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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여름이 마지막”… SNS가 부추긴 제주 ‘포구 다이빙 열풍’ 경계령

    “올여름이 마지막”… SNS가 부추긴 제주 ‘포구 다이빙 열풍’ 경계령

    “올여름이 마지막입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이런 문구를 내건 제주 포구 다이빙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내년 4월부터 제주 주요 항·포구에서 물놀이가 금지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오히려 “마지막 기회”라며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5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 12분쯤 제주시 사수포구에서 다이빙을 하던 10대가 바닥의 돌에 머리를 부딪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에도 도내 항·포구 물놀이 중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최근 3년(2023~2025년) 제주 항·포구에서는 다이빙 사고 등을 포함한 익수사고가 50여건 발생해 12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지역 전체 수난사고도 증가세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가 지난달 25일 ‘여름철 수난사고 주의보’를 발령하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제주에서 발생한 수난사고는 모두 245건으로 연평균 80건을 웃돌았다. 구조 인원은 189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심정지와 부상 등 인명피해는 60명으로 전체의 31.7%를 차지했다. 사고는 본격적인 피서철에 집중됐다. 월별로는 7월이 45건(18.4%)으로 가장 많았고 9월 42건(17.1%), 8월 41건(16.7%) 순이었다. 6~8월 여름철 사고만 전체의 44.5%에 달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수영과 수상레저 등 물놀이가 97건(39.6%)으로 가장 많았고, 실족 70건(28.6%), 표류 29건(11.8%), 급류 19건(7.8%)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동부 읍·면 지역이 88건(35.9%)으로 가장 많았으며, 오후 1~4시 사이 발생한 사고가 85건으로 전체의 34.7%를 차지해 가장 위험한 시간대로 나타났다. 항·포구는 바다가 잔잔하고 맑아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선과 각종 선박이 수시로 드나드는 작업 공간이다.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수심이 크게 달라지고 수중 암반과 구조물이 많지만 해수욕장처럼 안전요원과 구조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아 사고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 실제 최근 5년간 여름철 제주 연안에서 발생한 사고는 260건으로 피해자는 404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47명으로 장소별로는 항·포구가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해안가 12명, 갯바위 5명, 테트라포드 4명, 해수욕장 3명 순으로 나타났다. 잇따른 인명사고에 정부는 어촌·어항법을 개정해 내년 4월부터 판포포구와 월령포구 등을 포함한 제주지역 40여개 어항구역에서 수영과 다이빙 등 물놀이를 금지하기로 했다. 허가 없이 물놀이를 하거나 취사·야영 등을 할 경우 최대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지역 맘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년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안내와 함께 판포, 월령, 하도리, 법환, 보목포구 등 유명 스노클링 명소를 소개하는 게시글도 확산되고 있다. SNS에서는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오히려 늘고 있다. ‘올여름이 마지막 포구 다이빙’, ‘내년부터 금지’ 등의 제목을 내건 영상은 물론 밀물 시간과 다이빙 가능한 시간까지 안내하는 게시물도 등장했다. 일부 이용자는 야간에 수중랜턴을 바다에 던져 놓고 다이빙하는 영상까지 공유하며 조회 수를 끌어모으고 있다. 다만 관광업계와 지역사회에서는 포구 물놀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기보다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제주 관광이 단순 관람에서 체험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제주 특유의 포구 물놀이 문화를 모두 없애는 것은 아쉽다는 의견이다. 제주도도 판포포구처럼 사실상 어항 기능을 상실했거나 물놀이 수요가 많은 곳은 어항구역 해제 또는 구역 조정을 통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 해수욕장을 확대하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소방과 해경은 기본적인 안전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박진수 제주도소방안전본부장은 “수변 활동 전에는 반드시 기상 상황을 확인하고 구명조끼를 착용해야 하며 위험구역에는 출입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예방이 최고의 대응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성숙한 안전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경 관계자도 “밀물과 썰물을 고려하지 않은 채 얕은 수심에서 다이빙하면 바닥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야간에는 수심과 수중 장애물을 확인하기 어려워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 산림사업법인 ‘위법’ 만연…1400여개 중 900여개 자격대여 등 ‘적발’

    산림사업법인 ‘위법’ 만연…1400여개 중 900여개 자격대여 등 ‘적발’

    숲 가꾸기와 조림 등 산림사업을 시행하는 업체들의 위법 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청은 15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과 합동으로 전체 산림사업법인 1901개를 대상으로 1차 조사한 결과 현장 조사가 완료된 1412개 중 기술자격 대여·이중 취업 등 위법 행위와 등록 요건 미충족이 의심되는 업체가 900여 개에 달했다. 당국은 기술자격 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30개 업체와 기술자 126명, 이중 취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기술자 39명(48개 업체)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고 기술자격 취소 등 행정 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충북 보은에 있는 A사는 지인 등의 산림기술자 자격증 취득을 도와준 뒤 자격증을 대여받아 기술자로 등재하고 법인을 운영했다. 산림경영기술자 B씨는 경북 의성의 C사에 근무하면서 경남 하동과 고성, 경북 구미의 산림법인 등 다수 업체에 중복으로 취업했다 적발됐다. 정부는 1차 실태조사 당시 폐업·부재중·소재지 변경 등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업체와 보완 조사가 필요한 업체에 대해 관할 지자체와 합동 조사반을 구성해 추가 실태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고용보험 정보 등을 활용해 자격 대여와 유령법인 운영 등을 파악해 법인 등록·기술 자격 취소 등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실태조사와 행정처분 회피 목적으로 법인등록을 취소하고 신규 법인을 등록하는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기술자의 4대 보험 가입 여부와 근로계약서 등을 자세히 확인해 부실 법인의 등록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 젠슨 황 분투에 엔비디아 H200칩 중국 수출, “수량 미미”

    젠슨 황 분투에 엔비디아 H200칩 중국 수출, “수량 미미”

    엔비디아는 첨단 인공지능(AI) 칩 H200을 미국 당국의 지난해 12월 승인과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5월 방중 끝에 중국에 수출하기 시작됐다. 제프리 케슬러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14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엔비디아 H200 칩의 출하가 시작됐다며 “대중 수출은 최소한에 그쳤다”면서 “수량은 매우 적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수출량이나 어떤 중국 기업이 구매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은 채 “미국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H200 및 유사 제품의 출하량이 매우 적다는 점”이라며 “칩의 양도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칩은 전임 바이든 정부부터 트럼프 2기까지 미중 무역전쟁의 최전선에서 중국 수출을 두고 갈등의 대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미중 정상회담 직후 미중 양국의 승인에도 중국의 ‘반도체 자립’ 기조 때문에 엔비디아 H200 칩의 대중 수출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하는 H200가격의 25%에 해당하는 ‘수출세’ 성격의 관세를 받기로 하고 대중 판매를 승인했다. 중국 수출이 확인된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4.3% 상승했다. 두 달 전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당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10여 개 중국 기업에 각 7만 5000개씩 H200 구매 권리가 부여됐다. 이들 기업에 더해 통신장비업체 ZTE 계열사 등 중국 기업 3곳이 더 H200 및 AMD 칩 구매를 새롭게 승인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중국으로의 기술 수출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초당적 인식을 공유하는 미 의회는 “H200보다 더 뛰어난 성능인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은 대중 판매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이란 전쟁에서 미국을 지원한 아랍에미리트(UAE)에 AI 칩 수출을 허가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첨단 기술을 ‘협상 카드’로 사용한다는 비판과 함께 UAE가 최신 AI 칩의 중국 공급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입대할래요” 청년들 ‘우르르’ 줄 서더니…“정원 제한” 어디길래

