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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꺾기’ 강요 은행원 형사처벌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구속성 금융상품 계약(속칭 ‘꺾기’)을 강요한 은행원과 중요 사항에 대한 고지의무 위반을 종용한 보험설계사를 형사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안은 대출 상품을 권유할 때 고객의 소득·재산·부채·신용·변제계획 등을 파악하고 본인 확인을 받도록 했다. 고객의 능력을 벗어난 대출 남발로 이자를 챙기는 금융회사의 그릇된 관행을 고치고, 무분별한 가계 빚 증가를 막기 위해서다. 또 금융회사의 고질적 관행인 ‘꺾기’에 대한 규제도 대폭 강화했다. 지금까지는 꺾기 담당자들에게 최고 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이와 함께 보장성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 중요한 사항을 보험사에 알리지 않거나 부실하게 알리도록 종용한 보험설계사도 3년 이하 징역형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변액보험뿐 아니라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에 가입할 때도 재산상황과 위험보장 수요 등을 따지도록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자의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빚을 마구 권해 이자를 챙기는 ‘약탈적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쪼개지는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 기능을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떼어 내고, 기능 중심의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또 조만간 조직 진단을 거쳐 은행·증권·보험 등 현재의 권역별 조직에서 기획총괄·감독·검사 등 기능별 조직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위설치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보고했다. 두 법안에 따르면 금감원 내 준독립기구 성격의 금소원이 만들어진다. 금소원은 민원처리, 금융교육, 연구·조사로 국한되며 별도의 검사권과 제재권은 갖지 않는다. 금소원은 다만 금융회사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 금감원에 대한 금융회사 검사 요구,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 건의 등을 할 수 있다. 금소원이 500만원 이하 소액사건에 대한 분쟁조정 절차를 시작하면 완료될 때까지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된다.소송 중에 분쟁조정 절차가 시작될 경우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소송이 중지될 수도 있다. 임기 3년의 금소원장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금감원장의 제청을 거쳐 금융위가 임명한다. 금소원 부원장 이하 임직원은 금소원장이 금감원장과 협의해 임명한다. 금소원의 예산은 금감원과 협의를 거쳐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이 밖에 금융상품자문업을 신설하고 설명의무,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구속성 계약 체결금지, 광고규제 등 각 금융업권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판매행위 규제를 정했다. 금융위는 이들 두 법안을 이달 중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이번 조직 진단은 지난 9월 국무총리실 주도로 만들어진 금융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가 금감원을 기능별 조직으로 전환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투기성 강한 파생상품규모 韓 1위

    투기성이 강한 파생금융상품 거래 규모가 연내에 사상 처음으로 3경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금액은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달러선물, 국채선물,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장내 파생상품과 주식, 이자율, 통화, 신용 등과 연계된 장외 파생상품 거래액을 모두 합친 것이다. 1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파생상품 거래대금은 장내 1경 4538조원, 장외 1경 3999조원 등 모두 2경 8537조원이었다. 올해는 3경 35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부 예산의 100배 수준에 육박하는 거대한 규모다. 국내 파생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06년 1경원 수준이던 거래대금은 2008년 2경 1148조원으로 늘었다. 특히 장내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7%씩 증가했고 올해도 2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파생상품 거래량은 37억 5200만 계약으로 전 세계 거래소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금융상품 백화점]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 글로벌타겟리턴 증권펀드’ 다양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해 시중금리에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타겟리턴’이란 사전에 목표수익과 변동성 수준을 정해 놓고 관리한다는 뜻이다. 기대수익률을 달성하고자 전 세계 주식, 채권, 통화, 원자재 등 상관관계가 낮은 투자자산을 한 펀드에 담아 변동성은 줄이면서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지만 위험 성향이 낮은 보수적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한국투자증권 전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SK증권 ‘우리SK그룹 우량주플러스 펀드’ 미래 유망산업과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SK그룹 주식에 전체 주식 비중의 50% 이상을 투자한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및 통신 비중이 높은 SK그룹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포스코 등 국내 업종 대표 우량주에도 투자한다. 또한 경기 국면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펀드매니저의 인위적인 자산 배분을 지양하고 주식편입비율 90%를 기준으로 상하 10% 포인트 범위에서 주식 비중을 조절한다. SK증권 전 영업점에서 가입할 수 있다. ●현대카드 ‘제로’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전달 일정금액 이상 카드 결제를 해야 했던 기존 신용카드와 달리 할인 조건을 모두 없앴다. 전달 이용실적, 할인 한도, 할인 횟수, 가맹점 등에 상관 없이 이용금액의 0.7%를 깎아 준다. 일반음식점과 대형할인점, 편의점, 커피전문점,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 이용 시 0.5%를 추가로 할인해 준다. 청구 금액에서 차감되는 방식이다. 모든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제공된다. 연회비는 국내 전용이 5000원, 국내외 겸용(비자)이 1만원이다. 오는 14일부터 발급을 신청할 수 있다.
  • 올림푸스 1000억엔대 분식회계

