 규모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남에 따라 SK글로벌에 대한 시장의 신인도는 바닥으로 떨어졌고,이에 따른 경영위기가 그룹까지 강타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SK내에 팽배해지고 있다. ●사재출연 어디까지? 현재 최 회장이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SK㈜ 5.2%,SK C&C 44.5%,SK글로벌 3.31%,SKC 7.5%,SK케미칼 6.84% 등이다.이 중 비상장회사인 SK C&C를 빼면 모두 현금화할 수 있다.따라서 사재출연이 이뤄진다면 SK글로벌(318만주·시가 166억원 상당) 등의 주식을 우선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SK 관계자도 “SK글로벌의 유동성에 위기가 온다면 우선 SK글로벌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 회장의 사재가 충분치 않다는 것.최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을 시가로 환산하면 모두 합쳐 2000억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1조 5500억원대의 분식회계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SK측이 최 회장의 사재출연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한 관계자는 “당장 몇백억원대 사재출연으로 사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최 회장의 사재출연을 시장에 던지는 ‘상징성’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SK는 어디로? SK측은 이날 “경영권에 연연치 않겠다.”는 최 회장의 뜻을 전했다.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계열사별 CEO(전문경영인)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독립경영체제를 추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최 회장의 ‘2선후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현재 SK는 지주회사격인 SK㈜가 SK글로벌,SK텔레콤,SKC,SK해운 등을 통해 58개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문제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지분 확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지주회사격인 SK㈜에 대한 최 회장 등 대주주 지분이 최소한 40% 이상 필요한데 지분 확보가 쉽지 않다.계열사 출자분 등을 합해도 현재 20%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더욱이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SK C&C와의 주식맞교환을 통해 SK㈜ 지분 5.09%를 확보,최대주주가 됐는데 이날 SK C&C는 당시의 거래를 무효화하기로 했다.그렇게 되면 최 회장의 SK㈜ 지분은 0.11%로 뚝 떨어진다.그룹 지배권이 위태로워지는 것이다.지주회사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현금’이 필요해졌다. 이번 사태의 책임이 최 회장을 보필한 구조본 쪽으로 쏠리면서 구조본 축소가 불가피해진 점도 바쁜 SK측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결국 이런 과정에서 계열사간 ‘끈’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어 SK가 지주회사 체제를 근간으로 한 지배구조를 완성하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또 최 회장은 물론 손길승 회장까지 재판에 회부돼 ‘투톱체제’는 현격히 힘을 잃게 되고,상대적으로 계열사 CEO들의 역할이 커지게 됐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대구참사 추모 아이템 팝니다””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

    “인재니,안전불감증이니 하는 말로 한번 더 죽이지 말라.”“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렴” 온라인 상에서도 대구 지하철 참사 추모 움직임이 한창이다.각양각색의 추모 애니메이션이 2만여 네티즌들의 눈물어린 글을 이끌어내는가 하면,헌혈증 모으기,성금 모으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이뤄지고 있다. e카드업체 ‘디어유’는 지난달 20일 카드 플래시 애니메이션 ‘엄마!사랑해요’를 만들었다.눈물을 흘리는 어머니가 나오면서 마무리되는 이 애니메이션은 e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네티즌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홈페이지(www.dearyou.com) 추모게시판에는 2만건에 달하는 추모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잔혹영상의 ‘하드고어’ 온라인 게임 ‘프리스트’(JCE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혈액 모으기 이벤트로 모은 헌혈증을 부상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경북대병원으로 보내기로 했다.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어둠의 전설’(넥슨)도 게임내에서 ‘추모망토’같은 특별 아이템들을 판매하고 있다.또 ‘크로노스’(리자드인터렉티브)는 지난 20일부터 모금한사이버 머니를 일정비율로 현금화해 성금으로 보낼 예정이다. 채수범기자
  • 백기완씨 가족의 슬픈 인생역정…형제 4명은 北으로 4명은 南으로

    “큰형의 죽음은 단순히 우리 가족의 비극이 아니고 우리 민족에 분단을 강요한 외세의 폭력이자 역사의 비극이야.” 재야운동가인 백기완(白基玩·사진·71) 민족문제연구소장은 17일 새벽 큰형 기성(78)씨를 폐질환으로 잃은 슬픔 앞에서 한맺힌 가족사를 읊어내려 갔다. 백 소장은 “우리 식구는 북에 4명,남에 4명으로 나뉘어져서 60년 가까이 서로 편지조차 주고받을 수 없었다.”며 애통해했다. 특히 백 소장의 큰형 기성씨와 한국전쟁 당시 산화한 둘째형 기현씨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총칼을 겨눌 정도로 분단된 조국의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다.기성씨는 분단 이후 홀로 북에 남아 황해민보기자 생활을 한 반면 기현씨는 24세이던 지난 51년 한국전쟁 당시 국군으로 참전해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산화,형제가 엇갈린 운명의 길을 걸었다. 기성씨는 한국전쟁 후 57년 월남했지만 곧바로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여년간 옥살이를 했다.이후 통일에 대한 염원을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 호랑이’를 통해 나타내겠다는 생각으로 사진과 자료,관련 민족신화를 30여년간 수집해 ‘민족서’를 내려고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백 소장은 “큰형이 죽기 며칠 전에 전화를 해서 금강산 육로도 뚫렸는데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국가보안법 위반자라는 이유로 평생 마음 속으로만 통일을 염원할 수밖에 없어서 가슴이 아팠다.”고 울먹였다. 백 소장 역시 지난 67년 고(故) 장준하 선생 등과 함께 ‘백범사상연구소’를 출범시켰고,현재 그 맥을 이은 민족문제연구소장으로 일해오고 있다. 백 소장은 “통일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사람인데 몸이라도 기증하겠다는 형의 뜻을 따라 19일 발인 후에 형의 시신을 강남성모병원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
  • 국민은행장 김정태 도박/바닥 증시에 1조 투자 모험

