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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태풍 한국 상륙?

    구조조정 태풍 한국 상륙?

    금융시장 혼란과 장기 불황의 여파로 ‘감원 태풍’이 전세계를 흔들고 있다.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미국 기업 및 정부의 감원계획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했다. 특히 금융계의 감원 계획은 2배 이상 늘어났고 항공 산업과 에너지 산업 등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구조조정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내년에는 경기 둔화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감원태풍’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기업에서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16일 미국의 구직전문업체 ‘챌린저’에 따르면 미국 기업 및 정부의 해고 인원은 지난해 1~10월 44만 9528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52만 1823명으로 16.2% 증가했다. 금융업종의 감원이 특히 심했다. 지난해 2만 886명에서 5만 4510명으로 161% 늘었다. 미국 최대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지난 8월 3500명의 추가 감원 구상을 밝혔다. 지난달 11일 토머스 디나폴리 뉴욕주 감사관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월가 증권업계가 내년 말까지 1만개의 일자리를 줄일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의 감원 바람은 다른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항공산업의 해고 계획은 지난해 1만 6186명에서 올해 3만 3256명으로 105.5%가 증가했고, 에너지 산업은 5264명에서 1만 4048명으로 166.9% 많아졌다. 재정위기와 금융위기가 진행 중인 유럽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2000명 감원 계획을 밝힌 크레디트스위스는 1500명을 추가로 줄인다.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 방크도 2000명을 감축하고 바클레이즈, 로이드,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등 영국계 은행들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ING그룹도 유럽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0명을 감원키로 했다. 지난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서유럽 은행들의 감원 규모가 모두 8만 6273명으로 미국보다 월등히 많다. 비금융권 중 세계적인 가전업체인 필립스는 올 3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급감하면서 4500명을 감원키로 했다. 지난 4월 일자리 7000개를 줄인 휴대전화업체 노키아는 올해 말까지 3500명을 더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기업들은 아직 인력 감축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내년에 닥칠 경기 둔화 국면을 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5년 만에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최근 100여명에 대한 퇴직을 결정했고 하나은행은 지난 9월 378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중소형 건설사와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대규모 인력 감축도 예상된다. 조동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건설사는 인력 감축이 예상되지만 대형업체는 중동 등 해외 건설 수주가 늘면서 인력을 계속 늘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은경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항공과 해운이 특히 경기를 심하게 타기 때문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국내 수요는 곧 안정화될 것으로 보여 구조조정보다는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수준에서 멈추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20대 고용률 男급락 女소폭 상승

    20대 고용률 男급락 女소폭 상승

    1995년부터 2010년까지 15년간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 여성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男 대학재학자 비중 늘어 감소 15일 한국노동연구원 성재민 책임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노동리뷰 11월호’에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73.2%였지만 2010년에는 58.2%로 15% 포인트나 급락했다. 1995년에는 20대 남성 4명 가운데 3명꼴로 취업했지만, 2010년에는 절반이 조금 넘는 인원만 취업한 것이다. 20대 남성의 고용률은 경제위기 직전인 1997년 71.6%였지만 외환위기 체제에 접어든 1998년 64.8%로 급락했다. 2000년에는 경제회복이 시작되면서 66.0%로 반짝 상승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에는 58.4%로 떨어지는 등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반면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1995년 55.0%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58.3%로 상승했다. 20대 여성의 고용률은 1997년 57.1%에서 경제위기로 인해 1998년 50.9%로 하락했으나 그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05년에는 60.2%에 도달하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0대 전체 고용률은 1995년 63.5%에서 2010년 58.2%로 줄었다. 연령별로 보면, 20~24세는 남성과 여성 모두 고용률이 꾸준히 감소했지만 25∼29세에서는 고용률이 남성에서만 감소하고 여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女 고학력 졸업자 늘어 상승 20대 남성의 고용률이 급락한 이유는 고학력화의 영향으로 대학 재학자의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995년 만 20~21세 남성의 34%였던 대학 재학(또는 휴학) 중인 자의 비중은 2010년에는 51.7%로 증가했다. 20대 남성이 노동시장에 정착하는 과정이 2년 정도 연장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반면 20대 여성은 대학 재학자의 비중이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빠르게 감소하면서 고학력 졸업자의 증가가 25∼29세 연령대의 고용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성 연구원은 “20대 고용률은 남성은 장기 하락추세, 여성은 장기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20대 남성은 과거보다 정착에 2년 정도 더 걸리기 때문에 남성 25~29세의 고용률 제고와 일자리 질 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씨줄날줄] 미국식 철밥통/곽태헌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관존민비(官尊民卑)의 사고방식이 심했다. 조선시대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말이 일반화됐다. 선비가 농사짓거나, 물건을 만들거나, 장사하는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은 당연시됐다. 해방 직후에는 기업다운 기업이 없었던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관직에 대한 변함없는 선호에 따라 사법시험, 행정고시(5급) 등 고위 공직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선발 인원이 많지 않았던 1960~70년대만 해도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에 붙으면 돈 많은 집안이나 권력 있는 집안의 사위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어찌 보면 ‘남자 신데렐라’다. 옛 재무부 이재국 사무관(5급)이 은행장을 상대했다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도 있다. 요즘에는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선발인원도 늘어난 데다 재력가 집안끼리 사돈을 맺는 게 굳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고시 신데렐라’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취직이 비교적 잘됐던 1980년대에는 대기업과 증권사의 인기는 치솟았지만 7급 공무원이나 9급 공무원 시험의 경쟁은 그리 치열하지 않았다. 물론 당시에도 행정고시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취업시장에도 변화가 왔다. 외환위기 때 사기업에 다니던 직장인들은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거 구조조정됐지만 공무원과 공기업 등 소위 ‘철밥통’으로 불리는 직장인들은 구조조정의 칼날을 비켜갈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7급은 물론 9급 공무원 시험도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워졌다. 월급이 조금 많지만 신분이 불안한 직장보다는 안정성을 갖춘 직장에 대한 인기가 치솟게 된 것이다. 월급도 많고 안정성도 갖춘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금융권 공기업은 그야말로 ‘신(神)의 직장’의 대명사가 됐다. 공직에 대한 인기가 그리 높지 않던 미국도 요즘에는 달라졌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그제 채용 컨설팅업체인 유니버섬이 직장인 6700명을 조사한 내용을 보도한 것에 따르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정보기술(IT) 업체 3개사가 일하고 싶은 직장 1~3위를 휩쓸었지만, 씨티그룹(99위)을 비롯해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금융사들은 금융위기에 따라 뚝 떨어졌다. 미국 국무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이 톱10에 포함되는 등 공직에 대한 인기는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어려운 경제 탓에 고용불안이 심해지면서 안정된 직장을 찾는 것은 한국이나 태평양 건너 미국이나 다를 게 없는 듯하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순상품교역조건 금융위기후 최악

