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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범 기재부 1차관 “현재와 앞으로 경기 흐름 녹록지 않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 “현재와 앞으로 경기 흐름 녹록지 않다”

    정부가 4월 산업활동동향과 관련,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경기가 더 좋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겸 정책점검회의를 열고, 혁신성장 정책추진상황 및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김 차관은 모두발언에서 “4월 산업활동동향도 우리가 마주한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면서 “글로벌 수요 위축 등에 따른 수출 부진의 여파로 광공업생산은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비스업에서 시작된 위기가 제조업에도 본격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각각 1.3포인트, 0.5포인트 하락하면서 3개월 연속 동반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 흐름이 녹록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사회구조를 재편하는 충격이 되면서 혁신성장 환경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꾸준히 증가하던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올해 1분기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하면서 스타트업 신규투자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는 1분기 74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 감소했지만, 바이오·의료분야 벤처투자는 22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9% 급증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 한은 역성장 전망속 금리인하, 기업투자 유인책 제시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어제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내려 사상 처음으로 0%대가 된 이후 두 달 만의 인하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심각하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2.1%에서 -0.2%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 전망치 -1.6% 이후 11년 만의 역성장을 전망했다. 한은의 역성장 전망이 아니더라도 경제위기는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지난 4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5월 20일까지 -20.3%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은 더 엄동설한이다. 일시 휴직자가 지난 3월 160만 7000명으로 사상 최다였고 4월에는 148만 5000명이었다.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3월 19만 5000명, 4월 47만 6000명씩 줄었다. 고졸, 대졸의 취업은 절벽상태다. 내수는 이미 급감이다. 이번 금리 인하로 기준금리 하한선(실효하한)에 대한 논란이 나오지만,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통화정책이 공조를 이뤄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 문제는 풀린 돈이 어디로 가느냐이다. 금리 인하로 미국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0.25~0.5% 포인트로 좁혀져, 외국 투자금이 한국에 들어올 요인이 줄어들었다. 국내에 부동자금이 1000조원이 넘는데, 마땅히 갈 만한 투자처가 없다. 부동산 시장도 주식시장도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높은 수익률을 좇아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해 놓고 금융당국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3차 추경으로 민간기업의 일자리 유지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강화, 기간산업보호 등에 힘을 쓰면서 시중 자금이 자연스럽게 투자로 흐르도록 길을 터 줘야 한다.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에 대한 혜택을 보다 넓히고 바이오, 정보통신기술 등 신성장동력 분야의 규제를 완화해 민간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중 부동자금이 투기가 아닌 생산적인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 文대통령 등 고위직, 급여 총 1억 8000만원 반납

    文대통령 등 고위직, 급여 총 1억 8000만원 반납

    靑·고용부·인사혁신처 등 4곳 20명 참여장차관급 이상 140여명… 확산 가능성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기부한 급여 총액이 1억 8165만원이라고 고용노동부가 28일 밝혔다. 급여를 기부한 고위직은 이날까지 문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고용부, 인사혁신처, 중앙노동위원회 등 4개 기관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 20명이다. 이들은 이미 4~5월 급여를 기부했고 6~7월 급여도 추가로 기부하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지난 3월 21일 열린 비상국무위원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장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들이 4개월 동안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행정부의 장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은 140여명에 달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6일 이들이 기부한 급여가 고용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관리·운용하는 근로복지진흥기금에 들어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실업대책사업에 쓰이게 된다고 밝혔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실업자 창업점포 지원 사업,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직가정 생활안정자금 융자 사업 등이 실업대책사업으로 분류된다. 정무직 공무원 140여명 중 희망자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이라 최종 참여 인원과 금액은 바뀔 수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급여 반납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와는 별개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면 고용보험기금에 편입돼 취약계층의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 사업 등에 활용된다. 고용부는 근로복지진흥기금에 기탁되는 기부금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있는 6개월 이상 소득이 없는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생계비 지원 용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마이너스 성장률·물가 폭락 우려에… 한은, 경기부양 올인

    마이너스 성장률·물가 폭락 우려에… 한은, 경기부양 올인

    성장률 전망 3개월 만에 2.3%P 내려 “코로나발 경제 침체 심각” 선제적 조치 1분기 -1.4%… 11년 3개월 만에 최저 3분기로 이어지면 성장률 -1.8% 전망 올 취업자 증가폭 작년 10% 수준 예상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은 경기 침체뿐 아니라 물가도 심상치 않아 디플레이션(D) 우려가 나오는 지금이 ‘금리 인하의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돈 풀기’ 효과를 봐 가며 기준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한은으로서는 그야말로 선제적 조치를 내린 것이다. 기준금리 실효하한 논란에도 한은이 경기 부양 카드를 총동원한 것이다.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 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부양에 힘을 실으려면 금리 인하를 미룰 시점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이 0% 근처로 떨어지고 물가 상승률도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당연히 이 시점에서 금리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D의 공포’는 한은이 이날 발표한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한은은 올 성장률을 -0.2%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월 전망한 2.1%에서 무려 2.3% 포인트를 한꺼번에 끌어내린 것이다. 또 물가 상승률도 석 달 만에 1.0%에서 0.7% 포인트 낮춘 0.3%로 수정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로 인한 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장률 하향 조정에는 코로나발(發) 경제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다. 한은이 11년 만에 역성장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분기 중 정점을 찍고, 국내에서도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걸 정도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코로나19 사태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2분기 중 정점을 찍는다는 전제로) 민간 소비와 수출 부진은 3분기부터 완화되면서 성장률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이 3분기까지 이어지면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실제로 올 1분기 성장률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4%를 기록했다. 2분기 들어서도 4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줄었고, 이달 1~20일 수출도 20.3%나 감소했다. 경제위기 때마다 탈출 동력이 됐던 수출마저 부진한 것이다. 내수와 수출이 부진해 올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해(30만명)의 10%인 3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세계무역 자체가 위축돼 해외 수요도 기대하기 어려운 사면초가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0.4%)보다 낮은 0.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근원물가도 기존 전망치인 0.7%보다 낮아진 0.4% 수준”이라고 밝혔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장기뿐 아니라 단기적으로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고용 여건의 급격한 악화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설마했는데… 올 성장 전망 -0.2%

