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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미래의 희망, 금융교육에서 찾아야/박중민 금융투자교육원장

    [In&Out] 미래의 희망, 금융교육에서 찾아야/박중민 금융투자교육원장

    “투자에 무관심했던 자녀들이 내게 비트코인에 대해 물어본다. 가상화폐를 통해 아이들이 신기술과 금융에 열정이 생겼다. 우리는 사려 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들의 열정에 반응해야 한다.”지난 2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크리스토퍼 장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의 연설이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독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청문회에서 규제 당국의 수장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이다. 그의 발언에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를 유추할 수 있다. 신기술에 접근하는 미국 규제 당국의 태도와 자식 세대에게 금융 지식을 조금 더 알려 주고픈 아버지의 마음이다. 이는 금융교육이 강화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금융교육을 학교 경제교육의 핵심으로 삼았다. 20년 가까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으로 재임한 앨런 그린스펀은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원인 중 하나로 ‘금융문맹’이 많은 현실을 꼽았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다. 이후 미국은 대통령 직속 금융교육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과정에는 소득, 금전 관리, 지출 외에 신용과 저축, 금융투자를 포함시켰다. 선진국은 금융위기를 통해 금융과 일찍 친해져야 평생 자산을 지혜롭게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0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금융교육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융교육이 평생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영국도 2014년부터 중고생(만 11~16세)의 금융교육을 의무화했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20대의 86.4%는 평생 금융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부족하니 대출의 무서움이나 투자의 기본 원칙에 무지하다. 한국 시장이 유독 ‘묻지마 투자’에 취약한 것도 부실한 교육 기반에 기인한다. 하지만 ‘인생은 한 방’이라고 믿으며 투자와 노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자세로는 평생 궁핍함을 벗어날 수 없다. 신학용 전 의원이 2014년 발의한 ‘금융 및 기초생활소양 교육지원 법안’은 기본 교과과정에 금융교육을 반영하는 것이 골자지만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더 늦기 전에 돈의 흐름을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 국제적 정합성 제고의 문제만이 아니다. 청년실업, 저출산, 가계부채 증가, 노인 빈곤 등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지표들은 하나의 담론으로 귀결된다. “내 자산을 어떻게 축적하고 관리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우리는 젊은이들의 신기술과 금융에 대한 열정에 사려 깊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반응하고 있는가. 자식 세대가 투자와 자산 관리에 관심을 갖도록 고민하고 있는가. 다음 세대를 위한 일은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미래 희망을 위한 첫걸음이 금융교육에 있다.
  • 한은, 기준금리 연 1.5% 동결

    한은, 기준금리 연 1.5% 동결

    한국은행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한은은 3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유지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인상된 뒤 9개월 째 동결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82%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리를 올리기엔 ‘고용 쇼크’ 등 탄탄치 않은 경기 여건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5000명대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역전 역전폭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11월 금리인상 이후 금리 인상 시기를 실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서울광장] 더 담대한 세제개혁을 기대한다/이두걸 논설위원

