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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원회 새 CI 제정

    금융위원회 새 CI 제정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새로운 기업이미지(CI)를 제정해 사용한다고 24일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 CI는 국가 기관임을 상징하는 무궁화와 금융역사를 의미하는 상평통보의 이미지를 결합했고 신뢰감을 주는 금색으로 표현됐다. 금융위가 중앙행정기관으로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달성하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금융위는 “금융위기 없는 튼튼한 금융,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금융, 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따뜻한 금융을 이루기 위한 정책적 노력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는 의미”라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정몽구 회장 “글로벌 변화 적기 대응”

    정몽구 회장 “글로벌 변화 적기 대응”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환율 변화 등 글로벌 시장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60여명의 해외법인장에게 “생산과 판매 모든 부문이 기본으로 돌아가 기초 역량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당부한 뒤 미국이 경기부양 카드를 접고, 국제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는 등의 최근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내년 초 고급 차종인 신형 제네시스와 K9이 미국과 유럽 시장 등에 출시되는 것과 관련, 정 회장은 “핵심 전략 신차들이 글로벌 시장에 공개되는 중요한 해인 만큼 신차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잘 짜서 판매 성장세를 이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1월까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690만대를 판매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목표치 741만대를 넘겨 750만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판매량은 3.1% 감소한 101만대에 그쳤지만, 국외에서 5배가 넘는 590만대가 팔리며 지난해보다 7.8% 성장했다. 내년은 녹록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는 유럽, 인도,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4.1%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은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엔화 약세에 힘입은 일본 차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경쟁력을 회복 중인 유럽 차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는 것도 현대·기아차에 악재다. 특히 지난 5년간 유로화 약세 효과를 누린 독일 차들은 내년에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인하 혜택까지 받아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오는 1월부터 차량 가격을 평균 50만원, 최대 200만원 인하한다고 밝힌 상태다. 정 회장은 “내년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에서 벗어나 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라면서 “변화에 적기 대응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나눔이 희망이다] 사회공헌은 해피 투게더…투자 두 배·가치 두 배, 나눔경영은 해피 바이러스…사랑 두 배·기쁨 두 배

    [나눔이 희망이다] 사회공헌은 해피 투게더…투자 두 배·가치 두 배, 나눔경영은 해피 바이러스…사랑 두 배·기쁨 두 배

    ‘주주 가치(shareholder value)의 극대화’가 자유시장 경제의 시대정신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기업의 주인은 주주인 만큼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곧 기업의 살길이라는 논리였다. 너나 할 것 없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1년 후라는 가까운 미래를 위해 단기실적 향상에 매달렸다. 기업은 재투자에 동의해 준 주주들에게 매년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이라는 방법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동시에 경영자들은 천문학적인 연봉이라는 성과보수를 받았다. 문제는 주주와 경영인의 암묵적 동맹이 유지되는 사이 외형적으로만 거대해진 기업은 부실해졌고, 사회적 불평등도 늘어났다는 점. 장부 속 이윤을 늘리기 위해 기업은 비용을 줄였다.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투자를 줄였다. 2008년 ‘월가의 탐욕이 부른 참사’를 겪은 미국 이야기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 채 극단적으로 이윤만을 추구했을 때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는 자신 있게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같은 위기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고민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그랬다. 냉정하게 말하면 사회공헌은 기업의 시혜가 아니다. 기업이 사회 속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기반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보면 기업 본연의 경제활동이자 투자다. 임기 중 11만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GE 전 회장 잭 웰치가 “주주가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아이디어”라고 뒤늦은 후회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2013년 연말, 사회적 책임을 위해 뛰는 우리 기업들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소비는 늘고 실업률 줄고… IMF “美 내년 성장률 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나서며 출구전략에 시동을 건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가 연일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혀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GDP 성장률 등 최근 호조세를 보이는 주요 경제지표를 지목하면서 미국 경제가 마침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했음을 보여 주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2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올해 3분기(7~9월) GDP가 전 분기 대비 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인 3.6%를 웃도는 수준으로 2011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1월 실업률 역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7%를 기록했다. 경제 성장률 호조에 힘입어 다우지수도 지난 20일 인플레를 반영한 수치 기준으로 전날보다 0.3% 상승한 16,221.14로 거래를 마치면서 2000년 1월(16,186.39)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지출은 의료, 여가 등 서비스에 대한 지출 호조에 힘입어 연율 기준 2.0% 증가했다. 리전 파이낸셜 그룹의 리처드 무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전에도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다가 이내 다시 가라앉곤 했다”면서도 “이번은 다르다”고 말했다. IMF도 미국의 이 같은 경기 개선세를 반영해 내년 예상 GDP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NBC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 출연, “미국 경제는 예산안 타결과 연준의 테이퍼링 결정 등으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내년 전망이 상당히 좋은 만큼 미국의 내년 예상 GDP 성장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구체적인 GDP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IMF가 지난 10월 내놓은 전망치인 2.6%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日 내년 GDP 500조엔… 실질성장률 1.4%