    일본에서 대형 회계부정 사건이 터져 경제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카메라 업체로 유명한 일본 올림푸스의 다카야마 슈이치 사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증권 투자손실을 메우려고 인수·합병 자문료 등을 이용하는 등 매우 부적절한 처리를 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회계 부정사실을 인정했다. 이 회사는 1990년대부터 유가증권의 투자손실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았다. 2008년 2월 영국 의료기기 회사인 자이러스를 약 2100억엔에 사들일 때 미국 자문회사 등에 666억엔을 자문료로 지급했다고 허위기재했다. 2006∼2008년에는 734억엔을 들여 일본 건강식품회사 등 3개사를 사들인 뒤 2009년 3월에 557억엔의 감손 처리를 했다. 펀드를 통해 누군지도 모르는 대상에게 거액을 준 것으로도 알려졌다. 두 차례 인수·합병과 관련해 1000억엔 이상을 빼돌려 과거 유가증권 투자손실 해소에 충당한 셈이다. 다카야마 사장은 모리 히사시 부사장 등을 해임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임원 3명을 형사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의로 이런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이 입증되면 관련 인사들이 징역 10년이나 벌금 1000만엔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유가증권 투자 손실이 일정 비율을 넘으면 결산시 계상해야 하며, 이를 숨기면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상 유가증권보고서의 허위기재에 해당한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해 ‘관리 종목’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달 14일에 갑자기 사장에서 해임된 마이클 우드포드의 문제제기로 표면화됐다. 우드포드 전 사장은 기쿠카와 쓰요시 전 회장에게 과거의 기업 매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가 거꾸로 해임되자 “올림푸스가 M&A 자문 수수료로 6억 8700만 달러를 지급하는 등 의심쩍은 거래를 통해 13억 달러가량의 자금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국제적인 압력이 거세지자 올림푸스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분식회계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작·은폐 체질이 과연 올림푸스에만 해당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올림푸스를 무대로 한 손실 은폐가 밝혀진 것은 일본 기업의 통치 기능의 약점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사외이사 등이 경영진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은 일본 기업 전체의 신뢰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그리스 디폴트땐 조선·철강 큰 타격”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산업은 조선과 철강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3일 유진투자증권의 ‘그리스 디폴트 시 업종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 한국은 원화 약세와 채권 금리 상승, 증시 약세 등 트리플 약세가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코스피는 1450선까지 폭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조선과 철강, 화학·정유, 지주사, 은행, 증권 등의 업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유럽지역 선박류 수출 비중이 25.1%에 달해 피해가 클 전망이다. 철강 역시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해 철강과 비철 가격이 더 하락하고, 판매량도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 신용경색으로 인한 현금 선호로 금·은·동 등 상품 가격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은 내수주지만 외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매도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은 금융상품 판매가 줄어들고 코스피 약세가 진행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가 예측된다. SK증권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디폴트 시 조선·기계, 철강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의 경우 최근 그리스 선주 영향력이 감소했지만, 유럽의 선박 파이낸싱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자동차는 충격을 가장 빨리 회복하고 오히려 시장 지배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현영 SK증권 연구원은 “화학의 경우 유럽 수출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디폴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정유도 아시아 중심의 중장기 수급 등을 감안하면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경제 브리핑] 하나銀, 대한민국 최우수 PB 선정

    하나은행이 금융지 더 뱅커가 제정한 ‘2011 대한민국 최우수 프라이빗뱅크(PB)’로 선정됐다. 김정태(왼쪽) 하나은행장은 3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고객들의 믿음과 성원 덕분에 가능했다.”면서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PB 서비스와 금융상품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구름 낀 ‘햇살론’