    2009년 초 당시 이명박 정부는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책을 내놨다.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와 취득·등록세 등 최대 250만원의 세금을 깎아 준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누구도 재벌 특혜 논란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국 경제가 망하는 줄 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천하’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고 미국 자동차 ‘빅3’ 업체들은 도산 위기에 몰려 미국 정부의 긴급 자금에 연명하고 있었다. ‘공공기관 대졸 초임 30% 삭감’ 같은 정책도 버젓이 시행될 정도였다. 당시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유일한 동아줄은 재정건전성이었다. 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3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90.0%를 크게 밑돌았다. 이후 4대강 사업 등에도 불구하고 국가부채 비율은 39.5%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장 빚을 지면 후세가 고생한다’는 간명한 진리를 누구나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정부는 내년부터 확장적 재정정책을 본격화한다. 급격한 고령화나 통일 등을 감안했을 때 나라 곳간은 충분히 채워져야 한다. 향후 경제가 더 나빠졌을 때 예금처럼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은 적금을 당겨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고용 부진과 소득 양극화 등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데다 서비스업 등 산업 구조조정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사정이 어렵다고 무조건 지갑만 닫는 건 하수(下手)의 정책이다. 제대로만 쓴다면 재정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국제통화기금(IMF)조차 “국가채무를 GDP 대비 45% 수준으로 높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권고할 정도다. 나라 살림의 최선은 쓸 돈은 쓰면서도 곳간은 튼실히 가져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돈을 덜 쓰거나 세수를 통해 돈을 더 많이 거두면 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나라 가계부인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세수 확대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내년 국세수입은 지난해 법인세 인상 등의 효과로 11.6% 증가하지만 2020년 이후에는 증가율이 4% 초반대로 뚝 떨어진다. 통합재정수지가 2020년 이후 적자로 전환되고 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40%를 넘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중산층을 뺀 고소득층만의 증세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다. 2016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펴낸 ‘소득수준별 세 부담 평가와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명목소득세율 3% 포인트 인상을 ‘초고소득층’, ‘중산층 이상’, ‘전 계층’에 적용했을 때 각각의 세수 증대 효과는 6.3%, 23.7%, 8.6% 등으로 분석됐다. 내년 종합소득세와 근로소득세 추정치가 대략 55조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중산층 이상 증세는 13조원, 전 계층은 21조원의 세수가 늘어난다. 반면 초고소득층만 적용했을 땐 3조원 남짓에 그친다. 소극적인 세제정책은 국정운영의 핵심 과제인 소득 양극화 해소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고 있다.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 2분기 5.23을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대치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은 실제 소득에서 세금을 떼거나 연금을 지급하는 등 국가의 재정정책이 적용된 뒤의 소득을 말한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균등화 전후 소득 증가율은 각각 10.3%, 10.2%로 변함이 거의 없었다.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재정정책이 상위층을 대상으로는 전무하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의 소득 급증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물론 증세는 섣불리 접근해서는 안 된다. 세금을 많이 걷을수록 민간의 경제 활력은 줄어든다. 지지율도 떨어질 수 있다. 보유세 면에서는 다행스럽게도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검토한다는 목소리가 여당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정도만으로는 서민 중산층을 기둥으로 삼는 ‘촛불 정부’의 모습으로는 부족하다. 빈부격차는 천정부지로 벌어지고 아파트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창업 욕구는 떨어지고 출산은 미루기 마련이다. 증세는 더이상 미룰 수 있는 숙제가 아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는 중부담 중복지를 통한 보편적 복지가 필수적이다. 복지확충 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서민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현실을 이미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 앞으로 1년 9개월간 선거가 없다. 중산층 이상의 보편증세를 위해 여론을 설득할 시간은 충분하다. 그래야 집토끼도 떠나지 않으면서 우리를 튼튼히 만들 수 있다. 더욱 담대한 개혁을 기대한다. douzirl@seoul.co.kr
  • [사설] 471조 슈퍼예산,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 이끌어야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9.7% 늘어난 470조 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증가율은 올해(7.1%)를 뛰어넘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자리 예산만 전년 대비 22.0%나 늘어난 23조 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일자리 등을 잃은 저소득 근로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근로장려금(EITC)을 대폭 확충한 결과다. 일자리 예산을 포함한 복지 지출은 162조 2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35%에 육박한다.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투자도 14% 이상 늘어난다. 정부는 내년뿐 아니라 앞으로 2022년까지 연평균 재정지출증가율을 재정수입보다 2% 포인트 정도 높은 7.3%로 계획을 잡았다. 그 결과 2022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는 41.6%까지 오른다. 이에 대해 ‘슈퍼예산으로 곳간을 헐어 쓴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재정을 ‘경제 살리기의 마중물’로 쓰는 게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 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모두 한두 해 안에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과제다. 내수와 기업투자 등도 부진한 데다 국제 경쟁력 악화에 따라 수출도 언제 꺾일지 모른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 중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990년 거품경제 붕괴 이후 소극적인 재정정책으로 대응해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당분간 확장적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나랏돈을 허투루 쓰면 안 된다는 건 여러차례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적자재정 편성으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지만, 자칫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예산은 지속가능하면서도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집행돼야 한다. 현 정부는 최근 2년간 일자리 부문에 54조원을 투입했지만 “노동생산성이 낮은 저임금 일자리만 증가시켰다”(국회 예산정책처)는 비판에 직면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8조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지만 전체 SOC 예산을 더 늘리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SOC 투자는 단기적으로라도 고용 창출과 내수 진작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전년보다 7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연구개발(R&D) 예산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확대 편성이 검토돼야 한다. 신성장동력 발굴 등 혁신성장의 동력을 확충하는 동시에 고용의 실질적인 주체인 기업의 일자리 만들기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 [서울광장]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임창용 논설위원

    [서울광장]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임창용 논설위원

    우리나라가 지난해 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한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선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명에 미달할 게 확실시되는 가운데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에 들어선 느낌이다.하지만 그제 통계청의 발표에서 고령사회 진입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처음으로 줄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생산가능인구는 국가 경제가 돌아가게 하는 핵심 축이다. 국부의 대부분을 만들어 내고, 가장 중요한 소비층이 여기 몰려 있다. 단순히 고령화에 따른 일반적인 부정적 영향 이상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성장이나 노동시장에서의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 일본의 경우 1991년 부동산 버블이 꺼진 뒤 ‘잃어버린 20년’이 진행되던 1995년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를 맞았다. 경기가 냉각된 가운데 생산과 소비의 핵심 계층인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생산능력 저하와 수요 위축을 동시에 초래해 일본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는 주요인이 됐다. 유럽에선 2010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했다. 남유럽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과도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생산가능인구까지 감소하는 사태를 맞았다. 저성장을 우려한 그리스와 스페인 등은 과감한 재정투입으로 이를 극복하려 했지만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만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국가의 위기 대응력은 물론 회복력까지 약화시킴으로써 경기 침체를 장기화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 측면에서 한국 상황은 이들 나라보다 더 악성이다. 유럽 국가들은 고령사회에 진입한 뒤 20여년 뒤에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었다. 그 덕분에 고령화시대에 진입하기 전 어느 정도 완충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 우린 지난해 고령화시대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동시에 맞았다. 출산율이 너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젊은층 인구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 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고령사회 대응 중고령자 인력 활용’ 보고서는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37년 약 1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무려 1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급속한 고령화에 적응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따라서 우리의 대비책도 빠르고 파격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50㎞로 달리면서 60㎞로 달리듯 여유를 부리다가 출구를 놓치면 안 되듯이 말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지만 생산가능인구 유입은 늘리고 유출은 줄이면 된다. 역대 정부는 저출산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수많은 대책을 내놨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출산 관련 사업에 126조원을 투입했다. 올해 저출산 예산은 중앙과 지방정부 합쳐 30조원에 달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정부가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엉터리 집행으로 성과는 내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과연 그럴까. OECD 통계에 따르면 이들 국가의 평균 저출산 예산은 GDP 대비 3%에 달한다. 우리의 저출산예산 30조원은 작년 GDP 1730조원의 1.7%에 불과하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떠나 일단 투입 총량 자체가 너무 적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은 피해야 하지만, 저출산 예산부터 대폭 늘려야 할 것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 이상 명목상의 생산가능인구 유출은 줄일 수 없다. 하지만 가용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실질적인 유출 축소는 가능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10년 뒤부터 우리 사회에 심각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여성 인력이 생산현장에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시스템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 정년 연장과 노인 일자리 창출, 파격적이고 일관성 있는 보육 지원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준비 없이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면 자칫 우리 경제가 재앙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우리라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나 남유럽의 장기 저성장 사태를 답습하지 말란 법이 없다. 글로벌 보호주의 강화로 수출이 타격을 받고,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부진까지 겹쳐 만성적인 초저성장 국가로 내몰릴까 두렵다. 일본은 그나마 인구와 경제 규모가 크고 내수 비중이 높아 오랜 저성장을 버텨 냈다. 하지만 우린 여러 측면에서 기초체력이 달린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우린 앞으로 나아가느냐 아니면 주저앉느냐의 변곡점에 서 있다. 더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sdragon@seoul.co.kr
  •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3.7조 투입…“민·관 112만개 고용 창출”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3.7조 투입…“민·관 112만개 고용 창출”