    순상품교역조건 금융위기후 최악

    수입단가가 크게 오르면서 순상품교역조건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3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지수’에 따르면 올 3분기 중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78.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4분기에 13.0% 하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2005년을 기준으로 삼는다. 즉, 2005년 1단위 수출대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올 3분기에는 78.7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된 이유는 수입단가가 수출단가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올 3분기 수입단가지수는 143.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5% 올랐다. 2008년 3분기 30.4%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반면 올 3분기 수출단가지수는 112.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오르는 데 그쳤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수출주 차·화·정, 내수주에 무릎꿇다

    수출주 차·화·정, 내수주에 무릎꿇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의 지수 상승률이 올해는 내수주인 음식료품과 섬유의복 업종에 무릎을 꿇었다. 이탈리아 쇼크로 급락했던 국내 증시는 14일 1900선을 회복하며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수출주인 차·화·정의 부진으로 인해 좀처럼 상승 동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소비심리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했고, 이탈리아 상원이 경제개혁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에 전거래일보다 39.36 포인트 증가한 1902.81로 마감됐으며 코스닥 지수는 10.01포인트 상승한 510.09를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5원 하락한 1123.2원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수 상승 폭이 가장 큰 업종은 음식료품(16.68%)으로 나타났다. 섬유의복도 지난해 12월 30일 대비 13.93% 상승해 ‘경기방어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반면 2009년과 지난해 지수상승률이 68.64%와 82.93%에 달했던 운수장비(자동차) 업종은 올해 상승세가 완연히 꺾였다. 11일 현재 5.57% 상승한 데 그치고 있다. 화학(정유 포함) 업종 역시 2009~10년에는 각각 52.74%와 55.17%로 급등했지만, 올해는 0.12%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 10년간 내수주인 음식료품이 수출주인 자동차보다 성적표가 좋았던 경우는 올해를 제외하고도 3차례(2004년·2006년·2008년) 더 있었다. 모두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거나 불황이었던 시기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반 토막 난 2008년 음식료품은 30.27% 하락하는 데 그쳐 자동차(-51.95%)보다 방어를 잘했다. 달러화 약세로 신흥국의 수출이 급감한 2006년에는 자동차주가 8.82% 하락하며 타격을 입은 반면, 음식료품은 7% 상승했다. 2004년에는 중국이 긴축 움직임을 보이면서 음식료품 상승률(17.86%)이 자동차(2.53%)를 크게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차·화·정의 상승폭이 꺾인 것은 내년 경기도 낙관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차·화·정은 4월까지 실적이 좋았지만 미국의 2차 양적완화가 종료되고 유럽 재정위기가 가속화되면서 급격히 떨어졌다.”며 “화학과 정유의 경우 상품 가격이 오르고 중국도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내년에도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금융그룹인 UBS는 ‘2012년 세계 신흥 시장 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 주식시장이 변동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의견 ‘비중축소’를 제시했다. UBS는 한국의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9.0이지만 ‘적정’ PER은 6.6이라고 밝혔다. 이는 UBS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21개국 중 폴란드·러시아·헝가리 다음으로 낮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황을 비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탈리아 국채가 만기되는 내년 1분기가 유럽 재정위기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아테네, 로마 그리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아테네, 로마 그리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구대륙의 찬란했던 문명은 그 전수가 참 묘하다. 아테네를 모태로 로마로 번성해 갔던 유럽의 문명은 천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 과거의 경로를 답습하고 있다. 하지만 찬란한 문명이 아니라 과도한 국가부채에 의한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내용의 차이를 담고 있다. 그리스에서 비롯된 금융위기의 불똥은 이제 이탈리아로 옮겨붙었다. 얼마든지 예상 가능했던 이탈리아의 현실 앞에 호들갑을 떠는 언론과 전문가들이 차라리 그리스의 희극 같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1조 9000억 유로로 가히 천문학적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이른다. 이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구조자금을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부채를 합산한 것보다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무려 7%가 넘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이 긴급히 개입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부채 규모 면에서나 경제 규모 면에서 앞의 세 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기에 이탈리아의 파산은 바로 유로존의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최악의 상태를 막기 위해 급기야 지난 10월 27일 유로존의 영수들은 유럽재정안기금을 현재의 4400억 유로에서 1조 유로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어떻게 증액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시게 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아직은 국제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트리플A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에까지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파산이란 단어가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다.”라는 말로 현 상황을 요약하며, 긴축재정을 위한 여러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급박한 상황에 따른 안팎의 압박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우왕좌왕하다 지난 12일 퇴임했다. 그는 국가부채의 위기가 유로존의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EU에 약속한 일련의 경제안정화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사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11일 상원에 이어 12일 하원에서 경제안정화 법안이 통과된 직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을 만나 사임을 표명했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반복되었던 정치적 불안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일단 금융시장은 그의 사임을 정치적 안정을 위한 첫 단추로 여겨 반기는 듯하다. 그리스도 우여곡절 끝에 위기극복을 위한 거국내각 구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이처럼 불안한 정국이기에 EU는 거국내각을 구성할 여야 당수들에게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했던 약속의 이행을 서면으로 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존의 위기는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총체적인 위기로 봐야 한다. 전문가나 정치 지도자들 간에 위기의 탈피를 전망하는 시기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직 위기 탈출을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일부 회원국들의 방만한 국가 경영에 따른, 정도를 넘어선 국가부채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단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해당 국가의 정치 불안정과 지도자들의 무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저성장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취약함을 악용하는 국제 투기자본이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한몫을 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EU의 내부적 모순과 연대감의 상실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나로 뭉쳐 헤쳐나가는 것과 각자 제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은 이 두 가지 방법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듯하며, 현재 진행 중인 유럽 위기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스와 로마의 찬란한 문명을 전승한 유럽은 현대의 금융위기란 소용돌이 속에서 와해될 것인가, 아니면 재생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伊 다음은 佛? 국제투기자본의 먹잇감 되나

