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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중립’이 중요한 금감원

    [서울광장] ‘중립’이 중요한 금감원

    검사스럽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평검사 10명의 대화가 2003년 생중계된 이후 나온 신조어다. 버릇없이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당시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이야기하려고 했다. 검사들은 세계적으로 사례는 없지만 법무부 장관의 인사권을 검찰총장에게 넘기라는 이야기만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이 단어가 떠올랐다. 이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이 원장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힌 상법 개정안에 찬성한다.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했고 이 원장은 “직을 걸고” 거부권에 반대한다고 했다. 상법 개정은 금감원이 아닌 법무부 소관이다. 금감원은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에 거부권 행사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보내고 출입기자단에도 배포했다. 이례적인 일이다. 이 원장이 어떤 입장을 밝히면 그것이 무엇이든 금감원은 관련 자료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 조직의 생리다. 이 원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이후 사의를 밝혔으나 ‘F4’(한국은행 총재, 기재부 장관,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다른 멤버들이 만류했다며 남아 있다. 최근 홍콩·베이징 출장을 갔다 왔고 다음달 스위스 바젤 출장길에 오른다. 오는 6월 6일까지 3년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이 높다. 지난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청래 위원장은 “열심히 해 달라”고 했고 이 원장은 “그러겠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회계, 공시, 주가조작 등과 관련해 모든 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다. 2019년 금감원 내에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수사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만들어지면서 활동 반경이 더 넓어졌다.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으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2023년 10월 23일 포토라인에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도 금융사가 아니다. 검찰이나 경찰에서 볼 수 있던 포토라인이 금감원 개원(1999년) 이후 처음 등장했다. 이 원장은 다음날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경영진이 처벌받으면 그 법인도 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을 뜻한다. 상장사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금감원장이 뱉었다. 법적으로 금지됐지만 관행적으로 하는 피의사실 공표에 가깝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에는 절대 갑이다. 금감원 예산 대부분은 금융사들이 갹출하는 감독분담금으로 충당된다. 금감원은 3~5년 주기로 금융사들을 정기검사한다. 신상품 출시, 새 금융정책 도입 등이 있으면 금감원과 꾸준히 소통해야 한다. 금융사의 일부 임직원조차도 금감원은 알아도 금융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상위 기관으로 관련 법률을 만들고 금감원을 지도·감독한다. 금감원은 무자본 특수법인이고 금융위는 정부조직이다. 금감원의 제재 중 중대한 사안은 금융위의 심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금감원은 최근 들어 검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중간발표를 했다. 이 또한 이례적이다. IBK기업은행 부당대출 검사가 지난달, 우리은행의 전 회장 부당대출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 정기검사가 지난 2월 각각 중간발표됐다. 감사원은 중간발표의 법적 근거, 3년치 중간발표 목록 등을 요청했단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이야기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재부의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로 넘기고, 금감원의 소비자보호를 분리하는 안을 고려 중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비자보호를 강화시켰고 금감원장으로 윤석헌 당시 서울대 객원교수를 임명했다. 금융위 해체를 주장하는 윤 전 원장은 임기 3년 내내 금융위와 다퉜다. 감독체계에 정답은 없다. 단, 금감원장만큼은 중립적이고 현장 경험이 많은 인물로 지명하자. 경제의 혈관이라는 금융이 금융사를 넘어 모든 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국민의 일상생활에 어떻게 관여되는지를 제대로 알아야 하지 않겠나. 지난해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판을 깔아 준 이 원장 덕에 금융지주들은 올해도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다. 금감원은 사정기관이지만 혈관처럼 예민한 금융을 다룬다. 전경하 논설위원
  • 임상오 경기도의원, 경기도·하나은행 상생협력으로 지역경제 도약 기대

    임상오 경기도의원, 경기도·하나은행 상생협력으로 지역경제 도약 기대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임상오 위원장(국민의힘, 동두천2)은 4월 14일 하나은행 경기도청점 개점 행사에 참석해 제2 금고의 공식 업무 개시를 축하했다. 이번 개점 행사는 경기도 금고의 기능을 다각화하고, 금융서비스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도의 금융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임상오 위원장은 “하나은행이 경기도의 든든한 금융 파트너로서 제2 금고의 역할을 시작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히며 “도의 세입·세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금융기관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임 위원장은 “오늘 개점은 단순한 지점 개설이 아닌, 경기도와 하나은행이 함께 추진할 지속가능한 금융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도민의 삶의 질 향상과 금융복지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상수 자치행정국장을 비롯해 이호성 하나은행장, 하나은행 지점장, 광교센터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개식사, 테이프 커팅식, 귀빈 축사 순으로 진행돼 개점을 기념했다. 한편, 경기도는 제2 금고 지정 이후 금융 행정의 안정적 운영과 도민의 금융 접근성 강화를 위해 하나은행과의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며, 경기도의회는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행정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 “가상자산은 변혁적 기술의 산물… 그 철학엔 금융 포용이 있다” [월요인터뷰]

    “가상자산은 변혁적 기술의 산물… 그 철학엔 금융 포용이 있다” [월요인터뷰]