    설마했는데… 올 성장 전망 -0.2%

    ‘가보지 않은’ 기준금리 0.5% 시대 코로나 충격파 심각… ‘D 공포’ 커져한국은행이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끌어내렸다.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1.6%) 이후 약 11년 만이다. 이처럼 역성장이 가시화되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0.50%로 0.2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또 한번 가보지 않은 초유의 기준금리 ‘0.5%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는 코로나발(發) 경제 충격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얘기다. 2030선에 육박한 코스피만 보면 경제 위기가 진정된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지만, 한은의 성장률 수정 전망을 보면 실물경제에선 진짜 파도가 오지 않았다는 걸 보여 준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0%에서 0.3%로 대폭 하향 수정돼 ‘디플레이션(D) 공포’마저 드리우고 있다. 한은은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성장률이 상반기 -0.5%를 기록한 뒤 하반기 0.1%로 반등해 연 -0.2%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2.1%) 전망치와 비교하면 석 달 사이 2.3% 포인트나 내린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보다 0.7% 포인트 높은 3.1%로 예상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격한 V자 반등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국내에서 대규모 재확산이 없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깔고 계산한 수치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어나고 전 세계의 봉쇄조치 완화 속도가 느려지는 비관적 상황이 전개될 땐 올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코로나19 사태가 기본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진정되면 성장률은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재부각된 미중 무역 갈등을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은 점도 변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중 갈등이 앞으로 구체화될지, 어떤 조치가 어떤 강도로 나타날지 예상하기 어려워 반영하지 못했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지난해보다 올 하반기에 더 성장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와 한은이 일자리를 지키고, 기업의 흑자 부도가 없도록 지원하는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文대통령 등 고위직, 급여 총 1억 8000만원 반납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직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기부한 급여 총액이 1억 8165만원이라고 고용노동부가 28일 밝혔다. 급여를 기부한 고위직은 이날까지 문 대통령을 포함해 청와대, 고용부, 인사혁신처, 중앙노동위원회 등 4개 기관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 20명이다. 이들은 이미 4~5월 급여를 기부했고 6~7월 급여도 추가로 기부하게 된다.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지난 3월 21일 열린 비상국무위원 워크숍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장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들이 4개월 동안 급여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행정부의 장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은 140여명에 달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6일 이들이 기부한 급여가 고용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관리·운용하는 근로복지진흥기금에 들어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실업대책사업에 쓰이게 된다고 밝혔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실업자 창업점포 지원 사업, 2008년 금융위기 때 실직가정 생활안정자금 융자 사업 등이 실업대책사업으로 분류된다. 정무직 공무원 140여명 중 희망자만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이라 최종 참여 인원과 금액은 바뀔 수 있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급여 반납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와는 별개다.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면 고용보험기금에 편입돼 취약계층의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 사업 등에 활용된다. 고용부는 근로복지진흥기금에 기탁되는 기부금에 대해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있는 6개월 이상 소득이 없는 프리랜서, 특수고용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생계비 지원 용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19 틈타 해외 부동산 사재기에 나선 중국 큰손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코로나19 틈타 해외 부동산 사재기에 나선 중국 큰손들

