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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빚 600兆 첫 돌파

    우리나라의 총 가계 빚이 사상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서고 한 가구당 부채는 3819만원을 기록했다. 가계의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7년 3·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에 의한 외상구매(판매신용)를 합한 가계신용 잔액은 610조 6438억원으로 집계됐다.6월 말보다 14조 2031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의 2006년 추계 가구수(1598만 8599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가구당 부채 규모는 3819만원에 이른다.3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지난해 4분기 23조 1459억원에서 올 1분기 4조 5534억원으로 급감했지만 2분기(9조 9238억원)부터 점차 커지는 추세다. 부문별로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3조 7730억원으로 전분기 9조 4451억원보다 커졌다. 특히 예금은행의 경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6조 114억원 늘어 전분기(2조 1886억원)보다 증가액이 3배 가까이 늘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은 상호금융 등 신용협동기구의 대출을 중심으로 5조 549억원 늘어 전분기(5조 6565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여신전문기관 대출도 오토론 등 할부금융사의 대출로 분기 중 1조 7181억원 증가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삼성증권 압수수색 왜

    삼성 비자금 의혹을 캐기 위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30일 서울 수송동 삼성증권 본사와 수서의 삼성증권 전산센터, 경기도 과천의 삼성 SDS e데이터센터를 오전 오후에 걸쳐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히 검찰이 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삼성증권 본사를 택한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비자금 보관 장소로 지목한 곳은 태평로 삼성 본관 27층이고, 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는 우리은행 등을 통해 개설됐다. 삼성증권 본사는 다소 뜻밖의 압수수색 대상이다. 검찰은 여러 금융 계열사 중에서도 삼성증권은 은행을 소유하지 못한 삼성그룹이 각종 계좌를 통해 그룹 자금을 합법적으로 손쉽게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자금 관리’ 가능성이 높은 금융 계열사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룹의 핵심 금융사로 자금흐름과 임원들의 차명계좌 여부 파악, 다양한 자료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김용철 변호사 조사 등의 수사 과정에서 삼성증권이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다는 단서를 포착했을 수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 2조원, 순수익 7000억원 규모로 증권업계에서도 1,2위를 다툴 만큼 우량회사로 꼽힌다.‘금·산 분리 원칙’에 따라 은행을 소유하지 못한 삼성그룹의 ‘비자금 운용 창구’로 지목받을 만하다. 삼성그룹은 증권사를 비롯해 생명·화재·카드·선물·투신 등 다양한 금융 계열사를 거느렸지만 증권사만이 다양한 계좌를 활용해 자금을 손쉽게 운용할 수 있어 비자금 축적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수사에 관련된 한 소식통은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한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 “삼성 본사를 뒤져봐야 뭐가 나오겠느냐. 이메일도 다 지웠다더라.”고 말해 삼성증권 압수수색이 삼성 비자금 수사의 핵심임을 시사했다. 삼성SDI 미주법인 구매과장을 지낸 강부찬씨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비자금을 만드는 일을 했다.”면서 비자금 조성의 핵심라인으로 당시 삼성SDI 부장이었던 K씨를 지목했다.K씨는 현재 삼성증권 부사장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삼성증권 임원실과 경영전략실을 중점적으로 뒤졌다. 관심은 앞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어디로까지 번질지에 대한 검찰수사 방향이다. 현재 검찰의 의욕으로 보면 더 확대될 것 같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외환위기 뒤 심화된 불평등이 민주화 위협 사회·경제적 요인”

    “외환위기 뒤 심화된 불평등이 민주화 위협 사회·경제적 요인”

    불평등 문제만을 집중 연구하는 학회가 최근 탄생했다. 한국 학문사상 최초다. 이름부터 ‘불평등연구회’다. 한국 사회를 ‘불평등 사회’로 진단하고 학문적 전면 대응을 공표한 셈이다.‘선진사회’ ‘소득 2만달러 달성’ 같은 레토릭의 이면을 들추겠다는 ‘불편한’ 선언이다. 지난 7월 한국산업사회학회는 “신빈곤, 양극화, 소비자권리, 욕망의 구조 등 ‘반독재 스펙트럼’으로 포착되지 않는 의제들을 적극 끌어안자.”며 비판사회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비판사회학회는 이후 ‘비판의식의 재조직’을 위한 각종 소모임(사회운동 모임, 생태주의 모임, 생활세계와 문화모임, 전쟁과 평화모임, 현대복지국가 연구모임 등)을 준비해 왔고,24일 불평등연구회가 소모임 창립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경제·사회·복지·의료·교육 등 각 분야 연구자 20여명이 참여했다. 불평등연구회 회장은 신광영(53·비판사회학회 부회장)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가 맡았다. 연구회 발족을 주도한 그는 ‘학문적 유행을 타지 않고’ 국내 계급 및 불평등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해온 몇 안 되는 학자 중 한 명이다. 신 교수는 26일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불평등은 민주화를 위협하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요인이 되고 있다.”는 말로 현 시기 불평등 문제의 핵심을 요약했다. ●“새로운 불평등 태동 기점은 구제금융사태” 연구회가 주목하는 ‘새로운 불평등’의 태동 기점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사태다. 연구회 창립 및 기념 심포지엄 개최일(11월24일)을 구제금융 공식요청(1997년 11월21일) 10주년이 되는 주간으로 정한 것도 이런 시각의 상징적 표현이다. 97년 이후 불평등은 산업사회에서 경험하던 불평등과 양상을 달리한다.‘선진국-후진국’ ‘부자-빈자’의 단순 이분법을 벗어난 지도 오래다.“국내 산업·인구구조, 기술, 노동시장, 가족관계 등 여러 차원의 변화들과 세계화라는 초국가적인 변화가 맞물리면서 불평등 심화 현상은 매우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신 교수는 설명한다. 그가 산발적인 개별연구를 넘어 좀더 체계적이고 집단적인 불평등 연구를 도모하게 된 까닭이다. ●한국적 불평등 대안 체계화가 목표 연구회가 목표하는 것은 불평등의 ‘한국적 상황’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적 이론’의 체계화다. 신 교수는 “세계화가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추상적이고 이론적으로는 많이 논의했지만 우리 상황을 우리의 언어로 풀어내는 데는 부족했다.”면서 “불평등 연구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판단에 기초해야 하는 만큼 통계분석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 말했다. 24일 창립 심포지엄(‘민주화, 세계화와 불평등: 경제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불평등에 접근하는 연구회의 문제의식를 잘 보여준다. 한국사회 불평등을 파헤치는 총 9편의 논문 발표방식은 세계화가 민주화(1주제: 민주화, 세계화와 불평등)와 한국사회의 구조변동(2주제: 불평등과 한국사회의 구조변동), 빈곤과 가족(3주제: 빈곤과 가족)에 미치는 영향 분석을 횡축으로 놓고, 교육과 계층이동(한준 연세대 교수 발표), 주택정책과 주거불평등(장세훈 동아대 교수), 여성노동과 소득불평등(김영미 중앙대 박사후 과정), 고용불안정과 복지악화(이성균 울산대 사회학과) 등을 종으로 배치하는 구도로 짜여 있다. 현 세계화가 민주화란 절대가치뿐 아니라 사회구조 틀거리에서부터 교육, 주거, 노동, 고용 등의 구체적 삶의 질까지 종횡으로 흔들며 불평등의 세부를 양산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 교수는 “한국사회 불평등이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만큼, 불평등에 대응하는 연구 또한 전방위적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이면계약서 진실 검찰서 가려라