    가상자산 질서 세운 1등 공신30년 기재부·금융위 정무직 거치며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등 다 겪어 암호화폐 광풍에 거래소 폐쇄 위기 실명계좌 입출금 도입해 산업 살려공직 생활 이후 빠진 미래 기술어렵지만 새롭게 느껴진 블록체인큰 충격과 호기심에 배울 결심 생겨가상자산 투자자 김서준 대표 인연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 합류전통 금융의 한계 넘는 크립토트럼프 당선 후 새로운 패권 구축 중 인식 범위·내재적 가치 시야 넓혀야자산으로 받아들여 과세 개편 필요은행권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기대지금도 젊은 세대에서 회자되는 2018년 1월 ‘박상기의 난’을 기억하는지.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신년 간담회에서 ‘코인 거래소 폐쇄’를 언급해 비트코인 시세가 하루 만에 약 2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20% 이상 빠진 사건(?)이다. 일거에 한국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광풍을 잠재우기는 했지만 코인 산업은 타격을,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당시 서울은 가상자산의 ‘그라운드 제로’(가장 뜨거운 전쟁터)로 불렸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영끌’에 나선 2030을 중심으로 하루 거래량이 전 세계 거래량의 50%까지 치솟았고, 김치 프리미엄이 해외 시세의 50%를 넘어간 날도 있었다. 과열이었다. 터무니없는 수익률을 내건 코인 사기도 급증했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정확히는 법무부가 가상자산 거래소 전면 폐쇄를 불사하며 나섰고 금융위원회가 거래소와 은행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이런 움직임을 막았다. 가상자산 시장의 질서는 잡으면서도 산업의 불씨는 살려 둔 묘안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가 그것이다. ●가상자산 과열 잡다가 업계로 입성 이 제도를 한 땀 한 땀 만든 게 경제 관료 출신의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HOR) 대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행정고시 30회에 합격해 공직 생활만 30년이 넘은 차관급(당시 금융위 부위원장) 베테랑 관료였던 그도 “내가 했던 일 중에 제일 어려웠다”는 말을 반복할 정도로 당시 분위기는 심각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카드 사태, 유럽 경제 위기, 코로나19 등 모든 경제 위기를 경험했다. “이미 법무부 주도로 거래소 폐쇄라는 결론이 난 분위기를 뒤집어야 했죠.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를 유지하되 실명 확인 계좌를 만들어 관리하는 방안을 준비해 갔어요. 산업 뿌리는 뽑아선 안 된다고요. 문서로 남기지 말자고 한 후배도 있었죠. 나중에 탈이 난다고요.” 그는 비트코인이 유난한 현상이 아니며, 기술과 통화의 초기 역사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고,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거래를 못 할 구조도 아니며, 거래소 폐쇄는 정부의 혁신 성장 기조와도 반대된다는 논리를 폈다. 청와대는 금융위 손을 들어 줬다. 구사일생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는 실명 계좌로 전환하며 살아남았다. 이름과 계좌번호, 입출금 내역, 주민등록번호 등의 자료가 쌓였다. 실명 계좌 입출금 서비스 시행 직후 바로 김치 프리미엄이 0%대로 급감했다.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은행이 통제하고 정부는 은행을 관리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관리할 수 있었던 셈이다. 김 대표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원래 정부는 독점적으로 정보를 갖고 정책을 주도한다. 그래도 어려운 게 정책이다. 이 경우엔 주도는커녕 관장도 안 했고, 현안도 민감했고, 시기도 버블이 최고조일 때였다”며 “당시에 정말 운이 좋아서 질서가 잡힌 거지, 블록체인(분산 거래 저장 장부)이라는 새롭고 거대한 기술은 정말 나를 힘들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엔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부임해 코로나와 싸웠다. 미국발 유동성이 끌어올린 물가와의 싸움이었다. 기재부와 금융위 정무직을 모두 경험한 관료는 김 대표를 포함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의 머릿속엔 어느새 블록체인이라는 파괴적인 기술이 자리잡았다. 관료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그때 느낀 충격과 호기심이, 정통 관료가 블록체인 업계로 ‘파격 이동’할 수 있었던 씨앗이 됐다. 2021년 기재부 1차관 퇴직 후 김 대표의 더듬이는 미래 기술로 향했다. 그는 “당시에도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핫’했다”며 “시간이 있을 때 젊은이들한테 이런 걸 좀 듣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당시 주변 여러 곳에서 추천한 사람이 2017년 설립된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다. 한국에서 가상자산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으로 꼽히는 김서준 대표의 해시드는 2023년 기준 12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와 24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즈음 지인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김서준 대표가 그의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김서준 대표의 부친인 김용구 전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과 김 대표는 광산 김씨 문중에서 만났고 김 대표가 김 원장을 멘토로 두고 있는 관계였다. “마침 해시드에서는 싱크탱크(해시드오픈리서치)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김 원장이 합류를 권유했고, 나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해시드는 2022년 8월 초기 자본금 20억원을 100% 출자해 해시드오픈리서치를 세웠다. 김 대표는 “지금도 후배 관료들이 가상자산 업권의 몸값을 단번에 띄워 줬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정통 관료로서 해시드가 가진 비전에 대한 믿음과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저신용자도 가상자산엔 쉽게 접근 가능 김 대표는 가상자산의 철학이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에 있다는 믿음으로 업계에 몸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나온 금융 포용은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도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김 대표는 가상자산의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은 사회제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혁적인(transformative) 기술’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이 포용하지 못하는, 배제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가령 해외 노동자가 많은 필리핀에서는 국민 절반 이상이 계좌도 못 만든다. 계좌가 있어도 송금 수수료가 8%씩 붙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은행은 신용 등급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데, 가상자산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수료 없이 1초 만에 보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만든 금융 포용”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마디로 “크립토(가상자산)는 피아트(법정화폐)에 대한 안티테제(정반대)”라고 요약했다. 피아트를 강제하면서 국가 경제 관리에는 실패한 여러 개발도상국이 대표적이다. 그는 “동남아,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등의 크립토 거래가 활발하다. 국가가 피아트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이들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100%, 200%까지 뛴다. 법정화폐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 금융이 문제를 잘 해결했다면 도전자인 크립토의 영역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크립토 역시 2009년 미국의 티파티(풀뿌리 보수주의) 운동, 2011년의 아큐파이(반자본주의) 운동처럼 레거시 금융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위기에도 기성 권력은 굳건하고 애먼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순에 대해 예리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재래 통화의 뿌리는 신뢰인데, 역사는 이것의 위반으로 가득하다”고 묘사했다. ●전통 금융과 크립토, 대체재 아닌 보완재 업계와 정부를 두루 아우르는 김 대표는 ‘경청’과 ‘소통’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크립토라는 ‘도전하는 기술’이 가진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그는 “크립토가 여러 영역에서 전통 금융보다 더 우월한 해법들을 많이 낸다”며 “도전자가 약진하고 있는 거다. 도전자의 참모습이 뭔지, 어떤 기술이 뛰어난 건지 등에 대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선언으로 크립토의 지위가 격상됐다고 김 대표는 단언했다. 그는 미국이 크립토 시대 새로운 달러 패권을 구축 중이라고 봤다. 1970년대 석유 거래를 달러로 고정시킨 ‘페트로 달러’처럼 이제는 달러와 가상자산을 연동하는 방식의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정부도 크립토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크립토를 자산으로 받아들여 과세할 경우 국가에도 득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대 37%, 영국은 20%를 과세한다. 일본은 최대 55%의 세금을 붙인다. 김 대표는 “우리도 과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상자산으로 성공한 ‘영 앤드 리치’가 많은데 세금 한 푼 안 낸다. 비난을 못 한다. 국가가 놓친 세금이 많다”고 말했다. 크립토의 내재적 가치에 대한 시야도 넓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가상자산 공개(ICO)를 통해 상장된다. 이것도 산업 자본”이라고 했다. 국내 ICO가 막혀 있는 데 대해선 “크립토 기술이 정보기술(IT) 기업과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상품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크립토 ETF는 증권사가 만드는 자본시장 상품”이라며 “현재 크립토 ETF의 70~80%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가져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자본시장에서도 점점 뒤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새 상품이 없는 자본시장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자본시장 자체도 정체된다”고 했다. 즉 자본시장과 크립토는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라는 의미다. 특히 전통 은행권은 크립토의 중개나 수탁(커스터디)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라는 큰 장르를 기대해도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조원의 매출을 올린 서클(미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이 골드만삭스 자회사다. 우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민간 금융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용범 대표는 ▲1962년 전남 무안 출생 ▲광주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30회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금융위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현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 홍기훈 홍익대 교수, 토스인사이트 초대 연구소장 선임

