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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특별법 제정/정부­재계 ‘동상이몽’/내일부터 본격 논의

    기업구조조정특별법 제정 문제가 22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정부와 재계가 이 법에 담을 내용을 놓고 ‘동상이몽’(同床異夢)하는 부분이 적지 않아 법안 마련에 진통도 예상된다. 재계는 가칭 ‘구조조정촉진특별법안’을 만들어 소액주주의 주주권 행사제한과 과점주주에 대한 취득세 감면 등을 담을 예정이다. 반면 정부는 구조조정에 대한 세제지원안은 이미 세법 개정안에 반영되어 있다는 입장이다.특별법에서는 은행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의 구속력을 강화,부실기업의 신속한 처리 절차와 구조조정대상 기업의 의무사항 등을 명문화할 방침이다. ◎정부­워크아웃때 구속력 강화.부실기업 신속처리 명시/재계­소액주주 권한행사 제한.세제·금융지원 반영 기대 ◇정부의 방침=정부는 무엇보다 워크아웃의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점을 우려해 왔다. 은행이 자금을 기업에 대준 뒤에도 기업이 구조조정에 소극적일 경우 은행의 대응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크아웃 실행전에 벌칙 수단을 기업에 인식시킨다거나 주기적으로 공인회계사 등 외부 기관의 감독 리포트를 받는 시스팀을 강구해왔다. 정부는 또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를 바탕으로,부실 기업을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신속처리절차(fast track)를 특별법에 반영시켜 화의나 법정관리제도를 대체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당사자간 합의로 구조조정이 불가능할 경우 대출금과 주식을 맞교환하도록 강제하고 ▲워크아웃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법적·계약적 의무를 집행토록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재계 입장=재계는 특별법에 세제·금융지원안을 주로 반영시키도록 정부에 요구할 예정이다. 부채탕감을 받는 기업이 부실거래처로 지정되지 않도록 하고 합병법인과 피합병법인이 기존 대출한도 및 보증한도를 유지하도록 정부에 요구키로 했다. 또 ▲사업교환이나 퇴출때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를 부분적으로 제한,기업의 자금부담을 줄이도록 하고 ▲계열사 퇴출때 다른 계열사와의 상호지급보증 해소를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방안을 특별법에 반영시킬 예정이다.
  • 공공근로 자격 대폭 제한/청와대 경제대책회의

    ◎국산품 수출 오퍼상 금융지원/“정책집행 현장 확인” 김 대통령 각료 질책 내년부터 공공 근로사업의 참여자격이 각 지방 노동관서와 시·군·구에 등록된 실업자 및 일용직으로 한정되고,참여 연령도 현재의 15∼65세에서 18∼60세로 축소된다.또 실업자에 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등록된 실업자에 한해 실업대책의 수혜가 제공된다. 수출 오퍼상이나 1인 무역업체 등 중소 무역상이 국산 완제품을 구입해 수출할 경우 저리의 무역금융이 지원되며,빠르면 이달 말부터 관광호텔업과 컴퓨터 등 기업관련 서비스업에 투자해도 투자액의 10%를 내야 할 세금에서 깎아주고 대기업 무역어음 할인 재원이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20일 청와대에서 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관계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대책 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경기활성화 종합대책과 실업자 보호대책 실효성 제고방안을 확정했다. 경기활성화 대책과 관련,수출 금융과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키로하고 빠르면 이달 중 조세감면규제법 시행령을 개정,현재 제조업에 한정되어 있는 임시투자세액 공제대상을 관광숙박업,국제회의 용역업 등 관광호텔업 및 정보처리 등 기업 지원관련 서비스업까지 대폭 확대한다.적용대상 자산도 기계설비만이 아니라 운송업의 경우 자동차 등 업종별 영업의 주된 자산까지 확대,세금을 깎아준다.
  • 中企 자금지원 방식 대폭 개선/경제활성화 대책 요약

    ◎투자세액공제 업종·범위 확대/민간 관광·문화투자 적극 유도/인프라 투융자회사 설립 추진 다음은 20일 경기활성화 대책의 주요 내용 요약. ◇신용경색 완화 =▲은행원의 경영실적에 따라 스톡 옵션 등 파격적인 성과급 제도 활성화. ▲연말 전에 기업개선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금융기관이 적극 대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위해 한국은행 총액대출지원 방식을 개선: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 미달분의 60%를 총액한도대출 배정분에서 제외시켰으나 앞으로 전액 제외. ▲중소기업지원 실적이 우량한 기업에 대해 추가적인 인센티브 부여 방안 강구. ◇민간투자의 활성화 =▲자동화와 합리화 투자를 지속시키며 새로운 성장유망분야인 정보통신·관광·문화·벤처산업 등에 대한 투자를 적극 유도.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의 적용대상 업종과 자산범위를 획기적으로 확대(조감법 시행령 재개정 추진):대상을 현재 제조업에서 관광호텔업과 기업지원 관련 서비스업으로 대폭 확대.적용대상 자산도 기계설비 외에 당해 사업의 주된 자산까지 포함(관광호텔업의 건물,화물운수업의 차량,건설업의 중장비,도산매업의 저온창고 등 물류시설). ▲사회간접자본 등 공공투자 촉진:금융기관의 지방채 매입 방안 강구. ▲수도권 신공항·고속도로사업 등 주요사업에 대해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참여 분위기 조성. ▲민자유치 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전면 개편:BOT(건설·소유·운영)방식 허용 등 사업 추진방식의 다양화. ▲인프라 투융자회사(초기 자본금 5,000억원)를 설립. ◇수출 및 외국인직접투자 촉진 =▲대기업 무역어음 할인을 활성화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무역어음 할인 재원을 현재 1조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 ▲무역금융지원대상에 중소 무역상의 완제품 구입자금을 추가. ▲외상수출어음(D/A)거래에 대한 수출보험지원을 만기 1년 이내에서 2년 이내로 확대. ▲수출입은행의 수출환어음 재할인 재원(현재 5억달러)확충을 위해 5억달러의 채권 발행 추진.원화채권 발행도 검토. ▲외국인투자촉진법 대상에 관광산업 포함:관광호텔,국제회의시설,제주도 등 종합휴양시설에 대해 2000년말까지 신고한 외국인투자는 외국인투자촉진법상 조세감면 허용(3,000만달러 이상,단 종합휴양업은 5,000만달러 이상) ▲재외동포의 투자전담창구를 설치하고 모국 투자때 애로사항을 연말까지 파악해 해결방안 강구.
  • 자금압박 亞 국가 IMF서 지원을(해외사설)

