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금정산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학생안전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해프닝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물 부족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 군마현청
    2026-05-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56
  • [도시와 산] 부산 금정산

    [도시와 산] 부산 금정산

    부산에서 산을 얘기할 때 금정산을 빼놓으면 안 된다. 금정산은 도심 한복판에 있어 부산시민들은 마치 앞동산 ‘마실’을 가듯 다녀온다. 늘 붐빈다. 부산사람에게 부산을 대표하는 산을 물으면 서슴지 않고 “금정산 아니냐.”며 핀잔 섞인 어투로 답한다. 별걸 다 물어 본다는 투다. 굳이 명산이니 진산이니 하는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만큼 친숙한 공간이다. 금정산은 부산의 허파이기도 하다. 공해와 매연으로 찌든 시민들에게 맑고 시원한 바람을 안겨 주는 소중한 터다. ●부산을 병풍처럼 두른 금정산 금정산(井山)은 금물고기가 노닌 ‘금샘’의 산이란 뜻이다. 조선 성종 13년 양성지, 강희맹 등이 펴낸 동국여지승람에 “금정산은 동래헌 북쪽 10리에 있다. 산마루에 세 길(한 길은 사람 한 명의 키로 150~160㎝) 정도 높이의 돌이 있는데 이 위에 우물이 있다. 둘레가 10여척(1척은 30㎝)이며 높이는 7촌(20㎝)쯤 된다. 물이 항상 가득 차 있어서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빛은 황금색이다. 한 마리 금빛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범천에서 내려와 이 속에서 놀았다고 해 금빛 우물이 있는 산이라는 금정산 이름과 ‘범천(梵天)의 고기’라고 하는 절 이름 ‘범어사’를 지었다.”고 기록돼 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금정산은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과 기암절벽이 어우러져 절묘한 산세를 일궈 놓았다. 금정산 북쪽 장군봉에서 주봉인 고당봉을 거쳐 남쪽의 상계봉으로 이어지는 사이에는 원효봉, 의상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 준봉이 줄비하다. 산성마을의 한 식당 주인은 “주말과 휴일에는 단체 손님들로 가득찬다.”며 “금정산은 부산시민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발 801.5m인 고당봉(姑堂峰)은 백두대간이 동해를 따라 흘러와 세워 놓은 마지막 영봉이다. 봉우리에 서면 부산시가지는 물론 바다와 낙동강, 김해평야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고당봉은 범어사에서 산길을 따라 1시간 남짓 2.5㎞를 걸어 올라간다. 금정산성 북문에서는 0.9㎞ 거리라 빤히 올려다 보인다. 금정산보존회 허탁 단장은 “금정산은 역사적으로 나라를 지켜온 호국의 산이다. 이 산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호국사찰인 범어사와 금정산성이 있으며 계명대, 봉수대를 운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범어사는 임진왜란 승병 훈련 장소로, 서산대사가 사령부로 삼아 의병활동을 한 곳이다. 일제 강점기 때에는 수련하던 학생들이 만해 한용운과 함께 ‘범어사학림의거’라는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는 등 3·1운동 거점지의 하나였고, 암자에서 전국에서 쓸 태극기를 만들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부산시민들에게 무더위를 잊게 하는 곳이다. 금정산 최후의 비경인 사시골 계곡과 주변의 선경들은 바라만 보아도 더위가 가신다. ●집앞이 등산로 금정산에는 딱히 등산로가 따로 없다. 하나의 능선길에 무수한 가지 길이 얽혀 있어서다. 금정산의 또 다른 매력 가운데 하나다. 금정산은 고당봉을 제외한 주능선의 해발고도가 500~600m에 불과해 어느 곳에서 올라도 한두 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금정산관리팀 김인수(42)씨는 “금정산은 아무 곳에서나 출발해도 정상과 연결된다.”며 “평일에는 2만~3만명 주말에는 8만~9만명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낮시간대의 번잡함과 더위를 피해 야간 산행도 성행하고 있다. 농협부산시청 신병용 지점장은 “가끔 직원 동료와 함께 금정산 야간산행을 하는데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등산로는 크게 남북방향과 동서방향으로 나뉜다. 남북방향은 금정산맥의 주 능선이 흐르는 방향이다. 산행코스는 성지곡수원지 또는 금정봉(금용산 또는 만덕고개)~제2망루(남문)~대륙봉~동문~제3망루~제4망루~의상봉~원효봉~북문~고당봉~장군봉~양산 동면(석산리)이 금정산 종주코스다. 만덕고개에서 양산 동면까지는 16㎞로 만만한 거리가 아니다. 하산이 쉽게 동면 석산리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남북방향은 상계봉 코스가 주된 등산로다. 동서방향 등산로는 거미줄같이 이어져 있어 남북 코스의 단조로움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아기자기하다. 금강공원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능선과 계곡이 모조리 이어져 있다. 산 아래에는 신라 때부터 효험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고 온천인 동래온천이 있다. 하산 후 피곤한 몸을 온천에 담그면 피로가 확 가신다. 고려 충렬왕 7년(128 1) 일연이 펴낸 삼국유사에 동래온천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신라 신문왕 2년(682) 충원공이라는 재상이 동래온천에서 목욕했다는 기록이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동래온천에서 병자들이 목욕하면 치료가 돼 신라 때부터 왕들이 여러 차례 목욕했다고 기록돼 있다. 이처럼 금정산이 부산시민에게 없어는 안될 휴식처로 자리 잡자 시는 2005년 금정산관리팀을 발족, 등산로 정비 등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천년고찰 범어사 국내최대 금정산성 금정산에는 천년고찰 범어사와 금정산성이 있다. 범어사는 1400여년 전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화엄 10찰로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때 송두리째 불탔으나 1602년 중건된 뒤 또 한 차례 화재로 소실됐다가 광해군 5년(1 613)에 다시 건립되는 등 오랜 세월만큼이나 험난한 과정을 겪었다. 임진왜란 등 재난으로 문화재의 유실은 물론 문헌 기록도 상당한 손실을 보았다. 범어사는 뛰어난 고승들을 배출했고 일제 강점기 때 선찰 대본산이 돼 민족사찰로서 불교를 수호하는 데 앞장섰다. 3층 석탑과 대웅전이 보물 제250호와 제434호로 지정돼 있으며, 일주문은 유형문화재 2호로, 원효암 3층 석탑은 제11호로 각각 지정됐다. 등나무 군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금정산성의 건립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신라시대부터 있었다는 설이 있으며, 현존하는 산성은 1703년(숙종 29년)에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에 성이 있었는데 재축조됐다는 의견도 있다. 산성은 총길이 1만 7337m에 성벽 높이는 평균 1.5~3m, 성내 총 면적은 8.2㎢이다. 주봉인 고당봉과 상계봉, 원효봉, 의상봉 등 봉우리들을 연결해 축조한 것으로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1972년 부산시 사적 제215호로 지정됐으며, 4대 성문인 동문·서문·남문·북문과 망루도 최근 복원됐다. 부산 금정구는 관광객들이 왜구 등 적들의 침입에 맞서 나라를 지키던 선열들의 혼을 느낄 수 있도록 성문에 군기(軍旗) 10종 24개를 최근 설치했다. 동서남북 및 중앙의 수호신을 상징하는 청룡기, 백호기, 주작기, 현무기, 등사기를 비롯해 장군이 군중을 순시할 때 사용하는 순시기, 군령을 전할 때 사용한 영자기(令字旗), 진퇴를 지휘하던 금고기(金鼓旗), 문 밖에 세운 호랑이 문양의 호기(虎旗), 행군할 때 앞에서 길을 치우는 데 쓰는 청도기(?道旗) 등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 지하철 9호선 개통 연기