    바닥 증시에 1兆투자 모험 ‘9·11' 때도 5000억 투입 2500억 수익 대박 터뜨려 김정태(金正泰) 국민은행장이 또다시 주사위를 던졌다. 국민은행은 4일 ‘실신’ 상태인 국내 주식시장에 1조원 안팎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최근 주가가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이라크전쟁 발발 가능성 등 각종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금융업계는 김 행장의 ‘또다른 도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행장은 2001년 9·11테러 직후 남들이 외면하는 추락 증시에 5000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했다.여기서 무려 50%의 수익률인 2500억원을 은행에 벌어주게 만들어 ‘타고난 승부사’라는 별칭을 얻었다.특히 대부분 은행이나 생명보험사들이 거의 투자용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은행의 행보는 ‘튀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이번 1조원 주식투자가 추락증시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일각에서는 김 행장 특유의 ‘장사꾼 기질’과 정치적 감각이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대북지원 뒷거래 의혹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있는 상황에서 뾰족한 증시부양조치가 없어 고심중인 정부에 ‘선도 금융기관’의 면모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행장은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580선까지 떨어지는 등 바닥에 근접하고 있어 저가매수 기회를 살피고 있다.”면서 “투자규모는 1조원 이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져봤자 하락률은 20% 안팎일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1조원을 투자해도 손실은 2000억원이며 이 정도는 국민은행이 감내할 수 있다.”고 말했다.구체적인 주식투자 규모와 매수시기는 시장상황을 좀 더 주의깊게 살펴본 뒤 결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9·11테러때 1조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투자한 돈은 5000억원이었다.이 가운데 4000억원어치는 모두 팔아 현금화했다.현재 1000억원어치의 주식이 남아 있다.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은 약 2500억원.이 덕분에 주가가 20% 이상 떨어진 지난해에도 국민은행은 평균 40%의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고수익률의 비결은 주가가 480∼550선으로 낮을 때 주식을 쪼개 사들여 지난해 3월,9월,11월 등 반짝 강세를 보일 때마다 역시 쪼개 팔았기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수출환어음 ‘깡’ 전면금지

    수출물건이 선적되기도 전에 수출대금을 기업에 먼저 융통해주는 이른바 은행권의 ‘네고대금 선(先)송금’ 관행이 전면 금지된다.적발될 때에는 행장 문책 등 감독당국의 중징계를 받게 된다.기업들의 자금조달 풍토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19개 모든 은행에 ‘네고대금 선 송금’을 폐지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13일 밝혀졌다.은행권에 만연한 네고대금 선(先)송금 관행이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감독을 대폭 강화키로 한 것이다.금감원은 또 이와 관련해 일제 실태점검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네고대금이란 기업이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뒤 상대국 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출환어음(대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어음)을 은행에 원금보다 싸게 팔아 회수한 돈을 말한다.기업은 수출대금을 조기에 현금화할 수 있어 좋고,은행은 나중에 상대국 기업으로부터 수출대금을 받아 차익을 챙길 수 있다. 금감원측은 “기업이 수출서류를 허위로 날조하거나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수출이 무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이 경우 은행은 먼저 지불해준 수출대금을 고스란히 떼이게 돼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관계자는 “실태점검 결과 위반행위가 드러나면 송금금액의 규모에 따라 행장 문책 등 중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미현기자 hyun@
  • 복지40~80/‘수혜율 최고’ 경북 박곡마을 “국민연금이 자식보다 효자더군요”