    ‘BBK 주가조작’의 주모자인 김경준씨의 가족이 어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BBK 동업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하지만 이날 회견에는 당초 예고했던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 대신 김씨의 아내 이보라씨가 나섰으며, 이 후보의 친필 사인이 기재됐다는 ‘이면계약서’ 원본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자 한나라당은 가짜 이면계약서의 진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원본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면계약서 존재 자체를 거듭 부인했다. 김씨 가족의 기자회견은 이 사건의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혼란만 더욱 부추겼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김씨측은 이 후보가 공범임을 입증하는 계약서 원본을 23일까지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했고, 이 후보측도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친필 서명을 제출해달라는 검찰의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양측이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계약서 원본과 이 후보의 친필 서명이 검찰에 제출되면 진위 여부는 조만간 가려질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우리는 검찰이 계좌 추적과 문서 감정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까지 아전인수식의 장외공방을 자제할 것을 정치권에 촉구한다. 김씨의 변호를 맡았다가 그제 사임한 박수종 변호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이 사건은 유력 대선 후보만 연루되지 않았더라면 단순 금융사기사건에 불과하다. 정치권의 덧칠만 빼면 진상을 쉽게 규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한방’ 기대가 상승작용을 불러일으키면서 이번 대선을 소모적 공방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수사결과가 대선에 미칠 영향과 수사 절차상의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속전속결이 쉽지 않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불필요한 혼란을 막자면 수사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 김씨 가족과 이 후보측도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 [‘BBK 이면계약서’ 뇌관 터지나] 김경준측 박수종변호사 사임 왜?

    구속된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김경준씨에 대한 원격 지원에 나섰다. 미국 변호사인 에리카 김이 21일 새벽(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준씨-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 사이의 BBK 관련 이면계약서를 공개하는 것은 검찰을 압박하는 동시에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한 다목적용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경준씨의 국내 법률대리인인 박수종 변호사가 변호 중단을 선언하면서 에리카 김의 역할은 더욱 커진 셈이다. 박 변호사가 변론을 맡은 지 불과 닷새 만에 사임한 이유는 금융사기 사건에 정치적 관심이 쏠리면서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박 변호사는 20일 “진짜 금융조세 사건이라 법적인 조언을 한다고만 생각했다.”면서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고 (취재진이 몰리는 등)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사상황을 말할 수는 없지만, 김씨는 무죄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한다.”면서 “김씨 가족측이 처음 연락한 것은 두 달 전이었고, 김씨가 이렇게 선거일에 근접해 귀국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상황에 대해서는 검찰과의 의견 일치를 들어 입을 닫았다. 박 변호사는 “오늘까지만 김씨를 변호하고 내일부터는 다른 사람이 맡을 것이다.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말했으나 변호사 선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씨 측은 박 변호사를 비롯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출신을 대상으로 변호사 선임을 집중 타진했으나 대상자들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리카 김은 김씨의 법률 대리인으로서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민사소송을 대리해 왔다. 에리카 김은 미국에서 얽힌 소송으로 국내 귀국은 어려울 듯하다. 그래서 미국에서 계속 장외 홍보전을 벌일 것 같다. 하지만 에리카 김이 이면계약서 외에 또 다른 히든 카드를 갖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에리카 김은 지난 16일자로 변호사 면허를 포기했다고 미주 중앙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임기 석달 남긴 정부 또 공무원수 ‘불리기’

    임기 석달 남긴 정부 또 공무원수 ‘불리기’

    임기 막바지인 참여정부의 공무원 숫자 늘리기가 점입가경이다. 차기 정부의 ‘군살빼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정원을 확보해 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정부는 20일 중앙청사에서 한덕수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20여개 부처의 직제를 개편하고 605명의 공무원을 증원하는 내용의 안건을 무더기로 통과시켰다. 부처별 증원 내용을 보면 행정자치부가 공직자 재산심사업무와 개인정보보호 관련 업무, 대통령기록관 신설 등을 위해 고위공무원 5명을 포함한 99명을 늘린다. 정보통신부는 우정사업본부 금융사업단을 예금사업단과 보험사업단으로 분리하고 광주정보통합전산센터 설치에 필요하다며 86명을 증원한다. 또 검찰청은 형사소송법 등 사법개혁 법령의 내년 시행과 관련해 98명, 경찰청은 인천·제주의 신설 경찰서 소요 인력 152명을 각각 증원했다. 통계청은 조사관리국 신설 및 경제사회분야 통계생산에 필요한 인력 85명을 증원하고, 지방 통계청과 통계사무소의 별정직 9급 56명은 감축한다. 이창원 한성대(행정조직학) 교수는 “유력 대선주자들이 정부조직 감축과 인력 동결을 공약으로 내놓은 마당에 최대한 정원을 늘려 놓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매주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공무원 증원안을 꾸준히 처리해 왔고, 참여정부 들어 전체 공무원의 10%에 육박하는 9만 5000여명을 늘렸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서울광장] 김경준의 미소/진경호 정치부 차장