    12일로 예정됐던 서울지하철 9호선 개통이 7월 말로 연기됐다. 서울시는 최초의 민간자본 사업으로 추진한 지하철 9호선이 역무자동화설비에 장애를 일으켜 다음달 말로 개통을 연기한다고 10일 밝혔다. 장애는 지난 8일 지하철 요금정산 시스템에서 발견됐다. 현재 후불식 교통카드 겸용으로 사용되는 신용카드 등은 모두 88개 종류인데, 이 중 2종의 카드에서 요금정산 때 요금이 너무 적게 또는 너무 많이 부과됐다. 즉 지하철과 버스 환승 때 부과된 요금 데이터가 정산센터로 전송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겨 요금이 제멋대로 부과된 것이다. 시는 이런 시스템 오류가 사소한 것이지만 전체 교통망에 연결될 경우 큰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이덕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역무자동화 설비의 장애를 하루빨리 복구해 안전하고 편리한 지하철 9호선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하철 요금으로 신경전을 벌였던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나인측은 정작 가장 중요한 시스템 점검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시는 9호선 점검 현장에서 고작 3일 정도 카드로 시험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근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현장에서 점검이 다소 부족했던 부분은 인정한다.”고 말했다.지하철 9호선 1단계 김포~논현 구간은 총 25.5㎞(25개 역)로 김포공항~당산~여의도~노량진~동작~고속터미널 등 한강 이남 지역을 동서로 관통하게 된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부산, 23곳 무선망 구축

    다음달부터 부산의 모든 해수욕장과 주요 명소에서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공짜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부산시는 지난 1월부터 시내 주요 관광지 등 23곳에 무선 인터넷망 구축에 나서 최근 마무리해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광안리·송도·송정·다대포·일광 등 5개 해수욕장과 용두산공원·자갈치시장·태종대유원지·어린이대공원·동백섬·금정산성 등 관광지 6곳, 광복로·부산역광장·서면교차로 일대·부산종합운동장·시청·국제크루즈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 6곳 등이다.이들 지역에서 노트북을 켜면 자동으로 부산의 주요 관광지 정보와 교통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프라 포털’에 접속된다. 관광객들은 관광지와 숙박업소, 음식점 등의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주식거래나 이메일 송수신 등 개인적인 업무도 처리할 수 있다. 특히 단기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은 현재 호텔 등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만 노트북 등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시내 주요 지역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금정터널 관통식 1주일전 붕괴

    국내 터널 중 가장 긴 경부고속철도 부산 금정터널이 관통식이 열리기 1주일전 붕괴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이 터널은 관통식 당시에도 정전사고가 발생, 큰 혼란을 빚기도 했다 18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13일 부산 금정구 노포동~북구 화명동 사이를 관통하는 금정터널 노포동 기점 10.5㎞, 지하 240m 지점에서 터널 관통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과 허남식 부산시장, 중국 철도부 총공정사 등 국내외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그러나 행사가 열리기 전인 지난 6일 행사장에서 6㎞ 떨어진 곳에서 터널 일부가 붕괴돼 현재 보강 공사를 벌이고 있다. 터널이 붕괴된 곳은 금정산 정상부근 지하 350m, 경부고속철도 2단계 14-2공구로 흙더미로 막혀 있다. 공단측은 여러 곳에 규열이 발생해 일부를 흙으로 메웠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현장 근로자들은 관통식 날짜를 맞추기 위해 서둘러 공사를 하다 터널이 무너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단측은 관통식 일정 때문에 국토해양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박용기 홍보과장은 “터널이 붕괴됐다면 관통식을 치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착공한 금정터널(길이 20.3㎞)은 기존 국내에서 가장긴 KTX 황학터널(10㎞)의 2배에 이른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KTX 금정터널 13일 관통