    일본의 2014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이후 7년 만에 500조엔(약 5076조 500억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이 같은 내용의 경제성장 전망을 내각회의를 대신해 서면으로 결정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정부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 증세로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설비투자와 개인소비가 견실한 데다 지난 5일 발표한 18조 6000억엔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감안하면 실질성장률은 1.4%, 명목성장률은 3.3%가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디플레이션하에서 명목성장률이 실질성장률을 밑도는 ‘명실역전’ 상태가 17년 만에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10) 은행이 경영을 잘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10) 은행이 경영을 잘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

    은행은 저축과 투자를 연결하는 자금 중개 기능을 수행하는 금융기관으로, 모든 나라에서 금융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이 도산하면 전체 금융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뿐 아니라 금융 안정에 대한 신뢰 역시 훼손된다. 국내외 많은 금융기관과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금융기관 간 자금 중개 기능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가계 및 기업과도 연결돼 있어 소비, 투자 등 실물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은행은 올 6월 말 현재 전체 금융권 가계 대출의 60%가량, 기업 대출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등 자금 중개에 있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의 보유 자산 규모도 증권사, 보험사,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등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은행의 경영 건전성을 온전히 유지하는 것이 전체 금융 시스템 안정에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은행의 경영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과 조치를 취한다. 1997년 말 발생한 외환위기 당시 한보철강, 기아자동차 등의 부도로 경영 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제일·서울은행 등에 정부가 신속히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다른 은행들에 대해서는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출받아 합병, 증자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경색돼 실물경제가 더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반면 2008년 9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양호해 자금 중개가 외환위기 때보다는 원활하게 이뤄졌다. 은행의 경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는 은행을 둘러싼 전반적인 경영 환경이다. 이는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의 은행 경영 건전성을 결정하는 사안들이다. 가계, 기업 등 은행과 거래하는 경제 주체의 재무 건전성이 대표적이다. 가계, 기업 등의 재무 건전성이 좋지 못하면 이는 은행 대출의 건전성을 떨어뜨리고 수익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수출입 비중이 큰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특성을 감안할 때 국제 금융시장 동향 역시 외화 유동성 사정을 중심으로 은행의 경영 건전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개별 은행들이 대출을 할 때 지나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지 여부도 중요한 점검 요소다. 은행 대출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쏠릴 경우 경기 변동 폭을 확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의 급등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중요한 것은 자본 적정성, 자산 건전성, 수익성, 유동성 등 은행의 경영지표다. 경영지표들은 지금까지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한편 예상 범위 내 또는 예상 범위 외 충격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력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어 자본 적정성은 주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로 판단한다. 자본 적정성이 충분한 경우 예상하지 못한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산 건전성은 예상되는 충격에 대한 대응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대손충당금 적립과 연관된다. 즉 특정 대출이 부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더라도 이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이 충분히 적립돼 있다면 일부 대출이 부실화되더라도 은행의 전반적인 자산 건전성은 유지될 수 있다. 수익성은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의 지표로 나타난다. 이 밖에 단기간 내 갚아야 할 부채나 예금에 대한 은행의 지급 여력을 나타내는 유동성 비율(만기 3개월 이내인 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인 부채로 나눈 비율)을 통해 갑작스러운 자금 부족에 견딜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이런 두 기준에 맞춰 보면 우리나라 은행의 경영 건전성은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양호하다. BIS 자기자본비율이 올 6월 말 현재 14.7%로 BIS의 최소 요구 비율인 8%를 크게 웃돈다. 자본 적정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자산 건전성도 매우 양호하다. 가계 및 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무수익여신비율도 주요국 은행들에 비해 매우 낮다.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6월 말 현재 114.8%로 100%를 넘는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들이 다양한 외부 충격에 대응해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기업 대출이나 가계 대출이 일정 수준 부실화됐다는 것을 가정하고 실시한 여러 차례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의 충격 대응 능력은 충분한 것으로 검증된 바 있다. 또 원화의 유동성비율은 올 6월 말 현재 127.2%, 외화의 유동성비율은 106.9%로 금융감독 당국이 제시하고 있는 수준(원화 100%, 외화 85%)을 상당폭 웃돌고 있어 유동성 상황도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나라 은행의 수익성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의 경영 건전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수익성 악화는 시장금리 하락이 주된 원인이다. 우리나라 은행의 이익 구조는 이자이익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 상반기 현재 90%를 넘는다. 이 같은 구조는 우리나라 은행의 수익성이 시장금리 변동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뜻한다. 더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외의 경기 부진이 장기간 지속된 까닭에 기업의 채산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돼 왔다. 또한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있지만 베이비부머(1953~1965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있어 가계의 채무 상환 능력도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은행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자산 건전성, 수익성 등 은행의 경영지표가 점차 악화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 은행들이 상품 및 지역 다변화 등으로 수익 기반을 다양화하고 수시입출식 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확충 등을 통해 자금 조달 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공동기획 서울신문, 한국은행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부실채권과 대손충당금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한 기간이 3개월 이상이면 ‘부실채권’으로 간주된다. 은행은 이런 부실채권 발생으로 예상되는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대손충당금을 미리 쌓아두고 실제 부실채권이 발생할 때 이를 사용한다. ■무수익여신비율(Non Performing Loan Ratio) 금융기관의 자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무수익여신액을 총대출(총여신)로 나눠 계산한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대출과 채무 상환 능력 악화, 부도, 채권 재조정 등에 따라 이자를 못 받거나 받지 않는 대출을 뜻한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 ROA는 총자산에 대한 당기순이익의 비율이다. 자본과 부채의 합이 총자산이므로 자기 돈과 빌린 돈을 합쳐 얼마나 이익을 냈는지를 의미한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에 대한 당기순이익 비율이 ROE다. 둘 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좋다. 금융회사의 경우처럼 차입(예금)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ROA를 주요 수익 지표로 쓴다.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예외적이지만 발생 가능한 외부 충격에 대한 은행의 잠재적 취약성을 측정하는 것이다. 주가, 환율, 금리 등 다양한 경제지표의 급변동 같은 외부 충격 정도를 가정하고 그 충격이 은행의 자산 건전성 및 자본 적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 美 연준 “내년 경제성장률 최고 3.2%”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가 18일(현지시간)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단행한 것은 경기회복세를 상당부분 확신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시장에 달러를 마구 살포해 ‘헬리콥터 벤’으로까지 불렸을 만큼 양적 완화에 대한 소신이 강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결정은 본격적인 출구전략의 가동으로 평가된다. 실제 최근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는 고무적이다. 지난달 실업률은 7.0%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산업생산도 1.1% 늘어 전월대비 증가폭으로는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주택 착공 건수는 109만채에 달해 2008년 2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연준도 이날 성명에서 “전반적인 경제의 잠재력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내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고 3.2%에 달할 것으로 예상, 지난 9월 발표한 3.1%에서 소폭 상향조정했다. 채권 매입이 더 이상 큰 효과가 없다는 회의론이 커진 데다 장기간 계속된 양적 완화로 금융시장이 왜곡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테이퍼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협상 타결로 정치권발(發)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연준의 부담을 덜었다. 버냉키 의장은 다음 달 말 퇴임을 앞두고 결자해지를 한 셈이 됐다. 연준 집계에 따르면 버냉키가 2008년 11월부터 시작한 양적 완화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최근까지 3조 달러를 웃돈다. 반면 연준이 이날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판단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연준은 이날 “실업률은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이고 주택시장 회복세는 최근 몇 개월간 둔화하고 있다”면서 “재정정책도 경제성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버냉키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결정은 경기 및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이며 내년 채권 매입 규모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연준이 내년 각종 결과에 실망한다면 한두 차례 회의는 (양적 완화 추가 축소 없이) 건너뛸 수도 있을 것이고, 상황이 더 나아진다면 (테이퍼링) 속도를 더 빨리할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달러파티’ 끝낸다…한국 최대 적은 ‘엔低’