    [서울광장] 김경준의 미소/진경호 정치부 차장

    닷새 남았다고 한다. 대선까지는 한 달이지만 25일 대선후보 등록 전에 사실상 모든 게 끝난다고 한다. 이 닷새 안에 뭐가 터지느냐, 터지지 않느냐에 대선 흐름이 결정되고 다음 정권 5년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번 한 주의 그 엄청난 무게에 무릎이라도 꿇어야 할 판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MBA출신의 멀쑥한 실업가(금융사기꾼이기도 하다) 김경준을 직접 본 적이 없다. 잠깐 들어와 금융사기로 300여억원을 챙긴 것 말고는 40년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았다니, 이 땅에만 발 붙이고 살아온 처지로 그를 볼 일이 없었다. 그런 그가, 앞으로도 이 땅에서 세금 꼬박꼬박 내며 살아야 할 사람의 대통령을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김경준이 거품을 물면 이명박이 울고, 하품을 하면 정동영이 운다고 한다. 김경준 앞에 ○×시험지를 펼쳐 놓고는 답을 찍으라고, 다음 정권을 택하라고 한다. 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내 대통령을 왜 김경준이 뽑나. 학계에선 이번 대선을 20년만의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로 보기도 했다. 민주화 20년을 매듭짓고, 그 이후의 시대를 여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런 번듯한 선거의 조짐은 보이질 않는다. 정책대결, 이념대결은 BBK라는 블랙홀로 빨려들었다.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은 죄다 ‘김경준’‘BBK’를 무슨 주술처럼 왼다.‘말하소서, 말하소서, 이명박을 말하소서∼’,‘민란이 날지니, 민란이 날지니∼’ 수갑 찬 손을 모포로 가리고 인천공항에 들어선 김경준의 미소에서 이명박, 정동영은 무엇을 봤을까. 뭔가 있다고 봤을까, 별것 없다고 봤을까.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매우 흥미롭다.”고 한 대선, 이 희극적 상황에 대한 조롱을 그들은 보지 못했을까. 김경준이 무슨 말을 하든 이 굿판은 12월18일 자정, 선거운동이 끝나는 순간까지 갈 것이다.‘이명박과 한패였다.’고 하면 정동영과 짠 게 된다.‘이명박은 죄가 없다.’고 하면 이명박과 여전한 공범이다. 사건의 실체를 가리자고 하지만 오직 표가 되느냐 아니냐만이 지고지선의 가치인 이 정글의 정치에서 진실이 뭔지는 정작 관심 밖의 일이 됐다. 대선까지 남은 30일, 김경준 말고 따져 봐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다. 이명박이 정말 빵을 줄 사람인지, 그 빵은 누가 먹게 되는지 다시 따져야 한다. 빵만 얻을 수 있다면 자녀를 위장전입시켜 가르치고 가짜로 취업시켜 세금을 빼돌린 일 정도는 슬쩍 눈 감아줘도 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지난 4년 분당, 창당, 탈당, 창당, 합당으로 분주했던 정동영이, 신한국당과 민주당, 자민련, 국민중심당, 민주당을 숨가쁘게 드나든 이인제와 힘을 합쳐 무슨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 정계은퇴를 뒤집고 느닷없이 대선 3수에 나선 이회창의 법은 무엇이고, 원칙은 또 뭔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김경준에게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김경준의 한마디를 갈구하고, 이인제의 쥐 눈만한 지분에 목매는 원내 1당 정동영 후보의 모습은 초라하다. 지지자들까지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민란 운운하는 이명박 후보의 오만함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그를 민란으로 보호해야 할 만큼 국민들은 그에게 진 빚이 없다. 오로지 이명박이 낙마해야 존재의 의미를 지니는 이회창 후보 또한 마치 감나무 밑에서 대권을 찾는 듯해 보기 딱하다. 김경준에 의해 당선되는 대통령을 보고 싶지 않다. 남은 한 달만이라도 자기 이름으로 선거하라. 진경호 정치부 차장 jade@seoul.co.kr
  • [사설] 정치권, 김경준 수사 흔들지 말라

    BBK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 귀국과 관련, 정치권의 난타전이 점입가경이다. 각당은 특별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이번 대선을 이 사건으로 결판짓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사건의 실체를 떠나 금융사기 혐의자의 말 한마디에 대선판도가 좌우될 수 있는 정치상황이 개탄스럽다.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한나라당이 ‘민란’ 운운하면서 검찰 수사를 압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김씨는 귀국에 앞서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 대선에서 김대업씨의 막무가내식 네거티브 악몽에 시달렸던 한나라당에 비상이 걸린 게 당연하다. 그렇더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합리적인 반박 증거를 가지고 끝까지 유권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본다. 민란이 일어날 수준의 대응을 하겠다거나 수십만명을 동원한 궐기대회, 촛불집회를 열겠다는 발상은 접어야 한다. 미리 특검을 거론하는 것도 진실을 덮으려는 고육지책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 한나라당이 공작 수사를 우려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은 법무부와 검찰 수사팀이 한나라당과 내통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수사 결과가 한나라당에 불리하면 ‘공작’이 되고, 반대라면 ‘내통’이 되는 셈이다. 양측에서 이렇듯 협박의 강도를 높여 나가면 검찰이 어지간한 담력 갖고는 공정하게 수사를 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에 진실규명은 사라지고 국민들의 판단 기준은 흐려진다. 여야는 더이상 검찰 수사를 흔들지 말기 바란다. 많은 관련 자료 가운데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을 빼내 그것이 전체 진실인 양 호도하지도 말아야 한다. 검찰 역시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오로지 진실을 밝힌다는 역사적 소명의식에 따라 수사에 임해야 한다. 김씨의 새로운 폭로나 진술이 나올 경우 사실 여부를 가릴 최종책임은 검찰에 있다.
  • 昌 “거짓·돈에 빠진 타락한 세력과 대결”

    昌 “거짓·돈에 빠진 타락한 세력과 대결”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 조중동, 참여정부….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선긋기를 시도한 대상들이다. 이회창 후보는 12일 오전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열린 ‘전국 민생투어 출정식’과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뉴라이트 대전포럼 주최 토론회에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맹비난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출정식에서 한나라당을 “법과 원칙을 우습게 아는 타락한 세력”으로 사실상 규정하고 “돈과 성공만능주의에만 빠진 타락한 세력과 대결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전 토론회에서는 “나라라는 것은 돈 잘 벌고 재주 좋고 능력 좋아서 출세하는 사람들로만 되는 게 아니다.”라며 탈세와 금융사기 등 각종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명박 후보를 향해 창을 겨누었다. 언론에도 칼날을 세웠다. 출정식에서 그는 “일방적으로 기사와 사설에서 출마를 비판적으로 다뤘다.”며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을 중앙선관위에 고발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 토론회에서는 “조·중·동을 비롯한 언론들이 인격 살인과 같을 정도로 비판·비난 공격욕설을 퍼부었다.”고 비난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측근들과는 달리 계속 끌어안으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비난 발언을 듣고도, 이 후보는 “제가 만일 한나라당 안에 있었으면, 누가 그렇게 물으면, 또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면서 “현 상황에서 그분으로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자칫 오해가 있을 수 있어 이 정도만 말씀드리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박 전 대표를 극도로 예우하는 모습이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백지연의 SBS전망대’에 출연,“희망사항은 있다.(박 전 대표가) 저희의 충정을 헤아리고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다.”며 박심(朴心)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이 후보는 13일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는 등 박 전 대표를 향한 ‘구애’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 대신 국민을 우군으로 삼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나흘 중 사흘을 지방에서 ‘한댓잠’을 자는 강행군을 하는 이유도 결국 국민을 향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대전 토론회에 점퍼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이날 주최측이 준비한 꽃다발을 거절하고, 장애인을 초청해 역으로 자신이 꽃다발을 건넸다. 원고 없이 즉석연설을 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이 후보는 “즉석연설은 처음이다.”라고 고백했다. 대구 홍희경 서울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김경준 소환후 수사방향은