    세계는 지난해 가을 국제통화기금(IMF)연례회의가 열린 이래 엄청나게 변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 입안자들은 현실감각이 없었다.세계는 신흥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인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한때 위험이라고는 없다고 믿던 투자자들과 은행들은 곳곳에서 위험에 봉착해 있다. 국제적으로 신용경색이 만연,많은 사람들이 돈을 꾸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클린턴 행정부는 이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급격한 외채 환수로 위기에 직면한 나라들에 새로운 자금을 융통하자는 클린턴의 안은 이번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도 검토됐던 사안이다.여기에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다함께 효과적인 대응을 해야 성공할 수 있어 위험 부담은 있다. 연차총회는 IMF가 처방을 내린 아시아국가들이 예상만큼의 회복을 보지 못했다는 대목에서 출발했다.오히려 예측 못한 부작용으로 치료의 효능을 떨어뜨렸다.아시아 문제는 효율적으로 자금운용을 하지 못하는 민간부문에 지원자금을 쏟아붓는 우를 범해 더욱 어렵게 됐다.그 결과 심각한 경기후퇴가 나타났으며 IMF는 기금부족을 겪게 됐다. 지금 투자자들이 보는 위험은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의 기업과 은행들이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고 그 때문에 세계경제가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대목을 의미한다. 해결방안은 바로 부채를 재조정하는 방법으로 찾아야 한다.즉 돈을 무턱대고 빌려준 채무자에게도 벌금을 물리는 방안이다.경제란 필요한 개혁이 취해질 때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인만큼 IMF가 이 작업을 주도해야 한다.그 혜택은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클린턴의 해결방안에,개혁은 이뤘으나 아직도 자금 압박을 받는 나라에 IMF가 자금을 지원해줄 수 있는 안도 포함해야 한다.IMF의 금융지원 조건에 대한 조정도 필요하다.클린턴 행정부의 180억달러 지원계획은 조정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하원은 빠른 시일내에 이를 승인해야 한다.
  • 韓·日 정상회담 매년 개최/‘21세기 파트너십’ 공동 선언

    ◎金 대통령·오부치 총리/日 총리 “식민지배 韓國民에 통절한 반성과 사죄” 【도쿄=梁承賢 특파원】 일본을 국빈 방문중인 金大中 대통령은 8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간 과거사 인식 및 대화채널 확충,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경제협력,범세계적 문제 협력,문화교류 등 5개 분야 협력원칙을 담은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전 도쿄 영빈관에서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잇따라 가진 뒤 기자회견을 통해 21세기의 새 한·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공통의 결의를 선언하고,양국 국민의 폭넓은 참여와 부단한 노력을 호소했다. 또 洪淳瑛 외교통상부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외상은 별도의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갖고 ▲정상회담 최소한 연 1회 실시 ▲일본수출입은행 30억달러 금융지원 ▲일본문화의 단계적 개방 등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부속합의서로 43개 세부항목의 행동계획(Action Plan)에 합의,이를 공표했다. 오부치 총리는 공동선언 2항에서 “일본이 과거 한때 식민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며,이에 대해 통절(痛切)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를 평가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는 뜻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金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오부치 총리와 가진 한·일 공동기자 회견에서 “일본 천황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방한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일황의 초청의사를 거듭 밝힌 뒤 오부치 총리의 방한도 공식 초청했다. 특히 이른바 ‘DJ 도쿄납치사건’에 대해 양국 정부 책임 및 관계자 처벌 불원 원칙을 재확인한 뒤 “진상규명을 위한 적절한 방법을 장래에 밝힐 것”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양국간 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 방침을 천명했으며,오부치 총리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중심적 역할과 대북 3원칙에 입각한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했다. 양국은 또 북한이 미사일개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한·일두나라와 동북아지역의 안전과 평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나라 정상은 이를 위해 양국간 안보정책협의회 및 각급 차원의 방위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 金 대통령 訪日­경협 내용·성과

    ◎아 경제위기 극복 공동노력/개방경제 유지·무역 불균형 시정 합의/유학생·산업기술·노사정 교류 활성화 【도쿄=梁承賢 특파원】 한·일 양국 정상의 경제분야 합의는 단기적으로는 두나라간 인적·물적 교류와 마찰을 문서로 실체화했고,장기적으로는 동반자적 차원에서 그 영역을 크게 확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자유롭고 개방된 국제경제체제의 유지·발전과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노력,그리고 두 나라간 무역 불균형 시정 합의가 출발점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두 나라 정상은 이를 14개 행동계획에 담고 있다.행동계획은 경제체제에 대한 공통인식에서부터 자연 및 인적 재해 경감을 위한 협력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고 구체적이다.특히 한·일 경제각료간담회 정례화,어업협정 매듭,금융지원 등은 두드러진 성과로 꼽힌다.무엇보다도 일본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연리 2.3%로 30억달러를 3년 거치 5년 상환 조건으로 지원받기로 한 부분은 가시적이다.이 자금 가운데 27억달러는 조건없는 지원이고 나머지 3억달러도 포항제철이 필요물품을 일본측으로부터 구입하는 조건이어서 적극적인 지원 신호라는 게 康奉均 경제수석의 해석이다. 또 두 나라 정상은 한·일 이중과세방지협약에 서명함으로써 변화된 양국의 경제환경을 반영했다.이는 일본의 대한 투자 확대와 오는 2010년까지 일본 공과대학에 총 1,000명 규모의 한국 유학생 파견 등 산업기술 이전과 교류를 꾀하려는 포석으로,두 나라 정부와 민간 관계자가 참여하는 ‘투자촉진협의체’의 구성을 추진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부품산업 및 뇌과학 분야와 같은 신규기술을 공동 연구키로 한 것도 이 범주에 속한다.특히 노사정 교류협력 재개 합의는 우리의 노사관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일본의 대한투자를 늘리려는 외국인 투자유치 촉진 방안의 하나로 이해된다. 여기에 아·태 초고속 정보통신 선도 시험망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연구 추진과 컴퓨터 밀레니엄 버그 문제,세계무역기구(WTO)체제 아래서 지적소유권보호 협력 강화 등은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맞추려는 양국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아울러 양국이 ‘한·일 고위급농업협력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하기로 합의,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방압력에 공동대처함으로써 ‘국제적 경제동반자’로서의 위상을 정립했다. 이밖에 두 나라 정상은 도쿄,오사카 등 일본 주요 도시의 운항횟수를 늘리고,영종도 신공항 개항 등 항공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합의했다.이는 2002년 월드컵대회를 ‘우호·협력’의 새 장으로 활용하려는 양국 정상의 의지를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 IMF·IBRD 총회 발언록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6일 세계 경제위기의 심각성에 입을 모으고 나름대로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대부분 자국과 지역의 입장을 변호하는 데 그쳤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일본 대장상=아시아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일본은 인근 국가들에 대한 기여를 늘릴 결심이다. 일본 엔화를 더 많이 이용해 줄 것을 당부한다. ○새로운 개발의 틀 마련해야 △제임스 울펀슨 IBRD총재=빈국들이 세계 시장 안정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새로운 개발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IBRD의 주요 임무에 관한 장기적·구조적 성격은 유지돼야 한다. △샹화이청(項懷誠) 중국 재정부장=중국은 아시아 위기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룩했다. 중국은 지역 위기와 관련,책임 있는 행동을 취했으며 위안(元)화는 아직 안정적이다. ○선진경제국 지도력 필요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처럼 전세계 국가의 협력이 절실한 때는 많지 않았다. 선진 경제국들이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때다.△한스 티트마이어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총재=보호주의로 복귀하는 것은 세계경제 회복의 엄청난 장애요소다. 지나친 금융지원이 투자자들의 위기 불감증을 낳을 수 있다.
  • 욕심·고집… 빅딜없는 밥그릇 싸움/표류하는 5大그룹 구조조정협상