    “입대할래요” 청년들 ‘우르르’ 줄 서더니…“정원 제한” 어디길래

    러시아 접경 국가인 발트해 연안국 리투아니아에서 군대에 가겠다고 신청하는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군 당국이 “군 복무 때문에 학업을 미루지는 말라”고 당부할 정도다. 14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LRT방송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리투아니아군이 접수한 입대 신청 건수는 8100건을 넘어섰다. 연간 징집 대상자 명단이 나오기 전 자발적으로 입대를 신청한 청년은 약 4400명에 달했으며, 명단이 공개된 이후 징집을 기다리지 않고 우선 입대를 지원한 청년은 3700명이라고 리투아니아군 당국은 설명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해 유럽에 안보 불안이 커지기 시작한 2015년 징병제를 도입했다. 해마다 18~22세 남성 가운데 약 5000명을 선발해 3~9개월간 군대에 보낸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자원입대자는 1년에 2000명 안팎이었다. 군 당국은 “기록적인 자원입대자 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리투아니아의 보편적 방위 체계에서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은 “복무 가능한 정원이 제한돼 있어 신청자 모두가 입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들과 대학 진학 예정자들에게 군 복무 가능성 때문에 학업을 미루지 말라고 당부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 사이에 끼어 있다. 인구 약 280만명, 국토 면적은 남한의 3분의 2 정도 되는 소국이다. 리투아니아는 국방력을 보강하기 위해 독일 연방군 제45기갑여단을 자국 영토에 상주시키고 있다. 이 부대 상주 병력은 내년에 5000명까지 늘어난다. 유럽 안보 환경이 급변하면서 리투아니아는 자국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들어갔다.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50명은 지난 3일 ‘리투아니아 영토에 대량살상무기와 외국 군사기지를 둘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137조 폐지안을 발의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우리 헌법은 지정학적 상황이 완전히 달랐던 시기 제정됐다”며 핵무기 금지 조항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밝혔다.
  • “중국산 맞서 100만대”…美, 값싼 드론 군단 만든다 [밀리터리+]

    “중국산 맞서 100만대”…美, 값싼 드론 군단 만든다 [밀리터리+]

    미국 육군이 중국산 저가 무인기에 맞서 공격용 드론을 연간 최소 100만 대까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경주용 드론을 만들던 20대 청년들이 세운 스타트업과 최대 5억 달러(약 7440억원) 규모의 계약도 맺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드론 스타트업 네로스 테크놀로지스가 미 국방부와 1인칭 시점(FPV) 드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상대는 미 육군이며, 계약 한도는 최대 5억 달러다. 다만 미 육군이 계약 금액 전액을 반드시 집행하는 것은 아니다. 군은 기체 성능과 공급 능력 등에 따라 실제 구매 규모를 조절할 수 있다. 전액에 가까운 물량을 발주한다면 미 육군이 체결한 소형 FPV 드론 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네로스는 올라프 히치와(24)와 소렌 먼로앤더슨(23)이 2023년 설립했다. 두 사람은 10대 시절 미국 인디애나주의 옥수수밭에서 드론 경주를 하며 처음 만났다. 친구들이 졸업파티에 가거나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할 때 이들은 드론을 만들고 추락시킨 뒤 다시 조립하는 일을 반복했다. 히치와는 대학을 세 학기 만에 그만뒀고 먼로앤더슨은 대학 진학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두 사람은 각각 21세와 19세에 회사를 세웠다. 드론 30대 들고 우크라이나로…전장서 기체 다시 설계 네로스 창업자들은 회사 설립 직후인 2023년 9월 부모 집 지하실에서 만든 드론 30대를 들고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가운데 한 대를 러시아군 포병 장비를 공격하는 데 사용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경주용 드론을 전장에 그대로 투입하기 어렵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통신 방해와 충격, 악천후를 견딜 수 있도록 기체를 보강해야 했고, 군이 요구하는 규격에 맞춰 생산 공정도 바꿔야 했다. 네로스는 이후 우크라이나에 사무소를 열고 실전 운용 경험을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네로스가 생산하는 ‘아처’는 조종자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실시간 영상을 보며 운용하는 FPV 드론이다. 표적과 충돌할 때 폭발하는 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값싼 FPV 드론을 정찰과 차량·진지 공격에 대량으로 활용하며 전쟁 양상을 바꿨다. 아처의 기본 가격은 대당 약 2000달러(약 290만원)다. 탄두와 관련 장비를 더하면 5000달러(약 740만원) 수준으로 올라간다. 네로스는 미국산 제품 가운데 중국 DJI 기체와 가격 경쟁이 가능한 사실상 유일한 FPV 드론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FPV 드론 시장은 그동안 DJI를 비롯한 중국 업체가 장악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중국산 일부 기체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미군도 자국산 공급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 업체들은 군이 소모품처럼 운용할 만큼 저렴한 기체를 대량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간 5만대서 100만대로…미군 조달 방식도 바꾼다 네로스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공장에서 매주 약 1200대의 드론을 생산한다. 회사는 2028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00만 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히치와는 중국이 미국 업체를 실질적인 경쟁자로 인식하게 하려면 이 정도 물량을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중국 공급업체들을 방문한 뒤 주요 부품을 외부 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다. 미 육군도 현재 연간 약 5만 대인 드론 구매량을 향후 2년 안에 최소 100만 대로 늘릴 방침이다. 값싼 무인기를 대량 배치해 보병 부대의 정찰·공격 능력을 높이고, 고가 무기 중심의 전력 구조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억 달러(약 1조 6380억원) 규모의 ‘드론 도미넌스’ 사업을 발표했다. 미 국방부는 이 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저가 공격용 드론 약 30만 대를 확보하고, 일선 지휘관이 필요한 기체를 빠르게 구매할 수 있도록 권한도 확대했다. 네로스는 최근 드론 도미넌스 사업을 위한 경쟁에서 2위를 차지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군 시연 행사에서 네로스 드론을 직접 조종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을 미군이 전통 방산업체 대신 신생 기업의 대량생산 능력에 승부를 건 사례로 평가한다. 다만 창업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업체가 군이 요구하는 품질과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입증되지 않은 공급업체에 유연한 계약을 적용한 것은 합리적”이라며 “위험이 따르지만 감수할 가치가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 스토커에게 편지 받은 최강희…신고해도 고작 3%만 구속된다