    김경준 소환후 수사방향은

    검찰이 조만간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를 소환함에 따라 이 사건과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의혹이 밝혀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사 전말 뒤바뀌나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의 실체는 도곡동땅의 차명보유 여부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까지 복잡하다. 사건의 핵심은 이 후보의 돈이 들어갔느냐, 또 개입했느냐의 여부다. 검찰은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논란이 됐던 도곡동땅의 실체에 대해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이상은씨의 것은 분명 아니다.”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한마디로 이 후보의 것인지 여부는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검찰이 김씨를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가 어느 선까지 개입하고, 이 후보의 묵인 아래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캔다면 거꾸로 ㈜다스의 실제 주인, 그리고 도곡동땅의 차명보유 의혹 등이 밝혀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흐름에 따라서는 이 후보가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가 치밀한 계산 아래 이 후보를 농락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이 후보가 김씨에게 사기를 당했더라도 일정 기간 동업을 했고, 자금줄 노릇을 한 이상 김씨의 사기행각과는 별도로 법적·도덕적 책임을 질 대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사기를 당한 대목을 초반에 솔직히 털어놓지 못해 일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버렸다는 말도 있다. ●검찰 수사 맥은 두가지 검찰 수사의 갈래는 두 가지다. 우선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 검찰이 지금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지능적인 금융사기범에 가깝다. 미국으로 도피할 당시 여권을 만드는 것부터 각종 유령회사 등을 설립해 거액의 자금을 세탁하고 부풀리는 데 위조서류만 무려 26가지를 악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의 조사만으로도 김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 후보 연루의 단초는 2001년 4월 이전 검찰은 이 후보와 김씨와의 연루 여부를 파악하는 데 이 후보가 김씨와 LKe뱅크를 설립한 2000년 2월에서 이 후보가 대표를 그만둔 2001년 4월 사이를 주목한다. 김씨는 같은 해 12월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 후보가 실질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BBK는 김씨가 99년 4월에 설립했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제가 되자 BBK가 등록 취소된 2001년 3월 직전 옵셔널벤처스로 이름을 바꾸었다. 문제는 이 후보가 LKe 공동대표로 취임한 한달 뒤인 2000년 3월부터 10월 사이에 ㈜다스가 190억원, 심텍이 50억원, 삼성생명이 100억원을 각각 BBK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즉 이 후보가 다스의 실소유주인지, 다스가 거액을 BBK에 투자하는 과정에 간여했는지, 다른 기관투자자도 이 후보의 영향력탓에 BBK에 투자한 것인지, 이 후보가 옵셔널벤처스와 LKe경영 등에 참여했는지가 검찰의 1차 수사 대상이다. 특히 이 후보가 LKe 공동대표를 그만두기 두달 전인 2001년 2월 LKe가 BBK의 펀드운용사인 MAF에 1250만달러(150억원)를 투자하고 전환사채를 받은 대목 역시 의심을 받을 수 있다. LKe의 자본금이 6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김씨의 단독 결정만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BBK가 주가조작에 나선 2000년 말부터 LKe의 계좌가 이용되고 있었다는 점도 이 후보의 개입 여부을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다만 검찰은 이 후보가 LKe를 그만둔 이후의 주가조작 등에 대해서는 김씨가 독단적으로 이 후보의 이름을 빌려 쓰거나 거짓으로 이 후보를 끌어들여 투자유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돈을 대고, 금융노하우를 익히려고 했던 이 후보는 1년 2개월간의 수업끝에 손을 털었으나, 그 후유증이 대선 길목에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이 김씨의 입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어떻게 밝혀낼지 주목된다. 주병철 홍성규기자 bcjoo@seoul.co.kr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5) ‘제2의 외환위기’ 걱정없나 (끝)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5) ‘제2의 외환위기’ 걱정없나 (끝)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최근 사석에서 금융감독기관이 금융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3년 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은행인 BII를 인수하던 상황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그 은행의 지분 50% 이상을 충분히 인수할 수 있었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런저런 간섭을 하는 바람에 14.07%밖에 인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금감원은 은행의 해외진출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외환위기를 겨우 벗어난 시기여서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겠지만 ‘금융수출’을 부르짖는 현재에 비춰보면 불과 4년 전의 판단은 옳지 못했다. 김 전 행장은 “당시에 금감원이 지금처럼 금융권에 해외진출의 문을 열어뒀더라면 동남아 쪽에서 한국계 은행의 위상은 확실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일본경제 위기 보고서’에서 ‘왜 일본 정부가 키우고자 했던 산업(금융)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내버려뒀던 오토바이나 자동차산업은 세계 최고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포터 교수는 ‘관치는 방치만 못하다.’는 결론을 낸다. 우리의 현실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외환위기의 ‘뜨거운 맛’을 본 우리의 금융당국은 지난 10년간 ‘관치(官治)’의 강도를 높여왔다. 여러 은행들이 퇴출됐고 통합됐다. 정부의 보호 아래 덩치가 커졌다. 그러나 증권업은 상대적으로 관치가 덜했다. 증권사 수는 1997년 58개였지만 지금은 54개로 크게 줄지 않았다. 소규모 증권사들이 여전히 많지만 나름대로 자생력을 갖춘 곳도 있다. 증권 쪽에서 10여년 일했던 국민은행 홍춘욱 파생상품팀장은 “‘몸집’면에서 보면 증권사는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세계 금융과의 경쟁에서 니치마켓(틈새시장)을 찾은 증권사가 은행보다 더 잘해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시중은행들의 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동양종금증권이나,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판치던 시장을 10여년 만에 평정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증권, 국내에서 외국증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연 온라인증권사 키움닷컴의 활약을 꼽았다. 정부는 자금시장통합법을 통해 증권사들의 대형화를 꾀하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금융계에서는 “미국에 골드만삭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수백 개의 작은 증권사들이 있고, 일본에도 지역증권사까지 합치면 100개가 넘는 증권사가 있는데 덩치만 키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관치는 너무 심해서도 안 되지만 적시적소의 처방이 없어서도 안 된다. 금융시장의 ‘쏠림현상’도 당국의 감독기능 미비 때문이라는 지적이 그런 것이다.2003년 ‘카드사태’가 예다. 신용카드사의 부실화에 당국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상황을 악화시켰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최근 단기외채 급증도 마찬가지다. 외국은행 지점들의 외화차입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당국의 손발이 맞지 않아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관치는 과해서도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된다.‘엇박자 관치’는 혼란만 부추길 뿐이다. 감독기관 출신의 한 금융계 인사는 “금융감독기관의 관치 문제는 지난 10년간 많이 해소됐지만 선진국형 감독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완전한 독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감독당국의 시급한 과제는 질적 개선보다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말한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논문 ‘금융규제 감독의 경과와 개선 과제’에서 “감독당국인 금감위가 재경부와 상시적인 인사교류를 하기 때문에 중립적·중장기적 정책·제도수립에서 재경부의 영향을 받는 구조적 문제가 생긴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 충돌하는 금융감독 최근 금융감독원은 홍콩 금융감독기관에서 일했던 윌리엄 라이백을 특별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인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변화의 속도와 폭이 기대에 못 미친다. 경상대 김홍범 경제학과 교수는 “금감원이 상부조직인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기획·지시를 받고 금감위가 다시 재경부로부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하는 부분까지 재경부가 관여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관(官)으로부터의 조직적 독립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환란 이후 조사·감독권이 금감원에 집중된 시스템도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연구원과 경제학자들은 금감원이 한은과 예금보호기관인 예금보험공사와 실질적인 협력과 견제를 통해 금융안전망을 건전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금감위·금감원·한은·예보 간의 위상 및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책은행에 대한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환란이 터지자 국책은행에 대해서도 건전성을 검사하도록 권고했다. 문제는 상업금융의 비중이 비교적 높은 산업은행과 달리 수출입은행은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이라는 점이다. 각국의 ECA 중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을 받는 사례는 없다. 이에 대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이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리스크는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면서 “금감원이 건전성 검사를 할 경우 정책금융으로서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 ‘외화내빈’ 한국 금융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은 분명 진화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연계증권(ELS)은 물론 부채담보부증권(CDO),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등 다양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냈고 금융기술이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이 많다. ●“서민? 우리는 몰라” 외환위기는 양극화 심화라는 결과를 낳았다. 금융기관들은 고액자산가 영업에 몰려들었다. 부자들을 위한 지점이나 센터는 속속 개설되고 있지만 서민은 찬밥 신세다. 대표적 서민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 점포의 19.6%가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있다. 대부업도 성장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3년말 1만 1154개였던 등록대부업체는 지난해말 1만 7120개로 3년새 48.2% 늘어났다. 금감원이 지난 5월 발표한 ‘사금융(대부업체)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분석’에 따르면 예상과는 달리 사금융 채무보유자의 70%가 금융채무불이행자, 즉 신용불량자가 아니다. 외국계 대형 대부업체들이 이들의 자금수요를 시중은행의 몇 배 이자로 빨아들이면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증권사 영업점에서 근무하던 Y씨는 3년전 고객 주문을 잘못 처리, 해당 금액을 물어줬다. 고객이 종목 일부만 팔아달라고 했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두 팔아버렸다. 결국 Y씨는 집을 팔았고 전세를 살고 있다. 이런 업무상 실수로 인한 직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기관전문인배상책임보험(FIPI)’이 등장했다. 직원의 횡령·배임으로 인한 사고시 회사의 피해를 보상하는 ‘금융기관종합보험(BBB)’도 있다. 금융사고가 한번 나면 수십억∼수백억원의 보험금이 나가기 때문에 보험료는 1억원을 넘는다. 외국계 금융기관은 대부분 가입돼 있다. 국내 금융기관 가입은 매우 저조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에 비해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사고 개연성이 높아 보험료가 더 비싸다.”고 전했다.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금융권 종사자의 도덕적 무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BBB 계약은 77건이었다. 당시 국내 금융기관은 1395개로 가입비율이 5.5%다.FIPI는 더 낮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BBB보험료 대비 FIPI보험료는 2003년 11.4%였다.2004년 7.67%,2005년 5.47%,2006년에는 2.95%로 계속 낮아졌다. 올 들어 상승하고 있으나 9월 현재 7.60% 수준이다. ●“제재에는 로비로 대응?” 한 외국계 금융기관은 어렵게 본사로부터 골프회원권 취득을 허락받았다.10억원을 청구하자 본사에서 회원권이 몇개냐고 물어왔다. 한개라는 답에 “세상에서 가장 비싼, 듣도 보도 못한 값”이라는 답이 왔다. 한때 외국계 지사 개설을 고민했던 금융사 임원은 “10억원을 회원권에 묶어두고 이를 보전할 만큼의 수익을 내야 한다는 점이 갑갑했다.”고 털어놨다. 골프회원권은 국내에서 영업을 위한 로비의 필수 자산이다. 회계부정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던 한 공무원은 “로비가 하도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부러 이를 감안해 제재를 가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외국계 금융기관 임원은 “금융감독당국이 제재를 내릴 때 완충지대를 둔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 “e 금융사기 꼼짝마”