    홍기훈 홍익대 교수, 토스인사이트 초대 연구소장 선임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 토스인사이트가 초대 연구소장으로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했다고 28일 밝혔다. 토스인사이트는 핀테크 업권을 중심으로 금융 관련 정책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연구하는 기관이다. 초대 연구소장으로 선임된 홍 소장은 1980년생으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홍익대 경영학과 재무 전공 부교수이자 홍익대 메타버스금융랩 고문으로 재직 중이었다. 한국은행 머니앤뱅킹 미래포럼 자문위원,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자문위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핀테크 ESG 위원회 전문위원 등도 역임했다. 토스인사이트로 자리를 옮기며 홍 소장은 현재 홍익대 교수직을 휴직했다. 홍 소장은 “토스인사이트의 초대 소장으로서 핀테크 산업의 발전과 금융정책 연구에 기여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 속에서 혁신적인 분석과 연구를 통해 토스가 금융 산업 내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스인사이트는 지난해 11월, 금융 정책 전문가인 손병두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대표로 선임한 바 있다.
  • “국민 55%는 ‘국장’보다 ‘미장’ 선호…이유는 美 기업 혁신성”

    “국민 55%는 ‘국장’보다 ‘미장’ 선호…이유는 美 기업 혁신성”

    이른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기는 등 미국 자본시장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자본시장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기업의 혁신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대한상의가 지난 17∼18일 자체 온라인 플랫폼인 ‘소플’(sople.me)을 통해 국민 1505명을 대상으로 ‘한미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4.5%는 한미 자본시장 중 미국 자본시장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국내 자본시장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23.1%에 그쳤다. 양쪽 투자 선호도가 비슷하다는 답변은 22.4%였다. 미국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로는 기업의 혁신성·수익성(27.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활발한 주주환원(21.3%), 국내 증시 침체(17.5%), 미국 경제 호황(15.4%), 투명한 기업지배구조(14.8%), 투자자 친화적 세제·정책지원(3.8%) 등의 순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상법 개정 등 지배구조 규제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의 정답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국민은 주로 미국 기업의 혁신성과 수익성을 보고 투자하고 있으며 지배구조를 보고 투자했다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증시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미국 자본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79.0%였다. 현상 유지는 15.3%, 축소 의향은 5.7%에 그쳤다. 반면 국내 자본시장의 투자를 확대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4.3%였고, 현상 유지 26.6%, 축소 의향 19.1%로 나타났다. 올해 주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으나, 미국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상승 79.3%, 현상 유지 14.0%, 하락 6.7%)이 국내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상승 55.2%, 현상 유지 22.6%), 하락 22.2%)보다 더 많았다. 국내 자본시장이 부진한 이유로는 응답자의 34.6%가 국내 기업의 혁신성 정체를 첫손에 꼽았다. 규제 중심 기업·금융정책(23.6%), 단기적 투자문화(17.5%),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미흡(15.4%), 금융투자에 대한 세제 등 지원 부족(6.8%) 등도 언급했다. 국내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우선 과제로는 장기보유주식 등에 대한 세제 혜택 도입(26.0%), 배당소득세 인하(21.8%) 등 금융 투자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확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주식 보유기간에 따라 1년 초과 보유시 양도소득세가 인하되지만, 우리나라는 보유기간에 따른 세제 혜택이 전혀 없다. 또 우리나라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을 합쳐 2000만원을 초과하면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세율 49.5%로 누진과세(국세+지방세)하는 반면 미국은 국세 기준 0∼20%로 분리과세하고 있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자본시장 발전방안 중에서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비과세 한도 확대(31.0%), 밸류업 우수기업 세제 인센티브 도입(28.9%), 상장기준 강화·좀비기업 퇴출 활성화(20.3%),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19.8%) 등이 중요과제로 꼽혔다. 다만 이중 ISA 혜택 확대와 밸류업 인센티브 관련 법안은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자본시장 밸류업은 새로운 규제의 도입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성장을 촉진하고, 그러한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국회는 지배구조 규제를 위한 상법 개정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사안에 대해서만 핀셋 개선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논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실장급 승진△청년정책조정실장 김달원 ◇국장급 전보△재정금융정책관 이동훈 ◇팀장급 전보△사회규제심사1팀장 홍경은
  • 힘 얻는 日 1월 금리 인상… ‘검은 월요일’ 트라우마 재현될까

    힘 얻는 日 1월 금리 인상… ‘검은 월요일’ 트라우마 재현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 중인 국내 증시가 일본을 주목하고 있다. 오는 24일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시장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다. 지난해 ‘검은 월요일’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국내 증권가에선 ‘트럼프발(發) 불확실성과 맞물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와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엇갈린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OJ는 23~24일 금융정책결정회의(금정위)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 인상 여부 등을 결정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내 시장이 주목할 만한 첫번째 글로벌 금융 ‘빅 이벤트’다. 시장에선 BOJ가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2008년 10월 이후 17년 만에 다시 0.5%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0.25% 포인트 인상을 예상한다”며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인상 조건으로 내세웠던 임금·소비의 선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고 물가 상승률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장이 BOJ의 이번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지난해 8월 검은 월요일의 충격이 머릿속에 남아있어서다. BOJ는 지난해 7월 31일 시장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0.10%에서 0.25%로 인상했다. 다음달 2일 코스피는 3.65% 급락했고 다음 거래일인 5일 무려 8.77%나 떨어졌다.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92조원 증발했다. 시장에선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다. 저렴한 엔화를 통해 해외 자산에 투자했던 이들이 엔화 가치 절상 이후 투자금을 대규모로 회수하는 것인데 검은 월요일을 초래했던 주범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 전체 엔 캐리 트레이드 잔액은 506조 600억엔으로, 이 중 청산 가능성이 큰 자금은 32조 7000억엔으로 파악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환율과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더할 변수로 작용하기에 충분한 규모라는 분석이다. 반면 충격이 이전만큼 크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해 검은 월요일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도 영향을 미쳤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함께 번졌기 때문이란 분석에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이미 엔화 가치에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여 예상 범위(0.25% 포인트 인상)에서 움직인다면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8월 엔 캐리 트레이드 대규모 청산 여파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충격을 야기했지만 현재 금융시장은 당시에 비해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공지능(AI) 투자 계획 발표에 힘입은 반도체 종목의 선전으로 지난해 11월 8일 이후 두달 반 만에 최고치인 2547.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원 내린 1437.6원으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 [인사]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 ◇국장급 전보△농림국토해양정책관 최용선 ■고용노동부 ◇과장급 전보△국제개발협력팀장 박지혜△공정채용기반과장 김지원△산재예방지원과장 백영식△중앙노동위원회 심판2과장 김동명 ■금융위원회 ◇전보△기획조정관 김기한△구조개선정책관 유영준△디지털금융정책관 김동환△금융정보분석원 제도운영기획관 윤영은 ■산림청 ◇과장급 전보△해외자원담당관 차준희 ■특허청 ◇과장급 전보△기획재정담당관 박현희△규제개혁법무담당관 배재현
  • 이사장에서 ‘병두님’으로… “금융혁신, 먼저 규제와 친해져야”[월요인터뷰]

