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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공공요금 줄인상, 정부 입장 분명히 하라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 걱정이다. 물가 상승률이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1%대를 이어 가면서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기도 한다. 물가 하락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확대가 소비자물가를 연간 0.4~0.5% 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와 지표물가는 적잖은 괴리가 있다. 물가 통계가 체감물가를 제대로 반영하도록 가중치를 개정하는 작업을 서두르기 바란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공공요금을 전방위로 인상하고 있다. 서울, 인천 등에서는 버스요금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일 지역난방 열 요금을 평균 4.9% 올렸다. 용인시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오는 9월과 내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평균 15.6% 인상할 계획이다. 천안과 공주는 각각 시내버스와 택시요금을 다음 달부터 올린다. 전셋값은 거침없이 치솟고 있다. 긴 장마와 남부지방의 폭염 여파로 채소류 등 장바구니 물가 또한 급상승세다. 지표물가 안정으로 안심할 때가 아니다. 물가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공공요금이 들썩이는 것과 달리 정부는 과거에 비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위기다. 기껏해야 7~8월 피서지 물가안정 특별대책 기간을 운영하거나, 착한 가격 업소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도다. 정부는 지표물가 안정기에 공공요금을 현실화해 부채를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인지 확실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정부는 사업 부문별로 자산과 부채를 따로 관리하는 구분회계 제도를 도입해 부채 증가에 대한 책임 소재를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공공기관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요금 인상 유혹에 한층 빠지기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가 회복되면 물가는 오르게 마련이다. 이달 초 공개된 6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중기적 관점에서 지금 올려놓으면 물가가 오를 때 공공요금을 올리지 않도록 하는 여력을 비축할 수 있고, 공공부채 부담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국회의 반발을 샀다. 일부 원가를 밑도는 공공요금이 공공기관 부채 증가의 한 원인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가보상률이 100%를 넘는데도 부채에 허덕이는 공기업이 수두룩하다. 방만한 경영과 고임금 등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업무가 중복되는 공기업을 과감히 통폐합하고, 경영 능력이 탁월한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일부터 제대로 하기 바란다.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부채를 줄이는 것을 제대로 된 경영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 안이한 성장률 상향, 타이밍 놓친 금리 인하… 제 역할 못하는 한은

    안이한 성장률 상향, 타이밍 놓친 금리 인하… 제 역할 못하는 한은

    한국은행의 정책이 꼬인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인하에 대해서까지 실기론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자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비난이 시장에서 나온다.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출구전략)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력이 없어 여의치 않다. 한은은 지난 11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올렸다. 전망치 상향 조정이 경제 상황을 안이하게 본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에 김중수 총재는 “한은의 전망은 모든 변수를 설명할 수 있는데, 한은 외에 (그런 정교한 분석을 내놓는 곳이)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올해 물가 전망도 2.3%에서 1.7%로 낮췄다. 한은 물가 목표(2.5~3.5%)에 한참 못 미친다. 신후식 국회예산정책처 거시경제분석과장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으로 건설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소비와 투자 심리가 너무 좋지 않고 중국 금융시장도 불안하기 때문에 전망치 상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지난번에는 설비투자가 증가할 거라고 하더니 이번에는 건설투자냐”면서 “정부 성장률 전망치(2.7%)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반기에 마이너스인 설비투자가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1.7%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실기로 가계부채 증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은은 이제 금리 인하 실기론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목표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달성할 수 있는 고용이나 경제성장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라면서 “선진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되기 전에 금리를 충분히 낮춰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은은 기준금리를 계속 낮춰 2009년 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2.0%를 유지했다. 이어 계단식으로 금리를 올린 뒤 2011년 6월부터 1년간 3.25%를 유지했다. 한 금통위원은 사석에서 “한번쯤은 더 올릴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는 2012년 7월과 10월, 올해 5월에 걸쳐 세 번 했다. 정부가 지난 4월 추경을 편성할 때 원하던 인하보다 한 달 늦게 나왔다. 지난 6월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하자 김 총재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릴 때는 선제적으로 6개월에서 1년을 보고 내려서 타이밍이 늦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현오석 “현 가계부채 위기상황 아니다”

    현오석 “현 가계부채 위기상황 아니다”