    대표적인 제2금융권의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에 대한 일부 지점들의 취급 거부로 소비자의 불만이 늘고 있다. 햇살론은 저금리 대출로 저축은행·농협·새마을금고·신협·생협·산림조합 등에서 취급하고 있지만 연체율 급등과 저조한 수익으로 일부가 취급을 꺼리는 것이다. 대출신청자들은 지난 9월 말 금융당국이 대환대출(고금리의 대출을 갚기 위한 대출)까지 신설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는데 실제 이용자들은 대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년이상 거래 조건… 4곳 취급 안해 31일 서울신문이 햇살론을 취급하는 10개 제2금융권 지점에 대출을 신청해본 결과 금융위원회의 발표대로 생계자금(1000만원 한도)과 대환대출(3000만원 한도)을 모두 시행하는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새마을금고 2개 지점과, 신협 및 축협 지점 각 1곳은 아예 햇살론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협의 한 지점은 1년 이상 신용거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고, 한 저축은행 지점은 대환대출은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햇살론은 개인신용등급 6~10등급이 빌릴 수 있는 연이율 10%대 대출로, 지난 9월 26일부터 생계자금대출 외에 다른 금융기관에서 빌린 고금리 대출을 갚을 수 있는 대환대출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루 평균 125억원에 달하던 햇살론 전체 대출액은 올해 1~8월 하루 평균 21억원으로 대폭 줄었고, 9월(20억원) 및 10월 역시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햇살론이 찬밥 취급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6%대에 달하는 높은 연체율 때문이다. 100명이 대출을 하면 6명이 제대로 갚지 않는다는 의미다. 제2금융권의 평균연체율(3.8%)보다 월등히 높다. 대출 부실 시 신용보증재단이 85%까지 보증을 서지만 15%는 금융기관이 손실을 떠안게 된다. 새마을금고나 농협을 제외하고 담보 대출만 다뤄왔던 제2금융권이 자신들이 손해볼 수 있는 보증부 대출 경험을 기피하는 것이다. ●지점 독립법인… 중앙 요청 소용없어 문제는 지점의 햇살론 대출 거부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의 경우 각 지점이 독립돼 있어 중앙회나 협회 또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미치지 못한다. 신협 측은 “독립법인이라서 햇살론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고, 새마을금고 지점 관계자도 “지난해 많이 대출해서 중앙회 요청과 관계없이 올해는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점검을 나가 보면 수없이 발송한 햇살론 대출 재개 공문이 쌓여 있는데 여전히 대출 거부를 하곤 한다.”면서 “서민들을 위한 대출이라는 본연의 자세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역진적 국민연금 개선해야 미래가 밝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역진적 국민연금 개선해야 미래가 밝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국민연금은 미래의 삶이다. 현재와 미래 노인의 생계를 책임질 노후 보장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 인구의 11.3%이며, 2020년에는 15.6%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인인구는 급속히 증가하여 2030년에는 4명당 1명, 2050년에는 3명당 1명이 노인인 사회가 된다. 국민연금을 바로잡지 않으면 노인인구를 감당할 수 없어 애써 가꾸어 놓은 경제성장이 물거품처럼 산화될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현재 국민연금 총가입자 수는 1923만명으로 경제활동인구 2500만명의 77%에 해당된다. 1988년 출범 당시 총가입자 443만명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그만큼 국민연금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남미나 유럽에서처럼 연금위기가 국가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을 보면 미래가 어둡다. 국민연금은 사회보험이기 때문에 사회안전망과 금융상품 기능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그런데 두 기능 모두 부실하다. 국민연금은 2011년 현재 최저 1등급에서 최고 46등급으로 보험료를 징수하고 연금을 주는 구조이다. 20년을 가입하면 100% 연금을 받고 최저 1등급은 22만 5050원, 중간인 23등급은 32만 3650원, 최고 46등급은 61만 520원을 받는다. 이 금액으로 최저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금융상품 기능이 크게 훼손되어 있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더 엉망이다. 소득재분배 기능은 현재 46등급 연금보험 등급체계를 보면 알 수 있다. 1988년 출범 당시 국민연금은 45등급으로서 최저 1등급의 소득이 22만원, 최고 45등급의 소득이 360만원이었다. 이 등급체계는 물가를 기초로 주기적으로 조정돼야 하는데도 20년이 넘도록 방치해 두다가 2010년에야 비로소 국민연금법과 시행령을 개정하여 물가상승 반영 근거를 마련했다. 2011년도에 하한액은 22만원에서 23만원으로, 상한액은 360만원에서 375만원으로 조정하는 데 그쳤다. 1988년 출범 당시 소득분포를 보면 최저 10분위 소득은 31만 6239원이었고, 최고 10분위 소득은 208만 5117원이었다. 당시 국민연금의 등급기준소득은 표준보수월액이었기 때문에 국민연금 최저 1등급의 소득이 22만원이면 실제소득은 최저 10분위의 소득수준인 31만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민연금 최고등급 360만원은 당시 최고 10분위소득 208만원보다 더 높았다. 따라서 사회보험으로서 소득재분배 기능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현재 국민연금 최저 1등급의 하한기준소득 23만원은 이해할 수 없다. 정부에서 정한 2011년 1인가구 최저생계비 79만 8875원, 4인가구 215만 9129원이 허수가 아닌 한 소득이 23만원이면 빈곤층이며, 생계비를 지원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보험료를 낼 여력이 없다. 상한액 375만원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월소득 375만원이면 연봉 4500만원으로서 대기업 중간간부의 소득에 불과하다. 이들의 연금보험료와 고급간부 및 임원이 같은 수준이라면 소득재분배 기능이 지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2010년 우리의 소득분포를 보면 최저 10분위 소득이 81만 6758원이고, 최고 10분위는 836만 2964원이다. 설계 당시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하려면 국민연금 등급체계에서 하한액과 상한액도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보험료 납부 기준으로 삼고 있는 소득상한액 375만원은 2010년 6분위소득 353만 7403원과 7분위소득 407만 5993원의 중간지점이다. 설계 당시대로라면 상한액은 836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그래야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소득재분배가 된다. 월소득이 113만원이면 국민연금 등급체계에서는 중간인 23등급이고, 이보다 소득수준이 높으면 재분배를 해야 한다. 소득수준 113만원은 10분위 소득분포에서 2분위소득인 158만 6918원보다 낮다. 저소득층에 속하는 2분위까지도 재분배를 해야 하는 구조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상한액도 지금처럼 1년에 7만~8만원 올리는 데 그친다면 50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는다. 급진적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지만 현재처럼 중산층을 위축시키는 국민연금체계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 [금융상품 백화점]

