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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인재 외면하는 공공기관] 좁은 문 열린 문

    올해 서른 살인 김상진(가명)씨는 얼마 전 공기업 취업 준비를 포기했다. 중견업체 입사로 진로를 바꿨다. 3년간 준비해 온 터라 ‘본전’ 생각이 간절했지만 과감히 희망을 접었다. 부산 지역 사립대의 기계공학과를 학점 4.1점(4.5 만점 기준)의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공기업 준비 과정에서 토익 성적도 900점 가까이 올리고 틈틈이 각종 자격증도 땄다. 서류와 필기는 통과했지만 문제는 면접이었다. 김씨는 “요즘 공기업들이 지방대 전형 문턱을 낮춰 놨다고 해도 면접 자리에 가면 포항공대(포스텍),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등 명문대 출신 아니면 외국 유학파들이 대부분”이라면서 “나 같은 ‘지잡대’(지방대를 폄훼하는 단어) 출신은 공기업 입사가 고시 붙는 것보다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한숨지었다. ‘신이 내린 직장’으로 통하는 공기업 입사는 지방대 출신 구직자들에게 여전히 꿈 같은 일이다. 연봉이 높은 금융공기업은 물론 일반 공기업 역시 들어가기가 바늘구멍이다. 더구나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고용 환경이 악화되면서 공기업 입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기존 취업자들 역시 공기업 입사 전선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장점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 건설업체를 다니다 그만두고 공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박기수(가명)씨는 “인턴 중 절반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조건이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평생 달고 미래가 없는 직장에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지방대생들의 공기업 입사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역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공기업의 경우 지방대 출신 입사 비율이 상당히 높다. 특히 30개 대형 공기업 중 ▲대한석탄공사 93.8% ▲부산항만공사 64.7% ▲한국수력원자력 64.3% ▲한국수자원공사 57.7% 등은 평균을 훌쩍 넘는다. 석탄공사의 경우 지난해 채용한 정직원 17명 중 16명이 지방대 출신이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강원 삼척·태백 지역의 채탄직 직원을 뽑았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지역에 사업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인재를 우대했고 그 결과 지방대 출신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기업은 지방대 출신 채용 비율을 아예 50% 이상 높여 잡기도 한다. 지난해 신입 중 지방대 출신이 64.3%에 이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대표적이다. 한수원 인사팀 관계자는 “지방대 출신 쿼터를 60~70%로 정하면서 지역 인재를 끌어모으는 동시에 지역사회와의 상생 협력을 높이는 효과가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지방대 출신 채용이 경영 효율화로 연결되기도 한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011년부터 명문대 출신 위주가 아닌 수도권과 충청, 경상, 전라 등 권역별로 채용한 결과 신입 직원들의 이직률이 크게 떨어지고 회사의 활력은 더욱 높아졌다”고 귀띔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성과급 잔치’ 언제까지 봐야 하나

    공공기관의 개혁에는 정말 묘책이 없는 것인가. 이번에는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이 인건비를 부당하게 더 챙겨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해마다 연구인원을 36~50명씩 부풀려 인건비 58억원을 더 타낸 뒤, 이 돈을 직원들 성과급으로 나눠줬다고 한다. 다른 연구기관 10곳도 비슷한 수법으로 213억원을 더 받아내 성과급이나 연봉 인상분으로 썼다는 것이다. 국가의 두뇌집단까지 조직적 부패가 이 정도이니, 충격적 요법이 아니고는 공공기관의 혁신이 어려운 지경에 이른 것 같다. 고급 두뇌들의 도덕적 해이도 여느 공기업 못지 않다. 원자력연구원의 직원은 133일 동안 허위 출장비로 1250만원을 타내 경마장에서 탕진했다. 원자력연구원 등 7개 기관 직원 284명은 유흥주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2억 6000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이쯤 되면 연구소인지 술 마시는 기관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공공기관들은 생산이나 연구업무를 가릴 것 없이 공(公)은 없고 사(私)만 판치는 행태가 어쩌면 이렇게 닮았을까. 엊그제 기획재정부 발표를 보면 공기업은 변함 없는 ‘신의 직장’이란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된다. 주요 8개 금융공기업들은 생산성은 없으면서 독점사업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직원 연봉을 평균 8700만원씩 준다고 한다. 민간기업 중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삼성전자보다 24%나 더 많다. 특히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말 295개 공공기관의 빚은 493조원이었다. 그런데도 한국정책금융공사 등 7개 기관장의 연봉은 3억~5억원이었다. 295개 공공기관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6100만원이었다. 공공기관은 빚에 허덕여도 경영자와 직원들은 고액 연봉과 성과급으로 흥청망청하는 모습을 언제까지 인내하며 지켜봐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공기업의 선진화니 뭐니 하는 구호는 공염불일 뿐이다. 새 정부는 단단히 각오하지 않으면 공공기관 개혁에 또 실패할 수 있다. 이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꿔야 한다. 공기업이 국책사업을 맡아 발생한 부채를 제외하고 순전히 방만경영 등으로 생긴 빚에 대해서는 임직원들에게 그 책임을 분명히 묻는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신의 직장’이란 소리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인사와 경영평가부터 엄정한 틀을 갖춰야 할 것이다.
  • 금융공기업 연봉, 삼성전자보다 24% 많아