    중국의 부동산 큰손들이 아시아 지역의 호화 주택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호화 주택의 가격이 하락해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 중국 위안화 가치의 속락, 인플레이션 등을 대비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부동산 큰손들이 중국 국내는 물론 싱가포르와 한국, 말레이시아, 호주, 태국 등지의 한 채에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호화 주택들을 무더기로 매입하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이 지난 26일 보도했다. 특히 일부 큰손들은 부동산 사진만 보고도 호화 주택을 거래하고 있을 만큼 ‘묻지마 투자’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지역 가운데 싱가포르는 민주화 시위로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홍콩의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아직 부분적으로 봉쇄 조치가 남아있지만 온라인 중개업체를 통한 중국인의 부동산 구입이 매우 활발하다. 클래란스 푸 싱가포르 부동산 중개인은 이달 중국인 고객 3명이 모두 2000만 싱가포르 달러(약 174억원)을 호가하는 마리나원 레지던스의 아파트 6채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 중국인 투자자는 싱가포르의 유명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방 3개짜리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1200만 싱가포르달러를 아낌없이 쓰기도 했다. 크리스틴 선 싱가포르 오렌지티앤타이 리서치 컨설턴트는 “일부 중국인 투자자들은 위안화가 향후 더 평가절하될 경우를 대비해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싶어한다”고 귀띔했다. 싱가포르에 이어 호주와 말레이시아에서도 중국 큰손들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호주 부동산회사 블랙 다이아몬즈의 모니카 투 대표는 지난 3월 이후 고급주택 판매 실적이 8500만 호주달러(약 696억원)로 올해 초보다 25% 급증했다며 이들 고객의 절반이 중국인이었다고 전했다. 이들 주택은 보통 시드니 인근 부촌으로 알려진 포인트파이퍼 등 해안가 인근 교외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채당 725만~1950만 호주달러에 이른다.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는 말레이시아에서도 중국 큰손들이 부동산 ‘싹쓸이’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부동산 중개업자 줄카이리 안와르는 “이달 2명의 중국인이 200만~500만달러(약 24억~61억원)에 이르는 쿠알라룸푸르의 아파트와 저택을 둘러봤다”며 “중국인들이 주택을 매입하기 위해 다시 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줄카이리는 “말레이시아는 현지에 중국인 인구가 많아 적응이 쉽고 고급주택이 싱가포르 등지보다 더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커얼루이(克而瑞) 연구센터 양커웨이(楊科偉) 애널리스트는 “이들 구매자들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동산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거나 당국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분석했다.한국 서울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부동산 업체인 쥐와이(居外·Juwai)이치(Iq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매입 문의가 지난해 4분기보다 무려 180% 증가했다. 영국과 미국에 대한 문의가 같은 기간 각각 32%, 18%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이다. 태국 역시 주요 관심 지역이다. 부동산의 합리적인 가격과 임대수익을 노리고 태국 주택 구매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태국에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비율은 다른 국가보다 21% 더 높았고 ‘제 2의 집’또는 ‘별장’으로 사용하려는 비율은 148% 더 높게 나타났다. 은퇴후 생활을 위해 구매한 비율은 189% 더 높았다. 조지 크미엘 주와이이치 대표는 “미국과 호주 등 인기 있는 투자 지역을 선택하는 투자자에 비해 중국 구매자는 태국 부동산에 관심이 있으며 주택 구매에 대한 높은 수요의 이유는 교육과 의료, 생활방식, 가격, 엔터테인먼트, 투자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대도시에서도 호화 주택은 인기다. 상하이(上海)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는 수십억위안 짜리 호화주택을 구매하려고 주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실제 4월 한달 일선도시 상품주택 거래량은 전달보다 45%나 증가했다. 충징(重慶)시,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등 대도시에서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주택 구매 수요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 반관영 통신사 중국신문사는 “베이징, 상하이 등 일선 도시의 집 보기와 계약 체결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부동산 개발기업들도 경영에 활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정보회사 CREI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2000만 위안(약 34억원)에 이르는 최고급 주택들이 인기 매물로 떠올랐다. 지난달 선전시 첸하이(前海) 자유무역지구 주택단지인 베이하우스는 최소 300만 달러(약 37억원)에 이르는 주택 135채가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상하이시 남쪽의 주택단지인 오리엔탈 가든의 240만 달러에 이르는 아파트는 수요가 공급을 5배나 초과할 정도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중국 큰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는 데다 중국 경제의 급속한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와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투자 위험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일부 중국인들이 급속한 경제 둔화에 따른 위안화 약세에 대비해 다른 나라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위안화 가치는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이후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7.1293위안으로 떨어졌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위안화 약세를 추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봉쇄조치가 다소 완화되면서 중국 부자들의 투자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인들이 상하이, 서울, 싱가포르, 시드니 같은 아시아 대도시에서 부동산을 쉽게 보고 구매를 완료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실탄도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4월 가계 부문 주민 저축은 7996억 위안 감소했다. 하루평균 은행에서 266억 위안이 빠져나갔다. 이에 비해 주민 대출은 오히려 6669억 위안이나 증가했다. 이중 개인 소비 대출 위주의 단기 대출이 2280억 위안 늘어났고 중장기 담보 대출이 4389억 위안 증가했다. 인민은행 놘젠홍(阮健弘) 조사통계국장은 “1분기에는 주민 대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이는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주민들의 소비와 주택 구매 등이 대폭 감소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월들어 저축이 감소하고 대출이 증가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풀리고 통제가 완화되면서 개인 소비 대출과 주택 대출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 덕분에 중국 큰손들의 자금이 유입된 지역의 집값은 코로나19의 충격에도 잘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본토와 가까워 ‘제1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던 홍콩은 철저히 외면당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다. 홍콩보안법 파동과 반정부 시위 등으로 구매 수요는 자취를 감췄는 데도 공급이 넘치고 있는 데다, 현금 유동성 확보를 원하는 홍콩의 부동산 보유자들이 급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분기 홍콩 고급주택 가격은 4.5%나 떨어졌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그룹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홍콩 부동산 거래는 ‘0’건이었다. 블룸버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본토에서 온 투자자들이 홍콩의 오피스와 쇼핑몰 점포를 싹쓸이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라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은 “올해 성장률 –0.2%”…11년 만의 역성장 전망