    ●국민은행 ‘KB Safe 플랜 이체 펀드&적금’ 고객이 지정한 펀드의 목표수익률이 달성될 때마다 그 수익금액에 상응하는 금액이 자동 환매돼 ‘KB Safe 플랜 적금’이나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자동 이체되는 상품이다. 주식형 펀드 장기투자 시 환매시점에 주가가 상승해 있어야만 수익이 발생하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펀드 투자 때 투자기간 중 발생한 수익을 쌓아가면서 투자는 계속되기 때문에 펀드 장기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 맞는 상품이다. ●우리투자증권 ‘MIKT ETF랩’ ‘G2 ETF 랩’ 우리투자증권이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 선택 폭 확대와 VIP 고객의 다양한 해외투자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출시한 해외 직접투자 상품이다. ‘MIKT ETF 랩’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MIKT(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터키) 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해당 국가 관련 ETF 매매를 통해 운영되는 상품이다. ‘G2 ETF 랩’은 미국시장에 상장돼 있는 세계 경제의 양대 축 G2(미국·중국) 국가 관련 ETF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미국시장의 안정성과 중국시장의 역동성을 조합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대한생명 ‘플러스 UP 변액연금보험’ 최소 불입기간이 지나면 납입 금액의 100%를 최저 보증해 주는 상품이다. 변액연금보험 상품은 주식시장 등에 투자해 투자성과만큼 보험료를 지급해 주는 상품인데, 성과에 따라 보험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한 상품이다. 가입 후 납입기간(최소 10년)이 끝난 시점이 되면 고객이 납입한 금액의 100%를 최저 보증해 준다. 이후 3년마다 6%씩 최저 보증금액이 늘어난다. 연금수령 이전 운용기간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엔 1년에 12번까지 해약환급금 50%를 중도 인출할 수 있다.
  • ‘짧고 굵게’ 투자수익 노려라

    ‘짧고 굵게’ 투자수익 노려라

    지난 8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악화 등 나라 밖 소식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먼 나라 그리스의 부도 위기가 ‘안방 재테크’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도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식 및 펀드 투자로 손해를 보기도 하고, 연 3%대로 주저앉은 정기예금 금리 때문에 장기 저축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영향으로 시중 금융자산의 흐름은 짧아지고 있다. 갈 곳 잃은 뭉칫돈들이 단기 정기예금이나 수시입출금식 예금에 모여들면서 적절한 투자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거나 직접 투자를 위해 투자자 예탁금 규모를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낙비가 내릴 때엔 일단 처마 밑에 몸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조언한다.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 틈새 수익을 노리라는 뜻이다. 저축은 갈수록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5일 기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2.60~4.50% 수준이다. 평균 3.50% 수준으로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인 셈이다. ●3개월짜리 단기 정기예금에 시중자금 몰려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연 4.74%까지 내렸다. 일부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도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동부·한신·HK저축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은 연 4.30%의 금리를 제시하는데, 이는 산업은행의 이센스 정기예금 금리인 4.50%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목돈을 짧게 굴리는 단기 정기예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월 기준 80조 9691억원으로 전달보다 2.7% 증가했으나, 가입 비중이 가장 큰 1년 이상 2년 미만의 정기예금 잔액은 38조 4210억원으로 전달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강우신 기업은행 강남PB센터장은 “시중자금이 3개월짜리 단기 정기예금에 몰려 있는 상태”라면서 “돈을 3개월도 묶어두기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은 초단기 특정금전신탁(MMT)이나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시입출식 예금(MMDA)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큰 투자자는 증시 대기성 자금에 돈을 쌓아두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21조 807억원으로 지난달 말(18조 7473억원) 대비 2조 3334억원 늘었다. 국내 주식형펀드도 이달 들어 11조 1028억원이 순유입되는 등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 변동성이 큰 현 상황을 투자 기회로 삼으려는, 다소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로 분석된다. ●높은 수익 보장 ELS도 대안상품으로 전문가들은 자신의 투자 성향을 면밀히 따져보고 적절한 금융상품을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팀장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주식 투자에 나서고 싶다면 3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경되는 회전예금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돈을 짧게 굴리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주가연계증권(ELS)도 대안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판매 중인 ELS는 상환 조건이 예전에 비해 투자자에게 유리하게 설정된 경우가 많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존 ELS는 코스피200지수와 홍콩 H주의 주가가 가입 당시보다 95% 이상 수준을 유지하면 4개월 뒤 상환이 가능하고, 최종 상환 조건은 60%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ELS는 4개월 뒤 주가가 가입 당시의 85% 수준만 유지하면 조기 상환이 가능하고 마지막 상환 조건은 55% 이상이어서 상환 범위가 다소 늘어났다. 기존 수익률은 연 10%가량이었으나 최근 상품은 최고 14%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단, ELS는 주가가 상환 조건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원금도 지키고 수익률도 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지수연계예금(ELD)을 고려할 만하다. ELS와 상품구조는 비슷하지만 상환조건이 더 까다롭고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주식 시장 사정과 무관하게 원금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한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특판 정기예금 상품에 관심을 두는 게 바람직하다. 강우신 센터장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만기가 1년 이상인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면서 “단순한 접근처럼 느껴지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쩌면 최선의 투자 전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금융·실물 연계 달라져 사이클도 서로 안 맞아”