    伊 다음은 佛? 국제투기자본의 먹잇감 되나

    전 세계 신용평가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0일(현지시간)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가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탈리아의 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프랑스는 이번 이탈리아발 금융위기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 ‘이탈리아 다음 차례는 프랑스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시장에 급속도로 확산됐다. ●실수인가 예견인가?… 佛 금융당국 수사착수 프랑스 금융감독당국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투기자본이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틈을 타 대규모 투기로 시세차익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P는 이날 오후 4시쯤 일부 고객에게 ‘등급 강등’이라는 제목과 함께 프랑스 신용등급을 가리키는 링크가 게재된 메시지를 발송했다. S&P에 따르면 링크를 클릭해도 프랑스 신용등급은 이전처럼 최상등급인 AAA였다. 하지만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S&P는 “기술적 오류” 때문에 일부 고객에게 잘못된 메시지가 자동 송신됐으며 현재 원인을 찾고 있다는 정정발표를 했다. 프랑스 정부는 곧바로 금융시장청(AMF)을 통해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실수라고 넘기기엔 시점이 너무 절묘했다.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국가로 꼽히는 게 프랑스이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프랑스는 이탈리아 대외부채 가운데 35.5%나 보유한 최대 채권국이다. 더구나 지난달 무디스가 앞으로 3개월 안에 프랑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상황을 더 민감하게 만들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한 유럽금융 분석가는 “매우 나쁜 시점에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빚어졌다.”고 꼬집었다. 10년 만기 프랑스 국채 금리(수익률)는 S&P가 등급 강등 메시지를 낸 이후 27베이시스포인트(bp=0.01%) 급등해 3.46%로 뛰었다. 같은 만기 독일 국채와 수익률 차(스프레드)가 170.2bp로 사상 최대까지 벌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P가 메시지를 정정하고 나서도 수익률 상승폭이 20bp를 밑돌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분석했다. ●“헤지펀드 공격 그리스·伊 재정위기 단초” 헤지펀드 등 국제투기자본이 이탈리아 다음 공격 목표로 프랑스를 노린다는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 회동에 참석해 “프랑스가 이탈리아에 이어 다음 차례로 시장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사이”를 위험한 시기로 지목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헤지펀드가 프랑스 국채를 다음 공격목표로 삼아 집중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초 그리스 국채 매도 포지션 비중을 높인 뒤 4~5월에 그리스 국채를 대량 매도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겼다.”면서 “이는 그리스를 구제금융으로 내모는 단초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에 대해서도 “헤지펀드들이 지난 6월부터 국채 매도포지션 비중을 높였고 7월 들어 공매도에 나서면서 국채금리를 급등시켰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국내 특수선·수비크 저가선 투트랙 성공이 관건