    한은 “올해 성장률 –0.2%”…11년 만의 역성장 전망

    수출 급감 등 반영해 대폭 낮춰 한국은행은 28일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의 -1.6%(2009년 성장률 예상) 이후 11년 만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 포인트 대폭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3.1%로 전망했다. 이는 직전 전망(2.4%)보다 0.7% 포인트 높은 수치다. 앞서 지난 3월 한은은 올해 예상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췄지만, 이후 각종 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자 이를 반영해 2.3% 포인트나 한꺼번에 끌어내렸다.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4%였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최저다. 하지만 2분기 들어서도 올해 성장 전망을 암울하게 하는 지표들이 나왔다. 4월 수출액이 지난해 동월 대비 24.3% 감소한 데 이어 5월 1~20일에도 20.3% 줄었다. 우리나라 수출과 성장률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 경제 상황도 예상보다 더 나쁘다. 한은의 ‘성장률 대폭 하향조정’은 이미 다른 기관들이 0% 안팎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으면서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 20일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0.2%)와 하반기(0.5%)를 거쳐 연간 0.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활동이 내년이나 돼야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하위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4일 올해 성장률을 –0.5%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14일 한국 경제가 역성장(-1.2%)할 것으로 예상했고,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4월 말 현재 주요 해외 IB(투자은행)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0.9%) 역시 0%를 밑돌고 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각 0.3%, 1.1%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0.5%로 0.25%P 인하 이런 가운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 포인트 또 낮췄다. 앞서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한 것이다. 그만큼 한은이 최근 수출 급감,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률 추락 등으로 미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의 격차는 0.25~0.5% 포인트로 좁혀졌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1년 만에… 한국 GDP 순위 두 계단 하락한 10위

    11년 만에… 한국 GDP 순위 두 계단 하락한 10위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2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목 GDP는 1조 6421억 달러로 OECD 회원국과 주요 신흥국 등 38개국 중 10위를 기록했다. 2018년엔 8위였으나 캐나다(8위)와 러시아(9위)에 밀려 두 계단 하락했다. 명목 GDP란 한 국가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얼마만큼 생산됐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로, 당해연도 가격 기준으로 집계된다. 실질 GDP가 경제 성장 속도를 보여 준다면 명목 GDP는 한 나라의 경제 크기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국가 간 경제 규모를 비교할 때 주로 쓰인다. 우리나라 GDP 순위가 떨어진 건 금융위기 때인 2008년(12위→14위) 이후 11년 만이다. 2009∼2012년 13위, 2013년 12위, 2014년 11위, 2015~2017년 10위, 2018년 8위 등으로 제자리를 유지하거나 상승했다. 지난해 한국의 명목 성장률(1.4%)은 OECD 조사 대상국(47개국) 중 세 번째로 낮게 나타났다. 경제 패권 다툼 중인 미국(21조 4277억 달러)과 중국(14조 3429억 달러)의 명목 GDP는 약 7조 달러 격차를 보였다. 이어 일본(5조 817억 달러), 독일(3조 8462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명목 GDP는 3만 1682달러로 전년(3만 3340달러)보다 줄었지만 순위는 통계가 집계된 35개국 중 22위를 유지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업체감경기 5개월 만에 반등, 제조업은 여전히 바닥

    기업체감경기 5개월 만에 반등, 제조업은 여전히 바닥

    위축된 소비 풀리면서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중심으로 기업심리 회복코로나19발 수출 부진에 제조업 체감경기는 넉 달째 하락세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넉 달째 떨어지던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5월 일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우 하락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경기 부양책이 비제조업 기업들에는 단비가 됐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한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기업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업황 BSI는 전월대비 2포인트 오른 53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곤두박질 치던 기업심리지수는 5개월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지수 자체는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는 기업의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로, 부정적인 응답이 많으면 100을 밑돈다.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진 49로 집계됐다.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부 업종으로는 자동차(-11포인트), 화학물질·제품(-10포인트) 등이 하락했다. 또 대기업(-2포인트)·중소기업(-4포인트), 수출기업(-2포인트)·내수기업(-4포인트) 등 기업 규모나 형태와 무관하게 모두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반면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 BSI는 예술·스포츠·여가(16포인트), 운수창고업(14포인트), 정보통신업(9포인트), 도소매업(7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6포인트 오른 56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국제 공급망 차질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받았다”며 “비제조업은 가계 소비가 일부 회복하면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넉 달 만에 고개 든 소비심리

    넉 달 만에 고개 든 소비심리

    한은, 5월 소비자조사… 심리지수 77.6 전월보다 6.8P 올랐지만 금융위기 수준 “코로나 극복 경기 부양책 기대감 반영”코로나19로 석 달째 곤두박질치던 소비심리가 이달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 등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7.6으로 전월보다 6.8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이달 다소 풀리기는 했지만, 지수 자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77.9)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을 보면 현재경기판단(36)과 가계수입전망(87), 생활형편전망(85), 소비지출전망(91), 향후경기전망(67) 등 모든 지수에서 2~8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더뎌졌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경제 활동 재개도 이뤄졌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같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4월 中企 취업자 54만명 감소… 금융위기 때보다 ‘고용 한파’

    4월 中企 취업자 54만명 감소… 금융위기 때보다 ‘고용 한파’