    “금융·실물 연계 달라져 사이클도 서로 안 맞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과 실물부문 간 연계가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번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지난 21일 인천 한은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워크숍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금융과 실물부문 간 연계가 달라졌고 이들 간 사이클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대외적 여건에 따라 이 두 가지 부문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변하는지를 매우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23일 한은이 전했다. 예컨대 과거에는 실물부문이 있고 금융부문은 이를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드는 형태였다면 지금은 금융부문 자체의 효과가 매우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총재는 최근에는 파생금융상품과 같은 새로운 형태 상품의 영향 등으로 금융부문이 실물에 파급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이들 부문 간 연계가 더욱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미스 USA의 추락”…300억대 사기사건 휘말려

    “미스 USA의 추락”…300억대 사기사건 휘말려

    2006년 미스 네바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미국 여성이 왕관을 쓴 지 불과 5년 만에 대규모 사기사건에 휘말리려 충격을 주고 있다. 줄리엣 키모터(35)는 사기죄로 복역 중인 전 남편을 도와 지난 5년 동안 인터넷에서 불법적인 다이어트 약을 판매하고 가짜 금융상품을 유통시켜 소비자들 수만 명에게 3000만 달러(한화 345억원) 대 피해를 입혔다고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밝혔다. 17세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해 6자녀를 둔 키모터는 2006년 미인대회에 출전에 당당히 우승을 거머쥐었다. 키모터는 독실한 모르몬교 신자에 다정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그녀의 추락은 미국 사회에 더욱 충격을 줬다. FTC에 따르면 키모터는 22만 달러(25억 3000만원) 상당의 재산과 현금을 반환하고 추가로 9만 달러(1억 300만원)를 내겠다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녀는 전 남편이 2008년 사기죄로 28년 형을 받고 교도소에 들어간 뒤에도 독자적으로 사업을 벌였으며, 자신은 관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남편 일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다.”면서 “이미 이 사건으로 나의 체면은 바닥에 떨어졌고 재산도 거의 다 잃어 파산 직전”이라면서 “퍼스널트레이너로 일하며 아이들을 키우려고 했지만 나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 때문에 형편이 여의치 않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골드만 삭스·JP모건… 이번엔 씨티은행 ‘철퇴’

    사기 혐의로 기소됐던 미국 씨티그룹이 벌금 2억 8500만 달러(약 3244억원)를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SEC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부동산거품이 붕괴할 것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관련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그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투자자들을 오도해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씨티그룹은 지난 2007년 부동산 거품 붕괴 당시 투자자들에게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을 판매해 1억 6000만 달러나 되는 수수료 수익 등을 거뒀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다. SEC는 “씨티그룹 트레이더들은 2006년 말 담보자산 하락에 베팅하는 금융상품의 매입 여부를 토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말 주택시장 침체로 대출자들이 대출금 상환을 못하자 신용평가사들은 씨티그룹이 판매한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들의 신용등급을 대부분 하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상품을 사들인 헤지펀드와 투자회사, 채권보증업체 암박 등이 큰 손해를 봤다. 씨티그룹은 사기 혐의를 인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은 채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문제를 과거지사로 돌리고, 앞으로 경제회복과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에 전념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씨티그룹이 내야 할 돈에는 모기지 연계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을 판매하면서 챙긴 수수료와 각종 수익, 거기에 벌금 9500만 달러가 포함돼 있다. 이 돈은 투자자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골드만삭스도 CDO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위한 중요한 정보를 누락시켰다는 이유로 사기혐의로 제소당한 뒤 5억 5000만 달러를 냈다. JP모건체이스 역시 지난 6월 비슷한 혐의로 1억 5360만 달러의 벌금을 낸 바 있다. 씨티그룹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 당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은행 가운데 하나다. 당시 미국 정부는 450억 달러나 되는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지난 17일 씨티그룹은 올해 3분기 순익이 38억 달러(주당 1.23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22억 달러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8) 금융위원회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8) 금융위원회