    사회서비스직 6만개 늘린 9만 4000개 구직청년 10만명 6개월 月50만원 지급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40% 삭감 논란 전문가 “민간기업 투자 더 늘려야 효과”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내년도 예산의 핵심으로 삼은 이유는 ‘소득주도성장’의 역설적 상황 때문이다. 일자리를 확대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소득을 올리겠다는 목표였는데 오히려 일자리와 소득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지난 2월부터 10만명 안팎(전년 대비)에 그쳤던 취업자 증가폭은 급기야 지난달에는 5000명까지 추락했다. 소득 하위 20%의 가계소득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1년 전보다 11만 2000원, 10만원 줄어든 반면 소득 상위 20%의 소득은 86만 1000원, 84만 9000원 늘어나 빈부 격차는 더 심화됐다. 정부는 28일 ‘2019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공공 부문과 민간을 합쳐 내년에 11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보다 22.0% 늘린 23조 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짰다. 노인과 경력 단절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 재정 지원 일자리를 대폭 확대한다. 내년에 3조 7666억원을 투입해 취약계층 일자리를 90만개 이상 만든다. 노인 일자리는 올해 51만개에서 내년 61만개로 늘린다. 여성들이 주로 일하는 아이·노인·장애인 돌봄서비스도 12만개에서 13만 6000개로 1만 6000개 더 만든다. 장애인 직접 일자리는 1만 7000개에서 2만개로 확대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는 올해보다 6만개 늘린 9만 4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수요가 많은 보건·복지 일자리는 8만개를 늘린다.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2만명과 보조교사 1만 5000명, 아이돌보미 7000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6000명, 치매안심형 요양시설 2000명 등이다. 안전·문화 분야에서도 아동안전지킴이 1000명, 성폭력 피해 지원 319명,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223명 등 1만 3000명을 충원한다. 청년일자리도 늘린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신설해 내년부터 중위소득(총가구를 소득 기준으로 순위를 매길 때 한가운데 있는 가구의 소득) 120% 이하 구직 청년 10만명에게 6개월간 매월 50만원을 준다.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하는 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2만 4000명에게는 3개월간 월 30만원의 구직촉진수당도 지급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발굴한 지역 청년 취업·창업 연계 사업을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사업도 1만명에서 3만명으로 확대한다. 직업 훈련도 강화한다.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등 사회보험 혜택을 못 받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업 훈련을 신설한다. 내년에 총 246억원을 들여 13만 6000명을 교육한다. 실업자에게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을 교육하는 선도 인력 양성 훈련은 인원을 700명에서 1300명으로 늘린다. 일자리 예산 확대가 고용 증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와 올해 일자리 정책 5년 로드맵 관련 5대 분야에 42조 58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최근 고용 지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쁘다. 김재원 한양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공공 일자리는 한시적이어서 결국 민간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도록 기업 투자 확대와 해외 기업 유턴을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청년과 기업 등 수요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예산 투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올해부터 지급한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액이 내년에 줄어드는 점도 논란이다. 자영업자가 종업원 1인당 받는 지원액은 내년에도 13만원으로 올해와 같다. 얼핏 보면 지원금이 안 깎인 것 같지만 올해와 내년 2년 연속 최저임금이 대폭 올랐는데도 지원금은 올해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정부가 올해 인상분에 대한 지원폭을 내년에 40% 깎기로 해서다. 올해 지원분은 최저임금 인상률 16.4% 중 최근 5년 평균 상승율 7.4%를 뺀 9.0% 포인트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1인당 13만원이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10.9% 오르는데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인당 5만 4000원을 더 줘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 안정자금은 한시적인 것으로 계속 지원할 수는 없다”면서 “근로장려금과 사회보험료 지원 등 소상공인 대책으로 최저임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내년 471조 ‘슈퍼 예산’…일자리에 23조 확 푼다