    산업硏 “부실기업 퇴출, 생산성 V자 반등”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달 중소기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약 54만명 줄어 감소 폭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는 2394만 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만 8000명 줄었다. 이 가운데 종업원 1~4인 업체의 취업자(973만 7000명)가 지난해 4월보다 28만 9000명 감소했다. 대면 접촉 비중이 높은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등에서 고용이 악화된 탓으로 분석된다. 제조업·건설업 경기도 둔화되면서 5~299인 업체의 취업자(1420만 7000명)도 24만 9000명 줄었다. 중기연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소기업 취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게 2009년 5월의 35만 4000명인데, 지난달 감소 폭이 이보다 더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체감경기를 보여 주는 4월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3포인트 하락한 55.6으로,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이날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단기적으로 하락했던 국내 기업 생산성이 이후 V자 형태로 반등하며 회복됐다”며 “이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국내 제조업 부실기업 비중은 2007~2008년 5.8~5.9%에서 2011년 4.8%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부실기업 비중은 2018년 9.4%까지 상승했다. 산업연은 “모든 기업에 대한 무차별적 지원은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을 초래할 위험이 커 지원 대상 중 옥석을 가려내는 효율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해고 대신 임금삭감… 美 뉴노멀 된 ‘공동 희생’

    해고 대신 임금삭감… 美 뉴노멀 된 ‘공동 희생’

    고위직 임금 최대 30% 줄여 고용 유지 “해고 후 재고용 땐 사회적비용 막대해”대량해고가 일반화된 미국에서 ‘임금 삭감’을 통한 공동 희생으로 코로나19 국면을 헤쳐 가는 기업들이 나타나 화제다. 기업 사정이 나쁠 때 직원들을 내보냈다 회복되면 재고용하는 기존의 ‘일시해고’ 제도가 장기적 측면에서 외려 조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수천만명을 해고했지만 고위직을 중심으로 임금을 줄여 해고를 피하는 기업들이 생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9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약 3860건으로 경제활동인구(약 1억 6000만명)를 감안하면 4명당 1명이 실업자가 됐다. 4월 실업률도 14.7%나 된다. 경제위기 때 일시해고 제도로 빠르게 인건비를 줄여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는 것은 그간 미국 기업에 소위 ‘경영의 정석’이었다. 이번에도 디즈니월드의 일시해고 규모는 직원 7만 7000명 중 절반이 넘는 4만 3000명이었고, 백화점 메이시스는 12만 5000명이었다. 연방정부가 실업자에게 39주간 실업수당을 주기 때문에 기업들은 해고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럼에도 델라웨어주에 위치한 화학전문기업 케무어스는 해고 대신 임금 30% 삭감을 택했다. HCA병원의 경우 경영진은 30%, 사무직은 10~20%씩 임금을 줄였고, 전 세계 5만명의 직원을 둔 보험사 에이온(AON)도 경영진 임금은 50%, 직원은 20%를 삭감했다. 고위직의 임금 삭감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통상 스톡옵션을 받기 때문이다. 임금 삭감으로 해고를 피한 기업들은 ‘공동체’를 강조했다. 최근 임금을 삭감한 로드아일랜드의 KVH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최근 (해고 대신) 임금 삭감 후 (비난을) 걱정했는데 외려 직원들에게서 이메일 수백통을 받았다”며 “연봉 5만 달러 미만 직원들은 임금 삭감에서 예외였는데 오히려 삭감에 동참할 수 있냐고 묻더라”고 했다. 해고 후 재고용을 위한 경제·시간적 비용이 예상보다 막대하다는 정서도 퍼지고 있다. 특히 대량해고로 신뢰가 깨지면 직원 간 시너지 효과는 아예 복원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컨설팅업체 머서의 그래그 패신 수석파트너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량해고를 단행했던 기업들은 경제회복기에서 대응이 뒤처졌다. 직원들은 오늘 회사가 자신을 대하는 방식이 내일도 계속될 거라 믿는다”고 NYT에 말했다. 다만 해고 대신 임금 삭감을 택한 기업들도 경기침체가 깊고 길어진다면 버티기 어려워진다. 에이온 관계자는 “현재보다 몇 배는 나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감봉 폭을 매월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코로나 양적완화의 그늘… OECD 1인당 세부담 1617만원 껑충

    코로나 양적완화의 그늘… OECD 1인당 세부담 1617만원 껑충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1인당 세 부담이 최소 1만 3000달러(약 1617만원)씩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급락으로 세수는 급감했지만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ECD는 37개 회원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공공부채 비율이 코로나19 이전의 109%에서 137%로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결과 OECD 회원국들은 최소 17조 달러(약 2경 1144조원) 규모의 추가 공공부채를 떠안게 되며 이는 31개 회원국 국민(13억명) 1인당 세 부담으로 따지면 최소 1만 3000달러가 된다. OECD는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회원국의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8% 증가해 17조 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언급하며 “2020년 코로나19의 경제충격은 이보다 더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회원국들은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적게는 GDP의 1%(프랑스·스페인), 많게는 6%(미국)를 재정으로 퍼붓고 있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세수가 대폭 줄면서 공공 부채의 상승 속도가 이를 능가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이미 많은 부채를 지고 있는데 더 추가되면서 (경제 회복을 위한) 날개가 무거워지고 있다”며 많은 국가들이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랜들 크로즈너 미국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V자형 경기 회복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정교한 부채 탕감과 구조조정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위안화 기습 절하… 12년 만에 최저