    KTX 금정터널 13일 관통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터널인 경부고속철도(KTX) 부산 금정터널이 마침내 관통된다. 9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의 14-1공구와 14-2공구 간의 경계인 금정구 구서동 지하 300m의 동래단층대 막장에서 13일 오전 10시30분 터널관통식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2004년 12월 착공된 부산 금정구 노포동~동구 좌천동 부산진역간(길이 20.323㎞)의 금정산터널 공사는 전체 3개 공구 중 지난해 8월과 9월에 2개 공구를 튼 데 이어 이날 마지막 구간이 관통되면 착공 5년2개월 만에 완전 뚫리게 된다. 사업비 4500억원이 투입된 이 터널공사에만 연인원 60여만명과 장비 17만 8100여대가 투입됐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현재 서울~부산간이 2시간40분에서 2시간10분대로 30여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정터널은 현재 개통된 국내 터널 중 가장 긴 경부고속철도 황학터널(10㎞)보다 2배나 길다. 또 경부고속철도 2단계구간 중 지난해 관통돼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보은리~경남 양산시 웅상읍 평산리간 원효터널(13.28㎞)보다도 7㎞ 더 길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부산~대구 고속철 건설사업의 핵심구간인 금정터널과 대구 남연결선구간 등 공사를 내년 8월 말까지 끝낸 뒤 시험운전을 거쳐 당초 예정일인 2011년 1월보다 1~2개월 앞당겨 개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고속도 통행료 휴게소서 정산

    설 연휴기간 귀경차량들의 편의를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통행료 요금정산이 가능해진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요금소 통과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 연휴기간 귀경차량을 대상으로통행료를 미리 정산할 수 있도록 ‘통행료 중간정산제’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목적지 요금소가 서울·동서울·서서울영업소인 차량은 목적지 도착하기 전 휴게소에서 요금을 정산하고,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영수증을 제출하면 된다. 귀경시 최종 목적지가 서울영업소인 차량은 죽전휴게소에서, 동서울영업소인 차량은 이천휴게소에서, 목적지가 서서울영업소인 차량은 화성휴게소에서 통행료 정산이 가능하다. 26일과 27일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휴게소 내 종합안내센터나 주차장 광장에 대기하고 있는 도로공사 직원에게 현금을 포함한 고속도로카드나 전자카드로 정산하면 된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부산 금정산 불… 6000여㎡ 태우고 번져

    5일 오후 7시40분쯤 부산 금정산 8부 능선 3망루 인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6000여㎡를 태우고 정상 쪽으로 번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나자 인력 800여명과 소방 차량 20여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하지만 바람이 강하게 부는 데다 날이 어두워 헬기 등 장비 동원이 쉽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민가 쪽에 방어막을 구축해 놓고 있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발화 지점이 정상 부근이어서 산 아래 범어사 쪽으로 번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금정산성의 3망루 등은 증·개축한 것으로 지정 문화재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남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상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⑥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⑥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취임 6개월째를 맞고 있는 류철호 한국도로공사사장의 집무실은 밤늦은 시간까지 불이 켜져 있다.유료도로 요금징수체계의 일대 혁신으로 불리며 지난 2000년 도입된 무정차시스템 ‘하이패스’의 보급확대에 사활을 건 그의 늦은 퇴근 때문이다.임기내 보급률을 지금의 두배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다.지난 10년여에 걸쳐 하이패스 보급은 크게 늘었지만 아직도 성에 차지 않는 기색이다.하이패스가 단순히 운전자들에게 편한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기간산업에 준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기아차 2009년·현대차 2010년까지 장착 의무화 빨리 지나가서 하이패스가 아니다.류 사장은 “하이패스를 사용하는 과정이 모두 경제이고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한다.현재의 사용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를 가격으로 환산하면 차가 서지 않고 톨게이트를 그냥 지나치는 경제적 수익이 10년에 1조 500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류 사장은 “하이패스의 사용은 개인의 이익뿐 아니라 국가경제, 나아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도 한 몫을 한다.”며 “그러나 눈에 뻔히 보이는 이점들에도 불구하고 하이패스 사용률은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편”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지난 2000년 6월 서울외곽순환도로 판교·성남·청계톨게이트에 첫선을 보인 이후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현재 국내 하이패스 보급율은 10월 말 현재 28.6%에 그치고 있다.그나마 지난 2003년말부터 적외선 하이패스 단말기가 등장하고 나서부터 상승곡선을 보였다.보급대수로는 93만 1000대가량이다. 이 같은 단말기 보급대수를 3년 임기내 4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그는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의 하이패스이용률이 40~50%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사용률을 높일 경우 경제적 수익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새차에 하이패스단말기를 부착하자는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어떤 이유로든 단말기 구입을 머뭇거리는 운전자들에게는 아예 속편한 옵션”이라며 새차 출고이후 이런 장치를 다는 것을 꺼리는 일부 운전자들의 세세한 심리상태까지 파악하고 있다. 사장의 이같은 의지에 따라 도로공사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2009년,현대자동차는 2010년까지 모든 차량에 하이패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단말기는 모두 실내 백미러에 내장된다. 그의 의욕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하이패스 단말기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과 맞물린다.운전자는 단말기를 통해 교통정보센터에서 공급하는 실시간 교통정보를 전달받고 활용한다.첨단센서가 내장된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해 차량의 자가진 단이 가능하고 노면상태의 정보도 수집한다.하이패스와 연계된 무인 주유소와 무인 주차장 이용도 가능해진다.주유소에 들러 운전자가 직접 기름을 넣고 가면 그만이다.요금정산은 하이패스가 다 알아서 해준다. 류 사장은 “꿈으로만 여겨졌던 신개념 하이패스 시대가 얼마남지 않았다.”며 “단지 요금정산개념에서 탈피해 운전자들이 각종 정보를 가장 빨리 그리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첨단시스템의 도입과 맞물려 지금과 같은 톨부스를 이용한 하이패스가 아닌,고속도로 본선 상에 하이패스 안테나를 설치하는 멀티레인도 구상하고 있다.고속도로 곳곳에 하이패스 송수신설비를 구축해 적절한 요금징수는 물론 각종 정보를 수시로 공급하겠다는 발상이다.도로공사 기술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며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패스카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게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통행료 신용카드 사용도 구체화된다.“고속도로 통행료 후불제의 일환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해달라는 운전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하이패스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IC칩이 장착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이 민원은 지난 2003년부터 제기돼 줄곧 하이패스이용자 확대에 걸림돌이 돼왔던 것으로 구체적인 추진일정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를 포함해 고속도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토해양부와 협의 중에 있으며 신용카드에 지하철,버스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후불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하도록 신용카드사와 협의 중이다. 류 사장은 “도로공사가 도로에만 매달리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고객인 운전자들에게 한계가 없는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반드시 ‘만족’이라는 피드백을 얻어내는 기업적인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심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류철호 사장은 ▲1948년 서울 출생 ▲71년 서울대 토목공학과 졸업 ▲75년 대우건설 입사 ▲93년 대우건설 SOC사업 임원 ▲01년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04년 경수고속도로 대표이사 ▲07년 (주)에이로직스 감사 ▲08년 한국도로공사 사장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4) 고누와 나무하기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14) 고누와 나무하기

