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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브리핑] 스마트폰으로도 숨은 계좌 찾기

    21일부터 스마트폰에서도 자신의 모든 은행 계좌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에서 계좌를 통합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배포한다고 19일 밝혔다. 흩어져 있는 자신의 계좌를 찾아내 관리하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는 지난해 12월 초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동안 PC에서만 이용이 가능했다. 잔고 이전이나 해지가 가능한 계좌의 범위도 잔액 30만원 이하에서 5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인터넷 이용이 곤란한 고령층은 같은 서비스를 은행 창구에서 받을 수 있다.
  • 대우조선 이젠 ‘빅2’ 전환 모드… 몸집 30% 줄인다

    대우조선 이젠 ‘빅2’ 전환 모드… 몸집 30% 줄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이후 진행될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은 ‘빅2’ 체제 전환을 위해 현재보다 30%가량 몸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실탄(자금)을 긴급 수혈받은 뒤 경영이 느슨해질 것에 대비해 민간위원회가 대우조선의 재무·회계를 집중 관리감독한다.대우조선은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전체 참석자 98.5%의 동의를 얻어 채무 재조정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2조 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채무 재조정이 통과됐지만 사채권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대우조선을 상대로,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무 재조정안이 모두 가결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이 구조조정을 통해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된다면 ‘빅3’(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를 ‘빅2’(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로 만드는 전략을 포함한 조선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 재조정으로 한숨 돌렸지만, 아직 험난한 구조조정이 남았다. 전체 자구안 5조 3000억원 중 현재까지 1조 8000억원의 자구안을 이행한 대우조선은 2018년까지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가 실행해야 한다. 경남 거제의 사원아파트와 기숙사, 복합업무단지 등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과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삼우중공업, 웰리브, 대우조선해양건설,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중국 블록 공장 등이 매각 대상이다. 또 플로팅 도크 2개도 팔고, 인력도 1000명 정도 줄인다. 사업 구조도 상선 중심으로 개편된다. 2015년 60%에 육박했던 해양플랜트 비중은 30%로 줄이고, 상선 등 선박사업 비중을 60%까지 늘린다. 방위산업의 비중은 10%대를 계속 유지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12조원 규모의 매출이 7조~8조원으로 줄어들지만, 수익성과 안정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조선업황이 살아나지 않으면 생존의 길은 험난하다. 올해 55억 달러의 수주 목표를 세운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7억 7000만 달러(14.0%)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디벨로퍼가 이끈다] 흉물 된 D·E등급 공동주택… ‘주거 복지’로 도시 살린다

    [서울형 도시재생 공공디벨로퍼가 이끈다] 흉물 된 D·E등급 공동주택… ‘주거 복지’로 도시 살린다

    ‘전면 철거, 대규모 아파트 단지 개발’을 지양하고 사람 중심의 도시를 조성하는 도시재생이 도입된 지 4년째다. 서양은 100년 전부터 도시재생이 추진됐지만, 우리는 2013년 관련 법이 정비되면서 도시 관리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재생으로 바뀌었다. 서울·부산 등 주요 도시에서 도시재생이 진행되고,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공약에 도시재생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 개념은 아직 생소하다. 이에 서울신문은 11회에 걸쳐 ‘서울형 도시재생’ 모델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취지를 종합·입체적으로 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사업성이 없어 대형건설사 등 민간기관이 등을 돌린 도심 지역 ‘정비사업’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나서 신선한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재난위험 시설, 달동네 등 주거 위험 지역인데도 사업성 문제로 흉물로 방치된 곳을 SH공사가 ‘주거 복지’ 차원에서 새로운 주거지로 정비한다. SH공사가 도시재생의 한 축인 정비사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SH공사는 지난해 1월 서울의 위험한 건물 대표 격인 관악구 신림동 강남아파트와 성북구 정릉동 정릉스카이 재건축에 착수했다. 강남아파트는 2001년 재난위험시설 사용제한 D등급 지정 이후 사람들이 떠나면서 급속히 쇠락했다. 건물 벽 곳곳에 금이 가고 이사하며 내놓은 쓰레기가 산재했다. 빈집에는 노숙자들이 살기도 한다. 폐가나 다름없다. 인근 주민들은 “우범지역”이라고 했다. 1974년 39.6㎡와 46.2㎡(12평·14평형) 서민 아파트로 건립됐지만, 재난위험시설 지정 이후 876가구 중 615가구가 이주했다. 현재 250가구가 거주하는데, 소유주는 70가구 정도이고 180가구는 중국인들과 빈민들이다. 한 주민은 “서울에서 보증금 없이 월세 30만원으로 살 수 있는 지역으로 붕괴 위험이 상존한다”고 했다. 그동안 3차례 재건축이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첫 시공사인 금호건설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남광토건은 워크아웃으로, SK건설은 사업성이 안 돼 그만뒀다. 주민들은 “재건축이 지체되면서 조합의 빚이 수백억원대로 불어나 아무도 재건축을 하려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해 1월 서광이 비쳤다. SH공사가 나섰다.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를 짓기로 했다. 8년 임대 후 분양 조건으로, 주변 전세 시세의 80~90% 선에서 입주할 수 있다. 2019년 상반기 착공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새 아파트에는 기존 876가구 대부분이 재입주한다”고 했다.지난 1월 철거된 정릉스카이는 1969~78년 순차적으로 건립됐다. 2~4층 규모의 5개 동에 140가구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이다. 2008년 재난위험시설 사용제한 D등급(1개 동)과 사용금지 E등급(4개 동) 지정 이후 대부분 주민이 이주했다. 철거 전까지 14가구가 생활했다. 건물 높이를 제한받는 자연경관지구에 속해 사업성 부족으로 10여년간 흉물로 방치됐다. 성북구는 2014년부터 3년간 주민 숙원인 재건축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재건축을 제안했는데, SH공사가 이주 대상자들에게 공공주택 분양권을 마련해 주기로 해 SH공사의 손을 들어줬다. SH공사는 오는 11월 착공, 지하 3층~지상 4층 3개 동 160가구 규모의 행복주택을 조성한다. 주변 전세 시세의 60~80% 선에서 입주한다. SH공사 관계자는 “준공 뒤 분양 완료를 해도 적자가 25억원이지만, 수익성보다 서울시민의 안전에 최우선 가치를 뒀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내 재난위험 시설 D·E등급 공동주택은 34곳이다. SH공사는 단독, 다세대, 아파트 동 수 같은 규모 등을 파악해 강남아파트·정릉스카이 외에도 12곳을 선정, 현장 조사를 했다. 12곳 중 SH공사가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사업장 6곳을 먼저 택해 주민들과 협의를 거쳐 사업 정상화를 해 나갈 계획이다. 조범주 SH공사 도시재생사업부 부장은 “재난위험 공동주택, 주민 갈등으로 개발이 지연되는 갈등정체구역, 집창촌 같은 불량 주거지, 사업성 없는 달동네 등 민간이 하기 어려운 지역 위주로 사업 정상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사업성이 없는 만큼 사업성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사업성 개선을 위해선 정부와 정부 산하 기금 지원이 불가피하다. 정릉스카이를 행복주택으로 한 이유는 국비·시비·주택도시기금 지원을 받기 위해서다. 강남아파트도 중앙정부의 도움을 일부 받았다. SH공사와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부동산투자회사 ‘리츠’를 통해 일반 분양분을 선매입해 미분양에 대한 리스크를 해소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대상지의 사업성 유무는 ‘사업성 비례율’로 판단한다. 사업성 비례율은 준공 뒤 분양 완료 전체 자산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착공 전 자산 가치로 나눈 것으로, 민간기관은 90% 이상, 공공기관은 100% 이상 돼야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사업에 착수한다. SH공사 관계자는 “강남아파트는 사업성 비례율이 64%”라며 “강남아파트처럼 재난위험시설은 사업성이 없어 민간은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장남종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SH공사가 지난해부터 ‘사업성 제로’ 지역의 도시재생을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성공해 ‘공공지원형 정비사업’이라는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진다면, 다른 재난위험 지역 정비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난위험시설 지역을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건축물의 건폐율·용적률·높이제한 등을 완화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용어 클릭] ■도시재생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다시 세우는 종래의 ‘전면 철거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방식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 각 동네가 갖고 있던 역사와 문화, 환경, 생태 등을 보존하면서 사람 냄새 나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게 목표다. 정비사업은 도시재생의 한 방법으로, 도시 기능을 회복하고 도시·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 [사설] 재원 대책은 뜬구름 같은 장밋빛 대선공약들