    美 ‘달러파티’ 끝낸다…한국 최대 적은 ‘엔低’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 완화(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 축소를 선언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넘게 유지해온 확장 일변도의 통화 정책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 경제가 인위적인 부양책 없이도 스스로 회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최대의 미국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반길 법한 일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은 향후 여파를 숨죽이며 지켜봐야 할 처지가 됐다. 그동안 마구잡이로 전 세계에 풀려 나왔던 미국 자산이 본국으로 다시 돌아가면 달러자금 경색, 가파른 금리 상승 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내년 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현재의 월 850억 달러에서 월 750억 달러로 100억 달러(11.8%) 감축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시장에 방출되는 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당초 미 연준이 내년 1월 중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고, 단계적 감축의 규모도 100억~150억 달러 선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에 급격한 시장의 동요는 없었다. 오히려 18일 미국 뉴욕 다우존스지수는 불확실성의 제거 등 호재가 부각되며 전날보다 1.84%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적 완화가 축소되면 이전보다 돈줄이 조여드는 효과가 나기 때문에 신흥국 등에 투자됐던 달러화가 대거 미국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경기가 회복세에 있는 것도 미국 내 자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국의 이번 조치가 금융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유다. 이는 지난 5~8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통화가치가 급락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내에서도 미국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점을 들어 일부 불안 양상은 나타나겠지만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물 부문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은 우리나라에 호재다. 대미 수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1%에 이른다. 하지만 여기에도 복병이 있다. 바로 원·엔 환율의 하락이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다.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에서 비롯되는 원·엔 환율의 하락은 철강, 기계, 전기·전자 등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국내 기업에 악재가 된다. 시장금리의 상승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미 연준은 이번 발표에서 “실업률이 6.5%를 밑돌기 시작해도 인플레이션율이 목표 수준인 2%를 밑돌면 현재의 제로금리(0~0.2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는 것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올 9월 말 현재 국내 가계부채는 992조원으로 1000조원의 턱밑까지 차올라 있다. 정부는 이번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가 세계 경제와 금융환경 변화의 전환점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5년간의 ‘유동성 잔치’의 후폭풍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전망하기가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美 출구전략 개시] 금융당국 ‘3중 외환 방어선’ 긴급 점검