    운문사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박곡마을.이 소담한 마을 118 가구중 47 가구가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전국 최고의 연금수혜자율을자랑하는 ‘국민연금 마을’이다. 박곡마을 주민은 모두 312명으로 이들중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20세이상 유권자는 269명이다.연금을 받는 60세이상 노인이 한집 건너 한 명이 살고 있는 ‘복받은 마을’인 셈이다. 납부한 보험료와 가입기간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한달에 10만원 가량의‘연금 용돈’을 손에 쥔 이 마을 노인들은 “아들,딸들이 손자,손녀 공부시키고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데 과연 매달 10만원씩 용돈을 보내줄 수 있겠느냐.”면서 “국민연금 같은 효자는 없다.”고 입을 모아 자랑한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박곡마을 주민 33명에게 매달 133만원씩의 연금을 고지하고 있다.하지만 이 마을 주민 47명이 꼬박꼬박 받아가는 연금은 495만 8000원.박골마을이 속해 있는 청도군의 경우 연금수급자 8600명에 부과되는 연금청구금은 매월 2억원인 반면 지급액은 5억원이 넘는다. 연금수혜자를 분류해 보면 5년 이상 노령연금에 가입해 연금을 받는 특례연금 대상자가 43명,유족연금수혜자 3명,장애연금 수혜자 1명이다. 전국 대부분 농어촌 마을의 연금수혜자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에서 유독 박곡마을의 수혜자율이 이처럼 높은 까닭은 무엇일까. “1995년 농어민연금이 도입될 당시 대부분의 주민들이 도입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한마디로 국가시책에 대해 긍정적이냐,부정적이냐가 가입률의 높고 낮음을 결정하는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그때 우리 마을 주민들은 설마 정부가 국민에게 손해를 입히겠느냐는 생각을 했습니다.” 95년부터 이장을 맡아온 박순훈(65)씨는 “한편으론 보험에 든다는 생각으로 주민들에게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고 덧붙였다.다른 마을처럼 처음에는 연금제도의 지속성에 대해 다소 의심했지만 정부가 국민을 위해 실시하는 제도라는 믿음을 가지고 가입했다는 것이다. 결국 가입여부는 본인 스스로 결정했지만 연금가입에 긍정적인 마을 분위기에 좌우돼 ‘친구따라 강남가는 식으로’ 가입자가 많았다.당시 가입하지 않은 최옥순(72·여)씨는 “나이가 많아서 연금가입 대상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가입하지 않았다.”면서 “정말 후회스럽다.”고 했다. 박 이장은 “우리 마을은 청도군내 최대 사과산지였지만 4∼5년전부터 수종을 포도,대추,복숭아,잣 등으로 다양화하는 과정에서 사과농사 지을 때보다수입이 떨어진 실정”이라면서 “하지만 농촌에 사는 노인입장에서 국민연금은 정말 큰 돈이며 노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그는 “매달 어김없이통장에 꼽히는 돈을 보면 효자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했다. 매년 과일농사가 끝나면 돈이 떨어져 애를 먹었다는 박국현(62)씨는 “연금을 타다보니 요즘은 주머니 사정이 좋아졌다.”면서 “전기요금,전화요금 같은 공과금을 연금통장에서 자동으로 빠져 나가도록 해놓으니까 신경쓸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달에 9만 2000원의 연금을 수령,전국 최고령 연금수혜자중 한명인 김인조(74)씨도 “연금이 아들,딸보다 훨씬 낫다.”면서 예찬론을폈다.그는 “한달에 용돈 10만원씩 주는 자식이 몇이나 되나? 9만 2000원은 우리 부부 용돈으론 충분한 돈이다.20만원이상 받는 집도 있는데 큰 아들보다 나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윤경(68·여)씨도 “95년 첫 시행할 때 아들들이 준 용돈 10만원을 한푼도 쓰지 않고 연금에 묻은 덕분에 요즘 한달에 20만 9000원이라는 거액이 들어온다.”면서 “우리집 영감이 돈을 낼 때는 왜 그렇게 많이 넣느냐고 아우성이더니 지금은 말이 없다.”면서 남편을 면박줬다. 박씨는 “아들,딸이나 다른 사람이 연금을 대신 내주는 효도연금이 있다는얘기도 들었는데 많은 노인들이 연금의 혜택을 입었으면 좋겠다.”고 가입을 권유했다. 국민연금에 대한 궁금증과 연금 고갈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 얼마전 28살된 아들을 잃은 김동태(61)씨는 “연금제도가 시행된 95년부터 아들과 함께 연금에 가입했는데 나는 올해부터 특례연금을 받게 됐지만 결혼도 하지 않아 유족도 없는 아들은 7년이나 돈을 불입하고도 연금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면서 “유족연금을 받게해줄 수 없냐.”고 하소연했다. 박임표(65)씨도 “산사람보다 죽은사람이 연금을 더 많이 받는 경우도 많더라.이런 억울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거들었다. 손인식(63·여)씨는 “42살 먹은 아들이 아직 결혼도 안하고 살고 있는데 연금이라도 탈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아들은 아직 연금좋은 것을 몰라서 그런지 꼬박꼬박 연금을 내지 않는다.아들대신 일시불로 20만원씩 2번이나 연금을 대납했다.”면서 연금을 안내는 아들걱정에 속을 태웠다. 김우현(63·여)씨는 “연금을 타보니까 너무 좋아서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도 권하고 싶다.친구남편은 개인택시기사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연금을 잘내지 않아 체납액이 많다고 한다.어떻게 하면 되는지 좀 알려달라.”고 캐물었다. 이밖에 ‘국민연금 기금이 30∼40년후에는 고갈된다는 얘기가 많은데 불안하고 궁금하다.알아듣기 쉽게 설명 좀 해달라.’는 주문도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세워 가입자에게 손해를입히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청도 노주석기자 joo@ ◆도입14년 국민연금 수급실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93%가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지난해 6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중 국민연금 수급자는 5.6%인 약 20만명에불과하다. 이 중 실제 노령연금을 받는 노인은 18만명으로 전체의 5.1%에 그친다.65세 이상 노인 100명중 5명만이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유족연금(0.42%),장애연금(0.03%)수급자나 공무원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을 받는 사람을 모두합쳐도 7.7%에 불과하다. 사망,장애,노령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나머지 92.3%의 65세 이상 노인들은국민연금이라는 1차적 사회안전망에서 조차 제외돼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14년이 지났지만 이같은 사각지대가 상존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1988년 사업장 종사자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된 국민연금제도가 95년 농어촌지역,99년 도시자영자로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노령계층중 일부의 연금수급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노인들이 가입기회를 ‘자의반 타의반’으로놓친 때문이다. 제도도입 11년만인 지난 99년에야 ‘전국민연금화’가 실제 달성되는 등 시기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수급자는 고령 노령세대보다 젊은 노령세대가 더 많은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도입역사가 짧아 나이가 많은 고령자는 가입기회조차 갖지 못한 탓이다. 2000년말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중 연금을 받는 사람은 52만 3000명으로 65세 이상 수급자 16만 3000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정작 연금이 필요한 고령계층은 받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석제은(石才恩) 책임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아직 노령자의 소득보장제도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에는 미성숙한 상태로 노령계층 중 연금수급자보다는 비수급자가 훨씬 많고 연금의 사각지대도 그만큼광범위하다.”면서 “그러나 현행 국민연금의 제도내에서는 이들을 포괄하기란 불가능하므로 경로연금 등 다른 공적소득보장제도로 보완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 한은 기업경영 분석결과

    한은이 16일 발표한 올 1∼9월중 상장·등록기업 경영분석 결과를 뜯어보면 내실없이 겉으로만 좋아진 외화내빈으로 요약된다.일부 잘 나가는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전체 기업의 실적을 업그레이드(상향)시켰을 뿐이고,실적은 전체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수익성은 부익부 빈익빈 수익성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에서 7.6%로 나아진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기업이 장사를 잘했다기 보다는 국제유가 하락과 환율 하락의 효과를톡톡히 봤다는 것이다.한은 조성종(趙成種) 경제통계국장은 “국제유가 등원자재 가격 하락과 금리 및 환율하락 등 외부여건 호전에 힘입어 수익성이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둘째 잘나가는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다른 기업들의 부진을 덮고 있다는 것이다.올들어 9월까지 경상이익 실적 상위 5대 기업은 삼성전자 7조원,현대자동차 1조 7000억원,LG전자 1조 2000억원,포스코 9600억원,대우자동차 7900억원 등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상위 25%의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00원어치를 팔아 9.5원 벌던 데서 10.1원을 벌어 들이면서 흑자 폭을 키웠다.하지만 하위 25% 기업은 1000원을 들여 1원 적자를 보던 데서 2.6원 적자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수익 중간지대에 위치한 기업들이 1000원 매출로 지난해 4원 벌던 데서 3.9원 수익을 내는데 그친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 악화정도가 심한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잘한 곳은 수익성이 높아졌다. ◆투자는 미루고,자금은 단기로 현금·예금·매출채권 등 기업들이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자산 잔액은 지난해 말 86조 7000억원에서 99조 8000억원으로 15%나 증가했다.제조업 총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3.6% 증가했지만 설비투자 부진으로 인해 유형자산은 2.7% 감소했다. 여유자금은 주로 단기로 운용되고 있다.9월말 현재 상장·등록 제조업체의유동비율은 103.0%로 지난해 말보다 13.6%포인트 급등했다.쉽게 말해 빚을갚고도 남는 유동자산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56조 9000억원에서 55조원으로 조금 줄었지만 장기차입금은 102조 4000억원에서 77조 3000억원으로 큰폭으로 감소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가짜 카드로 상품권 구입 16억대 챙긴 6명 구속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10일 가짜 신용카드로 전국 유명 백화점 상품권 1만 8000장을 사들인 뒤 이를 할인업자에게 되파는 수법으로 16억여원을 챙긴 전모(33)씨 등 6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법인 신용카드와 사업자등록증,신분증만 있으면 상품권을 대량으로사들여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중국과 일본에서 가짜 신분증과신용카드를 만들어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박지연기자 anne02@
  • 현대重 2900억 선박채권 매각