    19대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유력 대선 후보들이 자신들의 대표 공약을 부각시키고 있다. 유권자로서 보면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주겠다는 데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공약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그럴 듯해 보이지만 5년 임기 동안 적게는 10조원, 많게는 20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구체성과 지속성에 의문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공약은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의욕만 있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며, 공약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하려면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선행돼야 한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어제 대구에서 첫 유세를 갖고 “일자리 문제의 획기적 전환을 위해 집권 후 즉각 10조원 이상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대선 공약’에 재원 조달 방안이 빠져 있어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양극화와 실업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지금의 경제·민생위기는 역대 최악”이라며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라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물론 문 후보의 말대로 2009년 금융위기 때 17조 2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고, 2016년 메르스 사태로 9조 7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일자리 추경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지, 문 후보의 관점대로 이것이 일자리 해법의 정석인지는 잘 따져봐야 한다.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가가 대출을 받는 것과 같다. 언젠가는 갚아야 할 국가 채무이며, 그 여파가 국민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8.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116.3%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만 놓고 보면 한국의 국가채무는 OECD 회원국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양호하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나랏빚을 키우는 추경에 기댈 수만은 없는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국방비 증액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 역시 뜬구름 잡기식이다. 현재 GDP 대비 2.4% 수준인 국방비를 3% 수준으로 증액하는 데 드는 10조원을 방산비리 근절과 세출예산 조정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하나 마나 한 방안이다. 북핵에 따른 안보 이슈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자 표를 의식한 공약이란 비판이 나올 법하다. 재원 조달 계획이 미흡한 공약은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숫자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려는 후보들의 무책임한 공약이야말로 심판받아 마땅하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막대한 재원이 드는 공약을 점검, 수정해서 국민에게 내놓아야 하며, 유권자 역시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 신규 상장사, 1년간 감사인 직접 못 고른다

    금융위서 회계법인 선택 지정 앞으로 신규 상장 법인은 첫해 자사 회사를 감사할 회계법인을 직접 고를 수 없게 된다. 회계법인 중 후보군 3곳을 추리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이 중 하나를 골라 지정하게 된다. 금융위는 지난 1월 내놓은 ‘회계 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의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한 최종안을 17일 발표했다. 이른바 선택지정 감사로 이런 감사를 받아야 하는 대상에 ▲대규모 기업집단 ▲지배구조 취약기업 ▲회계 투명성 유의업종 등에 이어 ▲신규 상장회사도 추가했다. 현행법에는 신규상장 회사는 상장에 앞서 지정 감사를 받으면 상장 이후에는 스스로 감사를 받을 회계법인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자 상장 첫해에는 선택지정을 받도록 했다. 단 기존 지정감사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해 선택지정 감사 기간은 3년이 아닌 1년으로 줄였다. 또 지배·종속회사가 같은 감사인으로 선택지정을 원하면 공동으로 감사인 후보를 제출해 동일 감사인 지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입법안을 이달 중 마련할 계획이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에르도안 ‘무소불위 술탄’… 과거로 간 터키