    정부와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로 단기적인 불안은 일어날 수 있지만 큰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하다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든다. 하지만 원·엔 환율 하락(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둔화, 외국자본의 유출로 인한 금융시장 혼란,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실 증가 등의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단기적으로 자본 유출입 압력 등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우리 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을 감안할 때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 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1%로 14년 만에 가장 낮다. 경상수지도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보이고 국가 부도 위험 지표인 국채 5년물 CDS프리미엄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축해 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의 유동성 확보 등 ‘3중 외환 방어선’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포함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지난 5월 출구전략을 시사한 이후 금융시장에 충격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도 향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란 예측의 근거가 되고 있다. 엄영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단기적 충격은 조심해야 하지만 점진적인 양적 완화 축소이기 때문에 당장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외국계 자금이 일정수준 금융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단기적 불안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양적 완화 축소가 예상되면서 최근 보름간 국내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는 2조 8000억원의 외국계 자금이 유출됐다. 외국계 자금의 유출은 시중금리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계기업과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실물경제 쪽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좀 더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전자·자동차 업종은 걱정보다 기대가 높은 반면, 신흥시장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해운 업종이나 금리 인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는 부동산 업계 등은 우려의 기색이 역력하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美 돈풀기 축소, 엔저 주시하며 면밀 대응해야

    미국이 드디어 돈 풀기 중단으로 가는 첫 번째 문을 열었다. 해가 바뀌기 전에 행동에 들어갈 수 있음을 예고했고 급격한 자금 회수는 없을 것이며 정책 수장이 바뀌어도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일단 첫 문은 잘 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원화환율이 급등하기는 했으나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다른 신흥국과 차별된다고는 하지만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미국과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일본의 돈 풀기와 이에 따른 엔화 약세를 주시해야 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한 달 850억 달러씩 풀던 돈을 새해 1월부터 7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줄이겠다고 어제 발표했다. 연준은 그 근거로 고용·소비 등 완만한 경제 회복세를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지금껏 총 3조 달러(3000조여원)나 돈을 풀었다. 돈이 넘쳐 터진 위기를 돈을 더 풀어 막는, 상식 밖의 처방전을 쓴 것이다. 이제는 이런 비정상을 다소나마 정상으로 되돌리겠다며 출구전략을 결심한 것이다. 우리는 앞서 미국의 돈 풀기 축소는 경기 회복세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우리의 단기외채 비중은 27%로 떨어졌고 경상흑자(1~10월 580억 달러)는 국내총생산의 6%를 차지한다. 다른 신흥국에 밀물처럼 돈이 들어간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소외돼 썰물 수위도 약할 수 있다. 그러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물론 당국은 변덕스러운 자본 유출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많이 줄었다지만 국내 증시의 3분의1은 여전히 외국자금이다. 자금 이탈이 일어나고 여기에 지정학적 요인과 불안심리까지 가미되면 급격히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당장 어제 원화환율이 한때 달러당 11원이나 급등했다. 다행히 단기충격을 피해간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돈줄 죄기는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1000조원의 가계 빚을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큰 부담이다. 달러당 104엔을 돌파하며 급격히 꺾이고 있는 엔화가치도 우리의 수출 경쟁력에는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은 면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이미 시나리오별 비상대책(컨틴전시 플랜)은 세워 놓았을 테니 언제든 기민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제반 점검을 다시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유기적 공조 체제를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불명예를 만회할 기회다. 유념해야 할 것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긴 호흡으로 대응해야 한다.
  • “금융위기 재발 막자” 머리 맞댄 EU

    “금융위기 재발 막자” 머리 맞댄 EU

    유럽연합(EU)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추진해 온 금융구조 개혁안인 ‘은행연합’ 설립안에 합의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부실은행을 처리하는 기구인 은행연합을 설립하기로 했다. 그동안 프랑스와 독일이 자금 조달 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난항을 겪어 온 이 협상안은 이달 초 절충안이 마련됐다. 이 안이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됨에 따라 19~2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서비스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트위터에 “은행연합을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EU의 은행연합은 금융위기 발생 시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해 평상시 역내 부실은행들을 단일 기구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은행연합 설립 1단계로 단일은행감독기구(SSM)를 마련하는 안이 승인됐다. EU는 내년 3월까지 SSM과 관련한 세부 사항 협상을 진행하고 내년 말까지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단일감독기구를 창설하기로 했다. 그전까지는 프랑스 은행감독기구인 건전성감독원(ACP)의 다니엘 누위 사무총장이 ECB의 은행감독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 타결된 단일정리체제(SRM) 구축안은 은행연합 설립 2단계이자 핵심 사안이다. SRM은 부실은행 정리에 필요한 자금으로, 2015년부터 약 10년간 5500억 유로(약 795조 9000억원)의 단일정리기금(SRF)을 조성해 운영한다. 이 자금은 먼저 해당 은행과 각국 정부가 부담하되 부족한 경우 유로존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로부터 차입하는 형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방식과 관련해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단일 기금을 조성하자고 주장해 온 반면, 독일은 각 국가가 개별적으로 담당해야 한다며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EU 회원국의 세금을 모아 단일 펀드를 조성하면 독일의 부담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초 각국의 세금을 모아 단일 펀드를 조성하되 주주와 채권자가 부실은행의 손실 부분을 우선 해결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절충안이 나오면서 합의가 진전될 수 있었다. FT는 “재원 마련으로 유로존 내 단일 부실은행 정리 체제가 마련됐다”며 “(유로존의) 금융동맹 체제 완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해석했다. 은행연합의 최종 설립을 위해서는 3단계인 단일예금보장체제 구축이 남았으며, 이는 내년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길섶에서] 휴지 한 장/정기홍 논설위원

