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금융위기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지방소멸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바이든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직제개편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 내부고발
    2025-12-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794
  • 기업들 고문제 폐지·축소 이어 ‘법카’도 줄였다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기업들이 신규 법인카드 발급 신청마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요 기업들을 중심으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퇴직 예우 제도’(고문제)를 폐지하거나 축소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월 발급된 법인 신용카드는 모두 1162만 7000장으로, 지난해 12월(1164만 9000장)보다 2만 2000장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 신용카드 발급이 감소한 것은 2018년 5월(-1만 2000장) 이후 약 7년 만에 처음이다. 1월 기준 감소로 본다면 신용카드 대출 부실 사태가 한창이던 2004년 1월(-16만장) 이후 21년 만이다. 올 1월의 감소 폭 자체가 크지는 않았지만 법인 신용카드 발급이 금융위기 등 특수 상황이 아닌 이상 매월 꾸준히 증가해 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개인의 신용카드 발급 장수가 전월 대비 24만 9000장 늘어난 1억 2210만 3000장으로, 2016년 4월 이래 증가세를 지속한 것과도 대비된다. 법인카드 발급 감소세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나타난 현상이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기업들의 경우 기존 카드 갱신이나 신규 법인카드 발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한은이 발표한 지난 1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4포인트 하락한 85.9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9월(83.4)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우려도 높아진 시기였다.
  • “대선 이후 집값, 공약보다 금리·경기 등 거시경제에 좌우”

    “대선 이후 집값, 공약보다 금리·경기 등 거시경제에 좌우”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둔 가운데 역대 대통령 선거 이후 집값 변동률은 후보들의 공약보다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11일 공개한 ‘공약보다 금리가 무섭다’ 제목의 보고서에서 제17대부터 제20대 대선까지 대통령 당선인이 내걸었던 공약이 서울 아파트 가격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2007년 12월 치러진 제17대 대선에서는 후보로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도권 광역 교통망 확대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급 확대 등 개발 중심의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선 직후 3개월(2007년 12월∼2008년 2월)간 서울 아파트값은 직전 3개월(2007년 9∼11월)보다 2.24% 상승했다. 대선 직후 3개월간의 상승률은 직전 3개월의 상승률(0.66%)보다 1.58%포인트 올랐다. 다만 이런 상승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오래가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전세시장 안정 등 규제 완화 중심의 공약을 제시했지만, 매매가격은 선거 전 3개월간 1.07% 하락한 데 이어 선거 후 3개월간 0.27% 내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은 장기간 이어진 저성장과 내수 침체라는 거시 경제적 환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유세 강화와 투기지역 지정 확대 등 규제 강화 공약을 내세웠던 문재인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대선 전후 각 3개월간 아파트값이 1.07%, 0.31%씩 올랐다. 초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건축 규제와 세제 부담 완화 등 시장친화적 공약을 앞세워 당선됐는데 선거 전 3개월간 0.31% 상승했던 아파트값은 대선 후 3개월간 0.18% 하락했다. 공약에 대한 기대감보다 기준 금리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양 수석은 “규제 완화 공략이 있었던 시기에는 단기 상승세가 나타나거나 낙폭이 제한됐고, 규제 공약이 있던 시기에는 상승 폭이 둔화했는데 이런 상승·하락 폭과 지속성은 모두 금리와 경기 등 거시경제 흐름에 좌우됐다”고 분석했다.
  • 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90일 유예

    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90일 유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70여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단 보복 관세로 맞선 중국 관세율은 125%로 올렸다. 이날 미 증시는 24년 만에 최대로 폭등했다. 코스피도 10일 6% 넘게 올라 2440대에 복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대중국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며 미국과 협상에 나서고 보복 조치도 취하지 않은 75개 이상 국가에 대해 “90일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 및 상당히 낮춘, 10%의 (기본) 상호관세를 승인했다. 이 또한 즉각 시행된다”고 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 언론 문답에서 상호관세 유예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약간 겁을 먹었다”며 “국채 시장은 매우 까다롭다. 내가 어젯밤에 보니까 사람들이 좀 불안해하더라”고 했다.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 주식시장도 급락한 가운데 국채 투매로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됐는데, 그 역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인정한 셈이다. 중국도 이날 낮 12시 1분을 기해 미국산 수입품에 84%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며 강공책을 고수했다. 한편 방미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유예 조치는 미국 측과 관세 협상을 지속해 업계 영향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확보됐다는 점에서 긍정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 美 “한일 우선 협상”… 韓 “한미 동맹 격상”

    美 “한일 우선 협상”… 韓 “한미 동맹 격상”

    루비오 美국무장관 새달 방한 추진환율 1484.1원… 금융위기 후 최고 한미가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간의 정상통화 직후 경제·안보 패키지 협상에 돌입했다. 일본과 함께 우선 협상 대상국으로 분류된 한국은 관세 인하,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인상 등의 압박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호관세 부과 개시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강해지면서 9일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가장 긴밀한 동맹이자 교역 파트너 중 일본과 한국 두 국가를 분명히 우선하고 있다”고 했다. 여러 국가들이 대미 협상에 달라붙은 가운데 주요 동맹국인 한일의 대미 무역흑자가 상위권인 현실을 감안해 우선순위를 부여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별 맞춤형 협상을 지시했다”며 “이것은 관세와 무역 협상이지만 ‘원스톱 쇼핑’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보복관세로 강경 대응하는 나라도 있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한미동맹을 안보동맹이자 경제동맹으로서 더욱 튼튼하게 격상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다음달 방한 가능성을 두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9일 0시 1분(한국시간 9일 오후 1시 1분)부터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한국에는 25%, 중국에는 상호관세 34%와 보복관세 50% 등을 포함해 총 104%의 관세율이 적용됐다. 상호관세가 예정대로 부과되면서 원화 가치는 또 한 번 급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국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최고치다.
  • 관세 폭탄에 코스피 2300선 붕괴… 외국인은 1조원 매도 폭탄

    관세 폭탄에 코스피 2300선 붕괴… 외국인은 1조원 매도 폭탄

    “원달러 환율 1500원 넘을 가능성”외인 9거래일간 10조 물량 쏟아내日·대만 증시 휘청… 유가도 급락세“추가 급락도 반등 기미도 안 보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코스피 2300선이 붕괴됐다. 2023년 10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원화 가치는 또 한 번 급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2009년 국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아 1500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경기 침체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국제유가는 4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9원 오른 1484.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융위기가 엄습했던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주간 종가 기준 최고치다. 장중 한때 1487.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급등세를 이어 가고 있는 원엔 환율도 100엔당 1000원을 돌파한 뒤 계속 오르며 1020.91원을 기록했다. 2022년 3월 17일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관세전쟁이 격화하는 데다 국내 경기 침체 위험 등이 겹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는 또 한 번 무너졌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4% 하락한 2293.70으로 이날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2300선이 무너진 건 2023년 10월 31일(2277.99) 이후 527일 만이다. 코스닥은 더 큰 낙폭을 보이며 2.29% 내린 643.39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가량을 순매도하며 9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 갔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0조 2553억원어치의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한국처럼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대만의 증시도 급락했다. 일본의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93% 하락했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5.79%나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TSMC를 겨냥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반등 기미가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 가능성과 이미 많이 하락한 코스피 상황을 고려한다면 추가 하락폭이 크지는 않겠지만 상승할 이유도 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유가도 급락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인 59.10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4거래일 동안에만 16.92%나 급락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 우려를 대변했다.
  • 김동연 “기재부·검찰, 해체 수준 개편”···대선 출마 선언