    최근 2~3개월간 저축은행 부실, 유럽 재정문제와 미국의 이중침체(더블딥) 우려로 인한 금융·외환시장의 충격,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 금융위원회의 ‘3대 현안’이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은 일단락됐지만 대신 월가 시위로 ‘따뜻한 자본주의’가 촉발되면서 서민금융 강화와 서민의 금융비용 부담 경감 부분이 새로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향후에는 금융위가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금융상품의 출시를 어떻게 이끌지가 관심을 모은다. 금융위는 올해 세간의 비판을 감수하고 곪았던 저축은행 사태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대 지난달 7개 저축은행을 포함해 총 15개를 퇴출시켰다. 또 지난 7월 금융불안 상태에서 정부부처 가운데 유일하게 금융위기를 전망하며 금융기관들에 유동성 확보를 준비시켰다. 특히 우리는 글로벌 위기 때마다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로 세계의 현금인출기(ATM)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도 갖고 있다. 이에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연기금, 기관투자자들의 역할을 강화하도록 컨티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정비하기로 했다. 불안한 증권가계 부채 역시 강력한 통제로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8월 5조 9000억원이던 은행 및 비은행의 가계 부채 잔액 증가분은 지난달 3조 4000억원으로 줄었다. 은행은 2조 5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25% 수준까지 줄게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3대 현안을 처리하는 금융위의 행보에 대해 ‘대책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평가한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좌충우돌’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상반기에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는 더 이상 없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금융위기로 은행들에게 무조건 해외에서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일괄적인 지시를 하는 바람에 자금 조달 비용만 높아졌다는 불평도 나온다. 또 가계 부채 리스크 제어를 위해 가계 대출 증가분을 매달 0.6%선까지만 허용하면서 가계 대출의 ‘풍선 효과’도 발생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뿐 아니라 카드론, 저축은행, 캐피털 등도 동시에 대출을 줄이면서 불법 사채로 내몰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 분야는 월가 시위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함에 따라 금융위의 당초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은행들은 ‘새희망홀씨 대출’ 재원을 연 1조원에서 1조 20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달부터 제2금융권 친서민금융인 ‘햇살론’(연리 11~14%)은 대환대출한도를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렸다. 향후 국정과제 중 단기적 관심사는 금융위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는 론스타에 주식 강제 매각 명령을 내리느냐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리느냐의 여부다. 단순 강제 매각 명령을 한다면 ‘먹튀’ 논란이 일겠지만 사실상 법적으로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릴 근거가 없다는 의견도 있어 이래저래 고민스럽다. 중장기적인 관심사는 금융위가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금융상품을 유도하는 부분이다. 지난 1월 주택금융공사의 금리우대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때 세 자녀 이상인 경우 대출한도는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확대한 데 이어 다자녀 가구의 예금금리를 우대하는 상품을 출시토록 할 계획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21조 순익에 사회공헌은 7800억뿐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21조 순익에 사회공헌은 7800억뿐

    월가에서 일어난 반(反)자본주의 시위가 15일 서울 여의도를 포함해 수십개 국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열린다. 세계적으로 금융회사 임원들의 고임금, 높은 실업률, 빈부 격차의 확대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원인은 금융이 본연의 역할인 실물경제를 키우지 못하고 제 살만 찌웠다는 데 있다. 경제성장의 열매가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일부에 편중되면서 세계적으로 공분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금융권의 성찰과 반성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금융 부가가치 비중 6.28%… 이득 많이 챙긴 셈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금융권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에 6.28%다. 20년 전인 1991년 4.84%보다 1.44% 포인트 증가했다. 금융권이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고 남은 이득을 더 많이 챙겼다는 의미다. 금융권 부가가치의 절대수치도 올해 2분기 19조 8596억원으로 5년 전인 2007년 2분기(15조 2918억원)보다 29.9% 증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은 부가가치가 늘어난 만큼 실물경제 발전을 이끌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이 저축을 동원하는 등 양적으로는 기여했지만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고도의 서비스는 미흡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금융 인력들은 선진국과 비교해 영업에만 치중해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금융상품을 개발하기보다는 후진적인 예대마진 장사에 올인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 비중은 86.5%로 JP모건체이스(45.7%)나 뱅크오브아메리카(58.2%)보다 월등히 높다. 그럼에도 지난해 금융권의 평균 월급은 468만원으로 실물경제의 대표 격인 제조업(299만원)에 비해 56.5% 높다. 반면 1인당 노동생산성은 8만 5985달러로 제조업(8만 4864달러)보다 1.3% 높은 데 그쳤다. 미국과 일본은 금융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이 제조업보다 각각 22.7%, 27.4%씩 높다. 전문가들은 금융계가 먼저 나서서 실물경제에 기여하는 본연의 업무로 돌아가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금융권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대단히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금융투자업계(증권, 자산운용 등),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 여신전문회사(카드, 캐피털 등) 등 금융권은 2010 회계연도 기준 21조 812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사회공헌사업에 쓴 돈은 3.60%인 7853억원에 불과해 ‘구두쇠’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들, 사회적기업 자본금 확충도 모른 체 금융권은 새희망홀씨와 햇살론, 미소금융 등 저신용자에게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서민 대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서민 대출은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의 강력한 압력에 의해 마지못해 시작한 측면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민 대출은 순수한 기부가 아니며 자금 회수율도 95%가 넘는다.”면서 “은행들이 한푼이라도 손해 보지 않으려는 태도가 눈총을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은행들이 저금리 대출을 소개해 주는 사회적기업인 ‘한국이지론’의 자본금 확충을 위해 은행당 3억원씩만 내 달라는 금감원의 요청에 난색을 표해 비판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독식 맞선 ‘부드러운 권력교체’ 운동”

    [커버스토리-월가의 99%시위] “독식 맞선 ‘부드러운 권력교체’ 운동”