    금융공기업 연봉, 삼성전자보다 24% 많아

    금융공기업 직원 연봉이 삼성전자보다 24%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금융업종의 주요 8개사 평균치보다도 16% 많다. 6일 공공기관 통합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금융공기업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8700만원이었다. 기본급과 고정·실적수당, 급여성 복리후생비, 경영평가 성과급, 기타 상여급 등이 포함됐다. 같은 조건으로 삼성전자 직원 8만 8900여명의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이다. 금융공기업이 1700만원(24.3%) 높다. 금융공기업 9개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코스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다. 특히 ‘신의 직장’ 중 으뜸으로 꼽히는 한국거래소 직원 714명의 평균 임금은 1억 1400만원이다. 삼성전자보다 62.9%(4400만원) 많았다. 거래소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도 17.2년으로 삼성전자(9.0년)보다 2배 높다. 고용안정성도 좋다는 의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의 평균 연봉은 8100만원이다. 삼성생명(8900만원) 1곳만 9개 금융공기업 평균치를 넘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공공기관장 ‘물갈이 인사’ 본격화

    새 정부의 공공기관장 인선이 시작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사장 공모를 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안에 인선을 마무리하겠다는 태도여서 공공기관장 교체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1일 사장 모집 공고를 냈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한국환경공단도 최근 임원 모집 공고를 냈다. 인천공항공사가 사장 인선에 나선 것은 이채욱 전 사장이 지난 1월 임기 만료를 8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넉달 동안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도 임기를 남기고 사퇴했다. 금융권에서도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이 물러났다. 금융공기업은 아니지만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사의나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295개 공공기관 중 지금까지 기관장 공모 공고를 낸 곳은 한국장학재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등 7곳 정도다. 기재부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은 111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등의 공공기관과 지난해 말 기준 6개월 이상 재직한 기관장 100명에 대한 경영평가를 다음 달 20일까지 마칠 계획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경영평가가 기관장 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통령이 강조하는 ‘인선 원칙과 기준’ 가운데 하나는 될 수 있다”면서 “경영평가 결과를 꼭 들이대지 않더라도 교체 필요성이 있는 기관장들은 스스로 거취를 판단해 상반기 안에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 틀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년 전 MB 정부 초기에 이뤄졌던 ‘점령군식’ 교체는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현 정부에서는 MB 정부 시절의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처럼 ‘총대’를 메고 공공기관 물갈이를 이끌 최측근 인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전임 정부 때처럼 무리수를 두면서 교체를 강행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특정 MB맨을 제외한 상당수는 임기를 채운 뒤 국정 철학에 맞는 인사들이 이후 기관장으로 임명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유·무형 피해액 15조 달할 듯

    정부가 개성공단 체류인원의 전원 철수를 결정한 가운데 우리 측의 경제적 피해액은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수출 거래처 이탈 등의 무형 피해까지 합친다면 1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26일 통일부와 개성공단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우리 기업의 생산액은 월 4000만 달러다. 이는 460억원으로 한 해 5500억원에 이른다. 초기 개성공단 투자액 5568억원을 합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가 1조원을 넘는다. 투자액과 생산중단 손실액 등 직접 피해액뿐 아니라 개성공단 조성에 들어간 비용과 5000여곳의 협력업체의 피해, 입주기업에 대한 보상 등을 고려하면 손실은 훨씬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직 개성공단 피해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안보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하면 피해액이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개성공단이 폐쇄로 가닥을 잡을 경우 여기에 투자한 현대그룹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피해가 예상된다. 현대그룹은 개성사업소와 건축물 15개, 기계 장비 등 실물투자 319억원과 2000년 8월 7대 사업권(철도, 금강산, 백두산 관광사업권 등)의 대가로 지급한 5억 달러(5500여억원) 등도 돌려받을 길이 없다. 또 LH도 개성공단 조성 사업비 2676억원 중 상당 부분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피해 보상과 지원이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체류 인원 철수 결정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입주기업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남북경협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최대 70억원 한도에서 투자금의 90%까지 보전받을 수 있다. 정부는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한 입주 기업에 대한 특별대출기금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대출 지원과 대출금 상환 유예 조치가 이뤄진다. 또 중소기업청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이 지원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을 통한 보증지원도 확대된다. 부가세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고 취득세 납부기한은 연장해주는 세제 지원도 이뤄진다. 산업통상자원부도 납기 지연에 따른 손해가 가지 않도록 국내 대기업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기금 규모가 기업들의 피해를 보상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협력기금을 위탁운영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의 경협보험 금액은 3515억원 정도다. 정부 관계자는 “경협보험 규모는 입주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한 9000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이 기금으로 기업들의 피해를 보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재정부, 투자공사 운영위원 선정 부당 개입”

    기획재정부가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이나 수탁은행 선정 과정 등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의 ‘금융공기업 경영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 2009년 이후 한국투자공사 운영위 민간위원 12명은 모두 재정부가 추천한 사람으로 채워졌다. 관련법에 따르면 재정부는 공사의 업무에 개입해서는 안 되며, 운영위 민간위원은 추천위의 추천을 받아 선정해야 한다. 재정부는 2011년 8월 투자공사 수탁은행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현장실사 평가 점수가 낮아 탈락 대상인 A 은행을 선호한다고 밝혔고, 공사는 기준을 변경한 뒤 A 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2010년에는 1차 심사에서 기준 미달로 탈락한 B·C 자산운용사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할 것을 요구했고, 투자공사는 보완계획을 받는 조건으로 2개 업체를 추가 심사 대상으로 추가한 뒤 위탁운용사로 뽑았다. 또 한국무역보험공사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무역보험 지원대책의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보험공사가 2006년 이후 출시한 12개 상품 가운데 중소기업 전용 상품은 1개뿐이고, 단기수출보험의 경우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기업만 이용할 수가 있었다.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 부실 책임자에 대한 재산을 조사하면서 부실책임 의심자 73명에 대한 점검을 빼먹었다. 이들의 금융재산은 11억 9500만원, 부동산은 152건이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금감원장 교체, 금융기관장 물갈이 신호탄?