    김동연 “기재부·검찰, 해체 수준 개편”···대선 출마 선언

    “정권교체 넘어 정치교체, 대한민국의 유쾌한 반란 일으키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며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이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권교체만으로는 안 되고 정치교체, 그 이상의 교체가 필요하다”며 “그 길은 ‘모두의 나라, 내 삶의 선진국’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2017년 탄핵 후 첫 경제부총리를 맡는 등 경제위기 때마다 해결할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며 “30년 넘게 쌓은 국제무대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로 제가 잘 할 수 있고 제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한민국의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공약으로 먼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결선투표제, 총선과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한 대통령 임기 3년 단축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기획재정부와 검찰은 해체 수준으로 개편하고 로펌취업 제한 등 공직사회와 법조계의 ‘전관 카르텔’을 혁파하겠다”라고 피력했다. 다음으로 “대기업은 일자리, 노동자는 유연화, 정부는 규제개혁을 주고받는 ‘기회경제 빅딜’, 10개 대기업 도시를 만드는 ‘지역균형 빅딜’, 기후산업에 400조 투자하는 ‘기후경제 빅딜’, 간병국가책임제로 간병살인을 막는 ‘돌봄경제 빅딜’, 감세중단과 국가채무비율 조정으로 200조 재정을 마련하는 ‘세금-재정 빅딜’ 등 통 크게 주고받는 ‘5대 빅딜’로 ‘불평등 경제’를 극복하고 기회의 나라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실천하지도 못할 장밋빛 거짓말을 하지 않고 포퓰리즘 정책은 내놓지 않는 후보, 국민과 국제 사회 앞에 당당한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국민 여러분, 저는 계파도 조직도 없다. 정치공학도 잘 모른다. 하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이 저의 계파고, 경제를 걱정하는 국민이 저의 조직”이라며 “이번 대선, ‘3무 3유’ 선거운동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라고 했다. ‘3무 3유’ 중 3무는 ▲선거 기간에 네거티브하지 않기 ▲세 과시형 매머드 선대위 조직 만들지 않기 ▲조직 동원하는 선거운동 하지 않는 것이고, 3유는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경쟁 ▲대규모 선대위가 아니라 후보인 제가 단기필마의 자세로 선거 ▲자원봉사자, 청년 등 국민과 함께 ‘젊은 선거’ 등이다.
  • 환율, 장중 1480원대 후반까지 급등…금융위기 이후 최고

    환율, 장중 1480원대 후반까지 급등…금융위기 이후 최고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9일 6년여만에 148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8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6.10원 오른 1485.10원이다. 이날 1484.0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87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는 장중 기준으로 금융위기 때인 2019년 3월 16일(1492.0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날 반등하는 듯했던 증시도 하락 전환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4포인트(0.18%) 내린 2329.99로 출발해 장 초반 잠시 상승 전환했으나 이내 하락해 오전 9시 49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0.96% 하락한 2311.89까지 밀렸다. 코스닥 지수는 4.61포인트(0.70%) 하락한 654.63으로 출발해 장 초반 1%대 하락하고 있다.
  • 원달러 환율 1473.2원… 16년 만에 최고가 발작

    원달러 환율 1473.2원… 16년 만에 최고가 발작

    미국 상호관세 부과를 계기로 미중이 충돌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으나 글로벌 무역갈등이 심화하면서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4원 오른 1473.2원에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지난 1일(1471.9원)에 이은 두 번째 1470원대 마감이기도 하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3.2원 높은 1471.0원에 거래를 시작해 한때 1473.9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소폭 하락했던 환율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 가고 있다. 이날 환율 상승에는 관세 관련 미국과 중국의 강대강 대치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앞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자 중국은 미국에 대해 34% 보복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이 8일까지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담화문에서 “미국의 공갈(訛詐)이라는 본질을 다시금 드러낸 것이므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재반격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가 이어진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에 비해 6.03포인트(0.26%) 상승한 2334.23으로, 코스닥은 7.15포인트(1.1%) 상승한 658.45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623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8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전날 한은 내부에서 열린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향후 미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통 원화가 위안화 가치와 연동되기 때문에 위안화가 약세로 나타나면서 원화 약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당 7.2038위안으로 고시하며 전날(7.1980위안)에 비해 위안화 가치를 더 낮췄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며 1480원대까지 갈 수도 있지만 150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1473.2원… 금융위기 이후 16년만 최고

    원달러 환율 1473.2원… 금융위기 이후 16년만 최고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종가 대비 5.4원 오른 1473.2원에 마감했다. 이는 주간 거래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급등세가 주춤했으나,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간 결과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인사의 매파적인 발언에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 금리는 연 4.18%로 전일 대비 0.19%포인트나 올랐다. 중국의 보복 관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관세를 올리겠다고 하면서 ‘관세 전쟁’ 우려가 더욱 커진 영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이 8일까지 (보복 관세) 34%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9일부터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하루 만에 재산 68조원 증발”…눈물 흘린 부자들, 무슨 일