    에르도안 ‘무소불위 술탄’… 과거로 간 터키

    세속주의서 정교일치 국가 추구 80세 되는 2034년까지 집권 가능 의회 해산권 등 입법·사법까지 장악 숙원이던 EU 가입 포기 가능성 서구, 이슬람국가 완충지대 잃어터키의 ‘국부’(國父)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1923년 공화정을 수립한 지 94년 만에 터키 정부 형태를 의원내각제에서 ‘제왕적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16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통과됐다.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2034년까지 장기 집권하는 토대를 마련한 것은 물론 ‘서구 지향적 세속주의 국가’ 터키가 권위주의적 이슬람 국가로 회귀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터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유권자 5836만여명 가운데 5060만여명(87%)이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개헌안이 찬성 51.4%, 반대 48.6%로 가결됐다고 밝혔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밤 연설에서 “명백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가 된 이후 지금까지 터키를 통치해 오고 있다. 2007년, 2011년 총선을 거치면서 총리직 4연임 금지 규정에 가로막히자 201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현 의원내각제 헌법에서도 실질적 1인자의 지위를 누려 왔다. 이번 개헌안 가결에 따라 2019년 11월 대선 이후 새 헌법에 따른 새 정부가 시작된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며 1회 중임할 수 있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9년에 이어 2024년 대선에서도 승리한다면 2029년까지 집권하게 된다.하지만 새 헌법은 중임한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다시 조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029년 임기 만료 직전 조기 대선을 실시한다면 2034년까지도 재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총리직이 없어지는 대신 대통령이 부통령을 임명할 수 있고 대통령은 법관 임명권과 의회 해산권도 갖게 되는 등 사법부와 입법부의 견제도 약화된다. 가디언은 “터키가 병든 민주주의 체제에서 권위주의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28개 회원국 중 2개국에 불과한 이슬람 국가이자 러시아와 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서방세계의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시리아, 이라크와 인접해 있어 테러 집단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터키는 서구식 민주주의가 이슬람주의와 화해하고 공존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꼽혀 왔다. 하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성장과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과감하게 자기 색깔을 내 왔다. 국부 케말 아타튀르크 이후 지켜 온 서구 지향적 정교분리와 세속주의 전통을 버리고 이슬람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공공 장소와 대학 등에서 히잡 착용을 금지하던 것을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도 했다. 에르도안이 총리로 재임했던 초기 5년(2003~2007년)간 경제성장률은 평균 7%에 달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2010~2011년에는 8%대 성장률을 유지해 왔고 지난해 7월 세속주의를 지지하는 군부 쿠데타 진압 이후에는 지지율이 70%에 육박했다. 실제로 이번 투표 결과 지역별로 이스탄불, 앙카라 등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는 개헌 반대표가 앞섰지만 보수적인 내륙 도시에서는 찬성표로 몰렸다.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친(親)이슬람, 반(反)서방 기조가 주효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개헌안 통과로 터키가 숙원이던 유럽연합(EU) 가입을 포기할 가능성도 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스탄불에서 국민투표 승리를 선언한 뒤 지지자들에게 첫 메시지로 “(2004년 폐지된) 사형제 부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공언했다. EU는 사형제 국가의 회원국 가입은 금지하고 있다. EU는 터키의 EU 가입 협상을 신속히 진행시키는 대가로 지난해 3월 터키와 맺은 난민송환협정이 폐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데이비드 필립스 컬럼비아대 인권연구센터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터키의 서방 지향은 이제 끝났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낙수보다는 분수… 힘 실리는 ‘포용적 성장’

    저성장·양극화 해소 위해 구체적 담론 필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작은 정부’와 ‘큰 시장’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에 위기를 가져왔다. 오랜 세월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신자유주의가 오히려 저성장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면서 사람들은 그 효용성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공정한 기회 보장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하고 약자를 보듬어 함께 가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포용적 성장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의 단골 화두로 등장했다. 올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과 2월 미국 백악관 ‘대통령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도 포용적 성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국민성장’,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공정성장’은 포용적 성장을 기반으로 한 개념이다. 보수 진영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혁신성장’도 일정 부분 이 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포용적 성장은 소득 불균형을 완화하고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서 ‘경제민주화’와 비슷하지만 ‘성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 출발점은 기존 성장정책의 ‘낙수효과’에 대한 반성이다. 대기업과 부유층 소득이 늘어나면 경기가 살아나고 결국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내려간다는 게 낙수효과의 핵심이다. 하지만 IMF가 150개국 사례를 분석한 결과 상위 20% 계층의 소득이 1% 포인트 증가할 때 이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은 오히려 연평균 0.08%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하위 20% 소득이 1% 포인트 늘어나면 같은 기간 GDP는 0.38% 포인트 높아졌다. 위보다는 아래 계층의 소득을 증대시켜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분수효과’ 이론이 힘을 얻은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포용적인 세계 경제 건설’이란 제목의 연설에서 “성장의 혜택이 좀더 광범위하게 공유될 때 성장은 더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복원력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도 낮지만 국민 행복도는 이보다 더 낮아 특히 고민이 많다. 통계청이 지난달 처음 발표한 ‘국민 삶의 질 종합지수’(2015년 기준)는 10년 전에 비해 1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실질증가율(28.6%)의 절반도 안 된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소득 격차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점점 아래로 떠밀려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영세 자영업자로 밀려나고 있다”면서 “포용적 성장의 구체적인 담론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라이프 톡톡] “우리끼리 야구 가능”… 쌍쌍둥이 아빠의 ‘다이아몬드 꿈’

    [라이프 톡톡] “우리끼리 야구 가능”… 쌍쌍둥이 아빠의 ‘다이아몬드 꿈’

    “아이가 넷이라고 하면 대뜸 ‘부자신가 봐요’라는 반응부터 나옵니다. 요즘 애 키우는 일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방증이겠죠?”박주영(42) 금융소비자과장은 금융위원회 안에서 ‘쌍쌍둥이 아빠’로 통한다. 맞벌이를 해도 애 하나 키우기 어렵다는 요즘, 외벌이로 네 아이를 키우려 열심히 뛰는 용감한 가장이기도 하다. 첫째 시윤(11·여)과 둘째 성열이가 쌍둥이로 태어난 지 2년 만에 셋째 재윤(9)과 넷째 재민이도 한날한시 사이좋게 부부의 품으로 왔다. 세상사가 그렇듯 첨부터 계획된 건 아니었다. 교회에서 만난 아내와 2005년 결혼서약을 맺을 때만 해도 아이는 둘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후 연이어 쌍둥이가 나왔다. 부부 금술이 좋았던 게 죄라면 죄다. “네 명의 아이를 잘 키워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엔 부부도 당황스럽고 두려웠다. “이제는 늘 2배로 선물을 주셨다”는 생각에 고마울 따름이다. 가장 힘든 시기는 아이가 넷이 된 초창기였다. “좀 적응할 만하니 갓난아이 2명이 또 나온 거잖아요. 주변에선 ‘4명이 한꺼번에 울면 어떻게 해요’라고 묻지만, 반대로 각자 따로 울면 참 난감한 일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밤에 1시간씩만 잠투정을 해도 부모는 꼬박 4시간을 못잡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두 쌍동이의 부모가 된 초보 아빠·엄마는 2010년 초 1년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말이 좋아서 유학이지 너무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택한 일종의 ‘육아휴직’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생각해 보면 아내에게 가장 덜 미안했던 시기다. “요즘은 퇴근이 늦어 집에 가면 자는 애 얼굴만 볼 때가 많습니다. 가족 모두에게 늘 미안할 따름이죠.” 사실 다둥이어서 좋은 점도 무척 많다고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심심해할 일이 없다. 굳이 키즈카페 등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일상이 놀거리다. 놀아줄 사람도 넘친다. 물론 노는 것도 스케일이 다르다. 요즘 박씨 가족이 푹 빠져 있는 놀이는 야구다. 아버지를 포함해 5명이다 보니 융통성 있는 룰을 적용하면 편을 짜 던지고 치고 달리기가 가능하다. 아들들의 성화에 주말엔 스크린 야구장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다. 박 과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 재학 시절 행정고시(43회)에 합격했다. 공부라면 늘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자란 그지만 아이들이 본인처럼 자라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저는 공부 외에는 별로 잘하는 게 없는 아이였거든요. 그래서 전 공부만 했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뭔가를 잘하고 또 즐길 줄 아는 아이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요즘은 애 키우며 힘들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그는 애들이 다퉈 심판 노릇을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다툴 때 부모는 공평한 중재자가 돼 줘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다들 논리적이에요. 4명 이야기 듣다 보면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더라고요. 그럴 때 어느 편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일이 너무 어렵더군요.” 그렇게 박 과장의 삶은 퇴근 후에도 천상 공무원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공시 정보] 나만의 경력 어필하라… 12대1 이상 경쟁률도 뚫을 수 있다