    이사장에서 ‘병두님’으로… “금융혁신, 먼저 규제와 친해져야”[월요인터뷰]

    후드티 걸친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금융 혁신에 도움 될 자신감 있어”이승건 대표 설득에 토스행 결심20~30살 어린 동료들 ‘문화 충격’혁신가는 드라이버, 규제는 교통법규“규제 잘 알아야 안전한 혁신 가능”낡은 규제엔 합당한 개선안도 제안보안 투자로 소비자 신뢰 확보 중요“혁신하는 사람이 명품 차를 모는 드라이버라면 금융규제는 운전하면서 지켜야 하는 교통법규입니다. 드라이버는 전속력으로 달리며 속도를 뽐내고 싶겠지만 교통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오히려 뒤처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핀테크 기업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전 직원이 모인 타운홀 미팅에서 손병두(61)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인 토스인사이트 대표로 취임한 그는 사실 토스의 대다수 구성원들과는 다소 다른 이력을 갖고 있다. 32년간 공무원으로만 살았던 그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토스 구성원의 평균 연령은 31세. 그가 공직에 몸담은 기간과 비슷하다. 당국에서 금융규제를 맡았던 입장에서 이제 한창 젊은 조직의 발전을 고민하는 위치에 서게 된 그를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토스인사이트에서 만났다. ●엘리트 관료에서 직장 동료 ‘병두님’으로 이날 만난 손 대표는 엘리트 관료 코스를 착실하게 밟아 온 이력과는 대조적으로 후드 티셔츠를 걸친 캐주얼한 모습이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손 대표는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 금융위 등을 거치며 32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2020년부터는 3년 2개월간 거래소 이사장을 맡아 자본시장을 관장하는 역할을 했다. 그가 파격적으로 토스행을 선택한 데는 공직 시절부터 금융의 변화와 혁신에 관심을 가졌던 영향이 컸다. 그는 ‘핀테크 태동기’로 불리는 2014년 은행·전자금융 등을 관장하는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을 맡았을 때부터 토스의 성장 과정을 눈여겨봐 왔다. 그해는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 등을 계기로 정보통신기술(IT)을 바탕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산업이 태동하고 생태계가 구축되기 시작한 해였다. 당시 “규제 때문에 스타트업 씨가 마르고 있다”며 당국에 규제 개혁을 요구하고 그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이가 이승건 토스 대표였다. 2015년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불과했던 토스는 현재 은행, 증권까지 권역을 넓히며 10여곳의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의 전체 가입자는 2800만명, 누적 송금액은 600조원 이상에 달한다. 지난해 2월 거래소 이사장에서 퇴임한 손 대표는 이 대표의 몇 달에 걸친 설득 끝에 토스행을 결심했다. 손 대표는 토스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미래를 보고 토스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고, 내가 금융 혁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거래소 수장으로서 주로 중장년층 이상의 고위 공무원들과 소통했던 그는 토스로 옮긴 후 MZ세대(1981~2010년에 출생한 세대)와 동료가 되면서 일종의 문화 충격도 겪었다. 손 대표는 “20~30살 어린 직원도 나를 ‘병두님’이라고 부른다”면서 “공직 사회와 달리 서로 이름으로 부르다 보니 친근감도 느껴지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더 갖게 돼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그는“‘꼰대’의 말처럼 들리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젊은 동료들에게 수용될 만한 얘기를 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래소 이사장 시절 익명 게시판 ‘온통’(溫通)을 도입하는 등 공직 생활을 할 때도 유연하고 생동감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는 “토스로 옮긴다고 하니 주변에서 ‘평생 공직에 있던 사람이 가서 잘할 수 있을까’ 많이들 걱정했는데 난 오히려 어떻게 그 긴 세월 동안 공직에 있었나 싶다”며 “지금까지 ‘각 잡힌’ 삶을 살다가 이제야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토스에서는 장소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업무하는 문화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생산성을 올리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면서 “기존 피라미드형 조직이 갖는 장점도 있으니 두 문화를 잘 융합시키고 싶다”고 전했다. ●“금융 혁신 돕는 길잡이 역할 할 것” 손 대표의 토스행은 본인에게도, 토스 쪽에도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토스는 금융권이 아닌 IT 업계에서 태동한 기업이다. 그러나 이제 토스가 어엿한 종합금융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손 대표 같은 전문가의 목소리도 필요해지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토스가 중고등학생이었다면 이제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진 대학생이 된 셈”이라며 “토스가 지금까지 소비자만 바라보고 달리며 성장해 왔다면 이제는 옆도 보고 뒤도 살피면서 달려야 진정한 ‘명품 차 드라이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처럼 고위 공무원 출신이 핀테크 업계로 이동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손 대표 외에는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의 연구조직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이 대표적이다. 그는 “정부에서 일했던 경험이 기업에서 일하는 데 도움이 되고 산업 발전에도 시너지가 생길 수 있기에 후배들에게도 성향에 맞다면 핀테크 등 새로운 업계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며 “민간과 공직 간에 인력이 활발히 교류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금융규제는 금융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곤 하지만 30여년간 당국에 있었던 손 대표로서는 금융안정과 질서를 위해선 금융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그는 향후 토스를 비롯한 금융 혁신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규제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하려면 오히려 규제와 친해져야 한다”며 “규제를 제대로 이해해야 안전하게 혁신할 수 있고, 낡은 규제에 대해서는 합당한 개선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규제를 깨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규제에 대해 잘 아는 입장에서 향후 토스가 안전하게 혁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토스인사이트의 목표에 대해 “규제와 혁신의 충돌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당국과 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가 핀테크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설립한 금융경영연구소인 토스인사이트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현재 연구진을 구성하는 중이다. 토스인사이트는 향후 토스가 가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소비자들의 금융활동패턴을 분석해 관련 연구를 하고 정부 당국에 정책을 제안하는 것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과 함께 사회 기여 고민하고파” 손 대표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규제와 혁신, 두 가지 가치가 균형 있게 추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당국의 제도 개선과 기업들의 혁신 노력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여전히 높지 않은 상태”라면서 “우리나라 금융규제 체계를 아예 영미법 체계로 완전히 바꿀 수는 없겠지만 원칙주의(법규정에서 일반적인 원칙만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방안은 수범자에게 맡기는 규제 방식)와 사후규제방식 등 유연한 형태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기업들 차원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화두이기 때문에 보안이나 프라이버시에 소홀해질 수 있지만 오히려 보안 관련 투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면서 “소비자와의 신뢰가 한번 무너지면 돌이킬 수 없다. 금융사고로 인해 제도가 강화되다 보면 기업 혁신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관련 기술이 발달하다 보면 노인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늘어날 텐데 사회적 책임을 갖고 금융 포용성을 높이는 것도 앞으로 금융산업의 큰 과제”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전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최근 우리나라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원인을 짚었다. 그는 “대외적 원인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 변화와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등을 감안해 외국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이 크고, 내부구조적 요인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외국인에게 불편한 투자 환경 등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가 토스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는 젊은 층에게 금융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20대의 94% 이상이 토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토스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다. 그는 “맨 처음 토스로 간다고 했을 때 20대인 두 아이들이 ‘아빠가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기업에 가냐’며 놀라더라”며 웃었다. 그는 “금융이 복잡하다는 선입견이 많이 퍼져 있지만 토스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투자·보험·대출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불편함을 해소한 ‘원앱 전략’을 통해 젊은 층에 인기를 끌 수 있었다고 본다”며 “토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토스를 통해 금융도 배우고 금융 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삶의 화두로 변화와 혁신, 그리고 사회 기여를 들었다. 그는 “좋든 싫든 32년간 공직에 있었다 보니 공익이란 가치가 제 삶의 일부가 됐다”며 “금융산업의 변화와 혁신에 참여하는 가운데 금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늘 모색하고 싶다”고 밝혔다. ■ 손병두 토스인사이트 대표는 -1964년 서울 출생 -서울 인창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33회 -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경제분석과 서기관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상임위원, 사무처장,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현 토스인사이트 대표
  • 정국 불안에…KDI “환율 1500원 넘을 수도”