    현대중공업은 12일 올해 처음 2900여억원의 선박매출 채권을 굿모닝신한증권과 하나증권을 통해 13일 매각키로 했다. 회사측은 “1377호선 외 선박 7척의 매출채권을 매각처분할 방침”이라며 “차입금 비중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출채권 매각시기를 놓고 일각에서는 “현금유보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현대측이 앞으로 받을 돈까지 미리 앞당겨 현금화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며 대선에 출마한 정몽준 전 고문과 관련짓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학계·시민단체 대안들 “보조금 후보에 지급 관리토록”

    학계나 시민단체들은 정치자금의 바람직한 조달방안으로 한결같이 당비를 꼽고 있다.그러나 당비는 미미하고 국고보조나 후원금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고보조의 효율적 사용과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라는 것이다. 김영래(金永來) 아주대교수는 정치자금의 투명성 차원에서 ‘정치자금 실명제’ 도입을 제안했다.정치인의 모든 입출금은 하나의 계좌로 단일화하고 일정액 이상은 수표나 카드사용,거액은 기부자의 인적사항을 선관위에 신고,인터넷에 공개토록 하는 방안이다.김민전(金玟甸) 경희대교수는 “선관위가 계좌추적권을 갖고 지출을 사후에 실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고보조금도 개혁 대상이다.김민전 교수는 “국고보조금을 정당이 아닌 후보 개인에게 지급해야 당 관료화를 막고 후보의 정책자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10만원 이하 소액을 많이 걷는 후보에게 국고보조금도 많이 주는 매칭펀드(matching fund) 방식이 좋다.”고 말했다. 올봄 정부가 기업후원 금지의 대안으로 제시한 ‘법인세 1% 정치자금화’는반대가 많다. 대신 김영래 교수는 “미국처럼 세금정산시 1인당 3달러의 국고지출을 납세자 동의하에 일괄공제(Check-off)하는 방안이 괜찮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선관위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정치자금의 절대규모 축소 및 투명성 강화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참여연대 이태호(李泰浩) 정책실장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100만원 이상 정치자금은 공개해야 하며 모금도 소액다수주의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실련 고계현(高桂鉉) 정책실장은 “대선 후보들이 매일 선거비용 모금출처와 사용내역을 공개하길 촉구한다.”며 다음 달 공선협 등과 연계해 후보들의 서약서를 받을 예정이다. 박정경 오석영기자 olive@
  • 아시안게임/ ‘황금화살’ 자존심 찾았다

    한국이 마지막날 남녀 단체전을 휩쓸어 양궁 강국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한국은 10일 남녀 단체전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개인전 부진을 만회했다. 남자는 82뉴델리대회 이후 6연패,여자는 98방콕대회 이후 2연속 우승이다. 82년 이후 94년 히로시마에서 여자가 단체전 동메달에 머문 것을 제외하면 단 한번도 단체전 금메달을 내주지 않는 대기록도 함께 작성했다. 남자는 개인전 동메달을 딴 막내 임동현(충북체고)이 맹활약하고,김경호(인천계양구청) 한승훈(INI스틸) 김석관(예천군청)이 뒤를 받쳐 타이완을 245-238로 꺾었다. 한국은 처음 9발을 쏜 1엔드에서 80-81로 뒤져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임동현이 3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2엔드를 165-159로 마무리,낙승을 거뒀다. 한승훈은 94년이후 내리 세차례 단체전 우승을 일궈냈고,김경호도 단체전 2연패의 영광을 함께 했다. 여자부의 윤미진(경희대) 김문정(한국체대) 박성현(전북도청) 박회윤(청원군청)도 개인전 은·동메달에 그친 울분을 씻어냈다. 개인전 부진으로 다소 분위기가가라앉은 한국은 카자흐스탄과의 8강전에서 240-220으로 낙승,분위기를 추스른 뒤 준결승에서 일본을 234-216으로 크게 이겨 금메달을 예약했다. 운도 따랐다.결승전 상대가 껄끄러운 중국 대신 타이완으로 결정된 것.타이완은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유안슈치가 버티고 있었지만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떨어져 중국보다 만만했다. 한국의 첫 사수로 나선 2000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미진이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점수를 얻자 타이완의 첸신이는 흔들렸다.1엔드(9발)를 55-50으로 앞선 한국은 2엔드를 164-150,14점차로 끝내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7발 가운데 무려 11발을 골드(10점)에 꽂아 넣으며 개인전에서 당한 분풀이를 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 “미술품 감정 받고 경매로도 팔고”경매박람회 ‘서울옥션페어’ 9일 개막