    [공시 정보] 나만의 경력 어필하라… 12대1 이상 경쟁률도 뚫을 수 있다

    주 20시간 내외·하루 평균 4시간씩 근무하는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 경력경쟁채용 시험 공고가 다음달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전일제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신분과 정년(60세)이 보장되면서 개인 사정에 따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육아 등 가사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시험의 최종 합격자는 461명으로 전년 대비 108명이 늘었다. 합격자 평균연령은 36.1세였으며, 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이 되려면 직무 관련 경력·학위(석사 이상)·(모집 단위에서 요구하는)자격증 3가지 요건 가운데 1가지 이상을 갖춰야 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해 합격자의 65.9%가 경력, 3.9%가 학위, 나머지는 자격증을 인정받아 합격했다. 서울신문은 16일 시간선택제 국가공무원에 도전할 수험생들을 위해 2015년에 이어 지난해 재응시해 경찰청 일반행정 9급으로 합격한 정모(39·여)씨의 시험 준비 과정을 들어 봤다.지난 2년간 동일한 경력 사항을 내세워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도전했지만 불합격과 합격이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직무 관련성입니다. 저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한 대기업에서 웹디자이너와 기획자로 근무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8개월 동안 휴학을 하고 국내 한 유통사에서 고객민원 상담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고 시간선택제 공무원에 처음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2015년에는 금융위원회 홍보 담당 자리에 지원한 터라 제가 오랜 기간 민간에서 쌓아 온 경력과 정확히 부합하진 않았습니다. 두 번째는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 각종 제출 서류에도 저만의 경력을 살려 지원하고자 하는 업무를 어떻게 잘 해낼 수 있는지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내 입장 아닌 상대방 입장서 업무를 바라보라 지난해 제가 지원한 분야는 고객민원 업무입니다. 개인적으로 웹디자이너나 기획자로서 경력을 쌓은 기간이 더 길지만 대학생 시절 고객민원 상담 업무를 하며 느꼈던 점을 상기시켜 서류에 담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콘텐츠 제작과 고객민원 상담이라는 두 업무 모두 자신의 관점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생각해야 한다는 유사성을 끄집어내 강조했습니다. 선발 절차는 5월 시험 공고, 7월 서류 제출, 11월 서류합격자 발표, 12월 면접 순서대로 진행됐습니다.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난 후에는 2주 정도 인터넷 동영상 면접 강의를 수강한 후 직접 스터디 멤버를 구해 실제 면접을 보듯 연습했습니다. 민간기업 면접을 본 적은 있지만 공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나름 철저히 준비하려고 했습니다.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일했지만, 공직에 발을 들인다면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소양을 갖췄다는 점을 어필했습니다. 저와 다른 국가공무원 선발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과 만나 한 번에 4시간씩 두 차례 면접 대비를 했는데, 서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고쳐 가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전일제와 달리 겸직도 가능하다 그동안의 경력이 아깝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단 1년도 쉰 적 없이 일했지만, 막상 자녀가 태어나 학령기가 되니 엄마라는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 중에 2015년 난생처음 육아휴직에 들어갔고, 단시간 근무하면서도 안정적인 직장을 찾던 중 시간선택제 공무원을 알게 됐습니다. 임용되는 기관의 장이 허가하는 경우 전일제 공무원과 달리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겸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전공을 살려 프리랜서로도 일할 계획입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 농축산물 개방 요구에 경협 카드 꺼낸 日

    오는 18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 경제대화’를 앞두고 개최된 양국 간 사전 협의에서 미국의 공세가 거세다. 미국은 새로운 미·일 무역협정을 겨냥한 양자 무역협상 개최를 요구하는가 하면 무역적자 등 통상 문제를 주 의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최근 열린 경제대화의 사전 협의 과정에서 일본에 양자 무역협상을 요구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3일 전했다.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고자 기존 합의나 국제적 기준과 관계없이, 통상의 틀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게 고쳐 나가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저항’하고 있다.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통해 양자 무역문제는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고속철도, 도로 등 인프라 정비에 일본의 투자 및 참여를 통한 경제협력을 주 의제로 삼자고 주장했다. 미국은 자동차를 비롯해 농축산물, 의약품, 관광 등 개별 부문에 대해서도 개방 폭을 확대하라는 요구를 했다고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신문은 “미·일 간 무역 불균형 문제가 이번 경제대화의 주요 논점이 될 것”이라며 “미국산 소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성역’에 속하는 농축산물 관세에 TPP 이상 수준으로 자유화하라고 압박하면 일본은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100일 계획’에 합의한 것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당근으로 소고기 수입제한 및 서비스 분야의 외자 규제 완화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미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 개방 압력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환율 문제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무역과 환율은 떼어 놓을 수 없는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번 회담은 ‘미국 우선주의’,‘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가 통상정책 등 포괄적 대외경제 정책을 구체화하는 첫 번째 시험대다. 일본에서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각각 대표를 맡는다. 미·일은 회담에서 거시경제 공조, 경제 협력, 무역의 틀 등 3가지 분야의 의제마다 차관급을 수장으로 하는 실무 그룹을 설치하기로 할 예정이다. 실무그룹은 올해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통해 인프라 정비 등 경제 협력의 구체 방안을 도출하는 데 집중한다. 일본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어긋나는 조치를 강요할지, 1980년대 미·일 무역마찰과 유사한 갈등이 재연될지 여부 등도 관전 포인트다. 아소 부총리는 12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TPP 합의 내용을 기초로 양국의 자유무역과 투자를 촉진하는 규칙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이 정한 규칙이 아·태 지역 전체로 확산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 “미·일이 주도하는 형태로 아·태 지역의 자유무역 촉진을 도모하겠다”고 다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구조조정 민간 주도로… 8兆 펀드 만든다