    ◎절충점 찾기보다 기존입장만 되풀이/지리한 ‘대리인 전쟁’… 협상력에 한계 재계 빅딜이 업체들의 치열한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 재계가 진정 구조조정 의지를 갖고 있는 지 의심받고 있다. 구조조정의 대가로 세금 감면이나 대출금의 출자 전환,부채 탕감,장기부채의 단기 전환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만 늘어놓았지 정작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할 생각은 전혀 없어 보인다. 반도체 등 쟁점 사안에서 업체들이 보여온 대결 양상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오는 7일에도 결과를 못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외부 실사를 의뢰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끌던’ 철도차량까지 정부 반대에 부딪쳐 자율적으로 경영주체를 정하게 돼 구조조정의 진통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해당기업들은 그동안 구조조정 협상테이블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밀어붙이기’식 전술로 일관해 왔다. 절충점을 찾기 보다 그룹에서 결정된 부분을 상대방에게 재확인시켜주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협상력에 한계가 있는 구조조정본부장들만이 지리한 ‘대리전쟁’을 계속했다.문제를 풀기 위해 오너들이 마주앉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경영개선계획서 제출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1일 최종 협상에서도 반도체,발전설비 부문의 이해 당사자들은 전혀 새로운 카드를 내놓지 못했다. 반도체의 경우 현대전자는 생산 규모와 시장점유율을 들어 경영권 확보를 주장했고,LG반도체는 선발업체와 계열사 산업 연관성을 들어 50대 50 공동경영을 고수했다. 발전설비에서는 한국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시장점유율과 수출경쟁력이라는 명분을 녹음기처럼 틀어댔다. 경영권을 내 줄 경우,기업 내부 사정이 경쟁업체에 노출되는 데 대한 우려도 협상의 발목을 잡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남에게 드러내 보일 수 없는 경영상의 치부를 많이 갖고 있는 기업사정도 경영권을 고수하려는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자율적인 ‘딜’을 이룰지,정부와 채권단의 ‘메스’를 빌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재계. 그러나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기타 쟁점/발전설비­일원화 자체 백지화 가능성도/선박용엔진­3社 단일법인­現重체제 재편 자율조정을 택할 것인가,타율적인 구조조정의 길로 들어설 것인가. 5대 그룹이 사업구조조정 협상의 와중에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오는 6일까지 협상을 타결짓지 못하면 미합의 업종은 불가피하게 금융권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처리될 공산이 커졌다. 특히 금융당국은 공동법인과 같은 지분나누기식 구조조정에는 금융지원을 않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미 의견접근이 이뤄진 업종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같다. ◇발전설비=현대와 한국중공업간 이견이 크다. 한중민영화와 연계돼 있는 문제다. 현대와 한중이 서로 경영주체가 되겠다고 버티고 있다. 현대가 한중에 발전설비를 넘길 것인가가 관건이며 6일까지 경영주체를 결정해야 한다. 때문에 발전설비 일원화 자체가 백지화될 가능성도 있다. ◇철도차량=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이 단일법인의 지분율과 경영주체를 6일까지 결정키로 했다. 당초 경영주체 선정을 맥킨지컨설팅사에 맡기기로 하고 계약까지 했으나 시간이 걸린다는 당국의 지적에 따라 백지화시켰다. ◇선박용엔진=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대우중공업 등 3사 대표는 1일 오후 한국중공업을 중심으로 삼성,대우 등이 참여하는 선박엔진 단일법인을 만들기로 하고 각서에 서명했다. 단일법인의 책임경영주체는 한국중공업이 맡되 지분율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한진중공업이 단일법인 참가의사를 밝혀올 경우 허용할 방침이다. 따라서 선박용 엔진은 이들 3사간 단일법인과 현대중공업의 2사 체제로 재편되게 됐다. ◇정유·항공·석유화학=이들 3개 업종은 큰 쟁점은 없다. 현대정유의 한화에너지 인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항공과 석유화학도 해당그룹이 단일법인을 설립,전문경영인체제로 나가기로 했다. 항공·석유화학업종은 외자유치를 통해 외국인도 대주주나 경영주체가 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李憲宰 금감위장 관훈토론 일문일답/“지분 나누기식 빅딜 지원 못해”/회생 어려운 기업 여신중단 통해 정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2일 관훈클럽초청 토론회에서 “지분나누기식 5대 그룹의 사업교환에는 자금을 지우너할수 없다”고 밝혔다. ­5대 그룹의 빅딜이 지분나누기식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조금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업교환은 과잉·중복됐거나 잘못 투자한 부분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컨소시엄 형태는 그런 측면에서 잘못될 소지가 있다. 이런 방식의 사업교환에 정부가 금융지원을 하면 국내·외에서 특혜시비가 일 수 있다. ­5대 그룹의 구조조정 방향은. ▲주력업종이 아니거나 중소기업에 적합한 사업은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외국에 매각하거나 합병·합작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사업교환 등으로 신설될 법인은 아웃소싱이나 ‘매니지먼트 바이 아웃(MBO)’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춰야 한다. ­추가 퇴출기업은. ▲내부 지원없이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반드시 정리한다. 그러나 퇴출기업의 일괄 발표는 없을 것이다. 주채권은행별로 기업의 신용에 맞춰 단계적으로 여신중단 등을 통해 정리할 것이다. ­은행의 소유구조는. ▲법에서 지나치게 규제하고 있다. 소유지분을 4%에서 10%나 20%까지 풀 수는 있되 투자나 대출 등 경영의 투명성을 감독하는 데 치중할 필요가 있다. 이사회 구성에 관한 제한규정도 완화해야 한다. ◎전경련 孫炳斗 부회장 문답/“6일 마지노선으로 타결 노력”/금융·기업 구조조정 맞물려 합의 지연 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6일까지를 마지막 시한으로 잡고 구조조정안 타결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6일까지 시한을 늦춘 이유는. ▲금융기관 구조조정과 기업 구조조정은 맞물려 있다. 5대 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서와 부실계열사 퇴출 등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지난달 30일을 시한으로 잡았는 데 합의가 지연돼 일정이 1주일 늦춰진 셈이다. ­6일까지 안되면. ▲기업구조조정은 금융부문 구조개혁과 연계돼 있다. 따라서 타결되지 않으면 주채권은행과 협의과정이 이어지게 된다. ­1일 밤 마라톤회의에서 발표를 연기키로 한 것인가. ▲당초에는 각사가 자구계획서를 내 제3 전문평가기관의 평가를 받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번 더 협상하기로 했다. ­정부측 반응은. ▲진행된 상황을 보고했고 1주일만 여유를 달라고 부탁했다. 정부도 동의했다. ­삼성,대우가 한중과 함께 선박용 엔진에서 단일법인을 만들기로 했다는데 이번 발표에서 제외된 것은. ▲산업자원부 쪽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 지 모르지만 5대 그룹간 논의에서는 삼성의 선박용 엔진사업의 한국중공업 이관만이 논의됐다.
  • 日,헤지펀드 거래규제 추진/새달 G7재무장관회의서 제안 방침