    국내 특수선·수비크 저가선 투트랙 성공이 관건

    지난 10일 한진중공업 사태가 309일 만에 평화적으로 해결되면서 한진중공업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중공업이 성공적으로 회생해야 1년 가까이 끌었던 노사 대립이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영도조선소는 고부가가치선, 필리핀 수비크조선소는 저가 대량 생산에 주력하는 ‘투트랙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낙관론과 영도조선소는 이미 산업적인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비관론이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노사분규 전부터 사실상 식물조선소”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의 경우 조직 슬림화와 시설 현대화, 기술력 확대 등을 통해 고기술·고부가가치선으로 특화된 조선소로 운영할 계획이다. 대신 필리핀 수비크조선소를 부가가치는 낮지만 대량 수주를 통해 중국 업체에 맞설 수 있는 조선소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은 ‘대한민국 1호 조선사’로서의 전통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고부가가치선을 중심으로 하고 수비크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해 저가선에 주력하겠다는 방향은 잘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이어 “영도조선소는 특수선을 충분히 건조할 수 있는 300m 길이의 도크를 보유하고 있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라면서 “부산 경제를 위해서도 영도조선소가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노사 합의를 계기로 지난 7월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한 컨테이너선 4척의 본계약 체결과 더불어 수주 협상이 진행 중이던 LNG선 2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 영도와 수비크의 역할 분담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상황만 놓고 보면 한진중공업, 특히 ‘대한민국 1호 조선사’ 영도조선소의 미래는 그리 밝지 않다. 영도조선소는 지난 2008년 9월 이후 수주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었다. 7월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도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건조의향서 단계에 불과하다. 노사분규가 있기 전부터 사실상 ‘식물조선소’였다는 뜻이다. 전체 매출 역시 지난 2008년 3조 8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 7558억원까지 줄었다. 국내 주요 조선업체 중 같은 기간 매출이 감소한 것은 한진중공업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대부분 수비크조선소에서 나온 실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영도조선소가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는 사이 수비크조선소는 29척의 수주를 따냈다. ●“회사 정상화 1년 이상 걸릴 것” 한진중공업 역시 향후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재용 사장은 지난 10일 “한진중공업에는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데다 그리스발 금융위기까지 오고 있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회사 정상화에는 1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업계에서 보는 한진중공업과 영도조선소의 미래는 더욱 냉혹하다. 한 조선업계 고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등의 건조 경험이 있는 한진중공업은 최근 수년간 수주를 못했다기보다는 안 한 것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한진중공업만 겪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일정 정도의 규모를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영도조선소에서 쉽게 만들지 못하고, 대신 인건비가 국내의 10분의1 정도에 불과한 수비크조선소로만 수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수비크에 조선소를 만들 때부터 영도조선소는 어느 정도 포기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고 귀띔했다. 투트랙 전략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최근 영도조선소에 특별한 투자도 하지 않은 데다 노사분규까지 겪으면서 핵심 역량인 설계와 영업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자산매각 등을 통해 설비투자를 강화하고 수주 실적이 뒷받침돼야 국내외의 불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美 경기침체의 그늘… 급변하는 행정 환경] ‘빚더미’ 지자체 파산보호 신청

    [美 경기침체의 그늘… 급변하는 행정 환경] ‘빚더미’ 지자체 파산보호 신청

    미국 동남부 앨라배마주의 제퍼슨 카운티가 9일(현지시간) 미 지방자치단체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제퍼슨 카운티 위원회는 이날 파산보호 신청에 관한 투표를 실시한 끝에 4대1로 통과돼 버밍엄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9)를 신청했다고 블룸버그·AP통신이 보도했다. 제퍼슨 카운티의 현재 부채 규모는 41억 달러(약 4조 6500억원) 수준으로, 1994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17억 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제퍼슨 카운티는 파산을 피하기 위해 지난 9월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주요 채권단과 31억 4000만 달러 규모의 하수처리 관련 채권의 재조정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JP모건체이스은행이 11억 달러에 이르는 채권 가운데 7억 5000만 달러를 탕감해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제퍼슨 카운티는 급등하는 부채 상환을 위한 하수처리 요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 파산을 선택했다고 통신들은 전했다. 특히 25명의 제퍼슨 카운티 의원이 세수 확보 방안 등에 반대하면서 채권단의 채무 탕감 제안에도 불구하고 완전 합의에 실패했다. 제퍼슨 카운티는 하수처리 시설을 건설하면서 변동금리로 채권을 발행하고 JP모건체이스은행 등이 이를 금리스와프 파생상품으로 헤지(위험 회피)를 하면서 이자율을 낮췄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뒤 채권 보증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사실상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가 3억 달러의 부채로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올 들어 파산을 신청한 미국 자치단체는 모두 9곳에 이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3대 정책금융기관 외자조달 ‘자존심 경쟁’

    3대 정책금융기관 외자조달 ‘자존심 경쟁’