    스토커에게 편지 받은 최강희…신고해도 고작 3%만 구속된다

    배우 최강희(49)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스토킹 피해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 방송인 서동주 등 유명인들이 쉽사리 스토킹의 표적이 되는 가운데, 스토킹 피해 신고 건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구속되는 가해자는 100명 중 3명에 불과해 피해자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15일 방송가에 따르면 최강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스토킹 가해자를 향해 “찾아오지 마시라”고 경고했다. 최강희는 “(SNS에) 글을 남기지 않으면 동의의 뜻으로 알고 차를 따라오겠다는 편지를 어제 확인했다”며 “며칠 전 저에게 말을 거셨던 분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성함은 밝히지 않겠다”며 “찾아오지 마시라. 무응답도 거절의 의사”라고 강조했다. 최강희는 “동의 없는 대화 시도, 기다리는 것, 따라오는 것은 악의가 없는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상대에게 심리적 공포감을 주는 행동이라는 점을 아셨으면 좋겠다”며 “방송국으로 보내시는 편지와 선물도 모두 정중히 거절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무응답도 거절의 의사” 최강희 경고서동주 스토킹범이 김규리 자택 강도범유명인의 스토킹 피해 사례가 알려진 건 최강희뿐만이 아니다. BTS 멤버 정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총 22차례에 걸쳐 한 브라질 국적 여성이 자신의 자택을 찾아 초인종을 누르거나 집 주변을 배회하는 등의 스토킹 피해를 겪었다. 해당 여성은 경찰 조사를 받고 ‘정국 및 주거지 100m 이내 접근 금지’ 내용의 긴급응급조치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다시 자택을 찾기도 했다. 정국의 집 근처에서 음식 배달원이 출입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배달원이 이용한 통로를 통해 자택 내부로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여성은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방송인 서동주를 상대로 스토킹을 해 재판을 받던 남성이 배우 김규리의 자택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이다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김규리의 서울 북촌한옥마을 자택에 침입해 강도상해를 저지른 40대 남성 A씨는 지난 1월 서동주의 자택에 침입하려다 검거돼 주거침입 및 스토킹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상태였다. 서동주는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을 도시가스 검침원이라고 밝힌 남성이 집에 찾아와 집 안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다”면서 “그 남성이 내가 집에 없을 때 다시 찾아와 현관문을 열려다 동네 주민에게 발견돼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성별을 가리지 않는 데다 유명인까지 피할 수 없는 스토킹 범죄는 매년 증가세다. 성평등가족부와 경찰에 따르면 2021년 스토킹처벌법 시행 이후 스토킹 피해 신고 건수는 2021년 1만 4509건에서 지난해 4만 4684건으로 4년 사이 3배가량 증가했다. 스토킹 가해자가 입건된 건수는 지난해 1만 3533건으로 전년(1만 2048건) 대비 12.3% 증가하는 등 3년 연속 증가세다. 그러나 피의자가 구속되는 경우는 2021년 7%, 2022년 3.3%, 2023년 3.2%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 가짜 봉사단체 내세워 409억 가로챈 ‘신종 코인 사기 조직’ 7명 구속

    가짜 봉사단체 내세워 409억 가로챈 ‘신종 코인 사기 조직’ 7명 구속

    가짜 봉사단체를 내세워 수백 명의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허위 가상화폐 투자를 권유해 400억 원대의 금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신종 코인 사기 조직이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범죄단체 조직,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총책인 중국 국적 50대 남성 A씨와 한국인 조직원 6명 등 모두 7명을 9일 구속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2024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넉 달 동안 허위 가상화폐인 ‘AIXT 코인’에 투자할 것을 권유해 자산가와 노인 등 436명으로부터 약 409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검거된 조직은 SNS상에서 제3자의 프로필을 도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자신들을 ‘브릴리언스팀’이라는 봉사단체로 소개했다. 이들은 정기적인 연락과 봉사활동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두터운 친분을 쌓은 후 피해자들의 재산 상황과 지역사회 내 영향력을 파악해 범행 확대를 위한 ‘지부장 후보군’을 선별했다. 선별된 지부장 후보군에게 “해외 대형 거래소에 상장 예정인 ‘AIXT 코인’에 투자하면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했고, 초기 3개월 이상은 원금과 높은 수익금을 정상 지급하여 신뢰를 확보했다. 이어 회원을 모집해 오면 막대한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구조를 구축해 전국에 11개 지부를 동시다발적으로 설립하게 한 후 AIXT 코인에 투자하면 1000%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현혹했다. 또 해당 코인을 매수해 일정 기간 보유하면 투자 금액에 비례한 이자 수익을 챙길 수 있으며 향후 해외 대형 거래소에 상장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취지로 투자를 권유했다. 하지만, 이들은 1000%의 수익률을 약속한 ‘AIXT 코인’을 인가 여부조차 불투명한 해외 소규모 부실 거래소에 일시적으로 상장시킨 후 아무런 공지 없이 폐장했다. 또 해외 대형 거래소 추가 상장을 핑계로 몇 차례 상장일을 연기하다 최종 기일 직전 전국 지부를 일시에 폐쇄하고 잠적했다. 경찰은 지난 3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A씨 등을 출국금지 조처하는 한편, 15곳의 범행 거점을 압수수색해 피의자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이와 함께 범행 자금 세탁에 사용된 대포통장 계좌 5700여 개를 분석해 범죄 수익 5억 6000만 원을 동결했다. 경찰은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코인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사기 가능성을 의심하고, 금융소비자보호포털 ‘파인’(https://fine.fss.or.kr)을 통해 금융감독원에 신고된 유사투자자문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너희가 재일동포 청소년들을 아느냐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본 영화]

    너희가 재일동포 청소년들을 아느냐 [정지욱의 창가에서 바라본 영화]