    구조조정 민간 주도로… 8兆 펀드 만든다

    기업 구조조정 틀이 확 바뀐다. 지금은 정부와 채권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모펀드(PEF) 등 민간 자본시장이 주도하게 된다.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NH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산업·수출입·기업은행 행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신(新)기업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밝혔다. 금융위가 추구하는 모델은 PEF가 부실기업을 사들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미국식 방식이다.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 등 채권은행을 앞세운 정부 주도 방식이 투자자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산은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유암코 등이 4조원을 출자해 모(母)펀드를 만들고, 모펀드는 다시 자(子)펀드에 50%를 출자하는 구조다. 자펀드는 PEF 등 민간 자본과의 매칭(절반씩 분담하는 출자 방식)을 통해 부실기업 채권을 인수할 재원을 마련한다. 부실기업이 정상화되면 비싼 값에 되팔아 출자자들이 이익을 나눠 갖는다. 금융위는 일단 올해 중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부실기업은 채권 가격을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이견이 커 실제 매각이 잘 성사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조정위)를 설치해 적정 가격을 제시하고 이견을 조율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정위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제출한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적정 가격을 산출하며 공인회계사회에 검증을 맡길 수 있다. 또 채권은행이 해마다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 항목을 구체화하고 등급 산정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채권은행은 ‘온정적인’ 신용위험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제대로 된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날 오후 늦게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갖고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해법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이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14일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막판 타결’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 회장과 강 본부장이 만난 건 지난달 23일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회사채 50% 출자전환, 나머지 50% 만기 연장’ 내용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을 거부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국민연금 등이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P플랜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금융위 “주가조작 PC·문자 5분 만에 복구”

    금융위 “주가조작 PC·문자 5분 만에 복구”

    ‘최순실 태블릿’서 증거 찾아 유명 檢에 의뢰 않고 현장서 즉시 감식“애플이건 안드로이드건 상관없습니다. 짧게는 5분 정도면 범죄에 사용하고 삭제한 문자와 사진을 고스란히 복구할 수 있습니다.”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원회 강당. 주식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조사하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원들이 디지털 포렌식 시스템 시연에 한창이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남아있는 통화기록이나 이메일 접속기록, 메신저 내용 등을 수집하고 분석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잡는 첨단 과학수사 기법이다. 최근 ‘최순실 태블릿PC’에서 국정 농단의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 유명세를 탔다. 시연회에서는 A가 지인인 B에게 회사 기밀정보를 문자메시지와 사진으로 전송한 뒤 이를 모두 삭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하지만 디지털 포렌식 프로그램을 설치한 노트북이 각각의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데이터를 고스란히 복구해 냈다. 주고받은 문자와 사진, 접촉시간과 위치 등이 복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남짓이었다. 경찰과 검찰 등 다른 기관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디지털 포렌식을 수사에 이용해 왔지만 금융위는 예산과 인원 부족 등으로 자체 활용 능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조사단은 그간 한미약품, 한진해운 등 굵직한 불공정거래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모든 조사는 대검찰청 국가포렌식센터에 감식을 의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빠르면 몇 시간 만에 끝나는 작업임에도 어떨 땐 열흘 이상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다. 유재훈 자본시장조사단장은 “현장에 나가 바로 증거물 감식을 하게 되면 조사 기간은 물론 조사대상자의 불편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외연확장 安… 변양호·김운용·김민전 영입

    외연확장 安… 변양호·김운용·김민전 영입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에 힙입어 매서운 기세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안 후보는 13일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제 멘토 역할을 했던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경제특보로 전격 영입했다. 또 김민전 경희대 국제캠퍼스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를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을 상임고문으로 영입했다. 안 후보 측은 이날 “안 후보가 최근 변 고문을 직접 만나 경제특보를 제안했다”면서 “변 특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던 주역 중 일인”이라고 영입 이유를 밝혔다. 이는 안 후보가 “상대편 캠프에 있는 사람이라도 전문가라면 등용해 쓰겠다”고 한 발언 이후 나온 것이어서 본격적인 비문(비문재인) 진영 끌어안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변 특보 영입은 특히 안 지사의 대선캠프 정책단장을 맡았던 변재일 의원의 탈당설이 제기되던 와중에 성사된 일이라 주목된다.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김 교수는 각종 정치 현안 토론회에서 토론자 및 진행자로 활발히 활동해 왔고,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 위원을 지냈다.손학규 선대위원장은 최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에게 안 후보를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대표는 선뜻 지원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내가 민주당을 탈당한 것만으로도 ‘문재인은 안 된다’고 얘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손 선대위원장이 전했다. 안 후보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영입을 추진 중인 개혁적 보수 성향의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 홍의락 의원도 국민의당 입당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변 특보와 함께 안 지사의 멘토로 알려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도 최근 부쩍 안 후보와 가깝게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을 탈당했던 김유석 경기 성남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현직 기초의원과 최영근 전 화성시장 등 1200여명도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입당을 선언하기로 하는 등 당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안 후보는 외연을 넓히면서도 지지층 결집에 힘쓰는 모습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영장 기각과 관련, “김수남 검찰총장은 책임지고 즉각 사퇴하라”며 “5월 10일부터 권력기관에 포진한 우병우 사단을 즉각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휴대전화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더라도 속도 조절을 통해 무제한으로 추가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온 국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공약도 내놓았다. 한편 국민의당은 지난달 25~26일 호남 경선에서 불법 동원 의혹에 연루된 김정환 부대변인을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안철수, 변양호 경제특보로 영입