    96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의 원인과 해법을 놓고 정부 당국자와 국회의원들이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가계부채 청문회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규모, 증가 속도, 금융 시스템으로 볼 때 위기상황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다만 저소득층, 노령층, 자영업자 등에 어려운 점이 있고 은행보다는 비은행권 부문이 커서 정책적 차원에서 계층별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3월 말 현재 961조 6000억원으로 2004년 말(494조 2000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이 “가계부채 증가가 통화정책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하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량 증가로 유동성이 많아져 빚을 졌다기보다는 가계대출 수요가 늘어난 측면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홍종학 민주당 의원은 “(대출자가 갚을 능력을 넘는) 약탈적 대출을 막을 방법이 있느냐. 금융회사가 아닌 소비자를 보호해야 금융시장이 발전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대출 때 차주(借主)의 소득·재산·신용 등을 파악해 차주의 상황에 적합한 대출을 하도록 하는 의무를 금융회사에 부과하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다”고 답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에서 지원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의 탄력적 운영 방안을 조속히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했다. 신 위원장은 학자금 채무도 국민행복기금에서 사들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이 “제대로 된 가계부채 대책을 만들려면 최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부채 상황을 알아야 하는데 전수조사를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신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설 의원은 앞서 2일 공개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기록된 ‘물가가 낮은 요즘 공공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은의 공식적 의견이냐고 물었고 김 총재는 금통위의 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현 부총리도 “(공공요금 인상은) 경제상황이나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감안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은 경기침체로, 소득이 늘지 않으면 다른 대책은 다 미봉책”이라고 지적하자 현 부총리는 “경기회복이 지연되는 게 가계부채 문제 심화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고 답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리더십 잃은 김중수… ‘나홀로 동결’은 그가 추천한 문우식

    리더십 잃은 김중수… ‘나홀로 동결’은 그가 추천한 문우식

    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동결’을 주장했던 한 명의 소수 의견자는 문우식 금통위원으로 밝혀졌다. 한은 집행부가 인하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정착 한은 총재가 추천한 문 위원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던 것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생채기가 나게 됐다. 28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9일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한 한 명은 문 위원이었다. 김 총재는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재는 소수 의견을 내지 않는다”며 자신은 인하에 찬성했음을 밝혔다. 당시 시장은 김 총재의 인도 뉴델리 발언이 전해지면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김 총재는 이달 초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0.5% 내린 것은 굉장히 큰 것”이라는 등 금리인하 반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각각 0.25%씩 금리를 내릴 때 혼자 기명 반대한 ‘매파’(물가 중시)였던 임승태 위원은 이번에는 인하에 찬성표를 던졌다. 임 위원은 “경제 주체의 심리개선이 절실하며 지난 4월 실시한 총액한도대출 증액이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 위원은 공개된 의사록에서 “성장경로 전망은 그대로 유지돼 하반기에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성장속도가 경제 주체들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완화정책의 필요성은 작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금리 동결 당시 김 총재의 발언과 거의 유사하다. 금리 인하에 찬성한 나머지 위원들은 ‘엔저’에 대한 대응 필요성,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정부와의 정책공조 등을 이유로 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의사록 공개가 김 총재의 리더십이 한층 더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자신이 추천한 금통위원조차 자신이 찬성한 인하의 필요성을 납득하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김중수 리더십 흔들