    ‘너희가 MZ 재일동포를 아느냐?’ 어느 광고에서 본 문구와 비슷한 이런 문구가 떠올랐다. 올해 30회를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열린 지난 5일 손명아 감독이 연출한 영화 ‘트로피’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다. 재일동포 3세인 손 감독은 재일동포 청소년 이야기로 자신의 첫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14세 재일동포 소희는 조선학교에 다니며 조선무용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어느 날 일본인 학교와의 교류에서 알게 된 미라이와 K팝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친해진다. 얼마 뒤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보러 가기 위해 집안의 쓸데없는 물건을 중고사이트 앱으로 팔기 시작한다. 그런데 집안에 방치돼 있던 북한 음악 CD가 뜻밖에도 고가에 팔린다. 이에 고무된 소희는 조선학교 교장인 아버지가 북한으로부터 받은 훈장마저 팔아 버린다. 어쩌면 우리 관심 밖이었을지 모를 재일동포의 일상이 세심하게 스크린에 옮겨졌다. 무용을 잘하고 싶은 그의 마음, 한국 아이돌에 대한 관심, 부모 세대의 북한에 대한 시선과는 전혀 다른 그의 생각 등을 차분하게 볼 수 있다. 우리가 재일동포 청소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영화 ‘고’(2001)와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의 ‘박치기!’(2006)가 그 시작일 것이다. 마침 유키사다 감독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영화 ‘고’는 초급학교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젊은 시절 열혈 마르크스주의자로 조총련 활동을 한 아버지 덕분에 조총련계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하와이를 가겠다는 아버지의 엉뚱한 발상으로 온 가족이 한국 국적으로 옮긴 후 나름의 뜻을 품고 ‘일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일본에 사는 사람’인 스기하라의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박치기!’는 1968년 일본 교토를 배경으로 한다. 허구한 날 치고받는 싸움이 계속되며 바람 잘 날이 없는 히가시고 학생들과 조선고 학생들. 고우스케는 선생님의 명령으로 조선고에 친선 축구시합을 제안하러 가고, 그곳에서 경자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경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카자키로부터 금지곡 임진강을 배우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고우스케의 눈으로 바라본 당시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이들 작품에는 당시 청소년들의 심리와 삶의 이야기가 잘 담겨 있다. 하지만 ‘박치기!’의 1968년은 너무도 오랜 시간이 지난 이야기라 하겠다. ‘고’의 2000년을 전후로 한 이야기도 지금으로선 꽤 시간이 흐른 이야기다. ‘트로피’는 갓 차려 놓은 따끈한 밥상처럼 신선하다. 물론 일본의 고교 무상화 정책에서 조선학교만 유일하게 제외되면서 벌어지는 문제에 심도 깊게 접근한 김지운 감독의 ‘차별’(2023)처럼 현재 일본 상황을 다룬 작품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다큐멘터리로, 극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이야기를 조금 확대해서 일본 내 한국인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흔히 ‘자이니치’(在日)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 또는 조선인을 의미하는 단어로, 일본에서 통칭되는 말이다. 이들의 국적은 일본 외국인등록법에 따라 ‘한국’ 또는 ‘조선’으로 표기된다. 일본 정부는 1947년에 일본에 거주하는 모든 한반도 출신자를 ‘조선’으로 규정했다. 이후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로 영주권 자격을 얻고 싶은 사람들은 국적을 ‘한국’으로 선택했지만, 조국의 분단을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정치적으로 북한을 지지하는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한 이들은 ‘조선적’(朝鮮籍)으로 남았다. 북한과 일본은 정식 수교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적’은 법적으로는 무국적자다. 이들은 여권도 만들 수 없다. 영화 ‘박치기!’에서 고우스케가 열심히 연습했던 노래 ‘임진강’을 소재로 한 남화연(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작가의 영상 작품 ‘임진가와’(2017) 또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일본 속 조선인들의 과거와 재일동포의 역사 그리고 일본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 이 노래를 한국의 국민들이, 북한의 주민들이 그리고 일본 속 재일동포들과 일본인들이 함께 부른다. 비록 가사는 언어와 표현이 조금 다를지라도 모두가 그동안 이어져 내려왔다는 것을 ‘임진가와’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지금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열리고 있는 특별전 ‘로드 무비: 1945년 이후 한·일 미술(일본 전시명: 항상 옆에 있으니까 일본과 한국, 미술 80년(いつもとなりにいるから 日本と韓国, ア-トの80年)’에 가면 이 작품을 온전히 만날 수 있다. 다시 영화 ‘트로피’로 돌아가 보자. 주인공 ‘소희’를 연기한 배우 항나는 작품 속 인물과 흡사했다. 그는 BIFAN 관객과의 대화 시간 응원봉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K팝 아이돌을 좋아하는 영화 속 소희의 모습 그대로였다. 올해 안에 개봉할 예정이라니 연말에는 많은 관객이 함께 이 작품을 보며 바다 건너에 함께 살고 있는 재일동포 청소년의 마음가짐을 헤아려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들의 문화, 아이들의 성장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깊은 성찰도 함께.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이 작품을 통해 진심으로 공감해 주길 바란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 ‘셀프 면죄부’ 의원님… 청렴엔 예외 없어야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셀프 면죄부’ 의원님… 청렴엔 예외 없어야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직무 관련 없다”며 1회 100만원 쓱… ‘정치 관행’부터 깨뜨려야 서울신문은 3회에 걸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의 실태를 짚어봤다. 청탁금지법은 학교의 뿌리 깊은 ‘촌지 문화’를 타파하고, 공직사회의 ‘갑질’을 엄단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가성을 규명하기 어려웠던 뇌물죄의 사각지대를 메우면서 한국 사회의 청렴도를 끌어올리고 투명한 문화를 정착시켰다. 10년간 법 4차례, 시행령 9차례가 개정됐지만 대부분 가액 기준을 바꾸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따라붙는다.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전문가들은 국회의원의 직무 관련성 및 적용 대상을 명확하게 규정해 정치인들이 실질적으로 법 규제를 받도록 하고, 가액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배우자 처벌 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1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은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법 제정 당시 국회의원에게만 ‘합법적인 민원 전달 창구’를 열어 주기 위해 예외 조항이 생겼다. 청탁금지법 제5조는 선출직 공직자, 정당 등이 공익 목적으로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정책·사업·제도 등에 관해 제안·건의하는 행위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적시했다. 국회의원은 ‘민원 전달’ 명목으로 청탁금지법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면죄부’를 스스로 부여한 셈이다. 그러면서 ‘정치인은 청탁금지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딸 결혼식에서 피감기관으로부터 받은 축의금 반환 명단을 보좌진에게 보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을 샀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도 국감 기간 아들 결혼식을 진행하며 피감기관으로부터 화환을 받았다. 권익위 매뉴얼에 따르면 직무 관련성이나 명백한 이해관계가 있으면 허용 금액 이하라도 사교나 의례로 인정될 수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고무줄 판단의 근거가 되는 ‘직무 관련성’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직무와 관련이 없으면 1회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법 조항을 활용해 금품을 수수하는 정치인들의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19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모두 계류 중이다. 이 중 3건은 대통령·국회의원 등 임기 시작 전 당선인까지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직무 관련성의 포괄적인 기준으로 인해 국회의원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오해가 생겼다”며 “공무원 행동 강령에 명시된 구체적인 직무 관련성을 청탁금지법에 반영한 뒤 정치인 등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육시설인 어린이집 교사는 해당되지 않고, 교육기관인 유치원 교사는 해당되는 혼선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 종속적인 지위 관계가 생겨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청탁금지법이 적용되도록 입법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물·식사 가액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의견도 많다. 관련 단체의 요청으로 농축수산물 등의 가액만 크게 올랐다. 현재 기준은 식사 5만원, 선물 5만원(농축수산물·농수산가공품은 15만원, 명절 기간 30만원), 경조사비 5만원(화환·조화는 10만원)이다. 시행 초기 선물 가액 기준은 종류를 불문하고 5만원이었고 이후 농축수산물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면서 가액이 상향됐다. 음식물 가액 기준은 2003년 공무원 행동강령 제정 당시 책정된 3만원이 20년간 유지되다 2024년 8월 5만원으로 상향됐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의 가액 범위를 수시로 조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정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2023년 청탁금지법 사후평가 연구에서 “권익위가 음식·선물 등의 적정한 가액 범위를 3~5년마다 검토해 고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직자 배우자가 금품을 받아도 처벌할 조항이 없다는 데 대한 비판도 크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30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대통령 직무와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청탁금지법상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고, 국민권익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종결 처리했다. 김건희 특검도 결국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이 아닌 알선수재로 기소했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배우자에게 직무 관련 금품을 받지 말아야 할 의무만 부과할 뿐, 이를 어긴 배우자 본인 처벌 조항은 없다. 금품을 준 사람은 그 자체로 처벌받지만, 배우자는 제재 대상에서 빠진다. 공직자는 배우자의 금품 수수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만 처벌받는다. 현재 발의된 법안 10건은 배우자를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배우자에 더해 직계존비속까지 처벌 대상을 넓히거나 수수액이 100만원 이하더라도 직무 관련성과 무관하게 처벌하는 안도 있다. 청탁금지법 도입 초기 권익위 자문위원을 지낸 정형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우자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조항의 신설은 연좌제 위반이 아니다”라며 “제정 당시 과잉입법 비판 때문에 구멍이 생겼지만 지금이라도 미신고 공직자와 배우자를 함께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게 청렴한 공직사회 구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우자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 처벌받는 조항에 대해서는 “부부는 경제공동체이고 배우자의 금품 수수 미신고 처벌은 실제로 공직자 자신이 받은 것과 같기 때문에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강기홍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과 교수도 “사립학교 관계자나 언론인의 배우자가 그 직무와 관련해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은 행위는 사실상 본인이 수수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법의 상징적 효과와 실효성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청탁금지법 시행 10년이 흐르면서 한국 사회 청렴 문화가 정착했지만, 법 기준의 명확성과 적용 대상 등은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청탁 문화가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는 합의가 이뤄졌고,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향응을 베푸는 것이 나쁘다는 분위기를 만든 것은 성과”라면서도 “김건희씨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을 거치며 법이 희화화됐다. 법을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법을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뇌물죄보다 입증 쉬운 ‘만능 키’ 청탁금지법… 수사권 남용은 ‘독’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뇌물죄보다 입증 쉬운 ‘만능 키’ 청탁금지법… 수사권 남용은 ‘독’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공무원 뇌물죄는 대가성 입증 필요청탁금지법은 형사 처벌 범위 넓어수사권한 명확화 통해 오용 막아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수사 ‘만능 열쇠’로 무분별하게 이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청탁 문화를 근절한다는 본래의 목적 대신 뇌물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등 공무원 비위 관련 법 조항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활용되고 있어서다. 14일 전문가들은 청탁금지법을 수사에 한정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혼선을 빚고 있는 수사 권한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같은 경찰이니 무혐의 처분받게 도와달라.” 경북 한 경찰서의 보이스피싱 전담팀 소속 A씨는 2021년 11월 경찰 B씨의 사기 방조 사건을 배당받은 뒤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 B씨는 코인 거래를 위해 불법 대출을 실행하는 도중 보이스피싱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신고하지 않았고, 오히려 범죄조직원 지시에 따라 돈을 다른 계좌로 송금했다. A씨는 B씨의 범행 사실을 숨겨주고 그에게 유리한 피의자 신문 조서를 작성했다. 결국 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대구지법은 2023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청탁금지법 이전이라면 별다른 대가를 받지 않은 A씨를 처벌하기 어려웠겠지만, 법이 시행되면서 경찰의 ‘봐주기 수사’ 관행을 엄단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의 은폐 의혹을 받는 ‘장윤기 사건’도 마찬가지다. 현재 검경은 부당한 개입이나 청탁이 있었는지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대가성이 인정돼야 하는 뇌물죄, 다른 공무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어야 하는 알선수재죄와 달리 청탁금지법은 수사기관이 상대적으로 쉽게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이 넓을 뿐 아니라 동일인에게 1회 100만원, 연 300만원을 초과해 받으면 무조건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어서다.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상황에서는 수수 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더라도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수사할 수 있다. 현직 부장검사는 “공무원 뇌물을 수사하다가 대가성 입증이 어려우면 청탁금지법 위반을 적용한다”며 “형량이 세지 않아도 형사 처벌을 받으면 공직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위력적인 수사 도구”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검사는 “적용 대상과 범위가 넓은 청탁금지법을 통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 이후 뇌물죄 등을 적용할지 검토하는 식으로 수사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수사 권한을 둘러싼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서울의 한 룸살롱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찍힌 사진이 공개되며 ‘술 접대’ 의혹에 휩싸였다. 그런데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1년 넘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직무 관련성, 대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청탁금지법을 적용해야 하는데, 공수처는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을 받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건도 마찬가지다. 공수처는 지난 5월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경찰로 넘겼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권한을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청탁금지법은 뇌물죄와 결합되는 경우가 많은만큼 공수처가 청탁금지법 사건을 수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영중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등은 2022년 특별수사기관 관련 연구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은 권력형 범죄예방 조사의 시작점이자 기초가 되는 전제 범죄”라며 공수처가 청탁금지법을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사 도구로 무리하게 사용되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C씨는 2021년 12월 정부 기관의 연구사로 채용되기 전인 민간인 신분으로 기업 대표 D씨에게 업체를 소개해줬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답례비 500만원을 연구사가 된 뒤에 받았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2025년 3월 무죄를 선고받을 때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및 재판을 받아야 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해 청탁금지법으로 기소한 사건은 45건이었다. 반면 불기소, 기소 중지 등 재판에 넘기지 않은 사건은 80건으로 2배에 달했다. 사건이 송치돼도 실제로 혐의가 규명되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청탁금지법, 이해충돌방지법, 직권남용을 묶으면 공무원 사건을 제한 없이 수사할 수 있다”며 “형사 처벌 규정 범위가 넓은 만큼 ‘수사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탁금지법을 기존 형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입법 취지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청탁금지법을 수사 범위를 넓히는 도구로 사용할 땐 신중해야 한다”면서 “공직사회의 부패 기준으로 보고, 위반 시 수사보다 징계를 우선하는 쪽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도 2023년 청탁금지법 사후평가 연구에서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드러난 금품 수수 의혹에는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닌 뇌물죄를 먼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해외 도피 우크라 청년, 조국 돌아가 군대 가라”…폴란드 국방장관의 일갈 [핫이슈]