    “월가 시위의 여파로 미국에서 민주, 공화당이 아닌 제3의 정당이 출현할 수도 있다.” 북미지역 진보 독립언론 ‘애드버스터스’의 칼레 라슨(69) 수석 편집인은 1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현재의 정치 시스템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애드버스터스는 지난달 초 “9월 17일 월가를 점령하자.”고 처음으로 제안, ‘99%의 시위’를 촉발한 바 있다. 라슨은 1989년 애드버스터스를 창간, 반(反)기업·소비주의 운동 등을 공격적으로 벌여왔다. →월가 시위를 처음 제안했을 때 지금처럼 확산되리라고 예상했나. -반향을 일으킬 것이란 직감이 있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을 넘어 미국 내 다른 대도시와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깜짝 놀랐다. →‘월가를 점령하라’라는 구호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편집국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얻었다. ‘아랍의 봄’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위는 궁극적으로 무엇을 요구하는 것인가. -1%의 부유층한테서 걷은 세금으로 빈민들을 지원하는 ‘로빈후드 세금’을 도입하고, 주식·채권·외환 등의 금융상품 거래에 금융거래세를 부과하라는 것이다. 오는 29일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 대규모 시위를 열어 우리의 요구를 구체화할 것이다. →요구들이 관철되면 시위는 그만하는 건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젊은이들의 문화운동과 같다. 다양한 형태로 시위는 계속될 것이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이 시위대의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보나.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신뢰하지 않는다. 2년쯤 뒤에, 빠르면 수개월 내에라도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제3의 정당이 출현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이제 ‘코카콜라 아니면 펩시콜라’식의 양자택일이 아니라 제3의 진정한 선택을 원한다. →제3의 정당이 내년 미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긴가. -수개월 내에 제3의 정당이 태동한다면 내년 대선에 후보를 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시위대가 정당조직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뜻인가. -젊은이들은 정당운동을 지원하는 역할만 할 것이다. →그럼 정치는 누가 하나. 기존 정치권에서 ‘수입’하나. -정치인들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코티 공원에 있는 25세 여성이 갑자기 주목을 받으며 지도자가 될지 누가 아나. →자본주의를 반대하나. -아니다. 하향식 기업중심주의, 소비중심주의, 카지노 자본주의를 반대할 뿐이다. 좋은 경제시스템, 자유시장, 돈 버는 것 등은 지지한다. →월가 시위가 좌파의 티파티 운동이라는 지적도 있다. -둘 다 열정은 같지만 기본은 다르다. 티파티는 정부를 반대하지만, 우리는 기업에 반대한다. 티파티는 공화당을 지지하지만 우리는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 →월가 시위가 계급투쟁이라는 시각도 있다. -부인하지 않는다. 1%의 탐욕스러운 부자와 가난으로 고통받는 99% 사이에 벌어지는 계급다툼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르크시스트는 아니다. →시위대에 리더가 없어 한계가 있지 않을까. -그 반대다. 리더가 없기 때문에 더 역동적이다. 과거 미국의 시위 역사가 방증한다. →이 시위를 혁명이라고 불러야 하나. -‘부드러운 권력 교체’라고 부르자. 이집트처럼 독재정권을 몰아낸 것은 혁명이라고 하지만 미국, 캐나다, 한국과 같이 부자, 기업, 금융재벌, 언론재벌 등이 권력을 독점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권력 교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금융계 3대 문제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적한 금융계 3대 문제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금융계가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 관련 경영 투명성 확보 ▲기업 대출 관행 개선 ▲사회적 약자 및 금융소비자 배려 등 3가지 대전제를 제시했다. 이 전제들은 김 위원장이 남은 임기 동안 펼칠 새로운 정책 목표인 셈이다. 하지만 그간의 행태를 전면적으로 고치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권의 반발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간 국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의 투명성 확보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거론됐다. 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주주가 아닌 회장이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데 대한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해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 장 사이에 있었던 고소·고발 사건은 주주를 배제하고 권력을 잡기 위한 내부의 암투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라 전 회장이 지난해 초 4연임에 성공하자 이를 두고 경영진 간 내부 갈등이 표면화된 사건이었다. ●“금융지주 회장 지배권 문제많다” 계속 되풀이되는 ‘관치금융’ 논란도 문제다. KB금융지주는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정부의 반대에도 2009년 12월 KB금융 회장 내정자로 선출되면서 갈등이 터졌다. 정치권의 인사개입 논란까지 들끓자 강 전 행장은 6년간 이끌었던 국민은행장직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금융기관의 ‘비올 때 우산을 뺏는’ 대출 관행도 여전하다. 김 위원장은 “은행에 어려울 때를 대비해 돈을 빌려 오라고 해도 잘 안 하는데 이는 나중에 어려워지면 기업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생연후’(我生然後·나부터 살자)라는 사자성어로 은행을 비판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지적한 ‘사회적 약자 및 금융소비자 배려’ 부분 역시 우리 금융의 취약한 부분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고위험의 상품을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많다. 보험업계는 2009년 중복보장이 안 되는 실손보험을 너도나도 판매했다가 다시 해당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했다.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권 역시 금융기관 파산 시 휴지조각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금융소비자도 많았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의 뜻대로 3가지 전제가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스스로 개선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은행권이 경제 불황기에 서민의 고통을 외면한 채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금융권 스스로 개선 나서야” 지난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임금은 5575만원으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시총 상위 5개 대기업 평균 임금(7648만원)에 비해 72.9%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여의도 시위 상륙을 봐도 미국처럼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시작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연봉은 실적과 성과에 따라 받는 것인데 고액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권 CEO가 큰돈을 받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좋은 것이라고 선전하던 금융상품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나온 것이 문제”라면서 “우리는 월가랑 다르다는 점은 맞지만 금융 문제가 생기면 취약계층이 피해를 본 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부산저축銀 비리’ KTB자산운용 대표 영장