    내년 471조 ‘슈퍼 예산’…일자리에 23조 확 푼다

    소득주도성장 ‘J노믹스’ 향배 분수령정부가 ‘소득주도성장’ 폐기론의 진원지인 고용·가계소득 지표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 예산을 470조 5000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 재분배에 내년 예산의 초점을 맞췄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6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직후 집권 3년차인 2019년에 쓸 실탄을 장전한 것이다. 4년차인 2020년 이후에는 정책 추진 동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내년이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운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28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2019년 예산안’과 ‘2018~2022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해 오는 31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은 올해 428조 8000억원보다 9.7% 늘린 ‘슈퍼 예산’이다.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10.6% 이후 10년 만에 최고 증가율이다. 세금 등 내년 정부 수입은 481조 3000억원으로 올해 대비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예산안은 2016년 이후 3년 만에 수입보다 지출 증가율이 높은 확장적 재정 운용으로 돌아선다. 일자리와 소득 재분배 사업이 포함된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이 162조 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7조 6000억원이나 늘어난다. 분야별 최고 증가액이다. 일자리 예산은 22.0%나 뛴 23조 5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었다. 세금이 정부 계획보다 지난해 23조원, 올 상반기 19조원 더 걷힌 상황에서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 해결에 예산을 더 투입하겠다는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내년에도 고용·소득 지표가 반등하지 않으면 혈세만 퍼붓고 효과는 없었다는 비판과 함께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생활 SOC로 일자리와 지역발전 두 마리 토끼 잡아야

    문화·체육시설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8조 7000억원이 내년에 투입된다. 올해보다 50% 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투자분까지 고려하면 12조원대의 재정사업이다. 어제 정부가 제시한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사업’은 과거 정부에서 해왔던 공간·개발 중심의 대형 토목공사형 SOC 투자가 아니라 지역 주민에게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생활밀착형 SOC는 토목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밝혔다. 체육센터나 도서관, 박물관 등 주민 편의 및 문화 인프라가 부족하면 새로 세우고 낡은 곳은 리모델링하며 미세먼지 대응 강화와 도시 바람길 숲 조성 등 주민 실생활 전반을 개선하는 지역밀착형 SOC 사업이다. 올해보다 예산을 50% 증액한 SOC 확충사업은 심각한 고용쇼크와 경기둔화 지속에 따른 고육책이라고 본다. 정부는 4대강 사업 등 과거 정부에서 해왔던 대규모 SOC 투자에 대해서는 예산 낭비라며 비판해 왔다. 지난해 발표한 국가 재정운용계획에는 보건과 복지, 고용예산은 2021년까지 연평균 9.8%씩 늘리지만, SOC 예산은 연 7.5%씩 줄이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시절에 버금가는 고용위기와 경기 둔화가 나타나자 지역밀착형 생활 SOC 투자 확대로 성장의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생활 SOC 사업도 지역별 공간과 개발이 수반된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지역 단위의 토목과 건설 투자가 필요하다면 이 또한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정부는 생활 SOC 투자로 삶의 질 향상, 지역균형발전, 일자리 확충이라는 일석삼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SOC 사업에 비해 고용유발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생활 SOC 사업이 정부가 밝힌 기대 효과를 거두려면 치밀한 계획수립과 집중투자가 따라야 한다. 지역 단위의 소규모 인프라 사업인 만큼 해당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긴밀한 협조와 확정한 사업에 대한 차질 없는 집중투자가 사업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 [열린세상] 돈과 규제만 풀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나/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돈과 규제만 풀면 일자리가 만들어지나/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자동차 총리’. 자동차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에 독일의 슈뢰더 전 총리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1992~93년 독일이 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 빠져 모든 사용자들이 ‘독일은 노동시간이 너무 짧고 임금이 너무 높다’는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면서 정리해고를 강하게 요구할 때 폭스바겐 자동차는 주 28.8시간제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독일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고용보장형 노동시간 단축’으로 훗날 개념화된 이 모델의 핵심은 노동시간을 단축하면서 연봉을 삭감하는 대신 정리해고 없이 고용을 유지하는 교환이었다. 폭스바겐 본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폭스바겐사의 대주주인 독일 니더작센주 주지사였던 슈뢰더가 이 모델에 관한 노사 합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후 이 모델은 독일 전역으로 확산됐고 2008~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실업은 증가하지 않은 ‘고용기적’을 낳은 토대가 됐다. 슈뢰더는 또한 체코에 공장을 지으려는 BMW 자동차를 설득해 구동독 라이프치히에 5500명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노사가 합의하는 데 앞장섰다.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창의적이지 못하고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고 있다. 일자리 대책이 박근혜류의 타성적인 ‘돈 풀기’와 ‘규제 풀기’뿐이다.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동원한 정책 수단이 ‘일자리 추경’ 11조 2000억원이었다. 내년도 일자리 예산도 22조원 규모로 올해보다 크게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든다는 발상은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도 세 차례나 있었지만 실효성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재정의 효율성이나 효과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된 채 지출 금액 자체가 성과인 것처럼 내세워지고 있다. 일자리 정책에서 정부의 무책임함은 규제 풀기에서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민간 투자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원포인트 규제완화’는 필요할 수 있겠지만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테니 알아서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접근 방식은 무책임의 극치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 그동안 신자유주의 ‘작은 정부론’의 희생양이었던 ‘위험의 외부화’는 사실상 인건비를 사업비로 위장한 꼼수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공공부문의 괜찮은 일자리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민간 자율로 넘긴 시장감독 업무도 다시 정상적인 정부 활동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라돈 침대, 세종병원 화재, BMW 차량 화재 등 수많은 사건에서 드러난 ‘정부 부재’ 상황을 속히 타파해야 할 것이다. 공공서비스도 확대돼야 한다. 초인적인 희생으로 온 국민을 감동시키는 소방관과 외상센터 의사 및 간호사가 속히 확충돼야 한다. 자녀수당보다는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과 교사의 확충이 더 절실하다. 정부의 조달사업 또한 일자리 만들기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입찰 자격에서 직접 시공이나 정규직 등 고용 요건을 강화하면 시장에서 고용의 양과 질을 개선하는 자극제가 될 것이다.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제도의 범위를 확대해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를 하지 않는 사내유보금을 정부가 세금으로 징수해 공공투자에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 스스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생산 활동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할 때 우리는 가령 ‘부품 굴기’를 하면 어떨까. 작금의 고용 대란의 핵심 원인은 기존 주력 산업의 혁신 부재와 이를 방관한 ‘정부 부재’ 때문이다. 4대 주력 산업 모두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급속히 좁혀지고 있다는 소식만 들릴 뿐 미국, 독일, 일본 추격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없다. 독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독일의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혁신을 촉진해 국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 노조, 전문가, 시민사회의 상호협력을 촉진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위원회 하나에 맡겨진 한국의 4차 산업혁명과 달리 ‘총력전’인 셈이다. ‘나라다운 나라’의 기본은 ‘정부다운 정부’다. 지극히 노동 배제적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연장과 규제 혁신이 우려되는 이유다.
  • 소득 빈익빈 부익부 10년 만에 최악