    “해외 도피 우크라 청년, 조국 돌아가 군대 가라”…폴란드 국방장관의 일갈 [핫이슈]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지원국이자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인 폴란드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크라이나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 현지 언론은 13일(현지시간)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해외로 도피 중인 우크라이나 청년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나라를 지키라고 일갈했다고 보도했다. 코시니아크-카미시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투 능력이 있는 모든 우크라이나 청년은 조국에 가 복무해야 한다”면서 “징집 연령대의 청년들이 해외에 머무를 정당한 명분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만 즈워티(폴란드 화폐단위)에 달하는 차를 부수고 호수에 돌진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이냐”고 반문하며 “그런 사람들은 추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그는 “폴란드와 폴란드 국민은 난민 캠프도 치지 않고 300만 난민에게 마음과 집을 열어주었다.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우크라이나 청년들의 광풍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변질됐다”고 덧붙였다. 코시니아크-카미시 국방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일부 우크라이나 청년들이 병역을 기피하고 폴란드로 넘어와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부 비판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과거사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다. 러시아와의 전면전 이후 우크라이나는 부족한 병력을 채우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군 징집에 힘써왔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22~60세 남성은 출국이 금지돼 있으며, 25~60세 남성은 징집 대상이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18~22세 청년에 한해 출입국 제한을 전격 해제했다. 대학 교육, 일자리 등을 위해 청년들이 합법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여 사회적 분열을 막고 미래 세대를 보호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러나 해제 직후 불과 몇 달 만에 약 9만 6000명의 남성이 국경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과 서방 국가들은 심각한 병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징집 연령을 18세까지 낮추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 약 430만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임시 보호 신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독일(120만 명)과 폴란드(96만 명)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이 중 군대에 갈 수 있는 성인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6%로 알려졌다. 급기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에게 제공해온 임시 보호 조치에서 징집 연령 남성들은 제외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피란민에 부여해온 현행 보호 지위를 2028년 3월까지 1년 더 연장하되, EU에 새로 들어오는 23~60세 남성에 대해서는 이런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제안을 공개했다.
  • 경기도,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부정 청약’ 혐의 4명 검찰 송치