    안철수, 변양호 경제특보로 영입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13일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경제특보로 영입햇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은 보도자료에서 “변 특보는 1977년부터 2005년까지 경제부처에서 경제 및 금융 정책의 주요 직책을 역임하면서 한국금융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면서 “특히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제금융 주무과장과 국장으로서 금융산업 구조개선과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기여했던 주역 중 일인”이라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2005년 이후에는 국내 첫 사모투자펀드인 보고펀드를 설립해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 바 있다”고 밝혔다. 변 특보는 금융정책국장 시절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했다는 시비에 휘말렸다가 4년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협상에서의 의사결정에 관여했다가 구속까지 된 것으로 인해 공무원 사이에서는 ‘변양호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안 후보는 변 특보의 영입을 계기로 현재 공무원들 사이에 만연된 보신주의 극복의 시그널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선대위 측은 전했다. 변 특보는 최근까지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경제자문을 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게 바로 ‘최순실 수사 병기’ 디지털포렌식

    이게 바로 ‘최순실 수사 병기’ 디지털포렌식

    “애플이건 안드로이드건 상관없습니다. 짧게는 5분 정도면 범죄에 사용하고 삭제한 문자와 사진을 고스란히 복구할 수 있습니다.”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원회 강당. 주식시장에서 불공정 거래를 조사하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원들이 디지털 포렌식 시스템 시연에 한창이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에 남아있는 통화기록이나 이메일 접속기록, 메신저 내용 등을 수집하고 분석해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잡는 첨단 과학수사 기법이다. 최근 ‘최순실 태블릿PC’에서 국정농단의 결정적 증거를 찾아내 유명세를 탔다.시연회에서는 A가 지인인 B에게 회사 기밀정보를 문자메시지와 사진으로 전송한 뒤 이를 모두 삭제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하지만 디지털 포렌식 프로그램을 설치한 노트북이 각각의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데이터를 고스란히 복구해 냈다. 주고 받은 문자와 사진, 접촉시간과 위치 등이 복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 남짓이었다. 경찰과 검찰 등 다른 기관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디지털 포렌식을 수사에 이용해 왔지만 금융위는 예산과 인원부족 등으로 자체 활용 능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자본시장조사단은 그간 한미약품, 한진해운 등 굵직한 불공정거래 사건을 조사하면서도 모든 조사는 대검찰청 국가포렌식센터에 감식을 의뢰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빠르면 몇 시간 만에 끝나는 작업임에도 어떨 땐 열흘 이상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었다. 유재훈 자본시장조사단장은 “현장에 나가 바로 증거물 감식을 하게 되면 조사 기간은 물론 조사대상자의 불편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대우조선 운명 오늘 판가름..구조조정 틀 확 바뀐다

    대우조선 운명 오늘 판가름..구조조정 틀 확 바뀐다

    기업 구조조정 틀이 확 바뀐다. 지금은 정부와 채권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모펀드(PEF) 등 민간 자본시장이 주도하게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NH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산업·수출입·기업은행 행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신(新) 기업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밝혔다. 금융위가 추구하는 모델은 PEF가 부실기업을 사들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미국식 방식이다.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 등 채권은행을 앞세운 정부 주도 방식이 투자자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금융위는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산은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유암코 등이 4조원을 출자해 모(母)펀드를 만들고, 모펀드는 다시 자(子)펀드에 50%를 출자하는 구조다. 자펀드는 PEF 등 민간자본과 매칭(절반씩 분담하는 출자 방식)을 통해 부실기업 채권을 인수할 재원을 마련한다. 부실기업이 정상화되면 비싼 값에 되팔아 출자자들이 이익을 나눠갖는다. 금융위는 일단 올해 중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부실기업은 채권 가격을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이견이 커 실제 매각이 잘 성사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조정위)’를 설치해 적정 가격을 제시하고 이견을 조율토록 할 방침이다. 조정위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제출한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적정 가격을 산출하며 공인회계사회에 검증을 맡길 수 있다. 또 채권은행이 해마다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 항목을 구체화하고 등급 산정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채권은행은 장기간 거래한 기업과의 관계로 인해 ‘온정적인’ 신용위험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제대로 된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대한 국민연금과의 협상 여지가 100% 열려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14일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막판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연금 측도 “아직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화답했다.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회사채 50% 출자전환, 나머지 50% 만기 연장’ 내용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을 거부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이해 관계자의 손실분담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국민연금 등이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P플랜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울어진 세상,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기울어진 세상,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오는 5월 13일 공식 개막하는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한국관 전시는 ‘카운터밸런스: 돌과 산’(Counterbalance: The Stone and the Mountain)을 주제로 열린다. 이번 비엔날레 한국관의 이대형 예술감독은 12일 “세상을 바라봤을 때 많이 기울어져 있다.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불균형의 문제가 한 개인을 넘어 한국, 그리고 아시아의 정체성 문제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총예산이 10여억원 정도 소요되는 전시의 개막 한 달여를 앞두고 4억 6000만원의 정부예산을 보완해 줄 기업 협찬이 최순실 사태 여파로 전무한 상황이라 전시가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구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장기 공석인데다 이번 비에날레부터 커미셔너를 맡겠다고 나섰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펀딩 부진을 해결할 의지가 없어 전시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전시는 주제를 중심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고 두 명의 작가가 각자 연관성 없는 거대 담론을 내세우고 있어 방만한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감독은 “한국관 전시를 준비하면서 국내외 신문과 뉴스를 집중 분석한 결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보이지 않는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배척하고 증오하는 현실 속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지게 됐다”며 “‘돌과 산’이라는 부제를 붙여 인간에 대한 배려가 빠져 버린 21세기의 폭력성을 역설적으로 지적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한국관 전시에는 아시아의 모더니즘을 주제로 작업해 온 작가 이완과 동서양의 경계에서 서구문화의 가치를 냉소적으로 비판하는 작가 코디 최 외에 ‘미스터 K’라는 가상의 인물이 참여한다. ‘미스터 K’는 이완 작가가 황학동에서 발견한 사물함 속에 있던 사진 속의 실존 인물로 이번 전시에서 한국관의 개념을 드러내는 또 한 명의 작가이자 이완 작가의 동명 작품이기도 한다. 미스터K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8·15 해방과 6·25 전쟁, 한강의 기적, 군사독재, 1997년 금융위기까지 체험한 익명의 한국인을 상징한다. 1961년생인 코디 최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민을 가며 서구문화와 직접 충돌한 아버지 세대를 대표한다. 1979년 태어난 이완은 모든 문화를 동등하게 바라보는 아들 세대를 상징한다. 전시는 미스터 K-코디 최-이완으로 이어지는 3세대 사이의 다각적인 함수관계를 설정해 세계적 맥락 속에서의 한국과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그 정체성의 정치학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 준다는 계획이다. 코디 최 작가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결합한 네온 설치조각 ‘베네치아 랩소디’를 비롯한 10점의 작품들로 카지노 캐피털리즘과 비엔날레 제도 자체를 비판한다. 이완 작가는 전 세계 1200명을 인터뷰한 자료를 기반으로 670명을 선정해 각 개인을 상징하는 670개의 시계로 구성된 ‘고유시’를 선보인다. 이와 함께 미스터 K의 삶을 담은 사진 1342장으로 구성된 ‘미스터 K 그리고 한국사 수집’도 소개한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프랑스의 크리스틴 마셀 총감독의 지휘 아래 ‘비바 아르테 비바’(예술 만세)를 주제로 베니스 현지 카스텔로 공원 및 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11월 26일까지 열린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다시 늘기 시작한 가계빚 ‘DSR’로 옥죈다