    “하루 만에 재산 68조원 증발”…눈물 흘린 부자들, 무슨 일

    미국발(發) 무역 전쟁 격화에 따라 7일(현지시간)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이 영향으로 하루 만에 아시아 부자 20명의 재산 460억 달러(약 68조원)가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만의 주가지수는 대만 증시 개장후 사상 최대 하락 기록인 9.8% 폭락했다. 홍콩의 항셍 지수도 12.4% 폭락했고 상하이 지수는 7.3% 떨어졌다.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 225 지수는 7.8% 급락하면서 한 때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됐다. 대표지수인 코스피가 5.5% 급락한 한국 증시는 이날 프로그램 거래에 대한 매도 주문을 잠시 중단했다. 5년물 국가 크레딧디폴트스왑(CDS)은 팬데믹이후로 가장 크게 확대됐다.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이날 하루 만에 8.5% 하락했다. 이는 2008년, 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16년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유럽 증시의 스톡스 600도 개장 직후 6% 가까이 폭락하면서 출발했다. 미국 증시의 S&P 500 주가지수 선물도 월가의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약 5%의 급락을 보였다. 지난 한 주 사이 5조 달러(약 7328조원)가 이미 증발한 상태에서 추가 하락을 시사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코비드-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 가운데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같은 전통적인 안전 통화가 급등했다. 채권 가격도 급등,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3.9%로 올랐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국채 수익률은 이날 22베이시스포인트(1bp=0.01%) 까지 떨어진 3.43%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지난주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로 총 총 50베이시스포인트가 폭락했다. 주가 폭락에 아시아 부호들 재산 68조원 증발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가 8.5%까지 하락하면서 20명의 자산가들이 재산에서 459억 달러(약 68조원)를 잃었다. 중국 빅테크 텐센트 홀딩스의 공동창업자 마화텅은 재산의 12%에 해당하는 68억 달러(약 10조원) 감소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 중국 CATL의 로빈쩡(쩡위췬) 회장의 재산은 41억 달러(약 6조원) 쪼그라들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의 창업자 레이쥔 최고경영자(CEO)는 재산의 20%인 78억 달러(약 11조 5000억원) 증발해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인도 아다니그룹의 가우탐 아다니 회장의 재산도 42억 달러(약 6조 2000억원) 사라졌다. 앞서 지난 3~4일 이틀간 주가 급락으로 인해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재산이 모두 5조 달러(약 7350조원) 이상 증발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모든 나라에 기본관세율인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기본 관세 10%는 지난 5일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25%)을 비롯해 미국이 이른바 ‘최악 침해국’으로 분류한 국가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 조치는 오는 9일부터 시행된다.
  • 김병옥, ‘땅 부자→전세 난민’ 고백 “청약 당첨이 하필 그때…3억 손해”

    김병옥, ‘땅 부자→전세 난민’ 고백 “청약 당첨이 하필 그때…3억 손해”

    배우 김병옥이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3억을 손해 봤다고 고백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가보자GO 시즌4’에서 방송인 안정환과 홍현희는 김병옥의 집에 방문했다. 안정환은 부천 토박이라는 김병옥에게 “그럼 이 집에서는 몇 년 사신 거예요?”라고 물었다. 김병옥은 “여기 이사 온 지는 2년 좀 넘었다”며 “부천 중동을 왔다 갔다 했다”라고 답했다. 김병옥은 “일종의 ‘전세 난민’이라고 하죠”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20여년 전에 몇 년간 아파트 청약을 계속 신청했는데 당첨됐다. 로또라 그래서 처음에는 친구들 밥 사주고 다녔다”라고 말했다. 김병옥은 청약 당첨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초가 된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 대출금리가 7~8%였다”며 “이자를 못 내고 버티다가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것 같아서 손해를 보고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손해를 얼마나 보셨어요?”라는 질문에 김병옥은 “한 3억 (손해) 봤나”라고 답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병옥은 지인들의 보증을 서주다가 재산을 날린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병옥은 “(과거에) 부천에서 농사를 지었다”며 “땅은 좀 있었어”라고 밝혔다. 안정환이 “땅은 어쩌셨어요?”라고 묻자 김병옥은 “모르겠어, 어디 갔는지”라고 답했다. 이어 “정리했지.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어”라고 얼버무렸다. 이에 홍현희는 “설마 보증 같은 거?”라고 의심했고, 김병옥은 “응, 그런 거지, 뭐”라고 말했다. 김병옥은 “사람이 좋은 게 아니라 어리석은 거지”라며 “결혼하기 전부터 보증도 서고 (지인들에게) 퍼주고”라고 밝혔다. 그는 “다 갚겠다고는 했지. ‘빨리 갚겠다’고 할수록 못 받는 돈”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김병옥의 아내는 “상의했으면 말렸을 텐데 일을 벌여 놓고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야 얘기한다”라면서 답답해했다. “손실한 총금액은 어느 정도?”라는 질문에 김병옥의 아내는 “집 한 채도 더 되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 美 상호관세에 수입차 별도 25% 부과… 벼랑 끝에 선 한국 경제

    美 상호관세에 수입차 별도 25% 부과… 벼랑 끝에 선 한국 경제

    車·철강 이어 상호관세까지 3중고백악관 “협상 전화 항상 열려 있다”최대치 부과 땐 금융위기 수준 충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오후 4시(한국시간 3일 오전 5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 앞서 캐나다·멕시코·중국 등 주요 교역국과 철강·알루미늄(25%) 등 일부 품목에서 먼저 진행됐던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관세 전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광범위해지게 됐다. 특히 수출 위주 경제 구조인 한국은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상호관세 파고까지 덮치며 비상사태를 맞게 됐다. 세계 각국은 이번 조치가 자국 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3일 0시 1분(한국시간 3일 오후 1시 1분)부터 미국 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도 시작된다. 백악관은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상호관세 부과 관련 최종 방침을 확정했다”면서도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지금도 통상·관세팀과 함께 미국민, 노동자를 위한 완벽한 방안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일을 ‘해방의 날’로 부르며 “상호관세는 상대국 관세에 대한 대응 조치이며, 관세율은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한 것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레빗 대변인은 ‘얼마나 많은 국가가 관세를 낮추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숫자는 모르겠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전화해 관세에 대해 논의한 국가가 꽤 많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경 쓰는 국가는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가 자국의 대미 관세에 변화 가능성을 시사할 경우 협상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항상 전화를 받는 데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는 상호관세가 조정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궁극적인 변화는 기업들이 미국에서 사업하기로 결정할 때 생길 것”이라며 “그 경우 관세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를 통해 외국 및 해외 기업들의 미국 본토 투자 진출, 미국 재정 적자 상쇄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앞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최대치로 부과될 경우 미국 평균 관세율이 최대 28% 포인트 상승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4%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약 1조 달러(1465조 8000억원)의 생산이 줄어드는 것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의 충격이다.
  • [씨줄날줄] 공매도의 귀환