    김홍도의 작품 ‘풍속화’다. 그림 오른쪽에는 상투를 튼 어른이 나무에 기대어 곰방대를 물고 물끄러미 아이들이 노는 장면을 보고 있고, 그림 중앙에는 아이 둘이 웃통을 벗고 놀이에 한창이다. 그리고 그 왼쪽에 아이 둘 역시 구경을 하고 있다. 그림의 위쪽에는 집채만 한 나뭇짐을 얹은 지게 둘을 언덕에 기대어 놓았고, 그 왼쪽에 다시 더벅머리 아이 하나가 나뭇짐을 지고서 오고 있다. ●아무 곳에나 말판 그리고 놀이… 방식도 다양 이 그림은 고누 두는 그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누는 흙 마당이나 종이 등 아무 곳에나 말판을 그리고 상대방의 말을 많이 잡아먹거나, 상대의 집을 차지하거나, 상대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이기는 놀이다. 지방에 따라 꼰, 고니, 꼬니, 꼬누 등 여러 가지로 부르고, 그 놀이의 방식도 다양해서 우물고누, 네줄고누, 밭고누, 호박고누, 샘고누, 강고누, 줄고누, 팔자고누, 십자고누 등 많은 종류가 있다. 장기와 바둑은 놀이하는 판이 정해져 있지만, 고누는 다양한 이름만큼 말판의 종류도 많고, 노는 방식도 다양하다. 또 말판이 간단하여 언제 어디서나 둘 수 있었다. 필자 역시 어릴 적에 적잖이 즐겼다. 한데 이 그림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 이 그림의 고누판은 둥근 원을 그리고 그 속에 다시 십자를 그리고 있는데 이런 고누판은 현재 전하지 않는다. 사실 이 그림은 윷판으로 보인다. 윷가락이 없으니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둥근 원형 안에 작은 물건 넷이 보이는데, 이것이 윷일 수 있다. 윷은 꼭 나무로 길게 만든 것이 아니라도 된다. 나는 어렸을 때 동네 어른들이 작은 고동 껍데기를 윷가락 대신 쓰는 것을 보았다. 땅에 살짝 굴려도 도 개 걸 윷 모가 나왔다. 이제 나뭇짐 쪽으로 말머리를 옮기자. 도시에서 나고 자란 50대 이하의 세대는 나무 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것이다. 필자 역시 나무를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아버지 세대, 그리고 주변의 시골출신들은 나무 하러 다닌 기억을 종종 떠올린다. 나무가 없으면 취사와 난방을 할 수 없었으니, 나무는 필수적인 생존 수단이었던 것이다. 필자의 직장인 부산대학이 있는 부산 동래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조 때부터 있던 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부터다. 일제시대에 온천장을 소개하는 사진엽서가 만들어졌는데, 사진 속의 금정산을 보면 완전히 민둥산이다. 왜냐고? 땔감 때문에 나무가 남아나지 않았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산이 우거진 것은 연탄을 연료로 쓰면서부터일 것이다. 물론 적극적인 식목정책도 한몫을 했지만. 김홍도가 살던 조선시대는 나무 하기가 쉬웠던가. 조선시대가 지금보다 환경이야 더 깨끗했겠지만, 국토가 온통 나무로 뒤덮인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나무를 할 만한 곳은 모두 개인의 소유로 분할되어 있었고, 그 개인 소유지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었다.‘경국대전-공전’을 보면 나무하는 곳, 즉 시장(柴場)이란 곳에 대한 흥미로운 조항이 있다.‘시장’은 땔나무를 하는 곳으로 관청에는 땔나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청마다 일정한 면적으로 땔나무 하는 곳을 분배해 준다. 예컨대 봉상시·상의원·사복시·군기시·예빈시·내수사에는 모두 사방 20리, 내자시·내섬시·사재감에는 15리, 사포서에는 5리의 ‘시장’을 지급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뒷날 문제를 일으킨다. 명종 9년 12월10일 사헌부에서 올린 상소문의 일부를 보자. 서울 주위 30리의 꼴과 땔나무가 있는 곳은 모두 세도가가 독점하여, 베어가는 것을 금지합니다. 때문에 근방의 나무를 해서 파는 사람들이 그 위세에 눌려 손을 대지 못하고 개울을 건너고 고개를 넘어 가기 때문에 너무나 고생스럽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파는 나무 값이 극히 비쌉니다. ●나무 할 만한 곳은 모두 권세가들이 독점 권세가가 서울 근처의 나무를 할 만한 곳을 모두 독점해 버려 나무 값이 뛰어오른다는 것이다. 