    【도쿄=黃性淇 특파원】 일본 정부는 신흥국가의 통화위기 대책의 하나로 헤지펀드 등에 의한 단기자본 거래규제를 제안키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대장상은 내달 3일부터 워싱턴에서 열리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거액의 단기자금 유출이 아시아 통화위기를 촉발시켰다며 이같이 제안키로 했다. 구체적인 규제책으로는 투기자금 유입 등으로 혼란이 예상되는 신흥국이 사전에 IMF와 협의,일정기간 단기자본 거래규제를 실시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투기자금의 국제적인 감시 강화와 함께 자본이동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에는 현행 국제통화기금(IMF)체제로 충분치 않다고 보고 금융지원체제 수정 검토도 요청키로 했다.
  • 헤지펀드 부메랑/禹弘濟 논설실장(外言內言)

    국제투기자금인 헤지펀드들이 최근 러시아의 대외채무상환 연기사태 등으로 잇따라 큰 피해를 보거나 파산위기에 직면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는 러시아 등 신흥시장 투자에 크게 실패,도산위기에 빠졌고 이는 다른 헤지펀드의 연쇄도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또 이들에 투자한 선진국 금융기관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어 일파만파(一波萬波)의 파장이 예상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경색현상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미국을 비롯,각 선진국 은행들은 LTCM에 35억달러의 자금을 긴급지원했으나 헤지펀드의 연쇄적 파산위기가 쉽사리 가실 것 같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다.또 구제금융지원에 나선 선진국 은행들은 그들이 얼마전까지만 해도 아시아국가들의 환란(換亂)과 관련해 비난했던 ‘도덕적 해이’를 스스로 저지른 셈이 됐다.헤지펀드(Hedge Fund)는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로부터 모은 돈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물환거래주식투자 등에 동원되는 일종의 투자신탁으로 단기의 국제투기성자금인 핫머니의 대표다.글자대로 억지 직역을 한다면 ‘손해방지기금’ 정도가 될 것이다.이 헤지펀드는 두개의 얼굴을 가진다.대부분의 자본이 투자하기 꺼리는 개도국에 들어가 투자기반을 닦는 기능을 한다.그러나 투기적 속성때문에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비난받는 역기능(逆機能)이 보다 두드러진다.말레이시아에서는 헤지펀드의 환투기에 맞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와는 반대로 고정환율제로 돌아서서 자국통화가치를 보호중이다.홍콩은 자유경제지역의 이미지 손상에도 불구하고 1천억달러에 가까운 막강한 외환보유고를 풀어 쓰면서 헤지펀드와 맞싸우고 있다.이들 투기자금이 홍콩달러의 평가절하와 주가하락을 노려 선물투자를 하고 있으나 홍콩당국은 보유 외환을 풀면서 투기자금의 의도를 빗나가게 한다.헤지펀드로서는 자신이 던진 부메랑에 얻어맞는 피해를 본다는 이야기다.중국도 배후에서 이러한 홍콩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대만을 포함, 동남아지역에서는 국제투기자금의대부 정도로 널리 알려진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을 공적(公敵)1호로 꼽고 투기자금의 국내거래에 대한 구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이러한 추세를 감안했음인지 미국 등 선진국도 규제방안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외신은 전한다.우리나라도 지난해 외환위기때 이러한 헤지펀드들이 위기를 더욱 부채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외환보유고를 늘리고 국제투기자금의 급속한 유출입으로 인한 환란재발 가능성을 사전차단하는 다각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 흔들리는 IMF/빗나간 처방 바닥난 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비틀거린다.30년 넘게 경제위기 해결사를 자처하며 세계의 경제경찰로 행세해온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은 잇따라 실패하고 힘의 원천이었던 금고도 바닥이 보인다.세계 여론이 등을 돌린 것은 물론이고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간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 유수의 경쟁기구들은 대안임을 자처하고 나서고 있다.긴축재정과 고금리정책으로 요약되는 IMF식 경제해법은 녹슬었다는 지적이다.그나마 무차별 적용하는게 더 큰 문제란다.급기야 존폐마저 논의되는 IMF를 해부한다. ◎처방 실패와 원인/국가 형편 고려안해 ‘독’으로 작용/지원 89개국중 48개국 ‘중병 시름’ 옛날 얘기다.그리스에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노상강도가 있었다.길가는 나그네를 잡아다가 자신의 침대에 눕혀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다리나 머리를 잡아당겨 침대에 맞추곤 했다고 한다. 긴급하게 돈이 필요한 ‘서민국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신 경제정책을 수렴청정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와 러시아,남미 국가들에게 IMF는 프로크루스테스임에 틀림없다. 76년 외환위기를 맞았던 영국에 적용해 성공을 거두었던 처방을 무조건 강요해왔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증상에 따라 처방을 내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처방전에 증상을 맞추는 설명이다. 당시 영국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정비되어 있었고,국영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었으며,노사분규가 극심했다.IMF는 영국에 대해 재정 및 금융 긴축,공기업 민영화 등을 요구해 성과를 거뒀다.그후 IMF의 처방은 22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국가형편을 불문하고 비슷했다. 멕시코의 처방도 영국과 거의 같았다.그러나 멕시코는 정치불안과 저축률 감소,국제자본이 이탈되면서 금융위기를 맞았다.4년이 지난 요즘 외환위기의 재발이 우려되고 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 대해서도 IMF는 같은 요구를 했다.그러나 고(高)금리는 외자유입이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신용경색에 따른 기업도산과 대량 실업을 낳았다.