    소득 빈익빈 부익부 10년 만에 최악

    하위층 7.6% 감소 때 상위층 10.3% 늘어 저소득층 사업소득 최대폭 하락 등 여파 내년 재정 최대한 확장…“땜질뿐” 비판올해 2분기 소득 분배가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2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소득 하위 20% 가구의 소득이 1년 전보다 7.6% 줄어든 반면 소득 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3% 늘었다. 고용 참사에 이어 소득 분배마저 악화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문)’에 따르면 올 2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월평균 132만 5000원으로 1년 전보다 7.6% 줄었다. 이는 2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근로소득(51만 8000원)은 15.9%, 사업소득(19만 4100원)은 21.0% 급감했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월평균 913만 4900원으로 10.3%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상·하위 소득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올 2분기 소득 상·하위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23배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였던 2008년(5.24배) 이후 최악의 수치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2019년 예산안 당정 협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내년에 최대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정은 내년 예산에 청년 일자리 대책 예산을 충분히 반영하고, 어린이집 보조교사 1만 5000명을 확대하는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최대한 확충하기로 했다. 200억원을 투입해 저소득층 구직촉진 수당도 신설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등 재계와 자영업자 등이 주장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또다시 땜질식 재정 투입만 계속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나랏돈으로 소상공인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손해를 보전해주고 공공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인데 재정 투입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서울광장] 훈민정음에서 일자리 창출까지/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훈민정음에서 일자리 창출까지/박현갑 논설위원

    1443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기 전까지 우리 언어생활은 중국 문자인 한자 중심이었다. 왕족과 양반 등 요즘말로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한자교육을 받아 생활에 불편함이 없었으나 일반 백성들은 한자를 읽지도 쓰지도 못해 불편했다.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농사짓는 방법을 담은 농사직설이라는 책이 있었으나 한문으로 작성돼, ‘그림의 떡’이었다.백성의 이 같은 불편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이 만든 우리 글자가 훈민정음이다. 훈민정음 반포문에 나오는 “글 모르는 백성의 사정을 딱하게 여겨”라는 대목은 세종대왕 입장에서 보자면 훈민정음 창제가 국정과제였다. 최만리로 대표되는 학자 등 지배층에서 상소문을 올리며 반대했으나 세종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행정수요자 입장을 헤아리려는 지도자의 고민이 없었다면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는 한글은 탄생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1964년,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해 아우토반을 보게 된다. 아우토반은 2차 세계대전 뒤 ‘라인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서독 경제성장의 또 다른 상징이었다. 박 대통령은 3년 뒤 경부고속도로 건설계획을 밝힌다. 하지만 나라 안팎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셌다. 당시 1인당 국민소득 142달러에 식량부족으로 미국의 잉여농산물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었다. 건설비 지원 요청을 받은 미국과 세계은행(IBRD)은 교통량도 없고 민생과 무관한 고속도로 건설이 웬 말이냐며 거절하고 비판한다. 당시 야당도 반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68년 2월 1일 기공식을 갖고 2년 5개월 만인 70년 7월 7일 428㎞의 왕복 4차선 고속도로를 준공한다. 빈곤에서 벗어나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도로 같은 사회기반시설부터 갖춰야 한다는 신념의 결과였다. 당시 박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에 공사현황을 담은 상황판을 설치하고 진척 상황을 챙기며 현장점검도 잊지 않았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자동차 시대가 열리고 주변에 공업단지 건설이 이어지면서 이후 국가경제는 도약의 길로 접어들었다. 현안에 대한 고민과 통찰력을 국가 비전으로 구체화하는 지도자의 결단력이 가져온 성공 사례들이다. 문재인 정부의 최근 일하는 방식을 보노라면 이 같은 비전은 사라지고, 혼선만 키우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집권 1년차의 눈부신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와 달리 내치 분야에서의 우왕좌왕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정부가 결정하지 못하고 여론에 떠넘긴 게 그렇고, 고용쇼크에 놀라 잇단 대책회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와 경제부처 간 화합을 재강조하는 상황은 민망스럽다. 물론 민주주의 시대 리더십 행사는 왕조시대나 독재시대처럼 일방통행식이어선 안 된다. 시대상황에 따라 일하는 방식은 바뀐다. 1980년대를 기점으로 국가 주도형 성장패러다임은 신자유주의로 바뀌었다. 국가가 경제성장을 위해 자원을 동원하고 과실 배분에 개입하던 것에서, 정부 개입은 최소화하고 시장 역할을 키우는 방향으로 옮겨 왔다. 영국의 대처주의나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는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이 국정에 반영된 사례다. 리더십 구현 방식은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비전 제시와 이를 실현할 추진력은 시대를 막론하고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기존의 사회작동 원리에 대한 대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사회양극화와 소득불균형 심화를 드러냈다.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문 정부는 이를 소득주도 성장으로 상징되는 ‘J노믹스’로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궤도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에는 긍정과 부정, 지지와 비판 등 상대적 가치판단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반영한 게 여론이다. 여론은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일관된 추세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으나 초라한 민생지표가 그렇다. 여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난 이후 대책은 비전이 아니라 수습일 뿐이다. 리더는 기본적으로 주어진 여건이나 상황에 반응하지 않고 주도해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것이 그렇고,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듯 말이다. 나아가 용기 있는 리더라면 현안에 대한 깊은 성찰을 통해 기존 비전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고 유사상황에 대비하는 새 비전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한은, 최악 ‘고용 쇼크’에 기준금리 인상 어쩌나