    정국 불안에…KDI “환율 1500원 넘을 수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 이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치솟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산재한 상황에서 환율이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DI는 “3~4%의 환율 변동은 통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바, 원달러 환율의 1500원 도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성을 3~4%로 본다면 환율이 1420~1539원 사이에서 오르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지난 27일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 1480원을 넘어섰다. KDI는 최근 환율이 ‘한국 경제의 부정적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통상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그 영향을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달러 강세 등 대외 요인에 의해 주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기존 달러화 흐름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정치적 불안이 원화 약세를 부추겨 환율을 더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환율 대응과 관련해 KDI는 “한국은 자율 변동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경제 기초 여건과 괴리된 환율 수준을 유지하면 외환시장이 오히려 불안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수 신흥국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하다가 외환위기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KIEP는 “대외신인도 관리 강화, 외환 수급 안정, 금융안전망 강화 등 다각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며 “통화정책보다는 금융정책·외환시장 개입 등을 통해 우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 9.9% 적금까지… 금융권 ‘약한 고리들’의 고금리 특판 유혹

    연 9.9% 적금까지… 금융권 ‘약한 고리들’의 고금리 특판 유혹

    월 최대 100만원 납입할 수 있지만2배의 출자금 내야 신규 가입 가능만기 짧은 편… 한 달 짜리도 있어실제 최종 이자는 얼마 안 될 수도 자금 사정이 좋지않은 새마을금고·지방은행·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연 10% 전후의 고금리 특판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떨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내주더라도 자본 확충이 시급하단 건데, 일부 상품에는 실제로 고금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술도 섞여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도의 A새마을금고는 이달 말까지 연 9.9% 이자를 주는 13개월 만기 정기적금 특판을 진행하고 있다. 달마다 최대 1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직장이 있는 경우 가입할 수 있는데, 월 불입액의 2배를 출자금으로 신규 납입해야 적금에 들 수 있다. 이 금고 직원은 “월 100만원씩 불입을 하고 싶으면 200만원 출자금을 내야 가입할 수 있다. 특판 한도가 거의 다 찬 상태라서 이번주 안에 소진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부터 총 10억원 한도로 특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금리 인하기 막판 고금리 상품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조기 소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출자금은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새마을금고 회원이 되기 위해 납부하는 출자금은 1좌 평균 5만원 수준인데, 200만원을 요구했단 건 그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단 얘기다. 이 금고의 정기공시를 보면, 올 상반기 총 9억 3400만원 순손실을 냈다. 1(우수)~5(위험)등급으로 분류되는 경영실태평가에선 3등급(보통)을 받았다. 3등급부터는 부실 위험이 있어 추가 자본이 필요한 상태로 본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5.31%였지만, 6개월 사이 1% 포인트 떨어져 4.31% 수준에 그쳤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최소경영지도비율인 5%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금고 건전성을 위해 이 비율을 2028년까지 7%로 높이라고 한 상태다. 월 납입액이 A금고보단 낮지만, 지방은행들도 최근 이런 고금리 적금 상품을 팔고 있다. 전북은행의 ‘JB 슈퍼씨드 적금’은 12개월 만기, 월 최대 30만원 납입 상품으로 최고 연 13.3% 금리가 적용된다. 기본금리 3.3%에 우대금리 10%를 얹은 금리다. 다만 매월 랜덤뽑기를 해서 ‘슈퍼씨드’란 걸 뽑아야 우대금리를 준다. 매달 500명 중 1명 꼴로 당첨되도록 해놔서 당첨 확률이 높지 않다. 전북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지난해 말 14.36%에서 올 3분기 14.10%로 하락했는데, 다른 지방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위험가중자산이 4245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51.49%에서 143.60%로 떨어졌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최근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한투 원투 한달적금’을 출시했다. 연 4% 기본금리에 마케팅 수신에 동의하면 8% 우대금리를 준다. 일마다 1000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매일 납입하는 한 달(31일 만기) 짜리 적금이라 금리가 두 자릿 수인 것에 비해 실제 이자는 많지 않다. 고금리 마케팅 측면이 크다. 업계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본 비율은 양호한 편이지만, 한투금융지주가 2021년 500억원, 2022년 900억원, 2023년 4200억원 등 3년간 5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결과다.
  • 200만원 내고 연 9.9% 적금 가입…‘약한 고리들’의 고금리 특판 유혹