    김중수 리더십 흔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리더십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 ‘금리 인하’ 결정 자체를 떠나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어서다. 금리 인하를 환영하는 시장은 물론 한은 내부에서조차 실명 비판이 나왔다. 한은의 김모 차장은 10일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금리 결정에 관한 짧은 견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날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다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한은의 조직문화에서 총재를 공개적으로, 그것도 실명으로 비판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입행 22년차인 그는 “(김중수) 총재는 국회, 인도 출장 등에서 금리 동결 입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발언들을 했지만 이달 결정은 인하였다”면서 “지난달에 중앙은행의 자존심을 보여줬으니 이제는 정책 협조가 옳다고 판단했는지, 아니면 소위 ‘선상 반란’(금통위원 반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재가 금리 인하 이유로 내세운)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어느 날 갑자기 이뤄진 것도 아니고 금리를 내린 유럽연합과 호주는 기축통화 보유국 또는 그에 상응하는 국가”라며 “물가나 성장 전망이 특별히 바뀐 점도 눈에 띄지 않아 인하 논리가 무척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한은의) 독립성도 구기고 정책 협조 효과도 약화되는 상처만 남긴 것이어서 (금리 인하 결정이) 우리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의문”이라고 말을 맺었다. 글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야근해가면서 자료를 갖다줬더니 이런 결정을 했다. 이럴 거면 뭐하러 야근 시키느냐”는 동조 의견과 “조직 분란을 만들지 마라. 총재는 금통위원 7명 중의 1명일 뿐이다”라는 반박이 엇갈렸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김중수 총재의 입과 통화정책의 신뢰성/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중수 총재의 입과 통화정책의 신뢰성/오승호 논설위원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10년 3월 31일 퇴임식에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고사성어를 예로 들며 정부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고민하되 한은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을 당부했다. 당시 이 총재는 인터뷰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존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화이부동이 남과 사이 좋게 지내도 의(義)를 굽혀 좇지는 말라는 뜻이니, 한은이 정부와 화목하게 지내더라도 한은의 고유 권한인 통화정책에서는 중심과 원칙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정부의 신호를 따르지 않아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적이 더러 있었다. 김중수 현 한은 총재도 얼마 전까지 한은의 독립성에 적잖이 신경쓰는 자세였다. 정부나 정치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직·간접적으로 촉구하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강한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에 참석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지난해 7월과 10월 내린 0.5% 포인트도 굉장히 크다”고 했다. “한국이 기축통화를 쓰는 미국이나 일본도 아닌데 어디까지 가란 것인가”라는 표현으로 금리 인하 압박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한은이 이미 두 차례 금리를 내렸으니 이번에는 정부가 나설 차례(now it’s your turn)라고도 했다. 시장에서 이 총재의 발언을 ‘5월 기준금리 동결’로 해석하는 것이 극히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그런데 불과 1주일 이후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기준금리가 연 2.75%에서 2.50%로 0.25% 포인트 낮춰졌다. 종종 금통위가 시장참가자들의 허를 찌르는 적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의 예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나왔던 김 총재의 강경 발언 때문이다. 7명의 금통위원 중 동결을 택한 위원은 단 한 명뿐이다. 김 총재는 “소수 의견은 나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른 금통위원 대부분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때 김 총재는 시장에 반대의 메시지를 전달한 꼴이 됐다. 김 총재의 리더십과 통화정책의 신뢰성에 금이 가지 않을지 걱정되는 이유다. 한은 독립성과 관련해 김 총재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3년여 전 한은 총재에 내정될 즈음, ‘한은도 크게 보면 정부의 일원’이라는 등의 발언을 두고서다. 정권에 따라 한은 독립성에 대한 시각이 왔다갔다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은 피해야 한다. 통화정책의 일관성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년 가까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이 미국의 경제대통령이나 경제의 조타수 등으로 불렸던 가장 큰 정책적 무기로 신뢰성을 꼽는다. 그는 재임 기간 언론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몸을 사렸다. 그렇지만 한마디를 하면 파괴력은 대단했다. ‘그린스펀 효과’라는 책은 대표적인 예로, 그가 1996년 미국 주식시장에 거품이 생겼을 때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딱 두 단어로 시장을 잠재웠다는 내용을 소개한다. 한은 총재는 시장에 신호를 줄 때 때로는 세련된 어법을, 혹은 어눌한 말투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발언도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은 규정에도 금통위 1주일 전에는 금리정책의 방향을 암시할 수 있는 발언은 할 수 없게 돼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금통위 하루 전인 지난 8일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또는 호주 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고심해 달라”고 한은에 당부했다. 때마침 다음 날 금리 인하가 이뤄져 금통위의 금리 인하 진정성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적잖을 것이다. 김 총재든, 이 대표든 그런 오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파워 있는 사람들의 말이 많을수록 정책의 신뢰성은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osh@seoul.co.kr
  • [韓銀 7개월 만에 전격 금리 인하] “추경·금리인하 ‘시너지 효과’… 경기회복 기대”

    [韓銀 7개월 만에 전격 금리 인하] “추경·금리인하 ‘시너지 효과’… 경기회복 기대”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깜짝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정부는 쌍수를 들고 반겼다. 금통위 회의 직전까지도 동결 가능성이 높았던 탓에 정부는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장은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놓고 공방이 치열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 인하가 투자 등의 효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를 내리는 것 자체보다 앞으로 효과를 어떻게 낼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기업에 잘 전달되는 매개체 역할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도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 시장에서 닷새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던 외국인은 매수 기조로 전환, 1350억원대 주식을 순매수했다. 덕분에 지수는 1979.45까지 오르며 1980선 회복을 넘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전일 대비 0.02% 포인트 하락한 연 2.84%를 기록했다. 다만 3년물 금리는 전날과 동일한 2.55%에 머물렀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3년물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하 기대분이 반영돼 있어 추가로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호주 중앙은행 등이 추가 금리 인하를 감행할 여지가 충분한 만큼 시장은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하가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정부와 보조를 맞춰나갈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7∼8월 중 추가로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도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김중수의 변심