    소장한 미술품을 무료로 감정받고,그 자리에서 경매로 판매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서울옥션은 9일부터 14일까지 제1회 서울 옥션페어를 연다.‘누구나 참여하는 즐거운 경매페어’라는 부제가 붙은 이 행사는 경매와 미술품 견본시장(매매시장)을 결합한 형태.침체된 미술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일일경매’도 매일 열리는데,이때 개인소장품의 무료감정 및 경매가 이뤄진다. 이번 행사에는 예금보험공사 등 기업이 소장한 미술품 70여점(시가 2억 8000만원)과,근현대 및 겸재 정선의 소품 5점 등 고미술 100여점이 시가의 80%가격에서 경매가 시작된다.전병현 배병우 김택상 신명범 등 주목받는 중견작가들이 16점을 출품했다.또 가나아트센터 공화랑 공간화랑 노화랑 등 화랑이 참여해 장욱진 김환기 등의 작품과,김정희 김홍도 이황의 서화와 목기 고려청자들을 내놓았다. 이외에 거스 히딩크 감독의 동상,고영훈씨의 축구회화,반미령 사석원 이왈종 황주리 양만기 등 인기작가가 축구공에 그린 작품도 10만원부터 경매에 들어간다.서울옥션 청담점에서는 와인·보석 등이 매일 오후 4시 경매된다.와인의 경우 출발가는 1000원. 일일경매를 원하는 개인소장자는 매일 오전 중에 신청해 무료감정을 받고 당일 오후 5시 경매에 들어가면 된다.소장 미술품의 진위에 대한 고민도 쉽게 해소되고,현금화되는 것이 장점.무료감정은 옥션페어 입장료 5000원(2명입장)만 내면 된다.다만 낙찰 때 11%의 수수료를 낸다.서울옥션의 경매에 참여할 때는 회원등록비(10만원)를 내야 하는데 개인소장자들은 무료인 셈. 본경매 일정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14일 오후 5시,관훈동 인사아트센터 13일 오후 3시,청담동 서울옥션 청담점에서 12일 오후 4시이다.(02)395-0330,(02)512-5060. 문소영기자
  • 신의주특구 종교 진출/ “남측 교회·사찰 곧 들어설것”

    북한 대변화의 상징인 신의주 특별행정구가 외국인의 자유로운 무비자 입국 전면 허용,특구 내 종교·언론 및 집회 결사의 자유 보장 등 획기적인 조치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투자 유치 방안 등 경제제도적인 방향과 함께 종교·언론 등 문화 인프라가 어떻게 구축될지가 신의주 특구 성공의 관건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런 가운데 남측의 종교단체들도 신의주 특구 진출을 위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신의주 특구에 진출하려는 남측의 종교 및 언론단체 중 일부는 이달 말 입지 조건을 살펴보기 위해 북한 신의주를 방문할 계획을 잡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그러면서도 북한의 신의주 특구 추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최근 북한의 변화 추세로 볼 때 긍정적으로 기대하지만,초대 장관 양빈(楊斌) 어우야 그룹 회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특구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계 움직임-그동안 활발한 남북 불교단체간 교류를 진전시켜온 불교측은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신의주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북한 사리원에서 ‘금강 국수공장’을 운영하며 식량,의복,분유 등 대북 인도 지원을 하고 있는 평화통일불교인협의회(평불협)는 이르면 이달 중 신의주 특구 내 사찰 건립 등을 모색하기 위해 방북할 계획이다. 평불협 신창수 이사는 “북한의 개방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르고 범위도 넓다.”면서 “불교계에서는 일단 신의주 특구 현지를 둘러보는 것과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지 등을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신 이사는 “현재 북측이 사찰에 대한 복원작업을 벌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신의주 특구에도 조만간 성당,교회,사찰이 들어설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측은 신의주 특구에서 신앙 활동과 함께 교육·의료·사회복지·직업훈련 등 주민 지원 활동에 향후 진출 방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의주 특구 내 외국인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성직자를 파견하는 것은 물론 성당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도 가톨릭내에선 거론되고 있다.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임강택 협력전문위원은 “북한은 장기적인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고 우선 교육이나 의료,사회복지,직업훈련의 차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계도 적극적이다.‘신의주 특구를 바라보는 입장 및 향후 대응’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이와 함께 무분별한 진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내부에서 일고 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박신영 간사는 “신의주로 가서 교회를 짓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신의주가 아무리 특별행정구로 독자성이 있긴 하지만 북한지역의 특수성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언론 움직임-최근 주한 외국 언론인들 사이엔 ‘누가 신의주 지사로 파견되나.’를 두고 다양한 얘기들이 오갈 정도로 신의주 특구 진출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북한이 지난달 17일 북·일 정상회담에 앞서 많은 외신들에 사전 취재를 허용하는 등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대처를 하고 있어서다.신의주 특구에서 벌써 외신들의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도 향후 언론진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남측 언론의 경우 북한측으로부터 외국인으로 분류되지 않고 우리 정부의 교류·협력 규정을 적용받아야 하는 등 걸림돌이 아직은 많아 빠른 시간 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망-전문가들은 북한의 신의주 특구 내 종교 허용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이다.교회·사찰 건립은 허용하겠지만 실질적인 종교 자유를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특구 내 노동자들은 북한 주민들이고,이들에 대한 종교 허용은 체제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는 “북측이 일단 특구의 모양을 갖추기 위해 교회 건립 등은 허용하지만 주민들의 참여는 철저히 통제하는 형태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북한은 인권의 핵심이 종교의 자유인 만큼 대외적인 영향을 고려,외형은 갖추겠지만 남한 및 외국인들의 선교활동은 제한하는 중국식 ‘애국교회’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수정·박록삼기자 crystal@ ■천주교중앙협 김종수 사무총장/ “북 주민 선교활동 펼수 없다,환상 버리고 신중한 접근을” “신의주특구 기본법이 명시한 ‘신앙의 자유’ 조항이 곧바로 북쪽 본토에 신앙의 자유를 도입하는 과정으로 여기며 접근하는 것은 착오입니다.” 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 김종수(金宗秀·사진) 신부는 1일 “절차상으로는 신의주특구에 성당이나 교회를 설립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면서“실제로 조만간 사찰,교회,성당이 들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의주특구에 성당을 세운다고 해서 북쪽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펼 수는 없다.”며 장밋빛 환상에만 젖어 막연히 접근하는 것을 경계했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 헌법에서도 신의주특구 기본법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한 것과 같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김 총장이 바라본 신의주특구에서의 종교 활동상은 경제·문화·관광·오락 등 각종 사업에 종사하는 외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회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들의 종교 자유를 허용하는 정도다. 하지만 김 총장이 마냥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만은아니다. 김 총장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신의주특구의 파격적인 행보를 보면,금융·무역·상업·공업·첨단과학·오락·관광 등 많은 차원에서 기대가 크다.”면서 “북쪽의 최고지도자가 내린 결단인 만큼 향후 큰 발전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차원에서도 개신교,불교 등 여러 종단이 조만간 신의주특구로 들어가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면서 “북 주민들에게 간접적으로 노출된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남북 종교인들이 지속적으로 교류의 폭과 깊이를 키워간 덕분에 서로에 대한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 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김 총장의 설명이다. “북쪽은 변화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북에 대해 현실 이상의 성급한 기대감을 품는 것은,북과의 교류를 무작정 반대하는 것만큼 위험한 일입니다.경제·정치적인 분야는 물론,문화·종교 분야에서도 차분하게 한 걸음 한 걸음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 총장은 “북쪽 교구의 책임은 서울대교구에 있다.”면서 “북쪽에 성당을 세운다는 상징성만을 놓고 무작정 덤비지는 않겠지만 우선 신의주 주민 가운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당,나아가 북 주민들 일부까지 포함된 종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신의주 특구 한국내 연락처 대표 김한균씨/“한국 대표부 조만간 설립 계획” 양빈(楊斌) 신의주 특별행정구 장관은 오는 7∼9일 한국 방문기간중 국내투자 희망자들을 위해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경제 5단체장 등 주요기업인과 면담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장관이 신의주 특구 한국내 연락처 대표로 위촉한 화훼업체 금화산업㈜ 김한균(金翰均·사진·34) 사장은 1일 “지금으로선 국내 투자자들이 희망한다고 모두 갈 상황이 아니다.”면서 “신의주 특구에 관한 모든 절차는 양장관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한국 기업의 특구 투자 유치와 입국수속,투자방식 협의 등 행정 서비스를 전담할 한국대표부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며 대표를 누가 맡을지는 아직 모른다.”고덧붙였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면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청와대측과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말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면담을 제안받은 바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고 부인했다. 김 사장은 1998년 중국에서 화훼기업 어우야그룹을 운영하던 양 회장이 경기도 안성 ‘금란원’ 농장을 방문하면서 인연을 맺은 이래 양란묘종 등 매년 200만달러 이상을 어우야 그룹에 수출하면서 교분을 쌓았다.금화산업은 안성과 성남에 2만여평의 온실농장을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으로,중국내 5개 법인을 운영중이며 양 장관은 이중 2개 법인에 지분을 갖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북한 종교 실상 - 대외 이미지 개선용으로 활용 북한이 1일부터 4박5일간 일정으로 개막한 남북 천도교 공동 개천절 기념행사를 적극 지원하는 것을 계기로 북한 종교의 실상이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 헌법상으로는 종교 자유가 보장돼 있다.98년 개정 헌법은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지며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하는 일을허용한다.’고 규정해놓고 있다.그러나 동시에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 질서를 해치는 데 이용할 수 없다고 규정,종교 자유의 제약·한계를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종교관은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된 것은 없다.‘종교는 아편’이라는 마르크시즘의 기본 개념을 깔고 있다.다만,50년대 ‘말살정책’에서 점차 ‘활용정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북한이 외부 세계에 ‘종교’를 대외 이미지 개선용으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88년 말부터다.58년 중앙당 집중지도 사업을 통해 대부분의 종교장소와 종교인들을 정리한 북한은 30년 만에 평양에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을 건립한 것이다. 조선 그리스도교연맹이나 조선 천주교협의회 등은 종교 자유 보장 지원을 위한 단체라기보다는 외국종교단체나 국제원조기구의 상대역 역할이 주 임무다.교회의 목사나 전도사 등에게 월급을 주고 있는데,이들 단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소속 대남부서 가운데 하나인 통일전선부 제6과에 소속돼 있다.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은 ‘외국인 참관지’ 정도의 개념에서 운영되고 있다.외국인 참관 시 당에서 엄선한 40·50대의 남녀 수백명이 위장예배를 보고 있는데 90년대 들어 남한이나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 등을 위한 행사가 잦아지면서 98년 ‘신도’들을 길러내기 위한 1∼3개월 과정의 단기 강습코스도 생겼다고 한다. 김수정기자
  • 北 비밀지원설/ 가열되는 정치공방