    금감원장 교체, 금융기관장 물갈이 신호탄?

    금융감독원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금융 공기관장도 본격적으로 물갈이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권혁세 금감원장이 임기를 1년 남긴 상황에서 물러나자 금융권은 용퇴하는 공공기관장이 늘어날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의 인사가 앞으로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면서부터 어느 정도 예고됐던 국면이다. 교체가 가장 유력한 인사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임기가 끝나 퇴임 기자회견까지 열었으나 돌연 1년 연임됐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임기가 1년 연장됐지만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임기를 1년 연장받았지만 아직 사의 표명은 하지 않은 상태다.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김 행장은 당초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행정고시 2년 후배인 최 수석부원장이 금감원장에 지명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금융공기업 수장은 아니지만 공적자금 수혈기관인 데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맨’이어서 비슷한 처지다. 올해 11월에 임기가 끝나는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은 국민행복기금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거취가 불투명하다.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취임한 지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 정부의 정책금융 체체 개편이 이뤄지면 자진해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최종석 한국투자공사 사장, 김정국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남은 임기가 1년 4개월에서 2년 정도로 상대적으로 긴 편이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분위기가 확산되면 자리를 보전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교체 대상으로 지목되는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전문성을 중시하겠다는 말도 직접 했으니 (수장) 물갈이를 하더라도 선별해서 하지 않겠느냐”며 한 가닥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産銀, 고금리 상품으로 1000억대 손실 예상”

    산업은행이 손익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고금리 예금상품을 출시해 올해 말까지 1000억여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확인됐다. 수출입은행은 수출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제도를 수년째 줄이고 있어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8개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관리 실태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산업은행은 2011년 9월 수신확대를 위해 고금리 다이렉트 예금 상품을 출시하면서 예금자 보험료, 지급준비금 등 필수 비용을 면밀히 따져 보지 않아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244억원의 손해를 봤다. 감사원은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올해 말까지 다이렉트 예금으로만 1094억원의 손해가 예측되며, 이를 포함한 고금리 예금 상품 전체를 통틀어서는 144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은행은 또 2011년 영업이익을 최대 2443억원이나 부풀려 임직원에게 최대 41억원의 성과급을 더 지급하는 ‘돈 잔치’를 했다. 이는 그해 회계연도를 결산하면서 1000억여원을 빌려준 기업이 파산한 사실을 재무제표에서 빠뜨렸고, 다른 기업의 유가증권 자산가치 감소분 556억원도 반영하지 않는 등 모두 1000억여원의 당기순이익을 부풀린 결과였다. 시중 건설사의 3000억원 상당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채권의 건전성을 실제보다 한 단계 이상 높게 평가해 대손충당금 1076억원을 적게 적립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수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업무에 소홀했다. 2009년 중소기업 대출은 15조 8400억원으로 전체의 28.4%를 차지했으나 이후 해마다 줄어 지난해 7월 현재 8조 1000억원(18.4%)으로까지 떨어졌다. 감사원은 “신용·담보력이 약한 수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출 이행능력 등을 평가해 대출해 주는 특례신용대출제도 등을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로 폐지하거나 축소한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공기업들의 칸막이 경영에 따른 업무 중복과 영역 다툼도 여전히 문제였다. 정책금융공사는 지난해 3월 A사의 해외 유전 인수사업에 대해 수출입은행이 먼저 자금 차입을 협의하는 중이었는데도 중간에 끼어들어 장기 저금리로 지원키로 하는 등 과열경쟁을 벌였다. 이에 감사원은 국무총리실장에게 수출지원 금융기관 간 중복 과열 경쟁을 피할 수 있도록 기능 재조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최고 인기’ 은행 취업 이렇게 뚫어라