통화가치 평가절하는 수출증대에도 불구,수입 수요를 봉쇄시켜 결과적으로 실물경제 기반을 붕괴시키고 있다. 65년부터 95년까지 IMF가 금융지원을 한 나라는 자그마치 89개국.절반이 넘는 48개국이 경제형편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는 IMF의 독선을 증명해주었다. IMF는 최근 발표한 ‘98 하반기 연례보고서’에서 아시아 각국의 사정을 파악하지 못한채 고금리,재정긴축을 밀어붙여 경제여건을 악화시켰다고 뒤늦게 실토했다. 국제 경제전문가들은 “IMF의 처방은 금융자본주의,빈익빈 부익부 구조를 심화시키는 승자독점주의로 요약되는 미국식 시장경제의 이식에 다름아니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텅 비어가는 금고/여유자금 고작 100억∼150억달러/미 의회 ‘푼돈’만 지원 자금난 심화 【도쿄=黃性淇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의 금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지난해 아시아 각국의 통화위기에 이어 올해 러시아 금융위기까지 겹쳐 자금을 대량 지원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7월 IMF에 20억달러의 추가지원을 요청했지만 IMF는 자금난으로 3억달러밖에 손에 쥐어주지 못했다.IMF에 목을 매달고 있는 나라들로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러시아와 아시아 각국 사이에 IMF 지원금 쟁탈전마저 벌어질 태세다. IMF는 태국,인도네시아 등에 350억달러를 지원키로 한데 이어 러시아에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거액을 쏟아부었다.최근 각국에 대해 지원한 총액은 멕시코 금융위기때의 3배에 이른다. 출자금 1,950억달러로 출발한 IMF는 이미 지원했거나 지원을 약속한 금액을 뺀 여유자금으로 고작 100억∼15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미국은 추산하고 있다.IMF의 자금난은 연말부터 내년 전반에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IMF는 지난 7월 러시아와 합의한 125억달러 융자금 마련을 위해 20년만에 선진 회원국으로부터 특별차입을 결정했다.78년 카터 대통령시절 미국이 달러화 방어를 위해 대량의 자금을 요청했던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가장 많은 돈을 내놓아야 할 미국이 의회의 반대로 형편이 안 좋다.미국에 요청한 자금은 모두 180억달러.상원은 자금지원을 승인했으나 하원에서는 겨우 35억달러만을승인했을 뿐이다.IMF는 자칫 ‘돈없는 은행’꼴이 될 위기를 맞고 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강도 높은 개혁·금융기구 재편 필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22일 뉴욕의 증권거래소를 찾았다.서방선진 7개국(G7)의 의장이기도 한 블레어 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을 재편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국제자금의 흐름이 훨씬 적었던 54년 브레튼우즈 협정으로 탄생된 IMF가 이제는 세계경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안정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나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후보인 수파차이 파닛팍 태국 부총리 등도 IMF의 단세포적인 정책을 꼬집는다.구제금융을 지원하면서 해당국가의 특수성을 철저하게 무시해 산업기반마저 붕괴시키고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IMF의 잘못을 앞장서서 꾸짖는 대표적 학자인 폴 크루그만 미국 MIT대학 교수.금융지원을 받는 국가들에게 실물경제를 무시한채 고금리 정책과 초긴축 정책만을 강요해 금융을 마비시키고경기를 오히려 침체시켰다고 실례를 들어가며 비판한다. 특히 9월 들어서는 국제기구들이 앞다투어 IMF의 근본적인 잘못을 들춰내고 있다.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 17일 IMF의 정책들이 아시아 경제상황을 악화시켰다며 강도 높은 자체 개혁을 촉구했다. 경제선진국의 의사조정기구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IMF가 아시아 기업의 연쇄부도와 은행 부실화를 가속화시켰다면서 경기부양책의 결여를 문제 삼았다. 캉드쉬 IMF 총재는 24일 동남아시아와 러시아를 강타한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방지하는 데 실수가 있었다고 실토했다.뒤늦게나마 IMF가 허물을 지적하는 외부의 가르침에 관심을 가지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IMF란/45년 탄생… 금융위기국가에 자금 지원/미 등 회원 182개국… 한국은 55년 가입 국제통화기금(IMF)은 45년 세계은행(IBRD)과 함께 설립됐다.IBRD가 개발도상국에 개발자금을 지원한다면 IMF는 세계 각국의 외환 흐름을 안정시키고 국제수지 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맡는다. 두차례 세계대전의 막대한 전쟁 피해와 극심한 인플레,미국 달러화의 국제 유동성 부족 등으로 세계경제가 총체적 위기를 맞은게 직접적인 설립 배경이 됐다. 미국과 영국 등 44개국은 44년 7월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튼우즈에서 세계 경제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할 수 있는 국제통화제도와 개발기구의 필요성을 논의,45년 12월17일 마침내 IMF를 탄생시켰다. 가맹국들의 통화 협력을 통해 환율을 안정시키고 무역을 늘려 각국이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노력하고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모자라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해왔다. 총재,부총재 밑에 지역기구,직능 및 특별서비스 기구,정보 및 연락기구,지원기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요원은 110개국에서 파견된 2,600명.87년부터 프랑스 출신의 미셸 캉드쉬가 총재로 일하고 있다.회원국은 182개국으로 출자액은 1,453억SDR(특별인출권·1SDR=1.36달러·1,950억달러)이다.미국이 전체의 18.25%인 265억SDR를 출자했다.한국은 55년에 7억9,960만SDR를 출자하며 회원으로 가입했다.8월말 현재 60개국이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았고 총액은 468억SDR.절반에 가까운 226억SDR가 지난해부터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 지원됐다.
  • 오페라 ‘원효’와 ‘이순신’을 보고/金文煥(기고)