    200만원 내고 연 9.9% 적금 가입…‘약한 고리들’의 고금리 특판 유혹

    자금 사정이 좋지않은 새마을금고·지방은행·저축은행 등 금융권의 ‘약한 고리’를 중심으로 연 10% 전후의 고금리 특판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주요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떨어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만큼 고객에게 높은 이자를 내주더라도 자본 확충이 시급하단 건데, 일부 상품에는 실제로 고금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상술도 섞여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도의 A새마을금고는 이달 말까지 연 9.9% 이자를 주는 13개월 만기 정기적금 특판을 진행하고 있다. 달마다 최대 1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해당 지역에 거주하거나, 직장이 있는 경우 가입할 수 있는데, 월 불입액의 2배를 출자금으로 신규 납입해야 적금에 들 수 있다. 이 금고 직원은 “월 100만원씩 불입을 하고 싶으면 200만원 출자금을 내야 가입할 수 있다. 특판 한도가 거의 다 찬 상태라서 이번주 안에 소진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부터 총 10억원 한도로 특판을 진행하고 있는데, 금리 인하기 막판 고금리 상품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조기 소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새마을금고 출자금은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새마을금고 회원이 되기 위해 납부하는 출자금은 1좌 평균 5만원 수준인데, 200만원을 요구했단 건 그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단 얘기다. 이 금고의 정기공시를 보면, 올 상반기 총 9억 3400만원 순손실을 냈다. 1(우수)~5(위험)등급으로 분류되는 경영실태평가에선 3등급(보통)을 받았다. 3등급부터는 부실 위험이 있어 추가 자본이 필요한 상태로 본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5.31%였지만, 6개월 사이 1% 포인트 떨어져 4.31% 수준에 그쳤다.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최소경영지도비율인 5%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금고 건전성을 위해 이 비율을 2028년까지 7%로 높이라고 한 상태다. 월 납입액이 A금고보단 낮지만, 지방은행들도 최근 이런 고금리 적금 상품을 팔고 있다. 전북은행의 ‘JB 슈퍼씨드 적금’은 12개월 만기, 월 최대 30만원 납입 상품으로 최고 연 13.3% 금리가 적용된다. 기본금리 3.3%에 우대금리 10%를 얹은 금리다. 다만 매월 랜덤뽑기를 해서 ‘슈퍼씨드’란 걸 뽑아야 우대금리를 준다. 매달 500명 중 1명 꼴로 당첨되도록 해놔서 당첨 확률이 높지 않다. 전북은행의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지난해 말 14.36%에서 올 3분기 14.10%로 하락했는데, 다른 지방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위험가중자산이 4245억원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51.49%에서 143.60%로 떨어졌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최근 연 12% 금리를 제공하는 ‘한투 원투 한달적금’을 출시했다. 연 4% 기본금리에 마케팅 수신에 동의하면 8% 우대금리를 준다. 일마다 1000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매일 납입하는 한 달(31일 만기) 짜리 적금이라 금리가 두 자릿 수인 것에 비해 실제 이자는 많지 않다. 고금리 마케팅 측면이 크다. 업계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본 비율은 양호한 편이지만, 한투금융지주가 2021년 500억원, 2022년 900억원, 2023년 4200억원 등 3년간 5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결과다.
  • 부실 새마을금고 200곳 돌파… 상호금융 규제, 은행 수준 올린다

    부실 새마을금고 200곳 돌파… 상호금융 규제, 은행 수준 올린다

    부동산 PF 부실 탓에 연체율 폭증대구·부산 등 일부 금고 30% 육박 법정적립금, 자기자본 3배로 통일 중앙회 예치비율도 100%로 상향 “지배구조·내부통제 등 추가 논의” 컨트롤타워 없이 각 정부 부처들이 뒤엉켜 관리하고 있는 상호금융에서 ‘부실 폭탄’이 커지고 있다. 상호금융 2위인 MG새마을금고에선 일부 금고의 연체 대출금 비율이 30%에 육박해 대책이 시급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일 서울신문이 전국 지역 새마을금고 1187곳의 상반기 정기공시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연체율이 10%가 넘는 ‘부실 금고’는 218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연체율 10% 이상 금고의 수는 78곳이었는데, 세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연체율이 20%가 넘는 금고도 15곳이나 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이 새마을금고들의 건전성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의 늪’에 빠진 지방의 지역 금고의 경우 연체율이 무려 30%에 육박하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의 I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지난해 말 8.47% 수준이었지만 6개월 만에 20% 포인트 가까이 폭증해 28.32%를 찍었다. 부산 사상구 B새마을금고의 연체율도 25.79%에 달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서대문구 S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22.64%로 나타났다. 서대문구 일대도 PF 시장 한파로 개발사업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연체율 급증과 관련해 일선 금고들은 “기업대출을 늘렸는데, 돈을 못 갚는 기업들이 많아졌고 PF 부실의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부실 금고 합병과 부실채권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상호금융도 사정이 좋지 않긴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의 연체율은 4.38%로 지난해 말 2.97%보다 1.41% 포인트 증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81%로 지난해 말보다 1.40% 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말 3.63%였던 신협의 연체율은 올해 6월 말 6.25%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정부도 상호금융의 연체율 급증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자본 확충, 손실흡수능력 확대 등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2024년도 제2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어 건전성 강화를 위한 규제 개선 추진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각각 새마을금고와 농협·수협·산림조합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산림청 등도 참석했다. 신협은 금융위가 주무부처다. 우선 조합이 충분한 자본을 쌓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합의 분할·해산 등에 사용되는 법정적립금의 의무적립한도를 자기자본의 3배로 상향 평준화하기로 했다. 신협의 의무적립한도는 납입출자금 총액의 2배에서 농협·수협·산림조합과 같이 자기자본의 3배로 상향된다. 또 조합원 출자 확대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을 위해 신협의 조합원 출자 한도를 10%에서 새마을금고 수준인 15%로 상향하기로 했다. 총자산이 1조원 이상인 조합이 늘어나는 등 상호금융권 대형화 추세를 고려해 일정 규모 이상의 중대형 조합에는 은행·저축은행 수준의 규제 체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신협과 새마을금고 조합의 중앙회 의무예치비율을 100%로 상향 조정해 중앙회의 유동성 지원 여력을 높이고, 중앙회에 대한 경영지도비율(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금융기관 수준으로 상향한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건전성 강화 방안을 시작으로 향후 지배구조, 내부통제, 검사·감독 및 제재 등에 대한 추가 제도 개선 사항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건설업 대손충당금 적립금 상향 방침과 관련해 업계 부담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수용해 시기를 일부 조정했다. 충당금 적립률은 올해 말 120%, 내년 상반기 말 130%로 확대될 예정이었지만 6개월씩 유예했다.
  • “韓성장률 10년마다 2%P씩 낮아져… 산업 구조조정으로 생산성 높여야”

    “韓성장률 10년마다 2%P씩 낮아져… 산업 구조조정으로 생산성 높여야”

    20년째 쪼그라들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내년에는 아예 1%대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산업구조 개편을 통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타를 맞은 2009년(0.8)을 제외한 2001~2010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0~7.7%로,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12%로 나타났다. 이어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0.7)을 제외한 2011~2019년 경제성장률은 2.3~3.7%로, 연평균으로는 3.07%였다. 경제성장률이 10년 단위로 약 2% 포인트씩 낮아진 셈이다. 한은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내후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9%와 1.8%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한은은 부랴부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로 인하하며 15년여 만에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인하했고 나아가 내년 초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금리 인하의 효과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므로 내년 경제성장률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내수 진작 효과는 내년 금리 추가 인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통화정책만으로는 추락하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가계부채가 너무 많아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잠재성장률 반등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가 크게 하락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신성장 산업 육성과 기술 혁신 등 전략을 구체화해 생산성도 근본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저성장은 이미 코로나19 이전인 2010년대 후반부터 예고돼 있었다”며 “경제의 근본적인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은 일시적인 방편에 불과할 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산업 기술력을 높이고 기술인력을 해외 수준으로 육성하는 등 산업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재단, 강명구 의원과 금융취약 청년 지원 정책토론회 개최