    [씨줄날줄] 공매도의 귀환

    기록된 최초의 공매도는 1609년 향신료 무역을 독점하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대상이었다. 주요 주주였던 한 상인이 횡령이 드러나 회사에서 쫓겨나자 복수로 공매도를 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 기법이다. 빌렸을 때 주가가 되돌려 주려고 살 때 주가보다 높으면 이익이 된다. 버블을 막아 적정 가격을 찾게 해 주고 시장의 유동성을 늘리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조건으로 종종 거론된다. 2017년 세워진 미국의 힌덴버그리서치는 공매도 전문이다. 2020년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전기·수소 트럭제조업체 니콜라의 사기 사실을 폭로해 유명해졌다. 창업자는 사기죄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 회사는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의 파산도 회계자료를 의심한 공매도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기관투자자에 한해 공매도가 처음 도입됐다. 기관투자자는 정보와 자금 모두 개인투자자보다 우위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이지만 투자은행(IB)들은 관행적으로 해 왔다. 금융당국이 2023년 11월부터 공매도 상위 IB 14개사를 조사한 결과 13개사가 관련 규정을 위반해 공매도가 전면 금지됐다. 2008~2009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2021년 코로나 팬데믹에 이은 네 번째 금지다. 어제 공매도가 17개월 만에 재개됐다.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풀리기는 5년 만이다. 주식 상환기간과 담보율에 있어 개인·기관투자자의 구분이 없어졌다. 그래도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부정적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해서다. 공매도가 금지됐던 지난해 한 해 코스피는 10.1%, 코스닥은 22.8% 떨어졌다. 어제도 3%가량 떨어졌다. 외국인은 1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탄핵정국과 관세전쟁에 공매도가 더해진 결과겠지만 우리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이 줄어드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 악성 미분양 2만 3000가구 넘었다… 11년 5개월 만에 최다

    악성 미분양 2만 3000가구 넘었다… 11년 5개월 만에 최다

    아파트를 짓고도 분양되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규모가 전국 2만 3000가구를 넘어섰다. 11년 5개월 만에 가장 많다. 미분양이 늘면 자금 여력이 없는 중견·중소 건설사는 돈줄이 막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12월 결산법인 실적이 나오면 중견건설사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제기된 배경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위기설은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정부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설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의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2만 3722가구로 전월(2만 2872가구)보다 3.7% 늘었다. 2013년 9월(2만 4667가구)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악성 미분양 중 80.8%는 지방에 몰려있다. 공사가 끝났는데도 분양이 이뤄지지 않자 건설사들의 미수금이 쌓여가고 있다. 대출 상환 부담 가중으로 중소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신동아건설, 삼부토건, 대저건설, 안강건설, 대우조선해양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이 기업회생 신청을 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건설 브리프’에서 “4월 위기설은 다소 과장됐다”면서도 “현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면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에 준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진단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4월 위기설이 뜬금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방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현장과 사업장은 제2금융권, 저축은행과 연계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앞세워 악성 미분양 3000가구 매입을 발표했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요가 없는 곳의 미분양 물량은 일반 수요로 해소할 방법이 없지만, 정부가 돈을 넣어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지적했다.
  • 예상보다 센 상호관세 우려… 亞 ‘검은 월요일’

    예상보다 센 상호관세 우려… 亞 ‘검은 월요일’

    눈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1년 5개월 만의 공매도 재개까지 겹친 코스피는 두 달 만에 2500선이 붕괴됐고 일본과 대만 증시도 4% 이상 급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대변했다.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으로 2009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도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 하락한 2481.12로 거래를 마치며 ‘검은 월요일’을 기록했다. 2월 4일 이후 유지해 오던 종가 기준 2500선이 50여일 만에 무너졌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01% 하락한 672.85로 장을 마감했는데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최저치다. 그렇지 않아도 관세 이슈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 공매도 재개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투심 위축으로 이어졌다. 공매도 재개와 함께 돌아올 것으로 기대됐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1조 575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2022년 1월 27일 이후 하루 최대 순매도 규모다. 공매도 선행지표인 대차거래가 최근 급증한 이차전지와 바이오 관련 종목들도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472.9원으로 주간거래를 마치며 국제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현물값은 이날 온스당 3100달러 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금값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8% 넘게 뛰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과 대만의 증시도 폭락했다.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5% 하락한 3만 5617.56으로 거래를 마쳤고 대만 자취안지수 역시 4.2% 하락해 2만 695.90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배경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시장 예상보다 더 광범위하고 강도 높게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자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상호관세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를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무역은 물론 군사적으로 미국에 어떻게 했는지 본다면, 누구도 우리를 공정하게 대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 대상이) 얼마나 많은 국가가 될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마다 차별화된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보편 관세 부과로 기울었고 관세율도 20%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며 시장의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상호관세 부과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급속도로 치솟았다. ‘공포지수’라고도 불리는 시카고선물거래소 변동성(VIX) 지수는 지난 25일 17.10에서 28일 21.65로 3일 만에 26.6%나 치솟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아시아 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불안심리를 한층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공매도 재개에 따른 중장기적 수급 개선 여부와는 별개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그동안 예상한 관세 규모보다 한층 공격적이고 광범위한 부과가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트럼프의 발언과 상호관세 세부내역 등을 주목하며 단기 변동성 확대를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속보] 원달러 환율 1472.9원…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

    [속보] 원달러 환율 1472.9원…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내외 불안 요소들이 겹쳐 원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4원 오른 1472.9원으로 마감됐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 1483.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환율 상승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이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개별 관세를 부과했으며, 다음달 2일에는 각국의 대미 무역장벽에 대응하는 ‘상호관세’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정치 상황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4월로 연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논의와 헌법재판관 임기 연장 문제까지 불거지며 정국 혼란이 가중됐다. 또한 주식시장의 공매도 재개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원화 가치 하락에 일조했다.
  • “가상자산은 변혁적 기술의 산물… 그 철학엔 금융 포용이 있다” [월요인터뷰]

    “가상자산은 변혁적 기술의 산물… 그 철학엔 금융 포용이 있다” [월요인터뷰]