    김중수의 변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7개월 만에 내렸다. 7명의 금융통화위원 중 한 명만 반대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와 박원식 부총재 등 한은 집행부가 금리 인하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한은은 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이달 금리를 지난달보다 0.25% 포인트 내린 연 2.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2.5%로 내려간 것은 2010년 12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김 총재는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부터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 위원의 이름은 익명으로 하고 표결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한 명이 소수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총재는 소수 의견을 내지 않는다고 덧붙여 자신은 금리 인하를 주장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김 총재는 금리 인하의 주요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추경)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들었다. 그는 “지금의 통화기조가 완화적이지만 더 완화적으로 만들어 추경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준 것”이라며 “이번 금리 인하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2% 포인트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왜 지난달이 아니고 이번 달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선택의 문제”라며 “정부와 국회가 협조해 추경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지금쯤 하는 것이 시장에 분명한 효과를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물가’ 우려는 한발 물러섰다. 지난달 “(무상복지 등) 제도적 요인에 의한 하락 효과가 사라져 현 수준보다는 높아질 전망”이라던 발언이 “공급 측면에서 특이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당분간 낮게 유지될 전망”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논란도 적지 않다. “이미 충분히 (금리를) 내렸다. 어디까지 가라는 것이냐”는 김 총재의 인도 뉴델리에서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시장은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 때문에 김 총재는 ‘이미 실기(失機)한 뒷북 인하’라는 비판과 ‘정부와 여당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안게 됐다. 금리 인하 호재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3포인트(1.18%) 오른 1979.45로 장을 마쳤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韓銀 7개월 만에 전격 금리 인하] 깨진 김중수의 ‘넥타이 화법’

    [韓銀 7개월 만에 전격 금리 인하] 깨진 김중수의 ‘넥타이 화법’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증권가에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노타이’ 차림이라는 헛소문이 돌았다. 평소 기준금리를 동결할 때는 파란색 계통, 변동할 때는 빨간색 계통 넥타이를 매고 왔던 김 총재에 대한 시장의 지대한 관심을 말해준다. 이날 김 총재는 푸른색 계열 넥타이를 매고 금리를 내렸다. ‘넥타이 화법’이 깨진 셈이다. 올해 들어 금리를 계속 동결해 온 김 총재는 1월에는 밝은 회색, 2월 남색, 3월 짙은 하늘색에 이어 지난달에는 회색을 택했다. 금리 인하 때 매왔던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는 올 들어 한번도 착용하지 않았다. 김 총재는 금통위에서 붉은 넥타이를 총 4번 맸다. 이 중 2010년 4월을 제외한 2011년 1월(0.25% 포인트 인상), 2011년 3월(0.25% 포인트 인상), 2012년 10월(0.25% 포인트 인하) 등 3차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바뀌었다.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도 기준금리를 건드린 적은 있다. 2010년 7월(0.25% 포인트 인상)과 11월(0.25% 포인트 인상) 두 차례다. 여름에는 더운 날씨 탓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회의를 하기 때문에 총재의 넥타이 색깔로 금리를 알아맞히는 일은 앞으로 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韓銀 7개월 만에 전격 금리 인하] ‘동결’ 소수의견은 누구?