    美 새달 인상 확실…한·미 금리차 더 커져 채권 전문가 “8월보다 10월 이후 가능성” 고용 쇼크가 계속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시기를 둘러싼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그동안 몇 차례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지만, 고용 지표 악화 및 터키발 신흥국 불안 확산 등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다음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동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일형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을 냈을 당시만 해도 이르면 8월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고용 쇼크가 부담 요인으로 급부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은 올 들어 6개월 연속 10만명 이하에 머물다 지난달에는 급기야 5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 악화는 소비 부진 등으로 이어져 경기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고용지표가 발표된 지난 17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5% 포인트 하락한 1.997%를 기록, 10개월 만에 1%대로 내려갔다. 8월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움직임이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로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 역시 금리 인상의 걸림돌이다. 기준금리 인상 시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인도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미국이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한은이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이 9월 인상하면 금리 차이는 0.75% 포인트로 커진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채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시점이 한 차례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위기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 의견이 나온 만큼 연내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국내외 상황에 부정적인 변화가 더해지면서 8월보다 10월 이후 금리 인상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美 기혼여성 66% “혼전동거 경험”… 이혼율도 줄여줬다고?

    [특파원 생생 리포트] 美 기혼여성 66% “혼전동거 경험”… 이혼율도 줄여줬다고?

    미국에서는 13초마다 1건의 이혼이 이뤄지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인 1000명당 이혼은 3.2건이다. 2016년 한 해 동안 82만 7261건의 이혼이 이뤄졌다. 이혼 건수는 거의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1000명당 이혼 건수는 1990년 4.7에서 2000년 4.0으로, 2010년에는 3.6까지 떨어졌고 이후 2015년에는 최저치인 3.1을 기록하기도 했다.●2000년 이후 결혼한 커플 85% 15주년 맞아 이처럼 미국 내 이혼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혼전 동거’가 꼽힌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1965~1974년 결혼한 여성 가운데 혼전 동거를 경험한 비율은 11%에 불과했지만 2005~2009년 결혼 여성의 혼전 동거비율은 무려 66%까지 치솟았다. 퓨리서치센터 관계자는 “혼전 동거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도 있지만 결혼의 실패를 줄여 주는 순기능도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혼전 동거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혼율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경제 상황도 한몫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위기가 미국 경제를 강타한 2010년 전후로 이혼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은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미시간대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0~80년대 결혼한 커플 가운데 결혼 15주년을 맞은 비율은 65% 정도다. 뒤집어 보면 결혼 15년차 전에 이혼한 커플이 35%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0년대에 결혼한 커플의 15년차 통과 비율은 70%까지 오른다. 이 같은 이혼 감소 경향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더욱 뚜렷해진다. 2000년 이후 결혼한 커플의 15년차 통과 비율은 무려 8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커플 절반 이혼… 70%는 여성 주도 실제 미국의 이혼율은 얼마나 될까. 2016년 기준으로 결혼한 사람의 비율이 1000명당 6.9명으로, 모두 224만 5040쌍이 결혼했다. 2016년 기준으로 본다면 1000명당 6.9커플이 생겼고 3.2커플이 이혼했다. 산술적으로 결혼 커플의 절반인 46.3%가 갈라선 셈이다. 이혼율이 명확하게 줄고 있지만 미국 사회의 체감 이혼은 30~40%에 이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미시간대 한 관계자는 “경제력과 고학력 등 여권 신장 추세가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으면서, 여성이 주도하는 이혼의 비율이 70%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는 가정 내 부당한 대우 등에 저항하면서 실제 체감 이혼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인 2000년대 이후 커플들은 결혼에 신중하고 혼전 동거 등에 나서면서 확실히 이혼율이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7월 취업자 5000명 증가…8년 6개월 만에 최소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불과 5000명에 그쳤다. 실업자는 7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았다. 고용 상황이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한 것이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18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 3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5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 위기 영향권에 있던 2010년 1월 1만명 감소를 기록한 뒤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증가폭은 6개월째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는 올해 1월 33만 4000명을 기록한 뒤 2월에 10만 4000명으로 주저앉은 뒤 5월 7만 2000명으로 10만명선마저 무너졌다. 6월에 10만 6000명으로 깜짝 반등했으나, 지난달 불과 5000명 증가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31만 6000명 증가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정부는 당초 32만명으로 예상했던 월별 취업자수 증가폭을 18만명으로 낮췄으나, 이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올해 1~7월 월평균 취업자수 증가폭은 12만 2000명에 불과하다. 산업별로 보면 비교적 질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 취업자가 12만 7000명(2.7%) 감소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 10만 1000명(-7.2%)이 줄었다. 교육서비스업에서도 학령 인구 감소 등으로 7만 8000명(-4.0%)이 감소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몰려 있고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은 선박이나 자동차도 실적이 좋지 않다”면서 “이런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노동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 취업자가 14만 7000명 줄었다. 40대 취업자 수는 1998년 8월 15만 2000명 줄어든 후 2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도소매업, 숙박업, 제조업 등에서 40대 취업자 감소가 많았으며, 임시직의 감소가 40대 취업자 감소의 주된 요인인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7월 고용률은 61.3%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2015년 4월 0.3% 포인트 하락한 후 최근 3년 3개월 사이에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0.2% 포인트 하락했다. 실업자는 103만 9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8만 1000명 늘었다. 실업자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웃돌았으며, 이는 1999년 6월∼2000년 3월에 이어 18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3%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5%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했고, 청년층의 고용보조지표3은 22.7%로 0.1% 포인트 높아졌다. 종사상 지위로 구분하면 임금근로자 중에는 상용근로자가 27만 2000명 늘었고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각각 10만 8000명, 12만 4000명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7만 2000명 증가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10만 2000명, 5000명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업 고용 부진, 생산가능인구 감소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비스업 고용이 둔화되며 취업자 증가가 크게 축소됐다”며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모기지 대출 사기 조사