    이탈리아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국내 정책금융기관들이 잇따라 해외에서 공모 채권을 발행해 대규모 달러를 들여오고 있다.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3대 정책금융기관은 이미 내년 중반까지 자체 필요 자금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을 대신해 시중에 달러를 공급하는 ‘1차 외환보유고’의 역할을 하고자 해외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강만수 산업은행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 등 재무관료 출신 기관장들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경쟁’도 한몫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2007년부터 현재까지 5년간 3개 기관의 외화공모채권 발행 실적은 모두 298억 7600만 달러에 이른다. 이 중 수은은 165억 1000만 달러어치를 발행해 전체의 55.3%를 차지했다. 산은이 112억 7000만 달러로 37.7%, 공사가 20억 9600만 달러로 7.0%의 비중이었다. 3개 기관의 채권 발행 경쟁은 올 하반기에 정점에 달했다.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그리스의 부도 위기가 불거졌던 지난 8월 이후 국제 채권발행 시장은 사실상 닫힌 상태였다. 우리 금융 당국은 금융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조달 비용은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달러를 확보해 오라는 압력을 넣고 있었다.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수은, 산은, 공사 가운데 누가 먼저 글로벌본드(세계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되는 국제채권)를 발행하느냐로 쏠렸다. 수은이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9월 9일 수은은 1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연이어 산은이 지난달 27일 5년 6개월 만기의 10억 달러어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공사도 지난 8일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이와 함께 3개 기관은 올 들어 모두 엔화로 표시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고, 스위스, 태국, 호주 등 틈새시장에서도 조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3개 기관장은 모두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와 금융위원회 등에서 활약했던 자타 공인 ‘국제금융통’이다. 이들은 외화공모채 발행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수은 김 행장은 24시간 휴대전화를 열어 두고 발행 상황을 직접 지휘한다. 금융공사 진 사장도 “발행시장이 언제 열리고 닫힐지 모르기 때문에 늘 주시하고 있다.”면서 “공사가 (국제)시장을 보는 가장 정확한 눈을 갖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산은 강 행장 역시 기회가 닿는 대로 외화 조달에 힘쓰라며 국제금융부 행원들을 독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융권은 이들의 경쟁을 ‘선의의 경쟁’으로 해석한다. 국민·우리 등 시중은행들은 이들 3개 정책금융기관이 발행한 조건에 가산 금리를 얹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판다. 따라서 3개 기관이 경쟁을 통해 발행 금리를 낮추면 시중은행들의 외화조달 비용도 같이 낮아지게 된다. 또 수은, 산은, 공사 등 3개 기관은 목표 이상으로 확보한 달러를 시중은행 계좌에 예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 시중은행들의 외화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현대기아차 美판매 年100만대 시대

    현대기아차 美판매 年100만대 시대

    현대기아차가 미국 판매 연간 100만대 시대를 연다. 미국은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판매 시장으로 현대기아차의 연간 판매 100만대 돌파는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현대기아차는 9일(현지시간) 올 1~10월 미국시장에서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95만 411대(현대차 54만 5316대, 기아차 40만 5095대)를 판매했으며, 이달 중 연간 100만대 판매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25년 전인 1986년 미국에 처음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1992년 국내(102만 1493대)와 2010년 중국(103만 6036대)에 이어 세 번째로 미국에서 연간 판매 100만대 시대를 연 것이다. 전 세계 자동차업체로서는 GM, 포드 등에 이어 7번째이다. 품질 향상 노력과 마케팅 전략, 부품업체 동반진출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회사 측의 분석이다. ●끊임없는 품질 향상 노력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딜러점(대리점)인 세리토스 현대 사장인 마이클 길리건(52)은 “인피니티, 포드 등 24개 유명 자동차회사 딜러점이 밀집된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파는 곳이 바로 세리토스 현대”라면서 “자동차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을 시작한 지 2년 된 세리토스 현대 딜러점은 지난 10월까지 1850대를 팔았다. 인근 세리토스 기아 딜러점 사장인 허비 웨스턴(40)은 “벤츠, BMW와 함께 옵티마(K5)를 사는 고객들도 많다.”면서 “높아진 품질, 멋진 디자인, 철저한 사후관리가 인기 비결”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미국 내에서 높아진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시장 점유율 10년 새 3배 늘어 10년 전인 2001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3.3%(현대차 2.0%, 기아차 1.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9%대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선 10.1%(현대차 5.6%, 기아차 4.5%)의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는 생산·판매·연구개발·AS까지 전 부문에 걸친 현지화 체제,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의 신차 출시, 창의적인 마케팅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동차 산업이 침체되는 가운데서도 고객이 1년 이내에 실직하면 차를 되사주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시행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출시된 신형 쏘나타와 아반떼는 우수한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미국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 및 준중형 차급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메이드 인 USA’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이후 쏘렌토를 10만 8202대 판매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병호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부사장은 “미국 연판 100만대 돌파는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현대기아차의 결실”이라면서 “앞으로 한국, 중국, 미국에 이어 유럽과 신흥국가 등으로 연판 100만대 시장을 더욱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실업률 9년만에 2%대로 떨어졌다