이런 권세가를 한 명 밝히자면, 문정왕후의 오라비였던 윤원형이 있다. 박순(1523∼1589)의 상소에 의하면, 윤원형은 수락산 일대를 독차지하여 주민들의 무덤까지 파헤치면서 주민들을 내쫓은 뒤 시장(柴場)을 만들고는 그곳에서 땔나무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중 일부를 세금조로 바치게 했다고 한다. 원래 수락산은 서울에 가깝기 때문에 누구나 땔나무를 하거나 꿩이나 토끼를 잡기 위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산이었는데, 이것을 윤원형이 독점했던 것이다. 한데 이것은 윤원형과 같은 일부 권세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훨씬 전부터 시장의 독점은 있어왔고, 조선후기에도 사정은 동일하였다. 성종 연간의 인물인 서거정의 시에 나무꾼을 둘러싼 꽤나 진지한 시가 한 편 있다.‘토산(兎山)의 시골집에서 농부의 말을 기록하다’라는 제목의 긴 시를 남기고 있는데, 나무꾼의 하소연을 옮겨 적은 것이다. 앞부분을 요약해 보자. 이 농부는 불암산 기슭에서 농사를 지으며 겨우 살아간다. 그런데 뜬금없이 간교한 자의 토지 소유권 소송에 걸려든다. 교활한 아전들의 협잡질로 오막살이 한 채만 남기고 땅을 죄다 빼앗기고, 근근이 남아 있는 묵은 땅을 경작해 보지만, 흉년까지 든다. 세금을 낼 형편이 아니건만 아전들은 날마다 찾아와서 세금을 내 놓으라 닦달이다. 급기야 산속으로 달아나 숨어 있자니, 굶주린 뱃속에 불이 붙는 듯 아리고, 얼굴빛은 날마다 까맣게 타들어간다. 그래서 나무를 해다 팔기로 한다. 이제 나무꾼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땔나무 하러 산 속으로 들어가면 산중에 땔나무 무성하지요 집에 누런 송아지 한 마리 있지만 한 해 내내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해 나뭇짐 나를 수 없기에 한 발짝에 두 번씩 꼬꾸라지며 걸음걸음 내가 지고 이고 나르니 두 어깨살은 벌겋게 부풀어 올랐지요 해 떨어질 녘에야 성으로 들어와서는 길에서 만난 야박한 장사치가 푼전까지 다투며 나무 값 후리치니 쌀값은 비싸고 내 품삯은 헐하기 짝이 없네요 농부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나무를 한 짐 해서 나오는데, 뼈만 남은 몸이라 등에 지고 오자니 그것도 힘이 든다. 시내에 들어와 팔려하지만, 야박한 장사치가 값을 후리치니, 품삯도 안 나온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자신에게 의지하는 가족들이 있다. 그래도 집에 있는 열 명의 식구 밥 달라고 소리치는 걸 생각하면 한 되든 한 말이든 어찌 따질 수 있겠습니까 그나마 주린 창자를 달래얍지요 집에 돌아와 마누라 자식놈과 마주 앉아 차츰 죽이라도 먹게 되었지만 이렇게 하여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내 삶이 정말 딱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나마 나무를 해 팔아 처자식과 점차 죽이나마 먹게 되었다. 하지만 웬일인가. 사람 고생은 끝이 없다. 얼마 전부터 권세가의 힘이 나무며 돌까지 미쳐 산이란 산은 죄다 제 땔나무 밭으로 차지해 사람들 나무 하고 꼴 베는 것을 막고부터 서쪽 집은 땔나무 한 번 한 죄로 매질 마구 하여 피가 철철 흘렀고 동쪽 집은 소가 밭을 밟은 죄로 아비 아들 나란히 묶여 갔지요 아무런 이유 없이 백성의 재물 약탈해 낫과 도끼까지 모두 빼앗아 갔지요 ●땔나무 한번 잘못하면 가혹한 私刑 힘 있는 권세가의 힘이 나무와 돌에까지 미쳐 산마다 줄을 치고 자기 땔나무 밭으로 삼는다. 만약 그 독점 공간에 들어가 땔나무를 하게 되면, 찾아와서 피를 흘릴 정도로 가혹한 사형(私刑)을 가하고, 낫과 도끼까지 빼앗아 갔던 모양이다. 시를 지은 서거정은 이 비극적 사태를 보고하면서 시의 끝에서 “나는 지금 이 말을 듣고 나서/ 한밤중에 홀로 흐느끼어 우노라”라고 깊은 동정을 표했지만, 조선조 말까지 백성들의 고통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김홍도의 이 한 장의 그림에도 뜯어보면, 사실 조선조 백성들의 삶과 역사가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Local] 부산 대표적 명소 日에 소개