    #1 김모(22·여)씨는 인터넷에서 무자격자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Y사의 광고를 보고 카드를 신청했다. 김씨는 Y사의 요구에 따라 발급 수수료 120만원을 송금했으나 Y사는 이후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Y사를 사기 혐의로 수사당국에 고발했다.#2 이모(24·여)씨는 금융권 대출을 중개한다는 대부업체 M사의 인터넷 광고를 보고 은행 대출을 위한 중개 수수료 50만원을 보냈으나 M사는 수수료만 챙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씨는 수수료를 돌려받지 못한 것은 물론 M사가 여러 대부업체를 통해 이씨의 신용정보를 조회하는 바람에 신용등급이 하락해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거부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금융감독원은 6일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금융사기와 불법 투자자문, 불법 대부광고 등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사이버 금융 감시반’을 설치해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감시반은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불법 자금 모집이나 금융사기 등 금융 관련 불법 행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제보도 받는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금감원 직원 임금 3년간 22% 상승

    금융감독원이 최근 3년간 직원 임금을 22% 올린 것으로 나타나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감원 예산은 검사를 받는 금융기관들이 내는 감독분담금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금융사의 분담금은 2003년 1240억원에서 2006년 1879억원으로 3년간 51.5% 늘어났다. 4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말 금감원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7946만원이다.2003년 6515만원에 비해 22.0% 늘어났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3) 구조조정 10년의 한계