    경기도, ‘동탄2신도시 아파트 부정 청약’ 혐의 4명 검찰 송치

    ‘위장전입·허위 노부모 부양’ 등으로 청약가점 부풀려 경기도는 동탄2신도시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위장전입과 허위 노부모 부양 등으로 청약가점을 높인 부정청약 의심자 58명을 적발해 혐의가 확인된 4명을 ‘주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3명은 수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나머지 51명은 수사 결과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A씨는 2015년부터 전라남도 내 회사 사택에 거주하면서도 해당 아파트 청약자격을 갖추기 위해 주민등록상 주소만 경기도로 이전, 거주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가장한 뒤 주택을 공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B씨는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에 당첨되기 위해 실제로는 부산에 거주하는 어머니를 주민등록상 같은 세대에 올리는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주민등록 변동 내역, 가족관계, 실제 거주 여부, 청약 신청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혐의가 인정된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추가 혐의가 확인된 3명에 대해서는 입건 후 실제 거주 여부와 부양 사실 등을 수사하고 있다. ‘주택법’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주택을 공급받거나 공급받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관계 법령에 따라 공급계약 취소 등 행정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부정청약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빼앗고 주택공급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라며 “경기도는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협력해 부정청약 등 부동산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부동산 시장 교란 특별대책반’을 구성해 6월까지 한시 운영해 왔으나, 도민 제보가 이어지고 부동산 불법행위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운영기간을 오는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 [속보] 여성단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중단해야”

    [속보] 여성단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중단해야”

    여성단체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14일 성명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라며 “여성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입법 개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 및 추가 수사에 의해서 새로 밝혀진 범죄 사례가 수없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검사의 보완 수사권을 폐지하려고 서두르고 있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여성 대상 강력범죄는 피해 복구도 불가능하고, 재범 위험도 대단히 크다”며 “1년에 47만명 이상의 여성이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면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라며 “가해자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피해자는 국가로부터 외면당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며 여성은 범죄 피해 신고 자체를 주저하게 되고, 여성 대상 범죄는 날로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5월 광주에서 가해자 장윤기는 귀가하던 여고생을 살해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물이 폐기된 정황을 발견해 살인 혐의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해 기소했다. 또 ‘부산 돌려차기’ 사건 역시 경찰은 가해자를 중상해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 과정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성폭력을 목적으로 범행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죄목을 살인미수에서 강간살인 미수로 변경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당론으로 하고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을 논의한다. 다만 여권 일부에서는 검사의 수사 개시 금지 등을 원칙으로 하되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건 등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을 보장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한 결과 단 한 명이라도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그것을 과연 성공한 개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라고 밝혔다.
  • “버스기사 라디오 못 듣게 해주세요”…“꺼달라” 했다가 욕 들은 승객

    “버스기사 라디오 못 듣게 해주세요”…“꺼달라” 했다가 욕 들은 승객

    “기사님이 라디오를 너무 크게 틀어서 하차 벨 소리도 못 듣고 정거장을 지나쳐요.”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라디오 청취를 금지해 달라는 민원이 서울시에 제기됐다. 14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시에는 ‘서울 시내버스 기사님들 라디오 금지 조례를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들어왔다. 민원인 A씨는 “서울 시내버스 기사가 라디오를 트는 것은 버스에 탄 승객 모두에게 불편을 준다”며 “서울 시내버스는 기사님 자가용이 아니다. 승객들이 다양한 기사들의 라디오 취향에 따라 듣는 것은 고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 시내버스는 서비스업”이라며 “승객들이 조용하게 다니는 시간에 버스 기사의 라디오 소리는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A씨는 “버스 기사가 라디오를 듣다 보니 승객이 하차 벨을 눌러도 인지하지 못하고 뒷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며 “어떤 기사는 유행가를 크게 따라 부르고, 어떤 기사는 라디오를 꺼 달라고 하면 욕을 하고 난폭 운전을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버스정책과는 “라디오 금지 규정 또는 조례 제정의 경우에는 시내버스 이용 환경, 시민 의견, 운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시내버스 내 라디오 청취는 현행 법령상 일률적으로 금지되는 사항은 아니며 운행 중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현시점에서 일률적인 금지 규정 마련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항임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시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시에서는 운수 회사 측에 시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정 음량 유지 및 승객 배려 운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하고 있다”며 “운행 중 시민 안전 및 승객 응대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운수 종사자 교육 및 현장 관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도록 운수 회사 측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 “아이들 현실세계서 놀아야”…EU, 단계적 SNS 제한

    “아이들 현실세계서 놀아야”…EU, 단계적 SNS 제한

    유럽연합(EU)이 어린이의 소셜미디어(SNS) 접근을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여름이 지난 뒤 관련 법안을 공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전문가 보고서를 통해 나이에 따른 단계적 SNS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연령대에 맞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번 보고서의 연령대별 규제 방안이 매우 설득력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3세 미만 유아에게는 스크린 노출을 전면 금지하고, 3세 이상 13세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부모·보호자·교사의 감독하에 제한된 시간 동안 SNS 사용을 허용하는 방식을 권고했다. 이들은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한 호주가 아이들이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면서 문제가 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무조건적인 차단 대신 SNS 기업의 콘텐츠 자동 재생, 무한 스크롤, 푸시 알림 등 기능을 제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현실 세계에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알고리즘이 아이들을 형성하기 전에,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과 인격을 형성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는 청소년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과 SNS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다만 EU 회원국 27개국의 입장차를 조율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 집행위원회가 각국의 제안을 “매우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며 “EU가 접근 방식을 조율하고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자체적인 제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 푸틴이 한국에 도움을?…기름 안 나는 韓, 러 덕분에 경유 수출길 활짝 열렸다 [핫이슈]

    푸틴이 한국에 도움을?…기름 안 나는 韓, 러 덕분에 경유 수출길 활짝 열렸다 [핫이슈]