    ■한나라 강공 - 國調 강수… 병풍 견제구 한나라당이 현 정권의 4억달러 대북 비밀지원 의혹과 관련,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나섰다.민주당이 합의해주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에 나서겠다는 강경한 태세다. 이규택(李揆澤) 총무는 29일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와의 30일 회담에서 이 사안과 관련된 국정조사 실시를 강력 요청하고,민주당이 거부하면 이번 주 초에 우리 당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 실시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단독 국정조사 불사 방침을 세운 배경에는 일단 이번 사안의 경우 사실관계 규명에 들어간다 해도 밀릴 게 없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 이 사건 진상규명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29일 기자회견에서 “4000억원이 수표로 인출된 곳은 산업은행 본점 영업부와 구로지점,여의도지점 등 3곳”이라고 산업은행 최초 인출계좌를 전격 거명한 뒤 “정부의 대응에 따라 단계적으로 밝혀나가겠다.”며 추가 폭로 의사를 시사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실제로 당 주변에서는 정부의 대북 지원과 관련해 많은 제보가 축적돼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또 이번 사안의 영향력이 ‘병풍’ 등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공세를 압도하는 등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 하다. 실제로 이 사건 폭로 이후 ‘병풍’ 등 민주당의 공세가 크게 약화됐을 뿐아니라,최근 신당 창당을 앞두고 급부상하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견제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각 정당의 합의가 필요한 국정조사의 특성상 실질적인 조사활동이 이뤄지지 못한다 하더라도 대선 전까지 의혹 제기를 통한 ‘이슈 끌고가기’만으로도 선거전에서 충분한 성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한나라당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검찰 등 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기보다,확인되는 사례마다 언론을 통해 ‘공개’하는 것도 이런 효과를 노린 조치로 보인다. 조승진기자 redtrain@ ■민주·국정원 맞불 - 색깔론 비화 차단막 치기 민주당은 ‘대북 비밀지원설’에 대해 한나라당이 단독 국정조사 방침을 세우자 “국정조사를 하려면 이회창 후보 관련 병역비리 의혹도 함께 조사하자.”고 맞공세를 펴는 한편 북풍의혹이 대선 정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내부에선 한나라당의 의혹 제기가 ‘병풍공세를 피하며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색깔론 공세로 연결하려는 도입부’라고 판단하고 있다.따라서 의혹의 조기진화를 위해 ▲한나라당 주장의 논리적 모순 지적,허구성 입증 ▲4억달러 지원설과 정부의 기타 대북지원사업의 분리 강조 ▲정부 등에 적극적인 해명 요청 등의 세부 대응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주당은 29일 현대상선이 2000년 6월7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당좌대월 4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은 같은 해 6월에,나머지 3000억원은 7,8월에 만기도래 어음 상환에 사용했다고 밝힌 것 등을 근거로 한나라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2000년 6월 현대상선이 4900억원을 지원받아 북에 송금했다고 주장하나,이 회사사장이 7월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동성에 문제 없다.’고 밝혀 당좌대월 4000억원은 7월 초까지도 현금화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주장의 모순을 지적했다.그는 또 “외환시장 규모가 작은 한국에서 5억 5000만달러가 움직였다면 환율이 크게 출렁거렸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거짓 주장을 금융시장의 전문가들이 비웃고 있다.”고 주장했다.특히 “2000년 봄에 그 정도의 외화가 빠져나갔다면 외환보유고에 변화가 나타났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한나라당의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국정원은 “(한나라당은)막연히 국정원측에 넘겨줬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언제,어떤 방법으로 넘겨주었는지 밝혀야 하고,세탁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국정원은 대북정책 관련 개별기업의 금융이나 자금거래 등 경제행위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민·형사상 대응방침을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사설] 시중 과잉통화 환수 나서라