    해운대 동백섬, 광안대교, 부산항 등 부산의 대표적 명소들이 그림으로 일본에 소개된다. 부산의 명소를 화폭에 담아온 향토 화가인 허휘(62) 화백이 18∼23일 일본 후쿠오카 시립미술관에서 ‘부산 100경(景)그림 전시회’를 갖는다. 이번 전시회는 후쿠오카시가 부산과의자매도시 체결 1주년을 맞아 허 화백을 초청해 이뤄지게 됐다. 이 전시회에는 허 화백이 그린 금정산 동문의 봄, 엄광산에서 바라본 부산항, 동백꽃과 부산탑, 동래학춤, 태종대, 해운대, 광안대교 등 부산 100경의 그림들이 전시된다. 부산 100경 그림은 엽서 3장 크기인 3호짜리로 구성돼 있다. 허 화백은 1996년부터 100경을 그리기 시작해 지난해 완성했다. 이들 작품은 현재 그림엽서로 제작돼 관광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30여년간 그림을 그려온 허 화백은 한국미술공모대상전에서 10차례 수상했으며 그동안 40여차례 전시회를 가졌다. 허 화백은 “일본 전시회가 부산의 멋과 매력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단독]‘국내大 부당대우 좌절’ 女강사 美서 자살

    [단독]‘국내大 부당대우 좌절’ 女강사 美서 자살

    “보이지 않는 장애물을 넘으려고 발버둥치며 4년을 보낸 뒤 이곳 오스틴에서 비로소 갈망하던 안식을 찾았다.…이 글을 쓰는 것은 더 이상 이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며….” 먼 이국 땅에서 고단한 시간 강사의 삶을 마감한 한 대학 강사의 죽음이 뒤늦게 알려져 미국 교민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6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한국에서 시간강사 생활을 하던 한경선(44·여)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11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 미국에 함께 갔던 딸(16)은 이날 새벽 오스틴시 32번가 호텔 방에 쓰러져 있는 어머니를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겼지만, 어머니는 끝내 눈을 감았다. ●뛰어난 연구 업적에도 임용 불발 현지 경찰 조사 결과 한씨가 묵은 방에서는 한국 대학의 교수 임용 부조리와 시간강사의 설움을 적은 유서 3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딸의 증언 등을 토대로 일단 한씨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한씨의 행적을 살핀 결과 박사과정을 보낸 곳에서 생을 마감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씨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텍사스주립대에서 테솔(TESOL·외국인의 영어강의) 분야 박사과정을 마쳤다.2004년 한국으로 돌아와 교수 자리를 찾았지만 여의치 않았다. 미국에서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과 많은 연구업적도 허사였다. 한씨는 유서에서 “K대학에 2005년 1학기 교원임용에 원서를 냈지만 3개월이나 감감 무소식이었다.2006년 2학기에는 J대와 I대에 원서를 냈지만 떨어졌다. 대학들이 담합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한씨는 2006년부터 충주의 한 대학에서 비정규직 강의전담 교수로 일했다. 그는 “이곳에서 지낸 2년이 마치 20년처럼 느껴졌다.”면서 “2007년도 계약에서 학교측이 책임수업을 주당 12시간에서 24시간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했다.”고 적었다. 같은 대학에서 근무하다 다른 대학에 출강한다는 이유로 쫓겨난 동료 강사 임모(44)씨는 “내가 행정법원에 소송을 냈을 때 한씨가 나서서 증언을 해줬다. 불합리한 강사 임금정산 체계로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해 노동청에 진정을 넣을 때도 한씨가 앞장섰다.”며 울먹였다. 한씨의 유서는 “이런 문제는 그럴 듯한 구호로는 해결될 수 없다. 부조리와 모순은 연구와 강의를 열심히 하겠다는 순수한 열정과 희망을 접게 만들었다.”며 끝을 맺었다. ●궁핍한 유족들 美 추도식에도 못가 오스틴시 한인회는 경찰 수사가 끝나는 대로 시신을 화장하고 22일 교민끼리 추도식을 가질 예정이다. 어머니가 죽은 뒤 곧바로 서울로 돌아온 딸을 비롯한 한씨의 유족은 생계가 궁핍해 추도식에 갈 형편이 못 된다. 한씨의 어머니는 당뇨와 중풍으로 누워 있다. 한인회 전수길 회장은 “유족이 장례를 치를 형편이 안 되니 유골만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한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한국 대학의 교수임용이 투명해지고, 시간강사에 대한 처우도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時和年豊/육철수 논설위원

    대도무문(大道無門)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이자 좌우명이다.‘바른 길을 가면 꺼릴 게 없다.’는 뜻이다. 이렇게 멋있는 말도 의미 전달이 미흡해서 한바탕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1993년 7월,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다.YS는 이 글을 일필휘지해서 클린턴에게 선물했다. 클린턴은 당시 박진 공보비서(현 한나라당 의원)에게 그 뜻을 물었다. 박 비서관은 얼떨결에 직역해서 “A high street has no main gate.”(큰 길에는 정문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클린턴이 고개를 갸웃하자 이번엔 멋을 좀 부려 “Righteousness overcomes all obstacles.”(정의로움은 모든 장애물을 극복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반응이 시원찮자 기지를 발휘해 “A freeway has no tollgate.”(고속도로에는 요금정산소가 없다)라고 했더니, 클린턴은 그제야 박장대소했다고 한다. 뜻이 웅대하고 깊으면 이렇게 의미 전달에 어려움을 겪는 법이다. 새해가 밝았다. 덕담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시화연풍’(時和年豊)이란 사자성어를 내놓았다.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시화세풍(時和歲豊)과 같은 의미다. 당선인 측은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뜻이며,‘화합의 시대를 열고 해마다 경제가 성장한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국민화합과 경제살리기란 시대정신을 압축했다는 얘기다. 뜻풀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한학자들에 따르면 시화연풍에는 다른 뜻도 숨어 있다.‘시대와 화합하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로,‘새 권력에 화합(時和)해야 좋은 결실을 맺는다(年豊).’는 풀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속된 말로 ‘권력이 바뀌었으니 잔말 말고 따라와야 만사가 편하다.’는 메시지도 담겼다는 주장이다. 이 당선인의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거나 새 정권이 쿠데타나 불법으로 집권한 게 아닌 만큼, 그리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것저것 뒤져 괜찮은 사자성어 하나 골랐는데,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토를 달면 기분이 좋을 리도 없을 테고…. 그러나 그 깊은 의미를 애초에 밝힌 대로 전달할 책임은 이 당선인과 집권측의 몫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민속학으로 풀어본 ‘쥐’] 설화에 나타난 ‘쥐’의 캐릭터