    세계 2위 경유(디젤) 수출국인 러시아가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세계 공급망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국내 공급 위기를 들어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말부터 러시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정밀 공격을 이어갔고 이는 러시아 에너지 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러시아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주요 정유시설 등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잇따라 피해를 보자 현지에서는 에너지난이 가시화했다. 여름철 연료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국내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결국 러시아는 휘발유·항공유에 이어 경유 수출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세계 2위 경유 수출국의 수출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경유 공급처들의 공급 가격은 빠르게 상승했고 정유 시설을 갖춘 국가들은 가격 상승 틈을 타 재빨리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한국이 미국·중국 등과 함께 러시아 수출 금지와 이란전쟁으로 인한 중동 정제설비 보수 지연에 따른 글로벌 제품 수급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원유 정제 능력은 2024년 기준 중국, 미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내 정유 4사가 2007년 이후 약 20년 동안 34조 원을 들여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정제 능력을 고도화한 덕분이다. 그 결과 한국에서 정제할 수 있는 원유는 하루 평균 336만 3000배럴에 이른다. 기름 안 나는 한국, 석유제품 꾸준히 수출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 들어 5월까지 1억 8801만 배럴 규모의 석유제품 물량을 수출했다. 이 가운데 경유 제품은 7636만 배럴로, 가장 큰 비중인 40.6%를 차지했다. 앞서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치솟았던 지난 3~4월에도 산유국인 호주에 경유를 수출했다. 한국이 국내 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원유 대란을 피하는 동시에 산유국인 호주 등에 정제유를 판매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리 원유를 확보한 데다 자국 내 정제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러시아의 공급 중단 사태로 글로벌 경유 가격이 꿈틀대는 현재 상황에서도 한국은 비교적 안정적인 석유 수급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원유를 가지고 있어도 정제 능력이 없어 휘발유와 항공유 대란이 벌어지는 일부 산유국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힌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러시아 경유를 대체하기 위한 경쟁은 한동안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경유 등 중간 유분 재고는 이달 초 기준 수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고, 휘발유 재고도 최근 수년간 같은 기간 기준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 자국 내 재고를 줄이면서까지 경유와 휘발유·항공유 수출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1일 “미국 연료 수출은 하루 870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로써 미국 휘발유 재고는 지난 5년 평균보다 약 1000만 배럴 적은 상황이다. 미국 내 디젤 재고는 감소했고 수출은 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석유제품 공급 상황은?한국 정유업계는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도 발맞추며 국내 공급 안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이란전쟁 이후 수급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수출 관리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0% 수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상황, 국제유가, 원유 프리미엄, 환율 등 주요 변수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안정적인 원유 확보와 국내 석유제품 공급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정부의 수급 안정 정책에 맞춰 국내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도입선 다변화와 공급망 점검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만큼 중동 상황과 시장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건넨 돈 이상 처벌…청탁, 맥락도 본다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건넨 돈 이상 처벌…청탁, 맥락도 본다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선고 판결문 461건 전수조사 2016년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시행된 첫날, 한 고소인은 담당 경찰관에게 4만 5000원 상당의 떡을 제공했다. 춘천지법은 같은 해 12월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수사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서 과태료 9만원을 결정했다. 이후로도 지난 10년간 적게는 수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의 금품을 주고받은 수백 명이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섰다. 서울신문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 10년간 선고된 판결문 461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한국 사회의 청렴도는 높아졌지만 법망을 피하려는 청탁 수법 역시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신문의 판결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의 직종은 청탁을 한 민간인 223명을 제외하고 교사, 교수, 교직원 등 교육계 종사자가 8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사 등은 일선에서 직무연관성이 높은 학생이나 학부모 등과 마주할 기회가 많은 데다, 민감도와 관심도가 높은 교육 분야의 특성상 청탁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공공기관 및 공직 유관단체 종사자 63명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59명 ▲언론인 52명 ▲정부부처 등 일반행정 공무원 46명 등의 순이었다. 합법의 탈 쓴 위법의 진화가족 명의로 급여 챙기고, 월세 대납 받아자문계약 맺고 브로커 통한 조직적 청탁도법망 피해 수법도 지능화가상자산·고가 예술품 등 다양해진 선물추적 피하려고 게임머니로 ‘돈세탁’까지전후 상황까지 살피는 법원단순 금품 가액 아닌 사안 중대성 등 고려경찰·검사 등 수사기관엔 더 엄격한 잣대지난 10년간 청탁금지법 사건의 양상은 크게 변화했다. 법 시행 초기엔 주로 인사치레나 명절 선물 등 관행적인 금품 수수에 대한 판결이 주를 이뤘다. 법원은 소액의 선물에도 엄중한 판결을 내리며 구체적인 법리 정립에 공을 들였다. 시행 첫해였던 2016년 10월 6일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 업무 담당자에게 행정심판 청구사건의 답변서를 제출하며 건넨 1만 800원짜리 음료수 한 상자에 대해 대구지법은 2만 2000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같은 해 사업상 연관이 있는 공기업 직원에게 2만 7000원 상당의 음료수 2세트를 건넨 사업가에 대해서도 수원지법은 비슷한 취지로 8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제도가 정착하며 이러한 관례는 사라졌지만 청탁 수법은 우회적·조직적으로 진화했다. 자문 계약을 맺거나 법인카드를 제공받는 등 간접적으로 금품을 주고받고, 가족 등 제3자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아예 ‘브로커’를 활용한 청탁 행위도 심심찮게 벌어졌다.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2023년 자신이 사업을 발주하는 회사 직원으로 아내를 허위 등록하고 1년 동안 급여 명목으로 약 4900만원을 받아 챙긴 공공기관 직원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 수수 등 혐의를 함께 적용해 징역 5년 및 벌금 7000만원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 밖에도 숙소용 아파트를 청탁 제공자의 자녀 명의로 계약하게 한 뒤 그곳에서 생활하며 보증금과 월세를 대납하게 하거나, 지인 업체 직원 명의의 신용카드를 제공받아 장기간 생활비로 활용한 사례도 있었다. 법원은 최근 단순히 금품 가액에 따른 기계적 판단이 아닌 전체 맥락을 고려해 결론을 내놓는 추세다. 특히 수사기관 등 높은 수준의 청렴을 요구하는 직종의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서대문경찰서 팀장이었던 A씨는 사기죄로 고소된 B씨 사건을 과거 근무했던 춘천서로 이송해 무혐의 처리되도록 알선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2022년 이 중 400만원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1년, 금품을 건넨 B씨에게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2021년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교통안전시설 관리업체로부터 3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받은 경찰서 교통관리계장에게 가액의 10배를 웃도는 3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2023~2024년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잇따른 파기환송 결정은 하급심 재판부가 사안별로 구체적인 청탁 전후 상황을 세심히 따지는 기준점이 돼 줬다. 대법원은 2023년 은수미 전 성남시장 등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은 전 시장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은 전 시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수행비서와 정책보좌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직무수행의 공정성에 의심을 불러일으키거나 공직자 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과 무관한 경우에 구성요건 해당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같은 해 대전지법은 5급 공무원인 C씨가 내연관계에 있던 D씨로부터 수천만원대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차명계좌로 관리한 사건에서 해당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24년에는 이른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 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원심판결이 뒤집혔다. 원심은 술자리 비용을 참석자 수로 나누면 1인당 접대 비용이 100만원 아래라 청탁금지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지만, 대법원은 중간 합류자까지 포함해 접대비를 일괄 계산하면 안 되고, 머문 시간·목적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의 엄격한 셈법에 따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고, 1인당 약 66만원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집계돼 형사처벌을 피한 나머지 검사 2명에 대해서도 법무부 징계 처분이 이뤄졌다. 최근엔 단순히 현금이나 선물뿐만 아니라 가상자산(코인), 고가의 미술품 등 금품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2024년 공기 청정 플랫폼 서비스 업체 관계자들에게 미세먼지 대책 관련 정부부처 비공개 공문을 제공하는 등 사업상 도움을 주고 코인 25만개(약 719만원 상당)를 건네받은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 E씨에 대해 징역 1년과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에 근무하던 F씨는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를 받지 않도록 무마시켜 주겠다며 피해자로부터 4000만원을 건네받는 과정에서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게임머니로 맞바꾸는 ‘돈세탁’을 시도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청탁과 함께 1억 4000만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혐의 등이 인정돼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청탁금지법 위반 징역 2년,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표현의 자유와 조건