    미국,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모기지 대출 사기 조사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연방주택금융청 등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모기지(주택담보) 대출 사기를 조사하고 있다. 아파트 소유자 등이 빈집을 마치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눈속임해 은행들로부터 모기지 대출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아파트 소유주들은 빈 집에서 라디오를 켜놓거나 출입문 앞에 신발이나 매트를 놓는 수법으로 대출 금융기관 검사관들의 눈을 속였다. 여성을 시켜 집에 남자 친구가 잠을 자고 있다는 거짓말을 한 경우도 적발됐다. 피츠버그의 이들 아파트 소유주들은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해 모두 4580만 달러(약 517억 4500만원)의 모기지 대출을 받았다. 관련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지금까지 뉴욕주 북부에 있는 4명의 부동산 업자가 사기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이 대출받은 금액만 1억 7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WSJ는 전했다.WSJ은 FBI 등이 이들 외에도 수십 곳의 아파트 건물에 대한 모기지 대출 자료를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아파트 건물 외에 학생 주거용 건물이나 ‘셀프 창고’ 시설과 관련한 모기지 대출 자료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출을 기반으로 한 모기지 증권도 발행돼 투자자들에게 팔려 나갔다. 미 국영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과 패니메이는 조사를 받고 있는 한 부동산 개발업자의 모기지 대출을 기반으로 15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현재는 미 경제가 튼튼해 다세대주 택의 대출 연체율이 미미하지만, 해당 부동산이 기대했던 것보다 수익을 내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터키發 금융 불안] 신흥국 외환쇼크 연말까지 장기화 우려… “원화도 안심 못 해”

    [터키發 금융 불안] 신흥국 외환쇼크 연말까지 장기화 우려… “원화도 안심 못 해”

    아르헨 페소화·브라질 헤알화도 급락 외환보유액 적고 단기 채무 많아 부담 美 금리인상 속도 유지에 强달러도 불안 위안·유로화 얼마나 버텨줄지가 변수로 김동연 “시장 급변 땐 단호하게 대처할 것”터키발 금융 불안이 신흥국 통화 가치를 집어삼키고 있다. 위기가 연말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더불어 원화 가치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터키 리라화 통화 가치(서울외국환중개 고시 기준)는 미국 달러화 대비 82.7%나 폭락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리라화 가치가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는 의미다.터키는 대외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54%에 달하는 반면 외환보유고는 15%에 불과하다. 터키처럼 외환보유고가 적고 단기 대외채무가 많은 신흥국들에도 경고음이 울린다. 실제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연초 대비 60.8%, 브라질 헤알화는 17.2% 각각 떨어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파괴력은 작지만 오랜 기간 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 직전과 비슷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그나마 인도네시아 루피아화와 인도 루피화는 각각 7.6%, 10.0% 오르는 등 아시아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이 도미노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페인 은행인 BBVA는 터키 가란티은행 지분 49.9%를 갖고 있는 데다 멕시코에서 거둬들이는 영업이익이 전체의 34.1%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JP모건(-1.59%), 뱅크오브아메리카(-2.28%) 등 은행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내린 달러당 1127.9원에 마감했지만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원화 입장에서는 유로화나 위안화가 얼마나 버텨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터키, 멕시코, 브라질 등 신흥국 불안에 위안화나 유로화가 영향을 받으면 원화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 고점은 달러당 1150원으로 유지하지만 평균 환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위험으로 확산되면 원·달러 환율이 119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청량리시장 현장 방문에서 “외환시장 문제는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급속한 시장의 불안정 모습이 보이면 단호한 시장 안정 대책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기준 4024억 5000만 달러로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외환보유액 대비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 외채 비중은 지난 3월 말 현재 30.4%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나랏빚 첫 1000조 돌파…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나랏빚 첫 1000조 돌파…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