    청년재단, 강명구 의원과 금융취약 청년 지원 정책토론회 개최

    강명구 의원 “금융취약 청년을 노리는 불법 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할 것” 재단법인 청년재단(이하 재단)이 강명구 국회의원(경북 구미시을)과 2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금융취약 청년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고 밝혔다. ‘금융취약 청년을 위한 지원,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는 최근 청년들이 금융사기 거래나 가족의 채무 인수, 경제활동 지연, 취업난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금융취약성에 놓인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지원 방안을 찾고자 마련됐다. 재단과 강명구 의원실은 “미래를 위한 도약을 꿈꿔야 할 청년들이 채무 위기로 불안감과 사회적 고립을 겪거나, 불법 사금융이라는 더 큰 수렁에 빠지는 등 청년의 삶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며 “취약한 경제 환경에 놓인 청년들을 위한 금융 대책과 상담 및 지원기관 연계 등 지원체계 구축이 절실하다”라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회는 박주희 청년재단 사무총장의 사회로, 금융 전문가 및 청년 금융지원 현장 활동가 4명의 부분 발제에 이어 연구기관 및 지원기관 전문가들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부분 발제 첫 순서로는 ‘자본시장 연구원’의 정지수 연구원이 ‘청년층의 가계부채 현황 및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정 연구원은 연체율 관리강화와 경제적 자립에 초점을 맞춘 청년 금융정책 설계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연체율 모니터링 강화 ▲청년층 맞춤형 자립 지원 대책 마련 ▲종합적인 청년층 실태조사 및 지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의 최유리 이사장이 ‘부채 청년 실태조사를 통해 본 정책의 필요성’을 대구시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최 이사장은 주거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부채상환 금액이 늘었고, 이로 인해 금융상품 가입과 이용이 감소하고 2ㆍ3 금융권의 대출이 증가하는 식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의 박수민 이사장이 ‘청년 대상 불법 사금융 이용 실태와 제도적 대응 방안 제시’에 대해 발표했다. 박 이사장은 내구제대출 등 불법 사금융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피해신고 및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또한 대출 중심으로 설계된 청년정책에 대한 점검과 재구조화를 제안했다. 마지막 발제로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의 전영훈 상담관이 ‘서울 청년 금융복지 상담 사례와 지원 방안 모색’에 대해 설명했다. 전 상담관은 아버지의 병원비로 인해 금융복지 상담을 진행한 20대 청년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금융 외에도 의료나 주거, 심리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청년들이 계좌압류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구직포기와 사회단절에 이르지 않게 하려면 ‘전국민 압류방지 통장’ 신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2부 토론의 전문가 그룹에서는 유승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 송현정 한국자활복지개발원 부장이 지원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유 교수는 토론에서 ‘금융 취약 청년을 위한 정책적 관심’을, 김 부연구위원은 ‘금융취약청년을 배제하지 않는 청년 복지 안전망의 필요성’을, 송 부장은 ‘청년내일저축계좌 등을 통한 저소득 청년의 자산 형성 지원’을 각각 제언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강명구 의원은 “최근 청년들이 과도한 대출과 부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라며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이 각종 불법 사금융에 노출돼 더욱 힘든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금융취약 청년들에 대한 구제방안과 자립대책이 함께 가야 한다”며 “우리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금융취약 청년들에 대한 지원 정책 마련에 힘쓰겠다”라고 설명했다. 박주희 청년재단 사무총장은 “최근 위기 환경에 놓인 청년들의 다중적인 취약성을 살펴보면 그 밑단에는 금융 분야의 어려움이 자리하고 있다”라며 “청년의 생애 전반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금융 취약성을 일시적 또는 단발성 효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금융 상담·교육 및 다중취약성 연계지원 등 탄탄한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 데이브 민 당선… 한국계 연방 상하원 의원 4명 됐다

    데이브 민 당선… 한국계 연방 상하원 의원 4명 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사상 첫 한국계 상원의원이 탄생한 데 이어 하원의원도 3명이 나왔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이 커진 것에 비례해 미국 내 한인들의 정치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캘리포니아에서 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민주당 데이브 민(한국명 민건기·48) 후보가 캘리포니아 47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89% 개표율 기준 50.9% 득표율로 공화당 스콧 보(49.1%)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고 CNN방송이 13일 보도했다. 한국계로는 네 번째 당선이다. 해당 선거구는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어바인과 해안 도시 라구나비치 등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2022년 선거에서는 민주당 케이티 포터 의원이 공화당 보 후보를 꺾었다. 포터 의원은 이번 연방 선거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했고 민 의원은 지역구를 이어받아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해 승리했다. 1976년생인 민 당선인은 펜실베이니아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기업 감시 변호사로 일한 뒤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어바인)에서 교편을 잡았다. 한때 척 슈머(뉴욕) 민주당 연방 상원 원내대표의 경제·금융정책 고문을 맡았고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에서 경제 정책을 지휘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총기 규제 강화와 기후 위기 해결 입법에 앞장섰다. 민 당선인은 “내가 어렸을 때는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아무도 몰랐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내게 한국이 얼마나 멋진 나라인지 말해 준다”면서 “더 많은 한인 의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캘리포니아 40선거구에서는 공화당 영 김(김영옥·62) 하원의원이, 워싱턴 10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매릴린 스트리클런드(62) 하원의원이 나란히 3선에 성공했다. 인천 출신인 김 의원은 1975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에드 로이스 전 하원 외교위원장 보좌관 출신으로 한반도 외교안보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촉구하는 등 북한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 왔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연방하원 교통사회기반시설위원회와 군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경제와 재향군인 관련 사안에 초점을 맞춰 의정 활동을 펼쳤다. 한국인 모친을 뒀고 ‘순자’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다. 이로써 한국계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42·뉴저지) 하원의원을 포함해 4명이 됐다. 현재 연방 상하원 한국계 의원은 상원에는 없고 하원에만 4명이 있다.
  • 日은행, 금리 0.25% 2회 연속 동결...12월에는 올릴까?

    日은행, 금리 0.25% 2회 연속 동결...12월에는 올릴까?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31일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중의원 총선거 여파가 이어지는 데다 다음 주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3월 17년 만에 기준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다. 이어 7월에는 0∼0.1% 금리를 0.25%로 인상한 바 있다. 교도통신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일본 정국 혼란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강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미 중인 지난 24일(현지시간) 금리 인상에 관한 질문에 “일단 시간적인 여유는 있다”고 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지난 27일 중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과반 의석 유지에 실패하면서 일본 정치 상황이 불투명해져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이날 발표한 경제·물가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를 2.5%로 유지했다. 신선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CPI의 상승률은 올해 2%, 내년 1.9%, 2026년 2.1%로 제시했다. 올해 상승률만 지난 7월 1.9%에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 [데스크 시각] 내 생애 마지막 일자리 정책