    [홍용진의 역사를 보는 눈] 표현의 자유와 조건

    최근 미국 지하철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백인우월단체인 ‘패트리엇 프런트’ 회원들이 지하철에서 흑인 여성을 둘러싸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들은 지난 4일 미국독립기념일을 맞이해 워싱턴DC에서 가두행진을 전개했고, 사진은 이때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들이 성조기뿐만 아니라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지지했던 남부연합 깃발을 휘날리고 “미국을 되찾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인종차별적인 주장을 거리낌 없이 표현했다는 점이었다. 다음 날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은 이 단체의 주장과 행위에 대해 동의는 할 수 없지만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이들을 용인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세 가지 점에서 아연실색할 패러독스로 비쳐진다. 첫째는 160여년 전에 패배한 남부의 가치관이 21세기 미국의 정체성을 전유하고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KKK처럼 은밀하게 행해지던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활동이 행진이라는 방식으로 보무도 당당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그것도 100여년 전 이탈리아 파시스트의 검은 셔츠단이나 독일 나치의 갈색 셔츠단처럼. 셋째는 이 모든 반역사적인 행태가 ‘표현의 자유’라는 민주적 가치로 용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현의 자유’는 역사적으로 밀턴의 저술인 ‘아레오파지티카’(1644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는 잉글랜드 내전이 한창이었던 시기로 밀턴은 그 어떤 출판물 검열도 부당한 처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팸플릿을 집필했다. 15세기 초부터 교황청은 가톨릭에서 벗어나는 이단적 사상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출판물을 검열하고 금서 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쇄술의 발전 및 종교개혁과 더불어 교황청의 사전 검열은 더욱 강화되었다. 문제는 종교전쟁이 격화되자 개신교 측에서도 이를 똑같이 채택했다는 점이다. 즉 루터파나 칼뱅파가 지배하는 지역에서도 이들의 교리에 어긋나는 사상을 표현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다. 지동설을 지지하는 과학적 입장이 가톨릭이나 개신교 양측에서 모두 금기시된 것이다. 종교적 색채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던 잉글랜드 내전도 마찬가지여서 왕당파에 맞선 의회파 또한 출판물에 대한 검열제도를 실시했다. 밀턴은 의회파 지지자였지만 종교의 자유와 이에 따른 사상 및 언론의 자유를 지지하며 이를 비판했다. 이성과 양심에 입각한 건전하고 자유로운 언론과 비판 활동이 지적 발전과 공공성에 입각한 시민적 덕성 함양, 그리고 지배·피지배 관계가 없는 공화정 수립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렇지만 그가 모두에게 언론의 자유를 용인한 것은 아니었다. 언론의 자유를 가로막는 세력, 특히 가톨릭교회는 그에게 관용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는 오늘날에도 해당하는 듯이 보인다. 타인의 자유와 존재를 부정하는 배제와 혐오 표현, 그리고 그것을 내뱉는 행태를 자유라고 용인하는 것은 ‘자유를 파괴할 자유’라는 궤변에 불과하다. 홍용진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
  • 푼돈은 ‘과태료’ 큰돈은 ‘뇌물죄’… 실형은 10년간 8% 그쳐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푼돈은 ‘과태료’ 큰돈은 ‘뇌물죄’… 실형은 10년간 8% 그쳐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 시행된 지난 10년 동안 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사람 10명 중 9명이 과태료 등 행정처분에 그쳤다. 정식 재판에서도 절반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고,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정식 재판 사건에서 1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2024년 말까지 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2673명 중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람이 1805명(67.5%)으로 가장 많았다. 징계처분 외 공무원에게 금전적 제재를 가하는 징계부가금 처분이 570명(21.3%)을 기록해 행정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우가 88.8%에 달했다. 실제 형사처벌로 이어진 경우는 298명(11.1%)에 불과했다. 검찰에 의해 기소돼 정식 재판을 받는 경우에도 대부분 벌금형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서울신문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인 2017년부터 2025년까지 발간된 9년치 사법연감 자료를 조사한 결과 대표범죄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기재된 사건에서 1심 재판을 받은 263명 중 벌금형 혹은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130명(49.4%)이었다. 무죄를 선고받은 사람도 28명으로 10.6%를 차지했다. 실형(유기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23명으로 8.7%에 불과했다.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을 포함하면 총 74명으로, 1년에 평균 8명 정도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유기자유형+집행유예)을 받은 것이다.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의 형사 처벌 기준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넘는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다.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과태료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되는데, 당사자가 처분에 불복해 정식 재판으로 회부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과태료가 위반 액수의 2~5배 정도로 크지 않아서다. 법원 관계자는 “과태료 처분에 불복하는 경우에만 정식 재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제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받는 사례는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도 직접 수사하기보다 각 기관에 통보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공무원 인사철에는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이 하루에도 수백 건씩 접수된다. 경찰은 사건 관계자의 직위, 위반 가액, 사건 경과 등을 살피고 범죄 혐의점이 크지 않은 경우 각 기관에 이첩한다. 위반 액수가 형사처벌 기준을 넘어서는 경우에도 수사를 통해 뇌물·알선수재 등 다른 혐의를 적용하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위반으로만 처벌되는 경우는 드물다. 청탁금지법 위반은 최고 형량이 징역 3년 이하인 반면, 뇌물죄는 기본 형량이 징역 5년 이하로 높다. 일선 경찰서 수사과장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송치하는 경우는 1년에 한 건 있을까 말까 할 만큼 드물다”며 “가액이 커지는 경우 청탁금지법을 적용했더라도 뇌물죄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선물과 뇌물 사이… 법관 따라 ‘고무줄 판결’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선물과 뇌물 사이… 법관 따라 ‘고무줄 판결’ [청탁금지법 10년 대해부]

    청탁금지법 위반은 다른 형사 사건에 비해 유독 법관 재량에 따라 좌우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일인’, ‘사회상규’, ‘대가성’에 대한 판단이 사건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무죄는 물론이고 형량 차이도 크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사립학교의 축구부 감독 A씨는 2017~2019년 학부모회 재무를 담당하던 학부모로부터 급여 보조 등의 명목으로 돈을 입금 받았다. A씨가 3년 동안 재무 담당 3명으로부터 건네받은 금액은 총 7100만원이었다. 2021년 1심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전주지법 형사항소부는 무죄로 뒤집었다. A씨가 받은 돈을 학부모회원 수로 나누면 학부모 1명당 1년간 100만원 남짓한 돈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입금된 돈은 결국 학부모회원 개인들이 재무 담당을 통해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제주지법은 2016~2019년 한 초등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며 축구부 학부모회장으로부터 훈련비 명목으로 매달 50만~150만원씩 모두 15회에 걸쳐 약 1700만원을 건네받은 B씨에 대해 2020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두 사건의 결과를 가른 건 청탁금지법상 ‘동일인’에 대한 해석이었다. 전주지법은 학부모회를 다수의 개별 인격체들의 모임으로 봤고, 제주지법은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독립된 단체로 보면서 인당 금품 교부 가액이 크게 달라졌다. 이러한 격차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액의 금품 수수 사건에서 더 두드러진다.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하는 ‘사회상규’나 ‘대가성’에 대한 판단이 사건에 따라 달라져서다. 전남 나주교육지원청의 C과장이 업체 관계자로부터 6만 5000원 상당의 와이셔츠를 선물받은 사건에 대해 2021년 광주지법은 과태료 19만 5000원을 부과했다. C과장은 “업체 관계자의 시아버지상 조문을 다녀온 답례”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조의금을 전달한 날과 와이셔츠를 제공받은 날 사이에 약 6개월 간격이 있다”며 단순한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2020년 광양시 공무원이 업체 관계자로부터 4만원 상당의 과일 상자를 건네받은 것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측이 오랜 기간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업체가 공사를 도급받은 적이 없어 ‘사교·의례 목적’의 선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직자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역시 청탁금지법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법 개정 등을 통해 기준이 보다 정교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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