    가상자산 질서 세운 1등 공신30년 기재부·금융위 정무직 거치며글로벌 금융위기·코로나 등 다 겪어 암호화폐 광풍에 거래소 폐쇄 위기 실명계좌 입출금 도입해 산업 살려공직 생활 이후 빠진 미래 기술어렵지만 새롭게 느껴진 블록체인큰 충격과 호기심에 배울 결심 생겨가상자산 투자자 김서준 대표 인연싱크탱크 ‘해시드오픈리서치’ 합류전통 금융의 한계 넘는 크립토트럼프 당선 후 새로운 패권 구축 중 인식 범위·내재적 가치 시야 넓혀야자산으로 받아들여 과세 개편 필요은행권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기대지금도 젊은 세대에서 회자되는 2018년 1월 ‘박상기의 난’을 기억하는지.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신년 간담회에서 ‘코인 거래소 폐쇄’를 언급해 비트코인 시세가 하루 만에 약 2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20% 이상 빠진 사건(?)이다. 일거에 한국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광풍을 잠재우기는 했지만 코인 산업은 타격을,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당시 서울은 가상자산의 ‘그라운드 제로’(가장 뜨거운 전쟁터)로 불렸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영끌’에 나선 2030을 중심으로 하루 거래량이 전 세계 거래량의 50%까지 치솟았고, 김치 프리미엄이 해외 시세의 50%를 넘어간 날도 있었다. 과열이었다. 터무니없는 수익률을 내건 코인 사기도 급증했다. 결국 정부가 나섰다. 정확히는 법무부가 가상자산 거래소 전면 폐쇄를 불사하며 나섰고 금융위원회가 거래소와 은행을 연결하는 방법으로 이런 움직임을 막았다. 가상자산 시장의 질서는 잡으면서도 산업의 불씨는 살려 둔 묘안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서비스’가 그것이다. ●가상자산 과열 잡다가 업계로 입성 이 제도를 한 땀 한 땀 만든 게 경제 관료 출신의 김용범 해시드오픈리서치(HOR) 대표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행정고시 30회에 합격해 공직 생활만 30년이 넘은 차관급(당시 금융위 부위원장) 베테랑 관료였던 그도 “내가 했던 일 중에 제일 어려웠다”는 말을 반복할 정도로 당시 분위기는 심각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카드 사태, 유럽 경제 위기, 코로나19 등 모든 경제 위기를 경험했다. “이미 법무부 주도로 거래소 폐쇄라는 결론이 난 분위기를 뒤집어야 했죠. 금융위는 가상자산 거래를 유지하되 실명 확인 계좌를 만들어 관리하는 방안을 준비해 갔어요. 산업 뿌리는 뽑아선 안 된다고요. 문서로 남기지 말자고 한 후배도 있었죠. 나중에 탈이 난다고요.” 그는 비트코인이 유난한 현상이 아니며, 기술과 통화의 초기 역사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고, 거래소를 폐쇄한다고 거래를 못 할 구조도 아니며, 거래소 폐쇄는 정부의 혁신 성장 기조와도 반대된다는 논리를 폈다. 청와대는 금융위 손을 들어 줬다. 구사일생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는 실명 계좌로 전환하며 살아남았다. 이름과 계좌번호, 입출금 내역, 주민등록번호 등의 자료가 쌓였다. 실명 계좌 입출금 서비스 시행 직후 바로 김치 프리미엄이 0%대로 급감했다. 가상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현금을 은행이 통제하고 정부는 은행을 관리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을 관리할 수 있었던 셈이다. 김 대표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원래 정부는 독점적으로 정보를 갖고 정책을 주도한다. 그래도 어려운 게 정책이다. 이 경우엔 주도는커녕 관장도 안 했고, 현안도 민감했고, 시기도 버블이 최고조일 때였다”며 “당시에 정말 운이 좋아서 질서가 잡힌 거지, 블록체인(분산 거래 저장 장부)이라는 새롭고 거대한 기술은 정말 나를 힘들게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후엔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부임해 코로나와 싸웠다. 미국발 유동성이 끌어올린 물가와의 싸움이었다. 기재부와 금융위 정무직을 모두 경험한 관료는 김 대표를 포함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그의 머릿속엔 어느새 블록체인이라는 파괴적인 기술이 자리잡았다. 관료로서 가장 어려웠던 일이, 그때 느낀 충격과 호기심이, 정통 관료가 블록체인 업계로 ‘파격 이동’할 수 있었던 씨앗이 됐다. 2021년 기재부 1차관 퇴직 후 김 대표의 더듬이는 미래 기술로 향했다. 그는 “당시에도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이 ‘핫’했다”며 “시간이 있을 때 젊은이들한테 이런 걸 좀 듣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당시 주변 여러 곳에서 추천한 사람이 2017년 설립된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다. 한국에서 가상자산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사람으로 꼽히는 김서준 대표의 해시드는 2023년 기준 12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와 24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통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즈음 지인으로부터 청첩장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김서준 대표가 그의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김서준 대표의 부친인 김용구 전 미래경영개발연구원장과 김 대표는 광산 김씨 문중에서 만났고 김 대표가 김 원장을 멘토로 두고 있는 관계였다. “마침 해시드에서는 싱크탱크(해시드오픈리서치)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김 원장이 합류를 권유했고, 나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해시드는 2022년 8월 초기 자본금 20억원을 100% 출자해 해시드오픈리서치를 세웠다. 김 대표는 “지금도 후배 관료들이 가상자산 업권의 몸값을 단번에 띄워 줬다고 볼멘소리(?)를 하지만, 정통 관료로서 해시드가 가진 비전에 대한 믿음과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저신용자도 가상자산엔 쉽게 접근 가능 김 대표는 가상자산의 철학이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에 있다는 믿음으로 업계에 몸담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계기로 나온 금융 포용은 신용 등급이 낮은 사람도 금융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김 대표는 가상자산의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은 사회제도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혁적인(transformative) 기술’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금융이 포용하지 못하는, 배제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가령 해외 노동자가 많은 필리핀에서는 국민 절반 이상이 계좌도 못 만든다. 계좌가 있어도 송금 수수료가 8%씩 붙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은행은 신용 등급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는데, 가상자산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수수료 없이 1초 만에 보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만든 금융 포용”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한마디로 “크립토(가상자산)는 피아트(법정화폐)에 대한 안티테제(정반대)”라고 요약했다. 피아트를 강제하면서 국가 경제 관리에는 실패한 여러 개발도상국이 대표적이다. 그는 “동남아, 아프리카,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튀르키예 등의 크립토 거래가 활발하다. 국가가 피아트를 잘 관리해야 하는데 이들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100%, 200%까지 뛴다. 법정화폐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통 금융이 문제를 잘 해결했다면 도전자인 크립토의 영역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크립토 역시 2009년 미국의 티파티(풀뿌리 보수주의) 운동, 2011년의 아큐파이(반자본주의) 운동처럼 레거시 금융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융 위기에도 기성 권력은 굳건하고 애먼 투자자들만 피해를 보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모순에 대해 예리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재래 통화의 뿌리는 신뢰인데, 역사는 이것의 위반으로 가득하다”고 묘사했다. ●전통 금융과 크립토, 대체재 아닌 보완재 업계와 정부를 두루 아우르는 김 대표는 ‘경청’과 ‘소통’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크립토라는 ‘도전하는 기술’이 가진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그는 “크립토가 여러 영역에서 전통 금융보다 더 우월한 해법들을 많이 낸다”며 “도전자가 약진하고 있는 거다. 도전자의 참모습이 뭔지, 어떤 기술이 뛰어난 건지 등에 대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선언으로 크립토의 지위가 격상됐다고 김 대표는 단언했다. 그는 미국이 크립토 시대 새로운 달러 패권을 구축 중이라고 봤다. 1970년대 석유 거래를 달러로 고정시킨 ‘페트로 달러’처럼 이제는 달러와 가상자산을 연동하는 방식의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정부도 크립토에 대한 인식의 범위를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크립토를 자산으로 받아들여 과세할 경우 국가에도 득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대 37%, 영국은 20%를 과세한다. 일본은 최대 55%의 세금을 붙인다. 김 대표는 “우리도 과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가상자산으로 성공한 ‘영 앤드 리치’가 많은데 세금 한 푼 안 낸다. 비난을 못 한다. 국가가 놓친 세금이 많다”고 말했다. 크립토의 내재적 가치에 대한 시야도 넓힐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가상자산 공개(ICO)를 통해 상장된다. 이것도 산업 자본”이라고 했다. 국내 ICO가 막혀 있는 데 대해선 “크립토 기술이 정보기술(IT) 기업과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상품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크립토 ETF는 증권사가 만드는 자본시장 상품”이라며 “현재 크립토 ETF의 70~80%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가져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자본시장에서도 점점 뒤처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새 상품이 없는 자본시장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자본시장 자체도 정체된다”고 했다. 즉 자본시장과 크립토는 경쟁이 아닌 보완 관계라는 의미다. 특히 전통 은행권은 크립토의 중개나 수탁(커스터디)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라는 큰 장르를 기대해도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조원의 매출을 올린 서클(미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이 골드만삭스 자회사다. 우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민간 금융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김용범 대표는 ▲1962년 전남 무안 출생 ▲광주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30회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국제금융시스템개혁국장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금융위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현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