    우리 민담에 ‘자린고비와 달랑곱재기’란 두 구두쇠 얘기가 있다. 자린고비가 추운 겨울날 구멍 난 창호지를 바를 요량으로 근처에 사는 달랑곱재기에게 ‘올 한 해의 일진을 적어 보내게’란 서신을 보냈다. 보내 온 장문의 서신 종이로 문구멍을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답신이 오지 않자 자린고비는 달랑곱재기를 찾지만 보낸 서신은 이미 그의 방 문구멍을 막는 데 사용된 상태. 자린고비는 되레 사용한 밥알마저 내놓으란 말만 듣고 나온다. 해학적이지만 자린고비가 길길이 뛰는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1998년 IMF발 금융위기 때 ‘아나바다운동’이란 게 있었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꾸고 다시 쓰자’의 줄임말이다. 당시 이 운동은 금 모으기와 함께 암울했던 우리의 심금을 짠하게 울렸었다. 며칠 전 방안의 휴지통에서 뽑은 휴지를 찢은 뒤 쓰는 내 모습을 보고 멋쩍게 웃었다. 이는 아내가 오래전부터 써먹는 것. “휴지를 잘라서 쓰다니···.” 그런 것이 내게 전염된 것이다. 추수를 한 벼 논에서 이삭을 주워 본 이들은 안다. 그 이삭이 사는 데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를.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30대 재벌가 보유주식 5년전 비해 30조원 급증

    30대 재벌가 보유주식 5년전 비해 30조원 급증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불황이 깊어지고 있으나 30대 그룹 총수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30조원이나 불어났다. 16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총수와 직계가족 119명이 보유한 상장사 지분 가치는 지난 12일 현재 모두 49조 1660억원으로 5년 전인 2008년 12월 12일의 20조 1780억원보다 28조 9880억원(143.7%) 증가했다. 총수 가족이 보유한 상장 주식가치 증가율은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의 배에 육박하고 1인당 국민 소득 증가율의 6배에 달한다. 코스피는 1,103.82에서 1,967.93으로 5년 새 78.3% 상승했으며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008년 1만 9161달러에서 올해 2만 444달러(예상치)로 25.5% 증가했다. 국내 최고 주식부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주식자산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 3명이 보유한 상장사 주식 가치는 2008년 2조 2830억원에서 올해 13조 8710억원으로 11조 589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사장은 비상장 계열사 주식만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이 급증한 것은 삼성생명이 2010년 상장한데다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46만 5원에서 141만원으로 3배 뛰었다. 2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가족(5명)의 보유 상장 주식 가치는 2조 2810억원에서 9조 7830억원으로 7조 520억원 늘어났다. 현대자동차 주가가 현재 23만원으로 5년 전 4만 2원의 5배로 상승한 덕분이다.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 가족의 상장 주식 자산 증가액을 합하면 모두 19조 910억원으로, 30대 그룹 전체의 65.9%를 차지한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가족(6명)의 주식 가치는 1조 926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2명) 1조 636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가족(3명) 1조 150억원 등으로 1조원 넘게 늘어났다. 또 개인별 보유 주식 가치 증가액도 이건희 회장이 가장 많았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1조 3880억원에서 11조 1590억원으로 5년 새 9조 7710억원 급증했다. 다음으로 정몽구 회장이 5조 240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조 4690억원 ▲ 최태원 SK그룹 회장 1조 6340억원 ▲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1조 23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7940억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660억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5240억원) 등 2∼3세 경영자들의 보유 주식 가치도 큰 폭으로 불어났다. 반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가족(5명)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가족(3명)이 보유한 상장 주식 가치는 5년 동안 각각 1억원씩 증발했다. 그룹 해체 위기를 맞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상장 주식 자산은 85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87.1% 급감했으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가족(6명)의 상장 주식 가치는 51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특정 산업과 총수 자산의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국내 경제와 산업, 증시가 활력을 잃어가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익 비중은 상장사 전체의 46%에 달하며 점차 높아지는 추세”라며 “특정 기업과 산업의 쏠림현상으로 증시와 경제가 활력을 잃고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대학 5학년생/오승호 논설위원