    실업률 9년만에 2%대로 떨어졌다

    10월 취업자 수가 서비스업의 호조로 17개월 만에 50만명 이상 증가하면서 고용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실업률은 9년 만에 2%대로 떨어졌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468만 3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만 1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폭이 50만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5월(58만 6000명) 이후 17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만든 일자리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4년 9월(50만 8000명) 이후 첫 50만명대 증가로도 볼 수 있다. 10월 실업률은 2.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02년 11월(2.9%)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6.7%로 전년 동월보다 0.3% 포인트 내렸다. 고용률은 59.9%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 포인트 올랐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신세대 용어를 빌려 실감나게 표현하자면 ‘고용 대박’”이라고 평가했다. 서비스업이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가운데 그간 부진했던 건설업 취업자가 늘면서 고용 호조에 기여했다. 서비스업 취업자는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보건·복지분야에서 14만 1000명이 늘어난 가운데 도·소매업에서 12만 8000명, 전문과학기술에서 7만 4000명 등이 늘어나 서비스업만 보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만 5000명이 늘어났다. 건설업 취업자는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최근 건설경기 부진 완화 등으로 전년 동월보다 4만 1000명 늘어났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는 5만 5000명 줄어들어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정보기술(IT)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송성헌 고용통계과장은 “의류 제조업은 올 상반기까지는 좋았는데 여름이 지나면서 증가 폭이 둔화됐다.”고 밝혔다. 고용이 대표적인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11월에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고용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 불안요인이 상존, 수출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 ‘학자금 융자’ 버블 터지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인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에 이어 이번엔 학자금 융자 버블이 미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미국 대학생의 3분의 2가 학자금 빚을 짊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대학생 1인당 학자금 대출 규모는 평균 2만 5250달러(약 2800만원)에 이르렀다. 전년보다 5% 늘어났다. 여기에 올해 대학 등록금은 지난해보다 8.3% 올랐다. 하지만 수년간 이어진 고용시장 침체로 신규 대학 졸업생 9.1%가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학자금 융자 연체율은 최근 15%까지 치솟았다. 학자금 융자 버블에 대한 경고음은 갖가지 수치로 확인된다. 학자금 융자는 이미 신용카드 부채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달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지난해 미국 신규 학자금 대출 규모가 사상 처음 1000억 달러(약 11조 1500억원)에 이르렀다며 올해까지 누적 학자금 대출 규모는 총 1조 달러(약 111조 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10월 말 현재 누적 학자금 대출 규모를 7500억 달러(약 83조 810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 신용카드 부채는 줄어드는 반면 학자금 융자는 계속 증가세다. 대학 입학률은 최근 10년새 30%가량 높아졌다. 수요가 늘면서 학비는 10년 전보다 2배나 올랐다. 이는 에너지, 복지, 주택 등 모든 부문의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학자금 융자와 연체율 부담은 최근 주요 정치 이슈로 떠올랐고, 급기야 전국적으로 확산된 ‘월가 점령 시위’의 주요 어젠다가 됐다.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말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처를 내놓았다. 대출 상환액 상한선을 소득의 15%에서 10%로 낮추고, 상환 시작 후 20년이 지나면 대출금을 탕감해주는 방안을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방안은 연방정부 대출에만 적용될 뿐 민간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에는 효과가 없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학자금 융자는 전체 미상환 융자금의 10%에도 미치지 못해 비우량주택담보대출만큼 경제를 끌어내릴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AP는 분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피치 “한국 재정 건전성 양호”… 2년만에 신용등급 전망 상향

    피치 “한국 재정 건전성 양호”… 2년만에 신용등급 전망 상향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7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은 기존의 A+를 그대로 유지했다. 피치는 지난 2008년 11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뒤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올린 바 있다. 피치는 등급 전망 상향 조정의 중요 사유로 재정 수지·국가 채무 등 양호한 재정 건전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 은행 등의 단기 외채 비중 축소, 일본·중국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한 유동성 확충 등 대외 부문의 위기 대응 능력이 대폭 개선된 점, 수출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탄력적인 환율 제도로 취약성이 크게 완화되는 등 경제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앤드루 콜퀴훈 피치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2012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 상환, 취약한 대외 경제 및 금융 환경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간다면 내년 등급 상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 상황에 비춰볼 때 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우리의 위기 대응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긍정적’ 등급 전망이 통상 1년 정도 후 신용등급 상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AA’ 등급으로의 진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치사가 외환위기 당시 AA-에서 A+로 하향조정한 이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AA 레벨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독자적으로 (신용등급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피치사의 전망 상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종전 예를 보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대외 신인도 제고로 금융시장 및 자본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내년 집값 3대 변수 ‘선거·가계부채·글로벌 경제위기’

    내년 집값 3대 변수 ‘선거·가계부채·글로벌 경제위기’

    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주택경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년엔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인 대선과 총선이 끼여 있어서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시장 집값 추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2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전셋값은 5%, 집값은 수도권이 1%, 지방이 7% 각각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올해 상승폭과 비교할 때 전셋값(올해 추정치 12.5%)은 절반 이하, 지방(추정치 14%)은 5.5% 포인트나 낮게 나오는 등 대체적으로 상승폭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수도권 집값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집값 전망이 쉽지 않다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했다. 주요 변수로는 선거와 가계부채, 글로벌 경제위기 을 꼽았다. ●선거, 집값에 악재? 예전엔 선거가 부동산 시장에 호재였지만 최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악재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집값이 오르면 서민층 유권자의 표가 달아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거 과정에서 각종 개발 공약을 내놓고도 선거 후에는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가계부채와 금리 문제가 있어서 전체적으로 약세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대선이나 총선이 있지만 과거처럼 집값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선 때 집값이 크게 오른 해는 2002년뿐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당시 아파트 값은 전국 22.89%, 서울이 29.79% 올랐다. 이후 2007년엔 전국 2.21%, 서울이 1.84% 오르는 데 그쳤다. 총선도 집값엔 큰 영향을 못 미쳤다. 2004년엔 전국 0.05%. 서울 0.19% 올랐고, 2008년엔 서울과 전국의 집값이 각각 2.22%, 1.46% 떨어졌다, ●가계부채 그림자 너무 짙다 지난 2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826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797조 5000억원)보다 28조 5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 가운데 주택대출은 지난해 말 362조 8000억원에서 2분기 376조 8000억원으로 늘었다. 3분기부터 정부와 금융권이 가계 대출 단속에 나섰지만 그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당분간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값에도 그만큼 악재라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가계대출 증가가 가계 부실화로 이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금융권의 대출 억제와 수요자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작용해 주택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에서는 여전히 신규 주택 쪽에 재고물량이 쌓여 있고, 기존 주택 쪽에도 잠재적 재고 물량이 존재한다.”면서 “금융부채 때문에 빨리 출고하려는 물량이 있고, 대출은 또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승 여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타격 덜할 듯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지만 2008년과 비교하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많이 떨어진 데다가 신규 분양 수요조차 바닥권이어서 더 이상 크게 떨어질 여지가 없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내성이 생긴 면이 없지 않다.”면서 “대외 변수보다는 국내 변수에 집값이 영향을 더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큰 변수는 미국과 유럽의 환경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이라면서 “주택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양도소득세의 한시적 면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와 같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곤·오상도기자 sunggone@seoul.co.kr
  • 올 1인당 국민소득 2만 3500弗 넘을 듯