  • 2세 경영 ‘김남호 시대’… 정·재계·법조·의료계까지 마당발 혼맥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2세 경영 ‘김남호 시대’… 정·재계·법조·의료계까지 마당발 혼맥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할아버지는 김진만 前국회부의장아버지 김준기, 父 반대 꺾고 창업누나 소개로 차병원 장녀와 결혼그룹엔 동부제철 차장으로 ‘데뷔’1975년생 동갑내기 경영인 친분‘하이텍 분쟁’으로 KCGI와 악연 김남호(50) DB그룹 회장은 부친인 김준기(81) 창업회장의 뒤를 이어 2020년부터 DB를 이끌고 있다. 현재 국내 재계에선 보기 드문 ‘2세 경영자’ 그룹인 셈이다. 조부가 유력 정치인이었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할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업가의 길을 택한 부친 김 창업회장의 선택이 지금의 DB와 김 회장을 있게 했다. 정치인 할아버지와 사업가 아버지라는 이색적인 배경은 김 회장의 인맥이 더 넓게 뻗어 나갈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됐다. ●부친, 친지에게 2500만원 빌려 창업 김 창업회장은 1944년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과 고 김숙자씨의 5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강원 삼척군(현 동해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서울로 상경해 경기중, 경기고,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 창업회장의 부친인 김 전 부의장은 1954년 3대 민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7선 국회의원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었다. 이 때문에 창업 과정도 순탄했을 것으로 여기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1969년 미륭건설을 창업할 당시 오히려 김 전 부의장은 김 창업회장이 정치인이 아닌 사업가의 길을 택한 것을 반대했다. 창업에 필요한 자본금 2500만원도 친지들로부터 돈을 빌려 마련했다. 부친의 반대에도 사업을 꿈꾼 건 우연한 기회에 방문한 미국에서의 경험 때문이었다. 고려대 재학 시절 전자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한 우수 인재 유치단의 일원으로 견학 기회를 얻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과 미국의 전자업계를 보며 ‘기업이 강대국을 만든다’는 소신을 얻게 됐다. 국제 금융위기 이후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등을 떠나보낼 때도 DB하이텍만은 놓지 않을 만큼 전자산업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유명 정치인 조부, 사세 확장 도움 안 줘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도 김 전 부의장의 화려한 이력이 도움이 되진 못했다. 지금의 DB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 사업이 한창이던 1975~1983년 김 전 부의장은 이미 당권의 핵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1972년 민주공화당 일부 의원이 오치성 당시 내무부 장관의 해임을 추진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이른바 ‘항명파동’에 연루된 탓이었다. 정치인 자녀를 기대했던 김 전 부의장의 바람은 차남인 김택기(75) 전 의원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부친과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궈 낸 기업이었던 까닭인지 김 창업회장은 회사 경영에 집안사람들을 많이 부른 편은 아니었다. 동서인 윤대근(78) DB김준기문화재단 이사장이나 외삼촌인 고 김형배 전 동부문화재단 이사장, 매형인 임주웅(85) 전 동부생명 사장 정도가 DB에서 역할을 했다. 2020년 그룹의 수장 자리에 오르며 ‘2세 경영’에 나선 김 회장은 경기고(90회)를 거쳐 미국 웨스트민스터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귀국해 강원 인제 포병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년여 동안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AT커니’에서 일했다. 아버지의 DB로 들어온 것은 2009년의 일이다. 미국 워싱턴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2009년 1월 동부제철 아산만관리팀 차장으로 입사하면서다. 이후 2015년 동부금융연구소 금융전략실장, 2018년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거쳐 2020년 7월 DB 회장으로 취임했다. DB에 첫발을 내디딘 지 11년 만에 회장이 됐다. 김 회장의 인맥은 조부와 부친을 거쳐 3대째 이어져 온 학연과 혼맥을 통해 재계는 물론 정치권과 학계, 법조계와 의료계까지 닿아 있다. 모친은 삼양그룹 창업주인 고 김연수 선생의 손녀이자 고 김상준 삼양염업 회장의 둘째 딸인 고 김정희씨다. 김 회장은 차광렬(73) 차병원그룹 회장의 장녀 차원영(46)씨와 결혼해 DB그룹과 의료계 간의 가교를 놓았다. 김 회장이 MBA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 뉴욕대 유학 생활을 하던 시절 누나인 김주원(52) 부회장의 소개로 만났다. 2005년 결혼해 10년 만인 2015년 딸 하영(10)양을 얻었다. 처남과 처제도 모두 재벌가와 혼맥을 맺었다. 차원태(45) 차의과학대 총장은 범LG가인 아워홈 구본성(68) 전 부회장의 차녀와, 차원희(41) 차병원 상무는 필리핀 TDG그룹의 라시드 델가도 대표와 결혼했다. ●김준기 창업회장 고려대 애정 남달라 김 회장의 고모들과 삼촌들, 즉 아버지인 김 창업회장의 형제들도 탄탄한 혼맥을 자랑한다. 첫째 고모 김명자(83)씨는 한국 최초의 치약 제조 회사였던 동아특산약화학 창업주 고 임형복씨의 아들인 임주웅 전 동부생명 사장과 결혼했다. 둘째 고모 김명희(78)씨는 고 김동리 소설가의 아들 김평우(80)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부부의 연을 맺은 적이 있고, 셋째 고모인 김희선(65)씨는 고 신춘호 농심 창업회장의 차남인 신동윤(67) 농심홀딩스 부회장을 남편으로 맞이했다. 신춘호 회장은 롯데그룹 창업주 고 신격호 회장의 동생이다. 학계·정계와의 연도 있다. 작은아버지인 김 전 의원은 김 회장의 할아버지 김 전 부의장의 바람대로 정계에 진출한 이후 이양희(69) 성균관대 교수와 결혼했으나 이혼했다. 이 교수의 부친은 고 이철승 전 신민당 총재다. 셋째 삼촌 김무기(72) 전 동부증권 부사장의 부인은 고 이종진 전 서울대 문리대학장의 딸 이지은(66)씨다. 김 회장은 김 창업회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이다. 광복 후 청년운동을 펼쳤던 백부 고 김진팔씨가 경기고 27회, 김 창업회장은 60회, 김 회장은 90회 졸업생이다. 윤대근 이사장도 경기고를 졸업해 김 창업회장과 선후배 사이다. 김 회장은 1975년생 토끼띠 동갑내기 경영인들과 가깝게 지낸다. 조원태(49) 한진그룹 회장과 최윤범(50) 고려아연 회장, 박세창(50) 금호건설 부회장, 허준홍(50) 삼양통상 사장이 대표적이다. 김 창업회장의 학연도 무시하지 못할 네트워크다. 김 창업회장의 경기고 60회 동기동창으로는 어윤대(80)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구택(79) 전 포스코 회장, 손욱(80) 전 농심 회장, 정세현(80) 전 통일부 장관, 최경원(79) 전 법무부 장관 등이 있다. 김 창업회장은 고려대 교우회 부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대학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부인 김정희씨의 조부 김연수 선생은 김성수 고려대 설립자의 동생이기도 하다. 아내가 고려대 설립자의 조카손녀인 셈이다. 허창수(77) GS그룹 명예회장(경영학과)과는 대학 동기 사이다. ●KCGI 지분 12% 비싸게 사 경영권 방어 김 창업회장과 김 회장에게 행동주의 펀드로 유명한 KCGI의 강성부(52) 대표는 악연으로 기억된다. DB와 KCGI는 DB하이텍을 둘러싸고 다툼을 벌인 사이다. DB아이앤씨는 2023년 8월 DB메탈을 흡수합병해 정보기술(IT)·무역·합금철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복합기업으로 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앞서 같은 해 3월 7.05%의 DB하이텍 지분을 사들이며 DB아이앤씨(당시 지분율 12.42%)에 이은 2대 주주 자리에 올라선 KCGI가 곧바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KCGI 측은 DB의 자산을 늘려 지주회사 전환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DB아이앤씨가 실적이 좋지 않은 DB메탈을 합병할 경우 자회사인 DB하이텍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같은 해 10월 사업계획이 무산된 DB아이앤씨는 경영권을 방어하고 추후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12월 28일 KCGI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5.6%·250만주)을 1650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6만 6000원으로 당시 시세(12월 28일 종가 기준 5만 8600원)보다 12% 이상 비싼 가격이다. DB아이앤씨에 지분을 넘긴 이후 KCGI는 “일반주주와 이사회 및 경영진 간의 상호 대화를 통한 우호적인 지배구조 개선의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미소를 지었다.