    [주말 인사이드] ‘최고 인기’ 은행 취업 이렇게 뚫어라

    지난 7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15층 대강당. 270석 자리가 다 찬 나머지 통로마다 취업준비생들이 바닥에 앉았다. 통로에도 앉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은 대강당 옆쪽과 뒤쪽을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하게 채웠다. 취업준비생들이 구름떼처럼 모인 이유는 기업은행 상반기 채용설명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설명회와 병행해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개별 상담이 열렸다. 1000명이 넘는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탓에 오후 5시가 됐는데도 대기 순번은 100명을 훌쩍 넘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들도 “이렇게까지 취업준비생들이 몰릴 줄 몰랐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개별 상담인데도 검은 정장 차림의 면접용 복장으로 온 준비생들도 많았다. 지난달 27일부터 서류접수를 받은 기업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금융권 채용이 시작됐다. 지난해 은행·증권·보험·카드·금융공기업 등 주요 금융사 채용 인원은 8000명을 넘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351명이 은행에 취직했다. 경쟁률은 100대1을 훌쩍 넘었다. 지난해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에서 기업은행 200대1, 국민은행 180대1, 우리은행이 10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기불황으로 청년 취업률이 최악인 탓도 있지만 인기가 높았던 공기업이 지방으로 옮기면서 금융권이 더 매력적인 직장으로 떠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씨티은행 인사부 부부장 출신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금융권 취업 정보 카페를 운영하는 류수환 컨설턴트는 “일반 기업에 비해 높은 보수와 경기 민감도가 덜하다는 안정성 등이 직장으로서 매력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치열한 ‘스펙’(취업을 위한 자격 조건) 경쟁을 뚫고 은행에 입사한 사람들은 어떤 노하우를 가졌을까. 최근 몇년간 입행한 사람들과 인사 담당자들에게 물어봤다. 소위 ‘금융 3종’(펀드·증권·파생상품 투자상담사) 자격증을 갖춰야만 금융권 취업의 벽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010년 상반기에 입사한 옥정민 기업은행 투자금융부 계장은 “학점이 4.3 만점에 3.7 정도라 어떻게 보면 고(高)스펙자들 사이에서 낮은 편”이라면서 “자기소개서나 면접 때 인턴경험이나 나만의 강점에 대해 집중해서 인사담당자들을 설득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2011년 하반기 입행한 신윤철 국민은행 홍익대 와우지점 계장은 “워낙 토익 고득점자가 많아 스펙만으로는 눈에 띌 수 없기 때문에 내 장점과 단점을 분석한 뒤 나만의 장점이 국민은행과 어울려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드러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은행에 입행한 김한석 영업부 계장은 입행 관문의 첫 단계이자 임원 면접까지 영향을 미치는 자기소개서를 공들여 쓸 것을 주문했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를 졸업한 김 계장은 한자 자격증만 있을 뿐 전공도 금융과 거리가 멀다. 대신 그는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보이게끔 했다. 김 계장은 “가족과 아동의 삶을 전공했기 때문에 그 누구보다 그들의 삶을 잘 이해하고 있어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면서 “자기소개서 질문마다 꼭 소제목을 달고 자신의 경험담을 녹여서 쓰는 것이 인사담당자의 눈에 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민은행에 입행한 김천별 응암역지점 계장은 “시장, 번화가 등에 있는 여러 국민은행 지점을 찾아가 보고 비교 분석한 것을 자기소개서에 녹여 국민은행에 대한 애정도를 보여줬다”고 답했다. 금융권은 대체로 합숙면접을 치른다. 1시간 내의 짧은 면접으로는 지원자의 인성이나 됨됨이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창의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면접 방식도 특이한 경우가 많다. 외환은행은 유명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일부 장면을 상영한 뒤 팀을 이룬 지원자들이 빗자루 등 여러 가지 도구를 이용해 효과음을 넣으라는 과제를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게임면접을 했고, 우리은행은 모의창구를 만들어놓고 지원자들이 직접 금융상품을 판매하도록 했다. 면접 방식만 특이할 뿐 결국 이를 통해 조직에 잘 융화하고 고객을 적극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은 한결같다. 외환은행에 세 번 도전해 지난해 하반기 들어온 허경덕 압구정동지점 계장은 “지난해 상반기 최종면접까지 갔다가 떨어진 경험, 다른 취업준비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당시 만 30세) 등이 안 좋은 조건으로 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합숙면접에 10명씩 조를 이루는데 사람들과 융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과 교감하고 친근감 있게 배려 깊게 다가가야 하는데 이런 점을 합숙면접을 통해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09년 상반기 입행한 김한나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기획팀 계장은 “금융권이 영업과 연결된 곳이니 밝은 표정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점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담당자들은 상반기 채용이 이미 시작된 만큼 부족한 스펙을 채우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장점을 더 살려 이를 자기소개서에 녹이고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노학진 기업은행 인사부 차장은 “가장 안타까운 지원자들은 스펙만으로 보면 최고 수준인데 합숙면접 때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임원면접 때 긴장해 실력 발휘를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섭 우리은행 인사부 부부장은 “금융업은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밝은 표정에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지원자들을 선호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임원면접에 참여한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어느 대학을 나오고 어떤 자격증이 있는지는 솔직히 잘 보지 않는다”면서 “최종면접까지 오면 기본 소양들을 다 갖췄다고 판단해 얼굴이 잘생긴 것이 아니라 좋은 인상에 긍정적 이미지가 느껴지는 지원자에게 점수를 주게 된다”고 귀띔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몇몇 기관 통폐합설… 일부 ‘전문가 낙하산’ 관측