    올 1인당 국민소득 2만 3500弗 넘을 듯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GNI)이 2년 연속 2만 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일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3500∼2만 4000달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명목 경제성장률(실질 경제성장률+물가 상승률) 8%대를 전제로 한 것이나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나오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재정부의 예측대로 1인당 국민소득이 나오면 지난해 2만 759달러에 이어 2년 연속 2만 달러대를 이어가게 된다.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 1695달러로 처음 2만달러를 돌파했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1만 9296달러로 떨어졌고, 2009년엔 1만 7193달러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우리나라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지난해 2만 달러에 재진입했으며 올해 사상 최대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을 이와 비슷하게 전망했다. IMF는 지난 9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3749달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조선시대 개국공신 딱지에 멸문지화 당하는 역사 반복 난 개국공신이란 말 사양”

    “조선시대 개국공신 딱지에 멸문지화 당하는 역사 반복 난 개국공신이란 말 사양”

    “개국공신이라는 말은 사양하겠다.” 미국을 방문 중인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가진 한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개국공신으로서 정권 후반기에 회한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 정부 초기 청와대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그는 “조선시대에는 개국공신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멸문지화를 당하는 역사가 반복됐다.”며 “개국이란 표현도 맞지 않지만, 공신이라는 말은 사양하겠다.”고 했다. ●“李대통령 밤낮 열심히 일해 금융위기 극복” 류 장관은 이 대통령에 대한 국내 일각의 비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칭찬하는 사람도 많다.”면서 “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욕먹는다고 하면 섭섭하다.”고 했다. 이어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서민 물가와 전셋값이 올라가고 취업이 기대만큼 안 되니까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은 그 시점에 이 대통령이 국정을 맡은 것은 우리나라에 행운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실물경제를 알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면서 금융위기를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극복했다.”며 “특히 스스로 돈 보따리를 챙기지 않은 점 등 인정할 것들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北 천안함 사과 없으면 대북제재 유지” 그는 천안함 폭침사건과 관련, “생때같은 우리 군인이 46명이나 목숨을 잃은 만큼 시간이 지났다고 흐지부지할 수는 없다.”면서 “반드시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있어야 5·24 대북제재의 근본을 고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엔 시간이 촉박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현 정부)임기가 아직 1년 이상 남았는데 시간이 없다고 보지 않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어 대북 식량 지원과 관련, “5·24 대북제재에서 벗어나는 정부 차원의 대규모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략물자화되지 않는 선에서 영유아나 노인, 환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민간단체 차원의 소규모 식량지원은 어느 정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고용과 산업발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고용과 산업발전/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 경제는 2000년대 이후 경제산업의 역동성이 저하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부진은 양적, 질적으로 더욱 심화되었다. 고용확대와 질좋은 일자리 창출은 우리 경제의 양극화 해소와 사회후생 증진,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고용부진은 거시경제적 경기순환요소 외에도, 고용친화적 산업구조의 정착이 미흡하고, 기업의 일자리 창출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의 역할은 산업의 특성별로 차별화되어야 한다. 국제경쟁에 거의 전면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제조업은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에 기반한 일자리 창출 전략이 중요하다. 고용 측면에서 탈공업화가 진행되어 온 우리나라 제조업은 향후 노동절약적 생산방식보다는 고용친화적인 생산방식을 가져올 수 있는 기술혁신과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즉, 생산영역을 고부가가치 분야로 그리고 외연적으로 확대하고, 한 산업의 성장이 다른 산업의 일자리 창출을 유발할 수 있는 기술혁신과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예컨대, 기존 생산영역내 개별 기술의 개발을 통한 단선적인 발전전략보다는 비교우위상 보완적으로 갖추어야 할 전후방 연관기술 혹은 제품 분야나 융합형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종합적인 발전전략이 필요하다. 선진국보다 고용이 감소하는 속도가 빨랐던 경공업도 숙련노동 집약화를 통해 적어도 고용이 감소하는 속도를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출을 통한 제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도 지속돼야 한다. ‘고용 없는 성장’은 수출부문의 성장이 내수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못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수출확대 자체를 비판하기보다는 수출이 내수 및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 치유하는 것이 순리다. 예컨대, 금융산업이 취약해 수출의 성과가 해외 투자자들의 몫으로 누출되고 있는 것인지, 수출의 확대가 핵심 부품소재의 수입을 유발해 국내산업 간 파급효과가 약화되고 있는 것인지, 대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수출성과가 중소기업으로 제대로 전파되고 있지 않은 것인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은 우리 경제의 고용확대의 관건이다. 향후 제조업에서 방출되는 인력, 유휴 노동인력, 고령화 인력 등의 상당 부분은 서비스업에서 흡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방성이 높은 서비스 부문의 경우 고용확대를 위해서는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에 기반한 공급능력 증대가 중요하다. 향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서비스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공급능력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서비스수지의 악화는 물론 잠재적인 일자리 창출도 해외로 누출되는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국제경쟁에 적게 노출된 서비스 부문은 생산성 향상과 그 자체 노동생산성의 하락을 수반하는 고용의 확대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다. 금년 초 산업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들은 일부 지식서비스업은 고용흡수형 성장과정에서 노동생산성 하락을 수반하는 고용확대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국제경쟁에 덜 노출되어 있는 일부 지식서비스업의 경우 고용의 감소나 정체를 수반하는 노동생산성 향상과 고용확대를 수반하는 노동생산성 하락이나 정체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진입규제 완화를 통한 고용확대 및 잠재적 생산성 향상과 진입규제를 통한 기존 생산자의 높은 생산성 유지는 선택의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서비스 등 취업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업은 고용과 복지의 연계라는 관점에서 정부의 지원을 매개로 한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산업발전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의 고용창출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보다 고용친화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진입규제, 창업, 기술개발, 국내외 투자, 국제무역 등 기업의 제반 성장단계의 양태가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보다 고용친화적인 기업의 성장패턴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기반의 구축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 [커버스토리-복권 열풍] 연금복권 돌풍… 올 복권시장 7년만에 3조원 넘을듯