    정부 “경기 활성화 위해 지출 늘려야”국채·특수채 발행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 이상 늘릴 계획이어서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국채와 특수채 발행 잔액은 1000조 2093억원이다. 국채는 지난해 말보다 56조원 늘어난 671조 6411억원, 특수채는 9조원 줄어든 328조 5682억원이다. 대부분 공사가 발행한 특수채는 지급 불능 상황이 되면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국채와 함께 ‘나랏빚’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말 427조원에서 10년 동안 2.3배가 불었다.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국채는 지난해(86조원)보다 적은 83조원이 발행됐지만 상환액(27조원)이 지난해(41조원)보다 줄면서 발행 잔액을 끌어올렸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세수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시기에 부채를 상환해 국가 부채의 구조적 증가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초과 세수를 활용한 국채 상환에 정부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오히려 정부는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당분간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고 저출산과 일자리 문제 등 구조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 투자를 줄이면 경기가 더 나빠져 세금 수입이 줄어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더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가 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대 초반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장 대표적인 재정건전성 지표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인데 지난해 말 기준 38.2%로 2016년과 같은 수준”이라면서 “GDP가 늘어나는 만큼 국가 채무도 늘리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채는 상환 일자가 있어서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도 초과 세수로 국채를 일부 조기 상환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나랏빚 덩치가 커진 만큼 만기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 정책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대한 불만을 채권시장으로 표출하면 이후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도 “국채는 발행 만기가 정해진 만큼 조기 상환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용인 동백·구성∼영동고속도로 연결로 부분완공

    용인 동백·구성∼영동고속도로 연결로 부분완공

    경기 용인 동백·구성지역에서 영동고속도로 마성IC로 진·출입하는 마성IC 접속도로공사가 착공 9년 만에 일부 완공됐다. 용인시는 마성IC 접속도로 가운데 편도 1차로씩 왕복 2차로를 완공해 오는 17일 정오부터 개통한다고 10일 밝혔다. 시는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동백·구성지구 일대 시민들의 교통 불편 완화를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차량통행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부분개통으로 석성로의 동백동 방향에선 이날부터 마성IC로 진출입을 할 수 있게 되며, 포곡 방향에선 내년 4월 전차로 개통 뒤 진출입이 가능하게 된다. 마성IC접속도로가 연결됨에 따라 마성IC 진입을 위해 에버랜드 인근의 전대교차로까지 돌아가야 했던 동백지구 시민들은 5km가량 통행거리를 단축할 수 있게 됐다. 또 출퇴근 때마다 나타났던 석성로와 성산로 등의 차량정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이번 접속도로 연결의 후속 작업으로 마성IC~에버랜드 간 마성로의 기존 4차선 구간을 6차선으로 확장하고 선형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마성IC접속도로 남단의 포곡방향 연결도로와 북단의 에버랜드 방면 연결도로를 건설하는 공사도 조속히 진행해 내년 4월 4차로 전 구간을 개통할 계획이다. 마성IC접속도로 건설공사는 동백지구와 구성동 일대 시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와 42번국도 등 주요도로의 통행량 분산을 위해 2009년 3월 착공됐다. 그러나 때마침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와 연이은 시의 재정위기로 예산이 축소돼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이번 마성IC 접속도로 부분개통으로 동백·구성동 일대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잔여 구간 공사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국, 美 자동차 고율 관세 피해갈 가능성 커 … 미·중 무역전쟁 오랫동안 이어질 듯”

    “한국, 美 자동차 고율 관세 피해갈 가능성 커 … 미·중 무역전쟁 오랫동안 이어질 듯”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관세 부과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10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에 대한 미국 측 시각과 한국에서의 영향’ 좌담회에서 “최근 웬디 커틀러가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자동차 분야에서의 관세 부과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번 회장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과 신용등급평가 부사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이며, 웬디 커틀러는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료 한미 FTA 미국 수석대표를 지냈다. 번 회장은 “한국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해 자동차 협상에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한국은 이미 한미FTA 재협상에서 양보한 바 있고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기 때문에 자동차 관세 부과에서 배제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미국 국방부 장관이 상무부를 대상으로 보낸 메모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무역확장법 232조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면서 “상원에서는 국방부가 국가 안보와 관련한 문제를 결정하도록 하는 법을 발의했다”라고 덧붙였다. 국방부가 동맹국에 미칠 경제적 타격을 우려하고 상원이 힘을 실어주는 것도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번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오래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통상전쟁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미국 하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통상전쟁은 내년 이후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 주요 경제대국인 탓에 무역전쟁은 전세계 성장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아시아가 취약하다고 번 회장은 지적했다. 이처럼 글로벌 통상환경과 대미 투자환경 악화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상황을 재현할 것이라는 게 번 회장의 전망이다. 번 회장은 “한국 기업은 글로벌 생산망 재구축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기업의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비율 등을 감안할 때 당장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의당 “은산분리 치명적인 독…저축은행 사태 잊었나”

    정의당 “은산분리 치명적인 독…저축은행 사태 잊었나”

    인터넷전문은행을 키우기 위해 산업자본이 소유할 수 있는 은행 지분 한도(4%)를 늘려주는 이른바 은산분리 완화 방향에 대해 정의당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여야는 이달 임시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 방안을 담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처리하기로 8일 합의했다. 이와 관련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인터넷은행의 소유지분을 그렇게 마구잡이로 늘려주면 또 다른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예고할 수 있다”며 “집권당은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고 하지만 이 독은 너무 치명적인 독”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상승세를 타는데 K뱅크는 800억원가량의 적자를 낸 것은 은행법 규제 때문이라기보다는 경영상의 차이에 따른 것”라며 “K뱅크 문제를 침소봉대해서 전체 은행의 규제를 푸는 방식으로 나가는 것에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은산분리를 풀자고 얘기하는 순간부터 왜 우리는 안 되느냐는 요구들이 빗발칠 것”이라며 “정부가 그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를) 풀겠다는 얘기부터 먼저 나가면 전체 산업계가 요동칠 것”이라고 염려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소유규제 완화에 따른 핀테크 발달과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이로 인해 대주주와 계열사에 대한 대출규제 우회 등 금융위기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위는 “소유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이 진출해야만 핀테크가 발달한다는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 보수야당의 은산분리 완화 입법화 시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정하더라도 당장 중지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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