    저금리가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경제불황기에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나 경제가 연간 6%대의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고,시중에 풀려나간 과잉통화가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투기자금화하고 가계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득보다 실이 크다.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과다 공급된 시중자금을 환수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정책당국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 잔액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폭증하고 있다.지난 6월말 현재 397조원으로 2·4분기 석달동안 무려 29조원이 늘었다.한달 평균 10조원 가까이 풀리고 있는 셈이다.이에 따라 증가율은 직전 분기 대비 8.0%,연율로 따지면 무려 32%에 이르고 있다.금리인상에 제동을 걸고 있는 재정경제부 당국자들도 통화신용정책이 방만하게 운용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책당국자들은 돈을 풀면 경기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그러나 그것은 환상이다.적정수준을 넘는 과다한 통화공급은 경기진작 효과보다는 각종 부작용만 양산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시중 과잉통화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과잉유동성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거품을 촉발하고,이는 다시 ‘은행빚을 내서라도 아파트를 사는 것이 이익’이라는 투기심리를 유발하고 있다.저금리가 ‘가계대출 폭증 →부동산투기 가속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그 악순환의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통화신용정책은 ‘적기(適期)대응’이 생명이다.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최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만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라고 말한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지적은 이같은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 올 가을 프랑스는 코레 예술무대, 하회탈출등 17개 문화공연 파리등 10개 도시서 선보여

    올 가을 프랑스인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더 풍성한 한국의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파리 가을축제’를 시작으로 루앙 지역의 ‘노르망디 축제’와 낭트 ‘동아시아 축제’등이 12월까지 펼쳐진다.이 기간에 프랑스 전역 10여개 도시에서 모두 250여명이 출연하는 17가지 한국 공연예술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이 한국문화 소개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역대최고 수준이다.무엇보다 굿과 탈춤 등 한국 공연예술의 원형이 가감없이 소개되는 데 의미가 크다. ‘파리 가을축제’에선 판소리 5바탕이 새달 7∼19일 11차례 완창된다.한국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안숙선이 춘향가,김일구가 적벽가,김수연이 흥보가,조통달이 수궁가,김영자가 심청가를 각각 두 차례,이난조가 춘향가를 한차례 완창한다.이 공연의 입장권은 벌써 모두 팔려나갔다고 한다. 은율탈춤은 새달에 4차례,하회탈춤은 11월에 5차례 각각 공연한다.해외의 한 페스티벌에서 두 가지 탈춤이,그것도 전 과장을 공연하는 것도 처음.특히 두차례 선보이는 김금화의 굿은 유럽인들에게 한국문화의 근원을 탐색하는 기회를 줄 것이다. 사물놀이 한울림은 28·30일 시립극장에서,29일에는 아미앵에서 공연한다.새달엔 셸부르와 브레스트 등 6개 도시를 순회하는데,낭트에서는 10차례 워크숍과 11차례 공연을 갖는 등 한국문화의 전도사로서 강행군한다.고은과 황동규 신경림이 새달 한 차례 시 낭송회를 갖고,‘취화선’ 등을 상영하는 ‘한국영화제’도 열린다. 61명의 국립국악원 공연단은 23일 파리 샤틀레극장에서 ‘한국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이라는 주제로 ‘파리 가을축제’의 개막공연을 갖는다. 김장실 문화부 예술국장은 “이번 행사는 월드컵 이후 일기 시작한 유럽지역의 한국 붐을 더욱 고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올해 전통 공연예술에 초점을 맞춘 만큼 내년 이후엔 현대예술을 주제로 엄선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철기자
  • [사설] 규제만으로 투기 못 잡는다

    정부가 ‘8·9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한 지 한달도 안돼 어제 다시 새로운 대책을 발표했다.그러나 원인 진단과 문제 해결의 방식에서 발상의 전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우리는 투기를 부르는 근본 원인을 방치한 채 드러난 투기행위만 규제하는 대책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잡을 수 없다고 본다. 우선 신축주택(아파트 분양)을 사면 1가구 1주택 여부에 관계없이 5년간 양도소득세를 안 물리는 제도를 투기위험 지역에 대해 종료하기로 한 것은 너무 늦은 조치다.우리는 진작부터 이 제도의 조기 종료를 주장해왔다.지난 2001년에 주택경기 부양책으로 도입한 정책을 주택경기가 과열돼 투기가 극성을 부리는 시점에까지 끌고온 것은 정부의 잘못이다. 둘째 양도·재산·종합토지세 등 부동산에 대한 각종 세금을 무겁게 물리겠다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부유층의 불로소득에 중과세하는 것은 조세 형평의 차원에서 필요하다.그러나 세제는 경직성 때문에 투기억제를 위한 정책수단으로서는 금융정책에 비해 유효성이 떨어진다.아무리 세금을 무겁게 물려도 가격에 전가하면 그만이다.따라서 부동산에 대한 중과세는 중장기대책은 될 수 있을지언정 당장의 투기를 억제하는 단기 대책으로는 부적절하다. 우리는 부도덕하고 극성스러운 몇몇 투기꾼들만 묶어놓으면 투기를 진정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이보다는 시중 자금과 주택의 수요·공급이라는 ‘시장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우리나라는 지난 4년간(1998∼2001년) 외국과의 교역에서 모두 850억달러(약 100조원) 흑자를 올렸다.이돈을 기업과 개인들이 잉여자금(단기금융자산)의 형태로 갖고 있다.이를 생산자금으로 유도하지 못한 결과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우리는 시중에 떠도는 막대한 잉여자금을 중장기 산업자금으로 유도하는 것이 투기억제의 관건이라고 판단한다.지난 86∼88년에 무역흑자를 통해 조성된 350억달러의 잉여자금을 생산자금화하지 못해 90∼91년에 전국이 투기열풍에 시달린 경험이 있지 않은가.
  • 베일 벗는 ‘기관계좌 도용’/작전세력 치밀한 사전공모 금융당국 관리허술도 한몫