    [데스크 시각] 내 생애 마지막 일자리 정책

    초등학생 장래희망에서 대학생 취업 준비까지, 우리는 태어나서 30년 가까이 생애 첫 취업을 향한 긴 레이스를 달린다. 마치 ‘좋은 첫 직장을 얻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동화를 믿는 것처럼 우리 사회는 여전히 첫 직장에 특별한 서사를 부여한다. 일자리 정책 역시 생애 첫 직장에 부여된 서사를 한껏 존중하듯 설계돼 있다. 20대 중후반 청년과 직업을 매칭하는 데 일자리 정책의 초점이 주로 맞춰져 있다. 대졸 실업을 줄이는 일을 고용정책의 큰 축으로 삼고 이 정책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교육·주택·금융정책 특례를 만드는 식이다. 이후 결혼, 출산, 정년퇴직 상황에 대응하는 정책 역시 생애 주된 일자리를 유지하는 데 목표를 맞추고 있다. 정책 간 관계를 우리 몸의 뼈에 비유하자면 생애 주된 일자리를 척추뼈로 삼고 이 척추뼈가 흔들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갈비뼈와 같은 용도로 교육·주택·금융·저출산 정책을 설계하는 듯하다. 문제는 지금 다들 허리가 휠 지경, 즉 척추뼈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데 있다. 번듯하게 생애 첫 일자리를 갖는 게 여전히 중요할 뿐 아니라 설령 남들이 부러워할 법한 첫 일자리를 갖게 된 경우에도 그것이 삶의 마지막 단계까지를 지탱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 정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생애주기에 맞춘 보편적 정책이 부족하다. 일의 세계에서 밀려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중장년 일자리 정책을 취급하는 양태가 문제란 뜻이다. ‘주된 일자리에서 이탈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보편적 현상을 외면한 채 생계유지가 어려운 지경이라는 소득·자산 증명이 있을 때에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정책, 경력단절여성과 같이 복합위기에 처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대부분이기에 중장년 대다수는 일자리 정책의 부재를 체감한다. 정책 후순위라는 건 진단의 우선순위에서도 밀린다는 말과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청년층의 과도한 스팩 경쟁, 노인 빈곤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비해 40대와 50대 세대 내에서 소득 격차가 얼마나 커지는 중인지에 대한 실태 파악 노력은 적다. 경제활동의 주축인 이 시기에 부동산 자산 양극화가 커지고, 세대 내 소득에 따라 부채의 질이 투자용과 생계형으로 갈리고, 직업·직장 형태에 따라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만 이런 일들 모두 정책 대상보다는 개인의 과업으로 취급된다. 실은 중장년층 세대 내 소득 격차가 청년층 스팩 경쟁과 노인 빈곤, 양쪽의 원인일지 모를 일이다. 첫 일자리 이후의 일을 진단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시기 각자의 직업관은 질적인 변화를 겪는다. 나는 몰아쳐서 생각하는 사람이었는지 쉼표가 있어야 생각이 떠오르는 사람이었는지, 스트레스를 스스로에게 푸는지 남 탓을 하는지, 심지어 체력이 좋은지 아닌지까지는 생애 첫 일자리까지 경주를 마치고 실전에 투입된 이후부터 파악된다. 이 과정을 정책 없이 각자 대응하고 있는 셈이다. ‘벤자민 버튼’처럼 거꾸로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생애 첫 일자리에 집중 투입해 온 정책 역량을 생애 마지막 일자리로 슬쩍 옮겨 보기다. 첫 일자리는 번듯해야 한다는 획일적 인식과 다르게 마지막 일자리에 대한 바람은 모두 다르다. 사랑받는 노인이 되고 싶다면 공익을 추구할 테고, 젊음의 시간을 늘리고 싶다면 청년들과 어울리는 일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종일 근무하면 체력적으로 힘드니 하루 4시간 동안 몰입하는 일을 찾겠다고 현실과 타협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나이 들어서도 야망이 사그라들지 않아 대통령을 마지막 일자리로 꿈꿀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 마지막 일자리에 대한 상상이라면 대통령이 아니라 그 너머, 퇴임해서도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겠다. 저마다의 일을 꿈꾸는 각자에게 사회적 지지와 지원이 이뤄지는 일자리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 홍희경 기획취재부 부장
  • 손병두 전 거래소 이사장, 토스인사이트 대표 선임

    손병두 전 거래소 이사장, 토스인사이트 대표 선임

    손병두(60)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핀테크 기업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로 자리를 옮겼다. 토스의 금융경영연구소인 토스인사이트는 24일 손 전 이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토스인사이트는 핀테크 업권을 중심으로 금융 관련 정책을 분석하고 흐름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손 신임 대표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경제기획원을 시작으로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을 맡았다. 이후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등을 지내며 핀테크 정책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업 구조조정 등을 주도했다. 2020년 12월 제7대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취임해 올해 2월까지 재직했고 퇴임 후 한국거래소 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 정부만 쫓던 日경제, 30년을 잃어버렸다

    정부만 쫓던 日경제, 30년을 잃어버렸다

    시라카와 前일본은행 총재 회고록‘아베노믹스’ 금융 완화에 반발 사퇴“산업 경쟁력 후퇴, 경기침체 불러”인구 감소 등 근본적인 대책 주문 초호황을 누리던 일본 경제는 1990년대 초 버블 붕괴를 기점으로 길고 고통스러운 침체기에 빠졌다. 흔히 얘기하는 ‘잃어버린 30년’이다. 사태 책임의 주요 당사자로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목됐다. 일본은행이 적극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펴지 않은 탓에 불황과 저성장이 장기화했다는 비판이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은행 총재를 지낸 시라카와 마사아키(아오야마가쿠인대학 특임교수)는 일본은행에 대한 이런 통념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1972년 일본은행에 입행해 수장에 오른 그는 2012년 말 집권한 아베 신조 내각이 금융 완화 정책인 ‘아베노믹스’를 강력히 밀어붙이자 이듬해 3월 자진 사임했다. 시라카와 전 총재의 회고록인 이 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9년 유럽 부채 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 연속적인 재난 속에 통화정책 수장으로서 저인플레이션, 저성장, 저금리에 맞서 고군분투했던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그는 경제 침체 원인에 관한 판단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디플레이션과 엔고가 장기 저성장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2% 인플레이션’ 목표제 도입 등 과감하고 공격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정치권, 언론, 학계, 기업 가릴 것 없이 통화량 조절과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적극적 개입으로 당면한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졌다는 것이다. 그가 총재를 사임한 후 일본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하면서까지 대대적인 금융 완화 정책을 폈지만 아베노믹스는 결국 실패로 끝났다. 저자에 따르면 진짜 문제는 산업 경쟁력 후퇴였다. 일본 전자산업의 하락은 엔고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나 LG전자에 뒤진 경쟁력 때문이었지만 일본 기업들은 구조조정과 제품 질 개선으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대신 중앙은행과 정부만 바라봤다. 종신고용 체제로 기업 입장을 답습한 대다수 일본 직장인의 태도도 안이한 대응을 부추겼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정치 논리가 경제 논리를 압도할 수 있었고, 섣부른 금융 대응이 오히려 경제 회복을 늦췄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 책은 금융 완화, 환율 조정 등 중앙은행의 개입과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은 근본 해법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기업의 끊임없는 구조 및 체질 개선, 기술 혁신 등 경제 각 주체의 노력이 경제 활력과 국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본다. 아울러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장기 저성장에서 탈피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일본은 지난 7월 닛케이 평균주가지수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침체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모양새다. 반면 한국 경제는 사방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당면한 위기 앞에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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