    ◎세계화의 문화적 접근 ‘결실의 계절’인 가을로 접어든 길목에서 우리는 이제까지보다 매우 참신하고 성공적인 문화기획을 접할 수 있었다.지난 18일 경주 불국사에서 열린 ‘원효’(장일남 작곡)와 아산 현충사에서 공연된 ‘이순신’(니콜로 이우콜라스 작곡),두 공연은 모두 오페라이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흥미롭게 대비된다. ‘원효’는 1971년에 이미 초연됐고 ‘이순신’은 이번이 초연이다.‘원효’가 서양의 전통 음악적 기법을 구사하면서 선율을 중심으로 다소 단조롭고 평이한 느낌을 주었다면,‘이순신’은 이른바 현대음악 기법을 기초로 5음계를 활용하면서도 좀더 풍부하고 다양한 느낌을 주었다. ‘원효’는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를 배경으로 큰 나무들 사이에 만들어진 무대와 대형 스크린을 활용,실감있는 장면 묘사를 가능케 했다.‘원효’는 대구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하고 대구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경주시립합창단이 출연했다.‘이순신’은 공주대 백기현 교수가 이끄는 민간단체 성곡오페라단이 주관하고 부산시향과 충남도향,대전시립합창단 등이 출연했다. 이런 식으로 대조해 보자면 아직도 한참 길어지겠지만,본격적인 오페라 관극평을 목표로 하지 않는 한,오히려 IMF 금융지원으로 상징되는 경제적 난국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대형 야외예술공연이 가능했던 배경이 주목돼야 할것이다. ○인적 자원 투자 높여야 첫째,무엇보다도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에 주목해야 한다.그동안의 관심이 대형 문화공간을 건립하는 것으로 상징되는 반면,이 두 공연은 그보다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이라는 사실이다.물론 두 공연 모두 예술적 축적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지만,앞으로 좀더 나은 발전을 기대한다면,인력자원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주민들의 호응이 관심대상이 되어야 한다.두 공연의 경우,객석의 반응은 과히 수준급이었다.아직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할지라도,넓은 의미의 문화 교육적인 노력은 그런 뜻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셋째로 기획의 집중도가 지니는 의미가 제대로 읽혀져야 할 것이다.‘원효’가 문화엑스포를 표방하는 여러 행사의 하나로 이뤄진 공연이었던 것에 반해,‘이순신’은 충무공 순국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집중기획이다.때문에 ‘원효’보다 ‘이순신’의 공연성과가 결과적으로 앞선 이유중 하나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역민 문화 자긍심 고양 ‘원효’가 세계문화유산인 경주를 세계에 알리고자 했다면,예컨대 10년전에 이루어졌던 ‘빛과 소리’ 공연을 다각도로 지속시키면서 이번 공연을 하나의 구심점으로 삼을 수도 있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들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유보사항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자신과의 연고를 활용해 국가적,아니 세계적 의의를 지닌 인물들을 예술공연을 통해 기림으로써 지역주민의 문화적 자긍심과 공동체성을 높이는 한편,지역이 지닌 매력을 더해주고자 한 것은 참으로 치하할 만하다.당장은 경제적인 손익계산에서 적자가 나더라도 이같은 기획이 뿌리를 내릴 경우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문화의 결실은 당장의 입장객 숫자가 아니라 삶의 질에 미치는 성과로 헤아려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은 그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니고 있다.문화적인 차원에서의 세계화란 결국 민족적인 소재를 통해서 세계적으로 보편화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할 때 그 의미를 제대로 획득하게 마련이다.그런 의미에서 성급한 경제주의적 접근을 잠재울 문화적 접근의 가능성을 보여준 두 개의 공연이 지닌 의의는 실로 중대하다 할 것이다.
  • 수요자 금융 3兆 풀기로/경기진작대책 내주 발표

    ◎은행 1차구조조정 28일께 매듭 정부는 이달 말까지 합병은행에 대한 금융지원과 금융감독기준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다음 달부터는 금융기관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 가속화 및 경기진작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또 은행들이 자산회수 등을 통해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고,수요자금융 3조원을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풀어 내수를 진작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오는 28일 金大中 대통령의 경제특별기자회견 직후 이같은 내용의 금융구조조정 대책과 실물경기 진작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鄭德龜 재정경제부 차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28일쯤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1차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정부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부 대책에는 ▲합병은행에 대한 25조­30조원 수준의 정부 출자와 부실채권 매입 ▲은행감독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鄭 차관은 “이로써 금융기관에 대한 1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셈”이라고 말해 추가로 2,3차의 구조조정이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10월부터는 1차 구조조정 대상 외의 은행을 대상으로 부실채권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금융기관이 엄격한 금융감독기준을 준수하게 됨으로써 자산 운용이나 부실 채권 회수 등에 적극 신경을 쓰게 되고 따라서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또 수요자금융 3조원을 확충해 현재 자동차 위주로 나가는 수요자 금융을 주택과 전자제품에도 적극 풀기로 했다. 지난 5월말 현재 할부금융 잔액은 7조8,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자동차가 48%로 가장 많으며 주택 35%,전자제품 및 기타 내구재는 12%이다.
  • 브라질 금융지원 협상/긴축재정 등 전제 조건

    【뉴욕·워싱턴 AP 교도 연합】 브라질은 국제통화기금(IMF) 및 기타 국제금융기관들의 패키지 금융을 얻기 위해 현재 긴축재정을 포함한 전제조건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국제금융계의 한 소식통이 22일 밝혔다. 페르난도 카르도수 브라질 대통령은 서방선진 7개국(G7)이 중남미 국가들의 요구에 대비하고 일종의 비상기금용으로 IMF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브라질은 경제성장을 위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아울러 시사했다.
  • “내수 진작·구조조정 병행”/정부­민간대표 경제대토론

    정부는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면서 경기진작책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5대그룹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등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금융지원이나 수출금융 금리의 인위적인 인하는 하지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17일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등 5개 경제부처 장관과 南悳祐 전 총리등 재계대표,민간 경제전문가 등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비공개 경제대토론회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간 참석자들은 대부분 경제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며 경제난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과 동시에 내수진작책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측에 전달했다.李장관은 토론 직후 “현재 구조조정이외에는 대안이 없으므로 구조개혁에 국민적 역량을 집결해야 할때”라고 말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李장관은 “단기적으로 경제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엄격한 원칙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회복을 실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금융시스템 복원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李장관은 이어 “그러나 실물부문의 침체를 그대로 놔두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함께 경기진작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 G7/세계 경제위기 불끄기 나섰다/재무장관·중앙銀 총재 합의

    ◎인플레 억제서 성장촉진책 전환/새달 정상회담선 금리인하 논의 서방 선진국들이 뒤늦게 세계경제 위기 극복에 발벗고 나섰다. 미국 등 서방선진7개국(G7)은 침체된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예전의 인플레 억제정책을 경제성장 촉진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국제 금융체제의 중심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중남미에 대해 긴급 금융지원하고 운용자금도 크게 확충하기로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7개국은 최근 런던과 스위스 바젤에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합동회의 그리고 중앙은행 총재단회의를 잇달아 갖고 세계경제 위기 극복방안을 마련했다. 미셸 캉드쉬 IMF총재는 이와 관련,16일 일본의 니혼 게이자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다음달 열리는 서방선진7개국 정상회담에서 선진국의 경제성장 촉진방안과 개도국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유치를 돕기 위해 금리인하 등의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개발회의(UNCTAD)는 올해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선진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2%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은 2.3% 정도로 지난해 5.4%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국제 금융시장 관계자는 “선진국의 새로운 결연한 의지는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과 소비자심리 회복을 가져와 경기침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9월 수출 20% 곤두박질/30대 그룹 무역금융 추진