    中, 위안화 기습 절하… 12년 만에 최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을 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 외환 당국이 25일 위안화 가치를 12년 만에 가장 낮게 고시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과의 ‘환율전쟁’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어 세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장(7.1182위안)보다 0.0027위안(0.38%) 오른 달러당 7.1209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8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하루 위안화 가치 절하폭도 지난 4월 16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위안화 기준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뜻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이 불거지고 중국 정부가 홍콩 통제를 강화하고자 보안법을 직접 제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환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인민은행의 이번 고시가 미국의 ‘중국 때리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최근 역내외 상황에 따른 자연스런 절하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1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지켜만 볼 리 만무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위안화 가치가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를 넘어서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가 올해 1월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을 앞두고 해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닥터 둠의 경고 “아시아, 美·中 사이서 선택 강요당할 것”

    닥터 둠의 경고 “아시아, 美·中 사이서 선택 강요당할 것”

    “AI·5G 등 어느 쪽 기술 사용 결정 압박 경제 회복 빈사상태 속 ‘U·L자형’ 될 듯”경제 비관론으로 ‘닥터 둠’이라고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전망에 대해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을 선택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 교수는 이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양대 슈퍼파워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간극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핵실험 재개 검토와 레이저 무기 실험,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목표로 한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구상 등으로 외교경제적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다시는 계획경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퇴진으로 나온 계획경제설에 선을 그었지만 남중국해·일대일로 등 미중 갈등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을 향해 우리와 함께하든지 우리의 반대편에 서라고 말할 것”이라며 “각국은 인공지능(AI) 시스템이나 5세대 이동통신(5G), 로봇 기술 등에서 미중 가운데 어느 쪽 기술을 사용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로 ‘전례 없는’ 경기 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경기 침체까지 3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석 달도 아니고 3주 만에 모든 분야가 수직 낙하했다”고 경고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바 있는 그는 올해 세계경제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회복돼도 ‘빈사 상태’가 계속되며 ‘U자형’이나 ‘L자형’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단독] 자동차 취득세 인하 만지작…국비 들여 지자체 보전

    [단독] 자동차 취득세 인하 만지작…국비 들여 지자체 보전

    지방 부담 덜고 추가 재원 필요 없어승용차 개소세 인하는 연장 않을 듯정부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국비 지원 방식으로 취득세를 일부 인하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신 다음달 말로 기한이 정해진 개별소비세(개소세) 70% 인하 혜택은 연장하지 않고 종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기획재정부가 다음달 초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자동차 취득세 인하를 담는 방안을 관계 부처들이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자동차 출고가격에 개별소비세, 교육세를 합한 전체 금액의 2~7%가량을 지방자치단체에 취득세로 낸다. 이를 연말까지 일부 감면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영업용 승용차의 취득세는 7%, 영업용 차량과 경차는 4%, 이륜차는 2% 수준이다. 취득세 인하는 업계가 지난달부터 정부에 요구한 사안이다. 하지만 지방세인 취득세를 내리면 지방재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중앙정부가 취득세 인하분을 지방자치단체에 보전해 주는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지방정부는 부담이 없는 데다 중앙정부도 내년에 정산해 보전해 주는 것이라 올해 새로 재원을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 취득세는 개소세와 달리 법 개정 없이 지자체장이 조례로 50% 범위에서 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11년 부동산이 위축됐을 때 주택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50% 내리고, 중앙정부가 지자체에 보전해 주기도 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엔 노후차를 신차로 바꿀 경우 개소세와 취득세를 동시에 최대 70%까지 감면해 줬다. 지난 3월부터 시행 중인 개소세 70%(세율 5→1.5%) 인하는 예정대로 다음달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개소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려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21대 국회로 원 구성이 바뀌면서 통과가 지연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둔화로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수 여건이 악화된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한국판 뉴딜’ 핵심은 제조업… 균형발전·사회개혁과 패키지로 추진해야