    [외환위기 10년 그리고 미래] (3) 구조조정 10년의 한계

    부동산담보 대출로 몸집을 불리고, 땅짚고 헤엄치기 하듯이 이자를 따먹은 것 외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이 지난 10년간 경제와 국가를 위해 한 일이 뭔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거친 시중은행의 수익성·건전성·성장성이 모두 좋아졌다지만, 은행의 주요 기능인 경제에 혈액을 공급하는 ‘금융 중계기능’에 충실했느냐는 반문이다. 실물경제(기업)의 ‘그림자’인 금융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경우 또 다른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카드대란’ 등 지속적으로 신용위기를 유발하는 것도 문제다. 생산적 활동에서 금융의 기여도가 몹시 취약해졌다는 것은 예금은행의 대출비중을 보면 확연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자료에 따르면 1997년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70.8%, 가계대출은 29.2%였지만 10여년 만에 잔액 기준으로 2006년 말 기업대출 비중은 50.2%, 가계대출은 49.5%로 바뀌었다. ●기업 자금중계 기능 대폭 약화 특히 외환위기가 지나간 2001년부터 은행들의 기업대출은 들쭉날쭉 불안정하기 짝이 없다. 기업대출은 2001년 6조원 감소로 시작해 2002년 37조원으로 급증했다가 2004년에는 3조 8000억원으로 급감한다.2005년 15조원으로 늘어났다가 최근 중소기업대출 증가 등으로 올해 9월 현재 58조 2000억원이 폭증했다. 기업대출이 이렇게 급감할 때는 가계대출이 폭증하는데 2001년 가계대출은 45조원 증가했고, 기업대출이 급감한 2004년에도 22조 5000억원의 가계대출이 발생했다. 산업노동정책연구소의 ‘IMF백서’에 따르면 보험회사도 소매금융에 주력하면서 전체 대출 중 가계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44%에서 2000년 55%,2004년 81.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즉 금융의 생산부문에 대한 지원이 지난 10년간 약화된 것이다. 금융연구원은 “외환위기 때 대기업 투자로 망했던 은행들이 지난 10년간 지나친 위험회피로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고, 실물투자 및 장기금융을 회피하고 있어 실물경제 발전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실물과 동반성장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쏠림이 낳은 신용위기로 양극화 심화 그러나 기업금융보다 가계금융의 비중이 높은 ‘또 다른 쏠림현상’이 가계부실과 신용불량을 부르면서 경제에 새로운 주름살을 만들었다.2002∼2003년 ‘신용카드 대란’ 때는 전업계 카드사들과 함께 은행계 카드들도 함께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2004년부터 가계의 부동산담보대출이 폭발할 때는 저금리로 고객을 유혹하며 2006년 말부터는 ‘부동산발 금융 위기’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중소기업 대출 쏠림현상도 또 다른 두통거리다. 한국은행도 최근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명목 국민총생산 대비 기업대출 비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금융안정성에 적지 않은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은행 국내 지점들이 단기외채를 끌어들여 무위험차익거래로 수익을 얻자, 국내 시중은행도 이에 동조해 단기외채를 급증시켜 금융감독 당국의 비난을 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사이에 금융권이 만들어낸 카드사태와 부동산 위기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370만명까지 치솟은 카드 신용불량자는 여전히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있고, 상위 소득계층의 부동산 대출증가와 연동된 주택시장의 투기와 거품도 경제성장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수익원 찾아야 외환위기 직전 지방은행을 포함해 34개였던 은행은 외환위기 직후 통폐합이 시작돼,2003년 7월 신한은행에 조흥은행이 합병되면서 최종 7개로 줄었다. 은행의 개수는 줄었지만 국내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3973개까지 줄었던 시중은행의 국내지점은 2007년 6월 현재 4574개로 급증했고, 외환위기 전의 4682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은 은행의 수익률을 갉아먹는다. 월급계좌를 은행에서 증권사로 옮기게 한 자산관리계좌(CMA)의 열풍도 은행에는 시련을 가져다주고 있다. 예금금리 0.1∼0.2%에 자금을 조달해 5∼6%로 대출할 수 있었던 ‘자금줄’이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국내은행 순이자 마진은 2004년 2.82% 이후 계속 떨어져 2.47%로 악화됐다. 특별취재팀 ■ ‘먹튀’ 펀드들 펀드(Fund)는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투자 활동을 하는 일종의 기관투자자를 말한다. 주로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 유가증권에 투자된다. 펀드는 크게 연기금,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가입하는 펀드는 뮤추얼펀드다. 반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100명 미만의 소수 투자자로부터 사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대규모 차입을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곤 한다. 카리브해의 버뮤다제도 등 조세회피 지역에 위장 거점을 설치하고 자금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당국이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상당수의 ‘먹튀 펀드’는 론스타 등 사모펀드에 해당한다. 이들에 대한 빗장이 대거 열린 것은 IMF 외환위기 직후이다.1998년 한 해에만 ‘의무공개매수제도’ 폐지, 외국인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전면 허용, 외국인 취득가능 유가증권 대상 규제 폐지, 외국인 투자등록 신고범위 축소, 외국인 투자촉진법 제정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하지만 이들의 투자는 ‘외자유치’라는 이름으로 포장됐다. 론스타 외에도 외국계 펀드와 투자은행들은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였다. 뉴브릿지는 1999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풋백옵션(기업 인수 뒤 추가부실이 발생하면 손실을 보전해 준다는 계약) 등을 행사,1조 15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진로 투자로 1조원 ▲칼라일은 한미은행 투자로 7000억원 ▲JP모건은 만도 투자로 1244억원 등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거주지국이 한다.’고 정한 조세조약에 따라 과세는 거의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지난해부터 외국 펀드들의 한국 법인이 고정사업장이라는 점을 입증하거나, 실질적 수익소유자를 가리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특별취재팀 ■ 수익 독식하는 외국투자자 최근 몇 년 동안 일반인들의 입에서 가장 많이 오르내린 외국계 기업 이름은? MS, 애플 등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 역시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다만 외국 투기자본의 대명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거둔 막대한 수익을 외국으로 빼돌린다는 ‘먹튀’라는 수식어도 쌍둥이처럼 붙어 다닌다. ●론스타, 외환은행 팔면 5조원 수익 지금까지 론스타의 손익계산서는 어떨까. 먼저 론스타의 구상대로 외환은행을 HSBC에 판다면 최대 5조 3760억원 정도의 수익을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극동빌딩 매각과 배당, 서울 강남 역삼동 스타타워 빌딩 매각 등을 합쳐 모두 7조 5140억원의 수익을 남겼다. 론스타의 ‘말바꾸기’도 계속됐다.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지난해에는 “강남 스타타워 빌딩 매각차익에 대한 세금 1400억원은 국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오면 납부할 것이고, 사회공헌기금 1000억원을 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심판원이 스타타워 매각 차익에 대한 국세청 과세가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리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회공헌기금 1000억원 이야기는 유야무야된 상태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장화식 집행위원장은 “론스타게이트의 의혹규명과 올바른 처리를 위해 국회에서 ‘외환은행 불법매각 관련 특별조치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모든 의혹을 파헤칠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분율 제한, 횡재세 도입 등 필요 외국 투자자만 배 불리는 구조는 다른 금융기관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지방·특수은행 제외), 보험·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161개 금융회사 가운데 외국인 주주(은행은 1% 이상 보유자)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는 모두 58개로 전체의 36.0%를 차지했다. 7개 시중은행 가운데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은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 지분 합계가 100%이다. 외환은행은 최대주주인 론스타 지분 51.02%를 포함해 외국인 지분율은 80%를 웃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배당액 역시 막대한 양으로 늘어났다.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외환,SC제일, 한국씨티은행과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지주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외국인 투자자에게 배당한 금액은 3조 292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순이익(1조 526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이 금융사들의 외국인 대상 배당 총액은 2003년 1497억원을 시작으로 ▲2004년 3767억원 ▲2005년 4957억원 ▲2006년 1조 8951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주주 배당액 1조 2277억원 가운데 90% 가까운 1조 152억원이 외국인 주머니로 들어갔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배당액 6449억 700만원 중 76.93%인 4961억 2700만원도 론스타 등 외국인이 챙겼다.‘세금으로 살려 놓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려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버블의 과실은 외국 자본이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1992년 이후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323조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주가가 오르면 외국인이 회수할 돈이 더 많아지면서 단기 대외지급능력이 악화되는 만큼 은행 지분율 4% 제한, 영국 횡재세 등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 현대 컨소시엄“가격서 우위” vs 삼성 컨소시엄“중량감 앞서”

    현대 컨소시엄“가격서 우위” vs 삼성 컨소시엄“중량감 앞서”