    ◎정부,IMF와 협의 빠르면 새달 허용 정부는 수출 비상체제 가동에도 불구하고 9월15일 현재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0% 감소하는 등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음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5∼30대 그룹에 무역금융을 새로이 지원하는 방안을 국제통화기금(IMF)측과 은밀히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16일 “최근 IMF의 고위관계자와 만나 30대 그룹에 대한 무역금융 허용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이 관계자도 ‘현재의 수출부진을 감안할 때 5대 그룹 외의 기업에는 무역금융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늦어도 다음 달 중 30대 그룹에 무역금융을 허용한다는 원칙 아래 IMF 및 관계 부처간 조율을 서두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수출총력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나 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없이는 수출증진에 한계가 있다”면서 “9월중 수출실적 마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무역금융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산업자원부 朴泰榮 장관은 이날상오 서울 프레스센타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정부는 하반기에 모든 수단을 강구,수출증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금융문제 때문에 수출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달 20일 수출입금융 지원확대 방안을 발표하면서,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점을 들어 30대 그룹에 대한 무역금융 확대방침을 유보했었다. 한편 정부의 수출 비상체제 가동에도 불구하고 9월중 수출은 지난 13일 현재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 30%,15일 현재 20.6%의 급격한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 IMF 실패의 파장과 대책(사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데 실패했음을 자인함으로써 경제회생을 위한 새로운 대안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IMF는 최근 연례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수혜국(受惠國)들에 대한 초긴축재정 및 고금리중심의 금융개혁 처방이 실물경제의 피폐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치 못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실패를 시인한 것으로 보도됐다.97년초 한보사태로 심화된 한국의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IMF정책에 대한 국내외 전문기관이나 학자들의 비판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IMF가 스스로 잘못을 공식 시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특히 이러한 자기비판은 러시아에 대한 금융지원이 아무런 효력을 발휘치 못한데다 말레이시아·홍콩등이 자국통화 보호를 위해 고정환율제를 고집하는 등 IMF 권고와는 정반대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나온 것이어서 충격의 파장은 더욱 크다. 게다가 IMF는 현재 가용(可用)재원이 50억∼90억달러로 추산되는 등 자금고갈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기존의 IMF방식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이는 곧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음을 가리키는 것이기도 하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러시아와 동유럽·중남미로 번지고 소비수요 감퇴등에 따른 세계적인 디플레현상으로 대공황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미국등 선진국들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이와 함께 개도국및 후진국을 포함하는 범(汎)세계적인 확대정상회의 정기개최를 통해 악성외채 탕감등 상호공존 인식을 바탕으로한 국제협력체제를 확립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의 경우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내수(內需)진작으로 실물 경제 기반의 붕괴를 막는 일이다.물론 수출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인 수요감축현상을 감안해서 무리한 출혈수출보다는 내수에 의해 성장 잠재력을 되살리리는 일을 빠른 속도로 추진해야 한다. 또 당국은 앞으로의 경제정책이 보다우리실정에 맞게 신축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점을 고려,더욱 철저한 책임의식을 갖고 정책입안과 집행에 임해야 할것이다. IMF가 자기비판을 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이로운 사안을 과감히 받아들여야 함은 물론이다.특히 기업·금융구조조정은 강도를 높여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그래야만 우리경제의 내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지고 투자심리가 되살아나 경제회생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 수출지원책 실효성 의문/비상체제 문제없나

    ◎상반기 구조조정에 힘쓰다 시기 놓친셈/“고금리 낮춰야” 金宇中 회장 목소리 높여 침몰 직전의 수출을 되살리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이 부산스럽다. 정부는 14일 13개 관계부처와 6개 경제단체,7개 수출지원 기관의 책임자급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지원대책위원회 2차회의를 갖고 범국가 차원의 수출비상체제를 마련했다.목표는 40년 만의 수출 감소만은 막겠다는 데있다.즉 지난해의 1,362억달러는 달성하자는 것이다.무역흑자 400억달러 달성도 같은 무게의 목표다.그러나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미흡해 과연 이를 달성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지적이다. 당장 9월중 수출도 지난 10일 현재 전년 대비 -25%를 기록,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남은 석달간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달 3% 이상의 증가율을 기록해야 하나 현 추세로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뒷북치는 지원대책=정부의 수출대책이 안이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대우경제연구소 申厚植 연구위원은 “정부가 아시아 시장의 위기를 지나치게 안일하게 본 것 같다”고 지적했다.“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자유치보다 즉각적 효과가 나타나는 수출이 중요한데도 지난 상반기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과 외자유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출을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겉도는 수출입 금융=뒤늦은 금융지원도 그나마 겉돌고 있다.지난 9일 현재 수출입은행의 수출환어음 매입자금은 목표액 10억달러의 10%에도 못미치는 9,000만달러에 그쳤다.원자재 수입에 사용되는 수입신용장 개설 자금도 목표의 절반에 못미치는 6억4,000만달러만 나갔다. 영세수출업체들은 이마저 14%를 넘는 고금리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金宇中 전경련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일본과의 은행 금리차가 9%포인트까지 날 정도로 우리 은행의 대출금리가 지나치게 높다”며 “이런 마당에 수출대책회의를 몇번씩 하면 무엇하느냐”고 강도높게 금리현실화를 요구했다. ◇시급한 장·단기 전략=정부는 더이상의 금융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계와 재계에서는 올해 수출목표액을 포기하든지,대기업 수출입금융을 확대하든지 택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마이너스 성장만은 막겠다는 데 수출대책의 목표를 두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국제통화기금(IMF)을 설득,대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 돈가뭄 어떻게 풀까­전문가 좌담