    함경도 지방의 창세가(創世歌)에 보면 불과 물의 근원을 알려준 새앙쥐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 이 세상이 생길 적에 미륵이 해와 달을 이용하여 별을 만들고, 옷을 짓는데, 그 크기가 엄청났다. 미륵은 날곡식을 그대로 먹었는데, 불이 없었기 때문이다. 날곡식을 먹을 때마다 익혀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였으나 물과 불의 근본을 모르는 미륵은 풀메뚜기를 잡아다가 불기를 치며 물었다.‘풀메뚜기야 물과 불의 근본을 아느냐!’ 풀메뚜기는 자신은 모르지만 풀개구리는 알 것이라고 하였다. 역시 풀개구리를 잡아와 볼기를 치며 물과 불의 근본을 물으니 풀개구리도 자신은 모르나 새앙쥐는 알 것이라고 추천하였다. 새앙쥐를 잡아다 물으니 ‘가르쳐 드리면 무슨 공을 주시겠습니까?’했다. 이에 미륵은 ‘네가 가르쳐 준다면 이 세상의 모든 뒤주를 네가 차지하게 하겠다.’고 대답하였다. 새앙쥐는 ‘그렇다면 가르쳐 드리지요. 불의 근본은 금정산에 들어가서 한쪽이 차돌이고 한쪽이 무쇠인 돌로 툭툭 치면 불이 날 것이니 알 것이오. 그리고, 물의 근본은 소하산에 들어가면 샘물이 솔솔 솟아나서 물의 근본을 이룬 것을 알 것이오.’라고 대답했다. 미륵은 새앙쥐의 말을 듣고 금정산과 소하산에 들어가 불의 근본과 물의 근본을 밝혀 냈다. 이때부터 이 세상은 물과 불을 쓰게 되었다. 민속학자 임석재가 채집한 함경도 성인굿에서 서술되는 천지개벽 신화의 전개양상은 조금 다르나, 귀결점은 같다. 애초에 땅 위를 차지하고 있던 미륵을 석가가 사술(詐術)로써 내쫓고 그 땅을 차지한다. 이 석가가 쥐로 하여금 불을 마련하게 한다. 여기서도 쥐가 불을 처음 마련한다는 점에서 창세가의 쥐와 동일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쥐는 인간을 창조한 미륵신에게 불의 근원과 물의 근원을 가르쳐 주는 정보력을 과시한다. ‘황금구슬’이라는 옛날 이야기에 쥐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잉어를 놓아준 대가로 얻은 황금구슬로 부자가 된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쁜 할머니에게 속아 황금구슬을 도둑맞자 그 집의 개와 고양이가 황금구슬을 되찾으려고 나쁜 할머니의 집에 가서 대왕쥐를 잡는다. 개와 고양이가 대왕쥐를 잡는 이유는 쥐에게서 황금구슬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쥐는 집안의 곳곳을 돌아다녀 집안 사정이나 집안의 보물이 어디 있는지를 완전히 꿰뚫어 알고 있는 정보체로서 인식했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이들 설화로 볼 때, 우리 선조들은 쥐는 비록 작지만 어느 곳이나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있어서 여기저기에서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조그만 정보통으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쥐가 정보화(IT) 시대에 걸맞는 안성맞춤의 캐릭터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 [옥에티] “일산~퇴계원 통행료 너무 비싸”

    건설교통부는 일산IC에서 퇴계원IC에 이르는 외곽순환고속도로의 민자 도로 구간 통행료를 4300원으로 최근 책정했다. 당초 5200원으로 책정하려 했으나 지역 주민들의 요금 인하 요청이 있어 900원을 내렸다. 그러나 경기 북부와 서울 노원구 주민들은 “남부지역 고속도로와 비교할 때 비싸기 때문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양시민과 시민운동단체들은 ㈜서울고속도로와 관련 정부부처에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통행료 인하 및 원당·벽제요금소 폐쇄’를 요구하는 주민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기다 남양주 주민들은 퇴계원IC를 경유하는 요금의 불합리성을 제기하며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다. 구간별 심각한 병목현상의 해소도 과제다. 수도권 택지개발의 증가로 교통량이 급증하면서 외곽순환도로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안양과 과천으로 이어지는 청계요금소 인근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악명높은 체증구간으로 낙인찍혀 광명쪽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외곽순환도로를 피해 평촌을 관통하는 구도로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일산과 시흥IC도 출퇴근시 심각한 체증을 보이고 있다. 자동요금정산시스템인 하이패스의 통로가 적은 것도 지적대상이다. 출퇴근시 하이패스가 오히려 일반차선보다 차량이 정체되는 기현상도 발생하고 있다.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부산 범어사 입장료 내년 폐지

    내년 1월1일부터 부산 금정산 청룡동 범어사 입장료(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된다.19일 부산시에 따르면 금정산을 찾는 시민의 편의를 위해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시 예산으로 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시는 예산 2억원을 확보했다. 범어사는 사찰 내 문화재 관람 여부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국내 3대 사찰의 하나로 꼽히는 범어사는 금정산 북문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 등산객들이 이 사찰을 통과하고 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Local] 부산 금정구, 품질인증제품 선정

    부산 금정구는 18일 ‘금정산성토산주‘와 ‘금샘상황버섯’ 등 지역 생산품 2종류를 구청장이 인증하는 품질인증제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에는 금정구의 품질인증제 마크가 부착되며, 지역명품 브랜드로 본격 육성된다. 금정산성토산주는 금정산 지하 250m의 암반수로 빚은 산성 누룩과 백미를 사용한 막걸리로 지난 1979년 ‘대한민국 민속주 제1호’로 제조판매 허가를 획득한 술이다. 또 금샘상황버섯은 상황버섯에 서식하는 곰팡이균 등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화초를 이용해 제거하는데 성공, 지난 3월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았다. 고봉복 구청장은 “품질인증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관내 지역 대형마트 등에 홍보부스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 국내 최고 브랜드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국내 최장 금정산성 내년부터 복원

    국내에서 가장 긴 산성인 ‘금정산성복원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부산 금정구청은 15일 금정산성 복원계획과 관련, 최근 문화재청의 복원 승인이 남에 따라 내년부터 중ㆍ장기 복원사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복원 사업은 성벽과 관청이 있던 금정진, 암문, 장대, 망루 등의 시설물 복원과 산책로 정비 등이다. 복원 사업에는 국ㆍ시비 등 총 745억원이 투입된다. 구청 관계자는 “복원사업은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되며 완료 시점을 2022년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부산은행이 기탁한 1억원으로 북문과 남문, 제2,3망루에 대해 보수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완료할 방침이다. 부산 금정구와 동래구, 북구, 경남 양산시 등에 걸쳐 있는 금정산성은 조선 숙종 33년(1707년) 때 축조됐으며 1971년 사적 제215호로 지정됐다. 총 길이가 1만 8845m로 국내에서 가장 길지만 전체 성곽 가운데 2856m는 1972년부터 부분 복원돼 제 모습을 찾았으나 나머지는 등산로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는 실정이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주차요금 카드로 내세요”