    사상 초유의 사이버 주식거래 사기극이 내부 용의자가 드러남으로써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금융당국은 주가 시세차익을 노린 작전세력과 사채업자,증권사 내부직원 등이 짜고 친 ‘치밀한 사전조작극’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표적 더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수사진행상황에 따르면 현대투자신탁운용의 기관계좌를 도용해 델타정보통신 주식 500만주를 허위 매수주문낸 용의자는 대우증권 영업부 안모씨로 밝혀졌다.안모씨는 지난 23일 서울 창전동 PC방에서 현투운용에 앞서 다른 기관투자가 계좌 4곳(국민은행,대한생명,현대해상,국민연금기금)에도 접속을 시도했다.그러나 비밀번호가 맞지않아 계속 접속에 실패했다.반면 현투운용은 비밀번호가 ○○○○으로 비교적 쉬워 접속이 이뤄졌다.안모씨는 현투운용 계좌 접속에 성공한 뒤 삼성전자 주식 12만주를 시범삼아 매수주문낸 뒤 ‘거래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취소하는 치밀함마저 보였다. ◆사채업자 연루 가능성- 안모씨는 허위매수 주문만 담당한 하수인일 가능성이 높다는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정작 이번 사기극으로 이익을 보게될 주범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경찰과 금감원은 일단 델타정보통신의 대주주와 작전세력,사채업자의 공모극에 무게를 두고 있다.금감원 조종연(趙鐘衍) 조사1국장은 “지난 7월 17일 이후 델타정보통신의 주가가 이상급등한 데다,서울 특정지역에서 매매주문이 빈번하게 쏟아졌다.”면서 “이중에는 사채업자 B씨도 끼여있어 작전세력 개입여부 등에 대해 내사중”이라고 밝혔다. 만약 이번 계좌도용 사건의 주범이 사채업자에게 ‘다시 되사주는 조건’으로 델타통신 주식물량을 대량으로 팔아치운 것이라면 주범들은 이미 현금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사채업자들도 사기극의 내용을 사전에 몰랐다면 ‘통정매매’로 처벌받을 뿐,주식매도대금을 현금으로 찾는 데는 별 무리가 없다.유력한 주범으로 꼽히는 델타통신의 전 대주주 임모씨는 행방불명된 상태다.결국 델타통신의 주가하락으로 선의의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선의의 투자자,27일부터 출금가능- 사건 당일,델타통신의 주식 5만주 이상을 매도하거나 1만주 이상을 2회 이상 매도한 39개 계좌는 주식 주문 및 주식매도자금 출금이 전면 제한된다.나머지 1760여개 계좌는 주식매도자금 출금이 허용된다.다만 다소 미심쩍은 28개 계좌는 반드시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느닷없이 델타통신 주식 500만주를 주당 5180원에 사들인 꼴이 된 대우증권은 주식매수대금 260여억원을 결제해야 한다.나중에 델타통신 주식을 되팔더라도 대우증권은 주가하락으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델타통신 주가가 1000원대까지 하락할 경우 대우증권의 손실액은 최고 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사설] 투기성 자금 물꼬 터라

    주식시장과 금융권에서 이탈한 시중 여유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 거품을 만들고 있다.정부는 뒤늦게 부동산 투기 억제대책들을 잇따라 내놓았다.그러나 물리적인 행정력에만 의존하고 있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우리는 시중에 떠도는 투기성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데서 해법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 당국은 서울 대치동의 아파트 값이 오르자 국세청을 동원해 매입자금의 출처조사에 들어갔다.그 결과 대치동 아파트 값은 진정됐지만 인근의 반포와 목동·동부이촌동·구의동의 아파트 값이 폭등하고 있다.국세청이 다시 이들 지역의 아파트 기준시가를 대폭 올리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땅투기로 옮겨붙어 수도권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식이어서 당국이 투기성 자금과 숨바꼭질을 되풀이하고 있다.이같은 악순환은 부동산 투기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대책이 너무 안이하기 때문이다.시장의 속성을 모르는,반(反)시장적인 행정만능의 발상 탓이다. 문제는 주가폭락과 저금리로 주식시장과 금융권에서 빠져나온 개인과 기업의 대규모 여유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데에 있다.이 자금들이 시중에 떠돌면서 투기성 자금화하고 있는 것이다.전문가들은 그 규모를 수십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부동산 매입자들만 닥달할 일이 아니다.시중 여유자금이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 두 가지를 제안한다.첫째,기업의 신규투자에 대해 금융·세제면에서 과감한 유인책을 부여하자는 것이다.둘째는 대기업의 반발과 정치권의 무관심으로 표류하는 공정공시제도와 집단소송제 등을 연내 도입해 주식시장의 개인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라는 것이다.시중 부동자금을 투자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투기자금화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 낙동강 양산천 범람 주민 대피

    9일과 10일 부산,경남·북 등 영남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45명이 숨지거나 다치고4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특히 낙동강 지류의 하천 10여곳이 범람해 농경지 5000여㏊와 수백채의 가옥이 침수되는 등 극심한 피해를 냈다. 13일까지 최고 60㎜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어서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오전 9시30분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영포리 서덕교(40)씨 집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서씨의 부인 김금화(39)씨와 아들 보문(13)군,딸 진현(10)양 등 일가족 3명이 매몰돼 숨진 것을 비롯,영남지방에서만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앞서 오전 6시30분쯤 낙동강 지류인 양산천이 범람,주변 마을 250여가구 주민들이긴급대피하는 등 경남에서만 320여가구 1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낙동강변 철로가 침수되면서 11일 오후까지 부산-마산간 경전선 통행이 통제돼무궁화호 등 22편의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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