    연소득 3배 이하로 신규대출 제한 다른 은행들도 ‘도입 여부’ 저울질 “마지노선 없어 혼란 야기” 우려도 가계빚 옥죄기가 본격화됐다. KB국민은행은 자신이 보유한 총대출금에 대한 1년간의 원금과 이자를 합친 총액이 연간 실질소득의 3배를 넘기지 못하게 대출을 제한한다. 다른 은행들도 뒤따를 채비를 하고 있어 돈 빌리기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3조 9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한 달 사이 2조 9308억원 늘었다.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주춤하던 증가세가 다시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올 1월에는 691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2월(2조 9315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3조원씩 늘고 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오는 17일부터 모든 대출(서민금융 등 정책자금 제외)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했다. 예컨대 연봉이 5000만원인 나서민씨가 연 금리 4.0%로 4억원을 주택담보대출(20년간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받고, 신용대출로 1억 2000만원(1년 만기 연 5.0%)을 빌리려 한다고 치자.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은 해마다 2900만원, 신용대출 이자는 600만원이다. 기존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기타 대출 이자만 더해서 산출했던 데 비해 DSR은 기타 대출의 원금 상환액까지 계산해야 한다. 신용대출이 1년 만기이므로 이 경우 갚아야 할 연간 원리금은 총 1억 5500만원(이자 3300만원+신용대출 원금 1억 2000만원)이 된다. 연간 원리금 총상환액이 1억 8400만원(주택담보대출 2900만원+신용대출 1억 5500만원)으로 연봉의 3배(5000만원×3=1억 5000만원)가 넘어가는 만큼 나씨는 원하는 액수만큼 신용대출을 다 받을 수 없다. 금융 당국의 DSR 도입 권고에도 눈치만 살피던 시중은행들은 국민은행이 테이프를 끊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공동 가이드라인 없이 DSR을 적용하면 기준이 비교적 덜 까다로운 은행으로 고객이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DTI 60%’처럼 DSR도 일종의 마지노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은행들에게 DSR을 자율적으로 적용하라는 지침만 제시한 상태다. DSR 기준 공개가 되레 혼선을 야기한다는 주장도 있다. B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특정집단을 위한 특화상품의 경우 (DSR) 적용 여부를 따로 정해야 하고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형태에 따라 허용 비율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마다, 금융상품마다 기준이 다른데 국민은행처럼 ‘3배 제한’ 식으로 공표하면 혼란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포식자로 떠오른 중국 HNA그룹을 어떤 기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글로벌 포식자로 떠오른 중국 HNA그룹을 어떤 기업?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 캐피털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올드뮤추얼의 미국 자산운용본부, 독일 도이체방크, 뉴질랜드 UDC 파이낸스, 홍콩 카이탁은행?. 무명 소졸이나 다름 없는 중국 하이항(海航·HNA) 그룹이 올들어 쇼핑한 글로벌 업체들의 목록이다.중국 최대 민영항공사인 HNA그룹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행진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지난 2년여 동안 무려 400억 달러(약 45조 6000억원)를 쏟아부어 ‘닥치는 대로’ 해외 기업들을 사들였다. 이번에는 싱가포르의 물류기업 CWT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겠다며 쇼핑 목록에 새롭게 포함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NA그룹은 거래가 중단된 6일 기준 CWT의 주가에 13%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2.33 싱가포르 달러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인수했다. 인수 총액은 14억 싱가포르 달러(약 1조 1389억원)에 이른다. 1970년 설립된 CWT는 세계 90개국에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의 메이저 물류업체다. 싱가포르에서 1030만㎡(약 311만평) 규모의 거대한 물류시설을 운용하고 있다. HNA그룹 측은 CWT가 중국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조성)’ 사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인수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이 자본유출을 우려해 해외 M&A 규제를 강화한 올들어서도 HNA그룹의 식탐에 거침이 없다는 것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털 등 5개 업체를 포함해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와 독일 지방은행 HSH노르트방크, 스위스 면세점 업체 듀프리 등 미국과 영국, 독일, 뉴질랜드, 홍콩, 스위스, 아일랜드 등 세계 전 지역에서 모두 12건에 대해 인수하거나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HNA그룹 측이 공개했다. 이들 회사 중 스카이브릿지캐피털의 지분 45%를 사들인 거래가 관심을 모은다. 스카이브릿지 캐피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설립한 회사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지분 4.78% 인수와 남아공 보험사인 올드뮤추얼(OM)의 미국 자산운용본부 지분 25% 인수도 주목 대상이다. 스위스의 광산 기업 글렌코어의 석유제품 지분 51%도 7억 7500만 달러에 사들인 것도 이색적이다. M&A 판을 키우다 보니 HNA그룹은 현재 중국 국내를 포함해 51건의 크고작은 거래를 다각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는 지난달부터 미 포브스와 인수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엔 HSH노르트방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데 이어 영국 부동산 투자·개발회사 캡코(Capco)로부터 런던 올림피아 전시회장 인수를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벅스비 프라퍼티와 팀을 꾸려 매입가로 3억 7500만 달러를 캡코에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런던 중심가 코벤트가든 지역의 부동산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캡코는 2015년부터 부동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가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자산 매각을 보류했다. 해외 M&A 규제 강화에도 HNA그룹의 ‘닥치고 확장’이 가능한 것은 2015년 천펑(陳峰) HNA그룹 회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함께 찍은 언론 사진이 설명해준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당 사진은 HNA그룹이 암묵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HNA그룹은 창업자 천 회장이 1993년 2억 5000만 위안(약 413억 1350만원)을 조달해 사들인 보잉 737기 두 대로 출발해 항공과 부동산 개발, 소매 유통, 호텔 등을 거느린 거대 기업집단으로 급성장했다. 하이난(海南)항공을 주력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최소 10개 항공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항공사가 대부분이지만 브라질과 남아공 항공사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의 공항과 항공기 임대 업체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464위에 이름을 올리며 진입하기도 했다. 관광과 부동산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지만 해외 기업 M&A를 통해 다양한 업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HNA그룹이 사들인 유명 외국 기업으로는 지난해 10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미 항공기 리스 회사인 CIT를 비롯해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 월드 와이드, 전자제품 물류 회사인 인그램 마이크로 등이 대표적이다. HNA그룹이 글로벌 M&A 큰 손으로 부상한 것은 100년 역사의 힐튼호텔을 집어삼키면서부터다. 지난해 10월 미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힐튼 지분 25%를 65억 달러에 사들이며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힐튼을 인수한 것은 급증하는 중국인 해외여행객을 겨냥해 항공과 호텔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초에는 인그램마이크로도 60억 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IT기업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어 게이트그룹과 프랑스 기내식업체 서브에어를 각각 인수하며 세계 최대 기내식 업체로 올라서는 등 ‘닥치고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도 손길을 뻗쳤다. HNA그룹은 올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투자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인 금호홀딩스가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 어치를 취득했다. 해외 M&A에는 천 회장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휘청거리자 “지금이 해외 기업을 싸게 살 절호의 기회”라며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섰다. 지난해 2월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서도 “지난 100년간 중국이 해외 기업을 사들일 파워를 가진 적이 없었다”며 “이제는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HNA그룹의 해외 M&A가 얼핏 보면 ‘닥치고 확장’으로 보이지만 하나의 산업사슬을 구축하겠다는 일관된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날로 늘어나는 중국 해외 여행객을 겨냥해 주력사업인 항공기 운항 사업을 기반으로 전방산업인 항공기 리스와 후방산업인 비행기 기내식, 호텔체인 등을 추가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전략적인 만큼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이 급증한 재작년 3년 만기 2억 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채권 표면금리는 연 7% 고정금리 조건으로 발행됐고 사모 방식으로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위안화 허브 추진을 위해 발표한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의 실질적 첫 성과로 기록됐다.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빠른 M&A 속도에 우려한다. 무리한 M&A로 그룹의 재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공산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경제일보는 HNA그룹의 해외 M&A에 대해 “빚더미 위에 짓는 제국”이라며 “그룹 산하 상장사 대부분의 부채비율이 7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HNA그룹 측은 “부채비율 70%는 중국 항공업계에서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상하이증시 A주 상장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60%이지만 중국 항공업계에서 70%의 부채비율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 계열사의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HNA그룹 산하 상장사 부채비율이 대부분 70%를 넘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외연 확장에 치중할 경우 재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국민연금 “특정기업 살리려 국민노후자금 까먹을수없어”