    ‘부산저축銀 비리’ KTB자산운용 대표 영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11일 부산저축은행에 1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주선하면서 삼성꿈재단 등에 허위 정보를 제공, 금융상품 매매를 권유한 장인환(52) KTB자산운용 대표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사기적 부정거래)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장 대표는 부산저축은행이 경영난을 겪던 지난해 6월 금융감독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에 따라 유상증자를 시도할 때 누적된 금융비리로 자금 압박을 겪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장학재단에 투자를 적극 권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이 5%선으로 퇴출위기에 내몰렸다가 두 재단이 500억원씩 모두 1000억원을 유상증자에 참여해 BIS기준 8%를 넘기면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 재단은 사모펀드를 조성해 증자에 참여했다가 투자금 전액을 날렸다. 두 재단은 지난 6월 부실 위험을 알고도 허위 정보를 제공해 투자를 권유했다며 장 대표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 수사는 장 대표가 부산저축은행의 위험을 감수하고 스스로 투자를 결정한 것인지, 아니면 장 대표를 뒤에서 움직인 또 다른 ‘큰손’이 있는지에 대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꿈장학재단을 사실상 관리 운용하는 곳이 교육과학기술부인 탓에 국가기관을 움직인 ‘배후의 실력자’가 존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과 이달 초 장 대표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을 알고도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판단,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장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은행 측의 부실 위험을 몰랐다.”고 주장하며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장 대표가 유상증자를 주선하기 전인 지난해 3월 말 “부산저축은행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에 최대 1000억원을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투자의향서에 서명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특히 구속기소된 박연호(61) 부산저축은행 회장과 김양(59) 부회장의 광주일고 후배라는 사실이 알려져 투자과정에서 석연찮은 유착 의혹이 제기돼 왔다. 검찰은 또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 기소)씨가 투자금 1000억원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장 대표가 개입했는지 여부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주식 대신 안전상품으로”… ‘큰손’들 이동

    “주식 대신 안전상품으로”… ‘큰손’들 이동

    서울 서초동에 사는 A(62·여)씨는 최근 10% 손실이 난 주식형 펀드를 손절매한 돈 7000만원을 머니마켓펀드(MMF)로 옮겼다. 상호저축은행 2곳에 묶어둔 6000여만원도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인출해 시중은행의 단기성 정기예금으로 옮길 생각이다. A씨는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펀드에 넣어둔 돈을 뺐다.”면서 “3년 전 리먼 사태 때 손실을 본 펀드가 회복되기는 했지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최근 1억원 이상 고액 주식 투자자들이 폭락장에서 대거 탈출하고 있다. 주로 채권에 투자해 손실 부담이 덜하면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현금성 자산인 MMF로 갈아타는 고객이 늘어나고, 이미 MMF로 갈아타 관망하던 투자자들도 수익률이 낮더라도 더 안전한 금융상품을 찾고 있다. 9월 말 기준으로 삼성증권에 1억원 이상을 맡긴 주식 투자 고객은 4만 28명으로 폭락장 직전인 7월 말 5만 6629명보다 23.9% 급감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 중에는 보유 주식가치가 크게 떨어져 의도와는 다르게 자산이 줄어든 경우도 있지만, 주식투자에 불안을 느껴 시장에서 이탈한 고객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이탈 고객은 지난 8월보다 9월에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김홍배 삼성증권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 지점장은 “8월 초에는 주식 재투자로 단기 대응을 하려는 자산가들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돼 이제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매하려는 고객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형별 펀드 투자 움직임을 보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뚜렷하게 감지된다. 증시에 따라 연동되는 증권(ELS)에 1억원 이상 투자한 고객수는 7월 말 557명에서 두 달 만에 397명으로 28.7% 급감했다. 1억원 이상 펀드 투자 고객도 7월 말 3064명에서 9월 말 2937명으로 18.7% 줄었다. 채권 투자 고객도 3.4% 감소했다. 빠져나간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MMF로 몰려 두 달 동안 1억원 이상 MMF 투자자가 4493명에서 5492명으로 22.2% 늘었다. ‘큰손’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관련 상품 개발을 이끌며 자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관석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에 비해 안전자산 보유 비중이 10% 포인트 이상 늘어 60% 이상을 안전자산으로 보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3개월 만기 회전식 예금,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형예금(ELD)에는 꾸준히 부자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나은행 도곡동 매봉지점의 박정녀 PB는 “급등락장이 이어지면서 고객들이 손실에 더 예민해졌다.”면서 “8월에는 섣불리 자산을 손절매하지 말라고 권했지만, 지금은 3~4%대의 이익만 나도 과감하게 기존 펀드의 정리를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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