    “주차요금 카드로 내세요”

    11월부터 서울 강북지역의 공영주차장 시스템이 확 달라진다. 현금만 받았던 주차 요금을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주차장 만석으로 차를 다시 돌리는 헛수고도 없어진다. 공영주차장 인근에 주차장의 위치와 주차 가능 대수, 요금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주차정보 전광판이 설치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5일 이같은 기능을 갖춘 ‘공영주차장 지능화(ITS)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계약 만료로 11월부터 새 위탁사업자가 운영·관리를 맡는 강북의 64개 공영주차장에서 이를 시범 운영한다. 강남의 공영주차장 84곳도 새로 위탁 운영 계약을 맺는 2010년부터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공영주차장에서 신용카드 또는 교통카드로 주차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 현금 결제 때는 영수증 발급이 의무화된다. 차단기와 요금정산소를 설치하기 힘든 소규모 노상 주차장은 개인휴대용정보단말기(PDA)로 신용카드 결제와 영수증을 발급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요금 납부 편의를 높이고 주차요금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주차장 인근에 주차정보 전광판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주차장의 위치와 주차 가능 여부, 요금 등을 안내한다. 시민단체 등으로 ‘주차관리 시민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주차장 이용 편의 등을 평가한다. 우수 업체에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부실 업체에는 지원을 줄이는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종전에 1개 사업자에게 강북의 공영주차장 전체를 위탁 운영하던 것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사업자당 최대 2곳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위탁 기간도 7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서울의 공영주차장은 강북 64곳 5080면, 강남 84곳 6582면,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곳 등 모두 176곳 2만 5023면에 이른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공영주차장의 이용 편의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와는 별개로 서울시내 모든 주차장에 대한 통합관리 시스템을 2009년 상반기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네티즌 청원운동 돌입

    고속도로 통행료의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구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신문 8월24일자 11면 보도> 24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네티즌 청원’란에 이같은 내용을 한국도로공사에 요구하자 이에 동의하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하이비스’라는 아이디의 이 네티즌은 “도로공사는 국민들이 현금을 내는 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면서 “현재 고액의 전자카드, 하이패스 충전카드 역시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전자카드 긁는 시간이나, 신용카드 긁는 시간이나 별반 차이 없다.”며 도로공사의 요금정산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바로가기 이 의견에 다수의 네티즌이 동의 댓글을 달고 있다. 아이디 ‘랄라님a’라는 네티즌은 “(현금영수증 발급은)당연하다. 대한민국 좀 더 바르게 됨이 어떠할지….”라고 밝혔다.‘송골매’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내년부터는 5000원 미만도 현금영수증이 된다는데 당연히 발급돼야죠.”라고 했다. 한편 이번 청원은 10월24일까지 1만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부산 금정산

    [산이 좋아 산으로] 부산 금정산

    우리나라 제1의 항구도시인 부산에서 바다 대신 산을 찾는 일이 다소 엉뚱해 보이지는 않을까? 부산 하면 많은 사람들이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 자갈치시장 등 싱싱한 바다 냄새와 그 주변 곁들이를 먼저 떠올리지만 부산에 바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 바닷바람에 부대끼며 살아온 부산 사람들의 등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금정산(金井山·해발 801.5m)이 있었다. 부산과 경남 양산에 걸쳐 있는 금정산은 강원도 태백 구봉산에서부터 뻗어 내려온 낙동정맥이 다대포 몰운대 바닷물에 몸을 던지기 직전 용틀임하며 솟아오른 산이다. 서쪽으로 나란히 달려온 낙동강을 벗 삼아 동쪽의 부산 시내를 굽어보며 산줄기는 끝없이 펼쳐진 남해를 향한다.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황금빛 바위샘인 금샘의 전설이 ‘금정산’이라는 이름을 낳았고,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십찰 중 하나인 범어사(梵魚寺)의 이름도 거기서 유래했다. 금정산의 가장 유명한 명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금정산성. 그 길이만도 약 17㎞에 이르는 이 산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현재 남아 있는 성벽은 4㎞ 정도. 그 옛날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번을 섰을 산성의 동서남북 4대문과 4개의 망루는 본디 제 역할을 버리고 이제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전망대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산과 강, 바다가 만나는 지점을 향해 금정산을 종주하는 참맛을 느끼려면 양산 다방동을 들머리 삼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좋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 무명봉, 장군봉을 지나면 낙동정맥과 만나는 지점. 여기서부터 백양산까지 줄기차게 낙동정맥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철탑 뒤로 모습을 드러내는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에서 17㎞의 산성길을 따라 백양산에 이르는 동안 북문∼원효봉∼의상봉∼4망루∼3망루∼동문∼2망루∼남문을 차례로 지난다.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를 동서로 갈라놓으며 길게 이어지는 금정산성길은 군데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닳아 널찍한 신작로처럼 닦인 까닭에 호젓한 맛은 덜하다. 하지만 종주 내내 시원스레 펼쳐지는 바다와 도시 경관은 기대 이상이다. 원효봉과 동문 사이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동쪽 능선으로 뻗어나간 암릉과 각양각색의 바위가 신록과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 무명암, 부처바위, 나비바위에서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는가 하면 원효봉 근처에서는 산악자전거나 패러글라이딩 현장을 지켜볼 수도 있어 색다른 경관을 연출한다. 주릉 종주산행의 단점이라면 짧지 않은 12∼13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금정산이 품은 고찰 범어사의 관람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는 점. 두 가지 아쉬움을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종주 대신 범어사를 들머리로 삼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범어사에서 출발해 정상인 고당봉을 거쳐 범어사로 원점 회귀하거나 산성길을 따라 동문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이밖에도 지역 주민들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금강산 만물상이 부럽지 않은 경관을 지닌 상계봉 코스도 즐겨 찾는다. 온천동 금강공원에서 휴정암 아래까지 놓인 금강케이블카를 이용하면 2망루와 남문을 거쳐 쉽게 상계봉에 닿을 수 있다. 글 정수정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