    [커버스토리-복권 열풍] 연금복권 돌풍… 올 복권시장 7년만에 3조원 넘을듯

    올해 국내 복권 판매액이 200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로또 발행 직후인 2003년 4조원을 넘겨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복권 판매액은 2007년 절반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 침체와 가계 실질소득 감소 등의 영향으로 복권 시장이 과열되자 정부는 ‘판매 총량 제한’ 조치까지 꺼냈지만, 오히려 국민의 사행심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고민하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전체 복권 판매액은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전체 복권 판매액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로또 판매액의 반등과 지난 7월 새로 출시된 뒤 매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연금복권’ 열풍에 힘입어 전체 복권 판매액수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복권 판매액은 2002년 9740억원에 머물렀지만, 같은 해 12월 로또가 처음 발행되면서 2003년 4조 2300억원으로 4배 이상 뛰었다. 이후 ‘로또 조작설’ 등이 불거지면서 판매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복권은 2004년 3조 4590억원, 2005년 2조 8440억원, 2006년 2조 5940억원, 2007년 2조 381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경기 불황과 가계 실질소득 감소 등 영향에도 불구하고 복권 판매액은 2조 38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어 2009년 2조 4640억원, 지난해 2조 5250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 발행되는 종류는 모두 13가지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로또를 비롯해 ‘팝콘’과 ‘스피또’ 등 인쇄복권 4종, ‘메가빙고’, ‘스피트키노’, ‘행운의 파워볼’, ‘더블잭 마이더스’ 등 전자복권 7종이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연금복권이 새롭게 추가됐다. 복권 판매액은 경제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복권은 대표적인 불황상품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오히려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실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한파가 불어닥쳤던 2008~2009년 사이 복권판매는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 불황이었던 2009년 1분기 전국 근로자 가구의 지출 가운데 복권관련 지출은 월 평균 407원이었다. 이는 2008년 4분기의 343원에 비해 18.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정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들의 1분기 복권관련 지출은 월 평균 308원으로 2003년 2분기 이래 처음으로 300원을 넘었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사상 최대의 경기침체를 겪은 미국에서는 지난해 7월~올해 6월 복권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13.2%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복권 판매액이 34억 4000달러(약 3조 6600억원)에 달했다. 게릭 블라록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구결과를 통해 “경기침체기에 복권판매가 오히려 증가하고, 부유층보다 빈곤층이 소득의 더 많은 비중을 복권 구매에 쓴다.”고 분석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설] 대출금리 내려 서민고통 덜어줘야 한다

    가계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지시를 핑계로 금리를 대폭 올린 탓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금리는 올 9월 말 현재 연 7.06%로 9개월 만에 1.25% 포인트 뛰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았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을 합친 총 가계대출 평균금리 역시 9개월 만에 0.51% 포인트 올랐다. 8월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627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9개월 사이에 가계의 이자부담이 3조 2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가계대출은 지난해와 올 상반기 동안 49%나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하반기와 내년 중 상환 만기가 돌아오는 비중이 35%에 달해 가계발(發) 금융위기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금리와 연동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의 금리가 대폭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올 들어 9월까지 CD 금리 상승폭은 0.78% 포인트인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1.25% 포인트 올랐다. 2008년 평균 2.61% 포인트였던 예·대금리 차이가 올 들어 2.91% 포인트로 확대된 데서도 은행권의 탐욕은 확인된다. 특히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이 억제되자 대기업 대출 경쟁에 나서면서 한 달여 만에 대기업 대출금리는 0.21% 포인트 내린 반면 가계대출 금리는 0.2% 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경쟁에서 입은 손실을 가계로 전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은행권이 당국의 강요에 못 이겨 일부 수수료율을 인하하면서 고객을 위하는 양 생색을 내고 있지만 금리를 올려 더 큰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권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인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자 수수료율을 낮추고 배당을 자제토록 하는 등 금융권의 탐욕에 쏟아지는 비난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높은 물가와 실질소득 감소로 신음하는 서민들을 위한다면 은행권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부터 제어해야 한다. 지금 은행권이 벌이고 있는 돈잔치는 시장논리가 아니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은행들은 가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금융위기로 확산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고객 보호 차원에서 대출금리 인하문제에 접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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