    이달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6대1 표결 끝에 이뤄지자 소수의견을 낸 1명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표결 숫자를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총재는 “중앙은행 총재는 소수의견을 내지 않는다”고 말해 그 한 명이 자신은 아님을 에둘러 전했다. 시장에서는 임승태 위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임 위원은 지난달에도 동결 주장을 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금리 인하가 함께 가서는 안 된다”는 발언이 나온다. 이 발언의 주인공이 임 위원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임 위원은 한은이 지난해 7월과 10월 금리를 두 번 내릴 때 두 번 다 혼자 반대했었다. 하지만 임 위원이 행정고시 23회의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 등에서 다른 사람을 지목하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전방위로 ‘정책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임 위원이 계속 외면하기는 어려운 데다 지금에야 ‘매파’(물가 중시론자)로 불리지만 원래는 대표적인 ‘비둘기파’(경기 중시론자)였다는 점, 최근 산업활동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왔다는 점 등에서 이번에는 ‘인하’에 한 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러한 관측을 내놓는 진영은 문우식 위원을 소수의견자로 지목한다. 문 위원은 김 총재의 추천으로 금통위원이 됐다. 지난달에도 총재와 더불어 동결 주장을 폈다. 하지만 대학 교수 출신인 그가 지난달과 특별히 경기 전망이 달라진 것도 없는데 갑자기 김 총재처럼 ‘소신’을 바꾸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이한구 “韓銀 청개구리나 늘보 안돼야”

    이한구 “韓銀 청개구리나 늘보 안돼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한국은행에 기준금리 인하를 또 주문했다.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있는 한은 측은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한은의 금리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추경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규모와 내용 면에서는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민간 투자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한은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한은은 독립이 자기 조직을 위한 독립이 아니라 국민 경제를 위해 필요한 독립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또는 호주 늘보(나무에 매달려 사는 동물로 움직임이 느리고 굼뜨다)의 행태를 보이는 그런 일은 없도록 고심하고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4월에는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본다”는 발언에 이어 9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한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4월 초에도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 선진국들이 속속 금리를 내리면서 한은의 입지도 더 좁아지고 있다. 호주 연방중앙은행은 지난 7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연 2.75%로 결정했다. 역대 최저다. 우리나라의 역대 최저 기준금리는 2009년 2월부터 2010년 6월까지 유지된 연 2.0%다. 한은 측은 금리 결정을 하루 앞두고 나온 발언에 당황하면서도 “금리는 금통위 결정사항”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원내대표의 발언을 언급하지 않는 것이 금통위원들에게 부담을 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것은 맞지만 정치권에서 금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중앙은행에 상당한 부담”이라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고 중앙은행은 이에 합당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유럽중앙銀 기준금리 0.25%P 인하

    미국이 양적 완화 유지 방침을 천명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또다시 금리를 인하하면서 오는 9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하를 단행할지 주목된다. ECB는 2일(현지시간)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75%에서 0.5%로 0.25% 포인트 내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ECB의 금리 인하는 지난해 7월 0.25% 포인트 내린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날 금리 인하는 시장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다. 