    몇몇 기관 통폐합설… 일부 ‘전문가 낙하산’ 관측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금융 공기업들의 촉각도 곤두서고 있다. 정부 부처의 업무 보고에 산하 공공기관의 합리화 계획도 담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몇몇 기관은 통폐합설이 나돈다. 기관장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명박(MB) 정부는 집권 초반 노무현 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들에 대해 일괄 사표를 받은 뒤 재평가하는 방식으로 물갈이를 시도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기업 ‘낙하산’은 잘못”이라고 언급해 금융 공기업들은 현 정부 초기처럼 일괄 사표 진통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비전문가를 문제삼은 만큼 ‘전문가 낙하산’이 올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현 기관장들의 자진사퇴를 유도할 공산이 크다. ‘MB맨’이나 ‘낙하산’으로 분류되는 기관장들이 60대 후반이라는 점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MB맨으로 분류되는 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임기가 내년 4월에 끝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산은에서 분리된 한국정책금융공사의 진영욱 사장은 내년 9월이 임기다. 산은 민영화를 계속 추진할지 여부에 따라 정책금융공사의 존폐와 두 사람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산은 민영화에 대한 반대여론이 적지 않고 본질적으로 기업금융을 다룬다는 점에서 재통합 필요성이 거론된다. 5년 전 통합이 시도됐던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도 좌불안석이다. 안택수 신보 이사장의 후임이 박근혜 정부의 금융공기업 인선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는 얘기도 많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7월 퇴임 기자회견까지 마친 상태에서 느닷없이 1년 연임이 확정됐다. 전문성과는 다소 거리가 먼 3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구로 이전할 신보와 부산에 있는 기보의 통합이 현실화되려면 지역 반발부터 넘어야 한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주택금융공사의 ‘미래’도 안갯속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 청산 등으로 분위기가 위축됐던 캠코는 박 당선인의 핵심공약인 국민행복기금 종잣돈을 대기로 하면서 역할 강화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상대적으로 주택금융공사는 기운이 빠진 양상이다. 장영철 캠코 사장은 올해 11월, 서종대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내년 11월이 임기다.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1년 연임이 확정됐다.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도 비슷한 경우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인사 잡음 등을 피하려는 측면이 컸다”면서 “1년 임기를 보장해 줬다기보다는 언제든 방을 뺄 수 있다는 의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대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내년 9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낙하산 인사’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의 대선 캠프 특별보좌관 출신으로 공직을 떠난 지 8년 만에 사장으로 취임해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불렸다. 우리금융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예금보험공사가 56.97% 지분을 갖고 있어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2008년 한국거래소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다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경제관료 출신의 이정환씨가 이사장을 차지했지만 결국 중도하차했다. 이런 연유 등으로 이 회장이 임기를 마치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과 더불어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는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정부 지분이 없는 데다 임기(7월)도 몇 달 남지 않아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무리하게 중도 교체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가연결혼정보, 대한간호협회와 제휴…결혼지원서비스 제공

    결혼정보회사 가연결혼정보(대표이사 김영주, www.gayeon.com)가 올 2월부터 대한간호협회 미혼회원들을 대상으로 결혼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가연은 1월 4일 대한간호협회와 제휴를 맺었다. 이번 제휴로 대한 간호협회 미혼회원들의 아름다운 만남과 성혼을 적극 지원한다. 또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은 가연결혼정보 할인 혜택과 차별화된 미팅파티 등 다양한 결혼지원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가연은 전문적인 매칭 서비스부터 와인파티, 선상파티 등의 다채로운 테마 미팅파티에 이르기까지 회원의 성혼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프로그램들을 갖추고 있다. 김영주 가연결혼정보 대표이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회원들이 보다 폭넓은 매칭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원칙을 기반으로 올바른 결혼문화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가연결혼정보는 이미 대한간호협회 외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포스코건설, 공무원연금공단,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등 국내 유수 기업과 정부, 공기업과의 결혼지원서비스 제휴를 통해 우수한 회원 유치와 성혼에 힘쓰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저성장 비관론에 ‘긴축모드’ 임원감축·희망퇴직 현실로

    저성장 비관론에 ‘긴축모드’ 임원감축·희망퇴직 현실로

    국내 주요 민간 금융사 44곳 가운데 내년에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는 곳이 단 한 곳에 불과하다는 서울신문사의 설문조사 내용은 내년 경기 전망이 그만큼 어둡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3분기 ‘경기 바닥론’이 힘을 잃고 ‘L자형’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비관론이 커지면서 상당수 금융회사들이 ‘긴축 모드’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금융공기업을 제외하면 채용을 늘리겠다는 곳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유일하게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씨티은행은 실적 악화 등을 들어 올해 199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한 상태여서 ‘고용 확대’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문조사는 매출 상위 기준으로 은행 12곳, 카드사 7곳, 증권사 10곳, 생명보험사 10곳, 손해보험사 5곳, 금융공기업 6곳을 대상으로 했다. ●우리銀 부행장 3명 감원 내년 신규채용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가져가겠다고 응답한 금융사는 13곳은 애써 “늘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부연 설명을 붙였다. 여차하면 줄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우리은행만 하더라도 올해 수준의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희망퇴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회장은 “금리 인하 등으로 내년 순익이 3000억원 정도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상황이 더 어려워지면 임원 급여를 삭감하거나 희망퇴직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자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그룹 차원의 방침이 정해지면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도 한파를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임원 감축 등 조직 군살 빼기도 병행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이날 임원 인사를 통해 부행장 5명을 퇴직시켰다. 두 명이 새로 선임돼 15명이던 부행장 수가 12명으로 3명 줄었다. 농협은행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41개 본부 부서를 35개로 통폐합했다. 통폐합된 부서의 인력 200여명은 일선 영업점으로 배치한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임원을 2~3명 줄이고 본점 인력 일부를 영업점으로 발령할 작정이다. 내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조사 대상 50곳 가운데 거의 절반이 내년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데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수익 분석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내년 경제상황을 보고 채용 계획을 정할 방침”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금융공기업이 그나마 고용을 떠받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공단이 내년에 182명을 뽑기로 한 것을 비롯해 신용보증기금 80명, 예금보험공사 72명, 주택금융공사 55명, 한국거래소 52명, 기술보증기금 35명씩 각각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농협銀 부서통폐합 200명 지점行 김성태 한국거래소 인력개발부장은 “석유전자상거래와 금 선물시장 등 신규 사업에 따른 인력 수요가 내년에 많을 것으로 보여 정보기술(IT) 연관 부서나 시장감시부 등에 인원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올해의 경우 금융사 50곳은 총 7823명을 뽑았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 4391명, 카드사 350명, 증권사 720명, 생보사 1526명, 손보사 430명, 금융공기업 406명이다. 이 가운데 고졸 채용 비중은 17.7%다. 카드사가 2%로 가장 낮다. 이어 손보사가 2.3%에 그쳤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朴·文, 경제살리기 공약 실천 로드맵 보완해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선거 후보가 어제 경제분야 TV토론회에서 제시한 각종 공약은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강한 의문부호를 남기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를 포함해 세 후보는 경제위기를 겪게 된 원인을 놓고 네 탓 공방만 벌였다.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및 복지구현을 위한 공약들은 현실성이 떨어지거나 장밋빛 일색이었다고 여겨진다. 금융회사와 금융공기업 50곳 가운데 내년에 채용을 올해보다 늘리겠다는 회사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나올 정도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위기의식은 한겨울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후보는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 40만개를 만들고 노동시간 단축으로 7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박근혜 후보는 벤처 창업을 활성화하고 대학 내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정표는 제시됐으나, 사실상 달성 방법은 없는 셈이다. 우리 금융이 일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두 후보 모두 멈춰 있는 경제의 성장 엔진을 가동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지만, 성장률 목표치를 내놓지 못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성장률은 정부의 경제활성화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성장 없는 경제는 젊은이들의 구직난, 자영업자의 몰락 등으로 이어져 폐해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두 후보 측의 계산에 따르면 공약 이행을 위해 박 후보는 임기 중 135조원, 문 후보는 192조원의 재원이 들어가야 한다. 이미 우리 경제는 올해 4조원의 세수 부족이 우려되고 있고, 내년도 살림살이의 실질상태를 보여 주는 재정수지는 4조 8000억원 적자로 짜여져 있다. 여기에다 무슨 수로 한 해에 30조~40조원을 더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 묻고 싶다. 우리나라 재정 상황은 턱걸이로 간신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 조금만 재정지출을 늘리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빚 내서 복지 하다 다음 세대를 빚더미에 앉게 한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 후보는 경제살리기 공약의 현실성 보완에 더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다.
  • “내년 고용 확대” 금융사 단 1곳뿐