    “삼성이냐, 현대냐.” 용산 국제업무단지 개발 사업권을 놓고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과 프라임·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자존심을 건 막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개발비가 20조원도 넘는 이번 초대형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는 2일 가려진다. 프라임·현대 컨소시엄측은 31일 “우리는 전체 특수목적회사(SPC)에서 건설사 지분이 10%에 불과해 공사비 결정에 건설사 영향력이 낮다.”면서 “그래서 공사비를 낮게 가져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라임·현대 컨소시엄에는 프라임개발,C&우방,LG CNS가 개발자로 참여한다. 농협, 기업·산업은행 등 17개 금융사가 금융투자자로, 현대건설 등 9개 건설사가 시공사로 들어온다.LG그룹, 대한전선, 메릴린치, 기업은행 등이 앞으로 빌딩을 매입해 사용할 투자자로 참여한다. 프라임·현대측은 용산 국제업무 단지의 이름을 ‘글로벌 미르(용) 시티’로 정했다. 용산으로 한강의 잠용(潛龍)이 올라와 세계로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단지 중앙에 127층(최고 620m)짜리 랜드마크인 더 미르 타워는 두 마리 용이 전체 단지를 휘감아 돌다 어우러져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주변에 최고 50층짜리 업무용빌딩,5·6성급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그 밖에 최고 58층짜리 주상복합 15개동(棟) 등 총 3788가구도 공급된다. 세계도시의 꿈이 만나는 곳이란 의미의 드림허브를 개발 컨셉트로 정한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측은 참여 투자자에 중량급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민연금과 우리은행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오고, 삼성,GS, 현대산업개발, 포스코, 롯데, SK 등 17개 중·대형 건설사가 참여한다. 삼성·국민 컨소시엄측은 “푸르덴셜과 삼성그룹 등이 랜드마크 빌딩의 인수희망자로 참여한다.”면서 “롯데관광개발, 삼성SDS,KT&G뿐 아니라 중동지역 개발업체인 나킬, 세계 3위의 미국 쇼핑몰 터브만, 영국의 개발업체인 레드우드, 싱가포르 개발업체 패럴렉스 등도 해외투자자 및 시설인수 투자자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일단 사업 계획서 보다 토지 매입비를 높게 써내는 게 우선협상자 선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주처인 코레일의 철도창 부지(36만㎡)에 대한 토지매입비만 5조 8000억원이나 되고, 사유지인 서부이촌동 지역의 아파트와 주택 등 2193가구를 보상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코레일의 철도창 부지와 서부 이촌동과의 연계 개발이 핵심”이라면서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사유지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업이 장기화되는 등 위험요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李 MAF펀드 연관여부 ‘대선 뇌관’

    李 MAF펀드 연관여부 ‘대선 뇌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이 대선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를 조짐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25일 국정감사, 그리고 국회에서의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후보와 투자자문사인 BBK, 이 회사가 운용하던 MAF펀드와의 상관관계를 지적하며 전방위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도 ‘제2의 김대업 공작’이라며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 간에 사활을 건 공방전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박,BBK 실질적 지배여부 관심 쟁점의 핵심은 이 후보가 역외펀드인 MAF(마프)를 이용해 BBK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느냐는 의혹이다. 마프는 투자자문사인 BBK의 김경준 대표가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을 할 때 연관된 펀드로 이 후보가 이 펀드 운용에 얼마나 관여했느냐가 논란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후보가 펀드 운용에 대해 지배권을 행사할 정도였다면 주가조작 사건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는 게 통합신당측의 주장이다. 단순히 ‘금융사기꾼’ 김경준씨에게 얽혀 들었더라도 이 후보의 경제 감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곁들이고 있다. 이 후보가 어떤 해명을 내놓더라도 궁지로 몰겠다는 게 신당측의 전략이다. 서혜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의 불법 돈세탁 연루 의혹까지 제기했다.“이 후보가 소유 회사인 LKe뱅크를 통해 마프의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고, 그 돈이 페이퍼 컴퍼니인 AM파파스를 거쳐 LKe뱅크로 다시 송금되는 돈세탁 방식으로 이 후보의 주머니에 자금이 들어갔다.”고 주장했다.e뱅크코리아의 홍보 팸플릿도 증거 자료라며 공개했다. 같은 당 정봉주 의원도 BBK 투자자 중 하나로 지목돼 온 ㈜심텍이 2001년 이 후보 부동산 36억원을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소송자료를 공개하면서 “이 후보가 BBK에 대해 법률적 지위를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영선 의원은 지난 24일 이 후보측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근거로 김씨가 이사회 승인을 거쳐 MAF CB와 주식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LKe뱅크의 대주주였던 이 후보가 마프의 주식을 매입했다는 사실이 곧 BBK와의 연관성을 방증하는 근거라는 논리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주식 매각대금 반환과 관련해서는 이미 외환은행을 통해 AM파파스에 송금이 다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마프 펀드사의 홍보 브로슈어는 이미 검증 청문회에서 나왔던 것”이라며 “이 브로슈어는 실제로 사용된 적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재탕, 삼탕 의혹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무위 국감에서도 공세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이 금융감독원 부실조사 논란으로 확대됐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태년 의원은 “BBK 투자자문이 제출한 정관변경 신고서를 보면 이 후보가 관련돼 있음이 명백히 드러난다.”며 “정관변경 신고서 제출이 주가조작 조사에 착수하기 이전인데 이 후보를 조사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은 “법무장관과 금감위원장이 국회에서 이 후보는 BBK와 무관하고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주가 조작 사건과도 아무 관련이 없다고 답변했다.”며 반박했다. 그는 “미 캘리포니아 법원도 주가 조작은 오로지 김경준이 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데도 신당은 김경준을 대선 직전에 불러들여 제2의 김대업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정치공작 중단’을 요구했다. 이종락 박지연기자 jrlee@seoul.co.kr
  • 카드사들 “돈맥 캐러 해외로…”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해외로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대신 중국 등 한창 카드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외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중국. 경제가 고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카드 시장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중국 내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2003년 300만장에서 지난해에 2500만장을 넘어섰다. 신용카드 결제 비중도 2001년 2.1%에서 2005년 10%로 급증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씨카드로부터 중국시장 공동 진출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카드전략팀 관계자는 “비씨카드와의 제휴와 중국 시장에서의 카드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해 모색하고 있고, 내년에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내 유일한 신용카드사인 인렌(CUP)과 제휴 계약을 맺은 비씨카드는 내년 1월부터 제휴 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우리은행은 카드회원 모집과 카드 발급, 비씨카드는 카드대금 결제와 카드 발송, 전산 처리 등을, 인렌은 60만개에 이르는 가맹점의 관리를 각각 맡을 전망이다. 지난 6월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얻은 우리은행은 이날 개업인가를 취득하면서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11월 중 베이징에 중국현지법인 ‘우리은행(중국)유한공사’를 설립, 국내 은행 처음으로 위안화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위해 중국 사무소의 현지법인화를 검토하고 있는 현대카드는 중국 카드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주주인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최대 카드사인 JCB와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등과 제휴를 맺고 있는 국민은행은 일본 내에서의 KB카드 가맹점 숫자를 크게 늘릴 예정이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으로도 영업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 개인신용평가나 채권 추심 능력을 갖추는 게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면서 “현지 은행 등 금융사와 제휴를 맺는다 하더라도 실제로 실적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증권사 장외 파생상품 인가 심사 서류만 459개 논란