유로존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안정세가 유지돼 금리 인하 여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로 인한 유로화의 환율 절상 우려도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ECB에서 시중은행에 공급한 유동성이 기업과 가계 등 민간부문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음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를 진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월 850억 달러(약 94조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현행 3차 양적 완화(QE3)를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 0∼0.25%의 초저금리 기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달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 포인트 떨어진 연 2.44%로 마감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05% 포인트 떨어져 연 2.51%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인물은 관료 출신인 임승태 금통위원이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동결 의견이 인하 의견보다 1표 앞섰던 것처럼 이번 달 회의에서도 접전 양상이 예상되며 임 위원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임 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매파로 분류되지만, 이전에는 비둘기파로 분류됐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 표 차 금리동결, 김중수 캐스팅보트 행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돈을 풀어 얻는 효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5월 기준금리 결정을 열흘가량 앞둔 시점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4월에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잘 판단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한 답변으로도 읽힌다. 4월 초 금리 동결 당시 김 총재는 캐스팅보트(찬반이 같을 때 의장이 갖는 결정권)를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총재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기축통화국들의 양적 완화(금리 인하 등을 통한 돈 풀기)가 유동성은 창출했지만 그 이후 벌어진 특징을 보면 과연 그 돈이 실물경제에 제대로 도달하는지가 문제점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통화정책보다는 취약 부문을 집중 지원하는 신용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 11일 열린 회의에서 김 총재, 박원식 부총재, 임승태·문우식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동결에 표를 던졌다. ‘비둘기파’(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 부양) 성향으로 분류됐던 하성근 위원 외에 정순원·정해방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면서 ‘실명 소수 의견’을 냈다. 금통위가 4대3으로 금리를 결정한 것은 세 번째다. 고(故) 전철환 한은 총재가 의장이던 2001년 7월, 콜금리 목표를 5%에서 4.75%로 내릴 때 황의각·강영주·남궁훈 위원이 반대했다. 이어 이성태 총재가 의장이던 2006년 8월 기준금리를 4.25%로 0.25% 포인트 올리는 안에 강문수·이성남·박봉흠 위원이 동결을 주장했다. 오는 9일 열릴 금통위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뉴스 분석] 김중수의 뚝심? 경제살리기 엇박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뚝심인가, 경제 살리기 엇박자인가.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내리면서도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당·정·청의 인하 압력과 시장의 기대에 맞선 행보다. 대신 총액대출 한도를 3조원 늘리고 대출금리를 최대 0.75% 포인트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기도 한 김 총재는 11일 금통위를 열어 이달 기준 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금리를 내린 뒤 6개월 연속 동결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종전 2.8%에서 2.6%로 0.2% 포인트 내렸다. 정부 전망(2.3%)보다는 0.3% 포인트 높다. 열석발언권(기획재정부 차관이 금통위 회의 시작에 앞서 발언할 수 있는 권리)까지 포기해가며 한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해 온 정부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김 총재가 내세운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그는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 물가가 3%대 초중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리를 결정할 때 첫 번째로 보는 것이 물가”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지금까지의 1년을 되짚어보면 통화정책이 (재정정책보다) 더 완화적으로 움직여 왔다”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같은 방향으로 간다는 면에서는 정책조합이 이뤄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정부의 시각은 정반대다.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경기 진단은 정부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한은이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처방(금리 동결)을 내놓았다”고 혹평했다. 정부가 17조원 안팎의 슈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도 경기가 나아지지 않으면 정부와 한은 간에 거센 책임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경제 살리려면 정책 엇박자 줄여야 한다