    ‘한국판 뉴딜’ 핵심은 제조업… 균형발전·사회개혁과 패키지로 추진해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는 지난 5월 7일 ‘한국판 뉴딜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혁신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추진 배경이었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의 3대 프로젝트와 10대 중점과제로 제시된 ‘한국판 뉴딜’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6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로 경제혁신과 지속가능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외부적 충격으로 대규모 경제위기 때마다 ‘뉴딜’이 등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명박 정부는 2009년 1월에 11개 부처가 합동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 뉴딜 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녹색경제로의 이행을 촉진하고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했던 2009년 녹색 뉴딜과 이번의 한국판 뉴딜은 대규모 재정투자와 고용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2009년 뉴딜’은 야심 찬 계획과 달리 4대강 사업을 제외하고는 흐지부지됐다. 전례를 따르지 않으려면 뉴딜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하고, 우리의 산업 및 현실과 밀접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뉴딜은 대규모 공공투자를 통한 경기부양 및 일자리 창출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뉴딜(New Deal)의 단어적인 해석은 ‘새로운 거래’라는 뜻이다. 무엇이 새로운 거래일까? 1903년대 대공황 시절 미국에서 진행된 뉴딜은 ‘테네시 강 유역 개발 사업’이라는 대규모 토목사업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경기를 부양했다는 의미로 한국은 해석한다. 그것은 뉴딜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것이다. 1930년대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뉴딜은 대공황이 가져온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를 토대로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체계적인 전략이었다.대공황 시절 뉴딜은 ‘구제’(relief), ‘회복’(recovery), ‘개혁’(reform)의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식량과 돈을 나눠주어 어려운 시절을 버틸 수 있도록 하는 구제가 첫 번째, 이를 통해 수요를 다시 만들어 내면서 산업과 경제의 회생을 도모하는 회복이 두 번째였으며, 독점 자본가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했던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개혁이 세 번째 요소였다. 제1차 세계대전과 스페인독감, 1929년 대공황 등과 같은 위기상황은 기존 사회체제 및 국가운영방식에 대한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으며, 국가와 사회는 이전과 다른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대규모 충격으로 인한 변화의 요구는 혁명 또는 새로운 사회적 합의(new deal)에 의해 구체화되면서 새로운 사회질서를 구축한다. 이 점에서 뉴딜은 단순한 고용유지 및 경기회복 수단이 아닌 사회근본의 질서를 변화시키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등장한 ‘한국판 뉴딜’은 경제시스템과 사회전체를 개혁하는 수준이어야 하고, 대규모 재정투입과 제도 전반의 개혁이 뒷받침돼 양적인 성장과 질적인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 2020년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제조업에 대한 구제와 회복이다. 6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대한민국 제조업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해 왔지만 2015년 이후 중국의 추격과 비용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고 많은 영역에서 붕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수요 감축으로 우리의 제조업은 큰 위기이다. 한국의 제조업은 다른 국가에 비해 이동제약 및 인명피해가 크지 않아 정상 가동되고 있어 양호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장을 들여다보면 수요의 증발로 인해 신규 주문 감소로 하반기부터 큰 충격이 닥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대두된다. 현재까지 이러한 제조업을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방안들은 제시되고 있지 않다. 한국판 뉴딜의 1단계는 이러한 제조업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한번 사라진 제조업 경쟁력과 일자리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한국판 뉴딜 1단계로서의 제조업 구제는 ①개별기업에 대한 긴급한 금융지원 ②대규모 재정투자를 통한 인위적 수요창출로 구성되어야 한다. 수요창출을 통해 기존의 공급망 및 인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제조업의 기반을 유지할 수 있으며, 미래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제조업 지원과 국민생활안전 향상 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노후화된 무궁화호 및 도시철도 차량의 대규모 교체를 시행한다면 국내 유일의 철도차량 제작사인 로템은 이를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고 관련 협력업체의 고용과 공급망 역시 존속될 수 있는 것이다. 교체된 새 기차에서 국민은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이동의 편익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과정으로 제조업에 대한 구제와 회복을 달성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현재까지 한국판 뉴딜의 대상으로 제시되는 정보통신, 비접촉 산업, 기후 대응 등은 필요하지만, 이들은 당장 고용을 유지하고 국민이 체감하는 지원과 효과를 가져오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조업 체계와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며 이것이 한국판 뉴딜의 첫 번째이자 핵심이 되어야 한다. 한국판 뉴딜의 두 번째 요소인 ‘회복’은 구제한 제조업을 통해 균형발전과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단계이다. 코로나19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국에 편중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필수핵심 산업에 대해서는 본국으로의 귀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조건적인 비용효율 관점에서 벗어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의 생산시설 이전 및 다중화는 필연적인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세계적으로 투명하고 안전한,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변화하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기존의 노후한 공단과 산업단지(산단)에 대한 전면적인 개조가 필요하다. 다행히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미 2019년부터 ‘산단 대개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로 사업의 규모와 변화의 폭을 키우면 좋겠다. 또한 한국판 뉴딜의 ‘회복’은 지방, 특히 제조업 위주로 발전해 온 동남권 및 서해안 지역에 있어서는 새로운 발전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해외 이전 기업의 본국 귀환을 의미하는 리쇼어링을 위해 지난 10년간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여러 가지로 노력해 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업들로서는 증가하는 인건비를 상쇄하기 위해서 고부가가치화가 필요하지만, 수도권은 투자가 제한되어 있으며 전통적인 제조업 지역인 동남권은 고부가가치화에 필요한 고급인력의 유치를 위한 정주·교통 등의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동남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대규모 광역교통망 형성을 통해 수도권에 필적하는 메가시티를 형성하기 위한 투자는 ‘회복’을 위한 투자이다. GTX와 유사한, 울산·부산·경남(창원)을 1시간 내로 연결하는 동남권 대심도 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존 시가지에 대한 대규모 변화를 유도한다면 동남권은 단순한 공단 밀집지가 아닌 수도권에 버금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다. 한국판 뉴딜에서의 ‘회복’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메가시티 구축과 이를 통한 지역균형발전이 되어야 한다. 한국판 뉴딜의 세 번째 요소인 ‘개혁’은 속도전이다. 많은 개혁 과제가 쌓여 있지만 한국판 뉴딜에서의 개혁은 재정과 관련한 제도의 변화, 기업의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판 뉴딜의 성패는 대규모 재정의 신속한 투입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서 한시적(2년)으로 현재의 예비타당성제도(예타)를 중단할 필요가 있다. 대규모 재정투자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예타라는 제도적 장애물로 인해 신속한 재정투입은 쉽지 않다. 현재의 상황은 위기국면으로서 이에 맞는 특단의 조치들을 동원해야 한다. IMF 때 재정의 효율적 운용과 집행을 위해 등장한 예타는 새로운 위기상황에서 변화해야 한다. 한시적으로 예타를 중단하고, 2년간의 성과를 토대로 예타의 존속 또는 개편 방안을 모색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또 외환위기 이후 20년째 강화되어 온 예산당국의 권한을 축소시켜 각 부처와 지자체가 자체적인 판단과 책임하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개혁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난 20년간 끝없이 복잡해져 온 각종 평가 및 심의제도 역시 한시적으로 간소화·일원화함으로서 변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혁이 21대 국회 초반에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새로운 합의 역시 한국판 뉴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포함되어야 한다. 뉴딜을 통해 이루어지는 지원에 상응하는 기업의 책임이행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산업재해 없는 안전한 작업장, 투명한 경영을 통한 기업이윤의 노동자 몫 증대 등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고 이를 이행할 수 있는 제도적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의 안정적 운영과 승계를 위한 조치 역시 필요하다.결론적으로 뉴딜은 ‘제조업 유지·지원+지역균형발전+사회개혁’의 패키지 형태로 구체화하여 진행되어야 하며, 전반적인 상황을 총괄하면서 산업, 지역 및 사회·고용 등을 종합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청와대와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와 국회 등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며, 이를 총괄하여 조정할 수 있는 기구 또는 직책의 신설도 검토되어야 한다. 예산당국이 주도하는 형태의 기존 패턴으로는 기존의 추경예산 편성과 집행의 범주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중앙정부가 기획·수립하고 지방정부가 집행하는 기존의 형태에서 벗어나서 상호 아이디어와 정책을 교환하고 상호 역할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판 뉴딜을 구체화하는 경남형 뉴딜, 전주형 뉴딜 등이 등장해야 한다. 1987년 이후 민주화 과정을 겪고 있던 대한민국의 사회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같은 냉전 해체 등 거대한 변화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여러 가지 새로운 사회적 합의와 변화를 이끌어 내는 뉴딜을 여러 차례 이뤄 냈다. 그것을 토대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다. 2020년 시작될 한국판 뉴딜은 단순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거대한 충격에 대응하며 세계를 이끄는 선도국이 되는 과정으로서의 뉴딜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3% 안팎 성장·코로나 뉴딜·강한 중국… 시진핑의 리더십 통할까