    “내년 고용 확대” 금융사 단 1곳뿐

    국내 주요 금융사 50곳 가운데 내년에 고용을 늘리겠다는 곳은 다섯 군데에 불과했다. 그나마 금융공기업을 제외하면 단 한 곳뿐이다. 이 가운데 절반은 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아직까지도 내년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예 공개를 거부한 곳도 있다. 그만큼 민감하다는 의미다. 이는 서울신문이 10일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매출 상위 금융사 44곳과 금융공기업 6곳 등 총 50곳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그나마 올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금융사는 13곳이다. 산업·기업·국민·신한 등 은행 8곳, 현대해상 등 보험사 4곳, 신한금융투자 등 증권사 1곳이다. 올해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리겠다는 응답은 조사 대상의 36%(18곳)에 불과하다. 신한생명, 비씨카드, 동부화재 등 3곳은 올해보다 신규 채용을 축소할 방침이다. 올해 160명을 뽑았던 동부화재는 19%(30명) 줄어든 130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비씨카드는 올해 30명에서 내년 20명으로 33% 줄였다. 신한생명은 축소 규모는 확정하지 못했지만 올해(199명)보다 훨씬 덜 뽑을 예정이다. 올해 실적이 특히 좋지 않은 신용카드사와 증권사는 대부분 채용 계획을 확정짓지 못했다. 신한·삼성·현대·롯데·KB국민 등 카드사 6곳, 대우·우리투자·한국투자·현대·미래에셋·동양·대신 등 증권사 9곳이 여기에 해당한다. 은행권 중에서는 SC·수출입·수협 3곳이 ‘미정’ 상태다. 채용 계획 공개를 거부한 2곳까지 합하면 조사 대상의 절반 이상인 27곳이 내년 인력 충원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셈이다. 김재원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3%가 안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확산되면서 금융사들이 채용 계획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대기업은 경기와 상관없이 미리 정해 놓은 인력 계획에 따라 채용하기도 하지만 금융권 등 경기 민감 업종은 경기가 안 좋아지면 인력 규모부터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韓銀 세무조사에 금융권 ‘뒤숭숭’

    韓銀 세무조사에 금융권 ‘뒤숭숭’

    중앙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에 대한 6년만의 세무조사 배경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21일 한은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1국은 이달 초부터 두 달 일정으로 한은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은이 자산 운용에 있어 수익금 산정을 제대로 했는지, 법인세 납부 과정에서 회계 처리가 적절했는지, 임직원 급여 지급 때 원천징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이 ‘표면적인’ 조사 대상이다. 한은 측은 “세법상의 규칙에 따라 대형 기관에 5년여 만에 하는 정기조사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한은은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벌어들이는 수익의 30%만 법정적립금으로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국고(정부가 정하는 일반회계나 농어가기금 등)에 귀속된다. 세금 탈루 요인 자체가 적다는 의미다. 금융권이 이번 세무조사에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유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은이 내는 법인세나 적립금은 어차피 국고로 들어가는 돈인데 중앙은행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한다는 것은 뭔가 석연찮다.”고 말했다. 통상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다른 자료나 노하우를 확보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세청은 유사한 업종과 법인을 묶어 세무조사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은뿐 아니라 다른 금융 공기업으로까지 세무조사가 확대됐거나 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한은에 대한 세무조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첫 세무조사를 한 1998년에는 자체적으로 이뤄진 한은의 구조조정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 위기 직후 금융권을 통제하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국세청장이던 이건춘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2004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은과 일반 공기업 세무조사를 통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 국가적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고 회고했다. 두 번째인 2006년 세무조사는 감사원이 국책은행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앞둔 시점에 단행됐다. 당시 명목은 통화안정증권(통안증권) 중점 조사였다. 한은은 2005년과 2006년 통안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지급이 늘어나면서 법인세를 내지 못했다. 한은은 2010년 9471억원, 지난해 9023억원의 법인세를 냈다. 임기를 2년 남겨 놓은 김중수 한은 총재는 ‘MB(이명박 대통령)맨’으로 분류된다. 그의 취임 뒤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여러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이번 세무조사가 한은 자체보다는 김 총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불황 타개 집중”… 캠코 7년만에 무교섭 타결