    ◎“신용보증 확대 특단대책 절실”/“정부 재정지출 조기집행/기업 세제지원 적극 도모/국공채 발행도 앞당겨야”/“간접금융 조달 매우 곤란/직접금융 활성화 겨냥 주식시장 부양정책 시급”/“금융정책 경기부양 한계/소비부문 가계 배려 중요/다양한 형태 창업지원을”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는다.은행권과 대기업에는 상당량의 자금이 고여있다.그러나 이 자금을 정작 필요로 하는 분야에는 흘러가지 않고 있다.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낸 河成根 연세대 교수와 崔東洙 조흥은행 여신담당 상무,鄭奇松 현대중공업 재정부장의 지상토론을 통해 자금난의 해법을 알아본다. ▲河成根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전체적으로 볼 때 자금사정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고 금융여건에도 혼란상태가 가중되고 있습니다.특히 수출지원을 위해 정부가 여러 대책을 제시했고,일부는 실행에 옮기고 있으나 아직 수출과 생산 촉진에 체계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태입니다. ▲崔東洙 조흥은행 상무=최근 콜거래가 8% 이하로 이뤄지고 있다시피 시중 자금사정은 좋은 편입니다.다만 여유 자금이 실물경제로 충분히 흘러들지 못한 채 일부가 금융권에 머물러 있는 게 문제입니다. 앞으로 시중 자금상황은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40조∼50조에 이를 국공채 발행,국내외 금리차,세계경제의 불안요소 등에 의해 좌우될 전망입니다. ▲鄭奇松 현대중공업 재정부장=시중자금은 IMF 직후보다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되나 정상적인 산업화자금으로 유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정부의 금융지원책이 실질적 측면에서 기업에 미치는 효과가 없어요.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河교수=실물부문에서는 기업의 높은 차입 의존도,국내 및 국제경기의 위축 등이 자금 경색의 주된 요인입니다.또 금융부문에서는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누적과 강도 높은 BIS 비율(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 규제에 따른 금융기관의 대출 회피,그리고 기업과 금융기관의 전반적인 신뢰도 저하와 이에 따른 국·내외 대부자금 이탈 등이 자금경색의 주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崔상무=기업들의 자금난은 실물경제의 위축에 따른 매출 부진,판매대금 회수의 어려움,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의 적기 조달 애로 등에서 비롯됩니다. 우량 기업들은 자금수요가 없고 자금이 필요한 기업은 대부분 한계기업으로서 부족한 신용을 보완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이 대출하려 해도 신용 위험 때문에 어렵습니다. ▲鄭부장=통화량 확대를 통한 자금난 해소에는 적극 찬성합니다.다만 공급된 자금이 기업들의 산업 활성화 자금으로 운용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합니다.금융권이 탄력적으로 여신행위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줘야지요. ▲河교수=통화공급 확대에는 반대합니다.매우 한정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자금경색은 돈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 아닙니다.자금의 흐름과 금융체계의 기본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때 돈을 많이 풀면 반짝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곧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돈을 쓸어담을 때는 금리상승과 새로운 자금경색이 초래돼 몇배의 고통이 따른다는 이야기입니다. ▲崔상무=금융당국은 지금도 자금을 계속 공급하고 있습니다.문제는 자금 규모보다 경기침체의 지속과 경제의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실물경제의 위축 및 신용경색입니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다 보니 최근에는 자금수요도 많지 않습니다.일부 기업에서는 대출금을 조기상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신용보증 한도를 확대해 중소기업 등이 쉽게 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鄭부장=실질적으로 국가경제를 이끌고 가는 주체는 기업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관 중의 하나는 금융권입니다.은행권이 구조조정 중이라고 해서 기업이 생산활동과 국내외 무대에서의 경쟁을 중단할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당국은 은행의 구조조정과 관계 없이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河교수=은행과 기업의 구조조정은 경기부양과는 별개입니다.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구조조정이라고 볼 때 이는 어디까지나 구조적 문제를 야기한 요인,즉 금융기관의 부실부문,비정상적인 대출관행,기업의 취약한 재무구조,중복과잉투자 등을 제거하거나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거시정책이나 경기대책은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전체 경제의 부침을 완화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고금리나 긴축정책을 구조조정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곤란하지요.IMF가 우리에게 고금리 긴축정책을 과도하게 요구한 것이 잘못이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崔상무=지금 우리 경제 상황에서는 실물경제의 지나친 위축과 신용경색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해외시장의 침체로 수출의 대폭적인 증가를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극심한 내수 침체와 수출부진이 지속되면 산업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큽니다. 정부부문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와 위축된 소비 심리를 살려서 내수를 진작시켜 나가는 일이 필요합니다. ▲鄭부장=IMF 사태 이후 국가 및 기업의 전반적인 신인도 하락으로 기업의 간접금융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국·내외적으로 극히 제한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종 사채발행 및 주식증자 등으로 직접금융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주식시장의 부양정책과 더불어 기관들의 투자에 대한 각종 제한조치 등을 완화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河교수=지금은 재정의 경기조절 기능이 강조되어야 합니다.가능한 한 정부의 재정지출을 조기 집행하고 투자세액공제 확대나 법인세 감면 등으로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을 적극 도모해야 합니다. 세수부족은 세무행정의 효율화와 탈세방지 등을 통해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구조조정을 위한 국·공채도 앞당겨 발행,조성된 자금을 빨리 지출해 총수요 확대와 경기회복에 기여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崔상무=금융정책이나 조세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입니다.생산부문인 기업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겠으나 소비부문인 가계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따라서 수요확대를 위한 소비 촉진책과 아울러 실업 등으로 인한 가계부문의 불안요소를 최소화 하는 조치가 시급합니다. 이를 위해 사회보장제도 같은 사회안전망을 조기 구축하고,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로 창업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鄭부장=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중자금이기업으로 흘러 갈수 있는 여건을 조성(금융기관의 자율성 부여 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여신한도 제한 등을 완화해야 합니다. 참고로 현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및 흐름은 실질적으로 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그러나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깊은 연관관계를 갖습니다. 대기업이 수주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중소기업의 협력과 하청을 통해 수행되고 있기 때문이지요.이 점을 고려한다면 대기업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습니다. ▲河교수=무엇보다도 중소기업의 대출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신용보증기금의 확충이 필요합니다.기금의 확충 못지 않게 보증기금제도의 운용도 중요합니다. 지금 같은 과도적 상황에는 과도적 제도가 필요한 법이지요.한시적으로 존재하는 가칭 ‘신용보증특별기금’을 만든 뒤 이 기금에서 중소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여 적격기업에 무담보로 보증을 제공하는 제도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담보력은 약하지만 장래성 있는 중소기업을 현재와 같은 위기에서 살려내는 데는이같은 특단의 제도가 필요합니다. ▲崔상무=금융기관도 수용가능한 신용위험 수준의 조정 등 여신관행의 개선을 통해 자금이 균형분배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저희 은행의 경우 최근 심사위원 6명 가운데 외부 전문가 4명을 참여시켜 ‘중소기업지원 특별대출’을 시행하고 있습니다.이처럼 외부 심사위원이 심사를 하게 되면 기업의 입장을 많이 배려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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