    3% 안팎 성장·코로나 뉴딜·강한 중국… 시진핑의 리더십 통할까

    올 최악 성장률 전망에 발표 안 할 수도 대규모 인프라 최소 800조원 투입할 듯 美와 갈등에 국방예산 9% 증액 가능성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21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22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과 더불어 일주일가량 펼쳐진다. 예년보다 두 달 넘게 연기돼 열리는 올해 양회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포스트 코로나’ 로드맵이 발표돼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초대형 부양책, 미국과의 갈등으로 촉발된 국방예산 증액 움직임 등이 관심을 모은다.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로 우리의 국회와 비슷하다. 공산당이 결정한 주요 정책과 인사를 승인하고 의결한다. 정협은 상징적인 정책자문회의로 국정 계획을 토의하고 제안·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정협과 전인대가 동시에 열려 이를 묶어 양회라고 부른다. 20일 중국 언론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양회 초미의 관심사는 22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발표될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며 1949년 신중국 설립 뒤로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미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다보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1.2%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에서 중국 지도부가 올해 목표를 3% 안팎으로 낮춰 제시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성장률 6.1%의 절반 수준이다. 아예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양회에서는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너무 낮은 목표치를 발표해 주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대신 코로나19 위기를 명분 삼아 전망치를 내지 않는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 정부가 성장률 추락을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양회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양회 개막을 앞두고 최소 800조원에 달하는 경기 진작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후진타오 당시 주석이 내놓은 4조 위안(약 690조원)짜리 부양책보다 크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중국판 뉴딜 정책’의 핵심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다. 재원 마련을 위해 중국 정부가 2007년 이후 13년 만에 특별 국채(2조 위안)를 발행할 것이라고 씨티그룹은 분석했다.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베이징 등 주택가격이 폭등할 조짐을 보이자 인민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3.85%로 동결하는 등 통화관리에 돌입했다.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폭도 전 세계의 관심사다. 시 주석이 추구하는 ‘강한 중국’을 가늠할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감염병 확산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되자 중국 군부가 지난해 국방예산 증가율인 7.5% 이상의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군 소식통은 “우리가 원하는 국방예산 증가율은 9%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IMF 이후 22년 만에 모였지만… ‘코로나 일자리’ 이견만 확인한 노사정

    IMF 이후 22년 만에 모였지만… ‘코로나 일자리’ 이견만 확인한 노사정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노사정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시선을 둘 곳은 조직이 아닌 오로지 국민임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첫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주재하고 “심각한 일자리 상황 앞에서 지체하거나 주저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대 노총을 포함한 노사정 주체가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자리를 함께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노사정위원회 이후 22년 만이다. 정 총리는 노사정 대표들에게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한 달간 집중 논의해 합의를 도출한 경험이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뜻을 모은다는 목표 아래 비상한 각오로 논의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사정은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 합의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해고 등 고통분담 방안을 놓고 인식 차이를 드러내 향후 진통을 예고했다. 노동계는 해고 금지, 고용 유지 의무화, 사회안전망 확대 등을 요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경제 위기와 고용대란 위기에서 해고를 막고 사회안전망 확대가 필요하다”며 “일자리·고용 유지가 주고받기 식의 성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계는 근로시간 유연성 등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기업 살리기를 통한 일자리 지키기가 중요하다”면서 “(기업이) 고용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지원 확대와 임금 대타협 등을 통해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사정 주체들은 이번 주중으로 실무협의 기구를 구성해 의제 조율에 들어가기로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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