    미국 청년들에게 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뭘까. 학자금 대출 상환이다. 지난 8월 1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소개된 기사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받는 학자금 대출금은 평균 약 4만 달러라고 한다. 학자금에서 부모들이 충당하는 비중은 27% 정도. 경제 위기로 가계 소득이 줄어들면서 학생들이 졸업 후 갚아야 할 부담이 커졌다. 신문은 학부나 대학원 졸업자 가운데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지만 감히 창업을 시도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소개했다. 창업한 지 1년 만인 올봄 벤처기업을 접은 한 젊은이는 학자금 대출 4만 달러에 대해 매월 400달러씩 갚는 것이 어려워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직장에 취직하는 길을 택했다. 창업 초기에는 적잖은 리스크가 따르는 등 수입을 보장할 수 없는 부담으로 인해 섣불리 창업 전선으로 뛰어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대학 졸업하기가 까다로운 데다 비싼 학자금 때문에 휴학하는 이들이 많다. 군 복무를 할 때 비싼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하고 군에 입대했다는 미군을 본 적도 있다. 미국에서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비율이 80%대이면 아주 높은 편이다. 40~50%인 곳도 많고 6년 만에 졸업하는 비율이 30%밖에 안 되는 곳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학5학년’이란 말은 이미 보편화된 듯하다. 대학생 평균 졸업기간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듬해인 2008년 5년 7개월, 2009년 5년 9개월, 2010년 5년 8개월이다. 서울대 인문대 졸업생 가운데 10학기 이상을 등록한 학생 비율은 2008년 34.3%에서 지난해 49.8%로 높아졌다. 5학년생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정규 학기를 초과해 학교에 이름을 걸어두고 스펙쌓기 등 취업 준비를 위해 휴학하는 것은 대세다. 현재 대학 휴학생은 75만여명에 이른다. 과거에 휴학하는 주 이유는 군 입대였다. 요즘 캠퍼스에서 ‘복학생의 위엄’은 예전과 차이가 많을 듯하다. A학점을 받았는데 A플러스를 받아야 한다면서 재수강하게 해달라는 학생도 있단다. F학점이 아닌데도 F학점 처리를 해달라고 요청하는 이들도 있다. 재수강해 졸업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란다. 내년부터는 수업 연한 4년을 초과한 대학생도 예비군 동원 훈련을 받게 된다고 한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이전 대학 5학년 이상이 늘면서 비롯된 조치여서 마음이 편치 못하다. 청년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늘리기란 쉽지 않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까지 겹쳐 있어 실타래를 풀기 어렵다. 청년들이 창업·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오바마 월가 개혁의 핵심… 은행 규제안 ‘볼커룰’ 도입

    미국 은행들은 앞으로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자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또 사모펀드를 소유하거나 이에 투자하는 것도 제한되며, 이사진이 승인하는 자율준수프로그램을 통해 고위험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정기적으로 규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통화감독청(OCC),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5개 기관은 10일(현지시간) 잇따라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이른바 ‘볼커룰’ 최종안을 승인하고, 2015년 7월 21일부터 발효키로 했다고 밝혔다. 볼커룰이라는 명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을 지낸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이 이 정책의 주요내용을 제안한 데 따라 붙여진 것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금융사의 고위험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도입한 월가 개혁정책의 일환이다. 이날 승인된 최종안은 은행의 자기자본거래를 대부분 금지했다. 금융기관이 고객의 예금이나 신탁자산이 아닌 자기자본, 차입금 등을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는 자기자본거래는 평소에는 은행의 고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 왔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주가 급등락으로 선의의 투자자가 손실을 입는 것을 방지하는 관행인 ‘시장조성’을 위한 자기자본거래는 허용키로 했다. 자산 500억 달러 이상의 대형 은행들은 2015년 7월 21일부터 이 규정을 시행해야 하며, 나머지 은행들은 2016년부터 시행해야 한다. 또 JP모건체이스, 씨티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당장 내년부터 이사진, 경영진이 승인하는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만들어 규정 이행 상황을 규제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정책에 대해 은행들은 지나친 규제로 인해 금융산업이 위축될 수 있는 데다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은행의 통상적인 거래 과정에서 자기자본거래를 구별하는 게 어렵다는 이유 등을 들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제 우리 금융시스템은 더 안전해졌고, 미국 국민은 더 안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도 “금융시장의 관행을 바꿔놓을 중대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용어클릭] ■볼커룰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의 위험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만든 규제로, 자기자본으로 주식이나 파생상품 투자 등을 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경제회복 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인 폴 볼커의 제안이 대폭 반영돼 볼커룰이라 부른다.
  • 국외소비 비중 2007년 이후 6년만에 최대

    국외소비 비중 2007년 이후 6년만에 최대

    폭발적인 해외여행 증가세에 더해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접구매(직구) 등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소비 중 국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해외 소비의 급증이 경기 회복에 필수적인 내수 활성화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소비자가 국내 기업으로부터 물건을 사들이는 이른바 ‘역(逆) 직구’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국외 소비는 17조 9315억원으로 국내 소비(497조 6856억원)를 합한 총소비(515조 6171억원)의 3.48%를 차지했다. 이는 2007년 연간 3.51% 이후 최고치다. 국외 소비는 외국 여행 중 현지에서 쓴 현금과 카드결제, 유학 송금,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하고 카드로 결제한 금액 등을 포함한다. 국외 소비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에는 국내 소비 증가율을 밑돌았다. 그러다 2010년 한해 국내 소비 증가율을 추월했다가 2011년 다시 밀렸으나 지난해에 다시 역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국내 소비 증가율은 2.8%였지만 국외 소비 증가율은 8.0%로 거의 3배에 육박했다. 올 9월까지 국내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국외 소비는 4.3% 증가했다. 문제는 국외 지출 급증이 가져올 국내 경기에 대한 악영향이다. 국내에서 지출이 발생해야 우리 기업이나 자영업자 등의 매출과 생산이 늘고 이것이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가 해외에서 지나치게 많이 이뤄지면 소비에 의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딱히 막을 방법은 없다. 저가 항공사나 직구 대행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합리적 소비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의 박필재 수석연구원은 “현재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역직구에 대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수석연구원은 “해외 직구 소비 유형을 보면 이른바 ‘명품’은 지역 구분이 없지만 일반적인 상품은 물류 비용 등 문제로 인접국가에서 사는 비중이 크다”면서 “동남아나 중국 등에 대한 역직구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글로벌 경제] 부실대출 증가, 국제 금융위기 부르나