    “불황 타개 집중”… 캠코 7년만에 무교섭 타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노사가 7년 만에 교섭 없이 임금 및 단체협상을 타결지었다.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임금 협약에 시간을 쏟기보다는 경제 활력 제고에 힘을 집중하자는 데 노사가 뜻을 같이한 것이다. 캠코는 6일 서울 삼성동 본사 별관에서 장영철 사장과 김종석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모여 ‘2012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무교섭 타결 조인식’을 가졌다. 정부 가이드라인인 임금 3% 인상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로써 캠코는 지난달 15일 금융산업노동조합의 산별중앙교섭이 끝난 뒤 35개 지부 가운데 가장 먼저 임단협을 타결지었다. 무교섭 타결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장 사장은 “서민금융 지원 강화 등 국가 자산 종합관리기관으로서의 사명이 막중한 가운데 무교섭 타결을 통해 회사 발전의 큰 원동력을 얻었다.”면서 “앞으로도 화합과 상생의 노사문화를 바탕으로 대내외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캠코는 ▲2006년 국내 최초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통합 ▲2007년 비정규직 전원 정규직 전환 ▲2010년 금융공기업 최초 노사합의를 통한 전 직원 성과연봉제 도입 등을 이끌어 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사설] 기관장 공정 공모, 공공기관 혁신 출발점이다

    공모로 뽑는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 자리가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일이 관행이자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겉으로만 공모제이고 사실상 임명제인 현실을 정작 임명권자만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로잡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하지만 늘 공염불로 끝났다. 기관장이나 최고경영자에 대한 공모제는 벌써 시행 10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퇴직 공무원과 정권의 측근이 이 자리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것은 공기관·공기업 혁신을 하지 말자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보면 공공기관 286곳 중 82곳(28.6%)의 기관장이 소관부처 공무원 출신이라고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0개 산하기관 중 8곳, 지식경제부는 60곳 중 14곳, 국토해양부는 32곳 중 14곳, 보건복지부는 16곳 중 7곳에 해당부처 퇴임 공무원을 기관장으로 채웠다. 금융공기업은 더 심하다. 금융공기업 14곳의 역대 최고경영자는 모두 196명인데, 기획재정부(92명)·시중은행(29명)·한국은행(25명) 출신이 대부분이다. 내부 출신 인사는 수십년 동안 기껏 6명(3%)이었다고 한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업종별 협회·경제단체 등 유관기관도 공무원 출신과 정치인들이 ‘노후용’이나 ‘보은성’ 자리로 선호하는 곳이다. 지식경제부의 경우 2008년부터 올해 7월까지 퇴직한 4급 이상 공무원 139명 중 74명이 산하 공공기관이나 유관기관에 취직했다. 오죽하면 ‘한 사람이 두세 자리를 돌아가면서 맡을 만큼 노후 일자리가 주변에 널려 있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기관장 공모제를 도입한 이유는 유능한 전문가와 경영인을 뽑아 기관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전문성이나 능력은 항상 뒷전이고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찾으니 제도가 유명무실해진 것이다. 이 지경이 된 데는 현행법(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에 기관장 자격요건이 모호하고, 3~5배수의 후보자를 선정해야 하는 등 권력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많은 탓도 있다. 법을 좀 더 명료하게 다듬어 그럴 여지를 봉쇄할 필요가 있다. 다음 대통령부터라도 공공기관 혁신을 제대로 하려면 공정한 공모제를 그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 ‘보안 민감’ 금융공기업도 사장실 코앞까지 뚫렸다