    증권사 장외 파생상품 인가 심사 서류만 459개 논란

    증권사가 장외파생금융상품 겸영인가를 받는 데 측정·평가하는 사항이 무려 500개에 육박, 증권사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장외파생상품에는 주식워런트증권(ELW), 주식연계증권(ELS) 등이 있는데 증권사들에게는 ‘가장 따기 어려운 자격증’이다. 준비에만 1년 이상 걸린다. 이를 놓고 세계적 수준에서 과도하다는 지적과 외환위기를 겪은 우리나라에는 필요한 조치라는 당국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당국은 장외파생상품의 경우 증권사의 손실을 막기 위해 리스크(위험)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하다” vs “필요하다” 2003년 시작된 장외파생업무 자격증이 있는 증권사는 9월말 현재 18개다.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가 신청을 낸 증권사는 국내사가 4개, 외국계 증권사가 6개다. 외국계의 신청이 늘면서 과다규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마련한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등에 관한 평가준비자료’ 측정 항목은 470개 수준이다. 요청하는 서류 항목은 459개다. 금감원 관계자는 “관련 규정 하나를 제시함에 따라 수십 개 항목을 충족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숫자를 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신청자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모 증권사 임원은 “요청하는 것의 3분의1 정도면 충분하다.”면서 “시장 상황에 뒤떨어진 요소도 많다.”고 반박한다. 요청 내용은 크게 리스크 관리를 위한 조직·인력, 내부통제 절차, 전산시스템 등 세가지다. 인가를 따기 위해 증권사들은 10명 이상의 작업반을 구성,1년에 걸쳐 심사를 준비한다. 마지막 평가과정에서 담당 임·직원들은 구술면접과 필기시험을 치러야 한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이 과정을 “고통스러운 군대에 다녀온 느낌”이라고 했다. 시험은 인가 획득 이후에도 계속된다. 증권업계 임원은 “전문인 확보는 해당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금감원이 시험 결과를 평가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한편에서는 “엉뚱한 사람 갔다 놓고 갖췄다고 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장치”라고 지적한다. 국내 증권사의 경우 인가 획득 과정을 통해 회사가 환골탈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임원은 “리스크에 무감하던 전체 조직이 준비과정을 통해 리스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리스크 관련 조직이 회사의 핵심으로 등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담당 부서만이 아닌 회사 전체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금감원의 설명과도 일정 부분 통한다. ●세계적 금융 그룹들은 실패 파생금융 분야 전문지인 아시아리스크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적 금융그룹인 씨티와 모건스탠리는 인가 획득에 실패했다. 당시 동부·서울증권은 인가를 획득했다. 현재 인가가 있는 외국계 증권사는 법인으로는 매쿼리, 지점으로는 CS(크레디트스위스)·메릴린치·리먼브러더스 등이다. 실제 거래를 위해서는 현지 법인이어야 하기 때문에 매쿼리만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그룹 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서울에 별도 조직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 부담”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내 증권사 임원은 “국내에서 영업하려면 조직을 갖추라는 압박이고, 이를 통해 고용창출 기능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이공계 출신 채용을 늘리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 실행에 맞춰 정부는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규제를 완화, 취급기관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금융사들도 장외파생상품시장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문제는 내년 하반기부터 모든 금융투자회사들은 현재 자격증을 갱신해야 한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은 “현재의 인가 과정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BBK 주가조작 의혹이란

    미 법원의 김경준 전 BBK 대표 송환 승인 결정으로 대선 정국의 앞날에 ‘시한폭탄’이 된 BBK 주가조작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명박 후보는 이 사건 피해자다. 이 후보는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2000년 당시 생소했던 ‘사이버금융’사업에 뛰어든다. 이때 김씨의 누나인 에리카 킴의 소개로 김씨를 만나 ‘LKe뱅크’라는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다. 하지만 BBK가 투자자들에게 위조된 펀드운용 보고서를 전달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금융감독원은 BBK의 투자자문업 등록을 취소한다. 이후 이 후보는 김씨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투자금 30억원도 떼이게 된다. 그러나 김씨는 ‘광은창투’라는 중소금융사를 외국법인 명의로 인수한 후 BBK 등록 취소 바로 전날 대표로 취임해 ‘옵셔널벤처스’라는 업체를 설립한다. 김씨는 외국인 매입설을 퍼트리면서 주가를 조작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되고 해외로 도피하면서 380억원의 회사 자금도 빼돌린 혐의도 받게 된다. 범여권은 김씨와 동업자였던 이 후보가 ‘옵셔널벤처스’의 주가 조작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인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은 BBK 주가조작이라는 이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금산분리 존폐’논쟁

    ‘금산분리 존폐’논쟁

    기업집단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 금산분리 원칙 존폐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19일 격화됐다. 대선 후보들의 경제관을 투영하는 바로미터로 금산분리가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금산분리 원칙을 지키자는 입장이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를 완화해 대기업 그룹도 은행업에 진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금산분리 완화를 시사한 참여정부 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금산분리 유지를 촉구하고 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후보가 어제 해외자본인 론스타가 건설업과 은행업을 동시에 영위한 적이 있다고 예를 들면서 금산분리를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서 “신당이 견지하는 금산분리 원칙은 엄밀히 말해 은행과 산업을 분리하는 ‘은산분리’로써 차별화된 성장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중 자금이 경색되면 은산분리 해제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게 서민과 중소기업”이라면서 “10년 전 일부 재벌사들의 금융사와 종금사가 사금고화돼 금융위기를 부른 게 생생하다.”고 우려했다. ●“금산분리완화 정부·삼성 유착 의혹” 김진표 정책위의장은 “이 후보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게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세계금융을 선도하는 미국이 은행에 관하여 금산분리를 지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전날 이 후보의 주장이 100%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산분리 완화가 재벌 편들기라면, 오히려 금산분리를 고집하는 것은 외국자본 편들기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국내 산업이 은행을 인수하지 못하게 되면, 결국 국내에서는 외국 금융기관 외에 살 데가 없다.”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정책위의장은 또 “외환위기의 발단은 재벌의 종금사 소유가 아니라 정부의 외환관리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우리는 제2금융권부터 완화하고 그 다음에 일반은행을 완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 선대위 경제2분과위원장인 윤건영 의원도 “은행을 설립 또는 인수할 때 건전 운용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감독기관이 적정성 테스트를 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금산분리는 결국 사후감독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측 심상정 선대위원장은 금산분리 문제와 관련,“정 후보가 모처럼 옳은 얘기를 했지만, 정 후보는 우선 참여정부의 금산분리 완화 배경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심 의원은 또 “금산분리 정책이 무너져 내린 데는 삼성과 참여정부 유착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은총재 “산업자본 은행경영 신중을” 한편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재경위 국정감사에서 금산 분리 정책과 관련,“산업자본이 은행 경영에 참여한다는 의미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면서 “한은은 이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외국의 경우 법률로 산업자본의 은행 참여를 제한한 국가도 있고 법률로 제한하지 않는 국가도 있지만 법률로 규정해놓지 않은 국가에서도 산업자본이 은행업에 참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은행의 경영이 금융논리가 아닌 다른 힘에 의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 먼저 조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두걸 홍희경 구동회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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