  • 매출 90% 금융에 의존하는 DB… 제조업 성장·지주사 전환 숙제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매출 90% 금융에 의존하는 DB… 제조업 성장·지주사 전환 숙제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시작은 미륭건설, 중동서 달러벌이금융·건설·물류 ‘동부 그룹’ 키워내글로벌 금융위기·동양사태 후폭풍알짜 동부건설 등 강제로 구조조정지난해 재계 순위 13계단 올라 35위창업자 김준기, 여전히 ‘총수’ 유지지주사 전환 땐 수천억 출혈 불가피 ‘3세 경영자’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것이 일반화된 재계에서 DB그룹의 ‘2세 경영’은 눈에 띈다. DB그룹은 김준기(81) 창업회장의 아들인 김남호(50)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 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부침을 겪으며 한때 재계 순위(공시 대상 기업집단) 40위권으로 밀려나기도 했던 DB는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룹 살림꾼’ 역할을 맡고 있는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조 7722억원의 순이익(별도기준)을 기록하며 업계 2위 자리를 탈환했고 DB금융투자의 순이익(연결기준)도 전년 대비 323% 급증하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재계 순위도 2023년 48위에서 지난해 35위로 13계단 뛰어올랐다. ●재계 18위→48위→35위 부침 겪어 DB의 지배구조는 주력 사업이라 볼 수 있는 금융 분야와 전자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 두 갈래로 나뉜다. 각각 DB손해보험과 DB아이앤씨(Inc.)를 지주회사 격으로 이뤄진 구조인데 김 회장은 각각 9.01%와 16.8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있다. 김 창업회장의 지배력도 건재하다. 김 창업회장은 DB손보의 지분 5.94%와 DB아이앤씨의 지분 15.91%를 보유 중이다. 김 회장의 누나인 김주원(52) 부회장도 두 회사의 지분을 각각 3.15%와 9.87% 가지고 있다. 김 창업회장은 DB가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될 때 그룹의 실질적 ‘총수’로 간주되는 ‘동일인’ 자격을 유지하며 아들 김 회장과 함께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DB의 사업구조를 두고 제조와 금융 두 갈래라고 하지만 금융업이 DB를 먹여살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DB의 전체 매출은 2023년 말 기준 22조 9310억원인데, DB손보 매출은 19조 7613억원으로 전체 그룹의 86%를 책임졌다. 25곳 계열사 중 DB손보를 포함한 금융계열 회사는 12곳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들이 전체의 90%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고 있는 셈이다. 금융사들은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DB손보는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2조 36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늘었고 순이익은 1조 7722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메리츠화재와 함께 삼성화재에 이은 손보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데 2023년 빼앗긴 2위 자리를 1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DB손보에 비해선 규모가 작지만 증권사인 DB금융투자는 지난해 529억원의 순이익을 실현했다. 2023년보다 3배 이상 뛰어올랐다. 배당도 크게 늘었다. DB손보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6800원을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4083억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DB손보 배당금으로만 434억원가량을, 김 창업회장은 286억원을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DB손보가 올해도 이 같은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으로 올해 순이익 감소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발생한 LA 산불로 인해 DB손보는 최대 600억원가량의 손실을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악화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수익률도 고민이다. 지난해 DB손보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1709억원으로 전년(3210억원) 대비 절반가량 급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2023년 78.3%에서 지난해 81.7%로 3.4% 포인트 늘었다. 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하는데 이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금이야 금융 중심의 DB이지만 이전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김 창업회장은 25세였던 1969년 직원 2명과 자본금 2500만원으로 미륭건설을 설립했다. 지금은 DB와 이별한 동부건설의 전신이자 그룹의 모태였다. ●“반세기 성과, 구조조정에 초토화” 1973년 진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해군기지 공사는 김 창업회장과 미륭건설에 도약의 발판이 됐다. 48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고 1600만 달러의 이익을 남겼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형 공사 수주에 연달아 성공하며 1980년까지 2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기업 성장을 위한 자본 밑거름은 미륭건설이 마련했지만 이름의 기원은 따로 있다. 1971년 설립한 동부고속이 그 주인공. 도전과 개척(東), 안정과 풍요로움(部)을 상징하는 동부는 이후 계열사 사명으로 하나둘씩 쓰이더니 1989년 미륭건설까지 동부건설로 사명을 바꾸면서 그룹명으로 자리잡았다. 금융업에는 1972년 동부상호신용금고(DB저축은행 전신)를 설립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미륭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벌어들인 돈을 적극 활용해 규모를 키워 갔다. 1980년 한국자동차보험(동부손해보험 전신)을 인수하고 1982년 국민투자금융(동부투자금융 전신), 1989년 동부애트나생명보험(동부생명 전신)을 설립했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DB하이텍은 1997년 설립된 동부전자에서 출발한다. 동부전자는 2001년부터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을 개시했고 합병을 거쳐 2004년 동부일렉트로닉스로, 2007년 동부하이텍으로 변모해 왔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집중한 것과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를 선택한 DB하이텍은 201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영업이익 453억원)에 성공했다. 20년에 가까운 김 창업회장의 뚝심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지난해 DB하이텍은 177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금융과 전자, 건설, 물류 등 영역과 사세를 빠르게 확장한 DB는 한때 재계 순위 10위권(2004년 18위)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찾아왔다. 김 창업회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지난 반세기 땀 흘려 일군 소중한 성과들이 구조조정의 쓰나미에 초토화됐다”고 했다. 미국발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위기와 철강 등 업황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외연 확장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부채가 발목을 잡았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건설과 철강 등 사업이 부침을 겪었다. 지금이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한 DB하이텍도 그룹 역량을 위축시키는 데 일조했다. 이후 2013년 10월 동양그룹이 부도 위험을 숨기고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동양그룹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내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무너졌고 DB의 계열사들도 신용등급 급락을 면치 못했다. 구조조정은 혹독했다. 2013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구조조정 전권을 위임해야 했다. 김 창업회장이 35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DB하이텍을 지켜내긴 했지만 모태인 동부건설을 비롯해 동부제철, 동부익스프레스 등 40곳의 계열사를 떠나보내야 했다. 사명이 DB로 바뀐 것도 ‘동부’의 상표권을 갖고 있던 동부건설을 매각한 데 따른 아픔에서 비롯됐다. 2014년 64개(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에 달했던 계열사 수는 2024년 25곳으로 줄어들었다. 내리막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7년 9월 김 창업회장을 둘러싼 성추문이 일파만파 번졌다. 김 창업회장은 곧바로 회장직을 내려놨다. 그는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2019년엔 가사도우미가 김 창업회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고 같은 해 10월 26일 김 창업회장은 구속됐다. 김 창업회장은 2021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DB하이텍 당기순익 1896억까지 줄어 “창업한다는 자세로 미래 사업을 추진하겠다.” 2020년 7월 그룹 수장의 바통을 넘겨받으며 김 회장이 한 말이다. 지난해엔 재계 순위를 전년 대비 13계단 끌어올리며 순항하고 있음을 알렸다. 잘나가는 금융 분야와 달리 다소 부침을 겪고 있는 제조업 분야의 대표 격인 DB하이텍의 성장세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DB하이텍의 실적은 하락세다. 2022년 5559억원 수준이던 당기순이익이 이듬해 2552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1896억원까지 감소했다. DB하이텍은 가전과 스마트폰, TV 등에 들어가는 구형 아날로그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에 집중해 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불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광풍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지주사 전환 여부도 현안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5월 DB아이앤씨를 지주사로 전환하라고 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특정 기업 자산 총계가 5000억원이 넘고 자회사 주식 합계액이 전체 자산의 50% 이상일 경우 지주사로 전환토록 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DB아이앤씨의 자산 총계는 8794억원이었는데 보유 중인 DB하이텍의 지분(18.6%) 가치는 4696억원으로 50%를 넘었다. 이후 주가가 빠지면서 지주사 요건에서 벗어났다.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30%의 지분 보유 비중을 맞추기 위해 수천억원대 자금 출혈이 불가피하다. DB는 주가 흐름과 공정위 지침에 따라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한기호의 서로서로] 한국 힐링소설의 세계적 인기