    전 세계적으로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가 쏠리면서 기업들의 대출 조건이 느슨해지고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하고 나섰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긴축 정책에 들어갈 경우 기업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BIS는 이날 발표한 분기별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미루면서 저금리가 이어지자 전 세계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몰린다고 지적했다. 이자를 현금 대신 채권으로 지급하는 ‘현물지급채권’(PIK)은 대표적인 고위험 자산이지만 올해 165억 달러(약 17조 4000억원) 정도 발행됐다. 지난해 발행된 65억 달러의 3배 수준이다.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111억 달러와 비교해도 54억 달러 더 늘었다. BIS는 2008년 이전에 발행된 PIK 가운데 약 30%가 지금까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저금리 환경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자금이 고수익률을 좇아 조건이 나쁜 채권 기한을 연장하는 위험한 게임을 한다”며 “중앙은행의 통화 기조가 정상으로 회복되면 이런 상황은 유지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이용하는 대출인 ‘레버리지론’도 크게 늘었다.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전 세계 기업들이 차입한 레버리지론의 규모는 5480억 달러(약 578조원)에 이른다. 이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5~2007년보다 많은 액수다. BIS는 지난 7~11월 실시된 신디케이트론(다수의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일정 조건으로 대규모의 중장기자금을 융자해 주는 것) 가운데 레버리지론이 4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BIS는 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최근 몇 년간 신흥국 채권과 주식시장에 투입된 자금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디오 보리오 BIS 통화·경제부 부장은 “고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금융위기 탓에) 잠시 주춤했으나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위험자산 매매의 급증을 우려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기업의 혁신 위기를 넘다] 대우조선해양

    [기업의 혁신 위기를 넘다] 대우조선해양

    2004년 7월 태평양 해상에서 미 해군의 9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기동훈련 중이었다. 이때 수중에서는 우리 해군의 1호 잠수함인 장보고함(209급)이 매복을 풀고 은밀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장보고함에서 어뢰가 연속 발사됐고, 마침내 축구장 3배 넓이, 20층짜리 빌딩 높이와 맞먹는 거함이 침몰하기 시작했다. 태평양 연안 7개국의 해군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하와이 림팩(RIMPAC)’ 중에 편을 갈라 대결한 잠수함 모의훈련에서 장보고함은 항모 1척과 첨단 이지스 순양함, 구축함 등 15척에 발사한 어뢰 40발을 모두 성공시켰다. ‘꼬마’라고 놀림을 받던 디젤 잠수함 1척이 대규모 항모전단을 괴멸시킨 것이다. 앞서 1998년 림팩 훈련 때에는 동급 잠수함인 이종무함이 가상 적함 13척을 격침했고, 2000년 훈련 때에는 박위함이 11척 격침의 활약을 펼쳤다. 당시 미 태평양함대의 잠수함사령관인 알 코네츠니 제독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잠수함 역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전과를 올렸다”며 한국 해군의 작전 능력과 잠수함 성능에 대해 경탄했다. 이들 잠수함에는 대우조선해양의 혁신적 기술력과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이 배어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양 방위산업의 역사는 1983년 초계함 ‘안양함’부터 시작된다. 1000t급 근해용 함정인데 해군은 대함, 대공, 대잠 등 팔방미인과 같은 작전 능력을 요구했다. 외국 선사라면 건조요구서를 집어던졌을 테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우리 바다를 지키는 사업에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 이후 1500t급 프리깃함, 해안경비정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두드러진 성과는 잠수함 분야다. 1987년 장보고 1번함을 필두로 209급 9척, 214급 3척, 3000t급 2척, 인도네시아 수출용 1400t급 3척 등 17척을 건조했다. 특히 2011년 인도네시아로부터 잠수함 3척의 수출을 요청받을 때에는 임직원 모두가 감격했다고 한다. 수주액이 11억 달러(약 1조 1632억원)로 역대 방산수출 단일계약 규모로는 최대였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몇년 전부터 우선 잠수함 정비 기술을 제공하면서 꾸준히 신뢰를 쌓았다. 대우해양조선은 이지스 구축함 사업에도 참여했는데, KDX-3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7600t급)은 고성능 레이더와 자동공격 시스템을 갖추고 1000여개 표적을 동시에 추적하면서 20여개 표적에 동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 현존 최고의 이지스함이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유럽발 재정위기로 이어지면서 세계 조선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대우조선해양 등도 실적이 전년도의 반 토막에 가깝게 추락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군용선에 대한 대우조선해양의 명성은 위기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해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영국이 지난해 3월 군수지원함 4척 건조를 주문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성능, 가격, 납기 등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이 군수지원함은 영국이 자국을 벗어나 해외에 주문한 첫 군용선이다. 그러자 노르웨이가 올해 6월 군수지원함을, 8월에는 태국이 호위함을 주문했다. 영국이 대우조선해양의 보증국이 된 셈이다. 26년 전 장보고함의 건조는 독일 HDW사의 도움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에게 악명을 떨친 U-보트를 만든 회사다. 대우조선해양 기술진이 독일로 건너가 특수기술 하나하나를 배웠는데, 영어를 모르는 독일 기술진의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 밤새워 독일어를 익히면서도 생소한 기술을 빠르게 습득했다. 군용 조선은 수주액이 크다고 해도, 주문이 많지 않아 조선소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구조다. 이 때문에 상선의 경우는 2~3년치 주문을 미리 받는다. 대우조선해양은 고민을 하다가 국내를 벗어나 해외 수출의 길을 적극 모색,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김덕수 대우조선해양 특수선영업팀 이사는 “군용선은 발주처에서 수주국 정부의 보증을 요구하거나 오프셋(반대급부)을 요구하는 경우가 흔한 만큼, 정부가 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성장·일자리 창출 환경 시급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중요”