    한국은행은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연 2.75%로 여섯 달째 동결했다. 대다수 시장참가자들은 금리 인하를 예상했는데, 허를 찔린 격이다.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정부도 일단 한은의 지원 사격 없이 경기 부양을 해야 한다. 당분간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시너지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야 간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금통위의 경기 인식에 따른 책임 공방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금통위의 금리 결정 자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 금리 조정에는 득과 실이 병존하기 마련 아닌가.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결정에 첫 번째 보는 것이 물가다. 하반기엔 물가상승률이 거의 3%까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를 낮춰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보다는 물가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김 총재는 “한은의 판단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말하진 않겠다”고 했다. 한은의 선택이 경기 회복의 지연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정부와 한은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최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추가경정예산의 효과와 관련해 “재정, 금융, 부동산정책이 정책조합의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 일각에서도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한 적이 있다. 반면 김 총재는 “현재 통화정책은 매우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반대로 진단한 것이다. 두 기관의 상황 인식이 이렇게 다르다면 경기 회복의 추진 동력이 생길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관련기관 간 정책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과 엔저 현상 등 대내외 악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한은이 어제 올해 경제성장률을 2.8%에서 2.6%로 낮춘 것도 엔저 등 대외 여건 때문이다. 정부는 한은이 독립성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금리와 관련한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은 역시 독립성을 너무 의식하다 보면 탄력적 통화정책을 놓칠 수 있다는 외부의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들이 위축되지 않고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세무조사를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기관끼리 충성 경쟁을 하듯이 몰아붙이면 경제 활성화가 더뎌져 세수가 외려 줄어들게 된다. 정책 공조를 위해 국세청과 관세청, 금융정보분석원의 정보 공유와 관련한 인식의 차이가 있다면 하루속히 해소해야 한다.
  •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 독립성 위협 ‘네가지 멍에’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진퇴양난이다. 당·정·청에서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를 연일 주문하고 있다. 2003년 한은 부총재를 당연직 금통위원으로 하고 2011년 금융시장 안정 책무를 부여받는 등 한은의 독립성을 높이는 법적 작업이 진행됐으나 현실은 아직이다. 흔들어대는 바깥도 문제지만 한은 내부의 문제점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선 예전보다 심해진 ‘총재 바라기’다. 김중수 총재는 2010년 취임 이후 파격 인사를 단행해 왔다. 파격은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김 총재의 의도와 달리 인사권을 가진 총재의 일거수일투족만 바라보는 결과도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한은의 보고서도 총재가 원하는 방향으로 맞춰졌다. 금통위원은 당연직인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제외하고 외부 인사가 5명이다. 이 중 4명이 지난해 4월 새로 임명됐다. 모두 당시 임명권자인 이명박 대통령과 직·간접적 인연이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에는 최고 전문가들이 수백명의 박사들이 올린 보고서를 가지고 자유롭게 토론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데 우리 금통위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에서 열띤 토론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금통위원들이 대체로 자신의 의견을 차례로 말하고, 한은 집행부와 한두 번 문답만 한다”면서 “솔직히 (이런 풍경을 처음 접한 첫 회의 때는) 적잖이 의외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금리 결정 전에 열리는 각종 점검회의는 물론 비공식적 만남에서도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반박했다. 토론이 낯선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도 있다. 한때 한은에 근무했던 교수는 “중앙은행 자체가 보수적이라 토론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데다 상하관계가 있어 문화가 수직적인 편”이라고 회고했다. 한은은 2010년부터 토론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해마다 상·하반기 간부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있지만 성과는 신통찮다. 시장과의 소통에도 미흡했다. 김 총재가 자주 인용하는 앨런 블라인더(전 미 연준 부의장)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중앙은행의 이론과 실제’에서 금융시장으로부터의 독립도 주문했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 개방성을 높여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력을 높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총재는 어려운 용어를 구사하고 현학적 분석을 한다. 시장은 김 총재가 충분하고 일관된 설명을 제시했다고 보지 않는다. 오 교수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무너지면 중장기적으로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한은 내부의 개혁과 함께 독립성을 지켜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첫 번째 단추는 금통위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박승 전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4명을 정부가 추천권을 갖고 있는 셈인데 이를 고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통위원들은 추천한 곳의 의중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당에서 의석수에 비례해 추천권을 갖는 방식 등으로 좀 더 균형적인 의견을 담을 수 있는 추천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은 자체의 변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 한은은 금리가 높아서 돈을 못 빌리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금리를 동결해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돈이 없다는 기업들이 운영자금이 없는 건지, 한계기업이라 구조조정 대상인 건지 세부 조사가 필요한데 조사 능력과 인력이 있는 한은은 ‘대출행태 서베이’라는 관행적 조사만 진행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현오석, 기준금리 인하 재압박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정과 금융의 정책조합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 기준금리 결정을 코앞에 둔 한국은행을 재압박하고 나섰다. 17조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추경) 발표 때 채권시장 안정화 방안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재정·금융정책·부동산정책이 폴리시 믹스(정책조합)의 형태로 이뤄져야 하고, 그래야 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유 책임”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오는 11일 금통위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재정부는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이 커질 것 등을 우려해 열석발언권은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열석발언권이란 재정부 차관이나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한은법에 명시돼 있지만 사장돼 있다가 2010년 1월부터 재정부가 행사하기 시작했다. 현 부총리는 “실효성은 별로 없고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등) 논란만 키우는 소지가 있어 11일 금통위부터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추경 편성과 관련해서는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추경 재원조달을 위해 국채를 발행해도) 국채 이자율 상승을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추경 편성 때 채권시장 대책도 함께 내놓겠다”고 밝혔다. 북한 도발 위협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이 과거보다 영향을 받고 있다”며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최근 시장의 불안이 다 북한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토빈세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당·정 이어 청와대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