    국민연금 “특정기업 살리려 국민노후자금 까먹을수없어”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수정 제시한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 안을 두고 국민연금공단이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우조선이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 회사채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11일 A4용지 3장짜리 입장 발표문을 통해 “충분치 않은 자료를 근거로 사실상 손실(채무조정안 수용)을 선택하라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현 상태에서 채무조정안을 받아들이면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하여 국민 노후자금의 손실을 감내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전날 내놓은 수정 제시안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연금은 당초 이날 투자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정하려던 방침을 바꿔 12~14일 중에 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 사이에 막후 담판을 통해 ‘타협할 여지’는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을 수용하게 되면) 투자 관점보다 특정 기업이나 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기금이 쓰이는 선례로 인용될 수 있고 이는 기금운용 원칙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산은의 추가 양보를 압박했다. 국민연금은 앞서 지난 9일 ?산은의 추가 감자 ?출자전환 가격 조정 ?4월 만기 회사채 우선 상환 ?만기 유예 회사채 상환 보증 등을 요구했다. 다음날 산은은 이를 거부했다. 대신 만기 유예 회사채 우선상환 등을 약속했다. 공을 다시 넘겨 받은 국민연금은 이 정도 수정 제안으로는 대우조선 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며 산은에 다시한번 추가 양보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로 핑퐁하며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맞서고 있는 것이다. 양측 모두 상대가 양보하지 않으면 결국 P플랜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버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P플랜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치킨게임’ 중인 양측이 파국을 택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P플랜을 선택하는 순간 양쪽 모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가장 손해를 보는 건 국민연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조선 실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에 따르면 P플랜 시 전체 채권액 7조 7362억원 중 4조 3815억원이 손실 나 금융권 회수율은 43.4%에 그친다. 반면 채무재조정을 선택하면 손실 규모는 3조 1478억원, 채권 회수율은 53.2%다. P플랜을 선택하는 순간 손실은 1조 2337억원 늘고, 회수율은 9.8% 포인트 떨어지는 것이다. 투자자별 손실은 수출입은행이 1조 5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국민연금 등 회사채 투자자는 1조 3500억원, 시중은행은 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채권액 대비 손실률로 따지면 가장 손해보는 곳은 회사채 투자자다. 원금의 90%를 날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산은은 손실률이 33.8%에 그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손실이 더 클 것을 알면서도 차선(P플랜)을 선택하면 배임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이 P플랜에 돌입하더라도 3조 3000억원 이상을 신규 투입해 짓던 배는 마무리 해 팔 계획이다. 배를 계속 짓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뒤집어 말하면 P플랜의 최대 공포는 ‘계약 취소’다. 산은은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량 114척 중 7~8척이 취소될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는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과 노르웨이 해양시추업체 시드릴의 드릴십 4척도 포함돼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산은 간의) 물밑 접촉이 계속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영구채 금리 인하와 회사채 우선상환 등 (산은이) 양보할 패를 모두 보여준 만큼 이제는 (국민연금의 결정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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