    박근혜 대통령은 9일 “경기 회복을 위한 확장적인 재정 및 통화 정책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20여개국에서 발간하는 ‘2014 세계경제 대전망’(The World in 2014)에 기고한 ‘일자리와 원칙이 바로 선 시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는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경제 성장의 혜택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되도록 하는 것이 향후 주요 20개국(G20)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면서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시점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불균형적 성장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산업구조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들의 고용 가능성을 증가시키고,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며, 취약계층에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면서 “지금과 내년 우리의 정책 우선순위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공정한 경쟁·보상이 이뤄지는 시스템을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라고 규정한 뒤 “더 많은 아이디어들이 혁신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더 큰 복지 혜택이 제공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에서는 아이디어가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를 ‘창조경제’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한 5년 내 고용률 70% 달성’ 목표를 거론한 뒤 “우선 시장경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삼겹살 사랑, 30년만에 깨지나

    삼겹살 사랑, 30년만에 깨지나

    1980년대 중반 고기를 구워 먹는 문화가 보편화된 이후 삼겹살은 돼지고기 부위 가운데 최고의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올 들어 ‘삼겹살의 30년 아성’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전체 돼지고기 소비량 중 삼겹살의 비중이 2008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삼겹살의 수입량 역시 최저치다.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트렌드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 삼겹살 소비량은 26만 1343t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8만 1755t보다 7.3% 줄었다. 2009년(24만 6262t)부터 3년 연속 이어지던 증가세가 올 들어 꺾인 것이다. 특히 올해 전체 돼지고기 소비량이 103만 5273t으로 2008년(92만 6207t)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타난 감소세여서 더욱 주목된다. 전체 돼지고기 소비량 중 삼겹살의 비중을 따져보면 올해 25.2%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는 줄곧 27~28%대을 유지했다. 반면 다른 부위들의 소비량은 증가세다. 뒷다리살은 올 연말까지 24만 7329t이 소비될 것으로 보인다. 삼겹살 소비량의 95% 수준까지 따라잡은 것이다. 뒷다리살과 함께 안심(1만 9663t), 갈비(6만 1577t), 등심(11만 9128t)의 올해 소비량도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돼지고기의 부위는 크게 삼겹살, 등심, 뒷다리살, 안심, 목심(목살), 앞다리살, 갈비 등 7가지로 나뉜다. 소비가 줄어들면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 올해 냉장 삼겹살 가격은 100g당 1603원으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다. 최근 6년간 가장 비쌌던 2011년의 2024원과 비교하면 21%나 내린 것이다. 수입 삼겹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수입된 삼겹살은 8만 2930t으로 매년 1~10월 기준으로 볼 때 통계를 처음 낸 2007년 이후 가장 적다. 특히 올해는 12월까지 수입해도 10만t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수입량이 10만t보다 적은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삼겹살 외 부위는 잘 팔리지 않았다. 이런 불균형은 양돈농가 입장에서도 큰 고민이었다. 삼겹살만 제값을 받아서는 이윤이 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다른 부위의 소비량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삼겹살 소비량의 3배에 도달했다. 그간은 2.5~2.6배 정도였다. 농식품부는 삼겹살 소비가 줄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로 ‘건강에 대한 관심’을 꼽는다. 최근 소비가 급증하는 뒷다리살과 안심은 지방이 거의 없고, 주로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또 등심살은 지방이 비교적 적고, 아이들의 성장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라이신)이 풍부하다. 그간 돼지고기의 다른 부위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를테면 농식품부는 지난 10월부터 정육점도 소시지나 햄, 돈가스 등을 만들어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소고기 가격의 인하도 올해 돼지고기 소비 증가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해서가 아니라 맛과 질감 때문에 돼지고기를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삼겹살 소비의 감소세와 다른 부위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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