    당·정 이어 청와대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

    정부와 정치권에 이어 청와대도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와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정치적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미미하지만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어 그동안 당·정·청과는 다소 다른 입장이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3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려주면 더 좋죠”라고 말했다. 추경 편성과 이에 따른 금리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지만 기준금리에 대한 청와대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조 수석은 “추경을 통해 시장에 국채 물량이 나오면 국채 가격이 떨어져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수석의 금리 인하 발언으로 한은은 더욱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11일 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비판이, 금리를 동결하면 엇박자라는 지적이 예견돼 있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내려 추경 편성 규모를 줄이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예산 편성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거 추경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공격이 예상되자 그 희생양으로 한은이 선택된 것 같다”며 불쾌해했다. 한은 내부에서는 김 총재가 1년여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논란이 커지자 해명 자료를 내고 “원론적인 내용을 언급한 것”이라면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다. 앞서 김 총재와 조 수석은 2일 시내 한 호텔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의 기준금리를 둘러싼 당·정의 인하 압박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있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박재완 작년 4억 5500만원↑… MB 마지막 각료 중 증가폭 1위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박재완 작년 4억 5500만원↑… MB 마지막 각료 중 증가폭 1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새 국무위원들의 재산신고가 제외되면서 ‘김빠진’ 고위공직자 재산신고가 예고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MB정부 마지막 국무위원들이 경제 불황 속에서도 개인 재테크는 준수하게 해왔음이 드러나면서 서민들로서는 경제적 고통에 심정적 박탈감까지 안겨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29일 관보를 통해 공개한 정부부처 장·차관과 고위공무원단 가등급 이상,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교육감 등 행정부 관련 고위공직자 1933명의 정기 재산 변동 신고 사항을 보면 71.6%인 1378명의 재산이 지난해 신고 때보다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재산은 11억 70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200만원씩 줄었다. 이에 대해 안전행정부는 서울과 인천 등의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300억원대 자산가인 전혜경 국립식량과학원장이 중앙공무원교육원 교육파견으로 제외되면서 1인당 평균 재산액을 1600만원가량 줄인 것이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장관들의 재산신고 내용은 다른 고위공직자 평균을 훨씬 웃돈다. 평균 재산 17억 2788만원으로 17명 중 16명의 재산이 늘어났다. 23억 7000만원을 신고한 권재진 전 법무장관만 9179만원 줄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12억 1000만원으로 3000만원 증가했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장관은 12억 1000만원으로 4억 5500만원 늘어 재산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와 함께 아파트 중도금 납부 및 채무를 상환하느라 순재산이 479만원 줄어든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16명의 순재산은 모두 늘어나 경제 불황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서민들의 고통을 무색하게 했다. 행정부 내 고위공직자 중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람은 최교일 대검찰청 검사장으로 주식배당소득 등으로 20억원이나 늘어난 12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재산이 많은 공직자는 230억 6174만원을 신고한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였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5억 9473만 5000원의 재산을 신고해 가장 재산이 적은 공직자가 됐다. 박 시장은 예금 중 일부를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하거나 펀드 상환에 써 예금이 줄었고, 배우자 사업 폐업으로 인해 채무가 늘었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39억 9267만원을 신고해 광역단체장 중 가장 많았다. 염홍철 대전시장(24억 8806만원), 박준영 전남지사(22억 8193만원), 김범일 대구시장(21억 5992만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7명의 재산은 평균 30억 94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행정부 재산공개 대상자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지난해 늘어난 금통위원의 재산만도 평균 1억 551만원이다. 전체 평균이 1200만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고위공직자 사이에서 ‘투자의 귀재’로 불릴 만하다. 한은 측은 “금통위원의 보수(연 3억 1000만원)가 일반 고위공무원보다 많아 재산 증가 폭이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석진 안행부 윤리복무관은 “6월 말까지 꼼꼼히 심사해서 허위 신고는 물론, 부당·위법한 방법으로 재산을 형성한 경우는 경고,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현오석 vs 김중수 총재 ‘동상이몽’ 경기 진단

    한국은행이 5개월째 금리를 동결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했지만 김중수 한은 총재의 생각은 달랐다. 한은은 14일 김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금통위다. 앞서 현 후보자는 지난 13일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는 금통위가 결정하지만 어느 정도 (경기) 회복 정책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재정 정책과의 공조 등을 들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4월 인하론’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는 이유다. 하지만 김 총재는 금리 동결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은 유효하다”면서 “다음 달 올해 성장 전망치를 수정하겠지만 이 같은 패턴은 그대로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경기가 지금보다 특별히 더 나빠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소매 판매, 설비 투자는 1월에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였지만 2월에는 마이너스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전 분기 대비 증가율은 지난 4분기에 0.4%였지만 (올해 1분기에는) 지난 4분기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 후보자는 국회에서 “(현 경기는) 미약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회복세도 올해 들어 주춤하고 있어 적어도 당분간은 경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또 “올해 경제 성장이 예산을 편성할 당시보다 하방(하강)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구체적인 대응책을 조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진단이 엇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세계 경제 전망이 많이 불투명하다”며 “미국의 재정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가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김 총재도 “GDP 갭이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정책 공조에는 중앙은행이 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포함한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재정지출이 GDP 대비 1% 줄어들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07%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 협상의 결말을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변수다. 시퀘스터가 지난 1일 일단 발동돼 국내 수출 기업의 피해도 예상된다. 관세청은 미국의 수출입 화물 통관업무를 관장하는 관세국경보호청 예산이 7억 5000만 달러(8300억원) 삭감되고 초과 근무 축소 등으로 운영 인력이 줄어들어 통관 정체와 납기 지연, 추가 비용 발생 등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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