    정부종합청사가 위조 출입증 하나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보안이 속속 강화되고 있음에도 일부 금융 공기업은 여전히 허점투성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의 아무런 제재 없이 사장실 코앞까지 출입이 가능한 데다 점심 시간에는 무방비 상태인 곳이 많았다. 서울신문이 15~16일 보안에 민감한 금융정책 당국과 금융공기업 등 5곳(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정책금융공사)을 직접 돌아다닌 결과 마음만 먹으면 ‘침입’이 가능했다. 금감원은 정문과 후문의 경비가 삼엄한 편이었다. 엘리베이터로 직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출입증을 제시하고 통과해야 했다. 그러나 후문 계단으로 올라서는 데는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3층 직원들이 흡연실을 이용하기 위해 나오는 사이 열린 문 틈으로 얼마든지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금감원 측은 “출입기자들의 편의를 위해 일부 계단 통로만 개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감원 후문 계단출입 제재 없어 예보도 보안 게이트에 직원증을 대야 정문을 통과할 수 있지만 평소엔 열어 두는 일이 잦았다. 지난 15일 찾았을 때는 점심 시간 등 직원들의 출입이 몰리는 시간대에 아예 전자식 출입 장치를 열어 놓은 상태였다. 지난 6월에는 이런 허점을 이용해 최모(49·구속)씨가 예보 사무실에 버젓이 들어가 직원의 카드를 훔쳐 2750만원을 빼돌리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보는 서울신문의 취재 낌새 등에 16일부터 보안 게이트를 점심 시간에도 차단했다. 보안 의식이 허술하기는 주택금융공사도 마찬가지였다. 사장실 등 임원실이 있는 14층의 경우 계단으로 연결된 문은 닫혀 있었지만 승강기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올라갈 수 있었다. 재무관리부와 리스크관리부 등이 속한 11층의 이중문도 활짝 열려 있었다. 직원 호출용 전화기가 이중문 입구에 있지만 문이 열려 있어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언론사(YTN)와 같은 건물을 쓰기 때문에 출입증 없이 1층을 통과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만 ‘방화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에 기밀 정보가 있을 수 있는 공간까지 개방된 것은 위태해 보였다. 공사 측은 “하필 15일에 방송 촬영이 있어 그날만 잠시 문을 열어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책금융공·금융위는 비교적 깐깐 반면 정책금융공사는 보안 절차가 까다로웠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자식 출입 장치를 거쳐야 했고 점심 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각 사무실은 보안카드가 있어야 문을 열 수 있었다. 금융위원회도 1층 안내 데스크에서 먼저 출입을 차단하고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직원들이 나오는 사이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능해 ‘보완’이 요구됐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금융기관의 경우 보안에 대한 투자가 부실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금융 공기업도 관공서의 나급 정도에 준하는 보안 시스템을 갖추는 등 일괄적인 보안 기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감사원 출신 금융권 감사 독식한 것 아닌가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감독원 출신의 금융권 취업이 어렵게 되자 ‘빈자리’를 결국 감사원이 채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2008년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감사 자리에 진출하기 시작하더니, 올 3월 현재 모두 18개 금융기관의 감사 자리를 감사원 출신들이 꿰찼다. 우리·기업·외환(내정) 은행 등 1금융권을 비롯해 주택금융공사·자산관리공사 등 금융공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생명·KB생명·삼성카드·NH손해보험 등 민간 금융기관과 한국저축은행·진흥저축은행·대우캐피탈·하나UBS자산운용·서울신용평가 등 민간 2금융권까지 무차별적으로 집어삼키고 있다. 영원한 ‘갑’(甲) 금감원을 능가하는 ‘슈퍼갑’ 감사원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이 금융권에 나돌 정도다. 감사원은 당연히 펄쩍 뛴다. 감사원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적인 요구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다. 감사원은 지난 2009년 금융기금감사국을 신설한 데 이어 정책감사를 내세워 금융권 목줄을 쥐고 있는 금감원과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 외에도 감사권이 없는 민간 금융기관들까지 쉴 틈 없이 들쑤셨다. 카드사태, 가계부채, 저축은행 사태 등 현안이 생길 때마다 금감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앞세워 전 금융권에 위세를 과시했다. 그 결과 감사원 금융기금감사국 1, 2대 국장은 금융공기업과 1금융권의 감사 자리로 ‘영입’됐다. 감사원은 지금 잔치판에 흥겨워할지 모른다. 하지만 바로 지난 10년간 금감원이 그런 ‘독배’(毒杯)에 빠져 오늘날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벌써 감사원을 감시·감독하는 기관이 나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이다. 부메랑이 되기 전에 감사원은 비판의 목소리에 겸허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신의 직장도 고졸 인턴은 뽑을 수 없었다

    신의 직장도 고졸 인턴은 뽑을 수 없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가 1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이 가능한 고졸 인턴 사원 모집에 처음으로 나섰지만 계획인원의 20%만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인턴직의 선호도가 떨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선진국과 같이 직무를 분석한 후 고졸 직무를 추천하고 기업은 필요에 의해 고졸을 채용토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졸 인턴 사원을 10명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2명만 채용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대기업 등에서 고졸 정규직 채용을 늘린 탓에 고졸 인턴 지원자는 25명으로 적었고, 채용 도중 포기자도 속출했다. 함께 선발한 대졸 정규직은 40명 모집에 75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8.8대1이었다. 거래소의 고졸 인턴은 대졸 인턴과 마찬가지로 1년간 생활하면 평가에 따라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자리다. 다른 금융공기업은 고졸 정규직의 경우 대졸자보다 4호봉이 낮지만 거래소의 고졸 정규직은 대졸자와 차별 없이 3000만원 이상의 초봉을 받는다. 하지만 고졸 응시자들은 다소 불안정한 인턴 지위에 부담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턴은 11개월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월 11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공업계 고등학교 전산·컴퓨터 관련 학과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해 인문계가 지원하지 못한 것도 저조한 경쟁률의 원인으로 꼽힌다. 거래소는 지난해 말 첫 고졸 정규직을 2명 선발했다. 올해부터는 대졸 인턴과 함께 고졸 인턴을 선발해 능력을 검증하고 채용할 계획이었다. 고졸 정규직의 경우 본인이 원할 경우 대학 학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 일각에서는 대졸 역차별 논란도 있다. 한 직원은 “대학을 다니면서 4년을 투자한 셈인데 호봉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 등은 고졸 직원들의 대학 진학 지원을 놓고 고민 중이다. 학비 지원 비율이나 진학 전공 제한 여부 등을 아직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공을 금융에 한정하지 않고 무제한으로 하거나 학비를 전액 지원할 경우 대졸자와의 형평성 논란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고졸 채용은 장벽 없는 사회를 위해 필요하지만 정부 주도 정책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의 입김으로 기업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단지 대졸자의 자리를 나누어 주는 풍선효과를 만들고 있으며, 정부 주도 정책은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면서 “캐나다나 스웨덴처럼 직무평가기구를 만들어 직무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학력을 추천해 시장 스스로 학력 차별을 없애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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