    [한기호의 서로서로] 한국 힐링소설의 세계적 인기

    소설을 읽는 이유로 대개 상상력, 재미를 들 것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며 위안을 얻는 이들이 코로나19 팬데믹 3년 동안 크게 늘었다. 2022년 무명 신인 작가 황보름 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는 “잡화점, 백화점, 편의점…이번엔 서점이다!”란 소개 문구를 달고 등장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 언론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억’(현대문학)과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과 함께 “표지에 ‘안전해 보이는 공간’이 등장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드물어진 안전한 공간에 대한 추구가 반영된 것”이라는 한 대형서점 측 견해도 붙였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영국, 미국, 호주, 싱가포르, 브라질 등 전 세계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31개 언어 40개국과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에도 오른 이 소설을 영국에서는 ‘힐링소설’로 분류한다. 펭귄랜덤하우스는 “독자를 위로하기 위한 것이며 모든 문화권에서 공감할 수 있는 정신 건강과 일상생활의 압박을 둘러싼 현대적 문제를 탐구한 한국의 힐링소설이 가장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미권의 대형 출판사 편집자들도 한국의 힐링소설을 찾는다고 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0월 3일자 ‘K팝 볼륨을 줄이고 K힐링에 주목하라’는 기사에서 “‘번아웃’(극심한 피로와 무기력)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힘을 주는 한국의 힐링서적이 K팝이나 K드라마에 이은 최신 트렌드로 세계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앞에 거론한 소설 외에도 유영광의 ‘비가 오면 열리는 상점’(클레이하우스), 윤정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북로망스) 등이 지난해 출간됐고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흔),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클레이하우스) 등 힐링에세이도 동반 출간돼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힐링소설과 힐링에세이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이유는 뭘까. 한국에서 힐링 트렌드가 뜨기 시작한 것은 2009년쯤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든 것을 포기한 ‘N포 세대’ 등 많은 이들이 ‘멘붕’을 경험했다. 이후 청년들은 안정된 직장에 입사하는 것마저 포기하고 사실상 ‘1인 기업가’로 살기로 작정했다. 하지만 1인 기업가로 사는 건 그야말로 지난한 일이다.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잠시나마 멈춰도 괜찮은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을까. 그런 공간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위로받는 삶을 그린 소설을 즐겼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소설이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니 이제 직접 소설을 써서 출판사나 에이전트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은 어떨까. 채택되면 3억원의 선인세가 기본이라 한다. 작가로서의 미래도 활짝 열리지 않겠는가.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 연구소 소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